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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 실은 항공기 北 출입 금지 조치

    미국이 중국과 옛 소련권 국가들에 무기를 싣고 북한을 드나드는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거부토록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중국과 최소한 1개의 옛 소련권 국가가 협조하고 있다고 신문은 익명의 미 고위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또 중앙아시아의 접경지와 공항에 방사능 탐지장치를 설치해 북한이 옛 소련권 시설에서 핵물질을 빼내올 가능성을 감시하기로 했다. 이러한 새 조치는 지난 6월 이란의 화물용 항공기가 북한에 내리는 것을 미국 위성이 포착한 이후 급속히 추진돼 왔다.이란은 앞서 샤하브-3 미사일에 활용하기 위해 북한제 미사일을 구입한 적이 있다면서 문제의 화물기는 미사일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부품과 마약, 위조지폐를 수출해 핵 개발의 재원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28)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28)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중소업체 A사는 지난 5월 영국 수입업체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A사가 수출한 도어클로저(Door Closer)가 빡빡해 수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미 같은 제품을 수년동안 수출한 A사는 영국 수입업체의 횡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수출대금 10만달러를 받지 못하면 자금압박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A사는 800달러를 내고 수출보험에 가입했다. 때문에 A사는 지난 8월말 한국수출보험공사로부터 5만달러를 가지급금으로 우선 지원받았다. 자금난 숨통도 트였다. 김송웅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은 24일 “수출보험을 몰라 어려움 겪는 중소기업이 없도록 하는 것이 내 임무”라면서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만큼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사업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김 사장을 만나 독특한 경영기법을 들어봤다. ▶한국수출보험공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 -수입자의 계약파기, 파산, 대금지급지연·거절 등 신용위험과 수입국에서의 전쟁, 내란, 환거래제한 등 비상위험으로 수출자, 생산자 또는 수출대금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입게 되는 불의의 손실을 보상해 주는 수출보험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수출보험으로 수출을 지원해 궁극적으로는 수출을 진흥하는 것이 공사의 목적이다. ▶최근의 실적으로 기관을 설명한다면. -지난해 수출보험으로 62조 9000억원의 지원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43% 가량이 중소기업 지원액이다. 올해 목표는 69조원이다.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보험이용률은 약 19%였다. 지원실적으로는 선진 5대 수출보험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수출보험사상 첫 138억 흑자기록 ▶공사가 87개 정부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이 뭔가. -전년대비 지원실적이 25% 이상 증가하고 수출보험 사상 최초의 흑자를 이룬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공사의 지원실적은 63조원으로 2003년 50조원보다 월등히 높았다.63조원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19%를 지원한 액수다. 공사가 1992년 설립된 이래 사상 최대의 성과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초로 13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흑자는 수출보험사업이 1969년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공사가 발상전환을 했기 때문에 흑자를 봤다고들 하는데. -종전까지 우리 공사는 중소기업의 수출위험을 덜어주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지균형을 목표로 성장잠재력이 큰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사업건전성을 높이도록 노력했다. 또 해외채권 회수대행사업, 신용정보업 등 신규 지원사업을 도입해 해외수입자로부터의 채권회수에 주력함으로써 흑자를 이룰 수 있었다. #공사설립 13년만에 생산성 16배 이상증가 ▶실적이 좋아진데는 특별한 경영방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부터 변화하자.’라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과 이러한 경영방침을 따르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공사는 전 직원이 370여명인 작은 조직이다. 하지만 작은 규모만큼 급변하는 대내외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탄력적인 조직이기도 하다. 지난해 1인당 지원실적은 1767억원이다. 이는 공사가 설립된 1992년의 107억원에 비해 16배 이상 생산성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을 계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올해의 경영목표는 ‘상시적 경영혁신을 통한 고객가치 극대화 및 국민경제 기여’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사랑 받는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것의 올해의 목표다. #혁신적 조직문화… 나눔경영 실천 ▶올해의 경영목표를 뒷받침할 실천목표는 뭔가. -다섯 가지를 정했다. 첫째는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공사업무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고, 업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조직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중심의 제도와 업무프로세스를 강화하는데 업무 역량을 집중하고 특히 규정을 내세우기보다는 고객과 입장을 바꿔 함께 고민해 보고, 고객이 오기 전에 먼저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발굴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운영시스템의 혁신을 통하여 저비용(Low Cost), 고성과(High Productivity) 경영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넷째는 수출보험공사가 지켜온 청렴경영의 전통 위에 혁신적 조직문화를 뿌리내려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나눔경영 실천이다. ▶윤리경영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라도 있나. -근면·정직·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윤리경영이야말로 세계 초일류 수출신용기관으로 가기 위한 기본 덕목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특히 우리 공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더욱 높은 생산성과 고객만족을 달성해야 할 것이며, 그러한 고객만족의 첫 걸음은 기업 윤리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드라마를 통해 수출보험을 알린 PPL은 신선했다는 평가다. 공공정책에 대한 최초의 PPL인 것 같다. -우리 공사는 수출보험 홍보에 전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수출기업들이 수출보험을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수출보험의 주 지원대상인 중소기업이 최근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지난 2월16일부터 4월7일까지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홍콩익스프레스’에서 수출보험을 자연스럽게 알리도록 한 것도 이같은 홍보전략의 일환이다. #정부주도형서 시장주도형 체제로 ▶지난 6월 TF를 구성해 마련한 전사적 혁신추진방안을 설명해 달라. -수출보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주도형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점차 시장주도형 경제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수출보험 분야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수출지원정책을 확대해야 하는 공공성 측면과 한계기업을 선별하고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사업운영의 건전성을 높이는 상업성 측면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도록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전략 비즈니스 중심의 사업운영 ▲업무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성과중심의 평가제도 강화 ▲성과와 역량중심의 공정한 인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안을 마련했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해외 투자보험 등 발상깬 신상품 대박 87개 정부산하기관 가운데 지난해 경영실적이 가장 좋은 곳은 한국수출보험공사다. 지난 6월 말 발표된 경영실적 평가에서 수출보험공사는 15개 연·기금운용 유형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87개 전체중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에서도 1등을 한 셈이다. 그 결과 수출보험공사 임원은 기준월봉의 88%, 직원은 185%의 성과급을 각각 받았다. 실적이 가장 좋지 못한 기관의 임원은 21%, 직원은 101%의 성과급만을 받는데 그쳤다. 수출보험공사가 전년대비 25%의 실적증가를 기록해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종전 보험상품의 단점을 보완한 보완상품과 경제환경 변화에 맞춘 신상품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수출보험공사는 종전의 대표적인 상품인 단기수출보험 상품을 보완, 현지법인도 이용할 수 있는 재판매보험을 내놨다. 또 지난 2000년 2월에는 환변동보험을,2003년 3월에는 신뢰성보험을 개발했다.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올해도 지식서비스수출보험과 해외투자(자원개발)보험 등 2종류의 신상품을 내놨다. 지식서비스수출보험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 등의 지식서비스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딱들어맞는다. 해외투자(자원개발)보험은 석유 등 주요 자원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확보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처럼 수출보험공사는 종전의 개념을 깨는 발상전환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수출보험공사는 경영외적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윤리강령을 개정해 구체화하고, 금융사고 예방대책을 완료한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33개 공기업과 120여개 민간기업 가운데 윤리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기업 지원실적도 전년대비 2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05년 전국중소기업대회’에서 중소기업 지원우수단체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수출보험의 산증인’ 김송웅사장 한국수출보험공사 김송웅 사장은 수출보험의 산증인이다. 김 사장은 지난 1969년 한국재보험공사 사원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보험기금을 정부로부터 받아 관리했다. 신입사원 때부터 CEO가 될 때까지 오로지 수출보험과 인생을 같이한 셈이다. 지난해 5월에는 수출보험공사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나부터’를 강조한다. 혁신과 변화는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 CEO로서 경영자인 자신부터 변해야 기업도 변화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도 자신부터 달라져야 기업이 변화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했다. 가장 먼저 경영혁신 TF를 구성하고, 시스템 선진화를 위한 조직점검을 실시해 조직구조를 상품위주에서 고객위주로 개편했다. 특히 ‘중소수출기업 연구실’을 신설해 고객에게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서울(63) ▲경기고·외국어대 영어과 ▲한국재보험공사 사원 ▲한국수출입은행 홍콩사무소장 ▲한국수출보험공사 LA 사무소장·이사·부사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공룡’ 도요타 품질관리 비상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공룡 신드롬’에 빠졌나. 급격히 몸집을 불려온 도요타가 사상최고인 127만대의 리콜(회수후 무상수리) 사실을 발표한 직후 “탄탄했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요타는 18일 승용차 ‘코롤라’ 등 16개 차종,127만 2214대(2000년 5월∼2002년 8월 제조)의 리콜을 국토교통성에 신고했다. 헤드라이트가 켜지지 않는 등 두가지 결함,231건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단일 리콜 규모로는 1996년의 닛산자동차(104만 9000대)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다. 호주, 태국, 싱가포르에 수출한 14만대에 대해서도 리콜을 실시하게 된다. 국토교통성은 대량 리콜사태는 “히트상품인 대중차들의 공통 부품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문제가 복잡해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렸지만 도요타의 대응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19일 “도요타가 몸집을 키우면서 동시에 품질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이번 대량리콜 사태를 통해) 부각됐다.”고 보도했다.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사장도 지난 6월 취임직후 “세계 각지에서 생산, 품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었다. 도요타가 효율적인 품질관리를 위해 여러 차량에 부품을 공유한 것도 대량 리콜을 부른 요인으로 분석됐다. 도요타는 생산시설을 전세계로 확장하면서 우려되는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일본 기술자들을 해외 공장으로 파견하는 등 품질관리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가 일본내 생산을 앞지를 전망이다.북미와 중국 등지의 공장이 속속 가동에 들어가면서 품질관리 위험도 급격히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요타는 2010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생산 및 판매) 자동차업체가 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taei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팔성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이팔성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총명한 아이를 위해 어머니 뱃속에서 들었다. 커서는 로맨스로, 사랑의 선율로 다가왔다. 답답할 때면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함이 그만이다. 그렇다. 언제 들어도 감동의 그 이름 ‘클래식’이다. 올 가을엔 클래식이란 옷으로 한번쯤 갈아입으면 어떨까. 그래서 사랑의 칵테일에 흠뻑 빠져보자.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연주회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름 아닌 3000여석의 객석을 100%의 유료관객으로 꽉 메운 것. 이는 서울시향 60년 역사상 실내연주로는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됐다. 물론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의 유명세도 있었지만 과거와는 달리 무료관객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음악계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서울시향은 이날 정씨가 지휘하는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등과 함께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기엔 몇 가지 까닭이 있다. 우선 ‘변신’이란 두 글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재단법인 서울시향의 이팔성(61) 대표가 그 변신의 선두에 서 있다.37년 동안 금융맨으로 일해오던 중 4개월 전 ‘예술 최고경영자(CEO)’로 새 옷을 갈아입어 화제가 됐다. 말단 은행원으로 출발해 한빛증권(우리증권 전신)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낸 그가 서울시향의 경영을 맡게 되리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이 대표는 한빛증권 사장 시절 공격적인 경영방식과 튀는 아이디어로 5년 연속 흑자기록을 세워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1일 서울시향 대표로 취임한 그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와 감동을 창출해내고 있다. 먼저 서울시향을 독립 재단법인으로 만들었다. 이어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철저히 실력 위주의 단원으로 재무장했다. 외국인을 포함, 세계 각국의 유명 음악대에서 공부한 내로라하는 실력파들이다. 또한 정씨 외에도 노르웨이 출신의 아릴 에멜라이트와 태국의 웅그랑시 등을 부지휘자로 영입, 세계적 수준의 지휘진을 구성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서울시향은 기획연주 7회, 실내악 연주 1회, 오페라 ‘탄호이저’와 영국 로열발레단의 ‘신데렐라’ 및 ‘마농’ 반주 10회,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60주년 기념음악회’와 ‘청계천 새물맞이 음악회’ 등을 개최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용산도서관, 도봉도서관 등지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 애호가들도 “예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서울시향은 깨끗이 잊어달라.”며 아낌없이 찬사를 보낸다. 원래 서울시향의 뿌리는 1945년 김생려의 주도로 창단된 ‘고려 교향악단’에 두고 있어 올해로 탄생 60주년이 되는 셈. 그동안 백건우와 장영주 같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배출해냈다. 최근 들어 경쟁률이 더욱 높아져 서울시향 단원이 되는 것을 하늘의 별따기로 여긴다. 한 단원은 “음악의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 세종문화회관 4층 서울시향 집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우선 취임 4개월 동안 예술 CEO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기업이나 예술계나 마찬가지다. 저마다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단원들이 앙상블을 이루어야 좋은 소리가 나는 법”이라면서 “과거에는 그저 듣는 관객이었지만 지금은 고객이라는 말로 다 바꿨으며, 우린 그들에게 철저히 애프터서비스의 정신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지휘자와 우수한 단원들로 (서울시향은)최고의 클래식 상품을 추구하고 있다. 끊임없이 공격적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그러다보면 후원회도 생겨나게 되며 이럴 경우 고질적인 재정자립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융계에 있을 때보다 경영의 어려움이 더 많지 않으냐는 질문에 “마케팅에 있어서 제약이나 한계가 어느 정도는 뒤따르지만 무슨 일이든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대답했다. 또한 “음대 출신이 아닌 법대 출신이었기에 오히려 서울시향에서 일하게 된 것 같다.”면서 원래 클래식 음악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출퇴근 때는 물론 시간만 나면 들을 정도로 스스로 많이 변했다며 웃는다. 개인적으로는 베토벤에 푹 빠졌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서울시향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물었다.“현재 90%의 재정지원을 10%대로 떨어뜨리는 것을 큰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공연장 건립과 후원회 결성도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전직 고위층이나 사회 명망가들도 (서울시향)이사진에 끌어들일 계획이다. 아마 4년 후에는 런던심포니나 뉴욕필하모니처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내 각 구청은 물론 병원과 도서관 등 서울시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수준높은 음악을 들려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소득이 2만∼3만달러에 이르면 클래식 향수층은 더욱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은행 지점장 시절부터 특유의 공격적 아이디어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지난 93년 한일은행 남대문지점을 전국 은행 수신고 1위 점포로 끌어올렸다. 경쟁 지점인 상업은행 남대문지점 명동지점 서소문지점과 조흥은행 반도지점 등을 따돌리고 전국 최고 점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화제가 됐다. 또한 본점 영업1,2부장을 지내면서도 다른 시중은행 영업부와 수신경쟁에서 항상 앞서나갔다. 이를 인정받아 한일은행에서 최연소 임원이 된다. 99년 5월 한빛증권 사장에 부임했을 때에도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변신’. 영업직에만 적용했던 성과급을 관리직에도 도입했으며, 같은 계열의 은행과 증권사 간에 인적교류에도 앞장섰다. 또한 한빛증권을 찾으면 종합 재테크가 가능하도록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가을 전어’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 진교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고향 얘기가 나오자 “진교의 전어와 섬진강 다슬기 요리를 먹으면 최고가 아니냐.”면서 어릴 적 가난 때문에 밥 대신 전어로 허기를 채웠던 적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진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영문학자가 되려고 했다. 집안에서는 선생님이 되라며 사범학교 진학을 권유했다. 하지만 워낙 미술과목에 취미가 없어 이를 포기했다. 결국 나중에는 행정가의 길을 걷는다는 명분으로 고려대 법대를 선택했다.67년 대학졸업 후 한일은행에 입행한 것이 인연이 돼 37년 동안 금융계에 몸담았다. 대학 다닐 때 결혼한 그는 슬하에 딸 셋을 두었다. 이중 셋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금융계통에서 근무 중이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자택 인근의 아차산을 어김없이 오른다. 골프는 싱글수준. 취미인 바둑은 금융계에서도 적수가 드물 정도의 1급 실력. 그러나 요즘에는 되도록 바둑을 멀리한다. 대신 클래식 듣기로 취미를 바꿨다. 또한 만나는 사람마다 “클래식 음악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는 말로 전도하기에 바쁘다. 인터뷰 도중 여러 곳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중에는 초대권을 요청하는 전화도 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초대권을 아예 없앴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의 경영방식과 정신무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정명훈과 함께하는 서울시향은 분명 우리의 수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입니다. 또한 고객감동으로 세계를 향한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펴겠습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4년 경남 하동군 진교 출생 ▲62년 진교 고등학교 졸업 ▲67년 고려대 법대 졸업 ▲67년 한일은행 입행 ▲79년 동 도쿄지점 주재 ▲85년 동 오사카지점 주재 ▲89년 동 국제부 차장 ▲93년 동 남대문지점장 ▲94년 동 본점 영업1,2부장 ▲96년 동 본점 상근이사 ▲97년 동 부산경남본부장, 상무이사 ▲99년 한빛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2∼04년 9월 우리증권 대표이사 사장 ▲05년 6월 서울시향 대표 ■ 상훈 국제금융발전 공로로 재무부장관상(83,87년) 대통령표창(수출입유공,93년)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활기 찾는 동대문 패션상가

    활기 찾는 동대문 패션상가

    “고종 후궁이 허리가 잘록한 드레스를 즐겨 입은 개화 여성이었어?” “50년대 이브닝 드레스가 요즘보다 더 세련됐다.” 3일 서울 동대문 패션타운 헬로우에이피엠 무대에서 열린 ‘동대문 유망디자이너 패션쇼’를 지켜본 시민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내뱉었다. 발디딜 틈조차 없이 빼곡히 서서 1910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 패션의 변천사를 2시간동안 지켜봤다. 박물관에서 빌려온 당시 의상이란 사회자의 설명에 더욱 놀란 표정이었다. 주부 김인주(42)씨는 “청계천을 보러 아이들과 왔다가 패션 역사까지 공부했다.”고 즐거워했다. 동대문시장이 ‘청계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동인구가 평소의 2배를 웃돌아 청계천과 맞닿은 평화시장, 두산타워, 신평화시장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등산철을 맞아 동대문운동장 주변의 스포츠매장도 호황을 누렸다. 반면 동대문운동장 뒤편 도매상가는 심한 교통체증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풍물시장 먹을거리장터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동대문 일대의 빛과 그림자를 짚어본다. ●밀리오레, 가족 휴식공간 계획 동대문 패션몰 두타는 모처럼 매장을 가득 채운 인파로 웃음꽃을 피웠다. 1일부터 3일까지 의류매출은 평소보다 50%, 액세서리와 잡화는 20∼30% 늘었다. 특히 1층 커피숍 ‘르 럼트´는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2배 가까이 올랐다. 마케팅팀 이은혜씨는 “1999년 두타 오픈할 때만큼 소비자가 몰려들었다.”며 청계천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강남, 분당 소비자들이 1층 디자이너숍 상품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청계천과 연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계획이다. 매출이 10∼15% 늘어난 밀리오레도 가족, 연인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획실 심재훈씨는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옴에 따라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점 하루매출 100만원 청대문(옛 프레야타운)은 1∼7층을 리모델링하는 중인데도 방문자수가 4배나 늘었다.10개관에서 24시간 영화를 상영하는 MMC를 찾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도매와 소매를 겸하는 평화시장과 신평화시장은 낮밤없이 돈을 긁어모았다. 하루 매출 30만∼40만원짜리 식료품점이 100만원을 넘겼고, 타월 가게도 제법 돈을 벌었다. 그러나 2∼3층은 여전히 사람 발길이 뜸해 대조를 이뤘다. ●스포츠용품 매장·노점도 북새통 2일 청계천 5가를 찾은 박수미(28·여)씨는 “청계천변을 걷다가 눈에 띄는 물건을 샀지만, 낡은 건물이라 내부까지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대문운동장 주변의 스포츠매장은 밀려오는 손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민들이 청계천을 구경왔다 스포츠용품까지 구매하는 것. 비교적 값이 싼 때문이다.“일손이 부족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느라 아우성”이라고 한 상인이 전했다. 청계천 복원 수혜자로 노점상도 꼽힌다. 청계천변에 노점상 설치가 금지된 터라 시민들이 먹을거리를 찾아 동대문 시장까지 흘러 들어온다. 포장마차는 물론 어묵, 김밥을 파는 노점상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에선 노점상이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풍물시장은 대체로 한산 3일 밤 ‘팔도 먹거리시장’이란 현수막을 내건 동대문 축구장 풍물시장은 썰렁했다. 먹을거리 장터를 제외하곤 풍물시장이 저녁 7∼8시면 문을 닫아 ‘파장’분위기가 물씬 난 까닭이다. 음식점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어 더욱 어수선했다.“천막이 뒤덮인 곳에서 음식을 먹기가 꺼림칙하다.”고 한 여성이 털어놨다. 동대문 뒤편에 자리잡은 도매상가도 별 재미를 못봤다. 오히려 새벽까지 교통체증이 계속돼 지방상인의 원성만 높았다. 일부 도매상가는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인들을 위해 ‘보관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보관소에 물건을 뒀다가 차량이 오면 바로 싣고 떠나는 것이다. 동대문 관광특구협의회 송병렬 사무국장은 “도매상가들이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소매를 겸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도·소매가 책정과 인건비 등 몇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한두달 더 지켜봐야 청계천 효과를 확실히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첫 패션쇼 마친 디자이너 변소영씨 “동대문 상인이 직접 디자인한 옷과 액세서리라야 소비자를 잡을 수 있습니다.” 생애 첫 패션쇼를 마친 동대문 디자이너 변소영(27)씨는 3일 상기된 표정이었다. 쇼핑몰 헬로우에이피엠 무대에서 펼쳐진 패션쇼에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미니스커트에 동물 무늬 프린트를 활용한 여성스러운 재킷이 주무기였다. 옷을 입은 모델조차 예쁘다며 구입하고 싶다고 찾아왔을 정도다. 그는 “동물 무늬는 우리나라에선 외면하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에선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취급받는다.”면서 “고정관념을 깨보고 싶어 소재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동대문 디자이너 작품을 찾을수록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패션의류가 탄생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변씨는 1996년 처음 동대문에 발을 내디뎠다. 옷입기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 의상학과 친구와 동업한 것. 보증금 20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2년 6개월 동안 별다른 성과 없이 손을 털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변씨는 올 6월 헬로우에이피엠 1층에 ‘골저스비(Gorgeous-B)’매장을 다시 열었다.“옷을 만들고픈 욕망을 억누르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씨는 중국제품을 수입하거나 유명 브랜드를 베끼지 않았다. 힘들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은 작품에 승부를 걸었다. “당장 매출이 좋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발길을 잡으려면 동대문만의 상품을 자꾸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패션쇼가 그걸 증명하는 계기가 됐단다. ‘대박’과 더불어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 일본 등에 작품을 수출하는 게 변씨의 소망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9월 IT수출 69억弗 ‘사상최대’

    9월 IT수출 69억弗 ‘사상최대’

    지난 9월의 정보기술(IT) 수출액이 월별 사상 최대치인 69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 호황기 때인 지난해 11월의 68억 7000만달러를 10개월 만에 경신한 것으로,IT 수출이 본격 상승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5일 9월 IT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69억 2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통부는 “IT 수출은 지난 5월 성장률에서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6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휴대전화는 큰 폭으로 증가했고, 셋톱박스와 PC는 감소해 품목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반도체(이하 부분품 포함)의 경우 중국시장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26억 2000만달러, 휴대전화는 유럽연합(EU)과 중국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9.4% 증가한 16억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홍콩 포함)이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증가로 전년 동기대비 36.1% 증가한 23억 2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휴대전화와 반도체 수출이 감소, 전년 동기대비 20.1% 줄어들었다. 정통부는 “4·4분기에도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핵심 품목의 계절적 수요 증가와 일본 경제 등 세계시장의 회복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7개 증권사가 뽑은 블루칩10

    7개 증권사가 뽑은 블루칩10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초 860선에서 10개월 만에 1240선까지 치솟자 주식 직접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접투자를 할 때에는 주가지수가 상승한다고 해서 내가 산 종목도 반드시 따라 오르지는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종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증권사 7곳으로부터 최근의 유망투자 종목 10개씩을 추천받았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코스닥, 테마주, 성장주 등 고수익, 고위험 종목보다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형주를 권했다. 연말을 겨냥한 배당주와 중소형 우량주도 선호했다. 증시 전반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단기에 조급하게 마음먹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 삼성증권 ▲삼성SDI(006400)는 3분기의 영업 상황이 기대한 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벽걸이용 액정(PDP),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전 사업부문에서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낮은 주가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 점이 주식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력으로 부각된다. 다만 아직 구조개편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점진적이고 꾸준한 주가회복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단기보다는 중장기 투자의 성공 확률이 높다. 이 종목의 초보 투자자들은 실적을 지속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6개월 목표주가는 12만 6000원을 제시한다. ▲현재 증시는 풍부한 유통성과 국내 대표기업 주식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추세적 상승의 동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투자 전략으로 주가 조정을 활용한 적극 매수를 권한다. 시장에서 검증된 업종 대표주와 업종 이등주는 눈여겨 볼 만하다. 금리 상승과 성장률 저점 통과라는 환경 변화를 반영해 경기에 민감한 가치주 투자를 권한다. ■ 대우증권 ▲대웅제약(069620)은 고혈압, 당뇨병, 치매 치료제 등 고성장 분야의 신제품을 주력으로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곧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주의 상승 랠리는 2004년 6월 이후 1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요층인 40세 이상의 중장년층과 고령인구의 증가, 건강 및 웰빙 추구형 삶의 확산 등은 의약품시장이 고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제약주는 단기 조정의 우려가 있지만 밝은 전망과 외국의 제약주 사례로 볼 때 장기적인 추가상승의 여력이 있다. 대웅제약은 제약주 가운데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돼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 목표주가는 4만 2000원. ▲외국인이 7일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종합주가지수 흐름에 방해꾼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도 아직 시장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동안 소외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코스닥시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소형 우량주를 추천한다. ■ 동양종합금융증권 ▲현대차(005380)는 NF쏘나타, 그랜져TG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 회복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으로 북미 자동차시장에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은 유로화 약세, 철강재 가격상승 등 최악의 영업 환경에도 수익성의 증가세를 확인해 준 셈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1조 8041억원으로 2003년보다 376억원 증가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의 성패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자동차·부품업종 전반의 가격상승 부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4분기 목표주가는 8만 2000원. ▲국내 증시는 분명히 재평가 과정에 들어섰다. 이는 선진국에 견줘 국내 증시의 상대강도 강화, 주가수익비율(PER)의 할인율 회복,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Buy & Hold(사서 보유하라)’의 기본전략을 유지하되, 이익률이 높은 업종과 연말을 겨냥한 고배당주 중심의 선택이 유리하다. ■ 대한투자증권 ▲삼성테크윈(012450)은 디지털카메라의 매출증가와 마진(차익) 개선으로 하반기 실적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산업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도 힘을 보태면서 실적이 확인되는 대로 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모듈, 반도체 부품 등에서도 경쟁력 강화로 긍정적인 내부 변화가 진행 중이다. 큰 폭의 순이익 증가가 돋보이는 실적주다.6개월 목표주가는 1만 7000원을 제시한다. ▲증시는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때문에 외국인 중심의 차익실현 욕구와 콜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유입 위축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의 추가절상 가능성, 국제유가의 고공행진도 부담스럽다.9월과 같은 상승 일변도의 흐름보다는 가격부담을 해소하는 단기조정을 통해 재상승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굿모닝신한증권 ▲비에스이홀딩스(045970)는 휴대전화용 일렉트릭 콘덴서마이크(ECM)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40% 점유한 BSE의 100% 모(母)회사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키아에 대한 납품 점유율을 크게 높여 내년에는 ECM 출하량이 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현지 생산의 확대와 일회성 비용의 감소 등도 영업이익률을 개선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신규 진입한 휴대전화용 스피커 사업도 우수한 양산 기술력을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리스크(위험) 가운데 큰 게 환율이다. 매출의 55% 이상이 수출이고 대금의 80%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목표주가는 상승여력을 24%로 잡고 1만 9500원을 제시한다. ▲국내 증시의 놀라운 상승을 유동성에 따른 신기루로 봐선 안 된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뤄지면 4분기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이다.3분기보다 4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뚜렷하게 보인다. ■ 메리츠증권 ▲삼성증권(016360)은 자산관리형 영업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여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9월 증시의 월평균 거래대금은 5조 1000억원으로 전월(4조 7000억원)보다 늘어났다. 이는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의 영향으로 기관투자자의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적립식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재논의를 통해 성사된다면 유동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기관투자가 주도하는 장세가 형성됨에 따라 거래대금이 갑자기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졌다. 삼성증권의 기관투자자 약정 점유율(MS)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기관 장세의 최대 수혜주다. 목표주가는 5만 3000원을 제시한다. ▲간접투자 상품의 증가속에 환율상승에 따른 기업수익 개선, 거시경제 지표의 호전에 따른 주가상승의 국면이다. 종합주가지수는 4분기에 1400선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관련주, 금융주, 소재주 중심의 매수를 권한다. 금융업종은 내수경기와 가계신용의 회복으로 더욱 투자가 유망하다. ■ 미래에셋증권 ▲NHN(035420)은 일본 진출사업 ‘NHN Japan’의 가치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주식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2분기 일본 사업의 매출은 12억엔으로 전분기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적용하기 때문에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과거 국내에서 한 게임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적용, 상당한 매출 신장을 가져왔다. 국내 사업의 경우 검색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장하고 있다.2위 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커지고 있다. 목표주가는 18만원을 제시한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과 비(非)미국 증시로의 자금이동은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를 계속 이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대규모 자금유입은 연말까지 달라지지 않는다. 우량주와 중소형주에 대한 점진적인 투자비중 확대를 권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최근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에 매각되면 수출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부 유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 상정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현재로선 속수무책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오는 11월까지 보유지분 73.8% 가운데 22.8%(1억 500만주)를 해외와 국내에 6대4 비율로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또 경영권과 관련있는 지분 51%는 전략적 투자자나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을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매각 시기만 연기했을 뿐, 매각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경영권이 해외기업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일 “채권단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전량을 해외에 팔더라도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이 이뤄진 부분이 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지분 매각에)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회에 계류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안은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나 정부 지원 아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매각·기술이전 등을 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정부에 사전통지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기술유출방지법을 오는 11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상정, 연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술유출방지법이 정부의 계획대로 제정되더라도 당장 시행에 들어갈 수는 없다. 국가 핵심기술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나머지 51% 지분에 대한 조기매각을 결정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기술유출방지법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채권단의 매각 일정상 나머지 지분 51%에 대한 매각은 오는 2008년 이후에나 가능해 최악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기술 보호수단” VS “과학기술 국가보안법” 정부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 일정이 예정대로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법안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과학기술계가 팽팽히 맞서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거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산업계는 “국내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무방비로 있을 수 없다며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 핵심기술을 해외 등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된 건수는 82건이다.2003년 이전까지는 적발 건수가 연간 10건에도 못 미쳤으나 지난해 26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6월까지 벌써 16건에 이른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예상액도 7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기술유출방지법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 민간기업 비밀 누설만을 처벌하도록 돼 있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학기술계는 기술유출방지법이 ‘과학기술 국가보안법’이라는 혹평도 내놓고 있다. 이 법은 연구개발직 종사자들에 대한 전직 제한은 물론 퇴사 후에도 일정기간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은 과학기술인들을 잠재적 산업스파이로 규정하고 있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불필요한 간섭과 통제가 늘어 과학기술인들의 개발 의욕을 떨어뜨려 국가 기술경쟁력에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유출의 범위, 연구개발인력에 대한 보호장치, 법의 오·남용 방지 등에 대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남북협력기금 감사 착수

    남북협력기금 감사 착수

    현대그룹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내역’을 공개하면서 김 부회장과의 ‘완전결별’을 선언했다. 김 부회장의 비리내역에 남북협력기금 유용이 포함됐다는 일부 주장은 일단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감사원이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차원의 협력기금 감사가 불가피해졌다. 현대그룹은 30일 “김윤규 부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으로 유용한 회사 공금은 11억 2000만원 정도”라면서 “하지만 대북사업 시스템상 남북협력기금은 현대아산 계좌를 통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그동안 현대에 지원된 협력기금은 모두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조달청 등을 통해 집행했기 때문에 협력기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법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2001년 6월 한국관광공사에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을 대출했고,2002년 금강산 관광경비 지원에 215억원,2004년 12월 금강산 현지 도로 포장공사를 위해 27억원을 지원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협력기금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감사원이 실태조사에 들어가는 등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협력기금 집행실태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감사원은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유용 가능성이 드러날 경우 협력기금 집행 및 사용실태 전반을 감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김 부회장의 회사 공금 유용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내부 경영감사 결과 김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은 총 8억 2000만원으로 이 중 7억원은 금강산 지역의 공사비를 부풀려 허위 기재한 것이고 나머지 1억 2000만원은 현대아산 협력업체에 용역비를 과다지급했다가 돌려받는 방식으로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회사업무 수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명목으로 3억원 정도를 유용했으며 전문경영인으로서 취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한 행동도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른 시일 내에 김 부회장 거취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김 부회장은 등기이사직과 부회장 직함마저 박탈당할 전망이다. 김수정 류길상 강혜승기자 ukelv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부그룹

    국내 10대 그룹이 대부분 1930∼1940년대 출범한 것과 달리 동부는 이보다 한 세대가량 늦은 산업화시대인 1969년, 대학생인 김준기 회장이 세운 후발기업이었다. 선발 창업 기업은 사업참여 기회가 많았지만 동부는 후발기업이어서 사업참여에 어려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대우·율산 등 60년대 말을 전후해 함께 등장했던 기업들이 부실 문제로 몰락한 것과 달리 동부는 성장과 안정을 기치로 삼아 꾸준히 사세를 키워 현재 재계 순위 12위까지 끌어올렸다. ●사우디 최초·최대의 사업단지인 주베일에서 신화를 창조하다 “나는 죽고 싶었다. 아니 죽으려 했다. 공사도 시작하기 전에 나라에 큰 손해를 끼친다는 죄스러운 마음에서 눈앞이 깜깜했다. 중동 진출 꿈은 날아가고 동부건설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피사의 사탑 앞에서 양주를 한병이나 마셨다. 이 탑에 올라가 뛰어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죽으려니 그동안의 고생이 너무 아까웠다. 이탈리아 말도 모르면서 이탈리아 귀신들 속에서 고생할 것 같다는 쓴웃음도 나왔다. 그리고 죽더라도 고국에 돌아가서 죽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죽기로 마음 먹으니 다시 한번 부딪쳐 보자는 각오가 섰다.” 1974년. 동부의 중동 진출 시발탄인 주베일 해군기지 공사를 내정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입찰받자 회사와 국가에 큰 손해를 끼치게 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김 회장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유복한 집안에서 고생 없이 자란 덕에 김 회장의 창업은 밥벌이와 무관했지만 그렇다고 그룹을 이루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죽는 대신 죽을 각오로 다시 일어섰다. 발주처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재입찰을 성사시키면서 동부의 중동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김 회장이 현장 반장이 되어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을 전세 택시로 오가며 말뚝을 박고 공사를 지휘했다. 사우디 최대의 산업단지인 주베일에 한국 건설 업체로서는 최초로 동부건설이 대형 복합공사(4800만달러)를 따냈고, 그 이후 1억달러 이상의 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 제다 해군기지, 사우디 국방부 청사, 리야드 국제공항 등 중동지역 공사를 잇따라 따냈다. 그 때 벌어들인 돈이 오늘날의 동부를 일군 종자돈인 일명 ‘오일 머니’다. 건설사 창업 10년도 안돼 도급 순위가 1978년 6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부강한 미국에서 착안한 기업가의 길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69년. 만 24세의 나이로 직원 셋을 데리고 동부그룹의 전신인 ‘미륭건설’을 창업했다. 군제대 후 선진국 시찰단의 일원으로 40일간 미국을 돌아보고 그는 자본주의의 위대성과 시장경제체제의 합리성에 눈뜨게 된다. 좋은 기업을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젊은 포부에서 동부의 창업 이념은 ‘좋은 기업’이다. 건설업은 리스크가 크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나 설비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창업 업종으로 삼았다. 당시 회사 이름은 아름답게 솟아오른다는 뜻의 ‘미륭’. 오늘날 동부의 전신이다. 창업자금 2500만원은 여러 친지들을 설득해 간신히 꾼 돈이다. 아버지 김진만(87) 전 의원은 대학 재학중인 어린 아들이 사업하는 것을 반대했다. 1954년 제3대 민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한 아버지 김 전 의원은 김 회장이 창업한 1960년대 후반, 여당의 당 4역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동부의 창업 과정에 아버지의 후광 이야기가 운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7선 의원인 김 전 의원은 지금도 민족중흥동지회장이란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동부그룹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겠느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정치는 후광으로 가능하지만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평가받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라고 말한다. 김 전 의원은 1972년 항명파동으로 당권의 핵심에서 멀어져 간 인물이고, 오늘날 동부그룹을 이룬 결정적 기반은 1975∼1983년 중동에서 벌어들인 외화였기 때문이다. 1980년 전두환 군부 정권은 권력에 의존해 축재 혐의가 있는 정치인을 조사, 재산을 몰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으로 인해 동부건설 계열 3사가 연루된 적도 있다. 아들인 김 회장은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동부건설 계열 3사가 직면한 일대 위기였지만 결과적으로 동부의 창업 과정과 김 전 의원이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당시 미륭)를 창업한 1969년 당시 이미 600여 선발 업체들이 포진한 상태였고 도급 순위에 따라 수주 한도가 정해졌기 때문에 미륭은 정부 발주 공사는 넘보지도 못했다.”며 후광설을 일축했다. 그는 또 “그래서 요즘 말로 우리만의 틈새시장인 이른바 ‘블루오션’을 개발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영국대사관·독일문화원·용산미군기지와 같은 주한미군 공사·연세대 이공대 건물 등 외국인 및 민간 발주 공사를 집중 공략했다. 특히 이는 국제적인 공사 표준이 엄격하게 요구되던 사우디 건설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계획된 사업다각화로 재계 10위권 진입 5남3녀 가운데 장남인 그는 서울 경기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 회장 일가는 경기고와도 인연이 깊다. 광복후 청년운동을 펼쳤던 그의 숙부 고 김진팔씨가 경기고 27회, 김 회장이 60회, 그의 아들 김남호(30)씨가 90회 졸업생으로 3대가 경기고를 졸업했다. 지난 6월 말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들 남호씨의 결혼식에는 김 회장 재학 당시 화학 선생님이자 남호씨의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했던 송길상씨가 주례를 맡기도 했다. 고등학교 동창 중 사업을 가장 크게 하고 있는 사람 역시 김 회장이다. 동창들은 김 회장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도 잘했지만 술·담배는 물론 주먹도 무지 센 친구였다.”고 회고한다. 김 회장의 경기고 동기동창 중에는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 포스코 이구택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회장, 최경원 전 법무장관, 원정일 전 법무차관, 송옥환 전 과학기술부 차관, 양수길 전 OECD 대사, 한남규 전 중앙일보 부사장, 손욱 전 삼성SDI 사장, 이연수 전 외환은행부행장 등 쟁쟁한 유명인사가 많다. 동부그룹에서는 김 회장에 대해 “일밖에 모르는 탁월한 기업가” 라고 정의한다. 일을 위해 그 좋아하던 술·담배도 끊고 걸음걸이까지 바꿨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서를 즐기고 골프는 거의 치지 않는다. 주요 사업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결론을 얻을 때까지 임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벌인다. 논리에서 밀리지도 않고 지독하다 싶을 만큼 마음 먹은 일은 꼭 이뤄내고 마는 성격이다.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건설·운송사업에 머물던 동부가 10위권 그룹으로 거듭난 것도 동부가 중동신화를 창조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강한 집념, 탁월한 전략, 추진력, 리더십의 결과라는 평이다. 반대를 무릅쓰고 중동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부실 기업들을 속속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시킨 주인공이 바로 김 회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다각화는 초기부터 큰 밑그림을 갖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었다. 예컨대 1984년 ‘장영자 사건’ 여파로 부도가 난 일신제강을 인수,4000여억원을 투입해 민간 최대의 냉연강판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어 1998년 1조 3000억원을 들여 아산만에 제2 냉연공장을 건설, 오늘날 동부제강을 세계적인 냉연철강회사로 탈바꿈시켰다. 80년대에는 울산석유화학·영남화학을 인수, 양사를 합병해 동부화학(현 동부한농화학)으로 출범시켰고,1983년에는 만년 적자인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을 인수해 오늘날 손해보험업계 ‘빅3’인 동부화재로 거듭나게 했다. ●형제들의 화려한 혼맥 어머니에 대한 사랑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 극진하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에 있는 어머니 고 김숙자씨의 묘소 옆에 별장을 지어놓고 수시로 다녀가고 있다. 사업 구상이나 고민에 빠질 때도 그가 찾는 곳은 늘 어머니 곁이다. 어머니 김씨는 서울 명성여학교에서 유학, 일제시대 삼척 송정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최초의 여교사다.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는 평이다. 동부는 80년대 중동 경기가 악화되기전 이미 중동에서 철수했다. 사우디에서 벌어들인 ‘오일머니’로 회사를 속속 설립, 인수하면서 그룹 시대를 열었고 몇 안 되는 친인척들은 이무렵 동부그룹에 들어왔다. 정치인 아버지 슬하에서 이뤄진 혼사들이라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연애 결혼도 이외로 많다. 누나인 김명자(63)씨의 남편인 임주웅(65)씨는 결혼과 함께 김 회장의 권유로 동부에 합류해 한국자동차보험 이사, 동부생명보험 사장 등을 지냈다. 누나 김명자씨는 김 회장을 대신해 가족들의 대소사를 챙기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매형인 임 전 사장의 아버지는 한국 최초의 치약 제조회사였던 동아특산약화학의 창업자인 고 임형복씨다. 임 전 사장의 형인 임주용(71)씨는 동국제강 고 장상태 회장의 막내 동생인 장복혜씨와 결혼했으며 중앙투금 부사장을 지냈다. 임 전 사장의 아들 준석(37)씨의 장인 윤호중씨는 흥아해운 창업주인 고 윤종근씨의 아들이다. 김 회장의 큰 동생이자 김진만 옹의 차남인 김택기(55)씨는 90년대 동부화재 사장을 지내면서 만년 적자이던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을 흑자 전환시켰다. 그러나 정계 진출을 위해 사표를 내고 2000년 4월 16대 민주당 의원(강원 태백 정선)으로 당선됐다.17대 총선에는 낙선했지만 그룹으로 돌아올 계획은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요즘은 강원대 초빙교수로 출강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아버지의 정치가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동생 택기씨란 평이 나오는 이유다. 부친과 절친했던 이철승(83) 전 의원의 딸인 이양희(49)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와 결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김 회장의 둘째 남동생인 김무기(52)씨는 80년대 초반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동부제강 상무, 동부증권 부사장 등을 역임하다 1990년대 말 벤처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지금은 IT전문 경제지인 서울디지털경제의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활약 중이다. 성격이 호방한 데다 주량이 세고 입담이 뛰어나 그룹 내에서는 일명 ‘핵무기’로 통했다. 자유연애로 만난 부인 이지은(46) 씨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서울대 문리대 학장을 지낸 고 이종진씨의 딸이다. 친구의 소개로 만났으며 금실이 좋기로 유명하다. ●가족·친지·동업자의 동반없이 재계 정상에 오르다 동부는 창업에서부터 궤도에 오르기까지 가족·친지·동업자의 동반없이 사업을 했고, 창업자 단독으로 그룹을 일궈낸 보기 드문 사례다. 그룹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때 일했던 매형과 동생들은 모두 각자의 길로 떠났다. 남아 있는 사람은 김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동서지간인 윤대근 동부아남반도체 부회장과 제조부문 회장을 지낸 외삼촌 김형배(71) 고문 둘뿐이다. 김형배 고문은 상공부(현재의 산업자원부 전신)에서 기획관리실장, 경공업 차관보를 거친 경제관료 출신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거쳐 1994년 김 회장의 권유로 동부에 합류했다.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동부전자 등 동부 주력 제조업체들의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동서인 윤 부회장은 문교부(현재의 교육부 전신) 장관과 서울대 총장을 지낸 고 윤천주씨의 아들이다. 김 회장의 부인인 김정희(57) 여사의 여동생 김정림(56)씨의 남편이다.70년대 초반 미국 유학 당시부터 그룹 일을 도와 가장 먼저 그룹에 참여한 친·인척으로 꼽히기도 한다. 측근들은 김준기 회장과 윤대근 부회장은 코드가 통해 지금도 손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소머리 국밥집에서 냄비에 눌어붙은 누릉지를 긁어먹길 좋아하는 등 두 사람의 소탈함이 닮았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윤 부회장에 대해 “인척관계를 떠나 사업상 고락을 함께 해온 동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이 돈독하다. 김 회장과 윤 부회장의 장인은 고 김상준 삼양염업사 명예회장이다. 고 김 명예회장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형이다. 고 김 명예회장의 2남3녀 중 둘째 딸과 셋째 딸이 나란히 김 회장과 윤 부회장에게 시집간 것이다. 지난 7월 김 회장의 아들 남호씨의 결혼식 당시 식장 맨 앞에 있던 신랑 가족석 옆에 삼양그룹 사람들을 위한 별도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9월 고 김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당시 두 사람이 시종 빈소인 고려대병원을 지키기도 했다. 김 회장의 결혼은 친지의 중매로 이뤄졌다. 동부 관계자는 “창업 이후 사업 확장에 여념이 없던 김 회장에게 중매가 들어왔는데 신부 후보가 알고 보니 김 회장과 중·고등학교 동기인 김병휘(현 한양대 수학과 교수)씨의 동생이었다.”면서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여서인지 자연스런 만남이 지속됐고 혼사도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세대 기악과 출신의 김정희(57)씨는 김상준 전 삼양염업 회장의 2남3녀 중 차녀다. 주례는 당시 동아일보 고재욱 사장이 맡았다. 이밖에 다른 형제들은 그룹에 관여한 경험조차 없다. 여동생 김명희(58)씨는 ‘여성의 전화’ 창립맴버로 여성운동에 몸담아 왔다.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여성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평우(60) 변호사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 변호사의 양친 모두 유명한 소설가인 고 김동리 선생과 고 손소희 여사다. 김평우 변호사는 김준기 회장과 고등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김흥기(46)씨는 여동생인 희선(45)씨의 소개로 이화여대 수학과 출신인 오남선(46)씨를 만나 연애 결혼했다. 흥기씨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가방을 만들어 수출하는 무역업에 종사하다 지금은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김희선씨는 농심 신춘호(75) 회장의 둘째 며느리이자 신동윤(47) 율촌화학 사장의 아내다. 이화여대 음대 재학시절 자신이 소개해 오빠의 부인이 된 오남선씨의 주선으로 남편 신 사장을 학교 축제에서 만나 결혼했다. 막내인 김현기(39)씨는 부산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상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아직 미혼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현재 동서인 윤 부회장과 외삼촌인 김 고문 이외에 다른 어떤 친인척도 동부그룹에 몸담고 있지 않다.” 면서 “다른 재벌들과 달리 동부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능력이 없으면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전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핵심경영인들 김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 김준기 회장은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 묘비명에 적힌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을 부리다가 간 사람, 여기 누웠노라.” (Here lies a man who was able to surround himself with men far cleverer than himself.)를 자주 인용한다. 대학 시절 카네기의 ‘부의 복음’을 읽고 그의 경영철학과 인재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묘비명이 자신처럼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경영자의 참모습을 간결하면서도 적절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사람’중심의 경영철학 및 인재관에 관한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들에게도 이를 실천할 것을 독려한다. 2001년 입사한 이명환(61) 현 ㈜동부 부회장의 경우 김 회장이 여러 차례 만나 자신의 기업관 등을 설명하며 동부 합류를 끈질기게 설득해 영입한 케이스. 이 부회장은 67년 삼성에 입사해 삼성전자 종합기획실장, 삼성 비서실 인사담당, 삼성SDS 사장 등을 지냈다. 효성 생활산업 사장, 현대건설이 출자한 인천국제공항철도사업단 사장도 역임했다. 이미 70년대부터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백호익(62·건설·물류분야) 부회장, 윤대근(58·소재분야) 부회장은 물론 90년대 말 이후 합류한 장기제(금융분야) 부회장, 신영균(61·화학분야) 부회장 등 오늘날 동부를 이끄는 핵심 전문경영인들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 이밖에도 2004년 6월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전 삼성화재 부사장), 같은 해 12월 임종성 동부아남반도체 부사장(전 삼성전자 전무), 지난 2월 김홍기 동부정보기술 사장(전 삼성SDS 사장) 등이 삼성에서 영입됐고, 지난 3월 GS건설 출신의 황무성 부사장이 동부의 토목부문 사장으로,4월 GS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용화씨가 개발부문 사장이 됐다. 이어 5월에는 세계적인 반도체회사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오영환 동부아남반도체 사장, 대림산업 부사장 출신인 하진태 동부건설 부사장, 대림산업 출신인 김용식 동부건설 부사장 등이 영입된 바 있다. jhj@seoul.co.kr ■ ’후계자’ 김남호씨 MBA 유학중 동부의 후계구도는 단순 명확하다.김준기 회장의 승계자가 1남1녀 중 아들인 김남호(30)씨로 일찌감치 정해졌기 때문이다.180㎝나 되는 건장한 체구에 겸손한 태도가 눈에 띈다. 남호씨는 최근 부인 차원영(26)씨와 함게 미국으로 건너갔다.내년 1월부터 뉴욕대학에서 MBA과정을 밟기 위해서다.원영씨는 차경섭(86) 차병원 이사장의 손녀(차광열 포천중문의대 교수 딸)로 지난 6월 남호씨 누나인 주원(32)씨 후배의 소개로 만난지 1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남호씨는 MBA과정을 끝낸 뒤에도 서울로 돌아오는 대신 한동안 일본에 머물며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귀국해 군복무를 마쳤고 지난 2002년부터 외국계 경영 컨설팅 그룹인 AT커니 한국지사에서 최근까지 근무했다. 서울예고 출신의 원영씨는 영국에서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 수학과를 나온 재원.그룹의 예비 안주인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향후 남호씨 뒷바라지에 전념중이다. 2,3세에 대한 지분 이양 과정에서 ‘편법 증여’ 등 의혹이 제기되는 일부 재벌들과 달리 동부의 경우 온전히 증여세를 내고 정당하게 지분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분 이양은 대부분 이뤄졌지만 남호씨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직 멀었다고 그룹측에선 진단한다. 동부그룹측은 “남호씨 본인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데다 김 회장도 평소 남호씨에 대해 국내외 경제 흐름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국제적인 안목을 쌓길 바라고 있다.”면서 “경영 참여는 전혀 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은 진작에 끝났다.김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2년에 이르기까지 아들 남호씨에게 꾸준히 지분을 넘겼고,그 결과 지난 2002년 10월 남호씨가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화재 최대주주가 됐다.동부화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인 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동부투신운용 등 금융계열사들과 동부건설 및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영권도 확보하고 있다. 또 2004년 8월 김 회장이 아들 남호씨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동부정밀화학 지분을 증여함으로써 남호씨는 동부정밀화학,동부증권,동부제강 등 주요 계열사에서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사실상 지분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딸 주원씨는 동부화재,동부정밀화학,동부제강 등에 대한 지분을 일부 갖고 있으나 경영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룹측 설명이다.친구 소개로 만나 1997년 9월 당시 해동화재 김동만(96) 회장의 손자인 김주한(35)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지금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두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김주한씨는 메릴린치증권 애틀란타 지사에서 자산운용가로 일하고 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8월 설비투자지표 ‘관심집중’

    8월 설비투자지표 ‘관심집중’

    최근 몇개월 동안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왔다갔다 한 설비투자 지표가 이번엔 어떻게 나올까?’ 이달말에 발표될 8월 설비투자 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비투자 지표란 건물, 기계, 설비 등 고정자본에 투입된 투자증가분을 백분율(%)로 표시한 수치를 말한다. 소비와 함께 설비투자는 경기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잣대다. 특히 8월의 설비투자 지표는 오는 10월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목표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에 이어 설비투자도 확실한 회복세에 접어들게 되면 경기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이 가능해지고, 금리인상론에 한층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금리를 조정할 것이냐를 예측하는 만큼이나 설비투자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수출이 증가하면 생산을 더 하기 위해서라도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변수가 워낙 많아 수출의 설비투자 유발 효과가 그만큼 약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 들어서 지난 4월 이후 7월까지 설비투자 지표는 마이너스와 플러스 증가율을 되풀이하고 있어 8월 수치를 점치기는 더 쉽지 않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설비투자는 4월 -0.2%,5월 7.7%,6월 -3.1%,7월 4.7%를 기록하면서 ‘널뛰기’를 반복했다. 순서대로라면 8월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차례인데 실제로 휴가기간이 길었고, 현대차 등 일부 자동차업종에서 열흘 이상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운수·장비쪽의 투자가 늘어나며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7월에 비해 8월에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부품보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을 설비투자에 더 많이 쓰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측면이다. 설비투자의 수입자본재 의존도는 올 상반기 50.3%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03년에는 40.9%, 지난해에는 49.3%였다. 수입자본재를 더 많이 쓰게 되면 연관 국내 부품산업의 투자가 늘어나기 어려운 파급효과가 있는 만큼 국산 자본재를 사용한 설비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수출 증가가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수출은 2003년 15.6%,2004년엔 19.7%로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설비투자는 2003년에는 1.2%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8%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 수출은 6.2%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를 겪고난 1999∼2000년 수출이 연평균 16%대의 증가율을 보였을 때 설비투자 증가율이 30%를 훌쩍 뛰어넘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현상이다. 수출품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고용사정 ‘지표만 개선’

    고용사정 ‘지표만 개선’

    고용 사정이 겉모습만 개선되고 있다. 실업률이 떨어지고 취업자는 늘었지만, 일용직 근로자와 구직단념자도 같이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돼도 고용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공장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 증가만큼 고용이 늘지 않고 있어 고용시장은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유지할 전망이다. ●취업자 늘긴 했는데…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3.6%로 전년 같은 기간과 같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0.2%포인트 떨어진 7.9%를 기록했다. 8월 전체 취업자는 2284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6만 5000명이 늘어났다. 취업자는 지난 5월 46만명,6월 42만 4000명,7월 43만 4000명 등 4개월 연속 전년보다 40만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제조업은 수출둔화와 해외투자 선호 등으로 올들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소매·음식숙박업도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이나 4월 -1.4%,6월 -1.0%,8월 -0.1% 등 마이너스폭이 둔화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는 3월 이후 건설기성 개선으로 5월 이후 증가세다. ●구직단념자 4년 반만에 최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14만 8000명으로 2001년 2월 14만 900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최근 1년 이내에 일자리 찾기를 시도하는 등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경력이나 근로조건, 능력 등과 맞지 않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현재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단념자는 실업자수에 포함되지 않아 실업률 계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당 취업시간이 줄고 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지난 8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5.8시간으로 지난해 8월(47.7시간)보다 1.7시간 줄었다.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82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의 78만 5000명보다 3만 9000명이나 늘었다. ●설비투자가 관건 재정경제부 이호승 인력개발과장은 “주5일제 확산 등으로 근로시간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서 자발적으로 단시간 근로를 선택하기 때문”이라면서 “단시간 근로자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단시간 근로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선진국은 사회 안전망이 발달돼 있어 자발적 실업이나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비투자가 늘어야 고용이 늘고 실업률이 줄어든다.”면서 “제조업 취업자 감소, 건설업 중심의 일용직 근로자 증가 등 고용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인건비를 줄여야 하지만 임금을 낮추거나 임금 인상을 억제하기보다는 신규고용을 줄이고 있는 점도 고용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998년 이후 근로소득 증가율이 임금 상승률보다 대체로 낮다.”면서 “기업들이 신규고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청계천 효과 ‘지나친 부풀리기’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서울시가 내놓은 각종 청계천 관련 연구결과를 두고 ‘지나친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원공사도 안 끝난 청계천으로 인해 도심 공동화가 멈췄다는 주장에서부터, 벌써 청계천 인근 사업체수와 종사자수가 늘었다는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청계천에 너무 집착, 각종 통계를 꿰맞춰 과잉홍보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청계천이 도심공동화 막았다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12일 ‘청계천 복원에 따라 도심부 인구 20여년 만에 인구감소 둔화’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이 자료는 1980년 이후 매 5년 단위로 도심부 인구가 5% 이상 줄었으나 청계천 주변은 인구 감소율이 평균 0%대로 둔화됐고, 일부 구간은 상승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자료는 2002년 6월 대비,2005년 6월의 도심의 인구는 9%, 가구수는 1.2% 각각 감소한 반면, 청계천 주변은 같은 기간 인구는 5.7% 감소한 대신 가구수는 2.2%가 늘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주상복합등 1만 9000여가구 입주 자료대로라면 아직 복원공사도 끝나지 않은 청계천 때문에 도심으로 인구가 전입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계천 주변 인구가 늘어난 것은 도심재개발 등에 따른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입주와 재건축 등으로 하류 지역 입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2001∼2002년 집값상승랠리 때 너도나도 재개발·재건축에 나선 결과라 할 수 있다. 시간과공간사 한광호 대표는 “1,2년새 청계천변에 입주한 주택은 2000년초부터 건축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면서 “당시는 청계천 복원이 관심사가 아니었던 만큼 최근의 인구증가를 청계천 효과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2005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청계천을 포함한 도심지역에서는 집값상승랠리때 건축을 시작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1만 9000여가구가 입주했다. 한편 앞서 시정개발연구원이 낸 연구 결과 가운데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 이후 주변 사업체나 종사자수가 늘었다.’는 것도 그 효과를 과장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조사기간이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8개월여가 지난 2004년 2월까지의 통계이기 때문이다.●청계천 평가 시민에게 맡겨라 서울시의 청계천 띄우기가 자칫 청계천을 복원, 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본래의 의미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계천 인근 한국수출보험공사에 다니는 박모(36) 과장은 “청계천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획기적인 발상 전환에 따른 성과물이라는 점은 모두 인정한다.”면서 “복원이 이뤄진 만큼 이제는 시민에게 돌려줘 시민이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금융기법 수출 ‘봇물’

    금융기법 수출 ‘봇물’

    우리나라가 금융시장 ‘노하우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어느새 개발도상국 등에 선진 금융기법을 전수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금융 후진국들이 배우려는 노하우는 외환위기, 카드대란, 대우채 사태 등 다양한 금융대란을 겪은 뒤 이를 단기간에 극복한 지혜다. 아픈 경험을 다른 나라에 교훈으로 전하는 것이어서 묘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베트남에 자본주의 심어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 ‘자본주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을 아예 만들어주다시피 한 것은 한국이다.1995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도 므어이 공산당 서기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당시 증권거래소(현 증권선물거래소)가 설립 전반에 거쳐 참여하면서 베트남은 5년만인 2000년 7월 ‘호치민 주식거래센터’의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에 물자원조 외에 자문용역을 한 사례로는 처음으로 꼽히는 사건이었다. 증권거래소 직원들은 베트남에 수개월씩 머물며 주식의 개념부터 결제제도, 상장기업 심리, 주가조작 감시 등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가르쳤다. 모의 증시를 통한 체험교육도 시켰다. 현장 파견과 초청 연수, 세미나 등 모두 41회 사업을 통해 베트남을 지원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또 지난 3월 태국의 국채시장 개발을 위해 기술지원단을 파견했다. 아시아본드시장(ABMI) 구축 사업 참여도 요청받았다. 태국 증권거래소는 한국의 전자주식거래시스템 도입을 검토중이다. 거래소측은 스리랑카에선 파생상품 도입에, 우크라이나에선 증권법령 개선에도 각각 참여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개도국에 대한 활발한 금융기술 지원을 위해 최근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컨설턴트(자문국)로 등록했다. ●구조조정 때 도와달라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감독업무에 경험이 풍부한 직원 2명을 태국에 파견했다. 태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채업체 난립으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며 도움을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열흘동안 머물며 국내 대부업법의 입법 과정과 개요, 주의점 등을 전했다. 지난해에도 태국측에 부실카드 극복 등의 경험을 전해 깊은 감사인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앞서 6월에는 몽골과 직원 3명씩을 교차 파견하는 형식으로 보험 등에 대한 금융감독기법을 전했다. 지원 규모 등에서 두드러진 곳은 한국은행이다.2003년부터 개발도상국 중심의 중앙은행 워크숍을 열고 있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린 올해 워크숍에는 인도 등 17개국의 중앙은행 중간 간부들이 참석,‘금융개혁 정책과제’를 주제로 한국의 금융개혁에 대해 토론했다. 자산관리공사도 2001년부터 인도네시아, 체코, 터키 등 9개국 14개 부실채권 정리기관과 협정을 맺고 ‘채권 정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타이완 정부로부터는 “은행 구조조정을 할 때 적극적인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울 게 있다니 좋은 일 베트남 증시지원에 참여한 증권선물거래소 최현수 팀장은 “현금은 베게 속에 감춰두는 것으로만 알았던 베트남인들이 나중에 금융과 주식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파견팀에 무척 고마워할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금감원 온영식 국제협력국장은 “태국 금융당국은 사금융업체 난립 등으로 애를 먹으면서, 금융정책 전반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 한국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박사는 “개도국이나 체제전환 국가들은 한국의 압축성장 정책과 금융대란 체험 및 극복 경험을 좋은 본보기로 삼고 있다.”면서 “좋은 일이긴 하다.”고 말했다. 자산관리공사 김정수 이사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무상(無償) 지원이지만 나중에 금융권 비즈니스에도 무형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제조업 경기 4분기 회복 기대”

    “제조업 경기 4분기 회복 기대”

    제조업체들은 4·4분기(10∼12월)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은 1일 “121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분기 사업개황지수(BSI)는 98로 2·4분기 87(실적),3·4분기 88(잠정)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은은 “제조업체들은 4·4분기 경기가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수가 여전히 100 미만이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약하다.”고 분석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규모별 4·4분기 BSI는 대기업은 104, 중소기업은 94였다. 규모별로 차이가 심한 편이다. 내수기업은 97, 수출기업은 102였다. 자금사정 실사지수는 102로 3·4분기 97(잠정)보다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실사지수는 94로 나타나 여전히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05년 8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8월 제조업 BSI는 77로 나타났다.4월 85 이후 5월 81,6월 79,7월 75로 계속 나빠지다가 3개월만에 소폭의 회복세로 돌아섰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수출 ‘껑충’… 물가 안정세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춤하던 수출도 다시 활력을 찾아 하반기 경기전망을 다소 밝게 하고 있다. 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235억 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8%나 증가했다. 지난해 8월의 증가율 28.8%에도 불구,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8월 수출금액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고유가와 항공파업 등의 악재에도 월별 수출 증가율은 2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3월 이후 수출금액도 23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의 성장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라면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뿐 아니라 일반기계와 선박 등의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중 하루 평균 수출액은 9억 8000만달러로 상반기 평균 10억 2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으나 이는 하계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때문으로 분석됐다. 8월 중 수입은 218억 5000만달러로 20.5%의 증가율을 기록, 월별 무역수지는 16억 8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8월 흑자규모는 159억 7400만달러로 늘어났다. 한편 8월 중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올라 2000년 5월 1.1%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밝힌 ‘8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 상승률도 2.8%로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고유가 여파로 7월보다는 0.3%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환율하락으로 석유 수입가격이 상쇄되면서 올들어 8월까지 소비자 물가는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정부의 물가 목표치인 3% 초반을 밑돌았다. 장바구니 물가 가운데 생선·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보다 6.1% 떨어졌다. 전세와 월세 등의 집세는 지난해보다 0.5%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지수는 1.9%로 역시 2000년 6월 1.6% 이후 최저 수준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제플러스] 쿠웨이트기업 원유설비공사 수주

    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국영기업인 KOC사로부터 총 12억 5000만달러 상당의 초대형 원유생산·수출설비 공사에 대한 계약자로 선정돼 의향서(LOI)를 체결했고 9월중 최종 계약을 맺는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시공사가 수주한 단일 건설공사로는 최대 규모인 이번 공사는 2008년 6월 완공 예정이다.
  • 지표경기 ‘착시현상?’

    지표경기 ‘착시현상?’

    지난 7월 산업활동 지표가 생산, 소비, 투자 등 전 부문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약 3년만에 내수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높아졌고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先行)지수도 올 들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긍정적인 숫자는 지난해 7월 산업활동이 워낙 나빴던 것에 대한 통계상의 착시효과(반사적 효과)이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와 31일 발표될 부동산종합대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 변수다. ●지표는 좋아보이지만…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7.0% 증가했다. 지난 1월 14.6% 증가를 기록한 뒤 6개월만의 최고치다. 특히 내수출하가 6.6% 증가, 수출출하 증가율(6.2%)을 앞질렀다. 내수출하 증가율이 수출출하 증가율을 웃돌기는 2002년 6월 이후 37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출출하는 지난해 연간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지난 4월부터 한자릿수 증가에 머무르고 있다. 대표적 내수지표인 소비재판매도 4.9% 늘어 2003년 1월(7.8%) 이후 30개월만에 최고치다. 소비재 중에는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는 승용차 판매가 28.8% 늘어났다. 옷·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도 9.0% 늘어났다. 특히 백화점 판매가 1.6% 늘어 지난 2월(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경기전환시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2.3%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재정경제부 김철주 경제분석과장은 “선행지수는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올 1월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 4·4분 이후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진한 투자, 불안한 대내외 여건 설비투자는 4.7% 늘어 지난달의 내림세에서 반전했다. 특히 국내 기계수주가 25.5%나 늘었다. 통계청 김광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해 7월이 워낙 나쁜데 따른 통계상의 착시효과”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2월 -3.5%,3월 1.6%,4월 -0.2%,5월 7.7%,6월 -3.1%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재정의 조기집행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건설수주는 7.6% 증가에 그쳐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수주는 지난 4월 29.1%,5월 53.9%,6월 38.0%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31일 발표될 부동산종합대책이 앞으로 건설투자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산업활동동향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심리가 고소득층 중심으로만 퍼지고 있고 일용직 취업자를 흡수해왔던 건설업의 경기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여건도 여전히 불안하다. 그동안 원·달러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민들이 국내 소비보다는 해외소비를 늘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유가로 수출도 줄어들고 교역조건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국산차는 ‘파업 몸살’ 수입차는 ‘틈새 공략’

    국산차는 ‘파업 몸살’ 수입차는 ‘틈새 공략’

    현대·기아차가 ‘파업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수입차업계가 신차 출시와 판매망 확충으로 국내 시장 파고들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 벌어진 노조의 파업이 새 차를 몰고 귀성길에 오르려는 고객들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난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수입차업계는 파업이 계속되면서 ‘신차 대기’에 지친 고객들을 수입차로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 3000억대 손실 우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노조는 이날 소하리와 화성, 광주공장 등 사업장별로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했다.30일에도 주·야간 4시간 파업이 예고돼 있고 31일 6시간,9월1일 4시간,2일 6시간씩의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회사측은 5일간의 파업 동안 1만 4611대의 생산 차질과 2113억원의 매출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또 현재 수출 주문 적체대수가 북미 1만대, 유럽 2만 1000대 등 모두 5만 4000대에 이르는 데다 내수도 스포티지 5000대, 프라이드 2000대, 그랜드 카니발 1500대 등의 주문이 밀려 있어 주문 고객들의 차량 인도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업 3일째를 맞은 현대차는 29일 18차 노사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는 이날까지 파업으로 인해 1만 680대가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파업손실이 1538억원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주문이 밀려 인도까지 45일 이상 걸리는 그랜저(TG)나 한달이 소요되는 쏘나타(NF) 등 인기차종의 인도시기는 파업일수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아직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3일 출하사무소, 도장라인 등이 작업을 거부하는 바람에 일부 차량의 출하가 차질을 빚었다. ●포드등 대체수요 노려 신차 판촉전 반면 수입차업계는 국산차의 파업이라는 ‘호재’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현대차 파업일수가 25일에 달해 10만 4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던 2003년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도 1.3%에서 1.91%로 47%나 급증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9월1일 디젤엔진 ‘TDI’를 탑재한 페이톤V6, 투아렉VC, 골프2.0 등 3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디젤승용차 시장에 뛰어든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6월 3000㏄급 신차 ‘파이브헌드레드’ 출시 이후 대구 전시장, 서울 신사·강서전시장을 오픈한 데 이어 29일 부산 수영구와 광주 북구에도 전시장을 개장했다. 이로써 포드코리아는 전국 14개 전시장과 27개의 정비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주력으로 밀고 있는 수입차의 평균 인도기간은 20일∼1개월에 불과해 국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파업으로 국산차 인도에 차질이 생기면 수입차 입장에서는 ‘대체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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