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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일자리,반값아파트는 ‘빈말’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일자리,반값아파트는 ‘빈말’

    ■ 재경부 재정경제부가 올해 방점을 찍었던 서민금융 관련 주요대책들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4만명 창출하겠다는 다짐은 ‘빈말’이 됐고 반값 아파트나 비축형 장기임대주택 추진은 정부의 의욕만큼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먼저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세했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논란 끝에 당초 2.61∼4.50%에서 2.60∼3.29%로 조정됐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97%에 이르는 변동금리체계를 고정금리로 유도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미미한 성과에 그쳐,11월 말 현재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93.6%로 떨어졌다. 선진국의 30∼50%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재경부는 연초 올해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높으면 집값 하락이나 이자율 상승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고정금리로 운영되는 모기지 대출이 활성화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사금융업체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부업법상 이자율 상한선을 66%에서 49%로 낮춘 데에는 시민단체 등의 공로가 컸다. 고용시장과 관련, 재경부는 30만명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특히 가사간병 도우미와 방과후 학교교사, 문화관광 해설사 등 사회서비스를 통한 일자리 4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은 목표의 3분의1에도 안 되는 1만 1200명에 그치고 있다. 엔·원 거래시장 개설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 백지화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백화점식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가 ‘용두사미’가 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농지를 출자해 골프장 이용요금을 10만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이른바 ‘반값 골프장’ 건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업자로 나서 수도권 1∼2곳을 찾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농민이 많지 않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으나 공급 측면에선 미분양 사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뒤늦게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비축형 장기임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으나 “도심에 활용되지 않는 땅들을 이용하겠다.”는 당초 비축형 임대아파트의 취지와는 다르다. 비축형 장기임대아파트는 임대주택펀드 5000억원을 조성, 수도권 4개 지구에 5000가구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착공은 연내에서 내년 상반기로 늦어질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농림부 농림부에 2007년은 숨가쁜 한 해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개방화 파고가 최고조에 달했고, 농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보완책을 추진했다. 알찬 수확을 거뒀지만, 미흡한 점도 없지 않았다. ‘숙원사업’이었던 식품산업을 농림부 업무 영역으로 꿰찬 것은 큰 소득이다. 지난달 ‘식품산업기본법’과 ‘식품산업진흥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고 농림부내 농산물유통국을 ‘농산물유통식품산업국’으로 확대·개편했다. 농식품 수출전담 부서인 식품진흥과도 신설했다. 농림부는 외식산업과 식자재 산업, 전통주 육성, 학교 급식 농식품 원자재 등 식품산업 육성에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한국 식문화 세계화’ 등 식품산업 육성 방안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올 초 목표한 대로 우리 전통식품 100종에 대한 표준조리법도 개발했다. 게다가 외교통상부와 ‘우리 농식품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세계 147개 해외공관을 농식품 수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주 5일제 근무 등으로 크게 활성화된 농어촌 체험관광과 1사1촌 운동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이 2년여 준비 끝에 통과된 것도 주요 성과다. 개방화에 대비한 ‘맞춤형 농정’의 근간이 되는 ‘농가등록제’도 2009년 시행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농가등록제 시범사업 실시 결과,295마을 7700농가에서 모두 7061농가가 등록을 해 91.7%의 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농림분야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전체 농림예산의 5%까지 확대해 나가는 등 R&D 활성화 방안 마련도 눈에 띈다. 반면 쌀·과실·채소 등 고품질원예브랜드 육성 추진 대책은 다소 잰걸음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음식점에서의 쌀 원산지표시제는 6월 이후로 미뤄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광우병위험물질(SRM)인 ‘등뼈’ 등 검출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둘러싸고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를 봤다는 비난 여론을 받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산자부 올해 산업자원부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해외 자원개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연초에 약속한 ‘질좋은 일자리’ 창출과 ‘세일즈 외교’쪽은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다. 유류세 등 핵심현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산자부가 올해 업무계획 발표 때 중점을 둔 사안은 한·미 FTA 체결, 일자리 창출, 석유·가스 확보 매장량 확대 등이다. 산업계는 물론 산자부 스스로도 가장 후한 점수를 주는 분야는 FTA이다. 아직 비준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미 FTA 협상을 무난히 타결지었다. 한·유럽연합 FTA 협상도 중반전을 넘어섰다. 산자부측은 18일 “FTA 체결에 따른 보완 대책 등 (새 정부 출범 뒤에도)차질없는 후속조치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겉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연구개발(R&D) 시스템 혁신도 ‘잘한 일’로 꼽힌다. 올초 취임한 김영주 장관이 직접 챙긴 분야다.‘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통념을 깨고 중장기 R&D 사업과제에 비교평가를 도입, 이 가운데 20%를 구조조정했다. 법정계량단위의 필요성에 대해 대 국민 홍보에 나서는 등 ‘생활 속의 산자부’로 변신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토대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와 달리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공계 처우 개선 등은 산자부 스스로도 미진했다고 시인하는 대목이다 유류세 논란 때도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의 눈치를 살피느라 원론적인 주장만 되풀이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인사는 “실권이 없는 부처의 한계 탓도 있어 보인다.”면서 “역대 장관과 비교하면 그래도 김 장관이 요란하지 않게 산업계 현안을 비교적 잘 챙긴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경주 방폐장을 타결지은 것도 눈에 띈다. 20조원이나 되는 국민연금 실탄을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동해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30년간 쓸 수 있는 ‘불타는 얼음’(가스 하이드레이트)층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카자흐스탄 우라늄 개발사업 불발 등은 뼈아픈 실패로 거론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건교부 건설교통부는 ‘선진 주거복지 구현 및 집값 안정’을 올해 7대 정책과제의 첫머리에 올렸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계속돼 온 집값 폭등세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표적인 조치가 재정경제부 등과 함께 마련한 ‘1·11 부동산 종합대책’이었다. 분양가상한제·청약가점제 도입, 분양원가 공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 대책은 집값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서울 등 수도권의 올 10월 현재 매매가와 전셋값은 연초보다 각각 1.4% 오르는 데 그쳐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의 매매가와 전셋값 상승률은 17.8%와 6.8%였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12차례에 걸쳐 이뤄진 부동산대책의 약효가 일시에 누적돼 나타나면서 부동산시장은 ‘안정’ 수준을 넘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국민은행연구소 집계로 올 들어 3·4분기까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14.0% 줄었다. 집값 안정은 정상적인 시장기능의 상실과 맞바꿔 얻어진 ‘반쪽의 성과’였던 셈이다. 세제(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금융(총부채상환비율 강화 등) 규제 속에 분양가상한제 실시 등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올 10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10만 887채로 외환위기 때 수준이다. 특히 민간 미분양 주택(9만 9964가구)은 1995년 9월 이후 가장 많다. 올 들어 11월까지 107개의 일반건설업체가 도산하는 등 업계도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혁신도시·기업도시 등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구체화도 올해 건교부의 핵심과제였다. 세종시가 7월, 관광레저형 태안 기업도시가 10월에 각각 착공됐다. 그러나 혁신도시·기업도시 건설 예정지역의 공시지가가 지난 4년간 50조원이나 치솟고 천문학적인 토지보상비가 투기 열풍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도 적잖이 나타났다. 신도시 건설에 따른 기존 도심권의 쇠퇴도 일부지역에서 현실화됐다. 교통 분야에서의 중점 추진업무는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으로 요약된다. 철도·도로·공항 등을 준공 위주로 추진, 당초 개통 목표 일정을 넘기지는 않았다. 무안공항을 개항시켰고 연말까지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에 하이패스를 설치하기로 한 약속도 지켰다. 인천국제공항이 운영 서비스면에서 세계적인 공항으로 평가받은 것도 성과였다. 다만 안전과 서비스 개선은 미진한 점이 많았다. 사고를 확 줄인다는 정책 목표와는 달리 고속도로 대형사고는 여전했다. 고속철도(KTX) 사고 또한 빈번해 여러 차례 대형사고의 위기를 맞았다. 류찬희 김태균기자 chani@seoul.co.kr
  • 치솟는 수입 물가 국내 물가 비상령

    치솟는 수입 물가 국내 물가 비상령

    국제유가 상승으로 11월 수입물가가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내년 초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8% 올랐다. 이러한 상승폭은 외환위기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물가가 급등했던 1998년 10월(25.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년동월 대비로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1.6%에서 7·8월 각각 -0.1%,-1.0%로 다소 하락하다가 국제유가가 급등하던 9월에는 7.4%,10월에는 11.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입물가는 전월에 비해서도 5.1% 올라 99년 8월(5.6%)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수입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5.6%) 가격이 원유(12.3%), 나프타(11.7%) 등이 크게 오른 데다, 자본재(1.9%)와 소비재(1.5%)도 환율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오름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의 경우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5.1%)을 끌어 올리는데 60% 이상 기여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은 그동안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상승분을 생산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으나 물가상승이 장기화되면서 더 견디지 못하고 차츰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도 국제원유가격 상승으로 운임비 등이 비싸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출물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3.0%, 작년 동월 대비로는 8.7% 올라 전월대비 기준 2004년 5월(3.1%)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박홍기 특파원 도쿄 이야기] 日 고급농산물 中시장 공략

    일본 농산물의 중국에 대한 공략은 집요하다.‘맛있고 안전한 농수산물’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일본이 내세우는 점은 ‘안심·안전’이다. 표적은 부유층이다. 빠른 경제성장에 연수입이 1000만엔 이상인 중국 부유층은 이미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충분한 시장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일본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농림수산상과 아마리 아키라 경제산업상은 지난 2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 참가했다가 짬을 내 베이징의 백화점에서 사과·배·쌀 등 일본산 농산물을 홍보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시식을 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의 농산물 가격은 비싸다. 그러나 잘 팔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쌀 품종인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는 2㎏짜리 한 포대에 3200엔 정도이다.중국의 유명 쌀에 비해 10배, 일반미보다 무려 3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아오모리현산인 사과 ‘세카이 이치’ 1개의 가격은 일본보다 3배나 비싼 1500엔이다. 와카바야시 농림상은 “비싸지만 질 좋은 농산물로 인정돼 많은 가정의 식탁에 일본 농산물이 놓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6월 4년 만에 중국에 쌀 수출을 재개했을 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수출량은 24t이었다.2003년 검역 문제로 수출이 중단됐을 때 연간 1t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도 하다. 고위급 경제대화에서는 내년 3월말까지 쌀 150t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큰 성과다. 7일 농림성에 따르면 올해 농산물의 수출실적은 4000억엔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9월까지 수출액은 3061억엔으로 지난해에 비해 19.1%나 증가했다.홍콩을 포함한 대 중국 수출은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시장인 만큼 가장 규모도 크다. 때문에 오는 2013년까지 연간 1조엔의 농산물 수출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철저하게 농산물, 특히 쌀 보호정책을 쓰고 있다. 경제연대협정(EPA),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때도 쌀 분야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비판도 만만찮다. 그러나 질을 통한 ‘브랜드’로 승부하는 일본의 농산물 경쟁력을 인정하는 게 대체적인 현실이다.hkpark@seoul.co.kr
  • [주말탐방] “韓中소무역상인으로 불러주세요”

    [주말탐방] “韓中소무역상인으로 불러주세요”

    “아직도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이 있습니까.” 이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보따리상들은 여전히 끈끈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오히려 현실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이들은 한∼중 간 항로가 개설된 1992년부터 10개 항로 여객선을 통해 중국 농산물을 우리나라로 들여와 팔면서 보따리상으로 불리게 됐다. 물건을 보따리에 담고 오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명칭이 붙여졌지만 정작 이들은 상당히 불쾌해 한다. 규모가 작기는 해도 자신들이 하는 일도 엄연히 무역인 만큼 ‘한·중소무역상인’으로 불리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만든 단체 이름도 ‘한·중카페리 소무역상인연합회’다. ● “IMF당시 한·중 여객선 승객 2명 중 1명은 보따리상” 어쨌던 보따리 장사가 ‘물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IMF 사태 때에는 실직자들이 대거 몰려 “한·중 여객선 승객 2명 중 1명은 보따리상”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5000명이 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들은 고추·참깨·잣·참기름 등 값싼 중국산 농산물과 한약재 등을 들여와 팔아 수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으로 평균 월수입이 200만∼250만원은 족히 되었고, 일부는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중에서도 고추·참깨의 시세차익이 커 단골 품목이었다. ‘잘 나가던’ 시절을 구가하던 보따리상은 인천세관이 1999년 국내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금없이 휴대 반입할 수 있는 농산물을 80㎏ 이내로 제한하면서 일대 위기를 맞게 된다. 나아가 세관측은 2000년 6월부터 두달 간격으로 면세 허용량을 70㎏→60㎏→50㎏으로 계속 낮췄다. 이제 수백㎏씩 수레로 실어나르는 일이 불가능해진 것. 보따리상들은 자구책으로 규제를 완화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끈질기게 벌였지만 한번 강화된 규제는 요지부동이었다. 이 여파로 보따리상은 점차 감소해 2003년쯤에는 15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조선족과 중국인이 보따리상 대열에 뛰어든 것은 이때부터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입으로 한국 보따리상들은 활력을 상실했지만 조선족 등에게는 큰 돈이기 때문이다. 대신 남아 있는 보따리상들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변신을 꾀한다. 지난날 농산물만 취급하던 것과 달리 공산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중국으로 갈 때는 기업 부자재나 가전 제품을, 한국으로 올 때는 생산품 샘플이나 농산물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보따리상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국내를 잇는 ‘퀵서비스’로 탈바꿈된 것이다. 보따리상 신모(52)씨는 “요즘도 중국에서 농산물을 들여오지만 여객선 운임이나 마련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물건을 화물로 보내면 요금이 비싸고 며칠씩 걸리지만 보따리상은 15∼25시간이면 어김없이 물건을 전달하기에 이들을 선호한다. 물건 분실이나 파손 우려도 화물 운송보다 적다. 이처럼 기업과 보따리상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국가 간에도 ‘인간택배’라는 기이한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2004년 중국인여행자 입국절차 간소화로 급증 게다가 2004년부터 중국인 여행자에 대한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중국인 보따리상이 증가, 지금은 보따리상이 2500여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그렇지만 공산품 운송이 큰 수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공산품은 ㎏당 2500∼3000원의 운반비를 받는데, 한국의 경우 공산품 면세 허용량이 40㎏에 불과해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 한국∼중국 간 항공 요금이 여객선과 비슷할 정도로 크게 내려 보따리상들이 대거 인천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배에서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으며, 화물의 집하 등은 선박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1주일에 두번 이상 중국을 왕복하는 보따리상에게 여객선은 ‘집’같은 존재이고, 선사에게는 보따리상이 여전히 ‘VIP’다. 보따리상은 긍정·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세관으로서는 ‘뜨거운 감자’다. 수·출입 절차 간소화로 민원이 급격히 줄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보따리상은 항상 민원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보따리상이 들여오는 물품은 검역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보따리상과 연계된 마약류·짝퉁물품 반입, 지적재산권 침해, 외화 밀반입 등도 늘고 있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의 입장은 절박하다. 한 보따리상은 “대부분 50·60대여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당국이 아량을 베풀어 이들이 노숙자나 범죄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관측도 이같은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우범성이 높은 일부 보따리상에 대한 집중관리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현실적으로 보따리무역 실체를 부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관세 장벽이 없어지면 보따리상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1960∼70년대에 비행기를 통해 일본 전자제품을 몰래 들여왔던 ‘원조 보따리상’들이 일본제품 수입자유화 이후 일제히 자취를 감춘 점을 상기하라는 얘기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수입품 통관’ 3시간이면 OK… 2003년보다 3배 단축 보따리상과 좋든 싫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천세관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양상이 다르다면 국민들에게 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풀어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관련 절차가 복잡하기 그지없어 ‘말 많고 탈 많았던’ 관세 행정을 간소화한 데 따른, 인천세관 한 직원의 솔직한 소회다. 절차와 규제를 대폭 줄인 뒤 밀수 등 일부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화주 등 고객들은 세관의 조치를 크게 반기고 있다. 지난날 며칠씩 걸리던 수입화물 통관 절차가 수시간으로 줄어들어 물류비와 시간 낭비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관이 잘 될까 마음을 졸여야 했던 ‘정신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이득을 수치로 산출하기조차 힘들다. 때문에 세관에서 민원인들이 호소하거나 떼를 쓰는 장면은 이제 먼 옛날의 일처럼 돼 버렸다. 수입 절차의 경우 70% 가량이 서류 제출없이 전산망으로 수입신고를 접수하고 승인을 해준다.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수출의 경우 이보다도 적은 20% 선이다. 수입품 통관에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었다.10여년 전만 해도 3∼5일 걸리던 것이 지금은 3시간에 불과하다.2003년 9시간에 비교해도 4년 동안 3배나 단축시켰다. 전국 항만세관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이다. 수출허가 절차는 더 간단해 10분이면 끝난다. 세액 문제는 선 통관 후 사후 심사하는 형태를 취한다. 검사 대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수입신고 전에는 관리대상 품목에 한해 검색대 검사나 정밀검사를 하는데 대략 수입건수의 10%에 불과하다. 수입신고 후에는 5% 정도만 직원들이 직접 검사를 한다. 검사 대상을 줄이는 대신 차량형 X-Ray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함으로써 정확성을 보완한다. 컨테이너 한개를 사람이 검사하려면 1시간 이상 걸리지만 검색기는 5분이면 된다. 이처럼 수출입 절차나 검사에서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 보니 자연히 부정이 사라지고 투명성이 확보된다. 인천세관 옴부즈만 최은환씨는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세관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고객 입장에서 사안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인천 영종도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향하다 보면 맨먼저 마주치는 주유소가 있다. 초록색이 선명한 GS칼텍스다. 간판도, 규모도 큼지막하다. 입찰 전쟁이 붙었을 때, 허동수 회장이 “첫 인상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따내라.”고 지시해 ‘쟁취한’ 길목 주유소다. 공항 안의 주유소 세 곳도 전부 GS칼텍스다.GS맨들이 말하는 이른바 ‘공항 접수사건’이다. 자리값의 비싸고 쌈을 떠나 상징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게 회사측의 자부심 찬 설명이다. 2004년 구씨 집안(LG)과 허씨 집안(GS)이 홀로서기했을 때, 생소했던 ‘GS’ 브랜드를 국민들의 뇌리에 빠르게 착근(着根)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국 주유소 숫자는 3400여개.1등(SK에너지·3800여개)과 큰 차이가 없다. ●탄생부터 극적 반전 드라마 1966년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제2정유공장 추진을 본격화한다. 그해 5월8일, 정부의 ‘사업자 공모’ 입찰안이 나붙었다. 마감시한은 6월10일 오후 6시. 운명의 ‘D데이’가 밝았지만 그날 오후 5시까지 단 한 건의 신청서도 들어오지 않았다.“접수시키라.” 초조하게 명(命)을 기다리던 럭키(현 LG화학)의 실무자에게 떨어진 지시였다. 그의 손에는 하루 5만 5000배럴 규모의 정유공장을 짓겠다는 두툼한 사업계획서가 들려있었다. 그 시각, 동양석유(한화 계열)·동방석유(롯데 계열) 등 다른 회사의 실무자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마감 한 시간을 남겨두고 무려 여섯 건의 신청서가 한꺼번에 접수됐다. 지독한 눈치작전이었다. 그만큼 사운을 걸고 달려든 입찰전이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사는 사업주체를 호남정유라고 쓴 럭키에 돌아갔다.GS칼텍스의 출발이다. 하루 6만배럴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40년새 72만배럴로 늘었다. ●오일쇼크 때 빛난 셰브론과 40년 합작 우정 호남정유는 1996년 LG칼텍스정유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5년 지금의 GS칼텍스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은 바뀌었어도 합작 관계는 창립 때부터 40년간 변함이 없다.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50%, 미국 셰브론(훗날 칼텍스 흡수합병)이 50% 지분을 갖고 있다. 이같은 합작관계는 오일 쇼크때 크게 빛을 냈다.1973년 1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국내에서는 원유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원유를 못 구해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60∼70%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호남정유 여수공장은 94%의 가동률을 보였다. 합작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1986년 9월 셰브론은 중대 결정을 내린다.50%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영권은 LG에 넘기겠다는 내용이었다. 공동 경영에서 단독 경영 체제로의 전환이었다.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 가동 중단 시련 딛고 노사화합 모범 파죽지세로 커나가던 회사는 2004년 최대 시련을 겪는다. 노조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이었다. 전 세계 정유회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듬 해에는 여수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는 회사로 하여금 노사관계와 환경시설을 다지게 하는 동인(動因)이 됐다. 노사 모두 지독한 상처를 안고 양쪽은 2005년 화합을 선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무분규다. 올해는 노조가 앞장서 임금을 동결하기까지 했다. 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1등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은 29.4%.SK에너지(32.6%)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SK에너지가 내년에 SK인천정유와 합병하게 되면 덩치에서 크게 밀린다. 유력한 대응 카드로 거론됐던 현대오일뱅크(19.1%) 인수는 가격차이 때문에 일단 벽에 부딪친 상태다. ‘땅 위의 유전’이라 불리는 고도화 설비(질 낮은 벙커C유를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시설)도 더 늘려야 한다.1·2설비의 고도화 생산량(하루 14만 5000배럴)만 따지면 국내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전체 정제시설에서 고도화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20.8%)은 업계 평균치(22.1%)에 못 미친다. 여수에 세번째 설비를 추진 중이기는 하다. 공장이 있는 지역사회(여수)와의 다소 불편한 감정도 해소해야 한다. 최용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GS칼텍스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재 추진 중인)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차질없이 완공해야 한다.”면서 “SK에너지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내수 기반이 있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中 베이징·칭다오 등 해외진출 가속도 명영식 사장은 “미래목표는 배럴당 수익성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그러자면 단순 정제회사가 아닌 종합에너지회사가 돼야 한다.”며 명 사장은 회사 이름에서 ‘정유’를 뗐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에도 적극 눈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베이징 인근의 복합 폴리프로필렌(PP, 자동차부품 등의 원료)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연내에 칭다오시에 직영 주유소 두 곳도 문을 연다. 국내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신촌에 수소 충전소를 열었다. 내년에는 충남 보령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첫삽을 뜬다. 이렇게 되면 LNG 직도입 시대가 열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GS 칼텍스의 산증인 허동수 회장 허동수(사진 왼쪽·64) GS칼텍스 회장은 흔히 말하는 ‘오너’다.LG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씨의 손자다. 그러나 ‘오너’로만 간단히 규정하기에는 GS칼텍스 임직원들의 표현대로 “억울한” 면이 있다. 그는 호남정유 시절부터 회사에 몸담았다.1973년 과장급(사장 특별보좌관)으로 입사,34년을 근속했다. 그 사이, 여수공장 부공장장으로 8년간 ‘공장 밥’을 먹었다. 전공도 화학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셰브론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도 일했다.“회사 안에서 논리나 사사(社史)로 회장을 이길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한 임원의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국제사회도 그의 전문성과 영향력을 인정,‘미스터 오일’(Mr.Oil)이라는 애칭으로 즐겨 부른다.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도 허 회장은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지난해 출장비행 시간은 370시간. 하루에 한시간 이상을 비행기에서 보낸 셈이다. ‘석유 수출’이라는 역발상을 맨처음 실천에 옮긴 이도 그다.73년 1차 오일 쇼크를 겪은 뒤 업계 최초로 임가공 수출을 시도한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석유화학 산업에도 뛰어들었다.90년대 초반의 일이다. 그 결과,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방향족(벤젠·톨루엔 등 향이 나는 탄소화합물) 공장을 여수에서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이 220만t이다. 허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다.“지금의 에너지는 유한하다.”는 것이다.“그러니 미래 에너지를 개발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말을 빠뜨리는 법이 없다. 씀씀이가 짠 편인 그가 수소연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사업에는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이유다. 건강관리 비결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처럼 ‘걷기’다. 하루에 만보를 채우려 최대한 노력한다.‘마사이 신발’을 즐겨신는 것도 사촌동생(허창수 회장)과 같다.“신을 때는 무겁고 불편하지만 벗으면 날아갈 것” 같단다. 지난 9월 몇 년만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 얘기가 알려져 마사이 신발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인터뷰에서 허 회장은 “아들이라고 무조건 경영을 맡길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해 말 경영에 합류한 허세홍(38) 상무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허 상무는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으로 근무 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이다. 직전까지 셰브론에서 일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원유찾아 세계 누비는 ‘별동대’ 자원개발팀 요즘 정유사들의 최대 화두는 해외 자원개발이다.GS칼텍스는 출발이 다소 늦었다.2003년 뛰어들었다. 그러나 늦은 출발치고는 중반 스퍼트가 매섭다. 현재 참여 중인 광구는 캄보디아 블록A광구, 태국 육상광구,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등 총 4개. 모두 탐사광구이다. 캄보디아 해상광구와 태국 육상광구에서는 탐사과정에서 양질의 원유가 발견돼 개발성공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 주요 전략지에서도 추가 탐사사업을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회사 원유 도입량의 10%(하루 생산량 7만배럴)를 자체 조달한다는 목표다. 선봉장은 자원개발팀이다.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자원개발 신규사업팀’과 기존 사업을 관리하는 ‘자원개발사업 운영팀’으로 나뉘어있다. 탐사지역의 지질 분석에서부터 유망성 계산, 매장량 추산, 경제성 평가 등이 모두 이들 손에서 이뤄진다. 광구가 속한 나라의 세제와 법제 시스템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그래서 구성원들도 지질학, 자원공학, 경영학, 법학 전공자들이다. 사내 별동대라 불린다. 천영호 자원개발사업운영팀장은 “회사의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곧 국가의 에너지 독립을 높이는 길이라 자부심들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역시 돈맛”… 中·日 해빙무드 절정

    “역시 돈맛”… 中·日 해빙무드 절정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과 일본이 추진하는 ‘해빙외교’가 1일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고위급 경제협력대화’를 통해 가시화됐다. 전방위에 걸친 밀월관계가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중·일 양국은 ‘협력의 공동성공과 협조 발전’을 주제로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에너지·환경 ▲무역투자 ▲지적재산권 ▲식품 안전 등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내년을 ‘중·일관계 비약의 해’로 지정, 연대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고위급 경제대화는 지난 4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해빙외교’를 내걸고 일본을 방문했을 때 경제 쪽의 실질적인 ‘전략적 호혜관계’를 위해 합의한 회의체이다. 중국 측에서는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를 단장으로 외교부와 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농업부, 상무부, 질검총국, 환경보호총국 장관 등 7개 부처 각료들이 참가했다. 일본 측에서도 고무라 마사히코 외무상을 단장으로 재무상, 경제산업상, 농림수산상, 환경장관, 경제재정담당상 등 6개 부처 각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대규모 고위급 경제협의는 지난 87년까지 5차례 열렸던 중·일 각료회의 이래 20년만이다. 일본은 환경문제와 관련, 중국의 양쯔강 유역 등 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수질개선과 대기오염 대책 등의 협력 사업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또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제공하는 모델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식품 안전과 일본의 상품 위조 등을 막기 위한 지적재산권의 보호 차원에서 정보 교류와 함께 법 정비도 시행할 계획이다. 중국에 올해의 엔차관 6건에 대한 469억엔을 제공하기 위한 서명식을 가졌다. 수사 단계에서 상호협력하는 중·일 형사공조조약도 맺었다. 특히 일본은 지난 6월 쌀 24t에 이어 내년 3월까지 쌀 150t을 중국에 수출하는 데 합의했다. 일본 쌀의 정기적인 수출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원 총리는 2일 고무라 외무상 등 일본 각료와 만나 양국의 최대 현안인 동중국해의 가스전 영유권 분쟁과 관련,“공동 개발을 위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이와 관련,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중국 방문 전까지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hkpark@seoul.co.kr
  •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착공 1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착공 1년

    정확히 2년1개월 남았다.2010년 1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가 본격 가동된다. 고로(高爐)에서 시뻘건 쇳물이 흘러나오는 순간 현대가(家)의 숙원이 풀린다. 일관제철소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몽구(MK)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필생의 사업이다.MK가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MK의 주문은 뭘까. 현대제철 관계자는 27일 “‘최고의 자동차 강판을 만들려면 최고 수준의 제철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게 회장님의 강조사항”이라고 밝혔다. 제철기술은 현대제철뿐 아니라 자동차사업의 사활과도 직결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제철기술 확보다. 현재 치밀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갖기 전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당진 현대제철연구소 고급강판 제조기술 확보 주력 현대제철은 지난 2월 당진에 ‘현대제철연구소´을 출범시켰다. 현재 2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원을 4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구소의 임무는 일관제철소 완공 전에 고급강판 제조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개발된 기술은 고기능성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데 적용된다. 박준철 현대제철 연구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구소는 제조업체(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와 수요업체(현대·기아차) 3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3사 연구원들이 한 건물에서 호흡을 같이하는 것은 세계 어느 일관제철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현대제철은 제선(製銑)·제강(製鋼)·압연(壓延) 과정을 담당한다. 쇳물 생산부터 핫코일(철강재 반제품)까지다. 현대하이스코는 냉연과정이다. 핫코일을 가져다가 자동차용 강판으로 만든다. 현대·기아차 연구원의 역할은 자동차 강판 품질요건 등을 논의·제시하는 일이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연구소에 환경연구 인력을 대거 배치, 친환경제철소 건설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대학인재 육성… ‘맞춤형´ 조업 인력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착공에 앞서 산학(産學)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이유다. 우수한 현장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4월 당진공장 인근의 신성대학과 협약(MOU)을 체결했다. 정원 80명의 ‘제철학과´ 신설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제철과 신성대학은 공동으로 교과과정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올해 1학기부터 현대제철 임직원이 겸임교수로 나간다. 현대제철연구소 이영재 부장은 전공과목인 ‘제철공학개론´을 강의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생산현장을 짊어질 미래의 기둥들은 내년 말부터 채용된다.“졸업생의 절반 이상을 뽑을 예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제철은 또 지난해 6월과 7월에 동양공전(서울 구로구), 인하공전(인천시 남구)과도 각각 주문식교육 협약을 맺었다. 올해 1학기부터 현장실무에 적용이 가능한 이론과 실기 중심으로 교과를 편성·운영하고 있다. 교과과정에 현장실습을 포함시켰다. 현대제철은 장학금 지급과 함께 일정 수준의 인력을 채용하기로 이들 대학과 협약을 맺었다. ●현장인력은 해외 제철소로 재교육 기존 인력에 대한 담금질도 곧 시작한다. 젊은 인력 충원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면 기존 인력의 재교육은 발등의 불이다. 도입하는 설비의 경우 1차적으로 설비공급사로부터 운영기술을 익힌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독일 SMS-데마그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낸 피터 하인리히 박사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해 제철소 설비 배치와 설비 사양 등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회사의 생각이다. 기계 조작은 물론 작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미리 습득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같은 설비가 운용 중인 제철소에 기술 인력을 파견, 현장 위탁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독일의 철강전문기업인 티센크룹이 유력하다. 박승하 사장은 “기술과 인력, 원료의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일관제철소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산자부 선정 ‘세계일류 철강상품’ 6개 보유… 국내 1위 타이틀 현대제철엔 국내 1위 타이틀이 하나 있다. 철강제품 중 ‘세계 일류 상품’ 반열에 오른 품목 수다.6개로 가장 많다. 세계 일류 상품은 산업자원부가 선정한다. 국내 생산 제품 가운데 세계 시장 점유율이 5위 이내이면서 연간 수출 규모가 500만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산자부가 선정한 첫해인 2001년 H형강과 열간압연용 원심주조공구강롤(HSS Roll)이 ‘관문’을 통과했다.H형강은 고층빌딩, 공장, 창고, 격납고, 체육관 등 대형 건축물의 기둥재로 사용된다. 최근 지진 피해가 확산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진(耐震)설계 건축물 및 토목공사 등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롤 공급자는 현대제철 외에 여러 업체가 있다. 하지만 무게 14t 이상 중대형 롤은 현대제철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연간 2만t의 롤을 생산,70% 정도를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2005년에도 경사가 났다. 선미주강품, 무한궤도, 부등변 부등후 앵글, 강널말뚝 등 4개 철강제품이 한꺼번에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다. 선미주강품은 대형 선박의 선미(船尾)를 구성하는 구조물이다. 방향타를 지지하는 지지대와 추진기를 잡아 주는 지지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 세계 대형 선미주강품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무한궤도는 굴착기 하부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굴착기의 심장이랄 수 있는 엔진 이상으로 중요하다.7∼40t에 이르는 굴착기 중량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습지·모래·자갈 등의 지형에서 밀리지 않고 접지력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시장의 22%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부등변 부등후 앵글은 대형 선박의 실톤수를 줄이고 운항 중 충격을 분산하거나 최소화하는 제품이다. 지난 1982년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발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효자품목 ‘H형강’ H형강은 현대제철의 효자 철강재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철강산업 종주국인 유럽에서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들어 3분기까지 수출액은 1조 170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9500억원)보다 23.1% 늘었다. H형강의 미래는 밝다. 수요가 늘면서 시장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t당 500달러이던 수출가격(중동시장)이 올 2분기에는 780달러로 치솟았다. 유럽시장 가격도 t당 490달러 수준에서 840달러까지 뛰었다. 국내시장 공급가격인 t당 64만원보다 10만∼15만원 높다.H형강은 현대제철 영업이익의 창구이자 일관제철소 투자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1982년 국내 최초로 H형강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형 철골조 건축물 건설에 사용되던 H형강이 전량 수입되던 시절이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7일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건설업계의 원가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극후(極厚) 고강도 H형강에 이르기까지 신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이뤄낸 성과다. 2003년 초에 개발한 무도장 내후성 H형강은 일반강보다 4∼8배의 내식성(耐蝕性)을 가진 H형강이다. 구리, 크롬, 니켈 등의 합금 성분을 첨가해 부식에 견디는 성질을 강화했다. 별도의 페인트 도장이 필요없어 건축물의 유지·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환경오염방지라는 장점도 있다. 그해 말에 개발한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은 내진성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시장성이 기대된다. 특히 이달 국산화에 성공한 극후 고강도 H형강은 고층건축용 기둥재로 사용되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디자인만 봐도 기아차 연상케”

    “디자인만 봐도 기아차 연상케”

    “브랜드를 보지 않고 디자인만으로도 기아의 자동차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피터 슈라이어(54·디자인 총괄 책임자) 기아자동차 부사장은 22일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열린 신차 ‘모하비(프로젝트명 HM)’ 소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하비는 내년 초 기아차가 출시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슈라이어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인 ‘직선의 단순화’가 처음으로 적용된 모델이다. 역동성과 고품격의 느낌을 전면에 내세웠다. 모하비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SUV 최강자’란 의미다. “디자인을 통해 상품, 브랜드, 고객이 마법처럼 강력하게 하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명확한 목표에 따라 직선을 디자인한다면 매우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는 “디자인은 어느 한 순간에 바뀌는 게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전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아만의 통일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구성하고 친근하고 가족적인 외관과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으로 뮌헨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해 9월 기아차에 합류했다.1994년부터 12년간 독일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명성을 날렸다. 올 5월에는 자동차 디자인 부분 공헌을 인정받아 자동차 디자이너로서는 역대 세번째로 ‘영국왕립예술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V6 3.0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하비는 전세계 동급 디젤엔진 최고수준인 250마력에 최대토크 55.0㎏·m의 성능을 낸다. 국내에는 내년 1월 출시된다. 북미시장에는 내년 6월 ‘보레고’란 이름으로 수출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삼성전자, 국내 첫 450억달러 수출탑

    삼성그룹이 ‘폭로전 수난’ 속에서도 풍성한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450억달러 수출탑을 받는다. 오는 30일 열리는 ‘무역의 날’ 행사에서다. 1972년 흑백TV 수출로 시작한 삼성전자의 수출사는 79년 1억달러,85년 10억달러,95년 100억달러,2005년 400억달러 수출탑 수상으로 이어졌다.지난해에는 수출액이 443억달러에 머물러 아깝게 450억달러 수출탑을 놓쳤다. 수출탑은 전년 7월부터 그 해 6월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47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삼성전자측은 “올 상반기 반도체 가격 급락과 원화 강세(환율 하락)의 난관 속에 세운 기록이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에서 ‘올해 최고의 기업(Best Company)’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24년 연속 ‘올해의 최우수 선박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냈다. 세계적인 조선해운 전문지인 영국의 네이벌 아키텍트는 이날 “삼성중공업의 3개 선종을 올해의 최고 선박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1984년 처음 선정된 이래 24년 연속이다. 네이벌 아키텍트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건조된 선박 가운데 기존 선박과의 차별성, 디자인, 선주 선호도 등을 따져 최우수 선박을 발표한다. 이번에 뽑힌 선박은 섭씨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극지용 드릴십, 후진도 가능한 쇄빙 유조선, 세계 최대 용량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드릴십은 척당 가격이 6억달러(약 5500억원)나 된다. 산업자원부 선정 ‘대한민국 세계일류상품’에도 뽑혔다. 삼성중공업은 미국의 마리타임 리포트와 마린 로그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선박’에도 각각 이름을 올려 세계 3대 해운지를 석권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현대차는 도요타의 강적 한국진출 타당성 저울질”

    “한국 진출의 타당성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지만 회사의 공식 안건으로 올라온 적은 없습니다. 올해나 내년 초 토의가 되면 그때 가서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조 후지오(70) 회장이 20일 나고야 본사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실상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에 등극한 도요타의 총수가 한국 언론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요타’ 브랜드 승용차의 한국시장 진입과 관련,“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2001년 고급 브랜드 ‘렉서스’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아직 대중적인 승용차들은 한국에 수출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신중을 기하는 이유를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징과 연결지어 설명했다.“한국에 갈 때마다 놀라는 것이 거리의 승용차의 90% 정도가 한국산이라는 사실입니다. 자국산 차의 판매비중이 이렇게 높은 나라는 일본 말고는 한국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대차라는 강력한 기업이 있기 때문인데 이를 생각하면 한국은 (공략하기)매우 어려운 시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 회장은 렉서스의 한국내 성공과 달리 일본에서 한국차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데 대해 “아직까지 (한국차가)싸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도쿄 모터쇼에 크고 좋은 한국차들이 많이 나와 점차 사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현대차는 가격도 싸고 품질도 낮은 차를 만드는 회사였지만 지금은 가격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의 질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다양한 차종은 물론이고 매력적인 대형차도 갖고 있습니다. 도요타의 강적(强敵)이 된 것입니다.” 조 회장은 다소 엄살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을 하면서 현대차를 평가했다. 유명한 도요타식 노사상생(相生) 경영과 관련해 그는 “1950년 극심한 노사분규로 무려 2000여명이 해고되고 도요타 기이치로(52년 별세) 창업주가 ‘직원들의 목을 잘랐으니 나도 물러난다.’며 사퇴하는 홍역을 치른 뒤 도요타에 큰 노사분규는 없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래를 향한 고민의 일단도 드러냈다.“연간 9000억엔(7조 5000억원)에 이르는 도요타의 연구개발 투자 중 적게는 2분의1에서 많게는 3분의2가 친환경 기술개발에 들어간다.”면서 “하지만 지금 연구 중인 하이브리드·바이오·연료전지·수소 등 다양한 기술 중 어떤 것이 미래의 중심기술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방향설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1937년생인 조 회장은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60년 도요타에 입사, 약 40년 만인 99년 사장에 오른 뒤 지난해 6월 회장에 취임했다. 도전·개선·존중·팀워크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도요타 웨이’를 정착시킨 인물로 유명하다.나고야 김태균특파원 windsea@seoul.co.kr
  • 외국인 “셀 코리아” 올 19조원 순매도

    외국인 “셀 코리아” 올 19조원 순매도

    외국인들이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3일까지 19조 11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판 주식이 산 주식보다 많은 것)했다. 특히 매도세가 6월 들어 두드러져 철강·조선 등 중국 관련 수혜주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가 가라앉기 전에는 위험자산인 주식, 그중에서도 신흥시장 주식을 파는 모습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하루 동안에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7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사상 두번째 규모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81%가 빠져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0.49%(9.47포인트) 오른 1932.89에 마감됐다. 하루 변동폭은 67.17포인트였다. ●“신흥시장 주식을 판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53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7월 4조 8462억원,8월 8조 703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8월에는 하루만에 1조원 이상을 팔기도 했다.9월 들어 1조 8963억원,10월 810억원 순매도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3조 258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매도세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지난 8·9월의 매도세는 우리나라에만 집중됐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신흥시장으로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고, 선진국 주식시장은 아닌 ‘샌드위치’ 신세가 주식시장에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들이 중국과 인도에서도 주식을 팔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과장은 “‘Sell Korea’가 아니라 ‘Sell Emerging’이라고 하는 게 맞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된 종목은 화학, 철강금속, 운수장비 등 이른바 중국 관련 수혜주다. 이들이 판 주식을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이면서 주식을 떠받쳐 온 셈이다. ●퍼지는 공포심리 굿모닝신한증권 김 과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전 세계 자산시장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공포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전 세계 주가하락의 원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투자 부실로 인한 미국 금융시장의 동요이며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소방수’ 역을 해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달 11일 열린다. 그동안 시장의 변동폭이 커질 전망이다. ●여전한 상승추세, 외국인끼리 손바뀜 요즈음 증권가에서는 내년도 주가전망 작업이 한창이다.13일 ‘2008 애널리스트’ 포럼을 연 현대증권은 내년도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970∼2460으로 제시했다. 단 올해와 같은 상승 탄력을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욱 연구위원은 “영미계 투자자금은 빠져나가지만 원유 수출국과 아시아지역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손바뀜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 김 팀장은 “현재 국내 증시가 조정장세를 보이지만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해왔던 조선·해운주는 아직도 건재하다.”며 내년도 주가 전망치를 2400∼2500으로 보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자원금융 해외투자 현장을 가다] (중) 베트남 석유생산 기지 15-1 광구

    [자원금융 해외투자 현장을 가다] (중) 베트남 석유생산 기지 15-1 광구

    |붕따우 문소영 특파원|‘베트남 15-1 광구’는 남부 해안도시 붕따우에서 동쪽으로 144㎞ 떨어진 바다에 있다. 호찌민에서 붕따우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30분이 걸리고 다시 한나절 넘게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붕따우는 11월에도 한낮에는 30도를 넘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으로 후덥지근했다. ●우리기술로 찾은 ‘노다지’ 베트남 15-1광구는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석유를 생산해낸 기지다.1998년 석유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생산까지는 5년이 걸렸다. 한국석유공사 베트남 사무소 박세진 소장은 “2003년에 하루 5만 7000배럴을 생산하다 올 4월부터 6만∼8만배럴로 생산량을 늘렸고,2008년부터는 13만배럴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하루 기름 소비량이 200만배럴쯤 되니까 상당한 생산량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이 광구의 의미는 세계 석유수입 5위, 소비 7위국인 한국이 해외자원 개발을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한 것이라고 박 소장은 설명했다. 석유의 75% 이상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중동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의미는 더욱 크다. 생산 첫해인 2003년 평균 판매유가가 20달러였는데 현재는 66달러이니 수익의 측면에서도 3배 이상이 됐다. 게다가 지속적인 탐사를 통해 매장량을 추가로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2001년 이 광구내 ‘흑사자 유전’에서 상업적 발견을 선언했을 당시는 잔존 가채매장량이 4억 5000만배럴이었지만 2005년 ‘금사자 유전’에서 원유가 더 발견돼 7억 2000만배럴로 늘어났다. 여기에 대규모 가스전인 ‘백사자 유전’에 초경질원유 3억배럴이, 지난해 발견된 ‘갈사자 유전’에 1억 2000만배럴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베트남 15-1광구 석유 매장량은 추정치까지 포함해 총 11억 4000만배럴이다. 미국지질학회지(AAPG)가 2003년 베트남 15-1광구를 ‘새천년 들어 전세계 발견 규모 중 최대’라고 평가했는데, 그때보다 4배나 늘어난 것이다. 석유공사측은 “추정치는 앞으로 매장량을 평가할 때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지만, 계속 매장량을 찾아내는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IMF로 위축됐던 자원개발 투자 선도 자원개발 금융의 측면에서 이 광구는 실질적 자원확보 외에 외환위기로 위축된 자원개발의 바람을 다시 불러 일으킨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수출입은행 이종복 부부장은 “외환위기를 겪고 나자 1998∼2002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때문에 1998년 9월 한국석유공사가 페트로베트남(베트남국영석유회사)과 석유개발개약을 체결한 뒤 2001년 8월 흑사자 유전이 상업적 발견을 선언하고도 국내 금융기관에서 지분참여를 위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석유개발기금도 없었다. 이 부부장은 “그런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이 나서서 2000만 달러를 대출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SK에 2002년 6월 만기 5년으로 1250만달러를,2003년 12월에 만기 2년으로 84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이 대출금으로 SK는 이 광구에서 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지분 14.25%와 함께 한국 지분은 23.25%로 미국의 코노코사와 같아졌다.2003년 이후 국제유가가 계속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에 SK는 이 광구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을 5년 만인 지난 6월 모두 조기 상환했다. 베트남 15-1 광구는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해외자원개발 사례로 꼽힌다. 한국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 광구에서 석유가 발견된 것도 처음이고, 석유공사 기술진이 최신 탐사기법을 적용해 시추 위치를 정하는 등 우리의 힘으로 일궈낸 유전이기 때문이다. 규모도 가장 크고, 수익성도 좋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메이저 석유회사가 포기하고 떠난 곳에서 우리 기술로 석유를 발견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symun@seoul.co.kr ■ 석유공사의 석유개발 현황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에서 15-1광구 이외에 2006년부터 11-2광구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측 지분은 운영권자인 석유공사의 39.75%를 비롯해 LG 11.25%, 대성 6.9% 등 모두 75%에 이른다. 이곳의 잔존가채 매장량은 초경질원유 2300만배럴과 천연가스 약 1900만t이다. ‘롱도이 가스전’으로 불리는 이곳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국내에서 연간 수입하는 천연가스 물량의 85% 수준이다. 롱도이 가스전 생산 개시로 우리나라 원유·가스 자주개발률을 올해 0.5%포인트, 생산이 최고치에 이르는 2013년에는 0.9%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공사는 베트남 이외에 해외석유개발을 위해 16개국 30개 사업에 참여, 하루에 약 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유망 신규사업은 카자흐스탄의 잠빌과 아다광구, 우즈베키스탄의 아랄해 사업 및 나망간과 추스트 광구, 아제르바이잔의 이남 광구, 러시아의 서캄차카 사업 및 티길과 이차 캄차카 육상 광구, 예멘의 16광구와 17광구 39광구 4광구, 나이지리아의 심해광구 321과 323광구, 미국의 산토사 보유 멕시코만 탐사 광구, 캐나다의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 등이다. 투자환경과 석유개발 잠재력이 좋은 ‘6대 전략거점’을 설정하고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6대 전략거점은 ▲나이지리아 등을 비롯한 서아프리카지역 ▲예멘 등 중동지역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지역 ▲러시아 등 동북아지역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캐나다 등 미주지역 등이다. 석유공사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2010년까지 7조원을 투자,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맞는 자주적 석유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석유공사 한 관계자는 “석유개발은 물리탐사부터 평가를 거쳐 상업적 생산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해외자원개발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뿐 아니라, 플랜드와 건설산업의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출입은행,베트남 협력 어떻게 베트남국책은행인 베트남개발은행(VDB)의 응우옌 호앙 쭝 부국장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후 미국 등 전세계에서 직접 투자가 밀려오고 있다.”면서 “고속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과 상수도분야, 교육·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쭝 부국장은 “특히 자원개발과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합작금융투자 방식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력이 있는 한국에서 투자를 하고,VDB가 현지에서 투자사업을 관리하면 ‘윈윈’구조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VDB는 우리의 수은과 산업은행을 합친 기능을 하는 국책은행이다. 수은측은 현재 베트남에 3개 사업 1억 7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했다. 투자조건은 3개 사업 모두 연 1.0% 금리로 지원되고, 거치기간 10년 포함해 30년 만기 상환이다. 호찌민 소재 수출입은행 리스회사 홍영표 사장은 “1% 금리로 지원하면 손해가 아니냐고 하지만, 원조가 들어가면 일종의 울타리가 쳐지는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들이 외국기업을 제치고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평균보다 사업기간이 연장돼 국가 차원에서 보면 실제로 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리나라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등 원조를 통해 진출의 디딤돌을 놓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자고나면 바뀌는 환경규제 수출 中企 냉가슴

    자고나면 바뀌는 환경규제 수출 中企 냉가슴

    일본 전자업체에 노트북 컴퓨터 가방을 수출하는 국내 A사는 지난 6월 제품을 전량 반품당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5억원가량. 가방 끈에서 미량이지만 납이 검출됐다. 수백만원을 들여 샘플을 분석해 ‘그린인증(국제적인 친환경인증)’까지 받았지만 최근 친환경 기준이 바뀌면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A사의 그린인증도 취소됐다. 일본 플라스틱 부품회사에 금형(金型)을 납품하는 국내 B사는 올 8월 현지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지난해 도입된 일본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통관당국에 화학물질 확인내역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일본업체는 영업기밀 등을 이유로 이 내역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성분 분석표를 B사에 보내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B사는 계약파기를 선언했고 이로 인해 고정 거래처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 열처리 및 코팅기술 개발비 등으로 10억원을 날렸다. 각국의 환경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납품중단, 계약해지 등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나라마다 환경규제 입법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자금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친환경 법안 줄줄이 입법 대기 1990년대 말부터 전세계적인 환경규제 흐름을 주도해 온 유럽연합(EU)은 2005년 8월 ‘친환경설계 의무지침(EuP)’, 지난해 7월 ‘유해물질사용 제한지침(RoHS)’, 올 6월 ‘신 화학물질 관리제도(REACH)’ 등 해마다 환경규제를 신설해 가며 대응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내년 이후에는 RoHS 적용 유해물질을 현행 6가지에서 대폭 늘릴 예정이며 화장품, 장난감 등에 사용되는 프탈레이트, 염화비닐수지 등 유럽내 수입도 금지시키기로 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환경규제 대열에 동참했다. 올 3월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을 신설했고 2010년까지는 철강제련, 시멘트 등 오염 유발 및 에너지 과다사용 14개 업종을 베이징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국가, 산업계 공동 대응 나서야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이정현 섬유기술연구소 팀장은 “내년에는 EU의 환경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바뀌는 각국의 환경규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무대응 교육 등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진해의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1차적으로 기업들 스스로 환경규제를 헤쳐나갈 역량을 갖추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관련 법령과 규제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어려워 제대로 맞춰나가기가 힘들다.”면서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호소했다. 국가나 산업계 차원의 공동대응도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EU의 RoHS 규제와 관련해 자국 기업에 불리한 규정을 수정하도록 입법 과정에서 EU측에 로비를 펼치고 있으며, 미국전자협회(AeA)도 EU집행위원회에 자국 업계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예외 규정을 두기 위해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달러 굴욕에 기업도 운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올초 기자들에게 “노조보다 환율이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수출 비중이 70%인 현대차로서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차값 경쟁력 약화가 강성 노조보다 더 직격탄인 것이다. 전망이 엇갈리는 국제유가와 달리 환율 추가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원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한목소리에, 수출기업의 한숨은 커져간다. ●연구기관, 기업 “환율 더 떨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 이후 달러화 향방’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장에 따른 주택시장의 침체로 소비가 위축돼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낮은 금리는 국제자본의 미국시장 탈출을 부추기게 된다. 단기수익을 좇는 투기자본(헤지펀드)들이 달러화 자산에서 원유나 원자재로 투자대상을 옮겨 달러가치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다. 보고서는 “달러화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미국경제의 회복 여부에 따라 하반기 추세는 변할 수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충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달러화 약세의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관측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4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곳 가운데 1곳(47%)은 “환율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올 연말까지 떨어진 뒤 안정”(33%), “현 수준에서 안정”(20%) 응답은 그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수출 채산성 등을 감안했을 때 감내 가능한 환율 수준으로 달러당 900∼910원을 가장 많이(27%) 꼽았다.910∼920원(18%)과 890∼900원(17%)이 그 뒤를 이어 900원선 안팎이 대체적인 한계선이었다.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09.8원이었다.900원선으로 떨어진 것은 10년 만이다. ●세금 인하·외환보유고 다변화 필요 기업들의 절반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수출 가격을 올릴 처지가 못된다고 하소연한다. 환율 하락분을 그대로 떠안는다는 얘기다. 비용 절감 등 온갖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자체 노력 만으로 “설상(환율) 가상(유가)의 위기국면을 탈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법인세 인하, 각종 규제 완화, 적절한 시장 개입을 통한 환율 변동속도 조절 목소리가 가장 크다. 유류세 인하 요구도 거세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류세 비중이 기름값의 58%”라면서 “최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51.9%)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보유고의 달러화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국가의 외환보유고 중 달러화 비중이 2000년 70.5%에서 올 6월말 현재 64.8%로 떨어졌다.”며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이 약화된 만큼 우리나라도 외환보유고의 자산 구성을 적극적으로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 ‘와이브로’ 국제표준 됐다

    한국 ‘와이브로’ 국제표준 됐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휴대인터넷)가 3세대(3G) 이동통신의 6번째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국내 토종 이동통신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회의센터에서 진행된 전파총회(Radio Assembly) 본회의에서 한국의 와이브로 기술을 3G 국제표준으로 승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97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는 2.5기가헤르츠(㎓) 등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현재 와이브로 도입을 준비 중인 40여개국은 물론 중동·남미 국가들도 와이브로 도입에 가세해 국내기업의 와이브로 세계시장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은 “와이브로의 국제표준 채택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쾌거”라며 “이번 표준 채택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개발에 이어,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이끌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하는 데 있어 국제표준 채택 여부는 그 위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와이브로는 또 3G 기술경쟁뿐만 아니라 4G 표준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와이브로는 CDMA2000,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등 이동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3G 국제표준과 달리 무선인터넷에서 출발한 기술로 망(網)의 설계·구축이 훨씬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와이브로의 국제표준을 반대하던 중국은 결의안에 자국이 반대했다는 내용을 적는 조건으로 물러났다. 중국은 자국의 3G 국제표준인 시분할연동부호분할다중접속(TDS-CDMA) 기술이 자리잡기도 전에 와이브로가 3G 국제표준이 되면 TDS-CDMA를 대체할 것을 우려해 반대해왔다. 독일도 빠른 시기에 음성 등 기술적 문제점을 연구·보완하자고 제의하는 것으로 반대 입장을 접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와이브로 무선(Wireless)+광대역인터넷(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다. 국제적으론 모바일 와이맥스라고 불린다. 시속 100㎞의 고속으로 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KT 등이 민·관협동으로 개발에 성공, 지난해 6월 KT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 한국이 마약 미드필더?

    한국이 마약 청정지역이라는 점을 악용해 우리나라를 중간 기착지로 삼고 중국으로부터 다량의 히로뽕을 몰래 들여와 일본 폭력조직 등에 팔아 넘긴 국내 최대 규모의 밀수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연예인과 유흥업소 직원 등 다수의 마약투약자 및 국내 판매조직을 함께 적발하고 유관기관과 공조해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류 밀수입 사범을 단속해 시가 600억원대에 이르는 마약류를 압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는 17일 중국에서 히로뽕을 대량 밀수해 일본 폭력조직에 밀수출한 혐의 등으로 김모씨 등 일당 13명을 적발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에서 22만여명이 투약할 분량인 시가 224억원의 히로뽕 6.74㎏을 7차례에 걸쳐 국내로 몰래 들여온 뒤 대부분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에게 팔아 넘기고 일부는 국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데워먹는 즉석 밥 제품 속 밥알 밑에 히로뽕을 숨겨 보따리상에게 맡긴 뒤 중국의 대련항 등지에서 페리호를 타고 출발, 인천항으로 마약을 들여왔다가 부산항에서 오사카항을 오가는 선박편에 물건을 실어 넘기는 등 치밀하게 단속을 피하려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부산지역 판매자로부터 히로뽕을 구입해 투약한 유흥업소 접대부 손모·이모씨를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마약을 받아 함께 여러 차례 투약한 가수 이모씨를 구속기소했다. 인터넷 상에서 활동 중인 모델 정모씨와 기업가 조모씨 등 모두 8명의 마약 투약사범이 사법처리됐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유비쿼터스 우체국 완성이 목표”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유비쿼터스 우체국 완성이 목표”

    “6개월이 6년 같습니다.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처럼 머리털이라도 뽑아서 분신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우정사업본부에서 소감을 묻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정 본부장은 ‘모바일(Mobile) 본부장’으로 통한다. 좀처럼 자리에 눌러앉아 있는 성격이 아니다. 몸을 바쁘게 움직여야 직성이 풀린다. 그는 취임 이후 매주 한 차례 이상 지방 체신청과 우체국을 찾고 있다. 직원 사기 진작 차원이다.‘총수’가 나타나 말단 직원들의 손을 잡고 등을 두드려주면 사기는 오를 수밖에 없다.6개월동안 찾은 지방만도 160곳이 넘는다. 국내뿐이 아니다. 지난 7일에는 몽골로 날아가 ‘한국·몽골·카자흐스탄 우정협력 공동위원회’ 설립 협정을 주도했다.6월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방문, 우정협력협정을 맺었다. 그는 “정보기술(IT) 때문에 (우정사업본부가)죽었다가 IT 때문에 살아났다.”고 ‘사활(死活)론’을 폈다. 편지가 인터넷 등의 발달로 급격하게 줄었을 때만해도 눈앞이 캄캄했다고 회상했다.“하지만 우정기술을 IT기술에 접목시키면서 우정사업본부가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유비쿼터스 우체국’ 완성이 목표”라며 “지금도 한국의 우정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우편사업단장 시절인 지난해 스위스 베른에서 개최된 만국우편연합(UPU) 총회에 참석,‘IT가 우정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발표를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른 나라 대표들은 우정사업 발전의 척도로 우체통이 몇개라거나, 자전거가 몇대라는 수준에 머물렀다. 디지털대 아날로그였던 셈이다. 주제 발표 뒤 세계 우정사업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우정사업 현대화에 나섰다. 물론 한국이 모델이다. 이집트, 알제리, 브루나이, 파키스탄 등도 우정사업본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우정IT 수출로 2457억원(우정 시스템 1700억원, 우편장비 757억원)을 벌어들였다. 올 상반기도 우편물 봉함기 등 716억원을 해외에 팔았다. 정 본부장은 “우정사업의 민영화 또는 공사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가 직영으로 우편사업을 하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가까운 일본도 최근 우정 민영화를 단행했다. 그는 “민영화 중간단계로 우정청을 설립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이미 우정사업본부는 독립채산제와 별도의 본부를 가지고 있는 등 우정청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외부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정경원호(號)’의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의 경영대상평가에서 고객만족경영대상 종합대상과 경영품질대상 종합대상을 받았다는 낭보였다. 글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별난 일 별난 사람들] (10) ‘세탁기 물박사’ LG 안인근 연구원

    [별난 일 별난 사람들] (10) ‘세탁기 물박사’ LG 안인근 연구원

    LG전자 안인근(47) 책임연구원은 ‘물 박사’로 통한다. 전세계 대부분의 수돗물을 조사·분석하다시피했다. 전자회사에 왠 물박사인가 싶겠지만 성능 좋은 전자제품, 특히 세탁기를 만들기 위해선 물 연구가 필수적이다. 안 연구원은 “비누가 잘 풀리는 연수와 잘 안 풀리는 경수처럼 나라마다 물은 다르다.”면서 “물에 따라 세탁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전자회사가 물을 연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 연구원은 지난 1987년 LG전자에 입사했다. 발령받은 부서가 세탁기사업부였다. 급수·배수장치, 물감지 스위치 개발업무를 하면서 물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생 시절엔 세탁소에서 연탄불로 스팀을 만들어 와이셔츠를 다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런 안 연구원에게 2004년 ‘스팀트롬’ 개발과제가 떨어졌다. ●스팀트롬 개발의 주역 그는 현 사업부장(사장급)인 조성진 부사장이 “출장을 다니다 온수를 틀어놓은 욕탕에 양복을 걸어두면 주름이 펴지는 걸 보고 스팀트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발한 스팀발생기로 빨래하기를 1년여, 드디어 걸작인 스팀트롬을 세상에 공개했다. 스팀트롬은 고농도의 세제수와 98℃ 고온의 스팀을 분사해, 세제수로 세탁물을 적시고 스팀으로 때를 불려서 세탁하는 신기술이다. 그가 개발한 스팀발생기는 스팀트롬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다. 스팀의 힘으로 온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전기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그는 이 스팀발생기로 지난해 6월 우리나라 최고의 신기술에 수여하는 장영실상을 받았다. 스팀트롬이 출시되자 국내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렇지만 해외수출에 역점을 둔 제품인 만큼 세계 각국의 물 관련 자료가 필요했다. 때문에 안 연구원은 스팀발생기를 가지고 해외를 돌며 직접 시험했다. 조사·분석과정을 통해 스팀에 부적합한 수돗물을 발견했다. 석회질이 많은 스페인 발렌시아의 물이었다. 그는 물을 구하러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 각지 돌아다니며 물 연구 발렌시아에 도착한 안 연구원은 마트에서 대형 생수통을 여러 개 샀다. 그러곤 마트 앞 분수대에 물을 버리고 발렌시아의 물을 담았다.“비싼 생수를 다 쏟아버리는 걸 보고 지나가던 스페인 사람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죠.”라고 안 연구원은 당시를 떠올렸다. 이렇게 공수된 80ℓ의 발렌시아물은 지난해 선보인 수출용 스팀트롬의 바탕이 됐다. 현재 스팀트롬은 해외 세탁기시장 공략의 선봉장이다.LG전자는 미국에 진출 4년만인 지난 2·4분기 드럼세탁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스팀트롬이 뒤를 받친 결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8월 해외여행객 ‘피크’… 여행수지 16억弗 적자

    휴가철 해외 여행객과 유학·연수생이 급증하면서 지난 8월 중 여행수지 적자가 15억 9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8월까지 여행수지 누적적자는 1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여행수지뿐만 아니라 특허권 사용료가 대폭 늘어나는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8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8월 중 경상수지는 6억 103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15억 5320만달러 흑자에 비해 흑자 폭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들고,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 적자액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4월 20억 781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흑자로 반전돼 5월부터 8억 3910만달러,6월 12억 7340만달러,7월 15만 5230만달러로 흑자폭을 키워왔으나 8월에는 6억 1030만달러로 흑자폭이 둔화됐다. 상품수지는 수출호조로 29억 4300만달러 흑자를 냈으며 전월 30억 441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은 감소했다. 소득수지는 대외이자수입 증가에도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9000만달러 축소된 4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8월 중 서비스수지 적자는 24억 4520만달러로 전월 16억 8820만달러에 비해 7억 57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적자폭을 계속 키워오고 있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여행수지 적자는 15억 9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5억 2550만달러를 지출한 데 비해 내국인은 해외에서 21억 1550만달러를 썼다. 구체항목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유학·연수경비로 해외에서 5억 9170만달러를 썼지만 외국인들은 겨우 720만달러를 썼을 뿐이다. 해외여행에서 내국인은 11억 9580만달러를 지출했고, 외국인은 국내여행에서 2억 8590만달러를 썼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안락의자’ 앉은 정부

    ‘안락의자’ 앉은 정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펀더멘털은 괜찮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한국호’를 부도직전까지 몰고 갔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국제금융이 요동치고 세계 경제가 살얼음을 걷는데 정부는 ‘필요시 적절한 조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위기불감증이라도 걸린 듯하다.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21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로 불안해 하고 걱정하는데 (미국과는)상황이 다르고, 우리는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부동산 대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관리해왔다.”며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거듭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정부지출의 제한을 권고했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을 7.9% 늘렸다. 그러면서 팽창예산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달러화 약세로 환율하락이 예상돼 수출전망은 불투명하고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5% 달성은 불투명한 데도 여전히 큰소리만 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미국의 금리인하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시도 반등했고 미국의 실물지표도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1회성 극약처방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세계경제의 상황을 보는 시각이 심각하다. 인플레이션 가속과 미국 경기의 후퇴, 이에 따른 달러가치 급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물가는 오르면서도 경기는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한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1일 의회 청문회에서 현재 상황을 ‘신용위기’라고 표현했다.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는 “신용경색 여파로 세계경기가 둔화돼 지구촌 경제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8월 중 경기선행지수는 최근 6개월 내 최대폭인 0.6% 하락했고 고용지표와 소비심리도 위축됐다.OECD와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부실대출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미 주택 값은 3%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주택시장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버냉키 의장은 추가적인 금리인하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시장 불안도 커지게 된다. 미 금리인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달러화 약세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가속화,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달러화 표시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국제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해 자본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달러화로 거래되는 만큼, 산유국들이 달러화 약세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유가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경제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되며 예산도 보수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은 7.9%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경상성장률 7.3%보다 높다. 조세수입만으로 예산지출을 충당하지 못해 국채도 8조원 이상 발행해야 한다. 지난 6월 OECD는 “한국의 재정은 적자가 확대되는 만큼 정부 지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IMF도 “고령화가 대규모 재정압박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몇년간은 증세보다 세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올해 300조원을 돌파한 뒤 내년에는 313조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백문일 박찬구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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