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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이야기] (35) 보육시설

    [서울 이야기] (35) 보육시설

    서울이야기는 34회 ‘도시마케팅’을 끝으로 문화분야 이야기를 마무리했다.35회부터는 보육시설을 시작으로 서울의 보건복지분야를 다룬다. 산후 휴직기간이 끝나는 3월부터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 K(29세)씨에게 가장 큰 고민은 아이 맡길 곳을 찾는 것이다. 이제 갓 돌을 넘긴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어려운 일이다. 먼저 집으로 와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을 고려해보았지만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홀가분하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나 동료들을 바라보자니 몸이 불편하셔서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드릴 수 없는 친정부모님과 지방에 계신 시부모님이 원망스럽기조차 하다. 바라 보고 있자면 한없이 소중해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는 내 아이. 도대체 이 아이를 어디에, 누구의 손에 맡길 수 있을까.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K씨는 1년의 산후휴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회사측의 매우 특별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보육시설을 찾느라 이리저리 다니는 동안 K씨는 직장 내에 혹은 직장과 가까운 곳에 회사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아이와 함께 출·퇴근하고 혹시라도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언제라도 아이에게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아이를 두고 있다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접으면서 K씨는 먼저 집근처의 놀이방과 어린이집을 수소문해보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로부터 괜찮다고 소문이 나 있는 어린이집과 놀이방을 몇군데 방문해보았지만 딱히 마음 편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린이집 실태 ‘00 어린이집’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육시설은 설립주체에 따라 국공립보육시설, 법인 및 민간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가정보육시설과 부모협동보육시설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은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아이들을 돌보지만 오후 9시 반 이후까지 운영되는 어린이집(시간연장형 시설)과 일요일 및 공휴일에도 운영되는 어린이집(휴일보육시설)이 있다. 또한 0세부터 36개월 미만의 영아만을 보육하는 영아전담보육시설과 장애아동을 보육하는 장애아전담보육시설, 그리고 3명 이상의 장애아를 비장애아동과 통합하여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아통합 보육시설 등 부모와 아동의 필요와 여건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보육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2005년 6월 현재 서울시에는 총 5,323개의 보육시설이 있다. 시설유형별로는 민간 개인어린이집이 2364개로 가장 많아서 서울시 전체 보육시설의 44%가량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가정보육시설(놀이방)로 총 2079개이며, 국공립시설은 전체 시설수의 약 10%에 해당하는 544개이다. 전체 보육시설을 숫자상으로 보았을 때 적은 숫자는 아니다. 실제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운영되는 시설(특히, 민간시설의 경우)이 다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많은 부모들이 입을 모아서 아이 맡길 곳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일까. ●내 아이를 맡길 만한 곳이 없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아이를 어디엔가 맡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서인지 신문이나 TV에서 ‘어린이집’에 관련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K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일부 어린이집의 비위생적이고 불량한 급식, 안전사고, 영유아 학대 등 일련의 사건들이 떠오르면서 불안과 의심에 가득찬 시선으로 시설들을 돌아보는 K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정말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만한 시설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K씨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구립어린이집이다. 젖먹이 아이들을 돌보는 영아반이 있고 시간연장형 보육시설로 지정된 곳이어서 퇴근시간이 늦은 K씨에겐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지금은 정원이 다 채워져 있다는 말에 아이의 이름을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으며 돌아와야만 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민간시설보다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이 민간어린이집에 비해 보육료가 저렴하기도 하지만 정부에서 관리·감독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보육의 질이 더 나으리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공립시설의 숫자는 시설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 다음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시설을 찾는 것이다. 서울시에는 다양한 규모의 다양한 보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민간보육시설이 있다. 때문에 한마디로 민간보육시설을 특징지어 말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 민간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조사대상 민간시설의 45%가 보육환경으로 적합하지 않은 상가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2005). 더욱이 조사대상 시설 중 60%가 임대시설이었고,40%가량이 시설설치, 운영과 관련하여 부채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민간보육시설에서 질적으로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에 따라 보육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모가 참여하는 보육서비스 평가를 실시하여 전체적인 보육의 질을 높이고 우수 보육프로그램을 발굴하여 보급하고 있다.2004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서울시 보육시설 서비스 평가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서울시에 소재한 전체 보육시설 5000여개에 대한 서비스 평가가 완료된다. 특히 서울시 평가는 건강관리와 안전에 대한 집중적인 질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보육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보육교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육교사 처우수당을 지급하고 우수보육교사를 선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보육시설에 대해 환경개선비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집 선택은? 보육시설은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고, 사랑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곳, 아동이 재미있게 학습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보육시설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중앙보육센터는 좋은 어린이집을 선택하는 요령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첫째 정보를 수집한다. 좋은 보육시설을 찾는 것은 숙제를 하는 것과 같다. 가능하다면, 보육시설을 선택하기 전에 여러달에 기본적인 정보를 얻도록 한다. 우선 보육정보센터에서 집에서 가까운 보육시설의 명단을 알아본 후 그 중에서 동료나 주위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도 요긴한 방법이다. 둘째, 추천을 받은 보육시설이나 집주변의 보육시설 중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최소한 3곳 이상의 보육시설에 연락을 취해서 방문 일정을 잡는다. 셋째, 전화로 연락을 취한 보육시설을 직접 방문하도록 한다. 보육시설을 방문해 따뜻하게 맞아주는지, 아이와 부모에게 보육시설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하는지, 보육료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하는지를 눈여겨보도록 한다. 원장님과 면담 시에는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식단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차량은 운행하는지 등을 물어보도록 한다. 넷째, 참고할 만한 사람을 알아본다. 아이의 선생님을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각 시설의 보육교사에게 그 곳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님의 연락처를 최소한 두 군데 이상 부탁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다른 부모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 수집한 정보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질문이 생기면 다시 연락을 해서 알아본 후 결정한다. 만약 보육시설에 오고자 하는 아이들이 많으면 입소대기자 명단에 아이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둔다. ●보육료, 얼마나 내나 어렵게 어린이집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매달 시설에 내야 하는 보육료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시의 보육료 수납한도액은 연령별, 시설유형별로 산정돼 있다.3세 이상 아동의 경우 국고보조시설 15만 3000원, 민간보육시설 19만 8000원, 가정보육시설은 22만 5000원으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으며 보육시설의 시설장은 수납한도액 범위 내에서 부모와의 협의하에 수납액을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부모가 기대하는 양질의 보육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수준의 보육료 산정방식과 보육료 자율화에 대한 논의 등 보육료를 둘러싼 논쟁이 최근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에 대한 차등보육료 지원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보육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에 대한 보육료 지원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60% 이하인 가정의 아동에 대해 부모의 소득에 따라 연령별 정부지원단가를 기준으로 100%,80%,60%,30%로 차등 지원하고 부모는 그 차액을 납부하도록 한다. 이외에도 도시근로자가구의 평균소득 이하인 가정에서 두 자녀 이상을 보육시설에 보내는 경우 보육료의 일정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즉, 연령별로 각각 20%에 해당하는 보육료를 지원받고 나머지 차액만을 시설에 납부한다. 또한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 80%수준 이하인 가정의 만 5세아가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정부지원단가인 15만 3000원을 100% 지원받는다. 장애아의 경우는 부모의 소득이나 장애의 정도와 관계없이 정부지원단가를 100%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서울시에서는 서울시민의 셋째 이후 자녀(2002년 3월1일 이후 출생자)의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보육, 누구와 이야기할 수 있을까 보육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서핑하던 K씨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시보육정보센터 홈페이지(http://children.seoul.go.kr/)를 발견했다. 원하는 지역 내에서 원하는 유형의 보육시설을 찾아주는 맞춤형 보육시설 검색서비스인 인포맵(Info-Map)서비스를 발견하고 가까운 곳의 영아전담시설을 찾아 먼저 살펴보고 몇 개 시설의 전화번호를 메모해두었다. 서울시보육정보센터는 서울시의 보육시설을 지원하고 부모들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교육과 상담, 보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보육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녹색장난감도서관은 아동발달에 적합한 장난감 및 교재교구를 각 가정에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또한 놀이프로그램과 함께 실시하는 부모모임과 부모상담을 통해 자녀양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족상담을 통한 부모역할을 지원하고 있다. 많은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양육하면서 정확한 정보, 전문적인 정보의 부재로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보육정보센터의 부모상담은 매우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2005년 현재 서울시에는 서울시보육정보센터와 관악구보육정보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성동구보육정보센터가 문을 열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제공뿐 아니라 지역사회차원의 육아지원으로 그 기능을 확대해가는 보육정보센터는 부모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설치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퓰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영유아의 교육이나 학습에 대한 관심은 지나친 반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연령별 교사 대 아동 비율은 얼마인지, 아동 1인당 어느 정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지, 어린이집에서 부모와 아동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모의 참여와 관심은 보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004년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은 개별 보육시설 내에 부모와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의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성부가 발표한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어린이집 중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 경우는 16.4%에 불과하다.‘향후 설치하겠다.’는 의사 또한 3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믿을 수 있는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순간 부모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부터 부모에게는 시설의 보육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역할과 책임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키우는 것은 정부와 지역사회 그리고 부모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기억해두자. 김선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부 부연구위원
  • ‘우리 인재’ 찾아 美로

    우리은행이 미국 경영학 석사(MBA) 출신 인재에 대한 ‘입도선매(立稻先買)’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김창호 인사담당 부행장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로 파견, 미국 30위권 MBA스쿨 1년차를 대상으로 인터넷 서류심사를 통해 미리 추려놓은 40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면접에서 선발될 15명의 MBA 1년차들은 오는 6월부터 2개월간 우리은행 본점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친 다음 평가를 통해 내년 가을 졸업 후 정식사원으로 채용될 예정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미스도 여대생도 거짓말

    미스도 여대생도 거짓말

    『아무도 모르는 외국에 가서 살고 싶어요』-「미스·코리어」진(眞)을 자퇴한 김지연양은 이마를 짚었다. 가인박명(佳人薄命)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녀의 경우는 가인박복(佳人薄福)이라고나 할까. 거국적인 미녀뽑기에서 아무튼 제1위를 차지한 여자다. 진을 자퇴하고 주최자로부터 자격을 박탈당한 이유가 응모자격에서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이지, 그 자태나 용모에 있어서 모자람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 본명 김정혜(金正惠), 마감 이틀 전 미장원 마담 권유로 응모 세상을 놀라게 하고 이러쿵 저러쿵 풍문이 시끄럽게 나돈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요즘 자택(서울특별시 갈월동)에서 바깥 출입을 일절 금하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방 한구석에 박혀 산다. 일이 모두 수습이 되고 잠잠해질 때까지 얼굴을 내놓기가 싫은 심정이다. 자퇴한「미스·코리어」김지연양의 본명은 김정혜. 1949년 6월 30일 생이니까 만 20세. 본적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5가 287의 1. 평소 자주 드나들던「센추리」미용실「마담」의 권유로「미스·코리어」서울 예선에 응모한 것이 대회 이틀 전인 4월 25일. 응모자「프로필」난에 소개된 金양은 - . 『 … 현재 숙대(淑大) 가정과에 재학 중인 金양은 서울 태생으로 올해 나이 20세 … . 결혼문제엔「아직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엉뚱하게도「40세가 되면 생각해 보겠다」고. 신장 166, 무게 51, 36-23-36』으로 되어 있다. 4월 27일 상오 10시 대한체육회관에서 열린 서울예선대회에서 金양은「미스·서울」9명 중에 뽑혔다. 전국 결선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은 것이다. 운명의 5월 1일 밤 9시 35분. 장충체육관에서 1만여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미스·코리어」진으로 선발되는 순간 金양은 정신이 아찔했다. 당선의 감격은 벅찼는데 그날부터 소문나기 시작 『뜻밖의 영광에 뭐라 할 말을 잊었다』며 감격에 벅차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감격은 잠깐, 다음날부터『「미스·코리어」진은「미스」가 아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입이 빠른 미용실, 양장점 사이로 소문은 삽시간에 확산. 이렇게 되자 金양은 5월 7일자로「미스·코리어」진 사퇴서를 냈다. 심사위원회의 재심이 있고 5월 9일자로 주최측 지상을 통해『1969년「미스·코리어」진으로 당선된 김지연양은 본 대회 선발규정에 의하여 그 자격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으며, 이에 따라 본인이 자퇴하였으므로 당선을 취소합니다』로 정식 발표되었다. 金양은 감격 9일만에「미스·코리어」의 왕관을 되돌려 주어야 했던 것이다. 취소되자 숙대선 “그런 학생 없다” 공한(公翰) 이렇게 되자 金양의 출신교로 알려진 풍문(豊文)여고와 숙대측에서도 해명공한을 냈다. 金양이 학교를 졸업하거나 다닌 사실이 없다는 것. 먼저 숙대측이 재학한 사실이 없음을 10일자 공한으로 각 신문사에 밝혔다. 다음은 숙대측 공한 전문. 『1969년「미스·코리어」당선자에 대하여 금년「미스·코리어」진으로 당선되었다가 그 자격이 취소된 김지연양에 대하여 그가 자칭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이라고 보도된 바 있으나 본 대학교에서는 그의 학적을 둔 사실이 전혀 없사옵기 이에 알려드리오니 보도에 정확을 기하는데 협조하여 주시기 바라며 선에서 진으로 당선된 임현정양은 본명이 임희선으로서 본 대학교 영문과 3학년에 재학 중임을 확인하는 바입니다. 1969년 5월 9일.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처장』 당사자인 金양과 그 가족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역시 공한 낸 풍문여고엔 고3까지 다닌 것은 사실 그러자 이번엔 金양이 다녔던 풍문여고측에서도 공한을 띄웠다. 다음은 공한 전문 - . 『「미스·코리어」진 김지연의 학력사항 정정의 일 - 금번「미스·코리어」진에 당선되었다 취소된 김지연이 본교 졸업생인양 보도된 바 있으나 본교 졸업한 사실이 없음을 통보하오니 학력사항을 정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969년 5월 10일. 풍문여자고등학교장』 알고 보면 金양이 풍문여고를 다닌 것은 사실. 그러다 고3 되던 해인 67년 5월 가발을 쓰고 어떤 군인과 극장에 갔다가 여선생에게 적발되어 자퇴형식으로 제적을 당한 것이다. 한편 金양은 여고시절부터 사귀어오던 김태문(23·무직)씨와 그 해(67년) 10월 31일 서울 동원예식장에서 화촉을 밝혔다. 金양이 정식으로 김태문씨의 호적에 결혼신고 된 것은 그 이듬해인 68년 10월 28일자. 이런 金양은 왜「미스·코리어」선발대회에 출전할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9일만의 여왕」金양이 밝히는 그 전모는 다음과 같다. 요정 나간다는 건 뜬소문, 그 집 마담과 친한 사이뿐 - 추천자인「센추리」미용원의 유숙자「마담」과 알게 된 것은? 『제가 그곳을 단골로 다녔거든요. 「미스·코리어」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그 집에 다니고 있었어요』 - 소문으로는 거의 매일 다녔다는데 그럴 필요가 있었나요? 『1주일에 한 번 아니면 두 번이었어요. 매일 나갈 돈도 없었구요』 - 듣기로는「바」에도 나갔다느니 혹은 한남동에 있는 간판 없는 고급요정에 나갔다는 말도 있는데. 『아니에요. 제가 이렇게 취소가 되니깐 별의별 말이 다 나오는 거예요. 그 집「마담」과 개인적으로 친해서 잘 어울려 다녔어요. 그 소문이 난 것이겠죠. 저의 집은 그런 장소에 안 나가도 괜찮을 만큼은 삽니다. 무슨 필요가 있어서 술을 따르러 나가겠어요?』 그녀의 조부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있는 일간신문 C일보의 초대편집국장을 지냈다. 아버지 金씨는 현주소에 대지 280평의 4층짜리「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땅값이 평당 10만원은 되는 곳. 그 부동산 값만 해도 2천 8백만원은 된다. 딸에게 충분한 용돈은 안 주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궁색하게 딸의 벌이로 살아나가야 하는 그런 가정은 아니다. -「콘테스트」에 나가는 것을 부모님들이 알고 있었어요? 『전혀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예선에 당선된 뒤 신문을 보고 부모님이 아셨습니다. 그래서 주최자측은 제가 고아가 아닌가라고 몇 번이나 묻기도 했어요. 어머니는 결승날에 겨우 2백원짜리 표를 사서 입장했습니다』 막상 진으로 뽑히고 보니 미녀를 낳은 모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취소가 되었을 때의「쇼크」와 집안 체면 걱정이 컸을 것이다. 金양의 어머니는 지병인 고혈압이 도져 요즘 매일 병원에 다니고 있다. - 이미 기혼자이고 숙대에도 다니지 않았는데 어떻게「미스」로 둔갑하고 숙대 재학 중이라고 학력을 속였습니까? (응모요령 중의 자격규정에는「1951년 7월 1일 이전에 출생한 미혼여성」으로 되어 있다) 『처음부터 저는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서울 예선이 박두해서 미용원측에서 자꾸 나가라고 부채질 했어요. 저는 숙대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콘테스트」가 있기 훨씬 전에 미용원에서 직업이 뭐냐고 묻기에 어물어물 숙대에 다닌다고 했구요, 여자가 또 자기가 기혼여성이라고 미용원에서 밝힐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딱 잘라 말하지 않은 것이 큰 잘못이었어요. 「마담」이 다 적당하게 적어 넣으면 된다기에 맡겨버렸죠』 - 학교관계는 결격이유가 안되겠지만 호적에 버젓이 기혼녀로 되어 있는 것을 몰랐나요? 『호적에까지 그렇게 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결혼을 한 일은 있었죠. 그렇지만 입적은 하지 않았고 사실상 별거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는 미혼일 줄로만 알고 있었어요』 -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저는 67년 10월 31일에 결혼식을 올렸지만 4개월 뒤에는 친정으로 돌아왔어요. 그 이후 계속 별거 중입니다. 그리고 저와 김태문씨와는 이혼하기로 서로 서약서까지 쓴 것이 있어요』 그 서약서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었다. 『1968년 10월 21일 이후에 본인 김태문은 김정혜와 해어질 것을 약속함. 21일까지 김정혜는 김태문과 같이 있어야 됨. 만약 이 약속을 이행치 않을 시는 모든 것이 무효임. 헤어지지 않을 시는 내 목숨을 끊음. 1968년 10월 18일. 본인 김태문(지장), 김정혜(지장)』 이러한 서약서를 교환한 뒤 10월 28일에 남자쪽이 멋대로 입적시켰다는 것이며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다. - 학력관계는 어떻든 결혼문제에서는 법률적으로「미스」를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군요. 『네, 그런데 제가 호적상 기혼자로 되어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호적을 펴 보니 정말 그렇게 되어 있어요.』 -「미스·코리어」로 당선되면 외국에 나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다는 소문인데. 『별의별 소문이 다 나죠. 세상사람들 마음대로 지껄이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지금 심경은 외국에 나가고 싶습니다』 - 진으로 뽑혔다는 자부 같은 것은 있겠죠? 『네, 거기 나온 사람들 중에서 하필이면 제가 진으로 뽑혀 이렇게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 세상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배운 점이 있다면? 『저를 뽑아주신 주최자에게 감사드리고 싶구요. 그 다음에는 어린 제가 앞으로는 만사 행동을 신중히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찮은 저로 인해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다는 점을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 시아버지는 “며느리 잘못 둔 덕에 기막혀” ◇ 김태문씨 아버지의 말 창피해서 더 말하고 싶지 않다. 며느리 한번 잘못 둔 덕택에 얼굴도 제대로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둘이 서로 알기는 우리애(태문)가「카투사」로 미8군에 근무할 때부터다. 둘이 좋다는데 부모가 어쩔 도리가 있는가? 정혜가 학교를 그만두던 해인 67년 가을에 서울 동원예식장에서 식을 올려주었다. 혼인을 끝내곤「벌리」에 있는 우리 집에서 살았다. 그러다가 그 이듬해(68년 2월) 둘이 따로 나가서 살아보겠다기에 다 큰 애들을 굳이 시부모 밑에 잡아둘 생각도 없었기에 살림을 내보냈다. 처음 저희들 말로는 신촌 어디다 전세방을 얻는다기에 그런 줄만 알았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친정집에 가서 같이 산 모양이다. 「미스·코리어」로 뽑힌 다음 친정집 두 처남이 찾아와『제발 이혼을 해주어야 이번 일이 무사해진다』면서 이혼하자기에 너무 어이없는 일이 되어서 돌려보냈다. 그 다음날은 어떤 회사에서 찾아와 또 그런 이야길 하길래『며느리한테 속은 것도 괘씸한데 당신네 사업을 위해 이혼하라니 무슨 소리냐?』고 호통을 쳤다. 호적만 해도 그렇지 양가 부모가 다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까지 올려놓고서 시집에서 결혼신고한 게 뭐가 잘못이냐? 오히려 결혼식 직후에 호적에 안올린 것이 차라리 글렀지, 안그래요? 사람이 결혼하고 이혼하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 서로 마음잡고 잘 살기를 빌 뿐이다. 지금 우리 아들은 자살하기 직전의 상태이니 그 애를 만나야 더 충격을 줄 뿐이다. 제발 애비로서의 부탁이니 우리 아들을 만나는 것만은 그만둬 주시오. [ 선데이서울 69년 5/18 제2권 20호 통권 제34호 ]
  • [독일월드컵 2006] 獨월드컵 ‘주심 한·일전’

    ‘끝나지 않은 한·일 축구전쟁.’ 독일월드컵 본선무대에 주심을 배출시키기 위한 한국과 일본이 자존심을 건 ‘심판 전쟁’에 돌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초 주심후보 46명을 발표하면서 오는 3월 30명의 주심을 최종선발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은 4장으로 현재 6명이 각축이다. 한국의 권종철(사진 왼쪽·43)씨가 일본의 가미가와 도루(오른쪽·43)와 동아시아 몫을 1장을 놓고 경합중이다. 권종철씨는 “심판으로서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 이상으로 영광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경력, 체력 테스트, 메디컬 테스트, 어학 테스트는 기본이고 정치적 힘까지 동원된다. 체력 테스트는 축구가 스피드업되면서 한층 강화됐다. 한·일월드컵 때는 2700m(12분내),200m(32초내),50m(7.5초내)를 측정했다. 그러나 독일월드컵에선 40m(6.2초내)를 6차례 반복한 뒤 150m(30초내)를 뛰고 50m를 걷는 테스트를 무려 30차례나 반복한다. 변경된 테스트를 지난해 6월 세계청소년대회 때 도입한 적이 있는데 14명의 심판이 중도하차했다. 평균 1∼2명만이 탈락한 예전과 비교하면 강도를 실감할 수 있다. 권종철씨는 요즘 체력강화를 위해 하루종일 헬스장에 살다시피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외교력이 가장 큰 변수다. 한국과 일본은 가능한 모든 채널을 가동,‘입김’을 불어넣고 있다.98프랑스월드컵부터 주심을 배출한 일본은 3회 연속 주심 배출에 도전한다. 소속 대륙 축구연맹의 의사가 중요한데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 가운데 70%를 후원하고 있음을 강조한다.‘돈’을 볼모로 일본이 기세를 높이고 있는 것. 또 가미가와 심판이 한·일월드컵 주심을 본 경력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일월드컵 김영주 심판에 이어 2회 연속 주심을 노리는 한국도 권종철씨를 중요경기 심판에 배정하고 국제회의에 적극 참가시키면서 ‘맞불’을 놓았다. 권씨는 한·일월드컵때 후보에는 올랐지만 아쉽게 탈락,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권종철씨는 “FIFA 부회장국인 만큼 우리의 축구 위상도 상당하다.”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부풀렸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만리장성’ 넘어 金맥 캔다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6월 독일월드컵까지 숨가쁘게 달음질칠 스포츠계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1∼15일)으로 올시즌을 마감한다.‘2006 스포츠빅뱅’은 4회부터 2008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이 될 아시안게임의 금맥을 짚어본다.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6월 독일월드컵까지 숨가쁘게 달음질칠 스포츠계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1∼15일)으로 올시즌을 마감한다.‘2006 스포츠빅뱅’은 4회부터 2008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이 될 아시안게임의 금맥을 짚어본다.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 탁구는 언제부턴가 한국 구기종목의 희망이었다.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구기종목 금메달을 땄지만 중국의 출현과 세대교체 실패로 한 동안 주류에서 밀려났다. 이후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서 ‘금맥’을 터뜨렸고 91지바세계선수권에선 남북단일팀으로 정상에 우뚝 서며 ‘코리아’의 자부심을 한껏 곧추세웠다.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은 세계대회 이상 어렵다. 올림픽에선 유럽세가 중국을 견제해주지만,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을 저지할 대항마가 오직 한국뿐이어서 힘겨운 승부를 예고한다. 그렇지만 한국은 86아시안게임 이후 대회마다 금메달로 중국의 독주를 저지했다. 지금까지 금 9, 은 11, 동 17개. 대표팀은 이번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금맥 캐기’를 거르지 않을 각오다. 선발전을 거친 남녀 각 10명의 대표선수와 함께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에 따라 선발전을 면제받은 오상은(KT&G·6위)과 유승민(삼성생명·8위), 김경아(대한항공·6위)가 상비군에 포함된다. 생존게임을 이겨낸 남녀 각 5명만이 4월 독일 브레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4월24일∼5월1일·단체전)과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남자복식을 주목하라 ‘만리장성’을 넘기가 결코 수월하지 않지만 탁구협회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두터움을 자랑하는 남자 쪽에 내심 금·은 각 1개를 기대한다. 협회 윤성수 사무차장은 “오상은-이정우조가 버틴 남자복식이 믿음직스럽고 남자 단식·단체전도 한 번 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실력은 4대6으로 열세지만, 당일 컨디션과 분위기가 크게 좌우하는 만큼 이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도 “최근 중국의 마린과 왕하오가 눈에 띄게 하향세인 반면, 오상은과 이정우가 상승세를 타 유승민과 주세혁이 회복하면 결코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짝꿍을 이룬 오상은-이정우(21위) 조는 오픈대회 복식 4관왕을 달성하며 ‘명품 복식조’로 떠오른 데 이어 지난달 그랜드파이널 4강전에서 중국 최강 복식조인 왕리친(1위)-첸치(9위)조마저 제쳐 금빛 기대를 부풀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새 5000원권 발행…초중고 월2회 주5일 수업

    [새해 달라지는 것들] 새 5000원권 발행…초중고 월2회 주5일 수업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의 주5일제 수업이 월 1회에서 2회로 늘어나고 저소득층 지원이 강화된다. 부동산 관련 세제도 대폭 바뀔 예정인데,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여서 유동적이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법령·제도 등을 요약한다. ■ 세제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강화된다. 과세방법도 사람별 합산에서 가구별 합산으로 바뀌고, 과표적용률은 공시가격의 50%에서 70%로 올라간다.▲비(非)사용토지에 대한 종부세 기준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된다. 주택과 마찬가지로 과세방법은 사람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된다.▲개인간 주택거래에 대한 취득세는 2%에서 1.5%로, 등록세는 1.5%에서 1.0%로 내려간다. 과표는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뀐다.▲1가구 2주택·비사업용 나대지·잡종지·부재지주 소유 농지·임야·목장용지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가 과세된다.▲연말정산 서류가 대거 전산화돼 신고절차가 간편해진다. 카드사를 비롯한 영수증 발급기관이 연말정산 자료를 협회나 교육부·노동부 등을 통해 국세청에 일괄 제출하는 것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납세자들은 증빙서류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퇴직연금 불입액에 대해 기존의 연금저축불입액(연간 소득공제 한도 240만원)과 합쳐 연간 3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가 허용된다. 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수령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6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올라간다.▲장기주택마련저축은 현재 18세 이상 가구주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여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25.7평 이하라도 주택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여야 한다.▲국외로 이주할 경우 1가구 1주택이더라도 출국 후 2년 안에 주택을 양도해야 보유·거주 요건에 관계없이 비과세된다.▲1주택자 중 주택마련저축불입액 소득공제 대상자가 국민주택 이하 1주택 소유자에서 가입당시 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인 국민주택 이하 1주택 소유자로 축소된다.▲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에서 빠지고 연 9%의 저리로 분리과세하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은 그동안 20세 미만 가입자도 연간 불입액 1500만원까지는 혜택을 부여했지만 내년 가입자부터는 이런 혜택이 없어진다. ■ 자치행정 ▲공무원의 휴가 일수가 조정돼 경조사 휴가 중 본인결혼(7일), 배우자 출산(3일)만 현행대로 유지하고 부모 사망은 7일에서 5일로, 조부모 사망은 5일에서 2일로, 자녀·자녀의 배우자 사망은 3일에서 2일로 축소된다. 자녀 결혼과 형제자매 사망, 탈상 등 나머지 경조 휴가는 모두 폐지된다.▲출산휴가(90일), 재해구호휴가(5일이내), 임신검진관련 보건휴가(1일)만 현행대로 유지하고, 생리로 인한 보건휴가는 무급으로 바뀐다. 포상휴가(현행 6일이내), 장기재직휴가(현행 10일), 퇴직준비휴가(3개월) 등은 모두 폐지된다. 공무원의 연가 일수도 현행 4∼23일에서 3∼21일로 재직기간에 따라 1∼2일씩 단축된다.▲1억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의 명단이 공개된다.▲지방의원에게 지급하는 회기수당이 월정수당으로 변경돼 사실상 급여로 전환된다. 지급기준은 자치단체별로 구성되는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소득수준과 지방공무원의 보수인상률,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조례로 정한다. ■ 과학 ▲연구개발(R&D)의 기획·자문·평가기능을 수행하는 ‘연구기획평가사’ 자격증 시험이 6월 실시된다.▲그동안 부처별로 달리 운영되던 7개 신기술 인증제도가 ‘신기술(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제도’와 ‘신제품(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제도’로 통합, 운영된다. 공공기관 우선구매와 신기술 구매촉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 환경 ▲수도권 지역에 공급되는 휘발유·경유의 품질을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한다. 환경품질등급은 5개 등급으로 나뉘며 최고등급은 별 5개(★★★★★), 최저등급은 별 1개(★)로 표시된다.▲비사업용 자동차의 정밀검사 대상 차령이 승용차는 7년에서 4년으로, 기타 차량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사업용 자동차는 승용차는 현행 기준(차령 2년)이 유지되지만 나머지는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 농림 ▲농업정책자금 취급은행이 협동조합 등 생산자 단체 위주에서 시중은행으로 확대된다.▲2006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농어민들의 상호금융자금 5조 9000억원의 상환이 3∼5년 연기된다.▲농어민 영유아 양육비 지원 대상이 농가의 경우 농지 2㏊ 미만에서 5㏊ 미만으로 확대된다.▲농지소유 5㏊ 미만의 여성 농업인이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낼 수 없을 경우 보육비가 한달에 7만 9000원까지 지원된다.▲출산 등에만 지원되던 영농 도우미 제도가 농기계 사고 등으로 확대된다.63세 미만을 대상으로 최장 10일간 영농 도우미 임금의 70%가 지원된다.▲65세 이상의 취약농가를 돕는 가사 도우미 지원제가 시범 실시된다.▲일시적인 경영위기에 빠진 농가를 돕기 위해 농지를 팔아 부채를 갚고 임대로 영농을 보장해 주는 경영회생 농지매입 사업이 도입된다.▲농지를 전용해 축사를 지을 때 농업진흥지역 3㏊ 이내에서는 농지보전부담금이 면제된다.▲농산물의 생산에서 유통·소비까지 관리하는 농산물 이력추적 관리제가 도입된다.▲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던 농산물 원산지표지 위반에 대한 처벌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농·어민 건강보험료 경감률을 40%에서 50%로 늘린다. ■ 정보통신 ▲내년 3월부터 2년 이상 가입자가 휴대전화 기기나 번호를 바꿀 때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나 광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등의 신규 서비스도 최고 40%까지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아직 국회를 통과 전이어서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SK텔레콤은 1월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들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짜 이메일로 개인 정보를 빼내거나 불법 행위를 위해 스팸 메일을 발송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속임수로 타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피싱(Phishing)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마약·음란물 판매 등 불법행위를 위해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내년 2월부터 유선전화 외에 이동전화에 대한 번호 안내 서비스도 의무화된다. 번호안내 서비스 방법은 음성, 인터넷, 책자 중 통신사업자가 자율적으로 1개 이상을 선택할 수 있다. ■ 문화 ▲휴양콘도미니엄과 가족호텔업에 한해 허용하던 회원모집 제도를 관광호텔과 수상관광호텔·한국전통호텔 등 관광숙박업 전 업종으로 확대한다.▲만 18세 이상이던 관광종사원 자격시험 응시자격 연령제한 규정을 폐지해 청소년층의 응시기회를 확대한다.▲1급 경기지도자 응시자격요건을 ‘박사 또는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자’에서 ‘석사 학위 이상자로 경기 경력 1년 이상의 지도경력이 있는 자’로 바꾼다. ■ 복지 ▲생계유지가 곤란한 위기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에게 별도의 사전 조사없이 현장 확인만으로 우선 지원하고, 사후에 지원이 적정했는지 조사·심사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가 시행된다.▲건강보험료가 평균 3.9% 인상돼 지역보험료는 부과표준소득의 점수당 131.4원, 직장보험료는 표준보수월액의 4.48%로 올라간다. ■ 병무 ▲1월부터 장애학생이 있는 초·중·고교에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된다. 배치를 원하는 학교는 병무청으로 신청하면 된다.▲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수의사관후보생 중 수의장교로 선발되지 않았거나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 보충역을 공익수의사로 선발, 각종 방역기관에 배치한다.▲1월부터 보충역에 대한 교육소집부대가 육군훈련소로 일원화된다.▲10월부터 유학·어학연수 등으로 국외체류 중인 병역의무자는 재외공관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체류연장을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영주권 취득 및 국외거주 사실 등 재외공관장의 사실확인서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제외된다.▲1월부터 징병검사대상자는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서 희망하는 징병검사 일자와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지금까지 신장 158㎝ 이하는 모두 4급 공익근무대상 판정을 받았지만,1월부터 145㎝ 이하와 140㎝ 이하는 각각 5급(제2국민역)과 6급(병역면제) 판정을 받는다. ■ 여성·보육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저소득 가구의 만 4세 이하 자녀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늘어난다. 도시근로자가구 월 평균소득의 60% 이하에서 70% 이하로, 농어촌 지역은 100% 수준까지 지원된다.▲민간 보육시설 영아반 운영비 지원 단가가 0세 반은 1인당 15만원에서 16만원,1세 반은 9만원에서 9만 6000원,2세 반은 6만원에서 6만 9000원으로 인상된다.▲교육용 전기요금이 16.2% 인하되고, 보육시설 전기요금이 종전 일반용에서 교육용으로 전환돼 전기료 부담이 대폭 감소된다.▲보육시설이 2층 이상이면 1월29일까지 비상계단이나 영유아용 미끄럼대를 설치해야 한다. 보육시설 종사자는 만 1세 미만의 경우 영아 5명당 1명에서 3명당 1명으로,3∼4세 미만은 20명당 1명에서 15명당 1명으로, 장애아는 5명당 1명에서 3명당 1명으로 강화된다.▲직장 보육 서비스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이 현행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남녀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최저생계비 130% 미만인 한 부모 가족의 6세 미만 아동 양육비로 매월 5만원을 지원한다.▲성매매 피해여성의 시설 입소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 법원·법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이 시행돼 기존의 화의제도는 없어진다.▲저소득층이 개인파산·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할 경우 변호사의 무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개인파산·개인회생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가 전국 지방법원에서 실시된다.▲1995년 6월30일 이전에 양도·상속·구입한 부동산 중 미등기 또는 등기부 기재사항이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부동산은 보증인의 보증서, 시장·군수·구청장의 확인서로 등기가 가능하다.▲사법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은 35학점 이상의 법학과목 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법학과목 이수제도가 신설된다. 또 영어성적표 등을 사전에 제출한 수험생의 경우 인터넷으로 사시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범죄피해자구조법이 개정돼 피해자의 수입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유족이 구조금 지급대상자가 되지만 1순위는 배우자다.▲벌금이 부과된 경우 카드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 지로로도 납부할 수 있다. ■ 교육 ▲만 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대상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80% 이하에서 90% 이하로 확대된다.1인당 지원액도 월 15만 3000원에서 15만 8000원으로 늘고 지원 아동수는 8만 1000명에서 14만 2000명으로 늘어난다.▲초·중·고교의 주5일 수업제가 월1회에서 2회로 확대된다.▲8개 국·공립대학 부설학교에 특수학급이 운영된다.▲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기간이 2009년 2월까지 연장되고 시범학교도 기존 6곳을 포함,20곳으로 늘어난다.▲교육복지 우선지역 지원사업이 15곳에서 30곳으로 늘어난다.▲대학 편입학을 1년에 한번(전반기)만 한다. 지금까지는 전기·후기 두 차례 실시했다.▲국내대학과 외국대학 공동명의 학위(Joint Degree)가 가능해진다.▲정부보증 학자금을 학부 신입생도 받을 수 있다.▲방송통신고의 사이버 수업이 라디오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실시된다. ■ 경찰 ▲6월부터 13세 미만 어린이는 킥보드·롤러스케이트는 물론 자전거를 탈 때도 안전모를 써야 한다. 그러나 위반할 때 벌칙은 없다.▲자동차 화물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는 행위가 금지된다.▲고속도로 외에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갓길로 통행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대마나 마약 등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복용하고 운전한 사람은 주취운전과 동일한 처벌기준이 적용된다. 이전까지 약물복용자가 운전을 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왔다. ■ 산업·공정거래 ▲전기요금이 평균 1.9% 인상된다. 주택용 월 200 이하 사용 가구와 농업용은 동결되는 반면 주택용 201 이상 사용 가구는 1.8%, 산업용(을·병)은 2.8%, 일반용은 1.9%, 심야전력은 9.7% 인상된다. 학교에 공급되는 교육용 전기요금은 16.2% 인하된다.▲4월부터 상품권 발행 사업자는 할인기간과 할인매장, 특정 상품 등 상품권 사용에 제한이 있을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 건설·부동산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은 뒤 30일 안에 시·군·구에 실거래가 거래계약의 내용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당사자간 거래 때는 당사자가 해야 하고, 중개업소를 통하면 중개업자가 신고의무를 가진다.▲개발부담금 제도가 부활돼 전국의 택지 및 산업단지개발, 골프장, 관광·레저단지조성 등 30종의 토지개발사업을 할때 시행자는 개발 전후 땅값 차액의 25%를 부담금으로 물어야 한다.▲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이 확대된다. 감정가격 이하로 공급되는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85㎡ 이하 모든 주택 및 85㎡ 초과 공공주택의 경우 현행 택지비·공사비·설계감리비·부대비·가산비용 등 5개 항목에서 공사비는 직접공사비와 간접공사비로, 설계감리비는 설계비와 감리비로 공개항목이 세분화된다.85㎡초과 민간주택도 택지비와 택지매입원가를 공개하도록 했다.▲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전매제한 기간도 연장된다.85㎡ 이하 주택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은 10년, 기타지역은 5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85㎡ 초과 주택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은 5년, 기타지역은 3년간 제한된다.▲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허가받은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하지 않으면 3개월 동안 계고한 뒤 이용목적에 따라 공시지가의 5∼10%를 이행강제금으로 물린다. 또 허가구역에서 허가제 위반자를 적발, 신고하면 50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진다. 토지를 분할할 때 개발행위허가를 받도록 해 허가권자가 토지투기 우려여부를 판단,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땅 쪼개팔기’가 방지된다.▲건축주가 허가대상 건축물을 건축하려면 허가 신청 전에 해당 대지에 건축물을 짓는 것이 가능한지를 미리 결정받아야 한다. 화재진압과 피난을 위해 비상용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되는 건축물 대상이 높이 41m에서 31m 초과 건축물로 확대된다.▲2003년 12월31일 이전에 주거용으로 지은 옥탑방 등 위반건축물 가운데 단독주택의 경우 50평, 다가구 100평, 다세대 25.7평 이하 장기 미준공 건축물이나 무단 증축건물은 사용승인서 교부를 통해 합법화된다. ■ 금융 ▲돈세탁 방지 제도가 강화돼 개인과 법인 등 동일인이 하루에 같은 금융기관에서 5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거래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은 거래내역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는 고액현금거래 보고제가 시행된다.▲위·변조 방지기능을 보강한 새 5000원권이 1월2일 발행된다. 기존의 5000원권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4월부터 모든 생명보험 상품에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돼 암 등 질병보험의 보험료는 5∼10% 인상되는 반면 정기보험은 12∼15%, 종신보험은 6∼8% 각각 내려간다.▲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개정돼 4월부터 교통사고로 다쳤을 때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최고 79% 인상된다. 과·오납 자동차보험료는 이자를 포함해 환급받을 수 있다.▲해외유학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함께 출국한 부모가 현지에서 주택 등 부동산을 살 때 절차가 간편해진다. 현재는 비자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2년 이상 머무른다고 확약하고 사후에 체재 확인만 받으면 된다.
  • 1년 내내 꼬리 문 국제행사 내년 대구경제 기상도 ‘맑음’

    1년 내내 꼬리 문 국제행사 내년 대구경제 기상도 ‘맑음’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된 대구시가 내년에 대구EXCO(전시컨벤션 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제행사와 전시회를 개최, 지역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내년 1월 도시 학생들에게 자연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세계곤충학술체험전을 시작으로 2월에는 지역 안경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구국제광학전,3월에는 섬유소재분야 국내 최대전시회인 대구국제섬유박람회가 각각 열린다. 5월에는 30개국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방사성가속기 국제회의와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섬유기계전시회가 열린다.6월에 대구국제식품전과 대구음식박람회, 그린에너지엑스포,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학술대회, 결혼박람회 등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8월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산업 전시회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산업전을 비롯해 국내 최대규모의 국제디스플레이전시회 및 국제학술대회가 동시 개최된다.9월에는 레이싱걸 선발대회 등을 포함한 국제모터사이클쇼와 행정산업정보박람회가 각각 열린다. 10월에는 약령시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한방엑스포와 포토비엔날레, 전기전자공학분야의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의 센서위원회 회의가 각각 개최된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독일월드컵 2006] 아드보카트 “16강 걱정마”

    “16강 가능성은 충분하고, 또 그럴 자신도 있다.” 독일월드컵 본선 조편성을 참관하고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는 스위스와의 조 2위 싸움이 관건이지만 분명히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과 스위스는 뚜렷한 스타플레이어는 없는 대신 조직력이 돋보이는 팀들”이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내년 1월 전지훈련 등을 착실하게 소화해 낼 경우 최소한 조 2위는 너끈하게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6월13일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해 토고전을 16강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것임을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6주간 해외 전지훈련에 대해 “거스 히딩크 전 감독으로부터 한·일월드컵 당시를 돌아볼 때 1∼2월 전지훈련이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시기였다는 조언을 들었다.”면서 “우리가 아직 최강의 팀은 아니지만 이 기간을 통해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선수 선발에 대해서는 “유럽리그에서 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 경기 출전을 약속할 생각은 없다.”면서 “유럽파들도 현재 국내파들의 생존경쟁 못지않은 각오를 갖고 높은 경기력을 준비해 팀에 합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당초 15일 발표할 예정이던 8차례의 평가전 상대도 언급했다. 첫 상대는 내년 1월18일쯤 첫 훈련지인 두바이에서 만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의 사령탑을 맡기 직전 한 달간 머물던 팀이다. 이후 러시아와 덴마크, 크로아티아 등 유럽의 전통 강호들과 겨뤄본 뒤 멕시코와 온두라스에 이어 미국의 LA갤럭시 등 북중미의 대표팀과 클럽팀을 상대로 중간 전력을 조율하고, 독일월드컵 본선 직전 미국과 최종 평가전을 치를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축구협회는 “호주가 내년 독일 월드컵 직전 한국과 친선경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못한 상황이며, 대표팀의 훈련 일정이 빠듯해 추가로 평가전을 치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자치구 홍보의 ‘첨병’

    자치구 홍보의 ‘첨병’

    서울에서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는 자치단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치구가 주최하는 축제나 각종 문화행사를 동영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 구청장이 주재하는 간부회의까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곳도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문화강좌나 어학강좌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해, 주민들의 학습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몇몇 자치구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다른 자치구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방송국을 운영하는 자치구도 있다. 이들에게는 인터넷 방송국은 ‘애물단지’라 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국 운영의 선두주자 격인 서울 강남구와 마포구는 각각 4억원과 2억 4000만원을 인터넷 방송에 투자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큰 액수다. 그렇지만 강남·마포구 인터넷 방송은 다른 곳에 비해 질이 높고 제공하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자치구의 인터넷 방송국은 현재 걸음마 단계이다.‘생색내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올해 3월 ‘동대문구 인터넷 방송국(DBS)’을 개국하기 위해 여성 아나운서 1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1명을 뽑는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39명. 구청이 운영하는 작은 인터넷 방송국에 불과하지만 영국 유학을 다녀온 응시생과 대학원생, 유명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수료한 사람, 각 종 방송 경험자 등 ‘쟁쟁한 인재’들이 도전장을 냈다. 최종 선발된 김선희(24·여)씨 역시 국군방송에서 라디오를 진행한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도 ‘중랑구 인터넷 방송국(JBN)’아나운서 선발 시험을 치렀다. 이 시험을 통해 지상파 방송국 리포터 출신이 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됐다. 서울시 각 자치구의 인터넷 방송은 ‘구 홍보의 첨병’이자 ‘지역의 소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치열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아직까지 제 역할을 찾지 못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예산 낭비”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곧 다가올 ‘인터넷 구청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준급 방송부터 ‘걸음마’까지 다양 서울시 자치구들의 인터넷 방송국 운영 현황은 다양하다. 이미 안정기에 접어든 곳이 있는가 하면, 걸음마 단계에서 힘겹게 버티는 곳도 있다. 부자 자치구인 서울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자치구 인터넷 방송의 선두 주자다. 강남구청은 2004년 6월 1일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과 ‘강남구청 인터넷 방송’을 동시에 개국했다. 유명 입시학원 못지않게 인기가 높은 강남구 수능방송은 논외로 하더라도, 구청 인터넷 방송 역시 양질의 콘텐츠와 높은 기술력으로 웬만한 케이블TV 못지않다. 강남구 인터넷 방송은 전면 외주 형태로 총 10명의 인원이 제작하고 있다. 내년에 배정된 예산만 4억원에 달한다. 다른 구청이 1∼4명의 인원으로 최대 2억원 이내에서 예산이 배정된 데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든 방송 시설은 구청이 구입해 청사 내에 설치했다. 외주 업체의 팀장과 PD·아나운서·기자·편집디자이너 등이 구청에 상주하면서 강남구의 구정과 문화행사, 동네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구청장 주재로 매주 열리는 강남구청 확대간부회의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기도 해 다른 구청과 수준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구 아나운서가 최고”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아나운서를 선발해 구청 인터넷 방송의 인기몰이를 하는 곳도 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 한 명을 뽑았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한 실력파다. 강동구 인터넷 방송이 시작된 것은 2000년 12월이지만 외부에서 아나운서를 채용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후로 강동구에서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관심이 구청내에서 먼저 불기 시작했고, 점차 구청 밖 일반 구민들에게까지 번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서 가장 먼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강동구는 처음엔 외부에 스튜디오를 임대해 사용했으나 올해 11월 자체 스튜디오 완비했다. 촬영과 편집을 맡은 PD 1명과 아나운서 1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모든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에서도 지난해 12월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하면서 여성 아나운서를 채용했다. 중랑구도 지상파 방송국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최종 선발했다. 구는 방송국 개국을 위한 스튜디오 설비 및 장비 구입에 1억 2000만여원을 투입했다. 인터넷 방송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구정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인터넷 방송 역할비중 높이기에 안간힘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2003년 5월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외주업체에 맡겨 제작하고 있다. 구로구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영어·중국어·교양강좌)과 연계해 주민들이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동에 한 명씩 19명이 포진하고 있는 명예기자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구로구만의 장점이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디지털 마포’라는 구의 슬로건에 부합하도록 인터넷 방송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하고 있다. 마포구는 강남구 다음으로 많은 2억 4000여만원을 인터넷 방송국 운영에 지원한다. 지난 2004년 8월1일 개국한 마포구 인터넷 방송국은 다른 자치구 인터넷 방송보다 가장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전체 프로그램만 15종류 이상이며 이 가운데 특히 구민들이 마포구청장과 직접 만나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들어보는 ‘금요사랑방’을 구민들에게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월 1회 열리는 확대간부회의도 빼놓지 않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 3인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계약직 공무원으로 아나운서를 채용한 자치구는 동대문구·중랑구·강동구 등 3곳이다. 이곳의 아나운서들은 지상파 방송국 아나운서 못지않은 실력과 개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공무원과 아나운서라는 신분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보이고 있는 듯했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선희 아나운서(2005년 3월 입사) “내부 고객(공무원)과 외부 고객(주민)을 잇는 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동대문구 인터넷방송국(DBS)김선희(24·여)씨는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가교(架橋)론’을 펼쳤다.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이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 수준의 인터넷방송은 존재를 알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지방자치가 좀더 정착되면 구청 인터넷 방송이 나름대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린 나이이면서 당찬 성격인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나운서가 되자, 동대문구로 이사해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등 동대문구 인터넷방송국에 열성적이다. 그러면서도 공무원의 틀 속에서 자신의 아나운서로서의 개성을 잃지는 않을지 염려하기도 했다. ●임영은 아나운서(2004년 12월 입사) 중랑구 인터넷방송국(JBN)의 임영은(27·여)씨는 아나운서 본연의 역할은 물론 방송 편집까지 할 수 있는 ‘재간둥이’다. 그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대학에서 배운 편집 기술을 이렇게 잘 써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물론 전문성은 좀 떨어지겠지만, 아나운서가 편집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경쟁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최근 구청에서 일하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지난 4월부터 중랑구가 주최하는 대형 음악회에 사회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후로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어떤 주민들은 음악회가 끝난 후 꽃을 선물하기도 하고, 청소년들은 사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중랑구 인터넷 방송이 알려지면서 ‘아나운서 임영은’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46대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으면서도 그는 겸손하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다들 예쁘다고 생각할 텐데 저는 솔직히 그렇지 않거든요. 다만 중랑구라는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조미란 아나운서(2004년 11월 입사) “방송 카메라를 보고 지상파 방송인 줄 알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구청에서 나왔다고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시더라고요. 이것이 구청 인터넷 방송의 매력인 것 같아요.” 강동구 인터넷방송(GDIB) 조미란(24·여) 아나운서는 지상파 방송국 기상캐스터와 리포터 등을 거친 나름대로 방송가에서 잔뼈가 굵은 방송인이다. 그는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들은 주민들에게 각인된 구청의 경직된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나운서는 구청하면 떠오르는 ‘주민등록’‘딱딱함’‘불친절’ 대신 ‘친근함’‘상냥함’ 등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주민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카메라를 들고 아나운서들이 직접 찾아가면 주민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그는 최근 이 지역의 옷가게와 백화점 등에서 아나운서 의상을 한두벌 협찬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옷값이 아낀다는 차원보다는 강동구청 인터넷방송이 그만큼 많이 알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태평양그룹 창업주 고 서성환(1924∼2003) 회장은 화장품업계의 신화가 됐다.‘미와 향을 파는 마케팅의 귀재’인 서 창업주는 어려서부터 개성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기업경영에서 개성상인의 맥이 면면히 흘렀다. 서 창업주는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가의 사회적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태평양이 직접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이 3개이며 후원 단체는 셀 수없이 많다. 신용과 근검절약을 가장 큰 밑천으로 삼는 개성상인의 기질,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윤리는 2세 경영으로 넘어온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가업 태평양은 1945년 9월5일 창립됐지만 연원은 좀 더 거슬러올라간다. 태평양의 역사를 알려면 서성환 회장의 가족사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 회장은 1924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부친 서대근(1890∼1973)씨와 모친 윤독정(1891∼1959)씨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서 창업주 가족은 소학교 시절인 1930년 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개성으로 이사를 했다. 개성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동현동에 정착했다.‘상인의 도시’ 개성 생활은 소년 서성환에게 이후 기업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개성에 정착한 가족들의 생계는 어머니 윤 여사가 책임졌다. 전 재산을 털어 조그마한 상점을 열고 잡화를 취급하다가 화장품 제조에 눈을 돌렸다. 윤 여사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비상한 머리를 지녔다. 이웃으로부터 ‘여중군자’라고 불릴 만큼 활동적이고 사교적이었다. 인삼 매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개성지방은 소득수준이 높아 우수한 품질의 동백기름이 잘 팔린다는 것을 간파한 윤 여사는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다. 당시 서민들은 피마자 기름을 썼지만 상류층은 고가의 동백기름을 애용했다. 참빗으로 곱게 빗어 쪽진 머리에 머릿기름을 자르르 바른 모습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이도록 하는데 필수적이었다. ●태평양 모체는 어머니의 ‘창성상점’ 동백기름에서 자신을 얻은 윤 여사는 차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1932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던 미안수를 자가 제조법으로 만들어 판매를 시도했다. 또 구리무(크림), 가루분(백분) 등으로 화장품 제조의 종류와 품목을 넓혔다. 소년 서성환도 물건을 도매상에 배달해주는 등 잔심부름을 하며 가업에 참여했다. 당시 제조방식은 물론 가내 수공업이었다. 솥을 걸어놓고 그안에 물과 기름을 섞어 손으로 직접 젓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을 얻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윤 여사는 ‘창성상점(昌盛商店)’이라는 생산자 명칭을 표기했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 상품에 ‘창성당제품’‘오리지날’ 등을 표기했다. 가업에 참여한 소년 서성환의 경영 수업은 계속됐다. 보통학교시절부터 소년 서성환은 하루 끼니인 도시락 세개를 자전거에 싣고 해뜨기 전에 개성을 출발,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물건을 사오곤 했다. 중경보통학교를 졸업한 1939년부터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거래 도매상에게 물건을 납품하거나 예성강 20리를 따라 형성된 상로(商路)를 따라 직접 팔기도 했다. 자전거로 화장품을 팔러 다니면서 유통에도 눈을 떴다.10대 소년 서성환은 개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글리세린과 향료, 빈 병을 사는 일을 도맡았다. 창성상점의 제품은 1941년 개성 최초의 백화점인 3층 양옥의 김재현백화점에도 들어갔다. 백화점에 작은 코너를 개설, 자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인기가 높던 다른 회사의 제품도 위탁 판매했다. 제조와 판매를 함께 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함께 판다는 서성환의 생각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러면서 화장품 제조법도 어머니 윤 여사로부터 직접 배웠다. 물과 기름의 혼합비율, 열을 가하는 강약 정도,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의 비율 등에 따라 화장품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었다. 화장품 유통에 이어 제조까지 현장 경험을 쌓았지만 스물한살이던 1944년 강제징용되면서 그의 화장품 수업은 중단됐다. ●‘블루오션’ 태평양으로 광복을 맞아 다시 개성으로 돌아온 청년 서성환은 화장품에 집중했다.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점을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꿨다. 태평양만큼이나 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웅지와 태평양을 건너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도전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광복정국의 혼란속에서 서성환은 1947년 개성을 떠났다. 서울로 이주, 회현동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청년 서성환은 당시 누님 한분이 내려오지 못한 이산가족의 한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야 했다. 이 즈음 부인 변금주(77) 여사를 만나 결혼했다. 모조품과 위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던 50년대 서성환은 “남보다 월등한 제품을 만들어야 제 값에 팔 수 있다.”며 시종일관 품질을 강조했다. 이때 내놓은 메로디크림은 태평양 1호 제품의 영예를 안았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6·25가 터졌다. 그는 피란길에도 화장품 원료를 싣고 부산으로 내려갈 정도의 집념을 보여줬다. 임시수도 부산에서 1951년 순식물성의 ABC포마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대단한 인기를 끌며 화장품 시장을 석권했다. 당시 멋쟁이들의 필수품이었다. 서성환 회장이 직접 작명한 ABC포마드는 60년대까지 대히트 브랜드로서 태평양의 성장 기틀이 됐다. 청년 서성환은 환도 이후 1954년 후암동시대를 열면서 기술력에 대한 갈증에서 장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들었다.1953년 처음 열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을 통해 화장문화가 태동한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향기나는 밥, 그리고 최초의 연속… 서성환은 후암동 시절 잘 팔리던 화장품을 구해 직원들과 함께 실험을 거듭했다. 생산직 여종업원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다. 가내 수공업에 실험기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 향료가 밴 솥과 물바가지를 이용해서 밥을 하면 향내 나는 밥이 되고, 크림을 만들었던 도구를 쓰면 구리무 향밥이 됐다고 한다. 56년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성장가도에 들어섰다. 서성환은 57년부터 해마다 기술자들을 독일과 일본에 유학시켰고,58년엔 동양 최초로 고성능 미분기를 도입했다.59년 주식회사 체제로 출범했고 프랑스 코티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장업사의 새 장을 열었다.60년 장업계 최초의 해외방문,64년 오스카 브랜드로 최초의 화장품 수출, 당시 획기적인 방문판매제와 아모레화장품 개발 등에 힘입어 급신장했다.68년 매출이 14억 2800만원으로 창업 이후 처음 10억원대를 돌파했다. 당시 태평양의 품질은 어느 정도였을까?지난 71년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화장품 콘테스트에서 3개의 금상을 수상했다. 화장품 제조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74년 장업계 최초의 소비자과를 신설, 정부의 소비자 기본법안보다 3년 빨리 소비자 중심을 지향했다. 순항하던 태평양은 90년대 들어 무한경쟁시대를 맞았다. 서 창업주는 창업 50년을 맞은 95년을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다짐했다. ●태평양에 순항중인 2세 경영 서 창업주는 개성상인 특유 기질을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서 창업주는 지난 82년 장남 영배(49)씨를,87년 차남 경배(42)씨를 입사시키면서 2세들에게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영배씨는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도쿄 및 뉴욕 지사를 거쳐 태평양증권 부사장 태평양종합산업의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기업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영배씨는 태평양개발을 연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건설업체로 키웠다. 차남인 경배씨는 재경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과감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태평양증권·태평양패션·프로야구단 돌핀스·여자농구단 등 계열사를 정리했다.97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태평양에 2세 경영의 배를 띄웠다. 지난해 매출은 1조 1053억원. 후계작업이 부드럽게 진행되던 2003년 1월 장원 서성환 회장은 영면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가 태평양은 해마다 50억원 가량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여성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여성에게 되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주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윤의 사회환원은 기업윤리 이전에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소신이라는 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그는 “창업주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돈을 버는 게 바로 우량기업’이라고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불쌍한 사람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후덕함도 있었다. 그러나 창업주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는 개성상인의 ‘짠돌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서 창업주는 지난 63년 중앙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성환 장학금’을 만들었다. 중앙대 최초의 외부장학금이다. 당시의 기업가치고는 사회적 책무를 빨리 깨달은 편이었다. 첫 수혜자는 리대룡(64)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후 75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성적이 좋은 여고생 9700여명에게 17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9월부터 태평양학술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학술연구사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성들에게 유방은 모성의 상징이자 여성답게 해주는 상징적인 기관이다. 여성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태평양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만들었다. 태평양이 전액 출자한 재단은 국내 최초의 유방암 전문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의 여성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거나 무료로 검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회 환원은 태평양이 출연한 재단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6월 서 창업주가 타계한 다음 태평양 주식 7만 4000주와 이익배당금 전액 등 50억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전달했다.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아들 서경배 사장으로 이어졌다. 서 사장은 선친의 고향이 북한인 것을 감안, 북한 어린이와 여성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 오늘의 태평양 일군 3인방 오늘날의 태평양을 일군 데는 창업주 서성환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한 3인방이 있다. 태평양의 사사에 남을 정도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들은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재인식시키고, 국민 생활양식을 한층 높인 신화 창조의 주역이다. 오원식(69)전 부사장은 40년이 넘게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 ‘아모레’를 1961년 작명했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따왔다. 상금으로 당시 거금인 1만원(당시 월급 7000원)을 받았다. 오 전 부사장은 1967년부터 한방미용법을 연구, 지난 73년 인삼 사포닌을 이용한 화장품 아모레 진생삼미를 탄생시켰다. 진생삼미는 브랜드 진화를 거듭하다가 가장 한국적인 명품 ‘설화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설화수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이 2000년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화장품 사상 유래가 없는 기염을 토했던 브랜드다.82년 대한화장품학회 회장을 지낸 오 부사장은 87년 기술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아 기술개발에 힘썼다. 이후 90년대 초까지 연구부문을 총괄하면서 태평양 40년 연구와 생산 분야의 산증인으로서 화장품 기술의 과학화에 큰 획을 그었다. 그 어렵던 50년대의 태평양 생존 기틀을 닦은 데는 구용섭(81)초대 연구실장의 공을 빠뜨릴 수가 없다. 좋은 원료 확보를 위해 암거래 시장에서 발품을 팔았다. 서울 환도이후 후암동의 가내 수공업 시절의 ‘향기나는 밥’과 ‘구리무밥’을 먹으면서도 제품개발을 진두 지휘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태평양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화장품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발판을 마련했다.68년 한국화장품 화학자회 창립회장에 취임,80년까지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의 화장품 발전에도 공이 크다. 머리를 감을 때 비누에서 샴푸로 바꾸게 한 사람이 김창규(66) 고문이다. 프랑스 파리 이과대학 연구소의 실장으로 재직중 태평양에 스카우트됐다. 그가 73년 개발한 브랜드 ‘타미나’는 70년대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이 됐다.78년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화장품학회 국제회의에서 인삼사포닌이 모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 고문은 80년대 태평양의 생활용품 사업을 일궜다.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리도 푸로틴 샴푸는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비누로 머리를 감던 국민들의 생활양식을 샴푸로 머리를 감게 바꿨다.88년 가정용품을 연구하는 기술연구소장과 92년 태평양중앙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냈다.91년부터 대한화장품학회장을 연임하면서 화장품학계 발전을 위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chuli@seoul.co.kr ●정·관·재계로 연결된 화려한 혼맥 창업주 서성환 회장은 1947년 변금주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2남 4녀, 송숙(58), 혜숙(55), 은숙(52), 영배(49), 미숙(47), 경배(42)를 두고 모두 성혼시켰다. 서 창업주의 사돈가는 한마디로 쟁쟁한 집안들이다. 정·관계를 비롯해 기업인과 언론인으로 인연이 이어진다. 방우영(77)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비롯해 신춘호(73) 농심그룹 회장, 최두고(84) 전 국회의원 등의 기업인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을유문화사 정진숙(93) 회장, 최주호(작고) 전 우성그룹 회장, 박세정(88)대선제분 회장과는 혼맥을 쌓았다가 끊어졌다. 서 창업주는 또 사돈가의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통해 정재문(69) 대양산업 회장(전 의원), 신춘호 농심 회장을 통해 서봉균(79) 전 재무장관과는 ‘사돈의 사돈’으로 간접 혼맥을 이루고 있다. 김치열(84) 에이오에스 회장(전 법무·내무장관)과는 신춘호 농심 회장을 거쳐 박남규(85)조양상선 회장을 통해 연결된다. 서 창업주는 이같은 순환 혼맥을 통해 김일환(작고) 전 내무장관, 정운갑(작고) 전 농림부 장관, 김영생(작고) 전 의원, 김도창(작고) 전 법제처장 등 정·관계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같은 현상은 서 창업주 특유의 신중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자녀 혼사를 사람됨됨이를 중시하여 중매 형식을 택한 서 창업주의 성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돈가의 ‘유명세’와 관련해 정략적이라는 세인의 오해를 받기 쉬우나 태평양측은 이를 극구 부인한다. 정관계의 발판을 만들 필요도 없었거니와 ‘정경유착’의 시선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는 게 서 창업주 측근의 설명이다. 관계(官界)의 집안과는 모두 현직에서 물러난 뒤 맺어졌고, 재계 인사들과는 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대부분 양쪽 집안 가장들의 친분으로 혼사가 이뤄졌다고 전한다. 혜숙씨는 이화여대 사회생활과 출신으로 김일환씨의 3남인 의광(56)씨와 지난 74년 결혼했다. 김일환씨는 6·25전쟁 당시 국방차관을 역임한 전형적인 무관 출신으로 상공·내무·교통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의광씨는 연세대 정외과 출신으로 태평양 계열사의 장원산업 회장으로 활동하다 물러났다.4명의 사위 가운데 유일하게 장인 회사의 경영에 참여했다가 서울 인사동에서 목인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공부하고 있는 근종(29)씨와 LG전자에 다니는 우종(27)씨를 두고 있다. 3녀 은숙씨는 국회 건설위원장을 지낸 최두고씨의 차남인 상용(53)씨와 지난 77년 결혼했다. 상용씨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은숙씨와 결혼, 미국에서 7년간 수련의 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현재 고려대 의과대학장으로 재직중이다. 부부에겐 ㈜태평양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는 환석(27)씨와 미국에서 학업중인 양희(23)씨 등 1남1녀가 있다. 서 창업주의 두 아들인 영배씨와 경배씨의 혼사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장남인 영배씨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기 직전에 이미 그룹경영에 참가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겨 90년도 태평양증권 부사장을 거쳐 태평양개발 회장을 맡고있다. 영배씨는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의 1남3녀 가운데 장녀인 혜성(45)씨와 지난 83년에 결혼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재원인 혜성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마친 후 조선일보에 입사,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다가 서씨 집안의 맏며느리가 됐다. 혜성씨는 태평양학원(성덕여중·성덕여상)의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영배씨 부부는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학생이다. 차남인 경배씨는 지난 90년 11월, 농심 신춘호 회장의 막내딸인 윤경(37)씨와 화촉을 밝혔다. 서 창업주와 신춘호씨는 같은 용산구 관내에서 평소 자주 만나 인사를 나누던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이러한 인연이 훗날 사돈으로 연결된 것. 경배씨는 경성고·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친 뒤 미국 코넬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수재로 87년 태평양화학 과장으로 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90년 태평양그룹 기획조정실 실장을 지내는 등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및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경배씨는 학생인 두딸 민정(14), 호정(10)을 두고 있다. chuli@seoul.co.kr ■ 故서성환 회장의 차사랑 “기다리는 시간의 맛도 있고, 잔의 맛도 있고, 차 맛도 있다.”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을 모신 회의에서 손수 차를 우려드렸던 서경배 사장의 회고담이다. 요즘 차는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전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상상력을 뛰어넘는 초스피드 시대에서 여유를 찾아주는 음료이다. 철학이 담긴 고급 문화로 이해된다. 이런 차가 화장품 회사 태평양과 어떻게 이어졌을까? 서 창업주는 60년대 일본 등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 고유의 차를 대접받았다. 일본 거래처를 찾았을 때 가루차가 늘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커피가 고작이었다. 특히 서 창업주는 일본 거래처 사람들이 고려·조선왕조의 다구(茶具)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에 차에 관심을 기울여 70년대 후반부터 녹차사업을 시작했다. “차밭을 조성하되 반드시 불모지를 개간해야 한다.”80년 녹차밭을 구상하면서 서 창업주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당시 차밭 개간은 무모한 사업으로 비쳐졌다. 80년대 초 우리나라는 차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부족한 전문인력과 제주도 땅의 척박함 등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았다. 골프장을 짓는다거나 땅투기를 한다는 등의 오해까지 받았다. 축적된 기술과 자료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회사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모두 만류했다. 그러나 서 창업주는 뚝심을 발휘해 밀어붙였다. 대한농구협회 회장 시절인 80년 중국을 방문, 공안(公安)을 설득해 황제차로 유명한 용정차(龍井茶)의 고향 항저우를 둘러봤다. 차가 거대한 산업임을 확인했지만 차 박물관은 그저 형식만 갖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결의 실마리는 우연히 풀렸다.90년대 초 사업을 위해 찾았던 그는 미국 하와이의 파인애플농장 안에 있는 돌(Dole)사의 파인애플하우스, 즉 파인애플박물관에 들렀을 때 무릎을 탁 쳤다. 그러나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까말까 하던 차사업을 차박물관으로 견인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차박물관은 가슴에 고스란히 묻어두었다. 말년, 몸이 쇠약해진 서 창업주는 휴양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면서 파인애플하우스를 가보곤했다. 지난 99년 아들 서경배 사장이 부친 문병을 위해 하와이에 들르자 그는 짐을 풀던 아들을 다짜고짜 차에 태우고 돌사의 파인애플농장으로 데려갔다.“바로 이거야, 이렇게 만들어봐라.”와병중이던 아버지의 말은 그게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이 탄생했다. 지난 2001년 9월 남제주군 안덕면 서광리에 문을 연 오’설록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찻잔 등 다구가 잘 진열되어 있다. 차에 관한 명상의 최적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연간 30여만명이 찾는다. 장원 서성환의 정성과 숨결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다. chul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사시女풍…올 2차합격자 32% 최고

    올해 사법시험 2차 합격자 가운데 여성 합격자 비율이 32%대로 역대 여성합격자 최다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보다 8%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명단 법무부는 14일 제47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1001명과 제19회 군법무관 임용시험 2차 합격자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사시 2차 합격자는 남자가 678명(67.73%), 여자가 323명(32.27%)으로 여성 합격자는 지난해 246명(24.4%)보다 무려 77명 7.87%포인트나 늘었다. 한편 군법무관 임용시험 2차에서 남성합격자와 여성합격자는 각각 10명,1명이었다. 법무부는 이날 내년도 제48회 사법시험 일정도 함께 발표했다.1차 시험은 2월24일, 합격자 발표는 4월28일로 확정했다.2차 시험은 6월20∼23일 치러지며 합격자 발표는 10월24일, 최종 합격자는 11월7∼9일 치러지는 3차시험을 거쳐 11월17일 발표한다. 내년 사법시험 선발예정 인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약 1000명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법학과목을 35학점 이수한 사람만 사시에 응시할 수 있다. 또 응시원서를 인터넷으로도 접수한다. 다만 인터넷 접수 전 법학과목 35학점 이수 및 영어성적 소명서류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접수시킨 사람 중 서울지역 응시생은 4개권역으로 구분된 1차 시험장소 중 편리한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는 국방부에서 사법연수원 수료생들 가운데 군법무관을 선발할 계획이어서 군법무관 임용시험은 실시하지 않는다. 올해 면접인 3차 시험은 오는 12월13∼15일 실시되고, 최종 합격자는 12월23일 발표된다. 이번 2차 합격자 명단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와 법무부 홈페이지 또는 ARS(060-700-1903)로 확인할 수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청년층 취업난 심화

    청년층 취업난 심화

    ‘추석 악재’로 일용직을 중심으로 한 청년층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7.2%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전체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취업자는 435만 1000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21만 9000명(4.8%)이나 줄었다.2003년 5월 5.5% 줄어든 이후 28개월 만에 최고치다. 청년 취업자는 지난 1월 -2.3%,4월 -2.2%,8월 -1.6% 등으로 감소폭이 점점 둔화됐으나 9월에 다시 확대됐다. ●“추석에 인구센서스 효과” 통계청 최연옥 고용복지통계과장은 “보통 9월에는 개학으로 학생들의 구직활동이 줄고 취업이 늘면서 실업률이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고용동향 조사기간이 추석연휴 시작과 겹치고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원 모집도 겹쳐 실업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고용동향은 매달 15일이 낀 일주일이 조사기간이며 올해 추석연휴는 17일에 시작됐다.11만명 모집에 20만명이 지원한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원 모집기간도 9월 초에 있어 응시자 전원이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됐다. 선발된 조사원들의 활동은 11월이라 취업자 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재정경제부는 조사요원 모집이 실업률을 0.2%포인트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추석연휴는 일용직, 특히 10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10대 취업자의 일용직 비중은 42%로 전체 연령대의 비중 9%보다 4.7배 정도 높다. 일용직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평균 7만명씩 늘었으나 9월에는 오히려 8만명 줄었다. ●줄어든 일자리와 근무시간 9월중 취업자는 지난해 9월보다 23만 9000명 느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는 6월 42만 4000명,7월 43만 4000명,8월 46만 5000명 등 석달 연속 40만명대를 유지해 왔었다. 취업 시간대별로는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2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20.0% 늘었다.36시간 이상 취업자는 반대로 1.3% 줄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26)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26)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원자력발전소가 없었을 경우를 가정해 원전의 중요성과 경제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10일 “원전은 전력 1를 생산하는 데 39원이 들지만 석유는 80원,LNG는 154원이 든다.”면서 “지난 1985년 1당 68원하던 전기요금이 지난해에는 75원에 그친 것도 원전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평균 전력단가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1985년에 비해 무려 156%나 올라 원전이 없었다면 전력 요금이 2배 이상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에서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는 없고 안전성도 충분히 검증됐다는 것이 이 사장의 신념이다.“공기업의 진정한 혁신은 이익을 키워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 사장을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만나 봤다. ▶원전 이용률이 5년 연속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 -원전 이용률은 발전설비 운영의 효율성과 활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원전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장이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1978년 고리 1호기가 운전을 시작한 이후 운영기술이 갈수록 높아져 2000년 이후 5년 연속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률은 91.4%다. 세계평균 이용률(78.9%)보다 12% 이상 높다. 국내 원전 운영기술이 선진국보다 우수함을 말해 준다. 원전 직원들의 업무능력도 수준급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난 5월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는 한수원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상향조정했다.A2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와 포스코 등 우량기업들이 A2 등급을 받았다. 건실한 재무구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능력이 반영된 결과다. ▶현재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BEST KHNP 운동을 추진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가. -혁신은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며, 효과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올 초부터 BEST KHNP 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고라는 뜻의 BEST와 Excellent Company(훌륭한 회사),Strong Company(강한 회사) 및 Techno-Company(기술이 있는 회사)의 첫 자를 딴 합성어다.KHNP는 한수원의 영어 약칭이다. 결국 BEST KHNP는 최고의 한수원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BEST KHNP 운동의 실례를 말해 달라. -BEST KHNP 운동에 따라 행동대원격인 178명의 혁신 선도요원을 선발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혁신학습을 진행하고, 혁신실천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 프로세스를 도입해 불필요한 일을 없애고, 업무를 개선하는 참여혁신형 실천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해결형 회의인 타운미팅을 통해 도출된 80여개 혁신과제를 실천하는 등 회사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도입한 지적자본 경영체제는 무엇인가. -지적자본이란 미래에 조직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가치를 지닌 잠재적 지식이다. 재무제표상에 나타나지 않는 모든 프로세스와 자산을 말한다. 한수원이 도입한 지적자본 경영체제는 인적자본(구성원들의 역량과 태도, 만족), 구조자본(구조 및 시스템, 프로세스, 조직문화), 관계자본(브랜드가치, 이해관계자 만족도)을 효율적으로 평가해 경영개선에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활동이다. 한수원은 지적자본 경영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우수 전력회사 창조’라는 기업이념을 이룰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초 경영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추진중인데 어떤 효과가 예상되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달성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회사경영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및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7대 신성장동력 로드맵을 완성했다.7대 신성장동력은 신형경수로 건설·운영기술 정착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사업추진, 원전 해외사업 활성화 등이다. 이들 과제에 2015년까지 3조 9000억원을 투자해 1조 2000억원의 연간 매출액과 4600억원의 순이익을 볼 예정이다. 또한 연간 1만 4000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된다. ▶인사부문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는데. -멘토링은 멘토(선배)와 멘티(후배)가 합의한 목표 하에 상호인격을 존중하면서 일정기간 멘티의 잠재능력을 개발해 핵심인재로 육성하는 활동을 말한다. 우선적으로 올해 신입직원 180명을 대상으로 조직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업무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선배직원과 1대1로 업무를 지도하도록 했다. 멘토링 결과를 인사에 적극 반영하는 한편 향후 멘토링 제도를 확대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원자력 사업 외에 추진하고 있는 신ㆍ재생에너지 사업은 어디까지 와 있나. -한수원은 풍력·태양광·해양 중심의 기술개발 전략에 따라 2015년까지 190만㎾(수력포함)의 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추진을 위한 전담부서를 올초 신설했다. 한수원은 이미 수력발전소 27기(총 5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춘천수력 외 5곳의 노후 설비를 개선해 7.9㎿, 청평수력 4호기를 증설해 50㎿의 설비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0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고리원자력본부내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1.5㎿급 1기의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선정이 관심인데. -방폐장 유치 신청서를 낸 곳은 경주·포항·영덕·군산 등 4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오는 11월2일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지역주민의 3분의1 이상이 투표하고,50% 이상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찬성률을 보인 곳이 최종 선정된다. 한수원은 주민투표 결과에 따를 뿐이다. ▶한수원은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해 4월 한 차원 높은 지역사회 발전과 공존공영을 위해 ‘지역공동체 경영’을 회사 역점사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지역공동체 담당 조직을 신설했고 지난해 6월 ‘지역사회 봉사단’을 창단한 이후, 전직원의 93%가 자발적으로 봉사기금을 후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리원전 주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영광원전 주변에서 홀로 사는 노인 81명을 대상으로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원자력발전 현황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 발전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38.2%를 차지한다. 석탄(37.2%)·석유(6.5%)·수력(1.7%) 등 에너지원별 발전량 가운데 비중이 제일 높다. 국내에 원전이 도입된 것은 1978년 고리 1호기 때부터다.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에너지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원전을 도입하게 됐다. 당시는 원전 기술력이 전혀 없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로부터 모두 전수받았다. 하지만 1995년 영광3호기부터는 한국표준형원자로를 자체 개발해 건설했다. 현재는 모두 20기의 원자로(전체 설비용량 1772만㎾)가 가동중이며 세계에서 6번째인 원전대국으로 발전했다. 한수원은 한국표준형원자로보다 경제성과 운전·보수성을 향상시킨 개선형 한국표준원전(100만㎾급)을 개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또 개선형 한국표준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원자로(신형경수로1400)도 개발해 신고리 3·4호기를 짓고 있다. 제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공일정대로 신규원전 건설사업이 진행된다면 오는 2015년에는 원자력 28기에 전체 설비용량 2732만㎾로 성장하게 된다. 원전은 우리나라 에너지원의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2002년 원자력 발전량(1191억)을 LNG와 석탄화력 발전원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석탄연료의 추가수입으로 9억달러,LNG의 추가수입으로 80억달러 등 모두 89억달러의 외화가 더 지불돼야 한다.89억달러는 2002년 에너지 총 수입액의 27%에 해당하는 액수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이중재 이사장은 이중재 사장은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웬만한 직책을 모두 거친 원자력 전문가다. 한국전력공사에서 근무할 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처장과 원자력건설처장을 지냈고, 현재는 한국핵융합협의회 부회장,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 미국원자력학회 한국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원자력시설 유치를 위한 국민수용기반 증대방안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쓸 만큼 이론과 실무를 모두 갖췄다. 이 사장은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내 마라톤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뛴다. 이 사장이 건강을 지키려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재 때문이다. 이 사장은 결재하는 것을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말한다. 제때 결재를 해줘야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고 임직원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때 결재를 하려면 무엇보다 사장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 이 사장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유난히 강조한다. 이에 대한 비용은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1인 1동아리 활동도 장려한다. 회사를 밝게 하고 발전시키는 주체가 바로 직원이라는 믿음에서다. ▲광주(60) ▲광주제일고·서울대 원자력공학과 ▲한전 KEDO 사업처장·원자력건설처장·대외사업단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업본부장 강충식기자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스쿨 폴리스제’ 대구도 도입

    부산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스쿨 폴리스(school police)제’가 대구에도 도입된다. 대구경찰청은 “스쿨 폴리스제가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11월부터 지역 희망 중·고교에도 이를 도입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청은 대구교육청과 협의, 오는 11일까지 중학교 5곳, 고교 4곳 등 9곳을 시범운영 학교로 선정하고 스쿨 폴리스 요원도 선발키로 했다. 스쿨 폴리스제는 요원은 퇴직경찰 등을 선발, 학교폭력 방지에 활용하는 제도로, 퇴직 5년 이내인 경찰관, 교사 출신자와 청소년관련 분야 경력자 등이 우선 선정 대상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스쿨폴리스는 학생들과 등·하교를 함께 하는 등 교내에서 학교폭력 예방 할동을 펼치게 된다.”면서 “내년 4월까지 시범 실시한 후 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지난 6월부터 벌이고 있는 학교폭력 집중단속 기간 중 폭력 가해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답한 학생이 47.5%로 나타났다. 폭력은 ‘쉬는 시간’(91.7%%)에 ‘교실’(35.4%)이나 ‘화장실’(19.7%),‘후미진 곳’(16.7%)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기간 중 경찰에 잡힌 폭력 가해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스쿨 폴리스가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안방서 명인에게 한 수 배워볼까

    어느 분야건 최고 자리에 있는 ‘명인’에게 한 수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골프에 관심이 있거나,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 잇따라 방송된다. SBS골프채널은 세계적인 골프교습가인 데이비드 레드베터(53)를 초청, 국내 골프 팬들에게 세계 정상급 골프 레슨을 맛보게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7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특집 데이비드 레드베터의 특별한 만남’이 그것이다. 레드베터는 ‘천재 소녀’ 미셸 위와 ‘빅이지’ 어니 엘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며, 이 밖에 그렉 노먼, 닉 팔도, 닉 프라이스, 박세리 등 세계적인 골퍼 40여 명의 스윙을 지도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세계에서 27번째로 한국에 그의 골프아카데미(천안우정힐스골프장)를 열었다. 최근 천안우정힐스에서 열린 2005한국오픈선수권을 위해 방한한 레드베터는 이 프로그램의 녹화차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SBS골프채널 스튜디오에 섰다. 이 자리에서 최신 골프 레슨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직접 골프 실력도 선보였다.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전설안과 국가대표 상비군 이다은 선수가 함께 출연, 그로부터 스윙 폼을 교정받았다. 푸드&라이프스타일 채널 올’리브네트워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타미 힐피거(54)와 국내 시청자들의 만남을 주선한다.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2시 힐피거의 패션 세계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리얼리티쇼 ‘타미 힐피거의 더 컷’(13부작)을 내보내는 것. 힐피거는 ‘폴로’의 랄프 로렌과 함께 미국 캐주얼 의류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디자이너로,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 ‘타미 힐피거’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 9월에는 자사 브랜드 런칭 20주년 기념 아시아 투어 피날레를 한국에서 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각지에서 모인 디자이너 지망생 16명이 공동생활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레스토랑 주인, 거리 예술가 등 대부분 패션계 경험이 없는 이들은 매주 1명씩 탈락(cut)하는 각종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타미 힐피거는 이 과정에서 이들의 재능과 사업성, 마케팅 능력, 스타일 재능 등을 평가해 최후의 1명을 연봉 25만 달러를 받는 브랜드 ‘타미 힐피거’의 디자이너로 선발하게 된다. ‘더 컷’은 지난 6월 미국 CBS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부그룹

    국내 10대 그룹이 대부분 1930∼1940년대 출범한 것과 달리 동부는 이보다 한 세대가량 늦은 산업화시대인 1969년, 대학생인 김준기 회장이 세운 후발기업이었다. 선발 창업 기업은 사업참여 기회가 많았지만 동부는 후발기업이어서 사업참여에 어려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대우·율산 등 60년대 말을 전후해 함께 등장했던 기업들이 부실 문제로 몰락한 것과 달리 동부는 성장과 안정을 기치로 삼아 꾸준히 사세를 키워 현재 재계 순위 12위까지 끌어올렸다. ●사우디 최초·최대의 사업단지인 주베일에서 신화를 창조하다 “나는 죽고 싶었다. 아니 죽으려 했다. 공사도 시작하기 전에 나라에 큰 손해를 끼친다는 죄스러운 마음에서 눈앞이 깜깜했다. 중동 진출 꿈은 날아가고 동부건설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피사의 사탑 앞에서 양주를 한병이나 마셨다. 이 탑에 올라가 뛰어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죽으려니 그동안의 고생이 너무 아까웠다. 이탈리아 말도 모르면서 이탈리아 귀신들 속에서 고생할 것 같다는 쓴웃음도 나왔다. 그리고 죽더라도 고국에 돌아가서 죽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죽기로 마음 먹으니 다시 한번 부딪쳐 보자는 각오가 섰다.” 1974년. 동부의 중동 진출 시발탄인 주베일 해군기지 공사를 내정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입찰받자 회사와 국가에 큰 손해를 끼치게 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김 회장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유복한 집안에서 고생 없이 자란 덕에 김 회장의 창업은 밥벌이와 무관했지만 그렇다고 그룹을 이루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죽는 대신 죽을 각오로 다시 일어섰다. 발주처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재입찰을 성사시키면서 동부의 중동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김 회장이 현장 반장이 되어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을 전세 택시로 오가며 말뚝을 박고 공사를 지휘했다. 사우디 최대의 산업단지인 주베일에 한국 건설 업체로서는 최초로 동부건설이 대형 복합공사(4800만달러)를 따냈고, 그 이후 1억달러 이상의 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 제다 해군기지, 사우디 국방부 청사, 리야드 국제공항 등 중동지역 공사를 잇따라 따냈다. 그 때 벌어들인 돈이 오늘날의 동부를 일군 종자돈인 일명 ‘오일 머니’다. 건설사 창업 10년도 안돼 도급 순위가 1978년 6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부강한 미국에서 착안한 기업가의 길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69년. 만 24세의 나이로 직원 셋을 데리고 동부그룹의 전신인 ‘미륭건설’을 창업했다. 군제대 후 선진국 시찰단의 일원으로 40일간 미국을 돌아보고 그는 자본주의의 위대성과 시장경제체제의 합리성에 눈뜨게 된다. 좋은 기업을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젊은 포부에서 동부의 창업 이념은 ‘좋은 기업’이다. 건설업은 리스크가 크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나 설비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창업 업종으로 삼았다. 당시 회사 이름은 아름답게 솟아오른다는 뜻의 ‘미륭’. 오늘날 동부의 전신이다. 창업자금 2500만원은 여러 친지들을 설득해 간신히 꾼 돈이다. 아버지 김진만(87) 전 의원은 대학 재학중인 어린 아들이 사업하는 것을 반대했다. 1954년 제3대 민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한 아버지 김 전 의원은 김 회장이 창업한 1960년대 후반, 여당의 당 4역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동부의 창업 과정에 아버지의 후광 이야기가 운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7선 의원인 김 전 의원은 지금도 민족중흥동지회장이란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동부그룹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겠느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정치는 후광으로 가능하지만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평가받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라고 말한다. 김 전 의원은 1972년 항명파동으로 당권의 핵심에서 멀어져 간 인물이고, 오늘날 동부그룹을 이룬 결정적 기반은 1975∼1983년 중동에서 벌어들인 외화였기 때문이다. 1980년 전두환 군부 정권은 권력에 의존해 축재 혐의가 있는 정치인을 조사, 재산을 몰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으로 인해 동부건설 계열 3사가 연루된 적도 있다. 아들인 김 회장은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동부건설 계열 3사가 직면한 일대 위기였지만 결과적으로 동부의 창업 과정과 김 전 의원이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당시 미륭)를 창업한 1969년 당시 이미 600여 선발 업체들이 포진한 상태였고 도급 순위에 따라 수주 한도가 정해졌기 때문에 미륭은 정부 발주 공사는 넘보지도 못했다.”며 후광설을 일축했다. 그는 또 “그래서 요즘 말로 우리만의 틈새시장인 이른바 ‘블루오션’을 개발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영국대사관·독일문화원·용산미군기지와 같은 주한미군 공사·연세대 이공대 건물 등 외국인 및 민간 발주 공사를 집중 공략했다. 특히 이는 국제적인 공사 표준이 엄격하게 요구되던 사우디 건설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계획된 사업다각화로 재계 10위권 진입 5남3녀 가운데 장남인 그는 서울 경기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 회장 일가는 경기고와도 인연이 깊다. 광복후 청년운동을 펼쳤던 그의 숙부 고 김진팔씨가 경기고 27회, 김 회장이 60회, 그의 아들 김남호(30)씨가 90회 졸업생으로 3대가 경기고를 졸업했다. 지난 6월 말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아들 남호씨의 결혼식에는 김 회장 재학 당시 화학 선생님이자 남호씨의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했던 송길상씨가 주례를 맡기도 했다. 고등학교 동창 중 사업을 가장 크게 하고 있는 사람 역시 김 회장이다. 동창들은 김 회장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도 잘했지만 술·담배는 물론 주먹도 무지 센 친구였다.”고 회고한다. 김 회장의 경기고 동기동창 중에는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 포스코 이구택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회장, 최경원 전 법무장관, 원정일 전 법무차관, 송옥환 전 과학기술부 차관, 양수길 전 OECD 대사, 한남규 전 중앙일보 부사장, 손욱 전 삼성SDI 사장, 이연수 전 외환은행부행장 등 쟁쟁한 유명인사가 많다. 동부그룹에서는 김 회장에 대해 “일밖에 모르는 탁월한 기업가” 라고 정의한다. 일을 위해 그 좋아하던 술·담배도 끊고 걸음걸이까지 바꿨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독서를 즐기고 골프는 거의 치지 않는다. 주요 사업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결론을 얻을 때까지 임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벌인다. 논리에서 밀리지도 않고 지독하다 싶을 만큼 마음 먹은 일은 꼭 이뤄내고 마는 성격이다.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건설·운송사업에 머물던 동부가 10위권 그룹으로 거듭난 것도 동부가 중동신화를 창조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강한 집념, 탁월한 전략, 추진력, 리더십의 결과라는 평이다. 반대를 무릅쓰고 중동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부실 기업들을 속속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시킨 주인공이 바로 김 회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다각화는 초기부터 큰 밑그림을 갖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었다. 예컨대 1984년 ‘장영자 사건’ 여파로 부도가 난 일신제강을 인수,4000여억원을 투입해 민간 최대의 냉연강판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어 1998년 1조 3000억원을 들여 아산만에 제2 냉연공장을 건설, 오늘날 동부제강을 세계적인 냉연철강회사로 탈바꿈시켰다. 80년대에는 울산석유화학·영남화학을 인수, 양사를 합병해 동부화학(현 동부한농화학)으로 출범시켰고,1983년에는 만년 적자인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을 인수해 오늘날 손해보험업계 ‘빅3’인 동부화재로 거듭나게 했다. ●형제들의 화려한 혼맥 어머니에 대한 사랑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 극진하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에 있는 어머니 고 김숙자씨의 묘소 옆에 별장을 지어놓고 수시로 다녀가고 있다. 사업 구상이나 고민에 빠질 때도 그가 찾는 곳은 늘 어머니 곁이다. 어머니 김씨는 서울 명성여학교에서 유학, 일제시대 삼척 송정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최초의 여교사다.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는 평이다. 동부는 80년대 중동 경기가 악화되기전 이미 중동에서 철수했다. 사우디에서 벌어들인 ‘오일머니’로 회사를 속속 설립, 인수하면서 그룹 시대를 열었고 몇 안 되는 친인척들은 이무렵 동부그룹에 들어왔다. 정치인 아버지 슬하에서 이뤄진 혼사들이라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연애 결혼도 이외로 많다. 누나인 김명자(63)씨의 남편인 임주웅(65)씨는 결혼과 함께 김 회장의 권유로 동부에 합류해 한국자동차보험 이사, 동부생명보험 사장 등을 지냈다. 누나 김명자씨는 김 회장을 대신해 가족들의 대소사를 챙기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매형인 임 전 사장의 아버지는 한국 최초의 치약 제조회사였던 동아특산약화학의 창업자인 고 임형복씨다. 임 전 사장의 형인 임주용(71)씨는 동국제강 고 장상태 회장의 막내 동생인 장복혜씨와 결혼했으며 중앙투금 부사장을 지냈다. 임 전 사장의 아들 준석(37)씨의 장인 윤호중씨는 흥아해운 창업주인 고 윤종근씨의 아들이다. 김 회장의 큰 동생이자 김진만 옹의 차남인 김택기(55)씨는 90년대 동부화재 사장을 지내면서 만년 적자이던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을 흑자 전환시켰다. 그러나 정계 진출을 위해 사표를 내고 2000년 4월 16대 민주당 의원(강원 태백 정선)으로 당선됐다.17대 총선에는 낙선했지만 그룹으로 돌아올 계획은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요즘은 강원대 초빙교수로 출강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아버지의 정치가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동생 택기씨란 평이 나오는 이유다. 부친과 절친했던 이철승(83) 전 의원의 딸인 이양희(49)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와 결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김 회장의 둘째 남동생인 김무기(52)씨는 80년대 초반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동부제강 상무, 동부증권 부사장 등을 역임하다 1990년대 말 벤처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지금은 IT전문 경제지인 서울디지털경제의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활약 중이다. 성격이 호방한 데다 주량이 세고 입담이 뛰어나 그룹 내에서는 일명 ‘핵무기’로 통했다. 자유연애로 만난 부인 이지은(46) 씨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서울대 문리대 학장을 지낸 고 이종진씨의 딸이다. 친구의 소개로 만났으며 금실이 좋기로 유명하다. ●가족·친지·동업자의 동반없이 재계 정상에 오르다 동부는 창업에서부터 궤도에 오르기까지 가족·친지·동업자의 동반없이 사업을 했고, 창업자 단독으로 그룹을 일궈낸 보기 드문 사례다. 그룹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때 일했던 매형과 동생들은 모두 각자의 길로 떠났다. 남아 있는 사람은 김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동서지간인 윤대근 동부아남반도체 부회장과 제조부문 회장을 지낸 외삼촌 김형배(71) 고문 둘뿐이다. 김형배 고문은 상공부(현재의 산업자원부 전신)에서 기획관리실장, 경공업 차관보를 거친 경제관료 출신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거쳐 1994년 김 회장의 권유로 동부에 합류했다.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동부전자 등 동부 주력 제조업체들의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동서인 윤 부회장은 문교부(현재의 교육부 전신) 장관과 서울대 총장을 지낸 고 윤천주씨의 아들이다. 김 회장의 부인인 김정희(57) 여사의 여동생 김정림(56)씨의 남편이다.70년대 초반 미국 유학 당시부터 그룹 일을 도와 가장 먼저 그룹에 참여한 친·인척으로 꼽히기도 한다. 측근들은 김준기 회장과 윤대근 부회장은 코드가 통해 지금도 손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소머리 국밥집에서 냄비에 눌어붙은 누릉지를 긁어먹길 좋아하는 등 두 사람의 소탈함이 닮았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윤 부회장에 대해 “인척관계를 떠나 사업상 고락을 함께 해온 동지”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이 돈독하다. 김 회장과 윤 부회장의 장인은 고 김상준 삼양염업사 명예회장이다. 고 김 명예회장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형이다. 고 김 명예회장의 2남3녀 중 둘째 딸과 셋째 딸이 나란히 김 회장과 윤 부회장에게 시집간 것이다. 지난 7월 김 회장의 아들 남호씨의 결혼식 당시 식장 맨 앞에 있던 신랑 가족석 옆에 삼양그룹 사람들을 위한 별도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9월 고 김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당시 두 사람이 시종 빈소인 고려대병원을 지키기도 했다. 김 회장의 결혼은 친지의 중매로 이뤄졌다. 동부 관계자는 “창업 이후 사업 확장에 여념이 없던 김 회장에게 중매가 들어왔는데 신부 후보가 알고 보니 김 회장과 중·고등학교 동기인 김병휘(현 한양대 수학과 교수)씨의 동생이었다.”면서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여서인지 자연스런 만남이 지속됐고 혼사도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세대 기악과 출신의 김정희(57)씨는 김상준 전 삼양염업 회장의 2남3녀 중 차녀다. 주례는 당시 동아일보 고재욱 사장이 맡았다. 이밖에 다른 형제들은 그룹에 관여한 경험조차 없다. 여동생 김명희(58)씨는 ‘여성의 전화’ 창립맴버로 여성운동에 몸담아 왔다.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여성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평우(60) 변호사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 변호사의 양친 모두 유명한 소설가인 고 김동리 선생과 고 손소희 여사다. 김평우 변호사는 김준기 회장과 고등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김흥기(46)씨는 여동생인 희선(45)씨의 소개로 이화여대 수학과 출신인 오남선(46)씨를 만나 연애 결혼했다. 흥기씨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가방을 만들어 수출하는 무역업에 종사하다 지금은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김희선씨는 농심 신춘호(75) 회장의 둘째 며느리이자 신동윤(47) 율촌화학 사장의 아내다. 이화여대 음대 재학시절 자신이 소개해 오빠의 부인이 된 오남선씨의 주선으로 남편 신 사장을 학교 축제에서 만나 결혼했다. 막내인 김현기(39)씨는 부산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상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아직 미혼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현재 동서인 윤 부회장과 외삼촌인 김 고문 이외에 다른 어떤 친인척도 동부그룹에 몸담고 있지 않다.” 면서 “다른 재벌들과 달리 동부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능력이 없으면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전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핵심경영인들 김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 김준기 회장은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 묘비명에 적힌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을 부리다가 간 사람, 여기 누웠노라.” (Here lies a man who was able to surround himself with men far cleverer than himself.)를 자주 인용한다. 대학 시절 카네기의 ‘부의 복음’을 읽고 그의 경영철학과 인재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묘비명이 자신처럼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경영자의 참모습을 간결하면서도 적절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사람’중심의 경영철학 및 인재관에 관한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들에게도 이를 실천할 것을 독려한다. 2001년 입사한 이명환(61) 현 ㈜동부 부회장의 경우 김 회장이 여러 차례 만나 자신의 기업관 등을 설명하며 동부 합류를 끈질기게 설득해 영입한 케이스. 이 부회장은 67년 삼성에 입사해 삼성전자 종합기획실장, 삼성 비서실 인사담당, 삼성SDS 사장 등을 지냈다. 효성 생활산업 사장, 현대건설이 출자한 인천국제공항철도사업단 사장도 역임했다. 이미 70년대부터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백호익(62·건설·물류분야) 부회장, 윤대근(58·소재분야) 부회장은 물론 90년대 말 이후 합류한 장기제(금융분야) 부회장, 신영균(61·화학분야) 부회장 등 오늘날 동부를 이끄는 핵심 전문경영인들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 이밖에도 2004년 6월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전 삼성화재 부사장), 같은 해 12월 임종성 동부아남반도체 부사장(전 삼성전자 전무), 지난 2월 김홍기 동부정보기술 사장(전 삼성SDS 사장) 등이 삼성에서 영입됐고, 지난 3월 GS건설 출신의 황무성 부사장이 동부의 토목부문 사장으로,4월 GS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용화씨가 개발부문 사장이 됐다. 이어 5월에는 세계적인 반도체회사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오영환 동부아남반도체 사장, 대림산업 부사장 출신인 하진태 동부건설 부사장, 대림산업 출신인 김용식 동부건설 부사장 등이 영입된 바 있다. jhj@seoul.co.kr ■ ’후계자’ 김남호씨 MBA 유학중 동부의 후계구도는 단순 명확하다.김준기 회장의 승계자가 1남1녀 중 아들인 김남호(30)씨로 일찌감치 정해졌기 때문이다.180㎝나 되는 건장한 체구에 겸손한 태도가 눈에 띈다. 남호씨는 최근 부인 차원영(26)씨와 함게 미국으로 건너갔다.내년 1월부터 뉴욕대학에서 MBA과정을 밟기 위해서다.원영씨는 차경섭(86) 차병원 이사장의 손녀(차광열 포천중문의대 교수 딸)로 지난 6월 남호씨 누나인 주원(32)씨 후배의 소개로 만난지 1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남호씨는 MBA과정을 끝낸 뒤에도 서울로 돌아오는 대신 한동안 일본에 머물며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귀국해 군복무를 마쳤고 지난 2002년부터 외국계 경영 컨설팅 그룹인 AT커니 한국지사에서 최근까지 근무했다. 서울예고 출신의 원영씨는 영국에서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 수학과를 나온 재원.그룹의 예비 안주인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향후 남호씨 뒷바라지에 전념중이다. 2,3세에 대한 지분 이양 과정에서 ‘편법 증여’ 등 의혹이 제기되는 일부 재벌들과 달리 동부의 경우 온전히 증여세를 내고 정당하게 지분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분 이양은 대부분 이뤄졌지만 남호씨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직 멀었다고 그룹측에선 진단한다. 동부그룹측은 “남호씨 본인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데다 김 회장도 평소 남호씨에 대해 국내외 경제 흐름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국제적인 안목을 쌓길 바라고 있다.”면서 “경영 참여는 전혀 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은 진작에 끝났다.김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2년에 이르기까지 아들 남호씨에게 꾸준히 지분을 넘겼고,그 결과 지난 2002년 10월 남호씨가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화재 최대주주가 됐다.동부화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인 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동부투신운용 등 금융계열사들과 동부건설 및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영권도 확보하고 있다. 또 2004년 8월 김 회장이 아들 남호씨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동부정밀화학 지분을 증여함으로써 남호씨는 동부정밀화학,동부증권,동부제강 등 주요 계열사에서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사실상 지분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딸 주원씨는 동부화재,동부정밀화학,동부제강 등에 대한 지분을 일부 갖고 있으나 경영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룹측 설명이다.친구 소개로 만나 1997년 9월 당시 해동화재 김동만(96) 회장의 손자인 김주한(35)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지금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두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김주한씨는 메릴린치증권 애틀란타 지사에서 자산운용가로 일하고 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선동열 감독 일문일답 “선수들이 잘해줬다”

    고향 광주에서 새내기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의 신화를 일궈낸 삼성 선동열 감독은 나머지 2경기는 투수들의 실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승리의 원동력은. -라형진이 좋았고 박진만의 2루타가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 ▶취임 첫 해 큰 일을 해냈다. -첫 해라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내가 한 일이 뭐 있나. ▶향후 계획은. -한국시리즈까지 20일 정도 남았다. 전력 보강에 힘쓰겠다. 시즌 막판 선발진이 안좋았다. 신경쓰겠다. ▶SK와 두산, 어떤 상대가 편한가. -둘 다 좋은 팀이고 까다롭다. ▶올 시즌을 정리한다면. -5월까지는 좋았다.6월엔 타격을 비롯한 전체적인 슬럼프가 힘들었다. 이후 투수들, 특히 불펜이 잘 해줬다. ▶남은 2경기는. -라형진 김덕윤 임창용을 실험하겠다. 배영수(탈삼진) 오승환(승률)에게도 타이틀을 위한 기회를 주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데스크시각] 따로국밥과 체육계/김민수 체육부 부장급

    대구지방의 대표음식 가운데 ‘따로국밥’이 있다. 국에 밥을 만 ‘장터국밥’의 일종이다. 언제부터인지 이 지방에서 국과 밥을 따로 내놓아 이렇게 불렸다 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부 장터에서 밥의 양을 속이는 경우가 있어 당당히 공기밥을 따로 내준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얼큰하고 시원한 국밥에 큼직한 깍두기까지 얹으면, 제 맛을 더하는 터라 따로국밥을 주문해 놓고도 밥을 국에 마는 이가 적지 않다. 꼭 짚어서 얘기할 수 없는 오묘한 맛의 조화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최근 따로국밥이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여럿이 조화를 이뤄야만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각각 ‘나홀로식’ 행동으로 성과를 내지 못할 때 종종 비유된다. 공교롭게도 올 한국 체육계가 이런 ‘따로국밥’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아쉬움을 준다. 체육계는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지 불과 2개월여만에 차기 올림픽 대책을 전격 발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계 거물들이 대거 자리한 가운데 한국의 2008년 올림픽 ‘톱10’을 위한 ‘베이징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메달 가능 종목과 육상·수영 등 기초 종목 육성에 중점 투자하겠다는 게 요지다. 이는 경쟁 상대인 주변국 중국은 물론 일본의 눈부신 성장에 크게 자극받은 때문이다. 체육계는 당시 이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발빠른 행보에 큰 박수를 보내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체육계 수장인 대한체육회장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교체되면서 종전 다부진 각오는 실종된 느낌이다. 취임 직후 사상 초유로 사무총장과 태릉선수촌장을 ‘공채’해 체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김정길 회장은 올림픽에 대비한 경기력 향상보다는 위축된 한국 스포츠의 위상 회복을 시급한 과제로 진단한 듯싶다. 취임 이후 6개월여동안 모두 9차례나 해외에서 전방위 외교를 펼치며 정치인 출신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국기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살아남은 것과 내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것도 그의 외교 수완과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세계 무대를 공략하는 사이 체육계 내부에서는 진통이 거듭됐다. 총장 등의 공채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로 홍역을 치렀던 체육회가 후속 인사와 관련된 불만으로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같은 잡음은 직원들의 무사안일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고위 관계자들의 징계 사태로 얼룩졌다.2009년 IOC 총회 및 올림픽총회(Olympic Congress) 유치 신청 기한을 방치하다 김재철 사무총장 등에게 엄중 경고와 견책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훈련과 지원을 담당하는 태릉선수촌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 탓에 선수촌의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연일 예산 타령과 볼멘소리로 가세했다. 또 정치권 인사들이 종목별 협회장에 속속 오르면서 경기인들의 반발도 크게 분출됐다. 수장은 바깥에서, 직원과 경기인들은 안방에서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주인공인 선수들은 뒷전으로 물러앉았고, 그 결과는 경기력 추락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효자종목’ 배드민턴과 유도는 지난 8월과 이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작 동메달 1개에 그치는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또 안방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탁구와 육상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특히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도의 이원희가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과 탁구의 유승민이 8강전에서 쓴 잔을 든 것은 취약한 저변 탓도 있지만, 체육회의 선수 관리 소홀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금밭’이 험난한 ‘자갈밭’으로 변한 현 상태라면 코앞에 닥친 아시안게임과 베이징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는커녕, 실망과 분노에 가득찬 원성을 살 수밖에 없다. 체육계는 우수선수 육성을 통한 국위 선양의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체육계가 다시 하나된 모습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길 바란다. 김민수 체육부 부장급 kimms@seoul.co.kr
  • [MLB] ‘망신살’ 찬호 선발서 퇴출

    [MLB] ‘망신살’ 찬호 선발서 퇴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4년만에 ‘친정 나들이’에 나선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최악의 제구력 난조로 ‘선발 수성’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박찬호는 12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고작 1과 3분의1이닝동안 3안타,2볼넷,2몸에 맞는 공,1폭투 등 어어없는 난조를 보였다.3-2로 앞선 2회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된 박찬호는 3-7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승패 없이 시즌 방어율만 6.63으로 치솟았다. 투구수는 44개. 박찬호는 이날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지난 6월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이닝 동안 10안타를 얻어맞고 8실점한 이후 생애 두번째 최소 이닝 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또 멋진 승부를 기대했던 박찬호-최희섭의 맞대결에서 박찬호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며 1루 땅볼과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고, 최희섭도 긴장한 듯 헛스윙하며 배트를 1루 관중석으로 날려 기대를 저버렸다. 지난 콜로라도전에서 5이닝 4실점한 박찬호로서는 이날 호투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절박한 처지였다. 게다가 통산 2.98의 눈부신 방어율을 기록한 친정 다저스타디움 등판이라 기대를 더했지만,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1회부터 투구 밸런스를 잃고 허둥대며 어처구니없이 무너진 것. 그가 말한 대로 “인생 최악의 투구”였다. 박찬호의 선발 제외 가능성이 더욱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찬호의 잇단 부진으로 브루스 보치 샌디에이고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페드로 아스타시오의 선발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아스타시오는 부상 전까지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승, 방어율 2.42로 호투했었다. 여기에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 애덤 이튼마저 컨디션을 점차 회복해 박찬호의 선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박찬호의 부활 여부는 미지수지만, 이 상태라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의 꿈도 접어야 할 안타까운 처지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면 의사나 환자 모두 치료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치료에 진전이 없다고 의사만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만 힘들게 할 뿐이다.’3만명이 넘는 거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의 수장 이철 사장은 인터뷰에 앞서 의미심장한 말부터 건넸다. 한국 철도는 105년 국영철도 체제를 마감하고 올해 공영철도인 철도공사로 거듭났다.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전망은 ‘장밋빛’이 아닌 ‘회색빛’, 일부에서는 아예 ‘칠흑같은 어둠’으로 표현한다.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구조에,1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은 상황이 불확실한 미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재정투자 미흡과 과다한 부채, 연계환승시스템 등 열악한 외부요인과 내부의 경영 마인드 부재가 공사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진단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정치인에서 공기업 CEO로 변신한 이 사장을 만나 철도공사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국내 철도산업의 환경은 어떤가.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단기간 내 기대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구조이다. 저조한 정부 투자나 과다한 부채 문제를 떠나 기초가 너무 부실하다. 기본적으로 철도와 대중교통수단을 연결하는 연계 환승시스템이 안 돼 있다. 마치 일부러 끊어놓은 듯하다. 서울역은 섬과 같고 고속철도 광명역과 천안·아산역은 대중교통수단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역사만 지어놓았다. 역 광장 역시 방치된 공원 기능보다는 연계환승에 필요한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 철도공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 운송업체들의 참여가 요구되며 ‘헌법1조’처럼 지켜져야 한다. ▶향후 경영방침은. 철도공사는 공익적 서비스와 기업적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매년 경영실적을 평가받는 공기업이 됐지만 여전히 관료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 모든 조직은 영업중심으로 바꾸고 수요자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 반면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성은 공고히 유지할 것이다. ▶9월 조직개편을 예고했는데. 정부형 조직을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인풋을 줄이는 구조개혁보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아웃풋을 늘릴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업무별·기구별로 비용과 수입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예산을 받아서 집행하는 것에서 탈피, 이를 통해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팀제’ 도입으로 결재라인을 간소화하고 상하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책임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비대한 관리조직은 축소해 현장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공기업에 대한 혁신요구도 강하다. 철도 혁신의 지향점은 고객만족과 신뢰에 있다. 성과중심 경영, 업무프로세스 개선, 반부패·윤리경영 등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과정이다. 전담인력 41명으로 혁신전담부서를 가동하고 혁신을 주도할 ‘체인지 에이전트’ 557명을 선발했다. 이같은 경영혁신이 제도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변화관리와 성과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일을 잘하면 그에 걸맞은 보상도 제공할 방침이다. ▶부채 해결과 함께 흑자경영 전환은 언제로 보는지. 철도공사는 4조 6000억원에 달하는 운영부채와 5조원의 시설부채를 ‘선로사용료’로 갚아야 한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빚을 얻어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정부가)공사로 전환시키며 부채를 안긴 것은 “시집 보내는 딸에게 돈 벌어서 혼수비용을 갚으라.”는 격이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알려진 2012년 흑자 달성은 거짓말이며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철도공사도 합의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다. 다만 정부가 부채 탕감 방안으로 시설사용료를 면제하고 공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한다면 2012년 경영정상화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와 국회에 특단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겠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잘못’을 범해선 안된다. ▶KTX 역방향 및 비좁은 좌석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단계적으로 개선방침을 세웠다. 개선비용만 1200억원이 소요되고 좌석 수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도 부담이다. 하지만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개선은 어렵고 차량 정비 및 신차 도입 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철도의 부대사업 전망은. 유전사업의 여파로 부대사업 의지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운송사업만으로 수지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에서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사업 리스크와 수익성 등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시작한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비용 부담이 덜한 운송과 연계한 부대사업이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자회사의 경쟁력 배양과 사내벤처제를 도입하는 등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남북철도 및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은 철도의 역할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북철도 연결 준비과정은. 경의선 남측구간은 이미 2002년 완공됐고 동해선은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험 운행에 대비, 여객·화물열차 운행계획 및 분계역 직원들의 업무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북측도 궤도부설이 완료돼 신호통신공사와 역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 남북한이 공동으로 철도연결구간 공사실태점검을 벌였고 시험 운행까지 기술 점검을 진행키로 했다.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시험운행이나 연말 개통은 문제가 없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광명역 축소·폐지 검토 배경은 이철 사장이 ‘광명역 활용 축소 또는 폐지…영등포역 정차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KTX 정차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부가 KTX 시발역으로 광명역을 건설했으나 수용능력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정차역을 재선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수도권에 3개 역을 둔다는 원칙에 따라 정차역에서 제외됐던 영등포는 지자체와 주변 상인, 경인선 주민·지자체 중심으로 정차 요구가 제기됐다. 그러자 광명역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던 ‘안산선’ 주민·지자체들이 영등포 정차 반대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양측이 국회 청원을 제기하는 등 지역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정부의 광명역 활성화 방침에 따라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영등포 정차 논란은 이 사장 발언으로 재점화가 불가피해졌다. 영등포 정차는 열악한 철도공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2010년 고속철 2단계 및 호남고속철이 개통되면 ‘광명역’의 가치는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당장 매년 420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반면 영등포역 정차시 일평균 1000명,5000만∼6000만원의 수입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차에 따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열차이용 편의도 높일 수 있다는 데 힘을 얻고 있다. 선로 문제도 없어 역무시설과 시스템 보강 등 비용 부담도 적다. 이에따라 철도공사 내부에서도 영등포역 정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해결이 간단치만은 않다. 먼저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139억원을 투자키로 한 정부와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영등포역 정차로 서울역과 용산역의 이용객 축소는 물론 광명역의 상대적 기능상실에 따른 문제해결에도 나서야 한다. 민자역사 상권 위축에 따른 지자체와 상인 반발 등을 무마시킬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의 열차가 정차할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사다. 주민 반발 및 이용객 혼란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는 광명역을 통과하는 42개 열차의 정차 가능성이 점쳐진다. 용산역과의 근접성을 들어 호남선 및 직통 등 일부 열차 배제도 예측가능하다. 그러나 새마을호에서 보듯 정차가 이뤄지면 열차수 증가는 시간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영등포 정차는 책임기관 CEO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찬반 대립과 예측불가능한 파급력, 복잡한 대내외 사정 등이 얽히면서 문제해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철 사장은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철’이라고 씌어진 명함을 건네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웃한다. 이 사장이 아직 CEO보다는 ‘정치인 이철’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았고 이후 선량(選良)으로 변신,12∼14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야권통합추진위 공동대표와 5공 청문회를 거치며 ‘선명’한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15대 선거에서 낙선,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17대에 느닷없이 부산에서 여당 후보로 출마한데 이어 지난 6월 공기업 사장으로 다시 대중 앞에 다가왔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그의 변신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철도공사 사장 취임 두 달을 넘겼지만 여전히 내정 당시의 뒷얘기들이 무성하다. 이는 철도전문가가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와 함께 그가 걸어왔던 행보와 다른 선택에 대한 의문이 내재돼 있는 탓이다. 권력의 중심에서, 영위(榮位)보다는 투쟁하는 모습이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실패 경험이 없는 기업인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임기만 채우다 물러나는 책임 없는 ‘오너’를 거부한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여기서 실패하면 내 모든 걸 잃게 된다.”며 비장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경남 진주(57)▲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벽산그룹 부장▲12∼14대 국회의원▲민주당 원내총무·사무총장▲코코캡콤, 코코엔터프라이즈 회장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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