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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자금대출 비중 줄었다

    시설자금대출 비중 줄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들이 은행권으로부터 빌려쓰는 시설자금 대출금이 크게 줄었다.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내수 업종에 대한 대출금 증가폭도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0분의1과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295조 670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9% 늘었다.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증가율 2.5%보다는 약간 높은 것이나 2002년 상반기의 11.4%나 지난해 상반기의 10.4% 등과 비교해서는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시설자금 대출금 잔액은 59조 3249억원으로 2.0% 증가,지난해 하반기(1.8%)보다는 증가폭이 약간 높아졌으나 지난해 상반기(4.2%)에 비해서는 절반 아래로 대폭 둔화됐다.특히 산업대출금 총액에서 시설자금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를 나타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시설자금 대출금 비중은 2002년 상반기중 21.4%였으나 작년 상반기 20.6%,하반기 20.4%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산업대출금과 시설자금 대출금 증가폭이 둔화되는 것은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부진한데다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원재료값 상승률 환란후 최고

    원재료값 상승률 환란후 최고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원재료와 중간재의 물가상승률이 석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면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특히 8월들어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원재료·중간재 물가지수가 앞으로 기록적인 수준으로 폭등할 것으로 우려된다.이에 따라 경기부진속에 유가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계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중간재 물가지수는 111.6(2000년 100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상승,98년 11월의 16.2%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원재료·중간재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13.5%,6월 13.2%에 이어 석 달 연속 13%대의 고공행진이다. 전월 대비 원재료·중간재 물가는 지난 6월중 0.5% 하락에서 7월에는 0.8% 상승으로 돌아섰다. 한은 물가통계팀의 김성용 과장은 지난해 대비 원재료·중간재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함께 장마·폭염으로 인해 국산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제외한 재화 부문의 종합적인 인플레이션 측정지표인 최종재 물가는 장마와 폭염에 따른 채소류의 작황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4% 올랐으며 전월에 비해서는 0.5% 상승했다. 최종재의 지난해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 4.4%는 98년 12월의 6.3%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아테네 2004] 유럽, 여 100m 5연패 미국에 도전장

    ‘미국 vs 유럽’ 28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46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의 막이 올랐다.남녀 투포환 우승자는 이미 가려졌지만 진정한 메달사냥은 여자 100m 예선이 시작되는 20일부터. 매리언 존스(29·미국)의 불참으로 무주공산이 된 ‘총알 탄 여전사’의 자리를 놓고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이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지난 시드니올림픽까지 5회 연속 100m 정상을 지켰다.그러나 미국의 6연패는 좀 힘겨워 보인다.부진을 거듭한 존스가 국내선발전에서 탈락한 데다 ‘포스트 존스’로 꼽혔던 켈리 화이트(28)마저 약물파동으로 2년간 출장정지를 당했기 때문. 유럽은 정상탈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노장’ 크리스틴 아롱(31·프랑스)과 ‘신예’ 이베트 라로바(20·불가리아)가 선봉장이다. 올시즌 각종 국제대회를 휩쓴 아롱이 더욱 주목받는다.10초95로 시즌 2위 기록을 보유중이며 올해 골든리그와 그랑프리대회를 각각 두차례씩 석권했다.‘트랙의 패션 모델’로 통할만큼 늘씬한 몸매와 화려한 맵시로 유명세를 더한다. 라로바도 지난 6월 시즌 1위 기록(10초75)을 세우면서 탄력을 받았다.부모가 모두 단거리선수 출신으로 스프린터의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어려서 수영과 체조로 기본체력을 다진 뒤 육상으로 ‘전업’했다.16세때인 2000년 불가리아 챔피언에 오르면서 ‘신동’으로 각광받았고 기복없는 레이스와 꾸준한 실력 향상이 장점으로 꼽힌다.일부 전문가들은 라로바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자존심을 지킬 ‘여전사’는 로린 윌리엄스(21)와 라타샤 콜랜더(28).그러나 역대 올림픽 멤버에 견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다.시즌 기록은 나란히 10초97로 공동 3위에 올랐지만 큰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것이 흠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유럽이 다소 앞서는 느낌이다.그러나 전문가들조차 쉽게 우승자를 점치지 못한다.이들은 철저하게 올시즌 맞대결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변이다.역대 빅매치에선 자주 파란이 일어났었다.2001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자나 핀투세비치-블록이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 존스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지난해 파리세계선수권에서도 미국의 켈리 화이트가 ‘깜짝 우승’했다.여자 100m 결승전은 23일 새벽 4시55분 열린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상장사순익 1분기엔 사상최대… 2분기 11%급감

    상장사순익 1분기엔 사상최대… 2분기 11%급감

    갈수록 짙어가는 불황의 그늘이 2·4분기 기업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1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기업이익이 2분기 들어 마이너스로 꺾였다.점차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와는 정반대로 1분기에 이미 정점(頂点)을 찍어버린 셈이다.고유가,수출둔화 등 즐비하게 늘어선 악재들을 감안할 때 당분간 상승국면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2분기 순익 마이너스 반전 증권거래소·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증권시장은 17일 각각 12월 결산 상장기업 535개사(일부 제외)와 등록기업 733개사의 상반기 실적분석을 발표했다.거래소 상장기업들은 2분기 매출이 147조 5420억원으로 1분기(141조 9520억원)보다 3.9% 늘었지만 순익은 14조 2296억원에서 12조 6123억원으로 11.4%나 줄었다.1분기 흑자에서 2분기 적자로 바뀐 40개를 포함,전체 상장회사의 18%인 94개사가 적자를 냈다. 제조업체의 순익은 2분기에 12조 4928억원으로 1분기보다 7.9%가 줄었고,가계·중소기업의 대출연체가 심각한 금융업체는 1196억원으로 81.9%나 감소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통상 6월말 반기결산에 맞춰 대규모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관행 때문에 금융회사들의 2분기 순익이 상대적으로 더욱 줄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도 사정이 비슷했다.2분기 매출은 13조 8117억원으로 1분기보다 9.3% 늘었지만 순익은 5056억원에 불과,거꾸로 22.1%가 줄었다.기업 10개 중 3개꼴(31.0%)인 227개사가 적자를 냈고 이 중 116개사는 1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로는 순익 90% 증가 그러나 1,2분기를 합한 상반기 전체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 났다.상장기업의 경우,매출(289조 4940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17.7%,순익(26조 8419억원)은 89.1%가 늘었다.등록기업은 매출(26조 4458억원)과 순익(1조 1543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7%와 103.9% 증가했다.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상반기에 반도체·화학·철강·조선 등 주력제품의 수출단가가 높았고 설비투자 부진으로 회계상 비용지출이 줄어든 것 등이 높은 순익증가의 이유”라고 설명했다.기업간 실적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의 상반기 순익은 6조 2719억원으로 상장회사 전체 순익의 23.4%를 차지,전체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17.9%)보다 크게 늘었다.코스닥 등록기업 전체와 비교하면 5.4배에 이른다.대그룹 편중도 심화됐다.올 상반기 삼성·LG 등 10대 그룹 순익은 15조 1148억원으로 상장기업 전체의 56.3%를 점유,전년동기(48.3%) 대비 8%포인트나 뛰었다. 기업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국내 최대 삼성전자조차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6.9%와 0.2% 줄었다.특히 지금은 고유가,내수침체의 장기화,세계 IT(정보·기술)경기 하강,중국경제 성장둔화 등 온갖 악재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기업실적이 1분기에 정점을 찍었고,앞으로는 더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동원증권은 자사 분석대상 139개 상장회사의 영업이익이 2분기 14조 889억원에서 3분기 13조 7197억원,4분기 13조 6014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LG투자증권 박윤수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일본의 경기회복이 주춤해지고 중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는 등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로 인한 개인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내수침체를 더욱 장기화시킬 것”이라면서 “이렇게 나라경제 안팎의 사정이 모두 안좋아 하반기에도 실적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美금리 2%땐 한국성장률 0.46%p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이 극심한 내수부진과 고유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의 회복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월 이후 1%로 고정됐던 FRB 금리가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인상으로 1.5%로 상승함에 따라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0.23%포인트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FRB 금리는 2000년말 6.5%였으나 3년6개월 만에 1%까지 수직하락한 만큼 향후 수직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대인 인플레이션율을 의식해 오는 9월에도 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시된다고 전망했다.이에 따라 FRB 금리가 2%로 높아지면 미국 경기를 비롯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우리 수출이 8억 1000만달러 줄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주가가 2.30% 하락하는 등 한국경제성장률이 0.46%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상의는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책으로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의 투자기회 확대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활성화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요 경제지표 악화가 발표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13일 발표된 미국의 6월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로권 및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경제대국들이 국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여전히 미국의 소비수요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록적인 무역적자뿐 아니라 소비심리 위축을 고유가 탓으로 돌렸다.미국의 6월 무역적자는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수입 증가로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어 지난 달보다 88억달러나 늘어난 55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역적자 폭 확대는 미국의 2·4분기 성장률이 햐향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물론 올해 남은 기간의 성장률 전망치도 떨어질 수 있다.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 최근 신규고용 부진이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전달의 96.7에서 94.0으로 떨어졌다.향후 1∼5개월간의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측정하는 8월 기대지수는 91.2에서 84.7로 더 크게 하락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기대치에 크게 못미쳤다.1분기 성장률은 1.6%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겨우 0.4%에 그쳤다.명목 국내총생산(GDP)은 0.3% 하락해 5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일본 증시는 3개월래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유로권 12개국의 2분기 성장률은 0.5%에 그쳐 최소한 1분기(0.6%)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갔다. 연합
  • 대기업 R&D투자 크게 줄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1000원어치를 팔아 이 중 84원을 연구개발에 썼지만 올해에는 70원만 여기에 투자했다.하이닉스반도체는 1000원당 88원에서 60원꼴로 낮아졌다. 대기업의 연구개발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올 상반기 국내 1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설비투자에 이어 연구개발까지 동반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특히 상당수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늘렸던 지난해 침체상황과도 다른 양상이다. 거래소 상장기업들이 지난 1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낸 올 상반기 보고서(1∼6월)에 따르면 국내 10대 기업(매출액 기준·금융업 제외) 중 7개 기업에서 연구개발 투자의 매출액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상반기 매출 29조 3931억원을 올린 삼성전자는 2억 6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7.0%의 비중을 나타냈다.절대수준으로는 다른 기업보다 높지만 전년동기(8.4%)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올해 전년동기의 3배에 가까운 6조 27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연초에 매출액 대비 8.5%의 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했던 데 비하면 크게 부진한 것이다. 기업규모 2위인 현대자동차도 연구개발 투자가 3427억원으로 전년 2.9%보다 낮아진 2.6%에 그쳤고 한국전력은 2.8%에서 2.2%로,포스코는 1.62%에서 1.56%로 각각 하락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자영업자 한국경제의 딜레마] (중) 경제성장의 걸림돌인가

    [자영업자 한국경제의 딜레마] (중) 경제성장의 걸림돌인가

    ‘사장님’이 뭘 어쨌기에….서울에서 작은 호프집을 하는 L(39)씨는 “자영업자가 많은 게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장사가 안되는 것도 서러운데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지목당한 데 대한 항변이 강하게 묻어 있다.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 비중은 ▲생산성 저하 ▲소비회복 지연 ▲고용 부진 ▲연체율 증가 ▲증시 침체 등의 다섯가지 짐을 우리 경제에 안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생산성 마이너스 추락 생산성을 측정할 때 흔히 쓰이는 기준이 ‘총요소 생산성’(TFP)이다.다소 어렵게 들리지만 돈(자본)과 사람(노동) 등을 투입해 얻어내는 생산성의 가치이다.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생산성 증가율은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단연 높았다.종업원수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의 TFP 증가율은 1989년까지만 해도 2.85%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을 성큼 앞질렀다.그러나 90년대 들어 0.93%로 급락하더니 1998년부터는 아예 마이너스(-0.34%)로 돌아섰다.같은 기간 종업원수 300인 이상의 중견기업 TFP 증가율이 급신장(2.01%→3.50%)한 것과 대조적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 우천식 지식경제팀장은 “자영업자의 경쟁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비·고용 ‘발목’,부실대출도 껑충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자영업자의 수입도 신통찮다.이는 통계청이 올해 처음 발표한 자영업자(도시근로자외 가구) 소득통계에도 잘 나와 있다.자영업자(임대료 수입 등으로 영위하는 무직자 포함) 가장(家長)의 한 달 평균 사업소득은 132만원에 불과하다.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1년전(134만원)보다 절대금액 자체가 줄었다.도시근로자 가구주의 근로소득(217만원)에도 턱없이 못미친다.처분가능한 소득(전체 소득에서 세금 등을 뺀 것)에서 소비지출액을 빼고 난 흑자액은 월 18만 1000원으로 1년전보다 무려 27.4%나 감소했다. 도시근로자 가구주의 흑자액(59만 6000원)이나 감소폭(-1.9%)에 비해 지나치게 초라하다.여윳돈이 없으니 소비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통계청측은 “상당수 자영업자가 우리 사회의 저소득층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전국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용사정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도 자영업자의 추락과 무관치 않다.외환위기때 20만명의 고용을 흡수하며 ‘최후의 고용 안전판’ 역할을 하던 자영업자들은 그러나 계속되는 매출 부진으로 더이상의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심지어 자신의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반(半)백수 사장님’도 적지 않다. 이 여파는 금융기관에까지 미치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이 개인사업자(소호)에게 빌려준 대출금은 5월 말 현재 총 89조 8000억원.이 가운데 3.3%인 2조 9600억원이 연체된 상태다.지난해말 2.1%에 불과하던 소호대출 연체율은 올 6월 말 ‘반기결산 효과’로 잠시 주춤하다 7월 들어 다시 치솟고 있다. ●비실대는 증시도 사장님 탓?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주식시장을 얘기할 때마다 주범으로 꼽히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뿌리깊은 부동산 선호의식과 낮은 수익률이었다.그런데 KDI는 진짜 주범은 따로 있으며,그 주범은 다름아닌 ‘너무 많은 자영업자’라고 지목했다.관련 보고서를 쓴 임경묵 연구위원은 “비교적 고정수입이 보장되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그렇지 못해 위험도가 높은 주식투자를 꺼린다.”고 주장했다.실제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의 평균 금융자산(1998년 기준)은 2001만원과 1982만원으로 엇비슷했다.그러나 자영업자의 주식보유액(66만원)은 임금근로자(116만원)의 거의 반토막이다.주식시장 참가율(7.9%)도 임금근로자(13.7%)의 절반 수준이다.자영업자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 미국(19.2%) 영국(21.6) 네덜란드(14.4%) 등의 주식시장 참가율이 높은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2) 황복이 사라진 이유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2) 황복이 사라진 이유

    비무장지대(DMZ) 일대는 흔히 ‘생태계의 보고’로 일컬어진다.하지만 이는 진실의 일부분일 뿐이다.민간인통제선∼남방한계선 지역은 이미 개발의 여파로 신음하는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임진강변에 바짝 붙어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농지정리사업은 당장 농약의 대거 유입이 예고돼 있고,하천 골재채취와 군부대의 공사 등 취재팀이 현장에서 목격한 DMZ 생태계 보전의 위협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2부에서는 사람과 자연이 서로 부대끼면서 빚어낸 ‘공존의 그늘’을 5회에 걸쳐 조명한다.(편집자 주) 어부 함종화(42)씨는 지난 4월 북위 38도에 인접한 경기 파주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에서 올해 처음 황복을 잡았다.40㎝를 웃돌 만큼 큰 놈이 그물에 올라왔다.함씨는 그러나 실망했다.매년 처음 잡히는 녀석이 크면 그해 황복잡이가 시원치 않았던 것은,경력 20여년의 함씨뿐 아니라 임진강 어부 모두가 경험으로 알고 있다.아니나 다를까.함씨를 포함한 파주어촌계 소속 6개 선단 88척의 어선이 올해 황복잡이가 끝난 6월 중순까지 잡은 황복은 모두 300㎏ 정도.지난해엔 2t에 육박했었다.임진강에서 황복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어민들은 예년보다 많이 내린 비를 우선 꼽는다.진달래가 필 무렵(4월 중순) 황복은 산란하러 서해안에서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오염원이 비에 섞여 강으로 대거 유입됐고,그 탓에 수질에 민감한 황복의 회귀가 부진했다는 것이다.북한의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해 DMZ를 가로질러 내려오다 한강에 합류하는 임진강은 한탄강·사미천 등 수많은 지천을 끼고 있다.유역의 도시화로 인한 생활오수와 공업화가 진전되면서 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의 증가가 황복의 회귀율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남획도 빼놓을 수 없다.1980년대 이전,임진강 황복은 잉어·메기에 비해 천대를 받았다.올 파주 어촌계의 수매가는 ㎏당 6만 5000원이었지만 당시엔 “암수 두 마리를 한 데 꿰어 묶어 팔아도 지금의 50분의1 값을 받았다.”고 한다.돈이 안되니 방치하다 썩혀 버리는 일도 많았다.하지만 80년대 들어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황복이 예부터 성가가 높은 고급 어종임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때부터 삼중어망까지 동원한 무차별 어획이 이뤄졌다.황복의 회귀 출발점인 한강 하류 김포지역부터 파주 문산∼파평∼적성까지 상·하류를 가리지 않고,더구나 치어까지 남획하는 바람에 황복은 한때 임진강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멸종위기보호종 지정까지 검토되기도 했다.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황복잡이 선단의 어획장면을 보면 황복이 그 많은 그물을 피해 상류로 올라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질오염과 남획 외에도 파주시가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임진강 준설작업과 골재·모래채취 작업은 황복을 비롯한 임진강 어류의 종(種)다양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90년대 후반 극심한 수해 이후 임진강의 유량을 늘리기 위해 하천 준설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자갈이 깔린 하천에 산란하는 황복 등 온갖 어류의 서식처는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파주시 동파리 일대는 골재채취 작업이 한창이다.2000년 이후 통일대교에서부터 시작해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모두 130만㎥의 골재와 모래가 채취됐는데,올해도 32만㎥의 채취가 허가됐다.작업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수심 4m 정도 파내려가면 (하천 바닥의)암반이 드러난다.”고 전했다.하천바닥이 보일 정도로 싹쓸이한다는 얘기다.여파는 과연 어느 정도나 될까. “그렇게 준설을 하면 어류 생태계엔 치명적입니다.기존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죄다 바뀌게 되는데,어느 곳에서도 잘 적응하는 붕어·잉어 정도만 서식할 뿐인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지요.상류에서 떠내려오는 물고기들은 깨끗한 물에서만 살던 녀석들이니 하류에서는 생존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취재팀과 동행한 최승호(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박사는 바닥까지 훑는 준설작업 얘기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파주시는 환경단체 등의 비난이 거세지자 올해의 경우 치어 보호 등을 위해 황복산란기(4∼6월)엔 작업을 중단했지만,“골재채취 자체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이 사업으로 2000년 이후 107억원의 재정수입을 올렸고,올해도 10억원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는 파주시는 “골재채취 사업은 경영원리에 입각해서 추진한다.”는 원칙을 이미 세워두었다.하지만 개발이익에만 몰두하지 말고 당장의 폐해와 환경보전 정책으로의 전환에 따른 미래의 수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DMZ의 청정지역 산하를 가로질러 서해로 이어지는 임진강의 보전과 오랫동안 이곳을 터전으로 삼아온 황복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이완옥 박사는 “어민 소득을 위해 황복의 어획량을 확보해야 하고 동시에 임진강의 어류 생태계도 보호해야 하는 미묘한 문제다.수질을 개선하고 어민들의 남획 자제 노력과 함께 환경보전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약초꾼을 따라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에 어렵게 들어가 산양을 만났던 적이 있다.약초꾼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산을 넘어 골짜기로 내려섰다.사람들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고 멀리 철책선과 초소가 보일 뿐이었다.바람소리와 햇볕을 가리는 우거진 숲,그리고 비탈을 가로질러간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있는 곳….자연이 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숲 속에 몸을 숨기고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쫓았다.눈은 한 곳에 온통 쏠려 있고 귀는 들리는 소리를 따라 멀리까지 열려 있었다.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온몸은 바짝 움츠러들고 눈길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뚫어져라 박혔다. 마침내 산양의 그림자가 눈에 비치면 가슴은 방망이질쳤고 한가롭게 풀을 뜯으며 산비탈을 오르는 녀석의 모습엔 모든 사고작용마저 멈추었다.산양이 숲속으로 사라지고 어둠이 밀려오면 튼튼하게 지어진 움막에 들어 밤을 보냈다.어둠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많은 야생동물의 울음소리며 은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귓가에 닿곤 했다.어둠 속에서도 생명의 소리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었다. 민간인 통제구역은 그 이름과는 달리 늘 열려 있다.미확인 지뢰지대라는 팻말이 붙어 있지만 막무가내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막을 재주는 없나 보다.그들은 산삼이나 약초를 캐고 양봉도 하면서 봄,여름,가을을 보낸 뒤에야 그곳을 나온다. 불행한 것은 밀렵꾼들이 이런 곳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는 점이다.곳곳에 올무를 걸어 놓고 탐욕에 찬 눈을 부라리며 야생동물을 찾는다.그렇게 해서 죽어가는 야생동물의 수는 통계로도 잡히지 않는다.무방비 상태로 사라져가고 있을 뿐이다.주로 멧돼지를 잡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무는 야생동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어떤 녀석이라도 올무에 걸리면 죽음으로 이어질 뿐이다.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주검도 이미 여러 차례 보았다.올무에 걸려 날뛰는 멧돼지를 눈앞에서 보고도 풀어줄 수 없어 되돌아섰던 기억이 난다.다음날 멧돼지는 사라졌고 올무는 풀려 있었다.자연이 살아있는 곳으로 여겨지는 민통선 지역에서도 사람들의 간섭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간섭에 의해 생태계의 고리인 야생동물은 이렇듯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우리네 인간들도 생태계 속에서 하나의 고리일 뿐이다.야생동물이 우리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인간들이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스스로 멸종의 길을 재촉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
  • 상반기 채권 투자수익률 회사채가 최고

    올 상반기 채권 투자수익률은 회사채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 계열사 등 우량 회사채의 경우는 시장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채권 수익률 변동이나 가격변화를 지수화한 채권지수를 기준으로 평가한 올해 상반기 채권 종류별 투자 수익률은 회사채가 8.88%로 가장 높았으며 전체 평균 수익률 7.85%를 1.03% 포인트 웃돌았다. 회사채 중에서도 무보증사채가 9.52%로 수익률이 최고였고,보증사채는 7.95%,자산유동화증권(ABS)은 7.45% 등을 나타냈다. 이같이 회사채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발생한 SK글로벌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던 것에 반해 올해 초부터는 회사채 발행 부진 등으로 국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특히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 6월 삼성SDI가 3000억원 규모로 차환 발행한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 투자하려 해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유통이나 통신업종을 제외한 다른 우량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줄이고 있어 역시 물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또한 국공채 투자수익률은 8.54%로 회사채를 다소 밑돌았으며 금융채는 6.42%를 기록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백화점 매출 2개월째 늘어

    백화점,대행 할인점,홈쇼핑 등 유통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들어 대대적인 판촉전을 펼치고 있는 빅3 백화점의 매출은 최근 6,7월 2개월 동안 전년에 비해 신장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올림픽 마케팅이 한창인 8월에도 전년에 비해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2개월 연속 백화점 매출이 신장된 것은 2002년 11월 이후 1년9개월만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5.8% 성장한 것을 비롯,장마철이 겹친 7월에는 2.3% 늘었다.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5월에 3% 역신장에서 6월 3.5%,7월에는 1.2% 증가했다. 신세계도 백화점 부문에서 6월 7.6%,7월 5.7% 신장세를 보였다.신세계 백화점 정병권 판촉팀장은 “전반적으로 강남점의 매출신장이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매출신장을 이끌고 있다.”면서 “폭염 등 날씨요인도 있지만 마케팅 전략을 강남점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마다 차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디지털 가전제품판촉행사’ ‘맞춤형 마케팅’ 등 각종 마케팅 행사가 고객들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형 할인점의 매출신장은 괄목할 만하다.할인점의 마케팅 전략과 매출 신장의 연관관계는 롯데마트에서 두드러진다.롯데마트는 2월 설날행사(14.1%),4월 창립기념행사(15.6%),비수기인 7월에 개최한 할인점 정기 디스카운트세일행사(13.5%) 등 마케팅 행사를 개최한 달의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자릿수나 성장했다.행사가 없던 달의 신장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상반기 매출이 두 자릿수나 성장해 전체 유통시장의 매출신장을 이끌고 있다. 17개월 연속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홈쇼핑도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들어 소폭의 매출 신장을 보여온 현대 홈쇼핑은 7월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9.5%나 늘었다.큰 폭의 역신장을 보이고 있는 LG홈쇼핑과 CJ 홈쇼핑도 최근 주말 매출 증가에 힘입어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자영업자 한국경제의 딜레마] (상)어제 양지서 오늘 음지로

    [자영업자 한국경제의 딜레마] (상)어제 양지서 오늘 음지로

    외환위기 이후 거리로 내몰린 많은 직장인들이 ‘사장님’으로 변신했다.이들이 창출한 고용과 부가가치는 경제 회생의 찰진 밑거름이 됐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경제전문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의 입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너무 많은 자영업자가 우리 경제를 힘들게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우리 경제의 짐이자 비상구로 떠오른 자영업자의 실상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6월초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구조적 선진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자영업자’를 지목했다.한마디로 “사장님이 너무 많다.”는 얘기였다. 자영업자란 쉽게 말해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지 않은 취업자를 뜻한다.월급쟁이,즉 전문가들이 쓰는 용어로는 ‘피용자’의 대칭되는 개념이다.여기에는 ‘나홀로 사장님’도 있을 수 있고 종업원 몇 명을 거느린 소상공인도 있을 수 있다.한꺼풀 더 들추면 사실상 실업자이면서 취업자로 잡히는 ‘백수 사장님’,이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한계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이 부총리는 “경제구조의 전환기적 현상이 숫자로 나타나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말로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조기·명예퇴직자 대거 창업 탓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가족 종사자 포함) 비중은 35%나 된다.미국(5.7%) 독일(10.8%) 영국(12.2%) 등 10% 안팎인 선진국과 비교하면 최고 5배가 넘는다.경제구조가 비교적 비슷하다는 이웃 일본(15.6%)과 비교해도 약 2배다.농경사회에서 유래된 가족단위 부업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높다.노동연구원 정인수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조기·명예퇴직자들이 창업전선에 대거 뛰어든 탓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한때 고용을 신규창출하면서 외환위기가 휩쓸고 간 우리 경제의 상처를 톡톡히 어루만졌다.재경부 분석에 따르면 종업원수 10명 미만의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20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숙박·음식업 집중포진 기세좋게 창업전선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은 그러나 공급과잉과 잇단 경기 악재로 제대로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외환위기를 넘기자 이번에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내수침체가 찾아들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규모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업체수는 2002년 말 현재 262만개로 전체 중소기업의 88.6%를 차지한다.‘중소기업체 사장님’을 표방하는 자영업자 10명 중 약 9명은 영세업자라는 얘기다.창업이 비교적 손쉬운 도·소매업(30.5%),숙박·음식업(21.6%),운수업(11.3%) 등에 절대 다수가 포진해 있다.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내수 부진으로 치명타를 입은 업종이기도 하다.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7월 소매업 매출은 17개월째 감소세다.숙박·음식업도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전국 자영업자(무직자)의 한달평균 사업소득이 132만원에 불과한 점도 열악해진 이들의 생활상을 말해준다. ●부메랑돼 돌아오다 한국은행 강준오 동향분석팀장은 “사실상 실업자나 마찬가지인 위장된 사장님과 몇년째 적자상태인 한계 자영업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고부가가치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길목에,이들 자영업자가 이제는 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소상공인이 책임지고 있는 종업원수는 전체 중소기업 종사자의 절반 가까운(42.9%) 513만명에 이른다.위기의 자영업자는 고스란히 실업자 배출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소호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우리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음식·숙박업 연체율은 3.18%로 1년 전(3.09%)보다 뛰었다.노동연구원 정인수 연구위원은 “타이완의 경우 우리나라 못지않게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면서 “다각도의 분석 노력과 신중한 해법 제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아파트 분양률 47%로 급락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봄 80%에 육박했던 아파트 분양률이 최근 47%로 급격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 6월 주택보증이 보증을 선 분양사업장의 분양률은 평균 47%로 지난해 3월(80%)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졌다.부도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도 올들어 7월까지 11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올 상반기 분양보증을 선 가구 수(임대 및 주상복합 포함)는 9만 490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 2953가구)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대한주택보증은 입주 부진에 따른 분양잔금 납입지연 등으로 주택업체의 자금경색이 심화될 것에 대비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강화하고 보증 심사와 보증사업장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등 초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대한주택보증 권오창 사장은 “7월 말 현재 1조 8000억원의 유동자금을 확보해 보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면서 “분양계약자의 입주는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부총리, 총재정수지 국민경제영향 분석 지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총재정수지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외부용역을 줘서라도 분석해 보라.”고 재경부 간부진에게 지시했다.적자재정을 감내하고라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비관적인 경제전망에 대해 대응논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불필요한 비관론 조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혀진다.그러나 내년도 경제전망을 놓고 부총리 스스로가 자꾸 말을 바꿔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들린다. ●올 이미 한차례 추경편성 적자폭 확대예상 이 부총리는 이날 재경부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정수지 적자가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가 일반적으로 형성돼 있는데 실제 그런 것인지,나쁜 영향을 준다면 어느 정도 감당 가능한 것인지 분석해보라.”고 주문했다.배경을 둘러싸고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지출 확대에 대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아직은 적립단계여서 구조적으로 흑자일 수밖에 없는 사회보장성 기금과 공적자금 상환원금 등을 제외하면,우리나라의 재정수지는 매년 계속되는 추경 편성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올해도 이미 한차례 추경을 편성해 적자폭 확대가 예상된다. 재경부측은 “국채발행 방식이 바뀌면서 표면적으로 국가부채가 늘어나게 돼있어 국회에서의 나라빚 논쟁에 대비하려는 취지”라며 적자재정 공론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이날 “올해 2차 추경편성 계획은 없지만 내년에 좀 더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硏 비관론,더는 못참겠다” 이 부총리는 모기지론 등 주택시장의 유효수요 창출 대책과 함께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내년도 성장률 3.7% 전망 및 감세주장 등에 대해 대응논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5%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단순한 민·관의 견해차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괴리’가 너무 큰 것이다.자칫 국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고,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전날 청와대 이병완 홍보수석이 언론의 비관적 보도태도를 문제삼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정부의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이 부총리는 “내년에 잠재성장률 5.2∼5.3%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의 표명이지,전망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6%대 성장도 가능하다.”(6월10일 기자간담회)→“올해보다는 낮아지겠지만 5%대 성장은 가능”(6월25일 정례브리핑)→“정책적 의지의 표명”(8월6일 정례브리핑) 등 시간이 지날수록 부총리의 말에는 ‘힘’이 빠지고 있다.지난 주말 정례브리핑 때는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을 섣불리 인용예측했다가 터무니없이 빗나가는 ‘수모’를 자초하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흔히 파산자는 씀씀이가 헤프고 책임없이 소비를 한 사람으로 단정한다.이유가 있으니 파산하지 않았겠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서울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산자의 33%가 실직·질환·사고 등에 의한 파산이었고,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20.9%였다.이들 가운데 과거 5년 동안 골프장·호텔·콘도를 이용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국내외 여행을 해 본 사람도 60명에 불과했다.그마저도 대부분 신혼여행이었다.파산은 채무자의 과소비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대출과 마구잡이 카드 발급 등 경제적·변제 능력에 대한 검토없이 회원 확장에만 급급했던 채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생활보호자·사망자에게도 카드발급 박순애(가명·83·여)씨는 한달에 27만원을 지원받는 생활보호대상자다.2001년 아들이 신용카드회사의 연대보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실직 상태였던 아들은 결국 파산했다.L사 등 3곳의 카드회사는 박씨가 보증한 8200만원을 갚으라고 독촉했다.결국 박씨도 지난 6월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용카드회사들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의 납부조차 면제받은 184만명에게도 431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했다.또 19개 카드사는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사망한 189명과 발급을 신청한 뒤 사망한 451명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정부의 카드사에 대한 부실한 관리 감독을 자인한 셈이다. ●“몸 팔아서 갚아라” 막가는 채권추심 전문 채권추심기관의 추심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신용카드 대금 200만원을 두달 동안 연체한 김모(24·여·학생)씨는 카드사 직원이 보증을 선 친척에게 “김씨가 3억원의 빚이 있는데 모두 당신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말한 것을 알게 됐다.항의하자 카드사 직원은 “그렇게 억울하면 몸이라도 팔아 돈을 갚으면 될 것 아니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지난 1월부터 대출금 1700만원의 이자를 연체한 이모(35)씨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카드사 직원이 집에 혼자 있는 장애인 어머니를 온갖 험한 말로 협박한 것.이 때문에 어머니는 며칠 동안 앓아 누웠다.이씨는 카드사로부터 “협박이 뭔지 알고나 그러느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윤모(43)씨는 카드사의 채권추심에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카드사가 회사로 보낸 편지 봉투 겉면에 붉은 글씨로 ‘윤씨는 억대의 채무로 파산할 사람’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편지 봉투 하나로 윤씨는 직장을 잃었다. 채무자들은 불법적인 채권추심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미국은 공정채권추심법을 만들어 우편물에 다른 사람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추심회사의 상호조차도 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채무자에게 저항권을 부여,채권자에게 문서로 항의하면 법적절차의 진행사항을 전달하는 것 이외에는 접촉을 할 수 없다.우리는 이같은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석유·원자재값 폭등…중소기업 ‘줄도산’

    석유·원자재값 폭등…중소기업 ‘줄도산’

    “원료가격 비중이 50% 이상인 플라스틱업종에서 최근 원료가격은 30∼40% 올랐는데 대기업의 납품가는 요지부동입니다.납품가가 최소 15∼20% 인상돼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데 죽을 맛입니다.”(포장용지업체 관계자) “원자재 가격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올리지만 납품가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시간 끌기가 다반사죠.올리더라도 하청업자의 속을 시커멓게 태우고 생색은 다 냅니다.”(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 ●대기업들 원료값 상승분 떠넘기기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쌍림동에서 열린 한국플라스틱협동조합연합회 대의원 총회에서는 플라스틱 원료가의 수시 인상으로 폭리를 취한 대기업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뤘다.또 부도 위기에 직면한 7000여개의 플라스틱 중소 제조업체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70개 회원사 대표들은 문 닫기 일보 직전이라며 대기업들이 유가 인상을 빌미로 플라스틱 원료가를 40% 가까이 인상해 수천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줄도산 위기감에 휩싸였다.원자재값 고공행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2차 원자재 대란’의 충격이 지난 3월보다 더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1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월중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이달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내수 침체와 고유가,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기준치 100을 밑도는 78.9를 기록,3개월 내리 하락세를 보였다. ●“앞이 안 보입니다” 고유가 파고에 직격탄을 맞은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로 라인 축소뿐 아니라 줄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실제로 350여개 업체가 도산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전기·전자,파이프,포장용 필름의 소재인 폴리에틸렌(PE)의 중국도착도 가격은 t당 1000달러로 지난 4월 평균가인 820달러보다 21% 올랐다.또 전기·전자와 자동차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은 지난 4월(810달러)보다 160달러나 오른 970달러를 기록했다. 플라스틱연합회 박용태 전무는 “폴리에틸렌 등 원자재 값은 치솟는데 납품가는 제자리 걸음”이라며 “원료가격 인상과 관련한 대기업의 행위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사와 원료에 대한 원가공개,원유가격과의 연동제 실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철금속 가격도 최근 폭등하면서 관련 중소업체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동관 제조업체인 삼포산업 관계자는 “전기동 시세가 t당 37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만원 정도 올랐다.”면서 “공장 가동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고철 대란’으로 부도가 속출했던 단조·주물업체들도 최근 고철가 상승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이달 들어 국제 고철가격은 t당 310달러로 연중 최고가인 33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흥국단철 유종욱 회장은 “고철 국제가가 오르면 바로 반영하던 철강업체들이 지난 4·5월 국제 시세가 하락할 때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시점에서 또 가격을 인상하면 정말 큰 일”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정부 지원도 미비 원자재값 상승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은 원청업체들의 횡포.원자재값 상승 부담이 납품가로 이어져야 하지만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제품가 인상에 따른 판매 부진을 우려해 이를 허용치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가 인상분은 고스란히 중소기업들이 뒤집어 쓰고 있다.마치 원자재 공급 업체와 대기업(원청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형국이다.여기에 원자재 확보도 쉽지 않아 선구매를 하는 데다 원청업체로부터 현금 아닌 어음을 받다 보니 자금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특히 일부 중소업체들은 도저히 가격을 맞추기가 힘들어 대기업 납품을 포기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도 미흡하다.중소기업청은 원자재 대란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200억원을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지난 6월 바닥이 났다.반면 중소기업들은 고유가에 따른 자금 부담이 심각하다며 자금지원을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자금 지원은 현재 고려치 않고 있다.”면서 “다만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을 연말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파산자 1인당 평균 카드 6.6장·빚 1억원

    파산자 1인당 평균 카드 6.6장·빚 1억원

    대한민국 ‘파산자’는 1인당 평균 6.6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11.5개의 금융기관(개인 채권자 포함)으로부터 1억 1101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대부분은 ‘카드 돌려막기’로 버텨왔으며 채무 변제가 불확실하다고 느낀 시점으로부터 불과 5.7개월만에 파산했다. 또 기혼 파산자의 36.6%가 이혼·별거 등 ‘가족 해체’를 경험했다.파산자의 절반은 30세 이상 40세 미만 경제활동 인구로 20대 파산자가 늘어나는 등 파산자 연령이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이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라는 주제로 2002년 5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완전 면책자를 포함,파산자 306명의 파산신청서와 채권일람표,자필 진술서 등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와 각급 법원에 제출된 기록을 분석한 결과,이 같이 드러났다. 파산 유형별로는 신청인 본인파산이 전체 파산자 중 246명(80.4%)을 차지했다.부부파산자가 47명(15.4%),부모와 자녀 등이 함께 파산하는 가족파산도 12명(3.9%)이나 됐다.파산 이유는 실직·질환·사고 등으로 분류된 ‘사고형 파산’이 101명(33%)으로 가장 많았다.사기·카드 대여·보증채무 등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파산이 83명(27.1%),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64명(2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다단계에 관계된 파산자가 25명(8.1%)에 절반정도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나 청년 고실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38명(45.1%)으로 가장 많았고,40대 71명(23.2%),20대 60명(19.6%)으로 경제활동이 왕성한 30·40대가 두꺼운 층을 이뤘다. 파산자의 과거 5년간 경력 기록에 따르면 사무직 종사자가 161명(52.6%)으로 가장 많았다.이는 1998년 10만건을 돌파한 후 봉급생활자가 파산자의 절반에 달하는 일본과 유사한 비율로 불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급여 소득층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규모 자영업자는 70명(22.9%),육체노동자 35명(11.4%),전업주부 19명(6.2%),약사·건축설계사 등 전문직 5명(1.6%)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 파산시대가 오고 있다.400만 신용불량자 가운데 120만명이 파산 대상자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충격적이다.그러나 파산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파산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재생의 출발점이며,위기에 몰린 개인과 가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다.사회·경제적 빚을 청산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서울신문은 올해 파산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산시대를 맞아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련,파산문제를 심층취재했다.제도권 경제활동에서 비껴나간 파산자들을 쫓아 파산의 뿌리를 캐고,이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진단했다.파산의 실태와 문제점,해법을 4회에 나눠 짚어본다. “단 한번도 연체없이 매달 갚았습니다.하지만 남은 건 빚과 가정파탄,망가진 생활 뿐입니다.”(32·파산한 회사원)“진저리 나는 압류통지서,직장마다 쫓아다니는 강제집행명령,더 이상 일할 병원도 없고 가슴 졸이며 사는 세월이 무섭습니다.”(41·파산 신청한 의사)“결혼을 후회합니다.남편만 믿고 살면서 사치나 낭비를 한 것도 아닌데….길거리에서 사은품까지 준다고 발급받은 카드가 악몽이 됐습니다.”(35·파산한 주부) 파산부 판사에게 제출한 파산자들의 자필 진술서에는 ‘카드 돌려막기’,‘가정파탄’,그리고 ‘재기’라는 세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의 파산자 중 기록을 입수한 306명의 대부분은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0년 이후 1인당 4∼5장의 카드를 집중 발급받았다.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은 2002년 하반기 카드사의 갑작스러운 한도축소로 단숨에 침몰했다.‘파산’과 ‘면책’은 이들이 겪는 이혼과 별거,질병과 자살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재기와 희망을 찾아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목숨끊는 사람들…,파산이 희망 “로또 1등에 당첨돼 빚을 다 갚거나 파산을 신청해 모두에게 알리고 죄갚을 받든지,이도저도 안되면 우리 가족 모두 다같이 가는 것,아이는 빼고….”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부인 송영애(가명·33)씨와 딸(9)을 남겨둔 채 목숨을 끊은 박모(35)씨의 유서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박씨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남은 유서 말미에 ‘부자가 되라.’고 외동딸을 향해 절규했다.송씨 역시 남편의 삼우제 다음날 약을 먹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빚은 송씨에게서 두 목숨을 거둬갔다.함께 살던 친정아버지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송씨 부부는 운영하던 유통업체가 부도나면서 9억여원의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됐다.원금보다 커진 이자는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송씨는 같은해 10월 파산했다. 그는 “남편은 죽음으로 채권자들에게 죄값을 치렀으니 저라도 딸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판사에게 애원했다.그에게 ‘파산’과 ‘면책’은 딸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 됐다.석달 뒤 면책이 승인된 송씨는 어느 소도시의 한 슈퍼에서 일하게 됐다.월 40만원의 수입에 불과해도 딸과 함께 사는 소망을 이뤘다. ●‘실직’,파산으로 가는 적신호 대기업에 다녔던 최진호(가명·40)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1년 뒤 외국계 의류회사에 재취업한 그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다.2002년 3월에는 저축한 돈과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13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내 회사와의 갈등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회사측이 영업사원인 최씨의 업무접대비를 급여에서 해결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빚을 내서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은 저조해지고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었다.결국 최씨는 권고사직을 당했다.이때부터 부인이 식당일을 하며 맞벌이에 나섰지만 최씨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각종 카드 빚은 나날이 늘었다. 1년여만에 중소업체에 취직했지만 월 200만원의 부부 수입으로 더이상 카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친정 식구들의 카드까지 동원해 돌려막았으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 와중에 최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다.4번째 실직으로 연체가 시작됐다.2003년 6월부터 카드사는 일시불 청구를 요구했고,대환대출과 보증인을 강요했다. 카드사의 반복되는 독촉과 추심 스트레스,경제적·정신적 상실감으로 최씨의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최씨는 지난 2월 파산했다.초조하게 면책 승인을 기다리는 최씨는 “한숨과 눈물로 미소조차 잃어버린 아내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다단계판매 1년… 빚만 6000만원 박미진(가명·25·여)씨는 다단계판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6000만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에 뛰어들었다.회사 동료들은 박씨에게 카드부터 만들 것을 권유했다. 처음으로 카드를 만든 박씨는 물품대금 400만원을 현금서비스를 받아 회사에 지불했다.직급이 상승된다는 기대에 박씨는 친구도 끌어들였다. 직급이 오르고 판매조직을 맡자 수입은 한때 300만원까지 올라갔다.박씨는 더 많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물품대금을 갚는 데 400만원,판매망 관리에 60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영업부진과 반품,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늘어나자 회사로 들어간 대금은 고스란히 박씨의 빚이 됐다.휴학생 신분이었던 박씨이지만 신청만 하면 카드가 발급이 되던 시절이었다.박씨는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 지난 2월 파산했다.이혼한 어머니와 월세 23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박씨는 대학까지 자퇴하고 말았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中企 ‘연체 뇌관’ 터지나

    中企 ‘연체 뇌관’ 터지나

    중소기업발 뇌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정부가 얼마전 긴급 처방전(중소기업 종합대책)을 내놓았으나 못미더워하는 눈치다.대출 연체율이 다시 들썩이고 있고,경기침체에 고(高)유가·원자재난까지 겹쳐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200개가 넘는 한계기업도 커다란 짐이다.정부는 “좀 더 있으면 처방전의 효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느긋한 반면,경제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큰 화(禍)가 될 것”이라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中企대출 연체율 ↑ 4일 금융권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우리은행은 2.91%로 전월보다 0.73%포인트 올랐다.조흥은행은 3.55%에서 4%대 초반으로,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3.21%와 1.63%에서 각각 더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은행권 전체 연체율은 5월 3.2%까지 치솟았다가 6월 반기결산 효과(상반기 보고서 제출을 의식해 연체율을 의도적으로 관리)로 2.3%로 떨어졌었다.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연체율은 통제 가능한 범위에 들어왔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은 아직도 불안한 상태”라며 “경기 침체로 이같은 연체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중기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담보가 있더라도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중소기업에는 신규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건설·음식업·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해서는 본부에서 직접 대출심사를 하는 등 대출 관리도 강화했다.이 여파로 지난해 3조원이던 월평균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올 들어 2조원으로 33%나 감소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실적을 한국은행 저리자금 배정과 연계시켜가며 만기연장을 유도하고 있지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올 3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44조 2000억원.이가운데 1년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대출만 무려 약 167조원(68.3%)이다.때문에 대출회수→기업 자금압박→도미노 부도→대출부실→금융부실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침체 직격탄…한계기업 속출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이같은 악순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2000년 5.8%이던 중소기업 수익성(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6%로 급감했다.올 들어서는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더 악화되는 추세다.매출 부진과 자금경색의 이중고에 시달리다 보니 한계기업도 속출하고 있다.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지난해말 1131개(총 차입금 14조원)에 이른다.이같은 한계상황이 3년째 계속되는 ‘강시 기업’만도 226개(차입금 3조 6000억원)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외환위기 때 대기업에 덴 금융권이 중소기업 대출에 열올린 것(연평균 증가율 22%)과 구조조정 파고에서 중소기업을 제쳐두었던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만기연장 유도” vs “과감한 퇴출” 정부는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액이 5000만원으로 소액이어서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일축한다.재정경제부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은 “이르면 9월부터 금융권 자율의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프로그램이 작동하고,대출 만기연장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기발 위기설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 선임연구위원은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부실기업을 대출금 만기연장 등을 통해 연명시키기보다는 신속히 도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도 “정부가 경기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았던 올 상반기에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렀어야 했는데 때를 놓쳤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김석동 국장은 “지금은 오히려 지나치게 죽이는 것(overkill)을 걱정해야 할 단계”라고 반박했다.“(채권단보다 상대적 약자인)중소기업이 구조조정을 강요당할 위험이 있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일각에서는 정부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내놓는다.중소기업은 1999년부터 2002년 사이에 273만명의 고용을 창출,대기업의 고용감소분(109만명)을 상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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