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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대대적 김정일선전공세/51세 생일맞아 관영매체 총동원

    ◎따뜻한 인간애지닌 인물로 찬양 북한 언론기관은 최근 51회 생일을 맞은 북한의 김정일을 「따뜻한 인간애」를 지닌 인물로 선전공세를 펴고 있다. 관영 중앙통신은 김정일의 생일이 사흘 지난 19일 북한의 제2인자인 김의 「따뜻한 인간애」가 서린 전설적인 행동들을 열거하면서 찬양공세를 폈는데 한 예로 경애하는 지도자가 지난해 한 시범철강공장에서 심한 화상을 입은 한 노동자의 회복을 도왔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평양의과대학 의사들과 학생들이 50일간에 걸쳐 환자의 피부를 자체 이식함으로써 환자를 회복시켜놓자 김이 이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은 또 88년 채석장 사고로 중상을 입은 26세난 노동자를 구하기위해 대형 여객기와 헬리콥터,20명의 의료진을 동원했으며 아울러 1백세를 맞은 임석봉 할머니에게 특별 만찬을 베푸는가하면 세쌍둥이에게 결혼 탁자를 선물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인민들이 김의 인간적 애정에 관한 무한히 많은 전설적인 얘기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사회주의의 영구적존속을 보장하는 지도자와 당,대중의 일치 단결은 김의 이같은 애정이 원천이 되고있다』고 주장했다. 김은 그러나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일축하객들 앞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대신 오는 4월15일로 81세가 되는 김일성이 18일 「2월16일(김정일의 생일)경축」이라는 조명판으로 장식된 평양 실내경기장에서 1만여 학생들의 체조시범을 관전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김정일은 지난 91년말 군경험 부족과 군간부들로부터의 지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김일성으로부터 군총사령관직을 승계했는데 중앙통신은 김이 인민군 장교와 사병들로부터 수공예품과 그림,자수,가정용기등을 선물로 받았다고 전했다. 이 선물 가운데는 그의 이름을 딴 「김정일리아」꽃이 새겨진 꽃병도 들어있는데 이는 『충성과 자식의 연민으로서』그를 지지하려는 군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중앙통신은 덧붙였다.
  • 교정에는 인생이 어린다(박갑천칼럼)

    밖에서 글을 써달라고 할때 항상 걱정되는 것이 교정이다.활자화하여 나온 결과에 백점짜리는 드물고 어딘가 잘못되어 나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한 일이겠지만 이 오자는 대단히 불쾌하게 한다.그리고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어떤 기업체에서 내는 사보에 글을 썼다.「소금 한줌」이라는 난이었는데 담당자는 「세상살이 해온 가운데서 교훈이 될만한 실화」를 써달라는 것이었다.얼마 지나서 활자화한 책자를 보내왔는데 읽기 시작하다가 덮어 버렸다.이 글은 『오는 4월11일로 백상 장기영선생이 돌아가신지 16주년이 된다』로 시작된다.한국일보 시절,사장인 그분과 기자인 나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가 내용이다.그런데 이 무슨 농간인가.분명히 써준 괄호 속의 한자 「백상」이 「백상」으로 되어 있는것이 아닌가.그저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었다. 그래도 이경우는 주의력부족으로 놓쳐버린 오자였다고 생각하기로 한다.이런 오자일 때는 불쾌감이 덜한 편이다.그러나 편집자(혹은 교정자)의 지레짐작으로 가필이 되고그래서 글을 망쳐 놓았을 때는 참으로 불쾌해진다. 여러해 전의 일이긴 하지만 어떤 월간지에 글을 썼을 때의 사례가 그런 것이다.「소금장수와 우산장수」라는 제하의 글이었는데 그 글 또한 시작에서부터 마가낀다.『…비가 올만한데 오지 않고 가물면 무논의 벼가 비비꾀어 타들어가고…』가 써준 원고였다.여기서의 「무논」이 느닷없이 「무근」으로 활자화해 버린 것이다.「무논」이란 말을 처음 대했다면 국어사전이라도 뒤적여 봤어야 하겠건만 「무근」이라 고치고서 더구나 괄호 치고 한자까지 달아 놓았으니 이 「사실무근」한 글을 읽은 독자들은 필자를 어떻게 생각했겠는가. 『활판술을 지배하는 것은 악마다』고 했던 16세기 네덜란드의 신학자 에라스무스의 말은 교정이 무엇인가를 압축하고 있다.에라스무스뿐 아니라 그후의 숱한 문필인들도 활자화했을 때의 오자에 대해 탄식을 해온다.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려오는 성서의 오자 사건도 그를 설명해주는 예로 된다.「사악한 성서」(Wicked Bible:고린도전서 6장9절의 잘못),「간음성서」(Adulter­ous Bible:모세10계의 제7계 잘못),「바보성서」(Fool Bible:시편 14편 1절의 잘못)등등이 그것이다. 우리의 선인 지봉 이수광도 교정의 어려움을 겪었던 듯,그의 「지봉유설」에 써 놓고 있다.­『주자로 책을 찍어내는 것은 본조에서 시작되었고 중국에 있던 것이 아니다.변이 있은 이후로는 각판은 쓰기가 어렵다 해서 많이 활자를 썼다.그러나 이는 교정 보기가 어려워 잘못되기 쉬우니 한스러운 일이다』 교정을 해보면서는 「모자라는 인간」을 절감한다.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는 뜻이다.아무리 잘해도 잘한다 할수가 없지 않던가.잘못투성이 인생과 견주어지는 교정.교정에는 인생이 어린다.
  • “김철준박사 독살설” 확인소동(조약돌)

    ◎“후처가 보약에 독극물” 유족 고소/3년만에 부검… 사인 동맥경화 판명 ○…지난 89년1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으로 재직중 작고한 고 김철준박사(당시 66세)의 유족들이 김박사가 독살당했다고 주장해 검찰이 지난해 12월 사체를 부검했으나 사인은 심장관상동맥경화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지검은 18일 김박사의 조카 김일형씨(59·개인택시 운전사)등 유족들이 지난해 8월 『김박사가 후처인 한모씨(52·여)에 의해 독살당했다』고 고소장을 제출,그해 12월26일 경기도 포천군 내촌면 평원군민회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던 김박사의 사체를 발굴,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사체부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최영식박사(36)등이 원자로를 이용한 분석법등 각종 독극물 조사를 벌였으나 독극물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김박사의 사인은 심장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김박사 유족들은 이에앞서 지난 90년초에도 『한씨가 지난 81년7월부터 김박사 집에서 가정부로 일해오다 84년 3월 김박사 몰래 혼인신고를 했으며 사망당일 독약을 넣은 보약을 보온병에 담아 건네줘 김박사가 이를 마시고 숨졌다』면서 한씨를 검찰에 고소했었다.
  • 비서실장 박관용씨/김 차기대통령 내정발표/경호실장엔 박상범씨

    ◎청와대 새 진용/정무 주돈식/행정 김양배/경제 박재윤/외교 정종욱/민정 김영수/정책 전병민/공보 이경재/총무 홍인길/의전 김석우/총리·감사원장 등 내주초 발표 김영삼차기대통령은 17일 차기정부의 청와대비서실장에 민자당의 박관용의원을 임명하는등 경호실장과 수석비서관,비서관등 청와대참모진 11명을 내정,발표했다.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주돈식조선일보 논설위원,행정수석에 김양배전광주시장,경제수석에 박재윤경제특보,외교안보수석에 정종욱서울대교수,민정수석에김영수의원(민자·전국구),정책수석에 전병민한국정책연구원 감사,공보수석에 이경재공보특보,총무수석에 홍인길총무보좌역,의전비서관에 김석우외무부아주국장,경호실장에는 박상범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차장을 내정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인선내용이 발표된뒤 박관용비서실장내정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역대 비서실장 가운데 박의원만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면서 『국회의원 4선이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최창윤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참모진인선내용을 발표하면서 『신한국창조에 헌신하고 매진할 해당분야의 전문가와 개혁의지를 갖고 사심없이 대통령을 보좌할수 있는 인사를 기용했으며 업무수행능력과 집무에 대한 성실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실장은 의전수석내정자를 발표하지 않은데 대해 『수석을 별도로 임명할지 또는 비서관체제로 갈지는 추후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번주내로 비서관등 청와대후속인사를 마무리하고 내주초인 22일 또는 23일 국무총리와 감사원장및 안기부장등 핵심요직에 대한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차기대통령은 이어 오는 25일 취임식을 마치고 곧바로 국회에서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에 대한 인준절차를 거친뒤 신임총리와 조각을 협의,25일 하오 내각명단을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박관용의원(부산 동래갑)과 김영수의원은 이날 곧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전국구인 김의원의 사퇴서가 수리되면 예비후보인 유성환전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승계하며 박의원 지역의 경우는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박관용 비서실장 ▲부산·55세 ▲동아대 정치학과 ▲부산 4·19학생대책위원장 ▲신민당 전문위원 ▲11대의원(동래갑·을 민한) ▲12대의원(동래 신민) ▲남북국회회담대표 ▲13대의원(동래갑·민주) ▲국회통일정책특위장 ▲민자당 당무위원 ▲14대의원(동래갑·민자) ◇주돈식 정무수석 ▲충남 천안·56세 ▲서울대 사대 ▲미하버드대 국제문화센터연구원 ▲조선일보 정치부장·편집국장·논설위원(이사대우) ◇김양배 행정수석 ▲전남 곡성·55세 ▲서울대 정치학과 ▲내무부 예산담당관 ▲전남부지사 ▲12대의원 ▲민정당 기조실장 ▲광주시장 ▲지방행정연구원장 ◇박재윤 경제수석 ▲부산·52세 ▲서울대 경제학과 ▲미인디애나대(경박) ▲서울대교수 ▲금융통화운영위원 ▲금융학회장 ▲금융연구원장 ▲경제특보 ◇정종욱 외교안보수석 ▲경남거창·53세 ▲서울대 외교학과 ▲미예일대(정박) ▲미예일대·아메리칸대 교수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장 ▲미조지워싱턴대 교수 ◇김영수 민정수석 ▲인천·52세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5회 ▲서울지검 공안부장 ▲안기부 제2특보·1차장 ▲14대의원(민자·전국구) ◇이경재 공보수석 ▲경기 이천·52세 ▲서울대 사회학과 ▲미조지워싱턴대 중소문제연구소 연구원 ▲동아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 ▲공보특보 ◇전병민 정책수석 ▲충남 홍성·46세 ▲성균관대 국문과 ▲동경대 신문연구소 수료 ▲현대사회연구소 편집부장 ▲임팩트 코리아 기획실장 ◇홍인길 총무수석 ▲경남 거제·50세 ▲동아대 법대 ▲민추협 운영위원 ▲통일민주당 총재비서실 차장 ▲총무보좌역 ◇김석우 의전비서관 ▲충남 논산·48세 ▲서울대 법대 ▲주미 2등서기관 ▲주일 참사관 ▲외무부 아주국장 ◇박상범 경호실장 ▲충북 옥천·50세 ▲고대 법대 ▲대통령경호실 수행과장·경호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차장
  • 수필가 피천득씨(이세기의 인물탐구:16)

    ◎티없이 순수한 글에 고결한 기품 가득/자연·인간심리의 섬세한 현상들 묘사 주력/황홀·찬란하지 않은 언어로 인생향취 음미/부모 일찍 여의고 도산·춘원 등에 문학·인생의 멋 배워 『난영이 잘 있나요?』하자 『그럼 잘있구 말구.세영이 엄마,난영이 데려와요』한다. 금예 피천득씨가 사는 구반포아파트에는 노부부와 난영이가 있다.어린 난영을 위해 그는 지금도 날마다 낯을 씻기고 머리에 빗질을 해주고 1주일에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난영은 요즘 엷은 청회색 봄쉐터에 멜방이 달린 남색바지,그보다 더짙은 감색 양말을 신고 있다. 난영은 피천득씨의 또하나의 딸이다.그의 「새털같은 머리칼을 적시며」의 주인공인 딸 서영이 미국으로 가버리자 마음을 달랠 수 없던 그는 대신 난영을 돌보게 되었다. 난영은 지금부터 40년전,그가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없는 서영을 위해 사온 서양인형이다.이제 금빛 머리칼은 퇴색한 브론드지만 천진하고 밝은 얼굴,푸르고 맑은 눈동자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부모의 정성과 손길이 그만큼 자상했던 탓이리라.난영의 봄쉐터와 바지 골무만한 털 양말은 부인 임진호여사(78)가 부군이 시키는대로 손수 떠서 입힌 것이다. 우리는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금예의 「인연」이란 수필을 잊지 못한다. 10대와 20대 40대에 걸쳐 세번 만나게된 한 소녀와의 운명적 인연을 짤막한 글속에서 산호와 진주처럼 표현하여 어른이 된 지금도 사춘기의 애잔한 추억으로 남게하고 있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사람의 도리와 경우,삶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면서 이른바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을 추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의 절개와 기품을 꼿꼿이 지키고 있다. ○삶의 행복 글속에 담아 그의 시의 소재는 언제나 자연과 인간 심리의 섬세한 현상을 교차시키는 것이 특징이다.설움과 심사가 「구름같이」피어나고 「물결같이」일어난다.그리고 「저 바다 소리칠때마다」그의 가슴이 뛰고 「저 파도 들이칠때마다」그의 피는 끓으며 그의 마음은 바다로 하늘로 달음질친다. 그의 글들은 티없는 옥천이다.그는 정수만을 쓰기위해 혼신을 다하고 온오을 드러내는데 전력하며 그의 처신은 언제 어디에서나 경홀(경홀)과 당혹함이 없다.작은것을 말하면서 큰 것을 암시하고 비탄에 앞서 비장미의 감동을 담고 있다. 그가 「수필」에서 쓴 것처럼 그의 「수필은 청자연적이다.수필은 난이요,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서른여섯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그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고」「황홀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않고」「언제나 온아우미」하다. 금예는 서울사람이다.종로 화신 건너편에서 신전을 열어 가죽신장사로 부자가 된 피원근씨와 김수성여사의 독자로 태어났다.그러나 7세때 부친을 잃은 그는 서화와 거문고에 뛰어난 어머니로부터 예능과 문장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름이면 모시,겨울이면 옥양목」,모시처럼 섬세하고 깔끔하고 옥양목처럼 깨끗하고 차가운 「엄마」가 그에게 있었던 것은 「타고난 영광」이라고 표현한다.「엄마같은 애인」「엄마같은 아내」를 갖고싶어했고 또하나 간절한 소망은 「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그의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그가 10세때 30세의 나이로 어머니마저 타계하자 어머니에 대한 한과 그리움이 시와 수필속에서 절절히 사무치게 된것같다.그래서 딸 서영을 「엄마가 하느님께 부탁하여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서영의 일거 일동을 섬세하게 지키는건 물론 유치원서 국민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거의 매일이다시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곤 했다.딸도 아빠를 따르고 섬기고 아빠가 원치않는 것은 어기지 않는다.그런 서영이 서울대 화학과 졸업후 미국으로 가버렸을때의 허전함과 허탈은 누구도 쉽게 짐작할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딸과 어머니외에 그의 구원의 여상은 성모마리아와 단테의 베아트리체,헤나의 파비올라,「둘이서 걸어가기엔 좀 좁은 길이라고 여겨지는 알리사」,그리고 「자존심이 강하여 싱싱하면서도 수줍어할때가 있는 푸른나무와 같은 여성」「마음을 허공에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 않으며」신의 존재·영혼의 존엄성·진리와 사랑의 기도를 열심히 믿으려고 애쓰는 여성이다. 또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하고 동정을 주는데 인색치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여기는 미소같은 유머를 지닌 사람들에게 그는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1926년 춘원의 권유로 상해유학을 결심한것은 공부도 공부지만 도산 안창호선생을 만날수 있다는 호기심과 기대도 그 하나의 이유가 된다. 큰 기대에는 환멸이나 실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도산을 처음본 순간의 기쁨은 마치 김강산을 처음 봤을때의 감격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우렁차면서도 날카롭지않고 청아하면서도 부드럽고 위엄이 있으나 상대방을 억압하지 않는」용모와 풍채와 음성이 그랬다. ○16세때 상해로 유학 병들어 누웠을때 그를 상해요양소에 입원시켰고 겨울 아침마다 문병하는등 끔찍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32년 6월 도산이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고국으로 압송되고 그가 순국했을때도 일경의 감시가 두려워 장례식에 참석치 못한것은 「예수를 모른다고 한 베드로 보다더 부끄러운 일」로 자책하고 있다. 춘원 이광수역시 도산못지않게 그의 인생과 문학에 커다란 획을 그어준 잊을수없는 인물의 하나다. 상해에서 돌아와 3년간 춘원댁에 기거하고 있을때 춘원을 그에게 「금아」란 호를 지어 주었다.워즈워스,도연명을 읽게 했으며 마음가짐이 항상 밝고 맑은 「광풍명월」,어떤 경우에도 구애없이 순응하는 「행운류수」의 행동을 깨우쳐준 장본인이다.상해 호강대(호강=후장)선배인 용예(주요한) 여심(주요섭) 소년시대때부터의 치옹 윤오영과의 청담·청교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 그들은 먼길을 먼저 떠나버렸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소팽을 듣고 아파트 주변을 산책한다.전에는 곧잘 비원에 가곤 안내원의 인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싫어서 시내에 나오면 덕수궁에나 들르고 있다. 담배·커피는 물론 술은 입에 대지못한다.체질상 마시지는 못해도 「거품이 풍기는 맥주·빨간 포도주·환희소리를 내며 터지는 샴페인」등 술에 관한 이야기라면 수주의 「명정사십년」못지 않게 쓸 수 있을 것같다. 그의 생활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자·문필가로서의 청빈을 면치않는다.39년 신혼초에는 성균관동재에 방한칸을 빌려 살았고 어느해엔 1년에 여섯번이나 이사,방둘짜리 영단주택,이 아파트로 이사오기 12년전까지만해도 버스가 15분마다 한번씩 오는 하남시 망월동 9평짜리 집에 살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3남매가 결혼후 모두 미국으로 떠나자 집을 지닐수 없어 아파트생활을 하게 됐고 「학문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비록 오막살이라도 누추하지 않다」는 옛글과 맞지않아 『늙은 아내탓을 하지만 기름때는 아파트로 온것은 분에 넘치는 노릇』이라고 얼굴을 붉힌다. 현관에 들어서면 휑덩그런 거실,커튼도 소파하나도 없다.그 흔한 붙박이 장식장도 없이 밥상겸 집필상으로 쓰는 오래된 교자상 하나,서재에도 옛날 딸이 쓰던 책상과 제자들이 돈을 모아 사다준 책상위에 캐나다에서 치과기공소를 경영하는 장남(세영씨·52·전연극인)미네소타의 소아과의사인 차남(수영씨·50)이제 MIT교수인 독일인 남편과 함께 세계적 물리학자이며 보스턴대 교수가된 딸 서영씨(48)가족사진들을 나란히 늘어놓고 도산과 아인슈타인,잉그리드 버그먼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사진,르노아르 세잔의 프린트 그림뿐.표구된 그림이 벽에 기댄채로 서있기에 『왜 그림을 걸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벽에 못을 박기가 싫어서』라고 대답한다. ○작은 기쁨에도 만족 그는 언제나 필요한것만큼만 소유하며 작은 기쁨 작은 아름다움에 만족하고 있다.일찍이 그런 그를 가리켜 월탄이 『개결이 지나치다』고 한것은 그를 꿰뚫어 아는 명언에 틀림없다. 비오는 날이면 미술전시와 음악회 프로그램,묶어두었던 편지와 사진을 풀어보면서 『인생은 사십부터도 아니며 사십까지도 아니다.어느나이나 다 살만하다』고 확인한다. 이제 기쁨과 슬픔을 다 겪은후 맑고 침착한 눈으로 인생을 관조하려는 그는 여전히 『사랑과 슬픔은 남에게 보이지 않을것』을 원칙으로 지키려 한다. 요즘은 수필보다 시에 집착하여 최근에는 「아침이슬 같은/무지개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비바람 같은/파도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지난 시간을 돌아본 시를 발표했다.밤에는 그의 곁에 난영을 재우고 새근새근 잠든 난영의 평화로운 숨결속에 그의 모든 그리움과 외로움과 시름을 묻는다.그리고 그는 이런 만년의 기쁨과 여유와 평화를 혼자 누리는것이 다른이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소년처럼 조용히 웃어보인다. □연보 ▲1910년 5월29일(음 4월21일) 서울 종로출생 ▲1932년 서울 제일고보 부속국민학교 졸업 ▲1923년 〃 제일고보 입학 ▲1926년 제일고보 4년 재학시 중국 상해로 유학.상해 공부국 Thomas Hanbury public school에서 수학. ▲1929년 상해 호강 대학교(University of shanghai)예과 수학.도산 안창호선생에 사사 ▲1931년 호강대학교 영문과 진학 ▲1933년 신동아에 「기다리는 편지」「나의 파일」 등 발표로 문필 생활시작 ▲1934년 재학중 수차 구국하여 춘원 이광수택 유숙 청교.(이무렵 현진건·이상범·이은상·인촌·고하교류) 금강산서 1년체류(시작 「단풍」외) ▲1937년 상해 오강대학교 영문과 볼업.서울 중앙고등학원 교원 ▲1945년 경성대학교 예과교수 ▲1951년 서울대 사대교수 ▲1954년 미 하버드대에서 연구 ▲1959년 「금아시문선」(경우사간) ▲1967년 서울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주임교수 ▲1969년 미 하버드대 등 여러대학에서 한국문와강의 British Council초청으로 영국방문.시집 「산호와 진주」(일조각간) 영문판 「A Flute Player」 출간 ▲1974년 서울대 퇴직후 미국여행 ▲1976년 수필집 「수필」(범우문고간) 세익스피어 「소네트시집」(정음문고간) ▲1980년 「금아문선」「금아시선」(일조각간) ▲1987년 「피천득시집」(범우문고간) 이후 시작 「새」 「너」 「기억만이」 「만남」 「그뒷 이야기」 「저 안개속에」 등 계속 발표중.
  • 유학자 허목일기 「거우록」 발견/국사편찬위 양태진자문위원 공개

    ◎국상·제사 등 날짜별 기록/조선예절 알려줄 보물급 조선중기의 거유로 남인의 영수이자 근기학파의 개조였던 미수 허목(1595∼1682)이 직접 쓴 일기 「거우록」을 국사편찬위원회자문위원 양태진씨(53)가 발굴,그의 사후 3백10년만에 햇빛을 보게 됐다. 「거우록」은 상 또는 제사에 관한 대소사를 날짜별로 기록한 것으로 표지 우측 상단에 「연제」「부제」라고 부제가 적혀 있다.이밖에도 묘갈이나 출행에 대해서도 일자별로 기술하고 있으며 국상과 사상장례에 관해 논의한 장문의 글월도 실려있는등 효행과 예절의 소중함에 대해 적은 내용이 포함됐다. 「거우록」의 작성시기는 1648년(인조26년)7월 18일(음력)에서 이듬해 10월 12일까지이며 모두 67건이 일자별로 수록돼 있다.책크기는 가로 20.3㎝,세로 28.7㎝로 총44장분량이다.안쪽 표지에 「거우록 중」이라고 적혀 있어 당초 상,중,하 3권으로 편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유작품으로 「기언」이라는 문집이 목판본으로 남아 전할뿐이어서 이번에 발굴된 유일본 친필일기는 유학및 예학,서지학,서예분야의 보물급 희귀사료로 평가된다.이와함께 문하생이었던 칠와 권수가 지은 「미수집」전10권도 함께 공개됐다.사거 2년후인 1684년(숙종10년)발간된 이 책은 화재로 소실된 미수의 유작품을 대부분 담고 있어 「거우록」과 함께 보물급 사료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서연구가 윤병태교수(충남대·문헌정보학과)는 『정통파 유학자 미수선생의 친필일기및 필사본문집이 발견된 것은 조선조 유학및 서예학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라면서 『특히 「기언」의 내용과 대조해 빠져있는 부분등이 이번 기회에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목은 관직을 마다하고 초야에 묻혀 있다 56세에 이르러 벼슬길에 올라 숙종때 우의정을 지낸 인물.그의 사상은 실학을 일으킨 이익에게 미쳤으며 또한 우리나라 서예사상 독보적인 고전팔분체라는 독특한 전서체를 남김으로써 신라 김생,추사 김정희와 함께 우리나라 미술사속의 3대 서예가로도 칭송받고 있다.
  • 원작의 향기 그대로…/고전문학 번역출간 잇따라

    ◎베스트셀러작가 최신작 위주서 탈피/출판사들 앞다퉈 참여… 전집으로 완역/셰익스피어·괴테·장자 등 동서양 망라 「책의 해」를 맞아 외국의 고전들이 잇따라 전집으로 완역돼 독서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90년부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번역문학출판은 미국등 구미 베스트셀러작가들의 최신 작품들과 단행본 위주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아라비안 나이트」「펠로폰네소스 전쟁사」「헤르만 헤세전집」에 이르기까지 대상이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최근 번역문학의 특징은 외국문학의 원전 또는 고전격이랄 수 있는 작품들의 번역과 세익스피어 도스토예프스키 괴테 헤세등 작고한 외국작가들의 전집발간으로 간추릴 수 있다.우선 「이솝우화」「걸리버 여행기」에 이어 「천일야화」로 알려져있는 리처드 버튼원작의 「아라비안 나이트」(범우사간)가 뽑힌다.김병철 중앙대 명예교수의 7년간의 번역작업끝에 오는 3월 10권을 완역을 목표로 한 이 작품은 1차분 5권이 이미 출간됐다.「아라비안 나이트」는 문학도를 위한 기본도서일뿐 아니라다이제스트판만 접했던 독자에게는 원전의 문학적 향기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밖에 기원전 사람이 동물로 변한 신화들만을 모아놓은 「메타 몰포시스」(오비디우스 편역)와 그리스·로마 신화집,「펠로폰네소스 전쟁사」(2권)등이 올해안에 번역·출간될 예정이다.현암사에서도 「장자」를 자세한 주석을 달아 새로 번역해 내놓은데 이어 「노자」「한시」「벽암록」등도 차례로 펴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괴테전집(총28권)출간으로 전집출판에 뛰어든 현대소설사는 올해부터 오는 94년까지 모두 21권으로 「헤르만 헤세전집」출간도 병행한다.헤세전집에는 소설 시뿐 아니라 동화 산문 평론 논문등이 총망라돼 명실상부한 전집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민음사도 이달안에 출간되는 「맥베드」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전집을 내놓는다.연세대 최종철교수가 번역한 「맥베드」는 운문으로 되어있는 원작의 묘를 그대로 살려 「우리나라 번역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주장이다.대표희곡 13∼15작품을 선정,1차적으로 출간한다.또내년초에 첫 작품을 낸다는 목표로 체호프전집 번역작업에도 착수했다. 러시아문학을 주로 번역·출판하고 있는 열린책들은 오는 6월 마야코프스키전집(모두 4권)발간에 이어 수년동안 준비해온 도스토예프스키전집을 오는 10월부터 2년 예정으로 모두 20권으로 펴낼 계획이다.개인전집번역출간은 지난 91년 나온 「장 그루니에전집」(청하·23권)을 기점으로 활발해져 그후 니체전집(청하)「제임스 조이스전집」(6권)「카뮈 전집」(책세상)등으로 이어졌다. 한편 범우사는 10∼15,6세기 고전문학번역으로 다른 출판사들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번역작업에 들어간 「리베룽겐의 노래」샘족의 신화등 아랍문화권의 고전번역이 바로 그것이다.유수 출판사들의 활발한 원전번역에 대해 이영준 민음사주간은 『수익사업의 차원을 떠나 고전들은 제대로 된 번역문으로 읽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이런 추세라면 10년내에 일본의 번역문학수준과 어깨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전문번역가의 수준도 높아지고 수적으로도 늘었지만 우리말과 외국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부족은 우리번역문학의 숙제로 남아있다.
  • 한국무용가 최현씨(이세기의 인물탐구:14)

    ◎절제된 몸짓… “여백의 미” 표현 일품/고고한 기품 넘치는 타고난 재능의 예인/김해랑문하서 승무·태평무 등 두루 이수/완벽주의적 성격… 대선배와의 불화 “천추의 한”으로 갓쓰고 도포입고 부채들고 최현이 무대에 나타나면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선듯 화사하고 눈부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헌칠하고 단정한 매무새,운신의 폭이 조용하면서도 민첩하다.삭풍이 이는 한겨울에도 그의 분위기에는 오월 단오같은 싱그러운 신록이 묻어있다. 부채끝으로 오작교(오작교)를 가리키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그때마다 한양의 풍류와 선비의 기품이 동시에 엇갈린다. 무용계에서 「푸르름을 몰고다니는 예인」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는 20대 미장부의 멋과 미를 변치않는다.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기개에 넘쳐있다.언제 어디서나 누구앞에서나 당당하다. 우선 그의 춤솜씨부터가 그렇다.타고난 재능과 기량으로 그는 빠르고 느린 어떤 곡조에도 절묘한 춤의 경지를 보여준다. 정중동이 절제된 그의 「승무」나 「살풀이」등 그의 춤의 매력은 그 움직임마다에 여백의 미를 살리는데 있다.뿌리치고 내뻗는 손짓하나에도 선과 배경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듯 하다.힘이 들어가지 않은,몸속으로부터의 흥취가 절로 살아나 어느땐 멈추고 어느땐 다시 흐른다.그리고 조각처럼 푸르고 흰 얼굴에는 한과 슬픔을 자제한 인고가 담겨있다. 그는 춤뿐아니라 춤과 관련된 영화와 연극,창극과 뮤지컬을 두루 섭력한 예술가다. ○춤관련 영화·연극 출연 완벽주의자인만큼 한가지를 알아도 끝까지 파고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쌓고있다.대강대강 그럭저럭은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사람을 사귀어도 한번 사귄 사람은 절대로 놓지않는다. 이렇게 흑백이 분명하기때문에 무용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자칫 외롭기 십상일수가 있다.그러나 서로서로 인맥·학맥,제자 스승으로 얽히고 설킨 속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탁월한 춤솜씨 하나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춤추는 사람이 춤잘추는데야 누가 뭐라하겠는가.위로는 막강한 선배들이 기라성처럼 좌정하고 이리저리 끈이 닿는 무용풍토에서 최현자신은 그런 자부심과 오기 하나만으로 고고하게 버티어왔다 할수 있다. 그가 춤으로 무용계에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65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초라니」에서다.조택원이후 송범 김진걸 이매방으로 이어지는 남자무용수중 수려한 춤과 미모마저 갖춘 그의 출현은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51년이후 한때 영화에 심취하여 조미령 김승호 허장강 등 당대 스타들과 영화 「춘향전」「시집가는날」등에서 주연,이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춘향전」「마의태자」「황진이」등은 노련미 넘치는 춤기교와 함께 영화에서 닦은 연기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비상」은 그 자신이 끊임없이 추어왔고 지금도 무용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다. 소매가 긴 백삼에 상투관 차림,부채 하나만으로 무대를 누비는 이 「비상」은 희로애락의 일상사를 살고있으나 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의지,꿈을 잃지않으려는 인간의 끈질긴 열망이 춤속에 담겨져 「마음을 비운 춤」「생의 환희와 승리를 득도의 경지로 이끈 춤」「아무도 비상을 최현만큼 출수 없다는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을수 있다」고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적이 있다. 영화·연극 못지않게 그의 음악취미또한 광적이다. 76년 호암 이병철회장의 도움으로 독립문쪽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하고 최현무용단을 창단했을때 그의 연구소는 무용연구소라기보다는 마치 음악연구소처럼 사방벽이 온통 오리지널 디스크로 둘러싸여 있었다.그의 오디오 취미는 「마니아」급으로 오디오전문지들은 걸핏하면 드보르자크에서 수재천에 이르는 그의 음악취미·오디오기기들을 탐방취재하고 있다.이 방면에서는 특히 김영태와 의기투합하여 두사람은 충무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곧잘 기웃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취미도 “광적” 최현은 마산에서 성장했지만 본래 부산사람이다.본명은 최윤찬,후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최현이란 예명을 가졌다. 16세때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특상한 것을 계기로 「천재소년가수」가 되어 지평선 가극단을 쫓아 마산에 정착,마산의부호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김해낭문하에 입문하여 그곳에서 궁중무에서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를 고루 이수했다. 그러나 스승이 초기엔 장작이나 패게하고 집안청소를 하게 할뿐 도무지 춤을 가르쳐주지 않아 그때도 당돌했던 그는 『왜 춤을 가르쳐주지 않느냐』고 스승에게 항의하곤 했다.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네가 보고 느끼고 깨달아라』그는 머리속에 꽉 찼던 안개가 걷힌 듯 스승의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때부터 춤이 몸속에서 피돌기처럼 돌고 흥이 기운처럼 솟구치기를 기다렸다.스승은 그제서야 그에게 춤 한자락씩을 지도해나갔다. 예술의 겸손을 엄숙하게 익히고도 인격수양이 덜 됐거나 춤을 잘 춘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한 나머지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을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다. 58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스승 김해랑 안무로 「독무」를 출때였다. 당시 명고수인 지영희씨가 장단,그의 부인인 성금련씨가 가야금을 연주,진양조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영희씨가 그만 잦은몰이 장단을 잘못친 것이다. 박자와 호흡,시간조절에 의해 손의 움직임을 감을 수도 펼수도 있는 그로서는 리듬이 맞지않아 크게 당황했고 무대는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지영희씨에게 덤벼들었다. 『무대는 생명입니다.단 한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돼요.관객에게 손가락질 받으면 나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지영희씨는 『최선생 내가 정말 잘못했네.큰 실수였다』고 백배사죄했으나 그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망발.당대의 명인이자 대선배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방만함을 후회했다고 탄식한다. 이제 그는 참다운 예술가가 되고 싶다.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진지하게 나를 점검하여 「몸짓」하나 「소리」하나에도 자연의 질서가 깃든 지혜와 노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그리고 내 춤속에 관객을 끌어들여 나의 한과 정취와 풍류의 빛,내가 살아온 춤의 굽이굽이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현의 많은 이야기중에서 그가 54세때 2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들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중 하나다. ○54세때 27세 신부 맞아 84년 12월,일밖에 모르던 까다로운 성품의 최현이 갑자기 결혼을 발표,더구나 신부는 서울예고를 졸업,그가 지도위원으로 있던 국립무용단 단원이라고 해서 주변의 놀라움은 한층 컸다. 신부인 원필녀씨는 나이보다 깊고 의젓한 성품으로 춤추는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혼자서 그를 사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두사람의 결혼은 올해로 만 9년.제자로서 스승으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결혼초기때의 사랑과 정성과 존경을 변함없이 나누고 있다. 최현씨는 그동안 부인을 한성대와 이대대학원에 다니게 했고 지금은 한성대에 출강.『내가 아프면 밤새 내 머리맡에 앉아 나를 지켜준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6월엔 제1회 원필녀개인무용발표회를 주선해 주었다.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않던 그의 춤 「비상」을 부인에게 추게 했다. 그는 88올림픽 폐막식때는 10만군중과 수천명의 출연자들에게 청사초롱 「안녕!」을 추게 하여 방대한 스케일로 각계의 시선을 모았었다.지난해엔 청소년예술제에 「파란풍선」에 이은 「비단안개」를 안무,서울예고 무용단을 이끌고 일본 도쿄 무장야시민문화회관에서 「시집가는날」을 공연,올해는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기금을 받아 그의 개인발표회를 준비중이다.작품은 정철의 「사미인곡」. 차범석극본·최종원음악의 이 작품은 그의 춤 60평생을 정리한 집대성의 일환으로 그의 특기인 「춤에서의 여백의 미」를 유장하게 전승시킨다는 집념을 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춤을 잘추어도 훈련된 춤,숙련된 춤은 단호하게 부정한다.긴 세월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에서 몸속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으로 우러나오는 극미(극미)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를 축적시키면서 이를 어느 한순간 우주의 무한한 공간속에 힘차게 내뿜는다.장삼자락을 낙화로 흩날리며 탄식의 숨결을 하공에 흩뜨려놓듯,그래서 그의 춤의 한끝은 결국 끝없는 비상임을 그는 알고 있다. □연보 ▲1929년12월 부산 영도 출생.최재용씨와 이말념씨의 2남5녀중 장남 ▲1946년 마산으로 이사 ▲1953년 마산상고졸업 ▲1959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 졸업 ▲1988∼1990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예술학과 수학 ▲1946∼1953년 마산 김해랑 무용연구소 입문 전통무용 유형과 기법사사 ▲1953년∼ 오광대일인자 장재봉,민속춤의 김숙자씨등에게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 등 이수 ▲1955년 최윤찬무용연구소 개설 ▲1961∼1962년 서울대 음대 무용강사 ▲1965∼1985년 서울예고 강사 ▲1967∼1974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강사 ▲1976년 최현 무용단 창단 ▲1980∼1981년 중앙대 예대 무용과 강사 ▲1981∼1985년 서울예전 무용과 주임교수 ▲1982년 최현 무용연구실 개설,한국무용협회이사,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예총)이사,문공부 문화재 전문위원,국립무용단지도위원,한국무용협 부이사장,대한민국 무용제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지원기금 심사위원역임 (영화)「삼천리의 꽃다발」 「시집가는날」 「춘향전」 「불멸의 성좌」 (무용·안무출연)무용극 「초라니」 「춘향전」 「시집가는날」 「마의태자」 「황진이」국립창극 「심청가」 「강릉매화전」 「광대가」 「변강쇠타령」 「시집가는날」 「대춘향전」 「허생전」 「심청」 「서동가」 「이춘풍전」 「놀부전」 「소태산」 「아리랑」 ▲1970년 일본 EXPO70 한국의날 안무·출연 ▲1971년 국립무용단 유럽지역 10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5년 국립무용단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녹」 「비상」안무·출연 ▲1980년 국립무용단 동남아 9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82년 시립무용단 「한국 명무전」에 「비상」출연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헌화가」안무·출연 ▲1987년 88서울예술단 창단공연 「새불」구성·안무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안녕」 ▲1990년 국제문화협 주최 일본 지역 공연 창극 「심청전」안무 ▲〃 동아일보창간70주년기념 모스크바지역등 5개국 순회공연 창극 「아리랑」안무·출연 ▲1991년 국립극장주최 청소년예술제 「파란풍선」안무 ▲1992년 국립극장주최 「비단 안개」안무 ▲〃 서울시립무용단 무용극 「춘향전」객원안무 ▲현재 문화부 문화재 보호협회 「한국의집」예술총감독,서울예고 무용과장 서울올림픽 안무총괄 공로 대통령 표창
  • 미주신대륙 발견/“덴마크가 20년 앞섰다”

    ◎사학자,15세기 벽화·지도 근거로 주장 「아메리카신대륙에 첫발을 디딘 최초의 유럽인은 스페인탐험대의 콜럼버스가 아니라 덴마크 사람이다」. 지난해의 콜럼버스 신대륙발견 5백주년 기념 축제와 이에 대한 논란으로 아메리카대륙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고있는 요즘 덴마크에서는 그동안의 정설을 완전히 뒤엎는 주장이 나와 화제가 되고있다. 덴마크의 역사학자인 에릭 키에르가르는 최근 한 문헌학자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콜럼버스보다 20년가량 앞서 덴마크인·포르투갈인·독일인등으로 구성된 탐험대가 신대륙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발표했다. 근착 덴마크 리뷰지가 소개한 그 내용을 보면 15세기의 포르투갈은 신세계개척의 라이벌인 스페인과는 경쟁관계였지만 덴마크와는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덴마크의 세력권이었던 북극개척을 통해 동방항로를 열어보려는 야심을 품고있었다.포르투갈의 아폰소왕은 이같은 야심을 실현하고자 크리스티엔 덴마크왕에게 해양탐험을 권유하고 이를 돕기위해 신하인 요아 바스 코르테 레알을파견했다. 이에따라 크리스티엔왕은 한스 포토르스트와 독일출신의 디트리크 피닝이라는 두 제독에게 탐험임무를 맡겼다.이들은 코르테 레알과 함께 아이슬란드를 경유하여 그린란드 동안을 향해 탐험선을 몰아갔다.그러나 그린란드해적인 에스키모인들의 공격을 받았다.난리를 치르는 사이 배는 거센 해풍에 밀려 엉뚱한 곳에 닿았으며 이들은 이곳에서 일정기간 머무른뒤 덴마크로 귀항했다.이때 탐험선이 도달한 곳은 캐나다 동북부의 래브라도이며 그 시기는 1472년이나 1473년이다. 키에르가르의 신대륙발견사는 이렇게 요약되며 그 뼈대는 문헌학자이자 코펜하겐대학 사서과장이었던 소푸스 라르센이 지난 24년 제21차 국제미국학회에 제출한 연구서에서 따왔다.이 연구서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코르테 레알은 1474년 탐험항해에 대한 보상으로 아폰소왕으로부터 한 섬의 총독지위를 수여받았으며 덴마크의 두 제독은 1480년대 초반 영국해적 소탕전에 나가 전사했다. 키에르가르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16세기의 포르투갈 지도와 당시 건립된 코펜하겐 북부 헬싱고르의 교회벽화를 새로운 역사적 사실로 제시했다. 1534년 포르투갈에서 제작된 한 지도에는 래브라도라는 지명 근처에 탐험에 나섰던 요아 바스의 이름을 딴 마을이 두곳이나 표기돼있다.그리고 탐험을 주도한 크리스티엔왕 재위시에 건립된 덴마크의 한 교회벽화에는 탐험가 포토르스트의 모습이 그의 이름과 함께 기록으로 남아있다. 덴마크 역사학자들은 키에르가르의 주장이 제기된뒤 이의 뒷받침자료가 부실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시의 탐험이 비밀리에 행해질 수밖에 없었던 점을 들어 사실쪽으로 굳혀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쩌면 아메리카 발견사에 관한 새로운 발견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2

    ◎부채의 원리/인간과 도구·기계와의 관계 변화/로봇과 구도여행하는 삼장법사/상호 대립·단절… 균열속에 따로 존재/서구/쥘 부채처럼 사용자 마음따라 변화/동양/친화 바탕 새 도구관 한국서 나와야/이불·요는 필요에 따라 펴고 개키고/서양침대는 사람 일어나도 그대로/한국이이 자동차를 발명했더라면/주차장 공간 필요없게 연구했을것 □황규호문화부장=이 대담이 처음 시작되었을때 선생님께서는 「에너지에서 정보」로 산업사회의 가치체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그리고 21세기는 그동안 서양문명이 구축한 두꺼운 벽이 무너지는 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에너지와 벽은 어떤 면에서 상관성을 갖고 있는지요. ○인력·축력 1% 불과 ■이어령 전문화부장관=19세기 중반까지 인간이 사용한 전 에너지의 94%가 인간과 가축의 근력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고 합니다.그런데 1백년이 조금 지난 오늘날에는 그것이 불과 1%도 안된다고 합니다.놀랍지 않습니까.산업화의 기점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것은 국민학교 학생들도 아는 상식이지요.근력이 증기의 힘,전기의 힘,그리고 이제는 원자력의 힘으로,에너지원의 새로운 개발이야말로 오늘의 산업화시대를 만들어낸 바로 그 심장이요 손발이라고 할 것입니다. □자연에너지가 인공적인 에너지로 바뀌어 갔다는 것이지요.지금도 자동차를 몇마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산업화 이전의 에너지를 대표하였던 것은 말의 힘이었지요.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마는…. ■그래요.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요.그런데 조금 파고 들어가면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들이 드러나게 되지요.말의 힘이 증기기관의 힘으로 바뀌어간 그 과정을 살펴보면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된 문명의 그 숙명적 의미를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을 낳은 당시의 영국사회 특히 런던의 그 도시환경 말씀이신가요. ■16세기중반에서 17세기에 이르면 런던과 같은 대도시의 연료와 목량업의 발전으로 영국의 산림자원은 황폐해지기 시작합니다.수풀의 죽음속에서 서서히 농경 문명이 막을 내리게 되는 상징적인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심각한 열 에너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타나게 된 것이 바로 석탄이었는데 이 검은 돌과 탄광이야말로 산업문명을 낳은 아버지라고 할 것입니다. □『석탄 백탄 타는데』라는 개화기때의 우리나라 노랫가락이 생각나는군요. ■문제는 석탄을 연료로 썼다는 자체가 산업화를 이룩했다는 것은 아닙니다.첫째 이 석탄을 캐려면 탄광의 배수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결국 거기에서 발명된 것이 바로 배수펌프이고 후일 와트의 회전식 증기기관으로 맥을 잇게 되는 뉴커먼 기압기관의 탄생입니다. □산업혁명을 낳은 아버지가 석탄이라면 그 어머니는 동력기의 발명이라는 말씀이군요. ■뿐만이 아닙니다.산에서 캔 석탄을 도시로 수송하려다 보니 이번에는 말이 자꾸 증가하기 시작합니다.말이 증가되면 그 사료를 증산해야 하고 이렇게 말 사료가 늘어가면 결국 사람의 식량이 달리게 됩니다.더이상 말을 늘릴 수 없는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만것입니다. ○채털리부인 숲향기 □알겠습니다.그 극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와트가발명한 인공의 동력의존이라는 말씀이시지요. ■그렇지요.말의 힘을 대신할 인공동력의 발명,기차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석탄을 때서 석탄을 운반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겨나게 된 것이지요(웃음).숲이 죽고 말이 죽고 그대신 태어난 것이 동력기관과 기계들이었지요.탄광과 공장,로렌스의 소설을 보면 숲의 죽음과 산업문명의 탄생이 아주 선명하게 그려지지요.그의 문학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바로 이 상실한 숲의 재생이라고 할 것입니다.그가 그리는 섹스라는 것도 이 남벌된 숲의 한 풍경에 지나지 않아요.왜 그 유명한 채털리부인의 사랑이 있지 않습니까.그 정사장면의 묘사를 보면 그가 그리려는 섹스와 숲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있습니다.채털리부인의 온 몸에서는 숲의 향내가 나고 성불능에 걸린 그 남편의 몸에서는 검은 연기와 불꽃을 토해내는 공장 굴뚝의 석탄 냄새가 나지요.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산업문명이 어떤 것인지 오관을 통해서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석탄냄새,지하의 탄광과 광부들,그리고연기를 내뿜고 달리는 철마­초기 산업문명의 이 풍경이야말로 근대인이 뽑은 운명의 카드였지요. □그런데 21세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는 그와는 다른 또하나의 「운명의 카드」를 손에 들고 있다는 것이군요. ■우리 손에 들린 그 새로운 운명의 카드에는 어떤 그림들이 보일까요.우선 동력기에 의해 돌아가던 거대한 기계들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로 변한 모습이 보입니다.전자시계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전화,반도체를 이용한 컴퓨터와 모든 정보기기와 관련된 것들은 19세기때의 기계식 제품과는 달리 아주 작은 동력으로 돌아갑니다.강전의 시대에서 약전의 시대로 말입니다.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덜쓰는가?정보기기가 아니더라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품일수록 이 지상에서는 공룡처럼 자취를 감춰가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후기 산업사회는 전세계가 오일쇼크를 경험하고 난 그 뒤부터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에너지」에서 「정보」로 그 힘의 비중이 바뀌어 간다는 말은 에너지에서 전파로,기계에서 전자로 그 패러다임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기계가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로 바뀌면서 모든 산업주의의 패러다임도 변화되었다는 말씀이시군요.동력기는 반도체로,에너지는 전파로,강전은 약전으로 중심개념이 옮겨간다.그래서 도구에 대한 개념도 달라진다…. ■그렇습니다.기계는 동력기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들이라 인간과 다른 자기독자의 심장을 갖고 있지요.인간과 기계는 대립적이거나 단절적입니다.인간과 기계의 이같은 관계를 극단화시킨 것이 그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입니다.작품이 아니라 실제로 기계와 인간이 힘을 겨루는 이야기는 유럽 미국등지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서양사람들은 인간과 인간사이 만이 아니라 도구와 인간사이에도 두꺼운 벽을 가지고 있었지요.이러한 벽때문에 인간은 자연과 도구를 객체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인간따로 기계따로 제각기 따로 노는 균열이 생겨난 것입니다. ○마음따라 수시 변용 □한국의 경우는 어떻지요.인간과 도구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말입니다.더 적대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서양사람과 한국사람 넓게는 동아시아 사람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번에 병풍이야기를 하였지만 그 쓰는 도구를 보면 분명히 알수가 있습니다.부채를 보십시다.서양이나 동양이나 부채를 사용한 것은 다 같습니다.그런데 일본과 한국인은 접는 부채를 발명하였고 애용했습니다.전주의 합죽선은 지금도 그 맥을 이어오고 있지 않습니까.보통 부채와 달리 왜 우리는 접는 부채를 많이 사용하였을까요.부채 역시 사람이 쓸때에는 펴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 둡니다.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에 의해서 도구도 수시로 변하는 것이지요. □사람과 도구가 대화를 한다는 것이군요. ■서양부채는 사용할 때에나 그렇지 않을 때에나 똑같습니다.그러나 접부채는 쓰지 않을 때에는 작게 접혀서 옷소매나 주머니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부채만이 아니지요.이불과 요를 보세요.잠잘 때에는 펴고 일어나면 개키지 않습니까.이불과 요는 그 주인인 인간과 함께 행동하지요.그런데 서양침대는 어때요.사람이 자고 일어나도 꼼짝도 안합니다(웃음).24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드러누워 있는 거예요.어디 침대만 그래요.집집마다 양옥을 짓고 응접실에 소파를 들여놓고 삽니다마는 그 의자라는 것은 사람이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제가 혼자서 죽치고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응접실은 결국 사람보다 의자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그러나 한옥 사랑방을 보십시오.의자 대신 방석이 있는데 손님이 오면 내왔다가 돌아가면 방석을 넣어둡니다.사람이 앉을 때만 존재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집니다.인간과 도구는 일체가 되어 함께 호흡하지요.서양식탁은 세끼 밥먹기 위해서만 있는데 밤낮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먹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그러나 우리 밥상은 어디 그래요.먹을 때에는 나오고 먹고나면 들어갑니다(웃음). □먼저 시간에 말씀하신 한국의 보자기와 서양 가방의 차이와 같군요. ■자동차는 서양사람이 만든 물건 가운데 대표적인 최악의 발명품으로 사람이 탈때나 내릴 때나 변함이 없어요.한국인이 만들었더라면 전주 합죽선처럼 내리면 척 접혀져 작아지거나 벌떡 일어서거나(웃음)무슨 변화가 있도록 디자인 되었을 것입니다.빈차가 잠자고 있는 주차장 공간을 볼때마다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현대인의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됩니다.농담이 아니라 사실 근대에 들어서 동양인의 독창적인 발명품으로 유일하게 손꼽히는 인력거를 보더라도 손님이 내려 비었을 때에는 세워놓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까.가마도 다 해체할 수 있도록 되어 있구요. □근대 기계를 수용하는 데 있어서도 그런가요. ■일렉트로닉스는 합죽선과 가까운 도구인 것입니다.전자제품은 인간과 일체형으로 되어 있지요.그것들은 몸에 휴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안테나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된 라디오 카세트처럼 쓸때와 쓰지 않을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인간과 대화를 하고 있지요.컴퓨터의 변화를 보세요.이젠 노트북 컴퓨터에서 펌(손바닥)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인체에 밀착하도록 발전되어가고 있지요.인간과 함께 하는 마치 인체의 일부처럼 붙어다니는 기계 그것이 전자제품들의 특성입니다. □무선전화니 휴대폰도 다 그렇구요. ■기계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면서도 그 결과는 인간을 해치고 대결하고 파멸시키는 프랑켄 슈타인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그것은 좋은 동반자로서 같이 호흡하고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계는 생산하는 도구,공장의 기계로 대표되었던 그런 도구가 아니라 방안에서 인간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도구로 변신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도구와 인간이 일체가 되는 그런 정신을 우리는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미래의 기계에 대한,도구에 대한 새로운 철학은 한국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도구론이 말입니다.삼장법사가 손오공과 저팔계를 데리고 경전을 구하러 가는 그 여행처럼 앞으로 우리는 로봇이었던 컴퓨터였던 그런 반려자를 데리고 복지의 땅 행복과 번영의 인간문명의 경전을 받으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호칭에도 인격부여 □실제로 그런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요. ■가령 접부채를 만들어낸 일본의 예를 들어보면 그들이 어떻게 로봇왕국이 되었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지요.전세계의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의 80∼90%는 일본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급속도로 로봇이 인간과 함께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것은 로봇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마치 인간처럼 기계와 친숙하게 벗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지요.아침에는 로봇과 함께 라디오체조를 하기도 하고 인기가수나 연예인 이름을 따다 로봇에 붙여 놓고 부릅니다.『고장났다』고 하지 않고 『병에 걸렸다.몸이 불편한가 보다』라고 말한다는 겁니다.서양에서는 로봇을 인간의 대립물로 보기 때문에 노조에서는 물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적대감을 갖는 경우가 많지요.도구와 친화력을 갖는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 사회에서 로봇이나 전자제품은 보다 잘 수용되고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기계의 개념이 바뀌어지는 데서 21세기의 문이 열린다.산업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도구관이 탄생되어야 한다.이 가능성이 우리에게 많다.대체로 이러한 논법에서 산업문명 뒤에 오는 미래의 역사를 전망해 주셨습니다.다음에 계속하지요.
  • 호텔 윈터패키지/안락한 가족행락 만끽

    ◎새달까지 객실료·부대시설 할인/“교외나들이는 고생”… 이용객 증가 겨울철 할인봉사제로 손님들을 「모시고있는」 도심의 일류호텔에 체류,연휴나 주말 한때를 보내는 가족행락이 늘고있다. 교통체증에다 숙박난까지 겹쳐 생고생하기 십상인 교외나들이보다 훨씬 안락하고 실속있는 휴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윈터패키지라 불리는 특급호텔의 할인봉사제는 동계비수기를 맞아 내국인을 위주로 객실과 부대시설을 정상가보다 상당히 싼 가격에 제공하며 2월말까지 이어진다. 평소 외국 비즈니스맨들이 고객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특급호텔인 만큼 성수기에 비해 저렴하다는 할인봉사가 역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기는 하다.그러나 주말이나 휴가 때 집을 떠나는 기분전환을 원하되 인파가 넘치는 관광지는 피하고자 할 경우 가외의 비용부담을 무릅쓰고 한번정도 이용해봄직 하다.가족일원이 더불어서 막바지에 접어드는 겨울철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주요특급호텔의 윈터패키지를 살펴본다. ▲서울힐튼=1박2일에 8만원(세금과 봉사료 각10%씩 별도가산)하는상품은 남산이 보이는 객실과 2인 아침뷔페,환영음료,일간신문의 서비스가 주어진다.12만원짜리는 여기에 이탈리아·일본·중국·한국 식당중 한곳에서 저녁식사가 첨가되며 객실에 과일바구니가 배달된다.문의 317­3000. ▲호텔현대(경주)=세금·봉사료 포함,9만원이며 아침식사와 함께 온천사우나·실내수영장 2회 무료이용권이 주어진다.가족고객에게는 별도의 침대를 무료 제공한다.2박3일은 17만원. 이곳 온천사우나와 실내수영장은 칼륨이온 나트륨성분의 온천수를 개발하여 최근 개장했다.516­9150. ▲스위스그랜드=전망좋은 딜럭스객실 1박,2인에게 저녁식사가 제공되고 수영장 무료이용,사우나·헬스클럽 반값할인.저녁 뷔페식당 이용시 6세미만 어린이 무료.12만5천원(세금·봉사료 포함),저녁식사 제외시 8만5천원.어린이 동반가족을 위한 놀이방 운영.350­8427. ▲웨스틴조선=딜럭스급과 응접실이 딸린 스위트객실을 반값 할인한 8만원과 15만원에 제공 프랑스·이탈리아 식당 이용시 식음료가격 10%할인.헬스클럽 무료.317­0404. ▲하얏트리젠시=부산호텔은 바다가 보이는 객실,2인 아침뷔페식사,해운대·오륙도 관광유람선 승선권 2장,해운대 온천사우나 이용권 2장 등의 서비스를 실시하며 2박3일에 16만5천원(세금봉사료 별도).792­33 34. 서울호텔은 1박2일에 12만원(세금등 포함).797­1234. ▲서울르네상스=베어스타운 스키장 셔틀버스및 스키장비·스키강습 무료로 구성된 스키프로그램이 특징으로 세금등을 포함해 1인기준 12만원(아침식사시 13만2천원)2명 14만원(16만4천원).체육시설 무료이용.사우나 40%할인.565­5544. ▲쉐라톤워커힐=세금등을 포함,13만원 상품은 가야금홀 디너쇼관람과 헬스사우나 반값사용의 혜택이 있고 10만원 상품은 커피숍 아침식사가 포함되고 베어스타운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453­0121. ▲경주힐튼=35% 할인한 가격으로 객실요금 6만2천원부터(세금등 별도).체련장 수영장 무료,사우나 테니스코트 30%할인.약알칼리성 온천탕 설비.무주스키패키지 2박3일운영,2인1실 12만∼15만원.775­1199 ▲호텔신라=아침식사제공,보모가 상주하고 레고놀이시설 및 각종완구와 비디오가 갖춰진 어린이놀이방과 유아휴게실 무료이용.성인2명 11만원,어린이 1명추가 14만원,2명추가의 경우 어린이객실 별도제공에 16만원.2303­310. ▲호텔롯데월드=어드벤처 빅5놀이시설 이용권 포함,9만3천원,아침뷔페 추가 11만4천원.771­1000.
  • 미 컴퓨터 천재 빌 게이츠의장/철저한 검약정신 완벽한 업무관리

    ◎신상품 정보분석·사업수완 탁월/공략대상자 자녀생일까지 기억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퍼스널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MS­DOS의 창시자요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지난해 컴퓨터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포브스지선정 92년 세계갑부 1위에 오른 36세의 노총각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극심한 컴퓨터업계의 불황속에서도 지난 4·4분기에 2억달러(약1천6백억원)을 벌어들여 라이벌인 애플컴퓨터사 보다 2배이상의 수익을 올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부와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이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회장의 탁월한 경영철학에서 찾아진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포천지 최근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부와 힘이 빌 게이츠회장의 경영철학인 ▲검약성 ▲철저한 업무관리 ▲무적불패정신 ▲정예요원화▲신상품분석 ▲타고난 수완 등에서 연유한다고 분석,상세하게 보도했다. ◇검약성=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컴퓨터축제인 92컴덱스가 열렸을 때 게이츠회장의 검약성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약3억원의 포르셰 959의 승용차와 2백80억원정도의 대저택을 갖고 있지만 이때 그는 한 호텔방에서 회사직원 2명과 함께 사용할 만큼 회사의 돈으로 검소하게 생활했다. 최근 몰려드는 전화나 편지를 관리해주는 비서를 두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누굽니까.여왕입니까』라고 일축했을 정도. ◇철저한 업무관리=마이크로소프트사가 모든 것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이츠회장은 일에 대해서는 동료및 직원들에게 잔인하리만큼 철저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워드프로세서및 서류정리작업을 맡고 있는 피트 히긴스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회사에 차타고 오는 동안 면도를 한다』며 『자기가 맡은 일에 불평을 하는 것은 시애틀의 온화한 날씨에 불만을 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무적불패정신=게이츠회장은 결코「항복」이란 단어를 허용하지 않는다. 뉴욕 컴퓨터레터의 리처드 셰퍼편집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는「일본인을 좋아하라.일본인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를 모토로 삼고 있다』며 『빌 게이츠회장은 돈을 많이 갖고 있음에도공략대상의 나이·생일은 물론이고 자녀의 생일까지도 기억해 공략대상을 허물어뜨려 시장인지도등 정확한 정보를 알아낸다』고 지적한다. ◇정예요원화=프로그래머·생산관리자등 요직에는 낙오자적 정신을 막기 위해 소수의 선택된 엘리트로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스티브발머판매책임자는 『우리 회사는「이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들의 작은 연대로 조직돼 있다』며 『이 정신이 2년동안에 생산력을 50%이상 신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신상품분석=게이츠회장은 연구개발(R&D),주요 고객에 대한 상품안내 등은 물론 신상품에 대한 정보도 면밀히 분석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브래드 실버베리부회장은「게이츠회장은 6개월전의 모임상황도 상세히 기억할 뿐만 아니라 특히 새로운 상품에 대한 세부정보 탐독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한다. ◇타고난 수완=유명한 시애틀의 변호사인 아버지와 워싱턴대학의 학생감을 어머니로 둔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함으로써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한다. 전마이크로소프트사 베른 래번부회장은 『게이츠회장과 함께 있으면 힘있는 집안의 출신이지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며 『이것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데 일조하는 것같다』고 밝혔다.
  • 국민당 윤항렬의원

    국민당의 윤항렬의원(경기 광명)이 25일 하오5시30분(미국시간 상오3시30분) 미 보스턴시의 브링햄 우먼스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향년 56세. 윤의원은 지난해 3·24 총선이후 발병,6월26일 도미해 치료를 받아왔다.유족으로는 부인 지명진여사와 2남1녀가 있다. 윤의원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뒤 재무부 국고과장,농수산부 농정차관보,국민연금관리공단이사장,국민은행이사장을 거쳐 14대 지역구의원으로 당선,국민당 수석부총무로 있었다. 빈소는 서울중앙병원.연락처 480­3114. 한편 윤의원이 사망함에 따라 관계법상 앞으로 90일이내에 광명시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게 된다.
  • 일 사회당 서둘러 탈바꿈 해야(해외사설)

    일본 제1야당 사회당의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다.새로운 지도부는 야마하나 사다오(산화정부)신임 위원장이 56세,아카마쓰 히로타카(적송광융)신임 서기장은 당선 1회의 44세로 세대교체의 인상이 강하다. 사회당의 이같은 세대교체가 당의 활성화로 이어지면 다행한 일이다.그러나 새로운 집행부 선출의 과정을 볼때 사회당이 직면하고 있는 당개혁보다는 다음선거를 겨냥한 이미지 전략을 중시한 것같다. 새로운 지도부는 무엇보다도 다나베 마고토(전변성)위원장이 왜 사임하지 않으면 안되었는가를 냉철히 인식하고 이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하여야한다.다나베위원장은 「정권을 담당할 수 있는 당」으로의 탈피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당내 좌파·수구파에 밀려 국회운영등에 제동이 걸리며 지도력을 잃었다. 아카마쓰 서기장은 거당체제를 위한 당의 융화를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사회당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당의 융화가 아니라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 사고로부터 탈각하지 못하고 있는 좌파·수구파의 저항을 물리치고 당개혁을 단행하는 일이다. 아카마쓰서기장은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다른 당과의 절충과정에서 경험부족이 우려된다고 지적되고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개혁추진을 위한 지도력을 발휘할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사회당은 야마하나위원장이 서기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지만 야마하나위원장의 당운영방식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야마하나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기본정책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추상적인 정책형성노력의 필요성만을 강조했다.야마하나위원장의 이같은 태도는 기본정책을 바꿀의사가 없는 것처럼 들린다.이는 새로운 집행부가 「당개혁」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당개혁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케하고 있는 것으로 외부에 비치고 있다. 다나베 전위원장은 사회당의 개혁을 위해 남아있는 시간은 조금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야마하나위원장도 사회당이 위기적 상황에 처해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그렇다면 위기를 초래한 근원적인 문제인 기본정책의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사회당 이미지전략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 클린턴어록(외언내언)

    2차대전직후 미국에선 아이갖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이른바 베이비붐이며 이때 태어난 아이들이 베이비붐어다.미소냉전속에 나고 자라고 성숙한 전후세대다.새 미국대통령 클린턴이 46세의 바로 그 베이비 부머.미국의 변화를 부르짓고 있다.그가 소련붕괴의 탈냉전 시대를 이끌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필연인지 모른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그 동안의 그의 어록은 그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아메리칸 드림(미국의 꿈)을 지키기위해 일하고 싶다.새로운 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다.의사나 예술가가 되려했으나 고교시절(63년)케네디와의 악수가 계기가 되어 정치에 뜻을 두게 되었다』출마선언의 변이요 회상이다. 『대일무역적자의 25%는 일본책임이지만 75%는 미국자신의 책임이다.독일과 일본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포함되어야 한다.미국은 냉전종결후 시련에 직면해 있다.이를 계기로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자.그것을 할수 있는 것은 우리 젊은 세대다』 『이것은 열심히 일해 세계의 경제경쟁에서 이기려는 미국민의 승리다.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에 살고 있다는 새인식을 필요로 한다.그런 인식이 없으면 아메리칸 드림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대선승리선언의 변이다. 『민주가치의 세계적 확산이 필요하다.미국은 인권의 개선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미국 정부의 강경한 인권자세는 문제를 개선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중국 관련 대목이다.『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은 크게 진전되고 개선되었다.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통일을 바란다.북한의 핵개발이 성공해선 안되며 미국은 한반도 안보유지 세력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노태우대통령과의 전화내용이다. 그리고 20일취임사에선 『우리의 결정적 이익이나 세계의 의지와 양심이 도전받으면 가능한 평화외교로,필요하다면 무력으로 임할것』이라 선언했다.의욕넘치는 그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비는 마음이다.
  • 국제인권대사 신두병씨

    외무부는 25일자로 신두병 전유고대사를 국제인권문제담당대사에 임명했다. ◇신대사 약력 ▲서울·56세 ▲주미참사관 ▲총무과장 ▲주인니공사 ▲정보문화국장 ▲미주국장 ▲유고대사
  • 로드 전 주중대사 아태차관보 내정

    【워싱턴 연합】 윈스턴 로드 전북경주재 미국대사가 차기 행정부의 동아태담당차관보로 내정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올해 56세의 로드 전대사는 예일대 출신으로 61년 국무부 관리로 행정부에 몸을 담은뒤 국가안보회의를 거쳐 85년부터 89년까지 중국대사를 역임한 직업외교관이다.
  • 한국 도자기사 흐름 한눈에

    ◎호암미술관,20일부터 「분청사기 명품전」 마련/보물급포함 2백점 소개… 제작과정도 재현 호암미술관이 한국도자사의 흐름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전시의 하나로 「분청사기 명품전」을 마련한다.호암미술관 소장의 보물급등 2백여점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이 특별전은 오는 20일부터 3월30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에서 펼쳐진다. 분청사기를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는 국내에서 고미술품 소장에 첫 손꼽히는 호암미술관이 방대한 도자사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이루어졌다.특히 이번 전시회는 분청사기의 독특한 위치를 정립시킴과 동시에 분청사기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고조시킨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분청사기 실물에 작품해석과 시대적 배경을 밝히는 설명문이 제시되고 전시장 한켠에 20여평의 전통 분청사기 작업실을 재현,도공이 분청사기를 제작하는 모습 전과정을 보이는 것으로 꾸며진다.출품되는 분청사기는 보물로 지정된 분청사기철서어문호(787호),분청사기조화수조문변병(1069호),분청사기조화박지목단문장군(1070호)를 비롯,15∼16세기의 명품이 대거 망라된다.이들 옆에서 실연되는 분청사기 제작모습은 백암도예의 마순관도공에 의해 물레질부터 문양그리는 작업까지 전과정을 실연하는 동시에 관람자들도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후세인의 도발은 고도의 전략행위(해외사설)

    사담 후세인이 저지른 것은 미친짓인가 전략전인가.걸프전쟁 2주년을 앞두고 1991년1월에 일어났던 똑같은 문제에 대한 응수도 그때와 똑같다.즉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다. 한달전부터 거듭되어 온 이라크 독재자의 도발은 조지 부시에 대한 적개심이 가장 큰 이유다.바그다드에서 볼 때 부시의 선거 패배는 신의 심판이 었다.사담 후세인은 임기말의 부시가 반격할 힘이 없으리라고 보았기 때문에 쿠웨이트를 빼앗아간 인물을 모욕하는 즐거움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정치적 계산과 개인적 감정을 구분하지 않는 그는 결코 속죄하는 일이 없으며 오로지 복수에 몰두했다. 사담 후세인은 광신자인 듯하다.그는 자신을 마호메트의 직계로 만든 가승을 공표했고 걸프전쟁 동안에는 꿈에 마호메트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그는 자신을 같은 고향 출신으로 십자군 전쟁때의 영웅이던 살라딘과 동일시했다.그는 기원전 6세기의 바빌로니아 왕이며 위대한 정복자인 나부쇼도노소르의 후계자로 자처했다.이 왕이 후세인의 손을 잡은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그림이 바그다드 성벽들에 있다. 지난 몇주의 사태 진전에 대해 설명하자면 길어진다.우선,대외적인 동기가 있다.사담 후세인은 조지 부시를 벌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빌 클린턴을 시험하려고 했을 것이다.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이라크 언론들은 미국의 새대통령을 줄곧 헐뜯어 왔다.임박한 클린턴의 대통령 취임을 바그다드­워싱턴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본 것이었다. 친미 아랍 세력들이 군대 파견을 내켜하지 않는 상황도 이라크에는 좋은 기회로 보였을 것이다.특히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의 정부는 서방측의 군사 보복이 무엇보다도 결과적으로 회교 교조주의자들을 고무하게 될것을 겁내고 있다.오늘날 진실로 위협적인 존재는 이란이기 때문이다. 내부적 동기는 다음과 같다.사담 후세인은 외적의 힘입이라는 유령을 흔들어 군을 장악하고 있다.그는 군의 전선을 외적 쪽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과녁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는 경제 제재로 점점 고통이 심해지는 국민들에게 그 책임이 자신에 있지 않고 아랍 세계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이라크를 해치는 서방의 악마에게 있다는 것을 보이려 했다.그는 미국이 새로운 전쟁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므로 자신을 뒤엎지 못할 것은 뻔하고 단순한 보복 폭격 정도라면 자신의 권력을 더 튼튼히 해준다는 역설적 결과를 계산했다.이라크 국민의 저주 대상은 그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이 되니까. 사담 후세인에게 딱 맞는 앵글로색슨의 속담이 있다.『그는 미쳤지만 여우같다』
  • 미일을 앞선 신경망칩 개발의 개가(사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제6세대컴퓨터가 당면한 인류의 꿈이다.청소년이 열광적으로 몰두하는 공상과학영화시리즈같은 것도 그런 꿈을 나타내는 일련의 현상이다. 컴퓨터의 핵심소자인 신경망칩 분야에서,날아다니는 파리정도의 지능을 가진 칩을 국내 기술진의 힘으로 개발했다고 한다.이 신경망칩은 기왕에 우리가 개발한 「거머리」와 「지렁이」의 중간 정도 지능을 가진 신경망칩 보다 2백11배나 우수한 것이라고 한다.『밟으면 꿈틀』할만큼 의도적인 고통에 반응할만한 지능이 지렁이에는 있다.그 정도의 지능도 대단한데 이번에는 파리만한 수준을 이뤄낸 것이다. 가장 약한 것을 「파리목숨」에 견주기도 하지만 파리의 지능이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니다.공격의도를 탐지하는 기능,먹이를 찾는 능력,색과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등의 파리의 지능수준을 미뤄보면 신기하고 경이로운 일이다.이런 칩이 국내 과학자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우선 대견하다.더욱이 이 신경망 칩은 미국이나 일본의 수준을 앞선 것이라고 한다. 13만5천개의 연결고리를 갖춘 고집적신경망 칩인 우리 것에 비하면 미국의 것은 1만개 규모의 거머리와 지렁이 중간에 해당하고 일본은 그보다 약간 많은 3만9천개의 연결고리를 갖춘 지렁이와 파리중간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에 개가를 올린 한국통신팀의 지능반도체는 범용성과 정밀성을 지닌 디지털 방식과 고집적성및 고속성을 갖춘 아날로그식의 장점을 복합수용한 것이어서 더욱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미국과 일본의 경우 두가지 방식을 나누어 지니고 있어서 각각의 약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꿈의 미래과학에서 이뤄낸 성과는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을 준다.하기만 하면 이만큼 우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잠재력이고 그것이 국제 경쟁력 제고에 공헌할 것에 대해 많은 기대도 하게 된다.그러나 한편으로는,이렇게 앞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경쟁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품질관리를 제대로 못하는데 있다는 점이 우리를 아쉽고 걱정스럽게 한다.똑같은 기술수준의 산업에서도 일본에 비해 20%정도 떨어지는 품질수준을 우리는지니고 있다.품질에 대한 이런 평가는 치명적인 약점이다.기술로는 뒤지지 않으면서 관리를 제대로 못해 손해를 보는 일의 반성을 전제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개발에 성공한 국내의 두뇌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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