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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연후진국(외언내언)

    미국이 담배의 원산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 담배가 영국에 전해진게 16세기 때다. 당시 카리브 해안을 주름잡던 민간 무장선의 선장이었던 월터 롤리 경이 미국에서 맛들인 담배를 영국에 전파한 것이다.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였지만 영국에서도 초기에는 아무나 담배를 피울수 없었다.희귀하고 비쌌기 때문이다.당대의 귀족들이 너도나도 파이프 담배를 즐기며 거드름을 피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당시의 군왕 제임스1세는 담배를 혐오했다.왕이 담배를 싫어한 이유는 『냄새가 고약하고 두뇌에도 위험하며 폐에도 좋지 않다.지옥에나 있을법한 더러운 연기를 직접 퍼뜨린다는게 무엇보다 나쁘다』는 것이었다. 이런 나쁜 담배를 영국에 퍼뜨린 롤리경을 괘씸하게 여긴 왕은 담배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반역죄의 누명을 씌워 참수형에 처해 버렸다.롤리경은 파이프를 물고 유유히 처형장으로 향했다고 전한다. 4세기전 영국의 왕이 담배의 해독성을 어떻게 그토록 정확히 짚어낼수 있었는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다.그러니까 영국에서는 담배가처음부터 시련을 당한 셈이다. 3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금연의날」.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세계의 흡연인구는 약 11억명.1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흡연인구중 약3백만명이 매년 담배로 인해 죽는다고 한다.10초에 1명씩 죽어가고 있다는 계산이다. 미국같은 금연선진국에서는 담배를 마약으로 취급하는 단계에 가있다.태평인 것은 한국.「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서 어디서도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없다.수년전 미국의 월드워치가 조사한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담배 소비량은 1천940개비.세계 6위의 흡연 대국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흡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결핍.최근 금연자가 늘고있긴 하나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뒤져 있다.정부가 담배인삼공사를 운영하는 수준인 것이다.
  • 조선 이경윤의 「시주도」 노선비(한국인의 얼굴:105)

    ◎근엄하나 인저한 눈길에 도인의 풍모 조선시대 중기 그림에서 인물만을 앞세운 작품이 더러 있다.인물화 성격을 따 이경윤(1545∼1611년)의 「시주도」가 그것이다.그는 이와 비슷한 인물화로 「송별도」도 그렸다.초상화가 아닌데도 배경을 거의 무시한 「시주도」에는 세속에 물들어 보이지 않은 학덕 높은 선비 고사와 동자가 나온다.오늘날 역사소설의 삽화처럼 인물표정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이 그림은 화제부터가 사뭇 낭만적이다.사림세력의 성장에 따라 선비들의 정서가 한껏 푸근했던 시대배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그렇듯 16세기의 선비정신이 짙게 깃들였다.그림의 매력을 다시 말하면,선비의 내면세계가 담긴 고매한 인품을 그려냈다는데 있다.화가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최립(1539∼1612년)은 그림 한쪽에 써넣은 글발에서 「그림속의 인물은 비범하고 속기가 없다」고 했다. 「시주도」는 선비가 돈이라는 깔찌에 걸터앉아 술단지를 받쳐들고 선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이다.바탕천에 술을 칠한뒤 먹물을 입힌 이른바 선염법으로 둥그스럼하게그린 언덕 말고는 배경이 아무 것도 없다.그래서 인물이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되었다.선비는 옷 둘레에 검은 천을 잇대어 꾸민 학창의를 입었다.몸뚱이는 희고 나래끝이 검은 두루미를 본떴다는 이 두루마기는 글줄이나 읽는 문사들이 즐겨 입은 옷이다. 주인공 선비는 근엄한 표정으로 술이 담긴 항아리를 내려다 보고있다.항아리를 받쳐 든 소년은 고개를 숙였지만 선비의 기색을 살피는 눈치다.눈을 치깔은 선비와 눈동자를 할긋 돌린 소년의 표정이 묘하게 대비되었다.그러나 선비의 얼굴은 근엄할 뿐 무섭지는 않다.심부름 하는 아이를 대하는 것이지만 마치 어린 손자를 내려다 보는 할아버지 눈매처럼 인자한 데가 있다.단지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술항아리를 들고 온 소년이 안쓰러웠는지도 모른다. 선비는 늘그막에 든 연고한 나이라서 머리숱이 아주 적다.그래도 함함하게 빗어 올리고 조그마한 치포관으로 상투만을 덮었다.그래서 도인같은 풍모도 우러났다.몇 가닥 남지않은 머리를 빗어올려 상투를 틀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높은 이마가 훤하게 드러났다.콧날이 젊을 때나 다름없이 여전히 우뚝한 선비는 그리 실하지 않은 수염을 점잖게 길렀다. 이경윤의 그림을 보고 「속기가 없다」고 한 최립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그림의 작가를 만난 적은 없으나 인물에는 자신의 모습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 유엔인구기금 발간 97년 세계인구현황

    ◎한국 4,570만명 “세계26위”/지구촌 58억 거주… 중국 12억 “1위”/에이즈환자 하루평균 8,500명 늘어 97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4천5백70만명으로 집계됐다.세계 187개국 가운데 26위,남·북한을 합치면 6천8백50만명으로 세계 16위의 인구 대국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8일 펴낸 「97년 세계인구현황」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58억4천8백70만명으로 나타났다.남·북한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2%다.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전 세계의 21.3%인 12억4천3백70만명으로 조사됐다.다음은 인도(9억6천20만명) 미국(2억7천1백60만명) 인도네시아(2억3백50만명) 브라질(1억6천3백10만명) 러시아(1억4천7백70만명) 파키스탄(1억4천3백80만명)일본(1억2천5백60만명) 방글라데시(1억2천2백만명) 등의 순이다. 95년∼2000년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남한 0.9%,북한 1.6%로 추계됐다.남한의 인구증가율은 선진국의 평균 0.3%보다는 높지만 세계 평균 1.48%와 저개발국 평균 1.7%에 비해서는 낮다.이같은 증가율로 미루어 2025년 남한 인구는 5천2백50만명북한은 3천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평균 수명은 남자 68.8세,여자 76세로 조사됐다.선진국 평균(남자 71.2세,여자 78.6세)보다 2∼3세 가량 낮다.그러나 세계 평균(남자 63.4세,여자 67.7세)보다는 높다. 영아 사망률(1세 이하 영아 1천명당 사망자 수)은 9명으로 쿠바·체코·푸에르토리코 등과 함께 공동 23위로 집계됐다.홍콩(5명)일본(4명)보다는 높지만 선진국 평균과 같은 수준이다.북한은 22명으로 훨씬 높지만 아시아 평균(56명)보다는 낮다. 세계인구는 90∼95년에 8천1백만명(1.48%)늘었다.85∼90년의 8천7백만명보다 6백만명 적다.출산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96년 한해동안 3백10만명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환자로 판명됐다.하루 평균 7천500명의 성인과 1천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8천500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셈이다. 전세계의 에이즈 환자 및 보균자는 2천2백6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 이집트 피라미드:하(세계 문화유산 순례:31)

    ◎「계단식」은 고왕조 절대왕권 출현 상징/고대 이집트왕의 무덤은 흙벽돌로 쌓아 올린 꼭대기 잘린 사각뿔형태/조세르왕의 산하 암호테프가 직선·각도 등 건축개념 적용 완벽한 피라미드 탄생시켜/고왕조 수도 멤피스엔 파라오의 영화 증언하듯 신전터 주춧돌 기둥만 남아 고대 이집트 파라오(왕)의 무덤들이 처음부터 기자의 피라미드처럼 완벽한 사각뿔의 형태를 갖추었던 것은 아니다.사각뿔 피라미드가 선보이기 이전 고대 이집트의 왕들은 사각뿔에서 윗부분이 잘려나간 것같은 형태의 무덤에 묻혔다.피라미드가 이같은 미완성 형태에서 완성된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중간단계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멤피스 외곽의 모래언덕 사카라에 있는 계단식 피라미드이다.「마스타바」라고 부르는 이 꼭대기 잘린 사각뿔 무덤을 여러개 포개얹듯 만들었다.이 때문에 무덤의 외곽선이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계단 모양을 띠게 된 것이다.계단식 피라미드는 자재면에서도 흙벽돌에서 석조 건축물로 탈바꿈하는 시기를 알려주는 편년표 역할이다.이전 마스타바 무덤들은모두 흙벽돌로 지었다. 계단식 피라미드의 출현은 고대 이집트에서 본격적인 절대 왕권의 출현과 그 시기를 같이한다.왕권이 강화돼 파라오가 무제한의 권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그의 무덤도 더크고 단단하게 짓기 시작한 것이다.계단식 피라미드가 지어진 시기는 기자의대 피라미드가 만들어지기 100여년 전인 기원전 2770년경으로 알려져있다.남북으로 갈라져있던 상·하 이집트가 처음으로 통일된 뒤 세번째 왕조를 일으켰고 이집트왕국의 창시자인 조세르왕이 바로 이 계단식 피라미드에 묻힌 주인공이다.500여년간 지속된 이 고왕국 기간중 왕국의 수도는 현대 카이로 남쪽 25㎞에 위치한 멤피스였다.당시 멤피스는 나일강안의 중요한 항구였고 최고로 번창하던 도시였다.그러나 지금 멤피스의 도성이 있던 자리에는 당시 신전터의 주춧돌 흔적을 어렴풋이 볼수 있는 폐허의 유적일부가 남아있을뿐 그일대 대부분은 대추야자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숲을 이루었다.멤피스가 수도로서 역할을 못하게 된지 수천년이 흘렀고 그 사이 해마다 나일강의 홍수가 뒤덮고 지나가 퇴적토가 쌓였다.그래서 실제 왕궁터는 수십m 지하에 파묻혔을 것이라고 안내인은 설명한다. 계단식 피라미드가 있는 사카라 모래언덕은 이 폐허에서 자동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어찌보면 멤피스 시절 고대 이집트의 영화를 짐작하게 해주는 유일한 유물인 셈이다.6개의 마스타바를 차례로 얹은 듯한 이 계단식 피라미드는 총높이가 60여m에 달하고 원래는 계단 표면에 타일모양으로 매끈하게 만든 장식용 돌을 붙였다고 한다.그러나 이 장식 돌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계단식 피라미드를 만든 이는 뛰어난 예술가이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최초의 건축가인 임호테프였다.그는 조세르왕의 재상이었고 모든 예술과 과학,특히 의학에 조예가 깊었으며 사후에는 건축가의 신으로 호칭된 사람이다.이 계단식 피라미드가 만들어지면서 직선과 각도,중량에 대한 계산이 시작됐다.계단의 미완성선들이 완벽한 직선으로 발전돼 기자의 피라미드들이 탄생된 것이다. 계단 피라미드로 올라가는 초입에서 여행객을 맞는 것은 과거 파라오가 누렸던영화의 한 편린을 엿보게 하는 거대한 돌기둥들이다.한때 신전의 기둥을 장식했음이 분명하지만 지금을 지붕은 사라지고 수십개의 기둥들만 두 줄로 늘어 서있다.이 모래언덕은 당초 귀족,왕족들의 무덤이 모여사는 「사자들의 도시」였고 주변은 수도 멤피스의 도선과 같은 모양을 한 성벽이 두르고 있었다.이 돌기둥들은 죽은 이들의 도시를 지키는 신전의 일부였던 것이다.예나 지금이나 이지브엣는 나무가 흔치 않다.석재를 쓰기 이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피루스 나무 묶음을 집의 기둥으로 썼다.그래서 석재르 이용한 뒤에도 이 파피루스 묶음 형태를 돌기둥 장식으로 응용한 것이다.흡사 도리안식 기둥의 원형을 보는 듯해 후일 그리스 건축에 고대 이집트가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케한다.신전에는 파피루스 돌기둥 사이로 모두 43개의 작은 방들이 만들어져 있는데 다시 이집트를 구성한 부족의 수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신전을 둘러싼 돌담의 꼭대기에는 정교한 솜씨로 코브라 뱀의 머리들이 줄이어 조각돼 있다.당시 멤피스가 위치한 북부 이집트는델타 지역으로 늪지대가 많았으며 뱀이 그곳 부족들의 상징이 됐다.반면 남쪽에서는 독수리가 부족들의 상징이었다.토템과 흡사한 이 상징들은 왕들의 왕관 이마 쪽에도 붙였고 건물의 기둥 꼭대기에도 장식됐다. 계단 피라미드 남쪽에는 제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우나스왕의 계단 피라미드가 있다.60㎡정도의 터에 위차한 비교적 소형 무덤이지만 죽적은 상형문자를 새겼다.녹색 글씨가 무덤안 4개방의 벽면에 깨알같이 새겨져 있다.고대 이집트의융성에 크게 기여했던 통일 국가의 탄생과 문자의 발견,그리고 그와 함께 시작된 절대왕권의 출현을 한는에 보여주는 유적인 셈이다.피라미드를 탄생시킨 이집트 고왕조의 멸망을 재톨한 것은 역설적이지만 피라미드의 축조도 그 원인이 됐다.파라오들은 재위기가 시작되면 곧바로 신의 피라마드를 건설하는 일에 몰두했다.대규모 사업에의 과중한 투자는 결국 국가재정을 극도로 악화시켰고 계속된 흉작으로 번영의 기세사 꺽이기 시작했던 것이다.그리고 파라오의 권위에 숨죽이고 있던 지방 귀족들이 야금야금반기를 들었고 이어서 혼란기로 접어들었다. 이후 여러 왕족을 거쳐 기원전 16세기 남쪽의 룩소르 세력이 전국을 재통일하며 고대 이집트는 다시 한 번 최상의 전성기를 구가했다.이후 100여년 이상 룩소르가 수도 역할을 하면서 멤피스는 상징적으로 종교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그러나 기원전 332년 알렉산드리아에 모든 역할을 빼앗겨 멤피스는 영원히 역사속으로 묻히게 된 것이다.한때 파라오의 대관식이 거행됐던 프타신전의 유적에서 발굴된 중왕조의 람세스 2세 석상 1개가 지금 카이로 철도역 앞 광장에 서있다.이 석상은 멤피스의 영화를 무언으로 전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 조선중기 이숭효의 「어부도」(한국인의 얼굴:104)

    ◎낚시대와 물고기 꾸러미/허름한 행색에도 초연한 눈매 어부는 고기잡이를 일거리로 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그런데 옛날에는 격을 높여 어부라 썼다.이 보다 무게를 더 실어 어옹이라고도 불렀다.옛날의 어부라는 말속에는 고기를 낚아가며 고상한 삶을 살아가는 큰 그릇의 사람을 의미했던 것이다.그래서 시조나 가사에 곧잘 나온 것은 물론이고,때로는 그림의 주제가 되었다. 그 어부를 주제로 한 그림중에는 조선시대 중기를 짧게 살았던 화가 이숭효가 그린 「어부도」가 있다.가는 올의 모시 바탕에다 먹물로 그린 저본수묵화인 이 그림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했다.16세기 작품으로 중국 절파의 화풍이 배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림이다.그의 작품은 매우 희귀하다.그래서 「어부도」는 미술사적으로 귀중한 자료일 수 밖에 없다. 이 그림에는 「어옹귀조도」라는 화제 하나가 더 붙어있다.화제에서도 여느 낚시꾼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그림을 보노라면,실제 그렇게 묘사되었다.낚시질에서 돌아오는 허름한 차림의 어부이기는 하나,범상치 않은 인물이다.그 늙은 어부가 대각선으로 가까이 이어진 길을 비치적비치적 걸어서 그림속으로 들어섰다.그림이 아니었더라면,금새 화폭을 빠져나올만한 자리를 걷고 있다. 어부는 낚시대를 오른손으로 잡아 어깨에 걸머메었다.그리고 왼손에 물고기 꾸러미를 들었다.낚시대는 대각선으로 화폭을 절반쯤 갈라놓았다.그런데 모질게 자란 대나무를 낚시대로 썼던 모양이다.곧은 데가 없이 멋대로 굽었다.그까짓 낚시대가 굽었다고 신경을 쓸리 만무한 노인은 초연한 자세로 길가 어딘가를 굽어보는 눈치다.온갖 수염이 덥수룩이 자라 얼굴 가장자리를 돌아갔지만,인상은 온화하기 그지없다. 늙은 어부는 대삿갓 보다는 차양이 넓은 모자를 썼다.그 아래로 드러난 눈매가 인자한 노인은 초연한 얼굴을 했다.입가 윗쪽의 수염 수가 아직은 거므스름하지만,살쩍에 난 터럭 빈과 구렛나루는 이미 희게 세어 버렸다.그러고 보면 설빈어옹이라 해도 좋을 흰수염의 늙은 어부인 것이다.갯가 등성이에는 갈대가 어부의 수염만큼이나 아무렇게 자랐다. 설빈어옹은 이현보(1467∼1555년)가 고려때 가사를 고쳐 쓴 「어부사」에 나온다.「설빈어옹」이 주포간,자언거수 승거산이라 하놋다」로 시작하는 가사가 그것이다.
  • 김기순 교주 살인혐의 무죄선고 배경

    ◎물증 있어야 유죄… 증거주의 재확인 아가동산 사건에서 검찰과 변호인간에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졌던 살인 혐의에 대해 법원이 19일 무죄를 선고한 것은 형사재판에서의 증거주의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는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수사 초기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드러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피의사실 공표 및 억압수사에 대해 재판부가 경종을 울린 것으로,앞으로 형사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검찰이 김기 순피고인(57·여) 등을 살인혐의로 기소하며 제시한 증거를 모두 배척한 것이다.최락귀군(당시 6세)과 강미경양(당시 21세)에 대한 살해 동기를 찾을수 없고,살해를 공모한 증거도 없으며 폭행이나 시체처리에 관한 증거들도 증명력이 없어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아직 상급심이 남아있지만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으로써 검찰 수사가 결정적 오류를 범했음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 조선화가 김시의 「당나귀 끄는 소년」(한국인의 얼굴:103)

    ◎고삐당기는 얼굴에 구김하나 없어 조선의 16세기는 중국을 거쳐 들어오는 외래문물에 보다 밝게 눈을 뜨기 시작한 시기다.권력핵심의 사대부,특히 공신이나 왕실과 인연을 맺은 척신들은 새로운 정보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그런 분위기는 실학이라는 이념을 받아들이는 바탕이 되었다.그림도 예외가 아니어서 조선 초기의 화풍을 계승한 가운데 중국 화풍을 조금씩 곁들인 작품세계를 개천했던 것이다. 그 16세기는 조선시대 전체를 전·후기로 나눌때 전기에 해당한다.또 초·중·후·말기로 구분하면 조선 중기(1550∼1700년)라 할 수 있다.그 시기의 대표적 화가는 김시(1524∼1593년)다.대표작으로는 지금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보물 783호 「동자견려도」가 꼽힌다.제목 그대로 소년이 당나귀를 끌어당기고 있는 그림이다.통나무 다리를 사이에 두고 다리를 건너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당나귀와 기어이 끌고가려는 소년의 모습이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소년은 주인을 따라 한나절 산천바람을 쐬러 나온 모양이다.그런데 집에 돌아갈 채비를차린 주인 나리께 대령한 당나귀가 냇가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다.그러나 뻗대는 당나귀에 질세라 소년은 젖먹던 힘을 다해서 고삐를 팽팽이 거머쥐었다.소년과 당나귀의 대결이 해학적이거니와,박진감이 넘치고 있다.당나귀를 잡아끌고 있는 소년은 신분을 떠나 얼굴이 잘 생긴 홍안의 미소년이다. 소년은 힘을 쓰느라 제법 큰 머리통을 뒤로 젖혔다.당나귀가 말을 제대로 들어먹지 않는데도 얼굴에는 구김살하나가 없다.그래서 표정이 한껏 맑다.골상이 둥글둥글하나 미련스럽지 않은 까닭은 이목구비가 또렷하기 때문일 것이다.오히려 총명한 인상이다.붓으로 그린 것처럼 확연한 눈썹 한참 아래로 눈매가 초롱초롱하고 복스러운 코에 제법 날이 섰다.도타운 입술에 작은 입을 했다.그래도 소년은 말수가 헤퍼보이지는 않았다. 이 그림은 산수속의 인물에 촛점을 맞추었다.이른바 대경산수인물화에 속하는 이 그림의 형색은 조선 초기의 회화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이는 중국 절강성을 비롯한 강남의 화원들이 15세기 후반부터 주도한 절파의 화풍을 수용한 것이다.그 절파의 흔적은 주산의 바위표면을 도끼로 팬 것처럼 명암을 뚜렷이 구분한 이른바 부벽준기법에서 나타났다. 그림을 그린 김시는 주로 명종과 선조때 활약한 선비화가다.양송당이라는 아호를 가진 그는 이 그림에도 아호를 낙관했다.그리고 김시계수라는 네모꼴 붉은 도장을 찍어놓았다.
  • 욕쟁이 할머니/이원종 서원대 총장(굄돌)

    『여든여덟번째 생일날에 저 세상으로 다시 가시게 되었으니 부디 오고 감을 슬퍼 마시고 삶의 무거운 짐 벗으시고 하늘나라에 임하소서!』 이것은 사고무친 혈혈단신으로 떡장사하며 살아가던 욕쟁이 할머니를 마지막 보내는 영결식에서 충북대 이낭호 총장이 읽은 조사의 한 토막이다. 1910년 충북 진천에서 유복녀로 출생한 김유례 여인은 꿈많던 16세때 노름빚에 팔려 시집을 간 후 청춘에 남편을 사별하게 되었고 슬하에 있던 삼남매마저도 모두 잃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 그후 거친 세파에 시달리며 식모살이와 날품팔이 등 어려운 삶을 거쳐 천신만고끝에 빈대떡장수와 설렁탕집을 열게 되었는데 식당을 찾아온 손님이 맛있게 먹으면 『그 새끼 잘 처먹는다』며 국물을 더 처주고 깡마른 손님이 오면 『비루먹은 새끼 살좀 쪄라』며 더 떠주었다. 언젠가 기자가 『평생 무슨 욕을 잘했느냐』고 물었더니 『이거 병신일세! 욕은 정해놓고 하는게 아녀』라고 해 파안대소했다고 한다.파란만장했던 삶속에 응어리져 맺힌 한과 다하지 못한 정열을욕으로 토해낸 것일까?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것이 한이 되어 그동안 손마디 부르트게 한푼두푼 모았던 전재산을 충북대학교에 장학금으로 몽땅 내놓아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김유례할머니.충북대는 지난 4월25일 그 할머니의 의로운 삶을 기리면서 학교장으로 모셨는데 한많은 한 여인이 이승을 떠나는 꽃상여뒤에 평소 그를 어머니라 불러오던 수많은 장학생들이 뒤를 따랐고 교수와 학생들이 기꺼이 마련한 캠퍼스 한쪽 나지막한 언덕에 고이 묻혔다. 이제 조문객들 다 돌아간 묘소에는 적막감이 감돌지만 아낌없이 베풀고 간 그 삶은 각박한 세태에 메말라 있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세상을 사랑했던 뜨거운 그 마음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 테레사 수녀 병마 믿고 활동 재개

    ◎작년 심장병수술 경과좋아 해외 순방길/로마·폴란드 이어 미 방문 자선단체 위로 테레사 수녀가 수개월간의 병고를 딛고 이번주 로마를 방문,매춘부 재활계획을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세번째 심장병이 발생,동맥경색제거수술을 받은 뒤 신장 및 폐질환을 치료중인 86세의 노인 테레사가 외국방문에 나선 것은 이제 해외나들이를 할 만큼 건강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테레사와 절친한 한 동료는 11일 『테레사는 오는 15일 로마를 방문하는데 이어 폴란드로 여행하며 그 다음에는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그녀가 운영하는 자선기관의 선교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레사 수녀의 로마 방문길에는 지난 3월 그녀의 후임자로 선출된 니르말라 수녀가 동행한다.테레사는 로마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단체에서 수련과정을 거친 수녀들의 종신 서원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테레사의 주치의 아시시 쿠마르는 이번 방문에 대해 『하루에 두번씩 산소장치를 이용해야 하지만 테레사의 신장은 정상이며 혈압과 맥박 또한 안정적이어서 여행에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김홍신씨 역사소설 「수호지」 평역본 내

    ◎중 북송말∼남송초 108호걸 영웅담/16C초 「천도외신서각본」 토대 형형색색 인물묘사 중국 북송 말기에서 남송 초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108 호걸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 「수호지」(대산출판사 펴냄)가 소설가 김홍신씨의 평역으로 나왔다. 중국의 4대 기서 가운데 하나인 「수호지」는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과 작가 시내암의 합작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원나라 말기에 시내암이 지었다는 것이 정설.부패관료들의 폭압에 시달리는 108 호걸들이 우여곡절끝에 양산박에 모여들기까지의 경로와 이들이 조정에 귀순해 대요국을 정벌하고 전호·왕경·방랍의 난을 평정하는 전투과정을 사실적으로 다룬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인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인간학을 이룰 정도로 개성있게 묘사되고 있는 것이 특징.특히 주인공 송강에 대한 성격묘사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송강은 시골 작은 현의 아전 출신으로 닭 모가지를 비틀만한 손힘도 없었으며 손오의 병법에 밝은 인물도 아니었다.그런 「무능한」 사람이 어떻게 107명의영웅을 거느릴 수 있었으며 대중의 우상이 될 수 있었을까.이와 관련,원작을 재구성한 김홍신씨는 『역사상의 실존인물과 비교한다면 송강은 한 고조 유방과 비슷한 점이 많다.중국 대중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황제는 한 고조로,도가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그는 사람을 다스림에 법이나 제도를 내세우지 않았다.송강 또한 그런 유형으로 의리와 인정에 얽매인 임협적인 사람이었다』고 지적한다. 「천하를 떠도는 호걸들」「강호의 일곱 영웅」「한을 품고 의를 찾아서」「맹호,광풍을 일으키다」「양산박으로 흐르는 물」「불타오르는 북경성」「의기로 뭉친 108호걸」「화로다,모반의 무리」「사필귀정의 수레바퀴」「유성되어 스러지다」 등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다.이번에 선보인 「수호지」는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평가되는 16세기초 「천도외신서각본」 곧 「100회본」을 토대로 삼았다.
  • 현재 40살 75세까지 살 확률 60%/통계청발표 95년 생명표

    ◎평균수명 남 69.5세­여 77.4%세/사인 뇌혈관 질환 16.9%로 1위 지금 나이 40된 사람이 85세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은 25%에 불과하다.75세까지 살 확률은 60%쯤 된다. 30대는 위암과 간암을,40∼50대는 폐암을,60대는 뇌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남자의 평균수명은 69.5세,여자는 평균 77.4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 8년을 더 산다.예컨대 30세의 남자와 25세의 여자가 결혼하면 여자가 13년을 「독수공방」해야 한다.같은 해에 태어난 남녀가 80세까지 살아있을 확률도 여자가 남자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80세까지 사는 경우가 남자의 경우 10명당 2.8명이라면 여자는 5.3명이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95년 생명표」(인간의 수명에 관한 통계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73.5세로 85년 69세보다 4.5세가 높아졌다.선진국 평균(74·7세)보다는 낮지만 개도국 평균(63.1세)에 비하면 10세 정도 높다. 남자의 평균수명은 10년전보다 4.6세,여자는 4.1세가 높아져 남녀의 평균수명 격차는 7.9년이 됐다.옛날에 보기드문 나이였던 고희(70세)는이제 흔히 볼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지만 우리나라만큼 차이지지는 않는다.일본(6.2년) 미국(6.8년) 영국(5년) 중국(3.6년)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 여자가 국제적으로도 남자보다 장수하는 셈이다. 따라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과부생활이 길어진다는 얘기가 된다.앞으로 더 살 기간을 나타내는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보면 25세 동갑끼리 결혼했을때 남자는 46.2년,여자는 53.7세를 산다.이 경우 여자는 71세부터 7.5년간 과부로 산다.그러나 25세 여자가 기대수명이 41.5년인 30세 남자와 결혼하면 여자는 66세부터 과부가 돼 12.2년간을 혼자 산다. 같은 해에 태어나도 장수할 확률은 여자가 훨씬 높다.현재의 사망률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80세까지 살아남을 생존비율은 남자가 28%,여자가 53.2%이다.45세까지만 해도 남녀간 살아남을 확률은 엇비슷하나 50세부터는 크게 벌어진다. 45세까지의 생존비율은 남자가 92%,여자가 96.2%이나 50세는 남자 88.9%,여자 95.1%,60세 남자 78.3%,여자 90.8%로 격차가 계속 커진다.남자의 사망이 50대 후반부터 크게 늘고 있는데 반해 여자는 60대 후반부터 사망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같은해 태어난 사람 가운데 절반이 살아있을 나이(중위수명)는 여자가 80.8세로 남자 73세보다 높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16.9%,심장질환 7.2%,교통사고와 간질환이 각각 3.7%이다.만약 뇌혈관 질환이 퇴치되거나 예방되면 평균수명이 2.4년 연장되며 같은 경우 심장질환은 1.1년,교통사고는 1.4년 늘어난다. 뇌혈관으로 사망할 확률이 가장 높은 연령은 60대이며 심장질환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 우려된다.위암과 간암 및 간질환에 따른 사망확률은 30대,폐암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가장 높다.
  • 재무 브라운·외무 쿡·부총리 프레스콧/새 내각 면모

    ◎재무 브라운­당수경합 경력의 46세 미혼/외무 쿡­강직한 성품·논쟁가로 명성/부총리 프레스콧­조직 관리자… 2개 장관 겸임 노동당 정권의 새 내각은 집권에 대비해 운용해온 예비내각(섀도 캐비넷) 진용이 그대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외무와 재무,교육,환경 등 주요 부처에서 입각이 확실한 예비각료는 다음과 같다. 재무장관 예정자는 「새 노동당」의 선봉장인 고든 브라운(46).블레어의 최측근으로 경제정책을 주도해갈 그는 선거 공약인 교육과 보건복지 부문의 예산 증액을 해결해야 할 중책을 맡게된다.스코틀랜드 출신으로 94년 노동당내 경선에서 블레어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뒤 그를 적극 보필했다.미혼. 외무 장관 예정자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로빈 쿡(51).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강직한 성품의 위트 있는 논쟁가로 향후 유럽통합문제 등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인물.노동당내에서 구 좌파를 대변,이번 총선을 일사분란하게 조직함으로써 총선 승리의 공헌자인 부당수 존 프레스콧(58)도 부총리직이 사실상 확정됐다.교통 및 환경장관직도 맡을것으로 보인다. 예비내각에서 북아일랜드 장관이자 노동당 대변인으로 활약한 마르조리에 모울럼(47·여)도 그대로 북아일래드 장관에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으로 보수당정권 아래서는 협상무대에서 완전히 배제돼온 신페인당을 테이블에 앉히겠다고 주장해왔다.노동당 정치력의 첫 시험무대인 IRA문제해결의 당사자. 이밖에 데이비드 블런케트는 첫 맹인 각료로 교육장관에 기용될 것으로 보이며 내무장관을 맡아온 잭 스트로와 통산산업장관직의 마거릿베켓 등이 새내각에 그대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 블레어 부인 셰리 부스

    ◎공격형 내조 「영국판 힐러리」… 대졸·변호사시험 수석 토니 블레어의 손을 잡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는 영국의 새 퍼스트 레이디 셰리 부스(43).영국판 「힐러리」로 불리며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는데 큰 몫을 해낸 공격형 내조자다.최근 영국 변호사협회지가 선정한 「올해의 법조인」에 뽑힌 현직 변호사. 부모가 모두 배우인 노동자계급 집안 출신으로 어려서 부모가 이혼,편모와 조부모밑에서 성장했지만 대학 졸업 및 변호사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16세때 노동당에 입당,지난 83년 하원의원에 출마한 경험도 있어 정치경험으로는 블레어의 선배인 셈.연봉이 3억원으로 수입이 남편보다 4배나 많고 남편의 성 「블레어」를 따르지 않을 정도로 자존심도 강하다.
  • 북 「테러지원국」 계속 분류/미 국무부

    ◎이란·이라크 등 7개국 포함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비롯 이란·이라크 등 7개국을 97년에도 계속 「테러지원국」으로 분류,경제원조 및 군사원조 등을 금지시킨다고 30일 발표했다.〈해설 2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96세계테러양상」이라는 70여쪽의 보고서에서 북한·이란·이라크·리비아·수단·쿠바·시라아 등 7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이들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계,다자관계 등에 있어서의 제재를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 북한도 성비 불균형/북 인구센서스 내용

    ◎여 100명에 남 95명… 노인비율 남과 비슷/신생아·영아 사망률 아시아 평균보다 낮아 북한이 지난 94년초 실시한 인구총조사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총 인구◁ 93년말 현재 총인구는 2천1백21만명이며,성비(성비,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94.9이다.16∼24세 사이의 성비가 유난히 낮은 것은 이 연령구간에 속하는 남자들이 군복무 중이어서 집계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1백25만명으로 추산되는 군인들을 더하면 북한 총인구는 2천2백46만명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인구분포◁ 평양 인구는 총인구의 13.4%인 2백74만여명.평양이 전체 도시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8%에 불과하다.북한은 총인구의 61%가 도시에 거주한다. ▷인구동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5.6%로 남한과 비슷하다.연간 인구 1천명당 신생아 출생비율과 사망률은 각각 19.8명과 5.5명으로,아시아국가 평균(출생률 24명,사망률 8명)보다 낮다.영아사망률도 14.1명으로 선진국 평균(11명)보다는 다소 높으나,아시아국가 평균(62명)보다는 훨씬 낮다. ▷노동력구조◁ 16세 이상 전 연령층을 기준으로 한 노동가능인구(군인 제외)는 총인구의 70.5%인 1천4백47만6천여명이다.이 가운데 실제 경제활동인구는 약 1천1백만명으로,완전고용에 가까운 76%의 높은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68.9%)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 황장엽씨 서울도착을 보며/최평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민주체제 포용력으로 감싸자 한국에 온 칠순의 황장엽 비서를 보는 시각은 통일 견해만큼이나 다양하다.우선 황장엽은 그 근본이 철학자이고 그 나름의 민족주의자이며 북한 정권의 소프트웨어라는 것이다. ○권력 소프트웨어 역할 황장엽은 북한정권이 들어선 이듬해인 1949년,그의 나이 26세에 모스크바 대학 대학원과 철학과에 입학하여 1년간 러시아어를 배우고 다시 3년간의 각고 끝에 1954년에 철학 준박사를 받고 귀국하면서 바로 김일성 대학 철학과장이 된다.그리고 김일성파·연안파·소련파들이 권력을 분점하고 전쟁복구 사업에 전력하여 북한 수준에서 학문활동공간이 있던 1956년 김일성대학 창립10주년 기념 논문집에서 학위논문 「부정의 부정 법칙」을 공산북한사회에 맞추어 발표하게 된다. 그 내용은 낡은 사회인 봉건사회가 부정된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고,그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모순의 부정이 공산사회이며,공산주의사회 역시 자기부정으로 한단계 높은 자기긍정의 통합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축적되어온 자본주의 사회의 전통문화와 우수한 생산시설은 그대로 계승된다는 발전의 연속성을 인정하고 노동자계급을 공산사회주의에서 또 한번의 자기부정을 통해 단순노동자­피착취자가 아닌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역량을 가진 인간으로 그려내고 있다. 1956년 3월,20차 소련 공산당 대회에서 후루시초프가 밝힌 스탈린 개인숭배와 1인장기집권 비판 입김은 평양에도 들어온다.따라서 6·25전후복구와 경제발전의 지지부진함을 빌미로 소련파·연안파 제휴세력에게 협공당하던 1956년 제3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김일성은 정치적으로 자주·경제적으로 자립,군사적으로 자위하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주체적으로 자기운명을 개척하고 노동당 주위에 하나로 뭉치자는 주체이론을 정립한다.이 시기로부터 황장엽은 김일성 정권의 정당성에 이론적 밑받침을 제공하고,이를 계기로 그의 나이 40대에 김일성 대학총장,50대에 최고인민회의 의장,60대에 사상담당비서,70대에 국제담당비서로 권력 핵심부에 진입한다.황장엽은 힘있는 집행부서보다는 사상 또는 국제분석 담당 분야에서권력 소프트웨어로서 일해왔다.러시아·중국,과거 동구 공산국가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비서는 외무장관,KGB 등 대외부서의 보고서를 종합하는 외교안보의 최고위직이지만 북한에서 그의 당내 권력서열은 20위에 불과하여 김영남 외교부장이나 같은 비서인 계응태,전병호,한성룡 등은 오히려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민족주의자로서 고뇌 이렇게 황장엽은 권력 핵심부의 분명한 공산주의 사상가이기는 하지만,북한공산주의도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올곧은 철학도였으며,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북한동포를 살리려 북한에서 남쪽으로 온 그나름의 민족주의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또한 그는 6·25전쟁 전인 1949년에 소련에 가서 유학생활을 하고 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에 귀국하여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전범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극우·극화논리 극복을 따라서 황장엽의 망명동기가 민족주의자로서 고뇌와 번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주체사상은 출범 초기에는 대내외 자주·자위·자립을 강조하는 정리된 하나의 이념체계였으나 70년대 이후 김일성 개인 우상화의 바이블이 되면서 황장엽은 스스로 이러한 변질된 김일성종교에 거리를 두게 되고,김정일은 아버지의 리더십과 차별화를 노리는 과정에서 스승인 황장엽보다는 신세대 황장엽을 대체하려는 것 같다. 그는 공산독재에 항거하여 저항운동을 벌였던 북한판 솔제니친은 아니다.그러나 이제 남한에 오는 그를 북한에서 경험하고 본 바 대로 정직한 북한 현대사를 쓰게 하고 남한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보게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여,나머지 여생을 조용히 사색하고 집필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의연함을 보여줄 때이다.그의 망명으로 그의 가족은 물론 12촌 친척까지 숙청이 되었다는 소식이 있고 보면 우리는 그의 인간적 비애를 이해하고,황장엽 리스트 폭로와 국내정국 타개용 카드 사용 그 자체가 국내정치적 이용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동시에 북한정보 획득같은 기술 접근방식보다는 원로철학가,북한전문가,지각있는 정보분석가들로 하여금 그의 대화 파트너가 되게 하여 본인 스스로가 자연스러운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황장엽을 보는 극우,극좌 논리를 극복한 우리의 균형감각이 필요한 때이다.
  • 흡연자 치매 잘 걸린다/“비흡연자보다 발병률 2배”

    ◎화란교수 예방학설 뒤집어 【보스턴 UPI 연합】 담배를 피우면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의 알레위즌 오트 박사는 15일 미국신경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55∼106세의 노인 7천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오트 박사는 조사기간중 치매가 발생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104명을 포함,모두 145명이었다고 밝혔다. 오트 박사는 과거에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전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발생 위험이 1.5배 높았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도 여성에 비해 남성이 치매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트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모니크 브레텔러 박사는 흡연이 이처럼 치매위험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흡연이 혈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고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손상도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 결과는 흡연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앞서 발표된 연구보고서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 싱가포르 항공사(G7으로 가는 길:64)

    ◎“고객우선” 최상의 서비스/전직원 2∼3년마다 철저한 업무교육/출발·도착시간 준수… 이용객 신뢰얻어/탑승순간부터 “편안한 항공” 세심한 배려 올해초 일본 유수 여행잡지사인 다이아몬드 빅사는 세계 수백개의 항공사 가운데 가장 고객 만족도가 높은 항공사로 싱가포르 항공사를 선정,발표했다.선정기준에는 고객서비스,객실안락도,기내식의 기호만족도,가격만족도,안전도등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기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지표를 모두 고려한 것이었다. ○96년 순익 10억2천만불 싱가포르 항공사는 그러나 이같은 영광을 올해 일본내에서만 받은 것이 아니다.싱가포르 항공사는 지난 90년대초이후 국제민간항공기구나 각종 여행자단체 등에서 선정하는 우수항공사 순위에서 항상 수위를 차지해오고 있다.특히 항공기의 안전이나 정시 출발·도착부문에서는 1위자리를 거의 빼앗기지 않고 있다. 때문에 요즘 해외여행을 종종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성의한 서비스에 출발·도착시간을 밥먹듯 어기는 미국항공사나,음식맛이 맞지 않고 서비스가 그만그만한 동남아의 항공사 대신에 깔끔한 서비스에 안전도가 높은 싱가포르 항공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싱가포르 항공의 인기는 이용객수에서 잘 나타난다.지난 87년 5백80만명이던 이용자가 10년뒤인 지난해에 1천1백만명을 상회했다.단 한해도 이용객수가 줄어든 적이 없다.지난 95년 순이익은 무려 8억7천6백만달러.지난해에는 12.9%가 늘어난 10억2천6백만달러라는 기록적인 이익을 냈다. 창이공항 서쪽 한편에는 세계최고 수준의 싱가포르항공 트레이닝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이 회사의 성공비결인 서비스 정신의 산실이다.서울의 국제종합전시장만한 면적에 지상 4층 규모인 이 건물안에는 모든 항공기 기종을 망라한 비행시뮬레이션,여객승무원들의 기본·전문훈련시설,지상요원들의 정비,비상대비훈련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8천만달러를 들여 만든 이곳에는 일년에 몇차례씩 다른 나라 항공사관계자들이 견학을 온다. 싱가포르항공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2∼3년마다 한번씩 이곳에 들어온다.자기 전문분야와 연관분야의훈련을 주기적으로 받기 위한 것이다.이곳에서 10년이상을 근무하면 각종 업무영역의 훈련을 모두 받을수 있다.다른 업무영역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트레이닝센터 최고수준 이곳을 운영하는 비용만 연간 1억1천만달러가 든다.매달 1천만달러를 직원교육비로 쓰는 셈이다.모든 교육생들은 그들이 소속한 팀장으로부터 엄격한 통제와 평점관리를 받고 있다.이곳에서 훈련을 받는 한 교육생은 『싱가포르가 완벽한 자유를 구가하는 나라이지만 아시아란 특수성이 있기도해 엄격한 지휘와 통제가 한편으로 가능하다』면서 『싱가포르 항공사에서는 이같은 엄한 통제를 바탕으로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훈련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밝혔다. ○직원교육비 월 1천만불 가장 서구적인 사고방식과 가장 아시아적인 행동양식의 융화가 싱가포르항공사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이런 조화가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싱가포르항공사의 좌우명이다.「최선의 추구」를 필두로 「안전」,「고객우선」,「직원에 대한 관심」,「완전무결」,「팀웍」 등 6가지 「핵심가치」(Core Values)를 담고 있다. 고객우선은 물론이거니와 직원들의 업무효율을 위해 관리자가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좌우명에 들어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이중 어느 하나 소홀히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지만 그래도 오늘의 명성은 안전과 고객우선이란 완벽한 서비스 정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그들도 인정한다. 싱가포르 항공사가 탄생한 것은 지난 1947년.국가자체가 말레이지아의 한부분쯤으로 여겨지고 실제로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었다.싱가포르는 항공사 역시 말레이지아 항공사로 처음 업무를 시작했으나 65년 말레이지아에서 독립한 뒤 67년에는 말레이지아·싱가포르항공사로 이름을 바꿨다.싱가포르란 이름이 국제항공사에 처음 등장했다. 72년 장거리 노선으로 런던까지 직항노선을 만들면서 싱가포르 항공사는 마침내 제 이름을 갖게됐다.당시만 해도 세계 18개국 22개도시를 오가는 소규모였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41개국 73개 도시를 오가고 있다.지점망이 80개국 380개 도시에 개설돼 세계 어디에서나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을 느낄수 없다. 보유 항공기종도 다양해 보잉 747­400 메가탑 기종만 36대를 보유한 것을 비롯,747­300 빅탑 4대,A310­300 기종 17대등 79대를 보유하고 있다.최근에는 일부의 기종에 좌석마다 개인용 TV화상기를 설치해 세계 각지의 뉴스는 물론 스포츠와 오락 프로그램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세계항공업계로부터 서비스 수준에서 또 한차례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원이 없는 싱가포르.이들은 종합 서비스산업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는 항공운송업 육성에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같은 노력을 통해 싱가포르항공을 서비스와 안전에서 세계1위 항공사를 키워가고 있다. ◎홍보담당관 왕총경씨/“승객 눈빛만 봐도 무얼 원하는지 알아”/편안한 여행되게 온직원이 노력 『가장 인기가 있다는 말은 이용자들이 가장 편안하게 이용했다는 말이지요』 싱가포르 항공사 왕총경 홍보담당관(43)은 세계 수위의 항공사로 발돋움한 싱가포르 항공사의 강점을 한마디로 이렇게 말했다.편안한 비행기 여행을 위해 온 직원이 노력하는 것은 매우 간단해 보인다.그러나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라고 말한다. ­이용자가 편안하게 이용했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면. ▲여행자들이 잠간 동안이지만 기내에 있는 동안 충분한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을 가질수 있어야 한다.우선은 출발·도착시간의 준수하는 것이 가장 1차적인 서비스다.그다음은 기내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누군가로부터 계속 시선이 마주치면서 도움이나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이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한가지 예로 모든 기내좌석에는 승무원을 부르는 버튼이 있지만 이 버튼을 누르기 전에 눈빛으로 승객들의 욕구를 미리 알아내 물을 가져다 준다던지 음료수를 준비해주는 배려를 경험했다면 이들은 그 여행을 잊지 못할 것이다. ­서비스 최전선을 담당하는 여객 여승무원의 선발자격은. ▲만 19세부터 26세사이의 용모단정한 미혼여성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이들은 5년단위의 계약을통해 입사하며 재계약은 가능하나 결혼하면 아무래도 업무관리가 어려워져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이들은 또 승무감독의 결과에 따라 재계약의 여부가 결정된다. ­2만6천여 직원들이 있는데 노사관계는 어떠하며 파업의 경험이 있는지. ▲싱가포르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법으로 파업이 금지돼있다.그러나 파업이전에 모든 노사간의 이견이 해소될 수 있도록 조정작업과정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때문에 파업의 경험은 없으나 노사의 알력이나 이견을 조정하는 경험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많다.우리는 회사의 추구목표에도 나와있듯 직원들의 인화단결을 어느것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 “일 정부는 북 식량원조를”/일 기아박멸의원연맹

    【도쿄 연합】 일본의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기아박멸의원연맹은 7일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총리에게 앞서 세계식량계획(WFP)이 제창한 대북한식량원조 계획에 바탕해 일본 정부가 식량을 원조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연맹은 이날 총리 관저를 방문해 WFP의 요청에 따라 인도적인 입장에서 환자와 6세이하 어린이,재해복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본 정부가 식량원조를 실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 헤일·밥… 액운일랑 「비로쓸고」 가라(박갑천 칼럼)

    살별(혜성)은 뜻밖의 하늘이변.하늘을 믿고 바라보며 사는 옛사람들(동양)에게 그것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그래서 살별은 전란이나 질병·천재지변 등을 몰고오는 흉조로 여겨졌다.서양에서는 16세기 후반에야 달궤도보다 먼거리를 지나가는 천체라고 알았으니 살별관측사에선 동양에 뒤진셈이다. 두려우면서도 신비로울수 밖에 없는 별이었다.유난히 밝게 꼬리를 끌고있기 때문이다.그 모습은 비같이 보인다.혜성의 「혜」자가 「비혜」이고 달리 불리는 추성의 「추」자 또한 「비추」.꼬리를 끌므로 미성 또는 장성이라고도 한다.그래서 토박이 이름으로도 꼬리별이라 하며 살같다 하여 살별이라고도 한다. 향가인 「혜성가」에서는 「쓰는별」 즉 「비별」로 노래하고 있다.신라 진평왕때다.세사람의 화랑이 금강산으로 놀러 가려는데 갑자기 살별이 나타나 심수(심대성)를 범한다.전쟁날 조짐이다 싶어 내려온다.아니나다를까 왜병이 쳐들어온다는 것이었다.이에 융천사가 단쌓고 목욕재계한 다음 노래를 지어부르니 살별은 가뭇 없어지고 왜병은 물러난다.그것이 「혜성가」.『…우리 세분 화랑 금강산 오르심을 보고 반갑고 놀라워 내려와서는 오르실 길 쓸고 있는걸 보고서 엉뚱하게…살별이 나타났구나 떠벌리는 사람도…』.마음놓은 세화랑은 맘껏 금강산을 유람한다. 계유정란때도 살별이 나타났던 듯하다.함께 일꾸미다 등돌린 김질이 세조에게 발쇠서는 말속에 성삼문이 살별보았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나온다.남이 장군이 꺾이는 것도 마침 나타난 살별과 관계되는 터.유자광은 남이가 『살별이 흰빛을 띠면 장군이 반란을 일으킬 징조인데 자기가 그 장군이라 했다』고 꼬아바친다.고문에 어리쳤던지 그랬노라고 번드치고서 죽는다.깨이지못한 시절 살별에 대한 생각은 대컨 이러했다. 20세기 최대의 살별이라는 헤일밥이 지구 가까이 다가와 있다.지금도 해진뒤 서북쪽 하늘에서 볼수있는데 이달 중순께까지 이어지리라 한다.문득 「혜성­흉조」론을 떠올리게도 한다.한보문제 등으로 온나라가 시끄럽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렇게만 생각할 일은 또 아니다.특출한 인물을 『혜성같이 나타난다』면서 긍정적으로도표현해오지 않았던가. 「혜성가」따라 언짢은 일들 『비로 깡그리 쓸고』 지나갔으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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