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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여성 전략공천 유감/김미경 광주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기고] 여성 전략공천 유감/김미경 광주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여성정책을 전공한 여성학자로서 ‘지역구 15% 여성 공천’을 의무화한 민주통합당의 당규 조항을 두고 거세게 이는 남성들의 반발에 유감을 표하고자 한다. 이즈음 소위 ‘486세대’가 진보와 혁신의 주체세력으로 민주당 개혁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공천과정에서 호남 지역의 기득권 배제와 경선을 원칙으로 세운 전략 등 혁신적인 공당으로 변신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여성이 후보로 등록한 광주지역구에 젊은 ‘486’ 남성후보가 등록되어 있다면 진보의 깃발 아래 똘똘 뭉친 이들의 담합이 있다. 남성정치인들은 학력 및 군 생활, 민주화 동지 등 끌어 모을 수 있는 모든 인연이 그들의 지원세력이다. 이런 요인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현실이지만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에게 요즈음 어느 대학 출신인가를 묻는 질문을 종종 하게 된다. 학연·지연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당 대표의 학연과 공천을 연결시키는 이야기가 신문지상에 오른 후에 생긴 현상이다. 선배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도 없으며 같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후배를 챙기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것이 대다수 여성의 특징이다. 여자대학 동창회가 남녀공학과 달리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필자 역시 검증 안 된 여성후보, 뚜렷한 소신과 정책 없는 여성후보를 반대한다. 여성이라고 무조건 여성을 미는 편파주의에도 반대한다. 광주시에 등록한 여성후보는 서구갑 외에는 공천심사위의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탈락하였다. 이제 광주·전남지역에서 여성후보를 낼 수 있는 곳은 광주광역시의 서구갑 한 석만 남았지만, 선거를 한 달여 남긴 이 시점에도 민주당은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YWCA, 여성단체협의회, 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10여개 단체는 3회에 걸쳐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이어서 10명의 대표단이 최고위가 열리는 서울에 찾아갔다. 그리고 새벽 3시까지 최고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려 한명숙 민주당 대표를 만나 여성 전략공천을 요구했다. 광주지역에서 15% 여성 공천을 담보하려면 공천이 미루어진 유일한 선거구인 서구갑 지역에 여성의 전략 공천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학연 공천이라는 비판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상황인지 한 대표에게 묻고 싶다. 젊은 남성 피를 수혈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전략과 ‘486’의 담합에 밀려 공천심사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여성후보가 광주에서 단 한 석도 가질 수 없다면, 민주당은 혁신적인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광주 동구의 경선 준비과정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담합과 부정이 공공연하게 있다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여성후보의 지역구 진출의 가장 큰 벽이다. 우리나라의 남녀평등지수(GDI)는 비교적 상위권에 속하나 여성권한척도(GEM)는 늘 하위권에 머물러 온 이유는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여성을 남성들의 정치판에 들러리로 세우는 일을 멈추고 15% 여성 의무공천 정신에 비추어 진정한 정치적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다.
  • ‘선행 전문’ 슬로바키아 배트맨 ‘화제’

    ‘선행 전문’ 슬로바키아 배트맨 ‘화제’

    슬로바키아에 실제로 선행을 하는 배트맨이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배트맨의 무대가 되고 있는 곳은 슬로바키아의 작은 도시 듀나자스카 스트레다. ‘슬로바키아의 배트맨’으로 불리는 주인공은 배트맨 복장을 하고 길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문은 노약자 등 힘든 사람 도와주기로 길 건너는 어르신과 동행하기, 무거운 장바구니 들어주기,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 내려주기 등이 슬로바키아 배트맨의 특기다. 틈틈히 시간을 내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우는 것도 배트맨의 주요 일과 중 하나다. 슈퍼히어로답게 치안도 배트맨의 주요 걱정거리. 슬로바키아 배트맨은 도시를 돌며 범죄행위가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한다. 영화나 만화의 주인공 배트맨은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활약하지만 슬로바키의 배트맨은 이름을 공개했다. 슈퍼히어로의 가면을 벗은 그는 졸탄 코하리라는 이름의 26세 청년이다. 외신에 따르면 청년은 경제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편. 선행의 댓가로 도움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약간의 음식을 얻어 생계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가진 게 없는 사람이라고 외면하진 않는 슬로바키아 배트맨이다. 외신은 “선행을 베푼 뒤 ‘고맙다.’라는 인사만 받을 때도 있지만 섭섭해하지 않고 열심히 도시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슬로바키아 경찰은 배트맨의 등장을 곱게 보지 않고 있다. 범죄를 막는다고 설치다가(?) 행여 사고라도 당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사진=인포메이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콘돔사용 등 교황의 솔직한 말 들어보세요

    콘돔사용 등 교황의 솔직한 말 들어보세요

    천주교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며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 통하는 가톨릭 교회의 최고사제이자 1억 2000만 신자의 수장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천주교계뿐 아니라 일반의 큰 관심거리인 만큼 적지 않은 마찰과 동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교황의 생각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연설과 훈령 형식의 발언이 고작. 교황의 사적, 혹은 비공식적 차원의 말씀을 듣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세상의 빛’(가톨릭출판사 펴냄)은 신자들에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꾸밈 없는 교황의 어록이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독일 저널리스트 페터 제발트의 대담집. 페터 제발트라면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으로 재직할 무렵 대담을 두 차례 했던 인물. 추기경을 공격할 목적으로 대담을 가진 후 거꾸로 천주교에 귀의했고 그 인연으로 지난 2010년 세상에선 처음으로 교황과의 대담을 진행해 유명인이 됐다. 따라서 이 책은 가톨릭 교회사상 첫 교황 대담집인 셈이다. 페터 제발트가 6시간에 걸쳐 교황을 만나 나눈 대담집인 책에는 세상의 큰 문제와 교회의 위기, 그리고 흔들리는 천주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천주교 수장의 고뇌와 신학적 확신이 곳곳에 스며 있다. “잘못된 영향에 대적할 힘을 내고 악의 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우리가 죽은 이들과 착한 사람들의 힘을 모두 모아야 합니다.”(‘회개할 시기’)/“교회가 신앙과 이성, 이해 가능한 것의 범위를 넘어 내다보는 것과 동시에 합리적인 책임을 함께 연결하는 것이 교회의 큰 책임으로 남아 있습니다.”(‘새 교황 뽑히셨네’) 사제들의 성 추행을 비롯한 가톨릭교회의 성도덕 문제며 2009년 아프리카 순방 때 논란을 일으켰던 ’콘돔사용 금지 발언’에 대한 해명도 눈에 띈다. “몸에 대한 긍정과 기쁨, 그러니까 성적인 것에 대한 긍정이란 늘 원칙과 책임이 수반되는 선물로 봐야 합니다. 자유와 책임이 궤를 함께하는 것은 늘 중요합니다.”/“저는 콘돔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그저 그 문제를 콘돔을 나눠 주는 것만으론 해결할 수 없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그들이 병에 들기 전뿐만 아니라 병든 다음에도 도와 줘야 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나중에 그것이 큰 말썽이 되고 말았지만 말예요.”(‘사목방문’) 페터 제발트는 대담을 마친 뒤 교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을 서문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교황은 상대주의의 시대, 즉 ‘아무것도 궁극적인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저 자신과 자신이 바라는 것만을 최후의 척도로 삼으려는 세계관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보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다빈치 코드가 현실로? 450년 만에 숨겨진 걸작 발견

    450여 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고 AP 등 해외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수 세기 동안 세계 미술사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여겨져 온 다빈치의 작품 ‘앙기아리 전투’는 1440년 여름 앙기아리 근교에서 발발한 피렌체 군과 밀라노 군의 전쟁에서 밀라노 군이 패한 뒤 도망치는 장면을 담고 있다. 1505년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역동적인 전투장면을 잘 살려 미술학계 및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지만, 수 백 년 동안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 그림의 정체를 추적해 온 마우리치오 세라치니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연구팀은 이탈리오 베키오 궁전에 걸려있는 조르지오 바사리(Giorgio Vasari, 1511~1574)의 ‘마르시아노 전투’에 구멍을 뚫어 내부를 관찰한 결과, 3㎝ 정도 뒤의 숨은 벽에서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에 쓰인 물감 성분과 일치하는 물질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바사리는 스스로를 다빈치 작품의 숭배자라고 말해왔을 만큼 그의 예술적 추종자로 알려져 있으며, 16세기 중반 천장과 6개 벽면에 거대한 벽화를 작업하는 도중 다빈치의 작품을 숨긴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소설과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세라치니 교수는 1975년 바사리의 또 다른 벽화에서 ‘찾으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Cerca Trova·체르카 트로바)라는 분구를 발견한 뒤 35년 이상 ‘앙기아리 전투’를 찾아 헤매왔다. 한편 이번 발견으로 미술학계 전체가 흥분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다빈치의 ‘앙기아리 전투’를 찾기 위해 바사리의 작품을 훼손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 연개소문과 김춘추

    [선택! 역사를 갈랐다] (3) 연개소문과 김춘추

    642년 초겨울 신라의 김춘추가 살을 에는 삭풍을 뚫고 고구려 평양성을 방문하여 막 정권을 장악한 연개소문을 만났다. 김춘추는 ‘양국의 오랜 다툼을 중단하자.’고 제안하면서 백제 공격을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한다. 이에 연개소문은 ‘한강유역을 돌려주면 구원병을 보내주겠다.’며 매몰차게 대답했다. 김춘추가 ‘신하의 몸이라 영토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히자, 연개소문은 그를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이 엇갈린 선택으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 두 사람은 끊임없이 엇갈린 선택을 하면서 고구려와 신라의 운명마저 엇갈리게 만들었다. 양자에 대한 후세의 평가도 극명하게 대조되었다. 유교 명분론이 지배하던 고려와 조선시대, 연개소문이 임금을 죽이고 대국의 명을 거역해 나라를 망친 악인으로 지목된 반면, 김춘추는 사대의 예를 다하고 대국의 위엄을 빌려 삼국을 통일한 성군으로 칭송받았다. 이에 비해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해야 했던 20세기 전반, 연개소문은 자주적 대외투쟁가로, 김춘추는 외세의존적 음모가로 뒤바뀐 평가를 받았다. 그럼 유교명분론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근대 민족국가의 국경선마저 낮아지고 있는 오늘, 두 사람의 선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과연 그들의 삶과 선택으로부터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할 지혜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신흥귀족의 후예 vs 방계 왕손 김춘추는 602년에 태어났다. 정복군주 진흥왕을 증조부로 두었지만, 할아버지인 진지왕이 폐위된 다음 그의 집안은 진골귀족들의 배척을 받았다. 다만 김춘추가 정치활동을 개시할 무렵에는 그의 집안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50여년간 재위하면서 왕권을 다진 진평왕이 진골귀족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혈족인 그의 집안을 중용한 것이다. 그리하여 아버지 용춘이 진평왕의 둘째 딸과 결혼하고, 왕실업무를 총괄하며 왕족의 위상을 조금씩 회복했다. 이와 더불어 금관가야의 후예인 김유신 집안과도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진평왕을 이어 선덕여왕이 즉위함에 따라 왕권에 제동을 걸려는 진골귀족의 움직임이 재연되었다. 이런 가운데 642년 여름 김춘추는 일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사위의 잘못으로 인해 서방의 요충지인 대야성(경남 합천)이 백제에 함락당한 것이다. 김춘추는 패전의 책임을 떠안아야 할 위기에 몰렸다. 신라로서도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춘추의 평양행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결행되었다. 한편, 연개소문 집안은 대대로 병권을 장악하고 국권을 좌우하던 유력한 귀족세력이었다. 다만 조상의 연원을 시조 주몽과의 관계가 아니라 물에서 탄생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신흥귀족으로 파악된다. 이 무렵, 고구려 정치체제를 보면, 왕권은 약화되고 최고위 귀족인 대대로(大對盧)가 실권을 행사하는 귀족연립체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唐)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귀족세력은 강온 양파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특히 640년 고창국을 멸망시킨 당이 압박을 가해오면서 귀족세력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때 영류왕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 귀족들이 연개소문을 장성 축조 책임자로 임명하여 중앙정계에서 축출하려고 모의했다. 642년 늦가을, 대동강 변에서 벌인 피의 만찬은 극단적 위기상황에 몰린 연개소문의 자구책이었다. 정치상황이 복잡했기 때문에 그의 쿠데타는 쉽게 성공할 수 있었지만, 쿠데타의 명분이나 권력기반은 미약했다. 연개소문으로서는 무언가 전리품이 필요한 시기에 김춘추가 평양성을 방문한 것이다. ●국가권력의 사유화 vs 정치제도의 개혁 642년 두 사람의 엇갈린 선택에는 개인의 정치적 이해가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김춘추가 방계 왕손으로서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선을 넘었다면, 연개소문은 명분 없는 쿠데타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위기와 한계의 연원을 찾다 보면 양국의 유동적인 정치상황과 만나게 된다. 당시 양국의 귀족세력은 분열되어 있었고, 왕권도 약화되거나 많은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 양국의 정치상황은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이한 역사시간 속을 걷고 있었다. 고구려가 중앙집권체제에서 귀족연립체제로 전환한 상황이라면, 신라는 중앙집권체제를 향해 도약하는 중이었다. 또한 두 사람의 정치적 입지에도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양자 모두 다수 귀족으로부터 배척받고 있었지만, 연개소문이 일반 귀족에 불과했던 반면 김춘추는 방계 왕손이지만 잠재적인 왕위 계승권자였다. 실제 연개소문은 왕족이 아닌 한계로 인해 왕위에 오를 수 없었다. 이에 연개소문은 보장왕을 옹립한 다음, 반대파 귀족세력을 제압하려다 여의치 않자 주로 사적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데 치중했다. 어린 자식에게 높은 관등을 수여하고 군사권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로써 국가권력을 사유화하여 종신집권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귀족연립체제의 모순을 개혁하고 권력을 정당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귀족연립체제의 모순은 오랫동안 잠복했다가 665년 그의 죽음과 함께 폭발했다. 한편, 김춘추는 647년 비담의 난을 평정하고 김유신과 함께 정치적 실권을 장악했다. 그리고는 국정을 총괄하다가 진덕여왕 사후 귀족회의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다. 연개소문과 달리 합법적 절차를 거쳐 최고 권력을 획득한 것이다. 또한 중앙집권체제를 향해 도약하던 역사적 상황을 활용해 당의 육전조직에 준하는 정치제도를 갖추고, 유교사상을 받아들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양자는 동시대 인물이었지만 상이한 역사시간 속에서 살았고, 정치적 입지도 달랐다. 김춘추가 유리한 역사시간과 정치적 상황을 활용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제도개혁에 주력한 반면, 연개소문은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는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러한 차이는 궁극적으로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독자세력권 유지 vs 당(唐) 중심 국제질서의 활용 양국은 국제관계에서도 상이한 역사시간을 걷고 있었다. 5세기만 하더라도 고구려가 동북아 일대에 독자세력권을 구축한 반면, 신라는 고구려에 예속된 상태였다. 그런데 6세기 중반 신라의 한강유역 장악으로 양국 관계는 점차 대등한 양상으로 변모했다. 더욱이 중국대륙을 통일한 수와 당이 ‘일원적 국제질서’를 추구함에 따라 고구려는 이들과 맞서야 했던 반면, 신라는 고구려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수나 당이 추구하던 신국제질서가 양국에 정반대의 역사시간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물론 고구려가 당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고구려와 신라가 영원히 적으로 남아 있으란 법도 없었다. 가령 630년대 당이 대수(對隋) 전승기념비인 경관을 파괴하자, 고구려는 천리장성 축조로 맞서면서 세자를 파견하는 강온 양면책을 구사했다. 그리고 김춘추가 평양성을 방문했듯이 고구려의 대외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신라와 손을 맞잡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연개소문은 당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하면서도 신라에 대해서는 강경 자세를 취했다. 이는 하루빨리 전과를 올리려는 성급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선택의 화살은 이미 날아간 뒤였다. 당은 그의 불법적 쿠데타를 명분 삼아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 연개소문으로서도 대당(對唐) 강경책으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개소문은 입체적 군사방어체계 덕분에 당의 침공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648년 김춘추가 당으로 건너가 군사동맹을 체결한 것이다. 이로써 고구려는 남북에서 협공을 받는 상황으로 몰렸다. 연개소문이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지만, 대세를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지만 신라라고 ‘중국만이 태양이다.’는 당의 대외정책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실제 당은 660년 백제 멸망 직후부터 신라를 병탄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이를 간파한 신라는 왜와의 적대관계를 개선하고 군사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대비책을 세워 고구려 멸망 이후 전개된 나당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쟁 vs 연대 이렇게 본다면 고구려 연개소문이 독자세력권을 고집하며 당에 맞서다가 멸망한 반면, 신라 김춘추는 당 중심 국제질서를 활용해 삼국통일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신라가 고구려 영역의 일부만 관할한 데서 보듯이 삼국통일은 명확한 한계를 띠었다. 김춘추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지 모르지만, 긴 역사적 흐름에서는 역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동족의식이 희박했고 또 정치적 이해관계도 달랐던 연개소문과 김춘추가 상대방을 생존경쟁의 대상으로만 인식한 결과이다. 바로 이 점이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국제정세에 대처할 지혜를 얻기 위해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남북한이 불필요한 경쟁을 자제하고 진정한 연대의 대상으로 인식할 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남북한에 의해 형성된 구심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나갈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진정한 대응책도 바로 이 속에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642년 초겨울 연개소문이 김춘추의 손을 맞잡는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이 그렇게 헛된 망상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호규(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교수)
  • 임종석 사퇴…상처입은 韓 리더십

    임종석 사퇴…상처입은 韓 리더십

    4·11 총선 공천 갈등의 한복판에 섰던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이 9일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과 서울 성동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한명숙 대표가 후보 사퇴는 받아들이고 사무총장직 사의는 반려했지만, 한동안 공천 갈등 여진은 계속될 것 같다. 한 대표는 전날 임 총장 사퇴 결정 때 당직자들에게 눈물을 보일 정도로 임 총장에게 각별했다. 임 총장 사퇴는 우선 당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무릅쓰고 그를 중용한 한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을 낼 전망이다. 한 대표는 “임종석의 억울함을 벗기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자신과 유사하게 정치자금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 총장을 기용했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다. 임 총장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희생양이라는 동정론이 여전히 있지만 그의 명예회복은 쉽지 않을 듯하다. 임 총장 사퇴는 민주당 내 시민사회세력 출신, 구체적으로는 ‘혁신과 통합’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상임고문의 ‘힘’을 입증한 계기가 되고 있다. 전날 이 고문이 문재인 상임고문과 함께 탈당 카드까지 흔들며 한 대표를 압박한 것이 결국 임 총장의 퇴진으로 귀결된 것이다. 임 총장의 사퇴가 그동안 공천 파동으로 깊은 멍 자국을 남긴 민주당에게 반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임 총장과 엇비슷하게 비리전력 시비에 올라 있는 다른 공천 후보들의 진퇴에 시선이 쏠리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임 총장과는 다른 경우이거나 결백하다며 공천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부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신계륜(서울 성북을) 전 의원은 “지난 18대 공천 심사에서 탈락하는 불이익을 받아 당 지도부도 두 번이나 불이익을 주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미 오래전 종료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도 “선거자금으로 받은 돈을 돌려줬지만 24시간 안에 돌려주지 않아 기소됐다. 형이 실효되지도 않아 금고형 기준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강원 동해·삼척) 전 의원은 “무죄추정 원칙이 있고 결백을 확신하는데 비리 연루자로 몰아세우는 건 인권 침해다. 선거운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발 기류 말고도 민주계나 시민사회, 노동단체 출신의 공천 소외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남은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언제든지 계파 간 불협화음이 노정될 수 있다. 친노(친노무현) 내부의 균열도 큰 짐이 될 것 같다. 친노의 한 축인 한 대표와 정세균 의원, 486세력 등 당 주류가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며 지난 4년간 정치권 외곽에 머물렀던 이해찬·문재인 고문 등 혁신과 통합 세력이 큰 소외감을 표시하며 친노의 두 축이 정면으로 맞선 끝에 임 총장이 물러난 앙금이 있다. 양측의 불신, 감정싸움은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안동환기자 taein@seoul.co.kr
  • [선택 2012…총선 한달 앞으로] 20~30대 284명중 6명뿐·평균연령 53.4세…여전한 老風

    [선택 2012…총선 한달 앞으로] 20~30대 284명중 6명뿐·평균연령 53.4세…여전한 老風

    4·11 총선에 출마하는 여성 후보들에게 공천은 새누리당보다 민주통합당의 벽이 낮았지만 20~30대 청년 후보들에게 공천은 두 정당 모두 2%대를 넘지 못하는 등 기성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서울신문이 9일까지 확정된 여야의 공천 후보 284명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통합당이 여성 발탁에서 앞섰다.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이 여성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여성 공천자는 전체 공천자 149명 중 20명이었다. 13.4%의 비중이다. 반면 새누리당의 여성 공천자는 전체(135명)의 6.7%인 9명에 그쳤다. 이는 민주당이 4년 전 7%대에 머무른 여성 공천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 지역구 15% 할당이란 강제 조항을 두는 등 제도를 개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단수 후보와 전략 공천으로 여성 후보들을 대폭 공천해 남성 후보들로부터 역차별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박영선(서울 구로을) 최고위원, 이미경(서울 은평갑) 총선기획단장, 추미애(서울 광진을)·전혜숙(서울 광진갑)·김상희(경기 부천 소사) 의원과 김현미(경기 고양·일산서구)·김영주(서울 영등포갑) 등 전직 의원들이 공천권을 따냈다. 정치 검찰을 비판한 백혜련(경기 안산 단원갑) 전 검사와 임지아(서울 서초을)·이언주(경기 광명을) 변호사는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 전략 공천됐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한반도재단 이사장도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정(서울 중랑갑)·정옥임(서울 강동을)·전재희(경기 광명을) 의원 등과 김희정(부산 연제) 전 청와대 대변인, 박선희(경기 안산 상록갑) 전 시의원, 최연혜(대전 서을) 전 철도대학총장이 공천을 받았다. 특히 부산 사상에서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맞붙는 27살 손수조 후보는 져도 손해 볼 게 없는 과감하고 참신한 공천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정당은 평균 연령 53.4세로 ‘늙은 정당’에서 벗어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새누리당이 54.7세로 민주당의 52.1세보다 2.6세 많았다. 특히 20~30대 후보는 양당 다 합쳐 6명이 전부다. 새누리당은 20대 1명, 30대 2명 등 전체 공천자의 2.2%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20대 후보가 아예 없이 30대 후보 3명으로만 2%를 찍었다. 양당이 청년들에게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것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양당의 주력 연령층은 새누리당의 경우 50대로 절반이 넘는 56.3%(76명)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40대, 50대가 각각 41.2%(61명), 40.5%(60명)로 허리를 이뤘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전 지역에서 민주당보다 연령층이 높았다. 호남권에 출마한 후보들이 평균 연령 59.6세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은 대구·경북 후보들이 52.8세로 최고 연령대를 구축했다. 양당 모두 신인 발굴이 어려운 당 취약 지역에서 후보의 연령이 높았다. 공천만 되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민주당의 전통 지지기반 호남에서는 20~40대 후보가 한 명도 공천받지 못했다.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새누리당 54.6세, 민주당 52세로 새누리당이 2.6세 높았다. 강주리·허백윤·최지숙기자 jurik@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KBS2 일요일 밤 11시 35분) 서정(김희정·오른쪽)은 늘 모범생인 언니 서연(여민주)과 비교당하는 일이 너무 싫다. 오늘도 역시 학교도 빠지고, 기련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기에 바쁘다. 한편 서정이 엄마와 크게 싸우고 가출한 그날 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과 함께 언니 서연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공사창립특집 KBS대기획 문명의 기억 지도 제3편(KBS1 토요일 밤 8시) 고대의 바다를 지배한 것은 동양이었다. 그런데 유럽을 바다로 불러내 동양과 서양의 운명을 바꿔 놓은 지도가 탄생했다. 바로 1502년에 작성된 ‘칸티노 세계지도’의 탄생으로 유럽은 동방으로의 바닷길을 장악하고 세계사의 주인이 됐다. 과연 이 위대한 지도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테리에게 차갑게 쏘아 붙이고, 청애는 귀남이라 믿는 남자를 집에 들인다. 그 사실을 윤희에게 들은 장수. 청애와 막례에게 귀남이는 죽었다고 냉정하게 얘기하지만 마음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한편 윤희가 장수에게 가짜 귀남의 출현을 일러바쳤다고 생각하니 청애는 더더욱 윤희가 맘에 들 리 없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새롭게 단장한 ‘시골 밥상’ 시즌2를 책임질 주인공은 1970~80년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트로이카 배우 유지인이다. 세련된 이미지가 강하지만 알고 보면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언니 또는 의리 있는 형이 될 수 있는 그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함께한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토요일 밤 10시 15분) 매주 새로운 테마의 영화와 영화 음악 이야기를 전해 주는 ‘전기현의 씨네뮤직’. 생명의 빛깔을 되찾는 봄을 맞아서 ‘컬러로 말하다’라는 주제로 스크린 컬러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을 준비한다. 스크린 속의 세상엔 어떤 빛깔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1998년 게리 로스 감독의 영화 ‘플레전트빌’로 시작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0분) 2007년 뉴질랜드에 등장한 한 남자. 그 남자의 등장으로 영국이 발칵 뒤집힌다. 과연 그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지구 반대편 영국에서 큰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한편 최악의 전쟁 2차 세계대전. 그 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의문의 지하 괴터널인데….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400년 동안 시에라네바다 고산지대에 은둔해 살아가던 영혼의 부족 아루아코가 문명세계를 향해 경고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16세기 스페인의 침공을 피해 숨어 사는 방식을 선택한 고대 타이로나 문명의 마지막 후예들이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삶의 터전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다.
  • [서울광장] ‘2030정치’ 요원한가/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2030정치’ 요원한가/김종면 논설위원

    요사이 국회의원 후보 공천 풍경을 보면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란 바둑 격언이 절로 떠오른다.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작은 것부터 한수 한수 집중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반대로 가고 있다. 반상의 대마가 죽는 줄도 모르고 당장 눈앞의 돌 하나 따내기 위해 목을 맨다. 버리는 돌이 있어야 더 큰 집을 지을 수 있음을 모를 리 없는데 ‘사석작전’엔 또 왜 이리 말들이 많은가. 이유가 없지 않다. 공(公)을 내세웠지만 사(私)가 끼어 있고 정(正)을 강조했지만 사(邪)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공천작업이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새누리당은 탈락자가 온통 친이계이고 민주통합당은 공천자가 범친노계 일색이라고 야단이다. 보복공천이니 폐족 부활이니 뒷담화가 무성하다.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기도 벅찬 서민대중에겐 무슨무슨 계 운운하며 그들만의 싸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짜증나는 일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느니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느니 요란하게 쇄신과 개혁을 외쳤지만 돌아오는 건 정치냉소뿐.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공천 수(手)를 제대로 둬야 한다. 큰 판국에 눈을 돌려야 한다. 2030세대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시대변화의 흐름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의 60% 이상이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 해결 등을 기대하며 박원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선거판을 요동치게 한 그 도저한 힘을 벌써 잊었나. 그들은 더 이상 권리 위에 잠자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마그마처럼 꿈틀대며 언제든 솟아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적 각성을 넘어 ‘행동하는 세대’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올 총선과 대선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세대투표가 승부를 가를지도 모른다. 시대의 기미를 조금이라도 읽고 있다면 이번 공천에서 2030세대의 정치적 욕구를 수용하고 구체적인 답을 내놨어야 했다. 그러나 여도 야도 신물나는 정치공학에 매달려 혁신을 멀리하는 사이 그들은 또 한갓 정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역구 공천자 중 20대는 여야 통틀어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손수조 후보 한 명뿐이다.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민주당의 20∼30대 공천은 고작 2%대다. 청년비례대표 공모로 젊은 층을 끌어안겠다는 복안이지만 지역구 인재 키우기 노력이 없는 한 온전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생색내기 이벤트 공천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세대 모독이다. 손 후보의 공천도 개운치만은 않다. 2030세대에 담긴 시대적 의미를 진지하게 성찰한 ‘소신공천’이라기보다는 야권 유력 대권주자의 대항마라는 콘셉트에 갇혀 좌고우면하다 선택한 ‘억지춘향 공천’이란 인상이 짙다. 도덕적인 확신을 갖고 보다 진정성 있게 접근했더라면 ‘똑똑한’ 공천이란 소리를 들었을 텐데 아쉽다. 2030세대의 정치 지체현상이 심각하다. 386세대가 주요 정치세력으로 등장해 지금의 ‘486’이 되기까지 ‘포스트 IMF세대’는 기성 정당의 문턱도 좀체 넘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정당정치를 부축하기 위해서라도 정치후속세대의 양성은 시급하다. 배경이야 어찌 됐건 손 후보는 ‘2030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반항과 부정은 젊음의 특권이다. 시대와 어떻게 길항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국회의원 특혜 포기단 결성 공약은 참신하게 다가온다. 200개가 넘는 국회의원 특권에 국민은 쓴웃음을 짓는다. 국회의원직을 먹을 건 적고 할 일은 많은 식소사번(食少事煩)의 고달픈 업종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토양에서라야 정치인다운 정치인, 정치다운 정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나중에 태어난 자의 특권으로 앞세대를 비판하지 말라.”고 했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에 관한 한 별 설득력 없는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철저한 비판만이 개혁을 담보할 수 있다. 부정을 통한 긍정, 파괴를 통한 창조. 그런 2030세대만의 ‘가치정치’를 보고 싶다. jmkim@seoul.co.kr
  • 영등포 ‘빵 터지는’ 음악회 오세요

    영등포구는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영등포아트홀에서 클래식 음악과 개그가 어우러진 폭소 콘서트 ‘얌모얌모 콘서트’를 연다고 8일 밝혔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연출하고 전문 성악가 9명이 펼친다. 온 가족이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웃음이 있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공연이 펼쳐져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오페라 ‘축배의 노래’, ‘오 나의 태양’을 비롯해 ‘오 해피데이’, ‘산타루치아’, ‘푸니쿨리 푸니쿨라’, 동요 메들리 등 20여 곡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웃음과 재치를 곁들여 딱딱한 클래식 공연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무대다. 티켓은 전석 1만원이다. 구 홈페이지에서 ‘문화마니아’로 가입하면 20%, 청소년은 50% 할인 혜택을 준다. 인터파크·옥션·G마켓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6세 이상이면 입장 가능하다. 조길형 구청장은 “아이들이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로 유명한 이번 공연을 통해 가족끼리 함께 클래식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성형 200번 이상 20대 여성…뼈 삭는 증상까지

    16세 때부터 수년간 200여 차례 성형수술을 받아온 20대 초반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중국을 놀라게 하고 있다. 양즈완바오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명 ‘성형광’으로 알려진 A씨는 올해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지만, 16살 때부터 미용실 등에서 행해지는 불법 성형수술을 받아왔다. A씨는 불법 성형시술 장소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았지만, 얼마 뒤 눈이 점점 붓고 작아지는 부작용을 겪기 시작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A씨는 재수술을 거듭했고 성형수술 부위는 점차 늘어갔다. 쌍꺼풀을 시작으로 속눈썹과 보조개, 입술, 가슴수술 등으로 이어졌고, 심지어는 주름제거수술과 관자놀이 부위까지 성형하는 과욕을 부렸다. 눈·가슴 수술은 무려 20여 차례 이상 받았다. 전문가들은 “고작 20대 초반의 여성이 주름제거수술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외모가 아름다워지기보다는 오히려 실패에 가까운 수술”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합법적인 시술’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그녀가 지금까지 200여 차례의 성형수술에 쓴 비용은 무려 400만 위안(약 7억 880만원)이상. 심지어 수술을 위해 한국에서 1년 가까이 거주하기도 했다. 모두 ‘더 예뻐지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A씨는 “집안 형편이 좋은 편이어서 부모님께 이런저런 핑계로 돈을 받아 수술비로 썼다. 부모님은 내가 이렇게 여러 번 수술한지 모르고 계신다.”면서 “수술시기를 기다리느라 일 할 여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술이 거듭될수록 부작용으로 심각한 통증을 겪어 온 A씨는 결국 더 이상의 성형수술을 포기하고 재활치료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치료를 맡은 샤젠쥔 교수는 “CT촬영결과 가슴과 발꿈치의 상태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발꿈치의 경우 세균에 의해 뼈가 점차 삭고 있으며, 가슴은 불법 보형물로 작은 종양이 발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2~3년은 꾸준히 치료받아야만 성형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종석 결단은 결국 버티기?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의 진퇴 문제가 4·11총선 공천 정국의 핵심 화제가 됐다. 민주당으로서는 목에 걸린 가시 격이다. 빼내기도, 놔두기도 난감하다. 보좌관 정치자금 문제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그가 공천되면서 공천 전체가 지탄받았고, 지지율이 추락하며 사퇴론이 일었다. 하지만 사퇴론은 너무 민감해 공개 논의가 어려웠다. 그가 사퇴하면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고, 공천 전체가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론이 악화되자 한때 임 총장 사퇴 임박론이 일었다. 하지만 7일 임 총장 버티기론이 퍼졌다. 임 총장이 물러나면 그를 임명한 한 대표는 물론, 친노와 이대라인, 486세력 전체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임종석의 진실은 당이 안고 가야 한다.”며 옹호론의 선두에 섰다. 옹호론의 핵심은 “임종석이 무너지면 ‘노이사’가 타격받게 된다.”는 것. 민주당 공천을 상징하는 ‘노이사’는 친노와 이대 라인, 486세력을 말한다. 이들이 참여정부의 ‘코드 인사’식 공천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고위원회의도 지분 챙기기에 열중, 이를 방조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임 총장 사퇴는 개인 문제가 아니다. 폐쇄적이고 이익집단화된 당내 486 세력 전체가 타격을 받는 것을 우려한다.”고 귀띔했다. 486의 중심 축인 임 총장이 흔들리면 이들 전체가 흔들리고, 친노로 상징되는 공천 주도 세력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버티기론이 일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총장의 거취문제는 민주당에 큰 짐이다. 따라서 그에게 쏠린 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명숙 대표가 공천 문제에 대해 사죄한 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비례대표 공천을 원점에서 재검토, 혁신적으로 하는 문제도 검토되고 있다. BBK관련 발언으로 복역중인 ‘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나꼼수 일원인 김용민씨를 공천, 논란을 일으켜 물타기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조선시대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설명이 많으면 감동이 없는 법, 흥미로운 몇 가지 예로 직접 느껴보자. #하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채 보름도 안 된 1592년 음력 5월 12일 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광해군의 빈궁이 해산을 했다. 광해군이 생산한 첫 자식이다.’ 이 내용은 당시 내원의 제조로 광해군의 분조(分朝)를 수행했던 정탁(1526~1605)의 ‘피난일기’에 적혀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광해군의 첫 자식 출산이 1598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기록은 6년이나 앞당겨져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왕자인지 공주인지 모르며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둘 ‘1617년 6월 25일 김택룡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아들 김각이 내일 과거시험을 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험장에 타고 갈 말을 빌리고 시험 칠 때 사용할 붓을 빌린다. 이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사용한 붓을 통해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욕재계을 한 후 제물을 꼼꼼히 챙겨서 제사 준비를 마쳐둔다. 이후 시험 답안지를 정부 규격에 맞추어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시험 치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녹명단자도 준비한다. 온갖 기원을 담아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시험장에 가야 하는 26일 모든 가족이 모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지낸다. 먼 길 떠나는 아이의 편의를 봐 달라고 의흥현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작성한다.’ 요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과 비교할 수 있어 눈길을 끄는 일기 내용이다. #셋 ‘1780년 8월 15일 맑음. 어느새 명절이 되고 보니 성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주막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여 노자가 거의 떨어졌다. 명절날 한번 배부르게 먹는 것도 마련할 수 없으니 진실로 한번 웃고 말 일이다.’ #넷 ‘1599년 11월 15일, 조익(趙翊)과 동지사(冬至使) 일행은 황궁의 서관(西館, 사신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명나라 예부에서 관리가 공문을 가지고 와 내일 하사품을 받을 것이라 알려 주었다. 다음 날(11월 16일) 동지사 일행이 대궐로 나아갔다. 명나라 예부주사(禮部主事)는 조선의 사신들에게 하사되는 물품을 감독하여 지급하였다. 표저의(表紵衣) 각 두 벌, 흑단(黑段) 4필, 황기(黃綺) 각 4필, 청(靑, 청포) 2필 등의 물품이다. 그리고 사신의 옷에는 협금(挾金)을 사용하였고 하사품의 양도 두 배로 하였다. 수행원에게는 다만 견의(絹衣) 한 벌, 청(靑) 2필을 지급하고, 화청(靴淸) 등의 물품도 있었다. 광록시(光祿寺)에서 규례대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것은 5일에 한 차례, 사신과 수행원 21명에게 지급하였다. 돼지고기 52근(斤) 8냥(兩), 향유(香油) 2근 10냥, 염장(鹽醬) 각 5근 4냥, 화초(花椒) 4냥, 엽채(葉菜) 3근 4냥, 쌀 1석(石) 5승(升), 술 52병 반, 야채 2근 6냥이었다. 황제가 내리는 일상 생활 물품은 단지 한 차례 내려주는데 양(羊) 네 마리, 거위 네 마리, 닭 여섯 마리, 다식(茶食) 네 접시, 호두 네 접시, 향유 2근 10냥, 염장 각 5근 4냥, 화초 5냥, 엽채 3근 4냥, 쌀 2석 1두 1승, 술 42병, 야채 26근이었다.’ 당사자가 직접 쓴 일기도 있고 옆에서 본 사람이 쓴 내용도 있다. 얼핏 봐도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말 그대로 재미가 무궁무진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일기 목판이 무려 6만 3000여장이나 보관돼 있다. 1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국내 유일의 10만대장경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저 단순한 일기뿐만이 아니다. 첫째 예에서 보듯 정탁의 ‘피난일기’는 사료적 가치가 보물급이다. 현재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병일(67)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국학진흥원뿐만 아니라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도 맡아 ‘선비정신’의 전파,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는 김 원장에게 먼저 국학진흥원에 수집된 자료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등과 같은 민간 소장 전통 기록 유산이 주류를 이룹니다. 기탁 수집 방식을 통해 국학 자료 33만 9000여점이 보존돼 있어 국내 한국학 관련 연구소 가운데 최대 소장량을 자랑합니다. 국보급 1종(징비록)과 보물 52종 등 고문서 16만 7000여점, 고서 10만여점, 일기류 목판 6만 3000여점 등의 다양한 문화재 자료가 보관·보존돼 있지요.” 기탁 수집 방식이란 원 소장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연구 및 학술적 가공의 권리만 가지는 제도를 말한다. 이 방식은 국학진흥원에서 처음 채택했다. 국학진흥원의 보물창고라고 알려진 ‘장판각’으로 장소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 기록 자료들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일기류 자료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일기류를 선별해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를 한글로 옮김으로써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면서 이야기 소재 뱅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했고 올해도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만여개의 이야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대의 창작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의 이야기에 기반한 세계적인 한류의 전진 기지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들은 우리나라 선비·유교문화의 실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별하다. “선현들이 남긴 거룩한 내용(일기)들이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 여러 사극도 이런 소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국학진흥원에서는 ‘조선시대 일기류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활용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보고 및 시연회’를 가져 창작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허구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생생한 사실 정보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이상의 현실 같은 이야기 소재’여서 창작자들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 보관소인 셈이다. 세계적인 소설이자 영화인 ‘해리포터’가 영국 전통문화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한국판 ‘해리포터’는 전통문화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일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이뿐만 아니다. 국학진흥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미래 세대(유아 및 아동)의 인성을 함양시키고 민족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이야기 구연을 통해 민족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을 말한다. 3년 전 시작한 이 사업은 56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명, 올해 600명, 내년 1000여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전국 3000여개의 유치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래동화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런 미담을 들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이어 화제를 어른들로 돌려 선비수련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1년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선비수련원에는 그동안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만큼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단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과 교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공서 직원, 기업인과 일반인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오늘날에 선비 정신의 중요성을 새삼 체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퇴계 선생의 청량산행 시를 인용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새벽 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친구 이문량에게 쓴 시로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일 원장은 194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1994), 국회예산결산특위 수석 전문위원(1995~1997), 통계청장(1997~1998), 조달청장(1999~2000), 기획예산처차관(2000~2002), 금융통화위원(2002~2003), 기획예산처장관(2004~2005), 한국개발연구원 자문위원(2005~2008)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황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등이 있다.
  • 쌍둥이 엄마 된 66세 할머니, 스위스 최고령 출산

    70세를 바라보는 여자가 아기를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 쿠어의 한 병원에서 66세 여자가 쌍둥이의 엄마가 됐다고 현지 언론매체 선태그스 블릭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쌍둥이가 태어난 병원은 ATS 통신을 통해 할머니의 출산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병원은 출산 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선태그스 블릭에 따르면 할머니는 우크라이나에서 출산을 위해 인공수정 등을 준비했다. 한편 할머니는 스위스 사상 최고령 산모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스위스의 최고령 산모는 2010년 여자 아기를 출산한 64세 할머니였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10대 사촌 남녀 열애 끝에 결혼 골인

    10대 사촌 남녀 열애 끝에 결혼 골인

    10대 사촌 남매가 부모의 반대와 법의 금지조항을 이겨내고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아르헨티나 사법부가 17세 소년과 16세 소녀의 혼인을 승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4촌 간의 혼인을 민법상으론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론 금혼이 관례다. 교회법이 사촌 간의 혼인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국민 80% 이상이 천주교신자인 가톨릭 국가다. 마지막 개헌 전인 1994년까진 가톨릭 신자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이들은 가족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키워오다 지난해 발각됐다. 예비신부가 된 소녀의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다. 16세 예비신부는 현재 임신 8개월째로 2세를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은 친척이 부부로 얽힐 수는 없다며 두 사람의 결혼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이미 물을 엎지른 10대 소년소녀는 결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급기야 두 사람은 가정법원에 혼인승인 소송을 냈다. 아르헨티나 가정법원은 “교회법이 사촌 간의 혼인을 금지하고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의 목표가 일치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혼인을 승인했다. 또 “두 사람이 사랑을 숨긴 건 부모로부터 야단을 맞을까 겁을 냈기 때문”이라며 “소송 과정에서 두 사람 간의 뜨거운 사랑이 입증됐다.”고 법원은 덧붙였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탈락의원 6명 “친노의 호남 학살”… 계파갈등 더 거세질 듯

    탈락의원 6명 “친노의 호남 학살”… 계파갈등 더 거세질 듯

    민주통합당이 5일 호남지역 현역의원 6명을 탈락시키는 4차 공천을 단행했다. 현역의원이 단 한 명도 탈락하지 않은 1~3차 공천 때와 달리 텃밭의 현역 6명을 탈락시켰다는 점에서 ‘기득권 공천’, ‘측근 공천’이라는 비판을 털어버리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도권이나 부산·경남 지역에서 친노 세력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것과 달리 물갈이 대상이 호남의 민주계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친노 독식 논란과 계파 갈등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영남 친노 세력의 호남 물갈이’라는 비난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로 오전 공천자 명단이 발표되자 “호남 의원들을 희생양으로 수도권의 기득권 공천을 덮으려 했다.”는 반발이 거셌다. 호남 지역에서 낙천된 현역 의원들은 특정인에게 줄을 서는 계파정치보다는 정책을 앞세운 의정활동으로 승부를 건 경우가 많아 이런 반발이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낙천의원 다수가 관료출신들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예고됐던 ‘관료 낙천설’이 현실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에서 낙마한 현역 의원 6명 가운데 관료 출신은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갑), 신건(전북 전주 완산갑) 의원 등 4명이다. 강 의원은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 등 화려한 관료 생활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뒤 3선에 성공했다.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인 최인기 의원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뒤 17대, 18대 총선에서 잇따라 당선됐다. 조영택 의원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검사장 출신의 신건 의원은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다. 신경민 대변인은 “전반적으로 현역 탈락자들은 현역 평가 점수가 높지 않아 탈락 대상에 포함됐다.”며 관료출신 여부와 관계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낙천을 면하고 그나마 경선에 나설 수 있게 된 인사 중 다수는 민주당 지도부내 유력자나 특정계파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4차 공천 역시 계파 수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이날 4차 공천까지 민주당은 전체 246개 선거구의 3분의2가 넘는 183곳의 공천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친노 진영과 486세대, 한명숙 대표 측근, 지도부 등은 대부분 단수후보로 공천을 확정지었다. 문성근·박영선·박지원·이인영·김부겸 최고위원, 임종석 사무총장, 이미경 총선기획단장,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그리고 공천심사위원인 조정식·백원우·전병헌·박기춘·우윤근·노영민 의원 등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위기에 빠져들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탈출구도, 위기 해결사도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한명숙 대표가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위기의 당을 반전시킬 리더십을 발휘해 줘야 한다지만 책임도, 권한도 분산된 집단지도체제의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인영 “공천, 韓라인과 친해야 산다… 책임도 그들이 져야”

    이인영 “공천, 韓라인과 친해야 산다… 책임도 그들이 져야”

    이인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2일 한명숙 대표를 향해 날선 비판을 던졌다. “특정 세력과 친하면 살고, 친하지 않으면 죽는 공천이 되고 있다. 그들이 다 하고 있으니 책임도 그들이 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들은 한 대표와 임종석 사무총장,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을 말한다.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의 ‘파업’ 선언에 부랴부랴 당 지도부가 지난 1일 저녁 서울 영등포 메리어트 호텔에서 소집한 최고위원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2일 새벽 4시까지 8시간 동안 한 대표 등과 공천 내용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잠시 휴식을 갖고 2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도 그는 한 대표 등과 격론을 이어 갔다. 그러고는 회의가 끝날 무렵 “할 말은 많지만 넘어가겠다.”고 내뱉듯 툭 말을 던지고는 지역구인 서울 구로갑으로 향했다. 그를 뒤쫓아가 구로동의 한 중국집에서 잡탕밥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았다. 당내 486세대의 대표주자인 그는 소장파 중진 가운데 언행이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날 기자와 만나서만은 달랐다. 밤을 새워 피곤에 지친 얼굴에서는 울분이 묻어 나왔다.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그가 “국민들이 민주당 공천을 사무실 공천, 기득권 공천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의 공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빛이 바랬다. 누가 누구랑 친하면 살고, 안 친하면 죽는 공천이 되고 있다. 정체성도, 도덕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호남 민주계가 배제되고 친노는 부활했다. 이화여대 인맥이 줄줄이 단수·전략 공천되는 등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이대 인맥 발탁은 여성 정치의 발전 단계에서 한계일 수 있다. 민주당이 오만한 게 아니라 공천 자체가 관성화됐다. 전략적 콘셉트나 창조적 공천이 아니라 관성적·관행적으로 하고 있다. 경고등이 켜졌는데 터닝하지 않는다. 한 대표 라인이 다 하고 있으니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 →현 시점에서 총선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4월이 오면 젊음과 패기가 중요하다. 그런데 (공천 명단에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지우기를 잘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쇄신해야 하는 이유다. →임종석 사무총장 등의 공천을 놓고 도덕성 기준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임 사무총장 얘기는 안 물었으면 한다. 아끼는 후배지만…. 어차피 지금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고 그런 상황이다.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게 없다.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이 어디 보이나. 공천, 야권연대 다 실종된 상태다.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충돌했다. -공천 심사에 당 지도부가 개입했다고 하면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공심위가 공천하는 것이다. 강 위원장이 누가 옆에서 (특정 인사를) 넣어라 빼라 찔러 준다고 얘기하면 부끄러운 일이다. 공심위원장이 국민의 눈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공천한다고 했으면 그렇게 하면 되지 왜 지도부에 책임을 떠넘기는가. →야권 연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 연대는 반드시 한다. 정치적 효과나 전술적 측면 등 다 고려하고 시기를 봐야 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바티칸 ‘비밀서고’ 수세기만에 열렸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재판 기록과 독일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의 문서 등 역사적 자료가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로마 교황청은 29일(현지시간) “바티간 비밀 서고에 수백년간 보관돼 있던 귀중한 100여종의 문서 원본을 오는 9월 9일까지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문서 중에는 ▲영국왕 헨리 8세와 첫 부인 아라곤의 캐서린 왕비의 이혼 문서 ▲11세기 교황의 영적 권리와 세속적 권한을 인정한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 칙령 ▲교황과 황제 사이의 권력 분할에 관한 10세기 양피지 문서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신대륙을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가 분할 통치하도록 한 15세기 알렉산드로 6세 교황의 칙령 ▲프랑스 군에 포위됐을 때 알렉산드르 6세가 사용했던 암호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성베드로 성당 건축에 관한 미켈란젤로의 편지 ▲19세기 북아메리카 인디언 오지브와족 추장이 교황 레오 13세에게 보낸 편지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 수감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편지도 공개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그날의 독립정신 93년만에 되살린다

    그날의 독립정신 93년만에 되살린다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는 봉화시위가 처음 열렸던 충북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에서 93년 만에 봉화시위가 재현된다. 강내면 주민들로 구성된 조동식(1873~1949) 선생 추모추진위원회는 1일 태성리 마을 뒷산에 있는 조 선생 묘소 앞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열고 봉화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중국에 살던 조 선생의 증손자인 흥연(66)씨가 3년 전 귀국해 조촐하게 추모행사를 가진 게 계기가 돼 민간단체들이 마련한 행사다. 조방형(58) 추진위원장은 “봉화시위를 주도했던 조 선생이 잊혀져 가는 게 안타까워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해마다 3·1절에 봉화시위를 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선생은 1919년 3월 23일부터 3일간 마을 뒷산에서 동네 장정 수십명과 함께 횃불을 들고 독립만세를 외쳤다. 국민들이 독립을 위해 횃불처럼 일어나라는 의미였다. 이 뜻이 전해지면서 첫날에는 인접한 강외·옥산·남이면 주민들이 횃불시위에 동참했고 24일과 25일에는 충남 연기군과 경기도까지 횃불시위가 확산됐다. 조 선생은 횃불시위 주동자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2년간 혹독한 옥고를 치렀다. 키 180㎝에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던 조 선생은 출소를 앞두고는 뼈만 남아 잘 걷지도 못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출소하던 날 서대문형무소로 가마를 가져가 그를 모셔 왔다. 흥연씨는 “잘못했다는 각서를 쓰지 않고 저항해 2년 만기를 다 채우고 출소하셨다.”면서 “독립운동 선언에 참여한 33인 가운데서도 2년간 옥고를 치른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출소 후에도 일본 경찰의 괴롭힘은 계속됐다. 결국 조 선생은 일본 감시를 피하기위해 가족들과 중국으로 망명했다. 새우젓 장사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돈을 모아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다. 조 선생은 해방이 돼서야 고향으로 돌아와 7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 하지만 조 선생은 오랫동안 독립운동사에 당당히 오르지 못했다. 중국에 남아 있던 손자가 중공군 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1970년대까지 ‘연좌제’로 고통을 받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흥연씨는 공무원 시험에서 이유 없이 낙방했다. 나중에 중앙정보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손자가 나중에 인민해방군 상장을 거쳐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1998∼2003년)까지 오른 조남기(86)다. 그는 현재 중국 외교부 산하 우호협회의 명예총재를 맡고 있다. 조 선생은 1990년 가족들이 당시 판결문을 찾아내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면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조씨는 “3·1절이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되돌아보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원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제2의 다빈치코드?…바티칸, ‘비밀의 문서’ 최초 공개

    ‘제2의 다빈치 코드’ 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바티칸 교황청이 비밀문서 기록보관소에 수 세기 동안 보관해오던 자료들을 최초로 대중에 공개했다고 AFP등 해외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재판 기록과 영국 왕 헨리 8세와 첫 부인 캐서린 왕비의 이혼 문서,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의 문서 등 귀중한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교황과 황제의 권력분할을 다룬 10세기 양피지 문서, 프랑스 군에 포위됐던 알렉산드르 6세가 사용한 암호, 미켈란젤로가 성베드로 성당건축과 관련한 내용을 쓴 편지와 중국의 황후가 17세기에 비단에 썼던 편지 등도 공개됐다. 이밖에도 19세기 북아메리카 인디언 오지브와족 추장이 교황 레오 13세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이 편지에는 추장이 교황에게 ‘예수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도자들의 대제사장’이라고 지칭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총 100여 종이며, 8세기~20세기까지의 바티칸 비밀문서 기록보관소에 저장돼 온 ‘시크릿 자료’로 알려졌다. 바티칸의 한 관계자는 “이 문서들은 모두 ‘진짜’이며, 수 백 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진귀한 자료”라면서 “이 역사적인 문서들이 바티칸 비밀서고를 넘어 세상에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바티칸과 카톨릭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의 영화 ‘다빈치 코드’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2의 다빈치코드’라 불릴만한 바티칸의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기대를 표했다. 한편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 오는 9월 9일까지 계속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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