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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이 크는 걸 좀더 보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크는 걸 좀더 보고 싶었습니다…”

    2년 전 담관암 판정 니시구치 요헤이 남겨질 초등 자녀 걱정 나누고파 개설 암 종류진행 정도나이지역 등 분류 환자들 생전 유서에 日 열도가 눈시울“이 유서는 내가 죽은 후에 (이곳에) 올려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하고 써 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다는 건 제가 죽었다는 의미입니다. 아들의 성장을 좀더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같이 나이를 먹어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 작은 꿈조차 이뤄지지 않았으니 참 고달픈 인생이었군요.” 30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교토에 사는 ‘나오’라는 여성이 남긴 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췌장암을 앓던 그녀는 지난해 12월, 36세로 세상을 떴다. 이 유서가 올려진 곳은 암 환자들의 인터넷 활동공간인 ‘캔서 페어런츠’(암에 걸린 학부모)라는 사이트. 나오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엄마의 심정을 생을 마치기 직전까지 담담하게 이곳에 올렸다. 항암제 부작용으로 추해진 모습을 아들이 보게 된 일, 치료를 포기하고 죽기로 결심한 일, 남은 시간을 가족과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기로 결정한 일, 어린 아들에게 그런 일들을 이야기했을 때의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캔서 페어런츠는 자녀를 둔 암환자와 가족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회원끼리 일기를 올리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공유한다. 이 사이트는 2년 전 니시구치 요헤이(38)라는 회사원이 개설했다. 초등학생 딸을 둔 니시구치도 2015년 2월 담관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어린 자녀를 둔 암환자들일수록 마음속에는 아이에 대한 걱정이 꽉 들어차 있다. 어쩌면 아이가 성장할 때 자신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아이가 힘들어할 때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네거나 손을 잡아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니시구치는 “암에 대한 공포감과 동시에 제 머리를 스친 것은 딸에 대한 걱정이었다”면서 “똑같은 불안을 느끼고 있는 암 투병 부모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에히메현에 사는 주부 ‘미카’도 2년 전 췌장암 수술을 받은 후 늘 재발 가능성에 불안해하다 이곳에서 같은 췌장암 환자인 나오를 알게 됐다. 미카는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적은 나오의 일기에 공감해 만난 적은 없었지만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동지애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195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NHK는 “자녀 양육 중 암에 걸리는 건 무서운 일이어서 공포를 떨치기 어렵지만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수단이 있다는 건 불안을 줄이고 조금은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상지아르테르이수’ 명품 프리미엄 아파트로 이목 집중

    ‘상지아르테르이수’ 명품 프리미엄 아파트로 이목 집중

    강남권 고급빌라 브랜드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상지건설이 선보인 ‘상지아르테르이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시공 계획을 밝혔다. 동작대로에 들어서는 상지아스테르 이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핫 한 강남권 중소형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획일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주거형태를 선보인다. 상지카일룸만의 고급스러움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모두 갖춘 프리미엄한 주거공간이다. 품격 높은 명품 아파트의 탄생을 예고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 평형대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50㎡, 59㎡로 구성되며 지하 2층~지상 4-7층으로 29개동, 총 575세대(아파트 439세대, 테라스하우스 136세대) 규모로 조성이 예정돼 있다. 59A㎡는 판상형 4bay로 선보인다. 상지카일룸의 야심작인 상지 아스테르이 수는 프리미엄 한 주거공간을 비롯해 입지적 장점이 돋보여 투자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더블역세권으로 생활의 편리함은 물론 높은 투자 가치도 갖췄다. 많은 인구가 이용하는 4호선 총신대입구역(이수)과 7호선 이수역이 인근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있다. 숲세권의 조건도 갖췄다. 서달산(현충근린공원) 있어 도심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다. 단지 가까이에 사당종합문화체육관과 같은 체육시설을 포함해 태평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남성시장, 신세계 백화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밀집해있어 편의성도 높다. 교육인프라도 좋다. 도보 거리에 동작초등학교, 동작중학교, 경문고등학고, 서문여자고등학교 등이 자리했다. 또 숭실대학교, 중앙대학교, 총신대학교, 서울대학교 등이 있어 훌륭한 교육 인프라를 갖췄다. 학부모 수요자들의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관계자는 “좋은 입지와 훌륭한 교통망으로 강남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이기 때문에 강남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공급되는 장점이 있다”며 “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사당동 재건축도 속도를 내면서 많은 개발 호재도 예정돼 미래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집이 필요한 20가구 이상 무주택자나 소형 주택 소유자(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자)들이 직접 조합을 만들어 사업주체가 되는 아파트다. 자격을 갖춘 사람은 별도의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주택 수요자들이 직접 사업주체가 되는 만큼 제반 비용이 낮다. 이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동시에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상지아스테르 이수의 주택홍보관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에 자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멘 난민 위해 써달라” 교황, 제주 주교에 성금

    주한 교황대사 앨프리드 슈에레브(59) 대주교가 제주도를 찾아 예멘 난민 보호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지를 전했다. 또 예멘 난민 500여명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등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교황이 보낸 교황청 자선기금 1만 유로(약 1300만원)를 제주교구에 전달했다. 교황이 교황청 자선기금을 교구에 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슈에레브 대주교가 한국 부임 이후 처음으로 천주교 제주교구를 방문했다고 29일 밝혔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전날 제주도를 찾아 서귀포 대정읍의 한 공소에서 예멘 난민 신청자들을 만나 격려한 데 이어 29일에는 제주 중앙성당에서 강 주교와 미사를 공동 집전한 뒤 4·3평화공원을 방문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슈에레브 대주교의 이번 제주 방문은 지난 1일 강 주교가 고국의 박해를 피해 제주를 찾아온 예멘 난민들을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교황주일 사목서한을 발표하자, 이를 접한 교황이 자선기금을 전달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뤄졌다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미사에서 “제주교구 주교가 발표한 사목서한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발표한 회칙, 권고와 완전하게 일치한다”며 “교종께서도 예멘 난민들을 환대하기 위해 모범적으로 노력하는 제주교구와 함께 하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전 세계에 난민들을 환대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전하는 등 난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제2 개인비서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1 개인비서, 교황청 재무원 사무총장 등을 거친 슈에레브 대주교는 지난 5월 한국에 부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상대 마음을 흔든 조선의 서신 12편

    상대 마음을 흔든 조선의 서신 12편

    우리 사회에 소외와 비인간화의 걱정이 범람한다. 진정한 소통의 부재 탓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나’ 중심의 말·글 쓰기며 진정성 없는 내뱉기식 짧은 대화. 책은 옛 사람들의 편지를 통해 왜곡된 소통의 의미를 되짚는다. 정조, 이순신, 박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신분의 조선시대 인물 12명이 쓴 편지가 텍스트이다. 이들의 편지를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는 이렇게 꿰어진다. 배려와 이해심, 솔직함, 그리고 정성이다. 그중에서도 정조는 솔직한 ‘편지 정치’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정적마저 내 편으로 만들었던 ‘포용의 왕’ 정조. 그는 격식 없는 말투로 신하들에게 편지를 자주 썼다. 1797년 4월 10일 반대파인 노론벽파 심환지에게 쓴 편지를 보자. “‘이 떡 먹고 이 말 말아라’라는 속담을 다시금 명심하는 것이 어떠한가” “경은 과연 생각없는 늙은이라 하겠다. 너무 답답하다”. 정조의 편지에선 특히 비속어며 요즘 흔한 ‘ㅋㅋ’과 같은 껄껄(呵呵·가가)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속담과 비속어, 유머를 거침없이 써 적대적 관계의 신하 마음까지 사로잡았던 것이다. 15세기 중반~16세기 초엽의 군관 나신걸이 아내에게 쓴 편지도 흥미롭다. “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울고 가네.” 요즘 부부보다 더 솔직한 애정 표현이다. ‘하소’, ‘하네’라는 거듭된 경어체에선 아내 존중이 물씬 풍긴다. 심지어 편지 끝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아내에게 올립니다.’ 이순신 장군은 정성어린 표현으로 상대를 감동적으로 설득하는 데 달인이었다. 체찰사 이원익에게 보낸 휴가 요청 편지에선 이렇게 쓰고 있다. “장수로서의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항상 걱정만 할 뿐 벌써 3년째 가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어머니를 뵙지 못하면 다시는 모실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이원익은 진솔하고 애틋한 편지에 감동받아 휴가를 허락했다고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1888년 아버지와 이모부의 사업을 돕고자 일본으로 간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고베에서 16년간 살면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봤다. 그는 사업이 번창해 큰 돈을 벌었고 결혼도 했다. 지역 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다. 반면 비밀결사단체로 알려진 ‘프리메이슨’에도 가입하는 등 미스터리한 면도 보였다. 16세 소년 베델이 고베에 왔을 때는 일본이 고베항을 개방(1868년)한 지 정확히 20년이 되던 해였다. 고베는 개항 당시만 해도 사람이 거의 없던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바다 수심이 깊어 큰 배가 쉽게 들어오면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빠르게 퍼졌다. 인구도 1895년 15만 3382명, 1901년 25만 9040명, 1910년 38만 7915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20세기 초 조선의 수도 한양의 인구가 20만명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곳이 얼마나 크고 활기찬 도시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일본에서 쓰이는 “성공한 사람은 교토에서 공부하고, 오사카에서 돈을 벌어, 고베에 산다”는 말은 이 무렵부터 생겨났다. 베델은 일본 시절 초기 이모부인 퍼시 알프레드 니콜(1848~1899)의 집(고베시 73번지)에 기거하며 일을 배웠다. 현재 이곳에는 1992년 지어진 ‘신크레센토 빌딩’이 들어서 있다. 고베시 문서관의 ‘재팬 디렉터리’에 따르면 니콜은 적어도 1883년부터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이 번창하자 1886년 동서이자 베델의 아버지인 토머스 행콕 베델(1849~1912)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토머스 행콕도 본업이 궤도에 오르자 자신은 영국쪽 일을 맡고 큰아들 베델을 일본에 보내 분업에 나섰다. 베델은 고베의 이모부와 런던의 아버지 사이에서 업무를 익히며 사업 노하우를 체득해 갔다.이들이 했던 사업은 완호물(玩好物) 매매였다. 완호물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 외국산 물품을 말하는데, 당시 영국인에게는 일본산 도자기나 골동품, 칠기, 장신구가 그런 것들이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일본 판화에 매료돼 그 화풍을 모방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듯 당시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나라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예술작품이 인기를 얻었다. 이를 반영하듯 고베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옛날 그림과 유기제품, 동전, 고의상, 갑옷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다.베델이 사업을 하던 19세기 말은 영국이나 일본 모두 무역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때였다. 그는 두 나라가 크게 성장하던 시기에 런던에 있던 아버지를 도와 상당한 부를 모을 수 있었다. 베델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달했다. 1909년 5월 7·8일자 ‘배설공의 약전’에는 그가 “각종 유희를 좋아하고 활발용장한 품성을 가졌다”고 기록돼 있다. 고베 시절 그는 여러 가지 운동과 음악을 즐겼고 체스도 잘 뒀다. 술과 담배도 좋아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에는 그가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는 기사가 수차례 등장한다. 그가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베델은 1901년 고베 외국인 스포츠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에서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1901년 1월 30일자 ‘고베 위클리 크로니클’에는 자신을 ‘다섯 살 난 (KR&AC) 멤버’라고 밝힌 이가 “지난해 열린 레가타(여러 명이 함께 요를 젓는 요트) 대회 선수 선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KR&AC를 비난하는 기고가 실렸다. 그러자 베델은 2월 6일자 기고를 통해 “우리 클럽에 5살짜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비꼰 뒤 “나이에 비해 글을 꽤 잘 썼지만 생각은 매우 어리석다”며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논쟁을 피하지 않는 불같은 면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1899년은 베델에게 큰 전환점이 된 해였다. 아버지 토머스 행콕은 두 번째 동업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일본 사업을 대신 맡아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이모부 니콜도 세상을 떠났다. 51세였다. 그는 사업차 고베에서 영국 런던으로 배를 타고 가다가 포르투갈 해상에서 숨을 거뒀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 같다. 베델에게 ‘사업 스승’ 니콜의 죽음은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현재 니콜은 고베 외국인 묘지에 안장돼 있는데, 서울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니콜의 묘지를 찾는 후손과 연락이 닿아 이 사실을 전달했다. 27살이던 베델은 이 때부터 독자 사업에 나섰다. 베델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고자 자신의 첫 회사인 ‘베델 브러더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이름처럼 삼형제인 베델과 허버트(1875~1939), 아서 퍼시(1877~1947)가 함께 운영했다. 이들은 각각 고베와 요코하마, 런던에 사무실을 내고 완호물을 사고 팔았다.이때 베델은 회사 설립을 위해 잠시 영국에 들렀다가 은행원 존 게일의 둘째 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을 만났다. 이들은 이듬해인 1900년 고베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베델 부부는 1901년 외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을 낳았다. 그는 ‘짐’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름 가운데 ‘친키’는 일본어로 ‘新規’(새로운 것)라는 단어다. 그가 일본에서 얻은 아들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베델 브러더스‘는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아버지가 물려준 영업처를 형제들이 잘 관리했던 것 같다. 베델은 이때 번 돈으로 1901년 오사카 남쪽 사카이 지역에 러그(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 생산공장을 차렸다. 당시 러그는 영국인 가정의 필수 품목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중개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자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는 훗날 베델이 일본 사업을 포기하는 원인이 된다. 한편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해 활동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 교회 건축가 집단에서 출발했다가 기독교 보수성에 반발해 조직된 비밀결사체로 알려져 있다. 프리메이슨이 ‘그림자 정부’(세계를 은밀히 지배하고 있다는 초국가적 조직)의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도 있다. 정성화 명지대 사학과 교수와 한국학 자료 수집가 로버트 네프가 함께 쓴 ‘서양인의 조선살이,1882~1910’에는 베델이 조선에서 프리메이슨 설립 멤버로 활동했다고 전한다. 프리메이슨 서울 지부인 ‘한양롯지’ 홈페이지에도 베델을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소개한다. 영국에서 만난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 블랙(62)은 “할아버지(베델)는 영국 선박업자 조지 쇼어의 소개로 일본 거주 시절 프리메이슨에 가입했다”면서 “할아버지는 (비밀주의 원칙을 지키려고) 가족에게도 프리메이슨 내부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출신 역사 연구가인 에이드리언 코웰(62)은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1908년 영국 법원 판결에 따라 중국 상하이에서 3주간 복역하고 돌아온 뒤에 서울에서 가입했다”면서 “당시 조선에서 프리메이슨이 막 생겨나던 때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요직을 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신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 ‘한국 프리메이슨의 역사와 특징’에서 “프리메이슨은 신종교 성격을 띤 엘리트주의 모임”이라면서 “다만 베델이 조선에 왔던 시기 프리메이슨은 종교적 의미보다는 친목과 자선을 위한 형제공동체적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중 美대사관 인근서 폭발사고…美 겨냥 테러 가능성도

    주중 美대사관 인근서 폭발사고…美 겨냥 테러 가능성도

    26일 중국 베이징 주중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공안 관계자가 취재진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베이징시 공안은 “네이멍구자치구 출신 26세 남성 장모(26)씨가 이날 오후 1시쯤 대사관 인근에서 폭죽 장치로 의심되는 물건에 불을 붙였다가 폭발해 손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이 남성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병원으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중 미국대사관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대사관 건물 동남쪽 외곽 도로에서 한 차례 폭발이 발생했고, 대사관 내 안전관은 어떤 사람이 폭탄을 터트렸다고 했다”고 전해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대사관 인근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려는 여성이 체포됐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 스티븐 호킹의 손길 남아있는 주택, 10억 매물로 나와

    스티븐 호킹의 손길 남아있는 주택, 10억 매물로 나와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손길이 남아있는 오래된 주택이 매물로 나왔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에 있는 이 주택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재혼 상대였던 일레인 메이슨과 1990~2000년까지 함께 살았던 집이다. 1990년에 신축된 이 주택은 첫 번째 아내인 제인과 세 아이들을 떠나 두 번째 아내인 일레인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 장소였다. 방 3개의 이 집은 비록 오래된 인테리어이긴 하나 고풍스럽고 아늑한 느낌이 물씬 풍기며, 휠체어를 타는 호킹 박사가 바닥의 긁힘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요청한 오크 마루가 깔려 있다. 이밖에도 각종 편의시설이 휠체어에 앉은 호킹 박사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됐으며, 이러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킹 박사는 이 집에서 지내는 동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연구 성과와 명예를 얻었다. 그는 이 집에 사는 동안 그의 상징과도 같은 블랙홀과 관련한 다양한 저서와 강연활동 등을 이어갔다. 호킹 박사는 2000년 이 집을 떠났고, 유명 건축가에게 인근 지역에 새로운 스타일의 주택 건축을 의뢰한 뒤 그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함께 살았던 일레인과는 2006년 이혼했다. 간호사였던 일레인은 호킹 박사와 결혼한 뒤 움직일 수 없는 호킹 박사를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유주는 5년 전 이 집을 구매했지만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서 집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호킹 박사가 살았던 이 주택의 예상 매매가는 66만 5000파운드, 한화로 약 9억 8300만원 정도다. 한편 호킹 박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3월 14일 자택에서 76세로 타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에 입학해 수학하던 중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인, 근 위축성 측색경화증(ALS) 진단을 받고 사망 직전까지 투병했다. 당시 진단 의사는 호킹 박사에게 1~2년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지만,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 뛰어난 연구성과로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와 이론물리학자가 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핀란드발 교육 혁신/박현갑 논설위원

    트위터에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봤다. 2020년부터 핀란드에서 16세 학생을 시작으로 교과목 중심의 수업을 하지 않고 개별 사건과 현상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바꾼다는 것이었다. 교육 혁명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나라가 핀란드다. 대입 진학을 위한 내신관리를 위해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사건까지 일어나는 우리의 공교육 현실을 생각하니 머리가 띵했다. 좀더 확인해 보니 구문이었다. 2년 전부터 과목별 수업 대신 교과 간 통합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과목 수업 폐지로 잘못 전파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정크푸드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가정수업에, 정크푸드 역사에 대해서는 역사 시간에 다루는 등 특정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과목별 수업시간에 익히는 식이다. 수업 형식은 그대로이나 내용은 바꾼 것으로 혁신은 혁신이다. 이 때문에 외신이 지난 3월 말 이 뉴스를 다시 다뤘는지 모른다. 얼마 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교사방학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올랐다. 방학 중에도 할 일이 많은데 논다는 외부비판에 대한 현직교사의 항변이었다. 시험지 유출에, 교사청원에,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우리 교육현실에 핀란드식 교실혁명은 아직은 꿈만 같아 씁쓸하다. eagleduo@seoul.co.kr
  • 마르키온네 피아트 前 CEO 별세

    마르키온네 피아트 前 CEO 별세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세계 7위의 자동차업체로 끌어올린 세르조 마르키온네 전 최고경영자(CEO)가 별세했다. 66세.AFP통신에 따르면 존 엘칸 FCA그룹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르키온네 전 CEO가 스위스 취리히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에서 합병증으로 투병해 오다가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그의 사망 소식은 지난 21일 CEO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난 뒤 사흘 만에 전해졌다. FCA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그의 후임 CEO에 영국 출신의 마크 맨리 지프를 선임했다.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인 고인은 2004년 파산 위기에 몰린 피아트의 구원투수로 나서 비용 절감, 대규모 감원 등으로 피아트의 회생을 이끌었다. 2014년에는 파산한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을 성사시켜 FCA를 세계 7위 자동차 업체로 재도약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마르키온네 CEO가 피아트를 맡았을 당시 회사의 시장가치는 75억 달러(약 8조 5162억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715억 달러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순수 영혼’ 16살 자폐아 승민이 부모로 산다는 건…

    ‘순수 영혼’ 16살 자폐아 승민이 부모로 산다는 건…

    ■다큐 시선(EBS1 밤 9시 50분) 사회 현상에 대한 단순한 전달이 아닌 신선한 해석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다큐 시선’에서 장애 아동과 그 부모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장애 아동의 부모로 산다는 건’ 편이 방송된다. 올해 16세 승민이는 자폐성 지적 장애 2급이다.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세계와 고집이 너무나 확고해 엄마가 애를 먹고 걱정하게 했던 승민이.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으나 승민이의 엄마는 그런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눈물겨운 노력으로 꾸준히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승민이는 더디지만 주변의 도움을 통해 혼자가 아닌 남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치료와 배움으로 승민이가 사회에 천천히 적응하며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할 거라 믿는 엄마와 순수하고 마음이 따뜻한 승민이의 일상을 통해 장애 아동의 부모로 살아가는 따뜻하고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독사 눈동자에 내 얼굴이…사진작가 포토 화제

    독사 눈동자에 내 얼굴이…사진작가 포토 화제

    한 남성이 독사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산보나 야생보호구역에서 한 남성이 촬영한 독사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 속 독사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서식하는 붐슬랑으로, 이는 남아공 공용어인 아프리칸스어로 나무 뱀을 뜻하는 데 이름처럼 나무에서 생활한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동그란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이는 지난 4년간 이 보호구역에서 안내원 생활을 해온 케이프타운 출신 26세 남성 게르하르트 판데르베스트하위전이다. 뱀 전문가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얼마 전 우연히 마주한 붐슬랑을 가까이서 촬영하기로 했다. 때마침 매크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붐슬랑은 성질이 온화해 먼저 잘 공격하지 않지만 이 뱀이 지닌 독은 악명높은 블랙맘바나 아프리카 코브라보다 치명적이다. 물리면 적혈구가 파괴되고 내출혈이나 장기 변성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이 뱀은 뱀과(Colubridae)에 속하지만 흔히 ‘꽃뱀’으로 불리는 유혈목이(Rhabdophis tigrinus) 만큼 강한 독을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이 뱀을 맨손으로 다룰 만큼 잘 안다고 자부한다. 그는 이곳에서 안내원 생활을 하며 갑자기 나타난 독사를 맨손으로 치운 적도 많다. 그 모습을 본 그의 아내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그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렇게 그가 뱀을 다루는 데 자신하는 이유는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이런 독사를 포획할 때 사용하는 각종 장비도 갖고 있으며, 실제로 붐슬랑 외에도 케이프 코브라, 퍼프애더(아프리카 큰 독사), 산호뱀을 포획해 안전한 곳에 옮긴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무리 뱀을 잘 다루더라도 사고는 한순간이다”, “절대 맨손으로 다루지 마라”, “방심은 금물”이라는 등 그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게르하르트 판데르베스트하위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집중탐구] 폭염에 과일주스보다 물이 좋은 이유

    [집중탐구] 폭염에 과일주스보다 물이 좋은 이유

    폭염기간 식품·의약품 안전 사용요령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폭염으로 피서지를 가거나 야외활동을 할 때 필요한 식품·의약품 안전 사용요령과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는 물을 자주 섭취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단 음료를 마시면 단맛으로 인해 오히려 갈증이 생기기 때문에 탄산음료, 과일주스보다는 물이나 과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또 1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보다 수시로 자주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음료나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에 있는 수분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권하지 않는다. 땀이 많이 흘러 수분 배출이 많을 때 체내 전해질 농도를 맞추기 위해 소금물을 마실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3669㎎으로 필요량(1500㎎) 이상으로 충분히 섭취하고 있어 평소에 과도하게 소금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는 수면유도제를 먹기 보다 따뜻한 우유 한잔을 먹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우유에는 칼슘이 풍부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잠을 유도하는 성분인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장보기 요령도 있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에 식재료가 상온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세균이 급속히 늘어나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장을 볼 때에는 제품의 유통기한과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라면·통조림 등 상온보관 식품부터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햄·어묵 등 냉장식품, 육류, 어패류 순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냉동 육류, 어패류는 온도 유지가 잘 되도록 냉동고 안쪽에 넣고 상하기 쉬운 식품도 냉장실 문쪽에 보관하지 보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아울러 전체 용량의 70% 이하로 식재료를 채우고 뜨거운 식품은 재빨리 식힌 뒤 보관해야 한다. 과일, 채소는 육류, 생선의 육즙이 닿지 않도록 각각 분리해 포장 보관하고 자동차 트렁크는 온도가 높을 수 있어 가급적 음식물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 생선, 조개 등 어패류를 가열하지 않고 날것으로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아니사키스증 발생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약품도 보관요령이 있다. 어린이가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 시럽제’는 냉장 보관해야 하는 제품이 많다. 제품 색상이 변하면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된다. 보존제가 없는 약품은 개봉 뒤 쉽게 오염될 수 있어 반드시 1회만 사용하고 남은 약은 버려야 한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많이 먹으면 간독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하루 최대 8정을 초과하지 않고 술과 함께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휴가길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멀미약을 사용해선 안 된다. 멀미약은 졸음을 유발하거나 방향감각 상실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동승자는 승차 30분 전에 멀미약을 사용하고 이후 추가로 사용하려면 최소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15분 전에 손가락 1마디 정도의 양을 피부에 골고루 피막 입히듯 바르고 약간 두껍게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PA등급은 PA+, PA++, PA+++로 표시하며 +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 효과가 높다. 또 SPF30에서 95% 이상의 자외선이 차단되고 그 이상부터는 차단효과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피부유형, 사용목적, 시간과 장소에 가장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모기퇴치제는 6세 미만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뿌리는 살충제를 10초간 사용하면 30분 이상 충분히 환기시켜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폭염주의보 알고도…농촌 고령자 28% “낮시간대 논밭 일”

    폭염주의보 알고도…농촌 고령자 28% “낮시간대 논밭 일”

    온열질환 사망자 60% 야외활동 중 사고 건강 과신·일손 부족 탓… “계도 필요”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고령자들의 폭염 피해가 잇따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주의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낮시간대 밭일을 고집하는 고령자 농부가 28%나 돼 계도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남 김해시에서 폭염경보에도 86세 여성이 밭일을 하다 사망하는 등 농촌 고령자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10명 중 6명이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상황에서 야외활동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 중 5명은 70·80대 고령자였다. 이달 21일까지 발생한 올해 온열질환자 1043명 중 야외활동을 하다가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된 비율은 83.8%(874명)였다. 구체적으로 야외작업을 하거나 논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환자 비율이 43.5%(454명)로 가장 많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이 넘는 556명이어서 앞으로도 환자가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뙤약볕이 내리쬐는 낮 12시~오후 5시에는 밭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 동국대 예방의학교실과 내과학교실 연구팀이 40세 이상 농업인 90명을 대상으로 ‘고온 노출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폭염주의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74.4%(67명)였다. 그러나 폭염주의보를 알고 있는 사람 중 28.4%(19명)는 ‘무시하고 논밭에서 일한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90명 중 78명(86.7%)이 60세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자 상당수가 “예전에도 괜찮았다”며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밀폐된 ‘비닐하우스’에서 열사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비닐하우스 작업을 할 때는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농작업을 할 때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여기는 비율은 92.2%였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비율은 23.3%에 그쳤다. 또 새벽부터 오전 8시 사이 온도가 가장 낮은 시기에 농작업을 하는 비율이 71.1%로 비교적 높았지만 22.2%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7%는 오후 3시 이후부터 일한다고 답했다.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도 문제다. 경북 상주시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김종수(65)씨는 “일을 오전에 일찍 끝내고 싶어도 일손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늦게까지 일할 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인 돌보미’ 등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점검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유미 질병관리본부 미래감염병대비과장은 “고혈압,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투석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신체 적응능력이 낮아 폭염에 더 취약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식중독·눈병 70% 옮긴다… 범인은 ‘당신의 손’

    [메디컬 인사이드] 식중독·눈병 70% 옮긴다… 범인은 ‘당신의 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할까요. 또 세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은 어떻게 내 몸으로 들어올까요. 지난 5월 처음으로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순천대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공개합니다.●문 손잡이 통한 간접접촉 15초간 14명 감염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30명에게 동의를 받아 폐쇄회로(CC)TV로 활동을 확인하고 접촉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연구 내용은 철저히 숨겼습니다. 참가자는 20대부터 60세 이상 노인까지 다양했습니다. 동영상 판독으로 1만 2100건의 접촉을 분석한 결과 주변 환경에 접촉하는 비율이 50.2%, 자신에 대한 접촉은 49.1%, 타인 접촉은 0.7%였습니다. 여러분은 주로 ‘타인 접촉’을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감염은 우리 생각처럼 단순한 패턴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생물은 주변 환경에 잠복해 있다가 손을 통해 옮겨지고 손이 얼굴에 닿으면서 몸속으로 침투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1시간 동안 평균 50회나 손으로 얼굴을 접촉했습니다. 특히 얼굴 접촉 중 세균 등이 침투하기 쉬운 ‘점막’ 접촉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6.4%나 됐습니다. ●장티푸스·홍역·결막염 등 급속 확산 그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접촉할까요. 1명이 하루 평균 접촉하는 건수는 무려 404회, 하루 총 접촉 시간은 3.7시간이나 됐습니다. 손으로 빈번하게 접촉하는 부위는 머리(27.8회), 입(19.5회), 코(18.0회) 순이었습니다. 환경 접촉은 스마트폰 등 전화기(38.1회)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가구(23.2회), 컴퓨터(12.5회)가 뒤를 이었습니다. 감염은 찰나의 순간에 일어납니다. 2000년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문 손잡이를 통한 간접 접촉만으로도 15초간 14명이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눈, 코, 입 등 점막 부위에 1회 접촉할 때 유지된 시간은 5초나 됐습니다. 5초는 미생물이 옮겨다니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머리 윗부분 등 비점막 부위는 13.1초로 좀더 길었습니다. 손 다음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입니다. 단일 기기로는 1회 접촉당 평균 시간이 25.8초로 가장 길었습니다. 실험 참가자 1명이 하루에 접촉한 사람은 6.6명이었습니다. 30명 전원이 접촉한 사람을 모아 보니 198명이나 됐습니다.그럼 손을 붕대로 꽁꽁 싸매고 눈, 코, 입에 대지 않도록 묶어놔야 할까. 손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꼼꼼하게 손을 씻는 것뿐입니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2일 “식중독, 유행성 눈병, 감기와 같은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며 “여행지나 휴가지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손을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주요 감염병은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법정 1·2군 감염병인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홍역 등의 발생 건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 발병 건수를 넘어섰습니다. 눈병 중 흔한 ‘유행성 각결막염’도 이미 지난 6월 6세 이하 아동 의심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나 늘었습니다.●손씻기 5초 이내가 절반… 권장시간은 30초 그런데 우리들의 손씻기 습관은 그리 정교하지 않습니다. 2015년 5000명을 대상으로 손씻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41.1%에 그쳤습니다. 실제 행동은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전국 17개 시·도 지하철역, 공항 화장실에서 직접 1190명을 관찰한 결과 1~5초 만에 손씻기를 마친 사람이 46.4%로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권장 시간(30초)의 절반인 15초 이하로 손을 씻는 사람이 94.5%였습니다. 손을 5초 이내로 씻는 이유는 모든 부위를 닦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아동들도 손톱과 손가락 사이는 잘 닦는 편입니다. 그런데 손등을 닦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잘 빼놓는 것은 엄지손가락입니다. 엄지손가락을 손바닥으로 감싸 꼼꼼하게 닦는 것이 좋습니다. 손 소독제를 사용한다면 손의 모든 표면에 약품이 닿도록 해야 합니다. 물로만 잠깐 손을 적시는 것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한 시간 낭비입니다.●손등·엄지손가락 꼼꼼하게 닦아야 적당한 손씻기 횟수가 있을까. 그냥 더러워졌다고 생각할 때마다 씻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 돈을 만지거나 애완견과 놀고 난 뒤,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한 뒤, 음식 차리기 전이나 먹기 전, 집안일을 마친 뒤, 아기를 돌본 뒤,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손을 바로 씻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66세 은퇴…세계 최고령 전투기 조종사 “내 최고 업적은 500명 조종사 키운 것”

    66세 은퇴…세계 최고령 전투기 조종사 “내 최고 업적은 500명 조종사 키운 것”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전투기 조종사가 66세의 나이로 공식 은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공군은 세계 최고령 전투기 조종사 필립 프롤리(66)가 이날부로 공식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공군은 프롤리가 지금까지 복무한 기간은 49년 이상으로, 이는 호주 공군 창설 97년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4명의 손자를 둔 프롤리는 지난달 29일 호크 127 고등훈련기를 타고 마지막 비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그는 자신이 지휘했던 편대원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을 날았다. 프롤리는 “전투기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그날은 특별했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고 하는 데 그런 날이 오늘 내게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미 자동차 매체 더 드라이브의 군사 섹션 ‘더 워 존’에 따르면 이전 최고령 기록 보유자는 이스라엘의 F16 조종사로 60세였다. 프롤리의 총 비행시간은 1만 시간 이상에 이르며 이중 전투기에 탑승한 시간은 6000시간에 달한다. 프롤리는 1969년부터 호주 공군에 몸을 담았으며 전투기 조종사와 훈련 교관, 지휘관 등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에 5년간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처음에 그는 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했지만 그 뒤 전투기 탑승 훈련 과정을 거쳐 미라주(Mirage)와 마키(Macchi), 그리고 F/A-18 호넷 등 다양한 전투기를 조종했다. 그는 “지금까지 호주 공군에서 전술의 진화와 디지털 기술의 채택 등 다양한 변화를 지켜봐 왔지만, 내게 가장 의미가 컸던 기간은 훈련 교관으로 지낸 시간이었다”면서 “지금까지 500명에 달하는 조종사를 가르쳤는데 이것이야말로 내 최고 업적”이라고 말했다. 사진=호주 공군(위), CNN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박근혜, 징역 32년 선고…형 확정시 97세에 출소

    박근혜, 징역 32년 선고…형 확정시 97세에 출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특활비를 상납받고, ‘친박 인사’를 당선시키기 위해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사건으로 20일 징역 8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앞서 지난 4월 6일 박 전 대통령은 측근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등 대기업에 미르·재단 출연을 강요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운영하는 등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총 32년으로 늘어났다.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2049년에 출소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1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올해 만 66세로, 2049년이면 97세가 된다. 사실상 종신형인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이날 박 정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 공천 개입 혐의에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법원, ‘퇴마의식’ 한다며 딸 목졸라 살해한 ‘패륜’ 엄마에게 징역 6년 선고

    법원, ‘퇴마의식’ 한다며 딸 목졸라 살해한 ‘패륜’ 엄마에게 징역 6년 선고

    TV에서 본 대로 ‘퇴마의식’을 한다며 6세 딸을 목졸라 살해한 ‘패륜’ 엄마에게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20일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된 최모(38·여)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 2월 19일 밤 서울 강서구 한 다세대 주택에서 딸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튿날 최씨의 남편은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서 타살 흔적이 발견되자 경찰은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케이블 TV를 보다가 영화에서 퇴마의식이 나와 따라 했다”며 “딸의 몸에 있는 악마를 내쫓기 위해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또 순간적으로 퇴마의식을 하면 딸의 언어발달장애를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최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라며 “어머니로서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중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범행 이전까지 딸을 정성껏 보살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최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금요칼럼] 개혁의 본질과 타깃/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개혁의 본질과 타깃/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촛불혁명 이래 1년이 넘도록 우리 사회에 넘쳐흐른 키워드 가운데 ‘적폐’와 ‘개혁’은 상위권에 자리할 것이다. 그만큼 지난 1년은 그동안 한국사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구조적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려는 개혁의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데 최근 개혁의 본질이 훼손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애초부터 개혁에 반대하던 무리가 걸어오는 시비야 으레 그러려니 하지만, 요즘은 정부·여당 안에서조차 삐걱거리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밖으로 새어나올 지경이 됐다. 아마도 개혁의 본질과 목표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16세기까지 한반도에서 부의 제일 척도는 노동력 곧 노비 소유의 규모였다. 토지 소유는 그다음이었다. 조선 전반기만 해도 노동력만 갖고 있다면 황무지를 개간해 새로운 토지를 확보할 수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농업기술 대비 인구수로 볼 때 한반도는 17세기 후반이면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였다. 따라서 한반도 내부의 주요 생산수단인 토지에 대한 재분배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토지가 부의 제일 척도로 새롭게 자리잡았다. 17~18세기 실학자들이 제기한 다양한 토지개혁론은 바로 이런 시대상의 산물이었다. 한 예로, 공동농장제에 가까운 여전제(閭田制)나 공산(共産)에서 한발 후퇴한 정전제(井田制)는 모두 정약용(1762~1836)의 개혁안이었다. 이익(1681~1763)이 제시한 한전제(限田制)는 기본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토지는 매도할 수 없게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빈곤서민층을 보호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밖에도 공전제(公田制)니 균전제(均田制)니 하는 제안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농부가 자신의 경작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이라는 가치였다. 그러나 이들 개혁안은 어느 것 하나 빛을 보지 못했다. 실학자들이 재야 지식인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 근본 이유는 개혁안 자체의 결함 때문이었다. 개혁안 실행의 전제조건은 ‘국가가 어떻게 기존 사유지를 몰수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이었다. 국가에서 현 지주들로부터 토지를 빼앗아야 소작농 서민에게 재분배할 수 있을 터였다. 이게 선행돼야 여전제건 정전제건 한전제건 가능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이 몰수 문제를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몰수 없이 어떻게 재분배가 가능하겠는가? 결국 실학자의 토지개혁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낭만적 개혁가’의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력 대비 지나치게 비싼 주거비, 부동산 소유구조의 극심한 불균형, 신분제와 다름없는 정규직·비정규직 고용구조, 최저임금 인상폭 문제, 질식할 것 같은 사교육비 부담 등등, 온갖 사회·경제적 적폐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뉴스를 통해 접하는 개혁 관련 논의는 대개 표피적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아무리 전환하더라도 비정규직이 사라질 수 없음을 이제는 삼척동자라도 안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여전히 ‘전환’에만 몰두할까? 개혁의 본질은 정규직 인구수를 조금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보편적 상식이어야 하지 않을까? 최저임금 문제도 그 본질은 우리나라에서 지나치게 높은 후진국형 중소자영업자 비율(25%) 및 그런 생계형 자영업자들 위에 군림하며 고혈을 짜내는 재벌 본사와 건물주의 ‘손쉬운’ 폭리에 대한 억제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본질 문제 앞에서는 마냥 머뭇거린다. 화려한 토지개혁론에도 불구하고 전혀 결실을 보지 못한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아마추어 수준의 낭만적 개혁’ 논의는 좋은 반면교사이다.
  • 죽은 오빠 영혼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하는 16세 소녀

    죽은 오빠 영혼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하는 16세 소녀

    한 10대 소녀가 죽은 오빠의 영혼에 사로잡혔다며 눈물을 흘렸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필리핀 누에바에시하주에 사는 애비가일 매그탈라스(16)의 몸이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3살 터울의 오빠 마빈이 죽은지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침대에 누운 애비가일은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오빠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세부 내용을 밝히기 위해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비가일에 의하면, 마빈은 지난 3월 16일 자정 몇몇 남성들에게 납치당했다. 그들은 마빈을 어디론가 끌고가 4시간 동안 고문했고, 총살한 뒤 인근 마을에 그의 시체를 버렸다. 동생은 오빠의 영혼에라도 씌인듯 “내 말좀 들어봐, 폭력배들이 나를 때리고 고문했다. 나는 죽이지 말아달라고 빌면서 차라리 감옥에 가둬달라 말했다. 그러나 7차례 총격을 가했고 나는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애비가일의 눈물을 닦고 있는 엄마에게 “엄마 말을 듣지 않아서 미안해요. 그날 집에 일찍 들어갔어야 했다”며 잘못을 늬우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애비가일의 올케 다나카는 “애비가일은 오빠를 정말 좋아했고 오빠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오빠를 위해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 것 같다. 이는 그녀에게 처음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거짓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애비가일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사건 당일 날, 마빈이 마약상 두 명과 함께 있었고, 마약 단속반과 총격으로 인해 피살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케이프타운부터 런던까지 자동차로 혼자 여행한 80세 할머니

    케이프타운부터 런던까지 자동차로 혼자 여행한 80세 할머니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살던 줄리아 알부 할머니는 어느날 아침 눈을 떴는데 라디오에서 제이콥 주마 당시 대통령의 사치스러운 자동차 수집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자동차는 20년 묵은 도요타 콘퀘스터 한 대였다. 누군가와 통화하다 곧 80세가 된다는 걸 깨닫고 늘상 집안일만 하는 자신에게 뭔가 새로운 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면허도 있었고 차도 그만하면 예쁘게 달렸다. 그래서 둘이 함께 런던에 가보기로 했다. 그러자 주위에서 난리가 났다. 본인은 장난스럽게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과 차 한 잔 마시러 버킹엄 궁전에 차 몰고 가보겠다고 했는데 말이 씨가 됐다. 다들 꼭 실행해보라고 성화였다. 동거남이 세상을 떠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싶었다. 알부는 “어깨를 펴면 서른여섯 살로 느껴졌고, 어깨를 움추리면 146세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젊은 내가 이겨보도록 하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6개월 뒤 80세 생일 날 새벽에 길을 떠났다. 세상에 알려진 전염병 예방 주사는 다 맞았다. 요하네스버그 외곽에서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행렬이 그녀를 배웅했다. 스폰서를 구해 스티커들도 차에 붙였다.보통 도로에 텐트를 치고 잤다. 가족들도 이따금 달려와 도와줬다. 한 딸이 짐바브웨까지 운전대를 잡았고 아들이 말라위를 통과하게 해줬다. 자신이 태어난 아프리카 대륙을 달리며 말라위 호수나 빅토리아 폭포 등 절경은 물론, 잠비아 여학생들과 책을 읽고, 말라위의 가구 파는 남자, 트럭 운전사들과 함께 먹을 것을 나누기도 했다. 쥐 튀김을 파는 매점도 봤고 썩은 토마토들을 먹고 배탈이 나기도 했다. 타협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은 국경 초소들을 통과할 때면 많은 나이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우간다 세관 직원은 왜 런던까지 간다는 거냐고 묻고는 여왕님과 차 마시러 간다는 그녀의대답에 눈이 왕방울 만해지더니 도장을 쾅 찍어줬다. 트럭 행렬 뒤에 그녀의 애마를 세우면 기사들이 알아보고 그녀의 차를 앞쪽으로 보내줬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40년만 젊었어도 산에도 올라가고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건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프리카인들을 만났다. 여행 일기에는 수많은 이들의 이름과 숫자들, 카드 번호 등이 적혀 있는데 그 중에는 학교에 책을 보내겠다고 받아둔 교사 수백명의 주소가 포함돼 있다. 탄자니아의 한 마을 원로와는 이틀에 걸쳐 얘기를 나눴는데 5개월에 걸친 자동차 여행을 카이로에서 마치고 남아공 집에 돌아오니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나이를 잊는 법도 배웠다. 탄자니아의 신혼부부만 묵는 리조트에서 드레스를 입은 채 한밤 수영도 해봤고, 에티오피아에서는 20대들과 어울려 지옥으로 통하는 문으로 알려진 다나킬 디프레션의 네온 빛으로 반짝이는 용암과 소금 평원에서 캠핑을 했다. 그녀의 아프리카 여정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끝났는데 국경 검문소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아라비아 글자로 바꿔야 한다고 해서 며칠 밤을 이집트 남자 7명과 함께 보내야 했다. 여행 마지막 날 카이로의 나일강 제방에 주차한 뒤 탄자니아의 화이트 나일과 에티오피아의 블루 나일에서 병에 담아온 물들과 함께 나일강 물을 병에 담았다. 그리고 카이로에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자신이 5개월에 걸쳐 자동차로 지나쳤던 곳의 풍경을 내려다봤다. 집에서 몇달을 보낸 뒤 그녀는 다시 그리스로 비행기를 타고 가 카이로에서 페리 화물선에 실려 보낸 자동차를 되찾고 알바니아를 거쳐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런던에 도착했다.그런데 불행히도 지난 6월 말 로열 애스콧(왕실 주최 경마대회) 기간이라 여왕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국해협을 다시 건넌 그녀는 이탈리아를 거쳐 튀니지까지 배로 이동한 다음 이번에는 서쪽으로 케이프타운까지 달려볼 작정이다. 몇년이 걸리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잘 깨닫지 못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유로워진다. 나도 모험 전에는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면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다. 남편도 잃고 아이들도 성정하면 무슨 일이든 결과를 걱정할 게 줄어들기 마련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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