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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우애는 국경도 세월도 없다… 현충원에 울려퍼진 美 노병의 ‘아리랑’

    전우애는 국경도 세월도 없다… 현충원에 울려퍼진 美 노병의 ‘아리랑’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90세를 훌쩍 넘긴 한미 노병의 화상 만남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미군 공수부대원으로서 6·25에 참전해 오른팔·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96) 대령은 영상 편지에서 ‘아리랑’의 첫 대목을 노래한 뒤 “국군 전우 여러분, 한국전 그리고 이후 지속된 전우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장병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싸우고, 슬프게도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지켜봤다”면서 “함께 복무한 카투사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많은 국가들을 돕기 위해 참전해 왔지만,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한 분들은 한국인”이라며 “양 국민은 형제자매가 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이어 6·25에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94) 하사가 단상에 올라 답장을 낭독했다. 김 하사는 1953년 2월 미군 중대장 지휘로 적진 한복판에서 전사한 카투사 2명을 찾아낸 일화를 소개하며 “중대장님은 우리를 형제로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형제의 자유를 지켜 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우정이 있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과 전우들을 기억해 줘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김 하사는 거수경례 뒤 부축을 받아 무대를 내려왔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 하사를 안으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를 방문, “미발굴 전사자 12만여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제거된 전방 철조망과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한 나침반으로 만든 기념패를 봉헌했다. 패에는 ‘이 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친필 문구가 각인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단독] “일방적 발령에 40분→90분 출근… 산재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단독] “일방적 발령에 40분→90분 출근… 산재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광진구서 은평구로 전환… 차로 왕복 86㎞잦은 초과근무에 하루 수면시간 4~5시간3년 만에 따낸 정규직… 재배치 요구 못해 부친, 아들 잃고 4년간 싸웠지만 끝내 기각본사 자료제출 비협조… 동료 증언도 무산국내 뇌·심혈관계 질병은 근무시간만 판단통근시간 반영 안돼 산재승인 턱없이 낮아“힘들어도 버텨 보겠다며 밤낮으로 멀리 일을 나가던 아들에게 서울 방 한 칸 얻어 주지 못한 제가 죄인입니다.” 지난달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은(67)씨는 “아직도 아들의 짐을 덜어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 선호(당시 36세)씨는 2017년 5월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져 숨졌다. 2008년부터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직원으로 일했던 선호씨가 사망한 시점은 그의 근무지가 전환 배치된 지 7개월 되던 때였다. 본사는 서울 광진구 지점의 정육매장에서 일하던 선호씨를 새로 문을 연 은평구 지점으로 인사 발령했다. 출근 시간은 40분에서 90분으로 2.2배 늘었다. 그는 매일 자동차로 왕복 86㎞ 거리를 통근했다. 아버지는 장거리 통근과 장시간 근로 때문에 선호씨가 숨졌다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아들을 대신한 이씨의 싸움은 기각→재심사→기각→행정소송까지 장장 4년간 이어졌다. 이씨는 지난해 1월 최종 기각 판결을 받고 심신이 무너졌다. 선호씨의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장거리 출퇴근이 지목되면서 산재를 다투는 과정이 험난했다. 사건을 대리한 김재경 노무사는 “신규 매장은 판촉·할인 행사가 많아 입고 물량도 보통 4~5배 더 많다”며 “선호씨는 다음날 판매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고기를 손질하는 일이 많았지만 그의 과로와 장거리 출퇴근은 공단의 산재 판정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선호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는 그가 숨지기 전날인 토요일에도 오후 2시까지 출근해 밤 11시 퇴근했다. 자차를 운전해 자정이 넘어 귀가했다. 이씨는 3조 3주간 교대근무(1조: 8시~17시, 2조: 12시~21시, 3조: 14시~23시) 방식과 상관없이 초과근무가 잦았다고 했다. 이씨는 “회사 출퇴근 기록에는 하루 8시간으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추가 근무를 한 경우가 많았다”며 “직장이 멀어 하루 4~5시간밖에 못 자 늘 피곤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호씨는 회사의 근무지 변경 결정을 거부하거나 재배치를 요구하지 못했다. 3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끝에 따낸 정규직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살던 선호씨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결혼도 할 수 있다”며 장거리 통근을 감내했다.이씨가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의 쟁점은 ‘추가 근무’ 입증 여부였다. 유족을 대리한 이민우 변호사는 “본사가 선호씨의 잔업과 추가 근무 등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매출 내역 제출을 거부해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인 사건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선호씨의 기저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씨는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 배치로 (아들이)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을 출퇴근하다 쓰러졌는데 그 죽음은 산재가 아니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고인의 기저질환에도 장거리 출퇴근과 업무상 과로가 사망 원인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사측의 불이익 때문에 직장 동료들의 법정 증언도 끝내 무산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국내 산재 판정이나 소송에서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근무시간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서 “장거리 출퇴근에 걸린 시간은 업무 부담이 고려되지 않는 경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뇌·심혈관계 질병의 과로사 사건 중 산재로 인정받는 비율은 여전히 낮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뇌·심혈관계 질병 과로사의 산재 승인율은 최근 5년간 가장 비율이 높았던 2018년에도 43.9%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中 맞서 백신외교 강화하는 日…정작 국내 백신 관리는 엉망

    中 맞서 백신외교 강화하는 日…정작 국내 백신 관리는 엉망

    일본 정부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해외 각국에 무상 제공하는 등 ‘백신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자체 백신인 시노백을 개도국에 제공하는 것에 맞서 일본에서 잉여 물량이 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베트남에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회 접종분을 무상 공급한 데 이어 베트남까지 무상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 정부는 또 베트남 외에도 말레이시아와 태평양 일부 섬나라, 아시아 지역 개도국에 무상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에 다소 여유가 생겨 남아도는 백신을 외교전에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본 정부는 기존 화이자 백신 외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백신을 지난달 추가 승인했다. 또 일본 정부가 화이자(9700만명분)와 모더나(2500만명분)에서 받기로 한 백신 물량은 16세 이상 인구보다 많은 1억 2200만명분이다. 이 때문에 일부 혈전 부작용이 나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보류하고 이를 대만과 베트남에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일본 정부의 이러한 여유와 달리 일본 내 백신 관리가 허술해 백신을 폐기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요미우리신문이 각 지자체의 사례 등을 종합한 결과 일본 전역에서 폐기된 백신은 7000회 접종분을 넘었다. 지난 3일 기준 일본 내 전체 접종 횟수는 1560만회로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관리 허술로 폐기된 백신의 양은 미비하지만 상당수의 해외 국가가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백신을 낭비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쿠오카현 내 국립 오무타병원과 고베시 집단접종장에서는 영하 70도 정도의 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을 상온에 방치해 약 1000회 접종분이 폐기됐다. 도쿄 미나토구 집단접종장에서는 주사 전에 생리식염수로 한 차례 희석해놨던 화이자 백신을 다른 의료 관계자가 다시 희석해 12회 접종분이 폐기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文 임기 마지막 현충일 추념식…기념패에 ‘다신 전쟁 비극 없다’

    文 임기 마지막 현충일 추념식…기념패에 ‘다신 전쟁 비극 없다’

    주제는 ‘당신을 기억합니다’96세 미군 참전용사 영상 메시지화살머리고지 발굴 나침반 이용 기념패 제작“기념패, 평화와 번영 상징…참전 노고 표현”문재인 대통령이 6일 임기 중 마지막 현충원 추념식에 참석했다. 대북 관계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해마다 추념식에 참석해온 문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패에 ‘이 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라는 친필 문구를 새겨 넣었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전방 철책제거 중 나온 철조망·나침반으로 기념패 “국회 정상의 현충원 참배시 기념 물품 기증 절차 정례화 예정”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념식은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정부·국회·군·18개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식 참석은 취임 후 이번이 다섯 번째로, 임기 중 해마다 참석했다. 올해 추념식은 서울현충원-대전현충원-유엔기념공원(부산)이 3원으로 연결됐다. 기념식에서는 미군 공수부대원으로서 6·25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96) 대령의 영상 메시지와 6·25 참전유공자 김재세(94) 선생의 편지 낭독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 추념식을 위해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전방 철책 제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철조망과 화살머리고지 전투 지역에서 발굴한 나침반을 활용해 기념패를 제작했다. 기념패에는 ‘이 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친필 문구가 각인됐다. 이 기념패는 서울현충원 호국전시관 2층에 전시된다. 정부는 “기념패는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고, 참전의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추념식을 계기로 앞으로 국회 정상의 현충원 참배할 경우 기념 물품을 기증받는 절차를 정례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현충문 근무 교대식’ 첫선…최고 예우 차원 이번 추념식 식전행사에서는 ‘현충문 근무 교대식’이 처음으로 펼쳐졌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 차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이후 개식 선언 및 조기 게양, 사이렌 묵념, 국민의례, 헌화·분향 및 묵념,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문 대통령의 추념사, ‘현충의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서울현충원에서는 국방부 의장대가, 유엔기념공원에서는 국방부 및 유엔사령부 의장대가 각각 태극기를 조기 게양했고, 오전 10시 정각에 추념식 시작을 알리는 조포 21발이 발사됐다. 동시에 전국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이어 국가유공자이자 전 국가대표 패럴림픽 탁구 선수 안종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사업총괄본부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했고, 6·25 참전유공자 후손이 묵념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이날 6·25 참전유공자로 헌신한 이진상, 안선씨와 강원 인제 서화지구에서 전사한 고(故) 조창식 씨의 조카에게 국가유공자 증서가 수여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16일간 코로나 양성…HIV 동시 감염자, 변이 유발 가능성 有(연구)

    216일간 코로나 양성…HIV 동시 감염자, 변이 유발 가능성 有(연구)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환자가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된 뒤 7개월 째 계속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있는 사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왔다. 미국 LA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36세의 이 여성 환자는 2006년부터 HIV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았다. 이후 이 여성은 곧바로 코로나19 치료를 시작했고 증상이 호전되자 9일 만에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후 216일 동안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학계가 관심을 보이며 사례 연구를 시작했다. 남아공 콰줄루나탈주립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이 여성의 몸 안에서 7개월 넘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머무는 동안, 바이러스는 32가지의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다. 이중 13개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관련이 있으며, 변이된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해 계속해서 양성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HIV 환자의 체내에서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백신이 소용없는 치명성을 지닐 수 있으며, 타인에게 전염될 위험도 높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효과적인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HIV 보균자라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더 쉽게 노출되거나 합병증을 겪을 위험은 높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논문 사전공개 온라인 사이트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공개된 논문에는 HIV와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될 경우, 체내에서 여러 차례의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는 반박 내용이 담겨 있다. 사례 속 남아공 여성 환자는 연구진의 실험에 참여한 뒤 HIV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동시 작용하는 혼합 약물치료를 받았고, 코로나19 양성판정이 나오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후부터 서서히 바이러스 반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초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뒤 233일, 7개월여 만에 마침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를 이끈 콰줄루나탈주립대학 연구진은 LA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례는 통제되지 않는 HIV 환자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변종을 퍼뜨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HIV 검사와 치료를 확대한다면 HIV로 인한 사망률과 전파율을 줄이는 동시에,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생성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체내로 들어온 HIV는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를 공격하며,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에이즈를 유발할 수 있다. UN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HIV에 감염된 성인과 어린이는 750만 명에 이르며, 이중 약 10%의 HIV 감염자가 자신의 감염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깜짝 4위’ 이준석 “대권주자 조사에서 내 이름 빼달라”

    ‘깜짝 4위’ 이준석 “대권주자 조사에서 내 이름 빼달라”

    “국민께 감사…헌법상 출마자격 없다”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도록 여론조사 기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이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직접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국민께 감사하다”면서도 “헌법상 출마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아무리 주관식 답변이라 해도 제 수치를 언급 안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론조사 기관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이 후보는 3%의 지지를 얻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5%)보다는 낮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 정세균 전 국무총리·무소속 홍준표 의원(각 1%)보다는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후보명을 불러주지 않고 자유 응답을 받은 결과로, 이 전 최고위원은 4위에 해당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1%로 양강 구도였고, 나머지 대권주자들은 1% 미만을 얻어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최고위원은 “차기 정치 지도자의 한 명으로 인정해주신 데 대해 국민께 감사한다”면서도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서 우리 대권주자들의 빛이 바래게 하는 형태로 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36세인 그는 내년 3월 예정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그는 “익히 아시는 것처럼 헌법상 (대통령) 출마 자격(만 40세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갤럽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첫 등장한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국민의힘 대표 예비경선을 선두로 통과해 집중 조명됐다”고 분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숙에 몰린 홈리스 청소년 지원하려면

    노숙에 몰린 홈리스 청소년 지원하려면

    가정 밖 홈리스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은 가출 이후 노숙 경험이 있고, 가정내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생존형 가출 청소년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와 방임 등 불가피한 사유로 귀가하기 어려운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해 주거 및 자립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허민숙 입법조사관의 ‘홈리스 청소년 지원 입법·정책과제: 가정복귀 프레임을 넘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출 경험이 있는 학생은 11만 5700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에 13~15세 연령에 가출한 청소년이 55.5%로 가장 많았다. 16~18세는 31.2%, 13세 미만은 10.1%다. 가출 사유로는 ‘부모님과의 문제’가 61.0%를 차지했고, 아동학대 피해자 가운데 청소년이 절반을 넘었다. 2019년 아동학대 피해자 2만2649명 가운데 60.2%인 1만 3634명이 10세~17세의 10대 청소년이었다. 보고서는 “청소년쉼터 이용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정내 폭력 및 학대로부터 탈출한 ‘생존형 가출’이 주요 가출사유로 나타났다”면서 “청소년 쉼터의 청소년 중 절반 가량은 귀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가정 폭력으로 집에 가기 두렵다거나 갈 집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소년 쉼터나 귀가 말고는 주거 대안이 없다보니 노숙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들어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주거와 자립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에서는 홈리스 청소년에 대한 법적 개념을 갖추고 있으며 청소년 주거권에 대한 법률 근거도 마련돼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에는 ‘가출 및 홈리스 청소년법’을 근거로 이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홈리스 감소법’에서 홈리스 청소년 예방 및 구제에 관한 의무를 정부에 부과하고 있다. 허 조사관은 “미국과 영국의 홈리스 청소년 지원은 ‘원가정 복귀’를 유일한 정책적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가출청소년에 대한 21일의 단기 보호 이후에는 자립지원으로 전환한다. 영국은 만18세 성인연령 직전의 16~17세 홈리스 청소년을 ‘주거 우선지원’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만 16세 미만이라도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면 정부에 반드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관련 법률이 미비하고 지원제도도 열악한 형편이다. 우선 청소년은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등의 지원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쉼터에서 퇴소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공공주거 신청 자격이 제한적으로 부여되고, 자립 정착금의 수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자립지원 수당 혜택도 받기 힘들다. 때문에 허 조사관은 보고서에서 불가피한 사유로 집에 돌아가기 어려운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해서는 귀가를 종용하기 보다 자립지원 정책 대상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정 밖 청소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정책 과제로 우선 청소년복지 지원법 개정을 통해 쉼터에서 퇴소한 청소년에게도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법률에 홈리스 청소년 개입을 도입해 주거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시·단기·중장기 쉼터 등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쉼터 기능을 일시보호, 자립지원으로 개편하고 가정내 학대 피해 청소년의 쉼터 입소시 청소년 당사자에게 입소 동의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조사관은 “부모의 거소지정권을 사유로 청소년이 반복적인 학대 위험에 노출되거나 거리생활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피아노·판소리 멋진 퓨전 콜라보곡과 창극 도전해보고 싶어”

    “피아노·판소리 멋진 퓨전 콜라보곡과 창극 도전해보고 싶어”

    “너무나 큰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피아노와 판소리의 멋진 퓨전 콜라보곡과 창극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난달 말 개최된 제32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중고등부 부문에서 경기 김포 출신 정윤아(19·김포솔터고 3학년)양이 대상을 받은 뒤 활짝 웃으며 소감을 말했다. 4일 대구국악제에 따르면 예선은 비대면 영상심사를 통해 선발했으며 본선은 지난 5월 3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과 비슬홀에서 열렸다. 정양은 예선에서 흥보가 중 ‘집터잡는’ 대목으로, 본선에서는 심청가 중 ‘선인따라가는’ 대목을 불러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판소리에 입문한 지 겨우 3년째인 정양은 “너무나 큰 상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 마지막 학생부에서 판소리 대상을 받아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며,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에 큰상을 받아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상이자 스승이신 원진주 선생님께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좋은 결실을 맺었다. 엎드려 감사드린다”며 이번 수상 공을 스승한테 돌렸다.입문시절부터 정양은 가르치고 있는 원진주 명창은 “윤아는 16세에 늦게 소리를 배운 만큼 몇 배 노력해야 한다는 ‘연습벌레’ 마인드가 있어서 예상보다 빨리 실력이 향상될 수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탄탄한 목을 갖고 있으며, 소리연습으로 목소리를 잘 다져 ‘수리성’이라 불리는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적”이라고 평했다. 이어 “전공하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보니 평소 본인 실력에 대해 걱정을 많이해 절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연습량이 너무 많다. 목이 쉬어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을 때가 잦아 되레 실력 발휘를 못할 때가 있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욕심과 열정이 많은 제자”라고 정양을 칭찬했다. 이번 대구국악제에서는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불렀으며 실력발휘를 제대로 한 결과 대상을 받았다. 앞으로 컨디션 관리만 잘한다면 실력발휘에 큰문제 없이 좋은 결과를 이뤄 낼 것이며 장래가 매우 총망된다고 정양의 앞날을 예견했다. 판소리 입문 동기에 대해 정양은 “‘서편제’라는 창극을 접한 후 대중들에게 감정연기를 하며 우리소리와 함께 극으로 올리는 데 관심을 갖게 돼 판소리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스승인 원진주 명창 밑에서 소리를 배우고익혀 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그녀는 “판소리를 연습하다 보면 목이 쉬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제일 아쉽다”면서, “그래도 판소리는 저를 빛내주는 우리 소리이기에 소리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양에게는 누구보다 가족들과 학교 친구들이 적극 격려해주는 응원군이다. 이번 대구대회 대상을 받고 많은 축하를 받았단다. 앞으로 더욱 더 성장해서 전통적인 우리 소리를 널리 알리는 훌륭한 소리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양은 판소리 말고도 취미로 피아노를 잘친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피아노와 판소리의 멋진 퓨전 콜라보를 이뤄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정양은 “지난해 김포 ‘애기봉’을 주제로 만든 창작판소리 작품에서 주인공의 어린시절 소리공부하는 과정을 맡았는데 너무 큰 역할이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경험이 부족했기에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창극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정윤아양 판소리 수상경력 및 이력 ▲2019.09. 경기도 청소년 종합예술제 고등부 우수상(경기도 지사) ▲2019.11. 부평국악대축제 전국국악 경연대회 종합금상(인천시 교육감상) ▲2020.10. 권삼득 전국국악대제전 고등부 최우수상(전북 완주군 교육장상) ▲2020.10. 금포풍류 시아소리터 공연 ▲2020.11.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기념 국악 뮤지컬 ‘애기봉’ 주인공 어린시절 역 ▲2021.05. 제32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학생부 대상(대구시 교육감상)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80년대 ‘오싱’의 작가 하시다 별세 두 달 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80년대 ‘오싱’의 작가 하시다 별세 두 달 뒤

    1980년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일본 TV 드라마 ‘오싱’의 작가 하시다 스가코가 지난 4월 4일 시즈오카현의 자택에서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영국 BBC가 K드라마나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열광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알 리가 없는 드라마인데 세계 각국의 많은 이들이 향수에 젖은 추모의 글을 올리고 있다고 4일 소개하면서였다.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 살 때 귀국해 오사카에서 자라났다. 일본여자대 국어과 졸업 후 와세다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가 연극에 매료돼 예술과로 전과했다. 1949년 쇼치쿠 영화사에 첫 여성 각본가로 입사한 뒤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NHK의 대하드라마 여자 태합기(1981년), 생명(1986년), 가스가노쓰보네(1989년), 오싱(1983~1984년)을, TBS 드라마 세상살이 원수천지(1990년)를 썼다. 특히 1900년대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여성이 역경을 딛고 슈퍼마켓 체인점 총수로 성공하는 일대기를 그린 오싱은 일본에서 최고 시청률 62.9%를 기록했고, 세계 68개국에 수출됐다. 국내에서도 1985년 아역스타 김민희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였다.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2017년 ‘안락사로 죽게 해주세요’란 제목의 책을 내며 초고령 일본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책에서 그는 장례식, 친구, 부모, 남편, 연애, 자식, 친척, 후회, 일, 출세욕 등 10가지를 버리겠다고 선언했다.스리랑카의 한 팬은 어릴적 엄마 무릎에 앉아 머리를 빚으며 오싱을 보던 따듯한 기억을 트윗으로 남겼다. 반일 감정이 들끓는 중국의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정말 감동적이었다. 오늘도 난 주제곡 가락을 흥얼거릴 수 있다”고 적었다. 대만에서도 그녀의 죽음을 긴급 속보로 다룬 매체가 있었다. 일간 차이나 타임스는 고인을 “국보”라고 표현했다. 이 드라마는 1983년 4월에 첫 전파를 탔는데 전형적인 아사도라(아침 드라마)였다. 가정주부들을 타깃으로 여성 가장이 집안을 이끄는 내용들이 아사도라의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전 연령층에 고루 사랑 받았다. 당시 일본은 활황이어서 “거품 경제”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한 언론인은 “휘황하고, 모든 것이 풍족해 넘쳐나는 세태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묵직한 메인코스 요리에 앞서 균형을 맞춰주는 그린 샐러드 같은 것”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 엘파소 캠퍼스의 신문방송학과 아빈드 싱할 교수는 “사랑과 희생, 참을성과 용서” 같은 보편적 가치 때문에 세계로 수출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홍콩의 70대 팬 웡은 어릴 적 오싱은 쌀 한 봉지와 맞바꾸는 신세였고, 2차 세계대전에 아들을 잃고, 남편마저 극단을 선택했지만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면서 삶이 얼마나 고단할지라도 용기를 내면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고 했다. 특히 하시다는 여성끼리의 미묘한 감정의 선을 잘 그려냈는데 2018년 인터뷰를 통해 늘 부대꼈던 며느리와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직장 생활도 잘 녹여냈다. 그녀는 종전 후 영화사 각본가로 취업했는데 상사들은 비서로 전업하라고 종용했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았고 결국 작가로 성공했다.베트남부터 남미 페루까지 ‘오싱드롬’이 뻗쳤다. 태국 내각회의 일정을 이 드라마 때문에 조정했다는 얘기가 보도됐다. 방콕의 한 일간지에 그 주의 드라마 시놉시스를 실었더니 판매부수가 70% 늘었다. 홍콩에는 일본 과자 판매점 체인 ‘오싱 하우스’가 759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광둥어로 번역된 드라마 주제곡 가사 중 “카르마(업보)는 너의 적이다. 결코 포기하지 마”는 지금도 홍콩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문구다. 드라마에는 주인공의 성을 딴 타나쿠라 시장이 등장하는데 이란에는 같은 이름의 중고용품 시장이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는 청소부들과 유모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오싱 동네”라고 하는데 주인공의 첫 직업이 가정부였기 때문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반일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 드라마가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돌아본다. 싱가포르의 40대 후반 여성 킷 오는 어머니와 함께 시청했지만 일본과 전쟁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지녔던 할머니는 한사코 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반일 감정 같은 것은 없다. 오싱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그 쇼는 일본을 덜 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40년이 흘렀지만 홍콩인 웡은 영혼을 깨우는 얘기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감동적이라며 민주화 시위에다 팬데믹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이 도시에 드라마의 교훈은 여전히 좋은 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도 오싱을 기억하고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생기면 당당히 마주하라. 해결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급식실·건설·제철… 일하다 암 걸린 74명, 집단 산재 신청

    급식실·건설·제철… 일하다 암 걸린 74명, 집단 산재 신청

    끊이지 않는 산재… 끝나지 않는 비극 경기 화성의 한 소각장에서 12년 동안 주야간 근무를 번갈아가며 해 온 이철호(49)씨는 2019년 신우암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폐기물을 소각하면 나오는 화학물질 때문에 작업 때면 눈이 따가웠지만, 회사에서 산업용 마스크를 지급한 건 암 판정을 받기 1년 전인 2018년부터”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일을 하다 암이 발병한 노동자 74명이 집단 산업재해 신청을 한다. 직업성·환경성암환자찾기119(직업성암119)는 3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24명을 비롯해 플랜트건설 노동자 19명, 포스코 제철 노동자 15명, 전자산업 노동자 8명, 지하철 승무 노동자 2명, 화학 산업단지 노동자 2명이 산재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암환자 외 루게릭병·파킨슨병 등에 걸린 노동자 4명도 산재를 신청한다. 이번 3차 산재신청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이뤄진 것으로,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전국 집단산재신청 21명을 더하면 누적 신청자는 총 99명이다. 이번 집단산재신청에서는 폐암 등 폐질환이 33명(45%)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학교 급식실 비정규직 노동자(10명)와 플랜트건설 노동자(8명)가 많았다. 혈액암 12명은 전자산업(5명)과 플랜트 건설(4명)에 집중됐다. 유방암(9명)과 갑상선암(5명)도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가 16명(20%), 경남은 14명(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투병자들의 평균 연령은 57.6세였다. 혈액암·뇌종양을 진단받은 삼성·LG전자 등 노동자들은 20·30대도 있었다. 직업성암119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업성암 심의규정을 완화하고 위험군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병원에서도 직업성암을 가려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지난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3일로 500일이 됐다. 이어지는 대유행 속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들은 5일이면 100일이 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복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70%(3600만명)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에도 “노(NO) 백신”을 외치는 20%의 ‘콘크리트층’을 최대한 설득해야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입 계약이 이뤄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얀센 등 백신의 예방 효과성은 62~95%로 다양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모두에게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통상 ‘95% 이상’이라는 화이자 백신 효과는 접종자 본인의 ‘발병’을 예방하는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고려해) 낙관적으로 화이자 백신 전파 차단 효과를 80%로 잡고 백신을 맞히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85%의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을 90%로 설정했을 때 전체 인구 집단 내 전파 차단 효과(면역)는 60.8%에 그치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접종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타인에게도 감염을 시키지 않는 의미의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접종 대상의 90% 이상이 접종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도 끝까지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비율상 2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지난 4월 조사(61.4%)와 비교하면 7.8% 포인트가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접종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5~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이들의) 접종 의사를 보면 30%가 접종을 안 받겠다고 했다. 그중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3분의1을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설득하더라도 20%는 정치적인 성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최근 지난달과 비교해 백신 접종 의향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지만 인센티브만으로 나머지 접종 거부자 20%를 접종장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본 것이다.실제 한국보다 접종 속도가 빠른 다른 나라들도 백신 접종의 정치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진행한 미국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 차례가 돌아오거나 기회가 생기면 맞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백인 남성 공화당원의 4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백인 남성 민주당원 중에서는 2%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추진단의 통계를 보면 접종 대상자 대비 1차 접종률은 17개 시도 중 야당세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대상자 55만 9673명 중 27만 4006명이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49.0%였다. 반면 여당 지지세가 높은 광주·전북·전남의 접종률은 각각 64.7%, 63.6%, 65.8%였다. 전남의 경우 17개 시도 중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 백신을 맞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접종 반대자’들은 인센티브 전략만으로는 대부분 설득이 안 된다. 결국 그중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종하고 싶도록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은 80~90%가 독감 백신 접종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연령대인데 정치적 지형이 나빠지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접종 기억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국이 경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접종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나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오하이오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약 11억 1500만원)를 제공하는 ‘백신 복권’을 접종 유인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을 12~15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연령 변경에 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16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는 건 (집단면역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다만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의 확산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대한 설득을 통해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전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백신 종류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해지면 하나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 확대 없인 집단면역 힘들어”

    지난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3일로 500일이 됐다. 이어지는 대유행 속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들은 5일이면 100일이 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복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70%(3600만명)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에도 “노(NO) 백신”을 외치는 20%의 ‘콘크리트층’을 최대한 설득해야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입 계약이 이뤄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얀센 등 백신의 예방 효과성은 62~95%로 다양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모두에게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통상 ‘95% 이상’이라는 화이자 백신 효과는 접종자 본인의 ‘발병’을 예방하는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고려해) 낙관적으로 화이자 백신 전파 차단 효과를 80%로 잡고 백신을 맞히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85%의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을 90%로 설정했을 때 전체 인구 집단 내 전파 차단 효과(면역)는 60.8%에 그치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접종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타인에게도 감염을 시키지 않는 의미의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접종 대상의 90% 이상이 접종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도 끝까지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비율상 2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지난 4월 조사(61.4%)와 비교하면 7.8% 포인트가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접종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5~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이들의) 접종 의사를 보면 30%가 접종을 안 받겠다고 했다. 그중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3분의1을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설득하더라도 20%는 정치적인 성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최근 지난달과 비교해 백신 접종 의향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지만 인센티브만으로 나머지 접종 거부자 20%를 접종장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본 것이다.실제 한국보다 접종 속도가 빠른 다른 나라들도 백신 접종의 정치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진행한 미국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 차례가 돌아오거나 기회가 생기면 맞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백인 남성 공화당원의 4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백인 남성 민주당원 중에서는 2%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추진단의 통계를 보면 접종 대상자 대비 1차 접종률은 17개 시도 중 야당세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대상자 55만 9673명 중 27만 4006명이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49.0%였다. 반면 여당 지지세가 높은 광주·전북·전남의 접종률은 각각 64.7%, 63.6%, 65.8%였다. 전남의 경우 17개 시도 중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 백신을 맞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접종 반대자’들은 인센티브 전략만으로는 대부분 설득이 안 된다. 결국 그중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종하고 싶도록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은 80~90%가 독감 백신 접종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연령대인데 정치적 지형이 나빠지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접종 기억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국이 경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접종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나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오하이오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약 11억 1500만원)를 제공하는 ‘백신 복권’을 접종 유인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을 12~15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연령 변경에 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16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는 건 (집단면역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다만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의 확산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대한 설득을 통해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전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백신 종류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해지면 하나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NO백신’ 20%벽 깨려면… ‘백신 복권’ 고려해볼 만

    ‘NO백신’ 20%벽 깨려면… ‘백신 복권’ 고려해볼 만

    지난해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3일로 500일이 됐다. 이어지는 대유행 속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들은 5일이면 100일이 되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 복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70%(3600만명)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에도 “노(NO) 백신”을 외치는 20%의 ‘콘크리트층’을 최대한 설득해야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다.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도입 계약이 이뤄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얀센 등 백신의 예방 효과성은 62~95%로 다양하다. 백신을 맞는다고 모두에게 10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닌 것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통상 ‘95% 이상’이라는 화이자 백신 효과는 접종자 본인의 ‘발병’을 예방하는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며 “(이를 고려해) 낙관적으로 화이자 백신 전파 차단 효과를 80%로 잡고 백신을 맞히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제외한 나머지 85%의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을 90%로 설정했을 때 전체 인구 집단 내 전파 차단 효과(면역)는 60.8%에 그치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접종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타인에게도 감염을 시키지 않는 의미의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접종 대상의 90% 이상이 접종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는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도 끝까지 접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비율상 20%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향후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를 봐도 미접종자 중 접종을 받겠다고 답한 비율은 69.2%에 불과했다. 지난 4월 조사(61.4%)와 비교하면 7.8% 포인트가 증가했지만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접종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5~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이들의) 접종 의사를 보면 30%가 접종을 안 받겠다고 했다. 그중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3분의1을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설득하더라도 20%는 정치적인 성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최근 지난달과 비교해 백신 접종 의향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지만 인센티브만으로 나머지 접종 거부자 20%를 접종장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본 것이다.실제 한국보다 접종 속도가 빠른 다른 나라들도 백신 접종의 정치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진행한 미국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 차례가 돌아오거나 기회가 생기면 맞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백인 남성 공화당원의 4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백인 남성 민주당원 중에서는 2%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통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추진단의 통계를 보면 접종 대상자 대비 1차 접종률은 17개 시도 중 야당세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는 대상자 55만 9673명 중 27만 4006명이 1차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49.0%였다. 반면 여당 지지세가 높은 광주·전북·전남의 접종률은 각각 64.7%, 63.6%, 65.8%였다. 전남의 경우 17개 시도 중 접종률이 가장 높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 백신을 맞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접종 반대자’들은 인센티브 전략만으로는 대부분 설득이 안 된다. 결국 그중에서도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접종하고 싶도록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은 80~90%가 독감 백신 접종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연령대인데 정치적 지형이 나빠지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접종 기억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국이 경제적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접종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나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오하이오주는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약 11억 1500만원)를 제공하는 ‘백신 복권’을 접종 유인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 접종 대상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을 12~15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연령 변경에 관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16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넓히는 건 (집단면역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다만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의 확산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대한 설득을 통해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전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면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 백신 종류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해지면 하나의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암도 산재다’…급식실·플랜트 건설 등 노동자 78명 집단 산재신청

    ‘암도 산재다’…급식실·플랜트 건설 등 노동자 78명 집단 산재신청

    경기 화성의 한 소각장에서 12년 동안 주야간 근무를 번갈아가며 해 온 이철호(49)씨는 2019년 신우암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폐기물을 소각하면 나오는 화학물질 때문에 작업 때면 눈이 따가웠지만, 회사에서 산업용 마스크를 지급한 건 암 판정을 받기 1년 전인 2018년부터”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일을 하다 암이 발병한 노동자 74명이 집단 산업재해 신청을 한다. 직업성·환경성암환자찾기119(직업성암119)는 3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24명을 비롯해 플랜트건설 노동자 19명, 포스코 제철 노동자 15명, 전자산업 노동자 8명, 지하철 승무 노동자 2명, 화학 산업단지 노동자 2명이 산재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암환자 외 루게릭병·파킨슨병 등에 걸린 노동자 4명도 산재를 신청한다. 이번 3차 산재신청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이뤄진 것으로,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전국 집단산재신청 21명을 더하면 누적 신청자는 총 99명이다. 이번 집단산재신청에서는 폐암 등 폐질환이 33명(45%)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학교 급식실 비정규직 노동자(10명)와 플랜트건설 노동자(8명)가 많았다. 혈액암 12명은 전자산업(5명)과 플랜트 건설(4명)에 집중됐다. 유방암(9명)과 갑상선암(5명)도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가 16명(20%), 경남은 14명(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투병자들의 평균 연령은 57.6세였다. 혈액암·뇌종양을 진단받은 삼성·LG전자 등 노동자들은 20·30대도 있었다. 직업성암119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업성암 심의규정을 완화하고 위험군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병원에서도 직업성암을 가려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삼성전자, 차세대 기업 서버용 ‘ZNS SSD’ 출시

    삼성전자, 차세대 기업 서버용 ‘ZNS SSD’ 출시

    삼성전자는 전체 저장 공간을 작고 일정한 용량의 구역으로 나누는 ZNS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기업 서버용 SSD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반도체를 이용한 정보저장 장치인 SSD는 일반적으로 내부 저장 공간을 나누지 않고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임의로 저장한다. 또한 데이터 쓰기와 지우기의 단위가 다르고 덮어쓰기가 불가한 낸드플래시의 특성 때문에 SSD를 사용하다 보면 데이터를 삭제해도 불필요한 ‘가비지’가 생겨 기존의 다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기존 SSD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효한 데이터를 다른 공간으로 옮겨 쓰고, 가비지 영역만 남은 부분은 지워서 저장공간을 확보하는 ‘가비지 컬렉션’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했다. 반면 ZNS SSD는 용도와 사용주기가 동일한 데이터를 동일한 구역에 담아 저장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 삭제가 구역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비지 컬렉션’으로 인한 추가 읽기·쓰기가 발생하지 않고 기존 SSD의 수명을 최대 3~4배 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 SSD의 교체 주기가 늘어나고 성능 저하 우려는 줄어들며 데이터 저장 시스템의 효율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ZNS SSD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ZNS SSD PM1731a는 6세대 V낸드 기반의 4TB, 2TB 용량 2.5인치 제품으로 출시됐다. ZNS SSD PM1731a는 ZNS 기능 외에도 듀얼 포트를 지원해, 사용 중 한 포트에 에러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포트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스토리지 서버를 운영할 수 있게 최적화됐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5.5%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1박에 최소 230만원…프랑스 상징 베르사유 궁전 호텔 개관

    1박에 최소 230만원…프랑스 상징 베르사유 궁전 호텔 개관

    프랑스 상징 베르사유 궁전의 일부 건물이 호텔로 문을 열었다. 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파리 외곽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의 호텔은 이날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투숙객은 이미 사전 예약을 통해 접수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숙박비는 1박에 1700유로(약 230만 원)부터 시작해 비싼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곳에 머물면 잠시라도 왕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베르사유궁 부지를 개별 관람하는 멋진 특권도 누릴 수 있다.르 그랑 콩트롤(Le Grand Contrôle)이라는 이름의 이 호텔에는 루이 14세가 가장 아끼던 궁정 건축가 쥘 아르두앙 망사르가 1681년 건축한 같은 이름의 건물이 포함돼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 건물은 루이 15세 때부터 루이 16세 때까지 유럽의 엘리트들이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논의하던 곳으로 오늘날 재무부에 해당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1857년 프랑스 육군에 위탁돼 2004년 해제될 때까지 장교들이 사용하다가 방치해 거의 폐허 상태가 돼 있었다. 2015년 베르사유궁 관리기관은 정부가 지원을 줄이자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호텔 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그다음 해인 2016년 유럽 최고급 호텔을 운영하는 스위스의 에렐 그룹을 민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에렐 그룹은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프 톨레머에게 베르사유 궁전 지구 안에 있는 건물 3채를 호텔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맡겼다. 톨레머의 손을 거친 호텔에는 시그니처 스위트룸을 포함한 객실 14개와 최연소 미슐랭 3스타로 기록된 뒤 지금까지 총 21개의 별을 받은 세계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가 운영하는 식당, 그리고 15m짜리 실내 수영장을 포함한 발몽 브랜드의 스파 시설 등이 완비됐다. 각 객실은 르 그랑 콩트롤이나 베르사유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명인들의 이름들을 따서 지어졌고 당시 실제로 사용하던 직물이나 샹들리에 또는 미술품 등으로 장식됐다.호텔 투숙객은 저녁 식사로 왕의 왕실 연회를 떠올리는 식당에서 시대 의상을 입은 종업원들에게 서빙을 받을 수 있다. 저녁 식사를 알리는 종소리가 8시 30분에 울리면 투숙객들은 수프와 전체 요리, 구이 및 셀러드 요리, 디저트 그리고 과일로 이어지는 5개의 코스 요리를 체험할 수 있다.투숙객은 매일 아침 일반 방문객이 도착하기 전 루이 14세의 그랑 트리아농 별궁과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조성된 마리앙투아네트의 마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매일 밤 모든 방문객이 떠나면 메인 궁전에 있는 왕과 왕비의 주거 공간과 거울의 방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왕의 개인 공간을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러네이 켐프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박근철 경기도의원, ‘경기의 숲’ 지방정부간 새로운 교류협력 모델 제시

    박근철 경기도의원, ‘경기의 숲’ 지방정부간 새로운 교류협력 모델 제시

    지방정부간에 상생·협력을 위한 새로운 교류협력 모델이 만들어졌다. 2일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에서 경기도와 강원도, 강원 고성군은 ‘경기의 숲’ 조성과 관련된 내용을 골자로 한 ‘산불예방 및 피해복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의 숲’은 2019년 발생한 고성군 산불지역에 경기도가 3ha 규모의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근철 대표의원은 “이제는 지방자치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중앙정부 뿐 아니라 타 지방정부에서도 함께 발 벗고 도와야 할 때”라며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경기의 숲 조성 사업은 지방정부 간의 상생 및 협력을 위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협약식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기도민들에게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강원도에서도 협력의 손길을 내밀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경기도와 강원도의 우정과 우애가 더욱 깊어지고, 양 지방정부가 더욱 상생·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의 숲’ 조성사업은 박근철 대표의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박근철 대표의원은 지난 4월 도-도의회 정책협의회에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상생협력 교류 및 경기도의 위상제고를 위해 고성군 산불피해 지역 내 ‘경기의 숲’ 조성을 더불어민주당 정책사업으로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을 이재명 지사가 수용했고 경기도는 ‘경기도 상생교류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을 제정해 강원도와 상생협력을 위한 지원근거를 마련했다. 이재명 지사는 “경기의 숲 조성으로 지방정부간의 상생?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기의 숲이 울창해지는 만큼 경기도와 강원도 도민들이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이한규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 함명준 고성군수, 권석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장, 탁창석 성천리 마을 이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청년봉사단원 20명이 참여해 협약을 기념하기 위한 나무심기를 진행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한편 2019년 발생한 산불로 고성군은 전체 산림면적 10%에 해당하는 929ha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고, 사망 1명, 이재민 506세대 1196명이 발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분인 줄 몰랐다”…신라 고분 위에 올라간 SUV 운전자, 기소유예

    “고분인 줄 몰랐다”…신라 고분 위에 올라간 SUV 운전자, 기소유예

    경북 경주에 있는 신라 고분 위에 차를 몰고 올라간 20대에게 검찰이 문화재 보호 등 사회봉사를 하는 조건으로 기소 유예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조만래)는 4~6세기에 걸쳐 조성된 경주 쪽샘유적 79호분 정상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주차한 A(26)씨에 대해 지난달 26일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경주시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경주 대릉원 일대를 관광하던 중 높이 10m 정도의 쪽샘지구 79호분에 자신의 SUV 차량을 주차시킨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높이 3m 남짓의 79호분 주위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었으나 A씨는 빈틈으로 차를 몰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인근 도시에 사는 A씨는 경주시 조사에서 “경주에 놀러 갔다가 작은 언덕이 보여서 무심코 올라갔다”며 “고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분이 훼손되지 않은 데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우발적 범행인 점을 고려한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 40시간의 문화재 보호 관련 사회봉사를 하는 조건으로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문화재 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 관리단체의 관리행위를 방해하거나 그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관리권자의 관리행위를 방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주 대릉원 옆 쪽샘지구는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쪽샘이라는 명칭은 샘에서 쪽빛(하늘빛)이 비칠 정도로 맑고 맛이 좋은 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유래됐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네가 좋아하는 줄”…11년간 손녀 성폭행한 英 할아버지 13년형

    “네가 좋아하는 줄”…11년간 손녀 성폭행한 英 할아버지 13년형

    손녀를 6세 때부터 17세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할아버지가 자백 내용이 담긴 녹취록으로 인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1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할아버지의 자백을 녹취해 경찰에 신고한 야스민 야피치오굴라리(23)의 사연을 보도했다. 야스민은 6세부터 11년간 할아버지 토니 마샬(76)에게 성폭행 당했다. 마샬은 매주 일요일 저녁에 가족 식사를 위해 야스민의 집에 방문했고, 위층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야스민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 당시 야스민은 초등학교 교사에게 집에 있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음란한 짓”을 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후 야스민은 누구에게도 할아버지 마샬의 학대를 알릴 수 없었고, 마샬은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교묘하게 야스민을 성폭행해 왔다. 23세가 된 야스민은 약혼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고백했고, 마샬을 법정에 세울 계획을 짰다. 야스민은 2017년 11월 오빠의 생일날 마샬을 위층으로 부른 뒤 “어릴 때 날 왜 건드렸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샬은 화제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야스민의 반복되는 물음에 결국 마샬은 “난 네가 좋아하는 줄 알았다”며 자신의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이 상황을 휴대전화로 녹취한 야스민은 이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 녹취록은 증거로 작용해 마샬은 지난달 26일 이스트런던 스나레스브룩 크라운 법원에서 13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샬은 범행을 부인했으나, 11개의 혐의 중 8개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여기에는 13세 미만 소녀에 대한 성폭행 2건, 13세 이상 여성에 대한 성폭행 3건, 16세 미만 여성에 대한 성폭행 2건이 포함됐다. 또한 손녀 외에도 다른 16세 미만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도 인정됐다. 야스민은 “할아버지는 나의 어린 시절을 빼앗아 나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할아버지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몇 년 만에 자유를 느꼈다. 그가 내가 받았던 고통을 그대로 겪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을 받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 역시 정의를 얻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도와주세요!” 美 7살 꼬마, 물에 빠진 아빠·동생 살리려 1시간 개헤엄

    “도와주세요!” 美 7살 꼬마, 물에 빠진 아빠·동생 살리려 1시간 개헤엄

    7살 꼬마가 물에 빠진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렸다. 31일 CNN은 아버지와 여동생이 강물에 휩쓸리자 1시간을 헤엄쳐 구조를 요청한 7살 꼬마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항구도시 잭슨빌에 사는 체이스 푸스트(7)는 지난달 28일 아버지, 여동생과 세인트존스강으로 나들이를 갔다. 보트를 세우고 아버지는 낚시를, 아이들은 수영을 즐기던 그때 4살 여동생이 물살에 휩쓸렸다. 꼬마는 “보트를 잡고 놀던 여동생이 거센 물살에 손을 놓쳤다. 동생을 붙잡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세인트존스강은 길이 500㎞로 플로리다주에서 가장 긴 강이다. 수심이 얕은 곳은 9m, 깊은 곳은 12m에 달한다. 세계에서 유속이 가장 느린 강에 속해 보트 낚시나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만, 조류 영향이 상류까지 도달해 주의가 필요하다. 물에 빠진 딸을 본 아버지는 곧장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곤 아들에게 어서 강가로 가라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두 아이 모두에게 충실하려고 노력했지만 곧 녹초가 됐다. 딸은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꼬마는 죽을힘을 다해 헤엄쳤다. 여동생과 달리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상태였지만, 머릿속엔 온통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개헤엄을 치다 지치면 등을 대고 물 위에 떠 숨을 고르기를 반복했다. 꼬마는 “정말 무서웠다. 물살이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서 수영하기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꼬마가 강기슭까지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강가에 도착한 꼬마는 가장 가까운 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아버지와 여동생은 맨눈으로 식별이 되지 않았다. 수색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보안관 사무실과 플로리다주어류및야생동물보호위원회까지 구조에 총동원됐다.아버지와 여동생은 보트와 3㎞ 가까이 떨어진 지점에서 표류 중이었다. 아버지는 “강물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팔을 흔들며 도와달라 소리쳤고 누군가 그 소리를 듣고 우리를 구조했다”면서 “아들이 우리를 살렸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현지언론은 사고 당시 7살 꼬마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던 것에 대해 현지 규정을 들어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인트존스강에서 구명조끼 착용은 8m 이하 선박, 6세 이하 어린이에게만 강제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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