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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누타고 혼자 160km 운하 청소하는 멕시코 할아버지

    카누타고 혼자 160km 운하 청소하는 멕시코 할아버지

    해가 뜨기 전 집을 나선 노인은 한참을 달린 후 선창에 차를 세우고 카누로 갈아탔다. 1인용 카누에 오른 노인이 천천히 노를 젓기 시작한 곳은 멕시코시티로부터 남쪽으로 약 20km 지점에 있는 소치밀코 호반의 한 운하. 점심때가 되어서야 배를 띄운 곳으로 돌아온 노인의 카누에는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었다. 노인은 선창 쓰레기통에 모아온 쓰레기를 버리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돼,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없어..."라고 말했다. 옆에서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또 다른 노인은 안타깝다는 듯 "노인이 치울 쓰레기가 아니야, 선창 사람들이 좀 치웠으면 좋겠는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수많은 운하로 엮여 있는 역사적 장소의 쓰레기를 혼자 치우는 멕시코 노인이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카누를 타고 운하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줍는 주인공은 오마르 멘차카(66). 그는 30년 넘게 소치밀코 운하의 쓰레기를 홀로 치우고 있다.  멘차카는 "소치밀코의 운하는 도시의 길과 다를 게 없다"면서 "길에 쓰레기가 널려 있으면 걷는 사람들의 기분이 좋겠나. 그래서 치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치밀코 운하의 길이는 모두 합쳐 약 160km에 이른다. 혼자서 쓰레기를 치우며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엔 벅찬 규모다.   그럼에도 멘차카가 쓰레기 치우기를 포기하지 않는 건 남다른 인연이 있어서다. 공무원, 염색공장 사장 등 직업이 여럿이었다는 그는 청년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그가 연습을 위해 찾던 곳이 바로 소치밀코다.  멘차카는 "언제부턴가 소치밀코 운하에 쓰레기가 떠다니기 시작했다"면서 "환경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카누를 타고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14~16세기 아스텍 왕조시대 수도였던 테노츠티틀란의 유적지이기도 한 소치밀코는 수상화원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주말에만 보통 6000여 명이 소치밀코를 찾는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운하에는 쓰레기도 많아졌다. 멘차카는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멘차카는 관광을 위해 엔진을 단 선박이 운하를 운항하는 것도 속상한 일이다. 그는 "오일과 휘발유를 쓰는 선박의 운항은 결국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냥 카누 정도만 다니면 좋겠다"고 했다.   멘차카는 "지구와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언젠가는 인간이 즐길 수 있는 게 남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 러 피겨요정이 설마?… 또 터진 ‘도핑 스캔들’

    러 피겨요정이 설마?… 또 터진 ‘도핑 스캔들’

    러시아발(發) ‘도핑 스캔들’이 베이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관왕(단체·여자 싱글)을 노리는 ‘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사진·15)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함구하는 사이 발리예바가 15일 열리는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양성 반응에 ‘단체전 金’ 시상식 연기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에 대해 “법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영국의 올림픽 전문 인터넷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와 러시아 언론 RBC는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여 지난 8일 예정됐던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메달 수여식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트리메타지딘은 혈류를 원활하게 해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IOC가 함구하는 이유는 그가 만 16세 미만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규정하는 ‘정보공개 보호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16세 이하 미성년 선수는 도핑이 적발되더라도 신상이 공개되지 않으며 처벌 수위도 비교적 낮다. IOC는 러시아가 피겨 단체전에서 따낸 금메달을 박탈할지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징계 없이 개인전 출전 땐 논란 커질 듯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이 “발리예바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그는 15일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두고 이날 베이징 수도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에 참여했다. 그가 징계 없이 바로 경기에 출전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돼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로 참가하는 징계를 받고 있다.
  • 도핑 적발에도 경기 출전? 발리예바 스캔들에 스포츠계 ‘부글부글’

    도핑 적발에도 경기 출전? 발리예바 스캔들에 스포츠계 ‘부글부글’

    러시아발(發) ‘도핑 스캔들’이 베이징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관왕(단체·여자 싱글)을 노리는 ‘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5)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함구하는 사이 발리예바가 15일 열리는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에 대해 “법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영국의 올림픽 전문 인터넷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와 러시아 언론 RBC는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여 지난 8일 예정됐던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메달 수여식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트리메타지딘은 혈류를 원활하게 해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AP통신은 “(도핑이 적발된) 샘플은 발리예바가 지난 1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기 전 채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IOC가 함구하는 이유는 그가 만 16세 미만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규정하는 ‘정보공개 보호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16세 이하 미성년 선수는 도핑이 적발되더라도 신상이 공개되지 않으며 처벌 수위도 비교적 낮다. IOC는 러시아가 피겨 단체전에서 따낸 금메달을 박탈할지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이 “발리예바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그는 15일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두고 이날 베이징 수도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에 참여했다. 그가 징계 없이 바로 경기에 출전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돼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로 참가하는 징계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휩쓸면서 도핑 징계마저 ‘눈가리고 아웅’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수전 라이언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장은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진실성”이라면서 “(도핑 부정의) 상처가 다시 도질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댄 웨첼 야후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러시아의 도핑 논란은 올림픽에 대한 신뢰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면서 “IOC는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 도핑 징계를 조롱했다”고 꼬집었다.
  • [올림픽+] 발리예바 도핑 의혹에…러시아 측 “경기력에 영향 없다”

    [올림픽+] 발리예바 도핑 의혹에…러시아 측 “경기력에 영향 없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의 피겨 천재’ 카밀라 발리예바(15)가 도핑 의혹에 휩싸였다. 10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소량의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은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늘리고 혈압의 급격한 변화를 제한하는 작용을 하지만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어 2014년 1월부터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 목록에 올라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스포츠채널 매치TV 측은 소식통을 인용해 문제의 도핑 샘플은 이미 두 달 전 채취된 것이라고 전했다. 매치TV 측은 “트리메타지딘은 운동선수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지난 12월 샘플에서도 극소량만 발견됐을 뿐”이라면서 “당시를 제외하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도핑은 없다. 해당 약은 경기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이제 카밀라(발리예바)를 평화롭게 놔두길 바란다”며 자국 선수를 두둔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러시아 페어스케이팅 선수 타티아나 볼로소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발리예바를 응원하는 말을 전하며 러시아어로 해시태그(#) 나는절대믿지않겠다(Unbelieveever)를 달았다. 볼로소자의 게시물에는 발리예바도 ‘좋아요’를 눌렀다.발리예바는 지난 7일 베이징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마지막 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금메달을 따는데 크게 공헌했다. 특히 발리예바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번이나 성공시켰다. 그는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최초이자 최다 4회전 점프에 성공한 주인공이 됐다.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시상식은 애초 8일 저녁 9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시상식이 연기됐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는 9일 “러시아 선수가 올림픽 이전에 시행한 도핑 테스트가 메달 수여식이 미뤄진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발리예바가 올림픽 이전에 복용한 약물에 대한 조사로 메달 수여식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발리예바는 9일 열린 공식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벨기에 매체 ‘리스포츠’는 “발리예바는 9일 진행된 공식 훈련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훈련에는 발리예바를 제외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여자 싱글 선수인 쉐르바코바와 트루소바는 참여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아직 만 16세가 지나지 않아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약에 따른 ‘보호 대상’이다. 만약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공식적으로 신원이 드러나지 않으며 처벌 수위도 낮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유로 만든 꽃, 부라타와 모차렐라/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유로 만든 꽃, 부라타와 모차렐라/셰프 겸 칼럼니스트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식도 유행을 탄다. 한때 이탈리아식 샐러드라고 하면 토마토와 야채가 수북이 쌓인 접시에 거뭇한 발사믹 식초가 범벅이 돼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조금 지나지 않아 카프레제 샐러드가 등장했다. 샐러드라고 이름 붙이기 뭣한 이 ‘카프리식’ 샐러드는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 바질이 주인공이다. 요즘엔 부라타 치즈 샐러드가 대세다. 둥근 공처럼 생긴 큰 모차렐라 치즈 같은데 잘라 보면 부드러운 속이 흘러나오는 치즈다. 센스 있는 이탈리아 식당이라면 부라타 치즈 정도는 있어 줘야 하는 시대가 됐다.부라타와 모차렐라는 굳이 관계를 비유하자면 가까운 친척뻘이다. 부라타에 대해 알기 위해선 우선 모차렐라가 어떤 친구인지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모차렐라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치즈 중 아마도 가장 유명한 치즈다. 피자 위에서 길게 늘어지며 경이로운 자태를 뽐내는 치즈로 알려진 모차렐라는 사실 피자 위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빛이 나는 존재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모차렐라는 사각형으로 잘려 냉동된 미국산 가공 치즈가 아니라 이탈리아 전통 방식으로 만든 신선한 프레시 치즈를 말한다. 말랑하면서 쫄깃한 모차렐라는 남부 이탈리아의 자랑이다. 그중에서도 캄파니아 지방에서 부팔라라고 하는 물소젖으로 만든 모차렐라를 최고로 친다. 이름하여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니아’다. 정통파들은 캄파니아 물소젖으로 만든 모차렐라만이 진정한 모차렐라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소젖으로 만든 것도 모차렐라라고 부른다. 모차렐라는 ‘피오르 디 라테’, 번역하면 ‘우유의 꽃’이라는 서정적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차렐라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6세기 바르톨로메오 스카피가 쓴 요리책에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모차렐라는 우유를 응고시켜 커드라고 하는 고체를 먼저 만들어 준다. 그런 다음 뜨거운 물에 넣고 커드를 잡아당겨 길게 늘어뜨리는데 마치 국수나 실을 뽑듯 계속 늘려 준다. 여러 번 늘리는 과정을 거치면 실타래처럼 조직이 생기는데 이때 생기는 심줄을 스트링이라고 한다. 한 줄 한 줄 잡아 떼어먹는 스트링 치즈의 그 스트링이다. 스트링이 촘촘해진 반죽을 동그란 모양으로 만든 후 잡아 끊어 준다. 이 행위를 이탈리아어로 ‘모차레’라고 해서 모차렐라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확실치는 않다. 수작업으로 한다면 꽤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다른 유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조직감이 모차렐라의 매력이다. 그냥 먹으면 부드러운 떡을 먹는 듯 쫄깃하면서 신선한 우유의 향을 함께 느낄 수 있고, 익히면 우리가 아는 것처럼 길게 늘어진다. 나폴리 사람들은 일찌감치 모차렐라의 매력을 깨닫고 그들의 피자 위에 얹어 구워냈다. 나폴리식 피자 위의 모차렐라를 본 미국인들은 곧 저렴하면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모차렐라 가공 치즈를 만들어 냈다. 신선한 오리지널 모차렐라의 풍미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쫄깃하고 길게 늘어지는 식감만 구현해 낸 것이다. 모차렐라의 사촌인 부라타는 출생이 늦은 편이다. 부라타의 고향은 이탈리아의 남부 풀리아 지방에 있는 안드리아란 작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가장 신빙성 있는 설은 1950년대 안드리아의 한 치즈 생산자가 치즈를 만들고 난 후 남은 잔여물을 활용하고자 부라타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부라타는 잘게 찢은 모차렐라와 크림을 섞어 스트라치아텔라라는 속을 만든 후 모차렐라를 평평하게 늘려 속을 넣고 보자기처럼 둘러싸서 만든다. 외피의 질감과 속의 질감이 서로 달라 재미있는 식감을 선사해 줄 뿐만 아니라 두 가지 치즈의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꽤 있기가 높다. 모차렐라를 비롯한 프레시 치즈 중에서도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복잡해 프리미엄 치즈로 평가받는다. 보통 모차렐라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다.모차렐라는 생으로 먹거나 익혀 먹을 수 있는 것과 달리 부라타는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었을 때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 보통 그 자체로 하나의 전채요리로서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해서 먹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각종 요리에 함께 쓰는 게 유행이다. 모차렐라 대신 샐러드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빵 위, 심지어 만들어 놓은 파스타 위에 얹혀 나오기도 한다. 크리미한 속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식욕을 더 자극한다. 유행은 흐르고 또 변한다지만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는 이런 유행은 반갑기만 하다. 해외에는 아직 우리가 미처 모르는 수많은 식재료들이 존재한다. 하루라도 빨리 여행이 자유로워지고 더 많은 음식과 식재료가 교류돼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지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 中 인공눈에 날아간 ‘스키 여제’의 꿈

    中 인공눈에 날아간 ‘스키 여제’의 꿈

    ‘대회전 10초, 회전 5초.’ ‘스키 여제’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경기에서 스키를 탔던 시간은 고작 15초에 불과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2018년 평창올림픽에 이어 베이징올림픽까지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미케일라 시프린(27·미국)이 알파인 여자 대회전에 이어 회전 경기에서도 실격 처리됐다. 최초로 알파인스키 전 종목 석권(5관왕)에 도전했던 시프린은 이제 ‘노메달 귀국’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시프린은 9일 중국 베이징 북부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회전 1차 시기에서 경기 시작 5초 만에 넘어져 레이스를 포기했다. 지난 7일 대회전 1차 시기에서도 경기 시작 10초 만에 미끄러져 실격된 시프린은 2종목 연속 경기 시작과 함께 실격돼 충격을 줬다. 시프린이 회전과 대회전에서 두 번 연속 실격된 건 16세 때인 2011년 12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시프린은 이날 넘어진 뒤 한참을 눈 위에 걸터앉아 일어서지 못했다. 탈락한 2개 종목인 대회전과 회전은 시프린의 주 종목이다. 시프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이겨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시프린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한 배경으로는 100% 인공눈으로 치러지는 옌칭 코스에 적응을 제대로 못 했거나 지난해 10월 허리 통증을 겪은 데 이어 12월 코로나19 확진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아버지를 잃은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 시프린은 “아버지가 계셨다면 이런 것을 이겨 내라고 얘기해 주셨겠지만 여기 안 계신다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 금메달은 시프린의 경쟁자였던 페트라 블로바(27·슬로바키아)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카타리나 리엔스베르거(25·오스트리아), 동메달은 웬디 홀데네르(29·스위스)가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 김소희(26·하이원)는 39위로 경기를 마쳤다. 강영서(25·부산시체육회)는 1차 시기에서 기문을 통과하지 못해 실격 처리됐다. 시프린은 이제 남은 3개 종목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졌다. 시프린은 11일 슈퍼대회전에 출전한다. 올림픽 슈퍼대회전은 첫 출전이다. 시프린은 “나는 이미 올림픽 메달 3개를 획득했다.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 베이징 흔드는 러시아 도핑 스캔들 … 英 언론 “발리예바 조사 중”

    베이징 흔드는 러시아 도핑 스캔들 … 英 언론 “발리예바 조사 중”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뒤흔들 도핑 스캔들이 터졌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선수들이 도핑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러시아의 ‘피겨 천재소녀’ 카밀라 발리예바(15)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인터넷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10일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를 치르는 문제가 피겨 단체전 메달 수여식이 연기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앞서 9일 단체전 메달 수여식이 연기된 것이 “러시아 선수가 올림픽 이전에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 대한 상황이 메달 수여식이 미뤄진 원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이어 해당 선수가 발리예바이며, 발리예바가 올림픽 이전에 복용한 약물에 대한 조사로 인해 메달 수여식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금메달을 따낸 피겨 단체전 메달 수여식은 8일 오후 9시(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다. 다만 발리예바는 아직 만16세가 지나지 않아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약에 따른 ‘보호 대상’이다. 만약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공식적으로 신원이 드러나지 않으며 처벌 수위도 낮다. 올림픽에서의 도핑 검사를 실시하는 국제검사기구(ITA)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은 메달 수여식이 미뤄진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혹이 터지자 러시아 정부는 IOC 등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우리 선수들의 메달 수여식이 연기된 것에 대해 공식 성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조직적인 도핑 테스트가 적발돼 2020년 1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2년간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받았다. 이번 대회 피겨스케이팅 2관왕을 노리는 최고 스타이자 불과 15세인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베네딕토 16세, 뮌헨 대교구 미성년자 성 학대 피해자에 공식 사과

    베네딕토 16세, 뮌헨 대교구 미성년자 성 학대 피해자에 공식 사과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94)가 독일 뮌헨 대교구에서 발생한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 학대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베네딕토 16세는 1977~1982년 뮌헨 대주교 시절 발생한 성 학대 범죄로 성직자 4명이 지난달 기소된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미성년자 성 학대 성직자들에 대한 독일의 지난달 조사에 대한 응답 차원의 편지에서 “성 학대를 당한 모든 피해자들에게 저의 깊은 수치심과 슬픔을 표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는 가톨릭교회에서 큰 책무를 지고 있었다”며 “내 임기 동안 여러 곳에서 발생한 학대와 오류에 대해 그만큼 더 큰 고통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의 이번 사과는 뮌헨 대교구의 성 학대 사건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그의 첫 공식 사과 메시지다. 앞서 뮌헨 대교구의 의뢰를 받아 성직자의 성 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법무법인 베스트팔슈필커바스틀(WSW)은 지난달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945~2019년 사이 대교구 내에서 최소 497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60%는 8~14세 사이의 미성년자였다. 성 학대에 가담한 성직자는 사제 173명과 부제 9명 등 최소 235명에 달했다. 이 중 40명은 성 학대 적발 후에도 다시 사목활동을 했다. 보고서는 특히 베네딕토 16세가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던 동안 최소 4건의 성 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의 보좌관들은 교황청이 이날 그의 편지와 함께 함께 발표한 별도 성명에서 그가 성 학대 범죄를 은폐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들은 사건 보고서가 베네딕토 16세가 성 학대 범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출신으로 본면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 후임으로 제265대 교황직에 올라 8년간 직무를 수행한 뒤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자진 사임했다. 그는 사임 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 “통한의 0.01초” 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평행 4강 좌절 후 한 말

    “통한의 0.01초” 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평행 4강 좌절 후 한 말

    ‘소치 2관왕’ 와일드에 0.01초 차 석패“꼭 메달 따서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었는데”‘쇼트트랙 판정’ 분위기 못 바꾼 아쉬움 토로올시즌 랭킹 1위… 예선 1위로 본선 순항유력 ‘금메달 0순위’였으나 꿈 4년 뒤로설상 종목에서 한국 최초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던 스노보드 간판 ‘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의 꿈이 단 0.01초 차이로 멈춰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에 땄던 이상호는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부문 종합 랭킹 1위를 달리며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고, 예선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기 때문에 간발의 차로 놓친 메달에 아쉬움이 더했다.  이상호는 경기 직후 “제가 메달을 꼭 따서 (국민 여러분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드리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상호 “쇼트트랙 불미스러운 판정 너무 아쉬웠는데 제가 못해 아쉽” 이상호는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관왕(평행대회전·평행회전)인 36세 베테랑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빅토르 와일드에 불과 0.01초 뒤져 4강행이 좌절됐다.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 중 하나로, 정해진 코스를 가장 먼저 내려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두 선수가 곡선 코스를 나란히 내려오는 모습으로 ‘평행’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16강 토너먼트부터는 기록보다 옆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경쟁자를 조금이라도 앞질러야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상호의 경기력은 매우 좋았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컨디션이 좋다. 좋은 성적을 기대해 달라”며 자신감을 표했던 그는 예선부터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이상호는 예선 1·2차 시기 합계 1분 20초 54를 기록, 출전 선수 32명 중 1위에 올라 명성을 입증했다.  토너먼트 첫 경기인 16강에서도 안정된 레이스를 펼치며 다니엘레 바고차(이탈리아)를 0.92초 차이로 제쳤다.평창서 0.01초 차로 결승 갔는데8강서 간발의 차 탈락에 얼굴 감싸   8강이 고비였다. 이상호는 8강전 초반 레이스에서 0.07초 뒤졌지만 중반을 지나며 0.03초 차로 앞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막판 기문의 폴에 살짝 걸리며 속도가 줄어든 영향 속에 와일드의 막판 스퍼트로 0.01초 차이로 늦게 들어왔다. 이상호는 경기 직후 얼굴을 감싼 채 매우 아쉬워했다.  4년 전 평창에선 4강전 막판 스퍼트로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에게 0.01초 차로 승리해 결승 진출을 일궈냈던 이상호는 이번엔 0.01초 때문에 돌아서고 말았다. 경기를 끝낸 뒤 이상호는 “주위에서 기대하신 금메달을 갖고 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자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도 빙상 종목에서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팬의 한 명으로 응원했는데 어제 불미스러운 판정으로 너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제가 또 열심히 해서 메달을 획득, 기분 좋게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본 뒤 우리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려 했지만 5위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놓은 셈이다.정선 배추밭 개량 썰매장서첫 스노보드 타 ‘배추 보이’ 별명  이상호는 4년 전 은메달을 따면서 베이징에서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월 어깨 탈구로 수술대에 올랐고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러 어려움을 다 극복했던 이상호다. 4㎝가 늘어난 189㎝ 플레이트(스노보드 본체)에 빠르게 적응했고,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 7차례 나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특유의 열정과 정신력으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왔다. 이상호는 전날 쇼트트랙 대표팀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메달을 놓친 것을 떠올리며 “(아직 첫 메달도 따지 못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인데 내가 꼭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0.01초를 극복하지 못하며 올림픽을 마감하게 됐다.  이상호는 강원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정선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 보드를 탔다. 배추는 정선군 특산물이다. 이 때문에 이상호의 별명이 ‘배추 보이’다. 이상호는 2017년 3월 FIS 월드컵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키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되더니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스노보드 스타로 급부상했다.이상호 꺾은 와일드는 동메달37살 카를 생애 첫 금메달 한편 이상호를 꺾고 올라간 와일드는 준결승전에서 팀 마스트나크(슬로베니아)에게 0.48초 차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으나 3위 결정전에서 롤랑 피슈날러(이탈리아)의 완주 실패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이 마스트나크를 0.82초 차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카를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5개를 보유했으나 올림픽에선 2010년 밴쿠버 대회 평행대회전 은메달, 소치 대회 평행회전 동메달만 따 37세에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갖게 됐다.
  • [마감 후] ‘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강국진 사회정책부 차장

    [마감 후] ‘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강국진 사회정책부 차장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 말로는 그 시절을 경험했던 수많은 40~50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에 젖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드라마에 공감 가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그때는 그랬지’ 하는 감상에 빠진 적도 없고 뭔가 아련한 향수 비슷한 냄새가 난 적도 없다. ‘고증’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이 드라마의 첫인상을 떠올리자면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산다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참 기묘하다는 정도. 당시 정부 취향을 맞춘 건가 싶었다. 어린 시절 고무신을 신고 다니다 아궁이에 얹은 솥단지로 지은 밥을 먹고, 잠잘 때마다 천장에서 들리는 생쥐 소리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던 촌놈으로선 1980년대 후반 도시생활 풍경에 공감대가 생길 리가 없다. 명색이 국가에서 관리·운영한다는 국도(國道)가 쌍팔년 즈음해서야 겨우 포장도로가 됐던 전라도 출신에겐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포장도로조차 낯선 물건일 뿐이다. 물론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갖는다. 강력한 공통 경험은 공감대를 넓혀 주고 비슷한 사고방식까지도 갖게 해 주는 힘이 있다. 가령 40대는 젊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적인 승리를 목격했고, 민주화라는 성과와 뒤이은 퇴행을 겪었다. 두 차례 거대한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대 전체를 단일한 집단이나 되는 것처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건 과연 얼마나 타당할까. 586세대나 MZ세대처럼 상식처럼 통용되는 각종 ‘세대 담론’은 허점이 너무 많다.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주인공들에 해당하는 ‘586세대’만 해도 그렇다. 1960년대에 태어나 고도성장기에 취직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 게 ‘586세대론’의 핵심이지만 실제로는 20대와 함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현재 50대다. 젊어서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했다는 걸 586세대 특징인 양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 대학진학률은 1988년에 딱 35%였다. 50%를 처음 넘긴 것도 1995년이었다. 1980년대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에 참여한 사람을 절반이라고 가정하더라도 50대 가운데 20%가 채 안 된다. 다르고 낯선 존재를 손쉽게 재단하고 싶은 욕망에 편승한 작명가들은 386세대, 신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모래시계세대, 미생세대 등 각종 신제품으로 호객행위에 열심이다. 과연 요즘 한참 잘나가는 ‘MZ세대 담론’은 뭐가 얼마나 다를까. 호사가들은 새롭고 다르다는 걸 입증하려고 온갖 근거를 갖다 붙이지만 솔직히 ‘혈액형 성격론’만큼이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이대남’ 얘기가 많지만 역시나 이들을 거대한 동일집단으로 묶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에게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동갑내기보다 오히려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50~60대 계약직 아저씨들이 훨씬 동질적인 집단이 아닐까. 20대 내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계급적 차이에 주목하는 정책이 아쉬운 이유다. 호사가들의 ‘자기 충족적 예언’에 휘둘려 정부조차 MZ세대 노래를 부르는 건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 [기고]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디지털 르네상스/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기고]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디지털 르네상스/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르네상스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문예부흥을 일컫는다. 학문, 예술뿐 아니라 정치·과학·건축 등 전 영역에서 새로운 기법의 시도와 다양한 실험이 이뤄졌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물을 통해 지식이 급속도로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이 한층 자유롭게 발현됐다.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디지털 르네상스가 한창이다. 우리가 만든 반도체,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제품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ICT 수출은 2276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마스크 앱, 민관이 힘을 모아 구축한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을 가능케 했다.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영화·드라마·노래·웹툰 등 K콘텐츠가 사랑받는 시대, 디지털 르네상스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사회 전반에 디지털 인프라가 자리잡은 데는 지난해 추진한 디지털 뉴딜의 역할이 크다. 특히 코로나19로 갑작스레 비대면화가 요구됐을 때, 디지털 뉴딜은 시의적절하게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었다. 11조원에 달하는 투자와 함께 관련 분야 법과 제도를 신속하게 개선한 정부의 노력을 바탕으로 전국 22만여개의 기업과 기관, 14만여명의 인력이 대규모 국가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올해 초 개최된 ‘CES 2022’에서도 디지털 강국의 면모가 빛났다. 개최국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가해 역대 가장 많은 139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반려견의 코 무늬로 신원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펫나우가 최고혁신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정부는 올해 디지털 뉴딜 정책을 한층 대담하고 선제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9조원의 예산을 투자해 구축한 디지털 인프라 활용을 대폭 강화하고, 메타버스 등 초연결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미래형 일자리와 국민 경제 먹거리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패권경쟁에 맞서 인공지능 반도체, 6G와 같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모바일 운전면허증·디지털배움터·스마트시티를 비롯해 누구나 일상 곳곳에서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성과를 확산할 것이다. 14세기 르네상스가 페스트로 참혹해진 유럽 전역에 변혁을 가져왔듯, 디지털 대전환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을 꽃피우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2022년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지식이 샘솟고, 청년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경제성장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다. 훗날 역사가 대한민국의 2022년을 ‘디지털 르네상스의 시대’로 기록하길 희망한다.
  • “7세도 본인 카드… 어엿한 금융 고객”

    “7세도 본인 카드… 어엿한 금융 고객”

    “아이들이 호소하는 건 명확했어요. ‘내 용돈은 내가 관리하겠다’는 것이죠. 부모님 카드를 쓰면 잔액이 얼마가 남았는지, 얼마를 썼는지 뚜렷하게 알 수 없는 데다 소비 활동이 감시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토스에는 ‘틴즈 사일로’라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상품을 개발하는 부서가 있다. 이 부서에서 상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윤주승(35) 상품 책임자(PO)를 7일 서울 강남구 토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보통 아이들의 금융 능력은 부모가 가진 경제적 역량이나 관심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부모들도 자녀 경제 교육이 막막한 측면이 있는 만큼, 아이들이 토스를 통해 경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토스는 만 7세부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윤 PO는 직접 아이들과 부모의 목소리를 찾아다녔다. 그는 “‘세뱃돈은 엄마가 통장에 잘 넣어 둘게’라는 말처럼 부모들은 자녀가 모르는 자녀 명의의 통장에 돈을 모아 두곤 하더라”며 “원하는 카드 디자인을 조사했을 땐 부모는 캐릭터가 있는 알록달록한 카드를 꼽았지만 아이들은 외려 ‘심플하고 세련돼 보이는 카드’를 선호해 부모와 자녀 간 취향이 겹치는 지점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만 7세 이상부터 만 16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토스 유스카드를 출시했다. 틴즈 상품을 만들 땐 조심스러운 측면도 많다. 윤 PO는 “청소년 금융은 도덕적, 윤리적 측면까지 따져 더 까다롭게 접근을 해야 한다”며 “10대의 금융 이용 패턴에 맞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맞춤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생활에 대한 수요가 어린 고객층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만큼 제도적 기반 역시 다져야 할 때”라며 “삼촌의 마음으로 조카뻘 아이들에게 주체적으로 용돈 관리를 하는 기쁨을 알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최근엔 용돈기입장 개념을 바탕으로 한 용돈 운용 방법을 조언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 [월드피플+] 모로코 ‘우물 소년’ 구하려 3일간 맨손으로 땅 판 남성

    [월드피플+] 모로코 ‘우물 소년’ 구하려 3일간 맨손으로 땅 판 남성

    깊이 32m의 우물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한 모로코 5세 소년을 향한 애도의 메시지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소년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땅을 팠던 한 남성의 노력이 뒤늦게 알려졌다. 모로코 북부 쉐프샤우엔주 이그란 마을에 살던 라얀(5)은 지난 1일, 아버지가 보수 작업을 하던 우물 옆에서 놀다 우물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라얀은 32m 지점에 갇혔고, 구조대가 즉시 구조작업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라얀이 빠진 우물의 입구 직경이 매우 좁은데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욱 좁아지는 구조 탓이었다.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됐고, 구조대는 라얀의 상대를 살피며 산소와 물, 음식 등을 받줄에 매달아 내려보냈다. 구조 현장에는 라얀을 도우려는 수천 명이 몰렸는데, 그중 한 명이 사라위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사라위는 라얀이 우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아이를 꺼내고자 맨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당시 구조대가 현장에 있긴 했지만, 라얀을 조금이라도 빨리 우물 밖으로 꺼내는데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구조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밤낮없이 땅을 파는 사라위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한 SNS 사용자는 “이 남성이 3일 동안 라얀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땅을 팠던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다. 진정한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SNS 사용자는 사라위의 사진과 함께 “이 남성은 라얀을 우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 쉬지 않고 땅을 팠다. 큰 존경을 표한다”고 적었다. 공개된 사진은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사라위가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고 있다. 현장에서 사라위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하느님께서 이 사람에게 상을 주시고 낙원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사라위를 포함한 수많은 현지인, 그리고 모로코 안팎에서 쏟아진 응원에도 불구하고 라얀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나흘째인 지난 5일, 구조대가 라얀이 있는 곳까지 닿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이날 라얀이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라얀의 부모에게 애도를 표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는 라얀의 초상화와 함께 명복을 비는 메시지들이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라얀의 가족과 모로코 국민에게 우리가 고통을 나누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 [중견기자 칼럼]‘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

    [중견기자 칼럼]‘세대’ 신화에 휘둘리는 국가정책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 말로는 그 시절을 경험했던 수많은 40~50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에 젖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드라마는 재미없었다. ‘그 때는 그랬지’ 하는 감상에 빠진 적도 없고 뭔가 아련한 향수 비슷한 냄새가 난 적도 없다. ‘고증’으로 승부를 건다고 홍보하면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 드라마 아니랄까봐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산다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참 기묘하다는게 첫인상이었다. 어린 시절 고무신을 신고 다니다 아궁이에 얹은 솥단지로 지은 밥을 먹고, 밤마다 천장에서 들리는 생쥐 소리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았던 촌놈으로선 80년대 후반 도시생활 풍경에 공감대가 생길 리가 없다. 명색이 국가에서 관리·운영한다는 국도(國道)가 쌍팔년 즈음해서야 겨우 포장도로가 됐던 전라도 출신에겐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포장도로조차 낯선 물건일 뿐이다. 물론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갖는다. 강력한 공통 경험은 공감대를 넓혀주고 비슷한 사고방식까지도 갖게 해주는 힘이 있다. 가령 40대는 젊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극적인 승리를 목격했고, 민주화라는 성과와 뒤이은 퇴행을 겪었다. 두 차례 거대한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대 전체를 단일한 집단이나 되는 것처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건 과연 얼마나 타당할까. 586새대나 MZ세대처럼 상식처럼 통용되는 각종 ‘세대 담론’은 헛점이 너무 많다.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주인공들에 해당하는 ‘586세대’만 해도 그렇다. 1960년대에 태어나 고도성장기에 취직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는게 ‘586세대론’의 핵심이지만 실제로는 20대와 함께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50대다. 젊어서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했다는걸 586세대 특징인양 얘기하는 것도 그렇다. 대학진학률은 1988년에 딱 35%였다. 50%를 처음 넘긴 것도 1995년이었다. 1980년대 대학에 가서 학생운동에 참여한 사람을 절반이라고 가정하더라도 50대 가운데 20%가 채 안된다. 다르고 낯선 존재를 손쉽게 재단하고 싶은 욕망에 편승한 작명가들은 ‘386세대’ ‘신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모래시계 세대’ ‘미생 세대’ 등 각종 신제품으로 호객행위에 열심이다. 과연 요즘 한참 잘나가는 ‘MZ세대 담론’은 뭐가 얼마나 다를까. 호사가들은 새롭고 다르다는 걸 입증하려고 온갖 근거를 갖다 붙이지만 솔직히 ‘혈액형 성격론’ 만큼이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많게는 수백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나이 하나로만 갈라치려다 보니 온갖 무리수가 안 나올 수가 없다. 1990년대엔 30대를 ‘감각적인 신세대와 옛 세대 사이에 낀, 활자와 비디오 사이에 낀 세대’로 규정하는 얘기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이 지금은 꼰대의 대표주자처럼 놀림받는 50대다. ‘민주화에 헌신적이었던 386(지금은 586)’과 구분되는 ‘이기적이고 타인과 현실정치에는 무관심한 신세대’라는 분석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그 신세대가 지금은 정치참여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40대다. 그러고보니 ‘탈정치화된 신세대’라는 레파토리는 요즘 유행하는 ‘이대남’ 담론과 꽤 닮았다. 애초에 20대를 거대한 동일집단으로 보는게 가능한지부터 따져볼 노릇이다. 오히려 20대 내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계급적 차이에 주목하는 정책이 아쉽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에게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동갑내기보다 오히려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50~60대 계약직 아저씨들이 훨씬 동질적인 집단이 아닐까. 호사가들의 ‘자기 충족적 예언’에 휘둘려 정부조차 MZ세대 노래를 부르는 건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 부산도시공사, 부산 일광·용호 행복주택 1067가구 모집

    부산도시공사, 부산 일광·용호 행복주택 1067가구 모집

    부산도시공사는 일광·용호 행복주택(1천67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행복주택은 청년층 등의 주거비 경감을 위해 시세에 비해 저렴한 조건으로 공급한다. 일광 행복주택은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853번지 일원으로 동해남부선 일광역이 생활반경 1km내에 위치하고 있다.오시리아 관광단지와 기장군 인근 각종 산업단지로의 출퇴근이 용이하다. 전체 8개동 25층 규모이다. 주거전용면적 기준으로 19㎡(216세대), 29㎡(214세대), 36㎡(44세대), 44㎡(306세대), 59㎡(219세대)이다. 부대복리시설로 맘스라운지, 피트니스센터, 어린이집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청년의 복지환경 및 신혼부부의 보육환경을 지원한다.용호 행복주택은 남구 용호동 23번지 일원으로 걸어서 5분 이내 버스정류장이 있다. 인근에 경성대학교, 부경대학교 등 3개 대학과 도시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1개동 13층 규모로 주거전용면적 기준으로 26㎡(36세대), 44㎡(32세대)이다. 부대복리시설로 주민운동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 일광·용호행복주택의 입주대상은 무주택자 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대학생, 취업준비생, 청년,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예비포함), 한부모가족, 고령자, 주거급여수급자이다. 일광·용호행복주택의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청약신청은 오는 3월 2일부터 3월 11일까지 부산도시공사 홈페이지를 참고해 전자우편으로 하면 된다.
  • 英여왕 “찰스 왕위 오르면, 커밀라 왕비로 인정받길”

    英여왕 “찰스 왕위 오르면, 커밀라 왕비로 인정받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6일(현지시간) 즉위 70주년을 맞았다. 1000년에 이르는 영국 왕실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자 현 세계 군주 중에서도 최장수 기록이라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이날 전했다. 격변의 세계사를 일평생 겪은 여왕은 ‘영국인의 혼을 아는 정신적 지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1926년생으로 올해 95세인 여왕은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를 이어 왕위를 이어받았다. 아이 둘을 둔 25세 젊은 여왕의 등극에 영국인들은 환호했다. 당초 왕위계승 서열 1위는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였다. 하지만 그가 미국 평민 출신 이혼녀인 윌리엄 심프슨 부인과 세기의 스캔들을 빚고 왕위 대신 사랑을 택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왕좌는 그녀에게 돌아갔다. 여왕은 윈스턴 처칠부터 14명의 영국 총리를 겪었고 소련 스탈린, 중국 마오쩌둥 등 세계를 주름잡은 파워맨과도 두루 만났다. 미국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까지, 린든 존슨을 제외한 14명을 모두 면담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지켜보며 대영 제국의 마지막을 목도했고,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 사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도 여왕 재임 중 일어났다. 세계 군주제 역사에서 70년의 통치 기간을 넘긴 인물은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 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리히텐슈타인 요한 2세 대공 정도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여왕은 왕족을 보는 싸늘한 시선 속에서도 영연방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 왔다. 1945년 공주 신분으로 2차 대전에 참전해 트럭 운전병으로 복무하며 타이어를 직접 갈아 끼웠고, 1992년에는 왕실 면세 특권을 포기했다. 지난해 사별한 남편 필립공과는 해로했지만 자식 문제로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아들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불화 끝에 이혼했고 1997년 다이애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을 때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그는 지난 5일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아들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그의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도 ‘왕비’(Queen Consort)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 테크노밸리에도 해양정원에도… 꾸미고 갖추니 ‘북적북적 서산’

    테크노밸리에도 해양정원에도… 꾸미고 갖추니 ‘북적북적 서산’

    테크노밸리 대박에 젊은층 몰려지자체 고용률 전국 3위로 껑충 가로림만에 5년간 2448억 투자관광객 연간 최소 400만명 유치 해미성지를 다종교 융합 상징화순례·관광 오는 제2 산티아고로 군비행장 활주로 활용 공항 추진주변 철도 연결, 서해안 중심으로# 경운기부대가 갯벌을 달린다. 힙합 버전의 민요 ‘옹헤야’가 백뮤직으로 깔리면서 박진감과 에너지가 터질 듯하다. 1분 30초짜리 이 영상은 해미읍성, 간월도, 유기방가옥 등 충남 서산 관광지도 담았지만 경운기들이 줄지어 달리는 이 장면이 백미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9월 영화 ‘매드맥스’를 본떠 가로림만 갯벌에서 제작한 이 ‘머드맥스’는 3470만 뷰를 넘을 정도로 대박을 쳤다. 경운기를 몰고 내달린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고령의 주민들은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 특별상을 받았다. # 맹정호 서산시장은 지난해 2월 김지철 충남교육감을 만나 ‘성연초등학교 제2캠퍼스’ 건립을 제안했다. 2017년 서산 최대 규모로 서산테크노밸리로 이전 개교한 성연초교가 4년 만에 과밀학급이 됐다. 서산테크노밸리 덕분이다. 산업단지 조성 후 젊은층이 몰려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3000명도 안 되던 성연면의 인구가 1만 6000명 안팎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최근 20~40세 인구수가 6000명을 넘어 평균 연령이 순식간에 34.6세로 낮아졌다. 서산시 평균 43.5세보다 9년이나 더 젊다.서산시는 천혜의 자연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색깔을 띠고 있다. 전통 농어촌에서 자동차와 석유화학 중심 대규모 산업단지로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원시의 모습을 잃지 않은 자연을 활용한 휴양명소, 천주교 국제성지 지정에 따른 종교의 ‘메카’, 충남 유일의 공항 건설 계획 등이 더해지면서 ‘매력 도시’로 커 가고 있다. 서산시는 6일 2026년까지 국비 1555억원 등 총 2448억원을 투입해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물범홍보관, 예술창작공간과 감태갯벌정원, 낙지갯벌정원, 등대정원 등으로 꾸며진 가로림만 해양정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생태탐방 뱃길과 투어버스 노선도 만든다.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지난 30년간 조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지루하게 벌어졌던 갈등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해양생태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획으로 반전이 이뤄져 의미가 크다. 김종국 서산시 주무관은 “국내 최초의 해양정원 사업이 완료되면 관광객이 연간 최소 400만명으로 지금보다 몇 배 더 늘어나고, 주민은 관광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적 112.57㎢의 드넓은 가로림만 서산 해안에서 대산읍과 팔봉·지곡면 17개 어촌계, 1000여명의 계원 등 수많은 주민들이 바지락과 굴을 채취하고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 간다. 서산시는 올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함께 국가해양정원 승격을 목표로 세웠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말 설계비로 국비 35억 8500만원을 확보해 통과 가능성이 높다”며 “홍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해미성지는 지난해 12월 15일 국제성지로 인정하는 교황청의 교령(공식 결정 문서)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성지는 30여곳, 국내에서 서울 순례길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무명의 천주교인 1000여명이 재판도 없이 처형을 당한 성지는 거의 유일하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미성지 진둠벙(교인을 묶어 던져 죽인 웅덩이) 앞에서 “센자노메(senza nome·이름 없이), 센자노메…”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서산시는 무명 순교자의 묘, 성지기념관, 성당이 있는 해미성지 3만㎡를 종교의 메카로 키우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4만 5400여명이던 방문객 수가 교황 방문 이후 6만명을 훌쩍 넘겼다. 시는 지난달 국제성지조성팀을 신설해 성지~해미읍성~산수저수지~한티고개로 이어지는 성지순례길 11㎞ 조성부터 나섰다. 2025년까지 순례길에 가상현실(VR) 등 영상과 디자인 조명 설치 등을 통해 서산에 숭고한 종교적 이미지를 입힌다는 구상이다. 내년까지 성지~해미읍성 구간에 옛 모습을 재현하는 사업도 펼친다. 박기남 시 주무관은 “성지 주변에 체험시설 등을 조성해 난개발을 막고 천주교뿐 아니라 유교·불교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다종교 융합을 상징하는 세계적 국제종교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산공항 건설도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들의 현장실사가 이뤄져 긍정적이다. 실사는 해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비행장과 공항터미널 예정지에서 이뤄졌다. 주기훈 시 주무관은 “군산, 사천 등 다른 공항보다 예상 이용객이 훨씬 많고 해미국제성지 등으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2017년 말 국토부 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BC)이 1.32로 높게 나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산공항은 공군비행장 활주로를 활용해 국내선을 운항할 계획으로, 2025년까지 완공이 목표다. 서산 교통의 다양화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충남과 경기 평택 등 지역 주민뿐 아니라 스페인 산티아고처럼 해미성지를 찾는 순례자와 관광·무역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의 접근도 쉬워진다. 건설비도 기존 군공항을 활용해 509억원밖에 들지 않는다. 주 주무관은 “서산공항 건설에 현재 추진 중인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대산항 구간과 장항선 삽교역~서산공항~안흥항 구간에 철도까지 건설되면 서산은 없는 게 없는 서해안 최고 교통요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 [나우뉴스]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나우뉴스]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기적은 없었다. 모로코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간절히 소년의 생환을 염원했지만, 소년은 끝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모로코 SNRT뉴스는 깊이 32m 우물에 빠진 라얀(5)이 사고 나흘 만에 겨우 구출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밤 9시 30분쯤 우물 바닥에서 사망한 라얀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발생 100여 시간 만이었다. 사고 당일인 1일부터 닷새 동안 현장을 지키며 초조하게 구조 소식을 기다린 수백 인파는 라얀의 사망 소식에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터널 밖을 둘러싸고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기도와 응원가를 부르던 주민과 자원봉사자, 구조대와 헌병대, 경찰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얀을 실은 들것이 우물 밖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기적 생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던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 사망 발표가 있은 후 침통함 속에 라얀을 애도하고 있다. 라얀은 지난 1일 오후 쉐프샤우엔주 작은 마을 타모롯 집 근처에서 놀다 수리 중이던 우물에 빠졌다. 다행히 물이 마른 우물이라 목숨은 건졌지만 32m, 지하 15층 깊이에 갇혀 버렸다. 구조는 쉽지 않았다. 우물 입구 지름이 45㎝에 불과한데다,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라 구조대원 접근이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일단 우물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라얀의 생존을 확인했다. 컴컴한 우물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라얀에게 밧줄로 산소통과 물, 음식 등을 내려보냈다. 이후 구조 계획 수립에 나선 당국은 우물 옆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물을 넓혀 내려가기엔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조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과 수직으로 땅을 모두 파낸 뒤,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 지점까지 다시 수평으로 땅을 뚫는 작전을 펼쳤다. 나흘을 꼬박 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구조대는 우물 바닥 위치까지 도달했다.그러나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산사태 위험이 큰 마지막 2m 수평 구간은 이번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다. 구조당국은 지형 전문 엔지니어를 동원해 라얀이 있는 지점까지 수평으로 PVC 관을 밀어 넣으며 조금씩 땅을 파냈다.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구조대는 사고 나흘 만인 5일 드디어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필사의 구조에도 라얀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허망하게 아들을 잃은 라얀의 부모에게 조의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가 즉위하면 카밀라 ‘국왕 배우자’ 불렸으면”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가 즉위하면 카밀라 ‘국왕 배우자’ 불렸으면”

    6일(이하 현지시간)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을 맞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하면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카밀라 파커볼스가 ‘국왕의 배우자’ 칭호를 받기를 바란다고 전날 밝혔다. 카밀라에 대해 ‘왕세자의 배우자’란 칭호도 인색했던 것에 비춰 파격적인 격상으로 현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에는 ‘왕비’ 칭호가 붙여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성명을 통해 “아들 찰스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 (대중들이) 나에게 준 것과 같은 지원을 카밀라에게도 줄 것으로 안다”며 “그때가 되면 카밀라가 국왕의 배우자로서 충성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여왕이 카밀라를 왕실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AFP 통신 역시 여왕이 본인의 사망 후 미래를 계획하고 있으며 콘월 공작부인인 카밀라를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살아 있을 때 버젓이 불륜을 저지른 카밀라를 대중이 온전히 국왕의 배우자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최근 카밀라가 활발한 왕실 활동으로 대중적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오랜 연인 사이였던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는 지난 2005년 윈저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카밀라도 이혼녀 신분이었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는 1995년 공영방송 BBC 인터뷰를 통해 “이 결혼에는 세 사람이 있다”며 남편이 카밀라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음을 폭로했다. 다이애나는 왕실과 관계가 틀어져 이듬해 찰스 왕세자와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과 밀회남을 쫓던 파파라치를 따돌리려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한편 즉위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대표들, 연금 생활자. 여성단체 회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리는 등 소박하게 자축했다. 하늘색 원피스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여왕은 밝은 표정으로 지역 주민이 만든 케이크를 잘랐다. 케이크의 축하 문구가 여왕이 아니라 사진기자들을 향한 채였지만 여왕은 웃으면서 상관없다고 말했다. 여왕이 비교적 큰 규모의 왕궁 밖 대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석 달 보름 만의 일이다. 지난해 10월 19일 저녁 윈저성에서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1시간가량 지팡이도 없이 서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빌 게이츠 등을 만났다가 다음날 런던 시내 한 병원에 하루 입원한 뒤 공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리셉션 참석자는 여왕이 “반짝거리는” 모습이었다고 돌아봤다. AP 통신은 여왕이 최근 건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웠고 지팡이는 걸을 때보다 서 있을 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여왕의 플래티넘 주블리 기념행사는 6월 2∼5일 연휴에 거리 파티, 군 퍼레이드, 팝 콘서트 등 다양한 축하 행사들이 기획돼 있다. 즉위 당일은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기일이기도 해서 조용히 지나가고 대신 6월에 떠들썩한 축하 행사를 하는 것이 왕실 관례다. 7일엔 런던 곳곳에서 축포가 쏘아 올려져 축하 행사 시작을 알리게 된다. 여왕은 지난달 말부터 남편 필립공이 즐겨 머물던 샌드링엄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해 4월 필립 공이 세상을 떠난 뒤 처음으로 혼자 즉위 기념행사를 치르게 됐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예상보다 일찍 왕관을 썼다. 어린아이 둘을 둔 25세의 젊고 아름다운 여왕의 등장이었다. 태어났을 때는 왕위에 오를 가능성이 미미했지만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저유명한 심프슨 부인을 선택하는 대신 왕위를 포기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재위 70년을 넘긴 왕은 영국에선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루이 14세 프랑스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 요한 2세 리히텐슈타인 대공 등이 앞선 사례일 뿐이다. 현재 재위 군주 중에서는 최장수다. 윈스턴 처칠부터 14명의 총리를 겪었고 스탈린과 마오쩌둥 등을 만났고, 미국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까지 14명 가운데 린든 존슨만 빼고 모두 만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정치학 교수인 버넌 보그대너는 “여왕은 거의 비판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필립공과도 70년 가까이 해로했지만 자식들 문제는 늘 골칫거리였다. 최근엔 손자 해리 왕자가 왕실을 떠난 뒤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아들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하며 왕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여왕은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하고 전하 호칭도 떼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다른 손자 윌리엄 왕자의 평판은 괜찮지만 찰스 왕세자를 향한 대중의 눈초리가 여전히 싸늘해 불안을 키운다.
  •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영상)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영상)

    기적은 없었다. 모로코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간절히 소년의 생환을 염원했지만, 소년은 끝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모로코 SNRT뉴스는 깊이 32m 우물에 빠진 라얀(5)이 사고 나흘 만에 겨우 구출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밤 9시 30분쯤 우물 바닥에서 사망한 라얀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발생 100여 시간 만이었다.사고 당일인 1일부터 닷새 동안 현장을 지키며 초조하게 구조 소식을 기다린 수백 인파는 라얀의 사망 소식에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터널 밖을 둘러싸고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기도와 응원가를 부르던 주민과 자원봉사자, 구조대와 헌병대, 경찰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얀을 실은 들것이 우물 밖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기적 생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던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 사망 발표가 있은 후 주민들은 침통함 속에 라얀을 애도하고 있다.라얀은 지난 1일 오후 쉐프샤우엔주 작은 마을 타모롯 집 근처에서 놀다 수리 중이던 우물에 빠졌다. 다행히 물이 마른 우물이라 목숨은 건졌지만 32m, 지하 15층 깊이에 갇혀 버렸다. 구조는 쉽지 않았다. 우물 입구 지름이 45㎝에 불과한데다,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라 구조대원 접근이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일단 우물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라얀의 생존을 확인했다. 컴컴한 우물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라얀에게 밧줄로 산소통과 물, 음식 등을 내려보냈다.이후 구조 계획 수립에 나선 당국은 우물 옆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물을 넓혀 내려가기엔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조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과 수직으로 땅을 모두 파낸 뒤,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 지점까지 다시 수평으로 땅을 뚫는 작전을 펼쳤다. 나흘을 꼬박 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구조대는 우물 바닥 위치까지 도달했다.그러나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산사태 위험이 큰 마지막 2m 수평 구간은 이번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다. 구조당국은 지형 전문 엔지니어를 동원해 라얀이 있는 지점까지 수평으로 PVC 관을 밀어 넣으며 조금씩 땅을 파냈다.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구조대는 사고 나흘 만인 5일 드디어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필사의 구조에도 라얀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허망하게 아들을 잃은 라얀의 부모에게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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