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6세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민지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AI 인재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대본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423
  • 신발끈으로 어머니 목숨 구한 美 16세 소년의 사연

    신발끈으로 어머니 목숨 구한 美 16세 소년의 사연

    손목을 심하게 다친 어머니를 10대 소년이 자신의 새 운동화 신발 끈을 풀어 구한 놀라운 사연이 미국에서 전해졌다. CNN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메인주(州) 글렌번의 한 주택에 사는 여성이 사고로 손목을 심하게 다쳤지만 16세 아들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날 아침 크리스틴 이아로비노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여느 때처럼 손에 커피잔을 들고 집 앞에 나와서 걷고 있었지만, 얼음을 밟고 그만 미끄러져 쓰러지고 말았다. 이때 손에 든 커피잔이 깨지면서 손목을 크게 베이고 말았다. 여성은 자신의 손목에서 피가 꽤 많이 나는 것을 보고 함께 나와 있던 아들에게 즉시 911에 전화해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했다. 병원까지 차를 몰고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이러스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재빨리 911에 전화하고 어떻게든 어머니를 도우려 했다. 소년은 전화를 넘겨받은 어머니가 911 담당자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지혈을 위해 손목 위 옷을 꽉 잡고 상처를 계속 확인했다. 잠시 뒤 전화를 다시 넘겨받은 소년은 담당자의 지시에 따라 임시 지혈대를 만들기 위해 집 주변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다. 첫 시도에서 소년은 근처에 버려진 서랍을 묶어둔 끈을 사용하려 했지만, 적합하지 않아 다른 것을 찾아야만 했다. 소년은 “허리를 숙이고 쓸만한 재료를 찾던 중 내 새 운동화의 끈이 눈에 들어와 그 즉시 빼냈다”면서 “끈을 푸는 데는 1초도 안 걸린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고나서 소년은 집 한쪽에서 작은 합판 조각을 찾아 지혈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어 소년은 어머니의 손목에 지혈대를 대고 좀 전에 빼낸 신발 끈을 둘러 매듭을 묶고 거기에 막대 한 개를 꽂아 비틀어 출혈을 최대한 막았다. 이는 소년이 봤던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가 꽤 도움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곧이어 구급차가 도착했고 여성은 아들과 함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성은 아들이 만들어준 지혈대를 병원 것으로 바꾸기 전까지 총 40분 동안 자신의 손목에 있었다고 설명했다.여성은 이날 사고로 손목과 팔의 동맥과 신경이 절단돼 총 7시간 동안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여성은 “담당의는 내 손목의 상처 깊이가 4분의 1인치(약 0.6㎝)나 됐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상처는 손목과 팔뚝에 각각 약 2인치(약 5㎝) 너비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실밥을 풀긴 했지만, 손을 제대로 쓰려면 회복에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여성은 당시 출동해준 구급대원들과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 그리고 자신을 위해 특히 애써준 아들에게 고마워했다. 여성은 “TV에서 하는 수술을 보고 어떻게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보거나 겪게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지적했다.
  • 청소년 백신접종 … 경기도민 4명 중 3명 ‘찬성’

    경기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민 4명중 3명은 청소년들의 백신접종을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최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고등학생(16~18세)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75%는 초등학교 6학년 부터 중학교 3학년(12~15세)까지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초등학교 1~5학년(7~11세) 까지는 62%, 5~6세에게는 41%가 각각 찬성하는 등 연령이 낮을 수록 찬성율도 낮았다. 특히 고등학교 학부형들은 90% 이상이 백신 접종에 긍정적이었고, 초등 6학년과 중학교 학부형들의 백신접종 의향율은 78%였다. 류영철 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조사결과로 청소년 백신 접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됐다”며 “집중 홍보를 통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도가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 만 18세 이상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 포인트다.
  • ‘영안실서 시신 102구 능욕’ 英 최악의 범죄자, ‘2회 종신형’ 받았다

    ‘영안실서 시신 102구 능욕’ 英 최악의 범죄자, ‘2회 종신형’ 받았다

    영국에서 최악의 집단 성폭행 피해 사건으로 꼽히는 일명 ‘데이비드 풀러 사건’에 대한 판결이 공개됐다. 동남부 턴브리지 웰즈 지역의 한 병원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던 데이비드 풀러(67)는 2008~2020년 자신의 직장의 영안실에서 시신을 능욕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해당 범죄의 ‘피해 시신’이 최소 102건이라고 파악했다. 풀러 역시 조사 과정에서 시신 능욕 혐의 51건에 대해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은 전기 기술자로서 영안실 출입증을 가지고 있었고, 직원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다시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풀러는 범행을 저지르고서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고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찾아보기도 했다”고 밝혔다.경찰은 풀러의 집에서 확보한 증거 영상을 통해 피해를 입은 시신 중 8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9세 소녀의 시신 한 구와 16세 소녀 시신 2구, 100세 여성의 시신도 포함돼 있었다. 풀러는 시신 능욕 외에도, 1987년 발생한 웬디 넬(당시 25세)·캐럴라인 피어스(당시 20세)를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현지시간으로 15일 메이드스톤 크라운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폴러는 2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종신형 2회’를 선고받았다. 여기에 시신을 능욕한 죄로 징역 12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종신형을 선고한 치마 그럽 판사는 “풀러는 두 젊은 여성을 살해하고, 영안실 출입증이 있다는 이유로 병원의 지하에서 죽은 자를 희생자로 선택했다”면서 “그는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며, 감옥에서 죽게 하는 것이 내 판결의 의도”라고 밝혔다. BBC 등 현지 언론은 폴러가 영국 최악의 연쇄살인사건 범인으로 꼽히는 레비 벨필드에 이어서 ‘종신형 2회’를 선고받은 범죄자가 됐다고 전했다. 9세 소녀 시신의 유가족은 “내 딸은 영안실에 누워 있을 때 강간을 당했다. 아이가 사망한 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주고, 안전하다고 생각한 곳에 두고 온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며 “내 딸은 자신을 학대하는 남자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다시는 내 인생을 즐기며 살지 않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여성은 살아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풀러가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며 자신의 잘못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 가야문화권 국가 제의시설 첫 발견

    가야문화권 국가 제의시설 첫 발견

    가야문화권에서 국가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보이는 제의시설이 처음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대동문화재연구원은 대가야 도읍지였던 경북 고령의 연조리 고분군 1호분을 발굴 조사한 결과 무덤이 아니라 제의시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대가야의 국가 제사에 관한 문헌 기록은 없지만 이번에 제의시설이 확인됨에 따라 대가야에서도 대규모 국가 제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 등에서는 신라가 국가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6세기 전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적은 아래는 둥글고 위는 네모진 내방외원(內方外圓)의 독특한 구조에 다른 무덤을 내려다보는 높은 위치가 제의시설로 판단한 근거가 됐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인 고령 주산성 인근에 위치한 연조리 고분군은 5∼6세기 봉분 65기와 석곽묘 300여기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의시설은 무덤이 몰린 곳과는 표고 차가 60m 정도 난다. 원의 지름은 대략 10m, 사각형 변은 4.4m, 높이는 1∼1.4m로 측정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제의시설은 하늘이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우주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1500원 주고 산 반지 알고보니 200년 역사 지닌 희귀품

    1500원 주고 산 반지 알고보니 200년 역사 지닌 희귀품

    우리 돈으로 약 1500원을 주고 산 반지가 ‘영국판 진품명품’ 격인 한 TV프로그램에서 200년 역사를 지닌 희귀 물건으로 밝혀졌다.  미러닷컴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12일 밤 BBC방송 인기 골동품 감정 프로그램 ‘앤틱 로드쇼’에 한 여성이 1파운드를 주고 산 반지를 들고나왔다. 여성은 이 반지를 과거 어느 날 재활용품 판매장에서 코스튬 주얼리로 판매되던 것으로 첫눈에 반해 구매했었다고 밝혔다. 코스튬 주얼리란 모조 보석 등을 사용하는 대신 디자인을 중시하는 장식품을 말한다. 여성은 “석영을 사용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골동품 감정전문가인 존 벤저민은 “이 반지는 꽤 오랜 역사를 지닌 희귀한 것”이라고 감정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벤저민은 또 금색으로 된 반지의 뒷면에 햇빛이 방사형으로 펼쳐진 모습을 가리키며 조지 왕조 시대(조지 1~4세 치세 때)에 흔히 만들어진 디자인으로 1790년부터 1800년 사이의 것이라고 말했다. 금색으로 부분은 실제 22캐럿의 옐로골드(금에 은과 구리를 혼합한 것)라고 덧붙였다.뜻밖의 감정에 여성은 “반지에는 품위(grade)를 증명하는 각인도 없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벤저민은 “각인이 없는 이유는 옐로골드로 된 반지 몸통이 인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지 중심부에 있는 회색빛의 돌을 온도 검사장치로 살펴본 뒤 이는 틀림없이 다이아몬드라고 밝히며 컷팅 방식이 매우 독특하지만, 무굴제국 시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깥쪽 붉은 돌은 루비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또 영국은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인도의 넓은 지역을 지배한 무굴제국이 쇠퇴한 뒤 인도를 식민지화해갔다면서 반지는 그런 역사에 의해 바다를 건너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반지는 타지마할 근처에서 발견돼 200년 뒤 영국의 재활용품 판매장에 진열됐다면서 28년간 이 프로그램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끝으로 그는 이 반지는 현재 2000파운드(약 310만 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성은 “지금까지 반지를 장롱에 넣어놨었지만, 앞으로는 끼고 다닐 것”이라고 답하며 미소를 보였다. 사진=BBC
  • 약촌오거리 사건 ‘10년 옥살이’ 피해자, 검사 사과받고 소송 취하

    약촌오거리 사건 ‘10년 옥살이’ 피해자, 검사 사과받고 소송 취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가 진범을 놓친 검사의 사과를 받고 손해배상 소송을 일부 취하했다. 피해자 최모(37)씨는 15일 서울고법 민사합의20-3부(부장 김영훈·홍승구·홍지영)의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변론에서 “피고 김훈영 검사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김 검사가 1심 패소 판결 이후 항소하기 전 최씨에게 연락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 소 취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최씨를 대리하는 박준영 변호사는 “김 검사가 화해 과정에서 보여준 노력과 진정성이 반드시 평가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씨와 가족들은 국가와 이씨, 김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국가가 약 1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면서 이씨와 김 검사가 배상금의 20%(3억 2000만원)를 부담하도록 했다. 김 검사에 대한 소송은 재판상 화해로 일단락된 반면 강압 수사 의혹을 받는 경찰관 이모씨에 대한 소송은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씨 측은 법정에서 “무고한 옥살이를 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이씨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최씨에게 불법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최씨 측은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건 형사 판결로 이미 인정된 사실”이라며 “이씨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16세였던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수사기관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재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김 검사는 2006년 진범을 조사하고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최씨는 만기 출소한 이후 2013년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2016년 11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풀어준 용의자는 뒤늦게 진범으로 드러나 2018년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년 2월 9일 열린다.
  • ‘셋이 합쳐 241세’...중국판 꽃보다 할배들의 고군분투 여행자금 마련기

    ‘셋이 합쳐 241세’...중국판 꽃보다 할배들의 고군분투 여행자금 마련기

    3인의 할아버지가 은퇴 후 여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강행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사연이 화제다. 중국 후난성 주저우에 거주하는 쉬 할아버지와 마 할아버지, 위 할아버지 3인이 최근 작은 만두 가게 문을 열었다. 은퇴 후 연금 생활을 유지했던 3인이 최근 계획에 없었던 만두 가게 창업에 성공한 것은 다름 아닌 여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3인의 아이디어가 발단이 됐다.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남은 여생 동안은 여행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은퇴 전 후난성에 소재한 대규모 공장 특구에서 기술 전문가로 근무했던 할아버지 3인의 하루는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시작된다. 인근 주민들이 출근하기 이전부터 조식용 아침 식사를 준비해 판매하기 위해 은퇴 이전보다 더 이른 시간에 기상해오고 있는 셈이다.만두 가게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한 가게이지만,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조식 한정판 메뉴는 다름 아닌 할아버지들이 직접 반죽한 밀가루로 만든 따뜻한 국수가 이 집의 대표 메뉴이기 때문이다. 매일 밤 3인의 할아버지들이 직접 밀가루를 반죽해 밀대로 밀어 썰어 만든 칼국수는 인근 직장인들의 추운 아침을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호평을 받아오고 있다. 물론 매일 새벽 열리는 아침 시장에서 싱싱한 채소와 육류를 직접 선별해 구입하는 것도 3인의 할아버지들의 몫이다. 도심 외곽의 농촌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재배해 판매하는 싱싱한 원재료를 공수, 깨끗한 물에 씻어 채를 썰고 간을 맞추는 과정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3인의 할아버지들이 만두 가게를 창업하는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은퇴 후 지루하기만 했던 일상 생활에 ‘트럭 여행’이라는 계획을 시작하면서부터 큰 활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럭을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자유로운 발상을 처음 내놓은 인물은 3인의 할아버지 중 최고령자인 쉬 할아버지였다. 그는 올해 86세로 3인 중 가장 연장자다. 만두 가게에서 쉬 할아버지가 담당하는 역할은 만두를 기름에 튀긴 뒤 가지런하게 그릇에 올려 손님 상에 서빙하는 일이다. 누구보다 손님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근무해야 하는 탓에 할아버지는 젊은이들이 자주 쓴다는 야구 모자와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오고 있다. 또, 쉬 할아버지와 함께 창업에 뛰어든 마 할아버지는 올해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직접 만두를 빚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식 찐빵 형태의 성인 주먹보다 큰 만두를 빚는 것이 마 할아버지의 주요 영역이다.만두 가게 창업을 함께하고 있는 위 할아버지는 만두를 찌고 식힌 뒤 판매하는 과정까지를 담당해오고 있다. 위 할아버지는 창업 후 줄곧 찜기 앞에 앉아서 일을 해왔던 덕분에 찜기의 달인이라는 듣기 좋은 별명도 얻었다. 이들 3인의 만두가게 창업자들은 고령의 나이인 것도 화제이지만, 고액의 연금을 받으며 제법 넉넉한 생활을 해왔던 인물들이었다는 점에서 만두 가게 창업은 더 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수령 하는 연금만으로도 충분히 넉넉한 은퇴 후 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3인의 할아버지들이 돌연 만두 가게 창업을 시작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남은 여생 동안 ‘트럭’을 타고 중국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여행자로의 삶을 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단, 할아버지들이 계획한 트럭 여행의 첫 출발은 자비로 마련한 자금으로 트럭을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했다. 3인의 예비 트럭 자유 여행가들은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약 8개월 동안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저축한 자금으로 작은 만두가게 창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령자 쉬 할아버지는 “우리 세 사람은 최소 3년부터 최대 5년까지를 기간으로 예상하며 만두를 팔아 모은 돈으로 트럭 여행을 시작할 계획이다”면서 “우리 세 사람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241세이지만, 여행을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행에 대한 부푼 꿈을 설명했다. 
  • 핑크퐁 ‘대니 쌤’ 캐럴 들고 친구랑 오셨네

    핑크퐁 ‘대니 쌤’ 캐럴 들고 친구랑 오셨네

    “와, 이츠 나이스(It‘s nice).”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30) 얼굴에선 특유의 밝고 환한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부쩍 많아지고 넓어진 기회들을 하나씩 언급하며 감사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러려고 한국에 왔다는 느낌도 들어요. 매번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재미있고 행복해요. 바빠도 제가 꿈꿔 왔던 시간들이에요.” 그를 특히 설레게 하는 건 오는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크리스마스 콘서트다. “늘 누군가의 ‘친구들’로 무대에 올랐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제 친구들을 모으게 됐다”며 들뜬 마음으로 ‘홈 어게인’(HOME Again)이란 제목의 홈파티 같은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와 피아졸라의 ‘아스쿠알로’, ‘아디오스 노니노’ 등 탱고 음악을 비롯해 비브라포니스트 윤현상과 드보르자크의 ‘고잉 홈’, ‘호두까기인형 메들리’를 앙상블로 선보인다. 이어 깊은 감성과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 양파, 조천영 밴드와 감미로운 크리스마스캐럴을 나눈다. 이런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건 그가 바이올린과 함께하며 만나고 얻게 된 모든 기회들을 감사히 여겼던 시간들이 쌓였기 때문이다. 6세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17세가 돼서야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그에겐 연주 자체가 소중했다.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석사까지 마치며 공부한 시간부터 지금까지 매일 1시간은 운동을 하고 6시간씩 연습에 몰두한 것도 즐거운 ‘루틴’이 됐다. 2016년 디토오케스트라에 합류하면서 국내 활동을 시작한 뒤부터는 더욱 다양한 기회와 닿았다. 어린이 애니메이션 ‘핑크퐁’과 협업으로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했다. 유키 구라모토, 금난새 등 누구의 ‘친구들’ 중 하나가 되든, 어떤 무대가 되든 음악을 나눴다. 올해는 JTBC ‘슈퍼밴드2’에 출연해 뛰어난 연주는 물론 편곡에 노래 실력까지 뽐냈다. “나를 넓히려면 당연히 도전을 해야죠. 이 도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클래식부터 재즈, 팝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연주처럼 클래식 외 다른 장르 아티스트들과도 허물 없이 지내는 그의 밝은 성격도 이번 무대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한국에 훌륭한 연주자들이 정말 많은데, 저한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죽도록 열심히 하는 것도 있지만, 조금 더 마음이 열려 있고 유연한 것 같아요. 사람들과 함께 연주하고 작업하면서 음악을 만드는 게 정말 좋아요.” 최근 자작곡 ‘윌 유 비 마이 홈’(Will you be my home)을 공개한 그는 새해 정규 음반 발매도 계획하고 있다. 또 “언젠가 책으로 내고 싶다”며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기회’에 대한 마음을 담은 글도 쓰고 있다. 더 새로운 길에서 또 다른 기회들이 그와 만나게 된다.
  • 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메이필드에서 담배 농사를 짓는 크로퍼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밤 폭풍우를 뚫고 들려오는 아기 울음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이웃집을 향해 달려가 보니 이웃 부부의 8살 아들과 3살 딸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 파묻혀 울고 있었고 갓난아기가 기저귀만 찬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31세 동갑내기 부부인 제이컵과 에마, 5남매 중 두 아이는 온데간데없었다. 몇 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부부와 두 아이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구 1만명이 살고 있는 메이필드는 지난 주말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쓴 토네이도로 주택가와 시내가 초토화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가족 내에서 네 명이 숨지면서 이 마을 공동체가 산산조각 났다”고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잠정 집계됐다.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는 인명피해가 줄었지만 현장 수습과 피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현재까지 켄터키주에서 최소 74명, 다른 주에서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은 집이 무너지지 않은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들을 머물 수 있게 했고, 노숙자들이 대피소로 피신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던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에서도 94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베시어 주지사는 “실종자가 105명에 달해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2개월 된 신생아부터 86세 노인까지 포함돼 있다.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지방법원 판사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피시켰던 교도관 등도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메이필드에서는 주택과 사업체 등 약 2만 6000개의 건물에 전기가 끊겼다. AP통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정부는 메이필드시를 비롯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동갑내기 부부와 5남매 중 세 아이 사망”... 토네이도로 초토화된 1만명 소도시

    “동갑내기 부부와 5남매 중 세 아이 사망”... 토네이도로 초토화된 1만명 소도시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메이필드에서 담배 농사를 짓는 크로포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밤 폭풍우를 뚫고 들려오는 아기 울음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이웃집을 향해 달려가보니 이웃 부부의 8살 아들과 3살 딸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 파뭍혀 울고 있었고 갓난아기가 기저귀만 찬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31세 동갑내기 부부인 제이콥과 엠마, 5남매 중 두 아이는 온데간데 없었다. 몇 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부부와 두 아이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구 1만 명이 살고 있는 메이필드는 지난 주말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쓴 토네이도로 주택가와 시내가 초토화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가족 내에서 네 명이 숨지면서 이 마을 공동체가 산산조각났다”고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잠정 집계됐다.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는 인명피해가 줄었지만 현장 수습과 피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현재까지 켄터키주에서 최소 74명, 다른 주에서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은 집이 무너지지 않은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들을 머물 수 있게 했고, 노숙자들이 대피소로 피신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던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에서도 94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베시어 주지사는 “실종자가 105명에 달해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2개월 된 신생아부터 86세 노인까지 포함돼 있다. 지역 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지방법원 판사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피시켰던 교도관 등도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메이필드에서는 주택과 사업체 등 약 2만 6000개 건물에 전기가 끊겼다. AP통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정부는 메이필드시를 비롯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결혼 생각 없는 30대초”…88년생 혼인률 37%·83년생 67%

    “결혼 생각 없는 30대초”…88년생 혼인률 37%·83년생 67%

    30대 젊은 청년들이 점점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고, 출산도 기피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14일 통계청이 1983년생과 1988년생 중심으로 최초 작성한 ‘인구동태 코호트 데이터베이스(DB)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생한 1983년생과 1988년생은 각각 76만9000명, 63만3000명이다. 2019년 조사 기준으로 83년생은 국내 거주자(71만2000명) 중 66.9%가 혼인을 했고, 88년생 국내 거주자(59만5000명) 중 36.9%만이 혼인을 했다. 83년생 88년생 두 집단간 격차는 30% 포인트다. 조사 당시 83년생 나이가 만 36세, 88년생이 만 31세인 점을 고려하면 30대 초반까지는 결혼 생각이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두 집단 간 혼인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은 눈에 띄는 점이다. 절대비교가 가능한 만 30세 이전까지 혼인한 비중의 경우 83년생은 남자 33.7% 여자 55.9%인 반면 88년생은 남자 24.9%, 여자 45.7%였다. 격차는 남자 기준 8.8% 포인트, 여자 기준 10.2% 포인트다. 두 집단 간 출산율 격차도 뚜렷하다. 혼인한 83년생(47만6000명) 가운데 82.9%는 자녀를 출산했고, 혼인한 88년생(21만9000명) 중에선 61.4%만이 자녀를 낳았다. 두 집단 간 격차는 21.5% 포인트다. 혼인한 83년생 중 자녀를 1명 출산한 비중은 38.0%, 2명 이상은 45.0%, 88년생은 자녀가 1명인 비중이 39.3%, 2명 이상인 비중은 22.1%였다. 첫째 비중은 두 집단 간 큰 차이가 없지만 둘째 이상 출산으로 보면 두 배 이상 벌어진다. 절대 비교가 가능한 만 30세 이전까지 혼인한 사람 중 30세까지 첫째아를 출산한 비중은 83년생 남자가 56.9% 여자 67.4%, 88년생 남자가 53.2%, 여자 62.4%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30세 이전까지 혼인, 첫째아 출산 비중은 두 집단간 차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88년생이 5년 위인 83년생보다 혼인·출산 모두 낮아 점점 결혼·출산을 꺼리는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구동태 코호트 DB는 출생·혼인·이혼·사망 등 4종의 통계를 모두 생산하기 시작한 1983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출생·혼인·이혼·사망 등 인구동태 특성을 출생기준으로 결합한 자료다. 따라서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경험하는 생애 변화 패턴을 종단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다른 행정자료와 연계해 특정 코호트의 생애주기 변동과 사회·경제적 특성에 대한 신규통계를 별도 조사 없이 작성할 수 있게 돼 조사비용 및 국민 응답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근관 통계청장은 “각각의 통계 데이터 결합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 분석 및 다양한 행정자료와 융·복합할 수 있도록 인구동태 코호트 DB를 최초로 서비스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저출산, 청년, 고용 등 다양한 정책 수립의 증거 기반 자료로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구로구 “청춘다락방 ‘도전숙’에서 창업 꿈 이루세요”

    구로구 “청춘다락방 ‘도전숙’에서 창업 꿈 이루세요”

    “구로구가 도전하는 청춘을 응원합니다. ‘도전숙’에서 꿈을 이루세요.” 서울 구로구가 청춘다락방(多樂房) ‘도전숙’ 입주자 43세대를 모집한다고 14일 밝혔다. 청춘다락방은 경인로 70(오류동 360)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지상 1층부터 5층까지는 일반 청년 임대주택 106세대가, 6층과 7층에는 도전숙이 들어섰다.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꿈을 응원하는 집)은 청년 창업인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맞춤형 공공 임대주택이다. 주거 공간과 작업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신청 대상은 공고일(2021년 12월 15일) 기준 1인 창조기업인, (예비)사회적기업인, 예비 창업자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1인 무주택세대구성원, 19세 이상~39세 이하(1983년~2003년) 청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및 자산 등 정해진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입주 자격에 해당하는 청년 창업인은 최대 6년간(임대 기간 2년 계약기간 종료 전 평가 거쳐서 2회 연장 가능) 저렴한 임대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15일부터 31일까지 입주신청서, 사업계획서, 주민등록등본 및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청년 창업인 대상자별 증빙서류 등 필요서류를 이메일(holmes1438@guro.go.kr)로 제출하면 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도전숙이 청년 창업인들의 주거 안정과 자립 기반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상 1층부터 5층에 해당하는 일반 청년 임대주택 입주자는 오는 30일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모집할 예정이다.
  •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시…살아남은 자들의 눈물[현장]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시…살아남은 자들의 눈물[현장]

    지난 주말 미국 중부를 덮친 토네이도 희생자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확인된 희생자만 88명에 달한다. 켄터키에서는 현재 109명의 주민 생사가 불분명하다. 최악의 토네이도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메이필드는 나흘째인 13일(현지시간) 묵묵히 복구작업에 열중하며 눈물을 흘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미국 내 토네이도 희생자는 최소 88명이다. 켄터키에서만 최소 7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까지 켄터키 사망자는 64명으로 알려졌으나 구조·수습 작업이 진행되며 속속 늘어나는 모양새다. 애초 우려보다는 인명피해가 다소 줄었지만 폐허가 된 한 현장을 수습하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까지는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시어 주지사는 “사망자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며 사망자 가운데는 생후 두 달 된 신생아부터 86세 노인까지 포함됐고, 청소년 6명도 생명을 잃었다고 전했다. 신생아는 가족이 카시트에 감싸 보호하려고 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고, 정직한 판결로 신망이 높았던 판사와 새 출발을 꿈꾸던 플로리스트 등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AP는 보도했다.켄터키주는 지난 9일 밤 발생한 최악의 토네이도로 수만 명의 주민이 전기와 수도가 끊긴 상태에서 수주를 보낼 전망이다. 켄터키주에서만 최소 18개 카운티가 토네이도 피해를 봤고 상당수 주택이 문과 지붕마저 날아가 추위를 막아내기 어려운 처지다. 인구 1만 명 규모의 소도시 메이필드는 다수가 고향을 떠나지 않고 가족 및 친구와 평생을 살아가는 동네였고,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에 주민들은 눈물을 훔쳤다. 캐시 오낸 메이필드 시장은 NBC 뉴스에 출연, “사회 기반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 물 저장고가 사라졌고,천연가스도 전혀 없다. 기댈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이 시점에서는 정말 생존이 문제”라고 상황을 전했다. WP는 이날 기준 켄터키주에서 2만8500가구가 단전됐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5일 피해 현황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 켄터키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각 주 정부를 향해 “무엇이 필요하든, 그들이 필요로 할 때 알려 달라”라며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방문 도중 연설은 하지 않고 주민과 만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한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토네이도 피해가 컸던 켄터키 메이필드 지역의 경우 한인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켄터키를 관할하는 주시카고 한국 총영사관은 한인회 등을 통해 우리 국민의 피해 현황을 수집 중이다.
  • 펠로시 美 하원의장 재출마설… 80대 올드보이 시대 계속되나

    펠로시 美 하원의장 재출마설… 80대 올드보이 시대 계속되나

    낸시 펠로시(81) 미국 하원의장이 내년 중간선거에 ‘19번째 출마·5번째 의장직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이면 80세가 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함께 ‘80대 투톱’이 민주당을 이끄는 데 이어, 올드보이 전성시대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바이든과 ‘80대 투톱’… 5번째 의장직 도전 CNN은 12일(현지시간) 펠로시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펠로시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기존처럼 캘리포니아 지역구로 출마할 것”이라며 “또 민주당 원내대표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은 다수당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을 맡는다. 펠로시는 지난해 11월 다수당에 오른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선임된 뒤 5번째 도전은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고령을 감안해 차기에 정계 은퇴가 전망됐지만, 내부 분위기는 달라진 셈이다. 펠로시의 강점은 ‘안정감’이다. CNN은 “민주주의 근간이 위태로울 때 펠로시 없이 공화당과 맞서는 것에 민주당 의원들이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상원에서 좌초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시킨 지도력만큼은 세대교체를 바라는 민주당 의원들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임기에서도 지난 3월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지난달에는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과 2조 달러를 투입하는 사회복지 법안을 하원에서 가결시키며 지도력을 증명했다. ●안정감 강점… 중간선거 지면 위태로울 수도 2007년 첫 여성 하원의장에 올라 민주당을 거의 20년간 이끈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펠로시는 23세에 결혼해 주부로 지내다 46세에 캘리포니아주 제5선거구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했다. 다만 인프라 법안 통과 때 온건파와 진보파를 조율하지 못해 표결 날짜 지정에 진통을 겪는 등 지도력에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의석을 내준다면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 1순위로는 뉴욕주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이 꼽힌다.
  • 삼성 금융계열사 40대 부사장 나왔다… 세대교체 ‘박차’

    삼성 금융계열사 40대 부사장 나왔다… 세대교체 ‘박차’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 등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13일 일제히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인사에서도 ‘혁신’과 ‘세대 교체’가 키워드로 읽힌다. 앞서 단행된 삼성전자 등의 계열사 인사와 같이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삼성생명은 이날 부사장 4명과 상무 7명 등 모두 11명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46세인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는 설명이다. 또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상무 2직급 체계로 단순화했다. 삼성생명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디지털과 글로벌사업 부문에서 부사장을 발탁해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했다”면서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까지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도 이날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배성완 GA1사업부장을 부사장에 선임하고 상무 8명을 승진시켰다.배 신임 부사장은 영남대를 졸업하고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CPC기획팀장, 경기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7년 당시 49세의 젊은 나이로 임원이 된지 4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화재는 “영업, 보상 등 주요 현장 부문에서 승진자를 고르게 배출했다”면서 “각 사업 부문의 젊은 리더 양성을 위해 기존 전무·부사장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해 패스트 트랙 기반을 공고히 하고 여성 인력을 지속해서 발탁하는 등 조직 내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이날 장재찬 금융신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하고 3명을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장 신임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대건고, 한양대 학·석사를 졸업했다. 2000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마케팅담당, 금융영업담당, 금융서비스담당, 금융신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카드의 인사 방향 역시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가 뛰어나고 역량이 우수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는데 방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유능한 경영진을 조기에 배출하기 위해 임원 직급단계를 단순화해 기존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삼성카드는 “개인 및 조직의 성과뿐 아니라 임원으로서의 자질과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삼성증권은 이종완 경영지원실장과 조한용 삼성자산운용 고객마케팅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부사장 2명, 상무 3명 등 총 5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자산운용도 하형석 기금사업부문장과 하지원 삼성생명 자산PF운용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2022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두곳 모두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사상 최대실적 달성에 기여한 성과 우수 인재를 승진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조선시대 첫 상업신문 역할 ‘조보’ 학술세미나…오는 16일 영천시립도서관서 열려

    조선시대 첫 상업신문 역할 ‘조보’ 학술세미나…오는 16일 영천시립도서관서 열려

    조선시대 첫 상업신문 역할을 한 조보(朝報·사진)의 학술적·역사적 가치 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경북 영천시와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은 오는 16일 영천시립도서관에서 세계 최초의 활자조판방식 상업용 일간신문으로 평가받는 ‘민간인쇄 조보(朝報)’ 관련 학술세미나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2019년과 지난 해에 이어 세번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보 발견자인 박물관장 지봉 스님이 ‘민간인쇄조보 제현상의 문제점’에 대해,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남권희 명예 교수가 ‘민간인쇄조보 복원에 대한 고찰’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한다. 또 한국학중앙연구원 옥영정 연구원이 ‘1577년 민간인쇄조보와 16세기 서울의 상업출판’에 대해, 한국국학흥원 권오덕 연구원이 ‘민간인쇄조보에 사용된 활자와 조선전기 활자의 서체비교’에 대해 발표한다. 영천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조보는 1577년(선조 10년) 8월 민간업자들이 의정부와 사헌부의 허가를 얻어 처음으로 발행했다. 당시 왕실이나 중앙정부의 소식을 활자를 이용해 발행해 매일 신속하게 전달한 최초의 민간신문인 셈이다. 손으로 쓴 필사(筆寫) 신문이 읽기가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제호(題號)가 조보인 이 인쇄조보는 해서체로 인쇄돼 글자만 알면 쉽게 읽을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내용도 다양해 첫 면에는 왕실과 인사이동 소식, 2면에는 당시 행정부였던 육조(六曹) 소식을 실었다. 현재 신문의 사회면에 해당하는 면에는 고급 수입마차 금지령이나 구제역에 따른 국가사업 지장 등과 관련한 소식도 실렸다. 그러나 이 조보는 첫 발행 석 달만인 1577년 11월 “사사로이 역사를 만든다”는 이유로 선조에 의해 폐간됐다. 선조실록 등 기록에는 조보 발행 관련자 30명을 대역죄로 몰아 의금부에 가두고, 고문한 뒤 유배보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또 이 과정에서 양사(兩司·사간원과 사헌부) 관리들이 조보 관계자들을 구하려고 노력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인쇄조보가 중단된 뒤에는 일부에서 발행한 필사 형태의 조보가 명맥을 이어왔다. 육당 최남선은 ‘고사천자’(古事千字) 등 저술에서 “인쇄조보가 탄압으로 중단되지 않았다면 세계 최초 인쇄신문의 영예를 차지했을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西遊見聞)에도 조보가 유럽에서 인쇄한 신문보다 이른 시기 발행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조보는 1660년 발행돼 ‘활판 인쇄 일간지의 효시’로 인정받는 독일 라이프찌거 짜이퉁(Leipziger Zeitung)보다 83년이나 앞선 것으로 평가돼 2018년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521호로 지정됐다. 영천역사박물관은 영천지역사를 배경으로 한 유물 4만여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종 전문 사립박물관으로 공식 등록했다.
  • 삼성생명 임원인사…“디지털·글로벌 부사장 발탁”

    삼성생명은 13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과 상무로 각각 4명과 7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생명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디지털과 글로벌사업 부문에서 부사장을 발탁해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46세인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고 삼성생명은 설명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삼성생명은 연공 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합, 임원 직급을 상무·부사장 2직급 체계로 단순화했다. 삼성생명은 정기 임원인사에 이어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 부사장 승진 △ 김우석 △ 박준규 △ 홍선기 △ 홍성윤 ◇ 상무 승진 △ 고윤상 △ 김봉재 △ 김진형 △ 김현환 △ 범진관 △ 이지애 △ 정용성 연합뉴스
  •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오미크론 2회 접종으론 못 막아”…美, 16~17세로 부스터샷 확대

    “오미크론 2회 접종으론 못 막아”…美, 16~17세로 부스터샷 확대

    미국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접종 대상을 기존 18세 이상에서 16세 이상 청소년으로 확대했다. 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넘은 16∼17세 청소년은 부스터샷을 맞아도 된다며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지금까지는 18세 이상 성인만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었으나 16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된 것.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2회차 접종 뒤 백신의 효능이 약화한다고 시사하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다며 부스터샷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FDA의 결정이 나오자 이를 곧장 승인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초기 데이터를 보면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CDC는 청소년에게 부스터샷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9일부터 16∼17세도 화이자의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게 됐다. FDA와 CDC는 백신을 새로 승인하거나 접종 자격을 확대할 때 통상 외부 자문기구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미국에서 16∼17세를 상대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백신이 유일하다. 미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약 300만명의 16∼17세 청소년이 6개월 전 화이자 백신을 2회차까지 접종했고 이에 따라 이달 중 부스터샷 대상이 될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부스터샷 확대 조치는 최근 급속히 확산하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2회 접종한 화이자 백신의 보호 효과를 약화하는 것 같다는 초기 실험실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내려졌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8일 백신을 2차례만 맞은 사람들의 혈액 샘플로 시험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 싸우는 항체의 수준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회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르며 부스터샷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를 무력화하는 항체의 수준이 2회 접종 뒤 원형 코로나바이러스를 막는 항체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19일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상대로 부스터샷 접종이 허용됐으며 지금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4분의 1인 약 5000만명이 부스터샷을 접종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