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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근로시간 단축,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김성수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근로시간 단축,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김성수 금융부장

    신한생명 이병찬 사장은 취임 넉 달 뒤인 2016년 7월 회사 전체에 PC오프제를 도입했다.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모든 직원의 컴퓨터가 강제로 꺼진다. 직원들은 물론 모두 퇴근해야 한다. 만약 이후에도 일을 더 하기 위해 컴퓨터를 쓰려면 야근이 필요한 정당한 사유를 대고 부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칼퇴근’이 가능해지니 직원들은 남는 시간을 어학을 배우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기 개발에 쓰고 있다.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일도 많아졌다. 꿈에도 그리던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됐다. 부수효과도 있다. 일할 때는 더 집중하게 되면서 생산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보험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2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783억원이 늘었다. 이 회사 말고도 KB국민은행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신세계 등 PC오프제를 도입한 회사가 요즘 눈에 띄게 늘었다. 야근이 없어지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건 물론이다. 올여름부터는 더 많은 직장인들의 삶의 질이 한 단계 더 높아진다.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당 68시간이던 법정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었다. 7월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이 가능해진다. ‘과로사회’ 딱지를 뗄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획기적인 변화다.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근로시간을 갖고 있다. 한 해 수백 명이 과로로 숨진다. 근로시간 단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5년의 논의 끝에 어렵게 결론이 났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당장 기업 부담이 커진다.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12조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월급봉투도 얇아진다. 일을 덜하니 돈도 덜 받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야근, 특근이라도 해야 아이들 학원비라도 간신히 대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직원보다는 저임금을 받는 중소·영세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상대적 소득 감소가 더 크다는 게 문제다. 소득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인다고 해놓고 각종 ‘꼼수’와 ‘편법’이 판을 칠 것이라는 앞선 걱정도 나온다. “일을 하다가 6시 퇴근 시간이 됐다고 그냥 팽개치고 나갈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주 52시간을 넘기면 명백한 불법이 되니 상사는 자꾸 퇴근하라고 지시할 테고, 그러니 퇴근한 것처럼 카드만 찍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 일을 하든지 아니면 ‘일거리’를 주섬주섬 다 싸들고 결국 집에 갖고 가서 야근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한 대기업 직원) 무늬만 저녁이 있는 삶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이 줄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업들이 자동화시설을 늘리거나 아예 해외로 공장을 옮길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이런저런 우려가 있지만 최악의 ‘과로사회’에서 벗어나려면 근로시간 단축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탄력근로제, 근로시간저축제 등을 도입하는 식이다. 해보기도 전에 지레 호들갑을 떨며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14년 전 주 5일 근무 제도를 도입했을 때도 당장 큰 난리가 날 것처럼 떠들었지만 결국 별다른 부작용 없이 지금은 완전히 뿌리를 내린 선례가 있다. sskim@seoul.co.kr
  • 근로시간 단축 中企에 임금 지원 검토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된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큰 영세 중소기업의 신규 채용과 임금 감소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TF가 이르면 5일 발족한다. TF는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사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인력난 및 임금 감소 우려를 덜어 줄 수 있는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 따른 사업주의 비용 부담 및 기존 노동자의 임금 감소 보전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고용부가 운영 중인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사람을 새로 뽑은 사업주에 대해 증가 근로자 수 1명당 월 40만~8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별도의 제도를 통해 영세 중소기업에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최저임금 인상 후속 대책으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근로자 1인당 매월 13만원 지원)과 비슷한 성격이다. 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경우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언급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관련 예산이 반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통상임금 하루 8만원 땐 휴일 12시간 근무에 20만원

    통상임금 하루 8만원 땐 휴일 12시간 근무에 20만원

    주 12시간 이상 추가근무 못해 30인 미만 특별연장근로 가능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장 오는 7월 1일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한정된다. 만약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과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내용 자체가 쉽지만은 않아 근로자는 물론 사업주도 헷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1일 직장갑질119의 법률담당인 김유경 노무사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안을 일문일답으로 풀어 봤다.→언제부터 적용되나.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 1일부터, 5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한다. 다만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021년 7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노사 합의로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하고 근로자가 원하더라도 주 52시간 이상 연장근로는 불법이다. 노동법은 단체협약보다 우선한다. →하루에 최대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연장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하루 최대 근로시간은 8시간이다.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하는 ‘9 to 6’(점심시간 1시간 제외)가 딱 8시간이다. 이후부터는 연장수당을 받는다. 한 주에 최대 12시간, 또는 하루에 추가 12시간을 일해도 된다. 하루에 추가 12시간을 일했다면 그 주에는 추가 근로를 해선 안 된다. 법정근로 40시간을 다 채워도 하루에 8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했다면 연장수당을 받아야 한다. 한 주에 설날 등 3일간 휴일이 포함돼 있어도, 한 주에 최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52시간으로 똑같다. →휴일에 12시간 근무하면 수당은. -개정안은 휴일근무 8시간 이내는 통상임금의 150%, 8시간 초과는 200%를 줘야 한다. 통상임금이 하루 8만원인데 휴일에 12시간 일했다면 8시간에 대해선 150%(12만원)를, 나머지 4시간은 200%(8만원)를 받아야 한다. 즉 휴일엔 12시간 일하면 20만원을 받는다. 반면 평일에 12시간 일하면 통상임금 8만원과 연장근로 4시간에 할증률 150%(6만원)를 적용받아 14만원을 받는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적용 안 되나. -그렇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며 5인 미만 사업장엔 일부 규정만 적용된다. 고용노동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경영여건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5·18특별법·근로시간 단축법안 본회의 통과

    김성곤 사무총장 임명안 가결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처리 무산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담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진상조사위원 9명… 활동기간 최대 3년 5·18 특별법은 과거에 다 밝히지 못한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진상조사위를 설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진상조사위는 국회의장이 1명, 여당이 4명, 야당이 4명 추천해 모두 9명의 조사위원으로 구성된다. 2년간 진상규명 활동을 하고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진상조사위는 조사 내용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찰총장에게 고발하고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는 또 현행 근로시간을 주 7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시행 시기는 사업 규모별로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8년 7월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이다. 다만 30인 미만의 사업장은 2022년 말까지 노사 합의에 따라 특별 연장근로 8시간을 추가 허용한다. 이와 함께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1948년 11월 30일부터 발생한 사망 또는 사고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군 사망사고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도 통과됐다. ●3000만원 뇌물 채용비리자 명단 공개 국회는 채용비리 수사 또는 감사 의뢰 대상이 된 연루 공공기관 임원의 직무 정지 근거를 신설한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채용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임직원이 3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아 가중처벌 대상일 경우 명단을 공개하도록 했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기타공공기관 제외)의 경영평가 등급, 성과급은 수정할 수 있다. 또 소득 수준 상위 10%를 제외한 가구의 만 5세까지 아동을 상대로 월 10만원의 수당을 주는 ‘아동수당법안’을 의결했다. 아동수당은 오는 9월부터 아동 238만명을 대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국회는 그렇지만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와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의원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본회의 시간 안에 처리하지 못해 2월 임시국회 처리는 무산됐다. 국회는 김성곤 전 의원을 신임 국회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안도 가결했다. 신임 김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받고 옥고를 치렀던 재미교포 로버트 김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업종·회사 규모따라 깊은 한숨 중견기업, 인원 등 뒷감당 부담 건설·빙과업계 계절 변수 많아 금융권은 ‘특례업종‘ 제외 실망‘직원 근무시간의 황금률을 찾아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7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안’을 통과시킨 이후 각 기업 인사와 노무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직원들의 평균 근무시간을 최대한 줄여 위법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면서도 생산성은 높이고, 인건비 부담은 최대한 줄이는 ‘삼차함수’를 찾으라는 게 회사가 낸 숙제다. 회사마다 태스크포스(TF) 등 전담조직을 만들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아우성도 나온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민의 무게는 기업의 업종과 회사 규모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정유, 화학, 철강, 시멘트 등 장치산업계 중에서도 이른바 대기업은 “큰 문제는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서도 중견기업들은 한숨 소리가 깊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365일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무리하게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인원을 고용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여유 인원을 두고 ‘4조 3교대’를 유지하는 대기업 등은 주당 52시간 이하 근무가 가능하겠지만 중견기업은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계 회사 등을 중심으로 ‘5조 3교대’ 도입이라는 새로운 실험도 고려 중이다. 실제 외국계 기업 A사의 경우 현행 ‘4조 3교대’에서 ‘5조 3교대’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5조 3교대는 노동자들이 하루씩 오전, 오후, 야간을 차례로 근무한 뒤 이틀을 쉬는 형태다. 북유럽 등에선 일반적인 근무 형태지만 우리나라에선 경찰 중에서도 일부 직군 등에서만 해당 근무체계를 도입하는 중이다. 5조 3교대를 도입하면 근무시간은 확실히 줄지만 반드시 추가 고용이 뒤따라야 한다. 화학회사 한 임원은 “5조 3교대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면 느는 휴식 시간과 추가 인력 만큼 월급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동의해 줄 노조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시름이 깊다. 계절 변수가 워낙 많은 건설 현장에서는 탄력적인 근로시간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특성상 여름철 낮시간이 길 때는 근로시간이 길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겨울철에는 8시간을 겨우 채우기도 바쁘다”면서 “근로시간은 현장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건설현장조차 무조건 주당 근로시간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건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레미콘 차량이 콘크리트를 부어 놓고 간 상황에서 하루 근로시간이 끝났다고 근로자들이 삽을 놓으면 콘크리트는 굳어버리고 만다. 결국 콘크리트 타설공의 경우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비슷한 목소리는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빙과업계에서도 나온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생산하는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현재 생산직군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면서 “추가 생산 인원을 뽑거나 근무 교대 조를 현행 3교대에서 더 다양하게 편성 운영하는 방법,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재계는 ‘평균 주 52시간’ 적용 기간을 현행 3개월 평균에서 1년 평균으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어 주 평균 52시간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 자는 것이다. 또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제조업의 경우 분기별 혹은 월별 총 근로시간의 상한선을 두는 식으로 탄력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근이 잦은 정보기술(IT)과 게임업계도 부산하다. 게임업체인 넥슨은 조직장 재량으로 탄력 근무시간제를 일부 도입했다. 오전 8~10시 사이 출근해 규정 시간 근무 후 오후 5~7시 사이 퇴근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6년 직원의 돌연사로 문제가 됐던 넷마블은 야근, 주말 근무를 없애고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도 금지했다. 넥슨 관계자는 “출시에 임박해 연일 야근을 해야 하는 부작용은 사라지겠지만 창의성이 중시되는 게임 업계의 특수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방송직이 많아서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방송기술 등 일부 직군은 8시간씩 4일 일하고 이틀 쉬는 방식으로 교대 근무를 해 오고 있지만 휴가자, 휴직자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일이 발생한”면서 “추가 고용 혹은 교대 근무 체계 조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일단 ‘주 52시간 이하 근로’가 보편화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 업무량이 몰리는 점포 또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잦은 여신 담당자, IT 부서 등 현실적으로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근로 단축’으로 느는 中企 부담 덜 대책 고민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어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는 오명은 벗을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근로 현장에서의 일주일은 휴일을 포함한 7일이다. 주 최대 노동시간은 평일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총 52시간으로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주당 최대 근로시간 52시간에 토·일요일 8시간씩 모두 16시간의 휴일 근로가 추가로 가능했다. 휴일 근로에 중복할증이 인정되지 않되 공무원들에게 적용됐던 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는 민간 기업으로 확대된다. 개정안이 시대적 당위성을 반영했다는 사실은 찬반 여부를 떠나 부정하기 어렵다. ‘저녁이 있는 삶’을 회복해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려면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는 절실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에서 합의되기까지는 무려 5년이 걸렸다. 여야가 노동계와 재계의 요구를 절충해 합의점을 도출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았다. 당장 노동계는 휴일 근로의 연장·휴일수당 중복할증을 하지 않는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한다. 휴일 근로에 200% 중복할증 수당을 지급하라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하지만 한발만 물러서 현실을 본다면 노동계의 요구에는 무리가 많다. 근로시간이 갑자기 줄어들면 재계는 휴일 근로 가산 지급 등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신규 인력 채용은 불가피한 문제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책으로 휴일 할증률 200%를 계속 고집한다는 인상이 짙다. 근로시간 단축은 반드시 일자리 나누기의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노동계의 양보 없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이제는 산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국회는 기업 규모별로 시간차를 두고 개정안을 적용하는 3단계 시행 방안을 마련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들은 44만명 신규 고용에 8조 6000억원의 비용 부담을 져야 한다는 추산이 있다.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허용된 특례업종의 종사자들도 여전히 많다. 정부는 중소기업 부담과 근로 양극화를 최소화하도록 서둘러 추가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 [서울광장] 개운찮은 경총 회장 교체/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서울광장] 개운찮은 경총 회장 교체/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1970년 한국경총이 출범한 이래 회장 선임이 이렇게 사회의 관심사가 된 적도 없었던 듯싶다. 매스컴을 타 봤자 ‘아무도 회장을 맡지 않으려 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정도였다.그랬던 경총이 최근 일주일 새 재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흔들어 놓았다. 대구경총 회장이자 중소기업 출신인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없던 일로 되돌리고 다시 새 회장을 공표한 것이다. 확인된 팩트(fact)는 크게 두 가지다. CJ그룹의 대관 담당 임원이 지인을 대동하고 더불어민주당 H의원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H의원은 CJ 임원이 ‘손 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밀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CJ 측은 “우리가 먼저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한다. 누가 먼저 제안했든 손 회장은 회장직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손 회장이나 CJ그룹은 억울할 수 있다. ‘판’을 짜놓은 정권의 요청을 거부하기 힘들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전(前) 정권에서 최순실에게 찍혀 그룹 오너 일가가 망명 아닌 망명을 떠나야 했던 수모를 겪은 게 CJ그룹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그 “떠나라”는 지시를 대리 전달받았던 사람도 다름 아닌 손 회장이다. 바뀐 정권에서 보란 듯이 설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십보백보인 구태 재연에 또다시 등장한 CJ의 존재에 뒷맛이 영 씁쓸하다. 또 한 가지 사실은 경총 상임부회장에 일찌감치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거론됐다는 점이다. 최 전 원장은 한 달쯤 전에 김영배 당시 경총 상임부회장을 찾아가 “14년이나 (부회장을) 했으니 물러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이 스스로 경총행(行)을 원했는지 아니면 “당신이 가서 경총을 좀 평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정권 일각의 요청을 받아들인 건지는 알 수 없다. 이 두 가지 사실에 기반해 ‘경총 회장 파동’의 전말을 추론해 보면 이렇다. ‘손경식(회장)-최영기(부회장) 카드’를 희망하는 진영과 ‘박상희-김영배 카드’를 희망하는 진영이 서로 은밀히 경총 접수 모의를 꾸민다. 그리고 지난 19일 회장단 모임 때 각자의 패를 꺼내 보인다. 충돌한 두 진영은 대놓고 싸우면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 “다음에 다시 논의하자”며 헤어진다. 그런데 ‘박-김 진영’에서 마치 차기 회장이 내정된 것처럼 언론에 흘린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손-최 진영’은 우군을 총동원해 쿠데타 진압에 나선다. 결과는 성공. 경총이 누구를 회장으로 뽑든, 누구를 부회장으로 뽑든 그것은 경총 회원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정권에 찍힌 게 부담스러워 친정부 혹은 친노동계 인사를 앉힌다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 또한 경총의 선택이다. 그런데 이건 정치판이 따로 없다. 혹자는 “뭘 새삼스럽게…”라고 냉소한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등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민감한 현안이 너무 산적해 있다. 이날만 해도 국회 상임위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올 7월 1단계 시행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장 근로시간 국가’라는 오명을 떼고 ‘저녁 있는 삶’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 경총은 사용자 집단을 대변하는 단체다. 산업계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있는 힘껏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마주 앉은 노총은 월급봉투로 유탄이 튀지 않도록 있는 힘껏 맞설 것이다. 치열하게 맞붙고 싸우는 과정에서 건설적인 타협과 절충이 요구되는 것이지 경총이 노총화, 노총이 경총화될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서도 안 된다.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경총은 이번 파동의 책임을 물어 사무국을 징계할 모양이다. 공식 발표까지 기다리지 못한 언론의 조급증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만 차기 회장 내정과 인터뷰 기사가 온라인에 도배를 하는 동안 수수방관한 회장단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hyun@seoul.co.kr
  •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대] 민주당 중복할증·한국당 특례업종 한 발씩 양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은 근로시간 단축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5년 만에 처리되기까지 노사 양측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끈질기게 협상했다고 자평했다. 환노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26일 오전 10시에 (환노위 회의를) 시작해 27일 새벽 3시 50분까지 6차례나 정회했다”며 “노동계와 경제계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너무나 첨예해 조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기존 3당 간사 합의안과 유사하다. 민주당은 휴일근로 중복 할증을 양보하는 대신 법정 공휴일 유급 휴무 제도 확대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동의를 얻으면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법정 공휴일 유급 휴무 제도에 대해) 한국당 원내대표가 설명한 적도 있어서 논의 당일 추가 안건으로 상정해 급물살을 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휴일 양극화로 힘들어했던 노동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특례업종 축소 규모도 논의 막바지에 좁혀졌다. 새벽까지 진행된 회의 도중 임 의원은 5개 특례업종만 남기는 안에 대해 논의하려고 김성태 원내대표와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아 아파트로 직접 사람을 보내기도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대] 재계 “산업현장 연착륙 고민 반영” 노동 “위법한 행정 지침에 면죄부”

    상의 “특례업종 축소해 기업 부담” 양대 노총 휴일수당 유지에 반발 노사정 대화에 악영향 끼칠 전망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자 재계와 노동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재계는 “일부 부작용의 해소가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개악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통과돼 산업 현장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다행”이라면서 “다만 공휴일 유급제의 민간기업 적용, 특례업종 축소(26종→5종)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연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자총협회도 엇비슷한 입장이다. 개정안 발표 직후 경총은 “오랜 시간을 끌어 온 대법원 판결과 입법의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의 연착륙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단 공휴일 유급화와 특례업종의 축소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으로 갈수록 높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개정안은 휴일에도 쉬기 어려운 서비스업 종사자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상대적 박탈감과 비용 부담만 안길 것”이라면서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인력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국회의원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토로했다. 노동계는 휴일 근무수당을 현행처럼 150% 유지하는 것은 “법원의 판례와 배치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대 노총이 반대 뜻을 밝힘에 따라 노사정 대화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환노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악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휴일근로에 대한 중복할증(200%) 적용을 주장해 왔다. 한국노총도 여의도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여야 합의안은 위법한 행정지침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 노동은 연장 노동에도 포함돼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대] 민간 中企·영세업체도 관공서처럼 공휴일에 유급휴무 적용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대] 민간 中企·영세업체도 관공서처럼 공휴일에 유급휴무 적용

    5인 미만 사업장 558만명은 소외 운송업 등 ‘특례업종‘ 5종만 유지 “단축안 준수 등 추가대책 내놔야”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27일 주 법정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 장시간 노동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은 이뤄 냈지만, 현실에 반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만큼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잘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1주일 최장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명시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근로시간은 최장 40시간에 노사 합의 시 12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 고용노동부는 주 단위를 평일 5일로만 해석하고, 토·일요일은 법정근로시간 계산에서 제외해 휴일 근로로 각 8시간씩 더해 최장 68시간 근로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1주일 단위에 토·일요일을 포함해 휴일 근로를 없앤 만큼 주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된다. 다만 산업계 입장을 고려해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558만명이 단축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계와 경영계 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돼 타협을 이뤄 내기 어려웠는데, 국회에서 합의점을 찾아낸 건 굉장히 잘한 일”이라며 “공무원에게만 적용됐던 공휴일을 민간에 확대한 부분과 특례업종을 대폭 줄인 것은 노동계에서도 반길 만한 타협안”이라고 말했다. 관공서에 적용되는 공휴일 규정이 민간에 확산됨에 따라 중소기업과 영세업체 노동자들도 공휴일에 유급휴일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유급휴일을 주휴일(일요일)과 노동절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기업은 노사 합의로 공휴일을 휴일로 지정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곳이 많아 설·추석 연휴에도 개인 연차를 쓰고 쉬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울러 사실상 ‘무제한 노동’이 가능한 근로시간 특례업종도 26개에서 5개로 대폭 줄였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논의는 지난 대선 때부터 있었다. 그러나 경제계는 생산성 저하를,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근무 수당 감소를 걱정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으로 생산성에 타격을 받게 될 중소기업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임금이 줄어드는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사업장이 근로시간 단축안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정부 감독과 지침이 충실하게 나와야 한다”며 “노동계 역시 이번 타협안이 한계를 갖고 있더라도 보다 중요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고려해 대안을 찾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아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에 따라 행정해석을 새로 만들고, 사업장에 내릴 지침 등도 만들어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법정 근로 ‘주 52시간‘ 단축… 과로사회 탈출 첫걸음 뗐다

    300인 이상 사업장 7월부터 휴일근무수당은 150% 유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한 지 5년 만인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한 주 7일을 근로일로 정의해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한정했다. 이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최장근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이 촉진되고 신규 채용이 늘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대체 인력 추가 고용, 휴일 근로 가산 지급 등에 따라 추가 비용 부담이 늘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야는 개정안 시행 시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고자 기업 규모별로 시행 시기를 차등 적용키로 했다.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이어야 한다.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12월 말까지 노사 합의에 따라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추가 허용한다. 가장 쟁점이 됐던 휴일근무수당 지급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휴일근무 시 8시간 이내면 통상임금의 150%를, 8시간을 넘으면 200%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공무원·공공기관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던 법정 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를 민간까지 확대한다. 다만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30~299인 사업장은 2021년 1월 1일부터, 5~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무제한 근로가 가능하도록 했던 ‘특례업종’도 대폭 손질했다. 기존 26종에서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 5종만 예외를 인정키로 했다. 육상운송업의 하위 업종인 노선버스업은 특례업종에서 제외했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휴일근무수당에 대해 경영계와 재계 모두 반발하고 있는 데다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실제 개정안이 시행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근로시간 주당 68→52시간 단축…장시간 근로 철퇴될까

    근로시간 주당 68→52시간 단축…장시간 근로 철퇴될까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되면서 장시간 근로 관행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하지만 노동계가 요구하는 휴일근로를 할 경우 200% 중복할증 수당 지급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반발이 크다.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노동자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평균(1764시간)보다 305시간 더 많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일에 40시간, 1일에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40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이다. 이와 별도로 노사 당자사가 합의했을 경우 1주 12시간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가 가능하다고 돼 있어 법적으로 주당 근로시간 한도는 총 52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주무부처는 고용노동부는 2000년 9월 “연장근로시간에는 휴일근로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행정해석을 제시했다. 이는 휴일을 ‘근로일’에서 제외해 토·일요일 8시간씩 총 16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주당 근로시간 한도를 68시간까지 인정해왔다.이에 노동계는 줄곧 주당 근로시간 한도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고용부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환경노동위는 또 주당 근로시간 제한 규정에서 제외하는 ‘특례업종’을 기존 26종에서 육상운송업·수상운송업·항공운송업·기타운송서비스업·보건업 등 5종으로 대폭 줄였다. 의료·운수 등 대부분의 공익성 사업들에서 근로시간을 제한하면 국민 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연장근로 제한에서 제외하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해왔다. 특히 집배 노동의 근로시간은 연간 2869시간, 버스 운전기사의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1.7시간에 각각 달해, 과로에 따른 사망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환노위는 휴일근무수당의 지급 기준을 현행 통상임금의 150%로 정했다. 그동안 산업계는 고용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8시간 이하의 휴일근로에 대해 150%의 수당을 지급하고 8시간 이상의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200%의 수당을 지급했다. 현행 행정해석은 “연장근로시간에는 휴일근로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해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별개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1주일 중 근무일에 40시간을 근무한 뒤 휴일에 근로(8시간 이내)했다면 휴일근로수당 50%만 가산하면 된다는 게 행정해석의 핵심 내용이다.반면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40시간인 점을 들어 근무일에 40시간을 근무한 뒤 휴일에 근로하면 휴일수당(50%)과 근로수당(50%)을 합쳐 200%의 중복할증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노동계는 이 같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무에는 연장·휴일노동수당을 중복 지급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장시간 과로 노동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고 장시간 노동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또 “5인 미만 사업장까지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제한을 확대하지 못한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 “영세 사업장에서 노동자 보호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여야가 노동계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며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근로시간 단축 법안 국회 상임위 통과... 주 68시간→52시간 단축

    근로시간 단축 법안 국회 상임위 통과... 주 68시간→52시간 단축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현행 근로시간을 주 7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2013년 처음 논의된 이후 약 5년만의 합의다.환노위는 27일 새벽까지 이어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근로시간을 사업 규모별로 단축하는 동시에, 휴일 근로시간을 8시간 기준으로 휴일 수당 할증률을 차등해 적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여야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휴일근로수당은 8시간 이내의 경우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고(기존 임금의 150%), 8시간을 초과할 경우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하기로(기존 임금의 200%)했다. 근로시간 52시간 시행시기는 사업 규모별로 △300인 이상(2018년 7월) △50~299인(2020년 1월) △5~49인(2021년 7월)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을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로 보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경일·명절·어린이날 등 공휴일 규정은 공무원에게 적용되고, 민간기업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으로 정한 경우에만 유급휴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단협·취업규칙에 공휴일 휴무규정이 없는 민간기업 근로자도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게 됐다. 환노위는 또 현재 총 26개인 특례업종을 모두 다섯 개(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존치된 다섯 개의 업종에 대해선 연속 휴식시간을 최소 11시간 보장하기로 했다. 여야는 또 2022년 12월까지 탄력근로시간제도 확대적용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올림픽 구경과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수요 에세이] 올림픽 구경과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평창 구경 다녀오셨습니까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88 서울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감회가 새롭다.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그리고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세계 여덟 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그럼에도 이처럼 좋은 기회에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공무원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휴가를 내거나 휴일을 써야 할 것이다. 사실 공무원이나 일반 직장인들이 평일 관람하기란 아직 어렵다. 휴가를 내는 것도, 짧은 주말을 이용해 평창까지 움직이는 것도 만만찮다. 그렇다면 올림픽 경기 관람(대통령은 가셨다) 등 필요할 때면 휴가를 낼 수 있는 공무원은 얼마나 될까. 대통령부터 자유로운 휴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직접 휴가를 가고 열심히 권장한다. 자유로운 휴가문화를 만들려고 공직에선 선도적으로 노력하지만 물리적으로 자리를 지켜야 하는 (현장)공무원도 많다. 현업 공무원의 2016년 12월 기준 근무시간 실태를 보면 1인당 월 초과근무시간은 경찰청 80시간(7만 364명), 해양경찰청 132시간(6287명), 소방청 145시간(245명), 관세청 110시간(1309명)이다. 매일 교대근무를 하는 현장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은 지켜지지 않고 초과근무 또한 과도하다. 민간기업의 근로시간 단축과 교대근무제 혁신처럼 현장 공무원들의 근무체계 개선은 시급하다(정부는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조정을 추진 중이다). ●모두에게 이로운 일자리 만들기, 나누기는 없을까 [365일 대국민 서비스 확충] 공무원 증원 문제로 논란이 많다. 국민 부담 문제도 따른다. 증원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라는 개념의 단순한 일자리 나누기로 접근하지 말고 모두에게 좋은 ‘365 대국민 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자. 응급실, 자동차운전면허 갱신 등 주말 이용은 힘들다. 국가적 차원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주말 시스템이 갖추어지면 휴일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 국민 만족을 높일 수 있다. 공무원의 자유로운 휴가 사용과 365일 대국민 서비스는 민간 고용시장 활력과도 연결된다. [생산적 일자리 만들기] 휴일의 개념 또한 토요일, 일요일에 국한하지 않고 주중도 쉴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토요일, 일요일의 정상적인 교대 근무만 이뤄져도 일자리 추가 창출이 가능하다. 예컨대 대통령이 칭찬한 한화큐셀의 4조 3교대 근무로 5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가변적 휴일을 활용한 7일간의 일자리 나누기로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 증가의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국가 전반적인 ‘생산적 시설’의 가동시간 중가가 일자리 수의 증가로 연계되고 근로시간 단축이 ‘휴가와 휴식이 있는 삶’으로 연결되면 국가경제 발전에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 있는 삶] 대통령이 약속한 휴가 정책을 모든 근로자들이 이용하면 근로시간 단축 효과는 물론 잡셰어링의 본질이 살아날 수 있다. 전체 근로자 중 4%(60만개 일자리) 정도의 추가 고용이 일어나며 실제 연간 100시간의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은 낮고 근로시간은 많은 악순환을 끊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제도적 환경 조성과 휴가를 갈 수 있는 인력규모 산정, 대국민 서비스 확충으로 모든 국민이 거리낌 없이 휴가를 갈 수 있는 고도화된 서비스 정책이 꼭 필요하다.」 [국민 모두의 숙제] ‘휴가는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공무원과 근로자 개개인의 삶이 ‘워라밸’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 도입과 근무 혁신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공무원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업무 능률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늘릴 곳은 늘리고 줄일 곳은 줄이는 경영혁신(BPR)을 통해 선순환의 공직사회 근무와 휴가문화 조성이 시급하다. 바람직한 혁신과 365 대국민 서비스로 합리적 수준의 생산적 공무원 증가를 통한 일자리 나눔도 실천돼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무원 서비스 확충과 효율, 생산성을 위한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는 어떤 것일까. 다 같이 깊이 고민할 때다.
  • 지방분권 실천 급한데… 행안위 1148개 법안 국회서 ‘낮잠 ’

    지방분권 실천 급한데… 행안위 1148개 법안 국회서 ‘낮잠 ’

    공무원들은 국회의원들 책상 속에서 몇 달에서 몇 년씩 잠자고 있는 법안들 때문에 속이 탄다. 여야가 정기국회 파행을 만회하고자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이번 회기에서도 법안들이 제대로 처리될지 알 수 없어서다. 이번 임시국회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치다 보니 상당수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하겠다”며 자리를 비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부 법률안의 경우 야당이 ‘지방선거용’이라며 퇴짜를 놓을 공산이 커 공무원들은 조마조마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언제 통과될지 기약할 수 없는 주요 법안들을 6일 살펴봤다.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1148개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을 실천할 행정안전부는 관련법 대다수가 국회에서 잠자고 있어 애가 탄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 관련 특별법’ 개정안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치분권에 국민 참여를 높여 지방분권의 내실을 기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이 발의한 ‘고향사랑 기부제’ 관련 법안은 지역 주민이 자신이 사는 곳 이외 지자체에 원하는 금액을 기부하면 국세 등으로 세액공제를 해 주는 내용이다. 지방분권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분권 법안이지만 이미 행안위 내부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 ● ‘공무원 위험직무 순직 확대 ’도 어려움 인사혁신처에서는 이른바 ‘전관 로비’를 막고자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통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무원이 퇴직한 선후배 공무원에게서 청탁·알선을 받았다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소속기관에 반드시 신고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로비를 받은 공직자가 스스로 부정 여부를 판단해 선별적으로 기관장에게 신고하게 돼 있다.공무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보상 수준을 현실화하고 위험직무순직 요건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무원재해보상법 제정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무원 사망 때마다 불거지는 소모적 ‘순직 여부 논란’을 끝내고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가 숨을 거둔 기간제 교사를 순직 처리하는 등 사회적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안인데 언제 통과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200여건의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이른바 ‘호식이치킨법’으로도 불리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애타게 바라고 있다. 가맹본사 회장이나 사장이 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 본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너 리스크’로 인해 소비자 불매운동이 발생할 경우 본사로부터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취지다. 이 법안에는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마케팅 비용을 일방적으로 떠넘길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일정 수 이상 가맹점주에게 사전 동의를 받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은행법 일부개정안을 두고 정무위원회와 2년 가까이 씨름 중이다. 은산분리란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도 4% 이내로 행사하게 제도화한 것이다. 산업자본이 은행 주식을 갖지 못하게 해 은행이 일부 재벌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기관이 속속 생겨나는 상황에서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려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국회 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고 엇갈리고 있어 (법 통과가 안 되고 있다고 해서) 누구 탓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획재정부는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 조직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서 이 법안이 합의되지 않아 회기 내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처리가 시급한 법안으로 아동수당법과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을 꼽는다. 정부는 7096억원 예산을 편성해 올해 9월부터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동수당 신청과 지급을 규정한 아동수당법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여야는 지난해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소득 하위 90%로 정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500명이 넘는 조사 인력이 필요하고 행정비용도 연간 최대 900억원이 들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초연금법과 장애인연금법은 기준 연금액을 올해와 2021년 각각 25만원과 3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전통시장 소상인 권리금 보호 길 열어야 법무부는 이번 임시회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반드시 처리되길 바라고 있다. 2015년 5월 국회는 그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인들의 권리금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했다. 당시 여야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까지 보호해 줄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매장면적 합계 3000㎡가 넘는 점포는 권리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전통시장도 ‘대규모 점포’로 분류되는 우를 범했다. 현재 권리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전통시장은 2만 7400여개로 추산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입법 취지와 달리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개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교육부도 위법 행위 전력이 있는 사학이 폐교할 때 남은 재산을 국고에 환수할 수 있게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지역 법학전문대학원 등이 선발 인원의 10~20%를 해당 지역 학생으로 뽑게 하는 지방대학육성법 개정안, 직업교육 훈련생에게 과도한 현장실습을 금지하는 직업교육촉진특별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법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전북 남원의 서남대(2월 말 폐교)에 적용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주 52시간 노동으로 단축법 ’도 개정 난항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799개로 노동 입법 현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최대 쟁점 법안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다.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민주당(한정애 의원), 자유한국당(임이자 의원), 국민의당(김삼화 의원) 간사는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 7월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휴일근로수당을 통상임금의 200%가 아닌 150%만 지급하는 것에 대해 임금 감소를 우려하는 노동자 단체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도 최대 현안인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및 하천 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옮기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서다. 대통령 공약임에도 지난해부터 여야 간 이견이 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자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행안위에서 우선순위가 밀려 1년 넘게 낮잠을 자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부터 답보 상태에 빠져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소상공인 보호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임에도 국회 통과 여부가 난망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소상공인 사업영역 보호를 부처 핵심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반드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처종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文대통령 “일자리 모범 한화큐셀, 업어주고 싶다”

    文대통령 “일자리 모범 한화큐셀, 업어주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충북 진천의 한화큐셀을 방문해 “한화큐셀을 업어 드리고 싶다”면서 “노사 대타협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더 채용하는 일자리 정책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 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내에서 특정 재벌의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화큐셀 진천·음성사업장은 태양광 셀 생산시설로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다. 이 회사는 현행 주 56시간 근무를 오는 4월부터 주 4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25% 단축한다. 3조 3교대를 4조 3교대로 바꿔 생기는 부족한 인력은 지역청년 500여명을 채용해 보충할 방침이다. 근무시간을 줄여도 임금은 기존의 90% 이상을 유지한다고 노사가 합의했다. 정부는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여야 합의안을 지지하며 2월 국회 통과를 희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화큐셀 노사 일자리 나누기 공동선언식’에 참석해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이고 노사화합”이라며 “좋은 일자리 늘리기와 청년 일자리 창출, 또 대부분이 지역 특성화고 등에서 배출된 지역인재 채용의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6일 근무하고 하루 휴무하던 것을 4일 근무하고 하루 휴무하게 되고, 더욱 일찍 퇴근하게 됐기 때문에 휴식 있는 삶이 가능하게 됐다”며 “기업이 이런 노력을 함께해 준다면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나누기 모두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 청년 고용절벽을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정부가 두 손 놓지 않고 기업 피해가 없도록 또는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말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란 특정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이나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과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 직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안내로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김 회장 외에도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백민경 기자의 오만상~상] 현장에 답이 있다

    [백민경 기자의 오만상~상]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 기자가 제일 잘 알지.”‘꼬꼬마’ 기자 시절부터 들은 얘기다. 현장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취재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일선 기자가 ‘팩트’를 가장 잘 알 수 있단 뜻이다. 얼마 전 4년여의 금융부 생활을 마감하고 산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산업 전반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으로 뜨거웠다. 낯선 출입처에 적응하려고 현장을 부지런히 찾았다. 늘어난 연차만큼 무거워진 엉덩이를 끌고 기업과 근로자들을 만났다. 그중 혁신 중소기업 대표로 대통령 만찬에 참석했던 한 중기 사장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중소기업중앙회 간부이기도 한 그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질문에 신분을 ‘망각’(?)한 듯 “중기가 정책에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순응하되 부작용을 고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러니 내가 다른 사장들한테 욕을 먹지”라는 농담 섞인 웃음과 함께. 그러면서 그는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이 아닌 월 단위나 연 단위로 책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기업 하도급 업체들은 계약 물량을 맞추기 위해 수십일간 잔업을 하는 일이 부지기수여서다. 기한을 못 맞추면 일감이 끊어질 텐데 어느 업체가 목숨 줄이 걸린 마당에 법을 지키고 있겠느냐는 얘기다. 주 5일 근무시간을 월 단위로만 조정해도 숨통이 트인다는 논리였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주 5일은 A공장에서, 주말은 옆 동네 B공장’에서 투 잡을 뛰는 외국인들만 늘어날 것이라고 부작용도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서 만난 또 다른 중기 대표는 최저임금 시행과 관련, “외국인 근로자 숙식 비용을 최저임금 기준에 포함해 주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공무원, 금융인들을 만났을 때보다 현장 곳곳에서는 나름 신선한 발상들이 많았다. 평창올림픽에 한 줄기 기대를 건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을 만났을 때도 몰랐던 일선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개성에 투자했던 공장 설비 시설이며 자산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탓에 자금 압박이 목까지 차오른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도 없단다. 가지도 못하는 개성에 자산이 있다고 법원이 파산신청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란다. 물론 현장의 이야기가 모두 정답은 아니다.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거나 법적으로 준비가 안 된 경우도 많다. 하지만 현장을 모르면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 탄생한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왜 은행은 4시에 문을 닫느냐”며 연장 영업을 주문했을 때도 금융권은 들끓었다. 은행 대면 거래가 10%대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잔업을 이해 못한 ‘탁상 주문’이라는 비판이 높았다. 오후 4시 이후 또는 주말에 문을 여는 은행 ‘탄력점포’는 현재도 크게 늘지 않았다. 정책을 만들 때, 기업을 운영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다. 혼선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문제를 제시하고 보완해 가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현장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white@seoul.co.kr
  •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이유는 월 13만원 주는 단기 제도이기 때문”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이유는 월 13만원 주는 단기 제도이기 때문”

    “일자리 안정자금의 신청률이 저조한 것은 1년간 매달 10만원 조금 넘게 주는 단기적인 제도이기 때문입니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30일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다. 박 회장은 “중소제조업체에 이렇게 돈을 주며 지원하는 것은 현장과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홍보가 부족해 신청률이 저조한 것이 아니라 정책 설계 방향 자체가 빗나갔다는 주장이다. 보완책으로 그는 “세금을 감면하는 방식 등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30인 미만 고용사업주에게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단, 최저임금 7530원을 준수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신청 건수는 9503건에 불과하다. 전체 대상 근로자 300여만명의 0.7%다. 소상공인들은 업주와 근로자의 보험 가입 부담을 든다. 연장근로가 많은 식당 등은 종업원 월급이 190만원이 넘어 신청자격이 안 된다는 점을 하소연한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분 등을 대기업이 납품단가에 반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즉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나 올랐는데도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더라도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 시 주당 최대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등 영세사업장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근로시간 단축 한달] “지금부터 저는 헬스장에 있는 걸로 해주세요”

    [근로시간 단축 한달] “지금부터 저는 헬스장에 있는 걸로 해주세요”

    사내 시스템에 헬스장 입력 뒤 잔업인력충원 없이 시간 줄어 과부하도부작용도 있다. 일을 하면서도 일을 한다고 얘기하지도, 인정받지도 못하는 이른바 ‘홍길동 근무’다. 삼성전자의 연구직 직원인 A선임은 30일 서울신문과 통화를 마치면서 “저는 이제부터 ‘헬스장’ 갑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실제로 헬스장을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헬스장에 간 것처럼’ 하고 근무를 이어 가겠다는 얘기였다. 주당 근무는 52시간을 넘길 수 없고 일은 끝나지 않다 보니 회사 근태관리 시스템에 ‘헬스장 이용’이라고 입력한 뒤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C선임은 “헬스장 이용이나 담배 피우는 시간 등은 정식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는 만큼 그 시간만큼 일을 마무리 지을 시간을 버는 셈”이라면서 “평소 10시간 걸려 하던 일을 하루아침에 빨리 끝내기는 어렵다 보니 이런 편법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정된 시간에 개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연구개발(R&D) 등 관련 직군에서 이런 ‘서비스 잔업’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에서 점포 발주 업무를 담당하는 B과장은 “재고 관리는 그때그때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본사 업무용 PC의 사용시간이 제한돼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면서 “쉬는 날이나 퇴근길에 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집 근처 이마트로 가서 검품장 공용 PC로 몰래 처리한다”고 털어놨다. 정해진 시간에 일을 집중적으로 해야 하다 보니 ‘과부하’를 하소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15년 경력의 이마트 매장 영업직 사원 이모(50·여)씨는 “점포 근무자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 근로자인데 추가 인력 충원 없이 놀리는 시간을 줄여 똑같은 일을 하다 보니 체력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당장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근로시간 단축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 있어서는 다른 조언을 내놨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이 선순환 구조로 정착되려면 실질임금 상승과 고용량 증가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고 근로시간만 줄이게 되면 사측의 비용 절감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호 경남대 경제금융학 교수는 “근로자가 100시간 덜 일하면 그만큼 몇 명을 더 뽑는다는 식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고용 증가가 산술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최저임금을 올려 근로시간을 줄이고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핵심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노동 형태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업무 특성을 무시한 채 일괄적으로 출퇴근 시간을 강제하면 비공식적인 잔업 등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생산직이나 현장 근로자는 분 단위로 명확히 계산해 초과 근무를 제한하고 제조업이나 사무직은 연차 사용을 자유롭게 하는 등 연간 단위로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단축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근로시간 단축 한달] 쓸데없는 야근 줄고 칼퇴근 압박… 우리 부장이 달라졌어요

    [근로시간 단축 한달] 쓸데없는 야근 줄고 칼퇴근 압박… 우리 부장이 달라졌어요

    ① 근로시간 줄었나 - 52시간 넘으면 경고… 특정인 업무 쏠림 사라져 ② 월급은 얇아졌나 - 특근비 없어져… 삼성 생산직 월급 5~10% 감소 ③ 생산성 하락했나 - 100건씩 결재 시스템으로 바꿔… 3주→3일 단축정부가 법정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했을 때 직장인들은 실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지를 가장 의심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월급봉투가 얇아질 것도 걱정했다. 기업들은 생산성 하락을 가장 우려했다. 한 달간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해 본 삼성전자와 신세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저녁이 있는 삶, 보이기 시작했다” 취재에 응한 삼성전자 직원들은 대체로 근무시간이 실제로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개개인의 주(週) 단위 근무시간을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부서장이 강하게 ‘퇴근 압박’을 하기 때문이다. 한 과장급 직원은 30일 “어제도 부장이 직원을 강제로 퇴근시키는 걸 봤다”면서 “야근이나 특근을 못 하게 엄청 챙긴다”고 전했다. 주당 52시간이 넘어가면 해당 직원은 물론 부서장에게도 ‘알림 경고’와 함께 책임 추궁이 돌아온다.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노는’ 풍토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 한 연구직 선임급 직원은 “특정인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몰리면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기한 안에 업무가 끝나지 않을 것 같으면 다시 일정을 잡아 ‘리커버리 플랜’을 내는 등 조직문화가 꽤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무선사업부의 책임급 직원은 “쓸데없이 야근하는 문화가 확 줄었고 집중적으로 일한 뒤 눈치 안 보고 쉬는 분위기가 생겨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신세계에도 대체로 ‘칼퇴근’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전자사원증으로 출퇴근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어서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12월만 해도 오후 6시 30분 이후 퇴근자가 전체의 약 32%였다. 하지만 주 35시간제 도입을 선언한 올 1월에는 0.3%로 급감했다.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일하는 김모(가공식품 담당)씨는 “하루 7시간 근무제로 점심시간이 30분 줄다 보니 멀리까지 밥 먹으러 나가는 재미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러시아워’를 피해 오후 5시에 퇴근해 (길이 안 막혀) 체감 퇴근시간이 2시간 이상 단축됐다”면서 “퇴근 뒤 헬스장도 거의 매일 가고 있다”고 말했다.●야근·특근 줄어 수입은 감소 월급봉투는 얇아졌다. 주중 근로시간이 줄어서가 아니라 야근과 주말 근무가 줄어서다. 야근 및 특근 수당이 줄다 보니 월급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과 직급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월 10만원부터 시작해 생산직의 경우 월급의 5~10%까지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볼멘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특근비가 없어져 수입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애들 학원비며 한창 돈 들어갈 일이 많아 일을 더 하고 싶은데도 회사가 강제로 막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반대로 서초사옥의 한 연구직원은 “야근을 안 해 수입이 줄고 근무 강도도 높아졌지만 그만큼 가정에 충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일단 급여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예년과 같은 임금인상률이 적용돼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7530원)보다 14.7% 높은 8644원으로 올랐다. 신세계 측은 “주 35시간 기준 월 소득은 158만 2000원으로, 지난해 40시간 기준 월 소득 145만원, 올해 40시간 기준 최저임금 157만 3000원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헛걸음·낭비 시간 없게 임원 일정 공개 생산성은 한 달 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생산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걱정을 거두지 않고 있었다. 신세계는 생산성 유지를 위해 시스템을 개선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협력사와의 계약서 결재 시스템을 고쳐 한번에 100건씩 일괄 처리할 수 있게 했다. 10만건이 넘는 계약을 일일이 결재하느라 담당 팀장들이 3주 가까이 야근을 해야 했던 풍속도가 사라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새 결재 시스템으로 야근 없이도 3일이면 일이 끝난다”고 전했다. 물류 시스템도 바꿨다. 입고 단계 때 상품 분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예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세분화한 것이다. 또 모든 임원의 일정을 사내 인트라넷에 공개해 직원들이 보고하러 왔다가 헛걸음하거나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허투루 버려지는 시간을 줄이라”고 특명을 내려놓았으나 내심 고민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갤럭시S9이 출시되고 에어컨 성수기에 접어들면 주 52시간 근무로는 생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특정 기간에는 최대 64시간 탄력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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