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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대형화 불구 경쟁력 퇴보 관치 압력 없애 자생력 키워야”

    야 4당과 금융노조가 3일 자산 500조원 이상 대형은행(메가뱅크)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사끼리 인수·합병을 할 때 지분을 95% 이상 취득하도록 한 시행령 조항을 법률로 격상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산은금융뿐 아니라 KB금융의 우리금융 매입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야 4당 등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메가뱅크, 국민에게 득인가 실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공청회에서 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사건과 메가뱅크를 연결 지으며 싸잡아 비판했다. 외형경쟁에 치중하다가 파국에 치달은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 메가뱅크에 대한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발제자인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며 은행 대형화가 진전됐지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산업 국제 경쟁력이 오히려 퇴보했다.”면서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금융시장 성숙도 경쟁력은 전년 58위에서 83위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구조가 취약한 채로 몸집만 불린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과 서민금융을 외면해 신용정보 및 신용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졌다.”면서 “인위적인 은행 대형화는 은행의 부실과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현재 3대 공급과잉 산업이 금융·부동산·대학교육”이라면서 “모피아에 의해 부동산 거품을 유지하는 데 금융산업이 동원되면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너무 강해진 관치 압력을 없앤 뒤 시장에서 은행들끼리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변호사는 “금융지주회사가 중간지주사를 두는 방식으로 다단계 소유 구조를 만들 경우 무분별한 확장·경영 비효율 등 폐해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현행법에서 금지해 뒀다.”면서 “우리금융 매각을 위해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모법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산은, 우리금융 인수 여론얻기 총력

    우리금융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 중인 산은금융 경영진이 국회·학계·노동조합 설득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에 부정적인 여론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얘기다. 김진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가 “법을 개정해서라도 금융지주사 합병 기준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을 막겠다.”고 공언한 데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민영화 정책의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지주회사끼리 인수 하한선을 95%에서 50%로 낮추는 법령 개정이 관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직원 내부설명회를 연 데 이어 부행장들은 지점을 돌며 우리금융 인수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국가적으로 자산 500조원 이상의 메가뱅크인 ‘챔피언뱅크’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과 합병 뒤 ‘1지주 2은행’ 체제가 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강 회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역효과를 부른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지주사 합병 자체보다 정권 실세인 강 회장의 행보 자체가 비판여론을 불러일으켰다는 인식 때문이다. 산은금융 주변에서는 최근 산은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에 실패할 경우 외환은행이나 SC제일은행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국내외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되자 SC제일은행 측이 정색하며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본사 쪽에서는 “정권 실세가 추진한다는 이유만으로 매각 의사도 밝히지 않은 외국계 은행을 특정 지주사가 인수한다는 루머가 나도는 게 이성적이지 않다.”며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응수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까닭에 강 회장의 우리은행 인수 향방에 금융권이 모두 주시하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우리은행원들 자신감 산은직원들은 불안감

    우리은행원들 자신감 산은직원들은 불안감

    17일 베일을 벗은 우리금융 매각 방안을 놓고 이해당사자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입장이 맞서는 한편 지주사 내부에서도 위·아래 온도차가 확연하다. 메가뱅크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우리금융과의 통합에 적극적이다. 산은과 우리금융이 합쳐지면 자산이 500조원대로 국내 최대은행으로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 순위는 54위에 불과해 원전과 같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능력이 갖춰질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 등의 인연을 갖고 있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 간부들과 함께 산은금융으로 흡수통합되는 데 우려를 갖고 있다. 금융계의 파워맨인 이 회장은 강 회장에 대해 “계급상 저보다 위”라며 몸을 낮췄다. 인수에 나설 주체는 산은금융이며 팔리는 곳은 우리금융이지만, 은행원들의 표정은 정반대다. 한일·상업·한빛 등의 인수·합병(M&A) 경험이 있는 우리은행 직원들은 느긋한 데 비해 산업은행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임직원 수 1만 4000여명, 점포 수 900개가 넘어 상업은행 규모로는 최선두권에 있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합쳐진다고 해도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심감이 깔려 있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지금까지 인수·합병을 워낙 많이 해본 데다 우리의 규모가 워낙 커 산업은행과 합병한다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직원들은 인수의 주체이면서도 우리은행에 흡수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한 직원은 “만약 우리은행과 합치면 산업은행의 문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며 “산업은행은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직원들이 입사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중은행 규모로는 우리은행이 더 크다 보니 양사 합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는 산업은행 직원들이 영업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평균 연봉과 복지에서 상대적으로 우리금융 직원보다 우위에 섰던 산은 직원 사이에서는 ‘현상유지’에 대한 바람도 감지된다. 숫자면에서도 우리금융 직원이 3배에 달하기 때문에 도리어 우리금융에 희석되는 게 아닌지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개인·기업·정부 빚 2500兆… GDP의 2.2배

    개인·기업·정부 빚 2500兆… GDP의 2.2배

    지난해 개인·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이자부 금융부채’가 25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2배 수준이다. 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의 자금순환표상 개인·비금융 기업·정부의 이자부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2586조 2245억원으로 전년(2408조 2754억원) 대비 7.4%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변경된 기준으로 관련통계를 집계한 2002년 말(1258조 6630억원)보다 105.5% 증가했고, 5년 전인 2005년(1515조 7494억원)보다 1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명목 GDP(1172조 8034억원)의 2.2배 수준이다. 이자부 금융부채란 자금순환표상 부채 항목에서 주식 및 출자지분, 직접투자, 파생금융상품, 상거래 신용 등을 뺀 실제로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만 따로 모은 것이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업의 이자부 부채가 1281조 83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공기업 부채가 254조 6909억원, 민간기업 부채가 1027조 1482억원이었다. 개인의 이자부 부채는 전년보다 8.9% 증가한 937조 2837억원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내에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개인부채에는 가계뿐 아니라 민간 비영리단체의 부채도 포함돼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구를 합친 정부 부채는 367조 1016억원으로 금액상 가장 적었다. 그러나 경제 주체별 부채의 증가 속도는 달랐다. 2002년과 비교한 부채 증가율은 정부가 사회복지 지출 증가 등에 따라 267.8%로 가장 높았고, 기업(93.7%)과 개인(88.6%)이 뒤따랐다. 기업부채 증가는 공기업의 영향이 커 보인다. LH 등 매머드급 공기업 부채가 급증한 탓이다. 이자부 부채의 급증은 금리 상승기에 한계 계층을 중심으로 경제 주체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개인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재무 상태가 취약해질 수 있고, 일부 공기업도 과도한 부채와 채산성 저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개인과 공기업 부채가 경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국가채무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GDP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행동과 결과물로 민영화 보여줄 것”

    “행동과 결과물로 민영화 보여줄 것”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2일 민영화와 관련, “차근차근 행동과 결과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영화는 기본적으로 정책 당국이 정할 사안으로 이와 관련해 말하면, 새까만 후배들이 하는 일에 말뚝을 박았다고 비난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상견례 형식을 빌려 취임 뒤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났다. ‘눈 내리는 소리까지 듣는다’는 의미의 ‘청설’(聽雪)이라는 호를 가진 강 회장은 “민영화와 관련해 공부하고 있고, 경청하는 자세를 갖겠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바깥에 있을 때와 직접 들어와 있을 때 생각이 달라지는 것이 정상적”이라면서 “직접 책임을 지는 사람은 이야기를 함부로 하기 어렵다.”며 평소 소신인 산은 민영화나 메가뱅크 관련 질문을 비켜갔다. 이어 “금융당국은 감독이고 나는 배우”라면서 “나는 정부를 떠난 사람이라 민영화 문제는 정부가 대주주로서 결정하면 그에 따라 할 일을 하겠다.”고 후배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배려했다. 하지만 산업은행법상 민영화의 전제조건인 개인금융 기반 확대와 관련해서는 “어떤 방안이 좋은지 업무보고를 받았지만, 4월 중순쯤 워크숍 겸 확대간부회의에서 논의한 뒤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고 제시했다. 전임 민유성 회장 시절 산은이 동남아 등 해외 상업은행을 인수해 점포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소매금융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에서 벗어나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강 회장은 또 “잭 웰치는 반대가 없는 회의는 공부를 하지 않았거나 눈치를 보느라 이야기를 안 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보고, 반대가 없는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잭 웰치 GE 회장의 자서전을 인용했다. 종합하면 우리·수출입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과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산 500조원 규모 메가뱅크를 설립하는 소신에 대한 반론을 들어본 뒤 방향을 잡겠다는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강 회장은 “외환위기 뒤 야인시절 연구에 매진하며 꾸던 꿈의 80~90%를 이명박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이뤘다.”며 우리나라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담 의장국을 맡았던 예를 들었다. 이어 “우리는 유목민의 DNA를 갖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해외 지향적이었을 때 번영했고, 청년 일자리도 해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취임 당시 화두였던 글로벌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연봉 논란 등을 의식한 듯 강 회장은 “근래 모든 일이 제 뜻과 다르게 알려지고 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10년 이상 연배가 어린 은행장급 회의에 참석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22일 주주총회 뒤 정식 선임되면, 전임 행장의 관례와 산은에 이익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연봉 인상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저를 공격하면 잘 팔리는 상품이 되어서 이야기가 나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강만수發 ‘자산 500조 메가뱅크’ 탄생하나

    강만수發 ‘자산 500조 메가뱅크’ 탄생하나

    금융권에 ‘강만수발(發) 빅뱅’이 다가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 분리에 이어 ‘메가뱅크론자’인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가 산은지주 회장에 내정됨으로써 국내 금융권이 새판짜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지주는 강 특보의 회장 취임 이후 조만간 재무·수익구조 개선 등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민영화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산은의 민영화 계획에는 다른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산은·우리금융과 산은·우리금융·IBK기업은행, 산은·KB금융, 산은·KB금융·우리금융 등의 결합 가능성이 그중의 일부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실현된다면 자산규모 500조원 이상의 메가뱅크가 탄생한다. 국내 1위의 금융지주사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덩치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산은이 정책금융공사나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특보의 산은지주 회장 취임은 금융권 빅뱅을 부르는 시발점”이라면서 “금융당국의 큰 그림 속에 예측불허의 상황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들의 반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가뱅크와 관련, “시대에 맞지 않은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대형 은행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으며, 덩치만으로 세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 등 정치권의 주요 이슈 등으로 M&A 추진 동력 확보가 만만치 않다는 것도 실현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치권의 외풍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계산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산업은행은 각각 민영화를 추진 중인데, 두 은행을 합쳐서 메가뱅크를 만든다는 발상은 오히려 국유화를 하겠다는 얘기와 같다.”면서 “민영화 계획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서 주식이 유통되는 우리금융을 합쳐서 전략적인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자산규모가 커진 은행이 국내 영업에 집중한다면 독과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과잉 경쟁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메가뱅크를 만들지 않는 게 낫다.”면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두·홍희경기자 golders@seoul.co.kr
  • “공정사회로 가려면 땅·주식 세금 강화해야”

    “공정사회로 가려면 땅·주식 세금 강화해야”

    정부가 지난달 19일 ‘1차 공정사회 회의’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를 처음 내건 지 반년 만이다. 공정사회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 계간지 ‘역사비평’ 2011년 봄호는 공정사회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세금 문제를 제기한다. ‘조세의 공공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특집을 마련한 것. 역사비평 측은 “지난해 공정사회론이 나왔고, 마이클 샌델(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됐다.”면서 “공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를 찾다 보니 세금 문제가 거론됐고 이에 맞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한국 근대 조세 100년사와 국가, 민주화, 조세공평의 과제’라는 논문을 통해 공정사회에 걸맞은 조세 제도로 자산·자본 소득자에 대한 중과세를 제시한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과 주식의 순가치는 총 7500조원. 그런데 여기서 거둬들인 세금은 37조 8000억원(0.005%)에 불과했다. 같은 해 자동차 내수판매액 23조원에 대한 세금은 6조 8000억원(29.6%)이었다. 부과 세율 격차가 무려 5920배다. 건설 현장을 누빈 기업인 출신의 이 대통령은 특유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정신으로 젊은이들에게 생산 현장에 나가 땀을 흘리라고 독려한다. 그런데 조세 제도는 애써 땀 흘리기보다 지적도나 주식 시세표를 뒤적이라고 권유하는 셈이라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잘못된 조세 정책이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냄으로써 자원 배분의 왜곡을 야기한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조세 제도 역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누적돼 왔다.”면서 “자산·자본 소득에 대한 추징은 면밀한 조사와 제도의 뒷받침이 따라야 하는데 국가체계가 엉성하던 시절에는 이런 노력을 들일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가장 만만한 게 소비와 임금소득이었다. “그래서 소비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 등)와 근로소득세만 집중적으로 거둬들이게 된 것”이라는 정 교수는 “예전에야 경제 발전이 급하다 보니 그랬다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경제 발전의 과실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자산·자본 소득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한국 토지 보유세의 역사와 의미’를 통해 토지 보유세 강화를 주장한다. 0.2%에 불과한 보유세 실효세율을 2017년까지 1%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여기서 조성된 34조원을 복지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다. 국가 개입이나 세금 같은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마저도 토지보유세만큼은 긍정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전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토지 보유세 강화가 시도됐으나 경제논리에 앞서 ‘세금폭탄’ 등으로 상징되는 여론전과 정치 공세에 좌초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정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연구소 연구위원의 글은 더 따끔하다. 최근 ‘대동법:조선 최고의 개혁’이라는 책을 내놓은 이 연구위원은 ‘대동법을 통해서 본 조선 시대 공공성의 관념과 현실’이란 논문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부자 감세’가 주장되는 오늘날이 토지 생산력 중심 과세원칙에 기초한 17세기보다 공공적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이 연구위원은 “대동법의 정착 과정을 추적하다 보면 당대 유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이 토지의 생산력에 맞춰 세금을 내도록 하는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더 많이 버는 자가 더 많이 내라는 것, 즉 이를 균(均) 혹은 평(平)이라 불렀다.”고 상기시켰다. 공정사회 기치를 내건 정부가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11 전·월세대책] “고민한 흔적 역력” vs “전세난 해결엔 미흡” 엇갈려

    [2·11 전·월세대책] “고민한 흔적 역력” vs “전세난 해결엔 미흡” 엇갈려

    정부가 고민 끝에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11일 발표했다. 시장에선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면서도 “전·월세난 해결에는 미흡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전세자금 지원과 세제를 통한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담은 정부의 보완책은 전세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임대주택 물량을 늘리는 대책은 1~2년 뒤에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13 대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 분당신도시에 사는 주부 최모(31)씨는 최근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아닌 중개업소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년 전 계약 때보다 6000만원 오른 차액을 월세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시세보다 1000만원가량 비싼 가격이었다. 최씨는 “대출 등 빚만 권하는 정부 정책으로는 결코 전세난을 잡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11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11전·월세대책’은 (앞서의 대책을)보완해 내놓은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할 때마다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그동안 ‘더 이상의 대책은 없다’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1·13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카드를 꺼내 든 데 따른 해명이다.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날 대책은 중·장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보완책에 방점을 찍었다. 법 개정을 통한 세제 및 기금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에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가 4만 3000여 가구나 있다.”면서 “개인이나 건설사, 리츠 등 민간이 임대 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500조원의 시중 부동자금을 풀도록 하는 유인책을 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공급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분양 아파트 등은 전세 주택 필요지역이 아닌 시 외곽이나 지방에 있는데다가 법 시행까지도 일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실효성 측면에서 이달 말 예고된 매매활성화 대책에 앞서 굳이 지금 꺼내 들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도 “중대형 매입 임대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양도세 인하가 아닌 감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관련법 개정을 늦어도 4월까지 마무리하고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법 개정 뒤 시장에 임대물량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1·13대책의 도시형 생활주택과 다세대·다가구 공급도 6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했다.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 ‘부익부’현상만 초래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을 지자체 자율에 맡긴 것도 사업성 악화를 우려한 조합원들의 반대로 실효성이 떨어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LH 정상화 방안] “자구책이 핵심…생살 도려내는 심정”

    [LH 정상화 방안] “자구책이 핵심…생살 도려내는 심정”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29일 “최선을 다했다.”면서 “사업을 모두 하려면 500조원이 들어가고, 그러면 국가경제도 흔들린다.”고 사업 재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경영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인원 감축과 임금 반납 등 자구책”이라며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를 반복했는지 잘 알고 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또 “정부가 국민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하는데 당장 돈이 없을 따름이지 다 끌어안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사업 재조정을 위한 명단이 없는데. -일일이 어떻게 발표하나. 전국이 시끄러울 것이다. 가족이 해당지구 주민이라고 생각해 보라. 가정 전체가 흔들리는 일인데 쉽게 무 자르듯 내놓을 수 있나. →재조정 명단을 확정한 뒤 시기를 조율하는 것인가. -아니다. 주민과의 협의가 우선이다. 아직 다수 사업장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동안 (재조정 사업장 발표를) 약속해 왔는데. -(속 시원하게) 왜 말하고 싶지 않겠나. 공기업은 주민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지금은 돈이 없어 그렇지 다 끌어안고 가는 게 원칙적으론 맞다. →시간이 걸리지만 모든 사업을 다하겠다는 것인가. -다하려면 국가경제가 흔들린다. 지방자치단체나 주민과 충분히 협의해 사업방식을 조정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스스로 지구를 해지해 달라는 주민들도 있고, 지역마다 사정이 모두 다르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자구책이 핵심이다. 잘못된 것은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생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할 것이다. →지역주민의 관심사는 다르다. -주민들의 관심은 언제 보상금을 지급하느냐에 있다. (나도) 잠도 못 자고 수없이 고민했다. 우리 재정 상태를 잘 알지 않나. 왕도가 없다. →사업장 구조조정 내용 공개와 관련, 정부와 이견은. -그런 얘기는 유언비어다. LH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려는 일이다. 정부는 사업조정을 잘 마무리하라고만 얘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카드수수료 왜 외국보다 10배나 높은 건가

    국내 신용·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이 유럽에 비해 10배 정도 높다고 한다. 보험연구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평균은 올해 3분기 현재 2.11%, 체크카드는 1.85%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프랑스(0.7%)·호주(0.8%)·덴마크(0.95%)의 2~3배에 이르고, 체크카드는 네덜란드·덴마크(0.15%), 벨기에·스위스(0.2%)보다 무려 9~12배나 더 높은 수준이다. 국가 간 수수료율을 단순 비교해 볼 때, 국내 카드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격차다. 국내의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말 현재 500조원을 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40%가 넘는 금액이 신용카드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사용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각종 지급카드가 벌써 1억장 이상 발행됐을 만큼 생활화돼 있다. 그러나 카드 선진국이라 할 만한 우리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수수료율이 턱없이 높다는 것은 문제다. 물론 유럽 등에서는 은행이 카드업을 겸하지만 우리나라는 카드사가 독립·전업법인인 점이 수수료율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국내 카드사의 자금조달(회사채) 금리가 평균 4.07%로 미국(0.25%)·일본(0.1%)·영국(0.5%)에 비해 높은 것도 그 때문이다. 높은 수수료율이 국내 카드사의 영업구조에서 기인한다 할지라도 언제까지 소비자에게 수수료 부담을 떠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소비자의 예금잔액에서 결제되는 체크카드의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들지 않는 데도 수수료율이 여전히 높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카드사는 업종별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영업비밀임을 핑계로 산정 근거를 감추려고만 할 게 아니라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낮춰야 한다. 그런 다음에 금융당국을 통해 수입 다변화를 모색하는 게 순서다.
  • 금융사 대출금 누적액 1500조 육박

    금융회사의 대출금이 7년여 만에 곱절로 증가하면서 누적액이 15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983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 금융회사의 원화대출금(8월 말 기준)도 450조원을 넘어 전체 금융회사의 대출금 잔액은 1433조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금융회사의 대출금은 매월 평균 3조 5000억원씩 늘었다. 지난달은 은행권에서만 기업과 가계 대출이 7조 8000억원 늘어 전체 금융회사 대출금의 평균치를 훌쩍 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1~2012년 중 대출금이 1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300조원 안팎인 우리나라 1년 예산의 5배에 이르는 규모다. 대출금은 대부분 금리 변동형 대출이어서 앞으로 대출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무거워질 수 있다. 국내 원화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74%에서 올해 3분기 말 1.24%로 높아졌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금융정책 릴레이 토론회’ 발표자료에서 “소득에 견줘 대출 비중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대출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통일비용 최소 3500兆”

    “통일비용 최소 3500兆”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한 35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통일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의 거시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3.1%는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 350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독일이 1990년 통일 뒤 20년간 지출한 3000조원은 물론 ▲삼성경제연구소 546조원 ▲미국 랜드연구소 670조원 ▲미래기획위원회 2525조원 등 다른 기관 분석 결과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세부적 통일비용은 통일과정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관리비용이 19.1%, 정치·경제·사회 등 통합비용 34.4%, 통일 뒤 생활·소득 격차 해소비용이 46.5% 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일세 등 비용 마련 방안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제 고민해야 할 시기’(50.0%)라는 응답과 ‘당장 심도 있게 논의·추진해야 한다’(20.0%)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통일비용 확보 방안으로는 통일세 징수를 꼽은 응답이 50.0%로 가장 많았다. 통일세 징수와 재정 일부를 적립하는 방안을 비슷한 비중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30.0%, 재정에서 더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20.0%였다. 통일세 과세 형태는 별도 세목을 신설해 모든 납세자를 대상으로 징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55.0%, 부가가치세 증세로 마련하자는 의견이 30.0%를 차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민연금 기금 300조 돌파

    국민연금 기금 자산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기금 자산이 지난해 말 277조 6424억원보다 22조 6753억원이 증가한 300조 3177억원(23일 기준)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공단은 300조원 돌파 시점을 9~10월로 예상했었다. 기금 자산은 2003년 5월 100조원을, 2007년 4월 200조원을 넘어섰고 3년 만에 300조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올들어 현재까지 기금운용 수익금은 12조 7214억원이었고,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총누적수익금은 122조 7000억원 수준이라고 공단은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총누적수익률은 6.61%였고 지난해에는 1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단은 이런 추세라면 기금 자산이 2015년 500조원, 2040년에는 2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광우 공단 이사장은 “재정의 장기적 안정을 위한 기금운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기금운용 체계와 관리 역량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의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GPF),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 채무백서 만들라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지방정부의 재정 및 채무관리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자산이 얼마이며, 나갈 돈과 들어올 돈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가계의 기본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살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국가의 자산과 채권·채무는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민은 나라의 자산이 어느 정도이고 받을 돈과 줄 돈이 얼마인지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자산과 채권·부채 등을 제대로 관리하도록 감시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겠다. 올해 국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것을 합쳐 407조원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부채와 국가가 관리하는 연기금 준비금도 국가채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의의 국가부채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 부채 446조원과 가변적이긴 하나 현재 기준으로 연금책임준비금 부족액 640조원도 나라의 빚이다. 결국 국가의 채무는 150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중앙·지방정부, 공공기관이 소유한 토지·건물 등 자산을 고려하면 아직은 부채를 감당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부채가 급증해 국가부채에 대한 종합적·체계적인 위험관리가 시급하다.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들이 호화청사를 지어 예산을 낭비하고, 툭하면 지방채 발행을 남발하는 악순환은 감시·관리체계의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자체들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부채절감과 예산절약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국가 및 공공기관의 부채를 지금처럼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나누어 산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정부가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에 앞서 신용도를 세분화하고 ‘미래 위험도’를 반영하며, 공공기관 부채를 국가재정법에 따라 통제하겠다지만 이 또한 미봉책일 뿐이다. 그보다는 국가 및 공공기관의 채무에 대해선 기관별 상환계획을 일목요연하게 담은 백서를 만들어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가 및 공공기관의 자산과 채권·채무를 통합 관장하는 청(廳)의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
  • [Next 10년 신성장동력] GS건설-친환경주택 건설 본격 착수

    [Next 10년 신성장동력] GS건설-친환경주택 건설 본격 착수

    GS건설은 주택·건설사업 등 기존 핵심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발판으로 가스, 발전, 환경 등 전략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녹색성장 사업을 비롯한 미래사업 분야에 대한 상품군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성장사업팀을 신설,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가스플랜트 분야는 선진사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LNG 액화와 같은 핵심공정에 대한 설계 역량을 강화하면서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전 및 환경 분야에서는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자 우선 EPC(플랜트에서 설계, 자금조달, 시공까지 전과정 수주) 중심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되 이들 프로젝트에서의 성공체험을 바탕으로 향후 기획 제안이나 사무개선 활동 등 전·후방 사업영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래사업 부문에서는 녹색성장사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녹색 뉴딜사업 및 원전사업에 참여하고 신재생에너지, 저탄소 교통인프라,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새로운 녹색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비전 2015’에서 밝혔듯이 상수·하폐수 재이용 및 해수담수화 설비 등 수자원 개발과 수처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2년 500조원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물산업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수자원 고갈 등으로 해수 자원의 담수화에 대한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충남 당진에 역삼투막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파일럿 플랜트를 운영해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며 미국 선진기술사와 기술 공조를 통해 기술력 확보 및 사업진출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 또 에너지 절감 주택 신축이 의무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미래주택을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GS건설은 주택사업본부와 기술본부의 협업을 통해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미래주택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마포 서교동 자이갤러리 안에 ‘그린스마트자이’ 홍보관을 개관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미래주택 ‘그린스마트자이’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그린스마트자이’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적용된 에너지 절감형 미래주택이다. 태양에너지, 바람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기존 전기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주택 기술이다. 이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넓게는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고 좁게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으로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경기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 미래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주거단지인 스리제로 하우스(에너지, 유해물질, 소음 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추후 태양광발전설비, 연료전지, 세대일괄 소등 스위치, 대기전력차단 시스템과 같은 에너지 절약형 설비의 신규단지 적용을 검토 중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美주택시장 “유럽발 위기 땡큐”

    美주택시장 “유럽발 위기 땡큐”

    유럽이 재정위기로 울상을 짓고 있을 때 미국 주택담보대출시장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 탓에 세계 증시가 요동치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영 모기지 업체 프레디 맥의 30년 모기지 고정 금리가 지난주 4.84%에서 이번 주(21~27일) 4.78%로 낮아졌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1조 2500억달러(약1500조원) 규모로 모기지담보부 증권을 한창 매입했던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역대 최저 금리 4.71%에 근접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최저 금리이다. 같은 기간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4.21%로 20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프랭크 노태프트 프레디 맥 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모기지 금리는 지난달 만료된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영향을 상쇄하며 주택 구입자들의 상환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신축주택 판매실적은 50만 4000채로 2008년 5월 이후 거의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주택의 거래실적도 지난달 577만채로 3월에 비해 7.6% 늘어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모기지 금리 하락은 Fed가 지난 3월 모기지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면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다. 유로의 위기로 Fed가 별도의 시장개입을 하지 않아도 금리가 하향 안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모기지 은행협회(MBA)의 제이 브린크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자들은 보다 큰 집을 구매할 기회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개인·기업·정부 부채 2500兆

    개인·기업·정부 부채 2500兆

    금융부채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개인·기업·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금융부채 규모는 5년 새 1000조원 이상 늘어 지난해 말 25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과 공기업 부채가 문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거나 공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가 오른다면 우리 경제가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의 자금순환표와 기획재정부의 국가결산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해 말 개인과 기업, 정부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금융부채는 2447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1063조 1000억원)의 2.3배 규모다. 지난해 금융부채는 2004년(1438조 5000억원)보다 1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어서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 주체별 금융부채 증가속도는 기업, 정부, 개인 순으로 빨랐다. 지난해 개인 부채는 854조 8000억원으로 2004년(543조 3000억원)보다 311조 5000억원(57.3%) 증가했다. 지난해 9월 현재 GDP의 80.9% 수준이다. 기업 부채는 1233조원으로 2004년보다 지난해 540조 9000억원(78.2%) 늘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속철 건설 빚 3조위안” 쾌속질주 中경제 경고음

    “고속철 건설 빚 3조위안” 쾌속질주 中경제 경고음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경고음’이 내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 건설비를 회수하기 어려워 막대한 빚더미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3300㎞의 고속철도 노선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2020년까지 모두 1만 8000㎞에 이르는 고속철도망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종합운수연구소의 류빈(劉斌) 연구원은 관영 신화통신의 경제전문 주간지 재경국가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목표대로 고속철도망을 갖추려면 모두 3조위안(약 5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속철도는 항공사와의 경쟁 등으로 승객확보가 제한적이어서 건설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 연구원은 “일부 선진국은 이미 10여년전에 시속 400㎞ 이상의 고속철도 기술을 개발했지만 어느 국가도 그렇게 빠른 고속철도를 건설하지 않았다.”며 “기술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건설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고속철도의 위기는 높은 건설원가에 비해 운임과 승객 수송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앞서 운행을 시작한 베이징~톈진(天津) 구간은 당초 연간 이용객을 3800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1800만명에 그쳤다. 철도부 산하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고속철도의 가격이 너무 높으면 아무도 이를 이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너무 낮게 책정하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고속철도의 재정난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왕융핑(王勇平) 철도부 대변인은 “중국은 지방정부가 철도건설 부지를 제공하고 노동력이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속철도 건설 비용이 적게 든다.”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중국공정원의 왕멍수(王夢恕) 원사도 “중국이 건설중인 시속 350㎞짜리 고속철도는 시속 200㎞ 고속철도에 비해 건설원가가 10% 밖에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건설비 논란과 함께 고속철도와 항공운수업의 공멸 위기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개설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속철도와의 경쟁을 막아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항공사와 고속철도의 경쟁으로 모두 망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운행중인 중국의 고속철도 노선은 베이징~톈진, 우한(武漢)~광저우(廣州), 정저우(鄭州)~시안(西安) 등이다. 모두 평균시속 350㎞를 자랑한다. stinger@seoul.co.kr
  • 삼성전자 “2020년 매출 500조 달성”

    삼성전자가 10년 뒤 매출 500조원에 이르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또 내년에는 최소 8조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30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오는 2020년 매출 4000억달러를 달성해 정보기술(IT) 업계의 압도적 1위와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완제품과 부품위주의 정보·통신·가전 중심의 사업구조를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또 바이오, 환경·에너지, 편의·안락 등 ‘삶의 질 향상’ 영역을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메모리·액정표시장치(LCD)·TV와 휴대전화 등 선도사업은 현재의 선두자리를 견고하게 지키는 동시에 생활가전·컴퓨터·프린터·네트워크·시스템LSI·카메라 등 6개 부문을 적극 육성해 현재 20% 수준인 매출비중을 2020년까지 30%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40년간 이룩한 성공을 넘어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창조적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개척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3·4분기 실적은 매출 35조 8700억원, 영업이익 4조 23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디지털미디어(TV 등 가전)를 뺀 반도체·LCD·정보통신(휴대전화) 등 3개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동시에 각각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목표 ‘매출 13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시설투자에 7조원 정도를 집행할 예정이지만 내년에는 반도체 부문에 5조 5000억원, LCD 부문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내년에는 재계의 투자심리도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美건보 개혁 안하면 GM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파산보호 신청 중인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에 비유하며 의사들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의 미의학협회(AMA) 연례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건강보험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미국은 GM처럼 더 많이 지불하고 덜 얻으면서 결국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건강보험 비용이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연방예산에 시한폭탄과도 같아서 미국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공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의료서비스 시장에 경쟁을 도입, 낭비를 줄이고 보험회사들을 정직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보험 수혜 범위를 확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앞으로 10년 뒤면 적자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에서 건강보험 개혁으로 1조 2000억달러(약 1500조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돼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줄여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의사들의 주요 관심사인 오진 보상 상한 제도에 대해 자신은 이를 지지하지 않으나 과도한 방어적 의료행위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미 의회는 건강보험제도 개선안의 내용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계획 중인 공공보험 제도가 민간보험 회사들의 문을 닫게 할 것이라면서 의회내 지지도 많지 않다고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건강보험 서비스 산업은 연 2조 500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나 아직도 4600만명이 무보험 상태로 의료 서비스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의회예산국(CBO)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현재 의회에서 논의중인 건강보험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10년간 연방 재정적자가 추가로 1조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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