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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까지고…오 그대여 변치 마오

    언제까지고…오 그대여 변치 마오

    짧으면 한 달, 길어야 석 달 안에 프로그램의 생사가 판가름 난다는 방송가에서 10년 이상 장수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소리 없이’ 오래 가는 이 프로그램들은 매 시즌 치열하게 전개되는 지상파 방송국 간 편성 전쟁을 겸연쩍고 부끄럽게 만든다. TV와 라디오에선 각각 EBS의 ‘장학퀴즈’(40년), KBS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49년)가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기념비적이지만 제작진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하다. “방송은 삶이며 시청(청취)자와 소통하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1980년 11월 막 올린 ‘전국노래자랑’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KBS의 간판 프로그램 역할을 해 왔다. 이미 1648회를 넘겼고, 내년 상반기 1700회를 맞는다. 일요일 오전 안방극장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며 시청자와 고락을 함께했다. 방방곡곡의 숨은 재주꾼을 찾아내 ‘슈퍼스타K’ 등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조로도 불린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TV유치원’(1982년 9월)도 최근 8750회를 넘겼다. 예능에 ‘전국노래자랑’이 있다면 시사고발 프로그램에는 ‘추적 60분’(1983년 2월)이 있다. 지난달 27일 1065회를 맞았다. 그동안 영생교, 천안함 등 사회적 의제를 제시했다. 강희중 PD는 “시청자의 기대치와 요구가 더 높아지고 내·외부의 압박도 커졌다”면서 “전문성, 심층성, 현장성을 강화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MBC의 ‘출발! 비디오 여행’(1993년 10월)은 올해 중순쯤 10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의 영화 전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단편적인 영화정보를 알려주던 예전 프로그램과 달리 1시간 동안 영화 소식만을 소개한다.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1991년 5월)은 지난달 940회를 넘겼다. 광우병, 4대강사업 등 사회적 이슈를 몰고 다녔으나 정치적 외풍에 휘말리며 최근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SBS에선 ‘TV동물농장’(2001년 5월)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말 600회를 맞았다.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소통을 추구한다는 의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일요일 오전 같은 시간대 최강자다. 첫 방영 당시 ‘동물의 왕국’이나 ‘퀴즈탐험 동물의 세계’에 한정됐던 동물 소재 프로그램의 영역을 한 단계 넓혔다는 평가를 들었다. 박두선 PD는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솔직 담백하게 교감하며 ‘진정성’을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600회를 맞은 ‘도전 1000곡’은 2000년 처음 방영됐다.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란 타이틀을 얻은 데는 가수, 탤런트, 작곡가, 아역배우 등 직업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 출연진이 일조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1998년 5월)도 지난해 7월 700회를 맞았다. 별난 사람들의 별난 삶의 방식을 담아 왔다. 지난달 18일 방송 40주년을 맞은 EBS의 ‘장학퀴즈’(1973년 2월)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횟수만 1950회, 출연자 수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출연자만 600명에 가깝다. 장학퀴즈는 MBC에서 첫 방영됐다. 정동 MBC에서 녹화가 있는 날이면 경찰이 나서 인파를 통제해야 할 정도였다. 1996년 10월 종영돼 공백기를 거친 후 1997년 1월 EBS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영홍 EBS PD는 “40년간 고교생 전문 퀴즈프로그램이란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면서 “이곳을 거쳐간 유명인은 가수 김광진, 한수진 전 SBS 앵커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라디오에선 유독 장수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매체의 특성상 프로그램 진행자만 바꿔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가 대표적이다. DJ 유영석이 “학창시절 이불 속에서 이 프로그램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워 왔다”고 말할 정도다. 22년 전 처음 방송된 심야 음악프로그램 ‘음악세계’, 15년간 매일 직장인의 출근길을 열어온 ‘황정민의 FM대행진’도 빼놓을 수 없다. MBC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1969년 3월), ‘싱글벙글쇼’(1973년 6월), ‘2시의 데이트’(1975년 10월), ‘여성시대’(1988년 4월) 등 다양한 장수 프로그램이 있다. SBS의 경우 1996년 11월 개국과 함께 방송을 개시한 ‘이숙영의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이 쌍두마차다. 박소연의 러브게임(1999년 4월)도 반열에 올랐다. 은지향 CP는 “지명도 있는 진행자를 내세워 청취자의 충성도가 높고, 이 덕분에 다양한 상승작용이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시청자가 꼽은 이들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은 단연 ‘흡인력’. 대다수가 평범한 사람(전국노래자랑·세상에 이런 일이)이나 동물(TV동물농장)을 다룬다. 라디오에선 독자가 투고한 일상의 사연을 들으며 동질감을 극대화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시청자 참여형이란 공통분모도 지녔다. 비슷한 아픔과 상처, 결핍 등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거나 자신을 위로한다. 이를 통해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TV프로그램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 편성 시간이 집중돼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쉽다는 강점도 지녔다. 덕분에 10% 안팎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한다. 시청자들이 눈치 채기 어려운 비결도 있다. 제작진 간 팀워크다.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했던 한 KBS 관계자는 “제작진끼리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야말로 장수 프로그램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시론] 박근혜 정부의 대일 균형외교 방향/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박근혜 정부의 대일 균형외교 방향/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박근혜 정부의 외교를 생각하면 미국과의 관계는 한·미동맹의 심화, 중국과의 관계는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의 업그레이드로 이전보다 순조로울 가능성이 높다. 단지 한·일관계는 어떠한 상황이 될지 불투명하다. 우익 성향인 아베 정권의 등장으로 한·일관계는 처음부터 인내의 시험에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일정책이 처음부터 어렵게 된 것은 한·일관계의 토대가 바뀐 것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많다. 지금까지의 대일정책은 과거사 문제를 전략적인 카드로 사용하면서 일본을 압박할 수 있었다. 일본도 일제강점기 시대의 잘못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그 결과 도덕적인 우위의 한국과 이를 용인하는 일본의 타협이 한·일관계에서 존재하였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5년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과거사에 대한 용인과 가진 자의 여유는 일본에서 사라져 버렸다. 남아 있는 것은 내셔널리즘밖에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일본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높아졌다. 센카쿠열도 영토 갈등이 진행되면서 일본은 한국을 무시하고는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더욱이 미국이 아시아로 복귀할 만큼 중국이 커지면 커질수록 일본에 한국의 전략적인 위치는 더욱더 중요해질 수 있다. 또한 국제관계에서도 한국의 위상 강화와 더불어 일본이 한국과 협력하여 윈윈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졌다. 우리의 대일외교는 ‘과거사 문제로 충돌하는 일본’과 ‘전략적인 협력 상대로서 일본’이라는 양면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균형 외교’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당장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박근혜 정부의 5년을 생각하는 단계적이고 기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여론을 감안하면 과거사 문제(특히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밀어붙여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우선 과거사 문제에 대해 끊임없는 교섭을 하면서도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여 한·일경제생활권을 확대시키는 기능적인 접근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한·일 간 장벽을 허무는 일을 차근차근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점차 경제협력, 안보협력도 구체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둘째, 한·일 협정 50주년을 맞는 2015년을 계기로 새로운 한·일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한·일 양국의 불만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을 둘러싼 인식의 차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많다. 한국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이 불충분하다고 보는데 비해, 일본은 1965년으로 과거사 문제는 더 이상 거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의 불만을 남겨둔 채 한·일관계를 논의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양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시켜가기 위해서도 지금까지 한·일관계가 이룩해온 성과를 객관적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가칭 ‘한·일미래위원회’를 만들어 과거사문제를 포함하여 한·일이 어떻게 인식을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동아시아 국제질서 변화라는 틀 속에서 일본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일본이 집단적인 자위권 해석을 변경하고 헌법 개헌을 시도한다고 해서 일본을 무조건 우경화된 국가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일본의 안보에 대한 조바심’은 중국과 북한을 의식한 측면이 많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동북아의 불안을 줄이는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구체화하여 일본을 동아시아 화해와 번영의 틀 속에서 묶어내는 대일외교가 되어야 한다.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우경화 행보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거나, 혹은 과거를 치유하며 관계 복원을 시도하거나….’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이 된 아베 신조 정부 간의 올해 한·일 관계 전망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그동안 얼음장 같던 양국 관계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모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가면 양국 관계는 ‘양패구상’(兩敗俱傷·서로 싸우다 양쪽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음)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특히 아베 총리의 ‘우익 본능’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첫 1년의 한·일 관계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한·일 기본조약(1965년) 체결 50주년인 2015년 박근혜 임기 중반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한 게 일본과의 외교이고, 양국 모두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 진심을 털어놓는 대화를 계속한다면 조금씩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위해서는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첫 변수로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여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 수위가 꼽힌다. 아베 총리 등 주요 각료들이 불참을 표명했지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행하려는 기류가 짙다. 일본 정부는 독도 등 자국의 영토분쟁 전담 부서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며 우익·보수 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총리 산하에 조직을 신설한 건, 독도 문제 등을 정권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아베 내각이 우익 공약 실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과거사 왜곡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다. 곧 이어 아베 총리가 4월에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에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자민당과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족 모임인 일본유족회는 아베의 참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였던 지난해 10월 참배한 후 “임기 중 야스쿠니 참배를 못한 게 통한의 극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간된다. 7월 참의원 선거와 8월 이내 발표되는 방위백서는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아베의 우익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12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경기 부양 등 내치에 집중하며 대외 강경 정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선거에 승리하면 아베 기조를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격상하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다. 참의원 선거 결과와 맞물려 방위백서가 우경화 전략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엔저 정책’도 변수로 여겨진다. 한국 경제의 체감 피해가 확대되면 반일 기류가 퍼질 수도 있다. 환율 효과가 국내 경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한·일 관계뿐 아니라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유동성이 커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엔저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보디 블로’(Body Blow·몸통 공격)로 한국 경제가 일본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화를 차단하거나 협력을 기피하는 건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언하고 있다. 역내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며, 내실 있는 조용한 외교를 통한 신뢰 회복에 양국이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여행 가방]

    코레일, 이달 말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코레일은 이달 말부터 서울역 등 수도권 12곳에서 전기차를 이용한 카 셰어링(Car-sharing)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 셰어링은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 주는 서비스다. 당일치기 여행객 등 짧은 시간 차를 써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렌터카보다 비용이 덜 든다. 이용료는 보험료 포함, 시간당 3900원(주말 4600원, 레이 EV 기준)이다. 철도이용객은 최고 10% 할인된다.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등에서 회원 가입하면 지정된 장소에서 무인시스템으로 대여받을 수 있다. 코레일은 일반 자동차를 포함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상반기 중 전국 주요 철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나라여행박람회 28일 개최 내나라여행박람회가 오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지역 여행지를 알리기 위해 조성한 내나라 홍보마을, 여행관련 용품 등을 파는 내나라 쇼핑마을,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내나라 여행정보마을 등으로 꾸며진다. 노르웨이 무료여행 하려면 “소리 질러!” 노르웨이관광청은 자국 출신의 화가 뭉크 탄생 15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외침을 모으는 ‘세상에서 가장 긴 비명 만들기’ 온라인 프로모션을 오는 28일까지 진행한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상을 보고 자신만의 외침을 5초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찍어 웹페이지(www.visitnorway.com/the-scream)에 올리면 된다. 최종 우승자 5명에게는 550만원 상당의 노르웨이 관광권(2인)을 준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매주 월요일 발표되는 ‘오늘의 외침’ 수상자들에게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인 데일 노르웨이 등의 제품이 상품으로 제공된다. 내 손으로 뽑는 필리핀 최고의 호텔 필리핀 여행 정보 사이트 온필은 필리핀 최고의 호텔을 뽑는 ‘온필 초이스 2012’ 온라인 투표를 오는 28일까지 진행한다. ‘온필 초이스 2012’ 웹사이트(www.onfill.com/eventr)를 방문해 호텔 3곳을 선택해 투표하면 추첨을 통해 1등(1명)에게는 인천~세부 왕복 항공권 2매와 플랜테이션베이 숙박권(3박, 세금과 유류할증료 본인 부담)을 제공한다.
  •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6·25전쟁 정전 60주년 및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3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행사’에서 캐나다 아마추어팀 회원들이 서로 편을 짜 친선 경기를 하고 있다(아래 사진). 이 행사는 전쟁 중인 1952~53년 캐나다 참전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임진강에서 열렸던 아이스하키 경기(위 사진)를 재현한 것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60년 전 ‘임진강 하키’ 서울광장에

    60년 전 ‘임진강 하키’ 서울광장에

    서울시는 3일 오전 9시 30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한국전 당시 열렸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연하는 ‘임진강 하키게임’ 이벤트를 갖는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시범 경기를 하는 선수단은 임진컵 대회 우승팀인 ‘게코스’(Geckos)로, 60여년 전 임진강 얼음판 위에서 시합을 벌였던 캐나다 부대원들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친다. 캐나다 출신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카트리나 르메이돈(42)은 특별 게스트이자 명예심판관으로 참석한다. 아이스하키 시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캐나다 볼 하키 코리아’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어린이들에게 하키를 가르쳐 준다. 스케이트장 주변에서는 주한 캐나다대사관이 캐나다 국가기록청(LAC)의 협조를 받아 한국전 참전 캐나다 병사들의 임진강 하키경기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연다. 한창 전쟁 중이던 1952년 두껍게 얼어붙은 임진강에서는 캐나다 군 부대끼리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쳤다. 병사들은 강이 얼어 아이스하키를 즐길 수 있을 만큼 한반도의 겨울이 캐나다와 비슷하다는 데 반가워하며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아이스하키로 고향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2013년은 휴전협정 체결 60주년이자 한국과 캐나다의 국교 수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캐나다는 올해를 ‘한국전 참전용사의 해’로 정했다. 서울시와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 캐나다 수도 오타와시는 이를 기념해 오는 10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임진클라식’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 게임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이 발레스타들 모두 부산에 뜬다, 정말!

    이 발레스타들 모두 부산에 뜬다, 정말!

    “모든 공연의 중심은 서울이다. 특히 발레는 더욱 그러해서 지방 공연이 별로 없고,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대학에서는 무용과가 사라지는 실정이다. 고향에 대한 애정과 발레의 멋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부산에 간다.” “왜 부산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의 대답이다. 김 교수는 26~2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김용걸과 친구들’을 올린다.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지만, 출연진 면면에 시선이 확 꽂힌다.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들, 일본 도쿄시티발레단 주역들이다. 국내외 공연 일정이 빼곡한 세 발레단의 스케줄을 감안하면 이번 공연의 의미는 더 커진다. 발레 무용수들에게는 맏형, 큰오빠로 통하는 김 교수의 의도에 동참하는 후배들이 있고, 각 발레단의 단장들이 흔쾌히 허락했기에 가능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발레스타 부부인 황혜민과 엄재용은 드라마발레 ‘오네긴’과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선사한다. 황혜민·엄재용 커플의 감성 충만한 연기와 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국립발레단이 자랑하는 참신한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정영재는 ‘탈리스만’과 ‘스파르타쿠스’ 2인무를 춘다. ‘탈리스만’이 요정과 바람신의 경쾌함으로 차있다면, ‘스파르타쿠스’는 비장하고 애절한 사랑이 흐른다. 한상이·이원철은 ‘이방인’, 카모토 아사미·김보연의 ‘그레이트 겔로핑’, 사고 모에카·조민영은 ‘해적’을 선보인다. 김 교수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발레 ‘파키타’를 보여준다. 화려한 프랑스 궁중발레의 절정으로 꼽히는 ‘파키타’ 중에서도 아름다운 결혼식 장면이다. 두 무용수는 ‘워크2’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 공연에는 솔리스트 12명과 군무 24명까지, 무용수 36명이 무대에 올라 2시간 동안 한국의 발레 기량을 선사한다. 3만~10만원. 0505-700-979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극 데뷔 50주년 맞는 이 시대의 어머니 손숙

    [김문이 만난사람] 연극 데뷔 50주년 맞는 이 시대의 어머니 손숙

    한 시대의 어머니였다.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한 채 참으로 모진 ‘여자의 일생’을 살았다. 글 공부는 근처에도 못 갔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억지 결혼을 했다. 남편의 바람기와 혹독한 시집살이, 게다가 자식의 죽음까지 가슴이 찢어지듯 처절하게 감내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손녀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배우고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가면서 유리창에 자신의 이름을 쓴다. 그렇게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의 현대사를 눈물로 겪은 어머니였다. 연극 ‘어머니’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연극은 1999년 2월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매년 공연되고 있다. 그래서 연극 ‘어머니’ 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초연 당시 어머니 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받았고 그해 5월 러시아 타캉가극장에 초청돼 ‘마마’라는 환호 속에 기립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공연 때 한국 기업가한테 격려금을 받았다는 구설수로 32일 만에 환경부 장관직을 그만두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 손숙(69)이다. 흔히 배우들은 타인의 삶을 산다고 한다.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의 역할을 주로 맡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대에서 살아온 지 50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손씨는 다음 달 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하용부, 윤정섭, 김미숙, 김철영 등과 함께 오른다. 이 연극이 끝나면 오는 4월 임영웅 연출가와 함께 극단 산울림에서 치매 노인을 다룬 신작 ‘나의 황홀한 실종기’에 출연한다. 또 7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손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공연한다. 10월쯤에는 극단 신시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손씨는 연극 공연에 항상 남다른 의욕을 보이지만 올해만큼은 더욱 바쁘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아 지난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카페에서 잠시 만났다. 단발머리에 편한 티셔츠 차림, 그리고 소탈한 웃음이 인상적이다. 50주년을 맞는 소감부터 물었더니 “글쎄 바쁘게 살다 보니 인생의 반은 다른 인생으로 산 것 같다”고 웃으면서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연극으로 견딜 수 있었고 다시 일어서게 됐다. 고스란히 내 인생만 살았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관객들의 박수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특히 ‘어머니’는 연극 인생 중 자신에게 각별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어머니’ 덕분에 자신의 고향인 밀양에서 매년 연극제가 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머니’는 10여년 동안 늘 밀양연극제 폐막작으로 무대에 오르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를 보려는 지역 주민들이 객석을 꽉꽉 채운다. 자연스럽게 고향 시절 얘기가 먼저 나왔다. “밀양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6·25가 발발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대신 육군병원으로 바뀌었지요. 그러는 바람에 입학식만 본교에서 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강변 솔나무나 들판 돌멩이 위에 칠판 올려놓고 공부하고 겨울에는 창고를 빌려서 공부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전쟁과 가난이라는 환경 속에서 우유 가루와 학용품 등 구호물자를 실은 미군 트럭이 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말 그대로 춥고 배고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것이 큰 축복으로 남는다고 술회한다. 또한 밀려오는 피란민들을 보면서 전쟁의 참상이 어떠한지 생생하게 목격하게 됐다. 중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그러다가 부산여중에 입학한 지 6개월 만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무작정 서울로 왔다. 잠시 어머니를 회고한다. “어머니는 교육열이 대단했습니다. ‘여자도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여자의 일생이 힘들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요. 어머니는 16살에 결혼했지만 아버지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버리고 시집살이를 혼자 도맡아 했습니다. 그러던 어머니는 자식들이라도 배워야 한다며 저와 동생을 데리고 서울로 오게 됐습니다.” 서울로 온 손씨는 돈암동에 살면서 시골 아이 취급을 받아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다. 하지만 풍문여고에 진학하면서 문학소녀의 꿈을 키워 나갔다. 글짓기 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받기도 했다. 문예반장을 맡아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황석영·조해일 등 여러 학생들과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손숙 학생은 작가가 되려고 했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와 폴 발레리 등에 심취했다. 종로2가에 있는 음악홀에서 국내외 유명 시인들의 작품을 얘기하는 것이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매년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신춘문예’에도 몇 차례 도전할 만큼 작가 지망에 대한 열의를 가졌다. 그는 살아오면서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 ‘손숙이 만난 사람’, ‘섬마을 소년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책을 썼는데 이 또한 그의 문학적 바탕에서 이루어졌다. 그 문학소녀는 고3 어느 날 서울 남산드라마센터에서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를 접하게 됐다. 이해랑 선생이 연출하고 황정순·장민호·여운계 등 당대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 이 작품은 문학소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았다. 갑자기 찾아온 연극의 전율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했다. 고려대 사학과 재학생이던 그는 1963년 개교 60주년 기념 연극 ‘삼각모자’(스페인 작가 알라르콘 이 아리사의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꿈에 그리던 남산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랐다. 남자 주인공은 당시 고대극회 선배인 김성옥(77·목포시립극단 예술감독)씨가 맡았다. 이런 인연으로 사랑이 시작돼 2년 뒤 결혼하게 된다. 1968년에는 극단 동인극장에 들어가 유진 오닐의 ‘상복을 입은 엘렉트라’에서 주인공 엘렉트라 역을 맡아 직업 배우로 연극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극단 산울림 창단(1969년)에 참여해 평생 스승으로 모시는 임영웅(77) 연출가와 인연을 맺었다. 또한 2년 뒤에는 국립극단에 들어가 이해랑(1989년 작고) 선생을 만나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그는 자신의 연극 인생을 회고하면서 “산울림과 국립극단에서 청춘을 다 바쳤다”고 말했다. 잊지 못할 작품으로는 산울림 시절의 ‘그 여자에게 옷을 입혀라’, ‘홍당무’, ‘바다의 침묵’ 등을, 국립극단 시절의 ‘파우스트’, ‘간계와 사랑’, ‘천사여 고향을 보라’ 등을 꼽았다. 그는 “15년 동안 지낸 국립극단 시절에는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나름대로 좋은 면도 있었으나 여러 가지 제약과 작품의 한계도 많았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맞지 않아 자꾸 반발했더니 미운털이 박히고 나중에는 싸움닭이 되더라”며 웃었다. 다시 현재 진행형인 ‘어머니’로 화제를 돌렸다. 환경부 장관과 맞바꾼 연극이기 때문이다. 하여 당시 상황을 물었다. “러시아 공연 1주일 전에 장관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체결된 국가 간 약속을 도저히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공연을 강행했지요. 평생 잊지 못할 무대였습니다. 관객들이 15분 동안 ‘마마’를 외치며 기립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무대에 올라온 기업인들로부터 액수도 모른 채 격려금을 받았지요. 단원들에게 나눠 주고 지방 공연을 하지 못해 위약금으로 썼는데 그게 뇌물이라고 하더군요. 장관직 사퇴 후 너무 억울해서 열흘 동안 잠도 못 자고 울었습니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미국 그랜드캐니언으로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녔다. 얼마 후 귀국한 그는 임영웅 선생한테 위로의 전화를 받고 다시 연극무대로 돌아오게 된다. 돌이켜 보면 ‘어머니’로 시련을 겪었지만 오히려 ‘어머니’로 빨리 제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동료 배우들이 TV드라마로 넘어갈 때에도 오로지 연극무대를 지켰다. 하지만 먹고살기는 여전히 빡빡했다. 게다가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후 많은 빚을 졌다. 때마침 라디오 진행 섭외가 들어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989년부터 MBC ‘여성시대’를 진행하게 됐다. 이때 다양한 청취자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여성과 환경문제 등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칼럼과 강연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뱉어 냈다. “연극은 관객과 같이 호흡하는 현장 예술입니다. 배우와 관객이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호흡하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또 스크린이나 TV드라마와 달리 관객으로부터 치유받을 때도 많지요. 연극이 열악한 환경이긴 하지만 그걸 다 초월해 연극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연극 인생을 다시 회고하면서 ‘담배 피는 여자’, ‘그 여자’, ‘셜리 발렌타인’ 등 모노드라마를 잊지 못한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선 지금 자신의 인생 모노드라마를 잠시 떠올리는 것 같다. 앞으로의 인생 모노드라마는 어떻게 이어 나갈까. “대사를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연극을 하지 않겠느냐. 연극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일이 매우 즐겁다”고 말하고, 웃으면서 그런 관객을 위해 연습하러 가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연극인 손숙은 194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후 부산여중 시절 서울로 왔다. 풍문여중과 풍문여고를 졸업했다. 고려대 사학과 1학년 때 개교 60주년 기념 연극 ‘삼각모자’의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1969년 극단 산울림 창단 멤버로 참여했고 1971년 국립극단에 입단, 고 이해랑 선생 등 당대 최고의 연출가들과 작품을 함께 했다. 1989년 MBC ‘여성시대’를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1999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았고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이 밖에 ‘아름다운 가게’ 공동대표(2002) 등 여러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화산’(1975), ‘객사’(1979), ‘어머니’(1999)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이 밖에 대한민국연극제 여우주연상(1986), 이해랑연극상(1997), 은관문화훈장(2012)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 ‘손숙이 만난 사람’, ‘여성수첩’, ‘섬마을 소년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있다.
  • [이슈&이슈] 부산시 직할시 승격 50주년

    [이슈&이슈] 부산시 직할시 승격 50주년

    지구촌의 변방에 머물렀던 부산이 직할시 승격 50년 만에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은 도시경쟁력이 국내 여느 도시보다 뛰어나다. 특히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개최 부문에서 2011년 서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국내외 행사참가자 중 1인당 소비액은 내국인이 160여만원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외국인은 320여만원을 지출해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최근 3년간 연속 200만명을 넘어섰다. 승격 당시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한 해 6만 2000여명에 불과했다. 2002년 아시안게임과 축구 월드컵 부산대회를 개최하고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 부산국제모터쇼, 라이온스클럽 부산세계대회 등 대규모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 부산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에 힘입어 2011년에는 부산이 아시아 4대 국제회의도시로 선정됐으며 도시브랜드 파워는 4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부산시가 MICE 산업 육성에 집중한 결과다. 전국 최고의 항구 도시답게 1991년 컨테이너 전용부두선이 들어서면서 화물 처리량이 급속도로 늘어나 부산북항은 한때 세계 3위 컨테이너 항만까지 올라갔다. 2006년 1월 부산신항이 부산항 제2개항 시대를 열며 동북아 물류 중심항만으로 당당하게 출범했다. 지난해에는 부산항 사상 처음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1700만개 시대를 열며 세계 5대 항만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부산발전연구원 오재환 연구원은 “그동안 부산은 제2도시나 지방도시로서의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경쟁력을 갖춘 세계도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1963년 1월 1일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세계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136만명이던 인구는 2012년 현재 358만명으로 면적은 360㎢에서 768㎢로 배 이상 늘어났다. 1995년엔 광역시로 올라갔다. 당시 6개 구 7개 출장소이던 행정구역은 현재 15개 구, 1개 군으로 확대됐다. 208.6㎞(도로율 1.8%)였던 도로는 지금은 3724㎞(20%)로 18배 가까이 늘었다. 도시고속도로 지하철과 터널 광안대교 등이 건설되면서 사통팔달 교통요충지가 됐다. 서부산권에 조성되는 수변생태도시 ‘에코델타시티’를 비롯해 동부산관광단지와 부산역 철도부지 재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들도 개발의 밑그림을 완성하며 부산의 지형을 크게 바꿀 예정이다. 이처럼 부산이 직할시 승격 50년 만에 눈부시게 성장해 변방의 도시에서 지구촌의 중심도시로 성장했지만 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올해를 ‘부산 발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미래부산 발전 10대 비전’ 사업을 마련, 또 한 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부산 10대 비전은 ▲동북아 허브항만 육성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 ▲부산항(북항) 재개발 ▲영화영상타운 조성 ▲부산금융중심지 조성 ▲동부산 관광 컨벤션 클러스터 조성 ▲부산시민공원 조성 ▲동남권 광역교통망 확충 ▲김해공항 가덕 이전 ▲하계올림픽 부산 유치 등으로 향후 부산이 세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들이다. 특히 부산이 해양분야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점을 십분 발휘해 특화,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해양중심도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한때 부산 성장을 주도했다 쇠락의 길을 걷는 원도심 복권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한다. 시는 서구·중구·동구 등의 원도심은 50년 부산의 역사를 간직한 부산의 심장부인 만큼 단순한 회복을 넘어 복권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항재개발 등 원도심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원도심 지역경제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정경진 시 정책기획실장은 “직할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세계 일류도시로의 발돋움을 위한 경쟁력을 향상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맹언(59) 부산직할시50년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은 13일 “올해는 부산의 지난 50년을 돌이켜 보고 부산가치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학술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맹원 추진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어떤 행사들이 준비돼 있나. -부산발전 중심 가치 발견사업 등 3개 분야 8개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계획 중인 기념사업은 과거 50년의 부산발전 과정 및 역사를 재조명하는 사업과 부산의 성장발전에 동력이 된 중심 가치를 발견해 선언하는 사업,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 축제 사업, 미래도약 100년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사업 등 다양하게 추진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도록 꾸미고 있다. 부산스토리를 담은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부산의 대표 브랜드 공연 상품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부산은 어떤 도시인가. -부산은 우리 오랜 역사에서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뿐만 아니라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관문이었다. 또한 해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귀국선을 타고 온 동포와 피란민의 안식처로서 우리나라 현대사의 어머니와 같은 따뜻한 품 안이었다.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 경제를 일으킨 수산과 공업의 전초기지로서 부산에서 출발한 산업화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됐다. 과거 원조를 받던 도시에서 지금은 원조를 주는 도시로 발전했다. →추진위 역할은. -위원회에서는 기념사업을 주관하고 행사의 주최로서 사업추진 방향 결정과 운영 등 기념사업에 관여한다. 기념사업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부산이 미래라는 시간에 당당히 맞서는 도전 정신과 세계라는 더 넓은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앞으로 부산이 나아갈 방향은. -새 정부 출범 함께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발전 전략을 가다듬어 해양수도 부산의 가치를 세계에 펼쳐 나가야 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글로벌 시대] 세계의 정동진 뉴질랜드에서/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세계의 정동진 뉴질랜드에서/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새해 첫 태양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확히는 뉴질랜드 북동쪽에 위치한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이다. 사모아는 원래 지구상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서쪽 끝 나라였는데 2012년 1월 1일부터 날짜변경선을 거의 하루 앞당기면서 뉴질랜드보다 시차가 1시간 빠른, 그래서 지구상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를, 그리고 또 새해를 가장 먼저 맞이했던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사실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서로 다툴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사모아가 인구 20만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나라이고, 뉴질랜드와는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이웃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은 사모아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해 첫 태양을 보는 일을 세상 누구보다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뉴질랜드의 동쪽 해안들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그중에서도 새해 일출 관광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기스본이다. 뉴질랜드의 동쪽 끝 도시로 ‘뉴질랜드의 정동진’ 같은 곳이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자동차로 6시간 이상을 달려야 닿을 수 있어 결코 가깝지 않은 곳이지만, 이맘때가 되면 기스본 도심 호텔은 물론이고 인근 시골 마을의 민박집들까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동이 날 지경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까닭에 한국과의 계절 시차가 6개월이나 되는 뉴질랜드의 연말연시는 한국으로 치면 여름휴가 시즌인데, 기스본은 이에 더하여 새해 일출 관광 수요까지 겹치면서 연중 가장 바쁜 대목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과 인종에 상관없이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해가 뜨는 동쪽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평선 너머에서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새해 첫 아침의 힘찬 태양을 보며 자신들의 한 해 삶 역시 생명력이 넘쳐나기를 바라기 때문은 아닐까! 시간의 이정표와도 같은 새해 첫 순간의 기억을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는 또 아닐까! 그리고 일출을 보기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는 동안 새해 결심을 더욱 더 굳건히 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유야 어찌되었건 새해 첫 일출을 보러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매우 경건할 것이라는 점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뉴질랜드의 무역 현장에서 세밑을 맞으며 공유하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지난 1년 우리나라가 뉴질랜드와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면서 두 나라 국민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느끼는 값진 시간을 보냈다. 잘사는 부자나라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뉴질랜드가 이제는 거꾸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대로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은 큰 소득이었다. 서로에 대한 인식 확대가 앞으로의 협력에 큰 도움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교 50주년을 맞았던 나라가 뉴질랜드 말고도 20여개국이 더 있다고 하니 2012년은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올린 해로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다음은 올 한 해 우리나라 수출이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지만 시장을 넓힌 곳도 많았다는 점이다. 중동, 북미, 아시아 시장이 비교적 선방한 가운데 뉴질랜드로의 수출도 11월까지 28% 이상 늘었다. 우리 상품이 보수적이던 이곳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시장이 동시에 어려워지지는 않는다’는 수출 격언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새해에도 우리 상품이 세계시장 곳곳에서 호평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몇 시간 후면 2013년 새해이다. 어디에 살든, 또 하는 일이 무엇이든 지금쯤은 새해 소망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고, 우리 사회나 국가를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런 소망들을 환하게 비춰 줄 새해 첫 일출이 동쪽 바닷가에서, 산 정상에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각자의 마음속에서라도 장엄하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 “고노담화 민간 연구 계속”… 日 아베정권 과거사 ‘꼼수’

    과거사 관련 발언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는 장기적 과제로 넘기고, 전쟁에 대한 사과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는 계승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수정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일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는 민간에 검토를 맡기는 형태로 시간을 끌면서 외교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권 초기에는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을 피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꼼수’를 부리는 셈이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이 문제를 정치, 외교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학자나 전문가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 검토를 거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군 및 관헌의 관여와 징집·사역에서의 강제를 인정하고 문제의 본질이 중대한 인권 침해였음을 승인하면서 사죄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인식돼 왔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26일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역대 내각의 생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5년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전쟁으로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었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면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것을 가리킨다. 이후 무라야마 담화는 집권 정당이 어딘지에 상관없이 태평양전쟁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계승돼 왔다. 앞서 지난 9월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와 이후 강연 등을 통해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가 잘못된 역사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며 수정하겠다고 밝혔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받을 때 직접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다. 아베 총리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외교·안전보장과 관련한 국가 전략의 신속한 결정을 위해 총리 직속의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장기 국방 전략을 담은 방위대강도 국방력 강화 방안을 포함해 수정하기로 했다. 방위대강은 2011년도부터 10년간의 국방 전략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은 5년간의 국방 장비 계획을 담은 것이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응해 미국과의 공조를 견고히 하고, 자위대의 태세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중국은 일본에 새 내각이 들어설 때마다 총리 차원에서 당일 축전 발송을 관례로 삼아 왔으나 이번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아예 축전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롤링스톤스 50주년 다큐 방영

    선댄스 채널은 1월 1일 새벽 1시 롤링스톤스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한 다큐멘터리 ‘크로스 파이어 허리케인’을 아시아 최초로 방영한다. 1962년 데뷔부터 현재까지 공연실황뿐 아니라 대기실, 일상 등을 공개한다. 현 멤버 믹 재거(보컬), 키스 리처드(기타), 찰리 워츠(드럼), 론 우드(기타)뿐 아니라 전 멤버의 미공개 영상도 수록되어 있다. 라이벌 비틀스 등 수많은 밴드들이 은퇴하거나 해체했지만 이들은 지난 11월 50주년 앨범 ‘그르르!’(GRRR!)를 발표하는 등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댄스 채널은 스카이라이프 68번, 올레TV 114번, SK브로드밴드 BTV 39번에서 볼 수 있다.
  • 전경련 “잘못된 관행 극복… 공정 시장경제 구축”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의 첫 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의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간담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습을 보였다. 하루 전인 25일 전경련 임직원들은 크리스마스 휴일도 반납하고 하루종일 간담회 준비에 몰두했다.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과 차기 정부의 대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 재계가 느끼고 있는 긴장감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준다. 삼성그룹에서는 해외 출장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대리참석했다. 16명 회장단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건 꽤 오랜만이다. 전경련은 박 당선인의 방문에 “새 정부와 협력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사회공헌사업 등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허 회장은 간담회 직전 인사말을 통해 “경제계는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과 뜻을 모을 것”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새 정부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경제를 도약시키는 길에 지름길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며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은 시장을 확보하고, 투자를 확대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좋은 일자리가 곧 복지이자 민생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박 당선인의 강경한 입장을 의식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극복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제대로 된 시장경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상생과 화합,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서는 한 목소리로 주고받았으나 순환 출자에 대해서는 이견을 다시 확인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박 당선인에게 “순환 출자의 장점도 있다.”며 재고를 건의했으나 돌아온 건 묵묵부답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워낙 신중한 분 아니냐.”며 “‘예스, 노’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앞으로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져서 이견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전경련 방문에 앞서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 회장단을 먼저 만나 “당선 되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해 환영을 받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박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중기중앙회가 올해 창립 50주년인데 대통령 당선인이 중기중앙회를 제일 먼저 방문한 것은 박 당선인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이 경제의 주연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중소기업인들도 박 당선인의 공약 실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가족건강 프로젝트(EBS 밤 7시 35분) 서울 가양초등학교 5학년인 쌍둥이 자매 지민이와 다민이는 3살 때부터 통통하고 복스러운 아이들로 사랑받았다. 그런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쌍둥이 자매가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은 5살 전후. 프로그램에서는 70㎏이 넘는 초고도 비만인 12살 쌍둥이 자매의 소아비만 탈출기가 방송된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해발 3000m 산속에 소금 염전이 펼쳐진 살리나스는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암염지대를 통과해 생긴 소금 계곡이다. 산속에서 만들어진 소금의 맛은 어떨까. 양파, 콩, 당근, 해초, 치즈로 만든 솔테로 샐러드부터 트루차 튀김까지. 오직 소금으로만 간을 한 페루의 가정식을 공개한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피자에는 피클, 치킨에는 치킨 무, 짜장면에는 단무지. 평소에 흔히 먹는 배달 음식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적임식품들이 무언가 수상하다. 대부분 수입해 들어오는 주원료의 유통과정상의 위생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제조 시 첨가되는 보존료나 색소 등 여러 가지 합성첨가물 또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혼자서는 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들을 항상 업고 다녔던 679회 출연자 김숙희씨. 포대기에 50㎏ 넘는 아들을 업고 마을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10개월 후 다시 찾은 전남 장흥에서는 그 사이 몰라보게 좋아진 아들 안섭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도나우 강 물줄기가 가장 먼저 적시는 땅 오스트리아. 그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을 꽃피운 도시이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으로 떠나본다. 19세기 말 개성 있고 화려한 작품을 남겨 오스트리아의 자랑이 된 클림트. 올해는 클림트 탄생 150주년으로 그의 다양한 작품을 직접 감상해 본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탤런트 안선영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건강순위로 베스트와 워스트를 가리는 예상 순위 투표에서 안선영과 MC 표인봉이 1위, 꼴찌에는 패널 김경민이 만장일치로 당첨되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건강검진 결과 놀라운 반전이 있다는데…. 과연 자칭 장기미녀 안선영은 건강상위권에 들 수 있을까.
  • “가톨릭 교회가 울타리 걷어내고 바깥 세상에도 시선 돌렸으면”

    “가톨릭 교회가 울타리 걷어내고 바깥 세상에도 시선 돌렸으면”

    한국 천주교에서 강우일(67) 주교만큼 현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대응하는 이도 흔치 않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이면서 주교회의 의장인 강 주교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쏟아내는 날 선 발언은 자주 교회 안팎으로부터 화살을 맞는다. 그런 그가 ‘화살 맞을 짓’을 또 한번 저질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해 현 시대와 사회문제를 복음과 교회정신으로 비춘 글을 묶은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바오로딸)을 낸 것이다. 다음주 책 출간을 앞두고 11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강 주교를 만났다. “가톨릭 교회가 울타리를 걷어내고 교회 바깥을 향해 눈을 돌리는 자세로 회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책 출간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우선 돌려준 대답. “작은 공동체 안에서 우리끼리 사랑한다고 외쳐봐야 예수님의 진실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주교는 왜 그렇게 끊임없이 사회문제에 관여할까. “2010년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요. 단순히 병균이 옮겨다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무언가를 상당히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탈(脫) 원전 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이유다. 천주교 주교가 사회문제를 향해 내는 적극적인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가 적지 않을 터. 그 반향을 향해서는 이렇게 말을 돌렸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도 같은 하느님을 섬기고, 같은 성경을 읽고, 같이 기도하는 이들 사이에 생각이 달라 갈등이 일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그 갈등을 완전히 없애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입장과 발언에 도끼눈을 뜨는 신도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강 주교. 주교는 대신 “모든 교우들이 다 동의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세상의 종말까지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교우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설득하고 가르쳐야 하는 게 바로 주교들의 사명이란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간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인간의 품위와 존엄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모든 일에 교회가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한 군데 정주하지 않았고 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났음을 상기시킨 강 주교. 특히 당시 다른 종교지도자와 달리 그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소외되고 밀려나고 저주받던 사람들과 가장 많이 어울렸던 예수를 바로 보라고 말한다. “바티칸공의회의 핵심은 바로 ‘하느님의 백성’이 교회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백성이 움직이면 교회가 움직이는 것이지요. 성직자가 백성의 아픔이 있는 곳을 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사목 활동의 시선을 바깥 세상에서 힘들어하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아프다고 외치는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 예수님 제자로서의 자세라고 거듭 주장하는 강 주교. 그래서 그는 “지금 어려운 시기, 그리스도인들의 회심이란 곧 내부만을 바라보던 시선을 밖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로 인터뷰의 말미를 정리했다. 한편 다음 주 출간될 그의 책에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이유, FTA와 관련한 고찰, 원전 반대 이유, 구제역 사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성찰이 담겼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카메라의 눈’으로 그렸다

    ‘카메라의 눈’으로 그렸다

    ‘절규’의 뭉크 대신, ‘셀카의 달인’ 뭉크를 내세웠다. 2013년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탄생 150주년을 맞는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박물관은 ‘모던 아이’(The Modern Eye)전을 내세웠다. 기괴하고 우울한 뭉크보다 유쾌하고 재밌는 뭉크의 면모를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뭉크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작품은 ‘절규’(Scream)다. 이 작품은 올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 1990만 달러(약 2166억원)라는 역대 최고액으로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최고액 기록 자체는 물론, 그림의 테마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해석되면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절규’풍의 작품은 뭉크의 특징이긴 하다. ‘절망’(Despair), ‘불안’(Anxiety) 같은 작품들도 비슷한 형식이다. 또 널리 알려진 것은 자신을 악마처럼 묘사한 ‘지옥에서의 자화상’(Self-Portrait in Hell)이나 다비드의 걸작에서 모티프를 따온 ‘마라의 죽음’(Death of Marat) 같은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도 주제는 다르지만 전반적인 톤은 ‘절규’와 비슷하다. 북구의 차갑고 혹독한 겨울 날씨에다 모계 쪽은 폐질환이 많았고 부계 쪽은 정신질환이 많았다는 가족력, 스스로 정신질환을 앓기도 했고, 여자 문제 때문에 약하긴 해도 총상을 입기도 했었다는 정황들이 겹쳐지면서 뭉크 하면 대개 이런 어둡고 침울한 작품들을 많이 떠올린다. ●당대 최첨단 카메라로 사진 찍어 회화에 접목 그런데 이번 전시는 포인트를 달리했다. 내성적이고 수동적이기보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뭉크다. 실제 뭉크는 당대에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던 화가들과 달리 평생 큰 어려움 없이 살았다. 괜찮은 집안에 태어났고, 생전에 이미 화가로서 일정한 명성을 얻어 작품활동하는 데 크게 지장을 받은 적도 없다. ‘절규’를 4가지 버전으로 그릴 수 있었고 그 외 다른 작품들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반복해서 그려놓을 수 있었던 까닭도, 그림이 잘 팔려서 그와 비슷한 작품을 다시 만들어 소장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여주는 것은 뭉크가 썼던 옛날 구식 카메라다. 돈에 크게 쪼들리지 않았던 뭉크는 당대 최첨단 미디어랄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사서 열심히 찍어댔다. 그리고 이 카메라로 셀카도 열심히 찍었다. 전시장에는 그가 자신을 직접 찍은 영상과 셀카 사진들이 즐비하다. 그러니까 오늘날 작가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최첨단 기술을 작품 속에 응용하려 했듯, 뭉크도 사진이나 영상을 회화에다 적용하려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귀가하는 노동자들’(Workers on their Way Home)이다. 이 작품은 언뜻 특별한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웅성대며 퇴근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인데, 인물 묘사는 뭉크 특유의 필체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을 관찰해서 그리는 뭉크의 눈이 ‘사람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임을 확인할 수 있다. 화가의 시점 자체가 자연스러운 사람의 시점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데다, 그림 하단으로 갈수록 인체의 왜곡 정도가 훨씬 심해진다. 이 작품 옆에 나란히 틀어놓은 영상은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 출구’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선보인 최초의 상업영화다. 러닝타임은 1분도 채 안될뿐더러, 따로 말할 내용이랄 것도 없이 그냥 어느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퇴근하는 장면이다. 두 작품 간의 유사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셈이다. 그래서 헨리크 입센의 연극 ‘유령’ 세트작업 그림도 눈길을 끈다. 알려졌듯 입센은 젊은 시절 뭉크를 격려한 바 있고, 입센 역시 가출하는 여자 노라를 내세운 ‘인형의 집’에 이어 가부장제를 더 혹독하게 비판한 ‘유령’을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뭉크는 이 ‘유령’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유령’을 위해 그린 작품들을 보면, 캔버스 앞에 사람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으로 섰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다. ●내년 탄생 150주년… 6월부터 대규모 회고전 전시 제목이 모던 아이,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에 무관심하다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부인하고 무시한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탐구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풍의 모던 아이다. 이번 전시는 파리, 프랑크푸르트, 런던을 순회전시하면서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한 기획전이다. 오슬로에서의 전시는 내년 2월 17일까지.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회고전은 내년 6월부터 시작된다. 오슬로(노르웨이)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단 데뷔 50주년 맞아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펴낸 황석영

    문단 데뷔 50주년 맞아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펴낸 황석영

    “자생적 근대화운동의 기점이 1894년 동학혁명인데, 내년이 동학에서 말하는 상원갑 120년의 마지막 해다. 동학은 상원갑이 끝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하원갑이 120년간 지속된다. 길고 고통스러운 ‘근대’가 마감되고 어서 개벽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올해로 문단 데뷔 50주년을 맞은 황석영(69)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자음과모음 펴냄)를 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962년 단편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곰곰이 생각한 뒤 그는 “‘황석영 아바타’를 만들자, 자생적 근대가 좌절된 시대를 배경으로 19세기 이야기꾼으로 살아간 몰락한 지식인 ‘이신통’의 이야기를 풀어 써 보자.”고 맘을 먹었다. 이신통은 조선시대 패관문학에 나오는 장풍운이나 괴짜 선비 정수동(1808~1858)과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꼬박 7개월 동안 200자 원고지 1500장을 채워 나갔다. ●7개월간 200자 원고지 1500장 채워 ‘여울물 소리’의 화자는 박연옥이다. 어미인 구례네는 기생으로 시골 양반의 첩살이를 하다가 어린 연옥을 데리고 나와 색주가를 연다. 연옥도 어미의 삶을 닮은 듯 후처살이를 들어갔다가 아이 없이 3년 만에 도망 나와 구례네의 객주 일을 돕고 산다. 연옥에게 정인이 있었으니, 열 살이나 차이 나는 30대의 이신통이다. 20대 초반의 이신통은 어미가 종인 얼자 출신이었지만, 과거를 보겠다며 한양으로 도망치듯 집을 나와 전기수(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로 살아가다가 1882년 하급 군인들이 들고일어나 도시 폭동으로 발전하는 임오군란을 겪고 그 와중에 동학 도인들을 만나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혁명적 사상에 빠져든다. 그러니까 소설은 임오군란에서 갑오농민 혁명기의 망국을 앞둔 격변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임오군란은 봉건왕조로 대표되는 일부 기득권층과 세도정치에 대한 저항이었고, 조선이란 나라의 정체를 파악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또 갑오농민운동은 자생적 근대가 좌절된 이야기라서 이런 어수선한 세상을 살아야 했던 서얼 출신의 지식인들과 도시 빈민, 하층 군인 등 중인 이하의 잡직에 종사하는 인물들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고 시대가 혼란하면 기층민은 삶의 무게에 시대의 무게까지 짊어지고 세월을 건너가야 했다. 황석영의 아바타 이신통을 제외하면, 여성 명창 심백화를 비롯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체로 실존 인물이다. 심백화는 조선 최초의 여성 명창 진채선(1847~?)을, 김봉집은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을, 천지교의 1·2대 교주인 최성묵과 최경오는 각각 천도교의 1·2대 교주인 최제우(1824∼1864)와 최시형(1827∼1898)을 말한다. 서일수와 박인희·박도희 등 동학 도인들도 모두 실존 인물들이다. 황석영은 “천도교를 천지교라고 하거나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살짝 바꾼 것은 역사적 사건을 피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조선시대 야담과 민담을 집대성한 ‘대동야승’(大東野乘) 등 패관문학과 역사책을 충분히 읽고 삭였다고 했다. ●서울 종로통 등 손바닥 보듯이 설명 ‘여울물 소리’를 읽는 또 다른 재미는 한성 도성 안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면서 서울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린낙지로 유명한 서울 종로통은 의금부와 서장옥이 있던 곳이다. 매운 낙지를 혓바닥을 호호 불면서 먹는 이유가 터가 센 곳인 탓 같다. 종로4가에서는 죄인을 효수했다. 홍제동에는 색주가가 많았고, 공덕동에는 주막이 많았다. 임오군란을 일으킨 군졸들은 이태원에서 주로 살았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나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는 ‘너는 서사가 많은 나라에서 살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데 나는 ‘너도 한번 겪어 봐라. 얼마나 힘든데’라고 속으로만 응수한다.”면서 “서사가 많은 땅은 고통이 많은 땅인데, 이제 우리 민족도 고통스러운 근대를 마감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억압·고통 넘어 미래 맞이할 준비 필요 황석영은 “21세기를 포스트모던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동아시아 3국은 아직도 근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은 성공적으로 근대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적 상징인 천황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 중국은 공산당이 독재하고 경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기형적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으로 근대적 민족국가를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고 진단한 뒤 “근대의 상처가 대선 때마다 나타나고 있는데, 억압과 고통을 넘어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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