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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시절 패티김·윤복희와 만날 시간

    그 시절 패티김·윤복희와 만날 시간

    올해는 우리나라에 미8군쇼가 시작된 지 60주년, 미8군쇼에서 활동하던 그룹사운드의 첫 음반이 나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미8군쇼와 그룹사운드의 역사를 돌아보는 특별 전시회가 열린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 노래박물관은 예우회와 재단법인 노래의섬의 주관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 ‘미8군쇼 60년사&대한민국 그룹사운드 50년사 특별전, 그 기록과 증언’을 개최한다. 미8군쇼는 미군이 주둔하던 1953년부터 베트남전쟁으로 미군 병력이 감축되던 196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주한미군들을 위한 무대로 시작됐던 미8군쇼는 점차 한국 가수들의 주요한 활동무대가 됐고, 팝과 록 등 서구 음악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실력 있는 음악인들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패티김과 신중현, 김시스터즈, 윤복희 등이 미8군쇼를 거쳐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의 중추이자 스타로 발돋움했다. 1964년에는 미8군쇼에서 활동하던 국내 그룹사운드의 첫 음반이 나왔다. 키보이스의 ‘그녀 입술은 달콤해’, 신중현이 주축이 된 ‘애드 훠’의 ‘빗속의 여인’이 발매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나라의 그룹사운드 역사는 서구음악을 듣던 젊은이들을 대중음악계의 주요 수용층으로 끌어올렸으며 대학 그룹사운드, 헤비메탈, 포크록 등으로 이어지며 1970~1980년대 청년 문화를 이끌었다. 이번 전시회는 미8군쇼와 그룹사운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생생한 자료들로 꾸며졌다. 미8군쇼에서 활동하던 가수들의 LP 재킷과 흑백사진, 가수들이 사용하던 손때 묻은 악기들이 전시된다. 앨범 재킷과 가사, 해설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시대별 그룹사운드 노래 베스트 100’, 당시 공연영상이 담긴 다큐멘터리 시사회 등의 코너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 및 구성을 맡은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5월 24일과 6월 28일 ‘박성서의 토크 콘서트’를 열고 윤항기, 김홍탁 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또 8월 16~17일 남이섬에서는 그룹사운드 1세대부터 2000년대 인디밴드까지 총출동하는 ‘그룹사운드 50년’ 축하 공연이 열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무용수 동작 첼로·음표가 돼 흐르고 군무는 건반이 돼 바흐 선율 이루니…

    무용수 동작 첼로·음표가 돼 흐르고 군무는 건반이 돼 바흐 선율 이루니…

    ‘첼로가 된 무용수의 몸이 활을 타고 깨어난다. 한 줄로 늘어선 군무는 피아노 건반이 돼 선율을 이룬다.’ 무용수들이 악기, 음표가 돼 흐르는 스페인 출신의 천재 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대표작 ‘멀티플리시티’ 얘기다. 전 세계에서 4개 발레단만 공연 허가를 받았을 정도로 난해한 이 작품을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5~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지난 21일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은 두아토의 지도에 몰입한 무용수들의 진지한 눈빛으로 공기가 한껏 데워져 있었다. “훌륭한 무용수가 훌륭한 안무가가 된다”는 지론을 지닌 두아토는 예순에 가까운 나이가 무색하게 유연한 몸놀림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보여주면서,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곧바로 정곡을 찌르며 단원들을 휘어잡았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기념 공연으로 ‘멀티플리시티’를 고른 데는 문훈숙 단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2002년 두아토가 내한해 이 작품을 초연했을 때 음악을 몸짓으로 풀어낸 상상력에 매료됐다. 지난해 10월 공연을 하고 싶다는 문 단장의 요청에 두아토는 단원들의 역량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그리고 발레단의 기량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클래식 발레를 주로 하는 곳으로 아는데 무용수들의 동작이 자유롭고 유연해 놀랐어요. 단원들의 움직임이 매우 환상적이고 집중력도 뛰어납니다.” ‘멀티플리시티’는 1999년 독일 튀링겐주 바이마르시가 바흐 서거 250주년을 맞아 두아토에게 작품을 의뢰해 완성됐다. 바흐의 음악 23곡을 타고 흐르는 작품은 바로크 시대의 다채로운 예술과 바흐의 사회적 삶을 1부로, 시력을 잃어 가는 바흐의 말년과 예술가의 고뇌, 죽음을 2부로 엮은 수작이다. 이 작품으로 두아토는 이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수상했다. “처음엔 위대하고 아름다운 바흐의 음악을 제 더러운 손으로 건드린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그래서 서막에 제가 등장해 바흐에게 ‘당신 음악을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허락을 구하는 춤을 추고, 마지막에 다시 무대로 나와 후세에 아름다운 음악을 남겨 준 데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표하곤 했죠.” 특유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가진 그의 작품들은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 33세부터 20년간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그는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하일롭스키 극장 상임안무가를 맡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독일 베를린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한다. 세계적인 안무가이지만 그는 “아직도 연습실에 들어갈 때면 늘 장님 같고 아마추어 같다”고 말한다. “더듬더듬 연습실에 들어가 무용수들과 함께 집(작품)을 쌓아 올리고 찾아갑니다. 다음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늘 불확실하고 혼란스럽고 두렵죠.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겨요. 제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3만~10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0년을 빛낸 가장 매력적인 여성 1위는 누구?

    50년을 빛낸 가장 매력적인 여성 1위는 누구?

    지난 50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유명인 중 ‘가장 매력적인 여성’은 누구일까? 영국의 뷰티전문 드럭스토어인 SuperDrug(슈퍼드러그)가 실시한 ‘지난 50년을 빛낸 가장 매력있는 여성’을 뽑는 설문조사에서 ‘만인의 연인’인 오드리 햅번이 1위를 차지했다. 또 故다이애나 왕세자비, 미국의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1929년생),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1934년생), 할리우드 톱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빅토리아 베컴과 켈리 브룩, 유명 모델인 알렉사 청 등도 뒤를 이어 ‘지난 50년을 빛낸 가장 매력적인 여성’에 올랐다. 순위에 든 50명 중 33명은 오드리 햅번처럼 흑갈색 모발을 가진 백인여성이었으며, 17%가 금발, 단지 1%만이 붉은색 모발의 여성이었다. 조사를 이끈 슈퍼드러그 측은 “금발 여성은 매우 유쾌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흑갈색 모발의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슈퍼드러그 오픈 50주년 기념, 온오프라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다음은 영국에서 선정된 ‘50년을 빛낸 가장 매력적인 여성’ TOP10 ▲오드리 햅번 ▲故다이애나 왕세자비 ▲그레이스 켈리(美배우)▲브리지트 바르도(프랑스 배우) ▲안젤리나 졸리 ▲트위기(Twiggy, 英모델) ▲엘리자베스 테일러 ▲英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아이쉬와라 라이(Aishwarya Rai, 인도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광석 명곡 ‘서른 즈음에’ 팬 101명이 합창

    ‘영원한 가객’ 김광석의 명곡 ‘서른 즈음에’를 101명의 팬들이 함께 부르고 정식 발매된다. 최근 ‘김광석 오마쥬 나의 노래 파트 1’ 앨범을 발매한 페이퍼레코드는 ‘서른 즈음에’를 팬들이 함께 부르는 싱어롱(Sing-along) 버전으로 녹음한다고 밝혔다. ‘김광석 오마쥬 나의 노래 파트 1’에는 한대수와 성우정아, 김목인, 프롬 등 선후배 가수들이 부른 김광석의 히트곡들이 실렸다. 다음달 발매되는 파트 2에는 선후배 가수들의 노래와 함께 팬들이 부른 ‘서른 즈음에’가 실린다. 녹음 인원이 101명인 것은 올해가 김광석의 탄생 50주년이자 사망 18주기이며 그가 33세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을 고려해 이 숫자를 더한 것이다. 페이퍼레코드는 “우리나라 트리뷰트 앨범으로는 최초의 시도로, 김광석에 대한 경의의 마음을 담아 헌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달 중 다음뮤직에 참여 신청 게시판이 개설되며 2주 동안 참여 희망자의 신청을 받는다. 선정된 참여자들은 다음달 초 녹음을 하며 자신의 이름이 실린 파트 2 앨범을 증정받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앨 고어, 우리의 미래(앨 고어 지음, 김주현 옮김, 청림출판 펴냄)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이 인류의 미래 대처 방안을 제시한 책. 2007년 지구온난화 문제를 환기시켰던 ‘불편한 진실’ 이후 다시 선보인 책을 통해 환경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전방위로 뻗은 고어의 고민과 미래관을 확인할 수 있다. 고어는 세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요인을 여섯 가지로 봤다. 상호 연결성이 높아진 세계 경제, 인터넷 통신망 발달을 통한 디지털 혁명, 세계 권력의 중심축 이동, 한계를 넘어선 성장, 생명공학의 발달, 인류문명과 생태계 간 관계 변화 등이다. 미래 위기를 경고하면서도 그는 인류가 지구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힘이 있다고 낙관한다. 디지털 네트워크로 전 세계인들의 생각과 감정을 연결해 ‘글로벌 마인드’를 구축하는 것 등이 미래를 대비하는 강력한 장치로 제시된다. 532쪽. 1만 9800원. 영국 전투(마이클 코다 지음, 이동훈 옮김, 미메시스 펴냄)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영국 공군은 잉글랜드 남부 해안의 제공권을 놓고 독일 공군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전을 벌인다. 그해 7월부터 3개월간 벌인 전투에서 영국은 1963대, 독일은 2550대의 항공기를 각각 투입했다. 영국은 544명의 승무원과 1547대의 항공기를 잃었고, 독일은 2698명의 승무원이 사망하고 1887대 항공기가 피격됐다. 항공기 간 거리는 불과 10m 안팎. “적기들이 마치 모기 떼처럼 몰려오고 있다”던 표현처럼 얽히고설켜 끔찍한 혼전을 벌였다. 최근 국내에 번역된 책은 당시 전투의 전개 과정을 치밀하게 더듬었다. 영국 옥스퍼드 매그덜린 칼리지를 졸업하고 영국 공군에서 복무한 저자는 영국 공군의 승리 요인으로 전투기사령부의 철저한 전투 대비를 꼽았다. 도표나 사진이 없어도 당시 전투가 발발하기 전 영국의 정치적·기술적·공업적 배경을 훑어 풍부한 지식을 전달한다. 352쪽. 2만원. 결핍의 경제학(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저자들은 각각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다. 어떤 일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왜 마감 시한에 임박해 일을 끝내는 경우가 많을까. 책이 제시하는 해답은 ‘데드라인 효과’, 즉 시간이 부족해 딴 데 신경 쓰지 않고 그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결핍의 순간에 인간은 좀 더 생산적으로 변한다는 것. 일례로 1984~2000년 차량 충돌로 사망한 소방관의 79%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서였다. 화재를 제압해야 한다는 목표에만 몰두해 소방관들은 자신의 안전벨트를 매는 행위는 잊어버린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들을 그만큼 등한시하는 대가를 치른다는 ‘행동경제’ 원리가 집중 조명된다. 돈이 없으면 IQ가 떨어지고, 바쁜 사람이 더 바빠지는 이유는 한 가지. 결핍이 인간의 주의력을 사로잡아 사고방식이 지배된 결과다. 476쪽. 1만 8000원. 레이첼 카슨(윌리엄 사우더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침묵의 봄’ 출간 50주년이었던 2012년에 나온 세계적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1907~1964)의 평전. 전문 기고가인 저자가 쓴 이 전기는 앞서 2004년 국내에 소개됐던 린다 리어 저술의 평전과는 접근법이 사뭇 다르다. 리어의 평전이 시간 흐름에 따른 총체적 서술이었던 반면 이 책은 카슨의 수많은 주변 인물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그의 사고에 영향을 미친 책과 저자들, 그의 주요 저술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인물을 둘러싼 연대기적 나열보다는 굵직굵직한 이슈 중심으로 엮어 나간 것이 책의 큰 특징이다. 꼼꼼한 조사 작업을 거친 전기에서는 생전의 카슨이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일에서만큼은 맹렬한 에너지를 드러낸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작가가 꿈이었다가 과학자로 선회한 대학 시절,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과정 등이 자세히 기술됐다. 632쪽. 3만 5000원.
  • [기고] 한·일, 이젠 갈등 접어야/엄호열 동아시아문화교류협회 고문

    [기고] 한·일, 이젠 갈등 접어야/엄호열 동아시아문화교류협회 고문

    최근 국내 일본인 관광수입이나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 등 일본과 관련된 수익이 감소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자주 눈에 띈다. 경영인으로서 악화된 한·일 관계가 한국 국민에게 어느 정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일본 및 일본 문화에 대한 이미지와 관심이 얼마나 저하돼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코리아 리서치’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조사는 전국 19~60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는 의외로 양호한 편이었다. 78.0%가 한·일 간의 ‘정치외교적인 대립’과 ‘경제·문화·민간교류’는 구분해 생각하고 인식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일 양국이 서로 돕고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좋다고 보십니까’라는 설문 항목에도 88.3%가 ‘그렇다고 본다’고 답했다. 영토문제나 역사문제는 일본 측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추궁하며 생기는 갈등으로 인해 한·일 교류가 전면적으로 정체된다면 이 또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한국 국민의 생각이다. 한국인들은 일본 정부의 한국 관련 발언이나 태도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우려하는 것이지, 일본이나 일본인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명백히 밝혀진 셈이다. 일본 측 분위기는 어떨까. 3월 초 일본에 출장갔을 때, 일본 사회에서 유행하는 혐한 상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혐한 서적과 그에 관한 보도가 현저히 늘어났고, 일류 주간지조차 혐한 특집 기획물을 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없던 사회적 분위기에 이의를 제기해야 할 중도 언론마저도 입을 다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일본 사회에서 혐한이 계속 확산되고, 많은 일본인이 혐한 의식에 물들어 간다면, 대다수의 한국인도 혐일로 돌아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일 관계는 양국 국민들이 대립하며 증오하는 상황으로 치달으며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내년 2015년은 ‘한·일수교정상화 50주년’이다. 지금의 한·일관계는 반세기 동안 양국의 국민이 착실히 쌓아온 친선의 노력이 단박에 무너지기 직전까지 몰려 있는 상황이다. 한국 내 일본 전문가들도 “이번 코리아리서치 조사에는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앞으로 지금과 같은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일본 내 혐한 현상이 확산된다면 우리 국민들의 대일 의식 또한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한·일 간의 갈등과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 어떤 것도 단박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고민이 크다. 앞으로도 한·일 갈등은 계속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나긴 갈등의 시대’에 양국 국민들이 정치외교적인 대립과 경제·문화·민간교류를 구분해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이러한 현명한 자세를 취했을 때만이 큰 차원에서 두 나라 간의 국익 손실과 소모를 줄이고 양 국민 간 격앙된 감정을 제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유쾌한, 발칙한, 셰익스피어

    유쾌한, 발칙한, 셰익스피어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세상은 난장판이다. 재난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 난리가 밖에서 벌어지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을 무엇을 할 텐가. 독일 극작가 모리츠 링케의 ‘여자의 벗은 몸을 아직 못 본 사나이’(1997)에 등장하는 연극연출가와 배우들은 이 와중에 셰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장면을 연습한다.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유명한 순간’을 완성하는 일이 연극인에게는 세상 종말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도 이루고 싶은 욕망이라는 것인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그 자체로 처절한 비극과 유쾌한 희극을 빚기도 하지만 ‘셰익스피어’라는 브랜드를 품고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파생되기도 한다.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자국의 전통이나 시대상을 녹여 풀어내며 자유로운 변형도 시도한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는 올해, 더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이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그런데 왜 하는지, 표어는 무엇이고 해석은 어떤지가 없다. 1980년대 초 기국서 연출의 ‘햄릿1’을 보면 셰익스피어를 통해 시대를 해석한다. 그게 셰익스피어의 개념이고 주제다.” 연출가 이윤택(62)은 ‘제2회 셰익스피어 문화축제’의 배경과 시각을 이렇게 설명했다. 셰익스피어학회와 손잡고 학술행사에 공연을 엮은 ‘확장판’ 문화축제를 여는 이유다. 문화축제의 공연 프로그램은 젊은 극작 연출가들이 다시 쓴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자식들’과 기국서, 이윤택, 양정웅, 박근형 등 한국 중견 연출가들이 참여한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연극’으로 구성됐다. ‘여자의 벗은 몸을 아직 못 본 사나이’는 이채경 연출이 다듬어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장면을 연습하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27일까지 공연한다. 연극에 갇혀 있고, 세상에 고립되고, 소통이 없는 현대인들의 삶에 딴죽을 건다. 이어 비극의 대명사 리어왕과 희극의 대명사 돈키호테의 만남을 상상한 ‘늙은 소년들의 왕국’(5월 1~18일), 전쟁 같은 하루를 사는 현대인들에게서 맥베스를 끌어내는 ‘길 잃어 헤매던 어느 저녁에 맥베스’(②·5월 22일~6월 11일), 일본 극단 신체의 풍경이 제작한 ‘레이디 맥베스’(③·6월 14~18일)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연극’은 한국 연극의 걸출한 연출가들을 연이어 만나는 자리다. 양정웅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①·7월 1~8일)은 주인공들의 성별을 뒤바꿨다. 클럽에서 눈이 맞는 경쾌하고 현대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박근형 연출 역시 같은 작품(7월 9~27일)을 각색해 공연한다. 기국서 연출은 20년 만에 ‘미친 리어’의 두 번째 작품인 ‘미친 리어2’(7월 12~20일)를 내놓는다. 40년간 리어왕을 맡은 노배우와, 한때 잘나가는 코미디언이었지만 연극 속에서는 영 웃기지 못하는 또 다른 노배우의 이야기다. 기 연출이 광대 역으로 출연할 예정인 데다 이윤택이 연출을 맡아 노장의 만남으로 관심을 끈다. 셰익스피어 37개 작품을 97분짜리 연극으로 재구성한 알렉시스 부크 연출의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6월 20~28일)도 준비했다. 공연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과 종로구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펼쳐진다. 공연 이외에 9월 28일까지 낭송연극제, 교수연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의 ‘줄리어스 시저’, 시민여성극단 바보들의 무대의 ‘한여름 밤의 꿈’, 문화축제 기념 세미나, 해설이 있는 셰익스피어 영화 보기 등이 이어진다. 박정근(대진대 영문과 교수) 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은 “햄릿형의 비극적 인물에서 한바탕 사랑의 꿈을 꾸고 깨어난 보텀형 인간까지 셰익스피어 작품 속 인물들을 이해하고 현대인의 삶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02)763-1268.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오바마 대통령 손이 미셸 여사 엉덩이에…(포토)

    오바마 대통령 손이 미셸 여사 엉덩이에…(포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매너 손’? 공식 일정에 나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많은 카메라와 경호원 앞에서 미셸 오바마 대통령 영부인에 ‘매너 손’을 뻗쳐 화제가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텍사스주에서 있을 연설을 위해 대통령전용기에 탑승했다. 당시 공항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고, 이 때문에 미셸 여사의 치마가 심하게 펄럭이는 ‘아찔한 순간’이 계속됐다. 당시 장면은 치마를 펄럭이는 영화 속 마릴린 먼로처럼 보였지만, 미셸 여사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미셸의 치마를 잡아 아내를 보호하는 매너를 보였다. 현장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각국 방송사에서 수 많은 카메라들이 동원된 상태였다. 사진 한 장만 보자면 ‘불순한 오해’ 또는 ‘나쁜 손’으로 여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개의치 않고 아내를 보호했다. 아내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매너 손’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포착됐고, 곧장 전 세계에서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민권법 제정 50주년을 맞아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 B 존슨 대통령 기념관에서 연설을 펼쳤다. 존슨 전 대통령은 1964년 공공장소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에 서명했고 이듬해 흑인의 자유로운 투표 보장을 위한 투표법 제정에도 앞장섰다. 이 때문에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 대통령에게 민권법 50주년의 의미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동영상 캡쳐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님과 함께’했던 50년 ‘파트너’와 다시 50년

    ‘님과 함께’했던 50년 ‘파트너’와 다시 50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노래가 제 곁을 지켜줬습니다. 제 삶에서 노래를 빼면 전 존재할 수 없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노래를 사랑합니다.” 가수 남진(68)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붉은색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힘줘 세운 그는 여전히 ‘젊은 오빠’였다. 여성 댄서들과 함께 몸을 흔들며 팬들에게 찡긋하는 모습은 40대라 해도 믿을 만했다.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울려고 내가 왔나’가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잘생긴 얼굴과 다부진 체격, 도회적인 이미지로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리며 ‘님과 함께’ ‘마음이 고와야지’ ‘빈잔’ 등 숱한 히트곡들로 트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일찍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철없던 시절도 있었죠. 세월이 지나 보니 제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지, 노래가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알겠더군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반평생 노래 인생을 돌이켰다.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그는 모두 5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파트너’는 평생을 찾아 헤맨 반쪽을 만난 기쁨을 담은 흥겨운 트로트곡이며 ‘상사화’는 사랑이 떠나간 상처를 그린 슬로 록이다. 라틴 곡과 정통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그는 “50년 세월만큼 좋은 음반이 나와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면서 “5곡 모두 내 열정과 혼이 깃든 노래”라고 자부했다. 특히 그는 편곡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제 나이가 있다고 음악까지 ‘올드’해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틀곡만큼은 젊은 친구들도 즐길 수 있는 리듬을 쓰기 위해 찾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파트너’는 젊은 편곡자 조성준이 7~8번 편곡을 했다. “젊은 친구와 서로 생각을 조율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돌이켰다. 정통 트로트 ‘겁이나’는 두 명이 함께 편곡한 곡이다. 그의 노래 인생을 얘기할 때 원조 ‘오빠부대’인 열성 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도 ‘남진사랑’ 회원 40여명이 인터뷰 현장을 지켰을 정도다. 그는 양손에 플래카드를 움켜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하는 50대 아주머니 팬들을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50년 동안 나의 파트너는 팬 여러분”이라며 ‘오빠’다운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오는 10월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지나간 히트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거나 뮤지컬 요소를 넣고 직접 코미디 연기도 하는 등 종합 공연으로 꾸미고 싶은 욕심이 크다. “뭔가를 알고 나서 하면 더 힘들잖아요. 제 인생의 노래는 이제부터입니다. 앞으로 10년이 제 황금기가 될 겁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대지의 선물(존 세이무어 글, 샐리 세이무어 그림, 조동섭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환경운동가인 저자가 1953년부터 가족과 자급자족한 생활을 유쾌하게 그린 에세이. 2011년 책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둘째 딸이 저자의 죽음과 출간 이후 달라진 가족의 삶을 보태 다시 냈다. 256쪽. 1만 3800원. 샤워실의 바보들(안근모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완전고용’을 기대하며 온수 꼭지를 틀다가 뜨거운 물(인플레이션)에 놀라 냉수꼭지를 돌리다가 찬물(경기 침체·실업)에 화들짝하는 ‘경제 바보들’은 어떻게 경제를 말아먹었을까. 322쪽. 1만 6000원. 한국춤이 알고 싶다(유인화 지음, 동아시아 펴냄) 의상과 소품, 출연자의 신체 조건 등 한국춤의 모든 궁금증을 다양한 사진과 자료를 섞어 상세하게 풀었다. 312쪽. 2만 2000원. 아름다운 교회길(전정희 글, 곽경근 사진, 홍성사 펴냄)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교회 20곳을 찾아 세월을 담고 사연을 풀어 냈다. 일간지의 대중문화 선임기자인 저자들이 각각 글로, 사진으로 다양하게 소개한다. 312쪽. 1만 6000원. 두근두근 해외여행(임소정 지음, 꿈의지도 펴냄) 일간지 여행담당 기자가 월급쟁이로 바쁘게 살면서도 10년 동안 26개국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노하우와 테마별 버킷리스트, 알짜 여행지, 알뜰한 항공편 예매법 등을 챙겼다. 404쪽. 1만 6000원.
  • 한국인 러 이주 올해 150돌 이달부터 기념행사 대거 개최

    조선인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지 올해로 150주년을 맞는 가운데 오는 10월 관련 기념행사들이 대거 열린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9∼12일 서울 광화문과 고려인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 ‘땟골’에서 기념행사를 열기로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기념사업 추진위는 한글날인 9일에는 광화문에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 중인 고려인 150명을 초청해 ‘국민 참여 한마당’을 연다. 10일에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 공식 기념식이 예정됐다. 11∼12일에는 고려인 최대 밀집 지역인 안산 단원구 선부2동 땟골에서 ‘고려인 페스티벌’이 열린다. 국내 고려인 동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각종 세미나와 학술대회도 이달부터 이어진다. 오는 10일에는 2011년 설립된 최재형장학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시베리아 항일운동의 중추 역할을 했던 최재형 선생의 정신을 되돌아보는 ‘최재형 선생 순국 94주기 기념 세미나’를 연다. 해외에서는 9월 20∼24일 연해주에서 고려인 축제가, 10월 5∼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콘서트와 세미나 행사가 예정됐다. 시베리아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다른 4개 도시에서도 고려인 문화축제와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시진핑 “잠자던 사자 중국 이미 깨어났다”

    시진핑 “잠자던 사자 중국 이미 깨어났다”

    프랑스를 순방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잠자던 사자 중국은 이미 깨어났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날 파리에서 가진 중국-프랑스 수교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만약 중국이 잠에서 깨어난다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다. 잠자는 사자를 깨우지 말라’고 경고한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한 뒤 이같이 발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과거 중국을 침략한 서구 열강의 나라에서 ‘잠자는 사자 중국이 깨어났다’고 말한 것은 ‘중국의 굴기’를 공식 선언한 것이란 평이 나온다. 시 주석은 “그러나 이 사자는 평화적이고 친근하며 문명적인 사자”라고 정의한 뒤 “중국은 세계 평화와 발전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 위협론’을 의식한 듯 “‘중국의 꿈’(中國夢)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선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하다”면서“‘중국의 꿈’은 세계의 위협이 아닌 기회를, 혼란이 아닌 평화를, 퇴보가 아닌 진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사상을 해방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변함없이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과감한 일자리 개혁·안정된 국정운영으로 ‘統獨 대박’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과감한 일자리 개혁·안정된 국정운영으로 ‘統獨 대박’

    “(크림 합병에 대해)주민 투표도, 푸틴의 승인도 모두 불법이며 러시아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날린 일갈이다. 1990년 통일을 계기로 독일은 달라졌다. 3억 인구의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강한 독일이 됐다. 경제 대국을 넘어 정치대국에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무역흑자만 1989억 유로로 전년보다 4.9%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확실한 과거 청산과 안정된 국정, 탄탄한 경제 등 통일 이후 독일은 세계 모범 국가로 자리 잡았다. 비슷한 처지의 한국이 눈여겨보아야 할 살아있는 유산이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다. ●2003년 시간선택제 확대 ‘하르츠 개혁’ 성공 통일 이후 10년간 경기침체에 빠져 ‘유럽의 환자’로 불리는 상황이 되자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SPD) 정부는 2003년 ‘하르츠 개혁’을 추진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파견근로 등에 대한 차별 금지와 복지 개선이 주요 내용이었다. 특히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대를 고를 수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기혼 여성의 취업률을 크게 높였다. 현재 독일의 15∼64세 여성 가운데 71.5%가 경제활동에 참가할 정도다. 연합군의 폭격에 만신창이가 됐던 구 동독지역의 도시 드레스덴은 통일 후 대규모 돈을 투자해 첨단과학기술 산업을 유치하면서 과학비즈니스의 대표도시가 됐다. 과감한 개혁과 투자로 2004년 64.3%였던 고용률은 지난해 말 76.7%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올해 6.8%로 통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빌리 브란트, 유대인 위령탑에 무릎 꿇고 사죄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이곳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세계 언론은 “그날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이처럼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참회를 위해 노력해왔다. 199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50주년을 맞아 이날을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는 날로 지정했다. 나치에 끌려가 노역을 한 개개인에게 국가가 배상하는 기관도 발족했다. 나치 전범에 대한 공소시효도 없앴다. 고상두 연세대 유럽정치학 교수는 “독일은 실정법상 문제와 화합 차원에서 가해자의 사법적 처리보다는 피해자 고통분담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과거진상위원회를 운영하고 백서 발간, 공청회 등을 통해 배상과 명예회복에 힘썼다. 통일 한국이 북한 인권문제 해결 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1992년 이후 총리 3명뿐… 성공적 정치 개혁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기침체에 빠진 이탈리아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차이를 정치에서 찾았다. 1992년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14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던 반면 독일에서는 총리가 3명에 그쳤다. 총리를 중심으로 국정 운영에 힘을 모아 성공적인 개혁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찬반양론이 존재하지만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나 연정 등도 도움이 됐다. 이렇듯 안정된 국정운영은 독일이 정치대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메르켈 총리는 푸틴과 협상을 통해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진상조사기구 설치를 이끌어내는 등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존 레넌의 유작 ‘경매’ 나온다…총 8억원 ‘훌쩍’

    존 레넌의 유작 ‘경매’ 나온다…총 8억원 ‘훌쩍’

    비틀스의 멤버 故 존 레넌이 직접 그린 그림과 원고 등이 경매에 나온다. 최근 국제경매회사 소더비 측은 “오는 6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 레넌의 ‘작품’ 총 89점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단순한 스케치 형태의 여러 그림과 시, 원고들로 소더비 측은 총 80만 달러(8억 6000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물품은 1960년대 레넌과 함께 두권의 책을 집필한 톰 마쉴러가 내놓은 것이다. 이중 소설 ‘더 싱귤라지 익스피리언스 오브 미스 앤 더피드’(The Singularge Experience of Miss Anne Duffield)의 원고는 4만(4300만원)~6만 달러(6400만원), 4개의 눈을 가진 기타리스트의 일러스트는 1만 5000달러(1600만원)~2만 5000달러(2700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더비 측은 “이번 경매는 미국에서의 첫번째 공연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면서 “비틀스에 대한 향수를 가진 많은 팬들의 큰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레넌이 남긴 유작들에 대한 관심은 거의 광적인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레넌의 썩은 어금니까지 경매에 나와 무려 3만 1200달러(33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널리 알려진 스님들의 탄신·열반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올 한 해 동안 풍성하게 열린다. 탄신 150주년을 맞은 용성(1864~1940) 스님과 열반 70주기를 맞은 만해 한용운(1879~1944)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은 미주 포교의 선구자 숭산(1927~2004)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용성 스님.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장수 죽림정사, 정토회가 용성 스님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3·1절 기념법회를 열고 용성 스님 기념사업의 출발을 선언했다. 5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스님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연다. 기념식은 탄신일인 6월 5일 죽림정사에서 봉행한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70주기 기념사업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는 6월쯤 북한 불교계와 함께 ‘만해 스님의 사상과 업적·실천’ 주제의 70주기 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추본은 최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중국 선양에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불련 측은 이 자리에서 만해 스님의 항일정신을 높이 평가해 추모 다례재에 관심을 가졌다고 민추본 측은 귀띔했다. 선학원도 이와 관련해 만해 스님의 열반일인 6월 29일(양력) 추모 다례재와 학술대회를 열며 추모 음악회도 계획 중이다. 만해학회는 8월쯤 ‘만해와 심우장, 근대지성과의 교류’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열어 만해 스님의 인적 네트워크를 학술적으로 조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숭산 스님 기념사업은 화계사 국제선원과 스님이 창건한 국제관음선종이 이끌고 있다. 10월 16∼28일 제10회 세계일화대회에 맞춘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행사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유훈을 돌아보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회에는 스님의 국내외 제자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사 기간 중 화계사, 수덕사 등을 참배하고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에서 2박3일간 대회를 진행한 뒤 계룡산 무상사에서 10주기 추모재를 봉행한다. 스님의 행장과 세계 제자들의 추모글, 국제관음선종 활동 현황을 담을 문집도 펴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자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우승컵은 결국 우리 것”

    지난 17일 팀당 35경기의 대장정을 마친 여자프로농구는 이제 세 팀만 살아남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2위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과 3위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이 18일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위 감독은 “신한은행은 높이가, KB스타즈는 외곽 플레이가 좋은 팀이다. 둘 다 만만치 않은 팀”이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정규리그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 준 임영희와 박혜진은 챔프전에서도 자기 몫을 할 것이다. 이승아가 아직 어리지만 겁 없이 해 준다면 부족한 한 자리가 메워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구며 ‘신한 왕조’를 구축했다가 지난 시즌 우리은행에 우승컵을 빼앗긴 임 감독은 “올해는 많은 준비를 했다. 시즌 초반 부상 선수가 나왔으나 지금은 회복됐다. 옛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서 감독도 “정규리그 개막 전 팀 창단 50주년을 기념해 꼭 우승하겠다고 공연했다. 기회가 왔으니 약속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 감독은 특히 “변연하가 당연히 베스트 5에 선정될 줄 알았는데 뽑히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무능을 반성한다. PO에서는 120%의 능력을 발휘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임 감독과 서 감독은 모두 2연승으로 빨리 PO를 마무리해 챔프전 준비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3전2선승제 PO는 20일과 22~23일 열리며 5전3선승제 챔프전은 25일부터 시작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그저 손 끝 하나가 나풀거릴 뿐인데 지나간 세월이 아지랑이로 나타나고 다가올 미래를 살며시 열어젖힌다. 또한 꺼져가는 한 자락의 영혼에 생명을 불어넣어 하늘 높이 솟아올린다. 조지훈이 ‘승무’에서 읊었던 한 구절이 떠올려진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오고~’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16세때 처음 장구춤 1964년, 그러니까 전주농고 1학년에 막 입학했을 때였다. 우연히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농악대에 들어갔다. 북 치고 장구 치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그저 신이 났다. 전주 권번의 춤사범 출신인 정형인 선생이 이런 그를 보고 미래의 춤꾼으로 확실히 점지하고 지도를 했다. 그리고 몇달 뒤 덕수궁 석조전 앞에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열렸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관객들 앞에서 처음으로 장구춤을 췄다. 이때부터 그의 춤 인생길은 손짓과 몸짓을 휘휘 감아돌며 시작됐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이자 이 시대의 춤꾼으로 유명한 국수호(66)씨.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여자도 아닌 남자가 춤에 빠져 살다 보니 어느덧 50년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하여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춤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춤의 귀환)에서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이 무대를 통해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아직도 우리 전통춤이 기거할 ‘집’이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과 이제는 ‘전용극장’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도 공감하는 무대가 됐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디딤무용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그 ‘화두’부터 꺼낸다. “우리나라에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무대는 없고 오페라 등 서양식 무대만 있습니다. 창(판소리)만 하더라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전용극장이 없잖아요. 한국인에게는 의식주가 삶의 버팀목입니다. 그렇듯이 우리 정신의 버팀목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바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歌), 무(舞), 악(樂)에 있지요. 집도 없이 공연한다는 것은 빈터에 공염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50년 동안 그렇게 춤을 추다 보니 항상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순수예술의 집’이다. 국립극장이나 국립국악원, 예술의전당 등도 있지만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서양의 공연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극만 하더라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마다 전용극장이 수없이 많으며 일본의 가부키(歌舞伎)와 노(能) 역시 국립극장을 비롯해 여러 지방에서도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이 있어서 전통의 맥을 제대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립은 고사하고 도립이나 시립에서 운영하는 전통 극장조차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 춤이 지지부진하고 대중에게 잊혀 가는 이유가 바로 특성화된 ‘순수예술의 집’이 없기 때문이며 이는 춤뿐만 아니라 음악, 창극 모두에 해당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의 음악과 소리, 그리고 춤은 한국인의 기호품이 아니라 한국인한테 필수적인 의식주에 해당되는 영혼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순수예술 문화는 우리의 정신적 샘입니다. 따라서 한국인은 그 물을 마시고 살아가야 하며 그것이 튼튼해야 대중문화도 튼튼해지는 것이지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전통예술에 관심을 갖고 융성시키는 것은 바로 국가를 위한 국민의 정신적 힘이 강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문화융성위원회가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구려 당시 동맹제나 무천제 등을 보십시요. 이는 곧 고구려의 정신이었고 광활한 땅을 거느릴 수 있는 국가권력의 튼튼한 발로였습니다.” ●정형인·박금슬 선생은 춤인생 최고의 스승 이와 관련된 얘기를 더 나누다가 화제를 바꿨다. 춤인생 50년을 잠시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그는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3~4세 때 비봉면 마을에 전주댁이라는 무당이 있었다. 쾌자 자락을 휘날리며 꽃을 들고 길길이 뛰는 무당과 옆에서 장구와 꽹과리를 치면서 경을 읽는 모습이 어린 그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의 예술적 끼는 주변 환경도 한몫 거들었다. 봉황이 난다는 비봉마을 골짜기마다 꽃가지 사이로 지저귀는 산새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어깨가 저절로 으쓱으쓱해졌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는 단상에 올라가 아리랑 춤을 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런 시골의 정취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같은 곳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대단한 기억으로 남는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의 부친은 토지개량조합장 등을 거쳐 1960년대초까지 민선 면장을 지냈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그는 춤과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주 서중학교에 진학한 그는 혼자 하숙을 하면서 브라스밴드부에 가입했다. 북을 치고 서양의 악보를 아버지 몰래 공부했다. 음계와 악보를 알고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진 것도 이때였다. 졸업 무렵 아버지가 농고에 진학할 것을 권유했다. 할 수 없이 전주농고 토목과에서 측량을 공부했다. 하지만 몸속 깊이 내재돼 있는 끼는 주체할 수 없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마자 농악대에 가서 북과 장구, 한국 음악과 무용 등을 익혔고 18세까지 정형인 선생한테 승무와 북춤, 남무 등 남자춤을 배웠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진학해서는 송범과 김백봉 선생한테 강의를 들었고 특히 박금슬 무용연구소에서 3년간 숙식을 함께하며 박금슬 선생이 오세암 천월스님으로부터 사사한 바라 승무를 익혔다. 정형인과 박금슬 선생은 그의 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영숙, 은방초 등 당대 무용계를 주름잡던 전통춤꾼들을 사사했다. 1971년 군 복무 시절이었다. 전북도지사의 부탁으로 1사단장한테 특별휴가를 얻은 그는 전주농고 농악대에서 잠시 안무를 하게 됐다. 얼마후 그의 지도를 받은 전주농고 농악대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회가 끝나자 전국의 고등학교에 농악대가 생기는 붐이 조성됐고 그의 안무실력은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1973년 2월 제대한 그는 때마침 국립무용단이 생기자 남자로는 처음으로 입단하면서 월급받는 직업무용수가 됐다. 이때부터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녔고 매스컴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로 주목받아 “제가 국립무용단에 들어갔을 때 송범 선생께서 단장을 맡고 있었지요. 10년동안 여자 단원이 20명쯤 있었는데 남자는 저 혼자였지요. 남자라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 번씩 언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날마다 주인공이었죠 뭐.” 이 무렵 남자무용수 시대를 예상하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3학년에 편입해 춤극을 공부했다. 기존의 무용에 극적인 요소를 결합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어 대학원에 진학해 민속학을 전공했고 ‘한국 민속 연희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는 그의 춤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예술적 바탕이 됐다. 직접 무대 출연은 물론 대본, 안무, 연출, 음악 등 여러 영역으로 넓혀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갔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27세에 서울예대 교수로 임용됐고 이후 중앙대에서 26년간 교수직을 겸하면서 30년 가까이 국립무용단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면서 130여개국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의 전통춤을 어떤 식으로 추고 어떤 식으로 창작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부터 김만중의 ‘구운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세계인이 공감할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2002년 월드컵 개막식 등에서 총괄 안무를 맡아 세계인들에게 여러 감동을 선사했다. ●“1년에 한두편 창작 춤극으로 관객과 소통하고파” 그는 지난 50년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춤도 춤이지만 자료수집하느라 참 바쁘게 지냈다. 이사할 때 무용 관련 책만 트럭 10대분이 넘었다. 이런 것들이 작품의 골격을 세우고 무너지지 않게 하는 튼튼한 인문학적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춤의 매력은 진정 무엇일까. “인간이면 지닐 수 있는 핏빛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공들여닦여지고 정신이 들어간 움직임을 통해 미학적으로 보여질 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력을 쌓은 실 하나가 내 가슴에서 저쪽 사람의 가슴으로 건너갈 때 금실이 되는 것처럼 춤의 매력은 세련미와 정성들여 쌓은 공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60대 중반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여전히 청춘이다. 건강비결을 묻자 “걷기를 주로 하고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예술과 관련되지 않는 불필요한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한다”면서 “가끔 식구들과 먹거리가 좋은 데 찾아가는 것을 작은 행복으로 여긴다”고 대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1년에 한두 편씩 창작 춤극을 만들어 가급적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들과 더 가까워지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국수호는 88올림픽 개막식 등 안무가로도 명성 춤극의 지평 넓혀 1948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1964년 전주농고 1학년때 스승 정형인 선생한테 농악과 한국음악, 장단 등을 익혔다. 그해 공식무대인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장구춤을 췄다. 이후 서라벌예대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연극영화를, 중앙대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했다.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했고 이듬해 ‘왕자호동’을 시작으로 30여 편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안무를 병행해 안무가로도 명성을 쌓았다. 88올림픽 개막식과 2002년 월드컵 개막식 공연의 안무를 맡았고 국립무용단 단장, 서울예술대 교수, 중앙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1987년에는 국수호디딤무용단을 창단해 ‘무녀도’ ‘대지의 춤’ ‘한국 환상’ ‘봄의 제전’ ‘명성황후’ 등으로 춤극의 지평을 꾸준히 넒혔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전북농악지도 대통령상(1971년), 88올림픽 개회식 안무 ‘화합’(국무총리표창), 최우수 예술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작품상(1988년), 한국 예술평론가협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인물(1999년),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총괄안무 대통령표창(2003년), 올해의 예술가상 춤극 ‘고구려’(2006년) 등이 있다. ‘세계 춤 기행문집- 춤 내사랑’ ‘국수호 춤 작품집-국수호의 춤’ 등의 저서를 펴냈으며 현재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 무엇을 고르리까, 그것이 문제로다

    무엇을 고르리까, 그것이 문제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세계 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독백이다. 숙부의 패륜, 어머니의 변절을 알게 된 덴마크 왕자 햄릿의 혼란과 분노, 갈등을 압축한 말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햄릿’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것은 단순한 복수를 넘어서 인간 심리를 깊이 통찰하고 삶과 죽음의 본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연극평론 1세대로 오랫동안 ‘햄릿’을 강의해 온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는 ‘나의 햄릿 강의’(2008)에서 “‘햄릿’은 온통 수수께끼투성이”라고 했다. 햄릿이 복수를 망설이는 것, 오필리어가 자살한 이유, 거트루드(햄릿의 어머니)가 독이 든 잔을 알고 마셨을까 하는 것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작품 해석의 관점에서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화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여 교수의 평가대로, 여기에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라는 계기가 얹어져 ‘햄릿’에 대한 변주가 공연계를 휘감고 있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연출 박선희)는 ‘햄릿’에 대한 기발한 접근이다. 똑같은 복장과 분장을 한 여성 소리꾼 4명이 햄릿이자 오필리어, 거트루드, 클로디어스가 돼 갈등을 빚고 이야기를 풀어 간다. 전라도 사투리로 판소리의 말맛을 살리고 칼싸움으로 긴장감을 끌어낸다. 타루의 정체성인 판소리와 우리 가락뿐만 아니라 스윙, 왈츠, 탱고 등 다양한 음악이 녹아 있다. ‘햄릿’의 역사·시대상을 재치 있게 우리 사회상과 접목해 이 시대의 자화상을 투영시킨다.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공연한다. 2만 5000원. (02)6481-1213. 연극, 무용,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활용한 ‘햄릿’이 다음 달 3~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적인 감각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본 ‘햄릿, 여자의 아들’(연출 송현옥)이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고 한탄한 햄릿의 여성관은 다소 비관적이다. 극단 물결은 이런 햄릿의 사고에서 벗어나 거트루드의 처지와 욕망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한다. 2만~5만원. (02)3668-0007. 햄릿을 사랑한 여인 오필리어에 초점을 맞춘 창작뮤지컬 ‘오필리어’가 5월 16~25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에서 오필리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아 목숨을 끊는 유약한 존재가 아니다.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은 “연극을 시작하던 스무 살 시절부터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 왔다. 초심으로 돌아와 ‘햄릿’을 읽다 보니 청순가련하고 순종적인 여성의 상징 ‘오필리어’의 모습에 의문이 갔다”고 했다. 이 작품에서 오필리어를 사랑에 적극적이고 당찬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 표현한 이유다. ‘오필리어’의 음악과 안무를 각각 최우정 TIMF앙상블 예술감독과 주목받는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담당해 관심을 끈다. (02)515-040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日역사 왜곡에 맞서 이론적 대응책 마련 중”

    “日역사 왜곡에 맞서 이론적 대응책 마련 중”

    “재단의 역할은 전장에 나가 직접 역사 왜곡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이 상대와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총탄’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것입니다.” 김학준(71)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임기 3년의 절반을 맞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재단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재단 운영 방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일본은 지난 2월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제정, 3월 역사 교과서 검정에 이어 4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7월 방위백서 발간 예정 등 도발의 강도를 점차 높여 가고 있다”며 “재단이 이론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재단은 최근 재야 사학계와의 갈등을 불러온 상고사(上古史) 연구와 관련해 2명의 전문 인력을 충원해 특별팀을 꾸려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상고사 특별팀을 구성해 단재 신채호의 상고사 인식, 중국 동북 지역의 상고사 관련 고고 유적 조사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국내에 상고사 전공자가 너무 적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이 큰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재단이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에 10억원을 지원해 발간한 책이 일제 식민사학을 답습했다는 재야 학계의 주장에 대해선 유감을 나타냈다. 일부 독립운동 기념 단체와 재야 학술단체들은 재단이 국고를 엉뚱한 곳에 썼다며 19일 식민사관 해체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할 예정이다. 2006년 재단 출범 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표면적으로 드러낸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공동 역사 교과서 집필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곳도 재단”이라며 “매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집필자와 출판사를 초청해 공동으로 비공개 세미나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광개토대왕비 건립 1600주년, 내년 한·일 협정 체결 50주년 등 여러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을 기록한 영상이 미국으로 유입됐다는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서는 “영상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되면 입수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디지털로 다시 보자! 추억의 영화 재개봉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개봉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봄부터 필름을 디지털로 변환한 ‘디지털 리마스터링’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가장 먼저 만나는 재개봉 영화는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웅:천하의 시작’(2002)이다. 리롄제(李連杰), 량차오웨이(梁朝偉), 전쯔단(甄子丹), 장만위(張曼玉), 장쯔이(章子怡)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전 세계에서 1억 7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작품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과 아카데미영화제 골든글로브 외국어상을 수상했다. 춘추전국시대 영웅들의 이야기로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140여컷(10분)을 추가한 감독판으로 오는 20일 재개봉한다. 할리우드 톱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청춘스타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1996)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인 올해 다시 개봉한다. 배즈 루어먼 감독의 이 영화는 원작의 무대를 펑크 음악이 흐르는 현대로 바꿔 감각적으로 연출했으며 27일 개봉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으로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한 미스터리 멜로 ‘비밀’(1999)도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27일 재개봉한다. 헤이스케의 아내와 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랑 이야기. 일본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상을 받은 다키타 요지로 감독이 연출했으며 시체스영화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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