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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씨 비자금 세탁·증여 핵심 인물… 檢, 재용·재국 범죄 혐의 포착

    전씨 비자금 세탁·증여 핵심 인물… 檢, 재용·재국 범죄 혐의 포착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12일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한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비자금 관리인으로 꼽히는 이창석(62)씨를 소환했다. 최근 압수수색 및 관계자 소환 조사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이날 이씨를 첫 소환 대상자로 부른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재산을 형성하고 증식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만큼 일가 재산의 불법성을 입증할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장남 재국(54), 차남 재용(49)씨의 어린 시절부터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은닉, 관리하다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매매 등의 방법으로 돈을 넘겨 재산 증식·세탁에 개입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특히 재용씨에게 161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회사 운영 자금을 빌려 주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했다. 이씨는 2006년 12월 경기 오산시 양산동 46만㎡의 땅을 공시지가의 10분의1도 안 되는 28억원에 재용씨에게 넘겼고, 이후 재용씨는 이 땅을 되팔아 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또 재용씨가 운영 중인 비엘에셋이 2008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대 개발 사업을 위해 B저축은행 등 9곳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오산에 있는 390억원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씨가 소유한 양산동 땅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소유하다 1984년 이씨에게 넘긴 경기 안양시 관양동 임야 2만 6000㎡를 전 전 대통령의 외동딸 효선씨에게 증여하고, ‘에스더블유디씨’라는 유한회사를 만들어 50억원대로 추락한 골프장 회원권을 191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1996년과 2004년 두 차례에 걸친 ‘전두환 비자금’ 수사에서도 이씨를 핵심 인물로 보고 추궁했으나 결정적인 연결고리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씨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장인인 이규동씨에게서 상당수의 부동산을 증여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이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재국, 재용씨 등 자녀들에 대해서도 일부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의 시공사, 비엘에셋 등 사업체를 통한 배임·횡령 혐의와 재국씨가 세운 해외 컴퍼니, 삼남 재만씨 소유의 와이너리 등을 통한 국외 재산 도피, 조세 포탈 혐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재국씨가 조세 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통해 은닉 자금을 국외로 빼돌렸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계좌를 개설했던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를 소환 조사했다. 또 검찰은 재용, 재만씨가 미국에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부동산 등의 매입 자금 출처 조사와 관련해 미 사법 당국과 세무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국외 재산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검찰은 시공사 등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의 사업체 설립 과정에서의 괴자금 유입 여부, 미술품 등의 구입 자금 등을 분석해 탈세, 횡령 등의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거래에 관여한 4명의 주거지를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거품없는 ‘손’

    거품없는 ‘손’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인 손흥민(21·레버쿠젠)이 시즌 개막전 결승골로 ‘골든보이’가 됐다. 그는 11일 새벽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3~14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1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의 홈경기에 금빛 머리칼로 선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새 팀에서의 시즌 개막전을 의미 있게 하려는 각오였던 것 같다. 왼쪽 측면을 맡아 70분 동안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1-1로 맞선 후반 1분 결승골을 뽑아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25분 지몬 롤페스와 교체될 때까지 지난 시즌 득점왕 슈테판 키슬링, 빠른 스피드의 시드니 샘과 찰떡 호흡을 과시해 새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을 터뜨려 유럽파 한국 선수로는 물론 레버쿠젠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1000만 유로(약 150억원)에 레버쿠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손흥민은 이날 2만 7000여 관중 앞에서 자신의 몸값이 과하지 않았음을 보여 줬다. 현지 일간 ‘빌트’는 이날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한 키슬링, 샘과 함께 손흥민에게 경기 최고의 평점 2(만점은 1)를 매겼다. 전반 13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시원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손흥민은 22분 키슬링의 헤딩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31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날카로운 슛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전반 40분 마이케 한케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맞선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은 골 지역 왼쪽에서 샘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6분 뒤 샘의 추가골이 터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마치고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간 구자철(24)은 하노버 원정 경기에 선발로 출전, 후반 10분까지 뛰었지만 팀은 0-2로 패했다. 그는 전반 시작하자마자 이비차 올리치의 패스를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구자철은 전반 30분 막시밀리안 아르놀트가 퇴장당할 때 드잡이를 말리려다 느닷없이 상대 선수를 팔로 밀쳐 경고를 받을 뻔하기도 했다. 한편 잉글랜드 챔피언십의 윤석영(23·퀸스파크 레인저스)은 존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허더스필드와의 2라운드에 선발 출장, 풀타임 활약하며 잉글랜드 무대를 밟은 지 7개월 만에 첫 도움을 기록했다. 0-1로 뒤진 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데이비드 호일렛에게 로빙패스를 건네 동점골을 도운 그는 1-1로 비긴 팀에 소중한 승점 1을 안겼다. 박지성(32)이 취업비자 문제로 결장한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번은 네이메헌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자카리아 바칼리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경기도 수해예방에 9500억 투입

    지난달 집중호우로 경기도에서 3명이 숨지고 849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향후 수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해예방사업에 2018년까지 1조원 가까운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9일 도가 밝힌 ‘집중호우 피해 결과 및 수해예방 대책’에 따르면 지난달 11~15일 가평(488㎜)를 비롯해 연천·포천 등 북부 지역에, 22~23일에는 이천·여주 지역을 중심으로 400㎜ 안팎의 비가 내려 피해가 집중됐다. 집중호우에 3명이 숨지고, 공공시설물 파손 등으로 총 849억원(공공시설 799억원, 사유시설 5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피해를 낸 2011년 7월의 집중호우에 버금가는 비가 쏟아졌으나 피해 규모는 크게 줄었다. 당시 39명의 인명피해와 300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봤다. 도는 이 같은 피해 감소의 원인이 최근 3년간 수해예방사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도는 이 기간에 재해 예·경보 시스템 구축 및 하천정비, 재해복구, 재해예방 등 자연재해 예방 및 복구사업에 총 1조 6427억원을 투입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도는 2018년까지 하천정비사업에 7859억원, 선제적 예방사업 및 재해위험지구 등에 1682억원 등 모두 9541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도는 단순 복구사업이 아니라 위험 요인 제거 차원에서 개선복구 사업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곤지암천과 노곡천·신촌천이 합류하는 광주 곤지암 지역에 빗물펌프장을 신설해 저지대 침수 문제를 개선하고, 이천 송말천 등 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또 인명피해와 직결된 산사태 분야 예방에 단·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재정투자와 더불어 농어촌공사와 지자체로 이원화된 농업용 저수지 문제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500만 돌파 ‘설국열차’ 관객 어떻게 녹였나

    500만 돌파 ‘설국열차’ 관객 어떻게 녹였나

    영화 ‘설국열차’가 9일 개봉 10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도둑들’, ‘아이언맨 3’와 동일한 기록으로 본격적인 1000만 돌파의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역대 최단 기간인 개봉 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초고속 흥행은 책임투자사인 CJ E&M은 물론 영화 관계자들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국내 최고 제작비인 450억원이 투입된 ‘설국열차’는 평단의 호평은 받았지만 대중적인 흥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철학적이고 어려운 메시지, 중장년층에 친숙하지 않은 외화적인 색채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2주차에 접어든 평일에도 주말 스코어에 맞먹는 30만~40만명의 관객이 들면서 업계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설국열차’가 ‘3대 장애’를 뛰어넘은 배경을 짚어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설국열차’는 폐쇄적인 열차 안이 공간적인 배경이기 때문에 화면이 어두워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일부 잔인한 묘사는 영화를 무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열차의 속도감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이 같은 느낌을 상쇄시켰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설국열차’는 ‘살인의 추억’처럼 완급 조절이 강하지 않고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주제 의식, 문제 의식을 엄청난 속도감으로 밀고 나간다”면서 “그 원동력은 드라마의 힘이고 그것이 몰입도로 이어진 것이다. 어둡지만 봉준호의 실험이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CJ E&M의 관계자는 “개봉 이후 예상보다 잔인하거나 어둡다는 평가가 적었고 봉준호 감독만의 특이한 색깔로 인식하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특히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면서 자체 노이즈 마케팅을 형성해 직접 보고 평가하겠다는 관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이 흥행에 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설국열차’의 또다른 걸림돌 중 하나는 다소 어렵고 철학적인 메시지였다. 각자 자신이 지켜야 할 자리가 있고 그것이 곧 질서라고 외치는 메이슨(틸다 스윈튼)의 대사처럼 각 칸은 사회의 계급을 상징하고, 꼬리칸에서 맨 앞칸으로 한 칸씩 문을 부수고 나가는 것은 계급에 대한 투쟁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설정이 간명해 이해하기 쉬웠다는 평가도 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은유적인 표현이 많아 난해했던 봉 감독의 전작 ‘마더’에 비해 ‘설국열차’는 영화가 문을 부수고 앞칸으로 가야 한다는 알레고리로 움직이다 보니 훨씬 더 간명하고 심플한 명제로 인식된다”면서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공분하는 것은 오히려 보편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 영화가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등 여타 1000만 영화에 비해 40~50대 관객층이 높고 1년에 한두 편씩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CJ E&M 측은 “철학적인 성향이 강하고 어려운 영화라는 이미지는 오히려 중장년층 관객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이미지 때문에 꼭 봐야 하는 ‘이슈 무비’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대박 영화 중에 확실한 주제 의식이나 이데올로기를 전면에 내세운 경우는 드물지만 ‘설국열차’는 관객들보다 반 발짝 앞서가면서 그들의 지적인 허기를 충족시켰다. 이는 최근 사회의 인문학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설국열차’의 홍보 대행사인 앤드크레딧의 손효정 팀장은 “봉 감독은 디테일이 뛰어나기로 유명해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관객이 많아 재관람률이 높다”고 밝혔다. →외화는 통상 정서적인 이질감 때문에 중장년층의 외면을 받기 쉽다. ‘설국열차’는 크리스 에번스, 에드 해리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전면에 등장하고 영어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외화적 색채가 강하지만 봉준호의 브랜드 효과로 이를 돌파했다. 이 영화는 10대 자녀를 동반한 40대 이상의 부모 등 가족 관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30대 중후반 남성이던 봉 감독의 팬층이 넓어진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교육적인 취지로 자녀와 극장을 찾은 부모 세대도 많았다. ‘괴물’, ‘살인의 추억’ 등으로 이어진 봉준호-송강호 콤비에 대한 신뢰가 예상보다 컸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송강호가 통역기를 써가며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 대한 관심도 높다. 이창현 CJ E&M 홍보부장은 “봉준호 감독이 자신만의 색채를 잃지 않고 할리우드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영화를 만든 데다 전세계인들이 보게 될 영화에 송강호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를 쓴다는 사실에 호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많다. ‘설국열차’의 해외 반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 명품떨이로 재미 본 백화점 규모 더 크게… “닫힌 지갑 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진행했던 해외명품대전을 통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 사흘 동안 진행해 거둔 성적으로는 역대 최고다. 매출도 흐뭇했지만 무엇보다 발 디딜 틈 없이 행사장을 메운 고객들 때문에 관계자들은 더 고무됐다. 저성장기에 접어든 백화점 업계에서 요즘 웬만해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연중 두 번 열리는 명품 할인 행사만큼 ‘손님 없는 백화점’에 구름 떼 고객을 몰아다 주는 이벤트도 없다. 최장 31일간의 여름 세일을 끝내고도 주머니를 두둑이 채우지 못한 백화점 업계가 서둘러 명품 할인전을 기획한 이유다. 올 1~7월 평균 매출 신장률 3%대의 마음 급한 롯데백화점이 예년과 달리 ‘명품떨이’ 카드를 경쟁사보다 먼저 꺼내 들었다. 8~11일부터 소공동 본점에서 ‘제10호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한다. 작년보다 일주일 일찍 행사를 시작하고 하루를 더 늘려 4일간 진행한다. 행사장 규모(9층 이벤트홀) 또한 작년보다 1.2배 늘렸으며 역대 최대인 90개 브랜드의 400억원어치 물량을 쏟아붓는다. 롯데백화점은 행사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첫 행사에 나오는 제품이 최상급이라고 알려져 있어 많은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9층 행사장을 방문한 고객이 다른 매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연관 매출 등 ‘샤워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압구정 본점, 22일부터 25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해외 패션대전’을 진행한다. 총 7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지난해보다 20%가량 늘린 총 300억원의 물량을 투입한다. 30∼70% 할인하며 가을·겨울 시즌 이월 상품의 비중이 60%를 차지한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도 15일부터 18일까지 본점과 센텀시티점에서 ‘신세계 해외명품 대전’을 연다. 250억원어치 물량을 풀고 최대 70% 저렴하게 판매한다. 행사 물량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는 이유는 점포 확장에 따른 것도 있지만 정상가 제품에는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 위축된 소비심리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가운데서도 구찌, 버버리, 페라가모 등이 고전하고 있다”며 “이는 이들 브랜드의 주 수요층인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특히 팍팍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경찰, KT&G 본사 전격 압수수색

    경찰, KT&G 본사 전격 압수수색

    KT&G의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KT&G 측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 회사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KT&G 본사 부동산사업실을 2시간 동안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USB 6점 등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일 KT&G 측에 수사에 필요한 컴퓨터 등을 임의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서를 보낸 뒤 같은 달 6일 해당 컴퓨터 등을 건네받아 분석 작업을 벌였다. 박찬우 지능범죄수사대장은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검색해 봤더니 주요 업무 문서 파일이 지워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은 없으며 개인적인 파일 등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증거물 분석 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민영진 KT&G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민 사장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6월 민 사장과 임직원 등 KT&G 관련자 8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앞서 경찰은 충북 청주시 기업지원과장 이모(51·구속)씨가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관련해 KT&G의 용역업체 N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불법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지난 5월 N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KT&G 현직 임원들이 N사를 통해 이씨에게 6억 6000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청주공장 부지 매매 과정에 관여하면서 부지 감정가 250억원보다 100억원 더 높은 가격으로 KT&G가 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기업 11곳, 종편 3사에 900억 출자

    TV조선(법인명 CSTV), JTBC,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 3곳에 대기업 11곳이 모두 905억 4000만원을 출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언론인권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노조는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의 승인심사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출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소송 결과 공개된 법인 주주의 실제 출자 내용을 분석했다. 채널별로는 TV조선이 500억 5000만원을 출자받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채널A는 314억 9000만원, JTBC는 9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 중에서는 TV조선에 각각 300억원과 170억 5000만원을 출자한 한진과 부영건설이 주요 출자자였다. 이어 한화 109억 9000만원(채널A), KT(TV조선, JTBC, 채널A)와 현대(JTBC, 채널A) 각각 60억원, 현대중공업(채널A)과 KCC(채널A) 각각 50억원, 대성 40억원(TV조선, JTBC), SK 30억원(채널A), 코오롱 20억원(JTBC, 채널A), 한국투자금융 15억원(채널A) 등의 순이었다. 당초 사업 승인신청 당시 이들 3개의 종편에는 385개 법인이 1조 993억 7100만원의 출자를 약정했지만 이 중 120개 회사가 14.6%에 해당하는 1606억 300만원의 출자 약정을 철회했다. 투자자 변경은 채널A에서 특히 많았다. 채널A는 승인 신청 당시 184개의 법인주주가 3901억 7100만원의 출자를 약정했으며 이 중 42.6%인 79개사가 20.7%인 808억 5300만원의 약정을 철회했다. 검증을 주도한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법인주주의 출자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에 출자약정 내용을 기초로 한 사업자 승인심사 과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개국 330여 디자이너 참가… 즐기는 ‘대박 비엔날레’로

    20개국 330여 디자이너 참가… 즐기는 ‘대박 비엔날레’로

    “이 땅에서 디자이너로 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을 북돋워 주세요.” 이영혜(60)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거시기, 머시기’(anything, something)를 주제로 다음 달 6일부터 11월 3일까지 59일간 광주 일원을 수놓을 디자인비엔날레를 앞두고 그간의 어려움부터 털어놨다. “예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답은 디자인”이라면서도 “이렇게 어려운 작업인 줄 알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20개국 330여명의 디자이너와 19개 기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이 시대의 디자인 거장과 신진들을 망라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 거장 구마 겐코, 데얀 수딕 런던디자인미술관장, 브랜든 기언 호주 국제디자인어워드 대표, 폴 스미스, 비비언 웨스트우드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는 물론 은병수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김백선 백선디자인스튜디오 대표, 장광효 패션디자이너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행사는 주제전을 비롯해 디자인의 정체성을 다룬 본전시, 디자인 산업화를 담은 특별전1, 지역서비스 디자인을 선보이는 특별전2, 워크숍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이 총감독은 “디자인이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시장을 전제로 부가가치를 보태 창의적인 콘텐츠를 쏟아내는 행위”라며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디자이너가 되는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5회째인 디자인비엔날레는 이번에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예고한다. 광주시내 맛집의 ‘테이블 세팅’과 택시기사 유니폼, 쓰레기봉투에까지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는 등 ‘광주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길을 모색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 80여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국기 디자인.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남북한 동시 입장을 기원하며 이전 한반도기를 대체할 새로운 통일기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 밖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디자인 제품, 장인과 디자이너가 협업한 공예품, 가구 컬렉션 등이 전시된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술잔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에서 내놓은 가죽 소재의 해먹과 전등갓 등 10여점도 눈길을 끈다. 이 총감독은 “백미 포장상품 등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농사도 결국 디자인의 무대”라며 “이제 디자인도 ‘슬로 프로덕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1976년부터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멘즈 헬스’ 등을 잇따라 발간한 잡지계의 거물이자 ‘디자인 통’이다. 1995년 개막한 광주비엔날레의 동생 격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찮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정부 위탁으로 2005년부터 2년 주기로 열고 있지만 흥행몰이는 부담이다. 올해 예산은 50억원. 산업통상자원부와 광주시가 20억원씩 내놓고 관람객 수입으로 나머지 10억원을 메운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35만명 수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45만명)보다 10만명가량 적다. 광주비엔날레재단 관계자는 “비엔날레의 통상 손익분기점은 관람객 70만명 수준”이라며 “국내 간판인 광주비엔날레가 1회 행사 때 관람객 163만명과 7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4회 행사 이후 적자로 돌아서는 등 대부분의 국내외 비엔날레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흥행과 예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남원시 “허브밸리 투자자 찾습니다”

    전북 남원시가 거액을 투자해 조성 중인 허브밸리에 민자유치가 안 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1일 남원시에 따르면 허브밸리를 힐링과 체험단지로 육성하기 위해 허브복합토피아관과 아로마테라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5년 완공 예정인 허브복합토피아관 건립에는 총사업비 15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기초공사가 한창인 이곳에는 식물원, 체험시설, 전시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허브복합토피아관 바로 옆에 민자를 유치해 건립하려 했던 아로마테라피관은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어 차질을 빚고 있다. 아로마테라피관은 스파, 힐링체험, 허브화장품 전시와 판매, 숙박시설을 갖춰 허브복합토피아관과 함께 허브밸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15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이 시설은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돼 민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원시는 고육지책으로 아로마테라피관을 건립하는 업체에 허브복합토피아관을 무상 위탁하는 조건을 검토했다가 시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해외 부동산으로 눈 돌리는 보험사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진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설립해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빌딩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를 인수했다. 경찰공제회, 새마을금고, 동양생명 등과 함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 있는 2000억원 규모의 호주우체국 NSW본부 빌딩도 인수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한화손해보험과 사모 부동산펀드를 통해 영국 런던의 국제법률회사 에버셰즈 본사에 2540억원을 투자했다. 올 3월에도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 오피스’ 빌딩 인수에 참여해 400억~45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의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 인수 때에도 200억~250억원의 지분 참여를 했다. 교보생명도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체투자전문 자산운용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대소득 등 해외 부동산 수익률이 국내에서 자산을 운용해 얻는 수익률보다 높다 보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SK재판 핵심 김원홍 타이완서 전격 체포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465억원 횡령 사건’ 재판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 SK해운 고문 김원홍(52)씨가 타이완에서 체포됐다. 오는 9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SK 사건’의 핵심 증인이 전격 체포돼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 타이완 북부 지룽시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타이완은 한국과 국교 관계가 단절돼 있어 법무부 등이 타이완 당국과 신병 인도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 회장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지급금 명목으로 SK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50억원 횡령’의 실체를 밝힐 인물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⑦ 태평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⑦ 태평로

    >>도시의 새 심장이 된 서울광장 서울광장은 대한민국의 대표 광장이다. 역사성과 상징성을 품은 공간이다. 도시의 광장은 마치 도시의 가슴과 같다. ‘시청 앞’이라는 한마디에 백 가지 의미가 함축됐다. 3·1운동, 4·19혁명, 6월 민주화 항쟁, 월드컵 거리 응원 등 숱한 근·현대사의 무대이자 현장이었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서울광장은 울분과 정체의 공간이었다. 시위대와 최루탄이 부딪치고, 구호와 바리케이드가 맞선 불행한 탄식의 시간을 잊지 못한다. 또 한편으로는 자동차를 몰고 시청 앞 광장을 통과해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 비로소 서울 시내에서 운전할 자격이 있다고 여겨졌다. 8가닥의 진입로와 8가닥의 퇴출로가 뒤엉키던 교통 광장이었다. 2004년 메마른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자유로운 보행 공간 ‘서울광장’으로 부활했다. 또 울분과 탄식이 작열하는 분노의 광장에서 여유와 즐김이 있는 문화의 광장, 젊음의 광장으로 진화했다. 서울시청과 서울광장의 존재는 서울의 도시 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 경성부청사는 지금의 신세계백화점 자리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경운궁의 기운을 누르면서 일본인 상업지구인 황금정(을지로)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노렸다. 서울시청 신청사는 옛 경성부 청사를 그대로 둔 채 어정쩡하게 짓는 바람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불평불만의 건물’이 됐다. 얼마 전 건축 전문가 100인이 선정한 ‘최악의 한국 현대 건축물’ 1위에 선정됐다. 건물도 문제지만 건축 과정이 최악이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시 짓자는 얘기가 언제 또 나올지 모른다. 1935년 세워진 경성부민관은 오늘의 서울시의회다. 황국신민화를 부추기는 정치 집회와 위무 공연이 열리던 시민회관 용도로 지어졌다. 부민관 폭파 사건의 현장이었으며 일제 패망 후 미군 사령부로 사용됐다. 1975년 여의도로 이전하기 전까지 국회의사당이었다. 이승만부터 박정희 정권까지 현대사의 질곡이 오롯이 묻혀 있다. 3·15 부정 선거 이후 4·19혁명의 도화선이 이 건물 앞에서 불붙었다. 1980년 태평로 확장 공사 때 옛 부민관은 대부분 잘려 나갔다. 국내 최대 규모 오피스 빌딩 중 하나인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최악의 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서울시 신청사에 물려준 사연 많은 건물이다. 1984년 호텔을 지으려고 공사에 착수했지만 수뢰 사건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건물주가 부도를 맞는 바람에 철골 구조로만 도심에 15년 동안 서 있었던 유령 건물이었다. 완공 전까지 수십 명의 공무원이 구속되고 옷을 벗었다. 싱가포르투자청은 2000년 이 빌딩을 3550억원에 인수했지만 지금은 1조원대를 호가한다고 한다. 한국프레스센터 빌딩은 1985년 서울신문사와 신문회관 자리에 지어졌다. 흩어져 있던 25개 언론 관계기관 및 단체와 5개의 주한 외국 언론기관이 입주한 명실상부한 한국 언론의 총본산이다. 경기도 가평산 화강암을 외벽에 장식하는 등 초현대식 시설을 자랑했다. 신문회관은 옛 경성일보(매일신보) 부지를 넘겨받은 서울신문사 부지 중 568평에다 정부 예산 1억원을 들여 3층짜리 건물로 지었는데 1962년 개관 당시 서울시청을 옆에 두고 국회의사당을 마주하는 태평로 길가의 당당한 건물이었다. 무교·다동 재개발사업의 하나로 지어진 프레스센터는 지하부터 11층까지는 서울신문사가 소유하고 12층부터 20층까지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갖는 소유권 수평 분할 방식이 적용됐다. 이는 훗날 맞은편 광화문빌딩(동화면세점) 소유권 정리의 선례가 됐다. >>내 이름 이렇게 태어났어요 태평로(太平路)는 일제가 기획하고 만든 대표적인 신작로다. 세종로사거리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너비 50m, 길이 1600m의 주요 간선대로다. 세종로가 정치의 심장부라면 태평로는 사회, 경제, 문화의 중심부다. 도로명 통합에 따라 2010년 세종로와 합쳐 세종대로로 승격했다. 태평로는 조선시대 중국 사신이 묵었던 태평관(太平館)이 있었다고 해서 따온 이름이다. 옛 태평관이 있던 곳은 오늘의 중구 남대문로 4가 대한상공회의소 자리다. 임진왜란 때 원군으로 왔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남별궁(조선호텔)에 묵기 전까지 사신 숙소로 쓰였다. 이후 남별궁은 주요 사신, 태평관에는 보조 사신(差官)이 주로 묵었다. 조선 초기에는 왕이 직접 백관과 함께 지금의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옆 모화관(慕華館)에 가서 사신을 맞이하고 나서 경복궁에서 황제의 칙서를 받고 태평관으로 자리를 옮겨 하마연(下馬宴)을 베풀었다고 한다. 중국 사신이 돌아갈 때는 태평관에서 전별연을 연 뒤 모화관까지 배웅했다. 일본 사신이 머물던 동평관(東平館)은 지금의 중구 인현동 2가 인현어린이공원 일대에 있었다. 일제가 새 길을 만들어 이름을 붙이면서 일본 사신 숙소인 동평관을 딴 ‘동평로’가 아니라 중국 사신을 모신 태평관에서 이름을 따온 이유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중국 사신을 모시듯 일본인을 극진하게 모셔라’라는 풀이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태평로는 경복궁과 남대문을 직접 잇는 길을 내지 않았던 조선의 남북 간 상징 축선을 무시하고 육조거리를 보호하는 언덕인 황토 마루(세종로사거리)를 깎아내는 등 무리한 공사를 통해 만들었다. 이 길을 내느라 고종이 정사를 보던 경운궁(덕수궁) 담을 헐어내 궁 동쪽 전각들이 잘려 나갔고, 남대문 성곽도 이때 헐어냈다. 성곽을 잃은 남대문은 서울의 외딴 섬 신세가 됐다. 일제는 조선총독부를 잇는 태평로 라인에 경성부 청사(서울시청), 경성역(서울역)을 각각 지었다. 일제가 남긴 3대 건물이다. 경복궁 안에 지은 조선총독부는 민족 정기 회복 차원에서 걷어냈지만 서울시청과 서울역은 건재하다. 지금의 태평로 일부를 ‘황토현 신작로’라고 지칭한 기록이 자주 나온다. 1896년 7월 여러 날의 독립신문에는 ‘경운궁에서 황토현에 이르는 새 길을 낼 계획이 세워져 측량했다’, ‘정동에서 서소문으로 넘어가는 길을 넓힌다’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제국신문과 황성신문에도 ‘경운궁에서 황토현에 이르는 길을 황토현 신작로라고 부른다’라는 기사가 등장한다. 1901년에는 지금의 동아일보 자리에 나무다리를 놓았는데 이를 신교(新橋)라고 불렀다. 1910년에 출판된 경성시가전도를 보면 황토현~서울시청까지를 신교통(新橋通)이라고 표기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한제국 관보에도 고종이나 순종이 신교통을 통해 종묘에 행차했다고 기록돼 있다. 매일신보 1913년 8월 22일 자에는 남대문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태평로 확장 공사 사진이 실렸다. 1914년 태평로는 길 이름이자 동 이름으로 정해져 지금까지 내려온다. >>덕수궁 너만 보면 나도 아파 태평로와 덕수궁은 악연이 깊다. 태평로가 확장되면서 세 번이나 궁이 잘려 나가는 피해를 봤다. 일제가 한 번, 우리 손으로 두 번을 훼철했다. 1912년 일제에 의해 도로 신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당시 경운궁 담벼락이 처음 잘려나갔다. 일제가 폭 27m, 길이 1009m의 태평로를 건설하면서 육조거리(광화문광장)의 중심과 태평로의 중심을 맞추지 않고 광화문 우측 끝 선으로 맞춘 것은 고종이 경운궁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속을 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경운궁을 심하게 축소해서 민심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개발 연대에는 우리 스스로 덕수궁 훼손에 앞장섰다. 1961년 확장 때 덕수궁 돌담을 헐고 속이 훤히 보이는 철책으로 바꾸면서 공원화하는 우를 범했다. 1968년에는 철책마저 지켜내지 못했다. 대한문(대안문)은 담장과 분리돼 확장된 태평로 안에 홀로 있다가 1970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는데 이때 16m 뒤로 밀려났다. 대한제국의 상징인 경운궁은 일제의 상징 길인 태평로 및 일본과 각축하던 제국주의 열강의 외국 공사관, 교회에 터 대부분을 빼앗기고 한낱 도심공원으로 전락했다. 대한제국이라는 국호는 역사책 속에 해프닝처럼 기술될 뿐이다. 일제가 태평로를 확장한 데에는 배경이 있다. 경운궁과 정동을 중심으로 대한제국을 되살리려는 심상찮은 기운이 일자 이를 견제하려 한 것이다. 멀쩡한 경성일보를 옆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경성부 청사를 지었다. 왕이 하늘에 제사 지내는 천단(天壇)의 역할을 하는 원구단을 허물고 철도호텔(조선호텔)을 지으면서 하늘과 땅의 신령들을 모시는 황궁우를 호텔 장식품으로 배치했다. 조선은행(한국은행)과 미스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을 지어 일본인 중심 상업지역으로 육성했다. 결과적으로 고종이 정궁을 경운궁으로 옮겨 몰락해 가는 조선을 일으켜 세우려 한 것은 서울의 도시 구조를 뒤흔든 대사건으로 작용했다. 이후 현대화 과정에서 서울의 실질적인 중심이 세종로에서 태평로를 따라 개편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joo@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박홍섭 마포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박홍섭 마포구청장

    “구청사 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쏟아지지만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투자할 때가 된 것 같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 겁니다.” 31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화두는 마포중앙도서관과 청소년교육센터 건립이었다. 실마리는 옛 성산동 구청사 자리다. 여기에다 그럴듯한 교육종합센터 같은 걸 하나 짓고 싶단다. 구가 보유한 핵심 자산인 데다 450억원대의 적잖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이런저런 다른 의견이 나오게 마련. 박 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그 덕분일까. 구민 여론조사 결과 87%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들뜰 만한 대목이다. 박 구청장이 재임 3년간 집중한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열의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시 자부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아예 일자리창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례까지 만들었다. 지역공동체 일자리 발굴, 맞춤형 취업박람회,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곳이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3년간 2만 1057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고용노동부, 서울시 등에서 주는 관련 사업 분야의 상을 받았다. 환경개선 사업에도 열심이었다. 특히 일제 때 훼손된 새창고개터(지하철 5호선 공덕역~효창공원역)을 복원하는 사업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흔히들 말하는 용산이라는 게 바로 그곳이에요. 위에서 보면 산이 용처럼 꿈틀대면서 한강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죠. 다 믿을 건 아니지만 일제가 경의선으로 용산을 끊어버리니 그 쪽에서 인물이 안 난다는 말도 있어요. 해서 오롯이 되살려서 공원, 커뮤니티공간, 참여마당을 만들 겁니다.” 성미산 생태공원 조성사업, 당인리화력발전소의 문화창작발전소로의 전환 등도 힘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투자”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바탕 위에서 가능했다. 그렇다면 정말 제대로 된 투자는 무엇일까. 박 구청장의 말에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대학진학률 같은 거 말고 낙오되는 아이들도 함께 보자는 겁니다. 우수한 아이들은 적절한 멘토링만 해줘도 알아서 헤쳐나갑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요? 그 아이들에게도 세상을 살아나갈 지혜와 기술을 가르쳐줘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공부 못한다고 어디 버려지는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중심 센터 역할을 맡기고 싶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였다. “언젠가 일본에 갈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구 5만명 규모의 어떤 구엔 도서관이 15개나 있습니다. 중심도서관엔 장서만 30만권입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크는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에 대한 진짜 투자란 그런 겁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조용기·조희준 끊임없는 법적 분쟁…배임에 차영 ‘친자확인’ 소송까지

    조용기·조희준 끊임없는 법적 분쟁…배임에 차영 ‘친자확인’ 소송까지

    차영(51) 전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조희준(47) 전 국민일보 회장의 아들을 낳았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조씨 일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조용기(77) 여의도순복음 교회 목사를 비롯해 그의 아들들은 끊임없이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조 전 회장은 차씨의 소송 제기로 민사재판까지 받게 됐다. 조 전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계열사 자금 36억여원을 무단으로 대출받아 자신의 세금을 납부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조 전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바로 상고해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 남아있다. 또 교회자금 150억여원을 주식투자에 써 교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지난해 12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 전 회장은 지난 2001년에도 세금 25억원을 포탈하고 회사 돈 18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02년 서울 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용기 목사도 조 전 회장 소유의 주식을 적정가보다 훨씬 높게 사들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35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 6월 말 기소됐다. 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41) 국민일보 회장은 용역대금을 부풀린 허위견적서 제출 등 방법으로 신문발전위원회의 신문발전기금 2억여원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달 초 항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포츠 독점 중계 ‘양날의 칼’

    스포츠 독점 중계 ‘양날의 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까.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할까. 방송사에서 스포츠 중계는 양날의 검이다. 흥행에 성공해 인지도를 높이고 거액의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자칫 막대한 중계권료만 날릴 위험도 있다. 최근 스포츠 중계에서 가장 재미를 본 방송사는 미 프로야구(MLB)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는 MBC다. MBC는 지난해 초 MLB 사무국과 협상해 400만 달러(약 45억원)에 2012~14시즌 3년간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인 2000년 한 해 중계권료가 3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헐값’에 사들인 것이다. 당시는 추신수(31·신시내티) 외에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MLB 사무국도 비싸게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26·LA 다저스)이 올 시즌 MLB에 진출하면서 MBC는 ‘대박’을 쳤다. 경기당 3~4타석에 들어서는 타자와 달리 매 이닝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 투수는 시청자의 눈을 고정시켰고 자연스레 광고가 몰렸다. 지난 28일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은 일요일 오전이라는 특수까지 겹치면서 MBC가 12.3%, MBC스포츠플러스가 2.98%(이상 TNmS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다른 채널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광고업계는 이날 MBC가 10억원가량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류현진의 다른 등판 때도 평균 2억~3억원의 적잖은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진이 한 시즌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3년치 중계권료를 모두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재미를 본 MBC스포츠플러스는 지난 30일 MLB 독점 중계권을 2017년까지로 3년 더 연장했다.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남았지만 다른 방송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도 최근 스포츠 중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아시안컵 축구 중계권을 독점으로 따냈다. 28일 남자부 한국-일본전은 동시간대 지상파를 모두 누르고 11.5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입 가구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인 20일 호주전은 5.8%, 24일 중국전 때도 6.67%로 선방했다. JTBC는 한국전(남녀 6경기) 하프타임 때 총 6회 노출(1회 15초)과 다른 국가 경기 때 추가 노출 등의 조건으로 5000만원짜리 광고 상품을 만들었는데 모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급한 중계권료가 많아 MBC만큼의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가에서는 JTBC가 지상파보다 약 2배 많이 질러 55억원에 중계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중계로 채널 인지도를 높였고 광고 성적도 합격점이었다는 게 JTBC 내부 평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패로 끝난 스포츠 중계도 많다. JTBC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650만 달러(약 70억원)를 내고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야구대표팀이 예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쓴잔을 마셨다. 광고업계는 JTBC가 20억~30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전문채널 SBS CNBC도 2011년부터 3년째 이대호(31·오릭스)의 일본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고 있지만 적잖은 중계권료와 낮은 시청률로 인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포츠 중계권이 모두 비싸게 팔리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의 한 해 중계권료는 250억원에 이르지만 비인기 종목은 방송사에 형식적으로 중계권을 판 뒤 제작지원금 명목으로 돌려주는 경우가 많다. 대한체육회 산하 한 협회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이 제대로 된 중계권료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부 인기 종목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방송사에 돈을 쥐여 주고 중계해 달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KB금융 상반기 순익 반토막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5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1566억원보다 50.3%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635억원으로 전년 동기(4115억원) 대비 60.3% 줄었다. KB그룹의 총자산은 375조 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조 4000억원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출실적 부진으로 인한 이자 이익 감소가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면서 “유가증권 투자 손실도 순이익 급감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44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 42억원)보다 65.7%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4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958억원)보다 83.5% 줄었다. 연체율은 1.01%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0.04%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20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0% 증가했다. 기준변경으로 충당금 규모가 300억원가량 줄고 국민행복기금 매각으로 235억원의 일시적 수입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서울시 경전철, 용인의 전철 밟아선 안돼

    서울시가 타당성 문제로 재검토했던 경전철 건설사업을 다시 꺼내들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임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7개 노선에다, 지하철 9호선 연장선 등 3개 구간을 추가한 총 10개 노선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대중교통 체계를 ‘철도 중심’으로 짜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에는 서울시 3조 550억원, 민간자본 3조 9494억원 등 2025년까지 무려 8조 5533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서울시의 건설계획안을 보면 장밋빛투성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지하철 수송분담률이 36%로 파리(58%)·런던(65%)·도쿄(86%) 등 교통 선진국보다 낮고, ㎞당 하루 이동인구도 1만명을 넘어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보았다. 특히 민자사업자의 예측 수요를 60~70% 선으로 낮춰 잡았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수요 예측으로 애물단지가 된 경기 용인·의정부, 경남 김해 경전철과 달리 수익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설명이 맞다면 시민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사업이다. 하지만 점검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경전철 건설 이후의 효과만 적시했지 논란거리가 될 버스, 택시 등 교통 수단과의 연계성과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다. 서울시 교통망은 그동안 버스공영제 도입과 버스노선 정비, 지하철 추가 개통으로 골목까지도 거미줄처럼 잘 짜여져 있다. 또한 지하철의 보조 수단인 경전철의 접근성 문제도 간과하고 있다. 출·퇴근 때 붐비다가 그 외의 시간대에는 다른 교통 이용 등으로 한산해질 가능성이 큰데도 수익성만 내세우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보듯 민자사업으로 인한 적자 발생 때의 차액을 예산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 중요하게 보지 않고 있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 박원순 시장은 평소 26조 5000억원에 이르는 서울시 부채를 임기 내 7조원 이상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런데 느닷없는 대규모 경전철 건설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민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박 시장의 선거용 사업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이다. 경전철 사업은 일단 시공에 들어가면 돌이키기 힘들고 흉물이 될 우려도 크다. 우선순위를 따져 교통이 낙후되고 사업성이 있는 2~3곳을 선정해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길 바란다. 특히 그간 몇몇 지역 경전철 사업의 부실로 국민의 우려가 극에 달해 있다.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중지를 모은 다음 추진해도 늦지 않다.
  • 정보 칸막이 허물어 세금 탈루 막는다

    정부 부처나 기관끼리 ‘정보칸막이’만 제거하고 정보를 공유해도 추가 증세 없이 수천억원의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국세청과 관세청이 정보를 교환하면 1000억원에 이르는 세금 탈루를 막을 수 있다. 안전행정부와 조달청이 손을 잡으면 연간 150억원에 달하는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다. 감사원은 3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정보 공유 및 개방 실태’를 점검하고 정보 공유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각 기관장에게 정보 제공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보 공유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를 내는 기관은 국세청과 관세청이다. 두 기관이 각각 보유한 역외탈세와 외환거래 조사 자료를 교환하면 불법 외환거래를 차단할 수 있다. 실제로 감사원이 2009∼2012년 관세청의 불법 외환거래 단속에 걸린 28개 업체를 표본으로 국세청에 세액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들 업체가 세금 993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제공받지 못했던 국외재산도피, 자금세탁 등에 관한 조사 자료를 점검하면 더 많은 탈세를 찾아내고 추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안행부와 조달청도 정보 공유에 따른 효과가 크다. 조달청 공공계약 낙찰자 정보와 안행부 세외수입 체납자 정보를 교류하면 세외수입 체납자가 공공기관 공사를 낙찰받아 계약대금을 수령할 때 체납액 징수를 의무화할 수 있다. 국세와 지방세는 낙찰자가 계약대금을 받기 전에 완납증명서를 내지만, 과태료나 부담금 등 세외수입 체납액에 대해서는 이런 조항이 없어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틈새 탓에 교통시설부담금 4억 500만원을 체납한 A사가 2011년 2월 공공기관 공사 계약금 20억 2700만원을 받는 등 271개 업체가 세외수입 195억 300만여원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에서 275건의 공사를 수행하고 2421억여원을 챙겼다. 감사원이 최근 3년치 공공계약 낙찰자와 500만원 이상인 체납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징수 가능한 체납액이 437억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기관 간 칸막이로 자료가 세금 부과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 앞으로 상당한 재정 확충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현대차 많이 팔았지만 수익은 감소

    현대차 많이 팔았지만 수익은 감소

    현대차가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많은 차를 팔고도 거둬들인 수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장의 생산 차질과 인건비 상승, 리콜 충당금, 내수 부진 등이 이익 감소의 요인이다. 현대자동차는 25일 상반기 4조 2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 6306억원)보다 7.7%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239만 919대로 전년 동기(218만 2768대)보다 9.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42조 1051억원) 대비 5.8% 늘어난 44조 5505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익이 줄어든 까닭은 노동조합의 휴일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 차질과 국내시장 소비 부진,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에 따른 수입차 판매 증가 등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새로 도입한 2교대 근무방식을 반대하면서 지난 3월부터 13주 동안 울산 1~5공장과 아산 및 전주공장에서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8만 3000대(1조 7000억원)의 생산이 차질을 빚었고, 상반기 해외 수출량(59만 6111만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한·유럽연합(EU) FTA 관세 인하 효과를 등에 업은 유럽산 수입차에 밀려 국내 판매량도 0.7%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과 인건비 상승 등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시장에서의 성적은 호조세를 기록했다. 국내 공장 생산량 감소분을 해외 공장 증량으로 만회하면서 206만 5401대를 팔아 지난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11.4% 증가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대내외 환경이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이날 글로벌 자동차 수요에 대해 “연초보다 다소 낮은 7939만대로 잡고 있다”며 미국, 중국은 양호한 반면 유럽은 내년이 돼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거센 수입차의 도전에 맞설 카드로 “디젤 승용차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입차와 비교해 현대차의 라인업이 부재한 부분이 디젤 승용차라고 판단해 이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소치올림픽 금메달은 ‘★메달’

    내년 2월 15일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받는 금메달은 ‘별 메달’이 된다. 지구 바깥에서 온 운석 조각이 메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2월 15일에 수여되는 메달에는 최근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우의 파편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 R스포츠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메달에 들어갈 운석은 대회 1년 전인 지난 2월 15일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 지역에 떨어져 흩어진 것이다. 당시 운석우 충격파 때문에 주민 1500여명이 다쳤고 약 10억 루블(약 35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 운석우의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의 33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석우란 지구를 향해 날아오던 운석이 대기권에 부딪히면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불타는 상태로 섬광을 내뿜으며 비 오듯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소치올림픽 관계자는 “운석우 현상이 발생한 날 금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에게 특별한 메달을 줄 예정”이라며 “올림픽과 운석우 현상이 모두 ‘전 지구적’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15일에는 모두 7명의 금메달리스트가 나온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쇼트트랙 여자 1000m·남자 1500m, 크로스컨트리 여자 계주, 스키점프 남자 K-125,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 대회전과 스켈레톤 남자 우승자가 별 메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대표 선수가 ‘별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도 크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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