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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뉴 삼성’ 연착륙의 첫 관문된 준법위 평가

    ‘이재용 뉴 삼성’ 연착륙의 첫 관문된 준법위 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 삼성’ 시작점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연착륙의 첫 관문으로 떠올랐다. 9개월 만인 지난 26일 재개된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특검 측이 준법감시위 활동을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재판부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이 회장·특검이 각자 추천한 전문심리위원이 지난 2월 재판부의 권고로 공식 출범한 준법감시위의 8개월간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형량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대검찰청의 마지막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김경수 변호사를 내세웠다. 재판부에서 29일까지 준법감시위 활동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됐는지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해 알려 달라고 했는데 이 부회장 측은 지난 1월 이미 추천했던 김 변호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재판부에서는 이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으로 추천했기 때문에 특검이 누구를 선정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특검은 현재 1명을 추려 놓았으며 재판부에는 이를 29일 제출할 예정이다.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만약 특검이 삼성에 유독 비판적이었던 인물을 추천한다면 공정성 측면에서 다시금 논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으로서 이끄는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 냈다는 점은 향후 전문심리위원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받아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4세로의 경영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준법감시위 영향으로 그동안 고공농성을 이어 가던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가 삼성과 합의해 지상으로 내려왔고, 50억원 이상 규모의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진행할 때 준법감시위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성과도 있었다. 반면 ‘국정농단 재판’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도 준법감시위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삼성을 그룹 차원에서 감독하는 기관이 없었는데 준법 관련 기관이 생긴 것은 삼성이 ‘잘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며 “하지만 준법감시위가 법률적 조직이 아니기에 영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잇몸으로 지켰다… 신한, 3분기 ‘리딩금융’ 수성

    잇몸으로 지켰다… 신한, 3분기 ‘리딩금융’ 수성

    코로나19 여파와 저금리 기조에도 국내 금융그룹들이 올 3분기까지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비은행 부문 호조로 전체 순이익은 늘었다. 신한금융은 27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 95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542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키게 됐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1조 7650억원)은 1년 전보다 10.7% 감소했지만 신한금융은 글로벌 자본시장 부문 등에서 순이익을 늘려 성장을 이어 갔다. KB금융은 3분기까지 2조 877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 7771억원)보다 3.6% 늘었다. KB금융도 국민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1조 8824억원)이 지난해보다 6.2% 줄었지만, 다른 계열사인 KB증권 등에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KB증권 순이익은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2247억원에서 3385억원으로 50.6% 증가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4배 가까이 순이익이 증가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모두 3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KB금융은 1조 1666억원, 신한금융은 1조 1447억원이다.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7601억원, 우리금융은 48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2조 106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2%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140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6.0% 감소했다. 코로나19 관련 충당금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만큼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초선의 첫 국감] 최승재 “때론 무력감 때론 뿌듯함… 대안 제시하는 국회의원 될 것”

    [초선의 첫 국감] 최승재 “때론 무력감 때론 뿌듯함… 대안 제시하는 국회의원 될 것”

    “국희의원은 국민의 대변자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더욱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초선인 최승재(53)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국정감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됐다”며 첫 국감을 마친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전날까지 약 3주간 진행된 국감에서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피감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의원으로서 국감에 임한 것은 처음이지만 과거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증인·참고인 자격으로 6차례 출석한 바 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 시절엔 PC방 업계를 대표해 불공정한 게임사 정책으로 인한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6차례 참고인 출석 경험… 답변 시간 넉넉히 주기도 최 의원은 그런 과거 경험이 이번 국감에 준 영향에 대해 “증인·참고인으로 섰을 때 할 말을 다 못 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질의자인) 저한테 불리한 답변이라 하더라도 답변 시간을 충분히 줬다”고 답했다. 의원이 증인·참고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하는 국감이 아닌 질문과 답변이 서로 오가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다. 최 의원은 “(당선 전) 그동안 밖에서 국감을 볼 때도 호통치기보다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조곤조곤 피감기관의 잘못을 지적하는 최 의원도 국감장에서 목소리를 높인 순간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강원랜드가 무자격 업체와 미인증 마스크 30만장 수의계약을 한 일을 질타했을 때였다. 최 의원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임에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면서 언성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대상 국감 때도 최 의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최 의원은 그 자리에서 “올해 들어 산단 내 사망사고가 매우 많아졌다. 올해의 경우 8월 현재 사고 노동자(18명) 중 사망자가 13명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사고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산단공은 250억원의 문화기금을 배정받으면서 안전관리 전담요원을 늘리지 않고 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을 지키면서 일하라”고 질타했다. 강원랜드·산단공엔 언성… 한전 사장 해외주식 지적 최 의원은 이번 국감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전반에 걸친 업무를 파악하면서 “엘리트 집단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는 문제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열심히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걸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다. 하지만 거대여당에 수적으로 열세인 야당 의원으로서 ‘야당의 시간’이라고도 불리는 국감에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최 의원은 “자료요구를 하거나 공공기관장에게 질의를 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걸 느낄 때가 있었다”며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이 약해지고 그래서 국감 무용론도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빵 터뜨리는 ‘국감 스타’보다 ‘국민의 대변자’ 필요” 반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큰 공감을 얻어 보람을 느낀 일도 있었다. 최 의원은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 과거 정부의 산업부 차관으로 있다가 한국지멘스에 갔다 한전 사장으로 왔다. 그런데 해외주식인 지멘스 주식을 많이 갖고 있어서 이 부분을 질의하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한전과 지멘스는 같이 (사업을) 하기도 하고 이해충돌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목록에서 해외주식을 주식백지신탁 대상에서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남은 3번의 국감을 대비하는 자세로 “국감장에서 뭔가를 빵 터뜨리는 것만 베스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보다 행정부와 많은 교감을 통해서 국감 전에 많은 개선을 시키고, 국감장에서는 거꾸로 개선방안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에서도 지적한 부분들이 이후 어떻게 고쳐지는지, 제가 지적한 것뿐 아니라 여야가 지적한 것들을 계속 살피고 체크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다음달 사상 최대 ‘코리안세일페스타’…키워드는 이것

    다음달 사상 최대 ‘코리안세일페스타’…키워드는 이것

    국내 최대 쇼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다음달 1~15일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가운데 행사에 참가하는 백화점업계가 잡은 키워드는 ‘상생’이다. 롯데는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관련 계열사 8곳이 총출동한다. 동원하는 물량만 판매액 기준 2조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 규모다. 롯데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파트너사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어민들을 행사 중심에 뒀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사들의 우수한 재고 상품 250억원어치 물량을 우선 매입해 ‘상생 나눔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원도,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제철과일과 채소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신세계도 중소 협력사 돕기에 나섰다. 먼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대구신세계 등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하나인 코리아 패션마켓을 연다. 코로나19 여파로 재고가 많이 쌓여 어려움을 겪는 패션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다. 갤럭시, 안다르 등 인기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울러 ‘착한소비 지원 프로젝트’ 행사로 지역농가와 중소기업이 만든 천연 꿀, 유기농 매실청 등을 담은 ‘신세계 상생꾸러미’도 선보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양 벗어나 질 위주로 변하라”… 신경영 선언 후 추격자서 선도자로

    “양 벗어나 질 위주로 변하라”… 신경영 선언 후 추격자서 선도자로

    신경영 선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계열사 사장단 200여명을 불러놓고 ‘신경영’을 선언하며 이같이 일갈한 일화는 삼성에 혁신 DNA를 불어넣은 전환점으로 불린다.그해 2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4개월간 해외 시장 순방 출장에 나선 그는 로스앤젤레스 유통매장 구석 한쪽에 먼지를 머리에 이고 외면당하는 삼성 TV를 보고 대노했다. “삼성이란 이름을 반환해야 한다. 한쪽 구석 먼지 구덩이에 처박힌 것에다 왜 삼성이란 이름을 쓰는가. 주주, 종업원, 국민, 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통탄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선 세탁기 조립 라인 직원들이 세탁기 덮개 여닫이 부분의 규격이 안 맞아 닫히지 않자 즉석에서 덮개를 칼로 깎아 조립하는 모습이 담긴 품질 고발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하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이어 그해 6월부터 8월 초까지의 대장정 이후 이 회장은 사장단, 국내외 임원 등 1800여명과 회의 등을 열었고 당시 대화시간은 350시간, A4 용지 8500매에 이르렀다. 당시 신경영 선언으로 1993년 D램 하나뿐이던 삼성의 ‘월드베스트’(세계 시장 1위) 제품은 20년 뒤인 2012년 20개가 됐다.반도체 강국 우리나라가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도 고인의 추진력이 있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처졌는데 따라가기가 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불가능하다”고 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 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노력 끝에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 무선전화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은 삼성에 ‘품질 경영’을 뿌리내리게 한 계기였다. “불량은 암”이라고 했던 이 회장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 지 1년이 지나도 불량률이 여전히 11.8%에 이르자 “적자 내고 고객으로부터 악평을 받으면서 이런 사업을 왜 하는가.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고 질타했다.불량품 화형식 그는 1995년 1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가정용 무선전화 15만대(150억원어치)를 쌓아놓고 불도저와 해머로 산산조각 낸 뒤 불태웠다. 당시 무선부문 이사였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을 포함해 임직원들은 제 손으로 만든 제품이 불타는 걸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 1위로 우뚝 서는 동력이 됐다.다만 자동차 마니아인 이 회장이 주위의 만류에도 밀어붙였던 자동차 사업은 실패로 끝나 오점으로 남았다. 1995년 현대·기아·대우·쌍용 등으로 포화상태인 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1999년 삼성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4조원 이상)를 내고 사업을 접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애니콜 화형식”…이건희 충격 요법, 삼성전자 사장의 눈물[이건희 별세]

    “애니콜 화형식”…이건희 충격 요법, 삼성전자 사장의 눈물[이건희 별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당시 로스앤젤레스(LA), 오사카, 도쿄, 프랑크푸르트, 런던 등지를 돌아다니던 ‘품질경영’을 강조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서 나온 가장 유명한 말이다. 삼성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이 회장은 경영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던지며 초일류기업으로의 성장을 일궜다.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그의 어록은 삼성과 한국 경제 성장사와 궤를 같이 한다. “불량은 암이다” 위기에서 과감한 충격 요법도 서슴지 않았다. 무선전화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 같은 과감한 충격 요법은 삼성에 ‘품질경영’을 뿌리내리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 다 바꾸라’던 신경영 선언 당시 그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1993년 1월 미국 LA에 도착해 방문한 시내 가전제품 매장에서 그는 아무도 찾지 않는 구석에 먼지가 잔뜩 쌓인 삼성 TV를 보게 된다. 같은 해 6월에는 불량인 세탁기 뚜껑을 발견하고도 칼로 튀어나온 부분을 대충 깎아가며 조립하는 사내 방송(SBC) 고발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충격을 받은 그는 임원진들에게 호통쳤다. “(내가) 후계자가 되고부터 모든 제품의 불량은 암이라고, 암적 존재라고 말해왔다. 암은 진화한다. 초기에 자르지 않으면 3~5년 내에 죽게 만든다. 정신들 차려”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세탁기 생산 현장에서 불량이 나오면 즉시 라인을 멈추고 문제 해결 뒤 라인을 가동하는 ‘라인스톱제’가 생겼다. “불량은 암”이라고 했던 이 회장이 양보다 질을 강조한 지 1년이 지나도 불량률이 여전히 11.8%에 이르자 “적자 내고 고객으로부터 인심 잃고 악평을 받으면서 이런 사업을 왜 하는가.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질타했다. 1994년 말 삼성전자 휴대폰(애니콜) 불량률이 11.8%에 달하며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이 회장은 충격 요법을 결심한다. 1995년 3월 구미사업장에 불량 휴대폰 등 150억원 규모의 수거된 제품 15만대를 쌓고 불태워버렸다. 당시 무선부문 이사였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을 포함해 임직원들은 제 손으로 만든 제품이 불타는 걸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비싼 휴대폰, 고장 나면 누가 사겠나?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 품질에 신경 써라”고 임원들을 다그쳤다. 일명 ‘애니콜 화형식’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사태와 비교되기도 한다. 배터리 발화 논란이 불거지자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13일 만에 그 동안 생산한 250만대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갤럭시노트7 불량률은 0.0024%였다. 리콜 규모만 1조~1조5,000억원으로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의 25~30% 수준이었지만 일시적 타격을 입더라도 품질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리겠다는 결단이었다.“빌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달러 간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인재경영을 강조했던 인물이다. 그의 어록을 모아놓은 주요 저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인재’다. 이 회장은 2002년 6월 인재전략사장단 워크숍에서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인재 경쟁의 시대다”라고 말했다. 또 2003년 발표한 경영지침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위한 준비 경영은 설비 투자가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천재급 인재 확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2년 삼성중공업 사장단 오찬에선 “글로벌 기업으로 크려면 최고의 인재를 최고의 대우를 해서 과감히 모셔와라”라고 말하는 등 그는 꾸준히 인재 육성을 주장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만45세의 나이로 삼성 회장에 오른 후 당시 17조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30년 만인 지난 2016년 기준 300조원 규모로 키웠다.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포 이후에 삼성은 20년 동안 매출 13배, 수출 규모 15배, 이익 49배가 늘었고 수많은 1등 제품을 만드는 등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났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만이다. 삼성은 이날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수준 미달 제품 만드는 건 죄악” 삼성에 ‘일류DNA’ 심은 이건희

    “수준 미달 제품 만드는 건 죄악” 삼성에 ‘일류DNA’ 심은 이건희

    25일 타계한 고 이건희 회장은 양적 성장과 외형에 치중하던 삼성에 ‘일류 문화’를 심어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국가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주요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D램·낸드플래시를 필두로 한 메모리반도체, 휴대전화, TV 등 삼성의 주력 부품과 완제품이 모두 세계 1위를 고수하는 데는 늘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품질 향상, 초격차 기술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이 회장의 지도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고인이 총수 취임 27년간 삼성그룹의 매출액을 9조 9000억원에서 338조 6000억원으로 34배, 자산을 8조원에서 575조 1000억원으로 70배 이상 키울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밑바닥부터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 1993년 신경영선언, 1995년 애니콜 화형식은 삼성을 도약하게 한 주요 순간으로 꼽힌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계열사 사장단 200여명을 불러놓고 이 회장이 말한 이 유명한 구호(신경영선언)는 ‘내가 제일’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던 삼성에 혁신 DNA를 불어넣은 전환점이다. 그 해 2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4개월간 해외 시장 순방 출장에 나선 이 회장은 유통매장에서 먼지를 머리에 이고 구석에 외면당하는 삼성 TV를 보고 대노했다. 임원들과 이를 함께 둘러본 이 회장은 “삼성이란 이름을 반환해야 한다. 한쪽 구석 먼지 구덩이에 처박힌 것에다 왜 삼성이란 이름을 쓰는가. 이는 주주, 종업원, 국민, 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통탄했다. 이어 그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세탁기 조립 라인에서 직원들이 세탁기 덮개 여닫이 부분의 규격이 안 맞아 닫히지 않자 즉석에서 덮개를 칼로 깎아 조립하는 모습이 담긴 품질 고발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하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1993년 6월부터 8월 초까지의 대장정에서 이 회장은 사장단, 국내외 임원 등 1800여명과 회의 등을 열었고 당시 대화시간은 350시간, A4 용지 8500매에 이르렀다. 신경영 선언으로 1993년 D램 하나 뿐이던 삼성의 ‘월드베스트’(세계 시장 1위) 제품은 20년 뒤인 2012년 20개가 됐다.무선전화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 같은 과감한 충격요법은 삼성에 ‘품질 경영’을 뿌리내리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불량은 암”이라고 했던 이 회장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지 1년이 지나도 불량률이 여전히 11.8%에 이르자 “적자 내고 고객으로부터 인심 잃고 악평을 받으면서 이런 사업을 왜 하는가. 삼성에서 수준 미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1995년 1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가정용 무선전화 15만대(150억원 어치)를 쌓아놓고 불도저와 해머로 산산조각낸 뒤 불태웠다. 당시 무선부문 이사였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을 포함해 임직원들은 제 손으로 만든 제품이 불타는 걸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 1위를 꿰차게 하는 동력이 됐다. 자동차 마니아인 이 회장이 주위의 만류에도 밀어붙였던 자동차 사업은 처참한 실패로 삼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 1995년 현대·기아·대우·쌍용 등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으나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제조 역량 부족, 차종 단순화 등으로 1999년 삼성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적자(4조원 이상)를 내고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비자금 조성, 정관계 불법 로비, 무노조 경영 등 이 회장 체제 아래서 이뤄진 삼성의 각종 편법·불법·부정 행위들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해악을 끼치고 삼성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만든 ‘어두운 유산’이기도 하다. 이는 3세 경영 시대를 이끌어가는 이재용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발목을 잡는 사법리스크로 부메랑이 돼 돌아오며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디지털 화폐 급부상, 종이돈 사라질까?

    디지털 화폐 급부상, 종이돈 사라질까?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개발에 뛰어들면서 디지털 화폐가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화폐 도입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 내년 가상환경에서 디지털 화폐 유통을 테스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을 목표로 디지털 화폐가 상용화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가상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환경에서 평가한 후 현실에 적용될 것”이라며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디지털 화폐는 디지털 인증으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전자화폐다. 동전이나 지폐 같은 실물 화폐와 달리 제작·운반하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80% 이상이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달 초 선전시와 함께 디지털 화폐 대규모 공개 테스트를 진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도입 여부를 내년 결정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시범 운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 화폐는 중국 다음으로 스웨덴이 앞서고 있다. 스웨덴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상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우리의 디지털 화폐 도입은 뒤처진 게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보다 빠르다”고 했다. 디지털 화폐 도입 시기는 국민들의 현금 이용 비중이 좌우한다. 현금 이용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면 빠르게 도입될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현금 이용 비중이 줄어들면 디지털 화폐는 반드시 발행해야 한다”며 “한은도 현금 이용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디지털 화폐 사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선 코로나19도 디지털 화폐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실물 현금 사용에서 벗어나 대체 결제수단이나 민간 가상화폐가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와 함께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있는 전통적 형태의 화폐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손상화폐 폐기 규모와 재발행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디지털 화폐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4조 3540억원으로, 2011년 1조 735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2015년엔 3조원, 2018년부턴 4조원을 넘었다. 올해 9월 기준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3조 74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화폐 폐기 규모가 늘면서 대체 발행 비용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화폐 폐기에 따른 재발행 비용은 903억원으로, 2018년 639억원, 2017년 618억원과 비교해 대폭 늘었다. 김 의원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둔 시대에 종이 화폐 관련 비용이 커지는 것은 역설”이라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화폐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면 종이돈은 사라질까.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 화폐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종이돈은 장점이 크다. 인터넷이 안 되거나 전력 공급이 안 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종이돈을 없애려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잠적한 ‘옵티머스 사기’ 연루 스킨앤스킨 회장 구속영장 발부

    잠적한 ‘옵티머스 사기’ 연루 스킨앤스킨 회장 구속영장 발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화장품 회사 스킨앤스킨의 회장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모(53)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동생인 스킨앤스킨 이사 이모(51·구속)씨와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주한 것으로 판단되는 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본격적으로 이 회장의 검거에 나설 전망이다. 이 회장은 동생 이씨와 함께 지난 6월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원을 덴탈 마스크 유통 사업을 명목으로 빼돌려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150억원은 마스크 도·소매업체인 옵티머스 관계사 이피플러스로 넘어갔지만, 주로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됐다. 이피플러스는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43·수감 중) 변호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월 스킨앤스킨의 신규사업부 총괄고문 유모(39)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인터넷전문은행 20대 신용대출 연체율 3.5% 달해

    인터넷전문은행 20대 신용대출 연체율 3.5% 달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돈을 빌려 간 20대 신용대출 연체율이 3.5%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 연체율은 0.83%밖에 되지 않아 인터넷전문은행의 관리부실 탓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인터넷 전문은행의 20대 신용대출 연체율이 3.47%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100명 중 3~4명은 상환을 제때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8개월간 신규취급한 총 신용대출 금액은 8조 4350억원으로, 이 가운데 20대가 빌려 간 돈은 2982억 원(3.5%)이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총신용 대출 금액(12조 8597억원) 가운데 20대 비중은 2.5%(3703억원)에 달했다. 연체금액(639억원) 가운데 20대 연체액 비율도 18.6%(129억원)에 달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20대 연체 현황을 보면 신용대출 연체율이 0.83%밖에 되지 않는다. 20대의 연체금액은 전체 연체액의 8.47% 수준이었다. 장 의원은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20대들이 인터넷은행을 더 쉽게 많이 찾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은행의 대출채권 관리가 부실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기자 yj2gaze@seoul.co.kr
  • 수도권 중심으로 기본소득 논의 ‘활활’…경기도, 서울시, 서초구 기본소득 비교해보니

    최근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백가쟁명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불을 붙인 기본소득 논쟁은 정치권으로 중심으로 날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서초구에서 연간 22억원 규모로 청년 기본소득 실험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도 지난 2016년부터 지급해온 청년수당을 3년간 1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정책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기본소득 논의는 과연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것일까. 가장 먼저 기본소득 개념을 정책에 도입한 지자체는 서울시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졸업 후 2년이 지난 만 19~34세 미취업자 중에서 중위소득 150% 미만의 시민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구직비용을 지원하는 청년수당을 도입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만 1711명에게 약 550억원을 지급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청년수당의 수혜자를 더욱 늘리겠다며 3년간 연간 7000명을 10만명으로 늘리고, 월세도 10개월 동안 지원하는 정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3년 동안 예산만 4300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기본소득이라기보다는 ‘고용지원금’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에 가까운 정책을 시행한 지자체는 바로 경기도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청년 기본소득을 도입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6년부터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연 50만원의 청년 배당을 시작했다. 이를 확대해 2019년 4월부터 경기도는 만 24세 미만 청년 중 3년 이상 계속 거주 또는 합산해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 소득이나 자격조건에 관계없이 분기당 25만원 1년간 최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매년 150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에 대해 ‘표퓰리즘’이라는 꼬리표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의 기본소득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사용실적 252만 3221건을 분석한 결과 성인용품점, 모텔, 전자담배 판매점,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금은방을 통한 ‘금깡’ 정황도 나왔다고 한다. 서울시가 구직비용을 지원하는 것과는 달리 조건 없이 지원한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지사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이는 바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다. 서초구가 내년부터 실시하는 청년기본소득 정책 실험은 1년 이상 서초구에 거주하는 만 24~29세 청년 3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매월 최저 생계 급여 수준인 52만원을 제공한다. 이후 아무 것도 지원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을 언급했다. 경기도의 기본소득은 금액이 충분치 않고 지급 전에 사전검증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입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조 구청장은 경기도의 기본소득이 보편성, 충분성, 지속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짝퉁 기본소득’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처럼 복지정책에서 소외된 청년을 타깃으로 한 기본소득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정책 경쟁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자칫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 노인, 장애인 등 다른 계층에 대한 지원이 묻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기본소득 논쟁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거나, ‘포퓰리즘’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5만 미국인 목숨 앗은 제약사 퍼듀 파마, 유죄 인정 9조원 벌금 내기로

    45만 미국인 목숨 앗은 제약사 퍼듀 파마, 유죄 인정 9조원 벌금 내기로

    지난 1999년 이후 45만명 이상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오피오이드 사태를 책임져야 하는 제약회사 퍼듀 파마가 유죄를 인정하고 83억달러(약 9조 400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제약사의 책임을 온전히 따지지 않고 대선을 앞두고 서둘러 합의했다는 비판이 곧바로 제기됐다.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퍼듀 파마가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옥시콘틴’ 마케팅과 관련해 3개 중범죄 혐의를 시인하고 거액의 벌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퍼듀 파마는 옥시콘틴 유통 과정에 연방 보건당국을 속이고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킥백 방지법’을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이 회사가 내기로 한 83억달러에는 형사 벌금 35억 4000만달러와 민사 벌금 28억달러에다 20억달러 상당의 몰수가 포함된다. 이와 별도로 오너인 새클러 가문도 법무부와의 민사 합의를 위해 2억 2500만달러(약 255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도 새클러 가문 일원이나 회사 중역에 대한 향후 형사기소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먼저 이날 합의한 벌금마저 제대로 걷힐지 의문인 상황이다. 퍼듀 파마가 지난해 9월 파산보호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로부터 한 푼이라도 받아내려는 채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법무부의 합의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감사 결과 새클러 가문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회사 수익금 중 107억달러를 가족이 운영하는 신탁과 지주회사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는데 새클러 가문에 대한 민사 책임을 묻는 일에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마케팅 관련 불법만 유죄로 인정한 것인데 약화(藥禍) 책임을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연방 법무부는 실패했다”며 “이 사건에서 꼭 필요한 일은 진실을 드러내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리는 것이다. 대선에서 이기려고 서둘러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매일 육지 가족 보고파 눈물바다… 오랜 세월 버틴 힘은 ‘뱃사람 숙명’

    매일 육지 가족 보고파 눈물바다… 오랜 세월 버틴 힘은 ‘뱃사람 숙명’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났다. 배에 오른 건 철저히 ‘생계’를 위해서였다. 34년 억센 바닷바람을 뚫고 거친 파도를 넘은 이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평범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경상도 사나이’ 최규태(57) HMM(옛 현대상선) 선장은 “뱃사람들이 억셀 거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만 해도 오히려 눈물이 많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그는 육지와 가족을 그리워한 30년을 후회하진 않지만, 다음 생에도 선장이 되겠단 말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더블린호’의 만선(滿船) 귀항을 이야기할 땐 어린아이 같은 자부심이 묻어났다. 얼마 전 배에서 내린 뒤 포항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만났다. 죽도시장 명물 물회 한 접시 올려놓고 그는 뱃사람의 삶과 애환을 술술 풀어놨다.“상선 선원의 대단한 포부보다는 생계형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죠. 학비가 싸서 목포해양대에 입학했고 자연스럽게 해군에 들어갔어요. 제대하니 먹고살기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배에 오른 게 1987년도였습니다.” 1997년 현대상선 경력직으로 입사하기 전까지 여러 배를 전전했다. 주로 ‘부정기선’에 올랐다. 정기선이 버스라면 부정기선은 택시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화주가 가달라는 곳으로 간다. 온 바다를 정처 없이 떠돈 셈이다. 현대상선에 온 뒤로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주로 몰았다. “저희 세대는 비슷할 겁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집안에서 뱃사람은 제가 처음입니다. 그저 오래 일했을 뿐인데 직업에 대한 애착이 생겼죠.” 보통 6개월에 한 번 집에 들어간다. 중간 중간 항구에 들르기는 하지만 수개월을 전 세계의 바다를 돌면서 지내는 것이다. 단 하루도 육지가 그립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틴 것은 그저 숙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럼에도 억누를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족을 향한 애끓는 마음이다.●아침엔 늘 된장국… 밥맛 없어도 한그릇 뚝딱 “혈기왕성한 신혼 땐 정말 배에 타기 싫더라고요. 지금처럼 배에서 연락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다음 기항지에서 받아 볼 편지 기다리는 게 유일한 낙이었죠. 갓 태어난 아들 사진을 보고, 이미 읽은 편지를 닳도록 읽으면서 이불 뒤집어쓰고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답니다. 2017년 광석전용선을 타고 브라질에 다녀왔는데 승선 중 매형과 모친이 돌아가셨습니다. 휴가 중엔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지요.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선원들도 가족 일로 상담을 많이 하러 오는데,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해줄 수 있는 말도 마땅치 않고 너무 괴롭죠.” 힘들고 슬프기만 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게 보람찼던 순간을 묻자 2018년 1만 3100TEU급 ‘빅토리호’를 탔던 기억을 풀어놨다. 국가 연구과제로 만선 상태에서 선박의 효율이 얼마나 나오는지 시험하는 것이었다. “긴장이 많이 됐어요. 연구진들을 태우고 그 큰 배를 몰며 22노트(약 40㎞)까지 달렸으니까요. 바다 위를 질주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180도 배를 꺾기도 하고요. 보통 배를 타면서는 절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과제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해낸 게 선장으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입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18년 중국에서 중동으로 목탄을 실어 날랐을 때다. 배에서 불이 났다. 목탄은 자연 발화가 가능한 물질이라 당연히 위험화물로 등록됐어야 하지만, 당시 그러지 않았다. “우연히 자연 발화가 됐죠.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무사히 불을 껐습니다. 만약 선원들이 방심할 수 있는 밤늦게 불이 났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선장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 최 선장이 해군을 제대한 뒤 막 3등 항해사로 배에 올랐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선장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선장의 일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항해 중 일어나는 모든 게 다 선장의 일이었던 것이다. “선원들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훤히 보여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조언해줄 수 있겠고요. 선장은 근무시간도 정해진 게 없습니다. 항해 경로에 위험물체가 보인다고 하면 자다가도 뛰어올라가야죠.” 배에선 아침에 된장국이 주로 나온다.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처럼 내려오는 느낌이란다. 아침에 밥맛이 없어도 쉽게 먹을 수 있고 속도 편해서 그런 것 같다는 게 최 선장의 생각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배에 올랐던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고 했다. 1993년 하반기 현대상선은 유럽선사들이 시행하던 ‘가족동승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가족을 오래 만나지 못하는 선원들을 위한 복지다. “아내가 된장국을 참 좋아했어요. 처음 배에 탈 땐 점심이나 저녁에 나오는 진수성찬을 좋아했는데, 갈수록 된장국을 그렇게 잘 먹더라고요. 음식을 차리지 않아도 돼서 그렇게 좋아했던가 싶기도 하고요. 허허.” 선박은 점점 대형화하는데, 선원 수는 정해져 있다. 일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예전엔 배 위에서 선원들끼리 담배를 걸고 포커를 자주 쳤지만, 요즘엔 그럴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한다. 그럼에도 최 선장이 빼놓지 않는 것은 바로 운동이다. 뱃사람들은 좁은 공간에만 있으니 하체가 부실해지기 일쑤다. 최 선장은 “다른 운동까지는 아니어도 배 위에서 매일 300계단씩 오르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해운산업이 서서히 몰락하던 시절을 최 선장은 뚜렷이 기억한다. 절정은 2016년 한진해운 사태다. 최 선장은 당시 부산신항 옆 거제도에 있는 지세포항에서 ‘레이업’을 하는 배들이 수백 척 있었다고 회고했다. 레이업은 배의 시동을 꺼두고 앵커(닻)를 내려 정박시키는 것이다. 시동을 켜봤자 기름 값도 나오지 않는 슬픈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다. 그랬던 한국 해운이 서서히 부활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분기 21분기 만에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HMM이 올 3분기 영업이익 365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선제적으로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 효과도 톡톡히 봤다. HMM은 최근까지 최 선장이 몰았던 4호선 더블린호를 포함, 15항차 연속 만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배였죠. 다른 선사들 배가 만선으로 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부러웠어요. 이번에 저희 배가 만선으로 돌아올 땐 ‘우리 배 좀 보시오’ 하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해운 재건에 어느 정도 일조를 했다는 보람도 있고 힘이 납니다.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안전 항해하는 ‘겁 많은 선장’으로 기억되길 바다는 그에게 ‘애증’의 존재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동시에 그와 가족을 지금껏 갈라놓았던 곳이기도 하다. 마냥 좋았던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전했다. ‘겁 많은 선장’으로 기억되는 게 그의 꿈이다. 30년 배를 타도 여전히 긴장이 된다는 그는 “겁이 많을수록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최 선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빼먹었다며 부랴부랴 메시지를 보내왔다. “(거칠고 투박할 것 같지만) 선원들은 심성이 순박하고 사람의 정을 그리워합니다. 녹화된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조금만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펑펑 눈물을 흘리는 감성의 소유자들이에요.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어느 정도 연식이 있는 동료끼리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족을 멀리 두고 숙명처럼 배를 모는 겁니다.” 글 사진 포항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850억 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서화 이름 올린 중국 그림

    ‘850억 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서화 이름 올린 중국 그림

    길이 27m에 이르는 중국 명나라 때 산수화가 경매에서 850억에 낙찰됐다. 해당 작품은 명말 화가 오빈(吳彬)의 ‘십면영벽도권’(十面靈璧圖卷)로,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지난 18일 베이징의 폴리옥션(바오리<保利>경매)에서 5억 1290만위안(약 850억원)에 낙찰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올해 거래된 중국 미술품 가운데 최고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서화에 이름을 올렸다. 오빈은 만력제 재위 시기 궁정 화원에서 일했으며 ‘영벽석’(靈璧石)으로 알려진 기이한 모양의 다양한 암석을 많이 그렸다. 영벽석을 좋아했던 명대의 서화가 미만종(米萬鍾)이 오빈을 초청해 두루마리에 이 돌을 그리도록 했고, 오빈은 격식을 깨고 10개 측면에서 영벽석의 모습을 그렸다. 미만종은 문인 친구들을 초대해 제사(題辭)와 발문(跋文)을 쓰도록 했는데 이 작품이 바로 ‘십면영벽도권’이다. 이 그림은 1989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21만달러(약 13억 8000만 원)에 팔려 중국 서화로는 처음으로 낙찰가 100만달러를 넘었다. 한편 지난 16일에는 중국의 사상가이자 교육가인 후스(胡適·1891∼1962)의 100년 넘은 일기가 경매에서 1억 4000만위안(238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속보]‘옵티머스 사기’ 스킨앤스킨 이사 구속 “피해액 크고 증거인멸 우려”

    [속보]‘옵티머스 사기’ 스킨앤스킨 이사 구속 “피해액 크고 증거인멸 우려”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스킨앤스킨 이모(51) 이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이 이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오후 늦게 이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되는바 피해액이 크고 사안이 중대하며 다른 공범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함께 심문을 받을 예정이던 이씨의 형 이모(53) 스킨앤스킨 회장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경우 검찰이 피의자를 구인할 때까지 심문이 미뤄진다. 심문을 포기하거나 잠적하면 서면으로 구속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두 사람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피해자 378명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이라고 속여 약 3585억원을 편취한 다음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회사 자금 150억원을 마스크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해 빼돌린 횡령 혐의도 있다. 150억원은 옵티머스 관계사 이피플러스로 넘어가 주로 옵티머스의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은혜 “추미애가 허위라던 옵티머스 문건 신빙성 확인돼”

    김은혜 “추미애가 허위라던 옵티머스 문건 신빙성 확인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최근 정관계 로비설에 불을 지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인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대해 “신빙성 있는 문건으로 확인됐다”며 특별검사(특검)을 통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18일 보도자료에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나오는 ‘A 뉴스테이’ 사업이 옵티머스 측과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문건에 “‘A 뉴스테이 사업 : 인수완료, ○○이 시공을 진행하는 건으로 현재 평가차익 500억원 이상 발생 (2020.10 재매각 예정)’이라고 설명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A 뉴스테이 사업의 출자금은 655억 2000만원으로 국민주택기금 출자를 제외하고 시공사인 H사와 J사가 122억원을, T사가 138억 8000만원을, K신탁사가 2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확약했다. T사는 이후 50억원을 실제 출자했다. 김 의원은 “이중 T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이혁진 전 대표 시절부터 옵티머스 펀드에 깊숙이 관여했던 유모씨가 등재된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유씨는 150억원 횡령 등 혐의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함께 구속기소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문건에 ‘용인 역삼 등 브릿지 및 개발투자’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한 유씨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용인 역삼 구역 도시개발사업 토목공사 수주 위한 이행보증금을 가장한 횡령’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도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검찰의 공소장을 보더라도 옵티머스의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의 신빙성을 인정한 셈”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허위로 의심된다고 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있는 사업들이 실제로 추진됐던 정황들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특검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유명가수, 용산 7억원 건물 사면서 나랏돈 6억원”

    “유명가수, 용산 7억원 건물 사면서 나랏돈 6억원”

    “정부 기금,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최근 유명가수가 서울 용산 해방촌에 7억원 규모의 상가건물을 매입하면서 6억원 이상을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융자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공적 기금이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UG는 정부의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이나 법인이 건물을 건설하거나 매입·리모델링 해 상가, 창업 시설, 생활기반시설 등으로 조성하는 경우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수 A씨는 작년 1월 용산구 용산동2가 신흥시장에 있는 매입 비용 7억원 규모의 2층짜리 상가건물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6억1800만원을 융자받았다. A씨는 HUG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한 뒤 1층은 카페 등 상가로 사용하고 2층은 전체를 임대하겠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8억3800만원 가운데 기금융자로 6억1800만원을 조달하고, 자체 자금으로 2억2000만원을 내겠다고 했다. 사업비는 건물 매입 비용이 7억원(건물 6억3500만원·세금·수수료 등 6500만원), 리모델링 비용이 1억3800만원이다. HUG는 수요자 중심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총사업비 50억원 이내에서 70%까지 자금을 연 1.5%의 저리로 지원하는데, A씨는 이 사업에 지원해 혜택을 받았다. A씨는 직전에도 용산 지역에서 2차례 건물 매매를 통해 최근 21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A씨는 2015년 4월 용산 후암동에 있는 8억원짜리 건물을 매입한 뒤 작년 7월 22억원에 팔아 14억원을 남겼고, 2016년 6월 4억3000만원에 매입한 건물을 올해 8월 11억6000만원에 팔아 7억22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소 의원은 “올해 HUG의 수요자 중심형 도시재생 지원사업 예산이 1636억원에 이르는데, 정부 사업이 부동산 투기에 활용되지 않도록 국토부와 HUG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계적 조선산업 명성→해양관광도시로 이어가는 울산 동구

    세계적 조선산업 명성→해양관광도시로 이어가는 울산 동구

    조선산업 도시 울산 동구가 천혜의 바다 자원을 활용해 해양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동구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성장하면서 조선산업 도시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2014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는 지난해부터 바다 체험시설과 어촌뉴딜 사업,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및 해상케이블카 등 해양관광 자원개발사업을 통해 조선업 불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다. 해양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동구를 찾아봤다. 동구는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양관광 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해양관광 자원개발사업은 바다 체험시설(슬도피아·남진항 바다 물놀이장)·바다소리길 조성 등 어촌뉴딜 사업과 대왕암공원 출렁다리·해상케이블카 및 짚라인 조성 등으로 이뤄졌다. ●수경 끼고 물속서 문어·새우·물고기 등 잡아 올여름 첫선을 보인 수산물 채취 체험장과 바다 물놀이장 등 바다 체험시설은 코로나 사태에도 큰 인기를 누렸다. 수산물 채취 체험장인 슬도피아는 지난 8월 개장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항구인 방어진항의 슬도 입구 방파제 안쪽 700㎡에 해상 부교를 설치해 관광객 누구나 해조류와 어패류 등을 직접 관찰·채집해보는 바다 체험과 낚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부교 안쪽에 마련된 체험장 안에 구명조끼와 수경을 착용하고 물속에 들어가 맨손으로 문어와 새우, 물고기 등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부교 밖에 마련된 낚시장에서는 대나무 낚싯대로 물고기를 낚으며 강태공 같은 여유와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월 인터넷으로 체험 신청을 받은 결과 일찌감치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동구 관계자는 “슬도피아 조성은 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해 바다 자원을 활용한 사업”이라며 “사업 초기에는 일부 어업인의 우려가 있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 어민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진항 바다 물놀이장도 지난해 7월 24일 개장해 인기몰이했다. 평일 하루 300여명, 주말에는 하루 600여명이 방문할 정도였다. 바다 위에 물놀이장을 만들어 놓고 수상 시설물인 폰툰(밑이 평평한 배), 에어 슬라이드, 시소, 물대포 등을 갖춰 무료로 운영했다. 내년에는 시설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2년 뒤엔 10.5㎞ 해안 산책길 연결돼 명소로 어촌 뉴딜사업은 동해안을 따라 형성된 바닷가 마을에 체험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사업이다. 정부 공모사업으로 동구의 남북 쪽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동구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으로 주전항 어촌뉴딜과 꽃바위 바다소리길 조성이 대표적이다. 꽃바위 바다소리길은 총 10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조성된다. 바다소리길은 길이 1.2㎞ 구간에 바다체험시설과 다목적 복합공간, 친수공간 조성 등을 품게 된다. 해안 길을 따라 관광객 산책로를 정비하고 휴식할 수 있는 정자, 해안 쌈지공원, 계단식 친수공간 등을 마련한다. 바다소리길이 완공되면 총 10.5㎞에 달하는 동구 해안 길을 모두 연결할 수 있다.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동구는 해양수산부의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돼 국비 70억원도 확보해 재정 여력도 충분히 갖췄다. 주전 보밑항에는 2022년까지 고기잡이를 할 수 있는 유어장, 수상레저 체험시설, 피크닉장 등을 갖춘 연안체험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주전항 어촌뉴딜 사업(총사업비 100억여원)도 올해부터 2022년까지 추진된다. 주요 사업은 어항시설 현대화, 해파랑길 경관개선 등이다. 주전항 어촌뉴딜이 완료되면 어촌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은 물론 다양한 해양관광자원 활용을 통한 방문객 증가를 통해 주민들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 케이블카·짚라인은 체류형 관광객 유치 동구는 관광객 유치에 큰 힘이 되도록 볼거리 중심의 해상관광에 즐길거리를 더한다. 지역 최대 관광지인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일원에는 출렁다리를 비롯해 해상케이블카, 짚라인 등이 조성된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가로질러 조성된다. 동구는 50억원을 들여 일산해수욕장 위를 통과해 대왕암공원까지 연결되는 길이 303m, 폭 1.5m 규모의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를 지난 8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150년 된 대왕암공원 해송 숲과 바다 기암괴석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울산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지역 랜드마크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케이블카는 500억원을 투입해 2022년 착공해 2023년 완공할 계획이다. 총 길이 1.26㎞ 케이블카와 0.94㎞ 짚라인이 들어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왕암 출렁다리에 이어 해상케이블카와 짚라인까지 조성되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속보] ‘옵티머스 사기 공범’ 스킨앤스킨 회장·이사 구속영장

    검찰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초창기 펀드 투자에서 ‘돌려막기’ 등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코스닥 상장 화장품 회사 회장과 동생인 임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15일 스킨앤스킨 이모(53) 회장과 이 회사 이사이자 동생 이모(51)씨 등 2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378명의 피해자로부터 3585억원 상당을 가로챈 후 부실채권 인수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6월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원을 마스크 구매에 사용하는 것처럼 속여 횡령하고, 구매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이체확인증을 만들어 이사회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150억원은 옵티머스 측 회사에 지급됐는데, 주로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리버풀·맨유의 빅픽처 일단 멈춤…리그 구조 개선 마중물 역할 평가도

    리버풀·맨유의 빅픽처 일단 멈춤…리그 구조 개선 마중물 역할 평가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추진한 프리미어리그(EPL) 개혁이 일단 정지했다. EPL 사무국은 15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리버풀과 맨유 구단이 제안한 이른바 ‘프로젝트 빅 픽처’가 20개 구단 대표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만장일치 부결됐다고 밝혔다. EPL은 프로젝트 빅픽처는 앞으로도 추진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20개 구단은 리그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 운영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을 투명하게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PL은 하부 리그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단 3, 4부 리그를 위해 추가로 5000만 파운드(750억원) 규모의 무이자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앞서 EPL은 올해 중순 2720만 파운드(400억원)를 지원한 바 있다. 빅픽처는 EPL 구단을 20개에서 18개로 축소하는 한편, 리그컵과 커뮤니티실드를 폐지하는 등 EPL 구단들의 경기 수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EPL TV 중계 수익의 25%를 챔피언십(2부)과 3~4부 리그를 관장하는 잉글리시풋볼리그(EFL)에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밖에 리버풀·맨유 등 ‘빅6’에다가 EPL에서 오래 존속해온 에버턴, 사우샘프턴, 웨스트햄까지 모두 9개 구단에 보다 강화된 의결권을 주는 내용도 있었다. 이 같은 빅픽처에 대해 EPL 사무국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 등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또 EPL 내 클럽 사이에서는 빅클럽과의 격차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빅픽처가 비록 무산됐지만 리그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 전망이다. 영국 BBC는 “EFL이 절박하게 요구하던 것에 관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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