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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파운드 쇼크/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파운드 쇼크/임병선 논설위원

    영국 파운드(poundㆍlb)나 이탈리아 리라(lira), 프랑스에서 한때 유통됐던 리브르(livre) 모두 라틴어 리브라(libra)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귀금속 무게를 재는 단위로 쓰이다 화폐 단위로 전용됐다. 1816년 금본위제를 채택한 영국은 산업혁명과 식민지 확장으로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뤘고, 파운드화는 유일한 국제통화이자 무역 결제 수단으로 부상했다. 런던은 국제금융 중심지가 됐다. 1793~1956년 발행된 5파운드 지폐는 ‘화이트 파이버’로 불렸는데 금과 같은 지위를 누렸다. 1918년 발행된 것은 지금의 가치로 316파운드(약 50만원)의 구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자 파운드는 달러에 밀리기 시작했다. 독일 지방정부는 마르크 지폐에 달러를 병기할 정도였다. 영국은 1973년 1월 1일 유럽공동체(EC)에 가입했으나 국내 사정 등을 이유로 환율 공동정책에 함께하지 않고, 유로존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5파운드에 23달러 83센트를 매길 정도로 파운드는 달러보다 여전히 교환비율이 높았다. 파운드는 갈수록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 1월 국제결제수단 가운데 달러의 비중이 39.9%, 유로가 36.6%였던 반면 파운드는 6.4%에 그쳤다. 위안화(3.2%)와 엔화(2.8%)에 앞섰을 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國葬)이 마무리된 지 얼마 안 돼 파운드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리즈 트러스 내각이 대규모 감세를 발표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영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지난 주말 미국 뉴욕과 그제 국내 증시를 덮쳤다. 1파운드가 1달러 아래로 교환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파운드화가 37년 만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가 심각하다”며 영국이 결국 또다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은 1976년에도 앤서니 바버 재무장관이 감세 정책을 펴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IMF로부터 40억 달러를 긴급 대출받은 일이 있다. 우리 금융당국도 면밀한 시나리오를 갖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인구 블랙홀’ GTX 멈춰라… 4대 대도시권 광역철도가 더 급하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인구 블랙홀’ GTX 멈춰라… 4대 대도시권 광역철도가 더 급하다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물가가 무섭게 뛰고 있다. 금리도 높아졌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니 달러도 강세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이 잦아드는 데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주택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5년간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있었지만 팔리지도 않을 집을 너무 많이 짓는 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8년간의 집값 폭등은 많은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얘기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은 명확히 하자.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건 공급이 갑자기 부족해져서가 아니다. 주택건설 인허가 통계를 보면 매년 우리나라에 새롭게 공급되는 주택 물량은 꽤나 안정적이었다. 지난 30년간 평균적으로는 매해 40~60만호 정도가 꾸준히 공급됐다. 주택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은 수요 때문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은 부족해 보이고, 반대의 경우엔 공급이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덕스러운 수요도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장기간에 걸친 집값 변동 그래프는 지속적인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이니 집값 역시 장기적으론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만큼은 높아져 왔다. 집값이 물가나 경제 총량의 변화 추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계단식 상승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안정적인 시기를 보내면서 에너지를 응축하다가 유동성 확대나 금리 인하 등의 호조건을 만나면 폭발적으로 불타오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동산 정책은 단기적 집값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 시각에서 설계돼야 한다. 꾸준히 주택 공급을 이어 간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좀더 집중해야 할 부분은 ‘장기 수요’의 변화다. 이 변화는 천천히 그리고 묵직하게 일어난다. 그럼 장기적 수요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하나는 ‘인구의 증가’다. 인구는 수요를 증가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다. 수요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은 ‘소득수준 상승’이다. 소득이 늘면 새집이나 넓은 집을 더욱 찾게 되기 때문이다. 인구와 소득수준의 변화는 지역별 편차가 크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도 늘어나는 지역은 집값이 계속 상승한다. 반면에 인구가 줄고 일자리의 질도 낮아지는 곳은 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과거 30년간 수도권의 집값 상승폭은 유난히 컸다. 수도권은 인구가 계속 늘어났고, 소득 증가폭도 다른 지역에 비해 컸기 때문이다. 이때마다 정부는 어김없이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가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 나왔다. 당시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의 3저 호황으로 인해 시중에 돈이 넘쳐났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돈이 쏠렸고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노태우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을 1기 신도시로 지정했고, 여기에 30만호 주택을 공급했다. 이후 오랫동안 주택시장은 평안한 시기를 보냈다. 수도권 쏠림은 계속 이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시기를 거치며 웅크렸던 부동산 시장은 노무현 정부 때 다시 한번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하늘이 무너져도 집값은 잡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무색하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03년엔 동탄, 김포, 검단 등 2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공급물량은 60만호 정도로 계획했다. 수도권은 높아진 집값을 잡기 위해 신도시로 대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잔뜩 위축됐다. 전 세계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집값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폭등세가 이어졌다.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왕숙, 교산, 계양 등 8곳에 30만호 정도의 주택 물량을 계획했다. 여기까지가 우리나라 신도시의 아주 간략한 역사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신도시 정책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집값이 폭등하면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다시 집값이 폭등하면 또 신도시 계획을 내놓는다. 이것을 무려 세 차례나 반복했다. 신도시는 장기적으론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 중심성을 더욱 강화해 지방의 인구를 유입시키고, 장기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했다. 신도시를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발표하며 강한 공급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집값과 임대료는 더 큰 폭으로 뛰었을 것이고, 무주택자는 더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게다가 절박한 마음으로 상투를 잡은 젊은이들의 고통은 더욱 컸을 것이다.수도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인구가 계속 유입되니 집값이 폭등했고, 이를 막기 위해 외곽에 신도시를 만들었다. 하지만 도시에 주택만 지을 수는 없다. 해가 뜨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저녁엔 밀물처럼 들어오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족 용지’를 대거 배치하는 것이다. 자족 용지란 도시의 자족성을 강화하는 용도로 쓰이는 용지다. 주택용지 이외에 상업과 공업 등에 쓰는 땅이지만 기업을 입주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용지로 봐도 무방하다. 또 다른 하나는 신도시 주민을 고립된 섬에 가두지 않기 위해 ‘광역교통망’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도로와 철도로 신도시와 서울의 주요 핵심부를 연결하면 신도시는 서울의 기능적 권역으로 포함된다. GTX라고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일산, 동탄, 남양주 등의 신도시로 인해 탄생한 교통수단이다. 이 철도는 3기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됐다. GTX를 지하철보다 조금 더 빠른 교통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놀라지 마시라. GTX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시간당 80~100㎞ 정도로 달린다. 일반 지하철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열차다. 현재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동탄에서 삼성까지는 각각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GTX가 개통되면 20분 정도로 단축된다. 지금은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30분 거리다. 하지만 GTX 개통 후엔 30분이면 족하다. 이렇게 GTX는 서울, 인천, 경기를 통으로 엮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GTX가 중심부에 쏠린 압력을 밖으로 빼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논리는 이러하다. 주택가격이 높은 곳은 교통이 좋다. 그래서 교통비용이 낮다. 대표적인 예가 강남이나 여의도다. 강남엔 일거리와 놀거리가 차고 넘친다.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니 집값이 비싸다. 반면에 주택가격이 낮은 곳은 교통비용이 높다. 경기도 가평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된다. 앞으로 GTX 역이 설치된 외곽 지역은 접근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집값도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 수요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접근성을 가진 곳에서 옮겨간 ‘이전 수요’다. 아직 GTX B·C 노선이 삽도 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GTX 광역교통망의 판을 키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공약으로 ‘2기 GTX’를 발표했다. GTX A·B·C에 더해 D·E·F의 3개 노선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수도권 전 지역 30분 출근 시대’를 약속했다. 지난 4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GTX A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GTX와 관련해 임기 내 GTX A·B·C 노선은 착공을 개시하고, D·E·F 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 8월 발표된 ‘국민 주거안정 실현 방안’에 GTX의 조기 개통 및 조기 착공 계획을 천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방선거 공약으로 ‘출퇴근 하루 1시간의 여유 GTX 플러스’를 발표했다. ‘플러스’는 말 그대로 기존 발표된 GTX에 노선 연장과 세 개의 신규 노선인 GTX D·E·F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11월에는 GTX D·E·F 노선 신설에 관한 12억원 예산의 연구용역도 시작된다. 경기도나 정부나 GTX의 정책 목표는 대체로 유사하다. 수도권을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GTX를 건설하며 전면에 내세운 편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도권의 교통 체증 완화’고 또 하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기여다. GTX가 교통 체증을 완화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는 없을 것이다. 아니, GTX는 수도권 집값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2030년 기준으로 GTX A·B·C로 인해 통행 시간이 30분 이상 줄어드는 인구를 추정한 바 있다. 추정 결과 서울시청행 기준과 삼성역행 기준으로 각각 190만명과 270만명 정도의 인구가 이런 혜택을 받았다. 달리 표현하면 시청역 주변과 삼성역 주변으로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각각 대전시 총인구(150만명)와 대구시 총인구(240만명)보다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중심부에 쏠려 있던 주택 수요를 외곽으로 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심부를 더욱 주목받는 공간으로 만들 것임을 의미한다. 중심부는 상업과 업무 기능으로 무장하며 땅값을 높이고, 이는 주변의 집값을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GTX는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집적 불경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수도권 주민의 고통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 수도권 내 지역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고 정주 인구도 분산될 것이다. 수도권은 GTX와 GTX 지선을 통해 강원도 영서지역과 충정도 북부지역까지 끌어안으며 몸집을 키워 가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지방민들은 이런 수도권의 변신을 자신들과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메가톤급 광역교통망은 서울에 더욱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고, 지방 청년 인구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다. GTX는 수도권 주민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보다 지방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GTX A·B·C 노선이 개통되면 지방은 더 많은 인구가 유출돼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GTX 연장 노선과 신규 노선인 GTX D·E·F의 사업비는 18조원이 넘는다. 이 18조원은 휘청거리는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너진 지방을 회생시키기 위해 GTX 사업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지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GTX가 더욱 필요한 곳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도시권이다. 교통망은 지역경제의 기초를 제공하는 뼈대 역할을 한다. 지방 4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GTX 노선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와 집적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에 기업과 인구를 유인할 수 있고, 수도권에 4기, 5기 신도시가 건설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가 마지막이길 희망한다. GTX 플러스 논의도 여기서 멈추길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도권과 지방은 서로를 끌어안고 침몰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인류의 지구 방어작전… 소행성 궤도 틀어 미래 지켰다

    인류의 지구 방어작전… 소행성 궤도 틀어 미래 지켰다

    나사 우주선 ‘다트’ 10개월 날아가소행성 ‘디모르포스’ 때리고 소멸지구 위협할 우주 물체 사전 차단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인류 최초의 소행성 방어 실험이 성공했다. 정확히 계산한 만큼 소행성의 궤도를 틀었는지는 관측이 필요하지만 지구에서 우주선을 쏘아 1120만㎞ 떨어진 깊은 우주의 소행성에 정확히 충돌시키면서 인류는 소행성 위협에서 벗어날 수단을 확보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7일 오전 8시 14분(현지시간 26일 오후 7시 14분) ‘쌍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다트) 우주선이 마하 18.4(시속 2만 2530㎞·초속 6.25㎞)의 속도로 발진해 목표 소행성인 ‘디모르포스’와 정확히 충돌했다고 밝혔다.나사 행성과학 책임자인 로리 글레이즈는 “우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을 갖게 됐다”고 선언했다. 나사는 너비 19m의 다트 우주선을 직경 163m의 디모르포스에 충돌시킨 이번 실험을 “골프 카트로 이집트 피라미드에 충격을 가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1998년작)처럼 소행성 안에 핵폭탄을 설치해 직접 폭파시키면 거대한 파편이 지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나사가 우주선을 소위 ‘운동 충격체’(kinetic impactor)로 삼아 마하의 속도로 소행성에 충돌시켜 그 궤도를 틀어 지구를 피해 가도록 했다는 것이다.나사가 총 3억 800만 달러(약 4290억원)를 투입해 만든 자판기 크기의 다트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말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10개월간 디모르포스로 향했다. 소행성 충돌 4시간 전 약 9만㎞ 밖에서 ‘스마트(SMART) 항법’ 비행체제로 전환했고, 관제팀 개입 없이 카메라로만 목표지점을 향해 자율비행했다. 충돌 직전 디모르포스와 약 1.2㎞밖에 떨어지지 않은 780m 크기의 소행성 ‘디디모스’를 지난 뒤 자갈이 깔린 디모르포스의 표면이 가득 채워진 이미지를 마지막으로 전송하고 신호가 끊겼다. 이 이미지를 통해 디모르포스의 모양과 표면이 처음으로 확인됐는데, 앞서 탐사가 이뤄진 소행성 ‘베누’나 ‘류구’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나사는 이번 실험으로 향후 지구근접 가능성이 있는 140m 이상급 소행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6600만년 전 백악기 말기에 직경이 12㎞에 달했던 소행성은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루브에 떨어져 공룡시대를 끝냈고 지구상의 생물 75%를 없앴다. 1㎞급 소행성은 50만년에 한 번, 10㎞급은 1억∼2억년에 한 번꼴로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급 소행성 약 900개 중 95%가, 10㎞급 소행성 4개가 추적관리되고 있으나 지구근접 천체 중 140m 이상급은 2만 6000여개나 되고 이 중 1만 5000여개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소행성도 지구와 충돌하면 약 1∼2㎞의 충돌구를 만들고 대도시 하나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했던 불과 18m 크기의 소행성으로 6개 도시의 유리창이 박살나면서 1600여명이 다쳤다. 나사가 140m 이상급 소행성을 모두 찾고 지구에 대한 위협성을 판단하려면 향후 30년이 걸린다는 관측이다. 나사는 다트 우주선 충돌로 실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계산만큼 바뀌었는지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다트 우주선 충돌 이후 3분 뒤 두 대의 광학카메라를 장착하고 현장의 55㎞ 상공을 지나는 이탈리아우주국의 큐브샛(초소형 인공위성) ‘리시아큐브’가 이미지를 촬영해 지구로 전송했다. 다만 고해상도 이미지를 지구까지 전송하는 데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나사는 이와 별도로 우주선 본선과 큐브샛 두 대를 2026년에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 궤도에 도착시킨 뒤 충돌구 크기, 분출량, 궤도변화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 글로벌 긴축·테라 폭락 직격탄… 가상자산 시총 6개월새 반토막

    글로벌 긴축·테라 폭락 직격탄… 가상자산 시총 6개월새 반토막

    글로벌 긴축 기조로 자본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를 거치며 신뢰를 잃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거래 규모와 시가총액이 6개월 사이 반토막이 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국내 35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5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맞았던 지난해 하반기 하루 11조 3000억원이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사이 53%나 줄어든 수치다. 거래 규모가 줄어들면서 가상자산거래소의 총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2% 줄어든 6301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8% 줄었다.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최고가 6만 7000달러(약 9608만원)를 기록했지만 올 6월 말에는 71% 하락한 1만 9000달러에 그쳤다. FIU는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 상승, 유동성 감소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루나·테라 사태로 인한 가상자산 신뢰 하락 등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종목 수는 1371개(중복 포함)로 6개월 사이 114개 늘어났다.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에서는 규모가 큰 글로벌 10대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코인마켓에서는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시가총액 비중이 8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6%는 시가총액이 1억원 이하로 규모가 작았는데, FIU는 급격한 가격 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화마켓에서 가상자산을 매수·매도할 때의 수수료율은 0.18%로 6개월 사이 0.01% 포인트 높아졌고, 코인마켓 수수료율(0.15%)은 같은 기간 0.01% 포인트 낮아졌다. 6월 말 기준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 690만명 가운데 66%인 455만명이 가상자산을 50만원 미만으로 보유하는 등 보유 자산 규모는 축소되는 추세다. FIU는 실태조사를 6개월마다 실시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 빌보드도 삼켰다… 블랙핑크, 케이팝 걸그룹 첫 1위

    빌보드도 삼켰다… 블랙핑크, 케이팝 걸그룹 첫 1위

    그룹 블랙핑크가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는 한 주간 10만 2000장 상당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는 2008년 이후 약 14년 만에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여성 그룹이 됐다. 케이팝 가수로는 4번째 기록이다. 앞서 방탄소년단(BTS),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가 이 차트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앞선 3팀은 모두 보이그룹이었다. 빌보드는 블랙핑크의 앨범 ‘본 핑크’에 대해 “올해 ‘빌보드 200’ 1위를 찍은 다른 두 케이팝 앨범이 대부분 한국어로 돼 있는 것과 달리 ‘본 핑크’는 앨범 대부분이 영어로 돼 있다”고 차이를 짚었다.‘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 등 전통적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한다. ‘본 핑크’는 실물 음반 7만 5500장, SEA 2만 5000장, TEA 1500장으로 각각 집계됐다. 빌보드는 “이 음반은 포토카드, 엽서, 스티커 등 무작위 요소와 앨범 속지가 세트로 구성된 총 17종의 수집 가능한 패키지로 구성됐다”고도 소개했다. 이어 “블랙핑크 2집의 ‘디지팩’과 ‘박스 세트 에디션’은 처음에 각각 26달러(약 3만 7000원)와 50달러(약 7만 1000원)에 판매됐지만, 발매 첫 주 도중에 14.99달러(약 2만 1000원)로 가격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랙핑크는 빌보드 차트와 더불어 팝 음악계 양대 차트로 불리는 영국 오피셜 차트의 앨범 차트에서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주간 차트에서는 남녀 통틀어 한국 가수 최초로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블랙핑크는 오는 10월 15~16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의 포문을 연다. 이후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각지에서 약 150만명의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 고흥군, ‘이탈리아 식재료 시장 빗장 열어’ 90만불 수출 협약

    고흥군, ‘이탈리아 식재료 시장 빗장 열어’ 90만불 수출 협약

    전남 고흥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이탈리아 식재료 시장에 진출한다. 공영민 군수를 필두로 한 ‘고흥군 농산물 수출개척단’은 25일 이탈리아 리미니의 케이터링 전문회사인 써머트레이드사와 미화 90만 달러(한화 13억원) 규모의 유자, 생강 등의 고흥산 식재료를 리미니 전역에 납품하는 공급 대행 협약을 체결했다. 리미니는 아드리아해를 접한 우리나라의 강릉과 비슷한 해변 도시다. 각종 국제 전시회, 스포츠 행사, 음악회 등을 개최해 매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탈리아 대표적인 휴양관광 해양도시다. 알레산드라 나탈레 써머트레이드사 대표는 “고흥 유자가 고유 브랜드로 이탈리아 로컬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하게 돼 축하드린다”며 “고흥 유자와 생강을 활용한 음식이 리미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공영민 군수는 “고흥 유자와 생강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해양 관광지 리미니에서 로컬 식재료로 공급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협약은 고흥 농산물이 이탈리아 B2B 식재료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는 시발점이며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공 군수는 “이탈리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특색 있는 고흥산 식재료 연구개발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흥군은 또 써머트레이드사의 카페에서 현지의 식품 전문기자,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에게 고흥 유자 제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판촉 행사를 제공했다. 행사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들은 각자 SNS 블로깅을 통해 고흥산 식재료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공 군수가 이끄는 ‘고흥군 농산물 수출개척단’은 이번 해외 출장을 통해 총 530만 달러(한화 76억원)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유럽지역 대형 로컬 유통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등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날 귀국한다.
  • 론스타 ISDS 판정문 이르면 이달 말 공개 예정

    론스타 ISDS 판정문 이르면 이달 말 공개 예정

    정부와 론스타가 벌였던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ISDS) 사건 판정문을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공개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사이 판정문 공개를 위한 협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신속한 판정문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합의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쯤 일부 개인정보 등을 제외한 판정문 전문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 7950만 달러(약 6조 100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지난달 31일 우리 정부에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중재판정부가 발령한 절차명령 5호에 따라 당사자인 정부와 론스타가 동의하지 않으면 외부에 판정문을 공개할 수 없다. 양측은 공개 여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 마지막날 이글·버디쇼 안나린… LPGA 포틀랜드 클래식 3위

    마지막날 이글·버디쇼 안나린… LPGA 포틀랜드 클래식 3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어메이징크리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안나린(26)이 3위를 차지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안나린은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14위였던 안나린은 마지막 날 8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1위 앤드리아 리(미국)에 2타 뒤진 공동 3위가 됐다. 이날 안나린은 1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안나린은 3번(파4) 홀과 4번(파4) 홀, 5번(파5)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7번 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전반에 순위를 끌어올린 안나린은 후반에도 10번(파5) 홀과 17번(파4)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순위를 13계단까지 높여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안나린은 지난 3월 JTBC 클래식에서 단독 3위에 오른 뒤 6개월 만에 두 번째로 톱3 진입을 달성했다. 교포 선수인 앤드리아 리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다니엘라 다르케아(에콰도르)를 1타 차로 제치고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이뤘다. 2020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앤드리아 리는 올해 5월 뱅크 오브 호프 매치 플레이 4위 등 LPGA 투어 통산 5차례 톱10에 진입한 뒤 마침내 데뷔 후 첫 정상에 올랐다. 17번 홀까지 안나린과 동률이었던 다르케아는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18언더파 270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안나린과 LPGA 투어 데뷔 동기인 최혜진(23)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 공동 19위를, 9언더파 279타를 친 김아림(27)은 공동 24위에 올랐다.
  • [여기는 베트남] 뇌물 36억원 ‘꿀꺽’ 반부패 경찰의 부패…징역형 철퇴

    [여기는 베트남] 뇌물 36억원 ‘꿀꺽’ 반부패 경찰의 부패…징역형 철퇴

    베트남의 반부패 경찰 2명이 뇌물 수수 혐의로 각각 징역 9년과 6년형을 선고받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지난 17일 하노이 인민법원이 반부패 경찰서 소속 전직 경찰관 끼엔(42)과 안(46)에게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호치민 투득 병원장으로부터 260만 달러(약 36억 14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체포됐다. 끼엔은 사기에 의한 부당 이득 취득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부서의 경찰관 안은 뇌물 알선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외 뇌물 알선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2명, 변호사, 승려는 징역 3년과 9년을 선고받았다. 호치민 투득 병원의 콴 병원장은 입찰 위반 혐의로 지난해 초 조사를 받던 중 징계를 면하기 위해 끼엔에게 접근했다. 끼엔은 콴으로부터 70만 달러를 받은 뒤 150만 달러를 더 요구했다. 콴은 총 220만 달러를 지난해 3월까지 끼엔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콴에 대한 수사가 지속되자 콴은 끼엔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끼엔은  콴에게 115만 달러를 돌려줬다. 이후 콴은 소개받은 또 다른 반부패 경찰관 안과 중간 브로커들에게 160만 달러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콴은 경찰에 관련자들을 모두 신고했다.  끼엔은 콴으로부터 220만 달러를 받은 뒤 그 돈을 토지 투자에 사용했다고 자백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뇌물을 모두 압류해 국가 예산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베트남 사회는 곳곳에서 부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해 부패로 인해 오고 가는 뇌물이 최소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베트남 사회,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베트남 당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10년째이지만 공무원, 경찰의 부패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180개국의 부패 인식 지수를 평가하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지난해 39점으로 87위를 기록했다. 부패도가 가장 낮은 상태를 100점, 부패도가 가장 높은 상태를 0점으로 수치화한다.
  • [월드피플+] “지구 구해달라” 美 ‘북한산 사나이’ 4조원 지분 모두 기부

    [월드피플+] “지구 구해달라” 美 ‘북한산 사나이’ 4조원 지분 모두 기부

    “지구는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이자 미국의 전설적인 암벽등반가인 이본 쉬나드(83)가 4조 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기부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쉬나드 회장이 반세기 동안 일군 파타고니아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장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는 환경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회사 지분 전체를 기부했다. 쉬나드 회장은 직접 작성한 성명에서 “의결권 있는 보통주(전체의 2%)는 전부 회사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에, 의결권 없는 우선주(전체의 98%)는 모두 환경 위기와 싸우며 자연을 보호하는데 전념하는 환경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에 양도한다”고 밝혔다.쉬나드 일가가 내놓은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 한화 약 4조 1784억원에 이른다. 지분 이전은 지난달 완료됐고, 증여세 1750만 달러(약 243억원) 역시 쉬나드 일가가 부담한다. 쉬나드 회장은 또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재투자금을 뺀 나머지 수익 역시 전액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에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는 앞으로 연평균 1억 달러(약 1395억원)에 달하는 파타고니아 수익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미개발 지대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쉬나드 회장은 자신의 기부 결정에 대해 “우리에게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었다.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돈을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자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구 보호에 몸 바친 ‘북한산 사나이’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드 회장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등반의 1세대로 불렸다.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쉬나드 회장은 제대 후 ‘쉬나드 장비’라는 회사를 설립해 등산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며 5센트짜리 고양이 사료 캔을 먹는 가난한 생활이 이어졌지만, 직접 제작한 등반 장비가 암벽 등반인들 사이에서 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쉬나드 회장은 “나는 결코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친구들과 나를 위해 등산 장비를 만들뿐이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를 목격하면서 사업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려했다. 만약 우리가 충분한 돈을 벌면서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고객과 다른 사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나아가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파타고니아는 일찍부터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고집했으며, 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경쟁사보다 원가가 높은 만큼 소비자 가격도 높았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쉬나드 회장은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에도 오르기도 했는데, 정작 쉬나드 회장의 생활은 검소함 그 자체였다. 그는 낡은 옷을 입고, 내구성이 좋은 일제 SUV 스바루를 직접 운전했으며 컴퓨터나 휴대전화도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쉬나드 회장은 14일 뉴욕타임스에 “내가 억만장자로 포브스 잡지에 실렸는데 정말 화가 났다”고 고백했다. 회장은 “내 계좌에는 10억 달러가 없고 나는 렉서스를 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신 쉬나드 회장은 매년 파타고니아 매출의 1%를 풀뿌리 환경운동가들에게 기부했다. 적자가 나도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말년에는 아예 자기가 가진 전부를 지구에 바쳤다. 그는 “우리는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회사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데 더 많은 돈을 투입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가 된 ‘지구’그러나 마음에 드는 선택지가 없었다. 측근들이 파타고니아 매각 또는 상장을 권고했으나 쉬나드 회장은 모두 거부했다. 회장은 “나는 주식 시장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일단 기업공개가 되면 회사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 주주를 위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그러면 무책임한 회사 중 하나가 되고 만다”고 단언했다. 결국 파타고니아 이사회와 법무팀은 파타고니아의 기업 문화를 지키면서 동시에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쉬나드 회장과 회사 구성원들은 회사 지분을 비상장 상태로 100% 기부하기로 했다. 쉬나드 회장 말처럼 지구가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쉬나드 회장은 “책임 기업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지 50년이 지났다. 만약 50년 후에도 지구가 번성할 거란 일말의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회장은 “지구는 거대하지만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며, 우리가 지구의 한계를 건드렸다. 하지만 회복력도 있다. 모두가 지구를 구하기로 약속만 한다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일 당장이라도 나는 여한 없이 눈을 감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는 앞으로 50년 후에도 올바른 일을 계속할 것이며, 나는 이제 회사 옆에 없어도 된다.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깊은 안도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 바이든 “미국산 전기차 비중 3배로”… 한국 보조금 차별 ‘뒤집기’ 멀어지나

    바이든 “미국산 전기차 비중 3배로”… 한국 보조금 차별 ‘뒤집기’ 멀어지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받는 독소 조항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성과로 내세우며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치적 홍보에 열을 내고 있다. 우리를 비롯해 이 법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박탈당한 동맹들의 시정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IRA 입법 기념행사에서 “IRA 통과로 미국산 전기차(북미 조립)를 사는 사람에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미국산 전기차의 세계 시장 비중이 3배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항 때문에 IRA가 발효된 지난달 16일부터 한국산 전기차는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IRA 통과로 “수십억 달러가 전기차와 배터리를 만드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미 고속도로에 건설될 50만곳의 전기차 충전소도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 권력 1~3위가 모두 함께했다. 그는 최근 각종 연설에서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말은 더이상 구호가 아니다”라며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 부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RA의 전기차 보조금의 경우 현재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의 피해가 불가피하고,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역시 국내 반도체 산업에 영향이 우려되고 있지만 당장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이날 미 의회 의사당에서는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IPAC) 포럼이 열렸다. IRA와 같은 중국 견제 입법을 위해 협력하는 국제적·초당적 연합이다. 마코 루비오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생산이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경제안보에 필수적인 산업 역량·비밀을 노출한다면 국익이 아니다. 기업 이익보다 국가 이익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금융권 추석 맞이 다양한 행사 봇물

    금융권 추석 맞이 다양한 행사 봇물

    추석을 맞이해 은행·카드·증권 등 금융권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당장 사용 계획이 없는 외화 현찰을 수수료 없이 무료로 외화 통장에 입금하는 ‘방구석 숨은 외화 찾기’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수수료 면제 혜택은 미화 환산 500달러(약 69만원) 상당액 이하의 12종 외화현찰을 ‘하나 밀리언달러 통장’에 입금한 고객이 대상이다. 올해 말까지 해당 통장을 보유한 고객은 최대 80% 환율 우대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일달러 외화적금’에 가입하고 만기에 해지할 경우 연 0.5% 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내년 3월 2일까지 진행한다. IBK기업은행은 명절 선물 구입과 상차림 준비로 지갑이 얇아지는 연휴 시즌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섰다. 기업은행은 오는 12일까지 전 가맹점 카드 2~3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진행한다. 상품권, 기프트카드 가맹점을 제외한 모든 기업은행 카드 가맹점에서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개인 신용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를 하면 2개월 또는 3개월 할부가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온라인쇼핑에서도 2~7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마트·온라인쇼핑·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인 및 캐시백 이벤트를 마련했다. 현대카드 고객은 이마트에서 추석 선물세트 최대 40% 현장할인을 비롯해 구매 금액대별로 최대 50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바디프랜드, 오씸, 파나소닉, 휴테크, 제스파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단일 브랜드 합산 100만원 이상 결제 시 구매 금액대별 최대 12%를 롯데상품권으로 제공하는 사은 행사를 진행한다. 명절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고객을 위한 할인 혜택도 있다.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여기어때를 통해 국제선 항공권 구입 시 최대 20%,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는 최대 12%의 즉시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연휴에도 쉬지 않는 서학개미들은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 고객 대상 이벤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증권은 9~12일 이벤트를 신청하고 기간 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해외주식을 거래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혜택을 제공한다. 거래 일수에 따라 최대 모바일 상품권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기간 내 해외주식 누적 10억원 이상 거래 시 추첨을 통해 1명에게 현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두 이벤트 중복 당첨은 불가하다.
  • 한국 LNG선 수주 호황, 계속 유지하려면...

    한국 LNG선 수주 호황, 계속 유지하려면...

    ●올해 韓수주 LNG선, 작년 전세계 발주량보다 많아수년간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조선업계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구하고 있다. LNG 운반선의 신조가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 인력난에 모처럼 돌아온 수주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중공업그룹 41척, 삼성중공업 28척, 대우조선해양 28척 등 모두 97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가 발주한 LNG 86척보다 많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이 8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8척 모두 싹쓸이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 빅3’는 올 2분기까지 저가 수주에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해 빈사 상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컨테이너선 건조가 주류였다면 작년 말부터 LNG선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수년간은 LNG선이 한국 조선업계를 먹여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LNG선 신조가 고공행진…최대형 유조선 2배특히 LNG선의 신조가도 신고가를 잇따라 고쳐쓰고 있다. 영국의 해운시황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선(17만 4000㎥ 기준) 가격은 작년 1월 1억 8650만달러였다가 작년 9월 처음으로 2억달러를 돌파한 2억 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는 침공한 지난 2월 2억 1800만달러로, 전년 2월(1억 8750만달러) 대비 12%, 작년 9월 대비 8%가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LNG선 가격이 전월(2억 3600만달러)보다 1.7% 오른 역대 최고가이자 초대형 유조선(VLCC) 가격의 두 배인 2억 4000만달로 치솟았다. 작년 9월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9%(3800만달러)가 올랐다. 조선업계는 “LNG선 건조 도크가 2026년분도 빠르게 차고 있어 신조가가 2억 5000만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환경 규제 강화에 러, 우크라 침공 겹쳐 호황이같은 LNG선 수주 초호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의존했던 유럽의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면서다.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다양화 정책에 따라 중동 특히 카타르발(發) LNG 수입에 집중하고 있다. 카타르는 1971년 앞바다 노스필드에서 엄청난 매장량의 천연가스전이 발견되면서 러시아와 이란에 이어 세계 3위 천연가스 대국이 됐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 수요가 높아지자 카타르가 천연가스를 증산했고, 이게 LNG선 대규모 발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유럽으로부터 LNG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 조선소들은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운항중인 LNG선은 벙커링(LNG 충전 시설)을 포함해 모두 658척으로 파악된다.● “LNG 호황 반짝은 아니겠지만 다음 단계 준비해야” 카타르 프로젝트에 따라 같은 선사에서 발주하는 LNG선은 같은 설계도로 반복적으로 건조할 수 있다. 작업 효율과 예측 가능성,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장 큰 기술은 섭씨 영하 163도 이하에서 냉각된 LNG를 생산기지에서 저장기지로 가스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운반하는 것이다. LNG선이 한국으로 몰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8년 6월 중국의 한 조선사가 건조한 LNG선 ‘글래스톤호’가 호주 인근 바다에서 고장으로 자초됐다가 폐선되면서다. 이후 LNG선 발주가 한국으로 집중됐다. LNG선 한척 건조에 설계기간을 포함해 18개월에서 24개월가량 걸린다. 도크에서 작업하는 기간은 3~4개월이다. 한 도크에서 동시에 여러 척을 건조할 수 있다. 하지만 인력난 문제가 공정거래위원회로 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수주 경기가 잠깐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과 외국인 허용 문제와 함께 차세대 엔진 개발과 같은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넘어 속튀”… 중재판정부도 꼬집었다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넘어 속튀”… 중재판정부도 꼬집었다

    이른바 ‘론스타 사건’의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먹튀’를 넘어 ‘속튀’(속이고 튀었다)까지도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6일 이런 내용이 담긴 21쪽 분량(표지 포함)의 ‘론스타 ISDS 사건 판정 요지’를 공개했다. 앞서 중재판정부가 지난달 31일 정부가 론스타에 2억 1650만 달러(약 29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리자 판정문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판정요지서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형사 유죄판결 확정을 받았던 점에 비춰 보면 ‘먹튀’(Eat and Run) 비유를 더 발전시켜 론스타가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라고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다수의견은 금융당국과 론스타 양측 모두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금융위가 외환은행의 매각가격 인하가 이뤄질 때까지 승인 심사를 보류하는 ‘두고 보기’(Wait and See) 정책을 취해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특히 한국 정치인들이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가격인하 필요성을 압박했고 하나은행 관계자가 론스타 측에 가격을 인하하면 금융위의 정치적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소수의견은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암묵적인 가격 인하 압력이 있었다는 다수의견 주장은 간접적 정황증거에만 의존한 반면 직접증거인 하나금융과 금융위 증인들의 증언은 금융당국의 가격 인하 개입을 부인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소수의견을 근거로 판정 취소신청을 검토 중이다. 중재판정부는 1976년과 2011년 한국과 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을 근거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론스타 측의 주장도 대부분 기각했다. 1976년 협정의 경우 론스타가 주장한 ‘은행, 금융, 부동산 및 건설 분야에 대한 투자’는 협정에서 명시한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 “론스타, ‘먹튀’보다 더하게 속이고 튀어…한국 정부도 책임”

    “론스타, ‘먹튀’보다 더하게 속이고 튀어…한국 정부도 책임”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국제투자 분쟁을 심리한 중재판정부가 유죄 판결을 받은 론스타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소위 ‘먹튀’(Eat and Run)에서 더 나아가 론스타가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당시 한국 금융당국이 정치인들과 여론의 비판을 피할 목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심사를 지연시킨 잘못도 있으니, 양측이 동등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법무부는 6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요지서를 공개했다.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판정문을 공개할 수 없어 핵심 내용이 담긴 21페이지 분량의 요지서만 공개했다. “정부가 정치적 동기로 승인 보류…비합리적”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때 우리 정부가 부당하게 승인 심사 절차를 지연시키고 매각 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박했는지 여부다. 중재판정부의 의견은 엇갈렸는데, 다수의견(2명)은 우리 금융당국이 부적절한 목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심사를 지연시켰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은 “금융당국은 매각 가격 인하가 이뤄질 때까지 승인 심사를 보류하는 ‘관망’ 정책을 취했고, 이런 행위는 정당한 정책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한국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금융위원장에게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압박하고, 가격 인하 후에는 이를 축하한 점, 하나금융 관계자가 ‘가격을 인하하면 금융위의 정치적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론스타 측에 언급한 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자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를 위해 노력했다”며 “자의적·악의적 행사”라고 꼬집었다. 반면 소수의견(1명)은 “(한국 정부의) 가격 인하 압력 행위를 금융당국에 귀속시킬 수 있는 직접 증거는 없고, 전문과 추측만으로는 국가책임 귀속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즉, 금융위 증인 및 내부 문건에서 금융위가 가격 인하를 지시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금융위가 일관되게 ‘매각 가격은 계약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짚었다.론스타 주가조작 “속이고 튀었다”…50% 책임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에도 50%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중재판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관련 형사 유죄 판결 확정을 받았던 점에 비춰 보면 소위 ‘먹튀’(Eat and Run)를 더 발전시켜 론스타가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선고된 주가조작 사건의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유죄 판결에 따른 금융위의 외환은행 주식 매각 명령으로 론스타 측은 2012년 5월 18일 이후에는 외환은행의 대주주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됐다”며 “금융당국이 매각 가격 인하를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덧붙였다.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주가조작 유죄 판결과 금융당국의 위법 행위가 하나은행 매각 가격 인하에 직접적이고 중요하게 기여했다며, 양측이 손해를 동등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에 인하된 매각 가격(4억 3300만 달러)의 절반인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론스타에 배상하라고 지난달 31일 판정했다. 이에 법무부는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판정 취소 및 집행 정지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판정부의 월권,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절차 규칙의 위반 등 5가지 사유를 근거로 중재판정 후 120일 이내에 ICSID 사무총장에게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넘어 속튀”…법무부, ISDS 판정문 요지서 공개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넘어 속튀”…법무부, ISDS 판정문 요지서 공개

    이른바 ‘론스타 사건’의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먹튀’를 넘어 ‘속튀’(속이고 튀었다)까지도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6일 이런 내용이 담긴 21쪽 분량(표지 포함)의 ‘론스타 ISDS 사건 판정 요지’를 공개했다. 앞서 중재판정부가 지난달 31일 정부가 론스타에 2억 1650만 달러(약 29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리자 판정문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판정요지서에 따르면 중재판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형사 유죄판결 확정을 받았던 점에 비춰 보면 ‘먹튀’(Eat and Run) 비유를 더 발전시켜 론스타가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라고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다수의견은 금융당국과 론스타 양측 모두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금융위가 외환은행의 매각가격 인하가 이뤄질 때까지 승인 심사를 보류하는 ‘두고 보기’(Wait and See) 정책을 취해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특히 한국 정치인들이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가격인하 필요성을 압박했고 하나은행 관계자가 론스타 측에 가격을 인하하면 금융위의 정치적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소수의견은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암묵적인 가격 인하 압력이 있었다는 다수의견 주장은 간접적 정황증거에만 의존한 반면 직접증거인 하나금융과 금융위 증인들의 증언은 금융당국의 가격 인하 개입을 부인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소수의견을 근거로 판정 취소신청을 검토 중이다. 중재판정부는 1976년과 2011년 한국과 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을 근거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론스타 측의 주장도 대부분 기각했다. 1976년 협정의 경우 론스타가 주장한 ‘은행, 금융, 부동산 및 건설 분야에 대한 투자’는 협정에서 명시한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 [사설] ‘먹튀’ 론스타 10년 소송, 정책 허점 면밀히 짚어야

    [사설] ‘먹튀’ 론스타 10년 소송, 정책 허점 면밀히 짚어야

    한국 정부와 벨기에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국제투자 분쟁을 심리한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판정부가 론스타가 청구한 6조원대의 손해배상금 중 4.6%인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31일 판정했다. 이를 수용하면 이자(185억원)를 포함해 3000억원의 혈세가 드는 결정이다. 1조원 이상의 배상 결정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지만 3000억원 역시 막대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비록 론스타 청구액보다 감액됐으나 중재판정부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피 같은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브리핑 발언대로 엄정 대응할 일이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2007~08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매각하려 할 때 정부가 부당하게 승인을 지연해 매각이 무산됐는지와 2011~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매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했는지, 한국-벨기에·룩셈부르크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위반한 자의적 과세였는지 여부였다. 중재판정부는 이 중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매각 과정에서의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이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의무를 일부 위반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당시 매각 승인이 늦어진 것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가 드러나 수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으로, 중재판정부 내부에서도 한국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었다고 한다. 국제적 투기자본인 론스타가 우리 정부에 손배 소송을 한 것은 터무니없다. 2003년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매각으로 4조원의 이익을 챙겼다. 사실상 ‘먹튀’나 다름없었다. 공적 기능을 가진 외환은행을 국제 투기자본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의 그늘 속에서 허덕이던 정부가 그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국민을 설득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론스타 매각의 적정성을 지금 잣대로 재단하긴 어려운 일이나 10년에 걸친 이번 소송은 정책 결정의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지느냐에 따라 국익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정부가 이번 결정에 불복해 취소 신청을 하기로 한 만큼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 부당 행위를 적극 부각해 성과를 이끌어 내기 바란다.
  • 초유의 3000억 국가 배상금… 결국 ‘혈세’ 충당

    초유의 3000억 국가 배상금… 결국 ‘혈세’ 충당

    정부가 31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소송에서 일부패소함에 따라 물어내야 할 3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이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론스타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2억 1650만 달러와 이자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배상금은 2814억 5000만원이다.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는 약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둘을 더하면 2999억 5000만원이다. 정부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패소한 적은 있지만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낸 전례는 없다. 특히 민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관련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국고를 들여 배상금을 내는 건 초유의 일이다. 앞서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자신들이 소유한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 시도와 관련,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공평한 대우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9월 ISD 제소를 해 우리 정부가 진 적은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4월 배상액 730억원 중 614억원을 다야니 가문에 지급했는데,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금액의 일부인 578억원을 계약보증금으로 받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500억원대 몰취계약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일각에선 론스타의 거래 상대방이었던 하나금융지주나 관련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3000억원의 배상금과 이자를 당장 일시불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판정에 대해 120일 이내에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이번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며 판정 취소 신청 의사를 시사했다. 취소 신청을 진행하면 배상금 지급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어 결론이 날 때까지 배상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취소 신청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다만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배상금 분할 지급 여부를 두고 론스타 측과 협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소 신청이 무산된 이후 배상금을 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면 정부 예산을 조정해 배상금 지급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예비비나 법무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배상금이 당초 론스타가 요구한 6조 1000억원의 4.6%인 2814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는 덜게 될 공산이 크다.
  • “론스타에 3000억 배상 수용 못 한다”

    “론스타에 3000억 배상 수용 못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 분쟁 끝에 지연 이자를 포함해 약 30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2012년 론스타의 제소 이후 10년 만에 결론이 나온 것이다. 배상액은 론스타 청구액의 4.6%에 불과하지만 정부는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는 31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가 정부에 론스타 관련 손해배상금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또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자액은 총 185억원가량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2012년 11월 론스타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를 통해 중재를 제기할 당시 청구액은 46억 7950만 달러(6조 1000억원)였다. 청구액의 95.4%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ISDS에서 패해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하게 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로 ‘먹튀 논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국민 혈세를 지급하게 되면서 책임론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재판정부는 여러 쟁점 중 외환은행 매각 지연 과정에서 정부의 책임만을 일부 인정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금융당국이 승인을 지연해 4억 33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승인 지연이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정부가 지연 이유로 들었던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유죄 판결이 났다는 점을 고려해 배상액을 절반만 인정했다. 중재판정부는 이외에 한국과 벨기에·룩셈부르크 간 투자보장협정이 발효된 2011년 3월 이전의 정부 조치 및 행위에 대해서는 관할이 없다고 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며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심각한 절차 위반 등이 있을 때 120일 이내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 정부가 론스타에 낼 배상금 3000억 혈세로 충당해야

    정부가 론스타에 낼 배상금 3000억 혈세로 충당해야

    정부가 31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소송에서 일부패소함에 따라 물어내야 할 3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이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론스타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2억 1650만 달러와 이자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배상금은 2814억 5000만원이다.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는 약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둘을 더하면 2999억 5000만원이다. 정부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패소한 적은 있지만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낸 전례는 없다. 특히 민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관련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국고를 들여 배상금을 내는 건 초유의 일이다. 앞서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자신들이 소유한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 시도와 관련,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공평한 대우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9월 ISD 제소를 해 우리 정부가 패소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4월 배상액 730억원 중 614억원을 다야니 가문에 지급했는데,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금액의 일부인 578억원을 계약보증금으로 받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500억원대 몰취계약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일각에선 론스타의 거래 상대방이었던 하나금융지주나 관련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3000억원의 배상금과 이자를 당장 일시불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판정에 대해 120일 이내에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이번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며 판정 취소 신청 의사를 시사했다. 취소 신청을 진행하면 배상금 지급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어 결론이 날 때까지 배상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취소 신청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다만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배상금 분할 지급 여부를 두고 론스타 측과 협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소 신청이 무산된 이후 배상금을 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면 정부 예산을 조정해 배상금 지급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예비비나 법무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배상금이 당초 론스타가 요구한 6조 1000억원의 4.6%인 2814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는 덜게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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