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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미국 농업에 관한 환상과 실상/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요즘 미국의 공항 분위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검색을 몇차례 거치면서 미국 출장을 마치고 왔다. 서부에서 중부를 거쳐 동부로 갔는데, 워싱턴에는 거리에나 호텔 로비에나 보안요원들이 쫙 깔려 있었다. 미국 서부의 농민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심이 크다. 쌀과 축산물·과일류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농민들은 요구사항을 농민단체를 통해 정부에 전달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듯했다. 만난 김에 우리 쌀의 중요성과 정치적인 민감성을 열심히 설명하니 면전에서는 일단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무상원조되는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 끼니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세대에게 미국농업 하면 떠오르는 것은 광활한 토지와 대형 트랙터,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일 것 같다. 실상은 어떨까? 미국 농업은 기업농이다? 아니다.210만 군데 농장 중에서 98%가 가족농이다. 미국 농업은 여러 산업 중에서도 백인의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므로 ‘백인들의 가족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우리 농업은 127만가구의 가족농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 농장은 모두 대농이다? 아니다. 우리는 경지규모나 가축 사육마릿수로 농가 규모를 분류하지만 미국은 연간 매출액으로 농장을 분류한다. 매출액 25만달러를 기준으로 소농과 대농을 나누는데 92%는 소농이다. 소농은 다시 전업농(24%)과 겸업농(68%)으로, 겸업농은 빈농(11%) 은퇴농(15%) 부업농(42%)으로 분류한다. 겸업농의 70%는 연간 평균 농산물 매출액이 1만달러(약 950만원)에 못 미치는데, 이러한 겸업농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미국 농산물 대부분은 대농이 생산한다? 그렇다. 소농이 전체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 반면에 7%도 안 되는 대농의 생산액 비중은 59%이다. 이러한 대농 집중 현상은 점차 심해진다.1900년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절반을 상위 17%의 농장이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상위 2%로 줄었다. 연 매출액이 100만달러가 넘는 거대 농장은 2만 8000곳인데 이들이 전체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2%이다. 미국 농가의 소득은 주로 농업에서 얻는다? 아니다. 농외소득 비중이 90%이다. 대부분의 영세농은, 농업에서는 적자를 보고 이를 농외소득으로 보충한다. 반면에 대농의 농외소득 비중은 20∼30% 수준으로 낮다. 미국 농업의 구조조정은 끝났다? 그렇다. 농업 구조조정은 농가가구수의 감소로 귀결된다. 미국의 전체 농가수는 1935년 700만가구에서 1974년 200만가구 수준으로 감소한 후 최근까지 별 변동이 없다. 구조조정이 30년 전에 끝났다고 보면 된다. 반면 우리나라 농가가구수는 1970년 248만가구를 정점으로 아직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것이다. 우리 농업이 아직 ‘개발도상’이라는 근거 중의 하나이다. 미국 영세농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아니다. 상당기간 존속될 것이다. 미국 영세농은 농외소득 비중이 매우 높고, 정부의 환경보전 관련 보조금과 사회보장 연금 등으로 소득을 보충하기 때문에 시장여건 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미국에는 농업문제가 없다? 있다. 어느 나라나 농업의 문제는 결국 농민의 소득문제이다. 미국은 수출을 늘려야 소득이 유지되는 구조인데,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보조금으로 이를 보충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같이 고비용 구조를 가진 농산물 수입국은 관세를 통한 국경보호가 어려워지면 생산과 관계없는 직접 보조를 통해 소득을 보전할 필요성이 커진다. 우리 농업의 경쟁 상대는 미국의 효율적인 대농이다. 따라서 고령 영세농 문제를 풀어가며 한편으로는 경쟁력 있는 농가를 육성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열린세상] 핵우산과 에너지우산/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핵실험 이후 최근 핵우산 논쟁을 지켜보며 ‘아직도 냉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한반도’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 몇년간 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21세기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중심축이 냉전기의 핵우산에서 에너지우산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규명에 할애해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에너지우산이라는 개념도 생소하거니와 에너지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인식하는 풍토도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2차세계대전시 일본군이 즐겨 사용한 ‘석유 한 방울은 피 한 방울과 같다.’라는 말은 자원 때문에 전쟁을 해본 역사적 경험이 없으면 체득하기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안보분야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에너지안보를 일종의 외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마도 안보라는 개념 자체가 군사안보에 치중되어 왔고 지역적으로도 동북아 주변4강의 틀에서 형성된 고정관념이 우리 풍토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고 에너지우산은 동맹을 재편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러시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중국의 가장 취약점인 에너지공급 국가로서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연대만을 중요하게 보고 나머지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대목에서 1993년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우리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에너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라고 한 발언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냉전이 종식되자마자 일찌감치 향후 국제질서 형성에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 구사를 암시한 말이다. 실제로 미국은 1990년대 이후 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중국에 에너지우산을 제공할 만한 지역에 적극 개입하는 선점 전략을 구사했다. 이라크전은 결과와 무관하게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에너지안보 문제에 집요한 노력을 해왔다. 장쩌민 전 주석이 1999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에너지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점이나,2004년 이란과 1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장기 에너지 공급에 합의한 것도 에너지우산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부분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따지고 보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보호막과 더불어 언제든지 에너지우산을 걷어들일 수 있는 칼자루를 쥐었다는 점이 핵심을 이룬다. 그렇다고 막대한 재원을 사용한 것도 아니다. 중국의 대북 석유지원은 1990년대 이전에는 5개년 석유공급 협정에 따라 시장가격의 50% 수준인 t당 58달러 수준에서 매년 약 150만t정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1990년에는 t당 126달러 수준으로 인상되었으며 공급량도 최근 50만t 규모로 축소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북한 에너지 공급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차이점이다. 러시아는 1991년부터 구상무역 대신 에너지 공급에 대한 대가로 경화 결제를 요구하였고, 북한이 이를 이행할 능력이 부족해 이후 공급 규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중국 역시 경화 결제를 요구하긴 했지만 북한이 무연탄이나 시멘트 등 구상무역으로 결제를 못하는 상황에서도 원유 공급을 지속했다. 에너지 초강대국 러시아와 수입국 중국의 입장이 북한지원에 있어서만큼은 반대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에너지우산을 확보함으써 미국으로 하여금 협조 요청을 하도록 했으며, 이는 자신의 우산이 될 이란 문제 해결과정에서 또 다른 영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면한 북핵문제를 앞에 두고 에너지우산이라는 이야기가 공허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작은 비용으로 칼자루를 쥔 중국의 행보는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지금 핵우산에서 에너지우산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살고 있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수단의 ‘두 얼굴’

    한쪽에선 지구상 최악의 인종학살이 자행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오일특수로 풍요를 구가하는 나라가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수단의 ‘두 얼굴’을 조명했다. 수도 하르툼의 한 카페 풍경. 청바지와 고급 운동화 차림의 젊은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주변엔 16만 5000달러의 BMW 승용차가 즐비하다. 하르툼의 거리에는 새로운 고층건물과 고급호텔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다리 건설도 활발하다. 값비싼 플라즈마 TV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가장 역동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960㎞ 떨어진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국제사회 최악의 인도적 위기로 불리는 ‘아프리카판 킬링필드’가 펼쳐지고 있다. 수단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아랍계 이슬람 민병조직 잔자위드와 기독교계 흑인 반군조직들 간의 분쟁으로 지난 3년간 최소 20만명의 사망자와 250만명의 난민을 낳았다. 하루 51만 2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해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거두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다르푸르 사태’는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따르면 수단은 지난해 8%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나타낸 데 이어 올해 12%의 고도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타클라라 대학 경제학 교수 마이클 커베인은 “석유와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가 수단 경제의 견인차”라고 말했다. 미국이 다르푸르 사태에 개입하려고 해도 먹히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유엔까지 동원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수단과의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수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 2000년 1억 2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23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수단 제재안을 거부한 것도 수단에 세운 자국 정유공장 때문이다. 압다 야히아 전 수단 재무장관은 “정부는 미국이 필요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건 미국사람뿐”이라고 조롱했다.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에 대한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에 강력 저항하는 것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비롯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씨줄날줄] 미터법/ 우득정 논설위원

    “산업자원부 관료들이 똑똑해졌다.”잘난 체하기로 유명한 재정경제부 관리들의 평이다. 과거 상공부 시절 업계에 휘두르던 인·허가권이 규제 완화 차원에서 모두 날아간 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머리를 굴리다 보니 눈에 광채를 띠게 됐다는 것이다. 산자부가 내년 7월부터 ‘평’‘돈’‘근’ 등 비법정 계량단위를 사용하거나 광고하는 업소에 대해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도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 사례로 꼽아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1964년부터 ‘계량 및 측정에 관한 법률’(일명 미터법)을 시행한 이래 1983년에는 건물과 토지도 ‘평’ 대신 ‘㎡’를 사용토록 했다.2000년에 전면 개정된 ‘계량에 관한 법률’ 33조에 따르면 비법정 계량단위를 제품에 표기하거나 광고 문구에 사용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돼 있다. 지금까지 법률을 만들어 놓고 거들떠보지 않다가 일제 단속에 나서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김종갑 산자부 제1차관은 비법정 계량과 법정계량 사이에 1%만 차이가 나도 소비자 손실은 2조 7000억원에 이른다고 엄포를 놓았으니 그동안 산자부의 직무태만으로 인한 소비자의 손실부터 먼저 보상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30여년 전에도 ‘말’‘되’ 등 비법정 계량단위를 사용하면 처벌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가 미터법에 생소한 재래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후 ‘말’이나 ‘되’ 대신 10㎏,20㎏ 단위로 유통이 늘어나면서 ‘말’과 ‘되’는 절로 소멸의 길을 걸었다. 요즘 정육점에서도 ‘근’ 대신 ‘㎏’이 더 익숙하게 사용된다.1억 2500만달러짜리 우주선이 계량단위 착오로 화성 상공에서 폭발했다거나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기계톱’으로 불리던 MG42 기관총의 복제 실패 등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편리하다고 인식하면 법정 계량단위는 절로 정착된다.34평보다 112㎡가 더 편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평’ 대신 ‘㎡’를 쓰게 하려면 공공부문 공급주택부터 100㎡,150㎡로 바꾸어야 하고, 건축단가도 ㎡단위로 새로 고시해야 한다. 자기 할 일부터 한 뒤 단속에 나서라는 얘기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국내 휴대전화 ‘빅2’ 아직 2% 부족

    국내 휴대전화 ‘빅2’ 아직 2% 부족

    글로벌 휴대전화 ‘빅5’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4분기 ‘성적표’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어려웠던 2분기보다는 반등했지만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빅2’인 노키아와 모토롤라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세계 3위 삼성전자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차라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올린 소니에릭슨의 추격권에 삼성전자가 들어선 모양새다.LG전자는 2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소니에릭슨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노키아·모토롤라 ‘量´에선 성공 ‘質´에선 후퇴 노키아와 모토롤라의 3분기 실적은 ‘양’에서 성공했지만 ‘질’에서는 뒷걸음질쳤다. 노키아의 휴대전화 매출은 59억 4900만유로, 영업이익은 7억 7900만유로를 올렸다.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2.9% 늘어난 8850만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평균 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8.8% 하락한 113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1%포인트 떨어진 13%에 그쳤다. 전년 동기(16.9%)와 비교해 3.9%포인트나 떨어졌다. 모토롤라도 휴대전화 매출 70억 3400만달러, 영업이익 8억 1900만달러로 전분기(매출 71억 4000만달러, 영업이익 7억 9900만달러) 대비 선방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레이저’의 판매 상승세가 꺾이면서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세계 3위 삼성전자와 견줘보면 월등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로 노키아(13%), 모토롤라(11.9%)에 모두 뒤졌다. 휴대전화 판매량도 삼성전자(3070만대)는 분기 사상 처음으로 3000만대를 돌파한 반면 ‘빅2’는 각각 8850만대,5370만대를 팔아치웠다. ●소니에릭슨의 무서운 상승세 오히려 빠른 속도로 쫓아오는 소니에릭슨의 기세가 무섭다. 특히 소니에릭슨은 삼성전자와 같이 프리미엄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니의 선전’은 삼성전자에 더욱 위협적이라는 지적이다. 소니에릭슨은 3분기 매출 29억 1300만유로, 영업이익 4억 3300만유로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4.9%로 전년 동기(7%)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판매량도 1980만대를 팔아 전분기(1570만대) 대비 26.1%나 증가했다. 세계 ‘빅5’ 가운데 수익성과 판매량 등에서 가장 내실있는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빅4’에서 밀린 LG전자도 3분기에서 ‘선방’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LG전자는 영업이익 791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 판매량도 전분기(1530만대) 대비 7.8% 증가한 1650만대를 달성했다. 하지만 소니에릭슨이 워낙 선전해 빛이 바랬다는 분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코, 베트남에 냉연공장 건설

    포스코가 베트남에 연산 70만t 규모의 냉연(冷延)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2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냉연공장 신설을 비롯, 멕시코에 CGL 건설, 신일본제철과의 전략적 제휴 확대 등 현안 문제를 의결했다. 냉연공장은 베트남 최대 철강 수요지인 호찌민시 부근 붕따우성 푸미2공단내 130㏊(39만 3250평) 부지에 건설된다.2007년 10월에 착공,2009년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3억 6100만달러를 투자한다. 생산 제품은 고급 건축자재용 소재인 냉간압연강대 30만t과 오토바이, 상용차, 드럼용 중·고급 냉연제품 40만t이다. 생산에 필요한 열연코일은 포스코에서 자체 공급하거나 중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인도제철소가 준공되면 직접 공급받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베트남 냉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 대부분을 철강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소화할 예정이다. 일부는 동남아 국가로 수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이 더 커지고, 여건이 성숙되면 2단계로 300만t 규모의 열연공장을 추가 건설키로 했다.70만t 냉연공장도 150만t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멕시코 알타미라시 산업공단 내에 자동차용 아연도금합금강판 등을 생산하는 CGL공장을 건설하기로 의결했다. 연산 40만t 규모로 총 2억 6200만달러가 투자된다.2007년 10월에 착공,2009년에 6월에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또 신일본제철과의 상호 주식 매입 등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확대키로 했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의 주식 2%를, 포스코는 같은 금액의 신일철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현재 신일철의 포스코 지분은 3.32%, 포스코의 신일철 지분은 2.17%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미셸 위, 2천만달러 소녀

    이제는 ‘2000만달러의 소녀’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AP통신은 19일 미셸 위(17·나이키골프)가 프로로 전향한 뒤 1년 동안 상금과 후원금, 초청료 등을 합쳐 2000만달러(약 190억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스포츠스타의 연간소득 랭킹을 따져도 20위 안에 속하는 금액이다.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100승를 넘긴 박찬호의 올해 연봉(1500만달러)도 미셸 위에는 미치지 못한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 12개 대회의 상금을 모두 합쳐도 35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미셸 위는 데뷔 이후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톱5’만 6차례. 그러나 성적과 수입은 별개다. 미셸 위의 수입 대부분은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은 광고료와 초청료다. 지난해 프로 전향 당시 나이키 및 소니사와 1000만달러 계약을 한 미셸 위는 11월 일본투어 초청료로 150만달러, 지난 5월 70만달러를 받고 국내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국내 모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은 광고료는 2년간 300만달러로 전해진다. 한편 미셸 위는 이날 에이전트 로스 벌린을 내보내고 타이거 우즈를 담당했던 그렉 네어드를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지난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부진을 이유로 캐디 그렉 존스턴을 해고한 데 이어 ‘미셸 위 사단’의 핵심 인물 2명을 두 달 사이에 모두 바꾼 셈. 최근 잇단 ‘성대결 참패’에도 불구하고 ‘갑절의 거부’로 변신한 뒤 주변을 정리한 미셸 위의 향후 성적이 주목된다. 미셸 위는 새달 일본남자프로골프대회인 카시오월드오픈에서 또 한 차례 성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금강산 수수료 의약품·쌀 검토

    대북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은 18일 “금강산 관광 수수료를 현금이 아닌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광대가의 북한 군부 유용 가능성에 대한 미국과 국내 정치권 일각의 문제제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으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현대아산 이강연 개성사업단장(부사장)은 이날 오전 21세기 동북아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 단장은 포럼에서 나왔던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의 ‘금강산 관광 운영방식 조정 검토’ 발언을 전한 뒤 “업무에 참고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우리가 금강산 관광대가로 북한에 주는 현금이 문제가 된다면 의약품이나 쌀 등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북한에 제안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윤이상 음악제와 관련해 현재 평양을 방문 중이어서 물밑 타진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20일 돌아온다. 현대아산은 지금과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던 1999년에도 ‘관광대가 현물 지급’을 추진했었다. 북한이 원하는 품목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북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당일,1박2일,2박3일 상품별로 1인당 각각 30달러,48달러,80달러씩 북한에 준다. 현대아산측은 “금강산 국립공원 관리와 인력 유지 등에 필요한 경비”라며 “일종의 비자수수료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급한 총 수수료는 1350만달러(약 130억원)다. 한편 이날 금강산 관광객은 예약자 1071명 가운데 156명만 취소해 지난 9일 북한 핵실험 이후 취소율 최저치(15%)를 기록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稅테크,알고보면 부자들만의 전유물 아니다

    稅테크,알고보면 부자들만의 전유물 아니다

    최근 메릴린치증권은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를 내면서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HNWI·주거지 및 소비재 제외한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금융자산가)는 지난해 말 현재 8만 6700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2만 3000여명에 불과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 4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누진과세하는 것이다. 연 4∼5%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감안할 때 100만달러(약 9억 5000만원)이면 4000만원 이상 소득을 충분히 올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금융자산가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부자들이 이처럼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세(稅)테크’ 때문이다. 분리과세를 신청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거나 이자귀속 시점(만기)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연금보험 및 주식형 펀드에 분산 투자해 절세 효과를 누리고 있다.10년 이상 장기보험에 일시납으로 투자하면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도 보험차익은 비과세되며, 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테크 지식 없으면 손해 시중은행의 한 PB(프라이빗뱅커)는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이 있는 것과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면서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이들은 금융자산이 지나치게 많아 어쩔 수 없는 경우이거나 세테크 지식이 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 PB는 또 “세테크는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면서 “누구든 절세형 금융상품을 활용하면 세금으로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테크’의 기본은 세금으로 나간 돈을 되돌려 받거나, 처음부터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국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거나 이자에 붙는 세금을 줄인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정부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절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고 한다. 따라서 월급쟁이들은 이런 상품을 올해 안에 놓치지 않고 빨리 가입해야 한다. ●중도해지 하면 소득세 과세 연말까지의 세테크 전략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올해까지만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재경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2009년까지 판매가 연장됐다.18세 이상 가구주로 무주택자이거나 25.7평 이하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직장인은 300만원 한도에서 연간 불입액의 40%를 소득공제받는다. 예컨대 한 해 750만원을 저축했다면 300만원을 소득공제받는데 본인의 과세표준에 따라 26만∼115만원 정도를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분기당 가입한도가 300만원이므로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금에 7년 이상 묵히기 싫다면 증권사의 장기주택마련펀드도 고려할 만하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사항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같지만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종의 주식형 적립식펀드이다. 실적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연금보험도 연 300만원 내에서 소득공제가 되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중도해지했을 때는 중도해지액 및 일시금을 기타소득으로 보아 소득세를 과세하며,5년 안에 해지하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세금우대종합저축 관심을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국내 적립식펀드 등 세금우대종합저축으로 통칭되는 금융상품은 연말까지 가입해야 좋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1인당 40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 소득에 대해 9.5%의 낮은 세율(정상 세율은 15.4%)로 분리과세한다. 그런데 이 세금우대가 내년부터는 1인당 2000만원으로 축소된다. 이 상품들은 개인별로 가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족 수대로 나눠서 최대한 가입하고 만기가 없거나 최대한 긴 상품을 선택하면 유리하다. 농·수협,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의 예탁금도 올해 안에 가입해야만 1인당 2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내년부터 3년간은 비과세 금액이 1000만원으로 줄어들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5%의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직불카드의 소득공제 비율이 12월부터 15%에서 20%로 늘어나는 반면 신용카드·현금영수증 공제율은 종전과 같이 15%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원高·엔低시대 득과 실] 전자·자동차 ‘비명’… 中企 수출 아예 중단

    [원高·엔低시대 득과 실] 전자·자동차 ‘비명’… 中企 수출 아예 중단

    1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협회 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는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온 한숨으로 가득 찼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원·엔 환율이 이미 역(逆)마진 수준으로 내려가 수출을 계속해야 할지 기로에 서 있다.”고 토로했다. 산업계가 ‘원고엔저’(원화가치 강세, 엔화가치 약세)에 비상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핵’ 2차 징후까지 포착돼 살얼음판이다. 국제무대에서 일본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자·자동차·정보기술(IT) 업종의 근심이 특히 크다. 무역협회가 수출대금을 엔화로 결제받는 국내업체 42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손해를 보지 않고 수출할 수 있는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의 마지노선은 971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엔 환율은 800원선을 오르내려 마지노선이 무너진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율 방어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일본으로의 수출을 거의 포기한 실정이다. 특히 중소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우산포장기기를 생산하는 M사는 지난 7월부터 대일 수출을 아예 중단했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승용차 ‘베르나’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차종인 일본 도요타의 ‘야리스’보다 640달러 비싸다. 원래 야리스가 베르나보다 1000달러가량 비쌌지만 엔화가치 하락으로 차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 중형차종인 도요타 캠리와 현대 쏘나타 가격 차이도 종전 13%에서 9%로 좁혀졌다. 이런 탓에 5%에 육박하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4.2%로 떨어졌다. 일본 업체들은 ‘엔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전역에 600여개의 판매점을 갖추고 있는 ‘서킷 시티’에 따르면 최근 37인치 LCD TV의 가격 인하폭은 LG전자와 필립스가 각각 250달러,290달러인 반면 샤프는 300달러로 가장 많이 내렸다. 수출만 어려운 게 아니다. 내수에서도 환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값을 내리면서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이다. 테크노마트의 LCD TV 판매 가격을 보면 LG전자의 42인치(모델명 42LC2DRAS)가 245만원, 삼성전자 40인치(LN40R71BD) 240만원, 소니 40인치(KDL-40S2000)가 250만원선이다. 이 바람에 소니의 매장당 일주일 평균 디지털TV 판매 대수는 3대에서 9.5대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제품은 국산보다 20% 이상 비쌌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일본의 새 정권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내년 원·엔 환율 하락의 영향이 세계경기 둔화세와 겹쳐 나타나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미현 김경두기자 hyun@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前 외교수석 2인 긴급대담

    [北 핵실험 파장] 前 외교수석 2인 긴급대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핵사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더욱 높아진 듯하다. 본지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과 러시아 주재 대사를 지낸 정태익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과 중국 주재 대사를 지낸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의 긴급 대담을 갖고 북 핵실험 국면을 어떻게 풀지 등을 짚어봤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라는 국제 핵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북한의 핵보유 의지는 과거의 냉전 질서가 종식됨으로써 북한이 위협을 느끼고 남북 격차가 매우 커져 흡수통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소련 외무장관이 1990년 북한에 한·소 수교를 통보했을 때 김일성 전 국가주석은 “우리는 이제 핵 계획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종욱 전 대사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북핵 실험에 자극을 받아서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그렇다. 즉 북의 핵실험은 단순한 한반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엄청난 함의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1992년에 미국이 철수한 핵무기를 도입하자고 주장하지만, 한반도에 다시 핵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안보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악수다. 대신 한·미동맹과 군사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유사시 핵우산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 앞으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면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보장이 있어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취약해졌고, 핵보유 계획 때문에 더욱 고립돼 더 많은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북한에 제재가 가해지면 북한이 더욱 고립되면서 붕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북한은 모든 것이 미국 중심인 기존 세계 질서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핵을 갖기로 했고, 국제 질서를 깸으로써 새로운 활로가 생긴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런 세계관은 잘못됐다. 북한이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정책을 선택함에 따라 북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정종욱 전 대사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을 계속해야 하는지는 큰 논란거리다. 원칙적으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는 적어도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안보에 중대한 결과가 생길 수 있는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계속 이어간다면 자가당착이다. 적어도 국제사회의 동향이나 북한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다시 조절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중단하고 보류시켜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저는 다른 생각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상징성을 생각해서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관광객 숫자가 확 줄어 현재 수준으로는 북에 넘어가는 돈이 월 50만달러밖에 안 된다. 또 개성공단은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나가게 하는 수단으로 포용정책의 성공사례다. 따라서 그 상징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큰 틀에서의 제재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채찍과 당근을 잘 배합해 향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아야 한다. ●정종욱 전 대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가 아직까지는 PSI에 본격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만일 유엔 결의안에 PSI가 반영되면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등의 요구로 유엔 결의안이 어정쩡한 수준으로 통과되고, 미국이 독자적으로 PSI를 요구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해상에서의 검색은 지원만 하고, 실제 행동은 미국과 일본이 하라는 입장이었는데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이것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군사적 협력, 특히 핵우산이 더욱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만 받고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 과연 한·미 관계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걱정이라는 얘기다. ●정태익 전 대사 PSI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실제 (선박을) 차단하고 검색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상 감시체계가 강화되고 정보도 빨리 전달돼 북한의 움직임은 세밀하게 포착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더 많지 않다. ●정종욱 전 대사 핵실험 이후에 중국과 러시아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잘못됐다는 입장이고, 이번 사태에 대단히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이 9번째 핵보유국이 됐다.”거나 “이번 핵실험 규모가 크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중국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지는 않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정책을 전환할 것이다. 군사적인 압력보다는 정치·경제적인 압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도 못 믿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다. 북한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본다. ●정태익 전 대사 대북 영향력은 중국이 러시아보다 더 크다. 국경도 훨씬 길게 맞대고 있고, 경제교류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우리가 중국에 북한 설득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이 가해졌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그런 중국에 불만을 표출했을 수도 있다. ●정종욱 전 대사 객관적으로 볼 때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북한은 쌀이나 경제 지원에서 80%가량, 원유나 전략물자는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일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인데 중국이 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결단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 또 중국이 결단한다고 해도 북한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해서 6자회담에 나오게 하고, 핵을 포기하도록 하면 북한의 반발이 엄청나게 클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정치 현실에서 대안 정부가 출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중국의 선택은 북한 정권 붕괴냐, 아니면 현 체제 유지냐에서 결정될 문제다. 여기서 북한의 정권 붕괴는 중국에도 큰 문제이므로 북한에 압력을 가해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에 있어서 한계라고 본다. ●정태익 전 대사 냉전 시절에도 북한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해 왔기 때문에 핵보유 의지가 더 확고해진 북한이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한 예로 6자회담이 계속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는데, 북한은 압력이 가중되니까 회담 장소를 모스크바로 옮기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정종욱 전 대사 북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사례로 본다. 결론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초하게 될 것이다. 결의안은 군사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 42조를 빼고 경제 문제에 대한 제재는 조금 완화시키는 쪽으로 타결된 듯하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긴장감이 지속되겠지만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는 쉽게 찾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될 것이다. 비전비화(非戰非和), 즉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황에서 오히려 군사적인 긴장이 더 증폭되는 불안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내적으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정치와 결부되는 것은 배격해야 한다. 한·미 관계를 긴밀하게 해나가는 것도 북핵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태익 전 대사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이 여태까지 노렸던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 남북 관계도 훨씬 더 악화됐기 때문에 핵실험 이전의 사고와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면 해법이 안 나온다. 북핵을 포기시킨다는 전략적인 목표 아래 미·일은 강력하게, 중·러는 완화적인 태도로 나가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잘해야 한다. 또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종래와 다른 해법, 예를 들어 당분간은 5자회담이라든가 다른 틀을 통해서라도 조율된 입장을 정리해 북한에 채찍을 가하고,‘당근’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제시해 북한과 거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종욱 전 대사 ‘핵을 만든 사람은 핵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명언이 생각난다. 포용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원칙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다만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포용정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남북간 ‘포용’을 위해 기존 한·미 관계 등에 엄청난 상처를 주는 등 제로섬 게임으로 비쳐진 것이라고 본다. 북핵 실험으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있다. 그래서 당분간 긴장 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정태익 전 대사 문제를 다루는데 자꾸 누구 탓으로 돌리지 말고, 초당적으로 나가야 한다. 결론은 결국 한·미동맹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하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열리면 핵우산을 분명히 하고, 핵무기를 무력화하는 대비체제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방어체제를 통해 핵 사용을 못하게 하는 조치를 하루속히 취해야 한다. 정리 이세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정태익 前 주러대사·DJ 외교안보수석 ▲서울대 법학과 ▲외무고시 2회 ▲주미 대사관 참사관 ▲외무부 미주국장 ▲주 이집트 대사 ▲외무부 제1차관보·기획관리실장 ▲주 이탈리아 대사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현) ● 정종욱 前 주중대사·YS 외교안보수석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예일대 정치학 박사 ▲미국 아메리칸대 조교수 ▲서울대 사회과학대 조교수 ▲미국 클레어몬트대 국제전략연구소 연구교수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 외교학과 교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아주대 사회과학대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현)
  • [스포츠 라운지] 입문 20개월만에 WBA챔프 오른 김하나

    [스포츠 라운지] 입문 20개월만에 WBA챔프 오른 김하나

    그에게 올해 한가위 명절은 남달랐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의 덕양어울림누리체육관. 두 번째로 나선 세계 도전 무대에서 황금빛 벨트를 매고 나서야 그는 아껴뒀던 눈물을 쏟아냈다.‘사각의 링’, 그리고 둥근 보름달. 모양은 달랐지만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이 온통 그의 차지였다. 복싱 입문 1년8개월 만에 오른 ‘챔프’의 자리다. 여자 복서 김하나(25·일산 주엽체육관)의 세계복싱협회(WBA) 슈퍼플라이급 정상 정복은 한국 여자복싱 역사에 크게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 세계권투평의회(WBC)와 함께 세계 복싱의 양대 산맥을 이루던 WBA의 챔피언 타이틀을 허리에 맨 건 여자복서로는 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챔프? 아빠에게도 비밀 권투 장갑을 손에 낀 건 순전히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160㎝가 조금 넘는 키에 70㎏에 가까운 몸무게는 아무래도 부담이었던 모양이다. 사실 그는 복싱을 하기 전 여러 스포츠를 두루 섭렵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로 시작, 중학 시절 투포환을 거쳐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유도복을 입었다. 대학에서 전공한 유도는 공인 4단. 유도로 키운 몸이 빠지지 않자 일산 집 뒤의 체육관을 찾았다. 무작정 복싱을 하겠노라고 주엽체육관 김형렬(54) 관장을 졸랐다. 지금은 52㎏. 차근차근 체급을 낮춰 잡으며 1년8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마쳤고, 세계타이틀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다. 지난해 9월 데뷔전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 3월 가오리 준(중국)과의 WBA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 박빙의 우세를 점치던 그는 9라운드에 이어 마지막 10라운드에서도 왼손잡이 준의 스트레이트에 거푸 다운, 링을 내려왔다. 와신상담 2개월 뒤 상하이에서 가지기로 한 리턴매치도 준의 부상으로 무산돼 세계 정상은 더 멀게만 보였다. 그러나 김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지난 슈퍼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김하나는 보란 듯이 폰나파 수피나웡(태국)에게 2라운드 KO승, 남의 것만 같던 황금빛 챔피언 벨트를 잘록해진 허리에 맸다. 그러고는 맏딸이 샌드백 두드리는 것조차 몰랐던 아버지에게 트로피를 번쩍 들어보였다. ●링과 칠판은 닮은꼴?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는 그의 꿈은 선생님이다.“복싱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많이 부족한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난 챔피언전 대전료는 3000달러. 이것저것 빼고 그가 쥔 건 50만원이 채 안 된다. 다른 ‘얼짱’ 챔피언들처럼 든든한 스폰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체력이 달려 권투 장갑을 벗고 링을 내려설 때, 어릴 적 꿈이었던 교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지금은 엄연한 세계 챔프.9개월 안에 방어전을 치러야 하고, 이후 북한의 WBC 슈퍼플라이급 유명옥과의 통합타이틀전도 준비해야 한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오스카 델 라 호야의 섬세함과 마이크 타이슨의 파이팅을 기르기 위해 김하나는 요즘 하루 훈련 시간을 배로 늘렸다.“이제 겨우 복싱의 참맛을 알기 시작했다.”며 반창고를 질끈 동여매는 오른손 정권의 굳은살이 더욱 커 보인다. ▲생년월일 1981년 10월22일 전남 영암출생 ▲학력 일산초-정발중-주엽고-용인대-용인대 대학원 체육교육과 4학기 재학중 ▲체격 162.2㎝,52㎏ ▲가족 김준식·유복임씨의 1남2녀중 장녀 ▲특기 유도(4단) ▲취미 수영 ▲전적 7전6승1패(3KO) ▲경력 KBC 여자 슈퍼페더급 챔피언.WBA 여자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글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필리핀 대통령에 공로패 받아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필리핀 세부에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으로부터 필리핀 전력 및 전화사업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았다. 한전은 지난해 6월 필리핀 정부의 역점사업인 농어촌 전화사업에 참여,260개 지역에 전기공급 지원사업을 끝냈다. 지난해 12월에는 500개 지역의 전화사업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필리핀 농어촌 전화 및 전력산업에 기여했다. 이에 앞서 한 사장은 11일 필리핀 마닐라에 건립을 추진 중인 한인학교 설립추진재단에 50만달러를 전달했다.
  • 한국, 백만장자 증가율 1위

    우리나라에서 100만달러(약10억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가 8만 6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375명은 30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10일 메릴린치가 컨설팅 회사인 캡제미니와 공동으로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연례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HNWI)는 2005년 말 현재 8만 6700여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모두 2300억달러였다.고액순자산보유자는 주거지와 소비재를 제외하고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이다.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 수는 전년 대비 21.3% 늘어 인도(19.3%), 인도네시아(14.7%), 홍콩(14.4%) 등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는 성인인구의 0.22%를 차지해 아·태지역의 평균치인 0.10%를 크게 웃돌았다.1인당 평균 순자산은 350만달러로 홍콩 530만달러, 중국 500만달러, 싱가포르 470만달러에 이어 아·태지역에서 4위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 비율이 87%나 돼 부(富)의 남성 편중 현상이 아·태지역 가운데 가장 심했다. 연령별로는 31∼50세가 가장 많았다.메릴린치 글로벌 프라이빗 클라이언트(GPC) 장재호 한국 본부장은 “한국 HNWI의 급속한 증가는 지난해 경제가 호전된 데다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아·태지역의 고액순자산보유자는 주식과 대안투자(사모펀드, 상품투자, 미술품투자 등)에 금융 자산을 각각 24%,23%씩 분배했다.반면 한국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주로 현금·예금(35%)과 채권(25%)으로 이뤄졌고, 대안투자는 5%에 불과해 가장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아·태지역의 고액순자산보유자는 전년 대비 7.3% 늘어난 240만명이었다.특히 30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는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만 5600명에 이르러 아·태지역이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의 성장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추석 해외여행 30만’ 북새통 공항 환전소 르포

    ‘추석 해외여행 30만’ 북새통 공항 환전소 르포

    손님 최대 얼마까지 환전할 수 있어요. 은행원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이 1만달러입니다. 손님 그럼,1만달러에 얼마죠. 은행원 1000만원 정도 됩니다. 손님 (지갑에서 가볍게 1000만원짜리 수표를 내밀며)1만달러만 주세요. 3일 오전 인천공항의 은행 환전소 앞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한 젊은이가 환전을 하고 있었다.1000만원짜리 수표를 꺼내들고 1만달러를 환전해 달라는 이 젊은이를 보고 은행원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은행원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유형이지만 볼 때마다 새삼 놀랍다.”고 말했다. 최장 9일간의 추석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여행객들의 풍속도가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공항에 입주한 은행들의 환전소다. 인천공항에는 우리, 신한(옛 조흥 포함), 외환은행 등 3곳이 입주해 있다. 공항에서 이뤄지는 환전액은 전체 은행권 환전액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연휴기간 동안 전산 통합작업을 하느라 모든 은행거래를 중단시킨 신한은행도 공항의 환전소만큼은 정상 영업을 할 정도다. 한 신혼부부는 발리로 여행을 떠난다며 50만원을 내밀며 “10만원은 인도네시아 루피화로,40만원은 미국 달러화로 바꿔달라.”고 했다. 특히 “1달러짜리는 100장을 달라.”고 했다. 은행원이 “1달러짜리 20장이면 체류기간 동안 봉사료(팁)로 충분하다.”면서 “달러는 전량 수입해 오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모두 다 드릴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부부는 “원하는 대로 주면 될 것이지 무슨 말이 많냐.”고 핀잔을 줬다. 어떤 중년 신사는 환전소에서 100만원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해 달라고 했다. 은행원이 “환전소에서는 환전 업무만 가능하고, 일반 은행업무는 지점에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는 “환전소나 지점이나 같은 은행 아니냐.”며 화를 냈다. 지점은 환전소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신사는 “바빠 죽겠는데, 은행 서비스가 이래도 되느냐.”고 따졌다. 정말로 바쁜 사람은 고객이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고객을 맞이하는 은행원들이었다. 우리은행 구종민 부지점장은 “4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했는데 이번 추석처럼 붐빈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 부지점장에 따르면 평소 하루 환전 건수는 3000건 안팎이지만 연휴를 맞아 4000건을 훌쩍 넘겼다. 거액을 환전하려는 고객, 온갖 종류의 외화로 잘게 쪼개 달라는 고객, 외화동전으로 바꿔달라는 고객, 반입 불가 물품을 맡겨달라는 고객…. 갖가지 요구를 늘어놓는 고객들로 환전소는 새벽 4시에서 밤 9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간다. 은행의 환전 실적만 봐도 요즘 얼마나 많은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지 알 수 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의 환전 실적은 1억 9738만달러였다. 올해 9월 실적(29일까지)은 2억 5278만달러나 된다. 지난달 27일 하루 실적은 971만달러였는데,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9일에는 1880만달러로 폭증했다. 외환은행도 9월27일 1518만달러에서 29일 2229만달러로 증가했다. 하루 5만여명씩 해외로 빠져나간 지난 1일 이후의 실적을 보태면 은행들의 환전 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5억 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의 원인은 서비스수지 적자에 있다.8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0억 9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가 13억 8400만달러나 됐다. 추석연휴의 해외여행은 서비스 수지 적자의 골을 더 깊게 만들 게 분명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터키 골프마인드 = 골드마인드

    얼마 전 터키관광청 초청으로 골프 팸투어를 다녀왔다.12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구한 역사의 나라답게 찬란한 문화유적을 자랑했다. 그동안 터키문화와 역사를 대상으로 한 팸투어는 있었지만 골프를 주요 테마로 해서 팸투어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터키엔 골프장이 모두 9개 밖에 없다. 이스탄불에 2곳, 안탈리아에 7곳이다. 골프인구도 1000여명에도 못 미친다. 한국의 골프 인구 350만명, 골프장 280개와 견줘볼 때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골프 후진국’임에 틀림없다. 국민총생산(GNP)도 터키는 4000달러, 한국은 1만 8000달러로 4.5배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터키는 ‘골프 마인드’에 관한 한 우리보다 앞선다. 국내처럼 골프가 ‘가진 자’의 스포츠가 아니고 정치, 사회적으로 이용당하지도 않았다. 단순히 레저의 한 부분이었다. 여기에 골프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국민의 공감대가 퍼져있어 터키의 골프정책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다. 정부 역시 앞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레저 테마는 골프밖에 없다고 판단, 골프팸투어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누가 골프만 치면 문제가 되는 한국과는 딴 판이다. 환경을 볼모로 골프장 건설에 무조건 딴죽을 거는 국내 시민단체와도 달랐다. 적어도 이들은 12시간을 날아와 문화유적만 보고 가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골프상품을 끼워 소득을 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국가별 방문객 수를 보면 독일 400만명, 러시아 200만명을 비롯해 한국도 한 해 10만명 이상이 다녀가고 있다. 관광객 2000만명 중 20%만 골프를 치고 가도 400만명이다. 현재의 관광수익보다 40% 이상 더 늘어날 것이란 게 터키의 계산이다. 이번 팸투어에 경기관광공사도 동행 했다. 그러나 골프장엔 별반 관심이 없었다. 제목은 골프 팸투어였지만 공사 관계자는 쇼핑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듯했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웠을까.2010년엔 국내 골프장이 400개를 넘게 된다. 일본과 같은 골프장 줄 도산을 막고 관광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골프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터키의 골프. 비록 작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궁무진하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우즈 6연승 ‘비바람도 못막아’

    날씨마저 그의 기록을 시샘했던 것일까.‘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눈앞에 둔 1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전역에는 심한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날씨마저 황제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우즈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향해 거침없이 발걸음을 내디뎠고, 갤러리는 숨조차 크게 내쉬지 못한 채 그의 뒤를 쫓았다. 우즈가 런던 북부 왓포드의 그로브골프장(파71·7120야드)에서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 4라운드에서 악천후로 중단된 밤 11시30분 현재 8번홀까지 버디로만 2타를 더 줄인 21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끗꿋이 지켰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같은 홀(18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진기록까지 세우며 중간합계 19언더파 194타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이로써 경쟁자들의 맹추격을 여전히 따돌린 채 PGA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한발 더 다가섰다. 전날 버디로만 깔끔하게 6타를 줄인 뒤 8번홀까지 이븐파로 제자리를 걸은 애덤 스콧(호주·13언더파)과는 무려 8타차. 역시 8번홀까지 2타를 줄인 짐 퓨릭(14언더파)이 7타차로 2위에 올라섰고, 어니 엘스(남아공)가 11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이변이 없는 한 우즈의 우승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7월 브리티시오픈부터 5개 대회를 내리 제패한 우즈가 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PGA 투어 6연승째. 지난 1999∼2000년 자신이 세운 연속 우승 기록과 타이다. 지난달 27일 타계한 바이런 넬슨이 1945년 세운 11연승 도전에도 한층 탄력을 얻을 전망.‘디펜딩 챔피언’ 우즈는 또 6회째 대회 가운데 5차례나 타이틀을 독식, 단일 대회 5회 우승이라는 기록도 함께 보태게 된다. 우즈는 우즈였다.302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샷의 평균 비거리와 80%에 가까운 페이웨이 안착률,90.3%에 이르는 아이언샷의 그린 안착률까지 정확한 샷으로 무보기 퍼레이드를 펼쳤다. 전날 말썽을 부렸던 퍼트도 홀당 1.732개로 바로잡았다. 한편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16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중간합계 3언더파로 공동 30위 안팎에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SKT, 中 이통시장서 첫 ‘열매’

    SKT, 中 이통시장서 첫 ‘열매’

    |베이징 정기홍특파원|SK텔레콤은 26일 중국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이자 중국 이동통신사업 파트너인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한국과 중국시장에 단말기를 공동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SK텔레콤은 지난 6월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첫 성과를 냈다. 이로써 SK텔레콤-차이나유니콤은 이르면 올 연말에 있을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등 중국 통신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리한 요건 하나를 갖추게 됐다. 중국 정부는 ‘3G 기술표준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어서 ‘빅뱅’ 상태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단말기 공급 등 6개분야 협력 단말기 공동공급 협약은 지난 6월 두 기업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따른 결실이다.SK텔레콤은 당시 차이나유니콤의 홍콩 상장법인인 CUHK가 발행하는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제휴 내용은 ▲단말기 공급 ▲합자기업인 ‘UNICK’를 통한 부가서비스 개발 ▲플랫폼 개발 ▲마케팅·유통 ▲CRM, 네트워크 등 6개 분야 협력이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1차로 내년 상반기에 6개 기종의 공동 단말기를 두 국가에 공급하기로 했다.1차 공급규모는 30만∼50만대다. 삼성·LG전자와 모토롤라 등 3개사와 협의 중이다. SK텔레콤은 주로 중국내 중고가 시장을 겨냥해 ‘CDMA-2000 1x’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성능 액정표시장치(LCD),2메가급 카메라, 블루투스 등이 적용된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모델 공급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中 통신업체 지분 49%까지 매입 가능” SK텔레콤 이석환 대표이사 전무는 “중국의 통신개방 일정 등에 따라 올 연말이면 통신업체에 지분 49%까지 외국인 투자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단말기 공급은 두 기업이 3G 사업자 선정 예정 등 통신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 통신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일단 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신시장은 현재 3G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중국 자체 기술을 적용한 ‘TD-SCDMA’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CDMA-2000 1x EVDO’,‘WCDMA(HSDPA 포함)’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중국업계에서는 무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영국 보다폰)과 차이나유니콤(SK텔레콤), 유선업체인 차이나텔레콤(해외 5개 통신사업자), 차이나네트콤(스페인 텔레포니카)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 정부가 TD-SCDMA를 기술표준으로 먼저 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서비스 중인 GSM과 CDMA 사업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두 기업이 단말기를 공동 보급하기로 한 것은 어느 기술표준이 선정되든 사업자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중국 정부와 ‘TD-SCDMA’ 기술협력 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경기도 분당에 ‘TD-SCDMA 실험국’을 설립, 기술 및 부가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중국에는 ‘TD-SCDMA 연합 서비스 개발센터’를 설립,3G 멀티미디어 서비스 및 부가서비스, 플랫폼 등의 연구개발을 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또 쓰촨성에서 3G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서비스, 마케팅 등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 통신서비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11.7% 증가해 경제성장률(9%)을 앞질렀다. 올해 이후 연평균 가입자 증가율은 12%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는 3억 9342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30.3%다. hong@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뉴델리 뭄바이 이석우특파원|“인도에서 부동산 사면 돈 번다. 뜨는 인도와 함께 오르게 돼 있다.”뉴델리 주재 외국 기업인들 사이에선 부동산 상승세에 대한 믿음이 굳어지고 있다. 주인도 미국상공회의소 라시미 티와리 부소장은 “뉴델리 야무나강 동쪽 지역은 2010년 영연방 대회 개최 등 개발 붐까지 겹쳐 1년 사이 두배 이상 가격이 뛰었고 시내 고급 주택 가운데 몇 년 만에 7배로 오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뭄바이 고급 주택가 캔디 브리지.35평형 빌라가 10억원대. 그래도 월세 550만원을 주고 사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다. 네피언시 거리에도 수백만달러짜리 주택들이 즐비하다. 부동산 경기 호황은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과 두둑해진 인도인들의 주머니를 반영한다고 델리대 K 순드람 교수는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 종식과 함께 찾아온 세계적인 부동산 조정 국면속에서도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 해외 대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발표도 인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 티와리 부소장은 “GM과 BMW 등의 공장 신·증설,IBM(3년 동안 60억달러) 등 다국적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밀려들고 있다.”면서 “인텔 캐피털 등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V 라마무시 과기부 차관은 “정보기술(IT) 산업뿐 아니라 ‘세계 공장’ 중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기술력으로 인도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및 중간 소재 등의 제조업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인구 구성에서도 생산 인구가 늘어가는 젊은 국가로서 활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말 나스 통상장관이 이번 회계연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회계연도에선 83억달러를 기록, 전년도(55억달러)보다 50%나 뛰어올랐다. 넘치는 해외 송금과 FDI,IT분야 호황으로 소비 열기를 만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해마다 빈곤 계층에서 1000만명씩 소비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젊은이들이 서 있다. 임흥수 현대차 인도 법인장은 “생산활동의 주역이 된 젊은이들이 보다 큰 차, 큰 주택을 원하며 소비추세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올초 뉴델리로 돌아온 소디 에디바(31)는 “미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인도 관련 업무가 늘면서 미국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인도 출신을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또 “인도가 고급 인력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고급인력의 ‘회귀 현상’을 전했다. 첸나이 SRM대학 T 가네산 총장은“인도가 세계 지식산업에서 한몫을 담당하게 된 데는 해마다 20만명씩 쏟아지는 공학전공 대졸자와 1억 5000만명가량의 영어 사용 인구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이들이 정보기술, 생명기술(BT) 분야에서 세계의 주도적 추세와 변화를 그때그때 ‘리얼 타임’으로 확인해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문화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라비시 쿠마르 외교 차관은 “인도식 민주주의가 비효율적이란 비판도 받지만 일당체제 중국이 체제 붕괴 등 불안정 요소를 안고 있는 데 비해 서구 기업들에 더 큰 믿음을 주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인도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둔 실용적 외교정책과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동방정책’을 시동했다.”면서 “경제체제 개혁과 개방체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장은 “IT,BT 등의 호황과 연간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해외 송금(2005년 275억달러)에 힘입어 국내 소비계층과 중산층 형성이 가속화되고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기술력, 언어능력, 소프트웨어 방면의 고급인력을 활용한 성장 가속화도 낙관했다.“중국 등의 단순 제조업을 넘어선 부품,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 등 ‘제조업 서비스’ 분야의 고속성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효춘 코트라 뭄바이 관장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세계 4대 경제권인 인도 진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더 공감하고 있다.”고 현지 외국 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2015년 이후 인도의 성장률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88@seoul.co.kr ■ “창조적 능력 갖춘 글로벌인재 등용 매출액 8년새 1000배이상 늘어” |첸나이 이석우특파원|직원 평균연령 27.6세, 매출액 22억 5000만달러(2005년), 매출액 대비 교육·연구개발비 8%. 세계적인 아웃소싱 메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의 현황이다. 매출액은 지난 1998년 200만달러에서 무려 1000배 가량 늘었다.70년 미국 디트로이트 경찰서의 거주이동 관리기록 업무를 첫 해외 아웃소싱 일거리로 딴 지 35년만이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실업자 관리시스템,GE 및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회계·재무관리시스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행정처리 시스템, 대형 병원의 환자 기록관리, 보험사 고객관리, 은행간 거래시스템 구축….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남부 인도의 경제중심 첸나이 중심부에서 45분 남짓 걸리는 올드 마하발리푸람 로드. 거리 중심에 TCS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도 최대 그룹의 거점 연구소답지 않게 내부는 대학 교정같이 자유스러운 느낌이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즐기는 직원들. 도서관과 자료실에서 독서에 몰두해 있는 연구원들.1만 6000여 해외 45개국의 기업업무처리(BPO)를 아웃소싱하는 두뇌들이 몰려 있는 TCS 첸나이 연구소다.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K 카티케얀은 “하루 24시간 세계 어떤 곳의 요구도 만족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업무의 아웃소싱에서 미국 월가의 금융 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판단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아웃소싱 내용이 진화했다는 데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회사 역할은 효율적인 환경과 수단을 제공하고 미래전략을 만드는 것”이라며 “사원 자율성과 자존심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살린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젊은 두뇌들의 신선한 발상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발전의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신입 사원을 뽑을 때 학교성적과 기술적 능력도 고려하지만 창조적 능력과 함께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필요를 찾아내고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jun88@seoul.co.kr ■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 필요” |뭄바이 이석우특파원|“대기업들은 성공을 거두며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인도의 뉴욕’인 뭄바이에서 중소기업 지원·상담센터를 운영 중인 신승찬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GSBC) 수출팀장은 인도 진출 한국기업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대인에 버금가는 인도 상인카스트들의 장벽과 현지 기업관행을 넘지 못한 우리 중소기업들의 참패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현대, 삼성 등 대기업들의 부품 조달 등을 위해 동반 진출한 업체들 정도만 이익을 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제조업이 낙후돼 있고 항만, 전력,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로 사업기회가 널려 있다. 그러나 미수금의 회수, 예상외의 부대비용 발생, 노조와 경직된 노동법, 현지 합작사의 계약 위반, 관료들의 비효율 등으로 곤경에 빠진 기업들이 적잖다.” 컨테이너 회수가 안 되고 수출서류 미비로 돈을 떼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뭄바이 중심가 세계무역빌딩 12층.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 팀장은 “당분간 인도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GSBC의 시장개척단운영, 시장조사 및 바이어 발굴 등도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부 첸나이지역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집중돼 있고 삼성전자 등이 진출한 뉴델리 북쪽 노이다 지역 등에 한국전자 부품업체들이 대거 모여 있는 것도 한 예다. 신 팀장은 또 인도를 아는 실무형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GSBC는 지난 2년동안 각각 40여명의 대졸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푸네와 방갈로르 지역에서 4개월가량 IT 관련 회사에서 인턴 근무를 시킨 뒤 현지 또는 국내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jun88@seoul.co.kr
  • “표지 단 다랑어 잡으면 포상금”

    “표지가 부착된 다랑어(참치) 포획하면 포상금을 줍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이 다랑어를 잡은 사람에게 현상금을 주는 이색공고를 냈다. 22일 수과원에 따르면 태평양 연합사무국(SPC)은 지난 달부터 세계 최대 다랑어 어장인 중·서부태평양 해역에서 다랑어의 분포, 회유, 성장 등에 관한 조사 연구를 위해 다랑어 3만여마리에 표지를 부착하고 방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SPC측은 방류된 다랑어를 잡아 몸 안팎에 부착됐거나 내장된 표를 제출하면 마리당 최고 250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포상금은 등지느러미에 화살표를 단 다랑어는 10달러, 체내에 음향표를 내장한 다랑어는 50달러, 기록표지표를 단 다랑어는 250달러의 포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기록표지에는 수온, 체온, 수심, 이동위치 등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고가(150만원 상당)의 전자칩이 내장돼 있으며 SPC측은 300개 정도를 살아 있는 다랑어에 부착해 방류할 예정이다.표지 회수율은 10∼20% 정도이며 이번 조사에 수과원도 기록표지 10개를 제공한다고 수과원측은 설명했다. 수과원 해외자원팀장 문대연 박사는 “회수한 표는 연구자료로 사용함으로써 회수율이 높을수록 다랑어에 대한 정보량이 늘어난다.”면서 “원양 다랑어 어장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해서라도 참치 관련 업체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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