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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단독] 다국적 피싱범 58명 놓고 ‘양안 갈등’… 통역가 16명 동원해 국내법으로 단죄

    양측 요구 달라 중앙지검서 수사 ‘양안(兩岸) 갈등’에 중국·대만 국적의 보이스피싱 사범들이 한국에서 무더기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최근 대만인·중국인·한국인으로 이뤄진 보이스피싱 조직 58명을 범죄단체 조직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인은 단 1명이었고, 대만인이 50명, 중국인이 7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제주도에서 오피스텔을 빌려 약 7개월간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질렀다. 주한 대만 대표부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검찰 조사 결과 총책인 대만인 백모(36)씨와 한국인 이모(42)씨가 조직을 이끌었고, 중간 간부인 대만인 5명이 교육 및 자금 관리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모두 대만 조폭 소속으로 대만 현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단 조직원들은 가짜 피해 사실을 알리는 ‘통신사 사칭’과 입금을 유도하는 ‘중국 공안 사칭’으로 나뉘어 교육받았다. 이들은 매달 실적 정산 후 곧바로 장부를 폐기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산이 끝나지 않아 남아 있던 5억원어치의 한 달 장부와 녹음 파일만 가지고 수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해외에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를 해당 국가에 넘기지 않고,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한 까닭은 중국과 대만 간 외교 갈등 때문이었다. 중국 공안 측에선 중국인 외에 대만인들까지 자국으로 인도해 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대만 측은 자국민이 중국으로 송환될 것을 우려해 지속적으로 국내 수사팀과 접촉하며 수사 상황을 주시해 왔다.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외교적 갈등이 예고되는 상황이라 검찰은 국내 수사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58명을 한꺼번에 송치받은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통역가 16명과 함께 형사3부 산하 8개 검사실이 모두 투입돼 신문 내용을 통역하고 증거로 압수한 휴대전화 150대에서 나온 녹음 파일들도 일일이 번역했다. 또 중국 공안의 협조로 현지 피해자 진술을 전달받았다. 검찰이 밝혀낸 피해자는 최소 200여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진술서는 8500만원 상당의 피해자 6명분뿐이었다. 검찰은 구속 시한에 맞춰 전원 구속 기소했지만, 피해자 진술이 추가 접수되는 대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58명과 담당 교도관들이 한꺼번에 법정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라며 “원활한 재판을 위해 수사를 도운 통역가도 모두 법원에 연결시켜 줬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툭하면 지연…‘年 7000만 항공시대’ 맞나

    툭하면 지연…‘年 7000만 항공시대’ 맞나

    LCC 한 달 최다 15회 ‘지각출발’ 고객 항의엔 “원래 자주 늦는다” 지연 이유도 ‘항로 혼잡’ 등 다양50대 사업가 A씨는 지난해 12월 22일 마카오행 티웨이항공 비행기를 탔다가 낭패를 봤다. 오후 9시 35분 출발 예정이었지만 밤 12시가 다 된 11시 57분에야 비행기가 이륙해 사업상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통상 국제선은 1시간을 넘기도록 출발하지 않으면 ‘지연’으로 보고 비정상 운항으로 분류한다. A씨가 항의하자 티웨이항공 직원은 “원래 자주 늦는다.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했다. 연간 여객 운송 7000만명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승객들은 잦은 항공기 지연 문제로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천국제공항이 2터미널(T2)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동북아 허브 공항 시대를 여는 만큼 정비·인력 인프라 구축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서울신문이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실시간운항정보’에서 비정상 운항 현황을 확인해 보니 항공기 지연은 예상보다 많았다. A씨가 탄 티웨이항공의 12월 인천발 TW107 MFM(마카오) 비행기편(하루 1회 운항)만 봐도 한 달간 총 8회(5일, 15일, 16일, 18일, 21일, 22일, 23일, 25일)나 늦게 출발했다. 3.8일에 한 번꼴로 지각 출발을 한 것이다. 원인도 다양했다. ▲제방빙 작업 1회 ▲항로혼잡 2회 ▲무게중심 이상 1회 ▲항공기 연결 문제 4회 등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손님맞이가 다소 미흡하긴 했지만, 비행기가 노후화됐거나 정비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마카오행은 현재 4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12월 한 달 동안 진에어는 3회, 제주항공은 15회(하루 2회 운항), 에어서울은 각각 6회 지연됐다. 지연으로 인한 문제는 통상 저비용항공사(LCC)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7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3분기)’의 국제선 지연율 현황은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9.99%로 ‘지각대장’ 1위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이어 이스타항공(7.46%), 대한항공(6.36%) 순이었다. 결국 대형 항공사나 LCC 가릴 것 없이 지연으로 말미암은 승객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성탄절 연휴 당시 기상악화로 14시간 20분 동안 이스타항공 기내에 대기했던 승객 60여명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승객과의 약속’을 보다 정확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기 지연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것에 주목해 소비자 보상이 강화된 분쟁 해결 기준을 이달 중 내놓기로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연 문제는 항공사, 승객, 날씨, 공항 여건, 항로 문제 등 복잡하게 얽힌 만큼 항공사만의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면서도 “보유 비행기가 적어 빡빡하게 짜인 일정 때문에 한 대만 고장 나도 이어진 연결 편까지 영향을 받는 문제나 정비인력 부족 등은 우선해서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커버스토리] ‘차관필패 과장필승 ’ 당선의 법칙?… 출사표 던지려 사표 던진다

    [커버스토리] ‘차관필패 과장필승 ’ 당선의 법칙?… 출사표 던지려 사표 던진다

     요즘 중앙부처 1급 공무원 A실장은 30년가량 몸담았던 직장에 사표를 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공무원 정년은 60세지만 실질직으로 50대 초·중반에 실·국장으로 승진하면 사실상 더 이상 올라갈 자리는 없다. 자치단체장이 돼 전문성을 발휘하며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처 직원들도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용퇴해 달라’고 바라는 것 같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껴진다. 선거법상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오는 3월 12일이어서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공무원 성향 상 정당에서 전략공천을 약속하는 등 확실한 조치를 해주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공무원들이 하나둘 사표를 내며 선거전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이미 늦은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도 든다.  이 시기 정부 고위공무원이라면 누구나 A실장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이다보니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해 여당과 보조를 맞추면 손쉽게 당선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큰 반면, 자칫 후보 등록은 고사하고 당내 경선도 통과하지 못해 ‘공직에서 옷만 벗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공직 사회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부지사, 부시장, 기획관리실장 등 경력 무기로 주민 신뢰 앞서  애초 지방선거라는 것이 과거 내무부(행정안전부)에서 직접 파견하던 지역 단체장을 주민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단체장의 일 자체가 원래 공무원의 역할이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는 단연 ‘공무원에게 유리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지방자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는 학연이나 지연 등에 근거한 해당 연고지에 행정부지사나 행정부시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파견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서도 각 지자체 경제부지사로 활발하게 진출한다. 이들은 중앙과 지역 간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개인적으로도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지방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지자체 1급 공무원은 부시장이나 부지사, 시·도 부교육감 등 ‘2인자’로 일한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공석이 된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을 대행하기도 한다. 인구 5만명 안팎인 군 지역에서 지자체 과장은 성공한 인물이자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자연스레 해당 공무원은 지역 여론을 만들어내고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맡게 된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는 ‘행정고시 출신’ 또는 ‘지자체 실·국장 출신’이라는 프로필이 지역 주민들에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서 “후보 개인에 대한 역량을 입증하고 ‘앞으로 무리 없이 지방행정이 이어져갈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공무원이 선전하는 현상은 지역 국회의원의 냉엄한 공천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향후 자신과 지역구 의원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도 있는 단체장 자리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호랑이 새끼’를 앉히고 싶을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사법고시 출신 법조인이나 지역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야생 정치인보다는 상대적으로 ‘말을 잘 듣고 온순한’ 공무원 출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엘리트 공무원일수록 현역 정치인들과 투쟁하기보다는 공존을 통해 상생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를 키우기 꺼려하는 정치인들에게 공무원은 상당히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차관 필패·과장 필승’ 법칙 회자  이와 관련, 관가에서는 ‘차관 필패·과장 필승’ 법칙이 거론된다. 일반인 예상과 달리 차관으로 상징되는 고위공무원이 출마하면 대부분 선거에서 진다는 것이 관가의 정설이다. 50대 중후반 이상인 이들은 주로 도지사나 주요도시의 시장 등 중량감 있는 자리를 원하는데, 이 경우 지역에서는 ‘충분히 출세하신 분이 뭐가 아쉬어서 이 자리를 또 노리냐’, ‘고위공무원 출신답게 고개가 너무 뻣뻣하다’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한다.  중앙부처 고위관계자는 “아무래도 차관 출신은 지방 토착 후보에 비해 선거운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지역 기반이 약하다”면서 “장관은 TV 등을 통해 많이 봤지만 차관은 누가 누구인지 일반인은 잘 모른다. 차관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처나 지자체 과장으로 상징되는 비(非)고위공무원이 지방선거에서는 선전한다는 평가다. 주로 군수나 군소시장 후보로 지원하는데,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 지역주민에게 겸손하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대부분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한 두 번 선거에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해 결국 단체장 자리를 거머쥐는 경우가 많다.  충청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서기관이던 부서 선배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2~3년 전부터 주말마다 자신의 고향에 내려가 주민들과 스킨십을 다졌고 1년 전부터는 손으로 직접 편지를 써서 당과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전달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보였다”면서 “결국 충청 지역에 군수 후보로 출마해 단번에 당선됐고 재선에까지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 인사적체 해소에도 기여  공직사회에서는 공무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직 분야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중앙부처의 극심한 인사적체 해소에도 어느 정도 기여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방선거가 지역 공직사회를 분열시키고 수십년간 행정 경험을 다져 온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줄사퇴하는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2010년 5회 지방선거 당시 서울지역 구청장 선거 출마를 고민했던 전직 서울시 고위공무원은 “4년간 구청장 급여를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더라도 다음 선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 뒤 홀가분하게 구청장 도전을 포기했다”면서 “다른 후보들은 어떻게 자금을 만들어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지 궁금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김대건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반대 진영 후보자를 지원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공무원들이 많은데 이는 지자체 인사권이 지자체장에게 광범위하게 위임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악습은 제도 개선으로는 소용이 없다. 지방선거에 대한 공직사회의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조울증 앓던 미국인, 인천공항 환승구역서 투신해...신변보호 문제 불거져

    조울증 앓던 미국인, 인천공항 환승구역서 투신해...신변보호 문제 불거져

    평소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앓던 중국계 미국인이 태국에서 미국 LA로 가기 전 잠시 대기하기 위해 내린 인천국제공항 환승 구역에서 투신을 시도했다. 이 미국인 가족은 50대인 그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항공사 측이 정신질환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신변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4일 인천국제공항경찰단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태국 여행을 하던 중국계 미국인 A(52)씨는 평소 앓던 조울증 증세가 나타나자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LA로 귀국하려 했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걱정한 가족들은 A씨가 탈 비행기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 측에 전화를 걸어 “관심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항공사 측 이메일로는 조울증과 관련한 처방전도 보냈다. A씨의 증상은 태국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기내에서는 진정됐으나, 싱가포르에서 환승해 LA로 향하던 중 다시 심해졌다. 그가 탄 비행기는 LA로 가기 전인 같은 달 18일 오전 9시 58분쯤 경유지인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싱가포르항공 측은 상태가 좋지 않은 A씨를 인천공항공사 보안요원에게 인계했다. 싱가포르항공 직원과 인천공항공사 보안요원은 당일 낮 12시 30분쯤 미국 LA로 떠나는 비행기에 A씨를 태우지 않고 인천공항 환승 구역 내 호텔에 투숙하도록 조치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공사 대테러상황실을 통해 A씨를 ‘24시간 모니터링’했다. 혹시나 공항 내에서 기물을 파손하는 등 소란행위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다음 날인 지난달 19일 오전 9시 23분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내 환승 구역인 탑승동 4층에서 3층 로비로 투신했다.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은 건졌지만,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상황실은 사고 당일 A씨가 환승호텔에서 나와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것을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하고 인근에 있던 보안요원에게 근접해 감시하라고 지시했지만, 그의 투신을 막지 못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A씨의 가족은 “조울증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며 “인천공항에서 방치되다가 증상이 악화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보안요원이 근접 감시를 하던 중 제지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A씨가 추락했다”며 “항공사의 손님인 환승객에게 문제가 발생한 경우여서 공항운영자인 공사는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싱가포르항공 관계자도 “A씨의 가족으로부터 사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미 그가 관련 약을 먹고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이후 사고 상황도 항공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A씨의 가족들은 조울증 환자라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신변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측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한테 뽀뽀도 안 해?”…10대 사원 추행한 회사대표

    “아빠한테 뽀뽀도 안 해?”…10대 사원 추행한 회사대표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10대 수습사원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인천지법 형사13부(권성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주식회사 대표 A(55)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올해 9월 2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도 김포지역의 한 의류 매장 주차장 차 안에서 회사 수습사원 B(17)양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양에게 옷과 신발을 사준 뒤 그의 셔츠 단추를 풀게 하거나 “옷 사준 아빠한테 뽀뽀도 안 하느냐”며 입맞춤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B양이 회사에서 3개월간 수습사원으로 근무하면 정직원에 채용될 수 있어 저항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청소년인 피해자의 취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8년째… 소년소녀가장 참사랑

    18년째… 소년소녀가장 참사랑

    전북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첫 성금을 기부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금을 전달해 세밑 추위를 녹여 주고 있다. 올해로 벌써 18년째다.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는 28일 오전 11시 26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이은영 주무관은 “한 남성이 동사무소 뒤로 가면 돼지 저금통이 놓여 있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직감한 직원들이 주민센터 뒤 천사쉼터로 달려갔다. 쉼터 나무 아래에는 A4 용지 박스 한 개와 빨간색 돼지 저금통 한 개가 있었다. 박스 안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편지와 함께 현금 다발이 담겨 있었다. 5만원권 지폐 6000만원 등 모두 6027만 9210원이었다. 주민센터는 성금을 담은 상자가 지난해와 같은 모양의 A4 용지 박스이고 편지 내용 등으로 볼 때 그동안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와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 금액은 총 5억 5813만 8710원으로 불어났다. 전주시는 성금을 전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18년간 계속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본인이 노출을 꺼려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주시는 노송동 주민센터 앞에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랑입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쓴 표지석을 세워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Life& 사회공헌·경제] 국내·외 학생에 장학금… 직원 봉사도 활발

    [Life& 사회공헌·경제] 국내·외 학생에 장학금… 직원 봉사도 활발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22일 대성동에 ‘이과수 얼음정수기’ 3대와 ‘이과수 비데’ 46대를 전달했다. 이번 전달 행사는 청호나이스가 참여하고 있는 ‘대성동 프로젝트’의 일환이다.대성동 프로젝트는 DMZ 내 유일한 마을이자 평화의 상징인 대성동을 ‘통일맞이 첫마을’로 조성하기 위한 민·관 협동사업이다. 청호나이스는 이미 2015년 8월에 대성동 마을주민들에 제습기 50대를 전달했고 이번 마을 보수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정수기와 비데를 추가 전달해 설치까지 완료했다.●장학사업 등 사회공헌 다양하게 펼쳐 청호나이스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윤을 사회발전사업으로 환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장학재단을 통한 장학금 지급 사업과,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봉사모임인 ‘작은사랑 실천운동본부’다. 청호나이스에서 운영하는 청호나이스 장학재단은 2010년 설립됐다. ‘순환과 조화’라는 재단 이사장의 이념을 바탕으로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전국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준다. 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등에도 매년 10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봉사모임인 작은사랑 실천운동본부는 회사 창립 초기 몇몇 직원들이 고아원을 방문하는 등 비정기적으로 해오던 봉사활동이 2003년 본격적으로 구성된 사내 봉사단체다. 운영기금은 직원들이 매월 적립한 봉사기금에, 회사에서 동일 금액을 ‘매칭 그랜트’ 형태로 후원하는 방식으로 마련된다. 그동안 장애인 복지시설, 고아원, 양로원 등에 15년 넘게 꾸준히 후원을 해왔다. 청호나이스는 러시아 사할린의 코르사코프 제4중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노력하는 사할린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청호나이스의 사회공헌 활동은 10여년 넘게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 아래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15년째…연탄보다 뜨거운 온정

    충북에서 가장 추운 제천 지역이 15년째 이어지는 얼굴 없는 연탄천사의 사랑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8일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청 사회복지과에 50대 여성이 찾아와 흰색 봉투를 전달하고 급하게 돌아갔다. 시청 직원들이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하면서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그는 “심부름을 왔다”는 말만 남긴 채 서둘러 사라졌다. 봉투 안에는 ‘오늘도 많이 춥네요. 연탄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메모와 함께 2만장의 연탄 보관증(1300만원 상당)이 들어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기부천사의 꾸준한 선행으로 2003년 12월부터 시작된 시청의 연례행사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30대 여성이 시청을 찾아와 연탄보관증(1만 8500장)이 담긴 봉투를 전달하고 갔다. 시청 직원들은 봉투를 가져오는 사람은 다르지만 해마다 2만장 내외의 일정한 연탄을 기부하고 있는 데다 연탄 전달 시기와 방식, 메모지에 적힌 글씨체가 같아 한 명이 15년째 연탄을 기부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우정근 시 희망복지팀 주무관은 “이 기부천사가 그동안 시청에 기탁한 연탄을 모두 합하면 30만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골프장서 샤워하던 50대 숨져…감전 가능성 수사

    골프장서 샤워하던 50대 숨져…감전 가능성 수사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골프연습장 샤워실에서 50대 회원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4일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9시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샤워하던 A(56)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시신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후두부 손상’으로,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넘어진 원인으로 감전 가능성을 지목하고 수사 중이다. 이 골프장에서 이틀 전에도 샤워하다가 감전으로 인해 넘어졌다고 주장하는 회원이 있는 등, 2건의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당 샤워실의 온수기에 누전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골프연습장의 대표 B(50)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1급 꿈꾸는 1호봉의 몸부림…나는 말단 공무원입니다

    [커버스토리] 1급 꿈꾸는 1호봉의 몸부림…나는 말단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은 구직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호봉에 따라 급여를 받기 때문에 한꺼번에 큰돈을 손에 쥘 수는 없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 혜택이 주어지는 등 근로 안정성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에 임용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공직에 첫발을 뗀 말단 공무원들이 맞닥뜨리는 상황은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 상급자를 대하는 것을 비롯해 업무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직사회에 입문해 ‘햇병아리’ 시절을 보내고 있는 말단 공무원들의 꿈과 애환을 들어 봤다.나는 ‘9급’입니다 떼 쓰는 민원인에게까지 ‘을’고위직보다 6급만 돼도 만족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새내기 9급 공무원 안모(27)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민원 업무가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다짜고짜 화를 내거나 안 되는 일로 떼를 쓰는 민원인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안씨는 “아내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온 민원인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더니 완강하게 거부하며 화를 내 웃으며 진정시키려고 했더니 ‘왜 비웃느냐’며 120 다산콜센터에 신고를 해 버렸다. 그래서 그 상황을 설명하는 답변서까지 써야 했다”고 토로했다.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도 9급 공무원들이 겪는 고충이었다. 서울의 한 구청에 근무 중인 9급 공무원 이모(28)씨는 “선임들이 해야 할 업무를 9급에게 덜컥 맡겨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향후 승진 목표에 대해 “큰 꿈을 꾸진 않는다. 6급까지 올라가도 만족할 것 같다”면서 “고위직으로 갈수록 승진에 더 아등바등해야 하고 생활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인허가 업무나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김모(29)씨는 “아무리 말단이라 해도 건축물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민원인들이 쉽게 무시하지 못한다”면서 “불법 주정차 단속에 나서는 교통과 소속 9급 공무원들도 일반 시민에겐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나는 ‘초임교사’입니다 막내라고 떠넘기듯 담임 맡겨“선생님” 존대해 주는 건 좋아 초임 교사들은 업무 적응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경기 지역의 한 중학교 음악교사로 임용된 김모(26)씨는 “부임 첫해에 담임을 맡게 됐고 큰 업무들이 잇따라 떨어졌는데 아무도 인수인계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전남의 한 고교 교사인 서모(28)씨도 “대학원을 다녀야 해 휴직을 생각하고 있어 담임을 맡기가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어디 막내 교사가 담임을 거부하느냐’며 반강제로 담임을 맡겼다”고 말했다. 번거롭거나 꺼려하는 일들을 후배에게 떠넘기는 관행도 발견됐다. 경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 정모(27)씨는 “업무에 빨리 적응하라는 취지인지는 모르겠는데 임용 초반 ‘일폭탄’이 떨어져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학교 내에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도 고충이었다. 한 경기 지역 고교 교사 이모(28)씨는 “또래 동료 교사 수가 적어 많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20살 이상 차이 나는 선배 교사들과 편하게 지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업무에 만족하는 교사도 적지 않았다. 학군 장교 출신인 이모(26)씨는 “전형적인 계급사회인 군대에 있다가 곧바로 학교로 와서 그런지 조직 문화가 수평적이어서 놀랐다”면서 “어머니뻘쯤 되는 선배 교사도 반말하지 않고 ‘박 선생님’이라며 존대해 주니 존경받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는 ‘소방사’입니다 반려견 구조 등 대민 서비스 많아취업문 뚫은 것만으로도 큰 위안 경기 지역의 한 119구조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27) 소방사는 지난 4월 소방사 시험에 합격한 뒤 소방학교 교육을 마치고 지난달 17일 배치됐다. 김 소방사는 “군 생활은 전쟁을 대비하는 시간이지만 소방관 생활은 매일매일이 실전의 연속이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늘 신경이 곤두 서 있고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내다 보니 주로 대민 서비스 업무를 많이 맡는다. 교통사고 구조를 비롯해 차 문 따는 일, 반려견 구조하는 일 등 다양하다”면서 “그래도 극심한 취업난에 공무원이 됐다는 점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나는 ‘순경’입니다 윗분 의견에 ‘토’ 못 달지만음주단속 땐 VIP도 안 통해 지난 6월 경찰관 생활의 첫발을 뗀 주모(24) 순경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초임 순경은 주로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배치되며, 경찰관 1인당 10여개의 학교를 전담한다. 주 순경은 “학교폭력은 사건이 일파만파 커질 수 있고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경찰 영역과 교사 영역의 경계선이 모호해 어느 선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이모(25) 순경은 “과거처럼 커피를 타 오라 시키거나 음식을 내 오라 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다”면서도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고참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저를 불러서 컴퓨터를 이용한 작업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이 고충이라면 고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계급사회다 보니 고참들 앞에서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행사나 일정이 윗분들의 의견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뭐라 지적하고 싶어도 말도 못 하고 그냥 따라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초임이다 보니 ‘원칙대로’(?) 일을 처리해 “음주단속에서 순경한테 걸리면 얄짤없다”는 말이 적잖이 회자된다. 음주 사실이 감지된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음주측정기를 부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려 꼼수를 써도 순경한테는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음주단속에서 순경한테 걸리면 대통령도 꼼짝도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나는 ‘경위’입니다 유독 치열한 승진경쟁 한숨연륜 있는 하급자도 어려워 경찰대를 졸업하고 초임 간부인 경위로 임용된 김모(26) 경위는 “막내의 위치에서 상급자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일이 참 고달프다”고 털어놓았다. 김 경위는 “다른 부서에 계급이 높은 분에게 부탁할 일이 생기면 여러 번 해도 잘 수락되지 않는데, 다른 고참이 얘기하면 전화 한 통화로 끝난다”고 푸념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많이 약화되긴 했지만 상급자가 식사를 하자고 하면 개인적인 약속을 취소하고 따라 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나이 많은 하급자를 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고충도 많다. 경찰대를 졸업하면 20대에 경위 계급을 달지만, 순경부터 승진해 온 경찰들 중에는 나이가 40~50대인 경사가 적지 않다. 최모(27) 경위는 “나이 많은 부하 직원과 일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면서 “경장·경사들이 계급은 낮아도 수사 경험은 훨씬 많기 때문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커버스토리] 기러기 가족·조직 세대차이에 앓는데… ‘마음 구멍’이 안 보이나요

    [커버스토리] 기러기 가족·조직 세대차이에 앓는데… ‘마음 구멍’이 안 보이나요

    “흔히 공무원 이미지와 결부시켜 공직 스트레스가 따로 있다고 보잖아요. 자신의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는 걸 모른다든지, 내색하지 않고 감춘다든지 하는 것을 얘기하지요. 사실 그렇지 않아요. 민간기업 직원도 책임감이 강하고 보수적이고, 성취지향적이면 똑같아요. 굳이 공직 스트레스를 구분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죠.”정부서울청사 상담센터인 ‘마음나래’ 이현주 센터장이 지난달 2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업무 스트레스 유형이 공무원과 비공무원에 따라 구분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직장 내 상하관계라든지, 직급과 업무 특성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세종·과천·대전청사 내 상담센터 상담사들이 얘기하는 각 부처 공무원의 고민은 달랐다. 업무 특성과 지리적 상황에 따라 스트레스 근원은 차이가 있었다.# 세종 관내 작년 52명… 4년 새 2배 늘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었다. 다른 청사와는 달리 주변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세종시로 이전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가족과의 이별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고립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그것이다. 실제로 세종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013년 14.7명에서 2014년 15.2명, 2015년 19.7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세종시 관내 자살자 수는 2013년 23명에서, 2014년 25명, 2015년 49명, 2016년 52명으로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서울신문 2017년 3월 29일자 1면> 정부세종청사 상담센터인 ‘마음톡톡’ 박명희 센터장은 “세종시 공무원들은 많은 이들이 가족과 분리돼 있기에 여기서 오는 외로움이 있다”며 “도시 인프라 구축이 잘 안 돼 있어 업무 외에 누릴 수 있는 여가가 없어서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 친구 등 만날 사람이 없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해소되지 않는다”며 “세종은 돌보미 인력도 열악해 어린 아동을 양육하는 측면에서 여성들의 스트레스도 극도로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자살률이 높은 점에 대해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반드시 공무원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전청사 역시 세종청사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서울에 주거지를 둔 공무원도 있는 만큼 주말부부가 문제였다. 대전청사 상담센터인 ‘휴(休)마음샘터’ 김혜연 상담사는 “아이들은 서울에 있는데 부모 한 명만 혼자 생활해야 하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또 맞벌이 가족이 많아 가정생활이나 자녀 양육에 시간을 보낼 여력이 없어 가족 상담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시 출신이 나이가 어린데도 직급이 높아 조직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청사는 다른 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조직이 많은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서울·과천청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변 환경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과천청사 상담센터인 ‘온(溫)마음샘터’ 노현숙 센터장은 “과천청사는 녹지 비율이 높고 지리적으로도 부담은 크지 않아 주말부부가 발생하진 않는다”며 “다만 과천청사 옆 중앙선관위원회 직원들도 찾아오는데, 선거 등 일이 많아지면 업무 스트레스로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 4개 센터 개인상담 30·40대가 가장 많아 연령·직급별 특징도 있었다. 50대는 노후 문제나 아내와의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30~40대는 조직원 관리와 사춘기를 둔 자녀와의 관계가 어렵다고 했다. 20대는 직장 내 적응 문제나 연애, 결혼에 대한 상담이 많았다. 4개 상담센터의 지난해 개인상담 통계를 보면, 40대(1564명, 25.1%)가 가장 많았고, 30대(1506명, 24.2%), 20대(753명, 12.1%), 50대(699명, 11.2%) 순이었다. 직급별로는 6급(806명, 12.9%), 5급(736명, 11.8%), 7급(674명, 10.8%) 순이었다. 대전청사 김 상담사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조직원 관리나 퇴직 후 생활과 관련된 상담이 많다”며 “조직원을 관리할 때 자신이 일할 때와 지금 세대가 너무 달라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인식이 해소의 첫걸음 상담사들은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마음 상태를 잘 아는 게 기본이라는 것이다. 과천청사 노 센터장은 “공무원들은 업무를 중시하다 보니 자신의 현 상태에 대해선 파악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트레스 검진을 하면 높게 나오는 분들이 많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갖추는 게 중요하며, 피곤함이 가중되진 않았는지, 몸의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서적 충전감이 중요한데, 가족은 정서적 충전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센터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박 센터장은 “개인의 행복 가치에 대해 본질적으로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한데, 사실 환경이 열악하면 소용없는 일이다”라며 “부처에서도 다각적으로 공무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해줘야 한다. 좋은 강의나 음악, 공연 등을 통해서 노고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의식 잃은 50대 남성 살린 경찰관

    의식 잃은 50대 남성 살린 경찰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경찰이 심폐소생술(CPR)로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강릉경찰서 동부지구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40분경, 택시기사인 이(58·남)씨는 승객에게 폭행당한 사건으로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지구대를 방문했다. 그런데 접수대 앞에 서 있던 이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진태(51) 경위와 최재형(43) 경사는 이씨가 맥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실시했다. 또 정의성(56) 경위는 119에 신고한 뒤 119요원의 응급처치 요령을 큰 소리로 따라 말하며 직원들이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경찰관들이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사이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출동 2분여 만이었다. 경찰관들과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다행히 이씨는 의식을 회복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진태 경위는 “당시 (민원인의)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할 수 있는 조치가 심폐소생술과 119에 신고하는 것 밖에 없었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민원이이) 현재 무사하다는 소식이 기쁘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강릉소방서 현장대응과 포남구급대 김민(37) 소방장은 “심정지가 발생하고 4분 이내에 가슴압박을 하지 않으면, 뇌손상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며 “경찰관들의 신속한 심폐소생술 실시와 119 신고 덕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IT 호황…50대 기업 정규직 1만 6000개 만들었다

    IT 호황…50대 기업 정규직 1만 6000개 만들었다

    시가총액 기준 국내 50대 기업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1년간 1만 6000여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새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4462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도체 등 호황산업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부문 종사 인력이 크게 늘었다. 비정규직은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 기조의 반영 등으로 감소했다. 4분기에 대기업 공채가 집중되는 것을 감안할 때 정규직 일자리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총 50대 기업의 정규직은 지난해 3분기 59만 7325명에서 올 3분기 60만 4701명으로 1.2%(7376명) 증가했다. 32개 기업이 1만 6096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고, 18개 기업에서는 8720개가 줄어든 결과다.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자리는 2만 483명에서 1만 5034명으로 26.6% 감소했다. 10대 기업은 정규직을 8639명 새로 채용해 50대 기업 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올 2분기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10대 기업의 절반이 넘는 4462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14조원 중 약 10조원을 담당한 DS(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대부분의 일자리(4256명)가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호황이 계속되는 반도체 인력을 크게 충원했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공지능(AI) 인력도 꾸준히 늘린 결과”라고 말했다. 롯데쇼핑(1204명), SK하이닉스(1088), LG디스플레이(909명), 현대차(850명) 등이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신동빈 그룹 회장이 3년에 걸쳐 롯데마트 직원 등 1만명을 정규직화한다는 계획를 발표한 후 관련 작업을 진행해 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 호황에 따라 인력 증가가 이어졌고, 2020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에 15조원을 투자하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인력 확충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인력은 오히려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000여명씩 협력업체 직원을 본사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수소차, 전기차 개발과 관련한 인력도 증원했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증가율로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3분기 2476명에서 올해 3분기 3005명으로 21.4%를 기록, 5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4분기 시작된 모바일 게임의 매출 비중이 76%까지 치솟으면서 관련 인력을 크게 늘린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직원이 1년 새 5814명이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조선산업 침체로 구조조정을 한 탓도 있지만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등 5개 업체를 분사한 영향이 크다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지난 7월 10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우리은행(-716명), 사업 재편을 단행한 삼성물산(-643명)이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은 롯데쇼핑이 1353명으로 가장 크게 줄었으며 이어 현대중공업(1301명), 현대차(485명), 아모레퍼시픽(286명), 포스코(276명) 순이었다. 오상봉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정상적인 고용 형태를 없애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정규직화를 실시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동반될 때 고용 정상화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도시 삶 싫어 섬으로 떠난 여성, 9개 직업 갖게 된 사연

    도시 삶 싫어 섬으로 떠난 여성, 9개 직업 갖게 된 사연

    복잡한 도시 생활을 그만두고 작은 섬으로 떠난 여성이 현재 무려 9개의 직업을 소유한 능력자가 됐다. 그 많은 일들을 할 젊은 사람이 그녀밖에 없기 때문이다. 13일(현재)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의 일상을 버리고 인구 밀도가 적은 오크니제도 노스 로날드세이(North Ronaldsay) 섬으로 이주한 사라 무어(26)의 사연을 공개했다. 섬에서의 삶이 더 조용할수는 있어도 결코 느리지는 않다고 말하는 무어. 그녀는 본래 에든버러의 유명 의류 가게 점원으로 일했다. 바쁜 생활은 여유가 없었고 소매업은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았다. 도시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외롭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부모님과 휴가차 다녀갔던 이 섬만은 달랐다. 섬에 올 때마다 항상 집에 돌아온 것 같은 편한 기분이 들었다. 조용한 삶을 원했던 무어는 섬에 빈집이 나오자마자 무작정 거처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집을 떠나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무어는 “처음엔 23년 동안 살던 집에서 나와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심하진 않았다. 예전에 내가 아는 이웃은 옆집 사람이 전부였는데 여기선 모두들 안다. 연세가 있는 분들과 많은 시간을 지내다보니 이제 사람에게 말할 때 나는 더이상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삶이 쉽지는 않다. 부유해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그렇지만 난 좋다. 로날드세이에서의 삶은 마치 다른 세상 같다”라고 설명했다. 무어가 정착한 노스 로날드세이는 평균 연령 65세, 단 45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다양한 일을 자진해서 도맡아한다. 양치기부터 소방관, 간병인, 항공교통 관제사, 공항 수하물 처리원, 우편배달원, 의회 서기, 채굴기 운전기사, 투어 가이드까지 그녀가 가진 직업만 9가지다. 그녀는 “나는 변화를 좋아하고 내가 현재 맡은 직업들이 바로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들이다. 서로 다른 일들이 비슷하지 않아 때론 힘들지만 공항에서 일할 때가 가장 좋다. 다른 3명의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더 사교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다”라며 최다 직업을 보유한 소감을 전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에든버러가 전혀 그립지 않다는 그녀는 이 곳에서의 자신의 삶을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단 걱정거리가 있다면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과 인구가 적은 섬에서 로맨스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무어는 “일부 섬 주민들이 은퇴할 나이임에도 그럴 수 없다. 육체적 노동을 하는 분들이 50대다. 주민들은 내가 이곳에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길 바란다”며 섬 주민들이 가진 어려움을 언급했다. 사진=페이스북(Sarah Moore)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LG전자 ‘창원 R&D센터’ 가보니

    지난 6일 LG전자의 경남 창원R&D센터. 지하 1층 약 1322㎡(400평) 규모의 개발 제품 보관실에 들어서자 줄지어 선 냉장고 500여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 있는 냉장고를 일렬로 세우면 약 1400m, 63빌딩 5개 높이와 맞먹습니다. LG전자가 개발하는 모든 냉장고 신제품 모델은 여기를 거쳐 가고 있습니다.”권오민 LG전자 선임연구원은 “시료보관실은 냉장고 도서관 혹은 박물관 격”이라면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주방가전 연구원 1500여명이 수시로 내려와 냉장고를 직접 시험하거나 연구실로 빌려 갈 수 있다. 시료보관실이 신제품 모티브를 얻고 기획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냉장고의 일부는 이미 출시됐거나 곧 고객들에게 전해질 제품이다. 폴란드, 러시아, 이란 등 LG전자의 해외 법인에서 개발한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지하 1, 2층을 합한 전체 공간에 오븐, 식기세척기 등 총 750대에 가까운 시제품이 놓여 있었다. LG전자는 제품군별로 흩어져 있던 연구원과 시료들을 지난달 말 준공식을 한 창원R&D센터로 한데 모았다. 지하 2층, 지상 20층, 연면적 5만 1000㎡, 냉장고를 형상화한 외형은 LG전자의 가전에 대한 연구 의지를 담았다. 물 소믈리에, 김치·신선식품 보관전문가, 요리품질 전문가…. LG전자 주방가전의 산실인 이곳에는 낯선 이름의 가전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하얀 방진복 차림의 여느 전자회사 연구원과는 다르다. 더 나은 김치맛, 물맛과 요리 레시피 개발에 매진하는 LG전자의 이색 전문가들이다.정수기 개발 파트에 소속된 물 소믈리에 이병기 선임연구원은 프랑스 ‘에비앙’ 생수와 제주 ‘삼다수’ 생수를 구분하는 혀끝 미각으로 “물맛이 이상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정수기 기술에 반영한다. ‘김치의 달인’으로 통하는 김은정 책임연구원은 “김치 숙성 연구를 위해 청국장, 취두부(중국식 발효두부), 요구르트 등 전 세계 발효식품을 참고했다”고 했다. 가장 맛있는 발효 온도를 찾아내기 위해 사용한 김치만 수백 트럭에 이른다. 신맛은 억제하고 시원한 맛은 살려 주는 유산균을 2주 만에 최대 57배까지 늘려 주는 ‘디오스 김치톡톡’ 냉장고는 이렇게 탄생했다. 센터 14층 요리개발실은 요리품질전문가 박소영 선임연구원이 상주하는 곳이다. 이탈리아 피자 화덕, 아웃도어 그릴, 인도식 가마 오븐 ‘탄두르’까지 세계 각국 조리 도구가 갖춰져 있다. 오븐 등 조리가전 개발은 물론 전 세계 로컬 요리를 자사 가전으로 조리하는 레시피 개발까지 여기서 이뤄진다. 박 연구원은 “최근 유행하는 고급 요리 기법인 ‘수비드’(진공 저온 조리) 방식도 광파 오븐을 통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송승걸 H&A사업본부 전무는 “창원R&D센터는 가전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기도 하다”면서 “여기서 개발한 제품들이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수출되며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고객들에게 가치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센터 옆 창원 1사업장(공장)을 2023년까지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신규 인력도 총 1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창원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① 냉장고를 형상화한 LG전자 창원R&D센터 전경. ② 지하 1층 시료보관실에서 직원이 개발 중인 다양한 종류의 냉장고를 옮기고 있다. ③ 요리개발실에서 연구원이 피자 전용 화덕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LG전자 제공400평 시료보관실 시제품 도열3D프린터실서 부품 80% 생산170여개국 수출 주방가전 개발물소믈리에 등 이색전문가 포진김치맛·물맛·레시피 개발 매진
  • [어느 구청장의 장애인 체험기] 손 안 닿는 손잡이…식당 문조차 열 수 없었다

    [어느 구청장의 장애인 체험기] 손 안 닿는 손잡이…식당 문조차 열 수 없었다

    “장애인의 아픔을 이해합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겪어보지 않은 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 제대로 된 장애인 정책을 펼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평소 장애인 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에게 “직접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가 장애인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지 않겠느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리 길지 않은 고심 끝에 김 구청장은 제안을 덜컥 받아들였다. 정치인들이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사진 촬영용으로 잠깐 휠체어에 앉아 보는 경우는 많았지만, 실제 장애인의 삶을 체험한 것은 김 구청장이 처음이다. 체험은 지난달 26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진행됐다. 김 구청장은 양천장애체험관에서 휠체어 작동법을 배운 뒤 밖으로 나갔다. 난생처음 두 다리 대신 휠체어로 횡단보도를 건넜고 버스를 오르내렸으며 빵가게와 식당, 마트 등 일상 생활 공간을 두루 출입했다. 취재진은 체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먼발치서 사진 촬영을 하며 시종 동행했다. 3시간에 걸친 체험이 끝난 뒤 김 구청장으로부터 들은 생생한 체험담을 김 구청장의 수기(手記) 형식으로 싣는다.●평소엔 몰랐던 작은 경사가 급경사로 느껴져 두려움.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오니 잘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익숙하지 않은 휠체어를 몰려니 긴장되고 떨렸다. 휠체어 바퀴의 한기가 손에 생경하게 전해졌다. 150m 정도 떨어진 빵가게(유명 프랜차이즈)로 향했다. 걸을 땐 전혀 느끼지 못했던 완만한 경사가 급경사로 느껴졌다. 분명히 앞으로 밀었는데 휠체어는 자꾸 오른쪽으로만 갔다. 중심을 잡고 직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보도도 울퉁불퉁했다. 충격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졌다.겨우 횡단보도에 다다랐고, 파란불이 켜졌다. 신호가 바뀔까 봐 다급해졌다. 바퀴를 힘차게 굴렸지만 뜻대로 나아가지 않았다. 인도와 차도의 연결 지점에 높이 5㎝도 안 되는 아주 작은 턱이 있었는데, 엄청난 높이의 담처럼 다가왔다. 온 힘을 다해 가까스로 넘었더니 이번엔 휠체어가 자꾸만 옆으로 갔다. 평소 자각하지 못했던 미세한 경사가 큰 장애가 된다는 데 놀랐다. 차들이 횡단보도로 다가올 때마다 깜짝 놀라며 멈칫거렸다. ●겨우 들어 간 식당에선 시선에 쫓겨 나와 간신히 횡단보도를 건넜다. 빵가게가 코앞이었다. 다섯 걸음이면 충분한 거리가 멀고도 험했다. 가게 문까지 경사가 가팔랐다. 올라가는데도 계속 뒤로 굴러가는 것만 같아 겁이 났다. 양팔로 있는 힘을 다해 휠체어를 밀어 겨우 문 앞에 도착했다. 울고 싶어졌다. 여닫이문인 데다 문 손잡이도 너무 높게 붙어 있었다. 왼손으로 휠체어가 뒤로 굴러가지 않게 앞으로 힘껏 밀고, 오른손으로는 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밀었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가게 안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문 앞에서 한참을 낑낑댔다. 마침 가게로 들어가려던 30대 남성이 보기가 딱했던지 도움을 줬다. 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가게 안에선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간이 협소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빵 진열대 사이가 너무 좁아 휠체어로 방향을 전환해 가며 지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뒤에 선 손님들이 나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거나 옆 통로로 비켜서 돌아갔다. 종업원이나 손님들이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쪽 선반에 놓여 있는 빵들은 집어 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빵이 보여야 점원에게든 손님에게든 부탁할 수 있는데, 보이지를 않으니 고를 수조차 없었다. 하릴없이 아래 선반에 놓인 단팥빵, 슈크림빵 등을 샀다. 식당도 마찬가지로 선택의 폭이 좁았다. 불고기가 먹고 싶었지만 그 식당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가 없었고, 출입문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먹고 싶은 곳을 골라서 가는 게 아니라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야 했다. 먹는 것 하나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했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출입문까지 경사로가 조성된 식당을 발견했다. 미닫이문이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못 올 데를 왔나 싶어 당황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식탁 간격이 좁아 휠체어가 다닐 수 없었다. 혼자서 4인용 식탁을 다 차지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식탁과 휠체어 높이도 맞지 않았다. 식탁 의자보다 휠체어가 낮아 밥을 먹는 것도 힘들 것 같았다. 휠체어가 통로를 막아 다른 사람들이 식당을 이용하는 데 폐를 끼치는 듯했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이 내가 나가줬으면 하는 시선으로 쏘아보는 듯해 불편했다. 결국 주문을 하지 못하고 쫓기듯 식당을 나왔다. ●버스 타기는 하늘의 별 따기 식당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울퉁불퉁한 인도를 피해 자전거 도로로 가봤다. 너무나 매끄러웠다. 휠체어를 타고 가기엔 더없이 편했지만 속도가 빨라 제어하는 게 힘들었다. 큰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휠체어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정류장이 보였다. 목적지인 대형마트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지만 탈 수 없었다. 장애인용 버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난감해하는 나를 본 50대 여성이 장애인들은 일반버스가 아니라 저상버스를 타야 한다고 알려줬다. 장애인들이 탈 수 있는 버스가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러웠고 슬픔이 밀려왔다.여러 대의 일반버스를 보내며 15분쯤 기다리니 목적지로 가는 저상버스가 왔다. 하지만 멀찌감치 정차한 버스 앞문으로 휠체어를 끌고 달려가 기사에게 탑승을 도와달라고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그만 버스는 떠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행한 구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10분가량 기다린 뒤에야 저상버스가 왔고 직원이 기사에게 말을 해줘 탑승을 시도할 수 있었다. 버스 뒷문에서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철제 경사판이 내려왔다. 다른 승객들은 줄줄이 앞문으로 버스에 올랐다. 경사판이 내려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듯해 승객들의 시선이 의식됐다. 다들 ‘저 사람 도대체 언제 타나’ 하는 식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무서워졌다. 경사판이 내려왔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직원 도움을 받아 버스에 올랐다. 버스 내 휠체어를 세우는 장애인 구역으로 갔다. 의자를 올려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려 했지만 의자가 접히지를 않았다. 고장이 나 있었다. 울분이 솟구쳤다. 장애인 정책과 실제 현장이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속절없이 버스 앞문 쪽 통로를 차지하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데는 휠체어를 세울 공간이 없었다.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승객들은 내 휠체어 옆의 비좁은 공간을 힘겹게 빠져나가 뒤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5개 정류장을 지나 목적지에 다다랐다. 다시 버스 뒷문에서 경사판이 펼쳐졌다. 경사판을 타고 내려오면서 버스노선도가 그려진 승강장 벽에 부딪힐 뻔했다. 경사판 끝 지점과 승하차장 벽이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사람들이 많을 땐 절대 버스를 탈 수 없을 것 같았다. ●카트도 못 쓰는 대형마트, 살 게 없다 정류장에서 15분 거리의 대형마트까지 다시 휠체어를 밀고 가려니 팔에 힘이 빠져 힘들었다. 겨우 마트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공간이 넓어 이동하는 건 한결 수월했지만 물건을 제대로 구입할 순 없었다. 카트를 이용할 수 없어 작은 바구니를 무릎에 올려놓고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물건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세제, 주스같이 무거운 상품은 집어 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유, 견과류, 껌 등 가벼운 것들만 골라 바구니에 담았다. 반찬거리를 사고 싶었지만 야채·식품 코너엔 사람들이 많아 가지를 못했다. 인파를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었고, 사람들이 ‘여긴 왜 와서 방해하느냐’는 시선을 보낼 것 같아 두려웠다.판매대가 휠체어 앉은키보다 위쪽에 있어 물건을 집는 것도 불가능했다. 장애인들이 마트에서 혼자 장을 보는 건 사실상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마트에 갔을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보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대형마트가 이 정도인데 공간이 협소한 동네 마트나 슈퍼 같은 곳은 도저히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바구니에 담겨 있는 것들을 계산대에 올렸다. 바코드 계산이 끝난 상품들을 봉투에 담는데 팔이 잘 닿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 뒷사람에게 폐가 될까 봐 최대한 서두르는 바람에 또다시 등줄기에 땀이 났다. ●세상은 장애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워져 있었다. 온몸이 쑤셔 왔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배려는 듯 화끈거렸다. 체험을 끝내고 휠체어에서 일어섰더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왠지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보니 모든 게 불편했다. 세상은 장애가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었다. 내가 평소 무심코 던진 시선 하나가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꽂히는지를 알게 됐다. 직접 체험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것들이다. 그동안 “장애인과 더불어 살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며 살았다. 부끄러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상조회사와 계약 해지땐… 할부금 환불받을 수 있다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상조회사와 계약 해지땐… 할부금 환불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일정 부분 위약금은 내야… 폐업회사 인수 땐 소비자 동의 필요 #1. 50대 직장인 A씨는 2012년 2월 한 상조 상품에 가입해 매달 꼬박꼬박 2만 5000원씩 냈습니다. A씨는 최근 상조회사들이 자주 폐업하거나 부도가 난다는 뉴스를 보고 돈을 떼일까 걱정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죠. 그런데 상조회사 직원은 “고객님이 가입하신 상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면서 “계약서에도 다 써 있다”고 환불을 거부하네요. #2. 주부 B씨는 2014년 C상조에 가입해 매달 1만 5000원씩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C상조가 폐업해 D상조로 바뀌었고, B씨는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죠. 문제는 그동안 자기도 모르게 바뀐 회사에서 할부금을 자동이체로 계속 빼갔던 겁니다. B씨는 D상조에 전화해 “동의하지 않았는데 할부금을 매달 빼갔다”면서 환불을 요구했죠. D상조는 “회사를 인수할 때 고객도 그대로 인수한 것이어서 환불은 안 된다”고 우깁니다.A씨와 B씨는 상조회사로부터 할부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요?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상조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는 2014년 1237건에서 2015년 490건, 지난해 406건으로 줄었습니다. 상조업체 등록 기준이 강화되고 불법행위 단속이 계속되면서 피해 구제 건수가 감소했지만, 아직도 연간 400건 이상으로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피해 유형을 보면 계약 해지나 청약철회 거부, 계약불이행 등 ‘계약 관련’이 352건(86.7%)으로 가장 많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씨와 B씨는 상조회사로부터 할부금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소비자가 선불식 할부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 의한 재화 등을 공급받지 않은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객의 해제·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은 무효입니다. 따라서 A씨 사례처럼 상조회사가 ‘환불 불가능’이라는 내용을 계약서에 적었더라도 효력이 없죠. 다만 상조회사도 소비자가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소비자는 일정 위약금을 내야 합니다. 위약금은 계약서에 적힌 내용에 따르는데요. 계약서대로 계산한 위약금이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서 정한 금액보다 비싸서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면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을 따릅니다.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서는 소비자가 상조 상품 계약을 해지할 때 ‘상조적립금’(할부금 총액-상조회사 관리비)에서 ‘모집수당 공제액’(모집수당×0.75+모집수당×0.25×기 납입 월수/총 납입기간 월수)을 뺀 금액을 돌려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계산식이 굉장히 복잡한데요. 상조회사가 받는 관리비와 모집수당 공제액을 위약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할부금 월 3만원, 만기 10년(120개월), 관리비는 할부금의 5%, 모집수당은 총계약금액의 10%’로 계약된 상조 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1~9개월까지는 모집수당 공제액이 상조 적립금보다 많아 환불액이 ‘0원’입니다. 10개월째에 해지하면 7500원, 12개월에는 6만 3000원, 24개월에는 39만 6000원 등으로 환불액이 조금씩 늘어나죠. 소비자가 납입금 전액을 일시불로 내거나 몇 회에 걸처 납부하는 상품은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경우 상조회사가 납입금 총액의 85%를 환불해야 합니다. 15%가 위약금인 셈이죠. 상조회사가 소비자에게 계약일로부터 3개월 안에 계약서를 주지 않거나, 소비자가 계약한 지 14일 안에 해지를 요구하면 위약금 없이 계약금과 할부금을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B씨 사례처럼 상조회사가 바뀐 경우 인수한 업체는 소비자로부터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회원 동의가 없는 계약 인수는 무효입니다. 인수 업체는 동의 없이 빼간 할부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하죠. 이성만 소비자원 금융보험팀 부장은 “상조 상품을 계약할 때는 광역 시·도에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하고,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회사 재무제표를 검색해 재무구조가 건전한지 따져 봐야 한다”면서 “최근 안마의자나 콘도 회원권 등을 공짜로 준다는 업체도 많은데 알고 보면 요금에 다 포함돼 있어서 이런 광고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esjang@seoul.co.kr
  • 50대 업주 살해한 3인조 강도 “잔소리 싫어 죽였다”

    50대 업주 살해한 3인조 강도 “잔소리 싫어 죽였다”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살해했다,”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함께 살던 50대 가전제품 가게 주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달아났던 30대와 10대 공범 2명을 전북 전주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38), B(19), C(19)씨는 지난 24일 새벽 4시 남양주시 진건읍에 있는 가전제품 가게에서 주인인 D(52)씨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D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A씨는 D씨의 가게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으며 B, C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범행 당일 B, C씨는 가가 안에 있는 D씨의 방 바로 옆방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는데 D씨가 “내일 아침부터 일해야 하는데 왜 새벽까지 술을 마시느냐”라고 잔소리를 하자 홧김에 선풍기 줄 등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방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가 낌새가 이상해 나와보니 이미 범행이 저질러진 후”라며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범행이 일어난 직후 다른 피의자들과 달아난 점을 미뤄볼 때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B, C씨는 “중고 가전제품 가게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임금을 너무 적게 줘서 갈등이 있던 차에 잔소리까지 들으니 홧김에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진술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 조금씩 달라서 대질신문 등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가방 속 애완견 쳐다보다 코 물려…견주 277만원 배상

    손가방 속 애완견 쳐다보다 코 물려…견주 277만원 배상

    애완견에 물린 5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애완견 관리 소홀에 대한 과태료 등 처벌을 강화한다.애완견이 낯선 행인 등을 물면 견주는 과태료뿐만 아니라 민·형사 소송도 당할 수 있다. 과거 법원 판결에서는 손가방 밖으로 애완견 머리를 내놨다가 치료비는 물론 위자료까지 모두 270여만원을 배상했던 사례도 있다. 2014년 5월 A씨는 고양시내 백화점에 있는 미용실에 평소처럼 애완견을 데려갔다. 백화점과 미용실 입구에 ‘애완동물 출입을 삼가 달라’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했다. A씨는 애완견이 든 손가방을 탁자에 놓고 미용 서비스를 받았고 직원 B씨는 탁자 위에 놓인 컵을 정리하다가 손가방 밖으로 머리와 앞발을 내놓은 애완견을 발견했다. B씨가 얼굴을 가까이한 채 애완견 이름을 부른 순간 이 애완견은 B씨의 코끝을 이빨로 물어 상처를 입혔다. B씨는 피부가 파여 치료를 받더라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비와 위자료 등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일부 승소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치료비 27만원과 함께 위자료 250만원 등 총 27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완견 전용가방이 아닌 손가방에 애완견을 넣어 방치, A씨에게 관리와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며 “애완견이 사나우니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B씨가 여성이면서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미용업에 종사하고 눈에 잘 띄는 부위를 다진 점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가 인정된다”며 “다만 애완견 이름을 불러 공격 행동을 초래한 잘못이 B씨에게 있는 만큼 A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부산 음주운전·인천 추월 사고 1위…내 마지막 외출 됐다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부산 음주운전·인천 추월 사고 1위…내 마지막 외출 됐다

    # 지난 8월 1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텔 앞에서 박모(48)씨가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박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88%의 만취 상태였다. 주변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인파가 몰려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사고였다.22일 서울신문과 교통안전공단이 공동으로 지역별 교통사고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35% 이상 음주운전 사고’의 치사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사고 치사율은 33.3%에 달했다. 관광지가 많은 부산은 휴가 인파가 집중되는 데다 도로 사정이 열악해 음주사고 대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 25.0%, 강원 17.6%, 제주 14.3%, 경기 13.2%, 전북 12.5%, 충남 10.0% 순이었다. 이들 지역도 대체로 주요 관광지가 많은 지역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35%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높은 수치이지만 그만큼 음주운전에 대한 심각성과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의미”라면서 “경찰이 도심에서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 주변에서의 음주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는 ‘위험물 차량 사고’의 치사율이 33.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인화성 물질을 운반하는 유조차량 관련 교통사고가 서울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중 가장 위험한 유형이라는 의미다. 실제 2010년 원효대교 인근 강변북로에서 유조차가 가로등을 들이받고 전복돼 휘발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조차량 전복 사고는 서울 도심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서울의 차량 밀집도가 높고 휘발유·경유·LPG의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보니 유조차량의 운행도 전국에서 가장 많아 사고율과 치사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전은 오토바이·전동장치 자전거 등 ‘원동기 사고’의 인구수 대비 사망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인구 1만명·도로 1000㎞당 평균 사망자 수는 1.27명으로 집계됐다. 광주가 1.24명으로 뒤를 이었다. 교통안전공단 측에 따르면 주로 평지가 많은 도시에 오토바이 통행이 비교적 많은 편이라고 한다. 대전과 광주는 대도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도심의 경사가 완만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 광주에 이어 제주(1.18명)가 원동기 사고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오토바이는 제주 내에서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인천은 ‘앞지르기 사고’의 치사율이 10.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운전자가 앞지르기를 해선 안 되는 곳에서 차선을 위반하다 발생한 사고를 뜻한다. 인천은 간척지를 중심으로 도로 확장이 지금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도로가 발달한 도심 지역과 추월차선이 없는 농어촌 지역이 혼재돼 있어 위법한 앞지르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속 70㎞ 이상 높은 속도로 주행하다가 갑자기 차선이 좁아지면 차량들이 탄성력에 의해 앞지르기를 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광주는 인구수 대비 ‘보행자 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인구 1만명·도로 1000㎞당 평균 사망자 수는 9.98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도 9.66명으로 2위에 올랐다. 보행자 사고는 건널목이 없는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 두 지역에서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차량 통행량과 관련성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무단횡단은 교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광주와 제주는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교통량이 적은 지역으로 볼 수 있다”면서 “중앙 차선에 시설물을 설치해 무단횡단을 방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울산은 전세버스와 충돌하는 사고의 치사율이 14.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 인근을 달리던 전세버스가 급작스럽게 차로를 변경하며 끼어들기를 하다 화재 사고가 나기도 했다. 울산 지역에서는 산업단지 기업체 직원들의 출퇴근 수송에 전세버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또 고령인구 비율(0~1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이 9.6%로 9.2%인 세종시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기도 하다. 20대부터 50대까지 경제활동 인구가 많다는 의미인 동시에 이들의 자녀인 초·중·고교생의 비율도 높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울산에서는 현장학습을 위한 전세버스 운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울산 지역 전세버스 업체는 31개이며 모두 977대가 운영 중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8월 가을 축제와 학생들의 현장 학습에 전세버스 이용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울산지역 전세버스 업체 대표자 31명을 대상으로 ‘안전운행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대구는 ‘14세 이하’ 청소년들의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인구 1만명·도로 1000㎞당 평균 사망자 수는 5.66명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함께 광주(4.77명), 울산(3.20명)의 청소년 교통사고가 많았다. 이들 세 곳은 젊은층 유입 인구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 광주와 인접한 전남, 울산과 인접한 경남 등의 고령인구 비율은 각각 21.5%, 18.4%, 14.4%로 전국 최상위에 속한다. 이런 배경에서 젊은 부부들이 자녀의 교육을 목적으로 도심으로 대거 유입됐고 이로 인해 청소년 인구도 함께 늘어나 이들 지역에서 14세 이하 청소년들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지역별로 치사율과 빈도가 높은 교통사고의 원인을 지역적 특색에서 찾아내 분석하는 과정은 지역별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인구통계학적, 지리학적 분석과 주민들의 소비 문화 등 문화적 특징까지 가미된 빅데이터 분석이 이뤄진다면 교통사고 예측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지역별 맞춤식 교통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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