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50대 직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징역 10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57
  • 산업현장서 연간 40명 사다리에서 떨어져 사망

    산업현장서 연간 40명 사다리에서 떨어져 사망

    매년 산업현장에서 사다리 작업 중 떨어져 숨지는 근로자가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다리 작업을 하다가 중대재해를 입은 노동자는 2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대 사고유형 중 하나인 추락사망자(1833명)의 11.0%를 차지한다. 지난 3일 A자형 사다리 위에서 소방배관 설치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양주의 지식산업센터 신축 현장에서 50대 하청 노동자가 사다리에서 창호를 설치하다 사다리가 미끄러지면서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사다리 중대재해는 작업 중 추락사가 대부분으로, 1~2m 높이에서 작업 중 발생했다. 고용부는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안전모 착용을 당부했다. 2인 1조로 작업할 때 한 명은 사다리를 지지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짐을 방지하고 최상부 발판 및 하단 디딤대에서 작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2m 이상 작업시는 반드시 안전대를 설치하고 작업발판 및 추락 방호망 설치가 어려울 때만 A자형 사다리에서 작업해야 한다. 올해 첫 현장점검의 날인 이날 사다리 위험요인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수칙을 안내했다. 고용부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매월 두차례(2·4주 수요일) 3대 사고유형과 8대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3주차 수요일에는 사업장 대표와 임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사다리 작업을 간단한 작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간단한 작업이어도 경각심을 갖고 안전수칙을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쓰나미 9초 전 할머니 구조한 日남성 화제… 지진 사망자 202명 집계

    쓰나미 9초 전 할머니 구조한 日남성 화제… 지진 사망자 202명 집계

    새해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 당시 쓰나미(지진해일) 위험을 무릅쓰고 길을 가던 할머니를 구조한 남성 운전자가 화제다. 9일 일본 민영 방송사 ANN 등에 따르면 강진 당시 노토반도 북동부 해안 지역 주택가를 지나던 한 남성 운전자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가던 할머니를 발견해 차에 태웠다. 할머니가 차에 타고 9초 뒤에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다. 이 남성은 처음에는 할머니를 지나쳤으나 다시 할머니에게 돌아가 “지진이 발생했다. (안전한)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할머니가 자동차에 탄 후 무슨 일인지 묻자 남성이 상황을 설명했고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쓰나미가 굉음과 함께 몰려왔다. ANN은 두 사람이 탑승한 차량이 간발의 차로 대피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기 몸도 위험한데, 할머니를 구하러 돌아왔다니 존경”, “전혀 모르는 사람을 먼저 돕다니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요양시설 직원인 50대 남성 데라모토 나오유키는 새해 첫날을 보내기 위해 노토반도 아나미즈마치 처가로 갔던 가족을 모두 잃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강진 당일 근무 때문에 가나자와에 있었으나 처가에 산사태가 덮쳐 부인과 아들 3명, 딸 1명, 장인과 장모, 친척 3명 등 10명이 사망했다. 이번 지진으로 연안 지역 육지가 4.4㎢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지리학회 조사팀은 ‘노토반도 강진에 의한 해안 지형변화 검토 결과’ 2차 보고서에서 조사 결과 지반 융기 등으로 와지마시 일부 해안선이 바다 쪽으로 최대 240m 전진하는 등 조사 범위에서 전체적으로 4.4㎢ 의 육지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59분쯤에는 노토반도 북동쪽 해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으로 니가타현 나가오카시에서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감지됐고, 노토반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 깊이는 10㎞이며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기상청은 전날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최대 진도 5강 이상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망자는 202명에 달했다. 지역별로 스즈시 91명, 와지마시 81명, 아나미즈마치 20명, 나나오시 5명 등이다. 부상자 수는 전날과 같은 565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아직 ‘연락 두절’ 주민 수가 102명에 달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고양·양주 다방 여주인 살해용의자 ‘동일범’…지문 확인

    고양·양주 다방 여주인 살해용의자 ‘동일범’…지문 확인

    경기 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혼자있는 여주인을 살해한 용의자와 6일 전 고양시 일산의 다방 여주인을 살해하고 도주해 공개 수배된 50대 남성 피의자가 동일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두 사건에서 채취한 지문을 확인한 결과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 씨를 찾기 위해 공개수배를 내리고 이 씨의 동선을 추적 중이다. 이 씨는 57세로 키가 170cm이며, 민머리에 모자와 운동화를 착용했다. 지난 2일 파주시의 한 식당에서 노란색 점퍼를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쓴 이씨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금결제를 하며 도보로 이동 중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검거보상금은 최대 500만원이다. 이 씨는 절도 범행으로 복역했다가 지난해 말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다방에서 60대 여성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쯤 “어머니가 연락이 안 돼 운영하시는 가게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지하 주점의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또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양주시 광적면의 카페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여성 B씨도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공개수배 당일 오전 8시 30분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다방에서도 6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다방은 사장인 B씨와 직원 1명이 운영했다. 사건 발생 시점으로 추정되는 지난 4일 밤에 이씨가 다방에 찾아왔고 직원이 퇴근하고 B씨와 이씨 둘만 가게에 있었을 당시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음 날인 5일 오전 가게에 출근한 직원이 소파에 쓰러져 숨진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몸에선 목이 졸리는 등 폭행 흔적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과 용의자 인상착의,도주 경로 등을 토대로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에 대해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과 용의자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 야간에 혼자 영업하던 여사장 잇달아 피살…동일범 가능성 수사

    야간에 혼자 영업하던 여사장 잇달아 피살…동일범 가능성 수사

    경기 양주와 고양시에서 야간에 혼자 주점 겸 다방 영업을 하던 60대 여사장 2명이 일주일새 잇달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동일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수사에 나섰다. 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한 다방에서 6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몸에서는 폭행 흔적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A씨와 직원 1명이 다방 형태로 운영하며 술도 팔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시점으로 추정되는 전날 밤에 남자 손님 1명이 이 가게를 찾았다. 손님이 왔을 때는 직원도 가게에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져 직원은 나가고 여사장과 남성 손님 둘만 가게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가게에 출근한 직원이 숨진 A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살인 사건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에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60대 여성 B씨가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역시 야간에 혼자 영업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인 57세 남성 이 모 씨의 사진을 공개하고 수배했다. 이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과 용의자 인상착의,현재까지 파악된 이씨의 도주 경로 등을 토대로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등장인물 김영수 (30대 초반) 신대리 (30대 중반) 구과장 (40대 초반) 지부장 (50대 초반) 무대 흔히 보는 산기슭, 나무 한그루. 무대 뒤편은 가파른 절벽이다. 절벽은 연극적인 약속에 의해 무대 앞쪽에 설치되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인물의 모습이 관객에게 보이도록 한다. 어둠 속. 서너 명이 크게 외치는 소리. 목소리 김영수! / 영수야! / 미스터 김! 밝아진다. 뒤쪽을 굽어보는 뒷모습의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절벽에 떨어질 듯 매달린 김영수,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있다. 구과장 괜찮아? 지부장 괜찮나? 신대리 괜찮을 리가 있어요? 김영수 괜찮습니다! 지부장, 힘이 풀린 듯 바닥에 풀썩. 신대리와 구과장, 절벽을 외면하며 돌아선다. 신대리 순발력이 정말 대단했어요. 구과장 정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초인적인 능력이 나온다잖아. 신대리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구과장 큰일 날 뻔했다. 신대리 바위에 부딪치기라도 했어 봐요. 지부장 머리 다 터져, 골 쏟아지고……. 신대리 (절벽을 힐끗 보며) 이게 몇 미터야. 구과장 못해도 10미터는 족히 넘겠어. 지부장 이 정도 높이면 즉사야. 신대리 영수야 일단 올라와. 김영수 제가요? 신대리 그럼 네가 올라와야지. 김영수 대리님 저 잡고 올라갈게 없습니다! 신대리,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 내린다. 신대리 자, 올라와. 신대리, 아래를 힐끗하는데 어지럽다. 김영수, 신대리의 팔을 잡으려고 있는 힘껏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신대리 (팔을 거두며) 잠깐, 잠깐 기다려봐. (구과장에게) 과장님 팔이 아예 안 닿는데요. 구과장 에이 비켜봐. 구과장, 김영수를 향해 손을 뻗어본다. 팔을 좀 더 뻗어보려 낑낑거리지만 김영수를 잡아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구과장, 지부장을 본다. 구과장 부장님? 지부장 에이 비켜봐. 지부장,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본다. 역시 닿지 않는다. 애타게 팔을 뻗어 보는 김영수. 일동은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지부장 … 구과장 쉽지 않겠는데요. 신대리 어떡하죠? 지부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네 부장님 저 좀 올려주세요. 지부장 평소 운동 안 하지? 김영수 네? 지부장 클라이밍 그런 거 안 해봤지? 김영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부장 응 무리지. 스스로 올라오는 건 무리야. 에이 참, 젊은 사람이 운동을 좀 하 지. 김영수 사원 잠깐 대기. 구과장 어떻게 하죠, 부장님? 지부장 끌어 올려야지. 구과장 뭘로요? 신대리 구급대 부를까요? 지부장 구급대는 안돼! 신대리 네? 지부장 우리 팀 사고 났다고 동네방네 소문낼래? 신대리 그렇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부장 저 새끼는 왜 절벽에서 떨어져 가지고. 아, 사람 골치 아프게. 구과장 정확하게 말하면 떨어진 건 아닙니다. 신대리 구사일생으로 나뭇가지 붙잡고 있습니다. 지부장 뭐가 됐든 왜 떨어져서 이 난리냐고! 신대리 명령에 복종한 결과 아닐까요. 지부장 뭐? 신대리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누군가 내려가라고 시켰으니까요. 지부장 그러게 넌 쟤를 왜 끌어들여! 신대리 제가 언제요? 지부장 오티에 오라고 한 거 너 아냐? 신대리 네 접니다. 지부장 그니까 신대리 너 때문이지. 신대리 근데 절벽에 내려가서 보물을 찾아오라고 지시하신 건 부장님이세요. 구과장 애당초 비정규직 사원을 야외 오리엔테이션 업무에 참여시킨 것부터가 문제 의 시작이군요. 이번 보물찾기는 저희 정규직들만의 행사였습니다. 신대리 그렇다고 쟤만 어떻게 빼고 갑니까. 같은 팀인데. 구과장 (곰곰이) 쟤 보험은 되나? 신대리 비정규직은 따로 보험 등록이 안 되죠. 지부장 거 봐. 보험도 안 되는 애를 왜 오티에 오라고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구과장 일이 진짜 복잡해지겠는데요. 지부장 지겠는데요가 아니라 이미 복잡해졌어! 신대리 저는 저 친구 정규직 전환되는데 도움 되라고 부른 거죠. 그런데 부장님께 서 정규직 시켜준다고 절벽에 내려가라고 시킨 건요……. 지부장 됐어! 구과장 부장님,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보시죠. 지부장 그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역분석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 매달린 김영수, 소리친다. 김영수 살려주세요. 대리님! 과장님! 부장님! 신대리 영수야 침착해. 침착하고 있어봐. 구과장, 김영수를 내려다보며, 구과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구과장님! 구과장 우리가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겠나? 지부장 그래! 해결책이 나와야, 그 해결책이 널 살리는 거야. 구과장 부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팀당 할당된 보물찾기가 3개입니다. 우리 팀은 단 1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지부장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신대리 맞습니다 부장님. 구과장 언제든 역전은 가능하죠. 지부장 좋아, 신발 끈 단단히 묶고 허리띠 졸라매서 이 상황 원인 분석을 해보지. 구과장, 브리핑을 하듯 자세를 잡는다. 구과장 60초 전 저 친구한테 물리적인 압력을 가한 건, 신대리입니다. 신대리 제가요?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요? 구과장 신대리가 후배를 강제로 절벽에 끌고 갔잖아. 지부장 원래 한 다리 위가 제일 무섭지. 신대리 억울합니다. 부장님 뜻대로 행동한 게 죄예요? 무슨 책임이 있습니까, 일개 대리가. 지부장 쟤 안전교육은 안 시켰냐? 구과장 안전교육도 안 시키고 보물 갖고 오라고 시킨 거야? 신대리 정규직인 저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저부터 뭘 받아봤어야 시키든 하죠! 지부장 안전교육 안내방송 틀어주잖아! 화재 발생 시 비상구로 대피해라, 비상구 문은 상시 잠그지 마라, 지진 발생 시 책상 밑에 들어가라, 안내방송 틀어 줄 때 뭐했어! 신대리의 대답 대신, 김영수가 비명을 지른다. 그 소리에 등을 보이며 후다 닥 뒤쪽 절벽으로 달려가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구과장 왜 그래! 신대리 떨어졌어? 구과장 몸무게를 지탱 못해? 지부장 팔에 힘이 빠져? 구과장 해충에 물리기라도 한 거야? 김영수, 팔을 부들부들 떤다. 김영수 나무가 부러질 것 같아요! 팔에 힘도 빠지고. 아, 이놈의 모기! 얼굴이랑 겨 드랑이에 물렸는데요. 아, 가려운데 긁지도 못하고. 죽겠어요! 신대리 떨어질 거 같아 죽겠는 거야, 가려워 죽겠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의 뒤통수를 친다. 구과장 지금 그게 문제야? 지부장 조금만 참아! 지금 구할 방법을 간구 중이야! 지부장, 절벽을 등지고 돌아선다. 뒤 따라 돌아오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자, 빨리 서두르자. 저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어. 지금으로서는 용단이 필요 해. 누군가 내려가서 끌고 와야 할 거 아니야. 신대리 내려가서 끌고 올라오라고요? 구과장 가장 적임자는 신대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네가 제일 건장하고! 신대리 무슨 말씀이세요, 다리가 얼마나 약한데……. 구과장 해병대 출신이잖아! 신대리 해병대는 바다에서 활동한다니까요. 산은 타본 적도 없어요. 게다가 저 몸 치에요. 구과장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악으로 깡으로! 신대리 저 곧 한 아이의 아버지 될 사람입니다. 제 몸이 한 가족의 미래이자 희망, 한 가정의 전부라는 말이에요. 김영수 어……! 어! 나무가 부러질라 그런다! 팔의 힘은 더 빨리 빠진다! 지부장 시간 없어, 빨리 가서 구해! 해병대 정신으로! 신대리 고소 공포증 있습니다. 아파트도 5층 이상은 살아본 적도 없어요. 그 흔한 남산타워도 가다 말았구요. 개인 특성상 김영수를 구하는 건, 제게 적합한 일이 아닙니다. 김영수 모기가 떼로 달려든다! 눈꺼풀을 물었다. 아, 따가워! 모기한테 물린 데가 부어오른다! 그래서 더 무거워진다! 신대리 이 문제는 계급장 떼고 공정한 판단으로 선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과장 공정차원이라면 부장님께 한 표 드리겠습니다. 신대리 동의합니다. 김영수 누가 됐든 동의에, 동의에, 동의합니다! 지부장 조용! 이것들이 수평적인 조직 사회를 위해 오냐오냐 했더니, 내가 니들 친 구야? 내 나이가 몇이야!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나는 숨만 쉬어도 녹초 야! 이런 일은 공정 차원이 아니라, 효율적인 면을 고려해서 선발을 해야 지! 신대리 효율이라면, 아……, (태도를 바꾸어) 과장님. 제가 평소 본 과장님은 매사 차분하고 빈틈없는 완벽한 일처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의 동요가 없는 분, 맞습니까? 구과장 감정의 동요, 없으려고 노력하지. 신대리 그런 의미에서 효율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구과장님이 적합하십니다. 저기, 저 작은 틈을 섬세하게 내려갈 수 있는 사람, 여리여리한 체형! 섬세 한 감각! 절벽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영웅적인 행위는 감정 없이 오직 이성 적인 판단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 아닙니까. 지부장 응, 구과장이라면 나 역시 항상 믿고 맡길 수가 있어. 구과장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부장님 늘 저를 믿고 맡겨주시는 점,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구과장, 벌떡 일어나서 잠시 서성이다가 구과장 그러나 부장님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 봄, 사장님 배 사내 축구대회. 당시 영업 A팀의 박과장이 악의적인 방법으로 부장님께 걸어온 태클을! 제가 온 몸으로 막아냈던 것을요! 저 그때의 사고로 십자인대가 끊어졌습니 다. 구과장, 종아리를 걷어 올려 상처를 보인다. 구과장 보통 통계학적으로 보면 30대 이후로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경우 불구가 되 는 가능성이 80프로 이상으로 아주 높다고 하는데요. 저는 운 좋아 겨우 걸 어 다닙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삐끗 나간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김영수, 비명을 지른다. 김영수 이젠 환청까지 들려요! 모기들이 귓속에서 토론을 합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서로를 마주본다. 신대리 결국에 우리 세 명, 아무도 적합하지 않은 건가요? 구과장 이 프로젝트 실패입니까? 지부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 바퀴를 휘 돈다. 지부장 신제품을 만드는 거야. 구과장 무슨 신제품이요? 지부장 김영수를 구할 신제품! 주변을 잘 살펴봐, 뭐가 제일 많지? 신대리 (두리번거리며) 나뭇가지입니다. 지부장 나뭇가지로 줄을 묶어서 일종의 사다리 형태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그걸 잡고 올라오게 하는 거지! 신대리 나무에 넝쿨을 감고 고정 시켜서요? 구과장 디자인 좋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자, 실행에 옮겨 볼까?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의 지시에 따라, 나뭇가지에 넝쿨을 묶고 매듭을지 어 길게 사다리 형태를 만든다. 지부장 그렇지, 그쪽을 더 세게 묶어야지. 아니지! 더 꽉! 세게! 그래, 거기가 가장 힘을 많이 받는 위치야. 좋아! 지부장의 감독 하에 사다리를 만들어 나가는 신대리와 구과장. 이윽고 사다리가 만들어졌다. 구과장 완성했습니다. 지부장 시범테스트! 테스트가 굉장히 중요해. 우리 영업 B팀의 정신! 신대리 테스트가 실패율을 낮춘다! 구과장 정직과 근면성실로 고객에게 완전한 제품을 제공한다. 신대리 불량품이라는 재고가 남을 지라도! 구과장 안전을 위해 사익을 따지지 않는다! 구과장, 신대리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지부장 제품을 늘여 뜨려! 구과장과 신대리, 사다리를 나무에 걸어 늘어뜨린다. 구과장 신대리, 자네가 김영수야. 지부장 잡고 올라오게! 신대리, 나무 밑에서 사다리를 잡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한 칸 한 칸 오르는 신대리의 모습, 긴장감이 감돌고, 신대리의 체중이 전부 실리자, 사다리가 팽팽해진다. 그때 매듭이 툭 풀리고 신대리, 엉덩방아를 찧는다. 신대리 테스트 결과, ……실패입니다. 지부장 ……이래서 테스트가 중요한 거야. 바로 실행에 옮겼어봐, 쟤는. 김영수 (비명 소리) 떨어집니다! 구과장 결과는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대리 영수야! 김영수 물 좀 주세요. 목말라 죽겠어요. 신대리,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 각도를 맞춰 던져준다. 김영수, 한손으로 위태롭게 물병을 받으려는데, 물병이 영수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다. 김영수 아……! 신대리 아씨 미안하다. 괜찮냐? 김영수 신대리님! 신대리 어 그래 영수야. 당은 안 떨어지냐? 김영수 떨어집니다! 신대리 너 여기서 당까지 떨어지면 진짜 큰일 나는 거야. 신대리, 주머니를 뒤져 초콜렛을 깐다. 신대리 손 풀지 말고 입으로 받아. 할 수 있지? 김영수 네 대리님! 신대리, 초콜렛을 던지고 김영수 받아먹으려고 한다. 한 개 두 개 실패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다. 신대리 잘했다. 잘했어 영수야. 지부장,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소매를 걷어 올린다.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사이. 지부장 사고의 역발상. 프로젝트 B로 넘어간다. 구과장과 신대리, 놀란 듯 서로 마주본다. 지부장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가 뭐지? 구과장 절벽에서 올라올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지부장 내려가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 네……? (깨달은 듯, 동시에) 네! 지부장, 뒤 절벽으로 붙어 외친다. 지부장 김영수. 김영수 네. 지부장 올라올 생각을 하지 마. 김영수 네? 구과장 올라오기 힘들잖아. 신대리 그러니까 내려가래. 김영수 뭐라구요? 구과장 손에서 나뭇가지 놓고 절벽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는 거지. 지부장 이게 바로 사고의 역발상! 김영수 내려갈 수 없어서 매달려 있는 거 몰라요! 신대리 저 근데 부장님, 저 아래는 계곡인데요. 김영수 내려가다 발이라도 잘못 헛디디면……! 구과장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지부장 버티다 못 버텨서 떨어지면! 구과장 그것도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그렇게 죽는 건, 사는 것만 못하죠. 지부장 그러니까 가장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신대리, 두려움에 눈이 커져 구과장과 지부장을 번갈아본다. 사이. 지부장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는 거야. 올라올 수 없는 게 문제니까, 내려가는 거 지. 김영수 내려갈 수 없으면요? 지부장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건가? 구과장 그런 정신으로 정사원 되겠어? 김영수 미치겠네……! 지부장 김영수, 잘 들어. 가장 중요한 건 생각이야. 내려가면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뇌가 문제를 인지를 하면 인간은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어! 자, 따라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김영수 (이성을 잃고)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조용히 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그래? 지부장 사장이 들으면 우리 팀 사고 쳤다고 팀 점수 깎여! 그걸 바라나? 신대리 그건 안 돼, 영수야! 김영수 사람 살려요! 사람! (괴성을 지른다.) 지부장 조용히 하라니까 임마! 구과장 정말 자기 입장만 생각할 거야? 원래 이렇게 이기적이었나? 지부장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 바닥이 드러나는 거야. 김영수 지금 내가 죽게 생겼어! 신대리 진정해 영수야. 지부장 공동체 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놈. 구과장 구조 받을 자격도 없는 놈! 지부장, 서성거리며 심사숙고한다. 지부장 큰일이군, 정말 큰일이야. 구과장 가뜩이나 팀 실적도 안……, 지부장 이런데 와서까지 문제 일으킨 팀으로 낙인이 찍힐 거야. 구과장 낙인은 절대적으로……, 지부장 이번 오티는 사장님 직접 명령에, 직접 참석까지. 중차대한 업무연장일세. 행운의 보물찾기. 그래, 그런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 백 프로 불이익이 야. 구과장 그럼요 이게 보통 보물찾기입니까. 신대리 각 팀의 성실도와 능력치를 판단하는 절대 테스트였죠. 구과장 다음 달 인사고과 선반영까지! 지부장 그게 이번 오티의 포인트야. 구과장 그러니 더더욱 구조요청은 안될 일입니다. 지부장 운세니 풍수지리니 사주팔자, 이런 거에 아주 민감한 사장님인데. 구과장, 신대리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김영수의 비명소리. 살겠다고 바둥바둥 한다. 지부장 잘 생각하자. 지금 상황은 물론, 모든 일에는 동기부여가 최우선이야. 신대리 그렇죠, 동기부여! 지부장 결자해지. 구과장 문제를 발생시킨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한다. 신대리 동기부여와 결자해지를 합치면! 구과장 아, 스스로 올라오면 김영수를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 어떻습니까? 신대리 (깨달은 듯) 아! 지부장 좋아! 세 사람, 합의한 듯 손을 하나로 모은다. 그러는 사이, 김영수는 가까스로 발을 뻗어 튀어나온 돌부리 하나에 발을 디딘다. 혁대를 풀어 제 몸과 나뭇가지를 하나로 묶는다. 그렇게 양 손이 편 해지자 알 베긴 팔을 풀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후 김영수는 세 사람의 대화가 길게 이어질수록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어하며 구역질을 하기도 한다. 지부장 그게 가장 좋지만……, 그러나 이미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바……. 먼 산을 바라보는 지부장, 이윽고 심오한 눈빛으로 구과장을 쳐다본다. 구과장, 그윽한 눈빛으로 응수하며 구과장 결국 손 쓸 틈도 없이……. 지부장 애석하게도……. 구과장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었던……. 구과장, 어리둥절한 신대리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지부장 우리 다 같이 고개 숙여 애도의 마음으로 묵념합시다. 일동 묵념. 지부장, 구과장, 신대리. 절벽을 향해 묵념한다. 묵념을 마치고, 지부장 태도가 바뀌어서 지부장 사고 발생 시 회사차원에서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찾아. 구과장 (휴대전화를 꺼내 읽으며) 사내 사고 매뉴얼입니다. 사고 상황이 업무의 연장이었는지 확인한다. 사고로 인한 임직원의 건강상 태 체크 및 보험처리 가능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한다. 보험 완료 후 최소 2주에서 최장 6개월의 휴직이 가능. 그 이상의 치료가 요구될 경우 계약기 간이 자동종료, 최대 30프로의 퇴직금이 지급된다. 지부장 좋아 그렇게 처리해. 구과장 아, 그러나 김영수는 정규직이 아니라 이 경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 다. 지부장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구과장 (신대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신대리 우선 오티 참석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반영여부를 확인해야 하구요. 구과장 오티 참석의 강제성 여부 확인 또한 필요합니다. 신대리 사고에 따른 개인의 손해는 회사와 추후 논의를 요하죠. 구과장 그렇게 되면 회사가 손해배상을 해줘야하는데, 김영수 측에서 소송까지 걸 거고. 구과장 최악의 사태에는 팀 전체 해고로……. 지부장 (벌떡 일어나며 외친다) 안 돼! 신대리, 털썩 주저앉으며 신대리 그럼 어떡하죠? 방법이……. 지부장 신대리 다음 달에 애기 태어나잖아. 신대리 네. 지부장 자네의 비전은 아이의 미래일세. 비정규직 사고사가 알려지면 우리만의 문 제가 아니야. 자네 아이의 문제가 되는 거야. 태어나기도 전에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거야. 신대리 그럴 수가…. 구과장 문제없이 태어나도 문제투성이야. 지부장 자네, 아이, 우리 모두가 사는 건……, 신대리 네, 무슨 말씀인지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구과장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전 그래서 결혼도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안 할 계 획입니다.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주제에 맞는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 기 때문에. 지부장 요즘 사람들 누가 결혼을 해. 일부러도 안 해, 안 하는 게 낫지! 마주보는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 나 갈라섰다. 구과장 아, 결국, 신대리 사모님과 결국……, 지부장 내 뒤통수만 봐도 숨이 막힌대. 애들 얼굴이라도 보고 싶으면 양육비나 제 때 보내란다. 이 회사 아니면 어디서 애비 노릇을 하겠냐? 나부터 정신 바 짝 차려야 돼. 인생이 호락호락하지가 않아. 아직도 날마다 뭔가 배운다. 오늘이 내 제일 젊은 날이잖아. 그게 또 슬퍼. 체력이 안 되는 거야. 힘이 쭉쭉 빠져. 전기 차단기 내려가듯이 하나씩 뚝뚝. 지부장의 말을 끄덕이며 경청하고 있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세상이라는 게 모든 인간은 평등한데 어떤 인간들은 다른 인간들보다 더 평 등해. 우리 같은 인간들에게 삶은 고뇌이자 투쟁이다, 그 말이야. 김영수, 이전과는 다른 소리로, 크게 괴성을 내지른다. 김영수 사람 살려! 저 미친놈들이 날 죽인다! 사람 살려! 구과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구과장 그래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 투쟁의 삶을 견딘다는 것. 제대로 된 줄 하 나 잡으려고, 아등바등,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매달려 대롱대롱! 김영수 더 이상 힘이 안 들어가! 견딜 수가 없어! 사람 살려! 신대리 (울먹이며) 쟤나 우리나……. 구과장 (김영수에게) 넌 죽으면 그만이지! 우리는 살아야 돼. 사는 게 얼마나 괴로 운 지 알아! 우리는 임마, 하루하루가 벼랑 끝이야. 내 머리에는 태양이 비 추질 않아. 내 삶의 태양은 죽었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왜 때문 에! 살아가는 걸까……. 지부장 모든 게 계획적인 거야. 산 속에서 보물찾기, 이 허무맹랑한 게임. 사고발생 까지 전부. 사장은 소문이 무성해. 누구는 전직 무당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사람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독심술사라고 하지. 팔에 묵주를 다섯 개씩 차 고 요상한 빛깔의 색안경에, 형형색색의 부채를 손에 쥐고 폈다 접었다, 폈 다 접었다……, 마치 우리의 영혼을 다 꿰뚫어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 피라 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자의 냉엄한 시선……! 오늘 우리는 그 덫에 걸려든 거야. 지부장, 가방에서 소주를 꺼내 잔을 들어 올린다. 지부장 이리 와. 한잔 씩 해.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소주잔을 부딪치고 들이킨다. 구과장 승진은 못하더라도 자리는 붙어있으셔야 됩니다. 신대리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리는 붙어있어야 합니다. 구과장 산전수전 공중전에 돌려차기까지 하면서 버틴 자리 아닙니까. 신대리 맞습니다. 지부장 이 시점에서 비정규직인 김영수 구하려다 누가 하나 다치면 좋은데. 신대리 네? 지부장 구하려 했다는 증거 같은 느낌으로? 구과장 그 증거 느낌 좋은데요? 신대리 팀 차원 포상도 생기겠죠? 지부장 최소한 상장 하나는 받겠지. 구과장 그렇죠, 보물 따위 못 찾아도 팀워크 가산점에! 벌떡 일어나는 신대리. 신대리 그렇다면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아니야 자넨 애도 있는데,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바닥에서 큼지막한 돌멩이를 들어 올린다. 신대리에게 건넨다. 구과장 날 때려봐. 신대리 구과장님 왜 이러세요. 구과장 (눈을 감으며) 괜찮아. 신대리 동방예의지국에서 후배가 선배를 어떻게 이런 흉기로 때립니까. 구과장 (지부장에게, 소주병을 들게 하며) 머리 한 대 세게 맞고 제가 우리 팀을 위 해 희생하겠습니다! 신대리 아뇨 부장님, 저를 때리세요. 제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멉니다. 아들이 있어요, 저는. 구과장 애가 있으니까 몸 사려야지. 신대리 지금 사리면 제 아들의 미래는 없습니다! 구과장 저를 치세요! 신대리 (동시에) 치세요! 지부장을 향해 머리를 들이민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아니다, 나를 쳐라. 내가 그래도 명색이 부장인데, 어떻게 눈앞에서 너희들 다치는 걸 보고 있겠냐. 내가 대표로 머리 한 번 깨지고 유혈 낭자 한 번 하고, 구과장 그럼 이렇게 합시다. 우리 똑같은 할당량으로 다치는 겁니다. 신대리 시나리오를 짜시죠. 제가 먼저 김영수를 구하러 갔는데. 지부장 아니지, 내가 먼저 가야지. 연장자가. 구과장 상식적으로 상급자가 먼저 행동을 한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중간자인 제가 먼저 행동하고, 신대리 막내인 제가 제일 먼저, 그 다음 구과장님, 마지막으로 지부장님이. 지부장 그래. 신대리가 먼저 뛰어가, 그때까지 우리는 심각한 일인 줄 몰랐던 걸로. 신대리 구과장이 내가 미끄러질 것 같은 걸 보고 나선 걸로. 지부장 그 다음은? 신대리 구과장님이 저를 잡고, 그 뒤에 지부장님이 또 구과장님을! 구과장 우리가 힘을 합해서 정의롭게 막내 사원 김영수를 구하려고 한 거죠! 지부장 좋다! 근데……, 구과장 근데? 지부장 이게 사고가 아니야. 신대리 예? 지부장 우리는 김영수를 구하려고 했어. 근데 얘가, 얘가 손을……. 구과장 놓아버린……, 거죠! 신대리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 자, 자……살이요? 구과장 (곰곰이) 팀 차원으로 보면 우리는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엔딩……, 좋은데 요? 지부장, 무언의 끄덕임을 한다. 신대리 ……하지만 그렇다고 영수를 이렇게. 지부장 어쩔 수 없어. 인생 각자 사는 거야. 쟤 가도 네 인생은 네가 살아야 돼. 각 자도생. 구과장 예……, 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하나로 붙잡고 도원결의를 한다. 돌멩이를 하나씩 손에 쥐는 세 사람. 지부장 누구부터 갈래? 구과장, 바닥에 몸을 구른다. 흙먼지가 잔뜩 묻은 상태, 팔 다리 다 걷어 부 친다. 그 모습에 신대리와 지부장, 같은 상태로 몸을 만든다. 구과장 자, 가봅시다. 신대리, 돌멩이로 구과장의 머리를 때리려다 말고, 살포시 등짝을 치고 눈치 본다. 신대리 아프세요? 지부장 장난 치냐? 피는 나야지! 그냥 막 함부로 때려. 신대리 구과장님께 사적인 감정 전혀 없이, 사무적으로 한 대 가겠습니다. 구과장 (구호하며)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신대리, 구과장의 머리를 향해 돌멩이로 세차게 가격. 그대로 머리 부여잡고 주저앉는 구과장. 머리를 만져서 피가 났는지 확인. 지부장 돌이랑 돌이 만나니까 흠집도 안 나네. 신대리 주먹으로 갈까요? 이게 상처가 티가 나게 남아야 할 텐데요. 구과장 그래 굴러서 다리가 까지든 뭐든. 지부장, 불시에 구과장의 머리를 세게 가격한다. 그대로 나자빠지는 구과장. 지부장 어때! 안 아팠지? 구과장, 일어나서 바닥에 쓸린 무릎을 확인. 살갗이 뜯어진 상태 확인. 구과장 너무 좋았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그 다음은 나! 신대리, 지부장의 뒤통수를 세 게 가격. 고꾸라지는 지부장, 일부러 더 큰 액션으로 바닥을 구른다. 뿌듯해하는 신대리, 불시에 뒤통수를 가격하는 구과장. 엎어지는 신대리. 지부장과 구과장, 발로 걷어찬다. 감정상한 신대리 일어나 지부장에게 주먹을, 주먹에 얼굴 제대로 가격당한 지부장,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지부장 너 이리 와봐. 신대리 네? 지부장 얼굴 바짝 와봐. 구과장 부장님 감정 섞지 마세요. 이건 업무의 연장입니다. 신대리 전 진정 사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부장 공평하게! 할댱량 채워! 구과장 그래 신대리, 너만 피가 안 났어.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서 상관없이 마구 뒤엉켜 쥐여 패기 시작한 다. 한 대 두 대 맞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다. 서로 멱살 잡고, 헤드락 걸고, 물어뜯고 싸운다. 아수라장. 그때 소리치는 김영수. 김영수 보물이다! 지부장 뭐? 구과장 뭔, 물? 김영수 보물! 보물이 여기 있어요! 보물이! 싸움을 멈추고 절벽 뒤로 몰려가는 세 사람.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곳곳에 피가 난 상처들, 어느새 광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뻗어 보물을 집는 김영수. 지부장 어떻게 생겼어? 얘기 좀 해봐. 김영수 짙은 고동색의 나무 상자입니다. 지부장 고동색이면 백 퍼센트야. 사장이 똥색을 좋아하잖아! 구과장 맞다! 똥색이나 금색이나 같은 색이라고! 지부장 사장이 일부러 저런 곳에 보물을 숨겨둔 게 틀림없어! 구과장 왜죠? 왤까? 왜지? 신대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물을 찾아라! 지부장 그렇지! 팀원 협력지수 측정이라는 부가가치까지! 구과장 역시 사장은 아무나 사장이 아니군요. 지부장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보물이었어! 신대리 팀원 누군가 희생하지 않으면 절대 찾아낼 수 없는 보물! 구과장 공동체와 희생정신을 증명해야 할 미션! 지부장 사원의 희생정신이 중요하다! 사장이 일평생 외치며 추구하던 회사의 비전 이야. 구과장 모든 게 계획되어 있었군요. 지부장, 서둘러 겉옷을 벗는다. 지부장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보물을 끌어올리고 김영수를 살려내서 우리 영업 B팀의 훌륭한 공동체 의식을 보여줄 차례야. 신대리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제 아들의 미래를 위해 이 한 몸 받쳐 미션을 성공으 로 이끌어내겠습니다. 지부장 옷들 벗어. 서로 몸을 묶어서 김영수를 끌어올리자구. 구과장 좋습니다. 세 사람, 겉옷을 벗어 밧줄처럼 서로의 몸을 묶고, 나무 밑동에 지지대를 묶 는다. 서로 손에 손을 붙잡아 인간 밧줄을 만든다. 길게 늘어선 세 사람.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순으로 절벽을 향해 다가간다. 신대리 김영수. 줄을 잡아! 김영수, 손을 위로 뻗어 올린다. 손에 손을 붙잡은 세 사람, 합동하여 조금씩 절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이 내린 옷자락이 김영수의 손에 닿을락 말락한다. 지부장 잠깐만. 구과장, 신대리 네? 지부장 보물부터 올리라고 해. 구과장 네. 보물 올린 다음에, 그 다음엔요? 지부장 보물까지 들고 있으면 무거우니까 무게를 덜자고! 그래야 김영수를 올리는 일이 수월하지! 구과장 네! (신대리에게) 해봐! 신대리 보물부터 이 옷자락에 묶어! 김영수 저부터 살려주세요!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리래! 구과장 말 똑바로 안 전할래?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린대! 김영수 보물만 가져가고 난 안 살려 줄까봐 그런다! 지부장 김영수! 우리 못 믿냐? 김영수 믿고 싶어요! 구과장 보물부터 올리는 건 테스트야, 테스트! 지부장 그래! 테스트! 보물이 올라오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해봐! 신대리 그 다음에 올라와야 더 안전하게 올라오는 거야! 김영수 무섭다니까! 살려주세요! 살려줘! 살려내! 지부장 그냥 산다고 다 사는 거 아니야! 구과장 지금이 네가 제대로 살 수 있는 그 기회야. 신대리 우리를 믿어! 김영수 믿게 해봐! 지부장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신대리 (앵무새처럼 따라서)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구과장 김영수! 지부장 시간 없어! 김영수 시간은 내가 없어! 지부장 이 새끼가! 김영수 나 정규직 그딴 거 안 해! 다 필요 없으니까 나 살려내라고! 신대리 영수야 진정해! 일단 다 살아야지 안 그러냐? 김영수, 세 사람이 늘어뜨린 옷자락에 보물을 묶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세 사람. 김영수, 양손으로 줄을 잡고 사람들을 노려본 다. 절벽 위와 아래가 옷자락 줄로 팽팽해진다. 구과장 보물 잡은 손 놔! 지부장 손 놓으라고! 김영수 나까지 끌어올려! 신대리 야! 김영수! 지부장 손 놔! 이 새끼야! 손! 김영수 못 놔! 이 새끼야! (줄을 더 꽉 잡으며) 사람 살려! 이놈들이 사람 죽인다! 사람 살려! 지부장 조용히 하라고, 조용! 김영수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이래? 김영수 (더욱 더 크게)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진정해 이 새끼야! 지부장 이기적인 놈이 지부터 살겠다고! 김영수 올려! 올리라고 이 개새끼들아! 지부장 저, 저, 저!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거 봐! 구과장 부장님 이러다 다 놓치겠는데요? 김영수 야이 개새끼들아. 이 와중에도 니들 밥그릇만 챙기냐. 나는 그릇도 없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계약직이라지만 사람 목숨까지 일회용이냐! 천둥번개 치는 소리. 일동 미끄러지며 대열이 흐트러진다. 신대리 어, 어! 구과장 어, 어! 지부장 어, 어! 신대리 미, 미끄러진다. 안 돼! 지부장 야! 구과장 김영수! 신대리 영수야! 구과장 김영수! 번쩍이는 번개, 이윽고 천둥소리.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일동 비명. 그 소리와 함께 어두워진다. 막.
  • [단독]6개월짜리 당원 급구… 月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6개월짜리 당원 급구… 月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선 비리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결국 돈과 조직을 갖춘 사람이 이기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이중투표 같은 불법행위를 다른 이에게 누설하지 않을 공모자들을 모아, 얼마나 큰 ‘경선 조직’을 꾸리느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선 경쟁자를 자진 포기시키려 취임 후 자리를 제안한다는 의혹도 나왔다.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본격적인 경선 준비는 ‘입당원서 뿌리기’로 시작된다고 한다. 30년째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는 50대 B씨는 “우선 경선 후보자의 지인 등에게 입당원서를 수십 장씩 전달하면 이를 받은 사람이 주변에 알음알음 권리당원을 구한다”며 “시골 마을이라 좁고 정도 많고 하니까, 또 사실 지인이 후보 간에 겹치니까 한 사람이 민주당 입당원서를 각기 다른 후보에게 모두 써 주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입당원서 뿌리기경선 직전에 반짝 ‘입당 러시’허위주소 쓰고 6개월 후 탈당 후보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지지 세력만 채우면 되니 이런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경선 직전 6개월만 ‘반짝 당원’으로 활동하고 곧바로 탈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남 영암시장에서 만난 70대 C씨는 “부탁을 받아 6개월만 당비를 내고 경선 투표를 한 뒤 곧바로 탈당했다”고 말했다. 당이 실시하는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경선 50% 반영)에 참여하려면 월 1000원씩 6개월간 당비를 내야 하는데, 이는 대납으로 이어진다. B씨는 “당비를 매달 대신 내주거나 그냥 1년치인 1만 2000원을 개인적으로 건네기도 한다”고 했다. 또 지난달 5일 만난 영암군에 사는 민주당 권리당원 70대 A씨는 “실제 내가 어디 사느냐는 권리당원 모집 때 상관이 없었다”며 “목포에 살면서 영암에 있는 중공업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이 출근하는 공장 주소로 등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민주당 대의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리당원을 모집하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이른바 조직이 힘을 발휘한다. 영암군에 사는 40대 C씨는 “젊은이들 위주로 동원돼 연령별 여론조사의 현황을 빠르게 공유한다”며 “일례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선택했는데 이미 조사가 종료됐다면 조직원들에게 30대, 40대, 50대로 응답하라고 알려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를 허위로 응답해도 조사업체 측이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투표시스템 허점ARS론 허위 여부 확인 못 해타인이 대신 응답하는 사례도 아예 경쟁 후보에게 향후 좋은 자리를 약속하고 자진 퇴진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내 경쟁 후보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경쟁 후보가 홍 시장이 당선 후 특정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홍 시장은 당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인사에게 경제특보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제안의 승낙을 받아들이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홍 시장 측은 “그는 입후보 의사가 없었던 인물로, 거짓과 증거 조작으로 이뤄진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1심 선고는 다음달 6일 예정돼 있다. #사전 ‘자리’ 약속경쟁 후보에게 “한자리 줄게”사퇴 종용한 후엔 안면몰수 현지에서는 홍 시장 측 조직과 경쟁 후보자 측 조직의 반목이 깊은 상태다. 지역의 한 50대 당원은 “정치판에선 선거 땐 마치 혈육처럼 행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창원지역민주인사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홍 시장 관련 사건의 1심 공판이 1년 이상 진행된 것에 대해 창원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단독]비리 얼룩진 경선…마을이 두쪽 났다[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비리 얼룩진 경선…마을이 두쪽 났다[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예비 후보자들은 곧 전초전 격인 경선 전쟁에 돌입한다. 이들의 텃밭인 영호남 등에선 경선 승리가 사실상 ‘금배지’를 뜻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길 수만 있다면 온갖 불법과 편법 행위에도 거리낌이 없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경선 비리가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키워드 검색으로 지난 2년간 전국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경선 비리로 205명이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할하는 총선과 달리 각 당이 책임지는 경선에선 돈과 사조직이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를 견제하고 제재할 제도적 장치는 유명무실하다. 서울신문은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경선’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각 당의 관심과 선관위의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한다. 4회에 걸친 특별기획을 통해 열린 경선을 방해하는 이들과 그 실태를 고발하고 해법을 제시한다.“경선 비리 의혹으로 동네방네 시끄러웠당께. 지금 군수 지지자들은 챙피한 것도 모르고 편 가르고, 헐뜯고 그랬제.”(전남 영암군 삼호읍 40대 주민) “오오미. 나대는 건 전임 군수 사람들이 더했제. 뭐땀시 젊고 일 잘하는 지금 군수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구먼.”(영암군 영암읍 50대 주민) 지난달 4일 찾은 전남 영암군은 더불어민주당의 2022년 지방선거 경선 시비로 영암읍과 삼호읍 주민 간 ‘동서 갈등’이 지속돼 반목이 심각한 상태였다. 영암읍 주민 지지가 우세한 민주당 우승희 군수가 경선 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서면서 생긴 일이다. 상당수 삼호읍 주민들은 해당 경선에서 떨어진 전동평 전 군수를 지지했다고 한다. 우 군수는 자신을 지지하는 권리당원들에게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할 때 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중복 응답하게 하거나 타지인에게 주소지를 허위로 바꾼 뒤 영암군의 여론조사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11개월 앞둔 2021년 7월 당원 모집을 요청받았다. 그는 “종종 연락하던 분이 당원 가입서를 주면서 당원을 좀 모아 달라고 해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10명을 가입시켰다”며 “일부는 당비 내기를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더니 그쪽에서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소위 ‘불법 당비 대납’이다. 실제 그의 휴대전화에는 당비 대납에 대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권리당원이 되려면 최소 6개월 동안 월 1000원씩 내야 하는데 이를 대신 내준 것이다. 이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2개월 앞둔 2022년 4월에는 역시 선거법 위반인 ‘이중투표’를 권유하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50%씩 반영하는데, 한 사람이 각각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두 번 투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선 비리 의혹 재판이 이어지면서 ‘저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자식들이 뭘 하는지도 다 안다’는 마을 주민끼리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삼호읍 주민들은 우 군수가 집권한 후 영암읍보다 마을사업 진행이 더디고 길거리 조경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암읍의 한 주민은 “조선소가 있는 삼호읍이 영암읍보다 훨씬 발전했는데, 영암읍이 특혜를 받았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흠집 내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가 좁아 누가 누굴 지지하는지 뻔한데, 탈락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면 찬밥신세”라며 “식당 하나를 들어가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경선 시비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남 거제시도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국민의힘 경선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거제시장의 소셜미디어(SNS) 홍보 담당 직원은 2021년 7월부터 3개월여간 거제시가 지역구인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 비서에게 입당원서와 당원 명부 제공 등을 대가로 1300만원대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모든 정당에서 당원 명부는 당내 경선에서 큰 위력을 갖는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결과를 합쳐 경선 결과를 정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의 지지 당원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당원 김모씨는 “지방으로 갈수록 당원 분포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 특정 연령대나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지역에서 당원 명부를 미리 확보한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선거법상 매수와 이해유도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2022~2023년 2년간 전국 법원의 확정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총 205명이 경선 관련 범죄로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3명(무죄·면소)을 제외한 192명(93.7%)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범죄를 유형별(일부 중복)로 분석한 결과 ▲여론조사·경선투표 조작(63건) ▲부정경선운동(56건) ▲금품 선거(55건) ▲허위사실 공표(31건) 순으로 많았다.
  • [단독] 경선 승리 법칙 보니…6개월짜리 당원 급구·月 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단독] 경선 승리 법칙 보니…6개월짜리 당원 급구·月 1000원 당비 내주며 ‘덩치 불리기’ [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입당원서 뿌리기경선 직전에 반짝 입당러시허위 주소 쓰고 6개월후 탈당#투표 시스템 허점ARS론 허위 응답 확인 못해타인이 대신 응답하는 사례도#사전 ‘자리’ 약속경쟁후보에게 “한자리줄게”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선 비리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결국 돈과 조직을 갖춘 사람이 이기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이중투표 같은 불법행위를 다른 이에게 누설하지 않을 공모자들을 모아, 얼마나 큰 ‘경선 조직’을 꾸리느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선 경쟁자를 자진 포기시키려 취임 후 자리를 제안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본격적인 경선 준비는 ‘입당원서 뿌리기’로 시작된다고 한다. 30년째 민주당 당원이라는 50대 B씨는 “우선 경선 후보자의 지인 등에게 입당원서를 수십 장씩 전달하면 이를 받은 사람이 주변에 알음알음 권리당원을 구한다”며 “시골 마을이라 좁고 정도 많고 하니까, 또 사실 지인이 후보 간에 겹치니까, 한 사람이 민주당 입당원서를 각기 다른 후보에게 모두 써 주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후보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지지 세력만 채우면 되니 이런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경선 직전 6개월만 ‘반짝 당원’으로 활동하고 곧바로 탈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암시장에서 만난 70대 C씨는 “부탁을 받아 6개월만 당비를 내고 경선 투표를 한 뒤 곧바로 탈당했다”고 말했다. 당이 실시하는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경선 50% 반영)에 참여하려면 월 1000원씩 6개월간 당비를 내야 하는데, 이는 대납으로 이어진다. B씨는 “당비를 매달 대신 내주거나 그냥 1년치인 1만 2000원을 개인적으로 건네기도 한다”고 했다. 또 지난달 5일 만난 전남 영암군에 사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70대 A씨는 “실제 내가 어디 사느냐는 권리당원 모집 때 상관이 없었다”며 “목포에 살면서 영암에 있는 중공업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이 출근하는 공장 주소로 등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민주당 대의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리당원을 모집하고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이른바 조직이 힘을 발휘한다. 영암군에 사는 40대 C씨는 “젊은이들 위주로 동원돼 연령별 여론조사의 현황을 빠르게 공유한다”며 “일례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선택했는데 이미 조사가 종료됐다면 조직원들에게 30대, 40대, 50대로 응답하라고 알려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를 허위로 응답해도 조사업체 측이 확인을 못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아예 경쟁 후보에게 향후 좋은 자리를 약속하고 자진 퇴진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내 경쟁 후보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경쟁 후보가 홍 시장이 당선 후 특정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홍 시장은 당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인사에게 경제특보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제안의 승낙을 받아들이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홍 시장 측은 “그는 입후보 의사가 없었던 인물로, 거짓과 증거 조작으로 이뤄진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1심 선고는 다음달 6일 예정돼 있다. 현지에서는 홍 시장 측 조직과 경쟁 후보자 측 조직의 반목이 깊은 상태다. 지역의 한 50대 당원은 “정치판에선 선거 땐 마치 혈육처럼 행동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창원지역민주인사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홍 시장 관련 사건의 1심 공판이 1년 이상 진행된 것에 대해 창원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단독] 비리 얼룩진 경선, 마을이 두쪽났다[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단독] 비리 얼룩진 경선, 마을이 두쪽났다[열린경선과그적들-총선리포트]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예비 후보자들은 곧 전초전 격인 경선 전쟁에 돌입한다. 이들의 텃밭인 영호남 등에선 경선 승리가 사실상 ‘금배지’를 뜻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길 수만 있다면 온갖 불법과 편법 행위도 거리낌이 없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경선 비리가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이 키워드 검색으로 지난 2년간의 전국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경선 비리로 205명이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할하는 총선과 달리 각 당이 책임지는 경선에선 돈과 사조직이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를 견제하고 제재할 제도적 장치는 유명무실하다. 서울신문은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경선’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각 당의 관심과 선관위의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한다. 4회에 걸친 특집기획을 통해 열린 경선을 방해하는 이들과 그 실태를 고발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영호남서 경선승리가 ‘금배지’불법 당비대납에 이중투표까지 “경선 비리 의혹으로 동네방네 시끄러웠당께. 지금 군수 지지자들은 챙피한 것도 모르고 편 가르고, 헐뜯고 그랬제.”(전남 영암군 삼호읍 40대 주민) “오오미. 나대는 건 전임 군수 사람들이 더했제. 뭐땀시 젊고 일 잘하는 지금 군수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구먼.”(영암군 영암읍 50대 주민) 지난달 4일 찾은 전남 영암군은 더불어민주당의 2022년 지방선거 경선 시비로 영암읍과 삼호읍 주민 간 ‘동서 갈등’이 지속돼 반목이 심각한 상태였다. 영암읍 주민 지지가 우세한 민주당 우승희 현 군수가 경선 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서면서 생긴 일이다. 상당수 삼호읍 주민들은 해당 경선에서 떨어진 전동평 전 군수를 지지했다고 한다. 우 군수는 자신을 지지하는 권리당원들에게 경선 여론조사 참여할 때 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중복 응답하게 하거나, 타지인에게 주소지를 허위로 바꾼 뒤 영암군의 여론조사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11개월 앞둔 2021년 7월 당원 모집을 요청받았다. 그는 “종종 연락하던 분이 당원 가입서를 주면서 당원을 좀 모아달라고 해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10명을 가입시켰다”며 “일부는 당비 내기가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더니 그쪽에서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소위 ‘불법 당비 대납’이다. 실제 그의 휴대전화에는 당비 대납에 대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권리당원이 되려면 최소 6개월 동안 월 1000원씩 내야 하는데 이를 대신 내준 것이다. 이 사업가는 지방선거를 2개월 앞둔 2022년 4월에는 역시 선거법 위반인 ‘이중투표’를 권유하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50%씩 반영하는데, 한 사람이 각각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으로 두 번 투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선 비리 의혹 재판이 이어지면서 ‘저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자식들이 뭘 하는지도 다 안다’는 마을 주민끼리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삼호읍 주민들은 우 군수가 집권한 후 영암읍보다 마을사업 진행이 더디고 길거리 조경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암읍의 한 주민은 “조선소가 있는 삼호읍이 영암읍보다 훨씬 발전했는데, 영암읍이 특혜를 받았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흠집 내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가 좁아 누가 누굴 지지하는지 뻔한데, 탈락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면 찬밥신세”라며 “식당 하나를 들어가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경선 시비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남 거제시도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국민의힘 경선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거제시장의 소셜미디어(SNS) 홍보 담당 직원은 2021년 7월부터 3개월여간 거제시가 지역구인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 비서에게 입당원서와 당원 명부 제공 등을 대가로 1300만원대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모든 정당에서 당원 명부는 당내 경선에서 큰 위력을 갖는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결과를 합쳐 경선 결과를 정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의 지지 당원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당원 김모씨는 “지방으로 갈수록 당원 분포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 특정 연령대나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지역에서 당원 명부를 미리 확보한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선거법상 매수와 이해유도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2022~23년 2년간 전국 법원의 확정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총 205명이 경선 관련 범죄로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3명(무죄·면소)을 제외한 192명(93.7%)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범죄를 유형별(일부 중복)로 분석한 결과 ▲여론조사·경선투표 조작(63건) ▲부정경선운동(56건) ▲금품 선거(55건) ▲허위사실 공표(31건) 순으로 많았다.
  • “나 미국 소아과 의사” 남친 말 믿었는데…4년 속아 ‘12억’ 뜯겼다

    “나 미국 소아과 의사” 남친 말 믿었는데…4년 속아 ‘12억’ 뜯겼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여성을 상대로 자신의 직업을 속이고, 4년간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린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피해액을 거의 갚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남성 A(5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소개팅 앱에서 B(여)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A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를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별다른 직업 없이 주식이나 해외 선물 투자를 하며 생활하던 A씨는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채무가 쌓이자 그를 믿고 만난 B씨에게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A씨가 B씨에게 돈을 빌려달란 말을 꺼낸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기 시작할 무렵인 2018년부터였다. 처음에는 “미국에 있는 집 대출금 이자를 갚아야 한다”며 “돈을 빌려주면 미국과 잠실에 있는 집을 팔아 갚겠다”며 300만원을 빌려 갔다. 그 뒤로도 병원을 개원하려는 척하며 인테리어비용, 의료기기 임대료, 병원 직원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요구하더니 나중에는 한 번에 빌리는 액수가 1000만원이 넘었다. 병원 개원 관련 채무로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거나 소송 비용 등을 명목으로 2~3일에 한 번씩 돈을 빌리기도 했다. A씨가 의사라고 믿었던 B씨는 3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송금했다. B씨를 상대로 한 A씨의 사기 범행은 4년간 이어졌는데, 그동안 336차례 빌려 간 돈이 무려 12억 5000만원에 달했다. 수사 결과 A씨는 빌린 돈으로 주식이나 해외선물 투자를 하거나 의사 행세를 하며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 넘겨지고도 B씨에게 피해액 변제를 거의 해주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금전 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서울 관악구서 장년 부부 숨진 채 발견…성탄절 잇단 비극

    서울 관악구서 장년 부부 숨진 채 발견…성탄절 잇단 비극

    성탄절이었던 25일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장년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26일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3시 48분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숨진 부부를 발견했다. 60대 남편과 50대 아내가 사망한 현장에서 외부 침입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부엌 가스레인지 위 냄비가 불에 탔고, 집 창문이 닫혀 환기가 안 된 점 등으로 미루어 부부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같은날 새벽 서울 도봉구에서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도봉구 아파트서도 화재…2명 사망·30명 부상아기 안고 뛰어내린 아빠와 부모님 대피시킨 아들의 죽음 25일 오전 4시 57분쯤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채 발견된 4층 거주민 박모(33)씨는 3층에서 난 불이 빠르게 위층으로 번지자 아파트 경비원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가져다 놓은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을 던진 뒤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 박씨의 뒤를 따라 뛰어내린 아내 정모(34)씨와 아이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으나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끝내 숨졌다. 애초 목격자 증언 등에 따라 정씨가 먼저 뛰어내리고 남편 박씨가 아기와 함께 마지막에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이후 아내 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씨가 나중에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또 다른 사망자인 임모(38)씨는 10층 거주자로, 화재 사실을 가장 먼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모님,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와 불을 피하려 했으나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으로 추정된다. 경북 안동서 80대 노부부 참변, 아내 사망 경북 안동에서는 80대 노부부가 변을 당했다. 26일 경북도소방본부와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43분쯤 안동시 길안면 한 단독 주택에서 80대 노부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했다. 아내는 이미 시신에서 근육이 굳는 사후 강직이 진행된 상태였으며, 남편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화목보일러 아궁이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집안으로 새어 나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기 여주 골프장서 벌목작업 60대 나무에 깔려 사망 이에 앞서 24일 오후 2시 20분쯤 여주 강천면 소재 한 골프장에서는 60대 외주업체 직원이 벌목작업 중 쓰러지는 나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머리 부위 등을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숨진 직원과 굴삭기 기사 두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굴삭기 작업 중 지반이 약해진 부분의 나무가 쓰러지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굴삭기 기사를 형사 입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냄새로 겨우 알아챈 ‘참전용사’ 죽음…자녀도 모른 ‘고독사’[김유민의 돋보기]

    냄새로 겨우 알아챈 ‘참전용사’ 죽음…자녀도 모른 ‘고독사’[김유민의 돋보기]

    고독사.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세상과 이별하는, 그리고 그 사실조차 아무도 모르는 쓸쓸한 죽음을 말한다. 최근 70대 월남전 참전용사가 연이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일 광주 서부경찰서와 서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0분쯤 상무1동 한 원룸에서 A(74)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센터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A씨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참전용사 수당으로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센터측은 모바일안심케어 확인 대상인 A씨가 3일 이상 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8일 자택을 찾았으나 A씨를 만나지 못했다. 이어 다음날인 19일 재차 방문한 A씨 집 자택 안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리자 경찰에 신고, 숨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부패 정도 등을 고려했을 때 사망한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타살 혐의점도 없어 고독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광주 한 주택가에서 참전용사 B(70)씨가 숨진 지 열흘이 지나 발견됐다.사망한 지 열흘만에 발견돼지자체 독거노인 지원 거절평소 자녀들과의 교류 없어 B씨는 지난 2011년 12월 아내와 일찍히 사별한 뒤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왔다.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내온 B씨는 월남전 참전으로 생긴 고엽제 후유증과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2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평소 자주 연락을 주고받지 않아 B씨의 건강을 살뜰히 챙기는 사람도 없었다. 지자체는 B씨가 지난 1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월남전 참전 명예수당(고엽제후유의증 5만원)으로 약 120만원을 받았고, 지자체의 도움은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는 방문요양서비스 또한 신청하지 않았다. 평소 자녀들과도 교류가 없었던 B씨의 사망은 누구도 곧바로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부패가 심해지면서 “윗집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라는 세입자의 신고로 발견됐다. 경찰은 B씨에게 지병이 있었고,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조만간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매년 100명 중 1명은 고독사 매년 100명 중 1명은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이했다.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례는 2021년 한 해 동안 3000건을 넘겼다. 고독사 발생률은 최근 5년 사이 40% 증가했다. 2017∼2021년 국내 고독사 수는 2412명→3048명→2949명→3279명→3378명으로 증가했다. 고독사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5년 평균으로 4배 정도 많았다. 지난해만 5.3배에 이른다.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60대, 40대, 70대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지난 5년간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많은 곳은 부산, 인천, 광주, 충남으로 나타났다. 대전·경기·전남은 5년 내내 매년 고독사가 늘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곳으로 지적됐다. 시도별 고독사 단순 규모는 5년 동안 경기 3185명, 서울 2748명, 부산 1408명, 경남 1081명, 인천이 1064명 등으로 많았다.전문가들은 갈수록 고독사가 증가하는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를 꼽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7.9% 늘었다. 2047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성 50·60대 중장년층은 건강 관리나 가사 노동에 익숙지 않고, 실직·이혼 등이 겹칠 경우 고독사에 더욱 취약하게 된다. 결국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이 불러오는 현상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연결 고리를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난 5월 정부는 2027년까지 고독사를 20% 줄이겠다며 주민들과 접점이 많은 통, 반장이나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하고, 고독사 위험성이 높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 지자체, 민간에서 각각 내놓은 고독사 취약 가구 지원책이 통합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체계가 미비하고, 현장에서 고독사 위험군을 직접 챙길 인력이 부족해 촘촘한 서비스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악!” 여탕 들어간 50대男…알몸 보인 30대女 정신과 치료

    “악!” 여탕 들어간 50대男…알몸 보인 30대女 정신과 치료

    유명 온천휴양지인 충북 충주의 수안보 호텔 사우나에서 알몸인 채로 남성 두 명과 마주쳤던 모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30대 여성은 “트라우마”라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와 어머니는 지난 7일 오후 5시 40분쯤 수안보의 한 호텔 온전사우나에서 어머니와 함께 목욕을 마치고 알몸 상태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이때 거울로 낯선 남성 두 명과 눈이 마주쳤고, A씨와 눈이 마주친 남성들은 놀란 듯 바로 여탕 밖으로 뛰쳐나갔고 A씨는 ‘악’ 비명을 질렀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여직원은 “남자 고객들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여자 사우나로 들어간 것 같다”고 사과했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수치심과 불안감에 병원 정신과 진료와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호텔 측은 별다른 사과 없이 보상금 100만원을 요구하며 무마를 시도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돈을 떠나 호텔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대표는 지금까지도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직원을 통해 금전으로 입막음하려고 한다”며 “남들에겐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겐 너무나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호텔 측의 관리 소홀로 난데없이 알몸을 노출당한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다. 가해 남성들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민사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남성 2명은 A씨의 경찰 신고에 따라 지난 19일 충주경찰서에 출석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 이용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 남성은 노동조합 단체의 50대 임원들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여자 사우나에 잘못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사우나 예약까지 한 상태에서 실수로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CCTV도 확인했지만 고의성 입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 “부장이 둘이서만 회식 가자고”…‘회식갑질’ 여전

    “부장이 둘이서만 회식 가자고”…‘회식갑질’ 여전

    “부장이 2차 회식 끝난 뒤 제게 단둘이 3차 회식을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다른 직원과 함께 가자고 했지만, 부장이 제게 무조건 단둘이 가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부장은 제 외모와 몸매를 평가했고, 저는 굉장한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중인데도 여전히 ‘회식 갑질’을 당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회식 강요로 인한 성희롱 등에 노출되고, 회식을 불참하면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겁박하는 사례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상담 1703건 중 회식 참여와 관련 있는 내용이 48건이며 이 가운데 회식 강요가 3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17일 밝혔다. 나머지 18건은 회식 배제 사례다. 단체는 ‘회식 갑질’의 유형으로 ▲회식 참가 강제 ▲회식 배제 ▲음주 강요 ▲회식비 지출 강요 등을 꼽았다. 회식 강요 사례는 모두 상급자가 수직적 위계 관계를 이용해 회식을 강제로 참석하게 한 것이었다. 제보자들은 회식 참여 여부가 업무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상의 협박까지 받았다고 직장갑질119는 전했다. 한 제보자는 “술자리 회식이 너무 잦다”며 “직원들과 술자리에서 친목 도모를 해야 하고, 그런 자리에 많이 참여할수록 적극적인 직원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제보자는 “부서에서 회식비 명목으로 매달 몇만원씩 걷고 있다”면서 “나는 몇 년 전부터 회식에 불참하고 회식비도 내지 않았는데, 얼마 전 부서장이 이를 언급하면서 타 부서로 전출시킬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단체는 여성들의 경우 회식 강요로 인한 성희롱 등에도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단둘이 회식 가자’는 사례 외에도 “(회식 참여) 거절 의사에도 대표는 지위를 이용해 회식 장소를 예약하라고 지시했고, 회식 장소에 도착해서는 음담패설이 시작됐다”는 제보도 있었다. 회식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되는 데 따른 괴로움을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다수의 동료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따돌림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제보자는 “한 달째 투명인간 취급받으며 업무를 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저를 빼고 회식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저를 괴롭히는 상급자가 어느 날 제게 와서 ‘앞으로 회식에 나오지 말라’고 말했다. 이미 예정된 일정이 있다고 말하자 ‘그 일정도 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조직문화를 위해 회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강해져 갑질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9∼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의 갑질 감수성 지표 조사(점수가 높을수록 감수성 높음)를 한 결과 ‘팀워크 향상을 위해 회식과 노래방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대한 지표점수는 작년 73.6점에서 올해 71.2점으로 떨어졌다. 즉 ‘회식과 노래방이 필요하다’는 관점이 ‘직장 내 갑질’이라는 인식이 지난해보다 약해졌다는 의미다. ‘직장생활을 원만하게 하려면 술이 싫어도 한두 잔 정도는 마셔줘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지표점수도 같은 기간 80.6점에서 73.3점으로 하락했다. 전체 직장인 중에서 50대, 남성, 관리자급은 회식과 노래방, 음주가 조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남성의 회식문화 점수는 67점으로 여성(76.6점)보다 9.6점 낮았고, 음주강요 점수도 68.6점으로 여성(79.5점)보다 10.9점 낮았다. ‘회식문화와 음주강요는 직장 내 갑질’이라는 공감대가 여성에 비해 남성들은 낮다는 의미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회식문화 지표 점수는 73.4점으로 평균보다 높았으나 50대의 회식문화 지표 점수는 66.3점으로 20대와 격차가 7.1점에 달했다. 직급별로는 관리자급이 일반사원, 실무자급보다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직장갑질119 이상운 노무사는 “회식을 강요하거나, 회식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행위는 분명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회식을 통해서만 소통과 단합이 가능하다는 고리타분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사업에 ‘유령직원’ 인건비 41억 수급 일당 적발…편의 봐준 공무원 가족 고용도

    정부 사업에 ‘유령직원’ 인건비 41억 수급 일당 적발…편의 봐준 공무원 가족 고용도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부 보조금 지원 사업에 참여해 실제 일하지 않는 직원을 근로자로 등록하는 수법으로 인건비 41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 관련자 10명을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해당 업체의 회장 A(60대)씨, 대표 B(30대)씨를 구속했다. 이들의 보조금 부정 수급을 도운 지자체 공무원 C(50대)씨를 뇌물 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A씨 등은 2020년 5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이 주관한 19개 정부 과제 사업에 참여하면서 실제로는 일하지 않는 청년 등 127명을 근로자로 허위 등록해 인건비 등으로 4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인의 가족, 친구 등의 명의를 빌려 과제 사업 수행을 위해 고용한 것으로 허위 서류를 작성하고, 인당 200만원 상당의 인건비를 받으면 이들 가짜 근로자에게 송금했다가 3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제3의 계좌로 돌려받는 방법을 사용했다. C씨는 이들이 5건의 과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신이 근무 중인 지자체가 수요기관으로 참여한다는 확약서를 제공하고, 아내와 자녀 2명을 A씨의 회사에 취업시켜 인건비로 6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5건의 과제 사업은 연구·개발 관련 사업으로 성과물을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활용한다는 수요기관 확약서를 첨부해야 참여할 수 있다. C씨의 아내와 자녀 1명은 A씨의 업체에 근로자로 명의만 올렸다. 나머지 자녀 1명은 실제로 근무하고 급여를 받았지만, 경찰은 이 역시 뇌물로 보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보조금 부정 수급을 제보한 사람을 찾아가 “가족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보조금 부정 수급에 대한 수사와 자금 추적이 시작될 때에 대비해 21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숨기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부동산 3건을 매입할 때 사용한 돈의 출처가 불명확 점으로 미뤄 부정수급한 보조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피의자 5명을 상대로 한 14억 8000만원 상당의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추가로 3건 5억원에 대해서도 같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소 전 추징 보전은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범죄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건과 별개로 경찰과 부산지방노동청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영세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청년디지털 일자리 사업 등 6개 제도를 악용, 허위 근로자를 등록하는 방법으로 인건비 등 지원금 13억 7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33개 업체의 36명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하고, 브로커 C씨를 공인노무사법 위반 등으로 구속했다. C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헬스장 등에 접근해 허위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대가로 1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관계 기관은 지원금을 부정수급이 확인된 업체에 대해 과징금 등 71억원을 부과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 승진자 규모·인센티브 확 줄여… 연말 허리띠 조이는 대기업들

    올해는 예년보다 임원 승진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임원 인센티브도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임원 승진자는 총 143명(부사장 51명·상무 77명·펠로우 1명·마스터 14명)으로, 소폭 임원 인사를 단행한 2017년 5월(90명) 이후 가장 적었다. 187명이 승진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23.5%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임원 승진 최소화와 함께 부사장 이상에게 제공하는 법인 차량을 기존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G90에서 한 단계 아래인 제네시스 G80으로 하향 조정했다. G90 모델의 기본 가격은 9445만원으로, G80 모델(5548만원)보다 4000만원가량 비싸다. 이번에 줄어든 부사장 승진 규모를 고려하면 지급 차량 모델 하향만으로 삼성전자는 20억원에 가까운 경비를 줄일 것으로 추산된다. 진정한 퇴직을 앞둔 ‘상근 고문’에 대한 대우도 축소됐다. 상근 고문에게는 보통 재임 시절 급여의 70~80%의 임금과 사무실, 비서, 차량, 법인카드, 골프 회원권 등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이 같은 혜택을 상근 고문 1~3년간 제공했으나 내년부터는 대부분 1년으로 일원화했다. 최태원 회장이 ‘돌연사’(서든데스) 위험을 언급하며 60대 핵심 부회장단을 2선으로 물리고 50대 사장단을 전진 배치하는 등 7년 만의 대규모 인사 개편을 한 SK그룹에서는 신규 임원 숫자가 지난해 145명에서 올해 82명으로 43.4% 줄었다. LG그룹의 임원 승진자도 139명으로 지난해(160명) 대비 13.1% 축소됐다. 시장 환경이 더 어려운 사업군에서는 희망퇴직마저 이뤄지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올 초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 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파주와 구미 공장의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한화큐셀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국내 사업장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고,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현재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마트와 롯데면세점, GS리테일, SPC 파리크라상 등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 70대 여성 시신 부패상태로 발견···3살때부터 보살핌 받던 중증 장애 50대 조카는 구조

    70대 여성 시신 부패상태로 발견···3살때부터 보살핌 받던 중증 장애 50대 조카는 구조

    7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부패 상태로 발견됐다. 보살핌을 받던 함께 살던 중증장애인 50대 조카는 곡기를 거른 채 방치돼왔지만 무사히 구조됐다. 7일 전남소방본부와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8분쯤 순천시 행동 한 빌라에서 A(7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요양보호사의 신고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집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들어갔다. A씨는 안방 침대 위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채 숨져있었다. A씨의 옆에는 지적장애 1급 조카 B(54)씨가 침대에 누워 거동하지 못하는 쇠약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어 혼자서 거동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언니가 숨진 뒤 B씨를 3살때부터 혼자 50여년 동안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순천시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지난 1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고혈압과 당뇨 등 각종 지병을 앓고 있던 A씨가 숨지자 B씨가 물과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수급자인 B씨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파견해 지원을 받아왔다. 지난달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다리를 다쳐 순천시가 대체 인력을 구하려고 했으나 A씨가 반대해 다른 직원을 배치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자연사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 등을 의뢰할 예정이다.
  • 게임소비자협회 “‘남혐 손가락’ 논란 책임 하청업체 아닌 넥슨에 있다”

    게임소비자협회 “‘남혐 손가락’ 논란 책임 하청업체 아닌 넥슨에 있다”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손가락 논란에 휩싸인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두고 넥슨을 규탄하는 성명이 나왔다. 넥슨이 하청업체인 스튜디오 뿌리에 책임을 모두 전가한다는 비판이다. 한국게임소비자협회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사건의 책임은 원청사인 넥슨에 있다”며 “넥슨은 자사 노동자의 노동권뿐 아니라 협력업체인 스튜디오 뿌리 노동자의 노동권, 나아가 협력업체의 생존에까지 광범위한 손해를 끼쳤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스튜디오 뿌리는 그와 관련한 실무 차원의 업무 지시나 개선 요구를 일절 전달받지 못했다. 되레 법무팀을 앞세운 넥슨의 꼬리 자르기식 압박부터 맞닥뜨렸다”고 밝혔다. 또 “(스튜디오 뿌리는) 사실 여하와 관계없이 논란을 신속하게 종식하고자 공지문을 통해 무조건적인 사과를 표했고, 그럼에도 논란이 해소되지 않자 자사 노동자의 사직을 골자로 하는 2차 공지문을 게시했다”며 “(넥슨은) 협력업체와 그 협력업체의 노동자에 대한 인권 유린을 조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돌면서 시작됐다. 일부 누리꾼이 “영상 속 캐릭터가 ‘집게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며 남성혐오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페미니스트 작가가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의 남성혐오 표식을 숨겨놓았다”고 공세에 나섰다. 곧바로 영상을 제작한 스튜디오 뿌리는 사과문을 냈고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문제의 장면을 그렸다고 알려진 여성 작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언론 취재 결과 문제의 장면은 캐릭터의 연속 동작 가운데 하나를 캡처한 것으로, 작가는 여성이 아닌 40대 남성이었다. 검수도 50대 남성 총괄감독이 맡았다. 일부 악성 누리꾼이 영상의 맥락이나 의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엉뚱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원청사인 넥슨 역시 제대로 된 조사 없이 하청업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해 논란이 됐다. 자신들도 대본과 영상을 수차례 확인한 뒤 승인했음에도 논란이 불거지자 책임을 하청업체와 여직원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 ‘쪽방 시신’ 애꿎은 사람 변사처리…20년 죽은 자로 산 남성

    ‘쪽방 시신’ 애꿎은 사람 변사처리…20년 죽은 자로 산 남성

    2003년 변사 처리된 50대, 소송 제기해 최근 주민등록 회복경찰 재수사 착수…“당시 시신 신원 확인 쉽지 않을 것” 20년 전 사망 처리된 남성이 살아 돌아왔다. 그럼 그때 그 시신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2003년 5월 26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연립주택 지하 방에서 목을 맨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며칠 전부터 악취가 난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을 확인했지만, 시신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신원 확인은 어려웠다. 집 하나를 여러 개 방으로 쪼개 월세를 준 쪽방이었고, 세입자들도 대부분 몇 달만 사는 떠돌이라 신원에 대한 단서도 부족했다. 경찰은 탐문 끝에 이 방에 A씨가 살았다는 얘기를 들었고, 노모 등 가족을 찾아 신원을 확인한 뒤 범죄 혐의가 없어 단순 변사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뒤, A씨가 살아 돌아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2000년대 초 가출한 A(57)씨는 지난 20년간 홀로 경기북부를 떠돌며 일용직 근로나 고물 수집으로 생계를 꾸렸다. 약 10년 전 경찰의 불심검문 과정에서 본인이 사망 처리된 사실을 알게 됐으나,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으로 주민등록 복원을 포기한 채 살았다. 서류상 사망자였던 탓에 정상적인 일자리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간단한 계약이나 금융거래는 물론 병원 치료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시원을 전전하던 A씨는 최근에는 의정부 녹양역 인근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1월, A씨에게 삶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의정부시로부터 노숙자 재활 등 관련 업무 위탁을 받아 운영중인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는 A씨의 사연을 접하고, 생존자 신분 복원 지원에 나섰다. 기관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등록부 정정허가’ 소송 수임을 의뢰하는 한편, 식·음료와 구호물품, 의료 진료 연계, 임시거주비를 지원했다. 동시에 의정부시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망자 신분이지만 A씨에게 즉각 사회복지전산번호를 부여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우선 선정하는 적극행정을 실천했다. 그리고 A씨는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등록부 정정 허가 결정을 받았다. 공식적으로는 ‘죽은 자’였던 그는 이렇게 20년 만에 다시 ‘산 자’가 됐다. 어렵사리 삶을 되찾은 A씨는 지난달 28일 의정부시가 마련한 ‘부활 주민등록증 전달식’에 참석해 도움의 손길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힘든 날의 연속이었고 사실상 포기했던 삶이었는데,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 새 삶을 얻게 되니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럼 20년 전 그 쪽방 시신은 누구의 것일까. 지난 6월 재판부 사실 확인 요청에 따라 관련 내용을 인지한 경찰은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연합뉴스에 “20년 전 사건이라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직원이 없어 재수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시 시신의 신원 확인 등 사건 처리 경위를 최대한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A씨는 경찰에서 “20년 전 지하 방에서 살았으며 돈이 생기면 다른 지역에서 생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행적 등을 정식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 끊이지 않는 ‘대마 젤리’에 발칵… 日, 불법 약물 포괄 지정 나선다 [특파원 생생리포트]

    끊이지 않는 ‘대마 젤리’에 발칵… 日, 불법 약물 포괄 지정 나선다 [특파원 생생리포트]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마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젤리가 규제망을 뚫고 시중에 유통되면서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다케미 게이조 후생노동상은 20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이번주 안에 ‘HHCH’(헥사히드로칸나비헥솔)를 규제 약물로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 약물로 지정한 뒤) 10일 이내에 소지 및 사용, 유통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사한 화합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포괄 지정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HHCH에 대해 긴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선 데는 대마와 비슷한 성분이 담긴 이 물질로 만든 젤리를 먹고 신체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도쿄 무사시노 공원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는 한 남성이 나눠 준 젤리를 먹은 10~50대 5명이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이 남성은 경찰에게 “나도 젤리를 먹었는데 기분이 좋아져서 모두가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눠 주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9월에도 오사카에 사는 20대 남성 4명이 젤리를 먹고 구토하거나 몸이 이상하게 떨리는 증상을 겪어 병원에 이송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중 한 명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서 젤리 10개를 7000엔(6만 1000원)에 구입했다”고 실토했다. 이들이 먹은 젤리는 모두 오사카의 한 업체가 제조한 것이었다. 포장 겉면에는 ‘HHCH’라고 적혀 있었다. 이 성분은 대마의 주요 향정신성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합성 화합물이다. 문제는 THC는 일본에서 규제하고 있지만 HHCH는 불법 약물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HHCH가 들어간 젤리를 먹고 신체 이상 증세를 느낀 이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규제할 방법은 없다. 일본 정부가 다급하게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후생노동성 마약단속부 등은 지난 17일 해당 업체 등에 판매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이 업체 대표는 합법적으로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판매를 계속하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젤리에는 대마에 가까운 성분이 포함돼 있지만 합법적이므로 계속해서 판매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HHCH 물질은 후생노동성의 허가를 받은 수입업자로부터 구입한 것”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유감이지만 용량·용법을 넘은 과잉 섭취가 원인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젤리 포장 겉면에는 20세 미만은 섭취를 삼가고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섭취를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하라는 등의 주의문이 적혀 있었다. 오프라인 판매 직원은 NHK에 “외국인이나 해외에서 대마를 경험한 일본인이 대마에 가까운 성분을 찾다가 구입하는 일이 많다”며 “소비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대마 성분이 들어간 합성 화합물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규제가 불법 행위를 따라가기 벅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에서 THC를 규제하자 이와 비슷한 성분인 THCH(테트라히드로칸나비헥솔)를 넣은 젤리가 유통됐고 후생노동성은 지난 8월 이를 금지 약물로 지정했는데 이번에는 HHCH 젤리가 등장한 것이다. 마약 단속 전문가인 다카하마 료지 전 후생노동성 마약단속부 수사 제1과장은 산케이 계열 석간 후지에 “어떤 성분이 규제 대상이 되어도 다른 성분을 합성하거나 물질의 구조를 바꾼 대용품이 나오는 등 규제와 탈법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