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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수 기업·맞수 CEO] 제화업계

    업계에 영원한 챔피언은 없다.선두 주자라고 해서 한눈 팔다가 언제 도전자에게 당할지 모른다.그렇다고 특정 업체의 독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이벌이 없으면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라이벌은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파트너인 셈이다.2∼3년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수십년씩 장수하며 업종을 대표하는 맞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곳이 적지 않다.이 기업들의 사령탑을 찾아 기업관과 경영철학,미래전략을 알아본다. ■금강제화 정순엽 사장 금강제화의 이미지는 ‘중후한 멋’을 풍긴다.약간은 보수적이어서 젊은층 공략이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많이 달리졌다.20,30대 패션리더를 겨냥한 독특하고 캐주얼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갑작스런 변화,새로운 브랜드의 남발은 고객에게 친근함보다 어색함을 줍니다.아주 천천히 변화하면서 고객의 니즈(욕구)에 다가가는 것,이것이 50년 금강제화가 걸어온 길입니다.” 정순엽(鄭淳曄·사진·55) 사장은 금강제화의 장수전략을 이렇게 설명한다.1954년 10월 고 김동신(金東信·97년 별세) 명예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2층 건물에 세운 ‘금강제화산업사’가 국내 1위 제화업체 금강제화의 효시다.1층은 매장,2층은 구두를 만드는 공장이었다.한국전쟁 직후 대부분의 소비재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하던 때에 과감히 수제(手製)를 탈피,기계화를 통해 대량생산에 나섰다. 60년대 초 서울 광화문·명동매장을 차례로 열고 66년 본사를 금호동으로 이전했다.69년에는 ㈜금강제화로 사명을 바꾸는 등 ‘공격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70년대는 해외수출에 눈을 돌렸다.국가차원의 수출 장려책에 힘입어 제화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했던 때이기도 하다.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던 금강제화는 70년대 중반 무려 생산량의 70∼80%를 일본과 미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사업규모는 나날이 커졌지만 경영이념인 ‘제일주의’와 ‘인본주의’는 변하지 않았다.제일주의의 기본은 한 우물만 공략할 것,그리고 여기에 조금씩 변화를 가미하는 것이다.기업 이미지나 컨셉트가 대체로 ‘보수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정 사장은 “20,30대 젊은이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고 해서 이들을 위한 브랜드 개발에만 힘을 쏟다보면 오랜 고객인 40∼50대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고객 취향을 따라가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새 브랜드 출시보다 브랜드의 컨셉트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운영의 요체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본주의다.“회사는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윗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느냐를 보면서 아랫사람들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는 것이죠.모든 것은 사람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탄탄한 기업이라고 어려움이 없었을까.90년대 후반들어 해외브랜드 유입과 내수급랭은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매출이 지난 99년 405억 8000만원을 정점으로 2000년,2001년 각각 19%,18.42%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그러자 고급화전략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지난해 장수브랜드 ‘비제바노’를 수입화 못지않은 최고급 브랜드로 재출시했다.악어·뱀·도마뱀 등 비싼 원자재에 수작업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 수십만원대의 고가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kdaily.com ■에스콰이아 이범 회장 ㈜에스콰이아 이범(李范·사진·46) 회장은 유쾌한 최고경영자다.우선 “비즈니스는 즐겨야 오래간다.아니면 투자가 낫다.재미있지 않으면 안한다.”는 경영철학부터 다소 특이하다.그는 여성을 상대로 하고 제품 주기가 짧은 패션만큼 재미있는 사업이 없다고 단언한다. 이 회장은 42년 역사의 에스콰이아를 ‘젊은 상표’로 만들었다.지난해 중장년층을 위한 상표는 아예 없애 버렸다.나이들어 보이는 것을 원하는 여성은 없다는 생각에서 젊은층을 위한 디자인으로 싹 바꿨다. ‘존경하는 남성’이란 뜻의 에스콰이아는 미국의 유명한 남성잡지 이름을 본뜬 것이다.서구적인 냄새가 나면 무조건 인기를 끌던 60년대,에스콰이아 구두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창업주 이인표(李寅杓) 명예회장은 하루에 기술자 1명이 구두 3켤레를 만들던 수제화에서 출발했다.차남 이범 회장은 지난해 30억원을 들여 구두 공장을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처럼 카페 분위기로 바꿨다. 1년에 5∼6번은 이탈리아로 해외출장을 간다는 이 회장은 “이탈리아인들은 한국인과 기질이 똑 같다.”며 “이탈리아에서 패션과 연예오락 산업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의 패션과 연예오락 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해외출장을 가도 패션쇼장보다 직접 매장에 들러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신발을 살펴볼 정도로 철저히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에스콰이아의 40년 장수비결도 고객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두려워한 덕분이라고 밝혔다.때문에 에스콰이아는 본사보다 매장 직원의 대우가 훨씬 좋다고 한다. 창업주는 1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주말 매장을 놔두고 골프장에 갈 수 없다며 임원들에게 골프를 치지못하게 했다.지난해 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으니 올해는 골프를 배워볼까 생각중이라고 이 회장은 웃었다. 이 회장은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아버지에 대해 “한국전쟁이 아니었으면 예술하셨을분”이라고 소개했다.창업주의 취향이 서로 달라 경쟁업체인 금강제화는 기능성과 남성화에,에스콰이아는 디자인과 여성화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콰이아를 이탈리아의 구치나 프랑스의 샤넬과 같은 세계적인 패션회사로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구두 매출은 줄이고 가방,의류,향수,시계 등의 매출을 늘릴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상품권 남발로 구두 매출액이 너무 많습니다.패션은 매출 1위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재구매율과 상표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합니다.”화장품 등 새로운 분야는 직원을 뽑아 연구 중이라며 2년쯤 뒤에 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두는 1년에 6번,의류는 8번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패션산업에서 그의 번뜩이는 감각과 몰아붙이는 집중력이 에스콰이아를 세계적인 상표로 올려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
  • 하이닉스 소액주주 채권은행 폭파협박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방화 사건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모방한 각종 협박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오후 2시32분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 30∼40대 남성으로부터 “하이닉스 소액주주인데 외환은행 본점과 우리은행 영업부에 시한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은행직원과 손님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7시6분쯤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청량리역 승강장에 성냥갑 크기의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박지연기자 anne02@
  • 대구 지하철 참사 사상자 명단

    (18일 자정 현재) ◇사망자 (가야기독병원)▲김창재(68·대구 동구 입석동)(가톨릭병원)▲이창용(57·대구 동구 신암4동)▲정연준(37·역무원)▲신원미상(어린이)(경북대병원)▲홍사진(62·여)▲허은영(35·여·김천시 신음동)▲안선희(35·여·대구 동구 신서동)▲장정경(21·여·〃 신암4동)▲신원미상(대구의료원)▲석현숙(20·여)▲차쾌석(72)▲이정숙(여)▲신원미상 3명▲신원미상(여)(동산병원)▲김형태(50·대구 동구 검사동)▲신원미상(50·여)(보광병원)▲구기자(46·여·대구 동구 효목2동)(성심병원)▲정연선(59·여·대구 동구 신기동)(영남대병원)▲강수정(20·여·영남대 식품영양학과)▲김영칠(49)▲김종식(53·노곡동)▲신원미상 2명(여)▲신원미상(여·학생추정)(적십자병원)▲이미라(31·여·대구 동구 각산동)▲곽재영(13·동구 불로동)(조광병원)▲노영준(34·대구 달서구 본리동)▲이경숙(19·여·남구 대명동)(파티마병원)▲김상만(30·대구지하철공사 직원)▲김정숙(59·여·대구 동구 신기동)▲이삼수(60·경산시 하양읍)▲장대성(34·대구지하철공사 직원)▲채상수(72·동구 신기동)▲신원미상 4명(여)(배성병원)▲구명희(25·여·대구 동구 신암동)▲박채판(67·북구 복현동)▲서민수(2·동구 용계동)▲강은숙(26·여·〃 용계동)▲박춘지(58·여·수성구 시지동)(효심병원)▲신원미상 2명 ◇부상자 (동산병원)▲강명화(57·여·대구 동구 방촌동)▲강정숙(25·여·〃 신천동)▲김선희(31·여·〃 효목동)▲김영자▲김우진(21·〃 신암4동)▲김윤경(19·여·〃 율하동)▲김정미(23·여·〃 신기동)▲김준희(32·여·〃 신천3동)▲류양근(22·〃 신천2동)▲박윤호(25·경북 칠곡군 지산면)▲박효상(20·대구 동구 도동)▲배상묵(40·여·〃 신천3동)▲서경도(64·여·경북 고령군 성산면)▲성기우(35·대구 서구 비산동)▲송미숙(35·여)▲신영조(30·남구 대명4동)▲이순자(64·여·북구 대현2동)▲이진영(19·동구 신기동)▲정영섭(43·북구 산격2동)▲정영숙(48·여·울산 동구 서부동)▲정정호(51·대구 동구 신천동)▲최봉희(62·여·〃 불로동)▲최우경(56·여·북구 칠성1가)▲최정환(34·동구 신서동·기관사)▲하재연(27·여·수성구 상동)▲현태남(62·여·동구 각산동)▲신원미상(20∼30대)▲신원미상(50대·여) (조광병원)▲이영구 (파티마병원)김매자(53·여)▲김은희(39·여)▲김의신(65·여)▲김종선(58·여)▲박삼용(68·남)▲윤수자(36·여)▲이영희(32·여) (한성병원)▲강화수(35·대구 동구 방촌동)▲김인경(23·여·경북 경산시 정평동)▲김지섭(11·상주시 낙양동)▲남영이(54·여·대구 북구 산격동)▲문정순(23·여·동구 용계동)▲박창근(65·남구 대명8동)▲서명희(46·여·동구 방촌동)▲윤지영(21·여)▲오은정(26·여·동구 신암4동)▲이말선(48·여·〃 신천1동)▲이종삼(33·서구 비산6동)▲장윤동(35·달성군)▲정영자(56·여·동구 동호동)▲조태현(13·〃 신천3동)▲천주연(19·여·〃 신기동)▲황천호(20·〃 율하동) (경북대병원)▲권경덕(25·대구 동구 신호동)▲전지원(32·여·〃 각산동)▲정연준(6·〃 신평동)▲조대윤(12)▲주정자(21·여·대구 동구 신기동)▲최정열(30·여)▲한귀자(30·여·동구 신평동)▲황순공(22·여·경북칠곡군 대관읍)▲권미영(24·여·〃 안동시 남부동)▲김말순(68·여·대구 동구 효목2동)▲김묘원(69·〃 효목1동)▲김아름(17·여·〃 방촌동)▲김유진(36·여)▲나윤석(30·동구 신천1동)▲박성욱(18·경산시 백천동)▲박수진(43·여·대구 동구 입석동)▲박준성(6·여·〃 각산동)▲박준엽(9·〃 각산동)▲박혜림(울산시 동구 서부동)▲보덕스님(44)▲송창하(38·대구 달서구 진천동)▲신영순(54·여·동구 방촌동)▲아리아나(여)▲오정석(26)▲이명희(26·여·북구 대현1동)▲이혜민(21·여·동구 용계동)▲전미영(24·여)▲의식불명 4명 (곽병원)▲김수남(38·여)▲김정미(36·여)▲김종신(53)▲김호근(68)▲박금준▲박성주▲배성길▲백선혜(20·여)▲이가영▲이규영▲이선도(28)▲이성자(48·여)▲이성진▲이정우(33)▲이창훈(27)▲정우식(21)▲조경희(30·여)▲조금순(46·여)▲조선숙▲홍지명(26)▲황근출▲20대 남자 1명 (보람병원)▲고명순(50·경북 문경군 영순면)
  • 젊은 기관장 투명한 인사…대전청사 활력 넘친다

    정부대전청사에 신선한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청사직원들은 각 기관에 50대 초반의 젊은 기관장이 대거 포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부임한 대전청사 각 기관의 면면을 보면 김광림(54·행시 14회)특허청장과 김범일(52·행시 12회)산림청장,이용섭(51·행시 14회)관세청장,권오규(50·15회)조달청장,오종남(50·행시 17회) 통계청장 등이 모두 50대 초반이다. 이들은 인사에 대한 공개 평가 및 근무 부서를 본인이 선택토록 하고,현장 직원들과의 쌍방향 직접 통화가 가능한 언로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먼저 산림청은 지난해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최우수 인사혁신 기관으로 선정됐다.다면평가와 본청 전입희망자 공모제가 호평을 받았다.직급별로 승진 심사에 참여토록 해 인사 투명성을 높이고,본청인원의 결원시 청내 인트라넷을 통해 희망자를 공모,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식관리시스템과 청장 핫라인 개설,연고·희망근무지 배치 원칙을 시행하고 있다.지식관리시스템에 전 직원들의 신상명세와 희망 근무지(부서)를 DB화해 인사요인이 발생하면 이를 즉시 활용한다. 특허청은 기술직 우대와 실적 중심 인사제를 도입하고 있다.이에 따라 그동안 행정직이 맡았던 심판원장과 정보자료관에 기술직이 임명되기도 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7월 6급 이하 62명을 비롯해 87명이 승진,개청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가 이뤄졌다.또 과장·서기관·사무관 등 본청과 현장 근무자 79명이 자리를 바꾸는 대규모 전보 인사가 단행됐다. 인사담당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의 정착은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시급한 과제”라면서 “간부들이 모여 승진 및 인사를 결정하던 구태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자랑했다. 공정한 인사제도가 정착되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자기계발도 치열하다.산림청이 지난 11월 개설한 영어강좌에는 본청 근무자 183명중 67명이 참여하고 있다.특허청의 경우 고려대와 충남대 등 5개 대학원과 체결한 위탁 교육에 88명이 참여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경찰서 보안과 ‘격세지감’

    대공·좌익사건을 수사하는 보안 경찰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일선 경찰서 보안과는 힘든 일거리가 거의 없어 고참 경찰관이 선호하는 바람에 ‘경로당’‘환자 집합소’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2월 초 마무리될 승진·전보 인사를 앞두고 경찰서 보안과는 지원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의 보안 경찰은 3100여명이다.간첩 검거실적은 현 정부 들어 99년 2명뿐이다.이후 3년 동안 단 한 건도 없다.국가보안법 위반사범 검거도 99년 507명,2000년 237명,2001년 242명,2002년 7월말 현재 116명으로 급감하고 있다. 그래도 보안활동 수사비는 매년 400억원 넘게 책정된다.현재 서울지역 일선 경찰서에는 10∼30명씩 보안 경찰관이 있다.시국사범과 학원시위가 줄면서 이들의 주요 업무는 ‘탈북자 관리’로 바뀌었다.관내에 탈북자가 없는 경찰서는 탈북자가 밀집한 경찰서의 업무를 지원한다. 일선서 보안과는 타부서에 비해 실적 경쟁과 야간근무가 느슨하다.다른 부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활동비를 받으며,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는 점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보안과 직원 16명중 15명이 40∼50대인 서울 K경찰서 보안과장은 “보안과 직원들은 퇴직할 때까지 자리를 고수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잡을 간첩도 없고,한 달에 1건 정도 들어오는 대공신고도 대부분 허위신고”라고 말했다. D경찰서 보안과 우모(47) 경사는 “보안과가 ‘경로당’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45세 이상 직원은 받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서의 보안 인력을 대폭 줄여 교통·방범·형사 등 인력난을 겪고 있는 부서에 배치하고,본청과 지방청의 보안요원을 정예화해 체제수호 본연의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폭발 소포’ 범인 택배회사 직원

    지난 27일 영화 투자·배급회사인 CJ엔터테인먼트사 대표이사에게 배달된 소포 폭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30일 범인이 택배회사 직원이라는 목격자진술을 확보하고,서울지역 택배회사와 퀵서비스업체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이 폭발물로 사용한 책의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월9일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범인에게 8만원을 받고 자기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해준 50대 노숙자로부터 “범인이 ‘택배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범인이 폭발물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서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폭발물 관련 동호회 사이트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男男女女]여자들은 왜 ‘능력男’ 좋아할까

    “성격은 나쁜데 일을 탁월하게 하는 직원과, 착한데 일은 엉망인 직원이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어요?”최근 한 화랑의 책임 큐레이터로부터 받은 질문이다.끙끙거리다가 ‘당신의 선택은 뭐였냐.’고 되물었다.그는 “인간관계 쌓자고 회사다니는 것도 아닌데,당연히 일 잘하는 직원이 좋아요.” 라면서 “그런데 저보고 인간성이 나쁘다고 욕하대요.”라고 속상해 했다.미술관장과 후배 큐레이터들 사이에 끼인 중간관리자의 입장이 이해됐다. 재미 삼아 이같은 질문을 주위 사람들에게 해 보니 대체적으로 작은 조직에 몸담은 사람은 ‘업무능력’을,큰 조직에서는 ‘인간성’을 따졌다. 작은 조직은 직원의 이직이 잦은만큼 있는 동안 일 잘하는 사람이 소중하단다.큰 조직은 인간성만 좋으면 ‘조직의 힘’으로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선택의 문제를 남녀에게 적용해 보자.여자는,능력은 있는데 성격이 나쁜 남자와 인간성이야 나무랄 데 없지만 능력 없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한다.남자도 못생겼지만 능력있는 여자와,‘쭉쭉빵빵’에 미인인데도 능력은 별달리 없는 여자를 두고 저울질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본능적’으로 미인을 택하는 것같다.이 선택을 두고 주변에서는 부러워할지언정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는다.반면 여자가 ‘본능적’으로 능력있는 남자를 택하면,곧잘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라는 식으로 비난 받는다.주위에서는 ‘계산적이다.’‘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기도 한다. ‘본능적’으로 남녀가 ‘외모’또는 ‘능력’으로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이각각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미인이나 능력있는 남자들에게는 후광효과인 ‘아우라' 가 덧씌워져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또는 아마도 남성은 생물학적인 반응을 우선하고,여 성은 사회적˙문화적인판단을 앞세우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것 같다 . 그러나 그런 인식이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구애할 때 암컷에게 ‘통통하게살오른 벌레’등을 ‘선물’하는 혼례의식이 종종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갖는 편견같기도 하다.본능에만 충실한 미물조차 먹이를많이 가져다주는 수컷이 암컷의 ‘운명의 상대’가 되는 것이다.암컷은 선물의 수준을 보며,수컷의 사냥하는 능력이나 건강상태를 평가·판별한다.돈과 능력있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여자가 얼마나 ‘본능적’인가.차라리 건강한 여자 대신 생식과 상관없이 미인을 택하는 남자의 선택이 ‘문명적’일지도 모른다. ‘능력’을 따지는 동물의 행위가 그러나 ‘번식기’에 국 한된 반면,결혼제도를 통해 배우자와 40여년을 함께 살아야하는 인간은 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게 마련인 것같다.젊은날 ‘돈보다 사랑을 택한’50대 아줌마들은 다 큰 딸에게 세속적으로 “돈이 최고다.”라고, 또 미인에게 순정을 바친 50대 남자도 아들에게 “능력있는 여자를 택하라.”고 말하기도 한다.‘능력’을 선택한 남녀 모두는 “행복의 조건이 돈이나 능력에 있지 않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문소영기자 symun@
  • 경찰 승진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경사-경위 가는길 병목현상 ‘치안은 경사 이하 경찰관들이 담당한다.’는 말이 있다.전체 경찰관 9만1742명중 7만9066명이 경사 이하이기 때문이다.최근 들어 하위직 경찰관들의근무의욕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간부 승진길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또 간부들중에는 ‘총포경’(총경을 포기한 경정)과 ‘조진조퇴(早進早退)경’들이 늘고 있어 조직 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이래저래 경찰의 입직(入職)구조에 대한 재조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연말연시 일선 경찰관들은 시험 공부중 해마다 대학 수능시험이 끝나는 이맘때면 일부 경찰관들은 본업을 뒤로 한채 진급시험 공부에 여념이 없다. 서울 Y경찰서 방범과 이모(40)경사는 이달 초부터 오후 5시 퇴근과 동시에컵라면으로 저녁식사를 간단히 때운 뒤 인근 독서실로 달려간다.내년 1월로예정된 경위 진급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올해 경위시험 3수생인 그는 가족과 주위의 시선 때문에 이를 악물고 밤을 새워가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아침 5시쯤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잠깐 새우잠을 잔 뒤경찰서에 출근한다.그는 순찰중일 때도 틈만 나면 주머니에서 메모를 꺼내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열심히 외운다. 서울 4년제 S대 법학과를 나와 1993년 경찰에 입직한 그는 “가족들에게도미안하고 또 근무중 시험공부에 매달리느라 시민들에게도 최선을 다하지 못해 솔직히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도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기동대 근무 경쟁자들을 생각할 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위시험 4수째인 서울 K경찰서의 외근경찰 김모(41)경사는 오전에 ‘눈도장’만 찍고 오후부터 인근 고시원에서 책과 씨름한다.김씨는 “다행히 마음씨 좋은 상관을 만나 공부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서 “내년 1월까지 아예 집(경기 수원)에 가지 않고 고시원에서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 S경찰서의 정원은 모두 500여명.이중 경사계급만 180여명이며 현재 독서실과 고시원 등에 파묻혀 진급시험에 열중하고 있는 경사만 30여명에 이른다.이들은 방범,수사,교통분야의 현장에서 일하는 최일선 경찰관들이다.관할구역의 한 파출소장 김모(36)경위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시험준비를 하는 부하직원들에게 차마 많은 일을 시킬 수도 없는 처지”라면서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어떡하나 하고 솔직히 걱정도 된다.”고털어놓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3년전 5000여명 안팎이던 경위,경감,경정 등의 진급시험 응시자가 지난해에는 7000여명으로 늘었으며,경위시험에 응시한 경사가 3년전 3559명에서 5000명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간단히 말하면 경사에서 경위로 진급하는 길목에 심한 병목현상이 생기고있기 때문이다. 매년 신규 경위 임용자는 400명 안팎이다.이 가운데 경찰대학 졸업생 120명과 간부후보 52명 등 170여명은 매년 고정적으로 경위에 임용된다.반면 오랜 인사적체와 또 IMF이후 명퇴자들이 급감하다보니 경사들에게는 상대적으로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경찰대와 간부후보 졸업생 임용을 제외한 경위시험(115명 모집)에 경사 4860명이 지원했을 정도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경찰대 출신과 간부후보 출신들이 우선적으로 임용됐고 또 IMF들어 퇴직자들이 현저히 줄다보니 진급구조에 전체적으로 병목현상이 생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파생될 문제점 등을감안할 때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과 대안은. 요즘 경찰내부에는 ‘총포경’과 ‘조진조퇴경’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총경을 포기한 경정은 일선 경찰서에서는 과장급,지방경찰청에서는 계장급이다.사실상 핵심 실무자다.그런데 진급을 포기해서인지 윗사람의 ‘영’이 잘 안 통한다는 얘기가 비일비재하다.‘조진조퇴경’은 고시나 경찰대 출신 등으로 일찍 진급했으나 총경이나 경무관 진급벽에 막혀 40대 중·후반에 그만두는 사람이다.그러다보니 경찰에 있을 때 제2의 진로를 모색하는 등 경찰직업을 징검다리로 여길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생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전문가들을 통해 연구논의가 일부 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대안중의 하나로 “전국 52개에 이르는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제도를 도입하거나 경찰대 졸업생을 경위가 아니라 경사로 1계급 내리는 것도 방안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km@ ★인사적체원인/경찰대 존폐논란 “경찰대가 양질의 인재를 경찰로 끌어 들이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했습니다.그러나 이제 경찰대 존폐 문제를 고려할 때가 됐습니다.” 간부 승진에 실패한 일선 경찰관의 얘기가 아니다.총망받는 경찰대 2기 출신 경정조차 “경찰대를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당연히 경찰대를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대 출신들이 공개적으로 경찰대 존폐를 고민할 정도로 경찰대는 ‘경찰인사 동맥경화’의 핵으로 떠올랐다. 경찰대 출신 경위 이상 간부는 모두 1937명.경찰간부의 대다수를 차지했던간부후보생 출신 1342명을 이미 앞질렀다.아직 경무관 이상 고위직에 오른졸업생은 나오지 않았지만 총경 20명,경정 295명,경감 530명,경위 1092명을배출했다. 경찰대 출신들의 급격한 증가로 전체 경찰관 9만1742명의 87%를 차지하는순경∼경사 계급의 ‘승진 박탈감’은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경찰대 출신들도 위기를 피부로 느낀다.‘경찰의 꽃’인 총경 자리는 한 해 50∼60개가 생기는 반면 경찰대 출신 경위는 120명씩 쏟아지고 있다.총경승진 절반을 경찰대 출신에게 배려해도 대부분의 졸업생은 경정에서 옷을 벗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경정을 단 이후 11년 동안 총경에 오르지 못하면 계급정년에 걸리기 때문에 많은 경찰대 출신들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퇴직할 위기에 처해 있다.총경직을 꿰찬 1기 선두주자들조차 40대 초반이어서 비록 경무관 이상의 자리에 올라도 50대 초반에 퇴직할 가능성이 높다. 승진 메리트가 없어지고 조기퇴직 현상이 퍼지면 경찰대는 우수학생 유치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으며,폐지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특히 경찰대 선배가 한 사무실에서 후배를 상사로 모시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으며,앞으로는 더욱 심해져 경찰 전체의 위계질서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경찰대 출신들 사이에서는 “후배가 경찰청장이 되면 경무관 이상 선배 참모는 모두 옷을 벗자.”는 미래의 불문율이 회자된다.경찰대 위기 타개책으로 정원 축소,대학원 설립을 통한 새로운 입직구조 개발,계급정년 연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외국에선 경찰 입직제도는 전세계적으로 3가지로 나뉜다. 프랑스 일본 등은 한국처럼 순경시험,경찰대,간부후보생 등 특성에 맞게 다원 입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반면 영국과 미국은 고졸자 이상을 대상으로하는 순경시험만으로 경찰관을 채용한다.독일과 홍콩은 고졸자를 상대로 비간부를 모집하고,대졸자를 상대로 간부를 모집하는 2원 입직제를 채택하고 있다. 경찰 인사시스템은 각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선진국 경찰은 한국 경찰처럼 과도한 인사경쟁을 벌이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진국 경찰관은 사회적인 위상이 높고 보수도 많아 굳이 승진할 필요성을느끼지 못한다.철저한 직업공무원제로 정년이 보장되며,전문화가 이루어져어느 분야에서 일하느냐가 승진보다 훨씬 큰 관심사다.반면 한국 경찰은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지 목표는 승진이다. ‘경찰의 천국’ 영국은 특별승진제를 운영하고 있다.순경 가운데 소수정예를 선발,특별교육을 실시해 초고속승진을 보장하고 기획업무를 맡긴다.그러나 고속승진 대상자나 경사로 퇴직하는 경찰관이나 모두 1인당 GNP의 2.7배의 수입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다수 경찰관은 승진에 별 관심이 없다.일본도경찰의 업무를 일선 경찰관이 맡는 경험기능과 간부가 담당하는 기획기능으로 나누고 있으며,간부와 비간부의 차별은 거의 없다. 모든 경찰이 승진에 목을 매는 풍토를 개선하려면 인사시스템의 변화는 물론 경찰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도 변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엘리트주의 집착말아야 우리나라 경찰조직은 전통적인 피라미드형이며 지극히 계층적이다.군대처럼 11개나 되는 계급이 있으며,경찰관들은 진급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생각해 간부·비간부를 막론하고 심각한 승진경쟁을 벌이고 있다.특히 비간부의 승진기회는 철저히 차단됐다. 특별채용도 극소수의 상위직을 전문성에 의거해 다른 부처로부터 채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엘리트 확보정책으로 이루어졌다.고시합격자의 ‘경정 특채’도 전문성과는 관계가 없고,간부후보생들의 경우에도 전문성 때문에 ‘횡적유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매년 120명에 이르는 경찰대 졸업생들의 ‘경위 특채’는 전형적인 엘리트주의다.경찰수사권 독립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국보위 시절에 급조한 비전없는 경찰간부 채용제도일 뿐이다. 경찰대학은 일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한계에서 오는 폐해가 더 크다.간부·비간부 출신간의 위화감 조성,의사소통의 단절,과도한 특혜로 인한 특권의식,출신성분에 따른 집단파벌 조성 등의 문제점은 경찰 이미지 개선과 같은 추상적 긍정성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배타성이 적었던 다른 간부집단에까지 파벌조성 분위기가파급된 점은 경찰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문제의 시발은 경찰간부후보생 제도로부터 시작된 엘리트주의적 인사관리로볼 수 있으며,경찰대학은 이를 결정적으로 구조화시켰다. 경사 이하 하위계층과의 뚜렷한 2원 계층화가 진행돼 하위층은 수단적지위로만 전락하고,경찰대 출신을 주축으로 한 엘리트 집단은 자기 목적적 집단으로 형성됐다.엘리트 집단과 비엘리트 집단간의 양극화가 극복되지 않으면조직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진다. 지휘체계의 이완으로 인한 조직관리의 난맥상도 자명하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선에서 직접 법을 집행하는 대다수 비간부 경찰공무원의 자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어 경찰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간부직으로의 지나친 횡적유입을 막아 비간부의 승진기회를 확대해야 하며,계급의 수를 줄여 경찰조직을 보다 평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경찰관들에게 직위보다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보환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2002 길섶에서] 속도전 사회

    요즘 기업에서 정년을 채우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그런데 공무원은 어떨까.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한눈 팔지 않고 20여년을 살아온 중앙부처 공무원을 만났다.40대 후반인 그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얼마 전 퇴직한 55세 차관을 예로 들며 공무원도 이제 60세 정년을 채우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며 씁쓰레하게 웃었다. 그는 50대 초반만 되면 장관과 후배들의 눈총 때문에 짐을 쌀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예전에는 그나마 퇴직 후 산하단체 임직원으로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리도 없거니와 ‘낙하산’은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불과 10년 전만 해도 공무원의 이점은 신분과 정년 보장이었다. 피터 드러커는 젊었을 때부터 비경쟁적인 공동체에 참여하거나 비경제적인 관심사를 개발해 두어야만 자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자본주의의 경쟁심이 만들어내는 저 수상하고 불안한 광풍은 어디까지 몰아칠 것인가.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데,새삼 우울해지는 것이 계절 탓만은 아닌 것 같다. 황진선 논설위원
  • 복지40~80/ 대한은퇴자協 주명룡회장 “한국의 조기퇴직 재고돼야”

    “인생에 은퇴란 없습니다.귀하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내시렵니까?” 대한은퇴자협회(KARP) 주명룡(56·朱明龍) 회장이 던지는 질문이다. 다소 엉뚱한 듯 하지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대한민국 40∼50대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준비 없이 맞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 회장은 또 ‘은퇴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부지불식간에 은퇴를 강요당하는 한국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래서 ‘당신은 이시대의 영원한 주인공’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장노년층 ‘기 살리기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런 활동을 하는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이 단체를 만든 주 회장은 어떤 인물일까.명칭만으로는 노인관련 복지단체인지 실직이나 고용문제를 다루는 노동단체인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는다.‘은퇴’라는 개념 조차 아리송하다. 지난 1월 재미교포 주 회장이 이 단체 창설을위해 21년만에 한국에 건너오자 사람들은 ‘정치하러 왔다.’고 수군덕거렸다.‘그 유명한’ 뉴욕 한인회장 출신인 탓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주 회장이 한국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외곽단체’를 설립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KARP는 창립 1년도 채 안된 신생 시민단체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언론과 정부,경쟁 시민단체들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주 회장을 서울 공덕동 사무실에서 만나 한국 사회에서의 은퇴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역(逆) 이민’을 오게 된 뒷면도 한번 들여다 봤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무슨 일을 합니까. KARP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모델로 1996년 미국에서 창립,5년동안 미주 한인사회에 봉사해왔다.UN에 등록된 비영리,비정당 비정부기구로 국내 시민단체중 유엔 비정부기구(NGO)에 등록된 단체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강제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갈수록 왜소해져가는 한국 장노년층의 실상을 보고 이들의은퇴 이후 문제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국 진출을 결심했다. KARP는 은퇴문화의 형성,자원봉사정신 고취,가족의 가치 재조명,기부문화의 정착,서로 돕는 삶의 여유를 취지로 한다.은퇴사회 정착을 위한 사회복지적 차원의 제도개선이 주요 목표이다. 회원서비스로는 정기 및 비정기 간행물제공,포럼 및 세미나,캠페인,건강 및 의료정보제공,보험,은퇴이후 재정서비스 등이 있다.상근 직원 6명과 비상근전문위원 30명이 일을 돕고 있다.전문위원들은 전직 대기업 CEO에서부터 우체국장 출신까지 다양하다.현재 회원은 3만3000여명이다. ■한국에 진출하게된 이유와 활동경과는. 창립이후 세계대회 2회 참가,코리아 걷기대회,장노년층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노동관련 법령개선 제안서 제출,연령차별 금지법 신규 제정과 고령자 고용촉진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가두캠페인 및 퍼포먼스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은퇴문화 불모지 한국에서 생긴지 1년도 안된 단체가 벌인 행사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때문에 나의 귀국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풀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영구 귀국절차를 밟고 있고 집사람도 미국 사업체를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나고 자란 고향땅에 돌아오는데 무슨 이유나 목적이 있어야 하나.81년 미국에 이민가기 전까지 나는 대한항공 국제선 사무장이었다.78년 소련영공에서 격추당해 무르만스크에 비상착륙했던 KAL 902편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도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사실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들어오고 싶었다.한국인 최초의 미국 본토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운영자로서 얻은 경험과 뉴욕 한인회장으로 쌓은 관록을 한국의 은퇴문화 정착에 쓰고 싶었던 것이다.나는 50대 후반에 제3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성냥불을 켜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의 개념은 무엇이며 은퇴문화란 무엇인가. 81년 미국으로 이민가지 않고 사고없이 근무했다면 지난해 정년퇴직했을 나이다.함께 근무하던 동료들 대부분이 이미 퇴직했다. 한국 장노년층의 경제적 수명은 선진국보다 최소 10년에서 최고 15년까지 짧다.이것은 국가적 사회적 가정적 개인적 손실이다. 한국에서 나이먹은 사람은 경제적 빈곤,건강,역할상실,소외감 등 4중고를 겪고 있다.이들을 위한 복지대책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구호대책만 존재할 뿐이다.고쳐져야 한다. 은퇴란 지금까지 해오던 첫번째 일에 대해 선을 그은 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영어에서 ‘은퇴하다.’란 의미인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tire)를 다시(re) 갈아 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매우 긍정적인 개념이다.은퇴란 자의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한국처럼 조기퇴직,명예퇴직같은 강제성이 개입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정년제 환원’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렇다.한국의 조기 정년문제는 재고돼야 한다.고령화사회 진입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98년 외환위기 이후 4년 가까이 줄어든 정년을 환원시키겠다는 운동이다. 미국의 경우 78년 당시 66세이던 정년을 70세로 늘렸고 86년에는 정년제를 아예 폐지했다.현재 55세 정도인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기업과 정부,수혜자 3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려고 한다. 노주석기자 joo@ ■美 은퇴자협회는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좌우명은 ‘봉사하되 봉사받지 않는다.’이다.AARP는 50세 이상 연령층의 권익을 옹호하는 비영리,비정부,비정당 단체인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단체로 손꼽힌다. 65세이상 노인에게 무료의료혜택을 주도록 한 ‘메디케어’를 법제화했고 기업의 정년제를 폐지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노인채용을 꺼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노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는 무시무시한 압력 단체이다. 50세 이상의 남여라면 누구나 은퇴여부와 무관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는 3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한다.미국 전 국민의 13%가,50세 이상 미국인의 52%가 회원이다. 회원의 평균연령은 66세.절반이상이 여성이며 완전히 은퇴한 회원은 절반에 못미친다.회원의 3분의1 이상이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47년 전국 은퇴교사협회를 효시로 펠시 앤드루스 박사가 창립했다.현재 미국 워싱턴DC에 전국 본부가 있으며 각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회원 및 자원봉사자,대중에게 행정지원 및 기술자문을 제공하는 1800여명의 유급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6억달러에 이른다. 테스 캔자회장(74)은 KARP창립기념 기조강연을 통해 “미국에서는 은퇴자들이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받는 자’에서 ‘주는 자’로 변했다.”면서 “은퇴란 말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으며 은퇴는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강조했다. 캔자회장은 또 은퇴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중장년층에게 “긍정적인 생각이 은퇴 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첫번째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젊어서 못하는 것을 나이들어서 한다는 여유를 갖고 자원봉사,사회개혁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노주석기자
  • 복지 40~80/ “中企 애로 우리가 해결”퇴직 원로들 맹활약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 및 기술난,우리 원로(元老)봉사단이 나서서 해결한다.’ 기업체,은행,공무원,학계,연구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퇴직한 고급인력의 모임인 ‘경영기술지원단’이 중소기업현장의 경영·기술애로 해결에 한몫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갈고 닦은 수십년간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357명의 퇴직 인력들이 전국 방방곡곡 중소기업 현장을 누비며 원숙한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55세.변호사,회계·세무사,변리사,기술사,경영기술지도사,신용평가사,ISO인증사,기술거래사 등 전문자격증 보유자가 열명중 아홉이다.전직 직함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체 대표,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시중은행 지점장,변호사,대학교수 등이 포함돼 무게감을 더한다. ◆경영기술지원단이란 경영기술지원단은 기술 및 인력지원을 희망하는 중소기업과,고급 퇴직인력의 사회활동 참여 확대욕구를 묶어 구인난과 구직난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제도. 1996년 8월 발족한 ‘원로봉사단’을 모체로98년 8월 현재의 중소기업 경영기술지원단으로 확대·개편됐다.현재 서울 47명,부산·울산 23명,경기 40명,인천 24명,강원 23명,대구·경북 46명,대전·충남 37명,광주·전남 18명,충북 34명,전북 29명,경남 23명,제주 15명 등 전국 12개 지방 중소기업청별로 조직,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현장애로에 대한 상담 및 자문은 물론 현장 출장지도서비스를 제공한다.또 경영전반에 대한 종합 경영진단과 함께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후견인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해 1만 1456건의 각종 맞춤형 서비스를 중소기업에 제공했으며 올들어 9월말까지 7759건의 각종 지원 및 상담 실적을 갖고 있다. ◆지원 및 이용절차 지방 중기청별로 별도의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고 있으며 단원은 매년 재위촉 과정을 거친다.일부 불성실한 단원을 걸러내기 위해서다.또 나이 제한을 철폐, 50대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도 활짝 열어 놓았다. 경영기술지원단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또는 가입희망자는 해당지역 지원단을 방문하거나 전화·팩스를 통해상담 및 지도요청을 접수하면 된다. 문의는 (042)865-6162이며 경영기술지원단 단원명부에 대한 검색 또는 사이버카운슬링 신청은 경영기술지원단 홈페이지(www.smba.go.kr)에 접속하면 된다. 기술지원을 원하는 중소기업은 사이트에 접속,전문분야별 희망인원 등을 기재하면 해당 지역 지원단장과의 협의를 통해 무료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분야의 경영지도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퇴직자들도 현직에 있을 때의 고급 노하우를 살리고 싶으면 신청서를 작성한 뒤 해당 지방청장의 추천을 받아 위촉될 수 있다.이들에게는 현장지도 방문시 실비 개념의 수당과 숙식비용 등이 지원된다.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 권인국씨는 “경영기술지원단 활동을 통해 퇴직 고급인력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고 중소기업에 유입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무엇보다 나이가 지긋한 원로들이 중소기업을 누비며 기술을 지도해주기 때문에 현장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어떤 활동을 하나 대한도자기 전무이사직을 끝으로 일선에서 퇴직한 김신형(58)씨는경기지방경영기술지원단에서 2년째 상근 근무중이다. 그는 “직장생활 30년 동안 닦은 경영,노무분야의 경험을 이대로 썩힐 순 없다는 생각에 지원단에 가입하게 됐다.”면서 “경험이란 돈으로 팔 수도살 수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S화공약품 포장용 포대 생산업체에 대한 경영종합진단 지도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그동안 생산 및 판매에만 주력해왔던 이 업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경영진단의 필요성을 인식,지도를 요청해온 것이다. 지도단원은 모두 4명의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경영부분은 수농물산대표와 빙그레 이사를 지낸 김용상씨가 맡았고 재무는 상업은행 지점장을 지낸 김승용씨,생산은 수원과학대 공업경영과 교수를 지낸 양대웅씨,종합은 김씨가 각각 맡았다. 경영관리부문에서는 조직편제 및 기구가 현실과 기본원칙에서 벗어나 직무수행 기능이 미약하다는 점이 우선 지적됐다.49명의 직원이 1개 부,2개 과,5개 팀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1개 과와 3개 팀으로 단순화했다.또재무부분에서는 700%가 넘는 재무구조를 개선토록 하고 장기부채의 기한도래분에 대한 상환계획을 제시했다. 품질관리부분에서도 불량률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는 등 실천적인 품질시스템을 운영토록 권고했다. 김씨는 “경기지방경영기술지원단에는 무역·판로,경영·창업,기술·품질,금융·회계 등 4개 팀에 40명의 각계 퇴직 인력들이 항상 대기중”이라면서 “그동안 배우고 익힌 노하우가 사장되지 않고 우리 지역의 기업을 위해 무료봉사한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등의 인식 부족으로 일감이 다소 부족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주석기자 joo@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대~한민국 24시] 가락동 도축장/천대받던 ‘백정’ 옛말… 어엿한 ‘전문직’

    도축장은 일반인들에게 아직도 낯설다.낯설다기 보다는 왠지 거부감마저 주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이곳도 생생한 삶의 현장이며 우리 이웃이 일하는 일터다.과거 ‘백정’으로 불리며 천시되던 도축장의 달라진 오늘을 들여다본다. “5212,5212 차 빨리 대세요.” 11일,아직은 이른 새벽.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도축장)의 하루는 날카로운 확성기 소리로 열렸다. 밤길을 재촉해 소와 돼지를 가득 싣고 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현장 반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흡사 기계와도 같았다.한기를 느낄 만큼 제법 쌀쌀한 새벽이지만 담배를 꼬나 문 그들의 모습에서는 추위보다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아침 7시가 가까워지면서 도축장 뒤편 소·돼지 계류장은 부쩍 분주해졌다.질서 유지를 위한 확성기 고음이 귓속을 찌르고 화물차의 엔진과 경적소리,돼지 울음소리가 뒤엉켜 순간 혼을 빼놓는다. ‘서덜레’(초보자를 일컫는 이곳의 은어)가 끼어들려 하자 “5472 안 나가요.”하는 신경질과 핀잔이 뒤따랐다. 도축장 경력 20년인 베테랑 오영환(55) 반장이 “왜 그러는 거여.그런다고 빠른 게 아녀.”라고 인상을 쓴다.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 차렸는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기사는 멋적은 웃음으로 ‘OK’를 표시한다. 순간 벌어진 이 광경이 무척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낄낄거리고 웃던 화물차 기사 이용석(38)씨는 “저 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놈이구먼.처음 오는 가봐.”라며 혀를 찼다.“반장이 순번을 부르면 소와 돼지를 계량한 뒤 계류장에 내려놓고 나가면 되는데….”라며 말꼬리를 이었다. 그는 몇년 전만 해도 한차당 20만원 가까이 운임을 받았으나 화물차들끼리 경쟁이 붙어 차당 가격이 14만∼1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씁쓸해 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운반비 하락을 가져왔고 축산농가에서도 ‘단골’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운반을 맡기고 있다며 세태의 변화를 귀띔한다. 돼지콜레라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반장은 “쓸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이곳은 농협이 직접운영하는 데다 철저한 검사과정을 거쳐야만 반입되기 때문에 돼지콜레라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반입량은 비슷하단다. 계류장의 모든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김석원 현장 감독의 눈을 피해 ‘출하자 수면실’을 엿봤다.밤길을 달려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쉬는 공간이다.4평 남짓한 방에는 무료함을 달랠 장기와 바둑판이 있고 목침과 꼬질꼬질한 이불이 널브러져 있다. 이곳도 어김없이 코끝을 찌르는 돼지와 소똥 냄새로 가득했다.먹다 만 밤참이 그대로 남아 있다.피로감이 입맛을 빼앗아간 듯싶다. 김 감독은 “대부분의 소·돼지가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오기 때문에 운전사들도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계류장을 한바뀌 돌았다.소·돼지를 실은 1∼4.5t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한 화물차에 실린 50마리쯤 돼 보이는 돼지들은 추위가 싫은 듯 서로 몸을 비비며 ‘꽤∼액,꽥’ 소리를 질러댄다.흡사 겨울을 나기 위해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1t 트럭에 홀로 몸을 기댄 바싹 마른 ‘우공’이 큰 눈망울을사방으로 굴리며 콧김을 연신 뿜어내는 것이 ‘천당’에 가까이 왔음을 감지한 듯했다. 이같은 감상도 냉동창고 앞에 다다르면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난다.계류장 반대편에 위치한 냉동고는 하루종일 바쁜 현장이다.도축한 소·돼지고기들을 냉장시켜 정육점으로 배달하는 곳이다. 전날 도축한 200여마리의 소와 2000여마리의 돼지를 배달원들이 열심히 차에 싣고 있다.이들은 20대 건장한 청년부터 50대 후반의 ‘중늙은이’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검거나 붉은 비닐옷을 입고,잡은 고기를 옮기는 이들의 몸놀림은 ‘물찬 제비’처럼 빠르다.어깨에 돼지를 둘러메고 뛰는 폼이 운동회 때 모래주머니 나르기를 연상시킨다.‘딱통’(큰 돼지를 뜻하는 은어)을 메고 배달차로 향하는 한 배달원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다. 자신의 일에만 충실할 뿐 서로 대화가 없다.한 젊은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지금 바빠요.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네요.”라며 무엇에 쫓기 듯 뛴다. “배달원은 오전과 오후 두탕 나갑니다.낮 12까지 오전 배달을 마치고 오후 1시30분부터 2차 배달에 들어가지요.”차량과 냉동고를 관리하는 이창규(35)씨가 말했다. 운전기사와 조수,2인1조로 된 배달차 80여대가 서울 전역의 정육점·백화점 등을 누비고 배달원만도 200명에 가깝다. 벽돌을 쌓듯 차곡차곡 고기를 실은 운전기사는 차에 올라 타 커피 한잔으로 피로와 잠을 쫓는다.옆에 탄 조수는 배달처를 적은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서서히 정문을 빠져 나간다. 5년째 이 일을 한다는 정모(41)씨는 “쓰려면 제대로 써 달라.”며 “돼지나 소고기를 정육점에 나르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특히 여자들이 애써 외면하지만 우리도 어엿한 직장인”이라고 힘줘 말한다. 차에 쉴새없이 고기를 싣는 사이 냉장고에 들어가 봤다.싸늘한 냉기와 함께 끝이 날카롭게 다듬어진 갈고리에 주렁주렁 걸린 엄청난 물량의 고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딱통부터 규격돈까지 다양하다. 이제 도축현장이 궁금했다.관리부로 찾아갔다.협조를 받기 위해서.이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은 도심에 있는 사무실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정식 농협 직원이라 그런지모두 말쑥한 차림이다. 도축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 곳이다.외부에서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결코 볼 수 없도록 돼 있다.마치 요새와 같다. 돼지들이 계류장에서 협소한 통로를 따라 한줄로 밀려간다.뒤에 있는 돼지가 앞에 있는 돼지를 미는 식이다.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진 ‘철제 통로’ 끝에서 돼지들은 엄청난 전기충격을 받고 황천길에 오른다. 해체작업은 파트별로 27명씩 54명이 맡는다.자신들의 일에만 열중할 뿐 역시 말이 없다.야릇한 적막감이 휩싸인다. 소 도축도 예전과 달라졌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 엄지손톱 굵기의 둥근 쇠막대가 달린 해머로 소 정수리를 때려 잡는 무식한(?) 방식이었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른바 ‘총’이라는 기구를 쓴다.현장을 안내한 조씨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놓고 손으로 조그마한 버튼을 누르면 쇠막대가 정수리를 가격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남박’(소머리를 지칭하는 은어)을 자르거나 소가죽을 벗기는 등 작업을 하는 20여명도 말없이 일만할 뿐이다. 김 반장은 “해체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라며 “모두 농협 정식 직원”이라고 강조했다.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옛날 천대받던 ‘백정’이 아니라 엄연한 대한민국 직업인임을 강조하는 뜻이리라. 오전 10시쯤 돼지 경매에 이어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소 경매가 이어졌다.경매는 오후 3시 넘어까지 계속됐다. 하루 온종일 귓가에 맴돌던 돼지 울음소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사실상 하루일과가 마무리된 것이다. 하루의 열기가 식을 무렵,몸을 씻고 말쑥한 복장으로 정문을 빠져 나가는 이들은 영락없는 샐러리맨들이었다. 최용규기자 ykchoi@ ■매일 2700여마리 도축 서울시내 물량 30% 공급 이곳에서는 하루에 소 200∼250마리,돼지 2000∼2500마리를 도축한다.서울시내 공급량의 30%를 차지한다.관심거리인 한우는 이 가운데 60∼70%이다. 전자경매가 이뤄지고 있고 실제 도축량도 많아 국내 축산물 기준가를 제시하는 곳도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이다. 그러면 소·돼지들이 식탁에오를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축산농가에서 조합을 통해 출하를 신청하면 조합에서는 농가에 출하 물량을 배정해 준다.몇월,며칠,몇마리 하는 식이다.출하조합은 서울축산물공판장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 공판장에서는 계류-도축-경매과정 등을 거쳐 정육점에 공급하고 식탁에 오른다. 도축 이전에는 반드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생체검사를 받는다.유해잔류성물질 검사로 이상이 없으면 도축한다. 또 경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등급판정이 있다.소고기는 특상등급∼3등급,돼지고기는 A∼E등급으로 세분화된다. 등급판정기준은 근내지방도(筋內脂肪度)이다.‘꽃등심’은 특상등급에 해당한다. 최용규기자
  • 20년전 더받은 거스름돈 10배로 상환 ‘사죄의 편지’

    20여년 전 매표창구 직원의 실수로 거스름돈을 넘치게 받고도 이를 모른 체 했다는 50대 남자가 천안지역관리역 소속 장항선 광천역을 직접 방문,8만원과 함께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놓고가 화제다. 최근 광천역을 직접 찾아 매표창구에 “역장에게 전해달라.”며 돈과 편지를 놓고 간 이 남자는 편지에서 “20여년 전 광천역 매표창구에서 승차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착각으로 거스름돈 8000원을 더 받은 사실을 알고도 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중년의 나이를 훨씬 넘어 자라나는 손자들에게 떳떳한 할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정도(正道)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그때의 일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한다.”고 적었다. 광천역(역장 박무영)은 본인의 뜻에 따라 편지와 함께 보내온 8만원을 국고로 환수 조치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
  • 아시안게임/ “이메일 이용 안부 물어요”

    치열하게 메달레이스를 벌이는 선수들도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보통사람과 다르지 않다. 선수들이 고국의 그리운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이메일.선수촌 인터넷플라자에는 50대의 무료 컴퓨터가 설치돼 있어 언제라도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인터넷플라자의 주고객은 일본 중국 등 상대적으로 인터넷 환경이 잘 갖춰진 나라 선수들.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신세대 선수들도 많이 찾는다. 경기가 끝난 저녁 시간 이후로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일본선수단은 아예 선수촌아파트 동마다 컴퓨터를 몇대씩 설치해 놓았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기있는 연락 방법은 공중전화.선수촌 안에는 10군데에 모두 100여대가 설치돼 있다. 선수촌 안에서 팔린 1만원짜리 공중전화카드는 700∼800장.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선수단은 한꺼번에 구입,선수들에게 나눠주었다. 오만 사격대표선수 칼라프 슐레이만(38)은 “매일 30분씩 아내와 자식들과 통화한다.”면서 “목소리를 통해 가족간의정을 더 잘 확인할 수 있고,카드 한 장이면 언제 어디서든 연락할 수 있다.”며 전화예찬론을 폈다. 편지 역시 여전히 애틋한 사연을 띄워보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선수촌 우체국에서 취급하는 국제우편물은 하루 평균 700∼800건.방글라데시 등 일부 국가의 선수들은 우편요금이 너무 비싸니 깎아달라고 조르기도 한다는 게 우체국 직원의 전언이다. 부산 이두걸기자
  • [대한민국 24시] 경기도 양주 아파트공사 현장

    서울 강남을 필두로 가파른 곡선을 그려온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세가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를 계기로 주춤해졌다.하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이 하루 아침에 대폭 내려가지는 않는 법.그래서 “내집 마련할 날이 까마득하다.”는 서민들의 탄식은 여전하다.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아파트를 짓는다.아파트 신축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일하는 이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그러나 현장에는 산더미같은 자재와 장비,철근과 거푸집이 전쟁터처럼 뒤엉킨 골조 사이에 안전모를 눌러쓴 인부 수백명이 개미처럼 달라붙어 있다.이들은 가족들의 생계와 분양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뤄 주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쏟아낸다. ◆공사장의 하루는 현장식당이 연다- 6일 오전 6시 정각,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삼숭리 ㈜성우종합건설의 ‘아침의 미소’아파트 신축 현장.‘함바집’이라 불리는 현장 식당 앞 공터에 인천 번호판을 단 스타렉스 승합차가 도착했다.초가을의 서늘한 새벽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20∼40대 남자 6명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현장식당으로 들어섰다.반장 용철순(46)씨와 팀을 이룬 5명의 목수들.잔멸치,알타리무,콩나물무침,소시지 샐러드,삶은 달걀에 쌀밥이 푸짐하게 나오는 3000원짜리 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용씨는 예전에 야시장을 돌며 음식과 물건을 팔다 목수일로 돌아선 지가 12년째다.“열심히 일하면 몸은 고되지만 한달에 200만원 이상은 건지니까 벌이는 괜찮아요.50대 중반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지요.” 일행 중에는 20대 젊은 목수도 끼여 있었다.“어떻게 일하십니까.”“아침에 와서 일하고 저녁에 가서 잡니다.”질문 한마디 했다가 퉁명스러운 대답을 듣자 갑자기 ‘너 사회에 불만있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올랐다. 현장식당엔 계속해서 인부들이 2∼3명씩 짝지어 들어섰다.6시 30분쯤에는 이미 500여평의 식당 앞 공터가 이들이 타고온 차량 70여대로 가득차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각자 위치로!- 7시가 되자 인부들은 일제히 안전모를 눌러쓴 채 현장으로 향했다.2층 골조공사가 끝나고 3층 슬래브 설치를 위해 거푸집이 만들어지고 있는 11개 동의 현장에 나누어 달라붙었다.1만 5000평 부지에 20∼29평형 서민아파트 917가구를 짓는 적지 않은 공사다. 목수들은 거푸집을 세우기 위해 4m가 넘는 긴 각목형 목재와 널따란 합판을 다뤄가며 못질을 계속했다.철근공들은 3층 슬래브 바닥과 기둥에 철근을 깔고 세우는 배근 작업에 구슬땀을 쏟았다.건물외벽에는 비계공들이 작업용 발판을 만들기 시작했다.105동 옆 공터에서는 입주 후 주민들이 사용할 수돗물 저수조시설을 위해 포클레인이 터 파기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하늘 높이 설치된 5대의 타워 크레인도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철근과 강관파이프 등 무거운 자재를 밧줄로 매달아 옮겨주는 타워 크레인 기사와 현장 기사 사이엔 자재를 옮길 위치를 유도하는 무선대화가 암호처럼 계속됐다. “우로 좀 더 스윙,좌로 스윙.”“안으로 트로리,밖으로 트로리.”“슬라게,슬라게.”(내려,내려)“조금 마게.”(조금 위로 올려)“오 케이.” 영어와 일어가 편할 대로 조합된 용어들이다.타워 크레인 작업을 감독하던 공사차장 정진도(40)씨는 “건설현장에선 여전히 일본식 자재명과 작업용어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9시가 되면서 속속 현장에 도착한 레미콘 운반 차량들은 철근이 숭숭 박힌 기둥 거푸집 안 틈새와 슬래브 합판 위로 레미콘을 쏟아부었다.레미콘 외에 철근과 목재·합판 거푸집용 유로폼 등을 실은 자재운반차량들도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섰다. ◆달콤한 새참시간- 작업 시작 2시간반만인 9시 30분,오전 새참시간이 되자 인부들이 하나 둘 일손을 놓고 현장에 5∼6명씩 둘러 앉았다.일부는 빵과 우유,음료수 등을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일부는 현장식당으로 내려가 고된 작업으로 일찍 찾아온 시장기를 라면으로 달랬다.3∼4명이 막걸리와 소주를 한병 주문해 나눠 마시기도 했다.“52살,김씨”라고만 신분을 밝힌 목수는 “일과가 끝나기 전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오랜 세월 버릇이 돼서 아주 안마실 순 없다.”면서 “비라도 내려 공치는 날엔 집에 있어도참 시간이 되면 뱃속이 허전해져서 마누라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달라고 하다 핀잔을 듣는다.”며 피식 웃었다. ◆공사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이유- 이윽고 점심시간.12시가 되자 현장식당은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을 정도로 붐볐다.인부들 중엔 조선족 교포와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러시아 등 외국인들도 20여명이 섞여 있었다.인력회사를 통해 현장에 나와 자재 운반과 청소 등 주로 잡부일을 맡는다.현장식당 카운터 일을 보는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조선족 교포다.그의 남편도 이 현장에서 목수로 일한다. 한달에 100만원을 받는다는 아담 고두밀라(33)는 3년 전 가나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와 동두천에 방 1개를 얻어 산다.“돈도 많이 벌고 현장식당 식사도 맛있다.”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2년 더 일하고 돌아가 의류 제조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한국 노동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기술도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다. 현장소장 정씨는 “요즘 건설현장은 어디나 이곳처럼 ‘다국적군’을 연상케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사실상 건설현장 전체가 올스톱될 판”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인부가 부족하니 작업환경이나 대우가 안좋으면 미련없이 현장을 옮기고 몸이 다는 건 건설업체”라며 “일당도 당연히 덩달아 오르는 추세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즈 로고가 찍힌 야구모자를 쓴 목수 김석흠(53)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때면 70년대에 돈벌러 사우디에 나가 일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김씨는 “술을 거의 안마시고 건강을 돌봐온 덕택에 60이 넘더라도 일할 자신이 있다.”면서 “목수일이 힘들지만 벌이가 괜찮아 할만한데 요즘엔 도대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다.”고 씁쓸해 했다.막일꾼마저 태부족하니 현장에서 외국인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중 목수는 13만∼15만원, 철근공은 11만∼13만원,콘크리트공은 10만∼12만원, 미장공은 20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그러나 이들의 월 소득을 일당×30일로 따질 수는 없다.‘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이날 현장의 인부들은 여느 때처럼 오후 3시 30분에 다시 한번 새참시간을 갖고 오후 6시 작업을 마쳤다.올 때처럼 끼리끼리 모여 숙소 근처식당 등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된 하루일과를 끝냈다.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현장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겼다.어둠이 내리자 높다랗게 솟아 거대한 괴물같은 타워 크레인이 건물 골조와 군데 군데 어지럽게 쌓여 있는 자재들을 내려다 보며 현장을 지켰다.컨테이너 임시숙소 등에서는 잡부를 관리하는 건설업체 반장과 경비원,비상사태를 대비한 응급조치 담당 직원,비계·철근·형틀 하도급 인부,현장식당 아주머니 등 20여명이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3명 근무 대낮 농협서 현금 4212만원 털려

    29일 오후 12시15분쯤 전남 광양시 광영동 동광양농협 광영지소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침입,현금인출기 2대를 열고 1만원권 현금 4212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당시 광영지소에는 직원 3명이 있었으나 범인이 현금 인출기 뒤에서 인출기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은 채 훔쳐가 범행 30분 후에야 도난 사실을 알았다. 경찰은 범행장면이 찍힌 폐쇄회로 TV 판독작업을 벌였으나 화면상태가 좋지 않아 신원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 10분만에 이뤄진 것으로 미뤄 농협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으로 보고 농협 관계자 등 주변 인물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
  • 동남아 퇴폐관광 기승

    회사원 안모(34)씨는 최근 태국에 있는 여행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자로부터 ‘퇴폐 관광’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그는 5∼10명 단위의 남자 관광객을 상대로 특별 패키지 상품 여행객을 모집중이며,4박5일 동안 현지 여성이 따라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꾀었다. 회사원 박모(31)씨도 얼마전 필리핀 퇴폐 관광을 제의받았다.박씨는 “내가 가입한 인터넷 여행 사이트의 회원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여행을 권유했다.”면서 “현지 여성이 공항에 마중나와 출국 때까지 낮에는 골프 캐디를 하고,밤에는 술 접대를 하는 패키지 상품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올 여름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대인 18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동남아 ‘원정 윤락’을 알선하는 퇴폐 패키지 여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동남아 현지 업체의 관광가이드 출신들이 태국과 베트남,필리핀 등을 무대로 현지 여성을 앞세워 매춘과 골프,향락 여행을 공공연하게 알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올들어 골프와 명품 쇼핑 등수백만원대의 호화사치성 해외 여행이 부쩍 늘고 있는 세태에 편승해 30∼50대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퇴폐관광의 가격은 일반 관광상품의 2배가 넘는 150만∼200만원이지만 신청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친구나 직장 동료들끼리 신청하기도 하고 접대용으로도 찾는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매춘이나 유흥업소 알선을 미끼로 접근해 돈을 빼앗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며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얼마전 사업차 베트남을 다녀온 김모(40)씨는 “호치민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유흥업소만 20여개에 이른다.”면서 “대부분 100∼200명의 현지 접대부를 고용하고 있으며,상당수가 국내 여행객의 퇴폐 관광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 태국에 다녀온 한모(35)씨는 “관광 가이드 출신 한국인이 공항이나 골프장 등지에서 한국 남성 관광객에게 접근,2∼3일씩 현지 여성과 동행하는 여행상품을 권하는 일이 많다.”면서 “비용이 저렴해 일부 여행객은 쉽게 유혹에 빠져 든다.”고 말했다. 서울의 K여행사 해외여행팀 송모(40)과장은 “한국인의 퇴폐 매춘관광이 동남아 지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라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면서 “해당 국가에서는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어 불법으로 영업하는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은행권 VIP 서비스 경쟁 치열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권의 ‘큰 손’잡기 경쟁이 치열하다.은행들은 지점이나 센터에 VIP전용 라운지나 클럽을 설치,1억원 이상 거액을 맡기는 VIP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객의 자산을 책임지고 맡아 운용해 주는 전문 상담직원으로부터 1대1 개인자산관리(프라이빗뱅킹·PB)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자 고객=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1억원 이상 거액 예금자수는 26만여명으로,예치액은 177조원에 이른다.2%의 고객이 총 예금의 5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삼성금융연구원은 금융자산이 5억원을 웃도는 부유층이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VIP고객은 30∼50대 사업가나 벤처기업의 CEO,전문직 종사자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금융거래를 할 때 ‘비밀보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은행 전담 직원 1명과 거래하면서 개인적인 상담을 받는다.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PB고객은 지점장 등 다른 은행 직원과 접촉하는 것도 꺼린다.”면서 “가족도 모르는 얘기를 전담 직원과 나눌 정도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PB서비스 경쟁= 부자 고객들의 금융서비스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리·수수료 우대 등을 제공하는 기존의 단순한 VIP마케팅을 한차원 뛰어넘는 PB영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나·우리·한미은행에 이어 개인고객이 많은 국민·조흥·신한은행 등도 올 하반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다.‘상위 고객 20%가 전체 수익의 80%를 창출한다.’는 논리를 들고 있다. ◇평생 ‘재무파트너’로= PB는 예금은 물론 신탁·보험·증권·투자상품 등 모든 금융상품과 연계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자산규모에 따라 맞춤식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주는 ‘웰스 매니지먼트’개념도 도입됐다.국민은행 PB사업부 우치구 차장은 “은행이 다룰 수 있는 금융상품은 다양하기 때문에 원스톱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면서 “10∼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동반자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고로 모십니다’= 은행들은 VIP 고객 유치를 위해 문화·건강·여행·교육 등을 위한 ‘라이프케어’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하나은행은 고객자녀 맞선행사,골프클리닉,공연 관람 등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이 은행 관계자는 “초VIP고객을 대상으로 1박2일 갤러리투어 행사를 가졌으며,600명을 초청,‘오페라의 유령’대관공연도 가졌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국내외 여행지원,병원 무료검진,특급호텔 디너초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 은행 관계자는 “최소 50만원씩 들어가는 최고급 서비스로,수익의 10%를 VIP고객에게 환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PB고객도 움직인다= 자산 규모 및 서비스에 따라 PB고객의 마음도 흔들린다.수십억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들은 1억∼5억원씩 은행 2∼3곳에 분산예치하기 때문에 서비스·상품에 따라 자산을 옮기기도 한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예금액 5억원 이하의 고객은 금리·수익률 등에 따라 이탈률이 15% 정도 된다.”면서 “그 이상은 서비스에 대한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희철 PB팀장은 “고객의 돈을 끌어들이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해야 신뢰를쌓을 수 있고 고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서비스 강화해야= 은행들의 PB영업은 직원 1명이 맡고 있는 PB 고객이 많은 데다 1대1 서비스를 하다 보니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에게 맞지않는 상품을 권유하는 등 사고의 우려도 있다.은행 관계자는 “전담직원을 선발할 때 품성을 우선시하고 의심스런 행동을 하면 곧바로 해고 조치한다.”면서 “벤처·주식투자 등은 상담의 한계를 정해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金炫旭) 박사는 “선진 투자은행의 PB 형태로 다양한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도입,원스톱 뱅킹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6·13지방선거 달라진 점/ 정당투표제 첫 도입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종전과 다른 몇가지 새로운 제도가 선을 뵌다. 우선 가장 큰 특징은 선거 사상 처음으로 광역의원 선거에 ‘정당투표제’가 도입된 것.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종전보다 1장 많은 총 5장의 투표용지를 교부받아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물론 지지하는 ‘정당’에도 별도의 기표를 하게 된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각 정당은 광역의원(비례대표) 추천때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게 되며 순위역시 상위 2명마다 여성 1명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이를 어기면 선관위는 등록을 무효화할 수 있다. 후보자의 신상 공개 대상 범위도 크게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병역 관련 사항과 3년간의 소득세·재산세 납부 실적만 공개됐으나, 이번부터는 3년간의 종합토지세 납부 실적도 포함된다.유권자들은 중앙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를 통해 이런 자료를 모두 접할 수 있다. 선거공영제의 확대로 선거 운동용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비용(약 80만∼340만원)과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비용(선거구내 가구수×1 통화 비용)은 해당 지자체가 보전해준다. 입후보자들의 기탁금은 하향조정된다.광역단체장(시·도지사)과 기초의원(시·군·구의원)의 경우 5000만원과 200만원으로 종전과 같지만 기초단체장은 1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광역의원은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의 명함 배부는 허용된 반면 어깨띠 이외의 완장과 수기 등의 사용은 금지된다. 공무원과 교직원,일부 금융기관으로 한정돼 있던 투·개표 사무원의 위촉 대상 범위가 늘어나 정부투자기관이나농·수협,지방공사 직원 등도 위촉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중앙선관위측이 이번 선거에 1시간당 1만 3000여장의 투표지를 자동 분류할 수 있는 첨단개표기 650대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단체장선거의 개표가 밤 12시 이전에 끝나는 등 전체적인 개표 완료 시간이 종전보다 2시간 가량 빨라질 전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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