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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원짜리 우습게 보지 마세요”1년간 1000만원 모아 불우이웃 기탁 진정군 씨

    “10원짜리 동전을 우습게 보는 세태에서 작은 게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1년 동안 매일 10원씩 더해가며 모은 돈 1000만원을 최근 서울 강서구 자원봉사단에 기탁한 진정군(陳正軍·62)씨는 20일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이지만 ‘티끌모아 태산’이 가능하다는 걸 믿고 있다.”고 말했다.1000만원은 ‘10원 더하기’ 저축과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95년부터 매일 2002원씩 모은 돈을 합친 것이다. 강서구 방화2동에서 전자제품 수리점 ‘그림전기’를 운영하는 진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원,20원,30원으로 매일 10원씩 더해가며 목돈을 만들어왔다. 한국의 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지난 95년 6월12일부터 7년8개월 동안 매일 10원 더하기로 모은 2200만원을 소년소녀가장 장학금으로 쾌척한 뒤부터 시작한 일이다. 진씨가 10원짜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95년 초,길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아무도 주워가지 않는 것을 보고 나서 부터다.이후 10원짜리를 포함한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고 가게 손님들도 그의 정성에 동참,어지간한 잔돈은 가져가지 않았다.매일 10원씩 더해가며 저축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매일 오전 10시면 동전을 들고 나타나는 진씨를 보고 은행 창구직원들이 ‘몸서리’를 쳤고 다툼도 많았다.은행장의 양해를 구한 뒤에야 10원 더하기 저축이 수월해졌다.결국 이렇게 모은 10원짜리 동전 2002개는 ‘동전 다보탑’이 돼 이 은행 본점에 전시돼 있다. 진씨는 2000년에도 3년 동안 매일 1달러씩 1000달러를 모아 ‘북한아동결핵환자돕기’ 기금으로 쾌척할 정도로 이웃돕기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한국전쟁 때 부모를 잃고 철공소,제과점,건설현장을 전전하며 겨우 삶을 이어 온 가난의 아픔이 이웃돕기의 밑거름이 됐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그는 50대에 접어들면서 검정고시를 준비,중·고등 과정을 마쳤다.현재는 방송통신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에 다니며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8년간 모은 동전을 불우이웃 돕기에 다 써버린 진씨는 요즘 통일시대에 대비,매일 1원씩 더해가며 ‘통일기금’을 모으고 있다.남북한이 경의선 연결에합의한 2000년 8월1일부터 시작한 ‘1원 더하기’가 끝나는 날,남북이 하나가 될 것이란 소망을 안고…. 류길상기자 ukelvin@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6)다국적기업들 각축장

    산악과 사막으로 뒤덮인 불모의 땅 서부는 중국 역사에서도 늘 주변부의 설움을 겪어왔다.개혁·개방 이후에는 낙후된 경제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의 평균치를 갉아먹는 ‘천덕꾸러기’로 취급받을 정도였다.하지만 4년 전 서부대개발을 계기로 서부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경쟁장으로 바뀌면서 서서히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지금까지 서부의 대표적 거점도시인 청두(成都)와 충칭(重慶),시안(西安) 등 3개축으로 몰렸던 다국적 기업들은 현재 신장(新疆)·윈난(雲南)·광시(廣西) 등 외각지역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 중이다.대부분 지역이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동부같은 열풍의 수준은 아니다.그럼에도 시장 선점과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투자의 시동을 걸면서 암중모색하고 있다. |청두 충칭 시안 오일만특파원|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가 중국 서부에 진출한 것은 1998년.서부대개발의 거점인 쓰촨(四川)성 정부의 끈질긴 요구를 받아들여 95년부터 3년 동안 시장조사에 착수,합작회사인 쓰촨펑톈치처(四天豊田汽車)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성도(省都)인 청두(成都) 외곽지역에 자리잡은 도요타 공장은 정문부터 일반 중국 공장과 다르다.시원한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일본 특유의 깔끔한 인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컴퓨터와 전화통에 매달려 업무에 열중이고,사무실앞 흡연실에는 중국어와 일본어가 뒤섞여 흘러나와 50 대 50 중·일 합작회사임이 실감난다. ●“서부를 잡아라” 도요타는 1998년 서부대개발 직전에 청두에 진출했다.매년 30% 안팎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중이다.톈진(天津)·청두의 완성차 공장을 비롯,중국 전역에 40여개의 부품공장이 있다. 도요타의 서부지역 공략은 서부대개발 시점과 공교롭게 맞물려 순항중이다.이소가이 마사시(磯貝匡志) 총경리(사장)는 서부대개발로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증가 일로에 있다며 “2000년대 들어 불기 시작한 관광붐도 일조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소가이 총경리는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모델들을 계속 개발 중이라며 “산악지대가 많은 서부에서는 승용차보다 미니밴이나 버스가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곽복선 청두 코트라 무역관장은 “다국적 기업들의 초기 진출시 투자유치에 혈안이 된 성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청두만 해도 500대 다국적기업들이 선점의 효과를 노려 경쟁적으로 진출중”이라고 밝혔다.투자의 60∼70%가 홍콩·타이완의 자본이지만 미국과 일본·독일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타이완 기업들의 본토 공략 청두는 교통 요충지이자 서부 거점도시답게 타이완이나 홍콩 자본들의 투자 열기도 뜨겁다.90년대 중·후반부터 충칭직할시(3000만명)를 포함,쓰촨성(1억 1500만명)의 내수시장을 겨냥한 투자가 활발했다. 청두 시내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의 해협양안(海峽兩岸) 기술산업개발구에 위치한 퉁이(統一)식품유한공사도 비슷한 케이스다.타이완 7대 재벌인 퉁이그룹이 청두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3년이다. 음료수와 간이국수 등 식품 종합회사인 퉁이그룹은 80년대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본토 투자를 시작했고 현재 50개의 생산기지에 모두 18억달러(2조 1600억원)를 투자했다.청두 공장만 1년 매출액이 10억위안(1500억원)에 달한다. 타이완인인 저우창잉(周長盈) 관리부장은 “현재 쓰촨 음료수 시장의 40%,편의국수는 3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타이완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져와 품질에는 손색이 없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퉁이도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공장 설립부터 관여했다는 저우 부장은 “5년 동안 수익이 없다가 6년째 비로소 이익을 남겼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뤄훙빈(羅洪斌) 판공실(홍보실)직원은 “지금은 중국 가짜 제품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계적인 IT기업들 다투어 진출 IT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은 서부지역 정중앙에 위치한 시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지난해부터 미국 IBM은 2000만달러(240억원)를 투자, 시안소프트웨어 연구소를 합작 설립했고 미국 HP사는 5000만 달러(600억원) 규모의 전자비즈니스 기술센터를 세웠다. 시안시 판공실 청리쥐안(成麗娟·여) 주임은 “시안을 서부의 IT 중심기지로 육성한다는 것이 중앙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시 정부도 세금 우대는 물론 물류비 지원까지 외국자본에 대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3년전부터 다국적 기업들이 청두 등 중점도시에 IT 공장 설비를 세우기 시작해 최근에는 연구개발기지 건설 붐이 유행처럼 일고 있다.미국의 모토롤라와 일본 도시바·산요 등 인터넷 시스템 연구 등 첨단기술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IT 연구개발기지 이전 가속화 네덜란드 필립스사는 최근 본부의 기초실험실을 아예 시안으로 옮겼고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은 현재 이전을 전제로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서부에 진출한 한국 IT기업 1호인 시안화천통신유한공사 한일수 총경리는 “시안이나 청두·충칭 등은 50년대 말부터 중국이 국방 과학 연구기지로 육성했던 곳”이라며 “현재 과학기술 전문인력이 130만명이 넘고 인건비도 상하이 등과 비교해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시안의 경우 현재 50여개의 전문대·대학교,140여개의 과학기술연구소가 있다. 최근 들어 투자 유치에 기를 쓰는 다른 서부지역에도 서서히 열기가 전해지고 있다.윈난의 경우 산악지대에 산재한 약초산업을 바탕으로 미국이나 스위스 등의 제약회사들이 합작투자를 진행 중이고 광시의 경우 동남아 진출을 위한 홍콩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서부지역이 동부 연안지역처럼 투자에 불이 붙으려면 경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된 4∼5년 이후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물류중심 기지로 몰리는 외국 자본 인구 3000만명의 충칭시는 최근 싼샤(三浹)댐 개통과 함께 동·서를 잇는 물류 전략기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1998년 이곳에 진출한 프랑스 자본의 충칭 자러푸(家樂福)는 중산층의 성장과 함께 대형 슈퍼마켓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자러푸는 21개 도시에 36개 체인점을 갖고 있으며 서부에만 4개의 지점이 있다.지난해 매출액은 110억위안(1조 6500억원)에 달했다. 충칭시 중심가 맨화제(棉花街)에 위치한 자러푸는 평일에도 북적거릴 정도로 성업중이다.허페이룽(何沛溶) 총경리는 “싼샤댐 건설로 인한 물류비용이 30% 이상 절감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며 “서부 대개발로 인민들의 소득이 올라갈 것에 대비해 우루무치 등 각성의 거점도시에 지점을 신설,중국 전역에 70개의 체인점을 세울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oilman@ ■이소가이 ‘도요타 청두’ 사장 |청두 오일만특파원|서부대개발의 핵심 거점도시인 쓰촨(四川)성 청두는 다국적기업들의 경쟁장으로 변한 대표적 도시다.쓰촨펑톈치처(四天豊田汽車) 유한공사의 이소가이 마사시(磯貝匡志·사진) 사장은 “아직 미개척지인 만큼 동부보다 서부가 빠른 속도로 자동차 소비가 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이소가이 사장은 현대 쏘나타가 중국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앞으로 좋은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에 투자한 이유는. ­쓰촨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과 회사의 종합적인 전략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다.동부지역에로의 몰림 현상을 해소하고 내수시장을 보다 확대한다는 것이 회사 전략이다.50대 50의 합작회사를 세워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다. 소기 목표는 달성했는지. ­2001년 2000대를 팔았고 올해 목표는 3300대다.내년에는 5300대가 목표다.서부지역이 차지하는 GDP(국내총생산)는 14%에 불과하지만 도요타의 중국 전체 판매량중 26%에 해당된다.서부대개발과 함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관광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자동차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도요타의 성공비결은. ­(웃으면서)아직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이른 것 같다.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고객들의 입을 통해 우리 차가 광고됐고 판매 실적도 향상됐다.판매망(대리점)을 34개에서 64개로 늘린 것도 주효했다. 현재 자동화율은 10% 미만이고 앞으로도 늘릴 계획은 없다.이 때문에 중국 근로자에 대한 교육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우리는 매년 일본 본사로 중국 직원들을 보내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치열한 각축장이 될 텐데. ­업체끼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품질 요구도 높아지는 추세다.우리는 차종을 늘리고 시장조사를 통해 수요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 ‘근속승진제’지방직 - 국가직 충돌

    지방직 7급 공무원중 12년이상 근속자들을 자동승진시키는 ‘근속승진제’가 국가직 공무원들의 잇단 문제제기로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직 공무원들은 근속승진제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간의 충돌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근속승진제를 실시하라” 내년부터 근속승진제가 실시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방직 공무원들은 행정자치부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오지 않자 동요하고 있다.이들은 행자부 홈페이지 등에 근속승진제의 실시를 요구하는 글을 올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공직에 들어온 지 25년이 넘었는 데 아직도 7급이어서 6급으로 승진만 된다면 하늘로 훨훨 나는 새가 되는 기분이 들 것”이라며 근속승진제 실시를 촉구했다. ‘8급 행정직’이라고 밝힌 공무원은 “기득권 중심의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인사청탁을 방지하려면 하위직인 6급까지는 근속승진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위공무원’이라는 네티즌은 “행자부에서 6급 근속승진제 백지화방안을 연구검토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될 경우 자살하겠다.”는 내용의 극단적인 글까지 올렸다. ●“함께 근속승진하자” 지방직 6급 공무원들에 대한 근속승진제 도입 움직임에 대해 경찰·소방공무원과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동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한 경찰공무원은 “경찰에 근속승진을 도입해도 대부분 순경부터 경사까지 25년 이상 근무한 50대가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이들이 수년내 퇴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6급 인사적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대전청사 공무원직장협의회 연합회(대공회)도 “전보 명령에 따라 전국을 옮겨다니고 있는 국가직 공무원중에는 25년 이상을 근무하고도 7급으로 정년을 마감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근속승진제 확대실시를 요구했다. ●직급비율 불균형이 문제 지방직 공무원들이 근속승진제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국가직에 비해 심각한 인사적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국가직은 6급 2만 2527명,7급 1만 9828명인 데 비해 지방직은 6급 3만 6523명,7급5만 9539명으로 7급의 적체가 심각하다. 지방직 7급은 정원(5만 2723명)보다 12.9%(6816명)나 많은 실정이다.6급에서 7급으로의 평균 승진기간도 국가직은 6.2년인 데 비해 지방직은 8.7년으로 2.5년이 늦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국가직과 지방직은 편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직급구조를 획일적으로 맞출 수는 없다.”면서 “지방직의 구조조정이 끝나는 이달 말 이후에 근속승진제 실시여부를 최종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中 슈퍼마켓시대 활짝

    중국에 ‘유통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도 경제성장 덕에 중국 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슈퍼마켓 체인점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베이징의 가구당 연평균 구매력은 지난 91년 4893위안(73만원)에서 11년만인 2002년 말 12만 8145위안(1920만원)으로 26배나 늘었다. 물가인상 요인을 감안해도 10배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중산층들이 보다 쾌적한 서구식 쇼핑 환경을 중시하는 것도 유통혁명에 불을 지핀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중국인들은 슈퍼 체인점을 차오스(超市·슈퍼시장)라 부른다.월마트,자러푸(家樂福) 등 대형 할인매장이나 징커룽(京客隆) 등 일반 슈퍼마켓을 통틀어 차오스로 통한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오후 6시,국제전시장(國際展覽中心) 동쪽에 위치한 베이징의 대표적 대형 할인매장인 자러푸는 사람들로 가득찬다.섭씨 38도를 오르내리는 바깥 날씨와 달리 매장 내부는 에어컨 덕에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다. 1층은 생필품과 식료품 코너로 선반 위에 물건들이 넘쳐난다.2층 가전·신발·의류 매장은 20∼30% 할인가격(特價)으로 판매하는 여름 상품전이 한창이다.매장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계층들이 눈에 띄었지만 20∼30대의 젊은 남녀들이 주력을 이루는 분위기다. ●깔끔한 매장 분위기로 젊은 고객 흡수 2층 의류매장에서 만난 20대 팡자오칭(方昭淸)은 “물건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고 널찍한 매장이 마음에 들어 일주일에 세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며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것 같다.”고 자러푸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의류 코너의 한 판매원은 “20대 아가씨들을 겨냥한 경품 서비스 때문에 최근 들어 소비력을 갖춘 신세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20,30대 초반의 부부들이 다정하게 쇼핑하는 모습도 제법 많아졌다.남편과 함께 쇼핑을 나온 장샤오화(張小華·29)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서로 시간이 없지만 가끔 오붓하게 데이트를 겸해 물건을 사는 재미도 괜찮다.”고 웃는다. 위생적이고 질좋은 상품을 안심하고 고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50대의 지후이민(吉慧敏·여)은 “재래식 시장에서 파는 생선이나 육류는 특히 여름에는 비위생적”이라며 “다른 생필품들도 품질이 좋아 우리 가족 모두가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1층 매장의 어류·육류·과일 코너는 저녁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훨씬 소란스럽다.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확립된 ‘남녀평등’ 때문인지 남자들이 장바구니를 든 모습은 이곳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상하이 등 남쪽보다는 덜하지만 베이징에서도 남자들이 요리하고 빨래하는 것은 이제 뉴스 거리도 못된다. 쉬위안빈(徐元斌)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아내가 당직이라 내가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줘야 한다.”며 “가격 흥정 없이 정찰제로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는 것도 슈퍼시장의 좋은 점”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장바구니 든 남성들 북적 자러푸 상품구입부에 근무하는 장융즈(張永志)는 “최고급 상품을 가장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 자러푸의 경영방침”이라며 “식료품의 경우 당일 새벽에 가장 싱싱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 슈퍼마켓은 서민층이,자러푸 등은 중산층들이 주로 애용한다.베이징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에 밀집된 고급 백화점들은 주로 고급관원이나 사업가 가족 등 상류 계층들의 몫이다.이 때문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자러푸 등 서구식 대형 할인매장의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 중산층 신분으로 높아졌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공런티위관(工人體育館) 북문 맞은편에 위치한 징커룽은 서민들이 찾는 슈퍼마켓이다.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슈퍼마켓인 셈이다.중산층들이 애용하는 자러푸나 월마트 앞에는 승용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징커룽 입구 한편에는 서민들의 ‘발’인 자전거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서민 슈퍼마켓의 가격은 어류나 육류,야채의 경우 재래시장보다 5∼10% 정도 비싸다.하지만 냉장고도 없는 비위생적인 재래시장의 불결한 환경과는 사뭇 대조적이다.소득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깨끗한 슈퍼마켓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추세같다. 이곳에는 주스와 과자류부터 라면·조미료·간장 등 온갖 식료품들이 20m 8층 선반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안으로 들어서면 삶은 육류와 면류·만두류 등 온갖 먹거리들이 중앙 판매대에 쌓여 있다.자러푸 등 대형 할인매장과 달리 의류나 신발,가전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슈퍼 한 구석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닭고기,양고기 등 육류 판매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판매직원이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즉석에서 고기를 잘라주고 있다. 판매원은 “매일 새벽 도살장에서 신선한 고기가 운송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싱싱하고 좋은 부위’를 먼저 사가려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단골 손님이라는 30대의 리슈징(李秀京·여)은 “사스 파문 이후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위생적인 슈퍼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다.”고 환하게 웃는다. ●외국 유명 유통업체 잇따라 진출 중국 주민들의 이러한 의식 변화를 파고들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프랑스의 카르푸(자러푸) 등이 중국에 적극 진출,성업 중이다.월마트는 중국에 이미 22개의 매장을 개설했고 경쟁이 치열한 베이징에도 지난 7월 1호 매장을 열었다.자러푸는 베이징에만 6개 점포를 냈는데,휴일에는 고객들로 붐벼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슈퍼마켓 체인점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충칭(重慶),우한(武漢),난징(南京),칭다오(靑島)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퍼지는 중이다.일부 중소도시들에서도 체인점들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지만 전체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은 시기상조다. 체인점 열풍은 일용품이나 식료품에 그치지 않는다.이미 중국 전역에는 가전과 의약,도서,음향,건자재,가구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중이다.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품질과 ‘브랜드’ 위주의 구매 패턴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장쑤(江蘇)성의 대표적 민영기업인 훙싱(紅星)가구 그룹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의 새로운 상업지구로 떠오른 시쓰환루(西四還路)에 3만 3000평 규모의 베이징 체인점을 개설했다.전국 12번째 체인점으로 모두 3억 2000억위안(약 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초대형 매장이다. 1층 매장 입구 로비에 들어서면 초대형 등나무 조각이 사람들을 압도한다.가정용과 사무용품으로 구분된 매장에는 최고급품에서 서민용품까지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천위핑(陳宇萍·여·47)은 “이름있는 메이커를 찾아야 비싸도 속지 않는다.”며 “가격은 재래 가구점보다 평균 20% 정도 비싼 것 같지만 애프터 서비스가 확실해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톈진자(天津家),신둥팡궈위안(新東方國園),마이더룽(麥德壟) 등 가구 체인점들도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다.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는 요즘 이러한 대형 체인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oilman@ ■슈퍼마켓 ‘춘추시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슈퍼·할인 매장업의 경우 다른 유통업종에 비해 늦게 시작됐지만 개방식 진열과 자유로운 구매,다양한 결제 시스템 등으로 소비자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향후 수년 안에 슈퍼·대형 할인매장의 시장 점유율이 백화점을 누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이은 유통시장 개방에 따라 자러푸,월마트 등 다국적 유통업체들이 거대자본과 선진 관리기술,풍부한 경영 경험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고있다.자러푸와 월마트 이외에 어우상(歐尙),일본의 이텅양화탕(伊藤洋華堂),자스커(佳世客),한국의 이마트,타이완의 하오유둬(好又多),다룬파(大潤發) 등도 가세했다.가위 유통업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중국 유통업체들도 최근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중국 최대 체인기업의 하나인 롄화(聯華)의 경우 올 상반기 슈퍼 매장 수가 30%나 늘었고 베이징 화롄(華聯)은 56%,장쑤성의 쑤궈(蘇果)는 63%,상하이눙궁상(上海農工商)은 64.6%나 확대됐다.매장 수 증가와 더불어 중국 유통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연쇄경영 관리기술과 구매관리,가격관리,매장 디자인과 상품 진열,정보관리 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홈쇼핑,무점포 판매 등으로 다양한 점포 운영 방식도 도입 중이다.중국 정부도 자국의 유통업체 지원을 위해 다양한 조세정책을 실시 중이다.이 때문에 중국의 슈퍼·할인매장 등 대형 체인점들이 유통산업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전체 매출에서 할인매장 등 신종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0.72%에서 2001년 6.7%로 늘었다.9배가 넘는 증가세다. 중국에는 현재 2100여개사의 체인 기업이 있고,매장 수는 3만 2000여개다.연간 매출액이 278억달러(33조원)에 이른다.1992년에 유통업 대외개방을 시작하여 2000년까지 중국 중앙정부가 비준한 중외 합자 소매기업은 28개,지방정부가 비준한 중외합자 유통기업은 277개다.외자 유치 총액은 20억달러에 달한다. 박진형 KOTRA 베이징 무역관장은 “중국의 내수시장을 감안하면 슈퍼·할인매장 등 유통시장의 성장은 앞으로 눈부실 것”이라며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선 단순한 제품 수출 방식을 벗어나 현지생산 시스템의 구축과 유통업 동반 진출을 통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몽헌 회장 빈소 표정 / 대검, 숙의 거듭한뒤 이례적 조문

    현대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김종빈 차장검사와 유성수 감찰부장이 7일 서울아산병원 정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검찰 관계자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노력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에 대해 예를 갖추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무리한 수사 하지 않아” 김 차장검사는 이날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나오면서 “수사가 지나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 회장의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정 회장의 자살은 검찰 탓’이라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이번 조문을 놓고 숙의를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 조문 행렬 이어져 이날 오전 자녀 3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주부 정경희(43·경기 김포시 마송동)씨는 “대북송금 수사로 정 회장에게 압박감을 준 검찰을 규탄하는 1인 시위라도 벌이겠다.”고 말했다.서울대 정운찬 총장도 빈소를 찾아 “정 회장이 끝맺음을 잘 해줬으면 했지만 일찍 가서 안타깝다.”고 침통해 했다.50대 캐나다 교포는 12만원을 내면서 “현대아산을 살리기 위해 내는 국민주 청약금”이라고 설명했다.이날까지 7500여명이 빈소를 다녀갔다. ●북한에서도 추모 행사 북측에서 마련한 정 회장의 추모 행사가 7일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맞은편 김정숙휴양소에서 열렸다.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의 이종관 부소장은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 100명과 우리 회사 직원 30명이 참석했다.”며 “북측에서 6개의 조화를 마련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나 조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강산추모단 육로로 방북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부터 서울아산병원 동관 옆에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유가족과 조문객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장으로 치러진다.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 유가족과 현대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추모방북단 200여명은 11일 오전 5시 계동 현대사옥을 출발,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가 정 회장의 유품 안치식과 추모비 건립식을 갖는다.도올이 쓴 추모비 비문은 “여기 조선땅의 숨결이 맥동치는 곳 금강에 고이 잠들다.아버지 아산 정주영의 유훈을 이어 세계사의 모든 갈등을 한 몸에 불사르며 남북화해의 새로운 마당을 열었다.그의 혼과 백 영원히 하나된 민족의 동산에서 춤추리.”라는 글귀를 담고 있다. 이두걸 홍지민기자 douzirl@
  • [수평사회를 만들자]3부(3)심야파출소 동행기

    “우리 관할도 아닌데 왜 여기 와 있어,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A파출소로 가 봐.” 지난 2일 0시30분쯤 10대 4명이 서울 B경찰서 C순찰지구대 문을 열고 들어왔다.아르바이트를 하는 피자 집 사물함에 넣어 둔 지갑 2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2주 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30만원도 함께 없어졌다.이들은 이미 A파출소에 들렀다가 조서를 받기 위해 순찰지구대를 찾았지만 이들을 맞은 경찰의 태도는 냉담했다.피해액이 ‘적을’ 뿐더러 자기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땀 흘려 모은 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경찰의 모습에 몹시 실망하고 있었다. ●“바쁜데 어떻게 일일이 다 신경쓰나요.” B경찰서 C순찰지구대나 서울 D경찰서 산하 E순찰지구대,F경찰서 G순찰지구대는 유흥가를 끼고 있어 사건이 많기로 손꼽히는 지역.하루 평균 50여통의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한 주에 처리하는 사건 사고가 70여건에 이른다.이 가운데 절반이 주말에 몰려있다.때문에 관할 경찰은 납치·강도,피해규모가 큰 절도 등 강력 사건에만 매달린다.주민의애환이 담긴 사소한 사건들은 찬밥 신세가 되기 일쑤다. 6일 밤 10시 10분쯤 C순찰지구대에 노란 머리를 한 10대 폭주족이 잡혀왔다.오토바이 좌석 충격흡수장치인 이른바 ‘쇼바’를 한껏 올리고 굉음을 내면서 주변 도로를 질주하다 주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오토바이 앞뒤 바퀴에는 온갖 색깔의 전구를 촘촘히 달고 있었다. 하지만 일선 경찰의 반응은 ‘왜 붙잡아왔냐.’는 것이었다.경위 계급장을 단 50대 조장은 “단속기간도 아니니까 도로교통법상 불법 부착으로 1만원짜리 스티커나 하나 발부하라.”고 지시했다.불법 개조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소유주와 등록인을 추적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귀찮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이날 밤 11시50분쯤 G순찰지구대에는 한 마사지 업소가 윤락행위를 주선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하지만 출동 경찰은 방에 올라가 윤락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대신 주인과 웃으며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50대 경위도 “허위 신고 같은데…”라고 넘겼다.결국 경찰은 신고가 들어온 방을 슬쩍 한 번 들여다 본 뒤 “별일 없네.”라며 철수해 버렸다.경찰은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윤락행위는 쌍방이 밝혀져야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잘 나가는’ 주민들에게 신경이 더 가기 마련” 특급 호텔과 유흥가가 몰린 서울지역의 한 파출소 관할 지역은 부유층이 몰려 사는 곳.의사,판사,변호사 등 이른바 ‘사’자 직업을 가진 주민이 많고 국회의원도 2명이나 살고 있다.당연히 ‘의원님 댁’ 주변에 경찰관의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국회의원 집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잘못 처리하면 문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날 밤 순찰을 돌던 경찰들도 유독 국회의원 집 주변을 몇차례나 샅샅이 훑고 다녔다. 밤 10시30분쯤,한 국회의원 집 앞 골목에서 30대 남자가 서성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경찰관 2명은 “저 집 운전사나 식구도 아닌데…”라며 순찰차에서 내려 검문했다.술에 취해 집을 찾지 못하는 인근 주민으로 밝혀지자 이들은 다시 순찰차로 돌아왔다.순찰차에 타고 있던 한 경위는 “아무래도 ‘돈 있고 백 있는’ 집에 신경이 더 쓰인다.”고 말했다. ●지역경찰제 효과 미지수 이달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 지역경찰제는 기존 파출소 3∼5개를 묶어 순찰지구대로 편성,순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순찰지구대는 일종의 지역 ‘순찰 본부’역할을 한다. 지역경찰제의 취지는 파출소 내근자를 줄이는 대신 외근 순찰요원을 늘려 방범·치안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지난 6월1일부터 전국 40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하다가 지난 1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하고 있다.서울 지역 141개 순찰지구대를 포함,전국 886개 순찰지구대가 민생치안 현장을 담당한다.기존 파출소는 일과 시간에 민원 접수나 조서 작성 등을 위한 민원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B,D,F 경찰서 산하 파출소들도 모두 ‘순찰지구대’ 형식으로 재편됐다.B경찰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순찰지구대가 시범 운영되고 있었다.자연스레 일선 경찰들은 순찰지구대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서울 도심의 순찰지구대에 근무하는 김모(26)순경은 “한 파출소만 바쁘면 출동이 지연되는 만큼 순찰지구대는 인력 충원 없이도 치안 능력을 높이면서 돌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순찰지구대장의 생각은 달랐다.관할 지역이 넓어지면 교통 체증이 심한 서울에서는 출동이 그만큼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그는 “경찰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주민은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라면서 “제복 차림의 경찰이 순찰을 돌아 범인이 위축을 느끼는 ‘가시적 방범활동’도 경찰의 큰 역할이므로 지역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이 만능 해결사는 아닙니다.” 자정을 넘어서자 20여평의 C순찰지구대에는 3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거렸다.한쪽 구석에는 한 취객이 게워놓은 구토물을 의경 한 명이 걸레로 닦아내고 있었다. 앉아 있을 곳도 없는 탓에 몇몇 피의자들은 선 채로 조사를 받았다.컴퓨터가 2대밖에 없어 대부분 30분 이상 기다리고 나서야 조사를 받을 수 있었다.가해자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도 속수무책이었다.누가 누구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파출소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은 과중한 업무와 낙후된 시설만이 아니다.경찰을 ‘만능해결사’로 여기는 주민의 요구가 때로는 지나칠 정도다.G순찰지구대에는 주·정차 문제와 관련한 민원이 하루 20여건씩 몰려든다.다른 파출소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에는 잃어버린 개를 찾아달라거나 길 잃은 개를 데리고 와 주인을 찾아주라는 주민들이 부쩍 늘었다.기르다 죽은 개를 치워달라는 ‘몰염치’한 사람도 있다. C순찰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다짐을 해보지만 이런저런 잡무에 치이다 보면 때론 짜증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너무 자주 근무지가 바뀌어 관할 지역을 파악할만 하면 떠나는 것도 민생치안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털어놓았다. 이두걸 김효섭 나길회기자douzirl@
  • [폴리시 메이커]박재규 신임 우편사업단장

    “인터넷의 발달로 ‘전통적인’ 우편사업은 기로에 서있습니다.우정본부도 이제 물류회사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정사업본부가 40대 초반의 물류전문가를 영입,대변신을 꾀하고 있다.LG홈쇼핑 임원 출신의 박재규(43·2급) 우편사업단장이 그 주인공이다.우편사업단장은 그동안 정보통신부의 50대 간부들이 맡아오다가 이번에 개방형으로 바뀌면서 ‘젊은피’를 수혈하게 됐다.우편사업단장은 3700개 우체국과 3만여명의 직원을 통솔하고 1조 6000억원의 예산을 관리한다. 박 단장은 31일 물류전문가답게 인천국제공항 등 국내에 DHL·TNT 등 세계적 물류회사의 동북아 허브를 유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현재 이를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DHL의 경우 세계에서 4곳에만 허브를 갖고 있는데 아시아의 우편물은 동남아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각 국으로 배송된다.그는 “평소 싱가포르에서 오는 간행물 등 우편물을 보면서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며 동기를 말했다. 박 단장은 또 “일부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왜 이런 사업을 구상하느냐고 반문하지만 우편물류도 전체 물류체계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혁신위와 기획예산처 등의 검토 및 예산지원이 이뤄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MIT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과 물류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이어 LG홈쇼핑 마케팅본부장,고객서비스 부문장(상무이사)을 역임했다.연배는 어리지만 물류분야에서의 이력으론 ‘최고 전문가’다. 공직 선택의 동기를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일해 보고 싶었다.”며 이유를 들었다.임용이 ‘파격’이란 말에는 ‘추진력’이 큰 장점이라며 맞받기도 했다.세간에 회자되는 ‘설익은 386’을 의식한 듯 ‘단순히 젊다.’는 말에도 LG홈쇼핑에서 1500명의 조직원을 관리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우편물류분야의 조직강화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전략의 구현을 특히 강조했다.지금의 성장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으며,우편업무도 이젠 민간기업과 경쟁구도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포만 하고 있는 우편업무를 앞으로는 택배와 제3자 물류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했다.국가 전체 물류분야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민간과 공동연구도 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단장은 요즘 바쁘다.보고받기 등 ‘공직 배우기’에 열심이다.한달간 우편업무 자동화의 본산인 우편집중국도 둘러보고 집배 및 소포 배송체험도 했다.지방청 순시도 계획돼 있다.이 일정이 마무리되면 반송 물품은 당일 처리 등 대고객 혁신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정기홍기자 hong@
  • 부단체장 서러운 2인자 “설땅이 없다”

    부시장·부군수 등 부단체장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자치단체내 서열 2위로 ‘인사위원장’이자 ‘경리관’으로 돈과 인사를 정리하는 길목에 서 있다.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못해 먹겠다.’는 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단체장들의 입김에 따라 보따리를 싸야 하고 자칫 ‘원칙주의자’로 찍히기라도 하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 일쑤다.부단체장은 행정에 서투른 단체장의 시행착오를 막고 전횡을 견제하며 공조직을 원만하게 이끄는 역할을 요청받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정문 수위만도 못하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기막힌 ‘왕따’유형 전남도내 A시에서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회의장에 이해가 걸린 주민들이 난입,과장과 직원들을 폭행했다.부시장도 멱살이 잡히고 와이셔츠 앞단추 다섯개가 떨어져 나갔다. 국장 등 공무원 10여명이 현장을 지켜 봤지만 피해를 입은 공무원들은 부시장의 지시에도 고소하지 않겠다고 버텼다.부하 직원들은 끝내 “폭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발뺌했다.결국 A시 부시장은 와이셔츠를 수선한 세탁소 주인의 진술을 확보해 사법처리를 마무리했다.부하직원들은 “부단체장은 곧 가지만 우리는 평생 이곳에서 살아야 하므로 징계나 좌천을 당하더라도 부시장의 지시를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남 B군에서는 군수가 원칙을 강조하는 부군수에게 “다음부터 간부회의에 나오지 말라.”고 면박을 주었다.이후 눈치빠른 공무원들은 결재라인인 부군수방을 지나쳤고 부르면 마지못해 들렀다.전북 C군에서 퇴직한 부군수는 “인사·수의계약·예산 등 권한은 단체장이 휘두르고 부단체장은 이를 뒤탈이 없도록 뒷받침하는데 그쳤다.”고 털어놨다. 충남도청 간부들이 유독 D군 부군수로만 가면 몇개월 버티지 못했다.군수의 힘을 등에 업은 기획감사실장의 견제에 밀려 쫓겨오다시피한 것.지난 96년 경기도 E시에서는 부시장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현직 시장의 역점사업인 장학금 조성이 300억원대로 인근 시에 비해 60배나 많고 투자 우선순위에서도 문제가 있어 제동을 걸자 “시장에 출마하려고 그러느냐.”는 주민들의 거친 항의와 협박전화에 시달렸다.울산시에서는 단체장들이 동향 출신 부단체장은 ‘새끼호랑이 키운다.’며 받지 않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이러다 보니 일선 공무원들도 부단체장보다는 과장의 지시를 더 따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여기다 의회의장이나 의원,정당 관계자 등의 민원까지 끼어들면 부단체장의 위상은 말이 아닌 셈이다.시·군간 인사교류마저 막히면서 시·군은 지역 토박이들로 채워지고 있고,공무원과 주민들이 선·후배와 형님·동생으로 엮이면서 행정의 기준인 공정성과 객관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눈칫밥 먹고 성공한 경우도 하지만 부단체장들은 이같은 현실에서도 기회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부단체장 출신이 선전해 주목을 받았다.이들은 모두 50대 초반으로 공직에 남아 있는 후배들에게 ‘공직자도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당선된 한 군수(55)는 “부단체장 시절 인사나 계약은 단체장의 몫으로 간주하고 의도적으로 관여치 않아말썽 소지를 제거했다.”며 “지방자치가 발전하려면 도덕성을 검증받은 훌륭한 인물을 단체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단체장은 국가직으로 전남공직협의회 한 간부는 “부단체장이 정책 결정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단체장의 결정을 합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에 매달리면서 반대는 생각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부단체장의 임면권이 시장·군수에게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부단체장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시도지사가 기초단체장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부단체장 인사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해 신분의 안정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장기불황 日샐러리맨의 점심시간

    |도쿄 황성기특파원|“800엔을 넘으면 좀 비싸다고 생각하죠.” 공무원인 가토(35)는 정보수집이라는 업무 성격상 바깥에서 1000엔이 넘는 식사를 하는 일이 잦다.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릴 땐 식사비가 800엔을 넘지 않도록 한다.300∼500엔짜리 구내식당이 아닌 직장 주변의 음식점에 가면 가격에 눈길이 먼저 간다.“아무리 맛나게 보이더라도 1000엔 전후라면 포기해 버린다.” 점심을 고르는 기준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가토는 대개 가격→양→좋아하는 음식 순으로 정한다. ●점심값의 심리적 저항선은 800엔 도쿄의 남성 샐러리맨들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당한 점심값”의 기준을 700∼800엔에 두고 있다.급여체계가 다른 직장여성들은 400∼600엔에 선을 그어두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마이코(27·여)도 가끔씩 친구들과 어울려 1000엔을 넘는 이탈리안 요리를 즐기지만 “여간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이 속내다. 지방 출신들이 도쿄에서 느끼는 점심값 마지노선은 고향보다 턱없이 높다.구마모토현의 소도시에서 2년 예정으로 도쿄로파견나와 있는 히라오(30)는 “고향에서는 400∼600엔 정도였으나 도쿄는 두배 가깝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래서 히라오는 도쿄 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의 구내식당 단골이 됐다.“월급도 적은 젊은 사람이 점심값으로 월 2만엔씩 지출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인다.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십수년 전만 해도 점심값 마지노선은 지금보다 다소 높아서 “그때가 좋았다.”는 40∼50대 샐러리맨들도 많다. 신문사 부장급인 다시마(52)는 “10여년 전에는 900∼1000엔 정도가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웃는다.연봉 1000만엔인 그이지만 대학생인 두 아들의 학비 때문에 부인으로부터 받는 한달 용돈은 5만엔 정도.독서가 취미인 그는 도서 구입에 적지않은 지출을 하고 있어 “점심식사에 들일 돈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이 바꾼 점심 사정 GE 소비자크레디트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샐러리맨의 용돈은 월 평균 4만 2000엔.800∼1000엔짜리 점심을 주 5회 사 먹으면 점심값만으로 월 1만 6000∼2만엔이 든다는 계산이다.빌딩가에서 240∼500엔짜리 쇠고기덮밥 가게 앞에 낮 12시 전부터 직장인들이 줄을 서는 광경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점심값이 용돈의 절반쯤 되면 애연가·애주가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점심값을 줄이는 대신 저녁에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는 비용을 충당하는 샐러리맨들도 적지않다. 니시카와(39·회사원)는 1년반 전부터 부인이 만들어 주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3년 전 구입한 주택의 은행빚 상환에다 회사의 급여삭감으로 용돈을 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스스로 도시락을 싸 달라.”고 부인에게 부탁했던 그는 점심값을 쓰지 않아 여유가 생긴 용돈은 술친구와 어울리는 데 돌리고 있다. 도쿄 인근의 지바현에서 도쿄로 통근하는 무라카미(35)도 ‘사랑하는 부인의 도시락’을 지난 4월부터 지참하기 시작했다.“보육원에 들어간 아들(3)의 도시락을 싸는 김에”라는 이유가 붙었지만 실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의 하나였다.그는 매일 아침 부인에게서 도시락을 받으면 식탁에 놓인 저금통에 도시락값으로 200엔을 넣는다.이렇게 모인 돈으로 무라카미의 부인은 그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불황이 드리운 그림자는 일본 샐러리맨들의 점심 사정에도 역력히 나타난다.농림수산성의 2002년 조사를 보면 점심 때 외식하는 사람은 2001년 43.5%에서 2002년 37.4%로 줄어든 반면 도시락 지참자는 9.4%에서 12.5%로 늘었다. 도시락 지참률은 한창 일할 연령인 30대(13.0%),40대(13.8%)가 평균치보다 높다.교육비·주택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0,50대보다 점심값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도심의 공원은 샐러리맨들의 점심 집결지 도쿄 중심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히비야 공원.중앙관청과 오피스 빌딩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점심 때만 되면 ‘도시락 공원’으로 바뀐다. ‘나홀로’이거나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넥타이 부대와 직장여성들로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벤치는 앉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회사에 근무한다는 후쿠다(41)는 부인이 싸준 도시락을 먹으러 왔다.비가 오락가락 하는장마철이라 요즘은 절반은 사무실,나머지는 운동삼아 공원에 와서 점심을 먹고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회사로 들어간다. 다니가키(41)도 나홀로 도시락족이다.1주일에 1∼2차례 히비야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그는 야채 사라다가 딸린 550엔짜리 돈가스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샀다.150엔짜리 음료수까지 하면 700엔 정도가 그의 점심값이다. 같은 직장의 동료 2명과 함께 공원을 찾은 미사코(22·여)는 “구내식당의 맛없는 400엔짜리 정식보다 싸고 맛있고,공원의 정취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 한차례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공원에 온다.”고 말했다.미사코는 380엔짜리 볶음밥,선배인 도모코(28)는 400엔짜리 볶음라면,마리(29)는 600엔짜리 돈가스를 먹었다. ●부인이 싼 도시락은 자랑스러운 애정의 표현 부인이 정성껏 만든 ‘사랑의 도시락족’끼리 공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4년 전 결혼한 후지모리(39)는 6개월 전부터 ‘히비야 점심모임’을 결성해 직장 동료 3∼4명과 함께 공원을 찾는 도시락족이다.날씨가 춥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회사 회의실에서 모이지만 가급적 공원을 찾는다.“비싸기만 하고 영양 밸런스나 몸에도 좋지 않은 외식보다는 마누라가 싸준 도시락이 훨씬 건강에도 좋다.”고 자랑한다.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다.‘히비야 점심모임’의 한 회원은 “전날 남은 반찬을 다시 도시락에 싸주거나 아침 마누라의 기분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귀띔한다. marry01@ ■500엔 서민 도시락 회사원에 ‘히트상품'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샐러리맨들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는 소중한 존재,도시락. 그러나 맞벌이로 부인이 도시락을 싸줄 수 없거나 수제(手製) 도시락 지참을 귀찮아하는 샐러리맨에게는 회사 근처에서 성업하는 도시락 판매점이 더할 나위없이 고맙기만 하다. 싸면서 따끈따근하고 맛있는 500엔 전후의 도시락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도시락 하나만으로 한해 53억엔(약 530억원)의 매상을 올리는 초우량 기업마저 나왔다. ●연매출 530억원 도시락업체도 거품경제 붕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4년 “도시락이 일본 샐러리맨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예견해 도시락 제조업에 뛰어든 ‘비바스’의 가토 미노루(38) 사장.그는 규모는 작지만 올해 1억엔 매상을 목표로 착실히 전진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1000∼3500엔짜리 고급 도시락을 주로 만들다가 최근 들어 손님들 성화로 500엔짜리 도시락을 내기 시작했다.”는 그는 도시락 수요로 일본 경제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거품이 걷히고도 한동안은 웬만한 기업들이 사원에게 잔업을 시키면 800엔 정도 나오던 야식비가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귀띔한다.“500엔짜리 도시락은 샐러리맨들의 홀쭉해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것 같다.”는 것이 가토의 분석. ●도심 사무실까지 배달 큰 호응 직원 20명을 두고 자신도 도시락 영업에 나서는 가토는 “이윤이 적은 500엔짜리보다는 고급 도시락을 많이 파는 편이 낫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인다.반경 2㎞ 이내의 긴자나 우에노를 영업지역으로 삼고 있는 그는 ‘따끈한 도시락을 사무실까지 배달한다.’는 장점으로 샐러리맨들에게 파고들었다. 주·월 단위 계약 손님 외에도매일 아침 전화로 예약을 받는 그는 500엔짜리는 200여개,고급 도시락은 100개 정도 팔고 있다. 50엔짜리 햄버거,240엔짜리 쇠고기 덮밥의 출현으로 타격도 받았지만 “도시락 재료로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이나 냉동품은 쓰지 않는다는 점이 손님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얻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7000만엔 매출에 500만엔 적자를 낸 이 회사는 직원을 오히려 늘려 영업에 힘쓴 결과,올해는 불과 4개월 만에 3500만엔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 복지부 직원들 “전화가 무서워”

    “10분 일하면 5분은 전화를 받습니다.” 금연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직원들은 요즘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지난 1일부터 금연구역이 대폭 확대되면서 전화가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금연구역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려는 끽연가들의 점잖은 문의전화에서부터,다짜고짜 욕설을 퍼붓는 ‘막가파식’ 항의전화에 이르기까지 온갖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가장 전화를 많이 거는 민원인들은 역시 PC방 주인들이다.영업에 직접 타격을 입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는 거칠고 과격하다. “경기가 나빠 장사도 안 돼서 죽겠는데 금연구역 기준이 너무 엄격해 망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이들은 절반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니까 손님들이 흡연석에만 몰리고,금연석은 텅텅 비어 ‘절반장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놓는다.회사원 등은 불편을 겪게 되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50대의 한 회사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회사 전체가 금연빌딩으로 지정됐다.”면서 “이 나이에 엘리베이터 타고 사무실 바깥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워야 하느냐.”고 말했다. 건강정책과의 한 직원은 “‘그렇게 불편하신데 차제에 담배를 끊어보시라.’고 조심스레 권유도 했지만 받아들일 것 같지 않은 눈치였다.”고 전했다.흡연자들이 복지부를 원망하는 것은 금연구역과 관련한 시행규칙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탓도 적지 않다.연면적 3000㎡(약 909평) 이상의 빌딩은 사무실 내부는 물론 화장실·복도 등에서 모두 담배를 피울 수 없지만,시설주의 재량에 따라 얼마든지 별도의 흡연실을 건물 내부에 둘 수 있다. 끽연가들은 금연지역에서 흡연하다 걸리면 2만∼3만원의 벌금을 내는 데 그치지만 업소 주인들은 고액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PC방,게임방 등은 금연·흡연 구역을 구분하지 않으면 무려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화분이나 칸막이로 금연·흡연구역을 구분했지만,환풍기 등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을 경우에는 2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복지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계도 위주로 단속을 벌이고 있어 과태료를 물린 업소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사오정·오륙도’ 사라지려나…/ 임금피크제 信保도입이후 논의 활발

    ‘구조조정과 고용안정을 한꺼번에 달성하라.’ 50대 ‘고령(高齡)’ 사원들에 대한 임금 및 고용제도 개편과 관련해 금융권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경영혁신 차원에서 고참 사원의 수를 최소화하면서,동시에 이들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해 주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저마다 ‘임금피크제’ 등 새로운 개념의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노조 반발 등으로 좀체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이 국내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향후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보 도입,물꼬 틀까 신보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만 55세가 되는 해부터 일반직에서 별정직으로 전환시켜 3년간 사내교수·채권추심·소액소송·경영지도 등 지원업무를 맡기는 제도다.별정직으로 바뀐 이후의 임금은 가장 많이 받은 때(만 54세)를 기준으로 1년차 75%,2년차 55%,3년차 35%가 지급된다.그동안 논란이 일던 임금피크제 도입에 신보가 ‘총대’를 메고 나섬으로써 다른 금융기관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부분시행에서 전면시행 검토 이미 상당수 은행들은 임금피크제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기업은행은 2001년부터 ‘후선 배치제’를 활용하고 있다.지점장·부장급 중 명예퇴직을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교수·연구직을 맡기는 제도다.교수직인 55,56세 때에는 각각 정상급여의 75%,51%를 지급하고 57세 연구역에게는 39%를 준다.외환은행도 ‘역(役)직위제도’를 마련,2000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있다.정년까지 3∼5년이 남은 직원들을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뒤 조사역·전담역 등을 맡기고 이전 급여의 35∼70%만 주고 있다.외환은행은 이 제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지만 노조는 다른 인센티브 없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고용안정의 사이 우리은행은 올 연말까지 고령자 고용제도를 확정키로 하고,노조와 ▲정년을 확실히 보장하는 대신 현행 만 58세에서 1∼2년 단축 ▲만 55세 조기퇴직자에 특별퇴직금 지급 ▲임금피크제 도입 ▲만 55세에 퇴직하되 계약직으로 재고용 등 4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국민은행은 연봉제를강화하는 한편,일정 연령에 이른 직원들의 임금과 직위를 일정 기준에 따라 한꺼번에 강등시키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성철 부행장은 “매년 계약하는 연봉제를 도입,능력있는 사람은 정년이 넘어도 고용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나가게 해야 한다.”면서 “특히 젊은층의 실업이 사회문제화되고 능력있는 젊은이들에게 제 역할을 할 기회를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은 은행 전체로 손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고령자 관련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적용연령 ▲임금 감축비율 ▲계약직 전환 여부 등에서 노조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금융권에서 논의 활발 금융권에서 이런 논의가 활발한 것은 다른 업종에 비해 고령자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때 50대 인력이 대거 정리돼 한동안 고령자 문제는 수그러들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영호 부행장은 “절박한 수익원 발굴,IT(정보기술)시스템 전면 도입 등 금융계가 어느 업종보다 심하게 변화의 필요성에 노출되면서 고령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中에 쏘나타 돌풍”노재만 현대車 총경리

    |순이(順義) 오일만특파원|‘쏘나타 돌풍을 주목하라.’베이징신바오(北京信報),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 등 중국 언론들은 18일 중국에 진출한 쏘나타 2만대 생산을 대서특필했다.쏘나타 생산 6개월만에 2만대를 돌파한 것은 다국적 기업들이 난립하고 있는 중국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이라는 것이다. 이런 중국언론의 각광 뒤에는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北京現代汽車有限公司) 노재만(盧載萬·55) 총경리(悤經理·사장)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그는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순이(順義) 공장을 초현대식으로 바꿔놓은 주역이다. 노 총경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나 다름없지만 혼다나 닛산,폴크스바겐,GM 등 세계 최고의 회사들과의 싸움에서 쏘나타의 승산은 높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 연말 1호차 생산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5만대,내년 10만대에 이어 2005년 30만대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목표다.올 연말까지 중국전역에 100개 대리점 설치가 목표다.일부지역 경쟁률은 80대1이넘을 정도다. 베이징 현대차는 베이징 자동차와 50대 50으로 투자한 합자회사다.때문에 처음부터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많았다고 한다.‘만만디’에 길들여진 중국 직원들을 상대로 한국적 경영정신을 불어넣는 일이 급선무였다.현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연수를 실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간부·직원이 따로 식사하던 관행을 과감히 없앤 것도 반응이 좋다.권일주(權一週) 차장은 “중국 간부들이 처음에는 꺼려했지만 결국 노총경리가 밀어붙여 관철시켰다.”고 귀띔했다. 현재 쏘나타는 동급(2000∼2500㏄)시장에서 점유율 9.5%다.중국 진출 10년이 넘은 폴크스바겐의 파사트·산타나,닛산의 블루버드 등을 이미 따라잡았다. 쏘나타 돌풍은 2002년 월드컵 공식 승용차로 굳힌 이미지를 바탕으로 ‘최신 모델’이란 승부수가 주효했기 때문이다.노 총경리는 마이카 붐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자동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중소형급 모델로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oilman@
  • 대부업 등록제 ‘바지사장’ 키웠나

    대부업체 사장들이 젊어진다? 제도권 금융기관 퇴직자들의 ‘실버 비즈니스’ 정도로 알려져온 대부업계에 20∼30대 CEO(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신청을 마감한 등록 대부업체 본점 5638곳 임원 9321명을 나이별로 집계한 결과,20대와 30대가 각각 1314명(14.1%),3559명(38.2%)으로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대부업체 임원급을 형성했던 50대,60대는 각각 1106명(11.9%),422명(4.5%)으로 퇴조의 기미가 역력했다. 40대는 2782명(29.8%),70대는 123명(1.3%)이었다. 대부업체 CEO에 이처럼 젊은피가 대거 수혈된 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등록제’가 분기점이 됐다는데 이론이 없다.‘지하 고리대금업’ 정도로 여겨졌던 대부업이 ‘커밍아웃’함에 따라 젊은층의 인식 자체가 개선된 것이 한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시각은 좀 다르다. 취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깨끗하지 못한 전력으로 등록에 어려움을 느낀 전주(錢主)들이 젊은 직원들을 얼굴마담 사장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 금융감독원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금감원에서 운영중인 ‘사금융피해신고센터’ 등에는 이처럼 책임도 권한도 없는 ‘바지사장’에 의한 피해 사례가 여러건 접수되고 있다.”면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각 시·도 등에 공문을 보내 등록취소 등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정숙기자 jssohn@
  • “합리적 시장개방정책 추진”/ 통상교섭본부 조정관 영입 WTO 고문변호사 김현종씨

    ‘40대 초반의 외부영입 케이스’로 최근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조정관(1급)에 임명된 김현종(金鉉宗·44) 전 세계무역기구(WTO) 법률국 수석고문변호사가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갔다.50대의 정통관료 출신이 맡아온 관례를 깨고 그가 임명되자 외교부 등 관료사회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된 뒤 우리나라가 이겨내야 할 최대 과제는 통상 문제이고,이런 점에서 저의 통상분야 전문성을 높이 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조정관이 한국에서 산 햇수는 13년 안팎.중책을 맡기 전 “걱정도 많았다.”는 그는 “때마침 해외에서 ‘통상전쟁’ 근무를 마친 최고 전문가들이 교섭본부에 포진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국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그는 “합리적인 ‘시장개방’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정책의 효과를 더해주는 것”이라면서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시장개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조정관은 지난 95년부터 4년간 외교부 계약직 공무원(고문변호사)으로 일했으며,당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지휘하게 됐다.조직 장악력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서구에서 100년 이상 걸려 양성된 통상전문가들을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훌륭하게 길러 냈습니다.최근 2년 동안 11개 사건 가운데 1건만 빼고 승리로 이끈 탁월한 무역전사들입니다.” 그는 직위 개방에 대해 “이제 우리 관료사회도 국익을 고려,전문가들에게 문호를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커리어 출신과 정치임명직 두 분야로 관료를 뽑는 시스템이 확고하게 잡혀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이슈따라잡기/ 노사정, 임금피크제 찬반논란

    대기업 K사에서 근무하는 김모(49) 부장은 요즘 좌불안석이다.회사 분위기가 50대를 넘기면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입사 선배들도 대부분 50세를 넘기면서 그만두었다.김씨는 요즘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김씨는 “월급을 덜 받더라도 회사를 계속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관리체제 이후 불경기가 심해지자 기업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임금부담이 많은 고령자를 해고시키고 있다.김씨의 경우처럼 임금을 덜 받더라도 계속 일할 수 있고,회사도 임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가 ‘임금피크제’다. 임금피크제가 노사정간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정부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에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고 사용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환영하는 분위기다.그러나 노동계는 임금삭감 방편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면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우리나라와 일본처럼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시행하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IMF외환위기 이후 고령자들이 대거 해고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고령자 고용안정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특히 고령화사회가 급진전될수록 임금피크제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모 은행의 경우 50대 이상이 전체 직원의 3.2%에 불과한 곳도 있다.각사마다 정년이 있긴 하지만 사문화된 지 오래다.반면 미국이나 유럽처럼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모델 제시 정부는 고령자 고용 불안이 심각하다고 인식,임금피크제를 노사에 제시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최근 노사정 대표 및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3년 노사정 포럼’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정부는 임금피크제 모델을 개발,보급하고 각 사업장 노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노동부 최병훈(崔炳勳) 고용정책실장은 “고령자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선이 한 축이 될 수 있으며 임금피크제 도입도 방법 중의 하나”라면서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모델을 제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일단 환영 재계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환영하는 분위기다.임금부담이 높은 고령자를 계속 고용하는 것보다는 임금을 적게 주고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경험많은 고령자를 싼 임금에 고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특히 금융계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적극적이다.최근 SK글로벌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금융계는 경비절감 차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을 노조측에 제안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비슷한 제도의 시행을 검토 중에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연공서열제 아래에서는 기업이 고령자를 명예퇴직이나 해고 등의 형식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조기 퇴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금이 깎여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강력 반대 노동계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취지는 십분 이해하면서도 이 제도가 실제 운용에 있어서 변질될 것을우려하고 있다. 한국노총 이정식 대외협력본부장은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고령자 고용확대보다는 정년단축이라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도 “임금피크제는 정부 기대대로 고용을 늘리는 효과보다는 한 차례 더 임금삭감의 빌미를 줄 가능성이 높다.”며 도입에 반대했다. 그러나 금융노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고령자 고용불안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합리적으로만 운영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LOOK 아시아]1부 新 장보고 루트 르포 (15)고급품 명성 한국상품들

    |상하이 오일만특파원|상하이(上海)의 최대 번화가 난징둥루(南京東路)는 신흥 귀족(新貴族)들의 쇼핑가로 유명하다.명품족들의 집결지인 이스턴 백화점의 4층 휴대전화 매장은 모토롤라 노키아 에릭슨 등 유명 다국적기업들의 전시장이다. 그 중앙에 4000위안(60만원)이 넘는 고가품들이 따로 진열돼 있는데 삼성전자의 ‘애니콜’ 제품들로 가득찼다.매장 지배인 류화(劉華·35)는 “다른 제품보다 2배나 가격이 비싸도 애니콜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고 즐거워했다. 애니콜은 중저가 시장에서 모토롤라와 노키아에 밀리지만 4000∼5000위안(60만∼75만원)대의 고급 제품 시장에서는 수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렇듯 중국 대륙 곳곳에서 한국 상품들의 ‘선전’은 실로 놀랍다.만리장성보다 높다는 중국의 각종 경제 장벽들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제품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삼성이나 LG 등 일부 가전제품들은 중국 시장점유율 1위로 뛰어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상품들이 모두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만∼1만 2000개로 추정되지만 중국인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전후로 경쟁적으로 현지로 진출하고 있지만 저임의 인건비를 따먹는 ‘물량떼기’나 철지난 상품을 가져와 망신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효수(李曉秀)중국 본부장은 “미제나 일제와 달리 한국 제품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아직은 중저가 상품으로 통한다.”며 “고급 브랜드로 인식을 심어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급 이미지 광고가 주효 실패도 있었다.90년대 후반까지 삼성전자는 양적 팽창 전략을 채택,중저가 시장으로 뛰어들었지만 브랜드 홍보 미흡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3년 전부터 중국 전역에서 국내와 똑같은 브랜드 광고를 시작,최고급 상품이란 이미지를 굳혔다. 베이징 왕푸징(王府井)의 최대 백화점 신둥팡(新東方)이나 차오양취(朝陽區)의 타이핑양(太平洋) 백화점을 가보면 LG 가전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중저가부터고가제품까지 폭넓은 사양을 갖춘 LG전자는 중국 진출 10년만에 중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한국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LG의 중국 내 판매 성적은 참으로 화려하다.광스토리지(CD롬) 시장점유율 1위(25%,200만대) 전자레인지 1위(39.7%,150만대)다.뒤늦게 뛰어든 CDMA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지난해 60만대(12%)를 팔아 3위를 했다. LG 중국본부 최만복(崔萬福)부사장은 “중국 대리점의 개입을 배제하고 유통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직판체제가 주효했다.”며 “전국 600여개 매장에 3000여명의 임시고용 사원들이 중국 대륙을 누비며 판촉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기술로 승부 지난해 중국관영 CCTV와 인민일보가 공동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63%라는 시장점유율로 4년 연속 파이제품 1위를 기록했다. 초코파이의 중국명은 하오리유(好麗友·좋고 멋진 친구).지난 95년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오징어 땅콩’ 공장을 설립했다.한국에서 남아도는 잉여 설비로 지은 ‘중고 공장’이었다.결과는 대패로 끝났다. 중국이 결코 만만치않다는 것을 깨달은 경영진은 96년부터 회사 최고 제품인 초코파이를 들여왔고 설비도 최신 기술로 바꿨다.최고의 전략상품,최고의 기술로 승부를 건 것이다.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 베이징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30㎞쯤 떨어진 화이러우취(懷柔區) 공군실험기지(空軍實驗基地) 공사현장에서 대우 굴삭기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베이징 쓰우환루(西五環路) 공사 등 주요 건설현장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우 굴삭기다.지난해 3750대를 팔아 굴삭기 시장점유율 24%로 1위를 했고 올 4월 누계 판매 1만대를 돌파,저력을 과시했다. 96년 당시 대우 굴삭기는 거의 밑바닥을 맴돌아 결국 중국 시장에서 금기시된 ‘할부판매’로 승부를 걸었다.김동철(金東哲) 대우기계 베이징 지사장은 “할부판매 이후 다들 무리라고 말렸지만 전국 100여개의 A/S망을 만든 것도 판매 1위로 뛰어오른 비결”이라고 밝혔다. ‘매운 것을 먹지 못하면 남자가 아니다.(喫不了辣的 非漢子)’.상하이 시내버스의 광고판에서 볼수 있는 ‘신라면’의 광고 문구다.중국인들은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데다 비교적 선호하는 컵라면도 아닌 끓여 먹는 신라면이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하지만 농심은 상위 5% 인구(6500만명)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에서 타이어의 대명사는 금호 브랜드다.지난해 1000만개를 생산,국내외 업체를 통틀어 시장점유율 1위(20.5%)를 차지했다.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금호는 가격을 3∼5% 높이면서 품질(주행거리)은 30%를 높였다.소비자에게 ‘고급이면서 가격은 저렴하다.’는 이미지 광고가 주효했다. ●쏘나타 1호 생산 베이징 시내에서 올들어 쏘나타 택시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지난해 4월 베이징에 입성한 현대차는 12월23일 ‘쏘나타 1호’를 생산,중국 공략의 시동을 걸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표준 모델택시로 채택,돌풍을 예고하고 있다.2010년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베이징 현대차의 노재만(盧載萬) 대표는 “마이카 붐을 타고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숱한 좌절과 실패를 딛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상품들은 현재 중저가의 중국제품과 세계 최고의 다국적기업들 사이에 낀 상황이다.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고기술·고품질만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무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oilman@ ■셰청 SK그룹 현지법인 대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화두는 ‘현지화’로 집약된다. 수교 10년 이후 수출기지에서 내수시장으로 공략 포인트를 맞춘 한국기업들에 현지화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절실한 과제가 된 것이다. SK그룹이 중국 현지화를 목표로 2년 전 출범시킨 SK차이나의 셰청(謝澄·42) 대표를 만나 중국 시장을 파고드는 다양한 전략을 알아봤다. 셰청 대표는 중국 쓰촨(四川)성 출신으로 칭화대(淸華大) 공정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물리학과 전자공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인텔 본사와 인텔 차이나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지화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가. - 현지화는 단순히 현지인을 관리층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관리자가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총체적 관리 이념이 현지 문화와 융합돼야 한다는 의미다. 2년간 SK차이나 대표로서 일한 경험에 따르면 인간 위주의 경영원칙이 가장 중요하다.한국기업이 중국에 뿌리를 내리려면 기업의 응집력을 키워야 하며 ‘인간’ 자원이 핵심 역할을 한다. 중국 직원들이 ‘조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열심히 하면 최고 경영층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들의 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중국 직원을 저렴한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고 기업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역사적 문화적으로 두 나라는 통하는 것이 많지만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한국은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아 속도가 빠르고 단결심과 자아 보호의식도 강하다. 반면 중국은 대국으로 내부에서조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일의 속도가 느리다.반면 심리적으로 ‘개방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문화적 충돌이 상존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올바른 현지화 방향은. - 중국 시장을 개발하는 것은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한 수 앞만 내다보지 말고 포석부터 장기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SK그룹의 경우 중국에 ‘제2의 SK’를 구축한다는 거시 목표를 갖고 공동의 발전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서 10년 이상을 준비해 왔다.세계화의 통로로 중국 시장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문제점이 있다면. -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분산적인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다.전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부재 때문이다.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결국 마케팅이나 판매는 중국인과 중국 기업을 통해 구체화될 수밖에 없다.중국 사업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중 쌍방의 수요는 명확하다.한국 기업은 중국의 시장을 바라고 중국 기업은 한국의 선진 관리와 제품 기술을 원한다. 협력 파트너 쌍방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한국 상품의 중국내 인지도는 어느 정도이며 어떤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하는지. - 한국 제품이 중국에 들어온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전자제품을예로 들면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 일류 브랜드는 일본제로 인식돼 있다.한국은 그 뒤를 잇고 있다는 인식이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반면 삼성이나 LG의 브랜드는 미국과 유럽 기업보다 인지도가 앞선다.최근 한국제 문화·인터넷 게임의 강세도 브랜드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 민족의 책임감,근면성도 중국 사람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줘 한국 제품의 인지도를 높인 원인이 됐다. 중국에서 관시(關係)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가. - 관시의 중요성이나 ‘지위’도 계속 변화 중이다.폐쇄된 시장이나 불균등한 시장,계획경제 하에서는 관시가 제일 중요했지만 현재의 중국 시장은 이 단계를 넘어섰다. 과거의 관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지금의 관시는 ‘얼마나 빨리 일을 추진하게 하느냐’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관리 방식도 굉장히 투명해지고 있다.지방정부의 투명화되는 속도가 중앙정부보다 빠른 느낌이 든다.
  • 진장관 기업식 관료 군기잡기/ 쓰레기통 살피며 보안점검 잇단 파격행보 직원들 당혹

    “캐비넷을 열라고 한 뒤 쌓아둔 자료를 다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진대제 장관의 파격적인 행보에 정통부 직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장관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볼멘 소리도 나온다. 왜 그런 일을 했느냐고 묻자 분위기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일종의 ‘군기잡기’인 셈이다.기업(삼성)에 있을땐 자주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조직에서 10년이 된 자료집이 캐비넷에 버젓이 꽂혀있다는 것은 조직이 정체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자 직원들과 빨리 가까워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장실론’을 피력하면서 조직은 항시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삼성전자 사장으로 있을때 수원공장의 여자화장실 등 눈길 안가는 곳에 자주 들렀다.쓰레기통도 자주 뒤져 보안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폈다. 그는 이렇게 하면 긴장감이 6개월은 간다고 했다. 그는 ‘먹거리’를 만들려고 공직에 온 이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조직이 정비되면 국내외 모든 곳을 돌아다니면서 국가 IR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해당사자를 ‘근사하게’ 잘 설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진 장관은 또 “IT쪽은 50대 중반만 되면 아이디어 등이 고갈돼 배겨나기가 어렵다.”면서 “다행히 이전에 행정에 발을 들여놓아 마음껏 일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골든 타임에 와서 기회 손실도 크지만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행정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관을 그만두면 뭘 할 것이냐고 묻자 아직 정상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하산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빠른 것이 아니냐면서도 소프트웨어나 디자인부문의 후진을 양성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희망을 피력했다. 정기홍기자
  • 인터넷과 함께 차~ 차~ 차~

    ‘온라인 춤선생 하나 키우시죠.’ 온라인을 통해 춤을 배우는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몸치 네티즌’에서부터 더욱 세련된 고급기술을 배우려는 ‘선수’(?)까지 몰려드는 바람에 인기 있는 상위 5개 댄스사이트 회원 수만 100만명이 넘는다. ‘온라인 춤바람’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최근 자이브(지루박),차차차,탱고,트로트댄스 등 스포츠댄스를 가르치는 전문사이트가 속속 생겨나면서 40,50대 네티즌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년층에게 인기 있는 스포츠댄스 사이트 ‘카바레시티’(cabaretcity.com)에는 플래시와 동영상을 통해 블루스,왈츠,탱고를 기본 스탭부터 가르치고 있다.나이가 지긋한 네티즌의 접속이 끊이지 않는다. 희망자에 한해 지역별 정기 오프라인 모임은 물론 게시판을 통해 파트너를 구하는 행사도 갖는다. 나이 든 네티즌이 동영상에 비친 실제 강사를 통해 춤을 배운다면,젊은 네티즌의 춤선생은 3D기술을 이용한 아바타가 대부분이다.네티즌들은 아바타 춤선생의 성별,나이,복장을 자기 선호에 따라 고를 수 있다.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힙합,재즈,가요댄스를 가르치는 ‘오락닷컴’(www.oraq.com)과 ‘아이댄스’(www.idance.co.kr)의 회원수는 60만명을 넘는다.최근엔 핸드폰,PDA등을 통한 무선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매출이 한달 평균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 ‘오락닷컴’의 김경희 홍보팀장은 “아바타를 통한 3D강의는 동영상에 비해 용량이 10분의1정도에 불과한 데다 반복 재생이 가능하고 전후좌우 보고 싶은 각도에서 쉽게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댄스’ 직원 김형석(33)씨는 “최신가요에 어울리는 안무를 세밀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에 인기 있는 곡이 올라오면 초등학생부터 성인층까지 수강생이 몰려 들어 북새통을 이룬다.”고 밝혔다.한 사이트 관계자는 “춤바람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의 이점에 힘입어 숨겨진 욕구를 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도쿄서민 애환 달래는 ‘골덴가이’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몸을 휘감은 도쿄 최대의 환락가,신주쿠(新宿).그 신주쿠 구청 앞 골목에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더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2층짜리 낡은 목조건물군(群)이 눈앞에 나타난다.“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나.” 고층건물에 익숙해진 눈에는 너무나 낯선 키작은 건물이 빽빽하다.적어도 30년은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21세기에서 20세기로의 시간이동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색지대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도쿄시민들조차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덴가이(ゴ-ルデン街)’.서울로 치면 옛 종로 뒷골목 분위기라고 할까.두 사람이 지나면 꽉 차는 좁디좁은 골목 양쪽에 가방 크기만한 조그만 간판들이 삐춤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 수상쩍기 짝이 없다.동행 없이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무섭다.”고 뒷걸음질칠 법하다.골덴가이 동쪽 끝 1층에 자리잡은 ‘돌꽃(石の花)’이라는 가게의 육중한 흙색 나무문을 열었다.컴컴한 조명 아래에서 손님 4명이 카운터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테이블이 놓인 안쪽의 1평짜리 유일한 방에서는 5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드카를 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섰다. “우리 가게는 신문기자들이 주고객이고 나머지가 샐러리맨들입니다.” 이곳 주인 모리타 고이치(51)는 가게라고 해봐야 7평도 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29년6개월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웃는다. ●모르는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모리타에게 이곳 골덴가이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저 사람과 얘기하는 게 재미있고,함께 술을 마시며 밤을 새우는 것이 즐거워 가게를 열었다. 이곳에 자리잡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밤 9시에 출근해 새벽 5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다른 일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모리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말 상대를 해주는 지금의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 10년 단골인 기타오카 쓰네오(37)는 한 두달에 한 차례쯤 이곳을 찾는다.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그는 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한잔하며 지친 마음을 달랜다.“뭐랄까,탁 트인 공간보다 이런 좁은 공간에 오면 마음이 놓입니다.” 기타오카의 말처럼 결코 화려한 유흥가가 아닌 골덴가이의 매력은 혼자서나,혹은 동료들과 어울려 마음 편하게 마시고 얘기할 수 있다는 데 있다.손님의 절반 이상이 ‘나 홀로’이다.특히 “모르는 사람끼리라도 금세 어울려 세상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기타오카) 이곳을 찾는 단골이 많다.두 사람 이상이 어울려야 술을 마시는 한국인과는 달리 일본인은 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이곳 골덴가이에 와보면 여지없이 깨진다.절대음주량으로 치면 한국인에 다소 뒤질지 몰라도 음주시간으로 따지면 일본인이 앞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는 일본인들의 음주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덴가이의 손님들 직업은 천차만별이다.신문·주간지·방송 같은 언론사 기자,프로듀서,정보 관계자(경찰),출판사 편집자,프리랜서,외국대사관 직원이 주류이다.굳이 이들의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정보’이다.공안관계의 경찰인 사토노 요시노리(35·가명)는 “정보 교환을 위해 골덴가이를 찾는 일이 가끔씩 있다.”고 말했다.특히 주간지 기자들에게는 골덴가이는 중요한 정보수집의 장소이자 기사거리를 찾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심야 플러스1’이라는 가게는 일본 모험소설가협회 회원들이 밤이 이슥해지면 ‘출근’하는 공식 사랑방이다.어떤 가게에서는 우익들이,어떤 가게에서는 좌익들이 모여 세상을 논하고 우익은 좌익을,좌익은 우익을 비판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골덴가이가 생겨난 것은 2차대전 패전 후인 1940년대 말.신주쿠 역을 건설하면서 그곳에 있던 가게들이 한꺼번에 가부키초로 ‘집단이주’한 뒤로 개발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한때 250곳이던 크고 작은 점포들이 거품경제 붕괴를 거치고 100곳이나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 190개 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60~70년대엔 ‘낭만의 거리'로 유명 어느 곳이나 가벼운 안주에 가볍게 마실 수 있다.점포의 대부분은 밤 9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연다.빨라야 밤 8시이다.밤 8시에 문을 열어봤자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손님이 많다.”(모리타)고 한다.보통 새벽 4시면 문을 닫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오전 7시쯤에서야 가게를 나서기도 한다. 손님 4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3평짜리 가게에서부터 커봐야 8평 정도인 이 곳 골덴가이는 1960∼70년대 연극,영화,문학,정치에 뜻을 품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낭만의 거리’로 사랑을 받았다.이곳의 매력은 시간의 흐름에도 모습을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학생운동이 치열하던 60∼70년대 초반,경찰의 수사를 피해 이곳에 몸을 숨기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지금이야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을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운동세대들이 제도권에 진입해 기성세대가 되어 이곳을 찾으면서 활기를 더했다.이런 골덴가이이지만 일부 손님 사이에서는 불평도 없지 않다.프리랜서 기자인 나카야마 메구미(39·가명)는 “단골들끼리의 동류의식이 강해 처음 찾는 손님이라면 배타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가면 배타적 인상에 ‘서먹' 어떤 가게는 단골의 소개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치겐상(처음 온 손님)’을 사절하기도 한다.일본인들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가게 주인들로서는 어떤 손님인지 알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입소문이 퍼지고 복고 붐이 일면서 젊은이들도 꽤 찾는다.이곳의 임대도 한결 수월해져 80만엔(한화 800만원)만 가지면 보증금 없이 5평짜리 가게를 얻어 당장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그래서 대학생 몇 명이 돈을 추렴해 시작한 가게도 생겨나고 있으나 역시 골덴가이의 주류는 50∼60대 입담좋은 주인들과 30∼50대 고객들이다. 가게가 좁고 매상이 적은 만큼 종업원을 두는 가게는 없다.주인 혼자서 밤 9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안주도 만들고 술도 따라낸다.“아무리 손님이 많아 북적거려도 점원이 들어갈 자리도 없을 뿐더러,고용할 경우 채산도 맞지 않는다.”는 게 돌꽃의 주인 모리타의 설명. 도쿄에 간다면 골덴가이에 들러 생맥주 한 잔(700엔 정도) 놓고 가게주인이나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시도하며 ‘일본’과 만나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일 것 같다. marry01@ ◈‘골덴가이' 유일한 한국인업주 김용주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골덴가이에서 바 ‘파인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주(金容珠·사진·53)씨. 파인트리는 그녀의 중년 인생이 시작된 출발점이다.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 1994년 2월이니 만 9년이 좀 넘었다.돈 한푼 없이 사진촬영을 배우러 온 도쿄에서 3년간을 방황하다 신주쿠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친언니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차렸다.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골덴가이에 한국인이 가게를 차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게다가 가게 주인이 한국사람을 싫어해 평소 친분이 있던 일본 기자의 명의를 빌려 가게를 얻어야만 했다.“몇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게 주인)가 집을 빌려준 뒤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반발도 했지만 곧 사이좋게 돼 돈이 필요할 때 이자없이 급전도 마련해주고 잘해줬다.”고 김씨는 말했다. 파인트리의 주 고객은 신문·주간지 기자이다.더러 기업홍보관계자,대학 교수,대사관 직원,경찰이 오기는 하지만 역시 오랜 단골은 언론인이 가장 많다.“여기를 찾은 손님들 명함만 5000장은 족히 될 것 같다.”고 할 만큼 발이 넓다. 지금이야 일본인 뺨칠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하지만 처음에는 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다. 손님들과 얘기를 하다 모르는 얘기가 나오면 한글로 적어서 집에 돌아가 사전을 뒤져 공부하곤 했다.호·불호가 뚜렷한 그녀는 싫은 손님은 내쫓을 만큼 기가 세다.그렇지만 일단 단골이 되면 내 식구처럼 따뜻이 받아준다.그녀의 호칭은 ‘욘상’이다.성이 아닌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용주의 용을 따 ‘용상’하던 것이 욘상이 돼버렸다. 그녀 가게는 골덴가이에서 비교적 넓은 편이다.카운터에 빽빽이 앉으면 8명,털썩 앉아야 하는 테이블 방에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8명 정도 들어간다.그렇지만 그녀가 서서 일하는 주방을 빼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불과 5평도 채 되지 않아 붐비는 날이면 옆자리 손님과 어깨를 붙이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다. 낮과 밤을 거꾸로 하는 생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다른 가게처럼 그녀 역시 밤 8시쯤 가게 문을 열고 새벽 4시쯤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면 동틀 무렵인 5시쯤이 된다. “9년 장사해 모은 돈은 한푼도 없지만 그래도 이 가게를 하면서 아이 둘을 후회없이 가르쳤다.”고 자랑한다.딸(26)은 일본의 사립명문 게이오대 문학부를 졸업했고,아들(23)은 홍익대 미대를 다니고 있다.
  • 세상을 뒤집은 이장님...김두관이 누구야?

    ▲출생=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생년월일=1959년 4월 10일 ▲학력=남해제일고-동아대 정외과 ▲취미=천천히 걷기 ▲가족사항=채정자(42)씨와 1남1녀 ▲가훈=먼저 사랑하자 ▲경력=남해농민회 사무국장(1987년) 남해신문 발행편집인(90) 남해군수(95∼2002) ●행자부장관 ‘파격 발탁' 세상이 확 바뀌고 있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개혁 성향의 소수 진보세력들이 권력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다.우리 사회의 세력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참여정부’ 조각에서 40∼50대를 주축으로 하고,여성 4명을 포함시켜 학력·서열·남성 위주의 관행을 과감히 무너뜨렸다.이런 인사개혁은 앞으로 관료사회는 물론 우리사회 전반에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인사 혁신의 핵심인물은 동네 이장을 지낸 농민운동가 출신의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다.44세의 젊은 나이에다 이장과 남해 군수를 지낸 그가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지방분권과 정부개혁의 지휘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서 포커스가 쏠릴 수밖에 없다. ●‘사회변혁은 지방부터' 신념 김 장관은 지난 1985년 ‘민족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사회부장을 맡아 직선제 개헌 쟁취투쟁에 참여했다가 3개월의 옥살이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낙향을 결심했다.그는 “서울에는 내가 아니라도 운동할 사람이 많으니 고향으로 내려가서 사회변혁을 위한 튼튼한 뿌리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동네 이장을 맡아 농민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고향인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주민들은 30살의 젊은이가 이장을 맡겠다고 나서자 반대도 적지 않았다.현재 이장인 이형배씨는 “김 장관이 동네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고 회고했다. ‘김 이장’은 이장으로서 농민운동에 한계를 느끼고 88년 진보정당인 민중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지만 결과는 낙선.그는 지역 도서관인 ‘책 사랑 나눔터’를 만드는가 하면,지역신문인 남해신문을 창간했다.한때는 남해농민회를 조직해 사회운동도 벌였다. ●95년 최연소 군수로 당선 그는 마침내 95년 남해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전국 최연소(37세)로 당선돼 지방자치전문가로 발돋움한다.당시 고위관료 출신의 여당 후보에 맞서 ‘해보나 마나였던 게임’을 뒤집는 기적을 이뤄냈다. 남해군수를 연임하는 동안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한 지렁이 사육장,수초골재 하수처리장,하천생태복원 정비공사 등 친환경 정책을 폈고,전천후 축구·야구경기장을 건설해 스포츠 마케팅에도 성공하는 수완을 보여줬다. 그는 96년 4월에는 남해대교에서 번지점프를 하기도 했다.남해 노량에서 ‘벚꽃축제’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진해 군항제에 눌려 외지 관광객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자 군수가 몸을 날린 것이다.군수의 점프 소문은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벚꽃 축제는 활기를 되찾았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盧대통령 6·13때 삼고초려 노 대통령과의 관계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맺어졌다.무소속으로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려던 그는 노 대통령의 삼고초려 끝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한나라당 후보인 김혁규(金爀珪) 지사에게 참패했다.대선에서는 민주당 경남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벌였다. 김 장관이 노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인 계기는 면전에서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 ‘곧은’ 성격 때문이라고 한다.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노 대통령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찾아가자 “YS와 손잡는 것은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대의에 맞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그의 행정 스타일도 주목된다.군수시절 업무 추진과정에서 도청 직원들과 자주 부딪히면서 매끄럽지 못한 관계를 맺기도 했고,군청 기자실도 폐쇄했다.한동안 군내 기관장 모임에 불참해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들었다. 김 장관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실·국장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장자분들은 형님으로 모시고,나이가 적은 분들은 (내가)솔선수범,팀워크를 잘 발휘해 나가겠다.”고 부처내 ‘세대화합’을 강조했다.그가 이장으로 일할 때 남해군수였던 정채륭(丁采隆) 차관보와의 ‘뒤바뀐 관계’ 등을 매끄럽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남해 이정규 이종락기자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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