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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아빠가 성폭행” 신고 사흘만에 극단 선택한 딸

    “10년간 아빠가 성폭행” 신고 사흘만에 극단 선택한 딸

    딸 숨진 뒤 아버지 ‘성폭행 혐의’ 강하게 부인수사당국, 피해자 숨진 뒤 증거 확보해 구속 약 10년간 친부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20대 여성이 신고 직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가 진술조서를 작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혐의 입증이 어려웠지만, 수사당국은 보강수사를 통해 직·간접적 증거를 다수 확보해 친부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21)씨는 지난달 5일 새벽 서울 성동경찰서를 찾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친아빠인 50대 B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친부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A씨는 오랜 기간 동안 이를 알리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경찰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경찰이 마련한 임시거처로 옮겨 생활을 하던 중 괴로움을 호소하다 사흘 뒤인 같은 달 8일 아침 숨진 채로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친부 B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피해를 주장할 당사자가 사망해 진술할 수 없게 된 상황에 그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생전 남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비롯해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 결국 지난달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보강수사를 통해 A씨가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동부지검은 이달 초 B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준강간은 사람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관계한 죄를 의미한다. 수사당국은 친족 간 성범죄 특성상 A씨가 보호자이자 양육자인 B씨에게 모순된 감정을 동시에 느꼈고, 성적 자기방어를 전혀 할 수 없는 심리상태였음을 폭넓게 고려해 혐의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2019년쯤 ‘아빠가 죄책감을 느끼는 게 싫어 아무 말도 못 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빠가, 아빠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다’ 등의 심경을 담은 글을 SNS에 남겼다. 어릴 때 어머니와 헤어지고 B씨를 유일한 가족으로 의지하며 지낸 탓에 심리적 충격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버지 B씨는 검찰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에게 다른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첫 재판은 다음 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재판에서 B씨의 진술을 반박할 증거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홍콩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 이연걸(59)의 수척해진 근황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중국 매체 시나연예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포착된 이연걸의 모습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쇠했다. 티베트에 있는 사원에 방문했을 당시 이연걸은 50대였지만 머리숱이 현격하게 적어져 백발이 됐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했으며, 눈은 깊게 패어 수척한 모습이었다. 옆 사람의 부축을 받아 서 있는 듯한 자세로 거동이 불편해 보일 정도였다. 1980·90년대 액션 배우로 활약한 그는 2013년 갑상선기능항진증(그레이브스병)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과거 액션신 촬영 중 척추와 다리에 입은 부상으로 3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 ‘소림사’, ‘황비홍’ 등으로 할리우드까지 진출,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활약했던 그는 건강은 쇠약해졌지만 작품활동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팬들에게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하겠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안구 돌출되거나 살 과도하게 빠져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이연걸은 안와 내압이 높아지면서 안구가 돌출되거나 각막, 시신경 등에 문제가 생겨 안와감압술을 받기도 했다. 여름도 아닌데 유난히 덥고 살이 빠진다면 갑상선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3만 3000명으로 50대 22.9%, 40대 22.4%, 30대 20.9% 순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 모양으로 생긴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통해 에너지 대사 및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만들어져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남들보다 유난히 더위를 느끼거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자율신경 기능이 흥분되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체중감소, 불면, 가려움증, 설사 등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보고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가족력 있다면 정기 검사 받아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그레이브스병, 중독성 결절 갑상선종, 중독성 다발결절성 갑상선종 등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90% 이상은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기 조직 일부를 항원으로 인식한 항체로 부터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발생한다.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가 혈액 내 높은 농도로 존재해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그레이브스병은 안구가 돌출되는 안병증이 특징이며, 전체 환자 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약 5%정도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하고 갑상선 자극을 일으키는 항체가 높을 경우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한다.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되지만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갑상선이 너무 커져버린 경우, 안구 돌출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자가면역성 질환의 경우 신체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평소 스트레스 및 건강관리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박 노렸으나…작년 신규 개인 투자자 3명 중 2명 돈 잃었다

    대박 노렸으나…작년 신규 개인 투자자 3명 중 2명 돈 잃었다

    신규 투자자 수익률 수수료 포함 -1.2%20대 28%로 가장 많아…여성 손실 커1천만원 이하 소액투자자 손실률 가장 커“잦은 거래, 테마주 쫓는 추종 거래 영향”기존 투자자 61%는 수익…수익률 15%“개인들, 이익 빨리 실현해도 손절 못해”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면에서 활황을 보였던 주식시장에 뛰어든 신규 개인투자자 3명 가운데 2명은 손실을 봤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잦은 거래, 대박을 노리는 복권형 주식 선호, 테마주를 쫓는 추종 거래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내 신규 투자자 62% 손실”60대 제외 전 연령서 손실 발생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과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증가,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규 투자자의 62%가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표본 고객 20만명을 대상으로 이 기간 주식 거래 등 자료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20만명 중 신규 투자자는 30%인 6만명으로,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3월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 10월에 대거 유입됐다. 전체 개인 투자자의 54%는 수익률이 0% 이상이었고, 46%는 마이너스였다. 신규 투자자 중에는 62%가 손실을 기록했다. 약 3명 중 2명에 해당한다. 이에 이들의 누적 수익률은 5.9%에 그쳤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2%로, 손실을 나타냈다. 신규 투자자는 연령층이 낮고, 여성 비중이 높았다. 1000만원 이하 소액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28%)가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6%), 40대(23%), 50대(16%), 60대 이상(6%) 순이었다.신규 투자자 30대 손실 가장 커평균 보유기간 8.2거래일 남성은 54%, 여성은 46%였다. 기존 투자자와 비교할 때 여성 비중이 높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가 77%로 급증했다. 1000만원 이상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규 투자자의 경우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마이너스 수익률(거래비용 포함)을 나타냈다. 특히, 30대의 손실이 가장 컸다. 남성보다 여성의 손실이 더 컸고, 투자 규모로도 1억원 이상만 플러스를 나타냈을 뿐 1억원 이하로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10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의 손실률이 가장 컸다. 신규 투자자의 73%는 3종목 이하를 보유해 전체 투자자 평균(59%)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고령자나 여성, 고액투자자의 보유 종목 수는 증가했다. 일간 거래회전율(거래량/총 주식수)은 12.2%, 평균 보유기간은 8.2거래일이었다. 중소형주 투자자,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았다.기존 투자자 40대 31% 가장 많아남성 65%, 1000만원 이하 47% 기존 투자자의 39%는 손실을 기록했다. 반대로 61%는 대부분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이 기간 기존 투자자의 누적수익률은 18.8%로 집계됐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5.0%에 달했다. 기존 투자자 중에는 20대 이하가 8%, 30대가 23%였다.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50대도 60대 이상도 각각 24%와 14%를 차지했다. 또 남성이 65%로 여성(35%)보다 많았다. 투자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가 47%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3천만원 이하는 24%, 1억원 이하와 이상은 각각 20%와 10%였다. 기존 투자자는 대형주를 순매수하며 전 연령대에서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남성과 여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투자자의 일간 거래회전율(거래량/총 주식수)은 6.5%로, 평균 보유기간으로 환산시 15.4거래일이었다. 3개 이하 종목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는 55%였다. 전체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한 거래의 비중은 55%로 높게 관측됐다. 중소형주,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일수록 높았다.“신규 투자자 성과 낮은 이유는 능력 과잉확신, 대박기회 인식 성향” 김민기 연구위원은 “신규 투자자 및 소액 투자자의 저조한 성과는 잦은 거래와 연관돼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 스스로의 능력이 우월하다는 과잉확신, 주식투자를 일종의 대박의 기회로 인식하는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은 빨리 실현하면서도 손절은 하지 못하고, 단시간에 거래량이 집중되는 종목에 몰리는 투자행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저조한 성과로 지속될 경우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개인투자자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위해 간접투자 수단의 활용도를 높이고,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 등 투자성과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직격탄’ 천주교 신자, 70년 만에 최저 증가

    ‘코로나 직격탄’ 천주교 신자, 70년 만에 최저 증가

    지난해 한국 천주교 신자 수가 592만여 명으로 전년보다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70년 만에 최저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신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뿐 아니라 신자의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13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신자 수는 592만 3300명으로 2019년 대비 0.1%(8631명) 증가했다. 이는 총 인구 5297만 4563명의 11.2%에 해당한다. 총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지난해 11.1%와 큰 차이가 없었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살펴보면 11.18%로 2019년 11.13%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신자 비율은 여성이 57.2%, 남성이 42.8%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2010년대 들어 연간 천주교 신자 수 증가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던 2014년 2.2%를 제외하고는 매년 1%대를 기록하다 2018년부터 1%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천주교계는 지난해 신자 수 증가율이 0.1%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영세자 수가 급감해 나타난 결과로 분석한다. 지난해 세례를 받은 사람은 3만 285명으로 전년도 8만 1039명보다 62.6% 감소했다. 2020년 통계에서는 주일미사 참여자 수를 집계하지 않았다. 코로나 여파로 공동체 미사 유보나 참례자 수 제한 조치가 있었고, 같은 교구 안에서도 지역별로 조치사항이 달라 집계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 미사에서 이뤄지는 예식인 영성체 횟수가 3764만 3389회로 전년 8811만 6793회보다 5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미사를 비롯한 신앙생활에 큰 지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60~64세 신자가 9.5%로 가장 많았고, 55~59세(9.1%), 50~54세(8.7%), 45~49세(8.2%) 구간이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0년 연령별 신자 비율과 비교하면 19세 이하 신자 비율은 10년 만에 14.0%에서 7.9%로 감소했다. 20·30대는 30.3%에서 26.8%로, 40·50대는 36.4%에서 33.6%로 감소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19.1%로 31.5%로 증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음악·영상 소비에 딱 좋은 나이…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모셔라

    음악·영상 소비에 딱 좋은 나이…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모셔라

    임영웅 ‘별빛 같은…’ 음원시장 최상위권tvN스토리 ‘불꽃미남’ EBS ‘오후 1시’ 등활동적 중년 맞춤 방송 잇단 제작·편성 음원 플랫폼 중년층 유료가입 14% 증가최근 3개월 OTT 이용 경험 비율도 66%아이유의 ‘줄세우기’와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이 장악한 음원 시장에서 한 달 이상 최상위권을 지키는 곡이 있다. 가온차트가 집계한 다운로드, 벨소리, BGM, 컬리링 차트에서 1위를 휩쓸고 디지털 차트도 5위에 오른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다. 20~30대 취향이 주로 반영되는 스트리밍 차트 103위인 곡이 4관왕을 차지한 건 이례적이다. 50~60대 중장년층이 음원을 적극 소비하며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다. 콘텐츠 시장에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즉 활동적 중년이 갖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TV 등 전통적 매체는 물론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음악과 영상 소비가 늘어나면서 업계도 시니어 맞춤형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EBS는 지난달 29일부터 중장년에게 건강, 주거, 경제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일단 해봐요 생방송 오후 1시’를 시작했다. 패션, 푸드 등 라이프스타일을 다뤘던 ‘올리브’는 오는 5월부터 ‘tvN 스토리’(STORY)로 채널을 개편한다.차인표, 손지창, 신성우 등 1990년대 하이틴 스타들이 일상을 공개하는 ‘불꽃미남’을 비롯해 오드리 헵번, 퀸 등 해외 연예인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방송, 도서 강독쇼, 건강·경제 정보쇼 등을 준비 중이다. 새 프로그램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동시에 공개된다. CJ ENM 관계자는 “뉴미디어에 친화적이고 전반적인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신중년들의 삶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려 한다”면서 “차별화를 위해 중년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 및 수급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원 플랫폼에서도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2020년 50~60대 유료 가입자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2021년 가입자 비중은 5년 전보다 2배 늘어 8.8%로 나타났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공연이 어려운 요즘 음악 방송을 공연처럼 즐기는 경향이 커지며 추억 속의 노래를 찾아 듣는 5060세대의 유료 가입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방송 때 원곡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실시간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처럼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중장년은 주요 콘텐츠 소비자로 부상할 전망이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2월 발간한 ‘활동적 장년의 미디어 이용과 소비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활동적 장년의 비율은 17.4%였다. 특히 2016년에 비해 여성은 22.9%, 남성은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 동호회 활동에도 익숙해, 최근 3개월간 OTT를 이용해 본 비율도 66%에 달했다. 신지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중장년층 비율이 높아졌고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활동적 장년이 늘었다”면서 “이들은 혁신 성향 또한 높고 미디어 서비스 채택과 이용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인구 구조가 항아리형으로 바뀌며 40~50대 이상의 내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고연령대 팬덤이 활발히 시장에 참여하고, 아이돌 그룹 출신들이 장르를 변경하는 등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만 50대男, 스토킹도 모자라 ‘교통사고 위장’ 20대女 살해

    대만 50대男, 스토킹도 모자라 ‘교통사고 위장’ 20대女 살해

    오토바이 타던 20대 여성 뒤에서 추돌강제로 차량에 태워 도주…이후 사망“교통사고 발생해 구하려고 태웠다”위치추적 통해 용의자 집 인근서 시신 발견50대 대만 남성이 스토킹하던 20대 기혼 여성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11일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남부 핑둥에 사는 55세 남성 황둥밍은 교통사고로 위장해 여성 쩡모(29)씨를 살해한 혐의로 10일 구속 수감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쯤 지인에게 빌린 승용차를 이용해 오토바이로 퇴근하는 쩡씨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30분 후 시내에서 10㎞ 떨어진 완단향 다창루 지점에 도착하자 자신의 승용차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맹렬한 속도로 추돌했다. 황씨는 사고의 충격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쩡씨를 강제로 승용차에 태운 뒤 도주했다. 목격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운전자가 시내 방향으로 도주한 뒤 차량을 버린 것을 확인하고 차주와의 연락을 통해 운전자가 황씨임을 확인했다. ●“구하려고 차에 태웠다” 진술로 혼선 9일 오전 파출소에 자수한 황씨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그를 구하려고 차에 태웠다”고 말하는 등 경찰의 초동수사에 혼선을 빚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9일 오후 1시쯤 황씨의 집에서 50m 떨어진 빈집에서 숨진 피해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고 당시 충격으로 뇌출혈이 발생, 납치되는 과정에 증상이 더 심해져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피해자 부검 및 황씨 자택에 대한 압수 수색 후 살인죄와 자유방해죄와 등으로 황씨를 관할 지검에 송치했다. 핑둥 지검은 10일 새벽 황씨에 대한 2차례의 심문을 마친 후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관할 법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대만 검경은 황씨가 휴대전화 판매점에 손님으로 방문했다가 친절하게 대응한 직원 쩡씨에게 호감을 느껴 올해 2월부터 성희롱 및 스토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지인은 쩡씨가 스토킹을 이유로 황씨를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으나 법규 미비로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만 정치권 “스토킹 법률, 20년 뒤처져있다” 여성단체들은 정부를 향해 스토킹 관련 법안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집권 민진당의 판윈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스토킹 관련법의 미비와 가정폭력 방지법의 한계로 보호받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토킹 관련 법률의 제정이 외국보다 20여년 뒤처져있다며 “이번 회기 내에 관련 법률을 조속히 입법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민의힘 20대 남성 몰표에 “놀랍다…자신의 힘 과시”

    국민의힘 20대 남성 몰표에 “놀랍다…자신의 힘 과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에 압도적인 지지표를 던진 20대 한국 남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진보적이라고 알려졌던 젊은 남성이 보수당을 지지한 것을 두고 이들을 833년 갑자기 나타나 동유럽의 역사를 바꾼 마자르족에 비유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탄생과 슬라브 민족의 동서 분단 등 엄청난 역사적 대격변을 낳은 마자르족의 출연과 20대 투표성향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올해 2월 중순까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은 7%였지만 3월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문제가 터지고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지율은 따박따박 2~3%씩 올랐고 3월 중순에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빙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3월 17일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 기자회견이 있고, 3월 하순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임대료 내로남불 문제가 터지면서 선거의 판세가 급격히 기울었다고 돌아봤다. 그 과정에서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20대 남성의 지지율은 72.5%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지금까지 20대가 이 정도의 급격한 쏠림 투표를 한 적은 없으며, 20대 여성과 남성의 확연한 차이에 주목하는데, 20대 여성 역시 40%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해 핵심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대 남성 지지율이 충격적으로 높아서 그렇지 40% 지지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앞으로 20대 투표 성향은 남녀 동조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놀라운 현상이라며 “현 정권의 정책은 40대의 이익에 부합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로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아파트값 폭등으로 평균 이상의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다”면서 “연금정책이나 복지정책 모두 40대, 50대에게 불리한 내용이 없지만 20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정책 중 20대에게 유리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다 거기에 불공정까지 겹치면서 20대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20대 민심이 특정 정당 지지로 고착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20대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또 어떤 정당이든 20대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것으로 이번 선거는 20대가 자신들의 힘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짚었다. 20대에게 일자리와 집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당은 어느 정당이든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20대 앞에 역사적인 경험 운운하는 것은 성난 코끼리를 채찍으로 잠재우려고 하는 가소로운 짓이라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20대 남성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당초 여당에 대한 기대와 달랐던 데서 오는 실망감 표출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유세차에서 20대들이 즉석 연설을 하도록 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제 4월 내로 국민의힘이 젊은 세대에게 유세차보다 더 큰 공간을 활짝 열것”이라고 예고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훔친 물건 양수기함에 보관한 베이비시터, 결국 경찰 입건

    훔친 물건 양수기함에 보관한 베이비시터, 결국 경찰 입건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형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명품 의류 등 각종 금품을 훔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3월 16일부터 4월 2일까지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베이비시터로 상주하면서 집안에 있던 각종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고가의 의류, 지갑이나 생활용품, 심지어 500원짜리 동전 등을 훔쳐 해당 아파트 현관문 앞에 있는 양수기함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서 “물건을 훔친 게 맞고 죗값을 치르겠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월급 400만원에 들어오신 베이비시터가 집안 곳곳을 뒤지며 물품을 챙겼다”면서 “택배 확인을 하려고 양수기함을 열어봤다가 보따리를 발견했고, 그때부터 영상 촬영을 했다”고 글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A씨는 냄비부터 마이크, 텀블러, 화장품, 슬리퍼 등 각종 가재도구부터 옷, 명품지갑 등 값비싼 물건들까지 훔쳐 양수기함에 넣어놓았다. 또 500원짜리 동전만 해도 수북하게 쌓일 만큼 훔쳤다. 피해자 측은 아이 돌보는 것도 엉망이었다면서 특히 A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2주 동안 일한 임금은 달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여죄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이러스 가져온 아시아 X들”…흑인 여성, 뉴욕 네일숍서 욕설

    “바이러스 가져온 아시아 X들”…흑인 여성, 뉴욕 네일숍서 욕설

    뉴욕 맨해튼의 한 가게에서 아시아계 직원들에게 인종 비하 발언을 한 50대 흑인 여성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뉴욕에 사는 50세 흑인 여성 샤론 윌리엄스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네일숍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가져온 사람들”이라며 비방하기 시작했다. 네일숍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직원들이 당황한 사이, 현장에 사복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이 제지하고 나서자, 이 여성은 경찰에게도 ‘원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미국에 가져온 중국인’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이 여성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현지 경찰은 증오범죄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다.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아시아계 여성들이 일하는 일부 네일숍이 증오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네일숍으로 “바퀴벌레, 개, 고양이, 원숭이 뇌를 먹는 아시아인은 냄새나고 역겹다”, “끔찍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미국을 떠나라” 등의 욕설과 협박이 담긴 편지가 잇따라 배달됐다. 당시 증오 편지를 받은 베트남계 재키 부는 인스타그램에 편지를 공개하면서 “증오는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뉴욕 경찰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만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최소 35건의 아시아계 증오범죄 사례가 보고됐다. 2020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사례는 28건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미국 대도시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지난 한 해 동안 149% 증가했다. 특히 뉴욕에서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이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단절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일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후보인 대만계 미국인 앤드루 양 씨(46)를 집중 보도하며 “뉴욕이 반(反)아시아계 폭력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양 씨가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에서 대만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브라운대 경제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벤처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정계에 발을 들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각성하며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남자·이여자는 왜 그랬을까

    이남자·이여자는 왜 그랬을까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국민의힘 역시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이여자’(20대 여성)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20대 남성 ‘분노투표’… 文정부 심판론 압도 野 오세훈 후보에 72% 몰표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국민의힘 역시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20대 여성 ‘소신투표’… 과반 득표 후보 없이 15%가 군소 정당·무소속 선택 ‘이여자’(20대 여성)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톈안먼 민주항쟁의 마지막 흔적 역사의 뒤안길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톈안먼 민주항쟁의 마지막 흔적 역사의 뒤안길로

    중국 베이징 중심가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핏빛으로 물들인 중국 민주주의 항쟁의 마지막 흔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공산당 총서기의 유족이 베이징 둥청(東城)구 왕푸징(王府井)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푸창후퉁(富强胡同) 6호’ 사합원(四合院)에서 이삿짐을 싼 까닭이다. 자오쯔양 유족들이 푸창후퉁 6호를 떠난다는 것은 이 옛집의 자오쯔양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5일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 서민)들이 그의 흔적을 찾아 추념하며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는 일이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중국 본토 인터넷을 검색하면 자오쯔양 옛집 퇴거 소식은 찾을 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당국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톈안문 민주화 운동 관련 콘텐츠를 거의 완벽하게 온라인에서 통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의 상흔은 평소 일반인들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금단의 공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ㅁ’자로 닫힌 형태의 중국 전통 주택양식인 사합원 형태의 푸창후퉁 6호는 중국 공산당이 1949년 10월 1일 사회주의 중국을 건국한 이후 중국 공산당 소유의 관저였다. 1987년까지 당총서기를 지냈던 개혁파 지도자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도 한동안 베이징시 시청(西城)구 후이지쓰후퉁(會計司胡同) 25호 사합원에서 머물렀다. 중국 공산당은 사망한 국가 지도자 주택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자오쯔양의 딸인 왕옌난(王雁南· 본명 趙亮)과 남편 왕즈화(王志華)가 머물고 있던 푸창후퉁 6호 사저를 당중앙판공실이 회수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당총서기는 앞서 2016년 11월 30일 당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당과 국가 지도자 예우와 관련된 규범을 통과시켰다. 당시 정치국 회의에서는 사무실·사저·관용차·교통편·비서 규모·휴가 격식 등 당과 국가 지도자에 대한 대우 수준을 규정하고 당과 국가 지도자가 퇴임한 뒤 적시에 사무용 관저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1989년 4월 후야오방 전 당총서기가 사망하자 이를 추모하는 대학생·시민들이 그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 몰려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당총서기였던 자오쯔양은 무력 진압을 결정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실각했다. 그는 실각한 이후 2005년 1월 사망할 때까지 16년 가까이 이 집에 가택연금 생활을 했다. 자오쯔양은 후야오방과 함께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으나, 당총서기였던 1989년 5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로 궁지에 몰리며 결국 권좌에서 쫓겨나야 했다. 자오쯔양은 회고록에서 “1989년 6월3일 밤 가족과 함께 마당에 앉아 있다가 총소리를 들었다”며 “세계를 놀라게 한 비극은 피할 수 없었으며 결국 발생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학생운동이 반당분자와 반사회주의 세력들의 계획된 음모라고 규정하고 배후 지도부와 향후 계획, 당내 결탁 세력 등을 알아내기 위해 고심했다”며 “그러나 나는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지 우리의 단점을 고칠 것을 요구한 것이지 정치체제 자체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한 당총서기가 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오쯔양은 1989년 5월19일 새벽 비장한 마음으로 톈안먼 광장에 섰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당시 장면을 보면 그가 빨간색 메가폰을 잡고 학생들과 시위 참가자들에게 행한 7분 가량의 연설은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우리가 너무 늦게 왔습니다. 미안합니다. 당신들이 우리들에게 어떤 것을 말하고 비판하건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대학생들에게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당신들이 제안하는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냉정하게 생각하기를 간곡하게 부탁 드립니다”라고 설득하는 그의 마지막 연설을 50대 이상의 중국인들이 적잖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자오쯔양은 30시간 가량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남겼다. 그의 절친한 친구 3명이 몰래 중국 밖으로 갖고 나간 것을 녹취한 것으로 그의 사후 회고록 ‘국가의 죄수’(Prisoner of The State)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됐다. 이 책에서 자오쯔양은 무력 진압을 주도한 강경 보수파 리펑(李鵬) 총리의 당지도부 내부 모임 발언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리도록 배후 역할을 해 시위가 격화됐고, 덩샤오핑이 권력을 상실할까 조바심을 내 민주화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자오쯔양은 이른바 개혁파로서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유력했기에 실각의 정치적 파장은 더욱 컸다. 이후 6월 4일 무력 진압이 현실화됐고 권좌에 쫓겨난 그는 가택 연금을 당하다가 2005년 1월 별세했다. 작고한 뒤에도 자오쯔양의 유골은 사저를 떠나지 못했다. 자오쯔양의 묘지가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체제 세력의 성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한 탓이다.이런 까닭에 자오쯔양은 이 세상을 떠나서도 통상적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사망 후 안치되는 베이징 근교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묘 지도자 구역에 안치되지 못했다. 2015년 중국 당국은 그의 매장을 허락했으나 베이징과 멀리 떨어진 허난(河南)성 고향을 요구하는 중국 당국과 이에 반대하는 유족 사이의 긴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2019년 10월 18일 그의 부인 량보치(梁伯琪·1918~2013)와 베이징 도심에서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창핑(昌平)의 민간 묘지 천수원(天壽園)에 합장됐다. 매장 의식은 물샐 틈 없는 보안 속에 비밀리에 치러졌다. 자오쯔양 사망 후 해마다 6월 4일을 비롯해 그의 생일(10월 17일)과 기일(1월 17일), 중국 전통명절인 칭밍제(淸明節·4월 5일 전후) 등 기념일이 되면 자오쯔양의 푸창후통 집에는 공안 당국의 삼엄한 감시와 통제에도 아랑곳 없이 적지 않은 지지자와 추모객들이 찾았다. 2019년에는 자오쯔양의 옛집 부근 곳곳에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얼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고인의 옛집 서재에는 고인의 사진과 기록물, 소장품들을 보관한 소규모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고 고인의 유해도 2019년 10월 부인과 합장하기 전까지 이 집에 안치돼 있었다. 후야오방의 후손 역시 2019년 5월 19일 그가 생전에 머물던 후이지쓰후퉁 25호 사합원에서 퇴거했다. 공산당 내 대표적 개혁파였던 후야오방은 1989년 4월 15일 사망했는데, 그 추모 물결이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를 추앙하던 베이징대 등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보수파에 대한 비난 등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들이 확산됐다. 마침내 후야오방의 장례식을 계기로 그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집회를 갖고 여기에 라오바이싱들이 가세해 민주화운동의 거센 불길이 타올랐다. 자오쯔양 유족이 사저를 떠나는 모습이 알려진 계기가 된 것은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기자 가오위(高瑜·77)가 지난 4일 올린 트위터였다. 가오위는 칭밍제 당일 자오쯔양 푸창후퉁 집에서 짐을 싸는 모습을 과거 자오쯔양 유족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자오쯔양의 생전 사진과 2018년 그의 기일에 찍은 사진, 사합원 정문과 유족이 싼 이삿짐까지 모두 4장의 사진을 올렸다. 원로 여성 언론인인 가오위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직후 6년간 옥고를 치렀고 이후 중국 정부의 언론 조치를 담은 문건을 폭로해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반체제 인사이기도 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우리가 최대 피해자죠”…‘이남자’가 보수에게 표를 던진 이유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실제로 20대 남성이 차별을 받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이 체감하는 것이 소외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역시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굉장히 실용적인 세대이며 오히려 자신들이 보수화됐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20대는 국가관, 민족관 등에 구애받지 않으며 상상의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 중요한 세대인 만큼 20대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펼쳐야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거대 양당 대신 다양한 가치를”…‘이여자’의 소신 투표 ‘이여자’(20대 여자의 줄임말)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씨는 “20대 남성 지지율이 70%를 넘는 것을 봤다”면서 “앞으로 남성 지지자들을 더 신경 쓰고 여성 유권자를 외면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달리던 화물차서 여성 뛰어내려 연쇄추돌사고…2명 부상

    달리던 화물차서 여성 뛰어내려 연쇄추돌사고…2명 부상

    뒤따르던 화물차 2대 추돌사고 발생“우울증 앓던 딸이 갑자기 뛰어내려” 지하차도를 달리던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30대 여성이 차량 밖으로 추락하면서 다른 트럭 2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모두 2명이 크게 다쳤다. 8일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분쯤 인천시 서구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청라국제지하차도에서 25t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차량 밖으로 떨어졌다. 이어 뒤따르던 1t 트럭이 급정거한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또 다른 4.5t 화물차가 1t 트럭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떨어진 A씨와 1t 트럭 운전자인 60대 남성 B씨가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사고 처리를 위해 지하차도 편도 3차로 가운데 2개 차로 통행이 1시간 이상 통제되면서 한때 일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차량에서 추락한 A씨는 25t 화물차 운전자인 50대 남성의 딸인 것으로 파악됐다. 25t 화물차 운전자 C씨는 경찰에서 “딸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는데, 갑자기 조수석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고 지점은 인천김포고속도로 북청라IC에서 남청라IC 방향으로 3.4㎞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목격자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A씨가 주행 중인 차량 밖으로 스스로 뛰어내렸는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병원에서 전해 들었다”며 “추가 조사를 거쳐 관련자들의 입건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대 남성 10명 중 7명 吳에 몰표… ‘보수’ 60대보다 더 분노했다

    20대 남성 10명 중 7명 吳에 몰표… ‘보수’ 60대보다 더 분노했다

    서울서 20대 55.3%가 오세훈 몰아줘취업난·조국 사태 거치며 與에 등돌려실망한 민주 지지층 투표 포기 분석도전통 텃밭 금천구 52.2% 최저 투표율강남3구 포함 동남권 吳 67.2% 朴 30.5%4·7 재보궐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은 ‘정권심판’이었다. 분노한 20~30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가 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여당이 기대했던 ‘샤이진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은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7일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55.3%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뽑은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뽑았다는 답변은 34.1%에 불과했다. 30대는 56.5%가 오 후보를, 38.7%가 박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20대 남성 유권자의 72.5%는 오 후보를 선택해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높았다. 전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20대 여성(박 44.0%)과 40대 남성(박 51.3%)만 박 후보 지지층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값 급등으로 인한 계층 간 사다리 실종,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으로 인해 2030세대의 분노는 극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30대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조국 사태를 거치며 집권 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민주당에 실망한 젊은 세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기대를 접었다”며 “탄핵 당시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준 50~60대도 부동산 문제로 인해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실용주의적인 2030세대가 집값 상승 등에 크게 실망해 심판한 것으로 본다”며 “민주화가 이미 이뤄진 상황에서 민주주의만 외쳐도 집권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꼬집었다. 젊은층의 분노는 예견된 것이었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20대는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 40~50대보다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고 말하며 청년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유세 차량에 오른 20대를 두고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보러 오거든 반드시 떨어뜨리세요”라는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며 20대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여론조사에는 샤이진보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지지층이 결집할 것을 자신했지만 투표 결과 샤이진보의 실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출구조사 결과 양당 격차는 오히려 여론조사보다 벌어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샤이진보라는 건 민주당의 희망사항으로 판세가 그만큼 나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상징이었을 뿐”이라며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에서는 샤이보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지역 투표율이 58.2%를 기록한 가운데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인 금천구(52.2%)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관악구·중랑구(53.9%), 강북구(54.4%) 등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의 투표율이 낮았다. 반면 전통적으로 보수 야당이 강세인 서초구(64.0%), 강남구(61.1%), 송파구(61.0%)의 투표율은 상위 1~3위를 나타냈다. 지역별 출구조사에서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오 후보가 67.2%로 박 후보(30.5%)와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도 최소 15% 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등 박 후보가 강세인 곳은 찾기 어려웠다. 은평·서대문 등이 포함된 서울 서북권(오 58.0%·박 38.3%), 금천·관악 등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오 56.9%·박 40.0%), 강북·중랑 등 동북권(오 55.6%·박 40.3%) 모두 오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20대 남성 10명 중 7명 吳에 몰표… ‘보수’ 60대보다 분노했다

    20대 남성 10명 중 7명 吳에 몰표… ‘보수’ 60대보다 분노했다

    서울서 20대 55.3%가 오세훈 몰아줘취업난·조국 사태 거치며 與에 등돌려실망한 민주 지지층 투표 포기 분석도전통 텃밭 금천구 52.2% 최저 투표율강남권선 吳 67.2% 朴 30.5% 두 배 차4·7 재보궐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은 ‘정권심판’이었다. 분노한 20~30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가 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여당이 기대했던 ‘샤이진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은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7일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55.3%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뽑은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뽑았다는 답변은 34.1%에 불과했다. 30대는 56.5%가 오 후보를, 38.7%가 박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20대 남성 유권자의 72.5%는 오 후보를 선택해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높았다. 전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20대 여성(박 44.0%)과 40대 남성(박 51.3%)만 박 후보 지지층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값 급등으로 인한 계층 간 사다리 실종,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으로 인해 2030세대의 분노는 극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30대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조국 사태를 거치며 집권 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민주당에 실망한 젊은 세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기대를 접었다”며 “탄핵 당시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준 50~60대도 부동산 문제로 인해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실용주의적인 2030세대가 집값 상승 등에 크게 실망해 심판한 것으로 본다”며 “민주화가 이미 이뤄진 상황에서 민주주의만 외쳐도 집권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꼬집었다. 젊은층의 분노는 예견된 것이었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20대는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 40~50대보다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고 말하며 청년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유세 차량에 오른 20대를 두고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보러 오거든 반드시 떨어뜨리세요”라는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며 20대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여론조사에는 샤이진보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지지층이 결집할 것을 자신했지만 투표 결과 샤이진보의 실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출구조사 결과 양당 격차는 오히려 여론조사보다 벌어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샤이진보라는 건 민주당의 희망사항으로 판세가 그만큼 나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상징이었을 뿐”이라며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에서는 샤이보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지역 투표율이 58.2%를 기록한 가운데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인 금천구(52.2%)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관악구·중랑구(53.9%), 강북구(54.4%) 등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의 투표율이 낮았다. 반면 전통적으로 보수 야당이 강세인 서초구(64.0%), 강남구(61.1%), 송파구(61.0%)의 투표율은 상위 1~3위를 나타냈다. 지역별 출구조사에서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오 후보가 67.2%로 박 후보(30.5%)와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도 최소 15% 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등 박 후보가 강세인 곳은 찾기 어려웠다. 은평·서대문 등이 포함된 서울 서북권(오 58.0%·박 38.3%), 금천·관악 등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오 56.9%·박 40.0%), 강북·중랑 등 동북권(오 55.6%·박 40.3%) 모두 오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르포] 서울시장 투표소 현장 “자가격리자 20시 이후 투표”, “애완견 동반 출입 거부”

    [르포] 서울시장 투표소 현장 “자가격리자 20시 이후 투표”, “애완견 동반 출입 거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7일 투표 종료 시간이 임박하자 서울 시내 투표소에서는 애완견 동반 출입을 거부당하는가 하면 자가격리자에게 투표 절차를 제때 안내하지 않아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그럼에도 자신이 가진 소중한 권리인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했다. 오후 7시 52분 서울 서초구 서초3동 서초중학교 운동장에 자가격리중인 유권자가 1명 들어섰다. 투표관리관은 “사전에 연락 못받았는데”라며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자가격리자를 학교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 선거인명부에서 자가격리자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급하게 파란색 방호복을 갖춰 입은 뒤 8시 4분쯤 나와 별도의 기표소에서 투표를 하도록 했다.같은 시각 서초구 또 다른 투표소인 서일초등학교. “왜 투표하러 온 사람한테 그렇게 하세요” 한 자가격리자가 투표관리관에게 항의를 했다. 19시 45분까지 투표소에 도착하라는 공지를 받았지만 투표 종료 시간인 20시가 지난 다음에도 별다른 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표관리인은 “자가격리자 한명의 명단이 잘못되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 서정초등학교에서는 8시 정각에 도착한 50대 여성이 투표소 출입을 거부 당했다. “아니, 8시 5분도 아니고 8시 정각에 왔는데 왜 투표를 할 수 없나요”라고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지켜보던 서울신문 기자에게 그는 “퇴근하자마자 여의도에서 전철을 타고 오목교역에서 내려서 뛰어와서 정각에 맞췄는데 너무 억울하네요”라고 했다. 그는 단념한 채 정문을 나설 때까지 울었다. 19시 30분쯤 애완견과 함께 서정초등학교를 찾은 김근영(27) 씨는 입장을 거부당했다. 투표 장소가 교육기관인 초등학교 안이라 코로나19 방역수칙상 입장을 거부한 것이다. 김씨의 사정을 알게된 한 주민이 김씨가 투표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개를 맡아주면서 무사히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애완견 동반이 가능한 첫 선거라는 정보를 찾아보고 일부러 애완견을 동반했는데 역정을 내셔서 당황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련 지침을 마련해 널리 알렸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19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아파트 투표소에는 부산 출장을 갔다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달려 온 오모(36)씨가 투표장에 입장했다. 그는 “출장 다녀오느라 피곤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려 했는데 이번 선거가 중요한 것 같아서 마음을 바꾸고 투표를 하러 왔다”고 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들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마래푸’ 투표소에서 마지막으로 투표한 유권자는 양희정(43)씨였다. 그는 용산구에 있는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투표소를 방문했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은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정책적인 면에서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자가격리자까지 투표를 모두 마치자 파란색 특수봉인지에 참관인 4명 이름을 작성한 뒤 투표함을 봉함했다. 이후 참관인 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잔여 투표용지를 확인한 뒤 밀봉했다. 경찰관 2명의 입회 하에 투표함을 실은 노란색 스타렉스 차량은 각 자치구의 개표 거점으로 출발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출구조사 20대男 72.5% 오세훈 선택...50대·60대男 보다 높아

    출구조사 20대男 72.5% 오세훈 선택...50대·60대男 보다 높아

    7일 지상파 방송3사(KBS, MBC, SBS)가 공동으로 발표한 4·7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특히 성별로도 뚜렷이 갈린 결과가 나왔다. 이날 20대 남성 유권자 중 72.5%는 오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됐다. 20대 남성들은 60대 이상 여성(오 후보 73.3%) 다음으로 많은 오 후보 지지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오 후보 지지도는 40.9%였다. 20대 여성 중 44%는 박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을 제외하면 모든 성별·연령층에서 오 후보가 앞섰다. 30대 남성은 박 후보 32.6%, 오 후보 63.8%로 조사됐고, 30대 여성은 박 후보 43.7%, 오 후보 50.6%로 나타났다. 40대 남성의 경우 박 후보 51.3%, 오 후보 45.8%였다. 40대 여성의 경우 박 후보 47.8%, 오 후보 50.2%조사됐다. 50대 남성은 박 후보 45.1%, 오 후보 52.4%, 50대 여성은 박 후보 40.3%, 오 후보 58.5%로 파악됐다. 60대 이상의 경우 남성은 박 후보 28.3%, 오 후보 70.2%, 여성은 박 후보 26.4%, 오 후보 73.3%로 조사됐다. 한편 출구조사에는 지난 2~3일 진행된 사전투표가 반영되지 않아 후보들의 실제 득표율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득표율 두 자릿수 격차의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부산 투표소서 잇단 소란…술 취해 “취직 안된다” 창문 파손

    부산 투표소서 잇단 소란…술 취해 “취직 안된다” 창문 파손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가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투표 집계 결과 선거인 293만 6301명 중 145만 1842명 투표를 해 투표율이 49.4%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시간 서울의 투표율 54.4%에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모두 끝나자 무장 경찰 1866명과 함께 투표함을 16개 구군에서 설치된 개표 장소로 옮겼다. 또 구·시·군선관위에서 보관하고 있는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도 같은 시각 정당추천 선관위원과 개표참관인, 경찰 등과 함께 개표소로 이송했다. 부산 전체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구는 연제구로 52.2%, 낮은 곳은 기장군으로 45.5%로 나타났다. ●아침부터 소중한 한표 행사 발길 이어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6시가 되자 주민센터, 학교 등 부산에 설치된 917개 투표소가 북적였다. 부산 연제구 거학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전 한때 대기 줄이 20m 이상 이어졌다. 이모(57)씨는 “회사 출근 전 투표를 하려고 일찍 나왔는데 사람들이 많아 이번 선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18세 이상 청소년도 투표가 가능해지자 교복을 입은 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온 학생도 눈에 띄었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오전 7시 부산진구 개금3동 백양경로당에서 투표했다. ●일부 유권자, 주취 난동 등 눈살 일부 유권자들이 주취 난동, 투표용지 촬영, 소란 행위 등을 해 눈살을 찌푸렸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투표장 관련 소란행위 등 1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사상구에서 술에 취한 40대 A씨가 투표소가 있는 건물 1층 출입문을 파손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취직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투표소가 해당 건물 2층에 있는 만큼 1층 유리 파손이 선거방해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했다. 비슷한 시각 기장군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남성이 기표소 내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이 남성은 선관위 요청으로 사진을 현장에서 바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전 7시 54분쯤 강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70대 남성이 “투표소 안내도 제대로 안 하고 시설도 엉망”이라고 주장하며 소란을 피웠고, 오전 6시 동구 한 투표소에서 지적장애인 여성이 소란을 피우다 귀가 조치됐다. 부산 경찰은 을호 비상령을 발동하고 917개 투표소에 1834명의 경찰관을 집중적으로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투표한 김에 전시물·옷도 구경…부산 이색투표소 눈길 부산에서는 이날 기념관, 의류매장 외에도 태권도장, 만화체험관, 문학관, 박물관, 검도관 등지에서 투표소가 차려져 눈길을 끌었다. 부산 중구 망양로에 있는 박기종 기념관 1층 전시실에 마련된 투표소는 기존에 있던 전시물 자리에 투표소가 들어섰다. 당초 인근 고등학교에 투표소가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선거 날이 휴무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박기종 기념관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이곳을 찾은 유권자는 한쪽에 전시된 박기종 선생의 생애를 읽으며 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의류매장인 부산 파크랜드 중앙점에도 투표소가 마련돼 손님 대신 유권자를 맞이했다. 가게 주인은 “중앙동에 투표소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투표소로 이용하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백혈병 걸렸다” 50대 여성에 속아 5억 뜯긴 이혼남

    “백혈병 걸렸다” 50대 여성에 속아 5억 뜯긴 이혼남

    결혼을 미끼로 이혼남에게 접근해 백혈병에 걸렸다며 5억원을 가로챈 5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제주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7년 2월 초부터 이혼남인 B씨와 만남을 가졌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이 ‘유명 원두 유통업체 대표이며, 아버지는 과거의 유력 정치인이자 재력가’라고 소개했다. A씨는 B씨에게 “백혈병을 앓고 있어 치료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커피사업 운영도 어렵고 사업 청산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데, 아버지가 아이까지 딸린 돌싱남(돌아온 싱글)인 당신과의 혼인을 반대하면서 지원을 거부해 힘들다”며 하소연했고 돈을 빌려달라고 B씨를 꾀어냈다. 결혼하면 당신 딸을 친딸처럼 키우겠다는 A씨의 말에 B씨는 2017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80회에 걸쳐 5억4869만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A씨와 연락이 끊겼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유통업체 대표는커녕 별다른 재산도 없었다. 유력 정치인이자 재력가라던 A씨의 아버지 역시 지난 2010년 이미 사망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1월16일 사기죄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살고 출소했으며, 지난해 2월3일에도 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한 범행 기간에도 사기죄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아버지 치료를 위해 미국에 간다’는 말 역시 자신이 구속될 것에 대비한 거짓말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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