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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망하지 않는 한 안전”…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 진술서 보니

    “미국 망하지 않는 한 안전”…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 진술서 보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중국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운용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가 갑자기 환매가 중단돼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펀드를 수천억원가량 판매한 은행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펀드 판매사의 부당 권유 또는 불건전 영업행위가 있었는지도 수사를 통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 중 73명은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지난달 초 피해 진술서(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각 피해자의 펀드 가입 경위와 피해사실, 현재 상태, 원하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서울신문이 15일 확인한 진술서에 적힌 피해사실을 종합하면, 피해자들은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가 중단된 2019년 4월 이후로 그전까지 오랜 기간 모은 은퇴 후 노후자금, 자녀 결혼자금, 사업자금 등을 3년째 돌려받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한 건강 악화, 가정 불화 등을 호소했다. 디스커버리 펀드 최다 판매사인 기업은행 직원들이 디스커버리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하면서 ‘수익이 보장되고 투자 위험성이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기업은행을 오랫동안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한 50대 중소기업 사장 A씨는 2018년 12월 자신을 찾아온 기업은행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으로부터 ‘최소 6개월 만기’인 디스커버리 펀드 가입을 권유받으면서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한 상품”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6개월 뒤 장비 계약금 지불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생각에 5억원을 투자했는데 이후 3년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사업을 통해 모은 돈 40억원을 투자했다는 70대 피해자 B씨는 은행 자산관리(WM)센터장과 팀장이 ‘수익률 3%가 보장되고 (은행 차원의) 미국 현지 실사를 통해 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고 탄원서에 적었다. 피해자 중에는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인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라며 “예금만큼 안전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들은 이도 있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돈 3억원을 투자한 50대 피해자 C씨는 “은행 직원한테 ‘이 펀드 위험한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그 직원이 ‘망해도 6개월 안에는 회수가 가능하다’면서 ‘장하성 동생 아시죠? 장하성 동생 장하원이 운영하는 상품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후자금 3억원을 투자한 60대 피해자 D씨도 “은행 직원이 디스커버리 펀드가 고위험 상품이고 사모펀드라는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다시는 저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오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은행이 더이상 피해자를 외면하지 말라며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펀드를 집중 판매한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주거관리도 부실… 市 “저렴한 임대주택 늘릴 것”

    주거관리도 부실… 市 “저렴한 임대주택 늘릴 것”

    청년 임대주택 지원자들이 당첨되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상대적으로 부실한 주거 환경이 입주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5일 서울신문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청년 매입임대주택과 역세권 청년주택, 행복주택 등 청년 임대주택 신청자는 해마다 늘었으나 계약을 포기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SH공사가 청년 매입임대주택 179호를 공급하는 데 몰린 신청자는 8959명이었다. 경쟁률은 50대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정부나 지자체가 주택을 매입해 만 19~39세 청년에게 소득에 따라 임대료를 시세의 30~50% 수준으로 임대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당첨자 10명 중 4명(37.9%)은 계약을 포기했다. 2019년, 2020년에도 계약 포기율은 각각 44.8%, 48.6%에 달했다. 교통과 인프라가 좋은 역세권에 청년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세운 역세권 청년주택이나 행복주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대 거주 기간(대학생, 청년계층)이 6년인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임대) 역시 경쟁률이 60대1에 육박할 만큼 지원자가 몰렸으나 29.8%는 계약을 포기했으며 청년 대상 행복주택 역시 20대1의 경쟁률에도 28.0%는 계약하지 않았다. 계약 포기율이 높은 이유로는 여전히 비싼 임대료가 지목된다.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시세의 50% 수준 임대료가 책정되는 공공임대 물량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민간임대로 공급되는 나머지 80% 물량의 임대료는 시세의 85~95% 수준으로 책정된다. 보증금이 1482만~8656만원 수준인 공공임대 물량은 공급되는 청년 주택 중 20%에 그치고 나머지는 이보다 2배 가까운 보증금을 내야 입주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민간임대에 한해 보증금의 50%(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지원한다. 그러나 ‘1인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120%’ 이하로 규정된 청년주택 지원 자격을 갖춘, 즉 월소득이 약 299만~358만원 이하인 청년이 나머지 목돈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임대 물량에서도 30%를 선매입해 임대료 50% 이하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200만원으로 한정한 매입임대주택 역시 임대료가 싸 보이지만 높은 월세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대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지난해 말 공고된 주택 목록을 보면 강남구 26.1㎡(7.9평) 원룸이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63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월세 부담을 절반 정도인 30만원으로 낮추면 보증금은 1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프리랜서 김모(29)씨는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지금 살고 있는 원룸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살고 싶어 투룸 이상 공공주택을 알아봤는데 보증금이 1억원까지 책정된 경우도 있었고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더 내자니 민간 부동산 매물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임대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입주 포기 원인 중 하나다.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노후한 주택이 많은데 수리 등 사후 관리가 어렵다는 호소가 많다. 강은택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입자의 주거 서비스를 위해선 관리가 제일 중요하지만 공급에만 치우쳐 있어 사후 관리 예산도 관심도 부족하다”면서 “매입임대주택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시설물이 부실한 경우도 많아 재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 市 “비싼 임대료, 공급부족 탓… 최대한 늘릴 것”

    市 “비싼 임대료, 공급부족 탓… 최대한 늘릴 것”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 대선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존에 공급된 청년 임대주택 지원자들이 당첨되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상대적으로 부실한 주거 환경이 입주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25일 서울신문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청년 매입임대주택과 역세권 청년주택, 행복주택 등 청년 임대주택 신청자는 해마다 늘었으나 계약을 포기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청년의 주거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 주듯 지난해 SH공사가 청년 매입임대주택 179호를 공급하는 데 몰린 신청자는 8959명이었다. 경쟁률은 50대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정부나 지자체가 주택을 매입해 만 19~39세 청년에게 소득에 따라 시세의 30 ~50% 수준으로 임대해 주는 제도다. 1순위 대상자는 생계·의료·주거급여 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가구이며 2순위는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인 경우다. 하지만 당첨자 10명 중 4명(37.9%)은 계약을 포기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는데도 상당수가 입주를 포기한 것이다. 계약 포기율은 2017년 39.7%, 2018년 40.6%, 2019년 44.8%, 2020년 48.6% 등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과 인프라가 좋은 역세권에 청년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세운 역세권 청년주택이나 행복주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임대) 역시 경쟁률이 60대1에 육박할 만큼 지원자가 몰렸으나 29.8%는 계약을 포기했으며 청년 대상 행복주택 역시 20대1의 경쟁률에도 28.0%는 계약하지 않았다. 청년들이 청년 주택에 입주하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여전히 비싼 임대료에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시세의 50% 수준 임대료가 책정되는 공공임대 물량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민간임대로 공급되는 나머지 80% 물량의 임대료는 시세의 85~95% 수준으로 책정된다. 즉 보증금이 1482만~8656만원 수준인 공공임대 물량은 공급되는 청년 주택 중 20%에 그치고 나머지 80%는 이보다 2배 가까운 보증금을 내야 입주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민간임대에 한해 보증금의 50%(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지원한다. 그러나 ‘1인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120%’ 이하로 규정된 청년주택 지원 자격을 갖춘, 즉 월 소득이 약 265만~317만원 이하인 청년들은 나머지 목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200만원으로 한정한 매입임대주택 역시 임대료가 싸 보이지만 높은 월세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대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료가 비싼 이유는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최대한 공급량을 늘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 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프리랜서 김모(29)씨는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지금 살고 있는 원룸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살고 싶어 공공주택을 알아봤는데 보증금이 1억원까지 책정된 경우도 있었고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더 내자니 민간 부동산 매물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입주를 포기하는 또 다른 원인은 임대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노후한 주택이 많은데 수리 등 사후 관리가 어렵다는 호소가 많다.
  • [단독] 1억 목돈 없어요… 청년주택의 희망고문

    [단독] 1억 목돈 없어요… 청년주택의 희망고문

    청년 임대주택 지원자들이 당첨되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상대적으로 부실한 주거 환경이 입주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5일 서울신문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청년 매입임대주택과 역세권 청년주택, 행복주택 등 청년 임대주택 신청자는 해마다 늘었으나 계약을 포기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SH공사가 청년 매입임대주택 179호를 공급하는 데 몰린 신청자는 8959명이었다. 경쟁률은 50대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정부나 지자체가 주택을 매입해 만 19~39세 청년에게 소득에 따라 임대료를 시세의 30~50% 수준으로 임대해 주는 제도다. 하지만 당첨자 10명 중 4명(37.9%)은 계약을 포기했다. 2019년, 2020년에도 계약 포기율은 각각 44.8%, 48.6%에 달했다. 교통과 인프라가 좋은 역세권에 청년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세운 역세권 청년주택이나 행복주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대 거주 기간(대학생, 청년계층)이 6년인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임대) 역시 경쟁률이 60대1에 육박할 만큼 지원자가 몰렸으나 29.8%는 계약을 포기했으며 청년 대상 행복주택 역시 20대1의 경쟁률에도 28.0%는 계약하지 않았다. 계약 포기율이 높은 이유로는 여전히 비싼 임대료가 지목된다.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시세의 50% 수준 임대료가 책정되는 공공임대 물량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민간임대로 공급되는 나머지 80% 물량의 임대료는 시세의 85~95% 수준으로 책정된다. 보증금이 1482만~8656만원 수준인 공공임대 물량은 공급되는 청년 주택 중 20%에 그치고 나머지는 이보다 2배 가까운 보증금을 내야 입주할 수 있는 셈이다.서울시는 민간임대에 한해 보증금의 50%(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지원한다. 그러나 ‘1인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120%’ 이하로 규정된 청년주택 지원 자격을 갖춘, 즉 월소득이 약 299만~358만원 이하인 청년이 나머지 목돈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임대 물량에서도 30%를 선매입해 임대료 50% 이하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보증금을 200만원으로 한정한 매입임대주택 역시 임대료가 싸 보이지만 높은 월세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대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지난해 말 공고된 주택 목록을 보면 강남구 26.1㎡(7.9평) 원룸이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63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월세 부담을 절반 정도인 30만원으로 낮추면 보증금은 1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프리랜서 김모(29)씨는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지금 살고 있는 원룸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살고 싶어 투룸 이상 공공주택을 알아봤는데 보증금이 1억원까지 책정된 경우도 있었고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더 내자니 민간 부동산 매물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임대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입주 포기 원인 중 하나다.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노후한 주택이 많은데 수리 등 사후 관리가 어렵다는 호소가 많다. 강은택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입자의 주거 서비스를 위해선 관리가 제일 중요하지만 공급에만 치우쳐 있어 사후 관리 예산도 관심도 부족하다”면서 “매입임대주택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시설물이 부실한 경우도 많아 재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비혼시대, 한중일 결혼 삼국지/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비혼시대, 한중일 결혼 삼국지/주현진 국제부장

    “신랑 측은 지참금을 안 내고, 신부 측은 혼수를 생략한다. 아이 둘을 낳되 한 명은 아빠 성을, 한 명은 엄마 성을 따른다. 친가와 외가에서는 각각 자신의 성을 따른 손주를 키운다.” 중국 인민일보, 신화통신 등 대표 관영매체들이 지난 연말 새 결혼 트렌드라고 일제히 소개한 뒤 중화권 전체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일명 량터우훈(兩頭婚)의 조건이다. 량터우(兩頭)는 쌍방, 양쪽이란 뜻인데 말 그대로 남성을 중심으로 여성이 종속되는 게 아니라 남녀 양쪽이 각각 100% 평등한 결혼을 말한다. 1990년대 후반 경제 수준이 비교적 높은 장쑤(江蘇)·저장(浙江) 지역에서 생겨났다는데 양쪽 부모의 재정적·물리적 지원이 필수다. 시어른 봉양 의무가 없고, 본인의 성을 따른 아이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 결혼이 손해라는 여성에게는 물론 결혼할 때 처가에 내야 하는 거액의 지참금이나 집 장만 의무를 면제받는다는 점에서 남녀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기사는 신문은 물론 방송 프로그램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경제적이다”, “딸자식 키워도 노후 보장이 된다”는 긍정 평가부터 “평생 부모한테 빌붙어 사느냐”, “손자와 손녀 중 손자를 갖겠다고 양쪽 집안이 싸우면 어떡하느냐”는 비난과 걱정까지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는 교세콘(共生婚)을 소개하는 보도가 나왔다. 연애·결혼 전문 작가(가메야마 사나에)가 언급한 이 결혼은 양측의 독립된 생활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다. 방이나 식사는 따로, 재산 역시 각자 관리하며, 가사노동은 50대50으로 칼같이 나눈다.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포기했던 과거와 달리 각자 자신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한쪽이 입원할 때 혼인신고가 돼 있다면 수속이 편리해 동거보다 이득이라고 한다. 이같이 전통적인 개념을 벗어난 결혼 방식이 추천되는 것은 비혼·저출산 트렌드가 이들 국가에도 만연했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40년 넘게 고수한 산아제한 정책을 지난해 사실상 폐지한 것은 물론 일부 공기업이 결혼장려금 지급까지 내세울 만큼 저출산이 국가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교세콘은 입원이나 주택 구입 때처럼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할 수 있으니 결혼하라고 독려한다는 점에서 볼 때 전통적 형태의 결혼은 종말을 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30대 1인가구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등 전통 개념의 가족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3월 대선을 앞두고 비혼·저출산 해법이 공약으로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여성가족부(여가부)를 폐지하고 아동과 인구 문제를 다루는 부처를 신설하는 한편 아이를 낳으면 한 달에 100만원씩, 1년간 1200만원을 ‘부모급여’로 지급하겠다고 내세웠다. 앞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결혼수당 1억원을 주고 주택자금 2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하겠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이 저출산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도 합계출산율(0.84명)이 세계 최하위인 실정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돈풀기’ 정책이 비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남존여비에서 남녀평등의 시대로 세상은 변했지만 한중일의 결혼 지원 정책은 유교 문화의 영향 탓인지 남녀가 쌍을 이루는 결혼제도를 지키는 데에만 급급할 뿐 새로운 제도 설계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남녀를 막론하고 함께 사는 동거인을 배우자로 인정하는 유럽형 시민결합제와 같이 우리도 획기적으로 전통 결혼제도를 개혁해야 할 때임을 인정해야 한다.
  • 생존욕구 큰 X세대가 뛴다… “은퇴 후 30년 버티려 내 삶에 재투자”

    생존욕구 큰 X세대가 뛴다… “은퇴 후 30년 버티려 내 삶에 재투자”

    치킨집, 편의점, 커피숍 창업으로 이어졌던 중년의 은퇴 공식이 바뀌고 있다. 기존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중년인 X세대가 40~50대로 진입하면서다. X세대는 인류 역사상 어떤 세대보다 젊고, 덜 권위적이며, 소비력이 좋은 노년층이 될 예정이다. 어릴 때부터 ‘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자랐고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성도 발견된다. 이들이 경제적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인생의 후반을 ‘은퇴’가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보는 이유다. “평생을 오피스워커로 살아왔으니 남은 후반부는 다른 칼라(collar)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구독자 3만 4700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50대 몸짱 TV’의 운영자 오세욱(52)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40~50대 맞춤 운동법을 소개하는 전업 유튜버가 됐다. 아내는 그의 도전을 내켜 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수익’ 대신 결국 그의 ‘꿈’을 지지하기로 했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 삼성전자 연구원, 미래전략실을 거쳐 도이치은행,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 외식업체 재무 담당 임원을 지낸 오씨는 인생 후반을 운동을 통해 느꼈던 삶의 활력과 만족감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오씨는 20~30대를 위한 운동법은 많지만 정작 중장년층을 위한 콘텐츠가 적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2년 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로 중년층을 위한 운동 팁들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운동법을 책으로 출간했다. 최근에는 트레이너 자격증도 땄다. 오씨는 “예전이었으면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나이인 50이 돼도 아직 살날이 살아온 만큼 남아 있다”면서 “건강만 있으면 (X세대는) 지금도 청년이고 지금부터 새로운 인생”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오씨처럼 모든 X세대가 자신만만한 노후를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40대는 자녀 양육 시기가 길어지면서 70세까지는 현업에서 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세대지만 조직에서는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조직이든 조직 밖이든 오랫동안 생존해야 한다는 욕구가 굉장히 크다”고 설명했다. 천편일률적인 기성세대의 은퇴법과 모습은 달라도 생존에 대한 욕구 자체는 그 어느 세대보다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이들의 생존 욕구는 소비로도 나타난다. 신한카드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교육 플랫폼 ‘클래스101’ 등 5개 업종에서 20대 여성 비중은 2년간 16.1% 감소했지만 40대 여성은 7.9% 늘었다. 도서 소비도 활발하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2010년 20%를 차지했던 40대 독자 비중은 X세대가 40대에 대부분 진입한 2019년 34%까지 올랐다. 특히 신기술을 배우려는 40대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산업계를 강타한 ‘메타버스’ 관련 도서 연령대별 구매 비중은 X세대가 43.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윗세대야 30년 열심히 일해서 10년 노후 준비면 됐겠지만 지금은 은퇴 후에도 30년을 더 살아야 하잖아요. 살아남으려면 ‘존버’(최대한 버틴다는 뜻의 은어)하면서 공부해야죠.” 유통업계 대기업에서 팀장급으로 일하는 임주완(43·가명)씨는 퇴직 후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다. 임씨는 내년부터 모아 둔 적금을 깨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다. 임씨는 향후 남은 5년을 “내 인생 마지막 베팅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50대 초중반이 대표로 내려오고 80년대생 임원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면서 “임원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크게 없고 이대로 회사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사실 모르겠다. (직장에서는) 길어 봐야 최대 5년이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임씨는 2년 전부터 좋아하던 골프 라운딩 횟수도 줄이고 주말마다 마케팅 특강을 나가면서 강의 경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는 “대학 때 IMF를 겪어서 그런지 특히 경제적으로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석사 학위를 따면서 그랜저 한 대 값(약 3500만원)이 깨졌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박사 과정 역시)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X세대는 젊은이보다 중년과 노인이 주류인 세상에서 노인이 되는 첫 세대다. 책 ‘영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의 저자 이선미씨는“미래는 더이상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닌 주류가 될 중노년 세대와 젊은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됐다”면서 “거대한 인구수를 자랑하는 X세대가 활력 있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아날로그·디지털 ‘낀 세대’의 비애… “따를 만한 롤모델이 없다”

    아날로그·디지털 ‘낀 세대’의 비애… “따를 만한 롤모델이 없다”

    “상무님이 찾으십니다. 저… 팀장님, 회의 늦어지면 저희들은 시간 맞춰 먼저 퇴근해도 될까요.” 서울의 한 중소기업 팀장 김경욱(45·가명)씨에게 임원 주재 팀장회의 소집 통보가 내려온 건 오후 5시쯤. 코로나19로 탄력근무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퇴근 무렵의 팀장회의 소집이 낯설지 않다. 여느 때처럼 회의에선 내일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떨어졌지만 이걸로 팀 회의를 하자면 팀원들의 미간이 찌푸러질 테고. 사무실로 돌아와 팀원들 표정을 훑어본 김 팀장은 속으로 ‘안 되겠다. 워드 작업은 내 선에서 해결하자’며 가방을 쌌다. 퇴근해 초등학교 자녀 숙제를 챙기고 시계를 보니 오후 10시. 노트북을 켜고 뇌를 풀가동해 한 시간 만에 보고서를 완성했다. ‘이런 게 낀 세대의 비애인가.’ 부쩍 혼잣말이 많아진 김 팀장은 깊은 한숨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우리 사회의 ‘허리’ 세대인 중년이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위·아래에 치이는 신세가 됐다. 가장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할 시기인 4050대 인구는 지난해 7월 현재 168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2.5%에 달하지만 사회의 누구도 중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스스로도 중년이란 정체성을 잃었는데 특히 ‘X세대’로 촉망받았던 70년대생 중년들은 아직도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아날로그를 이해하고 디지털을 잘 다루는 X세대’의 필요조건은 지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쉽지 않은 임원’이 쏟아내는 지시와 조직운영 방식을 ‘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한 MZ세대’에 접목시키는 악역을 맡을 충분조건이 됐다. 그럼에도 “우리 꼰대·꼰망주는 되지 말자”며 점검하며 사는 고달픈 중년 7명이 털어놓은 ‘중년이 사라진 시대를 위한 분투기’를 3회에 걸쳐 기록한다. ●“라떼 야단 치면 지금은 반감만 커져” 정보기술(IT) 회사를 다니는 이정주(49·가명) 부장은 신입 시절 부장의 관심사를 꿰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직급의 전매특허 말버릇인 ‘라떼는 말이야’ 류의 대화를 워낙 많이 나눠서다. 이 부장이라고 당시 선배들의 ‘라떼’가 공감되거나 재밌진 않았다. 그러나 신입은 일이 서툴고 일을 배우려면 선배에게 밀착하는 길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끝없는 선배의 말에서 가끔 나오는 ‘20%의 업무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80%의 라떼’를 들어야 했던 것이다. 요즘에 ‘라떼’를 그저 긴 아이스브레이킹 대화 기법으로 여겼다가는 후배의 돌직구가 날아온다. 이 부장 역시 어느 저녁 자리에서 “부장님, 그런 얘기 재미없어요”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 부장은 “젊은 직원 실수를 막아 주려는 의도에서 얘기했던 건데 나도 모르게 그런 식의 표현을 쓰고 있더라”면서 “그 뒤로는 많이 들어주려고 하고 고객을 만날 때도 혹시 그런 뉘앙스로 비칠까 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 정성진(57·가명)씨는 ‘라떼 야단’을 치면 직원이 실수했다는 건 잊어버리고 반감만 갖는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말을 줄였다. 정씨는 “지금은 직원들이 실수를 한 원인이 뭔지 질문을 계속해서 스스로 알아가게끔 유도를 하는 편”이라면서 “그 자체도 꼰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수가 개선이 되는 걸 보이니까 아예 말을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관리·실무 다 한다” 최근 삼성과 LG, SK,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1980년대 젊은 직원을 임원으로 앉히며 세대교체에 나서자 중년들은 충격을 넘어 상처를 받았다.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조성윤(43·가명)씨는 “(우리 세대가) 패싱당했나라는 불안감과 함께 하버드대 유학이라도 다녀왔어야 하나라는 후회가 동시에 밀려온다”면서 “신입 시절 ‘아침형 인간’ 책을 사서 주며 한곳만 보고 달리라던 상사들처럼 달려봤자 4~5년 뒤 은퇴라니 성장과 은퇴를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에 압박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0~20년 전과 다르게 여전히 실무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년 직장인의 하소연이다. ‘순서대로’가 아닌 ‘필요’에 따라 사람을 쓰는 조직의 윗선이 젊은 직원에게 추가로 업무를 시키지 못하니 중간 관리자가 애매한 일감을 전부 떠맡게 된다는 것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근무하는 황윤상(46·가명) 부장은 “업무라는 게 N분의1로 떨어지지 않는 게 있다 보니 결국 저 같은 중간 관리자가 나머지 일을 떠맡게 된다”면서 “중년의 나이에도 내가 지금 중년인지 의심하는 것은 실무 부담은 털고 ‘빨간펜 선생님’ 역할만 하던 과거의 중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애과정 중 청년 다음인 중년의 시기야 원래부터 직장과 가정에서 챙겨야 할 게 가장 많아 저글링하듯 가까스로 균형을 맞추며 삶을 버텨 내야 하는 시기이지만 실무 부담이 큰 요즘 중년은 자신을 저글링하는 광대가 아닌 저글링하는 공이 된 것처럼 여긴다. 이렇게 되면 중년의 고민은 ‘어떻게 저글링의 균형을 맞추느냐’가 아니라 ‘저글링 공보단 골프공이나 축구공이 되어야 하나’라는 ‘인생 궤도이탈’ 쪽으로 향한다. 40대 초·중반의 진로 고민이 과거보다 한층 첨예해진 이유다. ●“목표는 은퇴까지 버티기” 청년의 위기가 당장 현실의 문제라면 사회적 자원을 일정 정도 갖춘 중년에게 위기는 갑작스러운 ‘현타’(현실자각타임) 형태로 온다. 18년차 직장인 성준영(43·가명)씨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조바심이 난다고 고백했다. 성씨는 “부모님은 노쇠해지시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이들의 진로 고민도 해야 한다.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직장 업무를 최우선으로 삼는 대신에 직장을 월급이라는 종잣돈 마련처로 생각하며 주식과 암호화폐에 시간을 들여 큰 수익을 내며 파이어족(조기은퇴 희망족)을 꿈꾸는 후배들을 보며 스스로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드는 게 노후 대비를 못 한 중년들의 심정이다. 노후 준비는 사치이고 당장 부모·자녀 부양책임을 지는 건 중년의 오래된 숙명이다. 요즘 중년은 여기에 더해 롤모델이 부재한 환경에 처해 있다. 60년대·70년대생인 중년들은 ‘민주화 1세대’인 동시에 산업 고도화의 열매인 ‘메이커(브랜드)에 익숙해진 1세대’였다. 나아가 70년대생들은 X세대로 불리던 20대에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로 규정됐고 이후엔 전통적인 결혼관에서 벗어나 ‘비혼·만혼 1세대’를 형성했다. 산업화 시절 문화가 여전히 주류인 직장과 사회에서 ‘1세대’가 따를 인생 모델이 있을 리 없다. 제2의 인생을 살 밑천을 준비하지 못한 중년 직장인의 최종 목표는 ‘버티기’다. 팀장에서 팀원으로 인사를 내더라도 역할만 준다면 마음을 내려놓고 일단은 다니는 일이 더이상 생경하지 않다. 특히 40대 후반에 접어들어 이직이 어려워지면 50대가 그러하듯 “여기서 은퇴하고 말지”라는 생각에 빠진다. 40대 후반인 이정주 부장은 “7년 전 명예퇴직금 받고 첫 번째 회사를 나왔을 때 너무 힘들었다”면서 “중학생 아들이 대학 갈 때까지 뒷바라지하려면 일을 더 오래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중년을 관통하는 성공방정식이 없는 것도 중년의 어깨를 처지게 만든 원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 근무하다 사업가로 변신한 박정한(50·가명)씨는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이 경력의 꼭대기에 올라간다 해도 체력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한창인 60세 이전에 대부분 은퇴를 하고 크게 다를 것 없는 노년 인생을 산다는 점”이라면서 “성공한 선배마저 내게는 롤모델이 안 된다”고 말했다.
  • 퇴직연금 중도인출자 65% “집 문제 때문에…”

    퇴직연금 중도인출자 65% “집 문제 때문에…”

    지난해 퇴직연금에 미리 손을 댄 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이 “내 집을 살 자금을 마련하려고”라고 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탓에 노후를 대비한 퇴직연금까지 빼 써야 하는 씁쓸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23일 통계청의 ‘2020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은 6만 9000명, 인출 금액은 2조 6000억원이었다. 인원은 전년 대비 5.1%, 금액은 5.6% 줄었다. 하지만 중도 인출 사유를 ‘주택 구매’라고 답한 사람은 2만 9231명으로 전년 대비 7208명 더 늘었다. 비중도 30.2%에서 42.3%로 12.1% 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구매 목적으로 중도 인출한 퇴직연금 금액은 4100만원 수준”이라며 “무주택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살 때에만 퇴직연금을 중도에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등 임차를 사유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도 1만 5966명(23.1%)으로 전년 22.3%에서 0.8% 포인트 늘었다. 결국 퇴직연금을 미리 받아 쓴 사람 3명 중 2명(65.4%)이 ‘집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다. 퇴직연금 중도 인출 사유로 본인이나 가족의 의료비 충당 등 장기 요양을 이유로 든 사람도 4명 중 1명(23.7%)꼴이었다. 회생절차는 10.0%, 파산선고는 0.3%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대는 주거 임차, 30·40대는 주택 구입, 5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 금액은 255조원으로 전년 대비 16.1%가, 전체 가입 근로자는 664만 8000명으로 4.3% 늘었다. 가입 대상 근로자의 가입률은 52.4%였다.
  • 집 사려고 퇴직연금까지 빼 쓰는 씁쓸한 현실

    집 사려고 퇴직연금까지 빼 쓰는 씁쓸한 현실

    지난해 퇴직연금에 미리 손을 댄 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이 “내 집을 살 자금을 마련하려고”라고 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탓에 노후를 대비한 퇴직연금까지 빼 써야 하는 씁쓸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23일 통계청의 ‘2020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은 6만 9000명, 인출 금액은 2조 6000억원이었다. 인원은 전년 대비 5.1%, 금액은 5.6% 줄었다. 하지만 중도 인출 사유를 ‘주택 구매’라고 답한 사람은 2만 9231명으로 전년 대비 7208명 더 늘었다. 비중도 30.2%에서 42.3%로 12.1% 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구매 목적으로 중도 인출한 퇴직연금 금액은 4100만원 수준”이라며 “무주택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살 때에만 퇴직연금을 중도에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등 임차를 사유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도 1만 5966명(23.1%)으로 전년 22.3%에서 0.8% 포인트 늘었다. 결국 퇴직연금을 미리 받아 쓴 사람 3명 중 2명(65.4%)이 ‘집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다. 퇴직연금 중도 인출 사유로 본인이나 가족의 의료비 충당 등 장기 요양을 이유로 든 사람도 4명 중 1명(23.7%)꼴이었다. 회생절차는 10.0%, 파산선고는 0.3%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대는 주거 임차, 30·40대는 주택 구입, 5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 금액은 255조원으로 전년 대비 16.1%가, 전체 가입 근로자는 664만 8000명으로 4.3% 늘었다. 가입 대상 근로자의 가입률은 52.4%였다.
  • ‘전 국민 노후자금’ 국민연금 곳간 건전성 조기 진단

    정부가 국민연금 곳간 상황이 얼마나 건전한지를 진단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전 국민의 노후 자산인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지 모른다는 국민 우려를 감안해 연금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들어갔다. 국민연금법은 장기 재정 안정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5년마다 연금 재정계산 작업을 하도록 했다. 2003년 제1차 재정계산에 이어 5년 주기로 재정계산을 해 왔다. 5차 재정계산 결과는 2023년에 공개되지만 기금 고갈 우려에 따라 계획보다 앞서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50대 이상 서울 강남 거주자와 외국인들이 국민연금 고액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이용해 거액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감안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추납 신청은 34만 5000여건으로 5년 사이 6배 정도 늘었고, 추납액은 9배 이상 증가해 2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추납 신청 건수도 5년 만에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제도가 마치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내년 초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를 가동할 계획이다. 경제학과 통계학, 보험수리학·인구학·사회복지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위원을 선임하기로 하고 현재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제계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 단체의 추천도 받고 있다. 재정추계위는 우선 출산율과 사망률 등 인구구조와 경제 성장률 등을 검토해 국민연금의 장기재정수지를 계산한다. 복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을 검토한다. 국민연금 기금을 통해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고 재정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연금 당국은 이를 토대로 국민 여론을 수렴해 보험료율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줄곧 9%를 유지하고 있다.
  • “나 혼자 산다”…1인 가구 절반 12평 이하에 산다

    “나 혼자 산다”…1인 가구 절반 12평 이하에 산다

    국내 10가구 가운데 3가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절반은 40㎡(12.1평) 이하인 집에 거주했고, 연간 지불하는 의료비는 전체 가구에 비해 1.4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인 가구 10가구 중 8가구가량은 연소득이 3000만원에 못 미쳤다. 8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2016년 539만8000가구(27.9%)와 비교해 가구 수와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남성 1인 가구, 30~50대가 56.9% 남성 1인 가구와 여성 1인 가구 수는 각각 330만4000가구, 333만9000가구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30~50대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56.9%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남성 중 절반 이상은 30~50대인 것이다. 같은 연령대에 혼자 사는 1인가구 여성 비중이 35%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이는 결혼 기피 현상 및 남성 초혼 연령대 상승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30~50대는 직장인이 많은데 이 연령대에 남성은 혼자 지내고, 여성은 자녀와 거주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라며 “60대 이상 1인 여성 가구가 많은 이유는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노후에 홀로 남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별 혼인 건수는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남성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기준 33.2세까지 올라섰다. 이혼한 남성들 역시 30~50대 남성 1인 가구 비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1인 가구, 10명 중 4명꼴로 실업자 전체 1인 가구 중 취업 상태인 이들은 59.6%에 불과했다. 나머지(40.4%)는 노동을 통해 고정적으로 버는 수입이 없는 셈이다. 1인 가구의 연소득은 평균 2162만원으로 전체 가구(5925만원)의 36.5% 수준이었다. 또 1인 가구의 77.4%가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지난해 1인가구 중 절반(50.5%)은 40㎡(12.1평) 이하의 주거면적에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46.2㎡(14.0평)로, 전체 가구 평균 주거면적(68.9㎡·20.8평)의 67.1%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5명 중 1명은 경제적 불안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1인 가구, 가장 원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 ‘전세자금 대출’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원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은 ‘전세자금 대출’(32.4%)이었다. 이어 ‘월세 보조금(19.5%)’, ‘장기 공공임대 주택공급(15.9%)’ 순으로 많았다. 또 1인 가구의 의료비(2018년 기준)는 95만5000원으로 18세 이상 1인당 평균 의료비(68만5000원)의 약 1.4배 수준이었다. 1인 가구와 전체 인구의 연간 의료비 격차는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의 건강관리 실천율도 모든 부문에서 전체 인구보다 낮았다.
  • “혼인 위주 생애정책에 성소수자 노후까지 소외당해”

    “혼인 위주 생애정책에 성소수자 노후까지 소외당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로변. 간판이 오로지 ‘무지개’인 사무실이 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사무실이자 비온뒤무지개재단,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터전이다. 지난 1일, 여러 색의 무지개 같은 꿈이 자라는 공간에서 각각 레즈비언, 바이섹슈얼(양성애자) 당사자인 한채윤(49), 윤다림(40) KSCRC 활동가를 만났다. 이들은 최근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노후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성소수자라서 노후가 더 불안할 것’이라는 응답이 65.0%에 달했다. 그들이 말하는 설문조사의 의미와 혹은 그 너머에 대해 들어봤다. -응답자의 82.3%가 노후 대비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주거’를 꼽았습니다. 대국민 조사에서 ‘돌봄을 포함한 건강’(69.7%)이 1순위로 꼽혔던 것과는 차이가 있어요. 한 “여러 이유가 복합적일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신혼부부들에게는 보금자리론이나 아파트 청약 같은 데서 바로 혜택을 주잖아요. 그렇지만 성소수자들은 이성애자들이 받는 지원을 못 받는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고요. 일자리나 소득, 건강은 내가 노력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이기도 해요. 주거는 돈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한편에선 결혼 청첩장만 들고 가도 은행에서 대출해 주지만 우린 안 해 주니까 확실히 불리하다는 생각에서 많이들 선택한 거 같아요. 또 하나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 힘들어도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먹고사는 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나이 들어서까지 전·월세로 지내면서 이사 다니고 싶지 않은 거죠. 전·월세를 살면서 다들 스트레스를 받지만 성소수자들은 이사할 때마다 ‘두 사람 무슨 사이냐’,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을 경험하는 트랜스젠더라면 ‘여자랑 계약했는데 왜 남자가 살지?’ 하는 의심들을 집 주인이나 부동산 중개인들에게서 받아요. 주거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집 주인 눈치 보지 않고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비성소수자들에 비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는 거죠.” 윤 “말씀하신 대로, 안전하고 안정된 주거환경에 대한 욕망이 중요했을 거라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집에서 독립해서 성소수자인 나 자신 그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크고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독립을 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주거 환경이 처음부터 좋을 수가 없죠.” -두 분 스스로는 나이듦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 “10~20대부터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엄청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상태로 나이 들 수 있을까’라는 상상 자체가 잘 안돼요. 게다가 비슷한 처지의 나이 많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서 더욱 그렇죠. 딱 하나, 나이가 든 내 모습을 떠올리면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더이상 눈치는 안 볼 수 있겠다’라면서 약간 희망적이게도 돼요. 친척들을 더이상 안 만나도 되고,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형제들 눈치 안 봐도 되고 하면서. 그래서 한편으론 나이 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좀더 나답게 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일 수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가 않죠. 부모님과 함께 나이 들면서 계속 지내야 하고요. 초라해져 있을 스스로를 상상하며 ‘내가 그때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돈까지 없으면 사람들과 못 어울릴텐데’라는 생각도 들죠. 무서운데 딱히 방법이 없으니까 생각을 안 하는 것에 가까워요.”윤 “저는 제 주변에 저보다 5~10살 많은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서, 성소수자로 나이가 먹어 간다는 것에 대한 감 정도는 잡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노후라고 하는 건 다른 문제죠. 제가 노후를 본 건, 우리 부모님이나 할머니처럼 결혼하고 자식이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 분들과 저희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잖아요.”한 “60~70대 성소수자분들이 계시긴 하죠. 근데 그분들은 사실 거의 결혼을 했었어요. 이분들은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많이 숨기며 지내는 삶을 오랫동안 지속하셨고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커밍아웃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만나면서 지내잖아요. 나이 많은 분들이 눈앞에 바로 있다고 해도 그대로 ‘롤모델’이 될 수가 없죠. 삶이 너무나 달라서.” -구체적인 노후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성소수자들의 취약한 현실을 보여 주는 것 같아요. 한 “조사를 보면 의외로 장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이 없더라고요. (조사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상조회사(장례업체)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정말 필요하다’는 의견은 29.0%, ‘있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는 53.7%로 집계됐다.) 사실 ‘내가 죽은 다음에 누가 남을 것인가’라는 고민은 성소수자이면서 동시에 커플인 사람만 가질 수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하는데, 나이 드는 건 막연하게 불안하고, 이후 죽음에 대해서는 ‘죽었으니까 끝’ 하면서 엄청나게 단순해요. 이 설문 자체도 요약해서 사람들에게 보여 드리면, 성소수자로서 나이 든다는 고민은 이런 거구나, 앞으로 스스로가 뭘 고민해야 하는지를 설문을 통해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고.” 윤 “올해 가까운 친구가 사망하기 직전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갔어요. 친구의 어머니가 마지막을 지키겠다고 들어가셨는데요. 그 위급한 상황에 내 위치가 어디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상주는 아니었지만 어머니께 읍소해서 상복을 입고 친구의 빈소를 지켰고요. 또 예를 들어 같이 집에서 살았을 경우에는 집을 정리하는 게 문제가 돼요. 유품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집에 대한 권리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요. 누군가의 사망을 준비하고 함께 얘기하는 것은 남은 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돌봄을 포함한 건강, 의료 같은 부분도 나이 들며 더욱 와닿는 이슈 중 하나가 아닐까요. 한 “조사에서 의료 같은 경우도 개선 의지가 높게 나오지 않았는데요. 사실 그건 응답자 연령이 전반적으로 낮고 아직 관련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응답자 가운데는 30대가 78.1%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트랜스젠더들은 호르몬 시술을 하잖아요. 50대 중반이 되면 생물학적 여성에게도 완경이 오고, 남자들도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호르몬 양을 조절해야 해요. 근데 트랜스젠더들은 호르몬 시술을 안 하면 ‘내가 여성화 혹은 남성화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갖는 거예요. 또 트랜스젠더들이 기타 다른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일 자체가 일종의 커밍아웃이 되기도 해요. 기저 질환이나 복용하던 약 등을 물으면 그럴 수밖에 없죠. 또, 법적으로 성별 정정이 되어도, 안 되어도 문제가 있어요. 남성으로 트랜지션을 거치고 수술로 남성 성기를 만들지 않아도 성별 정정이 된 케이스가 여럿 있었는데요. 이런 분들이 주민등록상의 성별을 나타내는 번호와 몸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이가 드는 건, 의료인들의 편견이 없어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너무 곤란한 거죠.” 윤 “실제로 해외 조사들을 보면 성소수자들이 양로원에 들어가서 다시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래요. 성소수자를 대하는 요양보호나 의료진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조사도 많고요. ‘주민등록번호를 바꾸려면 성 전환 수술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 대세라면, 수술을 해도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문제라고 봐야죠.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과 환경 또한 만들어야 하고요. 수술 이후 부작용을 안고 병원에 가도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되면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공포가 될 수밖에 없죠.” -성소수자들의 노후에 관한 정책을 만들 때,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 “저희가 잘 쓰는 구호 중 하나가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이에요. 성소수자들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고 할 때, 성소수자에게만 적용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소수자까지 이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전제를 두고 법을 만들면 훌륭한 법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이 될 테니까요. 저는 1990년대 말 27살에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시작하면서 제 마지막 활동은 나이듦과 장례에 관한 것이라고 결심했어요. 당시에 전업으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는 활동가는 저 하나였어요. 월급이 15만원, 30만원 하는데 노후를 생각하면 활동가 일을 하면 안 되는 거예요. 당연히 노후를 걱정하게 되는데, 그때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터지고 얼마 안 돼 폐지 줍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예요. 그분들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분들은 당연히 이성애자분들일 거 아녜요. 생각해 보면 이성애자인 사람에게도 노화는 만만치 않은 일인 거예요. 저분이 폐지를 줍기 전까지는 열심히 경제활동하고 끊임없이 세금을 내셨을 텐데, 나이가 들어 일을 못하게 되자마자 저렇게 된 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노인이 될 수 있었던 거고, 따라서 나이가 많은 국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들면, 돈을 얼마만큼 가졌느냐가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인 거예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은 하나도 안 중요해요. ’내가 성소수자로서 자녀가 없는 삶을 생각하는 게 이성애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생각이 넓어지니까 성소수자 관점이 포함된 노후 정책을 나중에 꼭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윤 “정부나 지자체들이 교차적인 시선으로 정책을 만드는 일을 이미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니버셜디자인 조례(연령, 성별, 장애 여부, 국적, 문화적 배경 등에 관계없이 다양한 계층을 배려한 도시환경을 위한 디자인)를 보면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모두에게 좋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사실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는 게 보이잖아요. 모두에게 안전하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어요.”
  • ‘집값 뛰고, 생활고 때문에’…퇴직연금 중도인출 작년 2.6조

    ‘집값 뛰고, 생활고 때문에’…퇴직연금 중도인출 작년 2.6조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직장인이 최근 4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매, 임차보증금 마련 등 부동산 관련 자금을 충당하고자 노후 자금을 당겨온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만 91명이던 퇴직연금 중도인출자는 2020년 7만 1931명으로 1.8배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도인출액은 1조 2317억원에서 2조 6341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절반 이상이 주거 문제 때문이었다. 중도인출액의 62.3%가 주택구매, 주거 목적의 임차보증금 등을 위해서였다. 집값 급등 등으로 부동산이 곧 노후대비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퇴직연금까지 끌어와 주택 구매에 쓴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가격도 급등해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수요도 영향을 끼쳤다. 장기요양, 파산선고, 회생절차 개시 등 생활고로 인한 중도인출은 36.3%였다. 기타 이유는 1.3%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40·50세대에서 유독 생활고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금액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40·50대가 생활고 때문에 중도인출한 퇴직금은 2016년 3729억원에서 2020년 6703억원으로 79.8% 늘었다. 2019년에는 40·50대가 생활고 때문에 퇴직금을 중도인출한 금액이 1조 1556억원(전체의 61.2%)에 이르기도 했다. 전재수 의원은 “퇴직연금까지 중도에 인출하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안전망 마련과 더불어 부동산 가격에 따라 좌우될 노후대비의 위험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마영신 작가 ‘엄마들’, 만화계 오스카 ‘하비상‘ 수상

    마영신 작가 ‘엄마들’, 만화계 오스카 ‘하비상‘ 수상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마영신 작가 만화 ‘엄마들’(휴머니스트)이 올해 하비상 최고의 국제도서 부문 수상작에 선정됐다. ‘엄마들’은 ‘벨기에의 도시’, ‘폴 엣 홈’ 등 다섯 작품과 경합을 벌인 끝에 상을 거머쥐었다. 하비상은 미국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의 업적을 기리려고 1988년 제정한 상이다.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위안부를 소재로 한 김금숙 작가 만화 ‘풀’이 국내 만화 가운데 처음으로 이 부문 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만화가 2년 연속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엄마들’은 2015년 국내에 출간돼 현재 절판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캐나다 만화 전문 출판사 드론앤쿼털리에서 영문으로 번역돼 북미 시장에 소개되고 나서 인기를 끌었다. 만화는 50대 여성 동창 4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남편 도박 빚만 갚다가 젊은 시절 다 보내고 노후 걱정에 막막한 엄마, 등산복을 빼입고 아귀찜 집에서 술에 취한 엄마, 헬스장에서 말을 건 신사에게 설레는 엄마, 일터에서 용역업체 소장에게 해고 협박을 당하는 엄마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엄마들의 연애사를 주로 다루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점도 날카롭게 파헤친다. 마 작가는 어머니와 아줌마 사이에 서 있는 ‘진짜 엄마’ 이야기에 주목했다. 출판사 측은 “마 작가가 엄마의 모성애와 희생이 당연하다거나,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가 생길 거라는 기대를 유쾌하게 전복시키며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우리 시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오는 9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열린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미 전략폭격기 B-52, 새 심장 달고 2040년 이후까지 비행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미 전략폭격기 B-52, 새 심장 달고 2040년 이후까지 비행

    미국을 대표하는 전략폭격기 B-52가 새 엔진을 달고 2040년 이후까지 임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미 공군은 26억 달러 즉 3조 700억 원에 달하는 B-52 전략폭격기 엔진교체 사업과 관련되어, 영국 롤스로이스사가 만든 F130 엔진을 선택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미 공군은 운용중인 B-52 전략폭격기의 엔진을 교체하기 위한 CERP(Commercial Engine Replacement Program) 즉 상용엔진 교체 프로그램의 제안요청서를 발표하면서 사업을 본격화 했다. 현재 미 공군이 운용중인 B-52 전략폭격기는 B-52H 모델로, 미 프랫 앤 휘트니사가 만든 TF-33 터보팬 엔진 8기를 장착하고 있다. 1961년 5월부터 미 공군에서 운용된 B-52H는 102대가 생산되었으며 핵 및 재래식 공격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미 공군 현역과 예비역 부대에서 운용중인 B-52H는 76대로 이 가운데 4대는 시험용으로 사용 중이다. 사실 B-52H에 대한 엔진교체는 1970년대부터 검토되었다. 1996년에는 장착된 8개의 TF-33 터보팬 엔진을 영국 롤스로이스사의 RB211 터보팬 엔진 4개로 대체하는 안이 제시되었지만 막대한 개조 비용으로 인해 결국 실현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B-52H에 장착된 TF-33 터보팬 엔진이 급격히 노후화되면서 추력 및 연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생산 중단된 엔진이다 보니 운용유지 비용도 높아지기 시작한다. 그 결과 미 공군은 B-52H의 엔진 교체를 위한 상용엔진 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B-52H에 장착될 F130 터보팬 엔진은 영국 롤스로이스사가 만든 BR725 엔진의 미 공군 버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고로 F130과 F130 계열 터보팬 엔진은 2,700만 시간 이상의 엔진 비행시간을 달성한 바 있다. 이밖에 F130과 F130 계열 터보팬 엔진은 미 공군의 C-37 수송기 및 E-11 BACN(Battlefield Airborne Communications Node) 즉 통합공중통신체계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향후 650대의 F130 터보팬 엔진이 미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608대는 B-52H 엔진교체에 사용되며 나머지 42대는 예비 엔진으로 활용된다.  향후 B-52H에 F130 터보팬 엔진이 장착되면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추력향상과 함께 저소음 및 고연비 그리고 항속거리와 무장탑재능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밖에 미 공군이 운용중인 76대의 B-52 전략폭격기 가운데 40여대만이 핵 공격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간에 맺어진 전략핵무기감축협정에 의한 조치로 알려져 있다. 비핵화된 B-52 폭격기들은 핵무기 대신 사거리 약 1,000km의 재즘-ER 혹은 사거리 370km의 재즘 순항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또한 해외 미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되는 B-52 폭격기들도 비핵화된 기체들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미 본토 기지에서 운용되는 핵 공격 B-52 전략폭격기들은, 핵탄두가 장착된 사거리 2400km 이상의 AGM-86B 순항미사일을 사용하며 최대 20발을 탑재할 수 있다. AGM-86B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W80 핵탄두의 위력은 최대 150 킬로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 “아파도 병원을 못 가유”…코로나에 수입 반토막 난 문화예술인

    “아파도 병원을 못 가유”…코로나에 수입 반토막 난 문화예술인

    “코로나19로 수입이 반토막 나고, 병의원도 못가는 문화예술인이 적잖아요” 충남도는 15일 도청에서 ‘충남 문화예술인 인권 실태조사 연구용역 2차 중간보고회’를 열고 결과를 공개했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연구용역을 맡아 도내 문화예술인 96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 발생 후 연간 수입이 평균 1257만 7000원으로 이전 평균 2348만 8000원보다 46.4% 줄었다. 문학, 연극, 사진, 음악(클래식·대중음악·국악 등), 무용, 영화, 만화 등 분야를 거의 가리지 않는다.안성대 도 주무관은 “축제와 무대공연 등 문화예술이 대면 중심이어서 타격이 크다. 대학, 학원, 개인교습 등 현장 실습 규제로 가장 큰 수입원인 강사료가 많이 끊겨 경제적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연 수입이 1000만원도 안되는 사람도 많다”며 “지방 문화예술인은 서울 등 수도권보다 활동 기회가 훨씬 적어 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했다. 이 때문에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34.5%는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34.1%는 가족이나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중 16.8%는 몸이 아파도 병의원을 찾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 문화예술인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예술활동 어려움, 노후생활, 건강 등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다른 직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보수가 너무 낮고 처우·복지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이유로 문화예술 활동 과정에서 ‘갑질’ 등 괴롭힘을 당해도 절반 정도(48%)는 “참는다”고 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창작 준비 지원금제 도입, 복지 사각지대 예술인 지원, 충남형 예술인 기본소득제 도입, 순수 문화예술행사 자부담 폐지, 문화기관 종사자·예술강사·해설사 등의 대책을 충남도에 요구했다. 조사에 답변한 문화예술인은 50대(33.9%), 60대(26.4%), 40대(18.9%), 30대(9%), 20대(3%) 등이다. 안 주무관은 “문화예술인의 인권이 코로나로 더 취약해졌다”면서 “이들이 인권 침해와 차별을 받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다음달 최종보고회에서 나온 방안을 토대로 지원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 강북, 친환경보일러 추가 지원… 취약계층 우선

    강북, 친환경보일러 추가 지원… 취약계층 우선

    서울 강북구는 오는 8월 31일까지 친환경 보일러 지원 추가 접수를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지원 규모는 보일러 950대로, 대당 보조금 20만원(저소득층은 60만원)이 지급된다. 그간 구는 지난 1월부터 친환경 보일러 지원 사업을 시작했으나, 신청자가 급증해 3월 중순 접수를 마감했다. 하지만 예산을 추가 확보해 사업을 재개했다. 우선지원 대상은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민간 보육원, 민간 경로당 등 민간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10년 이상 된 노후 보일러 중 오래된 보일러 등의 순서다. 단 접수결과 예산을 초과할 경우 후순위 신청자는 선정에서 제외된다. 대상자는 보일러 대리점을 통해 친환경 보일러를 설치하고 보조금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준비하여 구청 환경과(02-901-6758)로 방문하거나 우편접수 하면 된다. 신청관련 구비서류는 강북구청 홈페이지(우리구 소개→ 알림마당→새소식)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노후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면 도시가스 비용 절감 뿐 아니라 미세먼지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며 “구민들이 친환경 보일러를 교체하여 난방비도 절약하고 미세먼지로부터 가족 모두의 건강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서울광장] ‘귀족노조’의 각자도생과 사회적 배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귀족노조’의 각자도생과 사회적 배려/전경하 논설위원

    지난 6일 소방공무원 노조 두 개가 생겼다. ‘국제노동기구(ILO) 3법’ 중 하나인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돼 소방공무원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조다. 이날 출범한 노조들이 밝힌 목표는 인력 확충, 노후 장비 개선, 구급대원 방어권 등이다. 소방공무원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조건들이 노조 출범 이후에야 조직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노조는 이래서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노조는 최근 파업을 결의했으나, 실행 여부가 남아 있다. 임금단체협약에서 회사 제시 사항은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 월 5만원 인상, 성과급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등이었다. 노조 요구는 정기·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9만 9000원 인상, 성과급 30%, 최장 만 64세로 정년 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이다. ‘철밥통’인 공무원 정년이 60세다. 2016년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1996년 이후 공직을 시작한 공무원은 내년부터 연금 수령이 2~3년마다 1년씩 늦춰져 2033년부터는 65세에 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 수령과 같다. 연금 수령과 연계된 현대차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는 회사가 쉽게 결정할 수 없지만, ‘귀족노조’인 현대차노조는 거침이 없다. 현대차 직원의 지난해 평균 근속연수는 19년, 평균 연봉은 8800만원이다.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에는 노조원이 줄어든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현재 5만명인 현대차노조는 생산직, 특히 50대가 절대 다수다. 이들의 정년퇴직으로 노조원이 당분간 매년 2000명가량 줄어든다. 노조원 감소라는 고민에서 국민은행노조는 자유롭다. 국민은행은 관리자급인 부지점장이 노조에 가입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전체 노조원을 1만 4000명 정도로 유지한다는 노사 합의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19년 1월 8일 파업을 했다. 경영진이 비상 인력을 투입하며 정상 운영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지만 대출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한 많은 고객은 별 불편을 겪지 않았다. 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뱅킹 등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해서 그 파업은 많은 은행원이 필요 없다는 것을 보여 준 역설적 파업으로 평가된다. 파업 당시 요구 사항은 성과급 300%와 전환정규직(L0)에 대한 처우 개선. 성과급은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합의했고, L0 처우 개선은 아직도 논의 중이다. 올 초에도 같은 문제로 파업 직전까지 간 국민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원이다. 현대차와 국민은행은 좋은 일자리의 정점에 있다. 현대차노조와 국민은행노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중요한 조직이다. 현대차노조가 속한 금속노조(18만명)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전까지 민주노총의 핵심 노조였다. 국민은행노조가 속한 금융노조(10만명)는 한국노총의 최대 계파다. 금융노조위원장 출신 이용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등이 그 세를 보여 준다. 박홍배 현 금융노조위원장은 2019년 국민은행 파업 당시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었다. 좋은 직장에서 많은 연봉을 받아도 노조는 필요하다. 문제는 보편성이다.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위협받지만 통장에 월급 찍히는 직장인은 그 고통을 알기 어렵다. 미래 노조원인 청년(15~29세)의 체감 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지난 5월 기준 24.3%다.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뜻이다. 해당 산업의 ‘1등 기업’ 노조라면 선결제, 인턴 채용 등으로 코로나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청년 등을 배려할 여유가 있을 법한데 각자도생이라 내 지갑 말고는 관심이 없는가. 한 은행장은 “노조 조직률이 올라가 근로자들이 더 나은 대접을 받았으면 싶다가도 파업을 빌미로 내세우는 조건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사라진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2.5%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달 발표한 국가경쟁력에서 우리나라는 64개국 중 23위지만 노동시장은 37위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순위도 141개국 중 13위지만 노동시장은 51위다.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노조도 가입했다면 노조에 부정적 이미지를 더하는 일은 자제하는 것이 맞지 않나. 그래야 사회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줄어들고, 국민도 기업도 노조를 긍정적으로 대할 거다. 양대 노총은 조직 확대뿐만 아니라 이런 사회적 배려를 위해 경쟁할 생각은 없는가.
  •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부당 갑질·힘든 노동에 스트레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부당 갑질·힘든 노동에 스트레스”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고 노동조합이 주장했다. 7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노조는 “고인은 지난달 1일 부임한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 팀장 등 서울대학교 측의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전관리 팀장은 매주 수요일 청소 노동자들의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남성 청소 노동자는 회의 시 정장을, 여성 노동자는 복장을 예쁘게 단정하게 입을 것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팀장이 노동자들의 밥 먹는 시간을 감시하며 보고하도록 했으며, 청소 검열을 새로 시행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하지 않으면 근무 평가 점수를 1점씩 감점하겠다”며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연도 등을 묻는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점수를 공개한 일도 있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고인이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 건물이 노후화되고 규모도 커 특히 업무 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남편이자 서울대 기계정비 노동자로 근무하는 이모 씨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지 10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하는 도중 눈물을 보인 이씨는 “아내를, 엄마를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제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뒷모습이 마지막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학교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챙기고 노사 협력으로 대우받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문순 노조 서울본부 법규정책국장은 “고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파열”이라면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유족과 함께 산업재해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노조는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학교는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오세정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공동 산재 조사단 구성과 안전관리 팀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와 관련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시험 출제 등은 직무 교육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앞으로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낮 동안 휴식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영상] 피에 젖은 마스크…광주 버스 정차 순간 ‘와르르’ 9명 사망·8명 중상 [이슈픽]

    [영상] 피에 젖은 마스크…광주 버스 정차 순간 ‘와르르’ 9명 사망·8명 중상 [이슈픽]

    17살 학생 등 9명 사망…중상 8명·실종 3명“마른 하늘에 날벼락” 가족들 비통긴장탓 열 올라 응급실에 일부 못 들어가통째로 버스 깔려 찌그러져 인명피해 커붕괴 참사 건물 다단계 하청 의혹 제기철거 중이던 광주의 한 5층 건물이 붕괴해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9일 일부 사망자가 안치된 광주 남구 기독병원에 60대로 보이는 한 부부가 뛰다시피 한 바쁜 걸음으로 장례식장 위치를 물었다. 이날 사고로 정차를 위해 건물 앞에 잠시 멈춰섰던 버스에 있던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을 당했다. 이 부부는 철거 중인 건물이 시내버스를 덮쳤고, 그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있었던 참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가족이 그 안에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울린 전화벨 소리에 부부는 순간 좋지 않은 소식이라는 걸 직감했다. 부부의 가까운 친척이 사고를 당한 시내버스에 있다가 숨졌다는 소식이었다. 이 부부는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냐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채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다. 경황없이 급하게 나온 듯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였다.피에 가득 젖은 마스크 쓴 아내옆에선 뼈 부러지고 머리 크게 다쳐 비슷한 시각 응급실 밖 구석진 곳에선 부상자의 남편 A씨가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음만 졸이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극도로 긴장한 탓인지 체온이 37.5도가 넘어 출입을 거절당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A씨의 아내는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고 자신을 대신해 딸을 병원에 들여보냈지만, 아내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A씨의 아내는 사고 직후 버스 안에서 119에 신고한 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돌덩이가 버스를 덮쳤다. 갇혀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씨의 아내는 버스 앞쪽에 타고 있다가 큰 화를 면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은 뼈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등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고 현장 근처에서 살고 있던 A씨는 화들짝 놀라 현장으로 뛰쳐나갔다. “가는 길에 다리가 후들거렸다”며 당시의 긴장과 걱정을 표현했다. 아내가 구조되는 모습을 지켜본 A씨는 피로 가득 젖어있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크게 걱정했지만, 그나마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부상은 아니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가장 처음 구조된 아내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병원에 후송되지 않고 있다가 부상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병원에 보내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는 “아직도 긴장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서 “이만하길 다행이지만 더 크게 다치신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철거중 5층 건물 통째로 무너져내려 한편 이날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막 인근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운림54번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17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대부분 버스 탑승객인 피해자들은 버스가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처참하게 찌그러졌다. 소방당국은 애초 12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으나 사람이 더 있었음을 확인했고, 추가 매몰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버스에서 17명이 구조됐다. 이 중 9명은 숨졌고 8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애초 버스 한 대와 승용차 두 대가 매몰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구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승용차들은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마자 5층 규모 건물이 붕괴하면서 버스를 완전히 덮쳤고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다. 당시 건물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에 다른 이용자는 없었으며 작업자들만 있었다. 건물 5층 등에서 작업자 8명이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이상 징후를 느끼고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공사 작업자와 보행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매몰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버스 전면부 차유리 깨 8명 구조뒤쪽에 있던 17살 고교생 등 9명 사망 소방당국은 애초 매몰된 버스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12명이 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처참하게 찌그러진 버스 차체가 중장비 작업으로 드러나면서 매몰자들이 추가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매몰자는 총 17명이다. 이 가운데 70대 여성 1명, 60대 여성 4명, 6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1명, 30대 여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9명이 사망했다. 10대는 17살 고교생으로 확인됐다. 실종자는 3명이다. 중장비로 잔해를 치우고 차체가 드러난 오후 7시 9분쯤 구조된 매몰자가 이번 사고 첫 번째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발견된 매몰자 3명도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오후 8시를 넘겨 시내버스 매몰자 구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5명이 숨진 상태로 한꺼번에 발견됐다. 시내버스 매몰자를 구조하는 작업은 오후 8시 15분쯤 마무리됐다. 70대 여성 4명,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50대 남성 1명 등 8명은 구조 초반 버스 전면부 차유리 구멍을 통해 구조돼 각각 전남대병원(3명)·광주기독병원(3명)·조선대병원(1명), 동아병원(1명)으로 옮겨졌다. 구조 당국은 시내버스 탑승자를 제외한 매몰자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철거 첫날 붕괴…작업자들 굴착기 작업 중이상한 소리에 건물 밖 서둘러 피신 건물 작업자들은 전날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이날부터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를 시작했다. 건물을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갔다. 현장에는 굴착기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배치됐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한 소리를 느꼈고 서둘러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 이후 가림막도 소용없이 건물이 순식간에 도로변으로 무너졌고 정류장에 막 정차한 시내버스를 완전히 뒤덮었다. 사고 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될 정도였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철거를 시작한 첫날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을 두고 철거 방식에 문제 있었던 아니냐고 추정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 박모(66)씨는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은 결국 철거 중 주요 부분을 잘못 건드린 게 아닌가 싶다. 안전조치에 문제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참사 상가 건물, 재개발 위해 철거 중“몇 안 남은 철거대상 건물이었는데” 아파트 19개동, 2300가구 들어설 예정 이날 붕괴한 상가 건물은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을 위해 철거 중이었다. 재개발 사업은 12만 6400여㎡ 면적에 29층 아파트 19개 동, 2314가구가 들어설 만큼 대규모였다. 2007년 8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2017년 2월에야 사업시행 인가, 이듬해 7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다. 재개발은 도심 공동화와 함께 주택 노후화로 악화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건설 중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남광주역을 중심으로 1, 2호선이 함께 지나는 ‘더블 역세권’이 형성될 예정이었다. 충장로와 금남로 등 원도심 상권, 남광주시장뿐 아니라 대학병원과도 가까워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컸다. 조합원은 648명으로 재개발 사업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7월부터 석면 제거 등 철거가 시작돼 공정률 9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 철거는 한솔기업이 진행했으며 이날은 사실상 첫 철거일이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몇 안 남은 철거 대상 건물이었다”면서 “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붕괴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붕괴 참사 건물, 다단계 하도급 의혹 제기 대형 참사로 이어진 광주 재개발지역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공사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현장 수습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이어진 철거공사에 투입된 작업자 다수가 원청에서 하도급,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건물해체 작업에 투입됐다고 증언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알려진 계약 구조와는 다른 내용이다. 당시 브리핑에서 자신을 ‘공사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은 철거 직전 작업 내용을 설명하며 소속을 하청업체라고만 밝혔다. 해당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은 시공사와 3개 철거업체만이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재하도급 여부 조사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현장에 기술안전정책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문가 등을 급파해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도 시경 차원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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