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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년생 ‘79만원’ 받게 될 국민연금…2030 주된 노후대책

    95년생 ‘79만원’ 받게 될 국민연금…2030 주된 노후대책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20·30대 젊은층의 60% 이상은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준비수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득대체율(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 등을 따졌을 때 아직은 노후 대비 수단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평균임금 가입자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31.2%로, OECD 평균 공적연금 소득대체율(42.2%)의 73.9%에 불과하다. 기초연금을 포함해 계산하더라도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35.1%로 OECD 평균의 83.2% 수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22세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정년인 60세 전까지 꾸준히 보험료를 낸다는 가정하에 계산된 이론적인 값으로, 실제 가입 기간을 반영하면 소득대체율은 더 낮아지는 셈이다.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1985년생(38세)의 평균 가입 기간은 24.3년, 이를 반영한 소득대체율은 26.2%이다. 2060년에 수급을 시작하는 1995년생(28세)의 평균 가입 기간은 26.2년, 소득대체율은 27.6%이다. 올해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 월액) 286만 1091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 1985년생은 현재 가치로 약 75만원, 1995년생은 약 79만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간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2021년도)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월 최소 생활비는 개인당 약 124만원, 적정 수준 생활비는 177만원 정도다. 1985년생이 받게 될 연금액은 국민연금연구원이 추정한 최소생활비의 약 60%, 적정생활비의 약 42%에 불과하지만 2030세대 젊은층의 60% 이상이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수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9∼29세의 55.9%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 중 60.3%는 주된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30대는 81.6%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고, 이 가운데 62.9%는 국민연금으로 노후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40대는 61.8%가, 50대는 63.7%가 국민연금을 주된 노후 준비 수단이라고 했다.노동계 “연금 수급 맞춰 정년 연장을”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 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5년마다 1세씩 연장됐다. 올해부터는 63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2033년이 되면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노동계는 정년과 연금 지급 시기 사이의 공백 기간에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은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연금 수급 나이와 정년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직종별로 입장 차가 있어 노조 차원에서 별도 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정년 연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는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 이후 재고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3년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한 이후 노동비용이 커졌으며 고령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청년층 취업난이 심해졌다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 퇴직연금 일시금보다 ‘연금’ 방식 선호…세제 혜택 확대 등 요구

    퇴직연금 일시금보다 ‘연금’ 방식 선호…세제 혜택 확대 등 요구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일시금보다 ‘연금’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의 안정화를 위해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으로 일원화·의무화하고, 세제 혜택 확대 등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퇴직연금개발원과 한국연금학회는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퇴직연금 의무화, 고령화시대 해법이다’를 주제로 제1차 퇴직연금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식조사는 연금학회가 지난 4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한 전국의 만 25∼69세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퇴직연금은 사내에 적립하는 ‘퇴직금’과 달리 사용자가 퇴직급여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운영하면서 근로자 퇴직 시 지급한다. 수급 방식에 대해 일시금이 아닌 연금 방식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6.0%로, ‘동의하지 않는다’(23%)는 응답보다 2배 많았다. 남성(48.7%), 60대(59.8%), 자영업자(52.5%)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퇴직연금은 일시금이나 연금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계좌 중 92.9%는 일시금을 택했다. 연금은 7.1%에 그쳤다. 퇴직금과 퇴직연금으로 이원화돼 있는 퇴직급여 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필요하다’(38.0%)는 응답이 ‘필요하지 않다’(17.3%)는 답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신규 사업장은 퇴직연금에 가입토록 했지만 기존 사업장은 퇴직금제도 유지를 인정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42만 5000여곳으로 27.1% 수준이다. 다만 퇴직연금 적립금 유지 장애 요인으로 ‘적립금이 적어 유지를 통한 노후 소득 보장의 실효성이 없다’(49.9%)는 답이 많았다. 퇴직연금제도 활성화 대책으로 ‘세액공제 혜택 확대’(49.0%)를 꼽았다. 30대(50.3%)와 50대(50.0%)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40대는 가입자에 대한 재정지원(51.3%)을 희망했다. 퇴직연금 사업자의 서비스와 관련해 제도안내(29.7%), 자산운용 컨설팅·상담(28.8%), 가입자 교육(11.7%)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출생·고령화시대에 퇴직급여는 근로자에 대한 공로보상과 복리후생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퇴직급여 규모 확대를 위해 중도인출 수요에 대한 담보대출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선 한국퇴직연금개발원 회장은 “퇴직연금의 연금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제지원 확대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부산-김해경전철 요금 300원 인상...어린이 요금 무료화 조율 중

    부산-김해경전철 요금 300원 인상...어린이 요금 무료화 조율 중

    부산시와 경남 김해시를 잇는 부산김해경전철 요금이 300원 오른다. 현행 요금은 일반 기준 1구간 교통카드 1300원·1회권 1400원, 2구간 교통카드 1500원·1회권 1600원이다. 김해시는 지난 27일 개최한 경상남도 운임조정위원회에서 부산김해경전철 요금 인상안이 심의 통과했다고 31일 밝혔다.시는 올해 12월 중 1차 150원 인상, 내년 5월 3일 2차 150원 등 2차례 나눠 인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해경전철 요금 인상은 2017년 5월 100원 인상 이후 7년 만이다. 시는 환승할인제 시행과 급격한 인건비 상승, 개통 후 10년 경과로 말미암은 시설노후화 등으로 시 재정 부담이 가중돼 요금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김해경전철은 최소비용보전방식으로 재정 지원이 되고 있다. 비율은 김해시 63.19%, 부산시 36.81%다. 이에 김해시는 지난해 512억원 등 2011년부터 매년 5억~512억원을 지원해 왔다. 2011년~2020년만 보면 10년간 시가 부담한 누적 재정지원금은 3145억원이다.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시와 김해시 의견이 일치해야만 운임 조정이 가능하다. 앞서 두 지자체는 일반 요금 300원 인상과 청소년 요금(현행 교통카드 기준 1구간 1000원·2구간 1150원) 동결, 어린이 무료화(만 6세~만 12세, 현행 교통카드 기준 1구간 650원·2구간 750원)에는 큰 틀에서 합의했다. 남은 건 어린이 요금 무료화 시행에 필요한 재정지원금(연 1억원 추정) 부담 비율이다. 이를 두고 김해시는 50대 50 부담을 주장하나, 부산시는 기존 비용부담비율로 내야 한다는 견해다. 양측 협의가 길어지면 어림이 요금 무료화 추진은 지연될 수도 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불가피하게 요금 인상이 결정됐지만 부산시와 분담비율을 원만히 합의해 어린이요금 무료화를 이루겠다”며 “광역환승요금 무료화도 추진해 가계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보험료율 인상 내년 총선 이후에나 윤곽… 국민연금 개혁 ‘시계 제로’

    보험료율 인상 내년 총선 이후에나 윤곽… 국민연금 개혁 ‘시계 제로’

    정부가 지난 27일 국민연금 개혁의 본질인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수치를 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내놓으면서 개혁 시간표가 또다시 늦춰지게 됐다. 게다가 알맹이 없이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방안’,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확정기여 방식’ 등 장기 논의 과제부터 제시한 탓에 향후 논의가 더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연금 개혁의 골든타임을 잡으려면 적어도 21대 국회 임기 만료(내년 6월) 전까지 구체적인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 세대 687만명이 노동시장을 떠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보험료율을 올려야 세대 간 납부 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올리더라도 1968년생은 고작 5년간 인상된 보험료를 내고 연금 급여를 받게 된다. 25년째 9%에 묶인 보험료율을 그대로 두면 2041년 연금 기금은 적자로 돌아서고 2055년에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나 개혁안 마련이 가능한 상황이다. 표심에 불리한 수치를 모두 뺀 ‘선거용, 전시용’ 정부안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번에 정부가 새로 제시한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방안’ 등도 보험료율 인상안이 나와야 본격적으로 공론화할 수 있는 과제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방안은 가령 보험료율을 지금보다 5% 포인트 더 올린다면 40~50대는 5년 만에 올리고 20~30대는 10년에 걸쳐 천천히 올리는 방식이다. 연금 개혁 과정에서 젊은층을 설득할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세대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29일 “보험료율이 인상되더라도 중장년층은 5~10년만 부담하면 끝나고, 젊은층은 계속해서 높은 보험료율을 부담하게 된다”며 “중장년 차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받는 혜택과 남은 보험료 납입 기간을 보면 오히려 연령별 형평성을 도모하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대라고 다 가난하지 않고, 50대 중에서도 경력 단절 후 노동시장에 다시 진출한 여성은 부담 능력이 거의 없다”며 “불필요한 세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한 방안이다. 굳이 차등을 두려면 부담 능력에 따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자동안정화장치’도 논쟁의 소지가 있다. 이 제도는 연금 재정 상태, 인구구조 변화,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연금 급여와 보험료율 등이 자동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대 수명이 늘거나 출산율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더 내고 덜 받게 된다. 연금의 지속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막을 수 있는 반면 가뜩이나 적은 연금이 더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5%로 빨리 올려도 재정 안정이 안 된다”며 “부족한 재정 안정 달성을 자동안정화장치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 교수는 “사실상의 급여 삭감”이라며 “서구와 달리 급여 수준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확정기여 방식까지 도입되면 ‘낸 것보다 더 많이 받는’ 것에서 ‘낸 만큼 받는’ 것으로 국민연금의 구조가 달라진다. 현재는 고소득자보다 저소득자의 수익비가 높아 절대적인 연금액은 고소득자가 많더라도 낸 보험료 대비 연금은 저소득자가 많은 소득의 재분배가 이뤄지고 있다. 오 위원장은 “확정기여형으로 바뀌었을 때 소득대체율 40% 수준의 급여를 받으려면 보험료율을 20%까지 올려야 한다. 확정기여형은 사실상 소득대체율의 급격한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연히 보장성은 떨어지고 공적 연금의 기능도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공적 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려면 소득 비례로 가야 한다. 그래야 중산층의 연금액이 늘어난다”며 “기초 연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50% 이하 노인으로 제한하고 저소득층은 기초 연금을 더 주는 방식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3高는 오래 안 간다…지금 주식·채권 살 때”[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3高는 오래 안 간다…지금 주식·채권 살 때”[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요즘 우리 경제는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에 포위돼 있다. 물가까지 포함하면 ‘4고(高)’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덮쳤다. 시장은 오르락내리락 널을 뛴다. ‘한국의 닥터 둠(비관론자)’은 상황을 어떻게 볼까. 지난 11일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김영익(64) 교수를 만났다. 2021년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자 여기저기서 축배를 드는데 돌연 ‘2200 대폭락장’을 들고 나와 뭇매를 맞았던 그다. 그런데 이듬해 코스피는 거짓말처럼 2150까지 수직 낙하했다. 당시 대부분의 선행 지표(데이터)가 거품 붕괴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김 교수는 자신은 ‘닥터 둠’이 아니라 ‘닥터 데이터’라며 웃었다. 닥터 데이터는 이번에도 시장의 예측과는 사뭇 다른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이·팔 전쟁 영향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이 얘기하듯 전적으로 전쟁 양상에 달렸다. 이스라엘에서는 원유가 나지 않는다. (이란 개입 등) 확전이 안 된다면 1973년 오일쇼크 같은 큰 충격이 오진 않을 것이다. 확전이 되면 유가 상승과 물가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의 도미노 악순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고금리 장기화가 펼쳐지는 거다.”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국제유가 예측은 크게 엇갈리지 않았나. 배럴당 150달러론과 하향 안정론이 팽팽한데. “지금으로서는 하향 안정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미국 경제가 올 4분기부터 급격히 안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인데 중간가구의 실질 가처분 소득이 2019년 정점을 찍고 계속 하향 추세다. 여윳돈이 없다는 것은 소비 위축을 의미하고 이는 성장 둔화로 이어진다. 미국 성장률은 내년에 1%를 넘기 힘들다. 세계경제도 둔화돼 유가는 수요 감소를 이겨 내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너무 좋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를 한 번 더 올린다고 하지 않나. “공갈포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났다. 다음달에 동결하고 12월에 한 번쯤 올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지만 미국 경제는 올 4분기에 마이너스를 찍을 공산이 높다. 내년 상반기에는 확실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아직은 물가가 높아 내년 5월까지는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6월부터는 내릴 것이라고 본다. 인하 시점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은 끝났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한국은행이 19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앞으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 놓겠지만 이는 립서비스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다음달도 똑같은 풍경이 연출될 것이다. 지난달 물가가 3.7%로 반등했지만 정부 분석대로 연말에는 3% 전후로 잡힌 뒤 내년에는 2% 중후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미국보다 더 빨리 잡힐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도 미국보다 더 빠를 수 있다.” -빠르다면 언제를 말하는가. “내년 1분기(1~3월) 중에는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 아니, 내려야 한다.” -왜인가. “내년 우리 경제의 핵심 화두는 유가도, 금리도, 물가도 아닌 경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연말부터 좋아져 성장률은 올해보다 올라가겠지만 근본적으로 2%대 초반은 저성장이다. 흔히 구리를 경기선행지표라고 하는데 코스피는 구리보다도 한 달쯤 선행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가 많이 빠졌다. 이는 내년의 안 좋은 경기 상황을 먼저 반영했다고 보면 된다.” 내년 세계 경제 화두는 ‘경기 침체’美금리인상 끝나 늦어도 6월 인하 한은도 내년 1~3월 중에는 내릴 것 ‘경기 先반영’ 코스피는 3000 회복새달까지 매수 적기, 은퇴자는 채권부동산은 예전 같은 강세 어려울 듯 가계·기업 빚 많아 소비 여력 없어정부, 돈 풀 수밖에 없는 상황 될 것애플 같은 기업 나오게 혁신 토양을 -미국의 채권왕(빌 그로스) 등은 고금리 장기화를 경고하고 있는데. “3고는 오래 안 간다. 이·팔 전쟁이 악화되지 않으면 유가와 물가는 당초 예상대로 하향 안정 흐름을 탈 것이다. 금리도 내릴 일만 남았다. 문제는 환율인데 우리 체력에 비해 원화 가치가 너무 낮다.” -올 들어 주식을 사라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 지금도 유효한가. “유효하다. 다음달까지는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도 괜찮다고 본다. 증시가 10% 이상 저평가돼 있어 내년은 올해보다 좋을 것이다. ‘차이나 리스크’ 우려가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일부러 부동산 거품을 빼는 측면도 있어 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종전 최고점인 3300을 넘어서나. “그러기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그래도 내가 가진 분석모형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는 3000을 회복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금 사도 늦지 않다. 다만 미국 증시는 아직도 거품이 끼어 있어 가급적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 채권도 미국 국채보다는 우리 국채가 투자 측면에서 훨씬 매력적이다. 노후자금의 안정적 운용이 중요한 50대 이후부터는 주식보다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고금리 국면이 오래가지 않는다면 투자전략 자체를 다시 짜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2%로 비슷한데 2030년쯤에는 역전될 게 확실시된다. 미국보다 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우리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는 시대가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 예금으로는 자산을 불리기 어렵다.”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는데.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양극화될 것이다. 집값 상승의 견인차는 소득과 가구수인데 서울의 경우 가구수가 2029년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온다. 저성장으로 소득도 계속 늘기는 어렵다. 오르는 곳은 더 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예전 같은 부동산 강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가장 참담했던 예측 실패는. “대신증권에 몸담고 있던 2000년대 초반, 그룹 오너에게 주식을 팔라고 했다. 그런데 당시 양재봉 회장(2010년 작고)은 ‘자네는 지표만 읽었군’ 하며 거꾸로 주식을 사들였다. 결과는 양 회장의 승리였다. 그때 통찰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아무리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도 전체 흐름을 읽는 눈이 가미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강연 때마다 ‘시대 흐름에 당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개인에게 당하면 자산의 일부를 잃지만 시대 흐름에 당하면 가진 자산을 전부 날릴 수 있다.” -내년 경제 화두가 경기라면 정부 정책도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8% 늘려 잡았는데 재고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은 빚이 너무 많아 돈을 쓸 여력이 없다. 정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47%로 아직 여력이 있다. 아마 내년의 경기 상황을 마주하면 정부가 돈을 풀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건전재정은 중요하지만 성장이 어느 정도 받쳐 줬을 때의 얘기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에 들어섰다는 암울한 진단인데 처방전은 없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자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사회 양극화가 너무 심해 도통 진척이 없다. 남은 것은 무에서 창조하는 것, 즉 혁신경제밖에 없다. 애플 시가총액이 3조 달러다. 우리나라 GDP가 1조 7000억 달러다. 애플 같은 기업 하나만 만들어 내면 GDP를 단숨에 두 배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 기업이 나오도록 토양을 조성하는 것, 좀더 많은 젊은이들이 혁신에 뛰어들게 유도하는 것, 그게 바로 현 정부와 미래 정부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책무다.” ●김영익 교수는 전남 함평에서 “돈 버는 것과는 담을 쌓은” 서당 선생의 5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지독히 가난해 초등학교만 마칠 수 있었다.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졸업장을 딴 뒤 서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신증권 스타 애널리스트로 오랫동안 이름을 날렸다. 2005년 주가 하락, 2008년 금융위기 등을 맞혀 ‘킹(King)영익’으로도 불린다. 족집게의 ‘축적된 부(富)’가 궁금했지만 “한 달에 300만~400만원은 남을 위해 쓰는 정도”라는 답에 만족해야 했다. ‘경제지표 정독법’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한 그는 모든 인세를 기부하고 있다.
  • 충북도 후생복지관 건립 파란불..도청 주차난 해소될 듯

    충북도 후생복지관 건립 파란불..도청 주차난 해소될 듯

    충북도청의 극심한 주차난이 해소될 전망이다. 충북도는 주차시설을 갖춘 후생복지관 건립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방예산의 계획적 운영과 중복투자 방지 등을 위해 300억원 이상 신규 투자사업 또는 40억원 이상 청사 신축은 행안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투자심사 통과는 정부가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후생복지관은 앞으로 국가공공건축지원센터 사전검토, 공공건축 심의, 설계공모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5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후생복지관 건립은 도비 447억원을 들여 도청 주차시설을 확충하고 노후하고 협소한 구내식당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현재 도청 주차대수는 총 377면으로 본청 근무자(약 1400여명)와 일일 민원인 방문객 등을 감안하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직원 구내식당은 1970년대에 건물 지하에 지어져 환기가 되지 않는 등 노후해 증설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후생복지관은 신관 뒤편 부지를 활용해 연면적 1만 3961㎡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4층은 350대 주차시설, 지상 5·6층은 구내식당, 체력단련실 등으로 꾸며진다. 옥상에는 하늘정원이 조성된다. 도 관계자는 “397대 수용이 가능한 의회동 지하주차장이 2025년 1월 준공되고 후생복지관까지 완공되면 도청 주차난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길섶에서] 보람/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보람/황성기 논설위원

    40년 가까운 오랜 지인과 SNS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 노후 대책으로 화제가 옮겨졌다. 나보다 몇 살 적은 이 지인은 두 자녀 중 딸을 결혼시키고, 그 아래 아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에 좋은 직장을 다니며 효자이기까지 해서 큰 걱정이 없는 편이다. 아니 행복한 축이다. 게다가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몇 년은 더 다닐 직장도 있다. 정말이지 남들이 볼 때는 부러운 50대 후반이다. 그런데도 걱정이란다. 해외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해야 하는데 몇 년 뒤 정년퇴직하고 5년 뒤 연금을 타기까지 어떻게 버티냐는 게 그의 걱정이었다. 아무리 오랜 친구 사이여도 상대의 주머니 사정이야 속속들이 알 순 없다. 하지만 아이들 잘 키우고, 제 몸 하나 건강하면 뭐가 걱정이랴 싶다. 그래서 쓸데없는 조언을 한다. 아내 잔소리 견디고 푼돈 벌 수 있으면 좋고, 강아지 산책시키고, 가끔 좋은 사람들과 술 마시면 된다고. 눈높이만 낮추면 실은 걱정할 게 별반 없는 세상이라고.
  • 폭염 피해 없게… 강동, 저소득층 냉방품 지원

    서울 강동구가 덥고 습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저소득 어르신, 반지하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선풍기, 제습기 등 여름철 필수 생활가전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올여름 첫 폭염경보가 발효됐던 지난 20일 강동구청 후문에서는 270대의 선풍기와 제습기가 동주민센터 트럭에 실렸다. 저소득 어르신·반지하 거주자 등 덥고 습한 환경에 취약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 확보를 위해 구에서 선풍기 250대, 제습기 20대를 신속하게 배부한 것이다. 구는 냉장고가 없거나 노후돼 건강한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가구를 동별로 파악해 냉장고 16대를 직접 배송부터 설치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폭염, 한파 등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구는 2021년부터 ‘강동형 10% 행복나눔’ 사업의 하나로 기후 변화에 취약한 저소득층에 냉난방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의 생활가전 제조·판매업체인 ㈜라헨느코리아가 동참해 더 많은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번 여름을 쾌적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대상자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주민참여 복지 공동체를 활용해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강동구, 폭염 속 ‘기후 약자’에 선풍기 등 여름 가전 지원

    강동구, 폭염 속 ‘기후 약자’에 선풍기 등 여름 가전 지원

    서울 강동구가 덥고 습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저소득 어르신, 반지하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선풍기, 제습기 등 여름철 필수 생활가전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올 여름 첫 폭염경보가 발효되었던 지난 20일 강동구청 후문에서는 270대의 선풍기와 제습기가 동주민센터 트럭에 실렸다. 저소득 어르신·반지하 거주자 등 덥고 습한 환경에 취약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 확보를 위해 구에서 선풍기 250대, 제습기 20대를 신속하게 배부한 것이다. 구는 냉장고가 없거나 노후되어 건강한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가구를 동별로 파악하여 냉장고 16대를 직접 배송부터 설치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폭염, 한파 등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구는 2021년부터 ‘강동형 10% 행복나눔’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에 취약한 저소득층에 냉·난방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반)지하·고시원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소형 냉장고와 제습기 등의 생활가전을 제공했다. 특히 올해는 관내 생활가전 제조·판매업체인 ㈜라헨느코리아가 동참하여 더 많은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구 관계자는 “습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이번 여름을 쾌적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대상자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주민참여 복지 공동체를 활용하여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상반기 주택연금 지급액 1조원 첫 돌파… 가입 건수도 최대

    상반기 주택연금 지급액 1조원 첫 돌파… 가입 건수도 최대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지급한 연금액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고령화 현상에 따라 집을 노후 생활 대비용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가 하면 주택연금이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로 결정되기 때문에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도 있다. 24일 주택금융공사(HF)가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81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23건)과 비교해 17.1% 급증했다. 주택연금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상반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면서 지난 1~6월 연금 지급액도 1조 185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739억원)보다 35.7%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주택연금 총 가입건수(유지 기준)는 지난 6월 말 기준 8만 9417건, 지금까지 지급된 연금액은 총 8조 8692억원으로 9조원에 육박한다. 누적 가입자 기준 평균 주택가격은 3억 7100만원이었으며, 평균 월지급금은 117만 6000원(수도권 134만 3000원, 지방 82만 2000원)이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거주하면서 평생 연금 방식으로 매달 노후생활 자금을 받는 제도다. 주택연급 가입자 증가는 최근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50대 중반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더이상 집을 상속의 대상으로만 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 8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도 높은 편인데, 2021년 기준 76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51.4%, 66~75세는 30.5%나 된다. 연금 수령액이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의 시가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월 수령액을 더 받는 방법이란 점에서도 가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연금 가입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12일부터 주택연금 가입을 위한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요건이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완화되는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된다.
  • 영등포구 주민들, 구의회 개원식 날 피켓 시위 벌인 이유는

    영등포구 주민들, 구의회 개원식 날 피켓 시위 벌인 이유는

    “보훈정책 홀대하는 영등포구의회는 각성하라.” 영등포구의회 9대 개원 1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 6일 오후 서울 당산동 영등포구의회 앞. 한여름 폭염 아래 손팻말을 든 주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구 집행부가 올린 추가경정 예산안을 구 의회가 지난달 27일 대폭 삭감한 채 의결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생활체육 예산을 삭감한 건 처음이다. 명분 없는 예산 삭감은 2만 5000여 체육인을 무시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의회 앞 도로에는 추경안 삭감으로 경영난이 가중되어 운행 중단 위기에 몰린 마을버스 3대가 ‘마을버스 살리자’라는 글귀의 플랭카드를 내걸고 항의 시위에 동참했다. 10일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구는 지난 6월 올해 첫 추경예산으로 1609억 원을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에 따른 민생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취지였다. 구의회는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예산안을 심사하고 1609억 원 중 약 23.1%에 해당하는 372억 원을 조정했다.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다섯 번의 추경예산안 조정비율 평균인 0.49%의 약 50배에 달한다. 구의회는 특히 어르신과 보훈대상자, 적자 마을버스 업체, 생활체육 등을 위한 민생예산을 삭감했다. 구는 “구의회가 제시한 이번 추경예산안 삭감의 주요 이유에 동의할 수 없다. 추경예산안 삭감으로 영등포의 미래 준비와 어르신의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구체적으로 구의회는 ▲무릎이 아픈 어르신들을 위한 의자·식탁 구입비, 건강 프로그램 운영 지원 등 경로당 예산과 보훈대상자 장례지원 예산 등 7억 2600만원 ▲코로나 이후 구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와 활력 증진을 위한 문화예술단체·생활체육단체 관련 예산 7600만원 등을 ‘선심성 예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구는 “탁상 구상이 아닌 ‘현장방문’, 간담회 등 ‘발품행정’으로 구민들의 의견을 들어 편성한 예산을 선심성 행정으로 폄하하는 건 구의회가 구민의 어려움을 방치한 격”이라고 비판했다.구의회는 또 지역 내 8개 마을버스 업체의 심각한 경영난을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마을버스 적자업체 재정지원비’ 1억 4000만원을 조례안과 예산안을 동시 상정했다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이 사업은 구비를 편성하면 시비를 보조해주는 시비·구비 50대 50 매칭 사업이다. 구는 “결국 구비가 편성되지 않으면서 시비 1억 4000만 원을 받지 못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구민의 발인 마을버스 업체가 경영난 가중으로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면서 “일관성 없는 예산 심의로 지역 내 마을버스를 멈춰 세우는 게 구민을 대표하는 구의회의 심사 기준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의회는 여기에 통합신청사건립기금 500억원 요청에 대해 5년간 기금으로 예산을 묶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70%에 해당하는 350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대해 구는 영등포구가 서울시 자치구 중 신청사 준비가 가장 늦었고, 재정 여력이 있을 때 총 2412억원의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신청사 건립 사업 기금을 확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500억원을 적립하면 5년간 정기예금 이자 수익만 122억원으로 5년 뒤 총 622억원이 조성돼 청사건립기금 재정 확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 “구의회의 결정에 따라 5년 적립 때 기대했던 이자 수익이 대폭 감소하고, 이는 구에 막대한 재정 손실과 함께 통합 신청사 건립 준비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예산심사는 구의회의 고유권한이나, 구민의 뜻을 반영해야 할 의무도 동시에 있다. 영등포의 미래 준비와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를 위한 지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라며 “예산 삭감의 주요 이유도 동의하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구민이 받게 되었다”라고 아쉬워했다.
  • “예쁘고, 몸매 좋은 89년생 여사친이 결혼하자고 합니다”

    “예쁘고, 몸매 좋은 89년생 여사친이 결혼하자고 합니다”

    남녀 평균 초혼 나이가 30대를 넘어선 것은 물론 20대 신부보다 30대 신부가 더 많은 시대가 됐다. 이런 가운데 여자 사람 친구(여사친)에 대해 고민 중인 한 남성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9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여사친 고백을) 받아주는 게 맞을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89년생이며 국내 한 대기업에 다닌다고 밝혔다. A씨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은 89년생 여사친이 있다. 과거 내가 두 번이나 고백했는데 전부 거절당해 친구로 지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여사친은 잘나갈때 많은 사람과 만났다. 의사하고도 만났고, 이름만 들으면 아는 야구선수도 고백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그 여사친이 나하고 적당히 연애하고 결혼하자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뛸 듯이 기뻤지만, 나중에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나이 먹어) 적당한 사람 찾으려니 내가 보인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잘 나갈 때는 나를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35살이 되니 결혼하자고 한 여사친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었다. 작성자에 따르면 본인은 연봉이 1억원 이상이고, 순자산은 6억원이다. 하지만 여사친은 중견기업 사무직이며, 부모님의 노후 대비가 전혀 안 됐다고 털어놨다.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은 “30대 중반이 되니 결혼은 해야겠고, 못할까봐 불안했나”, “요즘 결혼 적령기란 없다. 다시 생각하자”, “‘결혼 적령기’ 접어든 여사친의 장난”, “말도 안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여사친의 장난’을 언급했다. “여자 나이 30살 넘어가면 진짜 인기 없어지나요?” 그런가하면 곧 30세를 앞둔 여성이 이성 교제에 대한 질문을 올려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예비신부들이 가입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 나이 30살 넘어가면 진짜 인기 없어지나요?”라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 의견이 분분했다. 올해 29살이라는 B씨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사람을 만나왔다”면서도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들면 달라지나”라고 물었다. 이 같은 글에 남녀 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여성 상당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30살 넘어도 인기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결혼 적령기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들도 여성들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관리가 필요하다. 외모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 젊음을 유지하면 그만큼 더 많은 선택지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결혼 적령기’ 개념 바뀌어…갈수록 늦어져 그렇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 적령기’란 언제일까.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혼인건수는 약 19만 200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6세, 1.9세 높아졌다.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추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성 초혼만 따로 분석해보면 30대에 결혼한 경우가 7만 6900건으로 49.1%에 달했다. 20대 초혼은 7만 1263건으로 45.5%를 차지했고, 40대는 6564건(4.2%), 10대는 798건(0.5%)으로 조사됐다. 50대는 724건(0.5%)이다. 30대 여성 초혼 건수가 20대 여성을 넘어선 것은 1990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20대를 ‘결혼 적령기’라 부르던 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1990년에는 20대 여성 초혼 건수가 33만 3000건으로 30대 여성(1만 9000건)의 18배나 됐다. 하지만 20대 여성 초혼 건수는 가파르게 줄기 시작했고 10년 사이 20대 여성 초혼은 28.4% 줄어든 반면, 30대 여성 초혼은 63.2% 늘었다. 1990년 이후 30년 동안 20대 여성 초혼은 26만 1737건(78.6%) 줄고, 30대 여성 초혼은 5만 7900건(304.7%) 늘어나면서 결혼 적령기 개념을 바꿔놓은 것이다. 한편 남성은 20대 초혼과 30대 초혼 역전 시기가 여성보다 더 빨랐다. 남성은 지난 2005년 이미 30대 초혼 건수가 12만 1000건을 기록하며 20대 11만 9000건을 넘어섰다.
  • [단독] “범인 찍혀도 못 찾아요”… 화질불량 지하철CCTV

    [단독] “범인 찍혀도 못 찾아요”… 화질불량 지하철CCTV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 23일까지 심야 시간 지하철에서 잠이 든 취객의 휴대전화를 열네 차례 훔친 혐의로 얼마 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서울 지하철 노선 중 폐쇄회로(CC)TV가 없는 노선을 파악한 뒤 CCTV 설치 대수가 적은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을 주요 범행 장소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용의자로 특정한 A씨에 대한 검문을 실시한 적이 있지만 범죄 행각이 담긴 CCTV 증거가 없다 보니 ‘증거가 있느냐. 막차가 끊기면 택시비를 줄 거냐’고 따지는 A씨를 풀어 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경찰은 CCTV 대신 다른 증거를 찾기 위해 직접 술을 마시고 지하철에 타서 잠든 척을 하거나 장물 거래 현장에서 대기하면서 A씨를 추적했고 지난 3월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 코로나19 기간 주춤했던 지하철 내 범죄가 다시 늘고 있지만 열차 내에 CCTV가 없거나 설치돼 있어도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사례처럼 범죄자들이 이런 허점을 노려 CCTV가 없는 지하철만 골라 타는 탓에 경찰이 잠복근무에 나서기도 한다. 23일 서울교통공사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객차 내 설치된 CCTV는 4552대(지난 4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이 중 41만 화소의 저화질 CCTV는 1716대, 200만 화소는 2836대다.국토교통부의 행정규칙인 철도시설의 기술 기준을 보면 역사 및 역 시설 등에 설치하는 방범용 영상감시설비의 카메라는 130만 화소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 객실 내 CCTV의 경우 10대 중 4대(37.6%)는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41만 화소는 10m 이상 떨어지면 옷이나 형체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저화질로 얼굴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2세대(2G) 휴대전화나 자동차 블랙박스 화소도 41만 화소보다 훨씬 높은데 법정 증거로 사용되는 CCTV가 41만 화소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화질이 나쁘면 옷차림과 인상착의로 동선을 파악해 피의자를 특정해야 하는데 승객의 옷차림이 비슷한 겨울철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럴 때는 결국 피해자가 붐비는 지하철에서 피의자의 머리 모양, 생김새 등을 정확히 기억해서 진술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전체 사건의 1%도 안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 한 해 경찰이 공사 측에 요청한 CCTV 내역은 총 842건이지만 이 중 220건은 제출되지 않았다. 미제출 사유로는 ‘녹화 불량’이 161건으로 가장 많았고, 녹화 기간 경과 46건, CCTV 미설치가 13건이었다. CCTV 저장 기간은 기기 종류에 따라 최소 7일부터 최대 30일까지다. 승강장의 CCTV까지 범위를 확대해 동선 추적으로 피의자를 검거하더라도 CCTV 화질 때문에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문중흠 판사는 이동 중인 서울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전동차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범인이 찍힌 역사 내의 CCTV는 화질이 좋지 않아 피고인과 동일인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지난해 4월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 안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은 CCTV를 추적해 피고인이 장승배기역에서 승차하고 이수역 환승통로를 이동하는 장면을 확인했지만, 옷차림이 비슷한 다른 승객들이 있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유사한 옷차림의 다른 승객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공사 측은 순차적으로 노후화한 저화질 CCTV를 교체하고 CCTV가 없는 객차에도 신규 설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공사에 따르면 전체 객차 수 3613칸 중 41만 화소의 CCTV가 설치된 열차는 867칸, 아직 CCTV가 없는 열차는 1900칸이다. 이 중 1900칸의 미설치된 열차부터 올해 순차적으로 200만 화소의 신규 CCTV가 설치된다. 공사 관계자는 “정부 예산 30%와 서울시 예산 70%를 지원받아 CCTV를 설치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바로 교체하기는 어렵다”며 “CCTV를 확인하려는 민원인이 있을 경우 경찰 수사 의뢰를 통해 영상을 제공하거나 급할 경우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지하철 그 놈, CCTV 없는 열차만 노렸는데···지하철 내부 CCTV 10대 중 4대는 ‘저질 화질’

    지하철 그 놈, CCTV 없는 열차만 노렸는데···지하철 내부 CCTV 10대 중 4대는 ‘저질 화질’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 23일까지 심야 시간 지하철에서 잠이 든 취객의 휴대전화를 14차례 훔친 혐의로 얼마 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서울 지하철 노선 중 폐쇄회로(CC)TV가 없는 노선이 어디인지 파악한 뒤 CCTV 설치 대수가 적은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을 주요 범행 무대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용의자로 특정한 A씨에 대한 검문을 실시한 적이 있지만 범죄 행각이 담긴 CCTV 증거가 없다 보니 ‘증거가 있느냐. 막차가 끊기면 택시비를 줄 거냐’고 따지는 A씨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경찰은 CCTV 대신 다른 증거를 찾기 위해 직접 술을 마시고 지하철에 타서 잠든 척을 하거나 장물 거래 현장에서 대기하면서 A씨를 추적했고 지난 3월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 코로나19 기간 주춤한 듯한 지하철 내 범죄가 다시 늘고 있지만 열차 내에 CCTV가 없거나 설치돼 있어도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경찰 수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사례처럼 범죄자들이 이런 허점을 노려 CCTV가 없는 지하철만 골라 타는 탓에 경찰이 잠복근무에 나서기도 한다. 23일 서울교통공사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객차 내 설치된 CCTV는 4552대(4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이 중 41만 화소의 저화질 CCTV는 1716대, 200만 화소는 2836대다. 국토교통부의 행정규칙인 철도시설의 기술기준을 보면 역사 및 역시설 등에 설치하는 방범용 영상감시설비의 카메라는 130만 화소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 객실 내 CCTV의 경우 10대 중 4대(37.6%)는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41만 화소는 10m 이상 떨어지면 옷이나 형체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저화질로 얼굴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2세대(2G) 휴대전화나 자동차 블랙박스 화소도 41만 화소보다 훨씬 높은데 법정 증거로 사용되는 CCTV가 41만 화소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화질이 나쁘면 옷차림과 인상착의로 동선을 파악해 피의자를 특정해야 하는데 승객의 옷차림이 비슷한 겨울철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결국 피해자가 붐비는 지하철에서 피의자의 머리 모양, 생김새 등을 정확히 기억해서 진술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전체 사건의 1%도 안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객차 안에 CCTV가 있는데도 왜 범인을 못 잡냐’고 항의하는 피해자들도 많다”며 “CCTV가 없거나 저화질인 경우는 저희도 어쩔 수 없어 공사 측에 ‘CCTV가 달린 열차를 심야 시간대에 배치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한 해 경찰이 공사 측에 요청한 CCTV 내역은 총 842건이지만 이 중 220건은 제출되지 않았다. 미제출 사유로는 ‘녹화 불량’이 161건으로 가장 많았고, 녹화 기간 경과 46건, CCTV 미설치가 13건이었다. CCTV 저장 기간은 기기 종류에 따라 최소 7일부터 최대 30일까지다.승강장의 CCTV까지 범위를 확대해 동선 추적으로 피의자를 검거하더라도 CCTV 화질 때문에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문중흠 판사는 이동 중인 서울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를 수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전동차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범인이 찍힌 역사 내의 CCTV는 화질이 좋지 않아 피고인과 동일인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경찰은 2호선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는 개찰구에 설치된 CCTV를 추적해 피고인을 용의자로 특정했으나 다른 개찰구로 범인이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어두운 색 상의는 일반 남성이 선호하는 복장으로 흔히 볼 수 있고, 안경 착용 등은 피해자 진술과 일부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4월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 안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전동차 내부 CCTV는 작동하지 않았고 7호선 이수역에서도 CCTV 화질이 좋지 않아 내리는 승객들을 식별할 수 없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은 CCTV를 추적해 피고인이 장승배기역에서 승차하고 이수역 환승통로를 이동하는 장면을 확인했지만, 옷차림이 비슷한 다른 승객들이 있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유사한 옷차림의 다른 승객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이나 CCTV 영상, 교통카드 사용 내역 등을 보면 피고인이 범인임이 분명하다”며 항소했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 장찬)에서 기각됐다. 공사 측은 순차적으로 노후화한 저화질 CCTV를 교체하고 CCTV가 없는 객차에도 신규 설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공사에 따르면 전체 객차 수 3613칸 중 41만 화소의 CCTV가 설치된 열차는 867칸, 아직 CCTV가 없는 열차는 1900칸이다. 이 중 1900칸의 미설치된 열차부터 올해 순차적으로 200만 화소의 신규 CCTV가 설치된다. 공사 관계자는 “정부 예산 30%와 서울시 예산 70%를 지원받아 CCTV를 설치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바로 교체하기엔 어렵다”며 “CCTV를 확인하려는 민원인이 있을 경우 경찰 수사 의뢰를 통해 영상을 제공하거나 급할 경우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41만 화소의 CCTV를 설치했던 2011년 당시에는 그게 높은 화소였지만 지금은 기술이 발전해 41만 화소는 범죄 예방에 사실상 부적합하다”며 “최소 200만 화소 정도는 돼야 당초 CCTV의 설치 목적인 사전 범죄 예방 및 범죄 검거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나의 작은 엄마/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나의 작은 엄마/작가

    어느 봄날 카페에 앉아 거리의 젊은이들을 멍하게 보고 있는데 어떤 목소리가 내 귀에 정확히 꽂힌다. “엄마, 여기 설명서 잘 보셔. 이 약은 하루 세 번, 그리고 절대 안정. 안압 때문에 진짜 무리하면 안 돼. 여기 씌어 있어. 알겠죠? 청소도 하면 안 돼.” 오른쪽 눈에 두툼한 붕대를 댄 할머니께서 따님의 신신당부에 고개를 하염없이 끄덕인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딸은 퇴원 안내서 몇 장을 앞에 좍 깔아 놓고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 가면서 꼼꼼하게 반복해서 설명하기 바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 30~40년 전 젊은 엄마가 어린 딸 앞에 앉혀 놓고 “알았지?”를 연발하며 뭔가 가르쳐 주는 장면이 상상이 됐다. 묘한 울림이 일었다. 며칠 전에는 어느 분께서 표지만 봐도 울컥한다며 ‘나의 작은 아빠’라는 제목의 그림책 사진을 SNS에 올렸다. 나보다 훨씬 컸던 아빠가 어느덧 키가 같아지는 시기가 오고, 이후엔 참 이상하게도 아빠가 점점 작아진단다. 카페 안, 내 옆 테이블 모녀의 풍경과 머리가 하얀 아빠가 아들의 등에 업혀 있는 그림책의 내용이 애잔하게 포개졌다. 그러나 내 마음은 마냥 흐뭇하지만은 않았다. 소수의, 노후가 준비된 가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미래가 불분명한 가정에서 장성한 자식들이 치러야 할 저 모습 뒤의 일들이 구체적으로 펼쳐졌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로는 따님이 치렀을 수도 있는 눈이 아픈 어머니의 수술비, 병원비와 이후 병구완의 책임과 생활비 부담 등이 내 머릿속에서 계산됐다. 하물며 우리 부모님의 사정이 되면…. 막상 우리 집 문제를 내 손바닥 위에 올리면 그저 눈을 질끈 감아 버릴 수밖에 없다. 50대에 대장암을 한 번 앓았던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시는 두 분이 내게는 큰 행운, ‘자식 로또 복권’에 당첨됐음에 감사할 뿐. 2022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에 달한다고 한다. 놀라웠던 것은 2021년 기준 본인과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조달하는 비율이 65%에 이른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13.4% 증가한 수치라 한다. 백세 시대를 향해 달려가는 이 시대, 전 세대처럼 노후를 마냥 자식들에게 맡길 수만은 없는 시대 흐름의 분위기를 읽어 낸 그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일까. 그렇다면 노령인구의 부양은 누구의 책임이 돼야 하는가의 질문에는 가족·정부·사회 책임이라는 답변이 49.9%, 반을 차지했다. 그리고 부모 스스로 해야 한다는 답변도 17%에 달했다. 아들이 중증장애 판정을 받고 장애인 활동 지원을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받아 왔다. 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도 일정 금액 제공받는다. 그러나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 기본적인 양육비 이외에 사적으로 목돈을 쏟아부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지원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내가 없으면 ( )는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에서 괄호 안에 장애인을 넣어도, 우리 부모님을 넣어도 답이 불투명하기는 똑같다. 대한민국 사람들 반이 원하는 고령인구에 대한 지원, 가족·정부·사회의 탄탄한 삼각대가 생생하게 우리 주변에서 잘 기능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 “부모님댁 이런 김치냉장고 당장 리콜”…벌써 화재 수백건

    “부모님댁 이런 김치냉장고 당장 리콜”…벌써 화재 수백건

    자발적 리콜이 진행 중인 위니아 딤채의 오래된 김치냉장고를 수리받지 않아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계속되자, 정부가 어버이날 맞이 부모님 댁 김치냉장고 안전 점검 홍보 캠페인을 펼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리콜 대상 딤채 김치냉장고 화재 예방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딤채 김치냉장고 중에 2005년 9월 이전 생산한 뚜껑형 412개 모델은 장기간 사용에 따른 릴레이 부품의 트래킹 현상 등으로 화재 우려가 있어 2020년 12월부터 리콜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2020년 12월 21건, 2021년 198건, 2022년 163건, 2023년 1분기 35건 등 수리를 받지 않아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화재 417건을 분석한 결과, 소유자 대부분의 연령이 50대 이상(94.2%)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표원은 이번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가 부모님 댁을 방문할 때 김치냉장고를 점검해드린다면 리콜 이행률 제고 및 화재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외에도 국표원은 전국의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눈높이 홍보를 하기 위한 만화를 직접 제작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시도 교육청을 통해 온라인 배포했다. 특히 한국소비자원과는 소비자 안전모니터단을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등 생활밀착형 홍보를 전개하기로 했다. 리콜 대상 제품으로 확인되면 즉시 사용을 멈추고 위니아 고객상담실(1588-9588) 및 핫라인(080-400-0001) 전화 연결을 하거나 위니아 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모델명과 개인정보 기재 후 리콜 접수가 가능하다. 노후 부품 무상 교체를 포함한 안전 점검, 제품 폐기를 원하는 경우 무상으로 거둬 간다.
  • “국민연금 月200만원 넘게 받는다” 이런 노후생활자 1만 5000명 넘었다

    “국민연금 月200만원 넘게 받는다” 이런 노후생활자 1만 5000명 넘었다

    한 달 새 2.8배 급증… 수급액 인상 영향남성이 99% 절대다수… 여성은 213명뿐 국민연금을 월 200만원 이상 받아 노후생활을 하는 사람이 한 달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하며 1만 5000명을 돌파했다. 2일 국민연금공단의 ‘2023년 1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월 20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10년 이상 가입하면 노후에 수령하는 일반 형태의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1만 529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410명이었던 월 200만원 이상 수급자가 불과 한 달 만에 2.8배 증가한 것은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운 지난해 물가상승률(5.1%)을 반영해 국민연금 수급액을 올해 1월부터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은 해마다 전년도 물가 변동률을 반영해 연금 지급액을 조정한다. 물가 인상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져 실질 연금액이 하락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공적연금 수급자들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1만 5077명(98.6%)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여성은 213명(1.4%)에 불과했다. 과거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많지 않았던데다 경력 단절도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달 200만원 이상의 국민연금은 은퇴 후 노후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월 200만원은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개인 기준 노후 적정생활비를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제9차(2021년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 준비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50대 이상 중고령자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기에 흡족한 정도의 적정 생활비로 부부는 월 277만원, 개인은 월 177만 3000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노후에 특별한 질병이 없는 상태를 전제로 기본적인 생활을 하려면 월 최소생활비로 부부 198만 7000원, 개인은 124만 3000원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월 최고 수급액은 266만 4660원을 나타냈다. 평균 수급액은 월 61만 7603원으로 지난해 12월(월 58만 6112원)보다 3만 1491원이 증가했다.
  • “실직했다면 이것부터 챙기세요”…국민연금보험료 절반 1년간 지원

    “실직했다면 이것부터 챙기세요”…국민연금보험료 절반 1년간 지원

    조기 퇴직 후 소득이 없어진 A씨(58)는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소득이 없는 기간 ‘납부예외 신청’을 하면 당장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납부 예외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민연금 가입기간도 줄어 노후에 받을 노령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게 뻔했다. 납부예외기간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산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보험료를 계속 내자니 최소 보험료 월 9만원도 부담이었다. A씨는 퇴직 후 두 달간 ‘납부예외’ 상태로 있다가 국민연금공단에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을 신청했다. 현재는 매달 연금보험료 월 9만원의 절반인 4만 5000원만 납부하며 가입기간을 채우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A씨처럼 보험료를 지원받는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신청자가 7만명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실직·휴직·사업중단으로 보험료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 ‘납부예외’ 중인 사람이 납부를 재개하면 국가가 보험료의 50%(최대 4만 45000원)를 1년간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다만 재산이 6억원 이상이고, 종합소득(사업·근로소득)이 1680만원 이상인 사람은 지원받을 수 없다. 신청 현황을 보면 정년을 앞두고 조기 퇴직한 50대가 38.7%(2만 7263명)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부산, 대구, 경남, 경북 등 경제활동인구가 많은 곳에 신청자도 많았다. 지원금액별로는 최대 지원금액인 4만 5000원을 지원받는 사람이 92.6%로 대부분이었다. 연금공단은 “보험료 지원제도는 납부 부담을 줄이면서 연금 수급액은 늘리는 데 매우 유용한 제도”라면서 “공단 전국 지사에 전화·방문·팩스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 가난·건강·외톨이 걱정 없다… 지역활력타운서 ‘인생 이모작’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가난·건강·외톨이 걱정 없다… 지역활력타운서 ‘인생 이모작’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베이비부머, 전체 인구 30% 차지은퇴자 대부분이 노후 준비 부실장수가 미래 위협하는 리스크로일자리·병원 때문에 도시 못 떠나정부, 지역활력타운 조성 총력전귀촌 희망자에 타운하우스 제공노인 돌봄케어·복지시설 등 갖춰지자체 통해 일자리 얻을 수 있어 요즘 핫하다는 챗GPT에 물었다. “한국 지방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 지방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입니다. 인구 감소는 지방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일자리 부족, 소비 감소, 기업 이탈 등이 발생하면서 경제적·사회적 약화가 생겨나게 되고….” 인공지능(AI) 이놈, 꽤 똑똑하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나는 원인을 물었다. 인구 감소는 ‘현상’이지 ‘원인’은 아니다. 질문이 여기에 머물면 지방 위기의 해결책은 ‘떠난 이들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로 귀결된다.문제 해결을 돕는 가장 좋은 처방은 ‘현상을 만드는 근원적 힘’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럴 때 유용한 게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이다. 이어지는 질문 끝에 복잡해 보이는 사회적 난제들이 하나의 원인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지방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산업구조의 변화’다. 산업은 그 시대에 맞는 적합한 터에서 싹튼다. 농경과 목축이 주를 이루는 농업사회에선 토지와 노동이 중요했다. 농지가 흩어져 있으니 노동 인력도 흩어져 사는 게 효율적이었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며 자본과 노동이 중요해졌다. 산업사회에선 기계와 호흡을 맞출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다. 자본이 특정 공간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거점도시가 만들어졌고 도시로 향하는 거대한 인구 흐름이 만들어졌다. 정보사회에서는 산업 기능이 다시 도시 근교의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도시의 외연이 팽창했다. 지금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첨단 기술이 세상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지능정보사회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건 ‘인재’다. 첨단 기업은 자신들의 존망을 결정하는 부가가치의 원천인 ‘아이디어’를 청년 인재로부터 얻는다. 이런 젊은 인재를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은? 수도권이다. 기업이 수도권을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만 청년들 역시 일자리를 좇아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기업과 청년이 서로를 좇으며 수도권만 성장하는 모양새다. 4차 산업혁명은 대도시 중심으로 일자리를 재편하게 하고 공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베이비부머 60% “귀촌하고 싶어” 수도권 쏠림으로 인해 수도권은 아귀다툼의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공간이, 지방은 일자리 감소로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공간이 돼 가고 있다. 수도권 젊은이와 지방 젊은이 모두 아이 낳길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계속 신기록을 깨며 0.78명까지 내려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자 증가율과 맞물리고 있다. 고령자 증가율도 전 세계 최고인 이유는 베이비부머라는 거대 인구 덩어리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1955~1974년의 20년 동안 태어난 이들이다. 무려 16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할을 차지한다. 58년 개띠가 올해부터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로 편입됐다. 앞으로 17년 동안 매년 약 85만명의 인구가 고령자가 된다. 앞으로는 더 적은 수의 젊은이들이 더 많은 수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문제는 베이비부머가 처한 경제적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은퇴자의 적정생활비는 부부 기준으로 280만원 정도다. 이 정도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은퇴자는 극소수다. 허리띠를 졸라매면 200만원 정도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이걸 최소생활비라고 부른다. 최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은퇴자도 그리 많지 않다. 55세에 은퇴한 사람이 30년을 더 산다고 치자. 매월 200만원을 쓰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7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요즘은 85세를 훌쩍 넘어 장수하는 이도 많다. 그러려면 10억 이상은 있어야 한다. 이 정도 자산이 있는 이들이면 전국 상위 10%에 들어간다. 장수가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떠올랐다. 수적으로 우세한 고령인구는 정치적 목소리를 키울 것이다. 정년이 연장될 것이다. 그러면 청년의 취업 기회는 줄어든다. 설상가상으로 젊은이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고 지금보다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해 베이비부머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베이비부머가 도시에서 청년들과 밥그릇 싸움을 하는 한 두 세대는 윈윈할 수 없다. 다행히도 이들 중 도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이들이 꽤 있다. 여러 설문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듯 베이비부머의 60%는 농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 도시를 떠나 인생 이모작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이들도 10~15%나 된다. 실제로 통계청 인구이동 통계에서도 베이비부머의 귀촌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젊은 세대와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다. 하지만 너무 낙관하진 마시라. 이들의 움직임이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건 아니다. 시골로 향하는 결정이 망설여지는 건 주위의 만류 때문이다. “돈이 없을수록, 나이 들어 힘이 빠질수록, 외로울수록 도시를 떠나면 안 된다”는 말, 꽤 설득력이 높다. 돈이 없으면 소일거리라도 해야 하고, 쇠약해지면 병원 출근 도장을 찍어야 하고, 친구가 없으면 복지관에라도 나가야 한다. ●수도권에 사람 몰려 모두 힘들어 베이비부머가 귀촌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대부분은 충분한 노후 대비 없이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잠시 은퇴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실질 은퇴연령’은 7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무려 7년이나 길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건 은퇴자의 노후 준비가 그만큼 부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조그만 일거리라도 잡을 수 있는 곳에 붙어 있어야 한다. 농촌으로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베이비부머가 귀촌을 망설이는 두 번째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을 자주 간다고들 하는데, 이건 실제 의료 통계로도 확연히 나타난다. 1인당 병원 진료비는 30대나 40대나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50대 중반부터 로켓 상승한다. 질병의 수도 똑같은 패턴을 보인다. 그러니 나이가 들면 병원 옆에 붙어 사는 게 좋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의료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이 또한 도시를 떠나기 힘든 이유로 자리잡았다. 귀촌을 실행하지 못하는 세 번째 이유는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은퇴자들은 빠르게 끊어지는 인적 네트워크에 당황해한다. 오랜 세월 함께 일했던 동료들로부터 연락이 줄어들면 배신감마저 느끼는 이도 많다.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할 일도 없다. 시간은 많고 관계는 빈곤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삶이 정신 건강에 좋을 리 없다. 그런데 귀촌하면 그나마 남아 있던 관계의 약한 고리마저 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든다. 자, 이제 중간 정리를 해 보자. 산업구조의 변화가 70년대 당시 젊은층이었던 베이비부머의 이동을 촉진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산업구조 변화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일자리를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시키고 있다. 수도권으로만 사람이 몰리니 수도권과 지방 모두가 힘들어졌다.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고 베이비부머는 가난과 실업의 공포에 두려워한다. 해결책은 오히려 단순하다. 베이비부머를 대도시에서 탈출시키는 것이다. 이게 쉽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베이비부머가 가진 세 가지 두려움만 해결하면 된다. 베이비부머의 귀촌을 장려하려면 지방에서도 부족한 생활비를 메울 수 있는 환경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건강도 체크하고 친구와 함께 노닥이거나 무언가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올 상반기 지역활력타운 7곳 지정 최근에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 이모작을 돕는 사업을 정부가 내놓았다. 일명 ‘지역활력타운’ 사업으로, 귀촌이나 귀농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주거, 문화, 복지 기능을 모두 갖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역활력타운은 베이비부머와 청년 모두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인구 이동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베이비붐 세대가 이 사업에 더 크게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 귀촌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가 가장 먼저 고민하는 건 ‘집’이다. 지역활력타운에는 주로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택이 제공된다. 분양 주택도 있고 임대 주택도 있다. 주변엔 입주민들을 위해 도서관이나 체육시설도 짓는다. 노인을 위한 돌봄케어 시설과 복지시설도 갖춘다. 이뿐만 아니다. 입주민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한다. 머물고(live), 놀고(play), 건강을 챙기는(care) 데 더해 입주자가 원한다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일자리(work)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이 많은 걸 하나의 부처에서 하긴 힘들다. 지역활력타운 조성을 위해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7개의 정부 부처가 손을 잡았다. 역대급 규모의 협업 사업이다. 이 사업에 추가적인 재정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 각 부처에서 이미 진행 중인 사업 중 일부를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지루하겠지만 잠시 각 부처가 지역활력타운 조성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열거해 본다. 지역활력타운은 인구감소 위기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행안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마련해 매년 1조원의 규모로 인구감소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금의 일부는 지역활력타운 조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국토부는 지역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 사업을 통해 지역활력타운 내 주택을 공급하고 기반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화여가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지원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지역에 필수적인 농촌공동아이돌봄, 사회적농장 등 연계사업을 마련한다. 보건복지부는 노인맞춤돌봄,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지원하며, 해양수산부는 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숙박시설, 해양산책로 등 경제생활 기반시설 구축사업을 연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주자들이 직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일자리 연계사업을 마련한다. 이렇게 많은 사업이 하나의 장소에서 서로 연계돼 진행될 예정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하나의 단지에 필요한 게 다 갖춰진 ‘올인원’(allin one) 마을의 모습을. 직주락 기능이 섞이며 만들어 내는 활기찬 시너지가 느껴지지 않는가. 베이비부머의 상당수는 시골 출신으로 1970년대부터 거대한 이촌향도의 흐름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마음 깊숙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다. 대도시의 경쟁적 인간관계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두 번째 인생을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텃밭을 가꾸거나 여가생활을 하는 두 번째 인생. 반나절 정도 일한 뒤 저녁에는 이웃과 바비큐 파티를 하는 삶.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지 아니한가. 올해 상반기에 7곳의 지역활력타운이 지정될 예정이다. 인생 이모작의 두 번째 농사를 지방에서 지으려 하는 많은 이가 지역활력타운에 큰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딸·며느리에게 편중된 치매노인 돌봄노동…가족탄력성 높여야”

    “딸·며느리에게 편중된 치매노인 돌봄노동…가족탄력성 높여야”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나타내는 출생성비가 지난해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총 출생성비는 104.7명으로 전년보다 0.4명 감소했다. 여아 100명이 출생할 때 남아는 104~105명 정도 출생했다는 뜻이다. 남아선호 경향이 짙었던 1990년대에는 출생성비가 116.5명에 달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는 116.5명이 태어났다는 의미로, 당시에는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후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출생성비는 110명 아래로 내려왔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108명 정도 수준이었으나 2007년 106.2명으로 내려오며 정상범위에 들어섰다. 딸 선호 현상이 강해진 이유 중의 하나는 노후에 아들보다 딸이 더 잘 보살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나왔다. 한양대 임상간호대학원 김다미씨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 ‘재가 치매 노인 가족 주 부양자의 돌봄 행위 영향 요인’에 따르면 치매 노인을 주로 돌보는 가족은 여성이 82.4%(103명)로 남성(17.6%·22명)의 약 5배였다. 김씨는 지난해 8월1일부터 9월8일까지 서울·경기 등 지역의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노인을 집에서 돌보는 가족 주부양자 125명을 설문 조사했다. 치매 노인과 관계는 딸이 4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며느리(16.8%), 아들(15.2%), 기타(13.6%), 배우자(12.0%) 순이었다. 기혼(76.0%)인 경우가 미혼(24.0%)보다 월등히 많았다. 과거 며느리의 돌봄 노동 책임이 많이 줄었지만 그 책임이 딸로 이동하면서 돌봄 노동의 몫은 여전히 여성의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50대 이상(36.8%)이 가장 많았고 40대(33.6%), 30대 이하(29.6%) 순이었다. 평균 연령은 47.4세였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데 쓴 시간은 하루 평균 9.3시간이었다. 치매 노인 돌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가족 탄력성’이 꼽혔다. 가족 탄력성은 ‘가족 구성원 전체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실제 가족 탄력성이 높을수록 가족 구성원이 치매 노인을 더 잘 돌본다고 한다. 김씨는 “가족 주 부양자가 치매 노인을 더 잘 돌보게 하려면 가족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중재가 필요하다”며 “주 부양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지 말고 가족 구성원 전체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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