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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행당하고…쫓겨나고…부모학대 심각

    “저 늙은이가 빨리 죽어야 할텐데 죽지 않아서 고생이다.”(40대 며느리의 폭언),“나가 죽어라.XX년.”(30대 후반 아들의 60대 어머니에 대한 학대),“이런 것도 학대면 사는 것 자체가 학대 아니냐.”(함께 상담받은 50대 며느리의 반박) 노인학대 전문 상담기관인 ‘까리따스 노인학대 상담센터’에 한달 평균 70∼80건씩 접수되는 실제 사례들의 일부분이다.상담센터 서울남부지부 소장인 유선애 수녀는 7일 “노인에 대한 폭언과 냉대 등 쉽게 드러나지 않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대부분 신체적 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부모에 대한 부양을 요구하기 힘든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달 평균 70~80건 접수 4남 1녀의 자녀를 둔 박모(87·여)씨는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로 상담실을 찾았다.옆구리에는 피멍도 들었다.막내 아들과 사는 박씨는 며느리(36)로부터 상습적으로 맞았다.심지어 신음소리가 나지 않도록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아들이 부인의 구타 장면을 목격,상담센터에 의뢰하면서 학대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됐다.김모(68·여)씨는 최근 아들(37)이 내리친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치료를 받았다.김씨는 “아버지와 이혼하라.”며 윽박지르던 아들의 폭행이 두렵기만 하다. 네 딸의 어머니인 정모(82)씨는 지난 1월 함께 살던 셋째딸 집에서 쫓겨나 보호소에서 생활한다.지난해 셋째딸과 사위가 “잘 모실 테니 고향땅을 팔아 집을 사달라.”는 말에 선뜻 승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술집을 하는 딸이 마음에 걸린 모정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재산상속을 놓고 딸들간에 불화까지 일어났다.고통은 셋째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시작됐다.사위는 정씨에게 “XX년”이라는 욕을 서슴지 않았고,믿었던 딸마저 가세했다.고함과 폭언에서 신체적 학대로 이어졌다.지난 1월 정씨는 사위와 딸이 뒤집어 씌운 이불 속에서 발길질을 당했다.다른 딸들도 정씨를 외면했다. ●가해자는 아들-며느리-딸의 순 지난해 전국 11개 상담센터 지부에 접수된 3179건(중복 포함) 가운데 노인학대로 분류된 2439건의 절반에 가까운 41.2%인 1004건이 언어·정서적 학대로 드러났다.부양을 거부하거나 굶도록 하는 ‘방임형 학대’는 25.9%인 631건,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15.5%인 337건,부모 명의의 재산을 무단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는 11%인 269건이다.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41%인 745건으로 가장 많았다.며느리는 29%인 527건,딸은 9%인 158건,배우자는 8%인 145건이다.사위,손자·손녀 등도 들어 있다. ●사회복지적 차원 대책 절실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에 있다.상담센터에 들어온 지난해 건수만 1.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남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로 볼 때 실제 노인학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때문에 피해자인 노인과 가해자인 자녀들이 가정 내부의 문제로 국한,현상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또 가해자인 자녀들이 상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안대 노인복지학과 김혜경(45·여) 교수는 “학대받는 노인들의 쉼터와 노인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및 피해 노인과 가해 자녀에 대한 체계적 상담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현재 40∼50대는 자녀들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노후 준비를 스스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 ‘逆모기지론’ 새달10일 판매

    집을 마련하기 위해 한꺼번에 목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일정액씩 은행에서 돈을 받는 연금형 대출상품 ‘역(逆)모기지론’이 다음달 등장한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자기 집을 담보로 잡히고 일정기간마다 정해진 액수를 대출받는 역모기지론 상품을 다음달 10일부터 판매한다고 28일 밝혔다. 최장 15년까지 자유롭게 대출기간을 정해 1개월 또는 2∼3개월 단위로 일정액을 연금이나 월급처럼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목돈을 빌린 뒤 매월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일반 모기지론과 다르다. 대출가능한 최대액수는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에 따른 담보적용비율(대출기간 10년 이하는 집값의 40% 이내,10년 초과 60% 이내)이 그대로 적용된다.자기 집을 갖고 있는 성인이면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시가 4억원인 33평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연 6% 가량의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금리를 적용해 2억원을 역모기지론으로 10년간 대출받으면 매월 125만원 정도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때 원금은 1억 5000만원(12개월×10년×125만원)이 되고 5000만원은 이자가 되는 셈이다.돈을 빌리는 단계부터 이미 이자가 대출금액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다달이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삶의 터전인 집을 팔지 않고도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매월 이자를 내야 하는 부담도 없다.”면서 “60대 이상의 노후자금은 물론 40∼50대의 자녀 교육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씨줄날줄] 60~70대/강석진 논설위원

    정치인에게 설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최근 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0∼70대를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분들은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가 없다.미래는 20대,30대의 무대.60대 이상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괜찮다.”는 게 발언의 요지다.때를 기다렸다는 듯 야당은 ‘현대판 고려장 발언’이라고 포화를 퍼붓는다. 그래,고려장이지.‘노인들 투표 말았으면‘이라는 속내가 숨김없이 드러난 것이야.아니야.젊은이들 투표 독려하려던 발언 끝에 나온 실수야.어느 쪽일까.잘 모르겠으되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를 고려장으로 돌려 보자. 고려장은 이름 때문에 우리나라 고유의 악습인 것처럼 여기지만 사실은 유라시아 대륙 도처에서 발견되는 풍습이다.불교 설화집에도,그림 형제의 독일 동화집에도,이솝우화에도 기로(棄老) 풍습은 등장한다.일본에서는 오바스테(嬉老)라고 말한다.풍자지만 ‘노인은 죽어 주십시오.나라를 위해’라는 센류(川柳:에도시대 유행한 17자의 짧은 시)가 남아 있는가 하면 나가노현에는 지명도 남아 있다. 대부분의 기로 설화에서 인간이 천륜에 어긋나는 풍습을 버리는 데는 노인들의 지혜가 계기가 된다.재로 꼰 새끼로 바위를 묶는 이야기나,똑같이 생긴 말 두마리 가운데 어미와 새끼를 구분하는 지혜 따위가 그것이다.하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은 인간이 기로 풍습을 버린 것은 한 사회의 생산력이 노인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라고 말한다.‘경로’와 ‘기로’의 갈등은 인류사의 한 단면이었다. 60∼70대가 거쳐온 시대를 돌이켜 보자.일제시대,광복,전쟁을 거쳐 청년 시절에는 머리카락 모아서 가발 만들고 1달러 와이셔츠 팔아 한닢두닢 외화 모으던 시절,죽어라 일하고,윗 세대 부양하고,자식을 키워낸 ‘산업전사’들이었다.등가죽 벗겨지도록 고생했지만 지금은 노후보장도 없이 지내고 있는 처량한 세대다. 정 의장도 잘 알 터.50대인 그나,투표 많이 해 주길 바라는 20∼30대나 언젠가는 ‘집에서 쉬셔도 되는’ 나이가 된다는 것을.지지율이 그만하면 먹고 살기 넉넉할 터인데,정치 고려장으로 세대 갈등을 부추기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다.바라기는 정 의장 발언이 실언이고,진심으로 수습하길 기대할 뿐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임금피크제 고령화사회 대안 될까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1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지난 7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결과 인건비를 절감,60명을 더 늘려 160명을 새로 채용했다.임금피크제가 고용창출을 낳은 것이다. 이 회사는 1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시킬 경우 정상퇴직금,특별퇴직금,퇴직금 적립에 따른 금융비용,재취업보수 등 1억 2100만원의 비용을 쓴다.명퇴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3년간 1억 7400만원의 인건비가 들어가 5300만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해당자가 3년간 회사를 위해 2억 8000만원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명퇴 대신 임금피크제를 운용하면 1인당 2억 2700만원의 이득을 얻는 셈이 된다.근로자로서는 ‘불명예’스럽게 명퇴당하지 않고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데다 명퇴할 때보다 5300만원의 수입이 더 생긴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노동력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고용 유연성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임금피크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일본 및 우리나라처럼 연공서열제아래서 고령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해주는 대신 정년 전에 일정 연령부터 생산성이 떨어진 만큼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다. ●노동력의 고령화 및 부작용 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근로자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종업원 1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노동부의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연령은 36.7세이다.1980년의 28.8세에 비해 무려 7.9세나 높아졌다.근로자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73년 창사 이래 이렇다 할 인원감축을 한번도 하지 않은 현대중공업의 정규직 평균 연령은 44.5세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연공급제를 계속해서 운영하면 기업은 인건비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퇴직금 부담도 만만찮다.결국 기업은 구조조정의 칼을 뽑아들지 않을 수 없다.따라서 대안으로 임금피크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어떤 것들이 있나? 한국노동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임금피크제 도입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통해 임금피크제의 유형으로 ▲정년고용보장형 ▲고용연장형 등 두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정년고용보장형은 각 기업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정년연령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정년 전 일정연령부터 임금을 조정하게 된다.김 연구위원은 “정년고용보장형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모델”이라면서 “신용보증기금이 도입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용연장형은 정년까지 일한 뒤 고용을 연장해 임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현재 일본이 택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1998년 고령자고용안정법에 의해 정년 60세가 의무화돼 있다.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정년이 법으로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정년고용보장형이 알맞다. 문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후의 임금 삭감률이다.노사가 합의해야 할 사항이지만 정년을 보장하고 나서 임금을 지나치게 삭감할 경우 노조나 근로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게 뻔하다.노동계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다. 예상되는 문제점도 많다.퇴직금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퇴직금 산정기준은 퇴직 직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도입후 퇴직할 경우 줄어든 임금만큼 퇴직금이 줄어들 수 있다.따라서 퇴직금 중간정산제가 필요하다. 노동부 임무송 임금정책과장은 “임금피크제는 노동력 고령화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외국의 선진 사례를 연구,좋은 방안을 제시할 뿐이며 어디까지나 개별 사업장이 노사 합의를 거쳐서 채택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7월부터 시행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연공서열제이되 1970년대부터 임금피크제를 운영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임금피크제를 논의,지난 7월 신용보증기금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후 대한전선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도 9월 노사합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또 대우조선,부산항만공사,산업은행,국민은행 등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노사간에 논의중이다. 신용보증기금 인사부 김흥문 부부장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노사가 1년 동안 논의해왔다.”면서 “고용불안 해소에 따른 사기진작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이 많다.”고 말했다.김용수 기자 dragon@ ■임금피크제 성공사례 신용보증기금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대해 근로자들은 대부분 흐뭇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정년은 만 58세.회사측은 외환관리체제 이후 경영난 타개를 위해 명예퇴직제를 도입했지만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삼아 직원들의 사기저하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조직과 구성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인사·급여제도를 갖게 됐다. 노사합의를 통해 만 55세가 되면 일반직에서 별정직으로 보직을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했다.임금피크제 해당자는 업무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채권추심,소송수행업무,컨설팅,신용조사감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임금은 1차연도에는 75%,2차연도에는 55%,3차연도에는 35%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10명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내년에는 17명이 대기하고 있다.임금피크제 해당자는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았으며 복리후생 및 신분이나 호칭 등 처우도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똑같다. 남상종(41) 노조위원장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퇴출하는 것보다 노하우와 경험을 활용하면 사회와 기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찬 - 명퇴는 인건비 절감되지만 장기적 고용불안 증대시켜 김정한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회의 고령화’가 급진전되고 있다.그러나 근로자 300명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정년 연령은 56.6세로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60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그럼에도 30대도 명예퇴직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조기퇴직이 평생직업의 시대에 무작정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하기는 어렵지만,노후생활보장제도와 고용인프라의 미흡성 등을 고려할 때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고령화의 진전에 대해 기업에서는 주로 인원정리와 연봉제 도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인원정리는 단기적으로는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종업원의 고용불안 증대와 사기저하로 기업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성과주의로의 전환 또한 인사고과 등의 문제로 모든 산업과 직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이에 따라 일부 금융권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가 주목받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산업현장에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퇴직금 지급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노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정부는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는 한 연령에 상관없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적 장치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고령화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고령화사회는 청년사회에 비해 고용방식,임금제도,노사정의 태도 등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고령화사회로 인한 각종 폐해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반 - 합법적 임금삭감 악용 우려 사회 보장등 근본책 세워야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임금피크제는 당초 재계가 주장해왔던 것을 2002년 한나라당이 대선공약으로 받아들여 관심을 모았다.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령자의 고용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고령자의 고용보장보다는 임금삭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이가 들수록 자녀 학비와 혼수비,의료비,노후준비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사회보장 수준은 볼품없어 한숨만 늘어나는 게 50대 이후 연령의 한국 노동자가 처한 현주소다.그런데 오히려 임금을 깎겠다니 불만이 높아지는 것이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임금은 40대 후반에 ‘피크’를 이루다 50대에 들어서면 급격히 낮아진다.임금을 깎는 새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도 이미 50대부터는 그 이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반강제로 조기퇴직 및 명예퇴직을 강요하고 비정규직의 채용을 확대한 결과다.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한 차례 더 임금삭감의 빌미를 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업장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노사 합의를 통해 정리해고 회피 수단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는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그 사업장의 특수한 조건에 따른 것이며,이 과정에서 노사합의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제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중장년층에 대한 일자리 정책은 임금피크제가 아니라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임금 및 고용보장,사회보장의 확대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 [씨줄날줄] 35세와 68세

    87대1의 좁은 문을 뚫고 올가을 직장인의 대열에 당당하게 입성한 대기업 신입사원들은 모두들 꿈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자신들이 선택한 첫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길고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잘 모르는 것 같다. 경제불황기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삶은 고달프다.월급이 줄어서가 아니다.언제 다니던 직장에서 내쫓길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이다.물론 내 쪽에서 먼저 사표를 내던지고 창업의 길로 나설 수도 있다.하지만 이 불경기에 그런 모험을 강행하기란 쉽지가 않다.그래서 대다수 직장인들은 생존이냐 퇴출이냐의 갈림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을 쳐야 한다. 문제는 그렇게 발버둥쳐야 하는 기간이 장난이 아니라는 점이다.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68세까지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30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74세)와 일본·아이슬란드(각 70세)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이처럼 늙어서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사회보장이 허술해서 나이가 들어서도 단순직이나 임시직 등을 전전하며 스스로 노후 생계를 꾸려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반면에 노동연구원의 또 다른 보고서는 한국의 남성 직장인은 평균 35세부터 퇴출이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OECD 회원국 평균치인 45세보다 10년이나 이르다. 한국의 남성들은 ‘35세 명퇴,68세 은퇴’의 시대를 살고 있다.한창 일해야 할 35세부터 조기 퇴출을 당하지만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30여년을 더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니,‘사오정’(45세 정년)이니 하는 말들이 유행하더니 요즘에는 이마저도 쏙 들어가 버렸다.그대신 분단의 상징인 ‘삼팔선’이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의미로 아픔을 주고 있다.‘직장인 38세는 명예 퇴직을 선택할지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제 50대에도 겁 없이 직장을 다니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왕따’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한발 물러서 40대까지만 다니려고 해도 최소한 눈칫밥을 먹을 생각은 해야 할 것 같다. 염주영 논설위원
  • 2004년 예산안 / 이색사업

    중국어 ‘훙모(紅魔)’는 붉은 악마를 뜻한다.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생겨난 한류열풍을 반영하는 용어로 스포츠용품 수출상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정부는 내년에 5억원을 들여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런 브랜드를 발굴하는 등 여러가지 이색사업을 벌인다. ●기상용 슈퍼컴 2호기 도입 한달 임대료만 11억원이 넘는 슈퍼컴 2호기가 들어온다.1호기를 대체할 2호기는 1호기보다 정확도가 50배 높다.예컨대 현재는 ‘서울·경기지방 흐리고 곳에 따라 한때 비’라는 식의 예보가 ‘서울 서초구 흐리고 오후 3∼4시 사이에 비 1㎜ 미만’이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바뀐다.호우를 1시간 전에 예보하던 데서 2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고,태풍도 2일 전에 알던 것을 5일 전에 예상할 수 있다.이런 신속·정확한 예보로 연간 2000억∼3000억원의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사회·경제적 가치는 연간 3조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저공해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보급 출발과 정지할 때는 전기를 사용하고 주행하는 동안에는 일반 연료를 사용해 오염물질을 30% 넘게 줄일 수 있는 전기하이브리드자동차 보급 시범사업을 벌인다.15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전기하이브리드자동차 150대를 개발해 경찰순찰차로 보급하고,전경버스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한다.아울러 청소차량의 경유엔진을 LPG엔진으로 바꿀 계획이다. ●사이버 가정학습 시범사업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초·중등학교 담임선생이 인터넷을 이용,학생 수준별로 사이버 학급을 편성하고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자율학습을 지도하는 사업이다.21억원을 들여 내년에 2개 시·도에서 3개 교과목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벌인다. ●사병 휴가 중 진료비 지원 단기 하사와 사병,무관후보생 등 현역병이 휴가 중 민간병원을 이용하면 외래 진료와 약국 진료비에 대해 일반 국민과 똑같은 의료보험혜택을 받는다.비용은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천막식 이동 공연장 운영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 공연이 가능한 공연장을 마련해 국내 공연의 활성화와 문화 향수 기회 확대를 모색한다.한국연극협회가 800∼1000석 규모의 이동식 천막극장을 구입해 공연단체에 임대하게 된다. ●노후인력운영센터 신설 고령화사회를 맞아 5000명의 노인에게 일자리 교육을 실시하고 노인 일자리 2만개를 개발,지원하는 사업을 벌인다.예산은 134억원. 박정현기자
  • 노후대책 준비 직장인 32% 뿐/ 商議, 서울 직장인 설문조사

    퇴직후의 노후대책을 준비하는 직장인은 10명 가운데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발표한 ‘직장인 노후대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다.’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각각 45.1%와 22.5%였으며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32.4%에 그쳤다.이번 조사는 서울의 직장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령별로는 50대(41.5%),40대(40.0%),30대(31.5%),20대(19.2%) 순으로 준비를 덜해 젊을수록 노후대책 준비를 하지 않았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4억∼5억원 미만 42.6%,3억∼4억원 미만 20.8% 등 조사대상의 63.4%가 3억∼5억원을 꼽았다.이어 1억∼3억원 미만(15.7%),5억∼7억원 미만(9.1%),7억원 이상(8.9%)의 순이었다. 노후자금 마련 수단으로는 저축(21.4%),개인연금(19.9%),퇴직금(18.6%),국민연금(15.6%),부동산 임대수익(8.8%),주식(5.6%) 등이었다.50대는 퇴직금(33.3%)과 개인연금(33.0%)을 노후대책 1,2위로 꼽았고,40대는 개인연금(28.6%)과 퇴직금(20.8%) 순으로 답했다.20·30대에서는 저축이 각각 29.4%와 26.9%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노후대책 수단으로 충분한가를 묻는 설문에는 ‘충분하다.’(9.6%)는 응답에 비해 ‘부족하다.’(40.6%)와 ‘상당히 부족하다.’(31.4%)는 답변이 70%를 넘어 국민연금을 불신했다.정부가 퇴직금 제도의 대안으로 검토하는 기업연금제에 대해서는 반대(37.7%)가 찬성(29.9%)보다 높게 집계됐다. 적당한 은퇴연령으로는 20대는 59세,30대는 60세,40대는 62.8세,50대는 64.2세 등을 꼽아 나이가 많을수록 희망퇴직 연령을 늦게 잡았다.현행 55∼58세 정년퇴직에 대해서도 48.6%가 이르다고 답해 이른바 ‘사오정’(45세 정년),‘오륙도’(56세 정년 도둑) 등 요즘 직장에서 일고 있는 분위기와는 ‘괴리된 응답’을 보였다. 퇴직 이후의 진로와 관련,자기계발을 위해 무엇인가 시작하고 싶다는 응답이 35.6%로 가장 높았으며,이어 사업(25.8%),봉사활동(19.8%),직장생활의 지속(12.0%) 등 순으로 나타났다.예상 수명은 80.3세라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노령화사회가 급속화되고 있지만 정년퇴직 연령은 계속 낮아져 노후대비를 위해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
  • ‘전쟁변수’ 해소이후 전망/ 부동산시장 ‘기지개’

    시중 여유자금 유입 징후 인기지역 중심 값 상승세 지역·평형별 양극화 가속 이라크전이 조기에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이에 따라 지금까지 분양을 미뤄왔던 주택업체들도 분양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다.또 아파트 가격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로 전환되고 있다.신규 분양시장은 지역별,상품별 극심한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부동산전문가들은 이제 서서히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기존주택시장 혼조세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아파트값도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로 돌아섰다.또 가격이 낮은 물건 위주로 거래도 제법 이뤄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반포주공3단지 16평형은 3주전 5억 5000만원 안팎에서 6억원까지 5000만원 이상 급등했다.그나마 매물은 없고 매수자만 몰리고 있다.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도 1단지 13평형이 3억 8500만원으로 안전진단전보다 6000만원 정도 올랐다. 기존아파트는 거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대치동 붐타운 공인 황대선 대표는 “대치동 청실아파트는 가격이 보합세이고 거래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기주거지역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마포 공덕동 삼성아파트는 2∼3월에는 거래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매수문의도 늘어나고 매매가격도 전반적으로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다. ●신규분양 시장 꿈틀 경기침체에다 행정수도이전,북핵 문제 등으로 곤두박질쳤던 신규분양시장은 이라크전이 끝나고 북핵문제의 해법이 가닥을 잡으면서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1·2·3월에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1차 50대 1,2차 24대 1,3차 17.38대 1로 저조했다.이는 ▲경기침체에다 ▲동시분양 물량에 강남지역 물량 등 노른자위 아파트가 포함되지 않았고 ▲높은 분양가로 시세차익이 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월이후부터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일부 투자형 상품에는 여유자금이 유입되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 헤론은 일반분양 124가구의 경쟁률이 평균 68대 1을 기록했다.이 가운데 34평형 4가구는 최고 64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1월 화성 태안 기안리 신일 해피트리 32평형(901가구) 1순위가 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4월에 분양한 평택 장당지구 임대 제일하이빌 25평형(1000가구)의 수도권 1순위 청약경쟁률은 26대 1로 치솟는 등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개발재료에 따라 청약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평택은 포승공단,평택항 등에 대한 개발 기대심리로,화성은 신도시 개발이 호재로 작용해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이와 함께 지역 1순위의 청약률이 저조한 반면 수도권 1순위의 청약경쟁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실수요자 이곳을 노려라 최근 부동산시장은 철저한 ‘차별화’양상을 보이고 있다.이처럼 시장이 재편되고 있을 때에는 무조건 청약하는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이다. 특히 실수요자라면 청약하기 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서울지역 거주자라면 이달초 서울시가 발표한 2020년 도시기본계획안을 잘 살펴볼필요가 있다. 새로 부도심에 포함된 마포 상암지구,전략적으로 개발할 강서 마곡지구,국제업무지구로 변모할 용산지구,대규모공원이 들어설 뚝섬지구 등이 바로 그곳이다. 이 가운데 상암지구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및 남북교류거점도시로 육성돼 올림픽공원에 버금가는 쾌적한 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자라면 친환경적인 테마형 생태공원이 조성될 뚝섬 인근과 녹지가 잘 보전되고 공공기관과 아파트가 들어설 문정,장지지구도 노려볼 만하다. 일반투자자들은 잠실,반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안전진단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고 있어 투기성이 강하다.투자수익은 고사하고 자칫하면 손해볼 수도 있다. 오히려 재건축 판정을 받은 이후 일반분양분의 전용면적 18평이하 소형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효과적인 내집마련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미 오를대로 오른 재건축아파트 보다는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제3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용적률 250%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이는 노후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단지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용인 죽전과 신봉,동천지구,그리고 김포지역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중장기투자는 이렇게 구시가지 전역에 걸쳐 재건축·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성남시가 돋보인다.이곳에서는 재건축,재개발지분을 매입하거나 신규아파트 그리고 도로변 토지나 상가,빌딩도 매입할 만하다. 또 경부고속철개통과 그린벨트해제,택지개발지구지정 등 호재가 겹쳐있는 광명시도 투자적지이다. 수도권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방침과 교통망개선,신도시건설로 인기가 정점에 있는 화성,평택,오산지역도 주목할 만하다.다만 과열분위기에 휩싸여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는것 보다는 역세권 또는 택지개발지구 인근의 5층이하 저층 주공단지의 소형아파트 매입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고속철 개통시 수혜가 예상되는 천안(아산)지역도 빼놓을 수 없다.통상 지하철이 개통되면 주택가격이 10∼15%가량 상승하므로 2004년 4월 고속철 개통후에는 20%이상 자산가치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묻지마 청약’이 성행했으나 올 들어서는 입지여건,개발재료 등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투자형상품 시장도 차별화 주상복합아파트나 상가,오피스텔 등 투자형 상품은 올들어 인기가 시들하지만 그래도 목좋은 곳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초동 롯데캐슬 헤론이 68대1의 경쟁률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또 평촌 등지에서 분양된 오피스텔도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다만 상가는 단지내를 빼고는 시들하다. 이런 투자형 상품은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 입지와 희소성이다. 오피스텔은 인기가 떨어졌지만 그동안 분양물량이 적었던 곳은 제법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무리 입지여건이 좋더라도 일대에 공급물량이 많았던 곳은 투자에 적합한 물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편집자에게/ 정부가 임금삭감 빌미 줄 가능성 높아

    -임금 피크제 이르면 내년 도입 기사(대한매일 4월12일자 2면)를 읽고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겠다는 노동부 방침에 불안이 앞선다. 나이가 들수록 자녀 학비와 혼수비,의료비,노후준비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사회보장 수준도 볼품 없어 한숨만 느는 게 50대 이후 한국 노동자의 현실이다.그런데 오히려 임금을 깎겠다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나이가 들면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급 제도이기 때문에 고령자 임금이 너무 많다는 전제는 40대까지는 몰라도 50대 이후는 꼭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노동부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현재 20∼24세 계층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30∼34세 161.2,35∼39세 185.4,40∼44세 189.1,45∼49세 189.8로 높아져 ‘피크’를 이루다가 50∼54세 180.8,55∼59세 158.9,60세이상 137.8로 낮아지고 있다. 임금을 깎는 새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도 이미 50대부터는 그 이전 나이 대에 비해 크게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그렇다면 ‘피크’ 시기를50대 아래로 더 낮추자는 것인가? 한창 돈 들어갈 시기인 50대 이후에 오히려 임금이 줄고 고용도 불안해진 현실은 외환위기 이후 반강제로 조기퇴직 명예퇴직을 강요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한 결과이다.임금피크제는 정부 기대대로 고용을 더 늘리는 결과보다는 최근 몇년 동안의 추세를 더 부채질할 위험성이 큰 것이다.만약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면 한 차례 더 임금삭감의 빌미를 줄 가능성이 높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 2億예금 이자 월55만원… ‘적자’ 노후생활 보전

    “현금 2억원 정도만 있으면 노후생활이 든든하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입니다.”(금융권 관계자)2억원을 예금(시중 평균 예금이자율 3.97%)했을 때 연간 이자수입은 794만원.여기에다 세금 16.5%(이자소득세 15%+주민세 1.5%)인 131만원을 제하면 663만원이다.한 달에 55만 2000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기초생활보호대상자 수준(월수입 102만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이에 따라 원금을 까먹고 생활하는 퇴직자·노인층이 늘고 있다. ●저금리 부작용 심각 초(超)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40%를 웃돌던 저축률은 27.1%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로또 광풍 같은 한탕주의가 전국을 휩쓸고,가계 부채가 400조원을 넘어서는 것도 일단 쓰고 보자는 소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보고서에서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노년층 등 이자소득자의 미래가 불안해짐에 따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소비심리뿐 아니라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경기조절 기능마저 약화돼 우리 경제에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임병준(林秉俊) 수석연구원은 “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정착됐으며 앞으로 장기화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한국은행은 이달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거래금리)를 4.25%로 9개월째 동결했지만,이라크 전쟁 등으로 경기침체를 맞으면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대책 마련 시급 한국은행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이자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이자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층의 이자소득을 보전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노인·장애인을 위한 새 정부의 참여복지정책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은은 또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계형 저축 가입 자격을 55세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이 급증하면서 이자수입 생활자의 연령이 50대로 낮아졌기 때문에 비과세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퇴직자들을 대상으로한 저축에 대해서는 세금을 유예 또는 연기해주는 세금우대 퇴직저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상되는 문제점 재정경제부는 이자소득세 면제 방안에 부정적이다.700조원의 예금 가운데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혜택을 받는 예금이 54%를 차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세제혜택은 어렵다는 얘기다.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전체 예금의 46%에만 정상적으로 이자소득세를 매기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세 면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이자소득세를 면제해줄 경우 고액 예금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자식들이 부모의 통장에 예금해 면세혜택을 보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⑦ 온.오프라인 괴리현상

    1.'인터넷 정치' 르포 ‘넷맹’ 이윤수(62·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는 최근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아이들 장난’이라고 치부했다.그러나 요즘 대학생 아들을 보면 부럽고 두렵다.사회문제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매일 골방에 처박혀 인터넷 게임에만 몰두하는 줄로 알았던 아들이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1등 공신인 열혈 네티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선거 전날밤 ‘정몽준의 배신’이 발표되자 수십개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노무현 지지를 호소했다.인터넷에서 들불처럼 번진 여중생 추모 열기에도 적극 동참해 주말이면 양초를 들고 광화문에 나간다. 연말 모임도 대부분 인터넷 동호회원들과 갖는다.송년회라야 고향 친구나 예전의 직장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전부인 이씨는 인터넷을 무기로 매일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는 아들이 부럽다.‘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뒤늦게 인터넷을 배우느냐.’ 하던 고집도 ‘이러다가는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 아니냐.’ 라는 불안감으로 바뀌었다.‘신주류 탄생’,‘인터넷 민주주의’,‘네티즌이 이루어낸 정치혁명’ 등 온갖 신조어를 만들어낸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인터넷 바다’는 아직도 ‘정치 파도’로 출렁거리고있다. 26일 밤 10시 ‘혁명’이란 ID의 네티즌이 “정치철새,보수정치인과의 타협은 없다.정치판을 싹 쓸어버리자.”는 글을 올리자 동조 글이 쏟아졌다.“보수를 수구로 내몰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반격이 시작됐다.30분도 안 돼 이 글은 ‘개혁’을 외치는 네티즌들에게 묻혀버렸다.선거기간 중 문을 닫아야 했던 ‘노사모’ 사이트에도 네티즌의 발길은 새벽까지 이어졌다.게시판에 노사모의 진로에 대한 토론과 문의가 잇따르자 ‘노사모 진로토론방’도 따로 개설됐다. 27일 새벽 3시30분 한 네티즌이 ‘노후보는 과연 개혁적인가.’라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난상토론이 시작됐다.글쓴이에 대한 감정적인 힐난과 논리적 답변,일방적인 비난에 대한 사과 등이 꼬리를 물었다.같은 날 오전 11시 ‘창사랑’ 사이트에는 ‘재검표’ 논란에 불이 붙었다.재검표와 수개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측과 ‘명분도 실리도 없는 싸움’이라고 반발하는 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대형 포털사이트,언론사 홈페이지,인터넷 신문 등 대중적인 사이트에는 차기정권의 과제를 묻는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젊은 사이버 논객들은 저마다의 정치적 입장을 피력했다.그러나 사이버 민주주의가 한창인 인터넷에는 50대 아버지들이 저녁 밥상에서 들려주던 ‘고루한’ 정치적 견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2.기성세대의 푸념 경제지를 포함해 3개의 신문을 구독하는 김준규(66·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자부하고 살았지만 이번대선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신문들은 앞다투어 ‘네티즌의 힘이 세상을바꿨다.’고 외쳤지만 정작 자신은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 이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토론하고 연락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들이 어떻게 정치를 변화시킨 힘으로 등장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김씨는 “인터넷을 배워보려고 주위를 둘러봐도 마땅한 교육관을 찾을 수 없다.”며푸념했다.집에 있는 컴퓨터는 자식과 손자들의 전유물이다.김씨는 “배워 보자니 자신이 없고,아는 체하자니 손자들에게 무시당할 것 같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주부 박원자(58·경기 광명시)씨는 지난 6월부터 뒤늦게 컴퓨터에 입문했다.10살 난 외손녀가 뉴질랜드로 떠난 뒤 이메일로 연락하면 전화비가 들지 않는다는 주위의 권유로 인터넷 수업을 받은 박씨는 이메일 전송은 물론 웬만한 사이트도 스스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박씨에게도 문제가 생겼다.10여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했지만 젊은이들의 대화에 자신이 낄 틈이 없었다.우여곡절 끝에 연령대에 맞는 ‘실버 커뮤니티’를 찾았지만 게시판에는 성인광고와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장사치들만 득실거렸다. 박씨는 요즘 외손녀에게 메일을 보낼 때 외에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다.박씨는 “어렵게 인터넷을 배웠지만 노인들에겐 장벽이 너무 높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통계로 본 격차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377만명으로 전체인구의 7.9%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그러나이번 선거에서 20∼30대에게 ‘정치적 주류’의 자리를 내준 50대 이상 연령층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된다. 지난 6월 정보통신부와 정보문화센터가 실시한 정보격차 실태 조사 결과 5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9.1%였다.55세 이상은 5.6%,65세 이상은 2.9%로나이가 들수록 수치는 떨어졌다. 반면 2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86%였다.이들 가운데 58.8%는 주당 10시간 이상을 인터넷에 매달리고 있다. 비록 50대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맞는 인터넷 콘텐츠는 전체의 1%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그나마도 노인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상업사이트가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에만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백만개의 동호회가 개설돼 있고,하루에 수백개씩 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월드컵 응원과 대선,광화문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것처럼네티즌들은 계기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올 수 있다.”면서 “인터넷 지배계급인 20∼30대의 배려,기성세대의 적극적인 도전이 없다면 온라인 소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전문가 의견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김기철(48·강원도 인제군 한계리)씨의 집에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깔린 것은 신청한 지 일년만인 일주일 전이다. 김씨는 대선 기간 내내 전화선과 모뎀으로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분통이 터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속도가 느리고 인터넷 접속이 자주 끊겨 노사모 회원끼리의 채팅은 상상할수도 없었다.게시판에 글조차 제대로 쓸 수 없어 한두줄 답변을 다는 것이고작이라 답답했다.평소보다 접속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전화요금도 두배나많은 10만원 가까이 나와 아내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300여명 가까운 동네 주민중 40대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는 김씨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었다.인터넷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마련한 김씨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딴세상 사람 취급당하기 일쑤였다. 김씨의 동네는 신문도 우편으로 이틀치씩 들쑥날쑥 배달되다 보니 신문(新聞)이 아니라 구문(舊聞)격이다.김씨는 “방송,신문이 벽돌찍듯 똑같은 뉴스만 내보내는 상황에 인터넷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속에서 주관을 찾을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20,30대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사이버 문화에 소외된 이들에게는 괴리감을 안겨주고 있다.인터넷을 모르는 기성세대나 초고속 통신망 등 정보통신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주민들에게 노사모 등이 이끈 ‘온라인 대선문화’는 그들만의이야기일 뿐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강원 지역 노사모 사무국장 김호식(35·원주시 단계동)씨는 “노사모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활동이 불가능하다 보니 1400여명의 강원지역 노사모 회원중에는 가입만 하고 활동을 못하는 회원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40,50대 노사모 회원들을 위해서는 긴급 모임 공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할 수밖에없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한명의 시민이라도 보다 편리하게 선거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인터넷상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인 ‘메신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고있는 메신저는 다수간에실시간 채팅이 가능해 이메일,게시판에 비해 훨씬 친근감을 형성했다.이런장점으로 ‘메신저 액티비스트’의 가입자는 한달만에 4000여명에 이르렀다. ‘시민행동’의 최인욱(33)씨는 “온·오프라인 세대를 묶기 위해서는 전방향의 영향력을 가진 TV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오락 프로그램만 내보낼 것이 아니라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늘려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앞으로는 휴대전화,메신저 등 새로운 선거운동 수단을 다양하게 개발해 정보에 소외되는 이들의 이질감을 줄여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43) 박사는 “온·오프라인의 괴리를 없애려면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온라인 세대인 자식들을 이해하기 힘든 부모는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민경배(36) 소장은 “보다 많은 오프라인세대가 온라인에 접속하게 되면 단절감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민 소장은 20대와 30대사이에도 엄연히 세대차이가 존재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서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의 당락엔 TV토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온라인세대는 일방적으로 TV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토론을 벌였다.”면서 “온라인에 접속하는 오프라인세대가 늘수록 인터넷 토론마당의 색깔도 다양해지고 참여가 증가하면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 황장석기자 geo@
  • 노무현시대/대학생 3黨 지지자 토론회

    ‘젊은 대통령’이 탄생한 20일 대한매일은 대학생 3명에게 노무현(盧武鉉)당선자의 당선 의미와 투표에서 나타난 세대 차이,새 대통령의 과제 등을 들었다.토론에 참석한 강양구(25·연세대 4학년)씨는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다.‘노사모’ 회원 진정회(20·여·성균관대 2학년)씨는 노 당선자를 위해 뛰었다.곽호성(21·한양대 3학년)씨는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정치철학이 뚜렷한 이들은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 노무현 당선 의미 ◇진정회-국민이 흑색·네거티브 선거를 극복했다.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추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노 당선자의 출마선언 이후 한번도 낙선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몽준씨가 지지 철회를 할 때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러나 젊은 유권자들이 지역주의,정치불신을 넘어 노 후보를 당선시켰다.10대들이 국민경선 등을 통해 ‘정치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기억을 갖게된 것도 소중한 자산이다. ◇곽호성-젊은이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대선이 마치 인기투표처럼 치러진 것 같다.가장 중요한 기준인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강양구-한국정치의 전근대적인 요소인 지연과 학연,안보논리를 극복할 단초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다.그러나 새 정치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노무현 당선자는 정책대결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이미지 정치’의 수혜자였다.개인의 인기와 카리스마,정치역정이 미디어를 통해 구현됐다.감동을 주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당선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진정회-이미지 정치의 수혜자라고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지역적 기반없이 이토록 사랑받는 정치인이 있었는가.민주화와 개혁의 정통성도 잇는 대통령이다. ◆ 노후보의 승리요인 ◇강양구-노 당선자가 이겼다기보다는 이 후보가 졌다고 본다.구태정치에 집착한 이 후보에 대한 반발이 컸다.정몽준씨의 지지철회는 이완됐던 노 후보지지층을 강하게 결속시켰다.결국 ‘정몽준 쇼크’의 최대 피해자는 권 후보였다. ◇진정회-정몽준씨가 막판에 정치냉소주의를 부채질했지만 그래도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 유권자들의 힘이었다.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 네티즌들의 활발한 활동도 힘이 됐다. ◇곽호성-젊은 세대의 ‘집단효과’가 컸다고 본다.대학가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힐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된다.젊은이들은 별다른 고민없이 한나라당은 ‘전쟁당’,이회창은 ‘특권층’이라고단정지었다. ◆ 세대갈등 ◇진정회-기본적으로 우편향적인 한국사회에서 안보논리에 사로잡힌 50∼60대와 이 사고에서 탈피한 20∼30대의 정치적 분리가 본격화됐다. ◇강양구-세대간 정치적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같은 세대 안에서도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세대간 정치적 정체성 차이는 극복돼야 할 과도기적 현상이다. ◇곽호성-세대간 갈등은 항상 있었다.인위적으로 갈등을 봉합하지 말아야 하며 할 수도 없다. ◇진정회-20대 초반은 사회에 진출한 ‘386 세대’의 진보적 성향을 보고 배운다.민주주의가 독재로 회귀할 수 없을 만큼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야 정치적 세대갈등도 사라질 것이다. ◇강양구-진보적인 30∼40대도 과거에 진보적이었던 50대와 닮아간다.20대는 이런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세대에 구분없이 자신의 이해관계,계층의 이익 등으로 정치가 분화돼야 한다.정치적 발전은 노력하지 않으면 달성될 수없다. ◆ 새 대통령의 과제 ◇곽호성-지난 정권의 실정을 극복해야 한다.경제문제가 최우선이다.분배지향적인 정책을 성장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기업 규제 해제 등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강양구-동의할 수 없다.재벌로 대변되는 한국 경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모든 경제 상황을 공평하지 못한 시장에 무조건 방치해서는 안 된다.우선 정치와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모든 개혁의 발목을 잡고,세대간 정보 불균형을 양산하는 것이 현재의 정치와 거대 언론이다. ◇진정회-과거의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현재 언론에 의해 왜곡되는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언론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곽호성- 언론개혁이 언론탄압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언론시장의 자유를최대한 보장해야 한다.소위 말하는 족벌언론들도 상품을 만들어내는 회사인이상 시대변화에 맞춰 바뀔 것이다.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언론을 개혁하는 것은 언론탄압이다. ◇강양구-언론이 공정한 룰에 따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정기간행물법 개정,신문고시 부활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 진보정치 가능성 ◇강양구-한국정치는 미국식 보수 양당제로 갈 것인지,유럽의 이념·정책적다당제로 갈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민주노동당은 이번에 진보정치 정착의 가능성을 열었다.좌파에 가까운 민노당이 있었기에 노 당선자가 과격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다.다음 정권은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등 제도개혁을통해 진보정치의 지평을 여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많은 젊은이들도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진보정치 운동에 동참할 것이다. ◇곽호성-진보정당의 세력 확산은 불가피하다.그러나 한국사회의 좌편향성은 경계해야 한다.한편 한나라당도 북한문제 등에서 중도이념을 수렴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진정회-진보와 보수의 대결은 필연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노 당선자도 태생적 한계 때문에 강력한 야당에 발목잡힐 수 있고,민주당 개혁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젊은층이 이번 선거보다 더 많은 관심과 압력을 정치권에 행사해야 진보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다. 정리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 선택2002/노후보 마지막 유세 “정치 새시대 함께 열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주의 극복을 역설한 데 이어 최대 승부처인 서울로 이동,밤 늦게까지 ‘마라톤 유세’를 펼치며 막판 표몰이에 전력을 쏟았다. 노 후보는 이날 선거운동 마감시간인 자정까지 강서 양천 용산 마포 은평성북 성동 관악 동대문 등 서울시내 15개 유세장을 돌며 한 표를 당부했다.특히 서울 명동과 종로 유세에서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이 총출동,퇴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강조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분열 극복의 절호의 기회” 노 후보는 투표일까지 남은 마지막 24시간을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강조하는 데 온 정력을 쏟았다.이번 대선이 수십년간 이어내려온 지역주의를 허물고 새로운 국민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아침 후보로서의 마지막 기자회견도 지역주의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그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동서화합을 위해 희생하고정치생명을 던져왔다.”면서 “우리 정치를 왜곡시켜온 분열의 지역주의를청산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부산에서의 잠못 이루는 밤’ 노 후보는 전날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이날 아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평소 밤에 잘 자는 편인데어제는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부산 시민의 최종 선택을 기대하는초조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열렬한 지지를 바라는 그의 속마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다.그는 “저는 부산에서 세 차례나 낙선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대통령후보가 돼 서울과 경기,강원,호남과 충청,제주 등 전국곳곳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제 영남만 도와주시면 제가 전국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남은 제가 태어난 곳이자 대통령후보가 된 오늘의 저를 키워준 곳”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한 뒤 “이제 영남이 앞장서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특히 “부산과 마산은 지난 4·19와 79년 부마항쟁,87년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를열어냈던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동서화합의 물줄기를 열어주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 손으로 새로운 정치를” 노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점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공격하기보다 새로운 정치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서울 용산 거리유세에서 노란 풍선을 들고 있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이 어린이들의 소박한 꿈이 우리 정치인들의 목표가 되는 사회,소박하지만미래를 향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요청했다.이어 “1인당 100명씩 (지지자를) 더 모으는 ‘일당백’의 정신으로 여기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노 후보는 중랑 테크노마트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지지자들을 겨냥,사표 방지를 위해 지지를 몰아줄 것을 부탁했다.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그러나 이번에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저를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명동입구 유세에서 정동영(鄭東泳) 국민참여본부장은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로 빈곤과 독재,IMF의 고비를 넘었고이제 한 고비만 넘으면 희망이 보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정 대표는 “돼지저금통을 동전으로 가득 채우듯 우리 정치도 감격과 감동으로 가득 채우겠다.”고 다짐했다.노 후보는 종로 유세에서 “50대 젊은 지도자인 정 대표와 제가 손잡고 새로운 정치를 완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선택2002/투표율.부동층.TV토론.수도권 민심 대선종반 4大변수 부각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대통령선거가 종반에 이르면서 ▲투표율 ▲부동층 향배 ▲TV 토론과 수도권 민심 등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투표율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의사층’은 89.6%이고 “아마 투표할 것이다.”라는 ‘잠재적 투표의사층’은 6.3%로 전체의 95.9%가 투표의사를 밝혔다. ‘적극적 투표의사층’의 경우 20대 79.0%,30대 91.9%,40대 93.6%,50대 이상 93.6%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강한 투표의사를 보였다.지역별로 적극적 투표의사층을 살펴보면 호남지역이 92.7%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강원(91.4%),인천·경기(91.2%) 순이었다.부산·경남·울산(86.9%)과 서울(88.2%)에서의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지지후보별로 살펴보면 이회창·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은 각각 90% 이상이적극적 투표의사를 밝혔다.이번 대선에서 제3후보 득표력이 영향을 미칠 수있다는 점에서 민노당 권영길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의사가 중요한 요인인데권후보 지지자는 85.3%만이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역대 선거에서 세대와 투표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유권자들이 ‘선거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고,자신의 한 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깨닫는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지고,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빙의 양자구도에서 선거의 관심이 다자대결구도 때보다는 높아질 수밖에없고,지난 월드컵 이후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 참여의 중요성을 깨달아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졌으며,이번 대선이 역대 대선 때보다 공조직 중심으로 치러지면서 상대적으로 공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이러한 선거환경이 투표율을 제고시킬 가능성이 크며 특히,20∼30대 저연령층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느냐 여부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로 부각된다. ◆부동층 유권자 10명 중 약 2명(22.4%) 정도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유권자의 89.6%를 차지하고 있는 적극적 투표의사층중에서도 19.8%가 부동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부동층의 규모는 지난달 후보 등록 직전(11월22∼24일)에 KSDC가 실시한 조사 때의 10.7%보다도 증가한 것이다.행정수도 충청이전,북한 핵 개발 및 미사일 수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이에 따른 판단 유보층이늘어난 것으로 추론된다. 부동층을 권역별로 보면 강원이 43.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호남(29.7%),충청(28.7%)으로 나타났다.호남지역에서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지지후보를 결정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은폐형 부동층’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한편,충청권에서 부동층이 높은 것은 행정수도 충청 이전,노무현후보와 정몽준대표간의 선거공조 여부,이인제의원의 탈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 이번 조사결과,행정수도 충청 이전 등이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는데도 수도권 지역의 부동층이 다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서울지역의 부동층 규모는 16.5%로 가장 낮았으며 인천·경기지역의 부동층도 19.4%로 평균보다 낮았다.수도권 거주자들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관심과 효능감이 높으며 그들의 정치적지식과 정보교환의 양이 높다. ◆TV토론과 수도권 민심 유권자의 약 60%가 지난 10일 제2차 TV합동토론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여성(55.6%)보다는 남성(63.1%),20대(48.6%)보다는 50대 이상(67.6%) 고연령층에서의 시청률이 높았다. TV합동토론 시청자들의 14.7%가 토론후 지지후보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8.7%에 해당되는 것이다.남성(18.3%),중졸이하저학력층(19.0%),전문직(25.3%) 등에서의 지지후보 변경 비율이 상대적으로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21.0%),인천·경기(17.7%) 등 수도권에서 후보지지 변경이 가장 높았다.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싸고 수도권 민심이 막판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들이 TV토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16일 밤에 실시되는 마지막 합동 TV토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특히,최근 2차례 합동토론 이후 노후보의 지지가 20∼30대 및 학생,화이트칼라층에서 미미하게나마 민노당 권영길 후보로 이동한다는 일부 언론기관의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따라서,마지막 TV토론에서 권후보의 선전여부가 막판후보 지지도에 다소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새정부 과제’ 조사는 대한매일의 ‘2002 선거 대해부’ 시리즈의일환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유권자 1002명에게 전화로 실시했습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분석은 한국조사연구학회와 KSDC 학자들로 구성된 ‘대한매일 2002 대선 조사분석위원회'가 맡았습니다.다음은 집필진 약력. ◆이남영(李南永·50·위원장) 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KSDC 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김형준(金亨俊·45) 명지대 객원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KSDC 부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안순철(安順喆·40) 단국대 정외과 교수,미국 미주리대 정치학 박사
  • [21세기 이혼풍속도] ④준비된 ‘황혼이혼’

    예순 안팎의 김씨(서울 목동) 부부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인다.몇년전 생업에서 은퇴한 이들은 수억원대 아파트와 지방의 농장,임대료 수입이 들어오는 상가건물 서너 채를 갖고 있다.자식들도 출가해 이제 막내딸만 남았다.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이 부부는 파경 직전이다.두달 전 부인 이모(58)씨가 “매맞고 더는 못살겠다.”고 남편 김모(61)씨에게 선언한 것이다.부부싸움 중에 김씨가 주먹을 휘두른 것이 원인. 젊어서부터 남편의 숱한 폭력에 시달려온 이씨는 “어린 자식들 생각해 참고 살았다.”면서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매맞고 살아야 하겠느냐.”고 흥분했다.반면 남편은 “잘못했다.한번만 더 봐 달라.”며 매달리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50∼60대 남자들을 ‘가을비에 젖은 낙엽’이라고 부른다.젖은 낙엽은 옷에 찰싹 달라붙어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아,‘황혼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매달리는 노년의 남자들과 닮았다는 서글픈 풍자다.황혼이혼은 거품경제가 꺼지던 1990년대 일본에서 일어난 이혼형태.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후남편의 정년퇴직에 맞춰 헤어지는 ‘정년퇴직 이혼’을 비롯한 노년기 이혼을 상징한다.주로 여성이 남편에게 요구하지만,최근에는 남성의 이혼 요구도 없지 않다고 한다. 90년대 이후 이혼은 전 연령층에서 늘어나는 추세지만 특히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인 여성의 이혼율이 91년 0.3%에서 2001년에 0.9%로 늘었다.10년새 3배로 뛴 것이다. 황혼이혼 증가에 대해 김삼화 변호사는 “황혼이혼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결혼생활 동안 지속적으로 쌓여온 갈등의 결과”라고말한다.20∼30대 이혼의 원인이 비교적 단순하다면 황혼이혼에는 ▲반복적인 외도 ▲비인격적 대우 ▲지속적 폭력 ▲경제적 무능 ▲문화적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엉켜 있다는 의미다. 컨설팅회사 대표인 김모(55)씨는 지난해 겨울 이혼했다.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하며 자란 그녀는 친정과는 크게 다른 시집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심각한 고부갈등을 겪었다.또 성적 욕구가 강한 남편과도 성생활이 맞지 않았다.설상가상으로 남편은 빚보증을 잘못 서 노후를 위해 사둔 50억원대 땅과 살던 아파트까지 다 날려버렸다.그녀는 이혼을 거부하는 남편에게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려면 내 월급에 차압이 들어오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해 이혼할 수 있었다.그녀는 “남편과 산 25년이 넌더리가 난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자식,특히 딸자식의 장래를 생각해 이혼을 늦추던 나이든 여성들의 이혼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아이들이 대학만 들어가면’하는 식으로 이혼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아들을 미국 고등학교에 조기유학보낸 김모(48)씨는 아들의 대학 입학식 날을 남편과 헤어지는 날로 정해 놓았다.평소 사이 나쁜 부모를 의식,아들은유학 중에도 틈틈히 전화를 걸어 “이혼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날로 공부는 그만두겠다.”고 ‘협박’한다.김씨는 “유일한 희망인 아들을 위해 참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재산분할청구권이 도입된 97년 이후 황혼이혼의 풍속도가 바뀌었다는 진단도 있다.웬만큼 먹고 살 만한 중산층 부부의 이혼소송이 늘어나는 까닭은재산분할청구권이 전업주부에게도 자립적인 토대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라는 것.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황혼이혼의 배경에는 경제적 토대가 중요하다.”면서 “살 길이 막막해 참고 살던 전업주부들이 용기를 내는 사례들이 늘었다.”고 평가한다.반면 이혼 위기에 처한 남성이 미리 재산을 빼돌리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난다. 황혼이혼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사항 중 하나는 황혼이혼 비율이 전체의 1%대에 불과한데도 이혼 소송률은 매우 높다는 점.이혼전문 변호사들이맡은 이혼소송 가운데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게는 4∼5%에서 많게는 10%대에 이른다.이는 노년기 남편들이 이혼을 극구 피하려 하기 때문으로풀이된다.노익상 한국리서치 사장은 박사(고려대 사회학과) 논문인 ‘한국도시 기혼남녀의 배우자 만족도 연구’에서 ‘서로가 필요하지 않을 때 헤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혼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은 “50∼60대 한국 남자들에게 이혼은 ‘사회적 사형선고’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혼을 하게 되면 인격적인 결함이 있는것으로 인정돼,소속 집단에서 손가락질을 당하는 등 사회적 지위가 추락할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또 집안일을 등한시한 만큼 ‘아내의 부재’가 가져올 밥·빨래·청소 등 가사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기도 한다. ‘원수’처럼 살면서도 남의 이목 등을 생각해 잉꼬처럼 행세하는 ‘디스플레이(Display) 부부는 황혼이혼의 ‘예비군’쯤으로 치부된다.한국 도시남녀 1100명을 조사한 ‘한국 도시 기혼남녀의 배우자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결혼 20년이 지난 배우자 중 ‘공허한 부부’가 26%나 됐다.만약 이 부부들에게 누적된 갈등,곧 폭력·외도·인격모독 등이 되살아난다면 그것이 도화선으로 작용해 황혼이혼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문소영기자 symun@ ★전문가 조언 “30대 이혼이 ‘사랑’의 문제라면,50∼60대 이혼은 ‘가치’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라고 대도시 부부들의 애정문제를 연구한 노인상(사회학 박사)한국리서치 사장은 분석한다.남녀간 애정은 결혼 지속 기간에 따라 ‘L’자형으로 하락하기 때문에,노년의 결혼생활에서는 ‘이 남자(여자)가 나머지인생을 같이할 가치가 있는가.’가 주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노 박사는 “젊을 때의 열정이 사라진 뒤 결혼생활을 지속할 만한 기준을다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낭만적 사랑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불행하다는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그는 “결혼 20년이 넘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의 경우,남편의 유학이나 해외파견 근무 등으로 젊은시절 1년 이상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한다.즉 떨어져 지내는 동안 ‘혼자 생활’과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해 뒤돌아볼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남편이 전업주부인 부인의 독립적 경제와 생활을 인정하고,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함께 외부에서 식사하면서 ‘남처럼’ 대화하는 등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특히 남편의 소득 수준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일본 여성들과 달리,한국 여성들은 인격적 대우나 애정표현에 집착하는 만큼 정서적 친밀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친밀도를 강화하는 행위로는 ‘조용한 상의’ ‘조언 주고받기’ ‘같이 웃기’ ‘포옹’ ‘키스’ ‘섹스’ ‘배우자 부모 찾아뵙기’ ‘집안일 같이하기’ ‘사회적 모임에 같이가기’ 등이다.이른바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순수한 관계’ 또는 ‘합류적 사랑’이라는 인식과 맥을 같이한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황혼이혼에 자식들도 찬성하는 사례가많다.”며 “이는 아버지가 자녀 등 식구들과 친밀한 시간을 갖지 않는 등가장 노릇을 등한시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함 교수는 부부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만,더 크게는 가부장제적인 가족관계가 변화되는 것이 젊은 부부뿐 아니라 노년 부부들의 이혼을 막을 수있다고 강조한다. 문소영기자
  • 민주 선거자금 공개협약 첫 체결, 노후보 대선 핵심공약 발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18일 3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2002대선유권자연대’와 ‘제16대 대통령선거 선거자금 공개 협약체결식’을 갖고,19일부터 최소 3일간격으로 선거자금 지출명세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대선유권자연대가 대선자금 공개협약을 협의해온 후보들 가운데 협약을 맺은 것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처음이다.선거 사상 처음으로 대선자금 공개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앞으로 다른 후보들도 동참할 것인지 주목된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최소 3일 단위로 선거자금 지출명세서를 노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knowhow.or.kr)에 등재하고 ▲1주일 단위로 선거자금 관련 회계장부와 증빙서류 일체를 유권자연대측에 제출하는 형식으로 공개하게 된다. 공개대상은 선거운동기간에 사용되는 법정 선거비용 외에 협약체결 이후 선대위가 지출하는 일체의 비용이 포함된다.또 선거자금 지출시 지정된 단일계좌를 사용하고 모든 지출에서 10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 신용카드 매출전표나 세금계산서,금전등록기 영수증 등 정규영수증을 첨부,공개키로 했다.노후보는 이에 앞서 열린 ‘16대 대선 핵심공약 발표회’에서 ‘4대 비전·20대 기본정책·150대 핵심과제’를 발표하면서 정치·경제·외교·사회 등 분야별 공약을 밝혔다.[대한매일 11월13일자 2·4면 참조] 김미경기자 chaplin7@
  • 정치/ 한나라·민주 대선공약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측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공약을 마련했습니다.대한매일은 이들 공약의 주요 내용을 비교·소개한 뒤 적절한 시기에 본지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 등의 자문을 통해 이들의 문제점을 정밀분석할 예정입니다.이와 함께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권영길(權永吉) 민노당 후보측도 공약을 종합발표하면 추후 정리할 예정입니다. ■현역복무 2개월 단축 한나라당은 12일 제왕적 대통령 시대의 청산과 일체의 정치보복 금지 및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깨끗한 정부건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선거공약을 발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집권하면 군복무 기간을 2개월 이상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부문별 공약을 간추린다. ◆정치·외교·군 국무총리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책임총리제)하도록 하겠다.국회가 특정사안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요청할 수 있고,감사원은 그 결과보고를 의무화하는 감사지정 제도를 도입하겠다.대통령과 당의 대표권은 분리한다. 권력형 비리를 막을 공약으로는 ▲대통령 직계 존비속의 재산등록 고지거부권 폐지 ▲부패방지위원회 산하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찰기구’ 설치 ▲대통령 친인척 공직임명 제한 등을 제시했다.특히 특별검사제와 관련,국회에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정조사권과 특별검사 임명요청권을 부여할 계획을 밝혔다. 검사의 항변권을 보장하는 등 검사동일체 원칙을 제한한다.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또 신속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관을 늘릴 계획이라는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사안보분야에선 북파공작원 국가보상 현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대북관계에선 북한이 안보를 위협하는 한 ‘주적(主敵)개념’을 명확히 하고,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위협제거에 협력할 경우에만 경협 합의서를 실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금융·농어업 정부예산 중 연구개발예산 비중을 6% 이상 높여 과학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 특보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또 과학기술자 노후보장을 위한 별도의 연금제 도입,일정기간 이후 기업규제를 폐지시키는‘규제일몰제’도 공약에 포함됐다. 국민들의 세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초·중·고교 및 재수생 자녀의 학원수강료에 대해 소득공제혜택을 주고 납세자가 국세청에 세금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대기업을 보증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고,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최저 12%에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예산의 10% 이상을 농어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쌀값 보전직불제도입 ▲농어민 자녀 학비지원 고등학교까지 학대 ▲환경축산 직접직불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농어촌 토지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어촌 주택 구입시 1가구 2주택에 따른 중과세를 경감시키고 인구 1만∼3만명 규모로 거점별 친환경적 농촌도시를 건설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또 국민주택기금을 서민용 임대주택 건설부문에 우선 지원하고,집권 5년동안 주택 230만호를 건설해주택보급률을 1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육·문화·복지 국민들이 고액과외 등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강화한다.국민 기초학력 보장제도를 도입해 공부하는 학교를 만든다.유아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충한다. 고교평준화정책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학교교육의 다양성을 신장하고 선(先)지원,후(後) 추첨체를 확대한다.특성화고(자동차고·조리고·애니메이션고 등)를 육성하고,특수목적고(과학고·외국어고·예술고 등)의 설립취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수능시험에서 선택과목의 수를 확대하고 복수 응시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생의 선택의 기회를 늘린다.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7%선까지 확보하겠다.교사정년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고,교사잡무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 교사연수 안식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모든 학교에 전자도서관을 설치한다. 문화예산을 정부예산의 1.5% 수준으로 확충한다.문화재청을 문화유산청으로 개편하는 등 문화재행정을 강화한다.한국영화의 실질적인 자생력이 확보될때까지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한다.국정홍보처와 신문고시제를 폐지한다.대통령직속의 ‘의약분업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의약분업을 종합 평가,개선·보완하겠다.저소득가정에 대한 아동수당제를 도입한다.발병이 잦은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등 6대 암에 대해 전국민 건강검진제도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정리 오석영기자 palbati@ ■보육료50% 국가지원 ‘당당한 대한민국 떳떳한 노무현(盧武鉉)’이라고 명명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은 ▲바로 선 대한민국(정치) ▲부강한 대한민국(경제) ▲살기 좋은 대한민국(사회·문화) ▲당당한 대한민국(통일·외교·국방) 등 4대 비전으로 이뤄져 있다.또 20대 기본정책과 150대 핵심과제로 구성돼 있다. ◆바로 선 대한민국 효율적이고 투명한 ‘좋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칙이 바탕이다.이를 위해 당정 분리,원내중심의 정책정당화 및 선거공영제 확대,국회의원 선거구제의 중대선거구제로 전환,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키로 했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임기 내 개헌을 시작으로,‘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특별검사제도의 한시적 상설화,국가정보원장·금융감독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 등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특히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사면·복권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청와대·국회·중앙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신행정 수도를 충청권에 건설하는 것을비롯,‘인재지방할당제’를 공공부문에도 도입한다. 특권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차별시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학벌·여성·장애인·비정규직·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시정키로 했다. ◆부강한 대한민국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북방 특수,25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경제의 효율성 강화 등 ‘신(新)성장 전략’을 통해 평균 7%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을 약속했다. 동북아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북아 평화 및 경제협력체’ ‘동북아 에너지 협력기구’를 창설하고,‘동북아 개발은행’ ‘동북아 철도공사’를 설립키로 했다.특히 인천국제공항,부산항,광양항을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을 위해선 재벌 계열사간 상호출자·채무보증을 금지하고,증권분야에 집단소송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5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생 3명 중 1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기초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체 R&D 투자의 25%로 늘리기로 했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 빈부격차를 해소,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과세표준 3000만원이하의 근로소득자의 소득 공제 폭을 확대하는 등 근로자의 조세부담을 줄이고,임기 안에 국민임대주택 50만호를 건설할 방침이다. 특히 중산·서민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수 예방접종의 무상 실시 확대,임산부와 영·유아의 무료 건강진단,5대 암·만성질환에 대한 국가 관리등 ‘평생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아울러 암·난치병 등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비 총액 상한제도를 도입,서민층의 부담을 줄일 것을 다짐했다. 지방대의 재정 지원을 크게 늘리고 학생선발 방식과 시기,정원 등을 대학에 위임하는 입시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채권을 발행해 등록금 부담도 줄인다는 복안이다.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실업계·농어촌 고교에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성 정책으로는 보육료의 50%를 국가가 지원해 여성의 사회참여 기반을 마련하고 여성관리직 임용목표제를 도입,여성정책의 기틀을 다질 방침이다.여성 의원의 비율을 지역구 30%,비례대표 50%로 늘리고,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호주제 폐지 방침도 밝혔다.노인예산 1%를 확충하고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을 제정,노인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농업 예산을 10%확보하고,농어민 부채 경감,농어촌특별세 기한 연장,직접지불제 확대,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소유 상한제 폐지 등의 대책도 마련했다. ◆당당한 대한민국 노 후보는 강한 안보와 자주 외교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신(新)한반도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이를 위해 신뢰우선과 국민합의,포괄적 안보,장기적 투자로서의 경제협력,남북주도의 경제협력 등 ‘대북 5대 원칙’을 제시했다.사망했을 때 장지(葬地)를 고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평화시(市) 건설,금강산과 개성공단의 남북공동경제구역화 등의 방안도 마련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대북지원·경협을 일괄타결하는 한반도 갈등 해결 방안도 포함됐다. 김재천 홍원상기자 patrick@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서울車 37% ‘배출가스’ 불합격, 노후차량 중간검사 결과

    서울시가 자동차 배출가스를 억제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노후차량 중간검사제 실시 결과 전체의 36.9%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16일 국회 환경노동위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7월31일까지 실시한 서울지역 노후차량 중간검사 결과,비사업용 1만 5350대의 42.5%인 6524대,사업용 9956대의 28.3%인 2824대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전체로는 2만 5306대 가운데 36.9%인 9348대가 불합격했다. 급가속과 급정지를 반복하는 롤러 위에서 주행상태의 배출가스를 검사한 이번 중간검사의 불합격률은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정기검사 불합격률 12.7%의 3배에 이른다. 차종별로는 화물차의 불합격률이 43.9%로 가장 높았고,승합차 34.8%,승용차는 26.8%를 차지했으며 원인별로는 매연 33%,엔진 회전수와 출력 19.5%,원동기 결함 12% 등의 순이다. 검사에서 불합격한 차량은 6개월 안에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폐차시키거나 서울 외 지역으로 팔아야 한다. 유진상기자 jsr@
  • 300여종 야생화학습원 운영 임인숙씨

    50대 주부가 우리 산야에서 피고 지는 야생화 300여종을 한데 모은 자연학습원을 가꾸고 있다.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절안마을에 사는 임인숙(51)씨는 서울에서 살던 지난 80년부터 야생화에 매료돼 20여년을 야생화와 함께 살아온 ‘야생화여인’으로 유명하다.색과 향기가 너무 노골적인 외래종과는 달리 은은하고 기품있는 우리 꽃에 반했다고 한다. 야생화 하나 하나를 ‘아이’‘자식’‘애’라 부르며 피붙이처럼 돌보는 임씨는 7년전인 95년 봄부터 자신의 고향마을에서 자연학습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임씨는 서울살이때 노후를 생각해 고향인 절안마을 산비탈의 논·밭 4000여평을 사둔 것이 계기가 됐다. 땀흘려 가꾼 학습원은 100여평의 야생화 작품실과 씨앗 파종장,육묘장,600여평의 수생식물원 등을 갖춰 겨울꽃인 복수초와 가시연,수련,왜개연,노랑어리연 등 각종 야생화 및 수생식물이 일년 내내 꽃을 피운다. 전남 해안이 산지인 ‘비비추’ 계통의 미발표종(이름 없음)은 4년째 파종과 육묘를 거듭하며 연구중이다. 돌 위에 야생화를 재배하는 석부작품 제작자인 임씨는 지난해 익산 마한문화제와 고창 수산물축제,전주 풍남제 등에서 ‘야생화 작품 전시’코너를 열어 인기를 끌었다.오는 8월 정읍천변 청소년축제에서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임씨는 “꽃과 향기로 병을 고치는 원예치료 영역도 있다.”며 “무의탁 노인 수용시설과 산책로 등을 만들어 어려운 사람을 돌보며 꽃과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읍 임송학기자 s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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