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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 섬 중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國). 도쿠시마, 가가와, 에히메, 고치 등 네 개의 현으로 구성됐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시코쿠를 기차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4개의 현은 따뜻하고 호탕하며 편안하고 생기 넘치는 미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 왔습니다. >>가가와현 여정의 들머리는 가가와현.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내 다카마쓰역에서 특급 시만토 3호 기차를 타고 40여분 걸려 고토히라역에 도착했다. ‘우동현’이라 불릴 만큼 사누키 우동이 유명한 곳이다. 직접 발로 밟아 반죽을 쫄깃하게 만든 뒤 시식까지 해볼 수 있는 우동학교가 이곳에 있다. 손수 만든 면발을 즉석에서 끓여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즐비한 우동집과 상점을 지나면 고토히라궁이 나온다. 약 3000년 전에 지어진 일본의 대표적 신사 중 하나다. 고토히라궁에 오르는 1368개 계단 가운데 맨 뒤쪽의 본궁에 가려면 계단 785개를 올라야 한다. 원래 786개였는데 ‘786’이 일본어로 ‘곤하다’는 뜻의 ‘나야무’와 발음이 유사하다 해서 하나를 줄였다고 한다. 현 내 또 하나의 명소가 리스린공원이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공원은 모두 6개의 작은 정원으로 이뤄졌다. 야구장 3개 면적에 달할 만큼 넓다. 적송과 흑송을 비롯해 사각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하코마쓰, 학 모양의 나무와 거북 모양 암석이 어우러진 쓰루가메 소나무 등이 눈길을 끈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히라이호에서 나무와 정자, 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고치현 고치현은 여장부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고치역에서 ‘호빵맨’ 열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려 구보카와역에 도착해 가이요도 호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폐교 건물을 피규어(모형 장난감)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온갖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호비관에 모여 있다. 박물관을 오가는 길 옆으로는 시만토강이 흐른다. 고치현에서 가장 긴 196㎞의 S자형 강으로 단연 으뜸가는 경관을 자랑한다. 강 위로는 ‘침파교’란 다리가 놓여 있다. 한데 다리에 난간이 없다. 현지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는데, 이때 떠내려가는 나무에 다리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쓰이가와역에서 호비관을 본뜬 하비 트레인을 탔다. 기차는 달랑 1량이 전부다. 객차 안팎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 아기자기한 피규어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고치현은 시코쿠 안에서도 가장 더운 지역이다. 분지와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형의 영향인지 고치현 여성들은 대부분 여장부 기질이 다분하다. 직경 50㎝쯤 되는 큰 접시에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두루 나눠 먹는데,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에히메현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에히메현은 참한 숙녀의 이미지였다. 현 내 도고온천은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실의 온천으로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실제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하다. 내부엔 일왕이 온천을 이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온천수의 효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온천 주변에는 도고 기야만 유리미술관, 대북 공연 같은 볼거리는 물론 족욕탕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도고온천역에서 장난감 같은 ‘봇찬열차’를 타고 마쓰야마역으로 갔다. 이름의 유래가 된 소설 ‘봇찬’의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가 ‘성냥갑 같은 기차’라고 표현해 유명세를 얻었다. 증기기관차 형태를 한 채 도심을 달리는 기차는 봇찬열차 한 대뿐이다. 마쓰야마성은 전망대로 손색없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른 뒤 3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쓰야마성에 서면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희미하지만 멀리 바다 건너 히로시마까지 보인다. >>도쿠시마현 스릴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았던 도쿠시마현은 활력 넘치는 민낯 소녀 같았다. 오보케역에서 20분쯤 걸으면 오보케협곡을 만난다. 암석이 강물에 침식되면서 ‘V’자 형태의 협곡을 이룬 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둘러보는 동안 오랜 인고의 시간이 만들어낸 기이한 암벽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수 있다. 이웃한 이야협곡의 자태도 빼어나다. 협곡을 오가려면 넝쿨다리 ‘가즈라바시’를 건너야 한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다 발 아래 계곡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만큼 아찔하다. 800년 전 두 무사가 싸우다 진 쪽이 도망치면서 상대방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버린 게 이 다리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구불구불한 S자 협곡길을 오르다 보면 200m 높이에 세운 오줌 누는 아이 조각상과 만난다. 예전엔 담력 테스트를 하던 곳이다. 이만한 높이에서 겁 없이 ‘볼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담력도 인정하는 게 마땅할 터다. 이야협곡에서 오보케역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2시간 정도 가는 데 9360엔(약 10만 1100원)쯤 나온다. 오보케역에선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정차한다. 도쿠시마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나루토해협의 소용돌이다. 이를 ‘우즈시오’라 부르는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최대 직경 20m에 달하는 큰 소용돌이도 생긴다고 한다.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눈앞에서 끊임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다. 보는 이들마다 굉장하다는 뜻의 “스고이”를 연신 외쳐댔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우즈시오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매일 두 번 우즈시오와 마주할 수 있는데 시간대는 매일 다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직접 볼 수 있고 45m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다. 도쿠시마 특유의 ‘아와오도리’춤도 이채롭다. 400년째 전해져 오는 전통 춤으로 등불을 들고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며 흥을 돋운다. 매년 8월이면 한 달 내내 이 춤을 추는 축제가 열릴 만큼 이 지역의 춤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글 사진 시코쿠(일본) 한세원 기자 won@seoul.co.kr [여행수첩] →올 시코쿠 레일 패스(JR시코쿠 shikoku-railroad.com)는 총연장 1100㎞에 이르는 시코쿠 내 모든 철도를 탈 수 있는 외국인 여행자 전용 티켓이다. 2일 6300엔, 3일 7200엔, 4일 7900엔, 5일 9700엔(이상 어린이는 반값)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현지 관광안내소는 물론 국내에서도 살 수 있다. 지정석과 자유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서 객차를 분리해 동과 서로 갈라져 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초행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코쿠는 남쪽에 위치해 따뜻한 편이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도 좋다. →현마다 로컬 푸드로 차린 제철 밥상(보통 정식 1200엔)을 먹어 보길 권한다. 또한 가가와현의 우동, 고치현의 고기만두, 에히메의 남도식 도미덮밥, 도쿠시마의 고구마와 닭다리 요리도 별미다.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까지 매주 화·목·일요일 출발한다. 귀국편은 화·금·일요일에 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브라이트 스푼(www.japaninside.co.kr)에서 시코쿠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755-1266.
  • 한반도 상공 첩보위성들 24시간 감시한다

    한반도 위를 지나는 중국과 일본, 북한 등 다른 나라의 첩보위성을 24시간 감시하고, 미국에 의존하던 우리 인공위성의 궤도자료도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반도 상공 위 인공위성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을 개발, 한국천문연구원에 설치해 시험 가동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천문연구원이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지난 3년간 개발한 이 시스템은 구경 50㎝의 광시야 망원경과 디지털 카메라 등에 내장되는 CCD, 고속 위성 추적 마운트로 구성됐다. 관측 계획 수립부터 관측 결과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 기술과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오류가 적고 사람 없이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감시 시스템 개발에 따라 상공 1500㎞ 이하에서 돌고 있는 저궤도 위성과 한반도 상공에서 활동하는 정지궤도위성은 물론, 우리 위성에 접근하는 우주 파편과 우주 쓰레기까지 우리가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충돌 예보시스템을 장착해 충돌에도 대비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촌 연세로 ‘문학의 거리’ 조성

    서울 서대문구는 다음 달 말까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명물거리를 잇는 연세로 170m 구간을 ‘문학의 거리’로 만든다고 3일 밝혔다. 이곳에는 김남조, 조정래, 박범신, 이어령, 유안진, 정호승, 이근배 등 작가 15명의 핸드프린팅 동판을 설치한다. 가로·세로 50㎝ 크기다. 이들은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글귀도 직접 새긴다. 구는 문학의 거리에서 오는 12월 작가 사인회와 독자와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창천공원, 명물거리 공연장, 스타광장, 주민쉼터와 연계해 시 낭송회와 거리음악가 공연 등 문화행사를 추진한다. 인근 홍익문고에서는 독서토론회, 추천도시 백일장을 개최하는 등 민간 주도의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청천강호 운반 무기 北서 쓰려던 것”

    “청천강호 운반 무기 北서 쓰려던 것”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싣고 있던 전투기 등 무기가 사실은 북한이 대북제재를 피해 자신들이 쓰려던 물품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진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파나마 당국의 보고서와 적재 무기의 실제 사진 등을 보면 이 화물은 (북한과 대량살상무기 거래를 일절 금지하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청천강호는 쿠바에서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중 지난달 15일 ‘미그21’ 전투기와 미사일 부품 등을 몰래 실은 사실이 적발돼 파나마에 억류됐다. 그간 쿠바 정부는 “북한에서 수리한 뒤 쿠바로 되가져오려던 물품이었지 북한이 밀수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SIPRI는 무기의 포장·선적 상태를 살펴볼 때 쿠바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그기의 연약한 동체 꼬리는 충격 흡수재도 없이 배에 대충 실려 있었다. 반대로 엔진은 따로 떼어내 여러 겹을 포장한 뒤 컨테이너 바닥에서 약 50㎝ 띄워 안전하게 보관했다. 쿠바에서 폐기된 전투기에서 엔진 등 핵심 부품을 떼어 북한 내 전투기의 대체 부품으로 쓰려는 ‘돌려막기’ 용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유엔은 지난 12일 파나마에 조사단을 급파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북한이 어겼는지 확인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 택시 외부광고 4년만에 2배 확대 성난 택시업계 달래기용?

    서울 택시의 외부 광고 크기가 4년 만에 다시 커진다. 택시업계 경영 여건 개선과 택시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 대책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성난 택시업계 달래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택시 양쪽 앞문에 가로 100㎝, 세로 20㎝로 제한해 온 광고 허용 면적을 올해 안에 앞뒤 문에 걸쳐 가로 200㎝, 세로 50㎝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옥외광고물 시행령에 따르면 차량 광고 허용 면적은 유리창을 제외한 차량 측면 면적의 절반 이내다. 하지만 시는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 5월 차량 앞문 손잡이 아래쪽 높이 20㎝ 범위 내로 광고 크기를 제한했다. 무분별한 광고를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계획은 기존 면적으로는 광고 수주가 어렵다는 택시업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법인택시의 경우 연간 최대 72억원에 달하는 추가 광고 수익이 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광고 수익 증가의 수혜가 운수종사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장기 무사고 종사자 등을 지원하는 기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광고 면적 확대가 광고 난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사전심의 강화를 내세웠다. 주류·담배 광고, 선정적인 사진이나 문구가 들어간 광고, 특정 종교 광고, 병원 과대 광고, 성인용품 광고 등을 미리 걸러 내겠다는 것이다. 광고 수주도 택시업체가 직접 영업하는 방식에서 광고대행사를 통한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시 승인 및 자치구의 허가 없이 광고를 하는 업체에는 사업개선명령 위반에 따른 처분을 내리고 1년 동안 광고 승인을 보류한다. 그러나 시가 올 하반기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택시업계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택시업계는 4년째 제자리걸음인 기본요금과 심야버스 운행 등을 놓고 거세게 반발해 왔다. 최근 시는 심야버스 노선을 2개에서 9개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기자 설명회를 준비했다가 갑자기 취소했다. 택시업계가 임금 단체협상 중이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는 심야할증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위치 파악’ 쉽게… 시민안전 향상

    기관별로 달리 운영하는 위치표시체계가 ‘국가지점번호 표시체계’로 일원화된다. 부산시는 기장군 달음산 일원 35곳에 국가지점번호판을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국가지점번호제는 전 국토를 네모난 격자형으로 나눠 격자형 지점에 좌표 개념의 위치를 표시(지점번호),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좌표체계를 격자형에 문자와 아라비아 숫자로 부여하며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진 지역 중 지점번호 표시가 필요한 지역과 50㎝ 이상 노출된 고정시설물에 설치한다. 그동안 산악이나 도로와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소방, 해양경찰, 국립공원, 한국전력, 지자체 등 각 기관에서는 개별적으로 위치표시체계를 사용해 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 동래구서 조선시대 하수시설 첫 발견

    부산 동래구서 조선시대 하수시설 첫 발견

    부산 동래구 수안동 일대 생활하수로가 조선시대 후기에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지난달 16일부터 실시한 유적 발굴조사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부산에서 조선시대 하수 시설을 확인하기는 처음이다. 동래구는 도로 침하 원인을 조사하던 중 하수관로를 발견해 지난 6월 박물관에 발굴을 의뢰했다. 조사 대상 하수관거는 현재도 하수로로 이용되고 있어 물길 돌리기 공사 뒤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하수관거는 뚜껑과 벽체, 바닥으로 구성됐는데 조사 구간 중 5.1m 정도 뚜껑 돌이 유실됐으나 벽체와 바닥은 대체로 축조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뚜껑은 길이 100∼120㎝, 폭 35∼50㎝, 두께 10∼20㎝의 돌로 벽체의 최상단석 위에 걸쳐 놓은 후 뚜껑 돌 간의 틈은 작은 잡석과 자갈, 점토로 메웠다. 바닥은 다양한 크기의 판석을 깔고 작은 잡석과 자갈돌 등으로 공간을 메운 뒤 바닥의 부석과 맞물리게 해 벽체를 쌓아 올렸다. 평균 가로 33㎝, 높이 22㎝인 화강암을 3단으로 쌓아 벽체를 만들었다. 바닥 폭은 71㎝(2.3척) 내외, 뚜껑 돌 하면에서 바닥 돌까지의 깊이는 82㎝(2.7척) 내외다. 하수관거는 동래읍성 남서쪽에 해당한다. 남서쪽 100m에는 해자가, 서북쪽에서 남동쪽으론 온천천이 흐른다. 하수관거 위치 등으로 미뤄 조선 때 하수는 남문을 지나 온천천으로 유입되는 작은 하천으로 흐르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하수로 규모와 축조 양상, 읍성 내 본선과 지선으로 이루어진 정연한 하수 배출 체계를 갖춘 사실을 파악해 의미가 크다”며 “건축학적 특징, 미조사 구간의 보존 대책 등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세종청사는 ‘돈 먹는 하마’] 연말 5600명 더 내려오면 주차난·교통난·주택난 ‘3중고’ 가중

    [세종청사는 ‘돈 먹는 하마’] 연말 5600명 더 내려오면 주차난·교통난·주택난 ‘3중고’ 가중

    정부의 2단계 세종청사 이전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차난, 주거난, 교통난 등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입주 인원은 2배로 늘어나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에 대한 대책 마련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31일 안전행정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가 세종청사 입주를 완료한다. 인원은 산업부 1120명, 문화체육관광부 920명, 보건복지부 960명, 고용노동부 730명, 교육부 640명, 국가보훈처 430명 등 4800명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개 국책연구기관까지 합하면 모두 5600여명이 들어온다. 현재 입주해 있는 규모(5556명)가 또 오는 것이다. 하지만 청사 내 주차공간은 현재(1396대)의 77.7% 수준인 1085대 늘어나는 데 그친다. 행복청 등은 올해 말까지 1493대 공간을 청사 외부에 더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차공간 부족 지적에 올 초에도 부랴부랴 1611대 공간을 청사 주변 공터에 조성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세종청사로 이전한 기획재정부의 공무원은 “안행부 등 세종청사 설계기관 스스로 세종청사 마스터플랜이었던 버스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환경친화적인 ‘제로시티’(Zero City) 실현이 애초 불가능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시기에 차량이 몰리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매년 6~9월 기관별 예산요구 때에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차량이 기재부로 몰린다. 요즘도 기재부가 있는 세종청사 4동 입구 쪽으로 각 기관 로고를 새긴 차량들이 갓길을 따라 빙 둘러 불법주차해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2~4차선에 불과한 청사 간 도로도 큰 문제다. 안행부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벌써부터 출퇴근 시간에 차량 혼잡이 나타나는데 인원이 두배가 되면 혼잡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통 혼잡은 점심 시간 때도 마찬가지다. 청사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식당이 하나도 없고 구내식당 수용 인원도 1700여명에 불과해 상당수 공무원들이 차를 타고 인근 공주시나 조치원읍으로 식사를 하러 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량 속도를 60㎞ 이하로 제한하려고 청사 주변 도로폭을 보통 도로보다 50㎝ 줄여 교통혼잡이 심해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청사 사이에 도로 여유공간도 마련해 놓지 않아 나중에 도시규모가 커져도 도로를 늘릴 수 없다”면서 “청사가 잘못 설계됐다고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주택난도 큰 문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올해 5600명이 세종시로 이주해야 하지만 올 하반기 세종시 행정타운 내 주택공급량은 3000가구에 불과하다. 행복청은 아파트 1만 6460가구가 공급되는 내년 6~9월 정도는 돼야 이런 주택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천명의 공무원들이 왕복 4시간 걸리는 ‘출퇴근 전쟁’을 최소 7개월은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택 부족은 이후 과잉 공급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4~2015년 2년 동안 아파트만 3만 3000가구 정도가 추가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팀장은 “최근 세종시 행정타운 프리미엄이 3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면서 “향후 세종시 아파트 공급량이 많기 때문에 현재 900만원 수준인 평당 가격이 지난해 분양가인 700만~800만원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日 불교종단, 부산서 군국주의 사죄 비문 제막식

    日 불교종단, 부산서 군국주의 사죄 비문 제막식

    일본의 군국주의와 위안부 문제를 사죄하는 비석이 부산에서 제막됐다. 일본 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동종’(曹洞宗) 소속 스님과 신도 10여명은 26일 부산 동구 서중학교 인근에서 ‘일본조동종부산포교소 총선사지 사죄 비문 제막식’을 열었다. 가로 95㎝, 세로 50㎝ 크기의 비석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일제의 군국주의 만행을 사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석 건립은 일본 아오모리현의 운상사 주지 이치노혜쇼고 스님이 주도했고, 건립비용은 일본 불교계가 부담했다. 이치노혜쇼고 스님은 “일제 식민 시대 ‘심전(心田) 개발’ 운동 등 황국신민화 공작에 앞장서 한국인에게 엄청난 고통을 초래한 것을 깊이 참회하면서 이곳에 표지석을 남긴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준 “사람만한 넓적부리황새, 장지갑만한 바퀴벌레”…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

    이준 “사람만한 넓적부리황새, 장지갑만한 바퀴벌레”…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

    엠블랙 이준이 사람만한 몸집을 가진 넓적부리황새에 대해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준은 자신이 겪은 기이한 일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넓적부리황새, 거대 바퀴벌레 등을 언급하며 MC들의 빈축을 샀다. 이날 이준은 “내 방에서 장지갑만한 바퀴벌레를 본 적이 있다”면서 “바퀴벌레 표정이 보일 정도로 엄청 컸다”고 고백했다. 아무도 믿지 않자 그는 “기네스북에 등장할 만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미국바퀴 특징을 쳐보고 한국바퀴, 또 기네스북에 오른 세상에서 제일 큰 바퀴벌레를 쳐봤는데 그만한 바퀴벌레가 없었다”면서 “생김새는 한국 바퀴벌레인데 거기서 크기만 확장시킨 거였다”고 설명했다. MC들이 말도 안된다고 하자 그는 그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증인도 있다. 엄마도 같이 봤다”면서 “(엠블랙 멤버)승호 형이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엄마도 ‘그게 있더라’라고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준은 다른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구에 “사람만한 새가 있다. 머리가 저보다 크다. 인터넷에서 넓적부리 황새라고 쳐봐라. 이걸 아무도 안 믿는다”고 말해 MC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준이 언급한 ‘넓적부리황새’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대형 황새로 ‘구두(shoe)와 같은 부리(bill)’라는 뜻의 ‘슈빌’(shoebill)로도 불린다. 몸집은 115~150㎝ 정도이며 날개를 편 몸은 최고 230~2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준 바퀴벌레 언급에 네티즌들은 “이준이 말한 바퀴벌레, 일본 방사능에 오염됐나”, “이준이 말한 바퀴벌레, 후쿠시마에서 왔나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박희영, 파71 ‘최소타’ 역사 쓰다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박희영, 파71 ‘최소타’ 역사 쓰다

    이번엔 박인비(25·KB국민은행) 대신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새 기록을 썼다. 1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사일로 골프장(파71)에서 끝난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4라운드. 박희영은 후반 홀에만 5개의 버디를 솎아낸 것을 포함, 모두 6타를 줄인 합계 26언더파 258타를 최종 스코어로 적어내 앤절라 스탠퍼드(36·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세 차례의 연장 끝에 귀중한 버디를 잡아 스탠퍼드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1년 11월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신고한 투어 통산 2승째.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희영은 또 박인비의 4연속 우승을 대신이라도 하려는 듯 LPGA 투어 역대 파71 대회 최소타 신기록도 작성했다. 통상적인 파 밸류 72에 견줘 1타 적게 코스가 세팅된 파71짜리 대회의 종전 4라운드 최소타 우승 기록은 1998년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제이미파 크로거 클래식에서 세운 23언더파 261타. 박희영은 우승으로 받은 19만 5000달러(약 2억 2000만원)를 보탠 합계 47만 7000달러로 시즌 상금 랭킹을 지난주 22위에서 9계단 오른 13위로 끌어올렸다. 세계 랭킹도 지난주보다 16계단 위인 21위로 뛰었다. 1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박희영은 13번홀까지 2타를 줄였지만 스탠퍼드의 맹타에 밀려 한때 3타 차까지 뒤졌다. 그러나 14번, 15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에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뽑아내 스탠퍼드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2m짜리 이글 퍼트를 놓친 박희영은 2차전도 버디로 비겨 세 번째 연장에 들어가 두 번째 샷에서 승부를 갈랐다. 234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사뿐히 올린 것. 첫 번째 퍼트를 깃대 50㎝에 붙인 박희영은 스탠퍼드가 러프와 벙커를 전전하다 네 번 만에 ‘온 그린’하면서 파에 그친 사이 가볍게 공을 홀 안에 떨궈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18번홀 드라이버 티샷이 해저드에 빠질 뻔했던 박희영은 이날은 연장전까지 4차례 모두 3번 우드를 잡고 코스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박희영의 우승으로 올 시즌 ‘코리안 시스터스’가 수확한 승수는 모두 9승으로 늘어나 한 해 최다승 기록인 2009년 12승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섰다. 더욱이 그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최나연(26·SK텔레콤)이 9승째를 달성한 때는 10월. 당시에 견줘 우승 속도가 훨씬 빨라 한국 선수들은 2009년 12승을 넘어 역대 최다승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박인비는 첫날 26개에 불과했던 퍼트 개수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30개로 늘어나는 등 ‘퍼트 도사’란 별명에 걸맞지 않은 퍼트 난조에 빠져 4연속 우승의 문턱에서 돌아섰다. 눈에 띄게 순위가 떨어진 3, 4라운드 그린을 놓친 홀은 4개에 불과했지만 2m 남짓 되는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쳤다. 또 우승 타수가 26언더파일 정도로 코스가 비교적 쉽게 세팅되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진 탓도 있다. 박인비는 그동안 몰아치기보다는 매일 흔들림 없이 3∼4타씩 줄이며 조용히 타수를 쌓아가는 스타일.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연일 하루에 9∼10언더파를 몰아치는 선수가 속출한 데다 퍼트 난조마저 겹쳐 이미 한 번 떨어진 타수를 따라붙기엔 벅찼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골프, 그 이상한 경제학… ‘산업’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유일한 스포츠의 셈법과 현주소

    [주말 인사이드] 골프, 그 이상한 경제학… ‘산업’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유일한 스포츠의 셈법과 현주소

    최근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3연승으로 국내 골프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가 파악한 지난해 국내에서 골프를 즐긴 연인원은 2860만명. 골프는 ‘산업’이라는 단어가 뒤에 붙는 유일한 스포츠다. 자연을 벗 삼아 수십만 평의 대지 위에서 즐기는, 스케일 큰 운동이기도 하거니와 이를 둘러싸고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이다. 이런 골프는 나라의 정치 상황, 경제 곡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골프를 경제학적으로 들여다보면 어떤 모습일까.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로 근무하는 C(37) 과장.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하루 100번 이상 숨가쁘게 포지션(달러 매수·매도에 대한 전략)을 바꿔 잡는 이른바 ‘1초의 승부사’지만 그도 가끔 이성을 잃을 때가 있다. 그린 위에서다. 화창했던 지난달 22일 서울 근교 N골프장에서 고교 동창생들과 라운드를 할 때였다. 그는 전홀에서 4명이 나란히 동타를 쳐 주인을 찾지 못한 1만원에 해당홀 스킨(상금) 등 2만원이 걸린 50㎝짜리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놓친 버디가 눈에 밟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일곱 번째 홀 만에 처음 딸 수 있었던 스킨인지라 잔뜩 긴장을 한 나머지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 그만 뒤땅을 친 것이었다. 평균 80대 중반을 치는 보기 플레이어인 그였다. 사그라지지 않는 분함의 절반은 꺼진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훅~’ 하고 날아간 상금도 만만치 않았다. 액수는 2만원이었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세 갑절이 넘는 돈을 뒤땅 한 번에 날린 것이다. 버디를 하면 나머지 3명으로부터 1만원씩 거둬들이는 이른바 ‘버디값’에다 그 홀은 파3짜리 쇼트홀이 아니었던가. C 과장은 아무도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무주공산’ 상황에서 비록 시쳇말로 ‘홍길동 온’이지만 유일하게 그린 구석에 공을 올려 ‘니어핀’(깃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공을 올리는 것) 상금까지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땅을 칠 노릇이었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그는 결국 이후 ‘멘붕’에 빠져 18개홀이 모두 끝날 때까지 한 푼도 따지 못하고 동창들이 찔러 주는 개평 2만원에 “에이, 뭘” 하며 처참한 심정으로 바지 주머니를 열었다. C 과장에게 부여된 환차손 재량권은 무려 4억원. 달러를 사고팔다가 하루 4억원까지 손실을 입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가 불과 몇 만원 때문에 지금도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실감은 설문조사로 확인된다. 경기 파주의 K골프장이 고객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기 골프에서 골퍼들이 느끼는 1만원의 체감가치는 20만원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만원 정도 가치가 있다”고 답한 골퍼가 전체 60%인 18명에 달했고, 40만원 이상이 3명, 30만원 3명, 10만원 6명이었다. K골프장의 Y대표는 “내기 골프에서 1만원은 일상생활에서의 1만원이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골프 타수와 구력 등 자존심까지 걸린 만큼 순간적인 체감가치는 10만원을 훨씬 웃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자존심 등 화폐가치 외적인 부분을 계산에 넣는다면 100배인 100만원까지도 추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이종관 홍보팀장은 “내기 골프는 일반 경제학에다 기회비용과 효용이론까지 보태져 설명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통 홀당 상금 1만원의 순수 가치에다 기회비용이 추가되고, 여기에 ‘+α’가 더해져 체감가치는 훨씬 커진다는 것이다. 기회비용으로 계산하면 10시간(왕복 차에서 보내는 시간 포함) 정도 소요되는 시간적 비용과 휴식을 포기한 대가 등 갖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하루 라운드에서의 1만원 가치는 대략 5만~10만원가량으로 불어난다. 골퍼의 성격에 따라 1만원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골프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이 즐기는데, 이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의 상당수는 다혈질이면서 공격적인 기질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쟁에서 지면 무너진 자존심을 참지 못하는 성향을 보인다. 흔히 ‘배추잎’이라고 부르는 1만원짜리 한 장 때문에 캐디를 들들 볶기도 한다. 물론 반대도 있다. 유순하고 느긋한 성격의 골퍼들에게 1만원의 가치는 그저 골프를 더 재미있게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골퍼로 하여금 본전을 생각나게 하는 건 내기 골프의 1만원보다 훨씬 많은 골프장 사용료, 바로 ‘그린피’다. 바닥을 쳤다던 경기는 아직 불황을 헤매고 있다. 지갑은 얇아졌지만 비즈니스성 골프를 멀리할 수도 없다. 그러나 수도권 골프장 기준 그린피는 여전히 주말 20만원을 웃돈다. 업계는 “그린피의 절반은 세금”이라고 말한다. 2012년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회원제와 대중제를 합쳐 437곳(군·경 골프장 24곳 제외)이다. 2000년 200여곳에 불과하던 골프장이 13년 만에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6년 이후 260곳이 영업을 시작했다. 골프장 공사 중인 곳이 64곳이다. 얼핏 보면 골프장은 호황 같지만 들여다보면 죽을 맛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 내장객 감소까지 겹쳐 한국 골프장들은 그야말로 악전고투 중이다. 절반 이상의 골프장이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는 50여개의 골프장이 부도 직전이거나 매물로 나온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급이 늘고 장사가 안되면 물건 값을 내려서라도 파는 게 시장경제의 기본이다. 그런데 골프장은 공급이 늘고, 또 수십 개 골프장이 부도 직전에 처할 만큼 한 푼이 아쉬운데도 그린피는 요지부동이다. 골프의 이상한 경제학에 고개가 갸우뚱하겠지만, 사실 그린피를 결정하는 요소들은 꽤나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송용권 이사는 “예전처럼 그린피를 특정 액수에 묶어 놓은 골프장은 몇몇을 빼곤 이젠 찾기 힘들다”면서 “공식적인 가격이 100원이라고 한다면 비수기와 성수기 등 계절과 요일, 하루 시간대에 따라 50원부터 60원, 70원 등으로 세분화해 그린피를 책정하는 정책이 보편화된 지 이미 오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전문지 ‘골프매거진’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32개 골프장 가운데 30여 곳이 토요일보다 일요일 그린피를 싸게 책정하고 있다. 금액은 보통 1만~2만원 차이지만 시간대에 따라 3만~5만원이나 차이 나는 곳도 있다. 국내 모 그룹이 운영하는 춘천 라데나골프장은 토요일 그린피가 23만원이다. 그러나 일요일 이른 시간과 오후 시간대에는 18만원을 받고 있다. 몇 시간 사이 무려 5만원 차이가 난다. 퍼블릭도 마찬가지다. 경북의 블루원상주는 토요일과 일요일 3만원 차이가 난다. 물론 이것은 수도권을 제외한 경우다. 서울 도심에서 30~40분 거리에 있는 이른바 ‘블루칩 골프장’의 그린피는 경기에 아랑곳없이 대못을 박아 뒀다. 경부고속도로변 판교에 있는 남서울골프장의 토요일 그린피는 무려 26만원이다. 평일도 22만원이나 된다. 공급과 수요 그래프를 이용해 경제이론에 맞게 그린피를 책정한 영리한 골프장이다. 한데 수도권이 아닌 경남 남해의 한 골프장은 최근 37만원이라는 국내 최고가의 그린피를 책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거리와 그린피의 상관관계를 무시한, 언뜻 보면 무모한 정책인 것 같지만, 이젠 엄연하게 시장 공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고가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성북’ 대신 ‘사람’ 현판 지키는 150인

    ‘성북’ 대신 ‘사람’ 현판 지키는 150인

    서울시청 현관 위에 글자가 크게 쓰여 있다. ‘서울특별시’라는 현판이다. 현판은 건물의 이름이자 얼굴이다. 그런데 성북구청 현판에선 ‘성북’이라는 글자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사람’이 가득 담겨 있다. 성북구가 민선 5기 3주년을 기념해 청사 현관 입구에 새로 내건 현판 ‘사람이 희망입니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로 250㎝, 세로 90㎝ 크기의 한지에 검은 먹물로 모두 150개에 달하는 ‘사람 인(人)’ 글자가 갖가지 모양으로 쓰여 있어 청사를 드나드는 이들의 시선을 한껏 사로잡는다. 가로 스물다섯 줄, 세로 여섯 줄로 빼곡하다. 40여년 동안 정릉천변에서 터줏대감으로 살아오며 서예를 가르쳐 온 오태갑(78)씨의 작품으로, 모두 한자 사전에 올라 있는 글자체라고 한다. 오씨는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형상화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뜻을 담고자 했다. 작품은 ‘사람이 희망입니다’라는 한글 문구로 마무리했다. 오씨는 얼마 전 이 작품을 재능 기부 형식으로 구에 기증했다. 구정 핵심 가치를 ‘사람이 희망이다’로 정하고 여러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모습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인권 조례를 만드는 등 참여와 협동의 인권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오씨의 작품을 받아들고는 지난 3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확인하는 데 제격이라고 판단해 현관 입구에 현판으로 내걸었다. 김 구청장은 “개인적으로 새로 내건 현판을 볼 때마다 취임 당시 각오를 돌이키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된다”며 “청사를 드나드는 모든 분들도 사람이 희망이라는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당신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당신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디스플레이 업종의 목표는 극한의 리얼리티다. 또렷함을 넘어 현장에 있는 착각을 만들고자 통신·가전업계는 해상도를 높이고 화면의 폭을 넓힌다. 스마트폰부터 PC, TV까지 고화질(HD)을 넘어 풀고화질(Full-HD), 심지어 울트라고화질(UHD)을 지원한다는 제품이 쏟아진다. 그런데 일부에선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인간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탄식도 나온다. 실제 그럴까. 눈이 볼 수 있는 화질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간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망막에서 전기적 자극으로 변환해 뇌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각 정보를 인식한다. 이 과정에서 망막에 들어온 두 개의 화상정보가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 있으면 전기적 자극도 겹쳐서 보낸다. 이로 인해 우리 뇌는 두 개의 점을 마치 하나인 것처럼 인식한다. 사람 눈의 한계다. 1일 미국 유타대학 의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인간이 두 눈을 동시에 떴을 때 보이는 시야각은 수평 120도, 수직 140도 정도이다. 현대인의 평균 시력(1.0)을 가진 사람이 시야각 1도 안에서 구분할 수 있는 최대 점(픽셀)의 수는 60개 정도로 본다. 스마트폰으로 예를 들면 화면 속 1인치 길이의 선에서 사람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픽셀 수(ppi)는 최대 437개 정도다. ppi(pixels per inch)란 1인치당 픽셀 수를 뜻하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픽셀 밀도가 높아 더욱 정밀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같은 개념으로 dpi(dots per inch)를 쓰기도 한다. 눈의 한계 해상도는 화면과 눈과의 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까울수록 많이 보이고 멀수록 적게 보인다. 뒤집어 말하면 스마트폰처럼 가까이 놓고 사용하는 기계는 그만큼 높은 ppi가 필요하지만, TV나 전광판처럼 멀리 떨어져서 보는 가전제품들은 비교적 ppi가 낮아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다. 눈앞 20~30㎝ 거리에서 이용하는 스마트폰은 인간이 1인치 안에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ppi가 291~437개 정도다. 30~40㎝ 거리에서 보는 태블릿PC(10인치 기준)는 218~291ppi, 40~50㎝ 떨어져 쓰는 노트북은 175~218ppi 정도가 사람의 한계다. 3m 정도 떨어져 보는 대형 TV의 경우 ppi는 29~55ppi까지 내려간다. 결국 이론상으로만 따지면 스마트폰은 437ppi, PC 291ppi, 노트북 218ppi, TV는 55ppi 이상 고화질 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 비싼 것을 써봐야 사람 눈이 구분할 수 없으니 ‘개 발에 편자’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제품들은 이미 한계 기준을 훌쩍 넘는다. 5인치급(4.99인치) HD 슈퍼아몰레드(AMOLED) 화면을 장착한 삼성전자 갤럭시S4의 인치당 화소 수는 441ppi다. 이론상 눈이 인식할 수 있다는 한계치를 넘었다. 5.5인치 풀HD 스마트폰인 LG전자의 옵티머스G프로도 화면 밀도가 401ppi에 달한다. 휴대전화 업계에선 내년엔 500ppi 제품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 출시예정인 삼성전자의 노트북 아티브Q와 아티브북9플러스도 13.3인치 크기 화면에 276ppi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역시 노트북의 한계 해상도보다 56ppi 이상 높은 수치다. 올 들어 LG전자에서 출시한 55인치 UHD TV 역시 1인치에 80개(80ppi)의 화소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사람 눈으로는 더 나은 것을 구분할 수 없다는 상황에서도 초고화질 제품들은 왜 쏟아질까. 업계는 실험적 속 정의와는 달리 사람의 눈이 실제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눈으로 정확히 구별하지 못한다고 해도 화소가 많아질수록 최대한 현실과 가깝고 생생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면서 “당분간 업체들의 초고화질 경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과학자가 아닌 TV나 스마트폰이 인간의 한계를 실험 중인 셈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독오른 리처드 리 이젠 우승하리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독오른 리처드 리 이젠 우승하리

    재미교포 리처드 리(이희상·26)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리처드 리는 23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TPC(파70·684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골라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203타. 전날 공동 32위에서 공동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7위로 올라섰다. 10언더파 200타를 친 공동 선두에는 버바 왓슨을 비롯해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 그레이엄 델라에트(캐나다)가 자리했다. 지난해 PGA 투어에 데뷔, 올해 16개 대회에서 2차례 ‘톱10’ 성적을 낸 리처드 리는 이번 대회에는 라운드마다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전반에 2타를 줄인 리처드 리는 13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50㎝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7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 50㎝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보태 선두와의 격차를 3타로 좁히며 마지막 라운드를 맞게 됐다. 2라운드에서 공동 12위까지 오른 같은 재미교포 존 허(23)는 이날 무려 8타를 잃어버렸다. 중간합계 3오버파 213타를 적어 냈지만 최종라운드 출전 선수 숫자를 제한하는 ‘MDF’ 규정에 걸려 4라운드에 나가지 못한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노승열(22·나이키골프)과 함께 공동 39위(2언더파 208타)에 머물렀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퐁당 각오 ‘배짱샷’ 브래들리 흔들었다

    퐁당 각오 ‘배짱샷’ 브래들리 흔들었다

    20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4라운드가 열린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 17번홀(파3·196야드). 챔피언조에 함께 나선 배상문(27·캘러웨이)과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앞선 16번홀까지 매치플레이를 연상케 하는 접전을 펼쳤다. 배상문은 1타 뒤진 11언더파로 4라운드를 시작, 전반홀 2타를 줄여 전세를 역전시켰지만 15번홀에서 브래들리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6번홀에서 배상문은 1.5m짜리 버디를 떨궜고, 브래들리는 1.2m 버디를 그만 놓치는 바람에 파에 그쳤다. 다시 역전. 희미하던 승부는 파3 홀에서 확연히 갈렸다. 아이언으로 힘껏 날린 배상문의 공은 그린 앞 연못을 간신히 넘어 깃대 앞 8m 지점에 떨어졌다. 배상문은 샷을 날린 뒤 무릎을 꿇기라도 하듯 과도한 몸짓으로 공에 기(?)를 불어넣었다. 배상문의 제스처를 쳐다보던 브래들리는 아무래도 길게 치는 편이 낫다는 듯 잡고 있던 골프채를 자신의 캐디에게 주고 다른 클럽을 꺼내 힘차게 휘둘렀다. 그러나 공은 그린을 훌쩍 넘어 깃대에서 23m나 먼 곳에 뚝 떨어졌다. 이 홀에서 반드시 타수를 줄여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던 브래들리는 원망스럽다는 듯 배상문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떨궜다. 그걸로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 배상문의 ‘배짱타’, 그리고 오버액션에 가까운 몸짓에 브래들리의 평정심이 흔들리고 판단력에 금이 간 것이다. 브래들리는 칩샷을 시도했지만 핀을 5m나 지나갔고, 배상문의 버디퍼트는 홀을 지나쳤지만 거리는 불과 50㎝에 불과했다. 롱퍼터를 쓰며 ‘짠물 퍼팅’을 자랑하던 브래들리는 파퍼트마저 실패, 결국 보기로 홀아웃, 타수 차는 2타로 벌어졌고 승부는 끝났다. 배상문은 “꿈꿔 오던 일이 현실로 이뤄져 행복하고 흥분된다”며 “초반 드라이버나 퍼트가 좋아 자신 있었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에 우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17번홀 상황에 대해 “티샷을 짧게 날렸지만 (뒤)바람 덕에 살았다. 하마터면 낭패를 볼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르틴 카이머(독일)가 “비만 내리지 않았을 뿐 브리티시오픈이랑 비슷했다”고 말할 정도로 대회 코스는 강풍 탓에 대부분 선수들이 고전한 곳. 그러나 배상문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 PGA 투어 세 번째 한국 국적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에게 돌아온 건 무려 117만 달러(약 13억원)의 상금과 향후 2년 동안의 투어 출전권이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시골마을, 벽화 입고 관광명소로

    시골마을, 벽화 입고 관광명소로

    시골 마을의 벽화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색 콘크리트벽에 아름다운 벽화가 만들어지면서 한적한 마을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대구 달성군은 16일 화원읍 본리2리 마비정 마을에 지난해 5월부터 11억원을 들여 벽화 그리기 사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35가구 담벼락에 나무, 꽃, 동물, 농촌 풍경 등 모두 23개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또 높이 5m, 직경 50㎝의 대형 장승과 물레방아 등을 군데군데 설치했다. 여기에다 마을 방문객들이 농촌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장과 등산로가 개설됐다. 1.5㎞의 이팝나무 터널길도 이날 개통됐다. 이 같은 모습은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하는 정기 간행물 ’청사초롱‘에 소개되면서 부산, 경남 등 다른 지역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30만명 정도가 마을을 방문했으며 주말에는 4000~5000명이 몰려 교통체증까지 빚고 있다. 마비정 마을 벽화가 인기를 끌자 달성군은 논공읍 하1리에도 벽화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1억 1000만원을 투입해 약초 따는 아낙들 등 지역 특성을 잘 표현한 15점의 벽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벽화는 단순히 페인트로 그리는 게 아니라 철판, 아크릴우레탄, 조형토, 파타일, 컬러스톤 등의 오브제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은 내구성이 뛰어나다. 대구 서구도 도시 활력 증진을 위해 벽화 그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동 2, 3동 일대와 상중이동 퀸스로드 주변에 벽화골목을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 수성구는 만촌동 일대 7개 학교의 담장을 벽화로 꾸미는 7·7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자연과 예술의 땅, 노르웨이

    자연과 예술의 땅, 노르웨이

    호수를 연상시키는 코발트빛 바닷물 위로 우뚝 솟은 ‘피오르’(fjord)의 행렬을 보셨습니까. 1만년간 빙하의 침식을 받아 이뤄진 골짜기에 생긴 좁고 긴 만으로 ‘U’자 모양을 이룹니다. 전나무와 자작나무가 우거진 절벽, 기암괴석의 머리에 면사포같이 살포시 덮인 피오르의 하얀 빙하는 죽기 전 꼭 봐야 할, 아니 살아 있기에 마주해야 할 가슴 벅찬 풍광입니다. 북위 60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서쪽 자락에 자리한 노르웨이는 1967년 북해 유전 발굴 전까지 유럽의 최빈국에 가까웠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차례로 받고 1905년 가까스로 독립한 뒤 척박한 자연환경과 같은 험난한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매장량 세계 5위의 북해 유전은 노르웨이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를 웃도는 ‘유럽의 사우디’로 바꿔 놓았습니다. 변변찮은 공장 하나 없던 험상궂은 풍광은 그대로 귀중한 관광 자원이 됐답니다.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얼굴이 하얗고 키가 180㎝를 훌쩍 넘는 노르웨이인들은 과연 행복한 사람들일까요?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지만 길을 걷는 시민들 얼굴에선 근심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에드바르 뭉크(1863~1944)나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 같은 걸출한 예술가 덕분이겠죠. 아름다운 피오르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은 몽환적인 자연과 함께 여행객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치유합니다. 한순간 당황했다. 잠시라도 호젓한 여유를 즐기려 일행과 떨어져 버스 맨 앞자리에 앉은 게 화근이었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탄 34번 버스가 예정된 ‘하겐비’에 정차한 뒤 호기롭게 뒤를 돌아봤으나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뭉크의 ‘절규’의 배경이 된 이케베르그 다리로 향하던 터였다. ‘절규’할 무렵 휴대전화에 ‘+82’로 시작하는 국제전화가 걸려 왔다. 버스 뒷자리에 앉았던 일행이 뒤늦게 현지인 이야기를 듣고는 다급하게 두 정거장 앞에서 하차했다는 설명이다. 역설적이지만 동네 주민 대부분은 이케베르그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짧은 영어로 물어 찾아간 이케베르그 다리. 다리라기보다 언덕배기에 꼭꼭 숨은 구비길에 난간 몇 개 설치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오슬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따름이다. 뭉크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 작가다. 그의 초상화가 1000크로네 지폐에 들어 있을 정도다. 노르웨이 국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예술가로,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오슬로 시내 곳곳에 관련 전시회와 음악회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넘쳐났다. 진짜 뭉크는 국립미술관에서 만났다. 국립미술관에 특별전시된 ‘절규’ ‘마돈나’ ‘병든 아이’ ‘병실에서의 죽음’ 등은 불우했던 그의 삶을 통째로 옮겨 놓았다. 그런데 소름 끼치던 그의 작품들이 말년으로 갈수록 아이들 동화처럼 포근함을 띤다. 촬영이 금지된 터라 한 시간 넘게 작품 주변만 서성이며 마음속에 담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사실 노르웨이의 첫인상은 꺼림칙했다.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도착한 핀란드 헬싱키. 다시 오슬로행 비행기로 갈아탔으나 창가의 내 좌석은 60대 후반 할머니의 차지가 됐다. 자리를 빼앗은 험상궂은 노르웨이인 노파는 한 시간 넘는 비행 시간 내내 앞 좌석 일행과 독일 방언 같은 노르웨이어를 뱉어냈다. 그런데 도착 20여분 전 갑자기 다정하게 영어로 말을 걸어 왔다. 중국 베이징에서 2년 넘게 살았다는 이야기부터 방문지가 어디인지, 또 좋은 여행 되길 바란다는 인사까지 아끼지 않는다. 아뿔싸, 그들은 바이킹의 후손이었다. 산 만한 덩치에 우락부락한 인상이지만 속내만은 따스했다. 순간 창가 너머로 활처럼 휜 피오르 위에 세워진 중세 도시, 오슬로의 위엄이 눈에 들어왔다. 오슬로의 번화가는 중앙역에서 왕궁에 이르는 칼 요한 거리다. 불과 1.5㎞ 남짓 거리에 의사당, 대성당, 오슬로대학 등이 몰려 있다. 풍성한 녹지가 부러울 따름이다. 이곳 시청에선 매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다른 시상식은 모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평화상만은 예외란다. 노벨이 당시 스웨덴의 척박한 속국이던 노르웨이에 혜택을 준 것인데, 오늘날 역전된 양국의 처지를 본다면 뭐라 말할지 궁금하다. 밤 10시. 대낮처럼 환한 백야다. 오슬로항에 도열한 요트들을 뒤로하고 해변가 레스토랑에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 하면 연어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구나 청어를 즐긴다. 짜디짠 대구 스테이크에 수프와 빵, 맥주로 주린 배를 채웠다. 영수증에 1인당 500크로네(10만원)가 찍혔다. 일행 누군가가 “뭉크의 ‘절규’는 4월 말에도 초겨울에 버금가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살인적인 물가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았다. 피오르 없는 노르웨이는 상상하기 어렵다. 창처럼 깊고 날카롭게 해안 깊숙이 파고든 피오르는 이맘때면 산정의 눈 녹은 물이 떨어지면서 만든 크고 작은 폭포들로 장관을 이룬다. 오슬로에서 ‘피오르의 수도’ 베르겐까지는 버스로 5시간가량 걸린다. 베르겐은 1048년까지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노르웨이 최초의 국립극장, 세계 최초의 교향악단이 자리한다. 중세풍 목조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한 브뤼겐이 중심이다. 당시 북유럽 상권을 장악했던 독일 무역상들은 한자(Hansa) 동맹에 따라 이곳에 상관을 짓고 무역을 했다. 걸을 때마다 삐걱대는 나무 보도와 집들로 채워진 어두컴컴한 골목은 현재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이용된다. 브뤼겐 맞은편 어시장, 플뢰위엔 산 전망대로 향하는 열차인 플뢰이바넨을 둘러보고 호젓한 교외로 향했다. 오로지 ‘아이를 많이 낳는 것’과 ‘조국의 독립’이 소원이라던 작곡가 그리그의 사택인 ‘트롤헤우겐’까지는 베르겐 시내에서 차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트롤헤우겐은 북유럽 신화 속 요정 트롤이 사는 언덕이란 뜻이다. 그리그가 1885년부터 22년간 살던 집이다. 그리그는 지금도 아내 니나와 함께 피오르를 바라보는 절벽 중간의 납골묘에 묻혀 오후의 햇살을 만끽 중이다. 피오르를 턱밑에 둔 작업실은 생전에 쓰던 피아노 의자와 책상으로 꽉 차 있다. 현지 가이드는 “키가 150㎝에 불과했던 그리그가 두꺼운 베토벤의 교향곡 악보들을 방석 삼아 작업하곤 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으로 쓰이는 생가는 손때 묻은 악보부터 편지, 초상화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초상화나 사진 속 그리그 부부는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두살배기 외동딸 크리스티나를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한다. 피오르는 인구 500명의 소도시 플롬에 이르자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산악 열차인 ‘플롬스바나’를 타고 베르겐에서 뮈르달을 거쳐 굽이굽이 20㎞의 산길을 돌자 일순 폭설에 휩싸였다. 해발 800m 안팎의 산간 마을과 잔잔한 하천, 만년설로 흰 모자를 쓴 설산, 거기서 떨어지는 폭포가 번갈아 나타났다. 기차는 기울기가 30도를 넘는 협곡을 따라 20여개의 터널을 지난다. 종착지인 플롬은 해발 1300m에 자리한 송네피오르의 내륙 관광 허브다. 송네피오르는 노르웨이 최장 피오르로 204㎞의 길이와 최고 1300여m의 수심을 자랑한다. 하늘을 향해 첨탑처럼 치솟은 고산준봉, 깊고 장대한 계곡에 들어 앉은 노랗고 빨간 지붕의 통나무집이 매력적이다. 고속도로가 없는 노르웨이에서 국도를 따라 다시 울렌스방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나 내려 카메라 렌즈만 들이대면 한폭의 그림이 됐다. 잠시 머무르는 관광객도 영감과 치유를 얻기에 충분한 ‘힐링로드’인 셈이다. 오슬로·베르겐·플롬·울렌스방·스타방에르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람 만든다”며 보육원생 때리고 묻은 복지사들

    훈계가 필요하다며 보육원생을 집단 구타하고 실제로 땅에 묻어 고통을 준 사회복지사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15일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A(12·중1)군을 몽둥이로 수차례 폭행하고 땅에 묻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32·사회복지사2급)씨 등 보육원 생활지도교사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 3일 오후 7시 30분쯤 양주 지역의 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A군을 인근 야산으로 데려간 뒤 몽둥이 등으로 10여 차례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군의 얼굴만 남겨둔 채 구덩이를 파 묻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A군이 다른 학생의 돈과 물건을 훔쳤다’는 통보를 받고 훈계한다는 명분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지도교사로 근무하는 이들은 A군에게 “오늘 잘 만났다”, “사람 만들어 주겠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폭행했다. 이씨는 끈을 이용해 A군을 참나무에 묶은 뒤 대걸레자루로 엉덩이를 5번가량 때렸다. 또 다른 교사 유모(32)씨는 길이 50㎝, 두께 5㎝의 나무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10차례 이상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A군을 구덩이에 묻기까지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야산에 길이 175㎝, 너비 50㎝, 깊이 20㎝의 구덩이를 판 뒤 A군의 머리만 밖으로 드러나게 흙으로 덮고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30여분이 지나 A군을 꺼내러 왔으며 보육원으로 데려가 또다시 폭행했다. 이들의 범행은 열흘가량 지나 A군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으며 드러났다. A군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버지와 같이 지내지 않고 보육원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A군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이들을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한 뒤 범행을 자백받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A군이 이들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A군은 “폭행 사건이 있기 전부터 성기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대낮 학교주변서… 중학생이 장애 초등생 살해·암매장

    중학생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한 뒤 암매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11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최모(12·초등학교 6학년)양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인천 모 중학교 3학년 장모(16)군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장군은 지난 10일 오후 2시 50분쯤 인천시 서구 마전동 K초등학교로부터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최양을 ‘공놀이하자’며 꾀어 인근 상가로 데려갔다. 정신지체장애 3급인 최양은 별다른 저항 없이 장군의 손에 이끌려 갔다. 장군은 K초등학교에 다닐 당시 최양과 같은 특수학급에 편성돼 아는 사이다. 장군은 상가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최양을 성폭행하려 했으나 최양이 완강히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장군은 이어 최양에게 ‘흙놀이를 하러 가자’며 철물점에서 삽을 산 뒤 초등학교에서 500m가량 떨어진 밭으로 유인했다. 장군은 그곳에서 삽으로 깊이 15㎝, 길이 1m의 구덩이를 파고 최양을 엎드리게 한 뒤 최양의 책가방을 뒷머리에 얹고 자신의 엉덩이로 눌러 질식사시킨 뒤 암매장했다. 장군은 경찰에서 “흙놀이를 하던 중 장양이 건방지게 굴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군은 거짓말을 잘하고 감정 변화가 심해 자기 통제가 되지 않는 스타일 같았다”고 말했다. 장군은 부모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장군은 지적장애 등급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공격성이 강해 품행(정서)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군은 인천 M중학교 일반 학급에 소속돼 있으면서 하루 1∼2시간 특수 학급에서 수업을 받아 왔다. 학교 관계자는 “장군은 과잉행동장애가 있고 주의가 다소 산만한 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0일 오후 7시 50분쯤 최양의 언니로부터 가출신고를 받고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 장군의 신원을 확인하고 탐문수사 끝에 11일 오전 4시 30분쯤 인근 병원에 입원해 있던 장군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장군으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이날 오전 5시쯤 최양의 시신을 찾았다. 발견 당시 최양은 50㎝ 높이의 흙에 묻혀 있었고 옷은 정상적으로 입혀진 상태였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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