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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섀도 뱅킹 1268조… 금융불안 뇌관으로

    섀도 뱅킹 1268조… 금융불안 뇌관으로

    우리나라의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 규모가 1300조원에 육박해 또 하나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진국에 비해 증가세가 가팔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섀도 뱅킹 현황과 잠재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우리나라 섀도 뱅킹 성장률은 연평균 11.8%다. 같은 시기 일본(-6.6%), 미국(-2.4%), 영국(-2.0%) 등의 섀도 뱅킹 규모가 축소된 것과 대조된다. 증가세를 보인 유로지역(3.9%)도 소폭에 그쳤다. 이범호 한은 자금시장팀 과장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섀도 뱅킹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미국 등은 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반면, 우리나라는 증권사 등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섀도 뱅킹 규모는 1268조원이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자산(2485조원) 규모의 절반이다. 2010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102.3%로 GDP보다 많다. 영국(476.8%), 유로존(175.4%), 캐나다(160.4%), 미국(160.1%)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본(65.3%)보다는 이 비중이 높다. 이 과장은 “섀도 뱅킹이 늘어날수록 금융시장 불안도 커진다.”면서 “(섀도 뱅킹) 거래가 갈수록 복잡해져 규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섀도 뱅킹이 경기에 민감한 것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둔화나 하강기에는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금융권역 간 구분이 약화했고, 장기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지속해 금융기관의 위험추구 유인이 커진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이 과장은 지적했다. 정원경 한은 비은행연구팀 과장은 “섀도 뱅킹 부문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다른 부문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면서 “섀도 뱅킹과 금융권역 간 연계거래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용어클릭] ●섀도 뱅킹(Shadow Banking)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 수준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을 말한다. 증권, 보험, 카드사를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해당된다. 그림자 금융이라고도 부른다.
  • 후보들 공약의 ‘자화상’

    ‘정책 대결’이 실종된 가운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의 ‘공약 공식’이 눈길을 모은다. 격렬한 정치 공방에 밀려 정책공약이 후순위가 된 현실에서 포괄적인 과제가 공약으로 둔갑하는 등 각 캠프의 부실이 국민들의 착시현상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 재원 마련에는 “나중에 한꺼번에 발표하겠다.”는 답변 외에는 입을 닫고 있는 현실도 대선을 불과 56일 앞둔 23일 각 캠프의 자화상이자 우리 대선의 현주소다. 후보별 대선 공약에서 나타난 공통분모는 ‘숫자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747’(7% 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대국) 공약이 그야말로 ‘공약’(空約)으로 끝나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는 점과 불확실한 현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대선에서 ‘숫자 공약’을 발표한 이후 집권 기간 동안 이를 지킨 정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다지 유효한 공약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가 발전의 ‘어젠다 설정’에서 이 같은 공약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각 후보 측이 ‘숫자 공약’을 내놓지 않는 이유를 국가발전 전략을 마무리짓지 못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찾고 있다. 한마디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은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 일자리 창출 등에서 숫자 공약을 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도 구체적인 숫자를 바탕으로 하는 공약이 거의 없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구체적인 숫자를 앞세우는 공약에 알레르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또 다른 공통점은 실천 공약이 아닌 비전과 선언, 구호식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지난주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 개념의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하겠다는 방법론은 빠져 있다. 문 후보의 공약 상당수는 ‘5개의 문(門)’, ‘4륜구동 경제’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구호에 가깝고, 거대 담론식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겠다’는 식이다. 안 후보는 최근 정치혁신과 재벌 개혁, 고용노동 정책 등을 차례로 발표했지만 추상적 차원에 머물고 있다. 빈약한 대선 공약 가운데 그나마 진척된 것이 복지 분야다. 그럼에도 재원 마련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복지 분야에 연간 25조원, 5년간 총 13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식에는 답이 없다. 후보가 선출된 지 석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측도 복지예산 증액에 있어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지방 이전 공공기관도 ‘호화 신청사’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이 추진 중인 신청사의 건축비가 3.3㎡(1평)당 최고 881만원으로 최근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예산정책처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땅값을 제외한 3.3㎡당 건축비는 부채가 5조원이 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881만원으로 가장 높다. 이는 KB국민은행이 발표한 현재 경기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땅값 포함)인 881만원과 같은 수준이며 농어촌공사가 이전할 지역인 광주·전남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인 459만원의 배에 육박한다. 부채비율이 100% 넘는 한국소비자원의 건축비도 871만원으로 이전하는 충북지역 아파트 분양가인 489만원의 배에 가깝다. 부채가 1조원이 넘는 자산관리공사, 대한주택보증, 한국예탁결제원 등의 공공기관들의 건축비도 871만원으로 이전 지역인 부산 남구 금융혁신도시 주변 아파트 단지 평당 분양가 시세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의 건축비도 각각 865만원, 86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의 건축비가 타 기관들보다 비싼 것은 통유리와 대리석 바닥, 비데, 조각상 등 값비싼 건축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공공기관들의 건축비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해 호화 청사 비난이 나올 수 있고 기관별로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생겨 형평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며 “주무부처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CEO 칼럼] 교통시설투자 효율성 우선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교통시설투자 효율성 우선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난 추석 연휴에도 교통체증이 매우 심했다. 철도를 이용한 귀성객들은 편했겠지만, 자동차 이용객들은 막히는 길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환승하지 않고 문전까지 가는 자동차 선호 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 자동차를 이용한 사람도 많다. 정부의 교통시설 확충은 타당성 조사와 효율성, 지역 균형 개발을 고려해 결정된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사업에 투자하다 보니 대부분 계획보다 수년씩 지연된다. 사업 간 우선순위를 정해 완공 위주로 집중투자해야 효율적인데, 지역 요구가 많다 보니 계속 신규 사업이 제기되고 재원이 분산되니 사업 지연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부에서는 수조원이 드는 기존 철도의 지하화까지 요구하는데, 지역주의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정치인들은 지역사업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때론 지역감정까지 제기한다. 중앙 부처 관료들도 선출직이 되면 선거 때 얻어야 할 표를 생각하며 지역주의의 선봉에 서니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교통시설이 계획보다 지연되는 또 다른 이유는 민원 등에 기인한다. 지역 숙원사업으로 건설을 추진하면 환영하다가도 노선 선정, 용지 매수, 환경문제, 문화재 보호 등 온갖 민원이 생기고 때론 소지역 간 갈등도 생긴다. 법에 따라 지자체가 분담하기로 약속했던 사업비도 못 내겠다면서 정부가 다 부담하라고 떼를 쓰면 사업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예산 배정이 적어 매년 말이 가까워지면 인력과 장비를 놀리지만 인건비, 현장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지출이 불가피해 사업성도 떨어지고 수익도 줄어든다. 근래 도로 체증을 해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오염도 줄이는 녹색교통을 위해 철도건설 요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용되지도 않는 시설까지 크게 짓거나 완공 후 열차 운행이 늘지 않으면 세금을 낭비하게 된다. 일례로 KTX만 운행하는 광명역에서는 선행 열차가 후속 열차를 피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대피하는 부본선이 4개나 더 있고, 4개 승강장 중 2개도 개통 후 8년간 이용된 적이 없다. 열차가 섰다가 승하차하고 바로 출발하면 되는데도 열차 정차 선로와 통과 선로를 따로 건설하다 보니 선로전환기와 분기기가 과잉이다. 천안아산역, 오송역, 김천구미역, 신경주역, 울산역도 모두 그러하며 이용도 안 하는 임대용 회의실까지 역에 짓다 보니 역 규모가 커져 사업비가 더 많아졌다. 철도 건설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을 하면 경제성이 낮게 되고, 비용이 더 드니 해외 진출에도 불리하다. 철도시설공단이 60%의 재원을 부담해 건설한 경부고속철도의 부채는 15조원에 이르는데, 채권으로 이자를 갚으니 부채는 계속 늘어난다. 철도시설공단은 종전의 잘못을 반성하고 중간역 배선 규모나 역사, 차량기지 등을 수요에 맞게 최적화해 세금 낭비도 없애고 부채도 최소화하도록 강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구간은 시간 단축과 안전 개선효과 외에 운행 열차는 늘지 않은 곳도 있다. 일부 복합화물터미널 인입선과 대불공단 인입선 등은 개통 후에도 예측과 달리 화물열차가 거의 운행되지 않는다. 물류단지나 공단에 철도를 건설하면 이용될 것이라는 막연한 탁상공론 탓이다. 타당성 조사에서 입주 업체의 원재료와 완제품의 성격, 물량, 출발·도착지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이는 없다. 물류나 산업단지, 항만도 물동량 상당수가 이용할 것인 만큼 반드시 철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무리다. 최근 우리 제조업이 반도체, 전자 등 단소경량 제품 위주로 바뀌면서 무연탄, 시멘트, 유류 등 대량 화물의 철도 운송이 줄고 있다. 도로, 공항, 항만의 경우도 비효율적인 투자가 있다. 지역에서 요구하는 교통시설이 건설되면 많이 이용될 수 있는지, 수요를 도외시하면서 과잉 건설되는 것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보면서 건설해야 재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철도는 국민이 보다 편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토록 효율적으로 건설해야 하고, 경쟁을 통해 운영도 대폭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 한국수출 반년새 5조원 피해

    한국수출 반년새 5조원 피해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무역제한조치의 증가와 국제 특허분쟁의 여파로 한국 수출기업의 피해액이 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최근 통상 환경 악화와 대응’ 보고서에서 “최근 7개월(2011년 10월~2012년 5월) 동안 각국의 무역제한조치로 인한 수출 감소액이 30억 달러, 올해 1~8월 특허 소송 비용은 약 15억 8000만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반년 사이 한국 수출기업이 45억 8000만 달러(5조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138억 달러의 3분의1 수준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FTA로 관세 장벽이 사라진 이후 되레 반덤핑이나 통관 절차 강화 등 비관세 장벽은 높아져 수출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무역자유화 정도를 나타내는 무역자유지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모두 하락하는 추세로 주요 국가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2000년 14건에 불과하던 우리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해마다 증가, 올 10월까지 122건(누적)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23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17건), 미국(12건), 브라질(9건), 러시아(7건) 등이 뒤따랐다. 삼성, LG, 현대·기아차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다른 국가들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제품 가운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품목은 131개이며,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에 품목은 405개나 된다. 삼성과 애플 간의 소송에서 보듯 우리 기업의 국제 특허분쟁 건수는 날로 증가해 2009년 154건, 2010년 186건, 2011년 278건을 기록했다. 올 8월까지 120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종결된 소송 25건 가운데 19건에서 우리 기업이 패소해 수출 기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성근 연구원은 “정부는 무역 분쟁 시나리오별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도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가세 인상·부유세 신설 대선 전 이례적 증세 논쟁

    1978년에 치러진 10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했다. 유신정권에 대한 저항이 가장 컸지만 정부가 그 전해 부가가치세를 전격 도입하면서 물가 인상을 야기한 요인도 컸다. 결국 부가세 도입은 유신정권 몰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는 증세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생겨났다. 그런데 올해는 정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이 먼저 ‘세금을 올리자’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있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17일 “(전날 언급한) 부가가치세 조정은 세율을 올리자는 게 아니라 면세 대상 등을 조정하자는 얘기였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증세 논쟁에 확실하게 불을 댕겼다. 1977년 도입된 부가세는 이후 35년 동안 10% 세율을 지키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재 19% 선인) 조세부담률을 21%까지 끌어올려 새롭게 들어오는 30조원의 세수를 복지 재원으로 쓰자.”고도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부유층에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부유세 신설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경제수장인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부유세는 썩 좋은 세금이 아니다.”라면서 “가장 좋은 세금은 참여정부 때의 종합부동산세”라고 말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상향 조정 방침도 공식화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복지를 위해 국민 모두가 조금씩 세 부담을 더 져야 한다.”며 ‘보편적 증세론’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소득에 관계없이 국민 모두가 무는 간접세인) 부가세는 세율을 1% 포인트만 높여도 국민 부담이 5조원 늘어난다.”면서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정책관은 “(일본과 달리) 우리 국민이 부가세율 조정을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스웨덴(25%), 영국(20%), 프랑스(19.6%) 등 유럽보다는 낮지만 일본(5%)보다는 높다. 전문가들은 증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38%의 세율이 적용되는 연소득 3억원 이상 기준을 1억 5000만원 내지 2억원 정도로 낮춰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역시 각종 공제 혜택을 줄여 실제로 걷는 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무차별적인 개별소비세를 인상하기 전에 골프채 등 사치품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게 선행돼야 한다.”면서 “소득세 문제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따라 세율 조정보다는 면세 대상 축소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기업의 순환출자 외국사례 들어보니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인도 등 주요국의 일부 대기업 집단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순환출자가 존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도요타그룹은 도요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순환출자가 있으며 심지어 상호출자까지 하고 있다.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명품업체인 프랑스의 LVMH그룹도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계열사 간 순환출자, 상호출자가 모두 허용되고 있으며 출자 단계와 공동 출자에도 제한이 없다. 인도 최대 기업 타타그룹은 지배 주주 가족이 복수의 지주회사를 통해 300개가 넘는 기업을 순환출자, 상호출자를 포함해 행렬식 출자 구조에 기초해 통제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 같은 외국 사례를 대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순환출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호출자와 관련해서도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완전히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재계는 주장한다. 일본과 독일은 상호 주식 보유 자체는 인정하면서 25%를 초과 취득하는 경우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출자 및 피출자 회사가 모두 상장회사인 경우 상호출자를 5%까지 허용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이 없다. 비교적 엄격한 은산(銀産) 분리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5%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 국가는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등을 허용하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이들 나라는 우리와 달리 양극화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전경련의 ‘아전인수’”라고 주장한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일부 기업에 순환출자나 상호출자가 존재하긴 하지만 한국 재벌 총수처럼 경영에 참여해 과도하게 몸집을 불려 한 나라의 경제를 장악하다시피 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일부 기업에 국한돼 있지만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우리나라 재벌 그룹은 거의 모두가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1945년 패전 직후 재벌이 해체돼 우리나라와 달리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순환출자로 인한 폐해가 없다. 독일도 도이체방크 등 일부 기업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공동의사결정제도, 이사회 등 그룹 내 감시 기능이 발달돼 있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위평량 연구원은 “외국과 달리 국내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는 편법 세습 등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에 이용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46개 재벌 내부거래 41兆 늘어… 中企 납품단가 쥐어짜기도 여전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46개 재벌 내부거래 41兆 늘어… 中企 납품단가 쥐어짜기도 여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하청업체를 후려치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 그룹을 틀어쥐고 있는 오너가(家)에 그만큼 더 큰 이익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다. ●외부 매출 ‘제로’인 기업도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46개 대기업집단(그룹·연매출 5조원 이상)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에 비해 1.2% 포인트 증가했다. 금액은 186조 3000억원으로 2010년(144조 7000억원)보다 41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14.5%로 2010년(13.2%)에 비해 1.3% 포인트 늘었다. 거래금액은 139조원으로 무려 28%(30조 4000억원) 급증했다. 30대 그룹 계열사에서는 외부 매출이 아예 ‘제로’(0)인 경우도 있었다. 유수 그룹들이 사회적 비난과 정부의 감시에도 계열사 밀어주기에 나서는 이유는 막대한 이익 때문이다. 흔한 사례로 오너나 그 가족이 비상장 계열사, 즉 기업공개가 되지 않은 회사를 세우고 그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한다. 그리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급성장한 비상장 계열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결국 엄청난 시세차익이 오너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계열사 밀어주기가 재벌 확장의 근본이며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는 파렴치한 행위”라면서 “정부가 더 엄격한 규제로 이런 행태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값 올랐는데… “단가 내려라” 한 대형 조선사의 2차 협력사인 경남 김해의 ○○테크. 하도급 발주량이 2년 전보다 40% 이상 급감하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부품 단가의 15% 인상이 불가피한데도, 얼마 전 거꾸로 부품값을 10% 내렸다. 이 중소기업의 사장은 “원청업체가 불황으로 어렵다면서 부품값을 내리라고 강요하는데, 이를 거절했다가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경영자금 압박이 심해 결국 다시 금융권 급전에 손을 대고 말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S사는 납품업체에 주문을 해놓았다가 무분별하게 발주 취소를 일삼으며 재고 부담을 중소기업에 떠넘기다가 최근 공정위로부터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H자동차부품사도 경쟁입찰 때 최저가를 제시한 납품업체와 추가 협상을 해 단가를 더 낮추는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를 일삼다가 23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 대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평가에서 한결같이 최고등급(우수)을 받았다. 김한기 경실련 국장은 “중소기업과 상생한다는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대기업이 이럴 정도면 중소 그룹의 하도급 부당 행태는 안 봐도 뻔하다.”면서 “덩치가 큰 편인 1차 하도급업체가 작은 2~3차 업체에 가하는 횡포는 더 심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내부거래로 배 불리며 경제민주화 반기 드나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이 해가 거듭될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5조원 이상인 46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 1.2% 포인트, 금액으로는 41조 6000억원 늘었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3% 포인트, 30조 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30대 재벌 계열사 중 오로지 내부의 일감에만 의존하는 기업은 56개나 된다. 광고, 시스템통합(SI), 물류분야 등에서 일감 몰아주기가 심하다. 대부분 수의계약 방식이다. 공정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 지목돼 매년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있음에도 내부거래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총수 일가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는 비공개회사를 설립해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운 뒤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세금 없는 부(富)의 세습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선에서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주 타깃이 됐다. 순환출자 규제, 가공의결권 제한, 금산분리,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계열분리 명령제 등 대선후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재벌의 반칙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도 채 되지 않는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제왕적 군림을 하면서 총수 일가의 배만 불리지 말라는 얘기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신세계가 가족이 지배하는 빵집에만 판매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가 40억여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 사례다. 재계는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경영권 위협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토양을 재벌 스스로가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재벌의 과도한 탐욕을 제어하라는 여론이 80%에 이른다. 그동안 각종 세제 혜택과 환율 지원, 규제 완화에 편승해 무차별적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골목상권까지 무너뜨리고 하청업체에 대해서는 가격 쥐어짜기로 이윤 극대화만 추구하지 않았던가. 자신들은 반칙을 서슴지 않으면서 경제민주화 욕구를 ‘반시장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따라서 재계는 볼멘소리를 하기에 앞서 시장 룰부터 준수해야 한다. 그것이 재벌과 중소기업, 그리고 국가경제가 상생하는 길이다.
  • 한국지엠 창립 10년… 누적 車생산 1517만대

    한국지엠이 17일 10번째 생일을 맞는다. 한국지엠은 지난 10년간 자동차 누적생산량이 총 1517만 3821대, 연간 매출액도 2002년 4조원에서 지난해 15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GM의 글로벌 경차 및 소형차 개발본부라는 핵심적 역할 수행과 국내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로 총 34종의 신차(연식 변경 모델 제외)를 선보였다. 임직원 수도 출범 첫해인 2002년 8299명에서 지난해 1만 7000여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부평 디자인센터(2003년), 보령 파워트레인공장(2004년), 군산 디젤엔진공장(2006년), 인천항 KD센터(2006년), 창원 엔진공장(2006년) 등을 차례로 갖추는 등 생산과 연구개발 핵심시설도 확충했다. 지난해에는 ‘쉐보레’ 브랜드 도입과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제품 라인업을 대거 늘렸고 국내 판매망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정비, 올해 서비스 고객 만족도 조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한국지엠이 10년 동안 보여준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앞으로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2002년 10월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지엠대우로 출발했으며, 지난해 3월 한국지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ETF’ 펀드 안정성+주식 편리성… 2020년엔 100조원 시장

    ‘ETF’ 펀드 안정성+주식 편리성… 2020년엔 100조원 시장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5)씨는 몇 달 전 ‘경기 방어주’가 인기라는 얘기를 들었다. 은행에 목돈을 넣어봤자 이자가 쥐꼬리만 해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게 경기 방어주이고, 여러 방어주 중에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같은 경기 방어주라도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회사 일도 바쁜데 일일이 기업 정보를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고민 끝에 내린 김씨의 선택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한 증권사의 경기 방어주 ETF에 투자해 연 18%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14일이면 우리나라에 ETF가 도입된 지 꼭 10년이 된다. 한국거래소는 2002년 10월 14일 4개 종목으로 출범한 ETF가 10년 새 130개로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3444억원에서 13조 2095조원(11일 기준)으로 39배 가까이 불었다. 연평균 순자산 성장률은 44%에 이른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도 출범 첫해엔 32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400억원으로 17배 증가했다. 투자자 계좌 수는 1만개에서 38만개로 급증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도 4곳에서 15곳으로 늘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제 청년기에 접어든 단계”라고 진단했다.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얘기다. ETF 시장 자체는 급격히 커졌으나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9월 말 기준 1.2%)하다는 점에서다. 금융권은 국내 ETF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100조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TF의 인기 비결 핵심은 거래의 편의성과 분산투자에 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 또 인덱스 펀드(펀드 수익률이 주가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처럼 특정 종목이 아닌 특정 산업 전반에 분산 투자를 한다.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덜한 셈이다. 다시 말해 펀드의 안정성과 주식의 편리성을 합쳐놓은 것이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ETF에 눈길을 주는 이유다. 일반 펀드에 비해 저렴한 운용비용도 ETF의 강점이다. 주식형 인덱스 펀드의 운용 수수료는 2.1~2.5%다. 주식형 ETF는 6분의1 수준인 0.4%다. 두 펀드에 각각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인덱스펀드에서는 연간 25만원, ETF에서는 4만원만 드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0.32%), 싱가포르(0.35%) 등 선진국 ETF 운용 수수료와 비교하면 25%가량 높아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게다가 사고팔 때마다 거래 수수료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간의 ETF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항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르면 연말쯤 ETF 운용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TF 101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이날 현재 3.93%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5일 기준 9개 은행 평균)보다 높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ETF에 투자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원금 보장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ETF 114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93%였다.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크지 않지만 얼마든지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1년 기준으로 봤을 때 ETF 101개 중 30개는 원금이 손실났다. ‘KODEX 조선’(-13.46%), ‘TIGER 은행’(-11.32%)이 대표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ETF가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면서 “산업이나 증시 업황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용어 클릭] ●ETF(Exchange Traded Fund)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나 특정 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 예컨대 코스피200이 올라가면 ETF 수익률도 올라간다. 거꾸로 지수가 내려가면 수익률도 떨어진다.
  • “공장 설립 단계부터 화학물 대책 세워야”

    “공장 설립 단계부터 화학물 대책 세워야”

    “엄청난 피해의 대가를 치르고서야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는 게 부끄럽습니다.” 문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7일 불산가스 누출사고에 대해 우리 사회가 유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후진국형 인재’라고 단정지었다. 국내에서 산업재해 피해는 매년 15조원, 사망자만도 2400여명에 달한다며 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나 학계에서도 유해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한 많은 대책들을 건의했지만, 예산 순위나 규제를 철폐하는 분위기에 밀려 관리가 허술해졌다.”면서 “앞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유통·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정 수준 이상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장 안은 고용노동부의 ‘공정안전관리’에 의해, 공장 바깥은 지자체와 환경부 관할로 ‘자체방제계획’이라는 제도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기준량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은 사고 예방제도법 적용에서 제외돼 있다. 자체방제계획도 초급 수준이어서 미국의 위험관리계획(RMP) 수준으로 엄격하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공장 설립 단계에서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 사고 발생의 불씨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모든 집단 공업지역에는 화학소방대 설치가 의무화돼야 한다.”며 “사고대응에 필요한 구체적인 매뉴얼과 엄격한 적용을 위한 평소 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학물질은 생각 없이 초동 대응을 하다간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화학사고 발생시 누출 범위가 컴퓨터 계산을 통해 인근 초동 대응기관에 신속히 전파될 수 있는 자동 측정망 구축도 검토해 볼 만하다. 그는 선진국처럼 유독성 물질 누출확산예상평가서를 제출받아 화학공장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대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특수화학설비업체로 한정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의무 제출 사업장에 일반 화학공장도 추가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인적 재난에 대한 명확한 피해보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현행법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보상기준은 있지만 이번 사고와 같은 인적 재난의 경우 명확한 피해보상 기준이 없다. 문 교수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해 화학물질 등록과 유통 관리를 강화하고, 화학사고에 대한 예방과 대응책도 재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삼성 어닝서프라이즈… ‘갤럭시S3 효과’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를 실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 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매출 47조 6000억원, 영업이익 6조 7200억원)와 비교해 매출 9.24%, 영업이익 20.54%가 늘어나 또 한번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도 매출 26.0%, 영업이익은 90.59%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직원 수(10만 1970명)로 실적을 나누면 직원 한 명당 5억 1000만원어치를 팔아 794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영업이익률도 15.6%에 달해 제조업체로서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 덕분에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한 20조 6700억원으로 연간 목표치였던 20조원을 이미 넘겼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44조 8700억원으로, 4분기 실적을 더하면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예상대로 ‘갤럭시S3’를 앞세운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이 주도했다. 갤럭시S3는 출시 100일 만인 지난달 5일 2000만대를 돌파,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상 최단 기간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2000만대 가운데 70%인 1400만대 정도가 3분기 판매량으로 잡힌다. 특히 지난 8월 미국 스마트폰 특허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애플에 일방적인 승리를 안겨주는 평결을 한 뒤에도 갤럭시S3의 판매는 꺾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70%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의 4분기 이후 실적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 WHO] 김종인·이한구, 경제민주화 설전

    [뉴스 WHO] 김종인·이한구, 경제민주화 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핵심 경제공약인 경제민주화를 놓고 당내 이견과 충돌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와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온건파가 재벌개혁을 둘러싼 각론에서 의견 차이를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원색적인 비난과 비아냥이 오가는 등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신문은 5일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 논쟁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이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생각을 각각 들어봤다.■김종인 새누리 국민행복추진위원장 “李, 대화할 수 있는 사람 아냐…할 일 없으면 내가 물러날 것”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5일 이한구 원내대표를 향해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가 (당 지도부에) 있는 한 경제민주화가 될 것 같지 않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도 “나를 택할 것인지 이 원내대표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에서) 할 일이 없으면 물러나면 된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단단히 뿔이 난 것은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박 후보의 미적거림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곧 봉합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두 사람의 논쟁에 대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 “경제민주화는 확실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발언으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경제민주화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재의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나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당이 더 이상 경제민주화 관련 얘기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 원내대표와 같은 그런 사람은 대화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이 원내대표와 일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박 후보를 돕기 위해 온 것”이라며 이 원내대표에 대해 날을 바짝 세웠다. 김 위원장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에 대해 빈정거렸다.”면서 “이한구라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하는 동안 경제민주화고 무엇이고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의총을 통해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의지가 없는 정당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미련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당에서) 할 일이 없으면 뭐하러 여기에 있느냐. 물러나야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내가) 경제민주화를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며 결단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국정감사(5~24일)가 끝나고 난 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기로 한 당의 방침과 관련, 김 위원장은 “그때 가서는 시간이 없다. 한두 번이어야 말이지. 나는 더 이상 적당히 하고 싶지 않다.”며 분을 삭이듯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이 원내대표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재벌 개혁에 대한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산분리 등 재벌 지배구조의 개혁과 이른바 ‘골목상권 보호’로 불리는 대기업 업종 제한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김 위원장과 달리 이 원내대표는 공정거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사회 양극화의 시작인 비정규직 문제도 경제민주화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대기업은 생리적으로 탐욕이 끝이 없다.”며 “압축성장 과정에서 세력을 형성한 재벌의 탐욕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전날 의총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당론과 세부 방향에 대한 결정을 국감 이후로 미뤘다. 당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다. 당초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의총에서 경제민주화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한구 새누리 원내대표 “나 때문에 안된다고 할까봐 지금은 말할 수 없다” 선긋기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는 5일 “나는 몇십 년 동안 연구를 한 사람이지만 내가 말하면 나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경제민주화에 대해)말할 수 없다.”고 선부터 그었다. 그러면서도 “결국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중요한데 그게 애매해서 논란이 생긴다.”며 전날 의원총회에서 언급한 ‘보자기론’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민주화 논의는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떻게 하자는 것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막연하게 사람 간에 싸움만 붙이는 상황”이라며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대결로 비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 원내대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가 상당히 광의의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광의의 개념으로, 학자마다 어떤 것이 경제민주화인가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경제민주화는 협의의 개념인 재벌에 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은 재벌개혁에 대한 견해 차이라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재벌개혁 내용은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 일감 몰아주기 근절, 골목상권 보호 등 중소기업 영역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이 재벌개혁 부분에서 미흡하다고 하지만 총선에서 이런 내용의 공약을 내걸었고 공약을 위한 입법까지 모두 마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인 지난 5월 30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희망사다리 12대 법안’을 발의했다. 12대 법안에서는 정기적인 내부거래 실태 조사를 통해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고 중소기업이 시장의 66% 이상을 지배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신규 진출을 금지하도록 했다. 그는 “정책위의장과 후보 공약팀에도 이에 대한 입장정리를 빨리 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당의 입장이 필요하다면 국정감사 이후에 다시 의총을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박근혜 대선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벌에 대해서는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때 많은 논의가 이뤄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실패 경험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이를 모두 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직 경제장관들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을 지적하며 “이분들은 수십 년간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신 분들인데 이분들의 얘기는 왜 경청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앞서 남덕우 전 총리 등 전직 장관 12명은 지난달 25일 한국선진화포럼이 연 ‘경제민주화에 관한 전직 경제장관 토론회’에서 “정치권이 정작 경제민주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빼놓고 오직 ‘대기업 때리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직 장관들은 동시에 “경제력을 남용하는 재벌의 경쟁질서 왜곡을 바로잡는 데 경제민주화 논의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재계의 정화 노력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의 재벌개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순환출자규제법 등이 위헌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는 11월 법률심의 과정에서 이런 위헌성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과 경실모 소속 2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경제민주화 3호 법안’은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산은 예금금리 0.25%P 인하

    KDB산업은행은 2일 인터넷 상품인 KDB다이렉트 예금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 상품인 하이어카운트 금리는 연 3.50%에서 3.25%로, 연 4.05%인 하이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 금리는 3.80%로 인하한다. KDB다이렉트는 파격적인 고금리를 앞세워 출시 1년 만에 5조원의 시중자금을 끌어들였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역마진 압력이 높아지자 금리를 내렸다.
  • 대기업 2개사 ‘제2의 웅진’ 위험

    금융당국이 웅진그룹 외에도 재무구조가 악화된 대기업 2곳에 대해 임시 재무상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웅진’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부인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계열사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지난 6월 조사한 34개 주채무계열(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전체 신용공여액의 0.1%를 넘는 그룹) 가운데 웅진을 포함한 3개 대기업집단을 추려내 재무 건전성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업은 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계열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사실상 은행관리를 받는 대기업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1년에 한번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지만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중간평가에 들어갔다.”면서 “(평가를 진행 중인) 다른 2곳도 유동성(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웅진그룹 사태를 계기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서둘러 웅진 등 3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평가에 나선 것도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 도미노에 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감원은 윤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씨가 웅진씽크빅 주식을 매도할 당시에 법정관리 신청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여부,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에서 빌린 단기 대여금을 신청 직전 조기상환한 배경 등을 조사 중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나 손실 회피 등의 경우 처벌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그룹 전체 계열사 29곳의 부채(차입금+외상채권 등)는 올 6월 말 기준 약 10조원으로 추산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부채는 각각 3조 316억원, 1조 758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절반을 차지한다. 은행과 2금융권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포스코 녹색경영/육철수 논설위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해의 얼음 면적이 또 줄었다고 한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가 최근 위성으로 관측해 봤더니 북극 해빙(海氷)의 면적은 342만㎢ 였다. 지난해보다 18%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40년 뒤에는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릴 것이다. 얼음이 사라지면 지구는 태양열을 반사시키지 못해 온통 찜통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끔찍한 미래가 해가 다르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경고라도 하듯, ‘환경위기시계’(12시에 다가갈수록 인류의 생존율이 낮아짐)는 여전히 위험 시간대(9~12시)에서 째깍거리고 있다. 환경재단에 따르면 세계의 환경시계(9시 23분)는 작년보다 22분이나 빨라졌다. 해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거대한 숲들이 사라지며, 공장의 배출가스 등이 증가하는 탓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올해 환경시간은 9시 32분이라고 한다. 역대 최악이던 지난해보다 27분을 거꾸로 돌려놓았다. 다행이다. 우리의 환경시계가 호전된 것은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기업들의 녹색경영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국내의 녹색경영을 선도해 온 포스코가 마침내 세계의 ‘녹색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세계적 기후변화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위원회’가 선정한 우수 기업군(500대 대상 기업 가운데 10% 안에 포함)에 뽑힌 것이다. 세계 철강기업 중에는 처음이란다. 국제 투자가들이 기업가치와 이미지가 크게 올라간 포스코를 더욱 눈여겨볼 것이란 점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포스코의 ‘녹색 업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창사 이래 5조원이 넘는 투자(전체 투자의 10%)를 꾸준히 해왔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종사자들의 녹색철학이 일관되고 적극적이었던 게 오늘의 결실을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사실 철강 1t을 생산하면 온실가스 2.2㎏이 배출된다. 포스코는 에너지 재활용 등을 통해 2007~2009년에만 123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소나무 한 그루가 1년에 이산화탄소 2.8㎏을 빨아들인다니까 무려 4억 4000만 그루를 심은 효과를 냈다는 얘기다. 녹색경영은 멀리 보면 인류를 살리고 지구를 온난화의 재앙에서 구하는 일이다.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발을 들여놓은 기업 경영인이라면 꼭 갖춰야 할 시대적 덕목이다. 포스코의 녹색경영이 우리의 환경위기시계를 안전 시간대로 돌려놓는 견인차가 되었으면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농협, 임원 성과주의 보수체계 대폭 강화

    농협중앙회가 내년까지 수도권에 1조원을 투자해 청과·양곡·축산물 물류센터를 착공하는 등 경제사업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임원의 성과급 차등폭을 -30~80%로 늘리기로 했다. 18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의 농협 사업구조개편 세부 이행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5월 29일 농식품부가 농협중앙회와 체결한 약정서에 따른 것이다. 우선, 농협경제지주에 5조 9500억원의 충분한 자본금을 배정해 안정적 사업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36개 사업에 4조 9600억원을 신규투자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까지 1조 520억원을 투자해 수도권 청과도매물류센터를 완공하고, 양곡유통센터와 축산물종합물류센터도 착공한다. 올해부터 중앙회는 임원 성과급 차등폭을 기존 기본급의 -20~60%에서 -30~80%까지 늘려 성과주의 보수체계를 강화한다. 올해 농협중앙회장의 성과급은 폐지한다. 자회사 설립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2015년까지 판매·유통사업을, 2017년 2월까지 자재·회원경제지원사업을 농협경제지주에 이전하고 경제지주를 마케팅 조직으로 재편한다. 한편, 농협중앙회 노조와 다른 농협은행 노조가 최근 별도로 고용노동부에 설립인가를 받았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등 최근 농협은행 자체의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정부 기은주식 5조원어치 매각

    정부가 내년에 기업은행 보유주식을 5조원어치 팔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주도 팔지 못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획재정부는 17일 김동연 2차관 주재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업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세외수입을 올해 1조 230억원에서 내년 5조원으로 5배 늘려잡았다. 정부가 갖고 있는 기업은행 지분은 65.1%이다. 2006년부터 매각을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한 주도 팔지 못했다. 기업은행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조 9615억원으로 정부 지분을 모두 팔아도 4조 5320억원에 그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이란은행 명의계좌’ 기업銀 이용 1조 돈세탁한 듯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서 1조원 이상이 위장거래로 빠져나가 해외 5~6개국에 송금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미국이 국제공조를 통해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과 은행이 이란의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14일 한국과 이란 사이에 수상한 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연루된 국내 무역업체 A사와 기업은행 및 한국은행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한국은행으로부터 이란 관련 대외결제 승인 자료와 A사의 허가 및 신고 자료를 확보했다. 대리석 중계 무역을 전담하는 A사는 지난해 2~7월 50여 차례에 걸쳐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대금 결제 계좌에서 1조 900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기업은행의 다른 계좌로 이체된 뒤 해외 5~6개국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A사의 대리석 중계무역과 관련해 실제로 물품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두바이에 A사 사무소를 낸 J씨가 브로커를 동원해 위장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기업은행 측의 공모 여부와 정부 승인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단계로 아직 A사 대표 J씨의 신병확보 등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국내 업계와 금융권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온 원화결제시스템이 이번 의혹으로 새롭게 제재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업체들의 수출에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도 별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기업은행의 공조 등이 확인될 경우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기업은행 측은 “수출업자가 지식경제부, 한국은행, 세무사 등에게서 인출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가져왔고 이란은행이 지급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돈을 안 내줄 이유가 없었다.”면서 “자체 조사 결과 어떠한 공모 혐의도 찾을 수 없었다.”며 공모설을 강력 부인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자금세탁이나 위법 사실은 검찰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면서 “미국 대사관 등에서 연락 온 사실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수입과 연계된 국내 원화 계좌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2곳에 개설돼 있다. 두 계좌를 합쳐 약 5조원의 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측은 “이란 중앙은행 계좌와 관련한 국내은행의 대외지급 결제 승인 자료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13일 검찰에게서 와 해당 자료를 넘겼다.”며 “이란중앙은행과 거래를 하는 국내 시중은행은 지급결제에 앞서 실물거래가 있었는지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서 대금을 지급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인기·김진아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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