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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이러다 ‘경조(慶弔) 소득세’ 징수할라/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러다 ‘경조(慶弔) 소득세’ 징수할라/육철수 논설위원

    어딜 가나 지하경제가 화두다. 얼마 전 대기업 중역 J씨와 나눈 대화도 그랬다. 그와 나는 지하경제가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이나 되는데도 나라가 멀쩡하게 굴러가는 게 신통하다고 공감했다. 얘기 끝에 J씨는 “우리 집사람도 지하경제의 공범”이라고 했다. 웬 돈다발이라도 땅에 묻어뒀나 싶어 귀를 쫑긋 세웠다. 얘기인즉, 그의 아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는데 너무 비싸더란다. 그래서 망설였더니 현금을 주면 20% 깎아준다고 해서 덜컥 샀단다. 듣고 보니 지하경제에 일조한 ‘공범’임에 틀림없었다. 지하경제란 세금을 피해 숨어다니는 돈이다. 그렇다고 범죄 수익금처럼 검고 구린 돈만 지하경제는 아니다. 2011년 4월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서 나온 5만원권 뭉칫돈 110억원은 똑 떨어지는 지하경제다. 불법 도박 수익금으로 밝혀진 데다 땅 속에 묻혀 있었으니…. 지난해엔 서울 강남의 어느 병원장 집에서 현금 24억원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적발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하경제 ‘활성화’엔 정치인들도 적잖이 기여한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재벌로부터 받은 ‘차떼기 현금’은 지하경제의 역사를 새로 쓴 사건이다. 1987년 대선 때 어느 재벌이 김대중 후보에게 준 돈 상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당시 이 돈을 며칠 보관했던 K씨는 “퀴퀴한 돈 냄새에 골치가 너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지하경제를 키우는 사람들이 어디 범죄자와 정치인들뿐이랴. J씨의 부인처럼 대부분 국민은 이익에 솔깃하거나, 불가피한 사회적 관행 탓에 ‘공범’이 되는 게 현실이다. 살다 보면 ‘영수증 없는 현금’으로 때워야 하는 일이 좀 많은가. 지하경제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경조사(慶弔事) 비용이 대표적이다. 업무상 갑을 관계는 경조금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을 건넨다고 한다. 힘깨나 있거나 잘나가는 사람은 부조금 수입이 수억원은 될 것이다. 일반 가정의 경조금도 국가적으로 보면 만만치 않다. 한 해에 32만쌍이 결혼하고 25만명이 사망하니까 집집마다 경조비가 수십만~수백만원은 들 테고, 이를 다 합치면 수십조원은 족히 될 게다. 투명한 거래를 한답시고 혼주(婚主)·상주(喪主)한테 부조금 영수증을 달라 했다간 ‘미친 놈’ 소리 듣기 딱 알맞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공약에 들어갈 재원이 임기 5년 동안 135조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아 세수(稅收)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새 정부는 연간 6조원을 지하경제를 파헤쳐 조달할 것이며 국세청이 총대를 멜 모양이다. 조사 인력을 몇 백명 늘려 현금거래로 탈루하는 자영업자들을 족치고 유사 휘발유 판매자, 불법사채업자를 샅샅이 뒤진다지만 세수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세금 나올 구멍이 더 이상 없으면 국세청이 ‘경조(慶弔)소득세’를 신설할지도 모른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데 독한 마음 먹으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지상경제’에서는 1년에 고작 수천원 예금이자에도 몇백원 소득세를 칼같이 떼가는 국세청이 아닌가. 혼주·상주에게 부조금 장부와 필요경비 공제용 영수증 등을 첨부하게 해서 세무신고 의무사항으로 정하고, 의심 나면 현장 입회조사나 세무조사를 벌이면 간단한 일이다. 더구나 경조금은 결혼식장·장례식장 같은 길목만 잘 지켜도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세원(稅源)일 테니까. 하지만 이는 헌법보다 무서운 ‘국민정서법’을 거스르는 일이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정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 성직자의 소득에 과세를 추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하경제에는 세금을 매길 수 있는 돈과 없는 돈이 섞여 있다. 그걸 엄정하게 가려내는 게 국세청의 능력이다. ‘조자룡의 헌 칼’ 쓰듯 징세권을 휘두를 생각 말고, 지하경제 양성화에 큰 공을 세운 ‘카드·현금 사용액 소득공제’라도 현실에 맞게 잘 다듬는 게 아무래도 최선일 듯하다. ycs@seoul.co.kr
  • [커버스토리] 김 차장, 당신은 눔프입니까

    [커버스토리] 김 차장, 당신은 눔프입니까

    40대 초반의 가장인 김세금씨. 10대 그룹 계열사의 차장으로 연봉 7200만원(상여금 포함)을 받고, 서울 강동구에 5억원짜리 30평형대 아파트를 갖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중산층이다. 오전 6시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그의 주머니에서는 세금이 나간다. 씻는 데만 샴푸 등의 부가가치세로 21원이 나간다. 출퇴근길에도 차량 기름값의 절반 정도인 1850원을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으로 낸다. 출근길 아침 식사용으로 5000원짜리 커피와 베이글 세트를 사는 데 455원의 부가세를 냈다. 담배 한 갑(2500원)을 사면서 또 담배소비세로 1549원을 냈다. 점심에는 김치찌개(7000원)를 먹으면서 636원의 부가세를 계산했다. 마침 이날은 월급날. 명세서에 찍힌 숫자는 521만 7000원이다. 소득세(37만 8800원)와 건강보험료(16만 6370원) 등으로 78만 2940원을 뗐다. 월급에서만 매일 2만 6098원의 세금이 나가는 셈이다. 퇴근 길에 동료 3명과 가볍게 소주 한 잔을 걸쳤다. 삼겹살 6인분(7만 2000원)을 먹으며 6545원, 소주 4병(1만 2000원)에 3484원의 세금을 냈다. 소주에는 부가세 외에 주류세가 병당 530원이 더 붙었다. 대리기사 비용으로 1만 5000원을 지불했다. 역시 부가세 1364원이 들어가 있다. 차에서 내리니 아파트 상가의 빵집이 눈에 들어왔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딸에게 ‘월급 턱’으로 3만원짜리 케이크를 샀다. 부가세 2727원이 따라붙었다. 김씨가 하루에 낸 세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 재산세 등으로 1년에 57만 6000원, 자동차세로 연간 25만 9740원을 냈으니 하루로 치면 각각 1578원, 712원이다. 결국 김씨가 눈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에 낸 세금은 평균 4만 7015원이다. 연봉의 4분의1이 넘는 1716만원을 해마다 세금으로 내고 있는 셈이다. 김씨는 생각한다. ‘복지도 좋지만 세금은 더 내지 않았으면….’ 25일 기획재정부와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를 지배할 주요 현상 가운데 하나는 ‘눔프’(NOOMP)다. ‘복지는 좋지만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안돼’(Not Out Of My Pocket)라는 심리를 뜻하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노인 기초연금(14조 6672억원)과 반값 등록금(7조원) 등 여러 복지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135조원이 필요하다. 재정부가 이달 말 제출을 목표로 열심히 재원 조달 계획을 작성 중이지만 돈을 쥐어짜내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결국 증세밖에 답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세나 소득세율 인상 등 보편적 증세를 선택하든 아니면 부유세 등 부자 증세를 하든 구체적인 증세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복지사회로 가려면 눔프 극복이 필수”라면서 “(피할 수 없는 독배인)증세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과 갈등 조정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日 양적완화 파장] 엔 가치 10% 하락땐 車수출액 5조원 감소

    ‘엔화가 10% 하락하면 자동차 수출은 5조원가량 감소합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엔화 가치하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엔화(100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80원대에 들어섰다. 또 최근 엔·달러 환율은 장중 90엔 선까지 치솟으면서 수출 경쟁국인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짐(엔화 가치 하락)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이 싸지는 일종의 ‘세일’ 효과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가 최근 발간한 ‘엔화 약세와 자동차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 453억 달러(약 48조 4710억원)를 기준으로 환율이 10% 떨어지면 연간 수출액이 약 54억 달러(5조 7000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1월 2일 100엔당 1501.6원이던 원·엔 환율은 지난 18일 1174원까지 하락했다. 1년 사이 약 22%가 떨어진 것이다. 단순 비교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의 수출이 11조원가량 타격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반면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엔 상승할 때 토요타의 연간 영업이익은 350억엔(약 4108억원) 정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세계 1위를 탈환한 토요타를 필두로 닛산과 혼다 등의 강력한 가격 공세가 예상된다. 바로 이 같은 영업 외적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인센티브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에 토요타는 자동차 1대당 전년보다 7.6% 증가한 평균 1756달러의 인센티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1573달러의 인센티브를 사용했다. 따라서 같은 가격의 차종이 실제 소비자가 구매할 때는 200달러의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인 엘란트라(아반떼)에는 토요타의 코롤라, 쏘나타에는 캠리, 싼타페에는 라브4라는 맞수 차량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높고 가격까지 싼 일본 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당분간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얻은 이익을 일본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엔화 가치 하락뿐 아니라 신차 기근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한 달만에 25조원 해외 밀반출 명품 시계·마오타이 소비 줄어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부패척결 천명 이후 중국에서 전방위적인 당국의 사정(司正) 활동을 피해 해외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검은 돈’이 빼돌려지고 있다는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 뇌물 수요가 많아 호황을 누렸던 고가 명품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권력교체가 이뤄진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여간 무려 238억 9000여만달러(약 25조원)가 해외에 밀반출된 것으로 중국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타이완 연합통신망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앙기율검사위가 ‘반부패 투쟁업무 신동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으며, 이에 공산당 지도부는 각급 단위에 가명 및 차명계좌 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도록 명령했다고 전했다. 또 전국 45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공직자들의 부동산 매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앙기율검사위는 120여명의 고위 공직자에게 부동산 처분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소비는 사정 한파에 한껏 위축됐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지난해 명품 시계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명품 소비 위축은 네티즌들이 명품을 자랑하던 공직자들의 사진을 올려 이들이 당국의 조사를 거쳐 대거 낙마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지난해 8월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산시(陝西)성 양다차이(楊達才) 안전생산감독관리국장은 롤렉스 등 명품 시계를 계속 바꿔찬 사진이 잇따라 인터넷에 올라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면직됐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명품 구입을 금지한 공직자 업무 규정이 정식 발효되면서 명품 소비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편 후룬(胡潤)연구소가 최근 1000만위안(약 17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의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고급 술인 마오타이의 선물 선호도가 지난 해 5위에서 13위로 밀렸다. 앞서 시 총서기는 마오타이 등 고급 술의 주요 소비처인 군에 금주령을 내린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대선공약 구조조정 지역공약서 출발하라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어제 “새 정부가 시작도 되기 전에 공약에 대해 지키지 마라, 나라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일각의 공약 수정론에 대해 쐐기를 박고 나온 것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일 게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조차 ‘대선 공약 출구 전략’이나 ‘공약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국민들 상당수가 이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공약 이행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 조달 방안에 대해 뾰족한 해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데는 모두 135조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복지 공약 중 기초연금 등 핵심 공약만 해도 당초 액수보다 무려 15조원이 더 들어간다는 통계 등을 감안하면 전체 공약을 이행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나라 곳간에 돈이 철철 넘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데도 모든 공약을 한꺼번에 ‘천금’(千)같이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합당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새 정부가 증세나 재정적자 감수를 밝힌 바 없으니, 남은 방법은 세출 구조조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공약의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공약 전부를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공약부터 이행하되 그렇지 않은 공약은 후순위로 돌리고, 혹여 순전히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있다면 이를 선별해 유보하자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전국 각지를 돌며 대선 기간 막바지에 무더기로 쏟아낸 지역개발 공약이 바로 유보해야 할 사업일 것이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가 백지화했던 ‘신공항 개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개발’ 도 구체성 있는 재원 마련 방안 없이 부산과 대전에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디 이뿐인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및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호남 KTX 건설, 구미·포항 정보기술(IT) 융복합 신산업벨트 조성 등도 약속했다. 하나같이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지역사업들이다. 벌써부터 강운태 광주시장이 김용준 위원장과 면담을 갖는 등 각 지역에서는 약속 이행을 위한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한다. 돈 만드는 도깨비방망이가 없는 한 모든 지역공약까지 다 이행하려면 나라 살림은 거덜날 수밖에 없다. 불요불급한 지역공약도 약속한 만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식이어선 안 될 일이다. 대선 공약에 대한 전면적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을 지역공약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 신뢰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국가가 있어야 약속도 지킬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하라.
  • 카드사 경영평가때 마케팅 비용도 본다

    신용카드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할 때 마케팅 비용도 들여다보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간 마케팅 비용이 5조원을 넘을 정도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카드업계와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전체 수익 대비 마케팅 지출비용을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실태는 건전성 평가로 이어지는 만큼 마케팅 지출이 지나치게 많으면 건전성 등급이 떨어지게 된다. 2011년 기준 카드사들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5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4%는 대형 가맹점 등에 대한 무이자 할부서비스 지원에 썼다. 당국은 대형 가맹점에 제공된 무이자 할부 비용이 상당 부분 일반 가맹점이나 재래시장의 수수료로 전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하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에 따른 카드사 일제점검도 이뤄진다. 금감원은 다음 주부터 전업계 카드사 7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선다. 지난달 22일 여전법 개정에 따른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 협상이 법 취지에 맞게 잘 적용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이동통신사, 항공사, 유통업체 등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횡포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박근혜표 복지에 4년간 105조 더 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4년간 105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최병호 보사연 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최 원장은 박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 내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6조 4000억원, 4년간 총 105조 5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중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에 내년 9조 7300억원, 2017년까지 총 44조 513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의 공약이 포함된 의료보장에도 2017년까지 30조 306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최 원장은 재원 조달을 위해 ▲비과세 및 감면항목 정비(연간 4조 8000억원) ▲지하경제 양성화(연간 8조 5000억원) 등 기존 조세 제도 내에서 연간 14조 2000억원을 충당하고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주류, 담배부담금 인상 등으로 사회보장세를 신설해 연간 12조 2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박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진료비를 전액 보장해 주는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4대 중증질환만을 선별한 정책은 다른 질환으로 고액의 진료비를 지출하는 환자를 보호할 수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 지속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전체적인 계획 안에서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대선공약 우선순위 재원 따져보고 정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딜레마에 빠져든 느낌이다. 대선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공약의 문제점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노령연금을 주면 이건희 삼성 회장 같은 부자에게도 매달 9만원의 연금을 줘야 하는 현상이 빚어진다는 게 단적인 사례다. 증세를 하지 않고 재정 건전성도 지키면서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약 출구전략도 이런 문제의식과 현실적 고민에 바탕을 둔 주장이라고 여겨진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 동안 135조원이 필요하고 한 해에 27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나 실제로는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끌어올리는 공약 이행에 임기 동안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새누리당은 계산했지만 실제는 6조~8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령연금에 5년 동안 14조원이 아니라 내년 한 해에만 7조~9조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의 분석이다. 10조원이 넘게 들어갈 동남권 신공항 같은 대형 공약은 재정 소요 산정에서 아예 빠져 있고, 이를 포함할 경우 소요 재정은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에 정부 부처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지만 막막해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박 당선인의 252개 공약에 대한 재원 확보방안을 이달 중 마련키로 했지만 세출 구조조정으로 몇 조원을 마련해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세청이 탈루가 많은 전문직 고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지하경제 양성화에 나서는 방향은 분명히 옳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재원 마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은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복지공약을 모두 단번에 지키긴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 대선 전에 건전재정포럼에서 여야의 복지공약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량이 실현가능하지 않다는 답이 나왔다. 당선인이 진솔하게 양해를 구하면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다. 그것이 복지공약을 임기 초반부터 한꺼번에 이행하려다 나라 살림을 거덜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공약 이행에 얼마나 많은 재원이 들어가는지를 따져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대통령직인수위가 할 일이다. 인수위는 공약 이행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보기 바란다.
  • 이참 사장 “새대통령에 장기휴가 건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께 재임 기간 동안 리프레시 장기 휴가를 꼭 가시라고 설득하겠습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15일 서울 청계천로 본사에서 열린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모두 국내 휴가를 다녀올 경우 관광 매출 5조원이 발생하는데 대통령이 솔선수범하면 우리나라 휴가 문화 정착도 빨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새해 업무계획 가운데 하나로, 4대 강변에 조성된 600㎞ 자전거 길을 종단하는 국제 자전거 대회를 올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워낙 ‘워커홀릭’이라 설득이 안 됐지만 새 대통령에게는 일주일간 휴가를 가도록 설득할 것”이라며 “1년에 한 번이라도 미국과 독일처럼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사회적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상되는 일본인 관광객 감소에 대해선 “지난해 동기 대비 30%까지 감소하다 지난 12일에는 감소율이 20%대로 줄었다”며 “중국 내륙 관광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미국과 유럽 등 새로운 시장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광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수를 1700만명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숙박시설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고 고부가가치 관광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250만명, 관광수입은 11% 증가한 156억 달러(약 16조 5000억원)를 올해 목표치로 잡았다. 의료 관광객 유치는 20만명, 국제회의 개최는 세계 5위로 한 단계 올라서는 게 목표다. 의료·크루즈 등 고부가가치 관광상품도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저가 숙박시설을 늘리고, 체험숙박 지원을 확대하며, 공공부문 관광호텔펀드를 조성해 관련 투자를 지원키로 했다. 관광공사는 또 내년 5~6월 2만 5000명에 달하는 중국암웨이의 인센티브 여행단이 여수 ·부산·제주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예약 취소율까지 고려하면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올해) 1400만명까지 가능하다”며 “숙소 등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관광인프라 펀드는 새 정부 들어서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재정부, 대대적 세출 구조조정 착수

    재정부, 대대적 세출 구조조정 착수

    정부가 재정사업 점검 대상을 지난해보다 28.2% 늘린 608개로 확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대대적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이런 내용의 ‘재정사업 자율평가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재정사업 자율평가는 사업을 수행한 부처가 3년에 한 번씩 해당 사업을 스스로 평가하고 재정부가 이를 점검해 예산 편성 과정에 반영하는 제도다. 우수·보통·미흡 등 세 단계로 평가되고 ‘우수’이면 예산을 늘려주고, ‘미흡’이면 예산을 10% 이상 깎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점검 대상인 608개 사업의 규모는 65조원으로 2005년 평가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평가대상은 474개 사업, 40조원 규모였다. 지난해에는 32개 사업이 우수 판정을 받았고, 보통 330개, 미흡 112개였다. 미흡을 받은 사업은 2012년 대비 올해 예산이 18.4% 감액돼 3500억원 정도 세출을 줄였다. 올해도 미흡 판정 사업이 지난해와 같은 정도라면 1000억원 이상 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박근혜 공약’과 관료주의 허실 꼼꼼히 따져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그제부터 중소기업청 등을 시작으로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부처의 일반현황을 비롯해 정책 평가, 주요 현안, 당선인의 공약 이행, 예산 절감, 산하 공공기관 합리화,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계획 등 ‘7대 지침’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 부처는 예산 절감 방안은 없고 몸집 불리기와 권한 확대에 매달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처의 관행적·이기주의적 행태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이런 불협화음은 정권 인계·인수가 신·구 정부 간 괴리를 좁히는 과정임을 고려할 때 이해할 만한 측면은 있다고 본다. 의견이 크게 엇갈린 분야는 복지다. 수요 확대 추세를 반영해 올해 나라 예산의 30%가 복지에 배정됐다. 그러나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추가적 복지 재원까지 확보하자면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는 게 당연하다. 연금 개혁과 의료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예상보다 2배 이상의 재원이 있어야 한다. 공약대로라면 새 정부 5년간 연금·의료·빈곤 구제 등에 28조원이 들어간다. 이것 말고도 기초연금에 연간 7조원이 더 들어가고,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75%에서 10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데도 연간 2조~3조원이 더 소요될 전망이란다. 게다가 노인 임플란트와 치매환자 지원 등을 합치면 해마다 복지에 들어갈 돈은 엄청나다. 인수위는 증세 없이 예산 절감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한다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부처에 예산 절감을 무조건 독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모든 예산은 부처의 권한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수혜자들의 이해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당장에 딱 잘라 줄이기가 쉽겠는가. 다행히 어제 기획재정부가 인수위 보고에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마른 수건을 짜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선인의 공약 실행에 5년간 재정 135조원이 투입되며, 이 중 82조원을 세출(稅出) 구조조정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만만찮은 부담임이 분명하다. 인수위 보고는 대선 공약의 허실을 점검하고 재원대책을 살펴 정책공약의 완급을 조절하는 자리다.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며, 무사안일 관료주의의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부 내의 소통 확대로 새 정부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해법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인수위는 좀 더 열린 자세로 부처와의 대화에 나서야 하며, 과욕을 버리고 공약의 허실과 우선순위를 원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현 정부도 이기주의를 벗고 국가 대계를 새롭게 제시한다는 자세로 인수위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 “복지재원 확보 위해 재량지출 축소”

    13일 기획재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0대 주요 추진 정책을 마련해 창조산업 육성, 재정건전성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정부는 이달 말까지 새 정부에 필요한 재원확보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정부의 10대 주요 추진정책에 대외부문 역량강화, 주요 생계비 부담 경감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적극적 경기대응 등에는 나름 선방했지만 성장능력 저하, 서민체감경기 악화 등 도전 과제도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고 진 부위원장은 전했다. 이날 재정부는 새 정부의 증세 없는 재원 조달의 핵심 방안인 ‘세출(稅出)구조조정’을 중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5년간 필요한 복지재원 135조원 가운데 81조원가량을 세출구조조정으로 조달한다고 공약했다. 인수위가 재정부에 강조한 업무보고 내용도 박 당선인의 정책공약 실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라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재정부는 모든 재정투입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난해 기준 총지출(325조 5000억원) 가운데 53.3%인 173조 5000억원에 달하는 재량 지출(정부가 정책 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을 크게 줄이는 계획을 보고했다. 재량 지출의 비중을 50% 밑으로 낮추면 연간 4조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재정부는 각종 비과세, 공제혜택이나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줄여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업무보고 내용에 담았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주로 공약에 대한 내용만 오갔고, 관심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후에 (인수위에서) 따로 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환율 급락세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대책도 보고됐다. 반면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도소매업을 하는 조모(43)씨는 꼬박 10시간을 칼바람 속에서 번 10만원을 오늘도 사채업자에게 ‘납세’한다. 한 달 전 500만원을 빌리면서 10%의 선취 수수료를 떼고 손에 쥔 돈은 450만원.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지금처럼 10만원씩 매일 일수를 줘야 한다. 실상 450만원을 빌려 600만원을 주는 꼴이다. 법정 이자한도 연 39%의 4배 수준인 셈이지만 조씨에겐 마약과도 같은 희망줄이다. 이미 2004년 ‘카드 대란’ 때 돌려막기로 장사 손해를 메우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라 지금까지도 매달 일정액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어 겨울 한 번 나려면 임대료에 인건비, 재료비까지 3000만원가량 적자가 나 어느새 사채에까지 손을 대게 됐다. 이렇게 해 오기를 2년. 사채업자들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된 조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하경제 양성화란 사채, 마약 거래, 매춘 등 정부의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 활동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탈루 소득에 대한 징세 강화로 세수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탈법, 편법, 범법이 생활화돼 있는 이들이라 양지로 나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채업자들의 교묘한 법망 피하기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일단 명함이나 광고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면 대포폰으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하겠다면서 한참 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온다. 최대한 흔적을 안 남기려 하는 것”이라면서 “계좌로 돈을 주고받으면 증거가 남는다며 돈 빌리는 사람 보고 직접 새로 계좌를 만들거나 기존 계좌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달라고 해 업자들이 매일 입금한 돈을 자유롭게 빼간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38)씨도 부족한 생활비를 사채로 메우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온 경우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탄 수금 사원이 매일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갔다”면서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느냐는 글을 남겼다니 업자가 아니라 자기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또래 여성이 접근해 와 업체를 알선했다”고 털어놨다. 사이버상에서 조언 핑계를 대며 브로커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김씨와 친분을 쌓은 뒤엔 400만원을 한 사람이 빌려 나눠 쓰자며 쉽게 돈 빌릴 곳을 알려주고 200만원을 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일용직 노동자 성모(30)씨 역시 “추가로 돈을 더 빌리려고 하면 돈이 없다며 옆 사무실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한다. 만일을 대비해 꼬리를 언제든 끊을 수 있도록 같은 사무실인데도 별도의 사무실인 것처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채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망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 굳이 세금을 내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낸다 해도 일부만 드러내고 알짜는 감춰 둘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지금도 TV 광고에 나오는 정식 대부업체들이 뒤로는 돈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법정 이자의 몇 배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탈법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8일~12월 7일 진행된 ‘불법사금융 단속현황’에서 1만 525명이 검거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불법 채권추심은 7배 이상(617%) 급증했다. 강도 높은 단속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뿌리 깊은 탈세구조를 타파해 복지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내건 대표 공약 중 하나가 300조~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박 당선인은 해마다 27조원씩 재임 5년간 총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늘어나는 복지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하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 등 전면전을 벌여 세수를 연간 6조원 안팎 더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측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작정이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은 원화 1000만원 이상(외화 5000달러 이상) 거래 때 불법재산이나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으로 의심되면 FIU에 혐의거래보고(STR)를 해야 한다. 국세청은 FIU가 전담하고 있는 STR 분석 작업을 국세청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탈세 적발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STR 보고 건수는 2009년 13만 6000건에서 2011년 32만 9000건으로 2년 사이 142%나 급증했다. 국세청은 시중에 성행하는 가짜 석유, 면세유 불법거래, 자료상만 뿌리 뽑아도 최소 5000억원대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은 사채업을 비롯해 예식장, 대형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탈세 가능성이 큰 현금 수입 업종과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관리 강화, 부정매입 세액공제, 자료상 추적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불법사채시장 등 탈세자들의 범법 노하우가 상당한 데다 관계 당국 간 이견도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FIU 정보를 국세청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적이다. 다만 최대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 등 실명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단은 큰 틀에서 전면적인 (정보) 공유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국세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데는 의견 접근을 본 만큼 조정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은돈 양성화’가 쉽지 않은 숙제인 만큼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채시장이나 세금 탈루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해 온 만큼 이를 드러내 세수원으로 확보하는 게 녹록지 않다”면서 “너무 급진적으로 칼을 들이대면 강한 반작용이 따를 우려도 있는 만큼 무기명 채권을 활용해 금융실명제를 피하게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단속과 유인책 등을 통해 제도권 시장과 지하경제 간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지하경제 양성화에 ‘박근혜 복지’ 사활 걸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5년간 135조원에 이르는 추가적 복지재원의 일부로 충당하겠다고 공약했다. 증세를 억제하는 대신, 재정을 아끼고 검은 돈을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복지재원을 확보하자면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수십년간 음지에 똬리를 튼 지하경제는 역대 정부들이 누차 양성화를 시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양성화에 실패한 원인을 제대로 짚고 접근로를 찾는다면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본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국내의 지하경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1552조원)의 24%인 37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경제의 크기는 알기 어렵고 이런저런 근거로 짐작만 할 뿐이다. 당선인 측은 이런 지하경제의 6%만 양성화해도 해마다 1조 6000억원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현금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들여다볼 수 있으면 6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도 한다. 형체를 모르는 지하경제에 여러 갑론을박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느냐일 것이다. 지하경제에 대해선 문민정부 때 금융실명제를 도입한 이후 신용카드 사용 확대, 현금영수증 발급 등을 통해 역대 정부들이 양성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그런데 국세청이 과세하는 국내의 연간 실물거래는 4000조원이라고 한다. 반면 금융시장의 결제 규모는 하루 255조원(연간 6경원)이다. 국세청의 감시망 바깥에 15배가 넘는 돈이 흘러다니고 있는 셈이다. 엄청난 규모의 과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시권 밖의 돈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로만 잘 닦아 놓으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지하경제는 복지비 충원 목적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손을 봐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그냥 놔두면 국세의 감소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 세금 부담이 전가되고 여러 사회적 악영향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성공해서 복지비를 확충하고 과세의 형평성까지 구현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FIU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국세청과 FIU의 감시망을 서로 잇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는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에 대해 조세당국이 활용하자는 법안으로, 일부 부작용만 보완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차기 정부도 지하경제를 기왕 파헤칠 요량이면 정권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증세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돈 나올 구멍은 여기밖에 없지 않은가. 지하경제를 줄이는 일은 국가적 양성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민도 성실납세로 적극 호응하는 등 인식이 바뀌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 삼성전자 매출 年 200兆 시대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연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29조원을 넘기면서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도 눈앞에 두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개정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8조 8000억원을 거뒀다고 8일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 실적(매출 52조 1800억원, 영업이익 8조 6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직전 분기인 3분기에 비해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9.2% 늘었다. 2011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4%, 영업이익은 88.8% 급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 201조 500억원, 영업이익 29조 100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85.8% 늘어났다. 종전까지 두 분야 최고치는 매출 165조원(2011년), 영업이익 17조 3000억원(2010년)이었다. 지난해 실적 호조로 삼성전자는 두 기록을 단번에 갈아 치웠다. 특히 국내 기업 가운데 한 해 동안 20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연간 영업이익도 30조원에 육박해 ‘아시아 최고 제조업체’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특히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패권을 다투는 애플과의 영업이익 격차가 분기가 지날수록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2~3년 안에 영업이익 면에서도 애플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잠정치여서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한 본 실적은 오는 25일 발표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거래 활성화·주거 복지 ‘두 마리 토끼 잡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은 거래 활성화 및 서민주거복지의 두 갈래 줄기로 이뤄진다. 이명박 정부 정책 연장선 상에서 복지가 가미된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구제를 통한 서민주거 안정 ▲취득세 감면 연장 및 양도세 중과·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완화를 통한 거래활성화 등이 대표적이다. 대체적으로 밑바닥 처방보다는 시장 구제책에 가까워 시장에 근본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주택정책 패러다임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주거복지정책으로 전환한다”는 약속을 내세웠다. 기존 정책이 새 임대주택 공급 위주로 비용은 많이 들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신규 임대주택 공급정책과 전월세자금 융자, 주택바우처 제도 등 수요지원 정책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으로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가 눈길을 끈다.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는 주택 지분 일부를 공공기관에 넘기고 세입자가 공공기관 지분만큼 임대료를 내면서 사는 방식이다. 하우스푸어의 경우 집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는 집 주인이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주택담보대출로 빌리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내지 않는 대신 집주인의 대출금 이자를 월세처럼 내는 제도다. 그러나 집 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대출받는 시스템은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철도부지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주변 시세 대비 반값으로 임대주택 총 20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토지매입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도심·역세권에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선 호평이 나온다. 반면 15조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 인공대지 조성에 대한 기술적 연구가 추가 과제다. 분양형인 보금자리 주택에 대해선 박 당선인은 임대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현 보금자리 주택 정책의 대대적인 손질이 예상된다. 취약계층 주거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월세자금 융자, 주택바우처제 계획도 정부 차원의 추가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日 ‘아베 버블’ 경계론 확산

    일본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포퓰리즘적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연일 시장을 달구고 있다. 하지만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버블이 붕괴하면서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고, 국채에 의존한 경기 부양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경계론도 확산되고 있다. 2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2.62포인트(0.91%) 상승한 1만 322.98로 마감됐다. 지난 3월 27일에 기록한 연중 최고치(1만 255.15)를 경신함은 물론 동일본 대지진 직전인 지난해 3월 10일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오후 4시 현재 달러당 85.78엔으로 전날보다 0.43엔 떨어졌다. 이는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베 버블’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무제한 금융완화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0% 안팎인 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생산과 투자,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제시했다. 10조엔(약 1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고, 도로·항만 등의 토목 사업에 향후 10년간 200조엔을 쏟아붓는 ‘국토 강인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지속적인 금융완화를 통해 엔화 가치를 최소한 달러당 85엔대 이상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2014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치권은 현재 5%인 소비세를 2014년 4월 8%로, 2015년 10월 10%로 인상하기로 법으로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책이 시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기대감에 편승한 주가 급등과 엔화 가치 급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 최악 수준인 재정건전성이 무너질 경우 제2의 그리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朴 복지공약 이행 위해 대기업·부자 증세 추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대기업·부자 증세’가 추진된다. 여야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법인세 ‘최저한(最低限)세율’을 인상(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 기업 14%→16%)한다는 데 사실상 최종 합의했다. 비과세·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최소한 16%는 법인세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사실상 증세에 해당된다. 또 억대 연봉자 등 고소득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에서도 세율을 인상하는 대신 연간 2000만~3000만원 수준의 ‘비과세·감면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해 사실상 증세 효과를 낼 방침이다. 여기에 고소득 개인 사업자에 대한 ‘최저한세율’도 기존 35%에서 최대 50%까지 상향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3일 “야당이 소득세, 법인세, 부자 증세를 하지 않으면 세법 통과를 안 해 주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법인세의 경우 최저한세율 인상에 합의했고 소득세에 대해서도 최저한세율 도입과 같은 효과인 비과세·감면 상한제 도입을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 간에 막판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 측은 이 같은 비과세·감면 축소와 정상화를 통해 연간 3조원씩 5년간 15조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지하경제 양성화’ 등 탈루 세금 적발을 통한 세수 확보도 병행한다. 박 당선인의 재원 조달 계획에 따르면 5년간 28조 5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어서 대대적인 세정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자금 세탁 혐의가 있는 수상한 금융 거래를 수집, 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 거래 정보를 활용해 세수 확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사생활 보호 등 때문에 국세청이 FIU로부터 제한된 자료만을 받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8월 국세청이 FIU에 보고된 고액 현금 거래 자료를 일반적인 국세 부과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FIU법을 개정해야만 상속세 포탈이나 기업 비자금 등을 (국세청이)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국세청 말로는 6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는데 3조~4조원만 들어와도 고마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도 대선 기간 내내 지하경제 양성화에 의욕을 보인 만큼 앞으로 법 개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공약 이행을 위한 예산 6조원 증액’과 관련해 “일방적인 예산 증액과 법안 추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원내 회담을 비롯한 여야 간 협의에 먼저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적자 국채’ 발행해 복지예산 6兆 늘리면 균형재정 포기해야

    ‘적자 국채’ 발행해 복지예산 6兆 늘리면 균형재정 포기해야

    새누리당이 ‘박근혜표 예산’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민생 공약을 바로 내년 예산에 반영함으로써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박 당선인이 강조한 ‘민생 정부’ 행보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불황으로 서민들의 내년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복지 예산을 풀어야 한다는 점도 감안됐다. 이에 따라 여야가 21일 내년 예산안 심사를 재개한 가운데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 재원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의 공약 실행에 들어갈 재원 규모는 5년간 131조 4000억원으로, 예산 절감과 세출 구조조정으로 71조원, 세제개편과 세정개혁을 통한 세입확충으로 48조원, 복지행정 개혁으로 10조 6000억원, 공공부문 개혁으로 5조원 등 총 134조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우선 내년 복지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연말 예산 심의를 통해 6조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예산안의 적자가 늘어나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를 통해 박 당선인이 지난 4월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약속한 1조 7000억원 규모의 복지 공약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박 당선인은 저소득층 고용보험·국민연금 지원(1468억원), 경로당 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600억원), 만 0~5세 양육수당 전 계층 지원(1779억원), 만 0~2세 보육료 전 계층 지원(3500억~5000억원) 등을 약속했다. 또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및 대출이자 인하(1831억원), 병사 월급 인상(634억원), 청·장년·노인·여성 맞춤형 일자리 사업(5000억원)에도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과 서민 일자리 창출, 부동산경기 활성화 등에도 최대 4조 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반영한다.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취득세 50% 감면 시한 연장이다. 연말까지 시행 예정인 취득세 감면을 내년까지 1년간 늘려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취득세는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이하 1%, 9억~12억원 2%, 12억원 초과 3%로 감면된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다주택인 경우엔 12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2%, 초과면 3%를 내야 한다. 올해 말 시한이 끝나면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1주택의 경우 2%로, 나머지는 4%로 종전대로 환원된다. 새누리당이 6조원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 실행에는 추가 재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서민들의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본금 증액 등에도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복지공약 재원 조달을 위한 추경 편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부는 이 원내대표의 “국채 발행” 발언에 대해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줄곧 ‘균형재정’을 강조해 왔지만 그렇다고 새 정부의 입장을 정면 반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공약이 어떤 식으로든 예산안에 반영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선거 전에 충분히 예견됐다. 경기 회복세 지연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균형예산 기조를 접고 국채를 발행하자는 정치권의 주장을 덥석 수용하는 것도 모양새가 우습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예산안의 지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권을 향한 ‘완곡한 거절’의 메시지다. 정부 예산안은 이미 그 자체로 ‘적자’다. 내년 총지출을 올해(325조 4000억원)보다 5.3%(17조원) 늘어난 342조 4000억원으로 잡았다. 수입은 그에 못 미쳐 4조 8000억원 적자다. 국내총생산(GDP)의 0.3% 규모다. 정부안의 총지출을 건드리지 않고 여당안인 6조원을 새롭게 편성하려면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산술적으로 내년 적자 폭은 10조 8000억원, GDP 대비 0.7%까지 치솟는다. 균형재정은 통상 GDP 대비 ±0.3%를 말한다. 재정부 내에서 “어떻게 맞춘 균형재정인데 이제 와서 포기하란 말이냐.”는 반발이 나오는 까닭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에 대한 증액과 감액은 이뤄질 수 있지만 새롭게 세입세출안을 다시 짜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 “다만 (국채발행 등이) 정치적으로 결정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 관련 6개 법안도 12월 임시국회에서 발의 또는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임신 여성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남성의 출산휴가를 장려하는 ‘아빠의 달’ 도입,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발의한 부마민주항쟁 특별법 및 긴급조치피해자 명예회복 특별법, 박 당선인이 직접 언급한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법 등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공약실천 비용 5년간 135조원… 조달 어떻게

    ‘세무행정 강화, 비과세·감면 정비, 중복·유사 예산 통폐합’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 실현에 필요한 135조원을 조달하고자 내놓은 해법들이다. 해마다 27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우선 그동안 제대로 걷지 못한 세금을 철저히 매겨 이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탈세를 차단하고, 체납 세금을 최소화해 현재 19% 정도에 불과한 조세부담률을 2017년까지 21%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조세부담률이 2% 포인트 올라가면 실질적으로 재원이 30조원가량 확보될 것으로 박 당선인 측은 추산한다.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세입 확충의 폭과 방법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야당 측이 추진한 법인세·소득세 등의 세율 인상은 실현 가능성이 작아졌다. 이미 박 당선인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소득세 세율 구간을 조정하는 일에도 부정적이다. 대신, 해마다 연장되는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축소해 필요 재원의 40% 정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비과세·감면을 통한 국세 감면액은 2008년 28조 7827억원에서 올해 31조 9871억원(추정)으로 5년 새 3조원 이상 늘어났다. 토목건설 등 유사·중복 예산도 축소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손쉬운’ 재원조달 대책에 대해 재정당국조차 회의적이다. 웬만한 내용은 현 정부에서도 이미 쓰고 있는 수단들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돼 있어 (세금을) 최대한 투명하게 징수하고 있다.”면서 “세무조사만으로 그만한 재원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로 비과세·감면 혜택 축소도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농협·수협 등의 출자금 배당소득 비과세만 하더라도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 여야 의원들에 의해 2년 더 연장됐다. 결국 남은 카드는 ‘증세’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세율을) 1% 포인트만 올려도 해마다 5조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인상은 재원 확보를 위한 매력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가세 인상은 물가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에 조세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여건도 좋지 않고 일본 민주당이 소비세 인상을 추진했다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만큼 새 정부가 당장 부가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재정당국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당선인이) 후보자일 때와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때의 입장이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차라리 내년 세제개편안을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먼저 검토한 뒤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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