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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미현의 시시콜콜] 정부 지분 매각 ‘떨이’는 안 된다

    [안미현의 시시콜콜] 정부 지분 매각 ‘떨이’는 안 된다

    정부가 지난 10일부터 미국, 영국, 홍콩을 돌며 ‘넌딜 로드쇼’(Non-Deal Roadshow)에 나섰다. 넌딜 로드쇼란 실제 거래(딜)를 수반하지 않는 투자설명회를 말한다. 이번에 들고 나간 매물의 핵심은 기업은행이다. 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65.1%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1주’만 빼고 나머지 15%를 팔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 등도 팔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우리금융지주에는 공적자금이 12조원 넘게 들어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대 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다. 정책금융 재편이 끝나면 산은 지분 일부와 대우증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도 시도할 공산이 높다. 공적자금 회수의 3대 원칙은 ▲극대화(최대한 많이) ▲조기(최대한 빨리) ▲국내 금융산업 발전이다.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니 전임 정부는 ‘극대화’를 택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의 ‘통째 팔기’에 매달린 것은 쪼개 팔 줄 몰라서가 아니라 인기 매물과 비인기 매물을 묶어 팔아야 좀 더 값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바통을 넘겨 받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다른 선택을 했다. “가격보다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우리금융의 분리 매각에 나섰다. 피 같은 돈(혈세)을 낸 국민 입장에서는 ‘회수 극대화’를 더 반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전은 벌써 세 번이나 실패했다. 따라서 현 정부가 극대화보다 속도전을 선택한 것 자체는 비판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진행 양상을 보면 우려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각 매물별로 최적의 매각환경과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돈 되는 것이면 뭐든 팔겠다’는 조바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나 신 위원장은 펄쩍 뛰겠지만, 시장은 이미 “정부가 패를 너무 많이 내보였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정부는 증세를 하지 않고 135조원의 공약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세수(稅收)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원이나 줄었다. 앞뒤 사정이 빤한데 매물을 쏟아내고 있으니 복지공약 재원 마련과 세수 벌충을 위해 정부가 혈안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거래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냉소도 따른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지금이 과연 매각 적기인가’라는 의문이 적지 않다. 우리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 등에서다. 기업은행만 하더라도 한때 2만원을 돌파했던 주가가 현재 1만 1000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도 세계 3위의 알짜 조선사이지만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자칫 헐값으로 팔릴 수도 있다. 좀 더 큰 밑그림과 긴 안목을 갖고 접근하는 매매전략이 필요하다. 속도전은 좋지만 ‘떨이’ 하듯 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생애최초주택 대출 요건 완화

    연말까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근로자 서민전세자금에 대한 대출 자격요건이 완화되고 대출 금리도 인하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국민주택기금 대출요건을 완화해 1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이 6000만원 이하인 가구로 대출을 제한했다. 다만 완화된 대출조건은 연말까지 5조원 예산 범위 안에서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금리도 낮아졌다. 생애 최초 대출 금리는 시중 금리 인하를 반영, 현행 3.5~3.7%에서 2.6~3.4%로 낮아지고 소득별·만기별로 대출 이자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상환 만기일은 당초 20년, 30년 두 종류에서 10년, 15년 만기를 신설했다. 4·1대책 이후 20년 만기 생애 최초 대출 금리는 연 3.5%였으나 12일부터는 소득에 따라 2.8~3.3%로, 30년 만기는 종전 3.7%에서 2.9~3.4%로 각각 인하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의 생애 최초 대출자가 10년 만기로 대출을 받으면 연 2.6%를 적용받는다. 이미 생애 최초 대출을 받은 기존 대출자는 소득과 무관하게 20년 만기의 경우 연 3.3%, 30년 만기의 경우 3.4%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의 대출 자격도 부부합산 연소득 4500만원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소득 특례가 적용되는 신혼부부의 종전 연소득은 5000만원에서 55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대출금리는 연 3.5%에서 3.3%로 인하된다. 국토부는 또 부양가족이 없는 단독가구주의 생애 최초 대출 대상을 만 35세 이상인 경우에서 30세 이상으로 완화했다. 국토부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86%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 인하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가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176만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시, 하나고 부지 헐값 임대 논란

    서울시가 각급 학교에 시유지를 임대하면서 대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이 운영하는 하나고등학교에 대해서만 헐값의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시에 따르면 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조례는 ‘사립학교가 교육 활동 목적으로 시유재산을 사용하는 경우 재산평정가격(공시지가 또는 조성 원가 등)의 2.5%를 대부요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학교에서 중도 탈락하거나 늦깎이 공부를 시작한 성인들이 다니는 강서구 화곡동 성지고등학교 방화동 캠퍼스 임대료는 공시지가의 2.5%(연간 3억 10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시가 은평뉴타운 조성을 위해 1996~1997년 개인에게서 사들여 2010년 9월 SH공사에 매각한 은평구 진관동 129 일대 하나고 부지 임대료는 조성 원가 651억원의 0.5%에 불과하다. 하나고 부지는 은평뉴타운 준공이 늦어져 아직 지번 부여와 개별공시지가 산정이 이뤄지지 않아 매년 조성 원가 대비 0.5%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임대료를 산정한다. 올 임대료는 3억 9000만원이다. 다른 사립학교의 20% 수준인 셈이다. 이같이 두 학교에 임대하는 시유지의 대부요율이 각각 다른 것은 이를 규정하는 근거 법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하나고는 뉴타운 지역이기 때문에 성지고와 달리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조례보다 상위법인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을 적용해 조성 원가의 0.5%를 임대료로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하나고는 임대료가 싼 게 아니라 은평뉴타운 조성 당시 조성 원가가 3.3㎡당 813만원으로 너무 비싸게 산정된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서울시와 시 산하 공사들의 총부채가 25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귀족 학교’로 불릴 만한 하나고에 대해서만 헐값의 임대료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지역 외국인학교 3곳이 빌려 쓰는 시유지의 연간 임대료는 공시지가의 1%인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다만, 서울용산국제학교는 정부와 서울시가 외국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4년부터 50년간 대부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서울덜위치칼리지의 대부요율은 공시지가의 1%로 연간 3억 5000만원, 마포의 서울드와이트스쿨 대부요율은 1.5%지만 건축비까지 시가 지원했기 때문에 요율이 높아 토지와 건물 임대료가 연간 15억 900만원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정부 공적자금 회수 속도전… 대우조선도 판다

    정부 공적자금 회수 속도전… 대우조선도 판다

    정부가 4년여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재개한다. 우리금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정부 소유 주식 처분에도 최대한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정권 초기에 서둘러 결판을 내지 않으면 또다시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주식을 팔아 생기는 돈을 박근혜 정부 공약 이행의 ‘실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도 강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각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대우조선 지분 3280여만주(17.15%)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파는 방안이 유력하다. 블록딜은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31.3%)을 묶어 경영권까지 통째로 얹어 파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9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기 위해 투자기관에 제안 요청서를 돌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다음 달 중 매각 주간사를 정하고 대우조선 지분 매각을 위한 시기와 조건을 연내에 결정할 방침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월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이 만료되자 보유 중이던 19.1%의 대우조선 지분 중 17.15%를 금융위에 넘겼다. 정부는 4년 전에도 대우조선을 매각하려고 했다. 2008년 11월 6조원의 대금을 제시한 한화그룹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을 ‘알짜매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42억 8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런 조치들을 통해 공적자금을 서둘러 회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부실자산 정리는 가격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속도’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가 선정한 140개 국정과제(공약)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공약 이행을 위해 135조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과 KAI 등 2개 기업 매각을 통해서만 최소 7조원 이상의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우리금융과 KAI 등의 민영화를 추진하다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공적자금 회수를 향한 정부의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 정부 뜻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대우조선은 조선·해운업 경기가 바닥인 상황이어서 시장이 얼마나 크게 관심을 둘지 미지수다. 특히 STX조선 등 같은 업종 내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도중이어서 매각 추진의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도 워낙 큰 매물이라 매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국책사업·지역개발 이행도가 종합평가 좌우”

    민선 5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공약 이행 평가 등급을 가른 것은 대형국책사업 및 지역개발 공약 이행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약 이행 성과는 재정자립도나 지자체 단체장의 재선 여부, 소속 정당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과거 자치단체장들의 주장과 달리 조사 결과 이들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먼저 전라남도의 경우 대형국책사업 공약 이행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합평가에서 지자체 중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요인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공약 이행을 위한 소요 예상 재정을 기준으로 상위 5개 공약을 살펴보면 전라남도는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와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등 대형 국책 사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기 위해 실제 집행된 재정 비율은 계획했던 재정의 각각 0.02%, 0.01%에 불과했다. B등급을 받은 인천광역시 송영길 시장의 ‘서해안 경제대동맥 건설’은 공약 당시에는 15조원이 넘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었으나 실제 집행된 재정은 1890만원에 불과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합평가에서 가장 높은 급인 SA 등급을 받은 지자체 중의 하나인 부산광역시는 비교적 지역개발 공약 이행률이 높았다. 가장 예산을 많이 차지하는 공약으로 꼽힌 ‘산업단지 조기 확충’과 ‘동남권 광역교통망 확충’의 집행 비율은 각각 70.3%, 34.9%를 기록했다. 재정자립도가 공약 이행 성과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지난 3일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경기도, 울산광역시, 인천광역시의 순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았다. 반면 이번 조사 결과 서울시, 경기도, 울산광역시는 종합평가에서 SA등급보다 못한 A등급을 받았고,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B등급에 머물렀다. 지자체단체장의 연임 여부와 공약이행 성과의 상관성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는 초선이지만 종합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중요한 것은 재정자립도나 재선과 초선의 차이가 아니라 공약의 실현가능성 여부와 단체장의 공약 추진에 대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대선용 지방개발공약 ‘공수표’ 가능성 고조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대선용 지방개발공약 ‘공수표’ 가능성 고조

    전국 15개 지자체의 재원 순위별 5대 공약 75개 중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한 지방 공약과 동일하거나 일부 겹치는 공약이 최소 25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 조사’에 앞서 광역 지자체장들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지역개발공약,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민선 5기 남은 1년 동안 실현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상황은 오히려 정반대다. 정부가 향후 5년간 135조원의 공약 예산 중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사업은 억제하고 SOC 부문에서 11조 6000억원의 세출 예산을 삭감키로 하면서 지방공약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광역 지자체 개발공약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당초 광역단체장 15명의 세부공약 2235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은 총 389조 9207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조정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 재정은 382조 9512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실제로 집행된 내역은 이 중 34.4%에 불과한 132조 1951억원에 그쳤다. 지역별 집행 비율로는 광주 56.6%, 울산 52.7%를 제외하곤 전 지역이 절반치를 밑돌았다. 인천(18.4%), 대전(26.8%), 서울(24.8%) 순으로 집행률이 저조했다. 특히 대선 지방공약으로 포함된 현 광역지자체장 공약들의 실제 집행 내역은 더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경기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충북 청주공항~수도권 전철 연장 등 경쟁력 강화 지원, 제주 서귀포 제2관광단지 조성 등은 실제 재정집행 비율이 ‘0%’다. 아직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셈이다. 다른 주요 개발사업 역시 지지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선 공약에도 포함된 강원도의 ‘원주~강릉 복선철도 건설’은 3조 9411억원의 총 사업비 중 지난해 말 현재 2638억원만 투입돼 집행률이 6.7%에 불과했다. 전북의 ‘국가식품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3096억원의 사업비 중 7.2%인 224억원만 집행됐다. 대전의 ‘도시재정비촉진사업’도 대선 공약이자 현 시장의 공약이지만 1조 9291억원 중 1768억원만 쓰여 집행률이 9.2%에 불과했다. ‘인천신항의 동북아 중추항만 육성’에는 5조 3485억원의 재정이 잡혀 있지만 14.3%인 7659억원만 투입된 실정이다. 그나마 영유아 무상보육 등 국가재정이 소요되는 지역 공약의 재정투입률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었다. 민선 5기 임기 3년차의 이런 저조한 결과는 지자체 대부분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완료 공약은 6.8% 포인트, 계속 추진공약은 9.5% 포인트 높아졌다. 매니페스토 측은 “단체장 공약실천 계획이 우리나라 경제규모 대비 너무 많은 재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총·대선에서 급격히 확대된 지방재정 부담에 따른 국가적 조치가 시급하다.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105개 지역공약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시급히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용률 70%달성 위해서라도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해야”

    평균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라도 통상 임금에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6일 ‘통상 임금 산정방식 정상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 및 대책’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은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는 방향에서 고용노동부 지침을 변경하거나 법으로 정하면 된다”면서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을 확정하면 기업은 초과 근로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고 법적 소송 비용도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은 대법원 판례에 준해 하루빨리 통상 임금 산정 기준을 변경함으로써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와 재계는 장시간 노동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탈법적으로 근로기준법을 해석,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53조는 연장 근로 한도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휴일 근로는 연장 근로 한도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노동부의 해석과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 시간 및 휴게 시간의 특례)가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그는 “통상 임금에 고정적 상여금과 기타 수당을 포함하면 노동자들의 근로소득은 물론 사회보험 재정(3조~5조원)과 근로소득세(3조~5조원)가 늘어나고 대기업 총수들이 탈법적으로 챙긴 과도한 초과이윤만 줄어들 뿐”이라며 “결국 통상 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대기업의 장시간 노동 유인이 줄어들면서 연장 근로 시간이 줄고 신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융정책·실무경험 접목해 리딩뱅크 만들 것”

    “금융정책·실무경험 접목해 리딩뱅크 만들 것”

    세간의 예상대로 KB금융그룹 회장에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임영록(58) KB금융 사장이 내정됐다. 임 회장 내정자는 KB금융이 맞이하는 최초의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 회장이다. 압도적인 1위에서 2위 그룹으로 내려앉은 KB금융의 외형을 키우면서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는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임 내정자는 5일 회장 내정 직후 서울신문과 가진 통화에서 “그동안 공직에서 경험하고 배운 금융 정책에 실무 경험까지 곁들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면서 “KB금융을 (다시 과거의) 리딩뱅크 지위에 확고히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리딩뱅크 지위 탈환’을 첫머리에 언급한 데서도 나타나듯 KB금융은 10여년 전 주택은행과의 합병 직후 보여줬던 압도적인 위상을 잃어버린 상태다. 2001년 11월 합병 당시 통합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185조원으로 우리금융(101조원)의 2배, 신한금융(63조원)의 3배에 육박했다. 가계대출 시장의 62%, 총수신 시장의 36%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말 KB금융의 총자산은 368조원으로 우리금융(418조원)에 크게 밀리고 하나금융(368조원), 신한금융(351조원) 등과 비슷하다. 1분기 순이익도 4115억원으로 신한금융(4813억원)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그에게 쏠리는 최대의 관심은 어떤 형태의 전략으로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어 ‘승리’(인수 성공)를 거머쥘 것이냐다.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계열사 중 어느 것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금융계는 판도가 바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임 내정자를 낙점한 가장 큰 이유도 “민·관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어 인수·합병(M&A)을 성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었다. 인수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생산성 향상이다. 금융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해진 현실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내정 발표 직후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관치’(官治)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는 “2010년부터 3년 동안 KB금융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룹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관료 출신이라는 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임 내정자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면 ‘리딩뱅크’ 회복이 단순히 목표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거시경제, 세제, 통상 등을 두루 섭렵한 가운데 관료 시절 친화력과 협상력이 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합리적이라는 평도 따라다녔다. 강원 영월 출신으로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 아버지의 광산사업이 실패하면서 중3 때 서울로 올라와 봉천동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한편 이날 임 내정자와 경합을 벌였던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은행은 “민 행장이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면서 “차기 은행장이 다음 달 12일 주주총회 후 취임할 때까지 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ℓ 봉투값, 한달 처리비와 비슷… 비용 부담에 꼼수 등장

    “음식물을 전용 봉투에 버리면서 처리 비용이 2배 넘게 늘었지 뭐예요. 정부가 쓰레기를 줄이려는 게 아니라 처리 비용을 올리려고 ‘꼼수’를 쓴 것 같아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만큼 부담금을 내는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2일 임명희(43·여·서울 강서구 가양동)씨는 이렇게 꼬집었다. 매월 가구당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1600원 정액으로 내다가 종량제에 따라 전용 봉투에 담아 배출하게 돼 이젠 매월 3000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모(52)씨는 “부피가 큰 배추 등 김장 쓰레기를 버릴 때면 처리 비용이 더욱 늘 수밖에 없다고 벌써부터 걱정하는 주부들이 많다”며 혀를 찼다. 20ℓ 전용봉투 1장이 1300원으로 월 처리 비용 1600원과 비슷하다. 전국의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 대상 144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29곳에서 종량제를 전면 시행했으며 나머지 15곳도 조례개정을 통해 연내 합류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종량제로 배출량 20% 감소와 연간 경제이익 5조원 창출 효과를 얻는다고 분석했다. 종량제 방식은 크게 ‘납부 칩·스티커’, ‘무선주파수인식(RFID)시스템’, ‘전용 봉투제’로 나뉜다. RFID 시스템을 채택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가구별 부과가 아니라 단지별로 부담금을 매기는 데 혼란을 빚었다. 한 주민은 “많이 배출하지 않는데 합산해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각 가정 입장에서는 ‘버린 만큼 내는 것’이 아니어서 감량 효과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저런 부작용 때문에 변칙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김모(45·여)씨는 수박 등 음식쓰레기를 파쇄해 하수구로 그냥 버릴 수 있는 분쇄기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더러는 칩 시스템을 악용하기도 한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아파트에 사는 정모(44·여)씨는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전용 봉투 대신 일반 비닐에 담아 버리는 요령을 터득(?)했다. 전용봉투에 붙은 바코드를 떼내 화투장같이 딱딱한 플라스틱에 붙여 전용 투입구 열쇠 용도로 사용하면 봉투를 일일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웃들에게 귀띔까지 했다. 외식이 많은 1~2인 가구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게 아니라 작은 것은 변기에 버리고, 큰 것은 물기를 빼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2008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범실시 도시로 지정된 울산시나 서울 마포구 등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1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행 초기 일부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지금은 용기로 처리하면서 이물질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전국 종합 hih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더위가 찾아오면 주부들에겐 음식 관리하는 것도 일이다. 냉장고에 넣어놓는 것을 깜박하거나 국이나 찌개를 보르르 다시 끓여 놓지 않으면 한나절도 못 가 쉰내가 펄펄 난다. 마시다 만 우유는 말할 것도 없다. 이 대목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 마트나 가게 등에서 파는 먹거리는 잘 쉬거나 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몰래 방부제라도 듬뿍 쳐놓은 걸까. 답은 식품 포장 기술에 있다. 식품업계가 포장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체 생산비의 4% 정도다. 심지어 콜라나 사이다, 우유 등의 음료 업체는 패키징에만 전체 생산비의 50% 이상을 쏟아붓는다. 맛과 선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식품 포장은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와 주스를 마실 수 있는 것도, 냉장육을 먹을 수 있는 것도, 3분이면 카레밥이 가능한 것도 모두 포장 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먹는 것을 감싸던 봉지를 넘어 자신의 영역을 무섭게 넓혀 나가는 식품 포장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국내에 즉석밥이 등장한 지 딱 20년이다. 1993년 천일식품에서 내놨던 냉동 볶음밥이 국내 최초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상품이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밥맛이 문제였다. 냉동 과정을 거치면 쌀에 있는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밥이 푸석푸석해지기 마련인데 고객은 귀신같이 차이를 짚어냈다. 그 후 3년 뒤인 1996년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등장하면서 즉석밥 시장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일본의 ‘무균 포장’ 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인데 이 기술은 상온에 밥을 놔둘 수 있는 시간을 무려 6개월로 늘렸다. 밥하는 과정이나 재료도 다르지 않다. 무균 포장 기술의 포인트는 즉석밥 안에 일체의 미생물이 들어갈 수 없도록 포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밥을 짓는 취사부터 포장재에 밥을 넣은 충진, 포장 과정까지 모두 엄격하게 무균시설 안에서만 진행한다. 밥공기 역할을 하는 보관 용기는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3층 구조로, 뚜껑 노릇을 하는 비닐은 4겹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식품 공장과는 달리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 등을 갖춰야 하기에 당시 초기 설비 투자비만 100억원 이상이 들었다. 새 기술은 갓 지은 밥과의 맛 간극을 줄여 놨다. 제품 가격은 1050원(210g 소비자가격 기준). 당시 일반 음식점의 공깃밥 한 그릇 값이 1000원 선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리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즉석밥은 지난해 국내에서 1억 3772만 8571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두세개씩 먹은 셈이다. 얼리지 않고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특별한 장치도 있다. ‘가스 치환 포장(MAP: 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방식’ 이 대표이다. 명절 고급 한우 선물세트 등에는 이 포장법이 이용된다. MAP는 포장 속 공기를 모두 없애고 나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다시 넣는 방식이다. 고기 속에서 호흡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켜 진공포장보다 3일가량 더 선도를 유지해 준다. 덕분에 7일 정도는 부패를 막을 수 있다. 모든 육류는 근육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있다. 이 단백질은 산소와 결합하면 며칠간 선홍색을 띤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붉은빛으로 고기의 식감을 높여 주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기는 점점 암적색을 띠게 된다. 과학 시간에 배운 산화 현상이다. MAP 포장은 이런 산화를 막고 세균과 곰팡이의 생육도 억제한다. 제과점의 신선함과 경쟁해야 하는 제빵업계에서도 MAP 방식을 도입한다. 우리나라에선 샤니와 삼립식품 등이 발 빠르게 이 방식을 적용했다. 꿀호떡, 호빵, 백설기 등 쉬 상할 만한 제품에 이 기술을 도입했는데 일부 제품에선 포장 하나 바뀐 덕에 매출이 1.5배나 뛰었다. 맛 이상으로 향이 중요한 식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커피인데 향을 잃으면 가치의 반을 잃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커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차츰 감소된다. 공기 중에 노출되면 원두 향이 이산화탄소와 함께 날아가 버리고, 산소와 습기를 만나면 산화되기 마련이다. 결국 볶은 원두 포장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습기나 빛, 공기를 차단하는 게 관건이다. 밸브포장, 진공포장, 질소포장 등이 주로 사용된다. 밸브포장은 커피 포장지에 밸브를 달아 내부의 기체는 외부로 나올 수 있지만 외부의 공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가 쓰는 ‘향 보존 팩’은 원두의 향은 보존하되 원두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가스는 밖으로 배출한다. 커피 포장에서 쓰이는 질소는 과자 포장에도 쓰인다. 과자는 적고 질소만 많다는 뜻에서 최근 ‘질소 과자’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과자 봉지 속 질소는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이 있다. 과자의 부서짐과 산화를 막는 일이다. 봉지에 담긴 과자는 기름에 튀긴 것이 많은데 기름은 공기를 접하면 쉽게 산화 반응을 일으킨다. 그만큼 맛과 색이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활성기체인 질소는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비교적 오랫동안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보통 과자의 유통기간은 6개월 정도인데 질소 충전을 했을 때 가장 오래 제대로 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면서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질소 충전이 단순히 양을 부풀려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인 법. 환경부는 “소비자를 현혹할 소지가 있다”며 오는 7월부터 과자 봉지 내 빈 공간이 전체 공간의 35%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우유처럼 상하기 쉬운 제품을 지금처럼 종이 팩에 담아 먹을 수 있는 건 1952년 스웨덴에서 개발된 테트라팩 덕이 크다. 폴리에틸렌수지와 종이, 알루미늄 코팅 등을 교대로 겹쳐 만든 테트라팩은 우유부터 주스, 두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자외선과 산소, 수증기 등의 투과를 막아 천연 음료도 7주~6개월가량 상온 보관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분야의 독점적 지위 덕에 지난해 테트라팩이 전 세계에서 번 돈은 111억 6000만 유로(약 16조 5066억원)다. 늘어난 유통기간만큼 수출입도 늘었다. 음료시장에 다국적 기업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포장기술 덕이다. 지금은 너무 흔해져 구닥다리처럼 여기지만 통조림과 알루미늄 캔도 산업혁명 이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위대한 발명품이다. 포장에는 첨단 기술도 도입된다. 일부 포장은 스스로 식품의 신선도나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등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포장에 붙은 특수 표시부(인디케이터)가 김치 같은 발효 식품의 숙성도를 나타내거나 고기, 야채의 신선도를 보여주는 식이다. 선진국에선 일부가 실용화 중이다. 일례로 유럽에선 유통기간이 지나면 포장지에 붙은 바코드 표시가 자동적으로 사라지도록 한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유통기간이 지난 물건이니 사지도 팔지도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허도 투자도 연구도 부족해 매년 해외에 로열티만 무는 게 현실이다. 김재능 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는 “식품을 포함한 세계 포장산업 시장은 755조원 규모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4%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면서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4대질환 등 비용 너무 적게 편성 구체적 재원마련 방안도 안보여”

    박근혜 정부 5년의 재정 지침서라 할 수 있는 ‘공약 가계부’가 31일 확정됐지만 실현 가능성과 현실성 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공약 이행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너무 적게 편성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암과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관련 건강보험 적용 확대 사업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시행하면 2017년까지 2조 1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예측치 7조원과 비교하면 30% 수준이다. 기재부는 행복주택 20만 가구 건설 비용으로 9조 40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봤다. 이 또한 여당에서 제시한 14조 7000억원보다 5조원 이상 적다. 한경연 등에서 12조 2500억원 정도로 추산한 반값등록금 충당 재원은 5조 2000억원으로 잡았다. 전체 재원 규모 역시 외부 추산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공약 가계부 중 복지 부문에 79조 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한경연 예측치(113조원)보다 34조원이나 적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한경연 전망치는 향후 인구 증가 등 요인이 감안되지 않은 만큼 정부 공약 금액은 135조원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 시행 시기 등의 차이에 따라 사업별 예측치가 차이가 난 것”이라면서 “우리 역시 상당한 신뢰성을 갖고 추정 예산을 내놨다”고 말했다. 세입 확충 등 재원 마련 방안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과세 감면 정비(18조원)와 지하경제 양성화(27조 2000억원)로 45조원 이상을 조달해야 하지만 ‘서민 중산층의 피해는 없도록 하겠다’는 큰 방향만 있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약 가계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진정한 의미의 공약(公約)이 되기 위해서는 지출 계획에 비해 매우 미흡한 재원 조달 방안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우리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 경쟁자 없이 전 세계 자원시장에서 가스를 대량 도입하는 가스공사는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큰손으로 통한다. 가스공사의 가스 도입 금액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2010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계약한 금액이 자그마치 250조원이다. 국민 1인당 500만원, 한 가구당 2000만원이나 부담해야 하는 엄청난 돈이다. 도입권뿐만 아니라 공급권도 틀어쥔 가스공사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07년에 14조 260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35조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1조 2000억원대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2조 2224억원, 순이익은 84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5%, 18.3%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2회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올린 덕이다. 많은 소비자는 가스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달에 40만원이 넘는 가스비를 내는 집이 허다하고 방 한 칸짜리 오피스텔에 25만원이 부과되어도 하소연할 데도 없다. 반면 가스공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고 지난해 말에는 성과급을 1561만원이나 지급했다. 소비자들이 땀 흘려 벌어서 낸 가스요금으로 독점기업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가스요금을 낮추려면 우선 가스를 조금이라도 싸게 들여와야 한다. 그러나 독점체제여서 비싸게 사 와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최근 1년 반 동안의 계약 체결분 250조원에서 1%만 깎아도 2조 5000억원이라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 돈은 인천대교 전체 건설 공사비보다 많은 금액이다. 1990년 이후 한국의 가스 도입 가격은 늘 일본보다 높았다. 일본이 우리보다 높은 가격에 산 때는 원전 사고 이후뿐이다. 가스 도입을 경쟁체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다양한 공급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들여올 길을 열어줘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단 민간의 직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국회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동시에 발의되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가스 직수입 확대가 구매력을 약화시켜 도입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직수입 업체들의 도입 단가는 가스공사보다 절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스 도입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뿐이다. 일본은 종합상사 등 많은 회사가 경쟁체제로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경쟁체제인 일본의 가스 도입 가격은 도리어 우리보다 낮다. 규제 강화 쪽에서는 또 직수입에는 일부 대기업들이 참여해서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면서도 막대한 이익을 독차지하고 해마다 고액의 성과급까지 받는 가스공사의 독점체제가 나은지, 아니면 다수 기업들이 그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이 나은지는 생각해 보면 자명하다. 더욱이 셰일가스(암석에 갇힌 천연가스)의 등장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인이다. 일부 발전사들은 셰일가스 등 상대적으로 값싼 가스를 들여와 전력생산 비용을 낮추려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LNG 발전소에 저렴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도 도입 채널을 다양화하는 규제 완화가 따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보다 싸게 가스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최근 유럽이나 미국보다 최대 3배나 비싸게 수입해 연간 2조~3조엔(약 23조~35조원)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학자들은 일본의 LNG 도입가를 15% 낮추면 3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조 7000억엔(약 20조원) 늘어날 것이며 5만명을 추가 고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과연 가스 도입의 규제를 강화하는 게 옳은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sonsj@seoul.co.kr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비과세·감면 일몰땐 종료… 中企·서민 지원제도 일단 유지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비과세·감면 일몰땐 종료… 中企·서민 지원제도 일단 유지

    31일 정부가 확정한 ‘공약가계부’는 말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시절 내놓은 공약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명시한 공약 집행 계획서다.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대략적인 틀을 제시했지만 예산·재정 전문가 집단인 기획재정부를 거쳐 최종안이 완성됐다. 공약집에 제시된 전체 재원 규모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지만 세부적으로는 적잖은 조정이 이뤄졌다. 당초 제시된 세출 절감 83조원, 세입 확충 52조원의 재원 조달 규모가 세출 84조 1000억원, 세입 50조 7000억원 등으로 수정됐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나라살림의 씀씀이를 줄이는 것(세출 절감)이 세수를 늘리는 것(세입 확충)보다 수월할 것이란 현실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세수 확보를 위해 증세를 하거나 서민업종에까지 지하경제 양성화의 수위를 높이면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6대4였던 세출 절감과 세입 확충 비율을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소폭 조정했다”고 말했다. 세입 측면에서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됐던 조세감면제도가 대거 정리된다. 비과세 감면은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만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자산가를 위한 세제혜택이 주로 줄어든다. 중소기업과 서민·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제도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활력 회복, 창조경제 구현 등을 위해 필요한 핵심 연구·개발(R&D) 사업이나 벤처 창업 분야에 대한 조세 지원은 늘리기로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탈루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소득에 유리하게 운영됐던 기존 조세 체계도 다시 설계된다. 구체적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활용해 세수 확보 역량을 키우고, 현금영수증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업종과 대상을 확대한다. 세출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재정지출과 중복·유사투자 등 재정 ‘군살 빼기’가 진행된다. 특히 2007년 18조 4000억원에서 2013년 25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세출 절감이 두드러진다. 공약 이행과 이를 위한 재원 마련 시기는 내년 이후에 주로 진행된다. 현 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규모가 늘어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다. 올해 공약이행 예산은 6조 6000억원이지만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46조 2000억원으로 거의 7배가 된다. 재원 마련 규모도 같은 기간 7조 4000억원에서 42조 6000억원으로 뛴다. 이는 공약 사업을 전면 시행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 외에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가 여전해 세수 확보 등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라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시점에 공약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5대 그룹이 500대 기업 총이익의 66% 차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국내 500대 기업 총이익의 3분의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업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2년도 상위 500대 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순이익에서 5대 그룹의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66.2%에 달했다. 영업이익에서도 5대 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5.2%에 달해 상위 재벌그룹으로 부가 쏠리는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500대 기업 총이익의 56.9%, 영업이익의 44.4%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11∼30위 그룹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은 3.3%, 영업이익 비중은 6.8%였다. 상위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집단은 상당수가 적자 전환을 했거나 이익률이 미미했다는 의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덩치나 수익성 면에서 재벌 계열사들의 경영성과가 좋았다”면서 “2대 그룹을 빼면 거의 ‘속 빈 강정’, 10대 그룹을 빼면 ‘빈껍데기’ 수준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그룹별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위세가 돋보였다. 삼성그룹은 500대 기업 내에 가장 많은 25개사가 포함되면서 500대 기업 총매출액의 15%인 375조원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21개사가 포함돼 전체의 9.7%인 242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00대 기업에서 대부분의 그룹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데 반해 두 재벌그룹의 비중은 커졌다. 삼성그룹은 2011년 13.1%에서 15%로 1.9% 포인트 높아졌고, 현대차그룹 역시 8.8%에서 9.7%로 0.9% 포인트 상승했다.롯데그룹과 CJ그룹, 신세계그룹도 유통분야 발전의 영향으로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20개사가 포함된 SK그룹은 7.9%에서 7.7%로, 14개사가 포함된 LG그룹은 6.3%에서 6%로 비중이 낮아졌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말로만 경제민주화… 재벌 순환출자 더 심해졌다

    말로만 경제민주화… 재벌 순환출자 더 심해졌다

    국내 재벌 총수들이 복잡한 출자구조와 순환출자로 계열사 지배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의 출자단계는 6.3단계로 전년보다 오히려 0.4단계 늘었다. 신규 순환출자도 최근 5년간 더욱 증가했다. 현재 형성돼 있는 순환출자 고리 124개 가운데 2008년 이후 생성된 사례가 전체의 55.6%인 69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는 총수일가가 상법상 상호출자 규제를 피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는 일종의 편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주식소유 및 순환출자 현황을 공개했다. 10대 기업의 총수 지분율은 0.99%로 나타났다. 1994년 3.2%에서 1998년 2.9%, 2003년 1.2% 2008년 1.1% 등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반면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부지분율은 1994년 43.6%에서 올해 52.92%로 10%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2011년 이후 3년째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0.0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0.69%의 주식만으로 대기업 집단을 지배하고 있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43곳 중 총수가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계열사가 85.9%(1305개)였고 총수 일가의 지분이 없는 계열사도 73.3%(1114개)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가 기업을 지배하는 시스템은 경영권 보호와 과감한 투자 등 장점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총수 일가가 이런 점을 악용해 극소수의 지분으로 사적인 이익을 챙기거나 소액주주의 권익을 훼손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의 금융보험사를 통한 계열사 지배도 강화됐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중 27개 재벌이 금융보험사134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에 대한 금융보험사 출자금은 지난해 4조 8206억원에서 올해 4조 9423억원으로 2.5%(1217억원) 늘었다. 미래에셋 등 금융이 주업종인 기업집단을 빼면 출자금 증가폭은 8.6%(2조 2719억원→2조 4679억원)로 커진다. 고객이 맡긴 돈으로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가 휘청거리면 금융보험사까지 위험에 빠지는 구조다. 금융·보험 쪽에 출자기업의 수가 가장 많은 기업집단은 삼성으로 15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6.2%), 호텔신라(7.2%), 삼성증권(11.1%), 제일모직(0.01%), 삼성화재(9.7%) 등에 출자하고 있다. 이어 현대그룹과 동부그룹이 각각 6건이다. 계열회사 간 순환출자가 형성된 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1개(한솔그룹) 증가한 14개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삼성카드·삼성생명), 동부(동부캐피탈·동부생명), 현대(현대증권) 등은 금융·보험사가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는 기업집단 내 주력 3사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롯데는 롯데쇼핑·롯데리아·롯데제과가 거미줄식 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국내 재벌 총수들이 상법상 상호출자 규제를 피하고 주력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최근 5년 동안 순환출자를 크게 늘렸다”면서 “법 개정을 통해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고, 기존 출자분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없애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돼 간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등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약 이행에 임기 동안 135조원이 필요하며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절약하고 나머지 48조원은 국세로 조달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추가 세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세율 인상과 세목 신설을 통한 직접증세와 조세 혜택의 축소 등을 통한 간접증세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직접적 증세 방안은 시기상조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를 제외하고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는 이미 세율이 북유럽 복지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경쟁국들과 비슷한 수준이고 직접증세는 경제주체들의 생산·소비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조세 저항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통일 등에 대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율 등의 인상은 유보돼야 하며 세목 신설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최후의 증세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증세 방안은 세출 구조조정과 간접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비과세 및 감면 정비로 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3조원을 각각 조달하려는 계획은 실현 가능한 증세 방안이다. 비과세 및 감면은 개인·기업에 조세 혜택을 부여해 해당 분야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목적으로 운용된다. 그동안 꾸준히 종류와 규모가 늘어나 감면 규모가 연간 30조원, 감면 비율은 약 13%나 된다. 조세 감면 혜택 중 40%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귀착되고 있다. 과다한 비과세 및 감면은 국세 수입 기반을 약화시켜 재정건전성을 저해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과도한 혜택은 조세 공평성을 해친다. 그동안 정부는 조세 감면을 관리하기 위해 항목별로 일몰기한을 설정하고 조세감면 비율을 정해 왔으나 수혜를 받는 납세자 집단과 정치권 등의 이해가 얽혀 있어 폐지·축소가 어려웠다. 이제는 비과세 및 감면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조세감면평가제도에서 한발 나아가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의 재정사업 평가처럼 조세 지출에 대한 평가를 매년 상시평가제도로 운영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조세 감면의 수정 및 존폐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몰기한이 도래하면 감면을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엄격하게 검토해 재설계 후 도입해야 한다. 조세 감면을 재설계할 때 정책 목적과 조세 지원의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하고, 일몰이 도래하기 전에 정부의 기금존치 평가와 같이 성과평가를 실시해 실효성 없는 제도는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세감면제도는 선택적·집중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핵심 대상을 외부 효과가 높고 자원재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와 중소기업 및 서민 중산층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돌아가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분야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 또한 조세 감면 신규 도입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등 민간 전문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의원 입법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외부 검토가 이뤄지도록 보완해야 한다.
  • “이대론 내년 지방선거 참패”… 與, 공약 가계부 ‘질타’

    박근혜 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35조원을 조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공약 가계부’가 2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충돌’을 빚었다. 공약 가계부가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의 복지 예산 중심으로 짜여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방공약 예산이 당초 추계의 4분의1밖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제 삼은 것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공약 가계부에 대해 보고받고 “박근혜 정부의 지방공약 소요 재원 80조원 가운데 20조원만 반영돼 있다. 나머지 4분의3에 대해 말이 없으면 공약 가계부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고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20조원 안에도 신규 사업은 한 건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신공항 건설,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신규 사업이 줄줄이 공약 가계부에서 빠진 것이다. 최고위원회에서는 새로운 도로·철도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민현주 대변인은 “지방공약이라는 게 대부분 SOC 사업들인데 정부가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SOC 예산을 꼭 반영할 것을 정부에 강하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역 민심과 직결되는 SOC 사업 없이는 선거에서 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지방공약 실천은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부터 소요 예산 계획과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공약 가계부에 지역의 ‘민원성 예산’을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지방공약보다는 국가적 사업 예산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공약 가계부안이 5월 말에 확정 발표될 예정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속했던 것들이 실제로 이뤄지는 책임 있는 정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세율 인상 없이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정교한 가계부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지자체 세출 구조조정 속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대책 등을 담은 ‘공약가계부’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82조원의 구체적인 세출 구조조정 내용이 공개되면 지자체에 미칠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엔 민감한 사안인 국고보조사업의 축소 규모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복지사업 확대에 따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분담 비율 때문이다. 중앙정부든 지자체든 경기 침체 여파로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 지자체도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상보육 확대로 인한 과중한 지방재정 부담을 지자체만으로 감내하기 힘들다”면서 “내년부터 보육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국고보조율을 20% 포인트 인상하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유아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서울 20%, 지방 50%’에서 ‘서울 40%, 지방 70%’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보육 파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은 국회가 지난해 말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 시행을 결정한 것이 시발점이다. 다음 달 국회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지자체들은 늘어난 보육예산 부담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정밀하게 분석하지 않고 국고보조사업을 밀어붙인 데 대한 반감도 작용할 것이다. 정부 지원을 더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지자체의 재정 형편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 전국 244개 지자체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평균 51.4%로 역대 최저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질수록 국가보조금 등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 국고보조사업은 985개, 정부 지출은 55조원에 이른다.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중복 지원 등 비효율적인 운용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135조원의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출을 대폭 줄이는 만큼 지자체 지원 확대는 쉽지 않다. 지자체 또한 부채가 지방공기업까지 합하면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력이 없다. 결국 지자체들도 경상경비와 축제성 경비 등 세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지방소비세 인상 등 세수 확대 방안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 정기예금 빼 채권형펀드로… ‘쩐의 대이동’

    정기예금 빼 채권형펀드로… ‘쩐의 대이동’

    “정기예금에 몽땅 돈을 묻어놓고 있자니 이자율이 너무 한심하네요. 채권형 펀드가 좀 낫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아니면 차라리 주식형 펀드로 가볼까요?” 지난 9일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2.50%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분주해진 곳이 있다.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킹)센터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부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마설마 했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자 자산가들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은행예금을 빼내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형 펀드 등으로 바꿔 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시중은행 정기예금에서 총 4조 2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서도 2조 6000억원이 감소했다. 은행 수신상품에서만 총 6조 8000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돈은 정기예금에서 MMF로, 다시 채권형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올 들어 꾸준히 늘어나던 MMF는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1월에 13조 8000억원이 몰렸지만 지난달에는 10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저금리로 MMF도 수익성이 낮아진 데다 기업 등 법인들이 MMF 대신 채권 매입으로 투자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통상 자산가들의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정기예금이다. 수익성은 낮아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71~2.90%(1년 기준)로 떨어지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상당수 자산가들의 금리 하락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탓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과거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7(정기예금)대 3(나머지)이었다면 요즘은 6대 4로 바뀌었다”면서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이 주로 채권형 펀드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채권형 펀드에는 1월 8000억원, 2월 8000억원, 3월 1조 4000억원, 4월 5조원 등 총 8조원이 늘어났다. 하나은행 김영호 센터장은 “해외 채권형 펀드에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러시아, 미국, 브라질 등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관심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중위험·중수익’이 투자의 기본이 되면서 주식형 펀드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부진으로 주식형 펀드에서 올 들어 2조 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과거 인기를 끌던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지수와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기초자산인 ELS는 주가하락이, 금·원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는 원자재 가격의 급락이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자산가들의 금리 민감도와 투자 관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PB센터에 10억원을 맡겨두고 있는 주부 최모(54)씨는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정기예금 비중을 줄여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PB들이 글로벌 국·공채, 하이일드 채권을 많이 추천해 주더라”고 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은행권 자금 유출입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저금리 고착화로 예금 수익률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세출·세입 모두 소폭 줄여 공약재원 마련…경기침체로 36兆 세수 부족사태 가능성도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세출·세입 모두 소폭 줄여 공약재원 마련…경기침체로 36兆 세수 부족사태 가능성도

    정부가 16일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확정 제시한 ‘공약가계부’에는 135조원의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과 투자 방안이 담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복지공약을 내걸어 승리했고, 대선 이후에도 복지공약 이행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공약집 등을 통해 제시한 135조원의 복지재원 조달 방안의 큰 틀은 세출절감 82조원, 세입확충 53조원 등이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중심이 돼 6대4의 비율로 정해졌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세출 절감분은 85조원 정도로 소폭 늘고, 세입 확충분은 50조원 대로 축소됐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라 세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결과다. 실제로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47조 1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조 9941억원에 비해 8조원 가까이 덜 걷혔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관세 등 거의 모든 세목 규모가 축소됐다. 일부에서는 36조원 가까운 세수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최근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해도 목표 대비 10조원까지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35조원이라는 전체 액수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재원조달 계획을 짜다 보니 (세입과 세출 부문의) 미세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135조원의 복지공약 재원을 마련하려면 1년에 평균 27조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하거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다만 최근 경기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일정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경기침체 여파가 남아있는 내년까지는 재원 규모를 20조원 대 초반으로 가져간 뒤 경기가 회복될 그 이후에 재원 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또한 국정과제 이행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도를 개편하거나 법령을 개정하는 등 항구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재량지출뿐 아니라 의무지출을 포함한 전면적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투자가 확대된 사회간접자본(SOC) 등 분야는 적극적인 삭감 검토 대상이 된다. 세입의 경우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등 직접적인 증세 없이 비과세 감면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을 통한 세원 확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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