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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10] ‘조운선의 무덤’ 확인된 태안 마도 앞바다-굴포운하와 안면도 낳은 이유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10] ‘조운선의 무덤’ 확인된 태안 마도 앞바다-굴포운하와 안면도 낳은 이유

    지난해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고선박 ‘마도 4호선’이 조선시대 조운선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조운선이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정밀조사한 결과 ‘광흥창’(廣興倉)이라고 적힌 목간, ‘내섬’(內贍)이라고 쓰인 분청사기 등 유물과 견고한 선박 구조로 미뤄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운선은 삼남지방에서 걷은 세곡을 싣고 한양에 있는 경창으로 운반하던 선박이다. 선박 안에서 발견된 목간 60여점에는 대부분 출발지인 나주와 종착지인 한양의 세곡창고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 적혀 있었다. 목간이란 오늘날의 종이 문서처럼 각종 정보를 적은 나무 판자 조각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이 배가 1410∼1420년 마도 해역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마도 4호선의 잔해는 대부분 마도 북동쪽 해역의 수심 9∼15m 지점에 파묻혀 있다. 태안은 삼국시대에는 중국을 오가는 수운의 요충지였다. 고려시대 태안 앞바다는 개경을 오가는 송나라의 사신이 머물다 가는 객관 안흥정이 자리 잡은 국제항로의 일부로 기능했다. 물론 세곡을 포함한 전라도와 경상도의 풍부한 물산을 수도인 개경이나 한양으로 나르는 중요한 뱃길이기도 했다. 안흥정에 관한 기록은 송나라 사람 서긍(1091~1153)의 ‘고려도경’에도 보인다. 안흥 해역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선박의 침몰 사고가 빈번했다. 배를 타고 통과하기 어렵다는 난행량(難行梁)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서긍도 이곳을 지나며 ‘격렬한 파도는 회오리치고, 들이치는 여울은 세찬 것이 매우 기괴한 모습이어서 무어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침몰선의 흔적은 오늘날 이 뱃길의 역사적 중요성을 유물로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수중 발굴에서 건져 올린 유물의 시대와 국적은 매우 다양하다. 고려자기는 11세기 해무리굽 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질과 양에서 풍부하다. 조선시대는 15세기 분청사기와 17~18세기 백자가 다채롭게 보인다. 중국 것은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 청자, 15~16세기 명나라 시대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백자, 18~19세기 청나라 시대 백자가 망라됐다. 난행량은 조운선에 더욱 두려운 뱃길이었다. 상선은 그래도 전문적인 뱃사람들이 익숙한 뱃길로 오가는 만큼 사고 위험이 덜했지만, 각 지역에서 징발된 세곡선의 일꾼들은 뱃길이 익숙지 않았고, 화물도 무거웠으니 항해는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안흥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곡선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태조 4년(1395)에는 경상도 조운선 16척이 가라앉았다. 태종 3년(1403)에는 5월에 경상도 조운선 34척이, 다시 6월에는 경상도 조운선 30척이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태종 14년(1414)에는 전라도 조운선 66척, 세조 원년(1455)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침몰했다. 많을 때는 전체 세곡선의 3분의 1 가까이가 안흥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평안하게 번성한다’는 의미의 안흥(安興)이라는 지명이 태어난 것도 조운선의 안전을 빌고자 난행량이라는 이름을 안흥량으로 고친 결과라고 한다. 고려시대에도 조운선이 이 일대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난행량을 피해 태안반도를 관통하는 운하를 파는 계획이 일찌감치 추진됐기 때문이다. 세곡선의 잇따른 침몰이 국가재정을 크게 위협할 정도였으니 운하 건설까지 궁리한 것이다. 고려 인종 12년(1134) 군졸 수천 명을 풀어 운하 공사를 벌였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의종 8년(1154)에도 운하 개착 시도가 있었다. 공양왕 3년(1391) 공사를 재개했으나 바닥의 화강암 암반이 나타나는 바람에 중단됐다. 당시 추진된 것은 태안반도 남쪽의 천수만과 북쪽의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였다.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와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를 연결하는 12㎞ 구간이다. 갯벌이 8㎞ 정도로 난공사 구간인 육지 부분은 4㎞ 정도였다. 운하가 완성되면 세곡선이 난행량은 물론 난행량만큼이나 통과가 쉽지 않았던 안면도 남쪽의 ‘쌀썩은여’를 지나지 않고 개경이나 한양으로 북상 할 수 있었다. 쌀썩은여는 세곡선의 잦은 침몰로 쌀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굴포운하는 조선시대에도 태종과 태조에 이어 세조까지 줄기차게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대안은 태안군 소현면 송현리와 의항리를 잇는 의항 운하였다. 안흥에서 가까운 의항운하는 2㎞만 파면 난행량을 피할 수 있었다. 의항운하는 중종 32년(1537) 승려 5,000명이 동원되어 6개월만에 완성하지만, 토목기술의 한계로 둑의 흙이 계속 무너지는 바람에 다시 메워지고 말았다. 태안반도의 남쪽으로 길게 내민 작은 반도였던 안면도를 섬으로 만든 것이 마지막 대안이었다. 남쪽에서 북상하는 세곡선이 천수만으로 진입한 다음 안면도를 가로질러 다시 큰 바다로 나갈 수 있게 한 것이다. 난행량은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 하지만, 쌀썩은여는 피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면도 분리공사는 인조연간(1623~1649)부터 추진되어 17세기 후반 완성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마도 4호선은 조운에 대한 최초의 실증 자료로 해양사, 경제사, 도자사, 문화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운선의 발견은 우리나라 해양문화의 중심지로 태안 지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농업6차산업화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받은 천춘진 대표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농업6차산업화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받은 천춘진 대표

    ”농업을 사랑하고 우리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합이름을 ‘애농’으로 정했습니다.” 멀고먼 옛날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430년간 종살이를 했다고 한다. 왜 그들이 종살이를 했을까. 종살이의 시작은 식량 때문이었고 더 중요한 건 식량을 구하러 이집트로 넘어갈 때 금은보화를 갖고 갔다는 사실이다. 농업이 없는 경제대국은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한다. 농산물은 우리의 혈액과도 같다. 환자를 위해 수혈을 한 사람이 죽는다면 진정한 수혈의 의미가 있을까. 농업은 국가의 근간산업이요, 국민의 건강은 국력이기에 흙을 살리고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흙을 살리고 우리의 건강을 살리는 마음으로 일신우일신하는 자세로 후세에게 뜻있는 유물을 남겨주도록 노력하겠다는 애농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난 12일 농업의 6차산업화에 대한 대국민 관심도 제고를 위해 열린 ”제3회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애농영농법인’의 천춘진 대표를 만나 그의 남다른 우리농산물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일본 유학까지 했는데 어떻게 새싹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 ― 1993년 일본 유학 당시 단 한 번의 냉해로 일본 내 식량파동이 발생했다. 이 냉해로 일본 전 국민은 쌀을 구하려고 슈퍼 앞에 50m, 100m씩 1만엔짜리를 들고 줄을 서게 되었고, 쌀이 부족해지니 일본 정부는 태국산 쌀을 수입하여 일본 국민들에게 공급했지만 밥맛이 좋지 않아 어렵게 구한 쌀을 검은 봉투에 싸서 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단 한 번의 냉해로 쌀값은 폭등하고 사람들의 심리는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식량이 무기화될 수 있음을 목격한 후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 그후 농학박사를 받고 일본 민간연구소에서 친환경자재를 개발하다가 우리 농업의 현장에서 우리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자 12년간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2004년 3월에 귀국 및 귀농하게 됐다. 국내 최초로 ‘어린잎채소’ 를 도입하여 전북을 시작으로 국내에 보급하였고, 진안군 내 생산량 100%를 수매, 판매대행을 하던 중 잉여물량에 대한 손실 발생이 매년 너무 커져서 가공을 고민하게 됐다. → 애농영농조합의 주생산작물 ‘새싹’이란 무엇이고 그 효능은. ―애농의 주생산 품목은 “어린잎채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성장한 채소에 비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3~5배 많은 기능성 채소다. 귀농 당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고민하다가 일본에서 우연하게 어린잎채소를 발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생산기술 확립 후 지역을 비롯해 국내에 보급하게 됐다. 어린싹채소 재배는 모두 100%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면적은 전북 진안에 1만여평이다. 어린잎채소 효능으로는 브로콜리새싹의 경우 일반 브로콜리보다 항암효과가 있는 ‘설포라페인(Sulforaphane)’ 함량이 30배 정도 많다. 이외에도 항비만 효과(다이어트), 항당뇨 효과, 함염증 효과, 항산화 효과,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다. → 농식품부 6차산업 대상을 받기까지 잇단 실패와 시련의 연속이었다는데. ― 일본에서 귀농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만난 어린잎채소의 씨앗을 들여와 친환경 농법으로 상품개발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재배에 성공했다. 하지만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판로였다. 식단이 서구화되는 한국에서 샐러드용 마이크로 채소가 통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가격이 문제였다. 다시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수백 번의 실험 끝에 판매가를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낮출 수 있었고 이때부터 매출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첫해 20평에서 시작한 비닐하우스는 어느새 80여동(1만평 규모)으로 증가했고, 400만원이던 첫해 매출은 10년이 지난 2014년도 27억원을 기록했다. 2004년 이후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어김없이 큰 시련은 있었다. 2007년도에 태풍이 불어 농장이 무너지고, 안정적 판로 및 지역농산물 소비를 목적으로 시작한 첫 음식점 사업인 농가 레스토랑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단순한 수익을 위한 농가 레스토랑 개설이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100% 친환경채소로 만든 100%친환경샐러드, 녹즙, 샌드위치 등을 메뉴로 하여, 애농의 철학인 “우리 농업을 지키고 고객님의 건강에 일조”하려는 마음으로 시도했으나 준비와 경험 부족, 더 나아가 상권분석 실패 등의 이유로 끝내 문을 닫아야 했다. 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지역의 조직화 및 여러 농민들과 다양한 시도도 해보았지만 결국 유통을 개척해주지 않으면 와해될 수밖에 없었기에 지역 농산물 소비 위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다시 농가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운영시스템이 잘돼 있고, 서울에서 유명세를 타는 모 프랜차이즈의 카레전문점을 전주에 최초로 오픈하였으나,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실패하게 됐다. 결국 직접 농가레스토랑을 다시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지역에서 생산된 새싹을 활용한 “보리새싹카레”를 개발하여 자체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카레팩토리’다.연이은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농가레스토랑 ‘카레팩토리’는 현재 순항 중에 있으며, 전국에서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6개 매장에서는 100% 지역 친환경 쌀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양파, 고추, 새싹 및 어린잎채소를 소비하고 있다. 양파는 진안군에서 최초로 작목반을 결성해 생산한 전량을 2013년 30여톤, 2014년 50여톤을 100% 소비했다. 이 양파는 주로 보리새싹카레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쌀시장의 개방과 관세문제 등으로 MMA(최소시장접근) 물량이 정해져 외국쌀이 수입되면서 수입쌀과 국내산 쌀의 재고가 늘어나게 돼 우리쌀, 지역 진안쌀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일에 앞장서고자, 100% 유기농 쌀로 만든 영유아 과자 및 100% 무농약 쌀로 만든 쌀케이크, 쌀조청 등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 밀 수요를 늘리고자 100% 유기농 우리밀로 만든 쿠키도 생산하고 있다. 이 모든 가공품을 자체 운영 중인 카레팩토리 매장에 ‘Shop in Shop’ 개념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역농가와 우리 농산물에 소비촉진에 대한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역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한 가공, 유통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개선 및 홍보 확산을 위해 새싹 키우기, 새싹 소시지, 새싹 케이크, 새싹&야채잼 만들기 등 다양한 새싹&어린잎 체험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여, 초등학생 및 중학생, 더 나아가 소비자 분들께 ”우리 농업의 중요성 및 식량의 무기화” 조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노력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3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받고, 2014년 1월에는 스타 팜에 또 한 번 인증받았다.또한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현장 지도교수로 임명을 받아 농업계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아 2015년 5월 기준 4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농업의 가능성과 현주소”에 대한 교육을 완료했으며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새싹채소농업의 성공요인과 농업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한마디로 바른귀농 목표와 소비자맞춤 시장으로 공략하라는 것이다. 2004년 귀농당시 수중에는 800만원밖에 없었다. 12년간 일본 유학 중 부모님께 200만원 지원 외에 더 받을 형편이 되지 않아 유학중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해야만 했다. 새벽 2시50분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고 음식점 배달 등을 통해 학비 및 생활비를 벌어야만 했었던 어려웠던 유학생활이 한국에 귀국해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귀농하면서 3가지 목표를 가지고 매사에 정진했다. 첫 번째는 절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한다. 두 번째는 어려워도 유통은 직접 한다. 세 번째는 생산비를 최소화해 못팔아 갈아엎어도 손해보는 것을 최소화한다. 귀농 당시 국내 최초로 도입한 ‘어린잎채소’는 처음에는 생산기술이 없어 매우 힘이 들었다. 또한 생산비가 너무 비싸서 유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고,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 효소와 토착미생물을 직접 만들고 마늘진액을 활용하여 병해충 예방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생산비 또한 절약했다. 이로 인해 판매가가 낮아지면서 하나 둘 거래처가 생기기 시작했으나, 유통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기에 전주에 있는 음식점에 샘플을 만들어 돌리기 시작했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년간 토양관리 및 영농일지를 작성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아 2005년부터 “한국생협연대”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전주 음식점도 하나 둘 거래처가 늘어났으며, 한 번 거래가 성사 되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불편사항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어린잎채소의 대량 생산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전식시스템’을 통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노지재배의 10배가량 올리기도 했다. 이 재배 방법을 수년간 활용해 많은 거래처를 더욱 확보했으나, 기계의 잦은 고장과 높은 수리비용의 단점으로 이를 보완한 ‘선반식 모판재배방식’으로 또 한번 재배기술을 개선했다. 특히 겨울철 온도를 동일조건 하에 노지의 3~4배 정도의 수율을 높일 수 있으며, 노지에 비해서 생육기간이 짧아서 생산비 절감과 높은 생산량으로 소득증대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1차는 20여종의 어린잎 채소와 새싹을 1만평 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요약하면, 1차산업의 성공 포인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생산비를 최소화했고, 직접 유통을 통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했으며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였던 것이 고객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2차 산업 성공 포인트는 타깃을 세분화해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가공품 개발에 있었다. 보관기간이 짧은 어린잎채소를 분말로 가공한 뒤 가공하여, 영유아 및 청소년의 영양 보충을 위한 쿠키 및 쌀 과자와 잼으로 식품개발과 성인의 채소 섭취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 새싹 차 개발이 있으며, 중장년층을 위한 편리성까지 고려한 티백으로 가공한 유기농 차가 있으며, 이 제품을 카레팩토리 후식상품 등 유통전략과 연계 및 선물세트로 소비자 맞춤형으로 상품개발 및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보리새싹 등 7가지 새싹과 지역산 양파 등 지역산 농산물을 활용하여 “보리새싹카레”를 개발했고, 이것을 활용한 농가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3차산업 성공 포인트는 단체급식부터 전국 700여개의 레스토랑 및 예식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해 안정적인 소득기반이 마련돼 있다. 첫 번째 판로는 직접 가공한 “보리새싹카레”를 활용한 농가레스토랑 ‘카레팩토리’ 운영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판로는 단체급식, 전국 700여 레스토랑 및 예식장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유통라인을 확보해 현재까지 철저한 AS를 하며 고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판로는 친환경인증 획득으로 생협연대와의 거래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시스템으로 구축돼 현재 연간 5억원 이상 소득을 보장해 주는 귀중한 판로가 됐다. 그리하여 매출액은 2004년 400만원에서 2014년 28억원으로 700배가 증가했으며, 일자리는 2004년 1명이었던 게 2014년 55명으로 늘었다. → 국민먹거리를 위해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 애농은 1차 농산물 생산에서 2차 및 3차 산업을 주도적으로 해왔으나, 지난 3년 동안 지역 농산물 판매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농가 레스토랑인 카레팩토리를 통해 소비를 시도해 왔다. 그래서 앞으로 지역농산물 소비를 위해 더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농가 레스토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 인해 지역 농산물 소비에 앞장서 일조하고자 한다. 지난 올해들어 5월까지 카레팩토리 농가레스토랑이 2개 지점(전북 도청점 & 천안 불당점) 오픈하였고, 앞으로 가맹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농은 2차산업을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명절선물 시장과,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공정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도록 유통 확장에 더욱 힘쓸 것이다. ■ ‘애농’의 천춘진(45세) 대표는 누구? 카레팩토리 가맹점 사업 통해 이웃농가 주민 소득증진에도 앞장 천춘진(45세) 대표는 12년간의 일본 유학 및 연구원 생활을 접고 2004년도에 고향인 전북 진안에서 귀농을 시작했다. 일본 유학 당시 단 한 번의 냉해 피해로 일본 내에 식량파동을 직접 접하고 우리 농업에 일조하고자 귀농을 결심하게 되어 고향에 왔지만 귀농 초기 ’해외 박사 실업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귀농 당시 그의 손에는 일본에서 가져온 어린잎채소 씨앗들과 단돈 800만원이 쥐어져 있었다. 사업 초기에 교실 한 칸도 안 되는 공간에서 국내에는 없던 어린잎채소를 수확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하였지만 1년에 걸쳐 100번이 넘는 실험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소득은 없었고, ‘실업자’ 박사라는 꼬리표가 달리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어린잎채소 재배에 집착했던 이유는 시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속적인 R&D 및 판로개척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유통라인 구축,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린잎 및 새싹 재배의 1차산업, 1차 농산물을 활용한 잼, 쿠키, 카레 등 가공식품 생산 및 판매의 2차산업, 1차 농산물과 2차 가공식품이 카레 및 shop in shop 형태로 고객 서비스로 이어지는 농가 레스토랑 운영의 3차산업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국내 6차 산업화의 선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제3회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의 6차산업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카레팩토리’ 가맹점 사업을 통해 지역 농가의 농산물 수매를 통한 지역 주민의 소득 증진에 앞장서고 있으며 “농업은 국가의 근간이요 국민 건강은 국가의 미래다” 라는 사훈과 함께 흙을 살리는 농업과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천 대표는 차후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판로 개척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며,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을 통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포부를 갖고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역사 충돌에 교류 올스톱… ‘反아베 vs 혐한’ 속 서서히 기지개

    [새로운 50년을 열자] 역사 충돌에 교류 올스톱… ‘反아베 vs 혐한’ 속 서서히 기지개

    한·일 간 역사 충돌과 외교 갈등은 경제와 문화 교류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정경분리 원칙도 소용이 없었다. 국내에서는 ‘반(反)아베 현상’이 두드러졌고 일본에서는 ‘혐한’(嫌韓) 감정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양국의 꼬인 실타래를 푸는 수단으로 경제와 문화 교류 등을 꼽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교류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까운 이웃’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교류 움직임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막걸리는 ‘웰빙 바람’을 타고 한때 일본 한류 붐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 관광객의 구매 목록에는 김과 더불어 막걸리가 2대 품목이었다. 일본에서는 ‘막걸리바’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막걸리병이 부풀어 올라 터져서 일본 곳곳에서 막걸리 냄새가 진동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지곤 했다. 그런 막걸리도 악화된 한·일 관계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실적은 2012년 대비 74%나 급감했다. 올 들어 한·일 경제인 사이에서 이처럼 쪼그라진 양국 교역과 악화된 경제 관계를 풀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2년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을 만났다. 재무 당국 수장 사이의 공식 대화 채널이 부활한 것이다. 양국 부총리는 구조 개혁과 고령화 대책, 투자 활성화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정책을 서로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기업인들도 교류 대열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지난 5월 한·일 경제인회의를 열고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의 대학생들에게 기업 인턴십 연수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차세대 경영자를 위한 교류회도 열기로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 방안도 찾기로 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지난해 말 경제 교류와 협력은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2007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 재계회의를 7년 만에 재개했다. 한·일 경제협력의 폭을 더 넓히려면 10년 넘게 협상이 지지부진한 양국 간 FTA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나라와의 FTA에는 적극적인 우리 정부는 한·일 FTA에 대해서는 되레 한발 빼는 모습이다. 양국의 교역량은 2011년 1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3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교역량은 860억 달러로 2011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한·일 FTA를 체결하면 1억 2000만명의 일본 시장이 열린다”며 “최근 일본의 제조업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져서 우리 기업도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FTA와 함께 양국 간 비관세장벽을 줄이면서 서로 다른 산업 규제를 맞춰 나가고 한국 경제특구에 일본 기업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분석] 겉으론 “시장 반영” 속으론 弗과 승부

    요즘 전 세계 외환 딜러들은 중국의 아침 시간만 되면 피가 마른다. 인민은행 직속기관인 외환교역센터가 오전 9시 15분을 전후해 글로벌 외환시장에 ‘폭탄’을 투하하기 때문이다. 매일 이 시간 외환교역센터가 달러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위안화의 기준환율(중간가격)을 고시하는데, 지난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나 끌어내리면서 중국의 환율 고시는 외환시장을 파괴하는 폭탄이 됐다. 13일에도 폭격은 이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1.11%(0.0704위안) 떨어뜨린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지난 사흘 동안 위안화 가치는 4.66%나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이처럼 과감한 폭격을 전쟁이 아닌 개혁이라고 주장한다. 서방의 요구대로 시장 환율을 감안해 고시하기로 11일부터 바꿨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의 박동준 과장은 “인민은행은 환율 안정성을 위해 기준환율을 억지로 고정시켜 왔는데 이번에 시장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BBC 중문망은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이유를 세 가지로 간추렸다. 단기적인 목표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기 회복이고, 중기적인 목표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진입을 통한 위안화 국제화, 장기적인 목표는 달러와의 한판 승부라는 것이다. 달러의 눈치를 보면서 환율을 결정하지 않고 시장의 흐름에 맞춰 결정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의 원화 등 위안화와 동조화가 심한 신흥국 화폐에 위안화의 과감한 변신은 전쟁일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2%에 불과해 자본 유출을 통제할 수 있으나,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신흥국은 급격한 화폐가치 하락에 이은 자본 유출로 외환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인민은행 간부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혁 조치 이후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절하 추세가 계속될 여지는 없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위안화 절하는 없다”고 말한 이들이다. 추가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의 요구를 뛰어넘는 평가절하를 할 수도 있고, 달러화 채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 시장을 무시하고 평가절상에 나설 수도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위안화 기습 절하] 中 수출 가격 경쟁력 키워 실물경기 살리기 승부수

    [中 위안화 기습 절하] 中 수출 가격 경쟁력 키워 실물경기 살리기 승부수

    중국 인민은행이 11일 사상 최대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전 세계 환율 시장이 요동쳤다. 기습적인 위안화 절하의 목적이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수출 경쟁력 강화에 있기 때문에 글로벌 환율 전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맞서려면 다른 경쟁국도 평가절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은 인민은행이 매일 기준 환율을 고시하기 때문에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그러나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1.86%나 낮은 6.2298위안으로 고시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다른 수출 경쟁국 평가절하 압박 인민은행은 이번 위안화 절하를 ‘시장 친화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위안화 기준 환율이 시장 환율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기준 환율을 시장 기준에 가깝게 만들 때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매일 이뤄지는 기준환율 결정 과정에 전일의 마감가와 시장조성자들의 주문가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의 가치를 시장 가격에 맞추기 위해 당국이 억지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명목적인 이유는 시장 메커니즘과의 동조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수출 증대라는 게 글로벌 외환시장의 평가다. 중국은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11월 이후 각각 네 차례씩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렸다. 폭락한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막대한 돈과 온갖 부양책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좀처럼 실물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성장동력의 핵심인 수출이 문제였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8.3% 하락했다. 유로화 약세로 인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액은 12%나 감소했다. 단기간에 수출 실적을 회복하는 데는 환율 상승(통화 가치 하락)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수출이 회복된다고 중국 경제가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의 침체 원인은 수출 부진이 아니라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라면서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훨씬 커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부양을 위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가디언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도 자국통화 절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넥스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선임 전략가는 “다른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사이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는데도 중국은 다른 부양책을 총동원하면서도 위안화 절하 카드만 사용 안 했다”면서 “이번 위안화 절하는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싱가포르 달러와 한국의 원화, 대만달러 가치도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위안화 변동 폭을 넓혀 거래를 더 개방하고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환율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현재 SDR 바스켓은 미국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일본 엔화로 구성됐다. 미국 코넬대학의 에스와 프래사드 교수는 “부진한 무역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에 다가서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평가했다. ●“수출 회복에도 中경제 회복 전망은 어두워” 그동안 위안화는 아시아 경쟁국들의 화폐에 비해 강세를 보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환율 조작국’이란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강세를 인내했다. 그리고 지난 5월 IMF가 마침내 “위안화는 더이상 저평가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IMF의 이런 평가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 당국은 전격적인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 제고와 시장 가격 접근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 셈인데, 그 후폭풍은 아무도 짐작할 수 없게 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북·중 관계와 ‘석탄 변수’/구본영 논설고문

    얼어붙었던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풀릴 조짐인가. 최근 양쪽에서 그런 시그널이 잡히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최근 한국전 정전 62주년을 맞아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 화환을 보냈다.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태도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북한과 접경한 동북 3성의 옌볜과 선양을 연이어 방문해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듯했다. 그렇다면 북·중 관계가 과거의 혈맹 수준으로 복원될 것인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세 차례 핵실험 도발을 지켜본 시진핑의 5세대 중국 지도부가 북·중 관계를 ‘정상적 국가 간의 관계’로 정립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게 그 근거다. 이는 ‘항미원조’(抗美援朝)의 깃발 아래 아낌없이 북한을 지원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이제 주판알을 튕기며 상호 이익을 주고받겠다는 의지다. 중국 정부의 그런 의지는 북·중 교역 실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북한자원연구소의 최경수 소장이 어제 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 실적은 지난해 1547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6.5%나 줄었다. 중국의 경기가 위축되면서다. 더군다나 중국 측은 북한산 석탄의 품질이 고르지 않다는 이유로 가격을 국제가격의 60% 수준으로 후려쳐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와 북한 김일성 주석 간 끈끈한 연대 의식이 작동할 때에 비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우호가격’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에 초저가로 석유를 공급했다. 사실 석탄은 북한의 효자 수출 품목이다. 국제시장에 내놓을 만한 변변한 공산품이 없는 북한의 형편에서 지난해 대중 수출의 40%를 점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대중 석탄 수출액은 줄곧 감소세다. 지난해는 경기가 나빴다고 하지만, 중국 경제가 좋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인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게다가 2013년 친중파인 장성택 행정부장이 처형되면서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은 결정적 차질을 빚게 된다. 당시 김정은은 장성택에게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마구) 팔아먹었다”란 죄목도 뒤집어씌웠었다. ‘잠재적 적을 그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능력에 의해서 평가해야 한다.’ 국제정치에서 회자되는 격언이다. 최근 북·중 관계가 겉보기론 해빙기인 것 같다. 김정은은 지난 5월 러시아의 2차대전 전승기념일에는 불참했다. 그런 그가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에 참석한다면 양측 관계가 완벽하게 복원될 것인가. 중국의 실질적 대북 지원 의도와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종래의 순망치한 관계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온 느낌이다. 북한산 무연탄의 지속적 대중 수출 감소가 이를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광복 70주년 유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광복 70주년 유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명절이나 기념일은 딱 그날을 쇠기까지다. 설이나 추석, 무슨 기념일이든 그 전후가 다른 법이다. 그런 점에서 올 8·15는 대단히 유감이다. 광복 70주년이 열흘 뒤인데, 분위기랄 게 없다. 오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논의를 4일 국무회의에서 할 것이라는데, 늦은 감이 있다. ‘국민 사기 진작방안’의 하나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50개 사업을 진행한다는 말에 놀랐다.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들이 준비하고 벌인 행사와는 별도다. 굳이 주변을 돌아보니 ‘태극기 선양운동’,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기념 뮤지컬 ‘아리랑’ 정도가 눈에 띈다.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가 ‘광복 70년 주제어 및 엠블럼 선포식’을 가진 게 지난 5월이다. 주제어는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 낯설기도 하지만 설명을 보니 70주년이 더욱 민망해진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민의 노력으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달성해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세계 8대 무역강국, 동·하계 올림픽 유치와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 한류 수출 문화강국이자 세계 일곱 번째의 30-50클럽(3만 달러-5000만 국민) 가입을 눈앞에 둔 광복 70년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약은 “이런 성취를 이뤄 낸 민족적 역량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국민이 하나 되어 선진사회와 광복 이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통일 국가의 전기를 마련해 나가자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 70주년이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됐다. 기본적으로는 메르스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메르스 외에는 뭐든 도저히 주목받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느냐”고 한 관계자는 볼멘소리를 했다.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인 국무총리가 오랜 기간 공석이거나, 공석에 준하는 상황이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을 듯싶다. 그래도 정부는, 공무원들은 좀 각성할 필요가 있겠다. 국무총리실을 포함해 기재·교육·행자·외교·통일·미래·문체·산업·국토·해수·여가부에 보훈처와 문화재청까지 행사 주관만 14곳이다. 저마다 부지런히 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민간의 어지간한 공연 기획도 이보다는 나을 듯싶다. ‘정권’도 크게 안타까워해야 할 일이다. 역사를 되새기는 데 이만한 기회가 또 있을까.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데 이만한 때를 따로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올해는 기념일을 넘겨도 할 일은 적지 않을 것 같다. 70년 전 일본의 패전을 둘러싼 오늘날의 전쟁이 오는 15일부터 새로 시작되려 하고 있어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가 무엇을 담느냐가 새로운 각축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들 보고 있다. 아베는 9월 초 중국을 방문하고 내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을 기다리는 외교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9월 3일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급 지도자를 초청해 놓았고, 천안문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2부제가 부활하고 또다시 스모그와의 전쟁을 먼저 치르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과 일본 등 주변을 향한 메시지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광복 70주년과 관련해 청와대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 같다. 우선 남은 기간 열심을 쏟을 일이다. jj@seoul.co.kr
  • 美 중산층 2~3배 비싸도 유기농 먹을거리 주저 없이 산다

    美 중산층 2~3배 비싸도 유기농 먹을거리 주저 없이 산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 승인된 유전자변형식품(GMO) 규모가 사료용과 식용을 포함해 처음으로 1000만t을 넘었다. 2013년에 비해 22% 늘었다. 이렇게 수입된 유전자변형(GM) 작물은 전분, 과당, 식용유로 탈바꿈해 우리 식탁에 오른다. GMO 안전성 논란은 끊임없지만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소비자단체의 노력에도 GMO표시제 강화는 수년째 제자리다. 반면 미국에선 GMO가 아닌 자연 식품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등 변화를 실감케 한다. 세계 GMO 개발, 재배를 주도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간 몬산토와 듀폰 등 미국 GMO기업을 찾아 GMO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100평 웃도는 매장이 북적였다. 토마토 3.99달러, 라즈베리가 2.5달러로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GMO 식품보다 1.5배 이상 비싸지만 고객들은 망설이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인근의 ‘홀푸드마켓’으로, 유기농(Organic)과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배한 작물(Conventional)만을 판매하는 곳이다. 지난달 22일 이곳을 찾았을 땐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가 특히 많았다. 가격은 높아도 가족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이려는 미국 중산층이 홀푸드마켓을 찾는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식품 포장에는 유전자 변형 식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Non GMO’ 표기가 있었다. 과일이나 옥수수 등의 작물은 물론 가공식품인 과자, 버터, 소시지 등의 포장지에서도 어김없이 그런 표기를 찾을 수 있었다. 1980년 설립 당시만 해도 홀푸드마켓은 미국 전역에 6곳 정도였지만 이제 북미와 영국에 300여개 매장을 꾸린 유기농 식품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비싸도 산다는 것 자체가 GMO에 대한 인식이 변화됐음을 보여준다. 미국 지방정부에서도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버몬트주는 지난해 5월 수개월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미국 최초로 GMO표기법을 통과시켰다. 최종 생산품에 GMO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에는 ‘Non GMO’ 표기를, 생산 전 과정에 GMO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에는 ‘organic’이라고 표시하는 식이다. 현재 미국은 GMO 표기를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다. 미국 농무부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에겐 GMO든 Non GMO든 유기농이든 여러 식품을 소비할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버몬트를 포함해 현재 3개 주에서 GMO표시제가 통과됐고 20여개 주에서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식품 대기업의 로비로 법 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관계자는 “버몬트는 법적 소송에 휘말렸고, 1개 주는 표시제를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주는 관망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와 농업회사의 저항이 거세지만 종주국인 미국에서마저 GMO가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GMO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GMO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GMO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연합(EU)은 가공 후 유전자 변형 DNA가 남지 않은 식품에 대해서도 GMO 표시를 의무화했다. 콩기름처럼 가공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걸러져 최종 생산품에서 유전자 변형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에도 표시한다. 생산과 유통 전 과정을 추적하는 ‘이력추적제’로 GMO 혼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GM 작물이 식품에 가장 많이 쓰인 원재료 5순위에 들지 않으면 표시를 면제한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제도를 바꿔 6순위 이하의 원재료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소비자단체는 GMO를 원료로 사용한 모든 식품에 표시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한다. 정부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유럽과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 주요 GM 작물인 대두와 옥수수의 자급률이 각각 10.3%, 0.9%에 불과해 수입하지 않고서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GMO 표시를 의무화할 경우 식품기업이 GM 작물 대신 ‘Non GMO’를 사용하게 돼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GMO 표시가 된 가공품을 수출할 때 우리 기업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지금은 모두 똑같이 GMO를 먹지만 표시제가 도입되면 가난한 사람은 GMO를, 중산층 소비자는 Non GMO를 먹는 소비의 빈부 격차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GMO 표시가 소비자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미국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도 있다”며 “업체의 입장보다는 소비자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세인트루이스·워싱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1970년대 중반에 꽃핀 유전자재조합 기술 등 현대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재배·육성한 농축수산물과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로 1996년부터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주요 재배국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캐나다 등이며 세계 재배 면적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 메르스 닫히자 지갑 열리는 소리

    메르스 닫히자 지갑 열리는 소리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에도 불구하고 산업생산과 기업 설비투자가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수출 감소세가 다소 둔화됐고 광공업과 건설업이 호조를 보여서다. 최근 3개월 연속 산업생산이 뒷걸음질 쳤던 기저 효과도 한몫했다. 소비는 메르스 타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가 닥쳤던 지난해 4월보다 더 크게 위축됐다. 통계청은 6월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5% 증가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광공업이 반등을 이끌었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5월보다 3.8% 증가했다. 문제는 소비다. 6월 소매 판매는 한 달 새 3.7% 줄었다. 2011년 2월(-5.8%)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세월호 때인 지난해 4월에는 0.8% 감소였다. 메르스 공포로 백화점(-12.6%)과 대형마트(-13.6%) 매출이 급감했다. 재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은 129.2%로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건이 너무 잘 팔려 공급을 늘리는 바람에 재고가 쌓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너무 안 팔려 쌓이는 양상이다. 다행히 소비가 7월 중순부터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 기미다. 지난 16~28일 대형마트 매출액은 메르스 충격이 없었던 5월과 비교해 3.3% 늘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6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서비스업 회복세가 더딘 데다 수출 감소와 중국 증시 불안,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면서 “(부처별로) 추가경정예산 등을 빨리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북 김제시

    [新국토기행] 전북 김제시

    전북 김제시는 농경문화의 산실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곡창지대다. 호남평야의 중심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풍요롭고 시원한 눈 맛은 김제 들녘만의 자랑이다. 삼복더위가 한창인 요즘 들판에 초록색 융단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앞으로 두 달 남짓이면 김제 전역은 황금빛으로 물든다. 김제는 면적 544.9㎢, 1읍·14면·4동의 행정구역을 가진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151개 이·통과 732개 마을로 이뤄졌다. 1976년까지만 해도 인구 26만명의 잘사는 지역이었다. 이후 농업환경 악화와 이농현상으로 2007년 10만명 선이 붕괴됐다. 현재는 인구 9만명의 전통 벼농사 중심도시로 전락했다. 하지만 김제시는 첨단 과학영농도시로의 도약을 꿈꾼다. 농업연구단지, 원예·화훼단지, 글로벌 첨단기업 등이 어우러진 도농복합지역으로 발돋움해 ‘돈과 사람이 몰려드는 김제’를 만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 2호 방조제와 내륙 매립지도 김제시 관할로 결정 받아 20만 광역경제도시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볼거리] ●5000년 농경문화의 상징… 우리나라 最古 저수지 ‘벽골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다. 5000년 농경문화 상징으로 1700년 전인 서기 330년(백제 비류왕 27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수리시설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국가사적 제111호로 지정됐다. 삼국사기에는 당시 벽골제 제방 크기를 1800보로 전한다. 높이 5m, 길이 3㎞의 제방을 쌓기 위해 연인원 32만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김제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조선 세종 때 폭우로 유실됐고 임진왜란 이후 서서히 헐리게 됐다. 일제 강점기 농지개량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로 훼손됐다. 지금은 조선 태종 때 세워진 중수비와 수문자리에 있던 돌기둥만 남았다. 물을 가뒀던 제내지는 농경지로 바뀌었다. 시는 벽골제 제방 북쪽에 박물관복합단지를 조성했다. 농경문화박물관은 벽골제의 역사적 의의와 발굴 과정, 수리와 치수 역사, 전래 농경도구와 농경문화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벽골제 테마 연못에서는 두레, 무자위, 투호 등 농경문화와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쌍룡 설화를 배경으로 만든 웅장한 쌍룡 조형물도 볼거리다. 시는 벽골제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의 발굴작업, 수문의 구조와 제방성토 공정을 확인했다. 전북도와 김제시는 벽골제를 농경문화의 성지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호남 불교문화의 중심지 ‘금산사’ 금산사는 모악산 남쪽 자락에 자리잡은 호남 미륵신앙의 도량이다. 백제 법왕 원년(599) 임금의 복을 비는 사찰로 지어졌다. 신라 혜공왕 2년(766) 진표 율사가 중창하면서 대가람의 면모를 갖췄다. 대적광전, 대장전, 명부전, 나한전, 일주문, 금강문, 보제루 등으로 구성됐다. 주변에 심원암, 용천암 등 부속 암자를 거느린다. 신라 오교의 하나인 법상종의 근본도량으로서 호남지역 불교문화의 중심지다. 이 때문에 대웅전이 없다. 미륵전 미륵불이 주불이고 석가불은 대장전에 따로 있다. 1598년 임진왜란 당시 미륵전, 대공전 등 40여개 암자가 소실됐으나 1601년 재건했다. 스스로 미륵임을 자처했던 후백제 왕 견훤이 자신의 복을 비는 원찰로 삼고 중수했다는 설도 전해내려 온다. 국보 제62호인 미륵전과 오층석탑, 석종, 노주, 당간지주 등 많은 보물과 문화재가 있다. ●소설 ‘아리랑’의 역사의식 공유한 문학관·문학마을 조정래의 장편 소설 ‘아리랑’ 주무대인 김제시가 역사의 고장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문학관과 문학마을을 조성했다. 일제에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 항쟁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문학관은 2003년 부량면 용성리 벽골제 박물관 단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조정래 육필 원고지 2만장과 소설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작가가 집필 당시 사용했던 필기구 등 106종 370여가지 물품도 있다. 문학마을은 죽산면 내촌 외리 마을에 조성됐다. 일제 강점기 내촌 외리 마을 사람들의 애환을 책 속에서 꺼내 펼쳐놨다. 테마별로 스토리와 역사성을 가미해 시공간적으로 구성했다.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몸부림쳤던 민초들을 감시하는 주재소, 우체국 등을 재현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장소였던 하얼빈역도 고증을 거쳐 건립됐다. 이곳 사람들의 애국·항쟁 정신과 풍요로운 고향을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자긍심을 살펴볼 수 있다. ●끝없는 절경의 황금 들판·농촌의 향수 느낄수 있는 지평선축제 김제의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가을에 펼쳐지는 황금벌판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스라이 이어지는 누런 들판에 국내에서 가장 긴 100리 코스모스길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반도 곳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소슬한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황금 물결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조화를 이룬 가을 풍광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김제시는 드넓은 평야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 농경문화, 농촌의 향수 등을 축제로 승화시켰다. 1999년부터 매년 10월 초에 열리는 김제지평선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벽골제 일원에서 펼쳐지며 농경문화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전통역사축제다. 자연 속 감동을 전달하면서 지역 이미지를 창출하고 농가소득 증대로 연계시켰다. 체험과 학습을 겸할 수 있는 농경문화의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아 내외국인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벼수확, 메뚜기 잡기, 대동연날리기, 농악한마당, 쌀밥체험, 줄다리기, 소달구지 여행 등 타지역 축제와 차별화된 생생한 체험프로그램이 인기다. [먹거리] ●왕우렁이 등 이용한 친환경 재배 ‘지평선 쌀’ 김제시에서 생산되는 쌀은 연간 12만 7000t에 이른다. 벼 생육에 최적 조건을 갖춰 밥맛이 좋고 품질이 빼어난 명품 쌀이다. 지평선쌀은 전국 쌀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대상을 받는 등 국내 쌀 대표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하다. 안전하고 우수한 고품질 쌀이란 이미지를 심어줘 선호도가 높다. 단백질 함량이 낮아 구수하면서 찰지고 식감이 좋다. 지평선쌀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이력추적관리시스템에 등록, 엄격하게 품질 관리한다. 논은 1년에 한 번 토양을 검정, 시비 처방서에 따라 관리한다. 밥맛이 좋은 품종만 골라 재배하고 다른 품종 혼입을 철저히 방지한다. 수확한 뒤 15도 이하의 저온장고에 보관, 햅쌀 같은 밥맛을 유지한다. 친환경 재배를 위해 제초제 대신 왕우렁이를 이용하고 목초액으로 유기 미네랄을 공급한다. ●배·사과 섞어놓은 맛… 아시아 대표 ‘김제 파프리카’ 김제시는 아시아에서 으뜸가는 파프리카(왼쪽) 생산지다. 지역 농가들이 공동출자해 농장을 설립했다. 김제 파프리카는 전량 전자동 온실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채소다. 생산량의 70%가량은 품질 검사가 까다로운 일본에 수출한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와 국제품질인증(ISO) 모두 획득했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정확한 규격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확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과피가 두껍고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배와 사과를 섞어놓은 맛이다. 하품은 전량 폐기처분하고 상품만 출하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고온성 작물로 연중 낮에는 27도 밤에는 18~19도를 맞춰 줘야 해 냉난방비가 많이 들지만 오랜 노하우로 생산비를 낮췄다. ●유기질 비료로 키워 당도 높고 빛깔 선명한 ‘백구포도’ 백구면과 용지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포도(오른쪽)는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하다. 이 지역은 경사 5도 안팎의 전형적인 구릉지이고 모래와 황토가 섞인 사양토로 포도 재배에 알맞다. 비옥하고 건조하지 않으며 배수성과 보비력이 우수한 토양이다. 게다가 일조량이 풍부하고 통풍이 잘돼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포도가 생산된다. 일제 강점기부터 포도를 재배했을 만큼 역사가 깊다. 유기질 비료를 주로 사용하고 방수처리된 봉지를 씌워 친환경적이다. 재배품종은 머루 포도로 불리는 캠벨로 당도가 높다. 농협에서 생산지를 방문해 알 솎음 상태와 알 크기, 당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품질관리로 명성을 지킨다. 매년 8월 포도축제를 개최한다. ●밤·쌀이 섞인 듯 포근한 맛의 명품 ‘봄감자’ 광활 감자는 명품 감자로 통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겨울을 난 뒤 3월 말에서 5월 말까지 수확하는 봄 감자다. 전국 봄 감자 생산량의 25%를 차지한다. 밤과 쌀이 섞인 듯한 포근포근한 맛이 일품이다. 씨알 굵은 광활 햇감자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또 구입한다. 오염되지 않은 간척지 토양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타지산과 차별화된 맛을 낸다. 연작으로 인한 병충해도 없어 무농약 재배를 한다. 서해 바람과 넉넉한 햇볕을 받고 자란 광활 감자는 특별한 맛만큼 가격도 우대를 받는다. 많게는 타지산의 두 배를 받는다. 매년 4월이면 햇감자 축제가 열린다. ●청정 사료로 키운 육즙 많고 풍미 좋은 ‘총체보리 한우’ 총체(總體)보리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좋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청정 총체보리와 볏짚으로 만든 조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이다. 김제 축산농가들은 늦가을에 파종한 보리를 봄에 수확해 사료로 만든다. 보리가 여물기 전에 부드러운 보릿대와 열매를 함께 베어 유산균, 쌀겨, 옥수수 등을 섞어 발효시킨다. 총체보리 사료는 소의 성장과 면역력 증강, 비육에 효과가 좋다. 이 사료를 먹고 자란 한우는 잡내가 없으며 지방 빛깔이 희고 올레인산과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육질이 좋고 육즙이 풍부하다. 88%가 1등급 이상 받는다. 총체보리한우 고기를 듬뿍 넣은 육회비빔밥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열린세상] 수입사절단과 태국에 가 보니/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수입사절단과 태국에 가 보니/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지난주 한국수입협회가 태국 방콕을 방문할 때 강연자 역할로 같이 갈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생겼다. 태국 총리는 수입협회 사절단 200여명을 태국 방콕의 총리 영빈관에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열었다. 한국수입협회가 다루는 품목은 원유·철강 등 원자재와 자본재가 90%에 이른다. 옛날에는 수출하는 사람은 애국자, 수입하는 사람은 매국노라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흔히 수입품이라고 생각하는 자동차·핸드백 등 소비재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입품 가운데 10%밖에 안 된다. 원자재 등 수입을 잘해야 수출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태국 총리는 “한국과 태국의 동반성장을 위해 수입·수출량이 동일한 수준으로 오를 수 있도록 한국 기업인들이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수입협회 ‘CEO 합창단’은 태국 총리에게 ‘아리랑’과 태국의 전통 민요인 ‘응암 생 두언’ 2곡의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다. 태국 총리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육군 사령관 출신인 쁘라윳 총리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지난해 5월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했다.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현 정부는 친탁신 정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국가 개혁의 기치 아래 정치 제도를 바꾸는 중이다.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잉락 전 총리는 지난해 군부 쿠데타 직전 고위 공직자의 인사와 관련한 권력 남용 혐의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임됐다. 집권 후에 태국 총리는 국민 화합을 위해 탁신 전 총리와 정치 협상을 하라는 제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국외 도피 중임에도 태국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탁신 전 총리와 정치 협상을 하고, 정치범 사면을 통해 국민 화합을 도모하라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에 대해 “현직 총리가 범법자와 협상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2008년 부정부패로 2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실형을 살지 않기 위해 국외에 도피해 있다.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태국 총리는 언론이 내각의 불협화음을 보도하자 “기자들을 사형시킬 수도 있다”고 말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반대파들이 자신의 국가 개혁 구상에 대해 비난을 계속하면 민정 이양을 늦추고 자신이 더 오래 집권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해 5월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올 10월쯤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총선 및 민정 이양 시기가 내년 초로 연기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권력’을 흔히 ‘이권을 나눠 주는 힘’이라고 표현한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을 종으로 나누면 백제인, 고구려인, 신라인. 신라 안에서는 공주님을 따르는 자, 이 미실을 따르는 자. 하지만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딱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미국의 냉혹한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는 권력에 대해 이런 대사가 나온다. “권력 게임에서는 딱 한 가지 룰밖에 없다. 사냥을 하거나, 사냥을 당하거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만든 이 드라마는 온갖 권모술수와 부정, 조작이 난무하는 잔혹한 정치판에서 ‘사냥하느냐, 사냥당하느냐’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다. 정치는 세력 관계에 기반을 둔 말의 힘에 기댄다. 권력을 통해 선한 의도의 이권을 나눠 줄 수도 있고, 이권을 챙길 수도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이 “권력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자식이 원수다”라는 말이다. 권력 주변의 측근들이 비리를 저질러서 문제가 되고, 재벌가의 철없는 자녀들이 사고를 쳐서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권력은 ‘권불십년’이라고 해서 10년을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권력은 목조건물이고, 재벌은 석조건물이라는 말도 나온다. 권력의 원래 뜻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강제력’이다. 하지만 ‘이권’을 나눠 줄 수 있는 힘이 될 때 권력의 남용은 더 무서워진다. 한동안 불안정했던 태국을 방문하면서 생각하게 된 ‘권력의 힘’이었다.
  • [기고] ‘테헤란로의 번영’ 재현할 이란/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기고] ‘테헤란로의 번영’ 재현할 이란/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세종로, 을지로, 종로.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지명들 속에 유독 낯설게 여겨지는 도로명이 있다. 강남의 테헤란로가 그곳이다. 시원하게 쭉 뻗은 왕복 10차선의 대로에 빈틈없이 들어선 차들로 언제나 불야성을 이루는 서울의 대표적 번화가 테헤란로. 사실 테헤란로는 중동건설 붐이 한창이던 1970년대,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서울이 자매결연한 것을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 오늘날 테헤란로는 수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밀집해 ‘대한민국’의 번영을 대표하는 곳으로 자리잡았지만 우리 수출기업들에 이란은 멀고도 위험한 시장이었다. 79년 원리주의 종교지도자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과 오일 쇼크, 학생 시위대의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점거 등 이란은 미국과 서방세계의 대척점에 서 있었다. 8000만명이 넘는 중동 최대의 인구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에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핵협상 타결에 따른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수출시장 확보는 물론이고 석유매장량 세계 4위의 자원 부국인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중장기적인 국제유가 안정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이란시장 진출 전략 수립과 실행의 경험은 향후 남북경협에도 소중한 ‘예행연습’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면, 이란과 마찬가지로 남북 간의 경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빗장이 풀린 황금시장을 글로벌 기업들이 놓칠 리 없다. 향후 10년간 2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이란의 노후 항공기 교체시장을 노리고 보잉과 에어버스가 이미 경합 중이고 정보기술(IT) 공룡 애플도 이란 진출을 탐색 중이다. 우리 기업들의 발 빠른 시장진출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가장 위험한 곳에서 수출기업들과 함께하는 무역보험공사의 발걸음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사는 이미 올해 5월 이란 핵협상 잠정합의를 기점으로 이란에 수출하는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부보율(보험책임비율)을 기존 80%에서 90%로 상향하고 무신용장 거래도 최장 180일까지 무역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이란 수출의 물꼬를 차근차근 열어 가고 있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의 하반기 개최를 추진하고 무역보험 인수 제한 요건의 추가 완화 및 폐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0만 달러에 그쳤던 대이란 무역보험 지원 실적은 올해 상반기에만 5000만 달러를 넘어서 향후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쿠바의 개방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에 따른 국제사회 복귀 등 일련의 변화는 우리 수출기업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무역전쟁’의 시대에 더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란 시장의 문을 두드리길 기대해 본다. 70년대 오일 쇼크를 중동진출이라는 ‘역발상’으로 극복했던 우리 수출기업들의 저력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 화상병 남하·담배나방 극성 경북 사과·고추 농가 ‘비상’

    사과와 고추의 전국 최대 주산지인 경북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과수 화상병이 남하하면서 사과밭을 크게 위협하는 데다 고추 담배나방 발생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경북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 안성에서 과수 화상병이 처음 발병한 이후 충남 천안, 충북 제천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농업기술원은 영주시 등 도내 사과 주산지 15개 시·군과 공동으로 전담반을 편성해 예찰 활동을 하고 있다. 아직 과수 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단 발생하면 방제 방법이 없어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발생 지점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 나무는 모두 매몰 처리해야 된다. 전염 예방을 위해 2㎞ 범위 내 출입이 통제된다. 게다가 화상병 청정국들이 사과 등 과수 수입을 중단해 수출농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북지역 사과 재배면적은 2만 2000여㏊로 전국의 62%를 차지한다. 영양 등 고추 산지에서는 담배나방이 극성이다. 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시험장이 최근 영양과 의성 등지에서 실시한 고추 담배나방 발생량 조사 결과를 보면 전년도보다 1.5배(50%) 이상 많이 발생했다. 담배나방은 연중 3차례 발생하는데, 올해는 1세대 최대 발생량이 7일 정도 일찍 나타났으며, 2세대는 7월 하순~8월 상순에 최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수확기 고추에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번식력이 왕성한 담배나방은 고추를 닥치는 대로 갉아 먹어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힌다. 도내 고추 재배면적은 7900㏊로 전국(3만 4000㏊)의 23.2%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3중고 우유업계… 中 수출로 숨통 트이나

    3중고 우유업계… 中 수출로 숨통 트이나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한때 완전식품이라 불리던 우유가 굴욕을 겪고 있다. 풍부한 생산량에 비해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팔리지 않고 남아 도는 우유 재고가 2만t 이상 쌓이면서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가까운 중국에 흰우유를 수출하는 등 판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재고 소진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유업은 21일 중국에 저온 살균 처리한 흰우유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1차 수출분 5t이 이날 군산항을 출발해 이튿날 중국 산둥성 쓰다오항에 도착한다. 매일유업은 올해 말까지 600t(약 80만 달러)의 흰우유를 베이징·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내년부터 수출량을 연 3000t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해외 유제품 생산업체로 인증한 서울우유와 연세우유도 연내에 흰우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중국 수출길이 뚫렸지만 우유업계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중국에 이미 멸균유 및 가공유와 조제분유 등 유가공품을 2만 2000t(1억 2500만 달러, 지난해 기준)가량 수출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저온 살균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변질 위험이 있어 가까운 중국 동부 해안 외에는 공급이 어렵다”면서 “국내 우유 재고분을 털어 낼 만큼 많은 양을 수출하기엔 무리”라고 설명했다. 국내 우유 재고는 2년째 포화 상태다. 출산율 저하, 건강보조식품과 대체음료의 발달로 우유 소비가 감소한 게 원인이다. 장기 보관을 위해 수분을 제거한 분유 재고량이 지난 5월 기준 2만 1564t에 달한다. 적정 재고량인 1만t의 2배가 넘는다. 우유업체는 이 분유를 아기들이 먹는 조제분유 또는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로 만들거나 제빵·제과 업체에 원료로 판매한다. 이마저도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값싸게 들어오는 외국산 분유에 밀려 팔 곳을 잃었다. 업계 관계자는 “덴마크, 호주, 뉴질랜드 등 낙농대국에서 수입되는 분유는 ㎏당 4000~5000원 선으로 국내산 원유로 만든 분유 값(약 1만 4000원)의 3분의1 가격”이라고 말했다. 우유업계는 ‘제 살 깎기’에 들어갔다. A업체는 지난달부터 급여의 10%를 분유나 치즈 등 자사 제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B업체는 직급에 따라 직원 1인당 100~150명의 배달 고객을 모집하는 실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750㎖ 우유를 주 2회, 6개월 이상 배달받을 성실 고객이 기준이다. C업체는 지난달 상여금을 주지 못하고 이달로 미뤄 지급하겠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재고 우유를 떠안아 생기는 손실을 만회하고자 본업이 아닌 외식업이나 수입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업체도 늘고 있다. 매일유업의 커피전문점 폴바셋, 주류를 수입하는 레뱅드매일, 남양유업의 이탈리아 식당 일치프리아니, 서울우유의 고깃집 열려라참깨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흰우유의 마진이 0%에 가깝다 보니 다른 업종 진출도 시도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 등으로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제는 도서 한류

    한국 도서(K-Book)의 세계화를 견인하는 제2회 중국 ‘작은 도서전’이 22일부터 이틀간 중국 산둥성 지난(齊南)에서 열린다. ‘작은도서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다. K-Book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출판 저작권 수출 확대와 국내 출판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맞춤형 도서전’이다.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을 맞춰 도서 수출 상담과 계약 거래에 집중하는 도서전으로, 매년 8월 열리는 베이징국제도서전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지난 5월 샨시성에서 열린 제1회 도서전에서는 한중 출판사 42개사가 참가해 6만 5000달러(약 7500만원) 규모의 계약 상담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도서전에는 국내 출판사 26곳과 중국 출판사 25곳이 참여해 도서 수출입을 위한 저작권 상담을 하게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작은도서전’과 함께 ‘한·중 출판콘텐츠 발간지원’, ‘K-Book 홍보용 중문 플랫폼 운영’ 등의 사업을 통해 세계 3위 출판 시장인 중국을 대상으로 국내 출판콘텐츠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작은도서전 개최를 통해 국내 출판사의 지속적인 한·중 출판 교류 확대와 수익 창출을 도모함으로써 K-Book의 해외 인지도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3회 ‘작은도서전’은 오는 10월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실용도서를 중심으로 개최한다. 내년엔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도서전을 열고 이후 중남미, 중동 등지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경제 블로그] 고군분투 수출입銀… 부실 기업에 무리한 지원 아니었나요

    참 되는 일이 없습니다. 요즘 수출입은행(수은)의 처지가 딱 그렇습니다. 연초부터 성동조선 때문에 속앓이를 하던 수은이 이번엔 삼성중공업 때문에 또 한번 머쓱해졌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입니다. 성동조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추가 지원 방안을 두고 채권단과의 갈등이 적지 않았습니다. 채권단 중 두 번째로 지분이 많았던 무역보험공사(20.39%)는 채권단에서 이탈했습니다. 결국 3000억원 긴급 유동성 자금은 지난 5월 수은이 홀로 지원했습니다. 7월까지 성동조선이 필요한 운영자금을 긴급 수혈하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죠. 이 가운데 꺼내 든 비장의 카드가 삼성중공업의 위탁경영이었습니다. 성동조선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죠. 그런데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눈덩이 부실이 드러나면서 삼성중공업 역시 2분기에 1조 7000억원가량을 손실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삼성중공업의 코가 석 자인데 성동조선 위탁경영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파다합니다. 수은 측은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에, 성동조선은 중형 상선과 바지선 부문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가 충분하다”며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도 위탁경영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로 보인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은의 고군분투에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4000억~5000억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채권단 중 우리은행(17.01%)도 성동조선 경영 정상화 방안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더는 돈을 내놓지 않겠다는 얘깁니다. 무역보험공사가 채권단을 떠나면서 지급할 예정인 5000억원가량의 손익정산금에 기대기도 어렵습니다. 이 돈은 각 채권기관이 보유하고 있다가 혹시 모를 이행성 보증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죠. 삼성중공업마저 위탁경영을 포기한다면 수은에는 ‘악몽’이 됩니다. 추가 지원금의 대부분을 ‘독박’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수은에 묻고 싶습니다.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기업에 퍼주기식 지원을 지속하는 게 합당했는지를 말이죠. 이제 와 후회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남한도 日도 막히고… 북한 ‘中뿐이야’

    “모든 공장, 기업소가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며 당에서 내세운 전형단위들을 따라 배워 자기 면모를 일신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월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말을 전하며 “100% 국산화하는 것이 당 정책을 철저히 관철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3월 31일자에서 “수입병이 초래하는 엄중한 해독적 후과는 사회주의자립경제의 명맥을 끊어 버릴 뿐 아니라 사람들을 사상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사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취약한 소비재 산업과 심각한 외화 유출을 우려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북한은 올해 들어 부쩍 자립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는 현실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 90%에 달해 1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76억 1100만 달러로 2013년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31억 6400만 달러, 수입은 44억 46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는 68억 6400만 달러(수출 28억 4100만 달러, 수입 40억 23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으로 북한 전체 대외무역의 90.1%를 점유한 셈이다. 중국과의 교역은 북한 전체 수출의 89.8%, 수입의 90.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3년 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 65억 4700만 달러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2013년에 비해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2.5% 줄어들었고 수입은 10.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대중국 무역 의존도는 2013년 89.1%에서 지난해 90.1%로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무연탄, 갈탄 등 광물성 연료(석탄)가 11억 78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7.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97.3%인 11억 4600만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된 액수다. 광물성 연료는 북한 대중국 수출의 40.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北 의류 제품 中 수출 급증… 효자 상품으로 북한 수출품 가운데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의류 제품으로 6억 4200만 달러(전체 수출의 20.3%)에 달했다. 이 가운데 96.9%인 6억 2200만 달러가 중국 수출이다. 지난해 북한의 전체 의류 수출액 6억 4200만 달러는 2013년 5억 1800만 달러에 비해 23.7% 증가한 것으로 의류 제품이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지난해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정제유를 포함한 광물유(석유)로 전체 수입액의 16.8%인 7억 4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2.5%인 6억 9100만 달러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다. 이 밖에 전기기기, 음향, 영상설비 수입이 2013년에 비해 54.8%나 늘어난 4억 25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8.8%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에 광물자원을 싼값에 판매하고 중국으로부터 원유, 생필품 등을 구입해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 이후 북한의 대외무역은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과 일본의 교역이 중단됐고, 2010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부과한 5·24 대북 제재 조치 때문에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마저 중단되자 북·중 교역이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북·중 경협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측 요인이 컸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따라 광물자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화력발전소가 주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 석탄 수요는 2030년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탈북자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광물자원을 그대로 팔기보다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팔고 싶지만 기술이 부족하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북한 정권 입장에서도 당장 외화가 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北 기술 수준·낙후된 인프라 경제 발전에 한계 북한에서는 석탄이 가장 높은 수출 경쟁력을 가진 품목이기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이 북한 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광산 시설은 매우 낙후돼 있고 진입로와 같은 기본 시설이 미흡한 데다 전력과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하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광물자원 투자 기업은 상대적으로 이동이 쉬운 북·중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울러 중국의 북한 노동력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옌볜 지역은 약 2만명의 북한 노동자를 유치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0년 중국과 합의한 출국 시 허가 시한을 10일에서 2012년부터 2~3일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6만 8000여명 수준이던 북한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23만 7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관광을 금지했지만 지난해 4월 이를 다시 허락했다. 북한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교통수단에서도 두드러진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주로 일본에서 자동차를 수입했다. 하지만 일본의 대북한 제재로 북·일 교역이 중단되자 주요 자동차 수입원이 중국으로 바뀌었다. 유엔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2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불과 254대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만 1187대로 늘었다. 최근 휴대전화의 빠른 보급도 북한 경제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집트의 통신 회사 오라스콤과 합작한 고려링크가 2008년부터 북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는 중국산이 대세여서 2010년부터 누적 수입 대수는 3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제 휴대전화는 특히 장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한 대외무역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북한의 광물성 연료 수출액 11억 4600만 달러는 2013년보다 17.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중국이 전반적인 공해 산업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탄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연탄은 2012년대 가격이 월평균 t당 82.4달러에서 지난해 73.6달러로 떨어지는 등 가격 하락도 한몫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당분간 대중 무역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북한이 대외 경제 관계 없이 살아갈 수 없는 구조이며 현재로선 대외 경제 관계가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로선 지하자원 개발권까지 통째로 중국에 넘기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3년 3월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러시아, 인도, 이란 등과 대외무역을 다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재정 투입 결정이 쉽게 이뤄지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북한과 경제협력을 이끌기에 한계가 있어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中 의존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 또한 김정은 정권의 경제 발전 방향이 생산성을 제고하기보다 마식령스키장 개설, 라선지역 관광 등 외화벌이 위주로 가고 있어 구조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전 북한 무역에서 차지하는 남북한의 교역량이 30%에 달했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남북 경협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길이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공업 등 기술을 축적하려면 결국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LG디스플레이, 대형 LCD 22분기 연속 ‘세계 1등’

    [일어나라 한국경제] LG디스플레이, 대형 LCD 22분기 연속 ‘세계 1등’

    LG디스플레이는 2012년부터 12분기 연속 흑자 행진과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분야 22분기 연속 세계 1등이라는 성공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7조 223억원, 영업이익 7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 26%, 영업이익 689%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90%가량을 수출로 벌어들이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업체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LCD시장에서 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23.9%(9.1인치 이상 대형 LCD 출하량 기준)로 독보적인 1위다. 태블릿을 제외한 TV, 모니터, 노트북 등도 선두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제품 등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LCD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혁신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실히 다져갈 계획이다. 올해는 OLED 사업부를 신설해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침체에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2013년 커브드 OLED, 2014년 18인치 플렉시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 원형 플라스틱 OLED 등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지난 5월에는 벽지처럼 얇아 벽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월페이버 TV를 최초로 선보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루 평균 살인 22명…엘살바도르를 아시나요?

    하루 평균 살인 22명…엘살바도르를 아시나요?

    중남미의 엘살바도르에서 인권이 위협될 만큼의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국립 법의학 연구소(Institute of Legal Medicine)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6월 엘살바도르에서 발생한 살인 등 강력범죄에 의해 사망한 사람의 수는 총 2865명에 달하며, 지난 6월에는 677명이 피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2.6명 꼴이다. 인구 600만여 명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에게 비교적 낯선 나라인 엘살바도르는 1970년대 말부터 내전이 시작됐다. 70년대 후반 반정부 게릴라 단체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과 정부군 사이의 본격적인 전쟁이 발발했고 이는 무려 12년간 지속됐다. 12년 동안 내전으로 최소 8만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이 터전을 잃었다. 이후 불안한 경제상황과 내전을 틈타 범죄조직이 범람했다. 2013년 엘살바도르 정부는 범죄조직과 휴전을 맺었는데, 범죄조직은 도리어 평화롭고 감시가 느슨한 휴전을 틈타 중무기를 사 모으고 세력을 키웠다. 지난 1월, 휴전이 깨지면서 범죄조직은 다시금 활개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불안한 심리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과거 정부-FMLN간 휴전 협상에 참여한 전직 군 관계자 라울 미한고는 “젊은 조폭들이 스스로 명성을 쌓기 위해 더 광적으로 날뛴다”고 분석한다. 꿈이 없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젊은 범죄 조직원이 돼 막막한 현실을 탈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달 동안 무려 667명이 살해된 나라, 엘살바도르는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알고 있는 엘살바도르의 이면(異面) 스페인어로 ‘구세주’라는 뜻의 엘살바도르는 사실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나라다. 면적은 대한민국 경상북도 정도에 불과해 지도에서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할 정도다. 그러나 이면에는 익숙한 무언가가 있다. 바로 누구나 한번쯤 읽었을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다. 생택쥐페리는 프랑스 출신이지만 그의 ‘장미’였던 아내 콩쉬엘로 드 생택쥐페리는 엘살바도르 출신이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화산들은 생택쥐페리의 아내인 콘쉬엘로가 항상 그리워했던 고향을 그린 것이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어린 왕자’ 안에서 엘살바도르를 만나온 것이다. 국토의 90% 이상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이 나라는 ‘화산의 나라’로 불리기도 하다. 내전으로 발전의 기회를 잃은 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일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또 일부 고온다습한 저지대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보이고, 국토 면적이 적은 대신 하루 안에 산과 바다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엘살바도르는 중미 다른 나라들처럼 고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다. 국토의 12%가 커피 농장이며 여기서 만들어지는 커피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수출된다. 당신이 이 글을 읽으며 마시고 있을 커피가 엘살바도르산(産)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낯선 이 작고 먼 나라에도 한류가 있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K-Pop 등 한류 문화의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5 엘살바도르 K-POP 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그 인기를 입증하는 행사들이 속속 열리고 있다. 한국과의 공통점도 있다. 엘살바도르 국민에게는 한국전쟁과 같은 내전으로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난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다. 이 때문에 가족을 매우 중시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았다. ▲엘살바도르에도 희망은 있다 경상남도만한 작은 땅에서 한 달에 677명(2015년 6월)이 살해된 엘살바도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치안이다. 풍부한 인적자원과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치안 불안이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등 경제발전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지목된다.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급증해 국민들이 먹고 살만한 길이 막막한 것도 문제다. 하지만 엘살바도르에도 희망은 존재한다. 1970년대 후반 엘살바도르에서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다가 1980년 암살당한 故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시복식이 지난 5월 열렸다. 이로서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엘살바도르 최초로 ‘복자’(福者·가톨릭에서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여 공적으로 공경을 받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존칭으로, 聖人의 바로 전 단계)에 오른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카톨릭 신도인 엘살바도르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엘살바도르 대사관 측은 서울신문 나우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제도화 된 정치 시스템과 여타 중미국가에 비해 낮은 사회적 부패 정도”를 엘살바도르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국제사회를 경악케 한 살인사건 발생률은 정부-범죄조직 간의 갈등으로 야기된 것이며, 정치세력 내부적으로 좌파-우파의 대립은 존재하지만 이것이 폭력사태로 확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정치적 대립을 줄이고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각종 지원을 적극 활용해 치안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엘살바도르는 작지만 중요한 중미 국가라는 의미에서 ‘중미의 유태인’ ‘매력적인 소국’(Rincon Magico) 등으로 불린다. 성실하고 근면한 국민성을 가졌으며 생활력이 높고 손재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발전 잠재력을 디딤돌 삼아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커피의 나라. ‘어린왕자’가 사랑한 나라.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즐기는 나라. 우리에게 엘살바도르는 더 이상 낯설고 먼 나라가 아니다. 이것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엘살바도르의 평화를 호소하고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삼성 바이오 사업 ‘투트랙 전략’ 성공할까

    삼성 바이오 사업 ‘투트랙 전략’ 성공할까

    삼성이 ‘약’(藥)으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까. 2010년 5월 뒤늦게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삼성이 한국의 셀트리온, 독일의 베링거 인겔하임, 미국의 암젠 등 바이오 선두주자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은 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을 100% 가깝게 재현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반도체 운영 노하우 등을 집약해 의약품 생산대행(CMO)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9일 “CMO 부문은 삼성이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탁월하다”고 자신했다. 삼성은 선진 경쟁사 대비 투자비는 적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18만ℓ 규모의 CMO 시설을 완성했다. CMO 부문 규모로는 세계 3위다. 1위에는 스위스 론자가 올라 있다. 론자는 미국,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등지에 약 24만ℓ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22만ℓ 규모로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이 거론된다. 일단 삼성은 ‘규모경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은 2020년까지 40만ℓ 이상으로 증설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CMO뿐만 아니라 제약사 시설을 모두 통틀어 생산규모 1위에 올라 있는 스위스 로슈 그룹을 바짝 뒤쫓아 업계 2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크기도 중요하지만 배양 성공률이 높아야 한다”면서 “시공만 빨리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 ‘레미케이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치고 판매 허가 검토를 받고 있는 중이다. 엔브렐은 한국과 유럽연합(EU)·캐나다에서, 레미케이트는 EU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는 37개로 공개되지 않은 곳을 고려하면 경쟁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머티즘 관절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제품 한 개당 세계 시장 매출 규모만 8조~11조원에 달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삼성에 앞서 2000년대 중반부터 사업에 착수해 2013년 유럽에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램시마 판매 허가를 받고 판매에 나섰다. 현재는 미국 시장에서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후발 주자들의 격차가 꽤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출이 이뤄지기까지 나라별로 특허 문제 등 수많은 허들을 건너야 한다. 이에 대한 대비는 물론 판매망 구축에도 미리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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