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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헬기 수리온, 영하 수십도의 극저온·다습 지역서 정상 기동 못 해

    국산 헬기 수리온, 영하 수십도의 극저온·다습 지역서 정상 기동 못 해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이 영하 수십도의 극저온·다습한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기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2일 “수리온 헬기가 결빙 조건에서 항공기 운용 능력과 비행 안정성을 검증하는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시험의 몇 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행 중 발생하는 얼음 조각이 엔진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일부 항목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수리온 헬기의 수출 확대를 염두에 두고 저온다습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시험에 도전했다. 수리온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일부 기체에 장착된 진동흡수기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방풍유리에도 금이 갔다. 수리온 헬기는 2006년 시작된 한국형 기동헬기 개발사업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와 KAI 등이 참가해 개발한 헬기다. 2009년 시제기 1호가 출고됐고 2010년 첫 시험비행을 했다. KAI 관계자는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시험은 영하 수십도의 저온과 얼음이 잘 생기는 매우 습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겨울이 별로 춥지 않고 건조한 한반도 환경에서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극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외투자 1위국’ 베트남 호치민시 경제교류단, 12일 대구 방문

    오는 12일 대구시의 우호도시인 베트남 호치민시 경제교류단이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호치민 경제교류단의 방문은 지난해 5월 대구시와 호치민시 간 체결한 우호도시 협정에 따라 양 도시 간 경제교류를 위해 이루어졌다고 9일 밝혔다. 호치민 대표단은 지난 3월 호치민 당서기로 취임한 딘 라 탕을비롯해 호치민 부시장 등 공무원 35명고 기업체 18개 사 등 모두 55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12일 오후 3시 30분에 권영진 시장과 면담을 가진 후 오후 4시 30분부터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대구 기업 40여 개 사와 함께 ‘대구-호치민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다. 이어 저녁 6시 30분에는 대구은행 주최로 환영만찬과 교류의 시간을 갖는다. 대구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 도시 간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9.6%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국외 투자 제1위, 수출규모 제4위 국가이다. 대구 기업의 대 베트남 투자 규모는 2015년 말 현재 80개 사 8100만USD이며, 수출은 350여 개 사 4억 7900만USD이다. 베트남은 수출규모가 2010년 제8위에서 2015년에는 중국, 미국에 이어 제3위로 급증해 있는 중요한 경제교역국이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경제수도로서 2015년 기준 1인당 GDP가 베트남 전체 평균의 2배인 5217USD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해 5월 호치민과 경제중심의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8월에는 현지 주재관을 파견했다. 오는 10월에는 권영진 시장이 지역 기업인들과 함께 호치민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구은행도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4년 12월 호치민 사무소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호치민 지점 개설 허가를 정식으로 베트남 정부에 신청했다. 딘 라 탕 당서기는 이번 대구 방문 외에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초청으로 국무총리, 국회의장, 주요 대기업 방문 등의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멕시코에 심은 기아차 ‘혁신 DNA’… 미주까지 달린다

    멕시코에 심은 기아차 ‘혁신 DNA’… 미주까지 달린다

    中·유럽·美 이어 해외서 네 번째 335만㎡ 부지 최첨단 설비·공정 현지화 모델로 年 40만대 생산 20% 내수·80%는 美시장 공략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멕시코 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기아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밝히며 북미 및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멕시코 제3의 도시 몬테레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져 있는 페스케리아에 자리잡은 기아차 공장의 준공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 전비호 주멕시코 대사,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부 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레온 주지사, 미구엘 앙헬 로사노 뭉기아 페스케리아 시장 등 양국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기아차는 이날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생산 및 수출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한 멕시코에 중국, 유럽, 미국에 이어 네 번째 해외 공장을 완공했다. 멕시코의 새 시장 개척과 미주 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 회장은 “멕시코 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비야레알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 속담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기아차를 나타내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기아차의 발전을 바라며 양국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멕시코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4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 올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공장 가동에 나섰다. 335만㎡(약 101만평)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와 부대시설을 포함해 모두 20만㎡(약 6만평) 규모다. 특히 자동화 첨단 설비, 부품 공급 시스템 등 건설 노하우를 총동원한 것은 물론 다양한 신기술·공법을 적용해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구축했다. 기아차는 이 공장에서 올해 말까지 K3 1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의 현지화 모델 등을 추가해 연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설립은 글로벌 생존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다. 멕시코 자동차 판매 시장은 2015년 기준 135만대로 중남미 2위다. 2020년에는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멕시코는 또 연간 자동차 생산량 340만대 수준으로 세계 7위, 중남미 1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 제조 국가로 성장했다. 닛산과 GM·폭스바겐·도요타 등 일본과 미국, 유럽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7월 현재 94%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물론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에 달하는 국내 수출 물량도 현지 투자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박우열 멕시코 공장 구매실장(상무)은 “멕시코 공장의 입지를 살려 생산량의 20%는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국에 수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5만 5000대 판매, 시장 점유율 3.5%가 목표”라고 밝혔다. 페스케리아(멕시코)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제조업 취업자 증가 금융위기 후 최저

    제조업 취업자 증가 금융위기 후 최저

    8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1만명을 밑돌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구조조정 중심에 있는 조선업과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이어지는 전자·통신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전자·통신 제조업 분야는 32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8일 고용노동부가 낸 ‘8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상시 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55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 7000명(2.8%)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32만 9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전체 업종 가운데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취업자 증가 폭이 9000명(0.3%)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6300명) 이후 7년 만에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선박, 철도, 항공장비를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올 들어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돼 가장 큰 규모인 2만 2000명(10.6%)이 줄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8월 취업자 수가 1만 6000명(3.0%) 감소했다. 2013년 9월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2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었다. 반면 제조업 중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매출이 늘어나고, 한류 영향으로 수출 호재를 보이는 ‘식료품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만 2000명(5.0%) 늘어 25만 2000명이 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가보니…두마리 토끼 잡을까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가보니…두마리 토끼 잡을까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멕시코 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7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열린 기아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밝히며 북미 및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에 있는 멕시코의 제3의 도시 몬테레이 도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져 있는 페스케리아에 자리잡은 대규모 기아차 공장에 도착하자 정 회장을 비롯, 한국과 멕시코 양국에서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공장을 찾은 인파로 북적였다.  기아차는 이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및 수출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한 멕시코에 중국, 유럽, 미국에 이은 네 번째 해외 공장을 완공하고, 멕시코의 새 시장 개척과 미주 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본과 미국,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에 처음으로 세워진 기아차 공장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준공식에는 정 회장과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부 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레온 주지사, 미구엘 앙헬 로사노 뭉기아 페스케리아 시장 등 멕시코 정·관계 인사들과 전비호 주멕시코 대사,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기아차 임직원, 협력사 임직원, 멕시코 딜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공장 건설에 도움을 준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멕시코 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야레알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 속담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기아차를 나타내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한국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나라이고, 이것이 전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기아차가 20년 후에도 많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멕시코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4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 올해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335만㎡(약 101만평)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와 품질센터,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20만㎡(약 6만평) 규모로 완공됐다. 특히 이 공장은 자동화 첨단 설비, 부품 공급 시스템 및 물류 인프라 개선 등 기아차의 공장 건설 노하우를 총동원한 것은 물론, 다양한 신기술 및 신공법을 적용해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공장 인근 165만㎡(약 50만평) 부지에는 부품 협력사 10여개가 함께 진출해 최적의 물류 환경을 조성, 효율적 부품 공급 체계를 갖췄다. 기아차는 이 공장에서 올해 말까지 K3 1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며,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의 현지화 모델 등을 추가해 연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멕시코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68대로, 53초당 1대꼴로 K3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설립은 글로벌 생존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다. 멕시코 자동차 판매 시장은 2015년 기준 135만대로 중남미 2위로, 2020년에는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멕시코는 또 연간 자동차 생산량 340만대 수준으로 세계 7위, 중남미 1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 제조 국가로 성장했다. 현재 닛산·GM·폭스바겐 등 일본과 미국, 유럽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7월 현재 94%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GM·포드·닛산·MBW 등은 이미 멕시코 공장을 가동 중이고 도요타 등도 새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뒤늦게 뛰어든 기아차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물론,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에 달하는 국내 수출 물량도 현지 투자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박우열 멕시코 공장 구매실장(상무)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미·남미 국가들과의 다양한 무역협정(FTA)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난데다가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과 최고의 물류 기반 시설을 갖춘 멕시코 공장의 입지를 살려, 생산량의 20%는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5만 5000대 판매, 시장 점유율 3.5%가 목표”라고 밝혔다.  페스케리아(멕시코)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청년 취업부터 도시 안전까지… 구미의 또 다른 이름은 ‘전국 1위’

    [자치단체장 25시] 청년 취업부터 도시 안전까지… 구미의 또 다른 이름은 ‘전국 1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6만 1275달러로 전국 1위 도시(2013년 기준 인구 30만명 이상 시·군), 내륙 최대 수출산업도시, 1000만 그루 나무 심기를 달성한 녹색도시, 전국 최초 탄소제로도시를 선언한 지속 가능 발전 도시, 정부 복지정책평가 10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도시, 청년 취업률 및 도시 안전도 전국 최고 도시, 새마을운동 종주(宗主) 도시, 여성 친화 도시….’ 남유진(63) 경북 구미시장이 43만 시민과 함께 가꾸는 구미시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세계 속의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구미시는 다른 도시들이 하나도 갖기 힘든 눈부신 성과를 많이 이뤄 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남 시장의 탁월한 지도력과 리더십 덕분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163㎝의 단신인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남 시장은 정통 행정 관료 출신의 3선 단체장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 전통 명문고인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79년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 사무관(5급)으로 공무원을 시작했다. 문교부, 내무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정무수석실 국장, 청송군수, 구미부시장, 국가청렴위원회 홍보협력국장 등 중앙부처와 경북도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5년 관리관(1급)을 끝으로 26년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1년 뒤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구미시장 선거에 도전, 민선 4기 시장이 됐다. 이후 2014년 6·4 지방선거까지 내리 3선 시장이 됐다. 구미시 옥성면 산촌리에서 태어나 10여리 산길을 걸어 선산읍 초등학교에 다니며 청운의 꿈을 꾸던 ‘촌놈’이 자수성가의 성공 신화를 일궜다. 남 시장은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풍부한 행정 경험과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빠른 두뇌 회전과 강한 업무 추진력, 탁월한 기획력도 그의 큰 자산이자 무기다. 두둑한 배짱과 승부사적 기질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하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 남 시장은 “나는 일에 관한 한 누구보다 인파이터형”이라며 “지금까지 승부 전적은 100전 98승 2무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남 시장이 2008년 3월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차 구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구미국가5공단(면적 990만㎡) 조성사업을 건의해 그 자리에서 확답을 받아 내자 주위는 아연실색했다. 작은 체구와 달리 축구와 야구, 골프 실력이 수준급인 남 시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지난 5월 안동에서 열린 ‘제54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실버축구대회 구미 대표선수로 출전해 맹활약했다. 벌써 여러 해째다.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국제 감각도 갖췄다. 1990년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유학한 덕분이다. 해외 출장이나 국제 행사 때 이런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지난 1일 남 시장과 하루를 함께했다. 오전 7시 인동동에서 대청소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주민과 공무원 등 200여명과 함께였다. 인동동은 인구 5만여명의 상가 및 원룸 밀집 지역이다. 그는 10년 전 취임 이후 지금까지 매월 1일을 ‘새마을 대청소의 날’로 지정, 주도한다. 새마을운동의 계승 발전과 깨끗한 구미 건설을 위해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일 때인 1982년 파견 근무 경력이 있는 남 시장은 자신을 ‘새마을운동 골수’라고 소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1시간 동안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치우고 불법 벽보 및 현수막을 철거했다. 그러던 중 한 대형마트의 화단 앞에서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더니 이창형 동장을 불렀다. “시민이 다니는 도로변 화단에 잡초가 이렇게 무성해서야 되겠느냐”며 당장 마트 측에 연락해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구미 27개 읍·면·동에서 펼쳐진 대청소에는 모두 3000여명이 참가했다. 남 시장은 인근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목욕탕에서 샤워를 한 뒤 시청으로 직행했다. 1층 시장실에서 동향 보고를 받다가 9시가 되자 3층 국기 게양대로 올라갔다.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된 ㈜윈텍스 사기 게양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산업용 직물 생산업체 윈텍스 임직원과 시청 직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기를 국기, 시기와 나란히 게양하고 해외 출장 중인 사장을 대신한 이병천 이사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이사가 화답으로 남 시장을 오는 21일 열리는 공장 증축 준공식에 초청했다. 시는 10년 전부터 지역의 우수 중소기업체를 예우한다는 취지에서 매달 초 이 행사를 연다. 전국 처음이다. 이어 9시 30분에는 국제통상협력실에서 실·국장급 등 간부 20여명과 티타임을 가졌다. 현안을 보고받으면서 ▲추석 명절 전통 및 재래시장 이용 활성화 ▲새마을운동중앙회 구미 유치 추진 ▲추모공원(시립화장장) 9월 말 개장 준비 철저 ▲낙동강 동락공원 일대 도심개발사업에 레저 및 공원 시설을 적극 반영할 것 등을 지시했다. 11시 3층 상황실에 들러 ‘경북서부권정책협의회’ 참석자들을 격려하고는 20분을 달려 도량동 금오종합사회복지관 ‘나눔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어르신들의 무료 급식 공간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평소 많은 관심을 쏟는 분야다. 어르신 200여명에게 배식 봉사를 한 뒤 남은 음식으로 복지관 관장인 스님과 식사를 해결하면서 나눔관 운영 방식 등을 협의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스님과의 대화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다음 일정은 구미상공회의소에 마련된 한국환경정책학회 학술대회장 방문이었다. ‘구미시를 통해 본 지속 가능한 도시와 환경정책’이란 주제로 행사가 열려 시장이 빠질 수 없는 자리였다. 학회 관계자, 주민 등 200여명과 악수하며 격려했다. 인사말에서 “구미는 전국 10대 자전거 거점도시이고, 세계 최초로 무선 충전 전기버스를 운영하며, 전국 처음으로 ‘화학재난 합동방제센터’를 설립해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 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시민추진위원회 위촉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으로 돌아갔다. 먼저 구미가 배출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주제로 제작된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는 동영상을 관람했다. 관객들은 박 전 대통령의 헌신적인 조국 근대화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 눈시울을 붉히거나 큰 박수를 보냈다. 남 시장은 추진위원으로 선정된 지역 정치, 경제, 문화, 언론, 교육계 인사 45명에게 위촉장을 주며 적극적인 분발을 당부했다. 구미시는 내년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각종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오후 4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9월 정례석회를 주재하기 위해 시장실을 나서면서 “자체 행사뿐만 아니라 전국 및 도 단위 행사까지 많이 열려 자주 참석하다 보면 하루에도 애국가를 7~8번 부를 때가 많은데 아마 오늘이 그런 날이 될 것 같다”며 힘든 내색 없이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남 시장은 2시간에 걸친 석회에서 1000여명의 직원과 함께 발달장애인 색소폰 연주자 김승우(22)씨의 공연을 관람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교육 등을 받았다. 이날 일과는 오후 9시 30분 금오산호텔에서 끝났다. 오후 7시부터 열린 경북도의원 연수회에 참석해 60명의 도의원을 비롯해 경북도 각급 기관장, 도청 간부 공무원 등 150여명의 손님을 깍듯이 맞이한 뒤였다. 자신을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남 시장은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은 구미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성원,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물려주신 부모님, 25년 전부터 인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고향의 선배이자 전임 구미시장을 지낸 김관용 경북도지사 덕분”이라며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SBA,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9일까지 모집

    SBA,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9일까지 모집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SBA는 우수 상품 발굴 및 유통채널 확대를 통한 매출증대를 위해 SBA 유통브랜드(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사업을 추진하며, 이 사업의 일환으로 8개 카테고리의 우수 상품을 오는 9월 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SBA 유통브랜드는 우수한 상품을 만들고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로 인해 유통채널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제조기업과 우수 상품 발굴이 어려운 유통사를 위한 사업이다. 서울시가 인정하는 우수 기업에 부여하는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 인증사업’과 달리 유통 및 제조분야 전문가들이 상품의 우수성에 대해서만 평가하여 브랜드를 부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이서울브랜드 선정위원들은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상품 제조사들은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고 전략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품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제안해주어야 한다”며 “회사 규모에 따른 단계별 접근, 유통 채널에 따른 매체별 접근 등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어워드 상품들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선정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SBA에서는 다양한 지원사업과 연계해 상품 특징에 맞는 유통채널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상품별 특징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지원, 유통교류회, B2B 판촉행사뿐만 아니라 해외 판촉전 및 수출지원까지 어워드 상품들의 유통채널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SBA는 어워드 상품들의 판로확대를 위해 다양한 기관 및 단체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어워드 상품들의 중국 진출 지원을 위해 신화망 한국채널,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청두시 고신기술산업개발구 관리위원회 청두수다커 과학기술유한회사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최근에는 SBA 유통마케팅본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여 하이서울 우수상품 콘텐츠를 게시하는 동시에 SBA를 통한 판로개척 및 수출 사업 정보들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를 통해 브랜드 인증을 받은 270개의 상품들은 나날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신규 유통채널 확보는 물론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유이앤루이 흡착아기천사 식판세트’로 5월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에서 혁신브랜드 부문 수상을 한 엔이티인터내셔날은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선정을 통해 국내 유명 백화점 입점은 물론 러시아와 일본, 베트남 회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쿠아봉봉 아쿠아슈즈’ 제조업체 제이에스아이디어 역시 인도네시아, 미국 등 해외 판로 진입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편 9월 하이서울 우수 상품 어워드는 리빙, 이미용, 유아·출산·완구, 패션·패션잡화, 스포츠·레저·여행, 컴퓨터·가전·디지털, 문구·취미·자동차·애완, 식품 총 8개 카테고리에 속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모집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9일까지 SBA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어워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및 SBA 유통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우·STX·한진 연타에 은행권 ‘휘청’

    대우·STX·한진 연타에 은행권 ‘휘청’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한진해운의 잇단 구조조정으로 산업은행이 올 상반기에 쌓은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둔 돈)만 3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등 특수은행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은행권 전체 순이익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은행은 4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조 2000억원 순이익을 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 6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1조 3000억원과 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특수은행이 2조원의 적자를 낸 탓이다. 구조조정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산은의 경우 2분기 569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은 1조 4481억원을 기록했지만 돈을 빌려준 기업의 부실로 충당금만 2조 570억원을 쌓으면서 실제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은이 올해 상반기 쌓은 충당금은 1분기 1조 10억원을 합쳐 3조 58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여신 6600억원 전액을 미리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5조원가량의 여신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도 ‘정상’에서 ‘요주의’로 등급이 떨어지자 85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앞서 지난 5월에는 STX조선과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2분기 국내은행 대손비용(충당금+대손준비금)은 6조 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 2000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기업 부실에 따른 손실 흡수를 위해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금액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이 5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오승원 금감원 특수은행국장은 “특수은행이 조선·해운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 대손비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분기별로 1조~2조원대에 머물다가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5조 2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3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쌓인 대손비용만 9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11조 8000억원의 80%에 육박한다. 은행권 각종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 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0.08%로 나타났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은 같은 기간 5.55%에서 -1.07%로 떨어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초미세먼지 ‘블랙카본’ 레이저 측정술 개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물질이자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으로 꼽히는 블랙카본을 레이저로 측정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일 대기 중 초미세먼지에 강한 레이저를 비춰 발생하는 굴절률 변화를 감지해 블랙카본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기 중에 레이저를 직접 쏘아 측정하는 기술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블랙카본은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나오는 검은색 그을음으로 자동차 매연이나 발전소·공장 등에서 배출된다.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기술원은 “필터를 이용해 측정하는 기존 장비와 비교해 10배 정도 민감도가 높아 지구온난화 예측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랙카본 측정 기술은 ‘환경융합신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2013년부터 추진됐다. 지난 3월 국내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최근 국제특허(PCT)를 출원했다. 또 5월부터 진행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 연구에서 도심 지역의 지상 대기질 측정 작업에 6주간 실제 투입되기도 했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실용화 이전 단계로 이동식 측정장치 개발 시 수출 경쟁력이 기대된다”면서 “측정기술은 기후변화와 대기환경 관리,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한진해운 ‘대마불사’ 깨진 뒤 후폭풍 대비해야

    국내 1위 국적선사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한진해운이 어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 당국과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부족자금 지원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만장 일치로 결론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유동성 위기로 지난 5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 왔으나 채권단이 자구안 규모가 미흡하고 경영 정상화 여부를 불확실하다고 판단하면서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데다 우량 자산 대부분을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두 매각하면서 회생을 위한 재원이 모두 고갈된 상태다. 한진해운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데는 대주주의 책임이 가장 크다. 최은영 전 회장은 세계 해운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확장 경영에 나섰다는 지적이 많다. 좀더 빨리 구조조정에 나섰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남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엄격한 고통 분담의 원칙하에 스스로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원칙이 적용된 사례지만 당장 해운산업 경쟁력과 항만과 무역, 물류, 금융 등 연관 산업에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원양 노선만도 41개에 달하며 세계 7위의 기업이었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해운동맹에서 퇴출될 경우 화물운송과 용선 계약 해지, 선박 압류 등 사실상 영업이 마비될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국선주협회는 한진해운이 청산하면 20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인 만큼 후폭풍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업계의 이런 불안을 의식하고 어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결정에 따른 경제적·산업적 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기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회사채 보유기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협력 업체는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 등으로 맞춤형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 해운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해운업은 국내 수출입 화물과 전략물자 운송을 책임지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해운산업을 복원할 로드맵을 하루빨리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 “北, 이동식 미사일발사대 철길 이용해 5월부터 제작”

    북한이 철길을 이용한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발사대를 제작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RFA는 강원도에 사는 한 북한 주민을 인용, “지난 5월부터 ‘6월4일차량공장’(6월4일차량종합기업소)에 제2경제위원회(군수산업) 기술자들이 내려와 이동이 가능한 미사일발사대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공장은 북한이 군사무기 현대화 계획을 선포한 2014년부터 내각 철도성에서 제2경제 산하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화물 차량은 월 6대 정도 생산되며 기존 8축보다 더 견고한 14축으로 구성된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철길을 이용한 이동식 장거리미사일 발사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고 들었다. 김정은이 지난 3월 핵 공격 수단을 다종화·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를 장착할 수 있는 대형 차량의 대북수출을 중단한 이후 나온 궁여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노후한 철길과 불안정한 노반 등 화물열차식 이동발사대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수환,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 가족 회사에 감사로 등재…무슨 관계?

    박수환,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 가족 회사에 감사로 등재…무슨 관계?

    대우조선해양 비리 혐의로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58·여)가 ‘호화 출장’ 논란을 빚고 있는 송희영(62) 조선일보 전 주필의 가족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감사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졌다. 3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4년 5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다가 2012년 12월 청산된 F사의 감사로 등재돼 있다. F사는 송 전 주필의 동생 송모(55)씨가 대표이사이며, 형인 대학교수 송모(64)씨와 송 전 주필의 아내 박모(58)씨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 송 전 주필은 2004년 조선일보 출판국장을 거쳐 이듬해 편집국장으로 발령이 났다. F사의 설립 목적은 △인터넷과 모바일 관련 사업 △건강보조식품, 명품 수출입업과 도소매업 △전기 전자제품 수출입업과 도소매업 등으로 적시돼 있지만, 사업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한편 기업신용평가보고서도 발표된 게 없어 의구심을 자아낸다. 실제 F사의 등기상 주소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선 야탑역 인근 오피스텔의 2003년 이후 입주자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F사와 연관되는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F사는 박 대표와 송 전 주필의 유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의 수사 대상에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사를 통한 ‘수상한 거래’ 단서가 포착될 경우 검찰 수사는 한층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와 송 전 주필의 가족 모두 대우조선해양과 관련이 있다. 송 전 주필의 형은 2009년부터 4년간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맡았으며 2012년에는 대표이사추천협의회 위원장을 지냈다. 송 전 주필의 처는 2009년 8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있은 쌍둥이 배 ‘노던제스퍼호’와 ‘노던주빌리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동아일보 측은 송 전 주필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정여행·농업드론 뜬다…지역 창조경제 맥박 뛴다

    공정여행·농업드론 뜬다…지역 창조경제 맥박 뛴다

    청산도 관광상품 홈쇼핑 완판 GPS 기반 농약살포 드론 개발 꼬막 향균물질 축출 상용화 성과 “정체된 기술 완성” 입주업체 호평 GS홈쇼핑에서는 지난 5월 ‘청산도-완도 2박3일 공정여행’ 상품이 방송됐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인 청산도를 관광하는 이 상품은 방송 30분 만에 1400통의 주문 전화로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했다. 지난해 GS그룹이 전남도와 함께 문을 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전남혁신센터)가 아름다운가게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 GS홈쇼핑이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전남혁신센터는 다음달 중 GS홈쇼핑을 통해 전남 강진과 장흥 지역의 공정여행 상품을 추가로 방송할 예정이다. 오택진 트래블러스맵 팀장은 “홈쇼핑을 통해 공정여행의 가치도 알리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발전도 함께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공정여행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그룹이 지난해 6월 전남 여수에 문을 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청산도 공정여행 상품과 같은 지역 특성을 살린 전남 지역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웰빙관광지 육성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농수산 벤처 창업, 친환경 바이오화학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모두 지역에 기반한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둔 전략이다. 특히 지난 5월 완판된 청산도 공정여행은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여행으로는 최초로 TV홈쇼핑에서 방송돼 지역 경제와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남혁신센터는 청산도의 관광 명소를 360도 가상체험(VR) 입체 영상으로 촬영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전남혁신센터는 이와 함께 전남 지역 체험 콘텐츠와 지역 쇼핑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남 지역 알리고’ 사이트도 개설했다. 전남혁신센터는 지역 특성을 살린 농수산품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심해용 잠수정 개발업체 마린로보틱스는 전남혁신센터에 입주해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의 농약살포 방제용 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이 드론은 최대 20㎏의 농약을 싣고 농장에 설치한 GPS에 따라 이동하면서 농약을 살포할 수 있다. 일본에서 유명한 이카텐(오징어)등 튀김 요리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아라움은 GS리테일과 함께 신제품을 개발하고 유통 경로를 확보해 현재 1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3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화학 산업생태계 조성 분야도 지난 1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드림라임은 지난해 6월 전남혁신센터 입주 기업에 선정된 뒤 꼬막 껍데기로 향균 기능 물질 개발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2003년 세계 최초로 꼬막 껍데기를 수거해 이온화 과정을 거쳐 항균성 99.9%의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드림라임은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와 협업한 이후 3개월만에 30%의 생산수율을 50%까지 끌어올려 위생장갑과 지퍼백, 포장랩 등으로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신희중 드림라임 상무는 “전남혁신센터와의 만남은 정체됐던 기술을 완성하고, 엄두를 내지 못했던 B2C(기업·소비자 거래)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혁신의 문’이었다”고 말했다. 해양생물에서 추출한 마린콜라겐을 사용해 화장품 등 고부가 상품을 생산하는 ‘마린테크노’는 지난해 9월 전남혁신센터 2차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마린콜라겐 원료를 활용한 화장품 3종 세트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 1월 크라우드펀딩 성공 1호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 4월 대통령 미국·남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56억 달러(약 6조 3000억원)의 수출계약 체결 성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미래차·회춘 전통시장이 지역 창조경제 미래 밝힌다

    미래차·회춘 전통시장이 지역 창조경제 미래 밝힌다

    광주, 전국 최초 수소충전소 건립 연료전지차 보급 기본 인프라 갖춰 전남센터, 1년간 76개 기업 발굴 판로 개척해 107억원 달성 성과 광주시와 전남도민들이 ‘창조경제’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각종 사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단위에서 미래형 자동차 보급과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전통시장 등 서민들의 삶터가 현대적 마켓으로 바뀌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광주시는 최근 광산구 동곡에 전국 최초 융·복합 차세대 수소충전소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에 수소를 생산·압축·저장·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오는 11월 착공, 이듬해 5월 완공된다. 이 충전소는 일일 수소차 50대까지 충전할 수 있고, 충전시간(투싼 ix 기준)도 3분 이내이다. 수소 연료전지차의 보급을 위한 기본 인프라이다. 현대차가 이끄는 광주창조혁신센터와 광주시는 ▲자동차 분야 창업 지원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서민생활 창조경제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한다. 특히 이들 사업은 최근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광주시의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맞물리면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2021년까지 모두 3030억원을 들여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부품 생산과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1년간 모두 35개 업체에 기술 이전과 투자 유치, 판로 개척 등의 도움을 줬다. 지역 기업 등을 대상으로 800여건의 컨설팅을 진행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광주 송정역 맞은편 전통시장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재탄생시켜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청정도시 이점을 살려 농축수산 벤처창업 1번지로 육성하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세계적인 웰빙관광지 육성, 친환경 바이오화학 산업 생태계 조성도 주요 사업이다. 대도시로 떠나는 지역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도시가 되도록 기여하고, 농수산식품 품평회와 우수제품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 여수시 덕충동에 문을 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1년 동안 76개 창업·중소기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판로 개척으로 107억원을 달성했고, GS홈쇼핑과 함께 청산도·완도 치유여행 등 17개 관광 상품을 발굴했다. 전남창조혁신센터는 앞으로도 전남도와 GS그룹 등 15곳과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75개 기업 150억원 매출지원과 20개 관광상품 발굴 및 판로지원을 누적 목표로 뛴다. 바이오화학 생태계 조성을 통해 육성한 강소기업으로 크라우드펀딩 성공 1호 기업인 ‘마린테크노’는 지난 4월 대통령 남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56만 달러의 수출계약 성과도 올렸다. ‘드림라인’은 세계 최초로 꼬막 껍질을 수거해 이온화 과정을 거쳐 항균성 99.9%의 소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전남의 미래산업은 에너지, 관광, 농수산, 바이오메디컬 등 환경 관련 분야다”며 “이 중 에너지는 나주혁신도시 중심으로 되고 있고, 나머지 3가지인 관광, 농수산, 바이오케미컬 등을 전남창조경제센터가 주도해 굉장히 든든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대변보면 돈 주는 화장실 중국 수출

    대변보면 돈 주는 화장실 중국 수출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개발한 ‘돈 주는 화장실’(비비화장실)이 중국에 수출된다.  28일 UNIST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 시지아(時嘉) 국제무역집단유한공사와 비비화장실 및 바이오에너지기술 업무협약을 했다. UNIST는 지난 5월 25일 교내에 인분을 분해해 연료로 만드는 비비화장실을 설치했다. 변기에서 건조된 인분은 미생물반응조로 옮겨져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뀐다. 메탄가스는 난방 연료로 쓰이고, 이산화탄소는 다시 조류배양조로 옮겨져 미세조류를 키워 바이오디젤을 생성한다. UNIST는 인분 제공자에게 교내 커피숍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 화폐 ‘꿀’을 제공하고 있다. 200g당 10꿀(3600원가량)이다.  UNIST는 비비화장실을 학교 외부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했고, 중국 기업 시지아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시지아와 UNIST는 앞으로 하얼빈 시내 공중화장실 1개를 비비화장실로 교체하고, 점차 시내 모든 공중화장실을 비비 화장실로 교체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현지 대학에도 화장실을 설치할 방침이다. 조재원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이 화장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효율이 높다”면서 “국내 기업체 건물에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그의 웃음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했다.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더 커지고 짙어진 것일까. 소박하게 꾸며진 사장실 문을 열면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적힌 액자가 첫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공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 일산 본사에서 지난 17일 만난 김원길(55) 바이네르 사장에게서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며 넘어지고 일어나 달려온 40년을 들어봤다. -옷가지 몇 벌이 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나는 영등포역에 내렸다. 처음 밟은 서울 땅. 또래들처럼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2 새 학기의 시작에 들떠 있었을 1978년의 봄이었다. 당시 영등포는 사람과 상점, 공장, 유흥가로 지금보다 훨씬 더 번잡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이 탔다. 화장실에서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시간은 오후 4시. 자, 이제부터 한 집 한 집 내가 있을 곳을 찾아나서 보자. “제가 구두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요, 저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땅거미가 내리고 전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와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퇴짜를 맞은 집이 스무 곳 가까이 되어갈 즈음, 문래동 쪽 허름한 구둣방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월급은 없이 하숙집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는 조건이었지만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내 솜씨를 본 구둣방 주인은 좀 놀라는 눈치였다. 열일곱 살 먹은 ‘충청도 촌놈’치고는 실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름이 되자 주인이 불렀다. “장마철이라 물건이 너무 안 팔린다. 더이상 널 먹이고 재워 줄 능력이 안 된다.” 말하자면 정리해고였다. -“구둣방에서 잘렸어요.” 몇 달 동안 하숙하며 친해진 룸메이트 형에게 사정 얘기를 했다. “내가 강원도 양양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설악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거야.” 귀가 번쩍 뜨인 나는 다음날 새벽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갔다. 그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 설악산. 몇 달 전 영등포 역전에서처럼 상점과 산장의 문을 한 집 한 집 두드렸다. 하지만 하숙집 형의 말과 현실은 달랐다. 서울로 돌아갈 차비는커녕 김밥 하나 사먹을 돈도 없는데 서늘한 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말할 요량으로 찾아간 산장에서 “방 청소하고 손님들 가방 들어 주면 한 달에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당시 설악산은 신혼여행이 피크였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들어 주자 팁이란 걸 주는데, 한 번에 2000~3000원은 기본이었다. 새로운 삶의 희망에 들뜬 신혼부부들은 일반 등산객들보다 손이 컸다. 지배인이 보는 데서 받은 팁은 도로 토해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팁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왔다. 팁에 맛을 들인 나는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갔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해야 더 많은 팁을, 그리고 지배인이 안 보는 데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자 다락방에 몰래 감추고 벽돌로 눌러놓았던 팁이 50만원으로 불어났다. 월급의 10배였다. 그 돈을 들고 나는 미련 없이 설악산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961년 충남 당진에서 5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났는데, 가족이 의지할 거라곤 손바닥만 한 논 몇 마지기가 전부였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허약한 형을 대신해 풀 베고, 땔감 구하고, 논에서 피 뽑는 노동의 무게를 다 짊어져야 했다. 그 보상일까. 초등학교까지만 보낸 형, 누나와 달리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넣어주셨다. 하지만 중학교 3년 동안 수시로 학업 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저…학교에서…100원만 가져오래요.” 집안 사정 뻔한데 차마 말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입을 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며 돈을 꾸러 다녀야 했다. “진작에 얘기했으면 좀 더 일찍 알아봤을 것 아니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봐야 어머니의 긴긴밤 잠 못 드는 괴로움만 더 깊어졌을 거란 사실을. 풀이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서곤 했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1977년 2월 중학교 졸업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3년이 나에게 보장된 최후의 학업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던 터라 고등학교 진학 얘기는 아버지도 나도 꺼내지 않았다. “원길이는 내 밑에서 구두 기술 배워라.” 서산 읍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시던 작은아버지가 같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초등학교 때 지게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조카의 손재주를 익히 알고 있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좁은 곳’에서 평생을 ‘족(足)쟁이’로 썩고 싶지는 않았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넓은 곳’을 찾아 경기 고양군 지축면(현재의 지축동)의 분재농장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1만원을 받아서는 내 한 몸 먹고 자기에도 빠듯했다. 슬슬 염증이 났다. -“돈 번다고 올라가더니 사는 게 그리 만만하더냐.” 그해 9월 추석에 집에 와서 작은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우리 가게로 와라. 이 기술 하나면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 -서산 구둣방에서 처음 배운 것은 가죽과 밑창이 단단히 붙도록 망치질을 하고, 접착면에 ‘뻬빠질’(사포질)을 하는 일이었다. “역시, 원길이 손재주는 대단하구나.” 남들이 1년을 해도 떼지 못한다는 남성용 구두 제작 전 공정을 나는 5개월 만에 마쳤다. “그 재주로 시골에 있긴 아깝다. 서울 가서 서울 기술 배우거라.” 동료 아저씨들의 말이 몇 번 반복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작은아버지는 나의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쥐여주신 차비를 들고 나는 1978년 그 봄에 영등포역 가는 기차를 탔던 것이다. -설악산에서 번 55만원으로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월셋집을 얻고 서울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근처 구두 공장에 취직했다. 당시 제화업계의 판도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케리부룩의 순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케리부룩에 납품하던 참스제화였다. 본격적으로 여성용 구두 만들기를 익혔는데, 얼마 후 나는 참스제화 안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났을 즈음 케리부룩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1983년 9월 스물두 살 때였다. -‘생산라인에 있으면 신발을 20켤레 만들 수 있지만 관리자가 되면 2000켤레, 2만 켤레의 생산을 직접 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더 큰 것’, ‘더 높은 곳’에 목말라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부른 케리부룩 김정현 사장님에게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사장님은 원했지만 주변에서 말들이 나왔다. ‘생산관리를 고작 중졸 출신에게 맡기다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관리직의 문들 두드렸고, 얼마 후 포장반에 배치됐다. 구두에 상표를 붙여 사각 박스에 담는 단순노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그나마 관리직이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는 부서였다. 생산라인에 있을 때 100만원이던 월급이 포장반으로 오니 20만원으로 깎였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산은 적중했다. 몇 달 후 완제품을 최종 검사하는 검수반으로 옮겼다. ‘완벽한 제품’을 강조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 어느 날 공장 기술자 100여명이 “우리를 괴롭히는 김원길을 자르라”고 대놓고 사장님에게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사장님은 나를 지지했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마다할 사장이 어디 있겠나. 나는 ‘시키지 않은 짓’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시장 조사였는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경쟁제품 중에 잘 팔리는 건 어떤 게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1989년 인천백화점에서 우리 케리부룩 매장을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 내가 영업관리를 하며 어렵게 입점을 성사시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월 매출이 600만원으로 다른 업체의 5분의1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다. 백화점에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했다. ‘저 많은 걸 나 혼자선 절대로 못 판다.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팔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 특가 세일과 동시에 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여러분, 케리부룩 CM송 부르시면 구두를 그냥 드립니다.” 당시 ‘허리를 미끈하게 펴고~ 무릎을 쭉 뻗으면~ 케리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라는 우리 TV CM송은 꽤나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달 매출이 1억 1000만원으로 거의 20배가 됐다. 그걸 계기로 뉴코아,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했고 나는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시기와 모함도 커져 갔다. ‘사장이 되려고 한다’, ‘회삿돈을 제 맘대로 쓴다’ 악성 루머가 사내에 돌았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분노를 하니 더이상은 회사에 다닐 수가 없었다. -1990년 사표를 던졌다. 언젠가는 예정됐던 일,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케리부룩 퇴직금 280만원과 사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신 200만원을 밑천으로 서울 용산에 선심(구두의 앞코에 들어가는 부속) 제조회사를 차렸다. 간판은 ‘원길’로 내걸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돈이 안 들어왔다. 못 받은 외상값이 2000만원이 넘어갔고, 빚이 쌓여 갔다. 답답한 마음에 전에 거래했던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바이어를 만났다. “아이고, 김 대리 회사 관두고 나서 케리부룩 엉망 됐어요.” 케리부룩 김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롯데백화점에 물건 한 트럭 보내주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매출의 10%가 내 몫이었다. -“사장님, 제가 직접 구두 만들어서 케리부룩 상표 붙여 팔겠습니다.” 다시 기세가 오른 나는 케리부룩에 로열티를 주고 하청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1993년 케리부룩 대표가 된 전문경영인이 케리부룩 상품권을 헐값에 불법 발행해 구속이 됐고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상품권들은 휴지조각이 됐고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구두와 빚더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왔다. 하지만, 20대 때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씩씩하게 출근을 했던 나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어떤 고마운 분이 급전을 융통해 줘서 최종 도산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을 ‘안토니’로 바꾸고 그럭저럭 구두회사를 꾸려가고 있던 1994년 뜻하지 않은 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 박람회 ‘미캄’에 갔는데 바이네르의 컴포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 “나와 한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자”고 했다. 당시 바이네르는 하루 1만 2000켤레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였다. 한국 수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나는 어렵사리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대로 국내에서 바이네르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직접 생산이 절실해졌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기술자다. 바이네르 상표를 붙여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면 안 되겠나. 바이네르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들을 꼬박 6개월을 설득했다.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바이네르 회장을 감동시켰고, 결국 나는 일산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하루 50켤레씩 컴포트화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네르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나를 아껴주었던 이탈리아 본사 회장이 돌아가시고 그 분의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회계사 출신인 그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팔리는데, 로얄티를 이 정도 밖에 안 내나.’,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을 더 늘려라.’ 아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는 서서히 바이네르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광고도 바이네르의 비중을 줄이고 우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에 집중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특히 충격이 컸다. 거기에서 바이네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네르는 당시 유럽과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나는 이탈리아로 가서 아들을 만났다. “너희들 자금난이 심각하다는데, 내가 지원을 해줄 테니 바이네르 브랜드를 나에게 팔아라.” 그들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이탈리아에 바이네르 공장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그들이 쓰는 브랜드 상표권은 내가 갖고 있다. -바이네르 신발이 편안한 비결이 뭐냐고 많은 사람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고객의 마음은 당신이 그 질문을 하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고객은 항상 더 예쁘고, 더 편안한 구두를 찾는다. 그걸 떠올리면 절대로 연구개발(R&D)을 게을리하거나,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고객은 혹시 한 번은 몰라도 절대로 두 번은 봐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발이 편안한 신발을 뜻하는 ‘컴포트화’를 통해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3위 바이네르의 최고경영자(CEO)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두 분야의 장인(匠人)으로, 특히 ‘중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 60여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가난으로 배움을 다하지 못했던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토니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박애원, 벧엘의집 등 수많은 복지시설에 물품을 보내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급여를 보장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다양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61년 충남 당진 출생 ▲당진 도성초등학교, 미호중학교 ▲198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부문 동상 수상 ▲1994년 안토니 설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2012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
  • 불황형 흑자의 덫… 경제지표 착시 현상

    불황형 흑자의 덫… 경제지표 착시 현상

    부가세수 증가는 수출 부진 때문… AA 신용등급, 실물경제와 무관 코스피 상장기업 514곳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62조 90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조 9663억원)보다 14.4% 증가했다고 한국거래소 등이 최근 밝혔다. 순이익은 47조 1978억원으로 20.2% 늘었다. 코스닥도 상장기업의 3분의2 정도가 상반기에 흑자를 냈다. 언뜻 숫자만 보면 기업 경영사정이 꽤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코스피 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은 804조 55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0.64%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결국 불황 속에 수익이 늘어난 것은 구조조정과 임금동결 등 주로 긴축경영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오랜 경기 침체 속에 지표의 착시 현상이 우리 경제에 나타나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고 기업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는 등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경제지표만 보면 경기가 잘 풀리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30대 그룹의 고용은 6000명 넘게 줄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으로 9000명을 내보냈다. 투자도 위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와 2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2.6%씩 감소했다.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정면 돌파보다는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 경제는 2013년 3월 이후 5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950억 달러의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늘어나 경상흑자 규모가 커지면 국내 제품이 외국에서 잘 팔린다는 의미로 경제 성장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경상흑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다. 우리 수출은 1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 줄어든 2459억 9000만 달러이고, 수입은 1849억 9000만 달러로 15.5% 감소했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수출 부진의 그림자는 나라가 거둬들인 부가가치세 수입을 봐도 알 수 있다. 부가세 세수의 68%는 수입할 때 걷힌다. 전자업체가 카메라 센서 등 스마트폰 부품을 일본 등에서 수입할 때 물품 가격의 10%를 세금으로 낸다. 하지만 국내에서 스마트폰 제품을 조립해 수출하면, 부품 수입 때 낸 부가세를 되돌려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부가세 환급액도 덩달아 줄어 세수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올 상반기 걷힌 부가세는 30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조 9000억원)보다 29.7% 증가했다. 이를 두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달 초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11개월 만에 사상 최고인 ‘AA’로 올린 것을 두고도 “자만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P는 등급 상향의 한 근거로 경상수지 흑자를 언급했다. 앞서 얘기한 대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불황형 흑자’임을 참작해야 한다. 또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빚 갚을 능력이 나아진 것이지 실물 경제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S&P는 1995년 5월부터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까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北, 스위스시계 확보 어려워져…석 달째 수입 전무

     지난 5월 스위스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를 단행한 이후 석 달째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는 지난 5∼6월에 이어 7월에도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커플 시계를 차고 공식 석상에 나올 정도로 스위스제 시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핵심 엘리트층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선물로도 활용돼 스위스제 시계는 매년 수백∼수천 개씩 북한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1∼7월 북한이 수입한 스위스 시계는 모두 509개(8만2000달러 상당)로 월 평균 70여 개에 이른다. RFA는 “북한이 체제 유지에 필수인 당·군부 등 핵심 세력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선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스위스는 지난 5월 고급 시계류와 와인 등 25개 사치 품목에 대한 대북 금수조치를 단행했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올해 상반기 미국과 북한의 교역액이 2만3000달러(한화 2500여만원)로 집계됐다고 미국 상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교역액인 299만1000 달러의 1% 수준이다. VOA는 “해당 기간 미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물품은 실험실 연구장비와 상업용 인쇄물이 전부”라며 “이들 품목은 인도적 지원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세계 평균보다 감소폭이 두 배나 되는 한국 수출

    세계 교역량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에 비해 9.9% 감소했다.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7위에서 6위로 올라섰지만 반년 만에 다시 프랑스에 6위 자리를 내줬다. 문제는 순위가 아니라 수출 감소폭이 세계 평균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그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전자상거래 증가 등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 교역량이 14조 42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해 201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71개국 가운데 수출이 감소한 나라는 4분의3에 이른다.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 감소폭은 세계 평균과 지난해 같은 기간 감소폭(5.5% 감소)보다 무려 두 배나 된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수출 경쟁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10% 이상 감소해 그나마 위안이 됐다. 대만은 9.1% 감소로 우리나라에 비해 상황이 좀 나은 편이었다. 하반기 수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중국 수출은 683억 998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3.5% 감소했다. 수출 감소의 주 원인이 대중국 수출 감소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수출 동향을 보면 1월에 21.5%, 5월에 9.1%, 6월에 10.3%가 각각 감소하는 등 월별로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따라서 대중국 수출에 ‘사드 리스크’의 영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대외 수입이 10% 감소한 데 비해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3.5% 포인트 높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대미 수출이 7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4.4% 감소하는 등 올 3월 이후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유가 하락과 보호무역 강화, 블렉시트, 사드 리스크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따라서 수출 경기는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내적으로는 신성장 산업 육성과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미국 이외에 중동, 인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교역국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출에 민감한 환율 관리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 증진 등 수출 회복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당장 짜야 한다. 정치권도 당리당략을 떠나 국회에 계류 중인 추경안을 하루빨리 처리해 경기 회복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 채권銀 선박 RG 갈등… 현대重 계약 위기

    채권銀 선박 RG 갈등… 현대重 계약 위기

    채권은행 이견 못 좁혀 당국 비상 최악 경우 선박 수주 취소될 수도 현대중공업이 신규 수주하는 선박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누가 할 것인지를 놓고 채권은행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이 다른 채권은행에 ‘RG 발급 순서’를 정하자는 내용의 동의서를 보내며 동참을 요구했지만 농협은행이 최종적으로 ‘반대표’를 던져서다. 정부와 채권단이 ‘조선 산업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설득 중이지만 농협은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며 맞서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발주처에 인도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금융회사가 수수료를 받고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RG 발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RG 발급 채권은행별 분담방안’이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8개 채권은행에 보냈다. 은행별 여신 회수율로 RG 발급 순서를 정하자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공식적으로 RG 발급 동의서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농협만 유일하게 지난 18일 “동의하지 않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STX조선 등 조선업 여신 부실로 올 상반기 329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에서 신규 지급보증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른 은행들은 모두 동의했다. 동의서에는 현대중공업이 자구계획을 제출한 지난 5월을 기준으로 특정일자까지 조선업 여신을 가장 많이 걷어들인 비중대로 RG를 발급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5월 당시 현대중공업 여신 잔액은 KEB하나(9981억원), 수출입은행(6조 3145억원), 산은(2조 2352억원), 우리(1조 3506억원), 농협(1조 614억원), 신한(1조 2560억원), 국민(5873억원), 기업(5615억원) 등이다. 하지만 7월 5일 기준으로 농협은 9030억원으로 현대중공업 여신을 두 달 새 0.9%(1584억원) 줄였다. 은행들 가운데 가장 많이 줄였다. 이어 수은이 0.6%(3037억원), 우리가 0.1%(624억원)순으로 줄였다. 채권은행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대중공업과 금융 당국도 비상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그리스 선사인 알미탱커스로부터 2000여억원 규모의 31만 7000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 RG 발급이 지연되면 최악의 경우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까지 농협 측 관계자를 불러 설득 중이지만 진척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사외이사(단위농협 조합장)들에게 리스크 관리 제대로 하라고 강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자까지 났는데 정상기업(현대중공업)을 도와야 하느냐는 농협 측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 당국은 ‘관치’ 논란 탓에 무작정 농협을 압박할 수도 없는 처지다. 하지만 채권단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 출신인 김용환 회장이 (농협금융에) 버티고 있어 당국이 제대로 조율을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경쟁적인 여신 회수가 확산될 경우 정상기업도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산 뺏기’ 자제를 주문했다.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은 “(현대중공업) 회수 금액이 큰 것은 상대적으로 빌려준 돈이 많기 때문”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지원 여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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