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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케밥, 베를리너들의 솔푸드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케밥, 베를리너들의 솔푸드

    숨이 턱턱 막히는 교통체증과 하염없이 솟구치는 부동산 물가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에 살아 좋은 것 중 하나는 문화생활을 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여기엔 식문화의 다양성도 포함된다. 과거에는 양식, 중식, 일식이라는 단순한 범주로 음식이 구분됐다면, 이제는 세계 각국 각 지역의 다양한 요리들을 도심에서 즐길 수 있다. 언제든 필리핀, 하와이, 아프리카, 중동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대도시의 식문화는 대개 국경을 초월한다. 심지어 타국 음식이 그 도시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런던 카레, 시카고 피자, 뉴욕 타코처럼.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독일 베를린 케밥이다. 케밥은 터키를 비롯한 이슬람 문화권에서 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일컫는다. 밀가루로 반죽한 음식을 통칭하는 이탈리아의 파스타와 유사하다고 할까. 긴 면으로 된 스파게티, 옹심이 같은 뇨키, 만두 같은 라비올리를 파스타라고 하는 것처럼 케밥도 조리 방식이나 담아내는 형태에 따라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꼬치에 끼워 구운 시시 케밥, 첩첩이 쌓아 구운 후 얇게 썰어 먹는 되네르 케밥 등이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케밥은 엄밀히 따지면 되네르 케밥의 일종이다. 되네르란 터키어로 회전한다는 뜻이다. 긴 꼬챙이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재운 고기를 꿰어 층층이 쌓은 다음 천천히 돌려가며 굽는다. 겉을 바삭하게 익힌 고기를 최대한 얇게 썰어 양배추, 양파, 상추,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서너 가지 소스를 곁들여 빵에 끼워 내면 베를린 스타일 되네르 케밥이 완성된다. 터키와 다른 점이라면 채소가 샐러드에 가깝게 다양하고, 소스 종류가 많으며 얇고 평평한 빵 대신 독일식 빵을 쓴다는 정도.되네르 케밥은 어째서 베를리너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 됐을까. 독일과 터키 양국 간의 관계에 그 실마리가 있다. 독일은 터키를 제외하고 터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다. 양국의 인연은 1000년이 넘지만 베를린식 케밥의 연원을 찾으려면 2차 대전 이후 분단 독일까지만 올라가도 된다. 1961년 서독 정부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터키 정부와 노동자 이주 협약을 맺었다. 기회를 찾아 터키인들은 독일로 대거 모여들었다. 이주자들이 타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국 음식을 재현하는 것이다. 동포를 대상으로 한 식당을 열고, 현지에는 없는 고향의 식재료를 다루는 시장도 생긴다. 미국의 사회학자 클로드 피셔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통해 주체성 관념을 구성할 뿐 아니라 그 개인을 한 사회집단 속으로 끌어들인다”고 했다. 이주민들에게 음식이란 단순히 향수를 잊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생계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터키 음식 중 되네르 케밥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독일 언론 디차이트 1996년 5월 10일자엔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날, 한 기자가 서독에서 막 돌아온 동독인에게 무엇을 하고 왔냐고 물었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답했다. “케밥을 먹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되네르 케밥은 서독에서 이미 이색 음식을 넘어 패스트푸드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케밥 산업이 통일 6년 만에 동독, 특히 베를린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고,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로 카레 부어스트(카레 가루를 뿌린 소시지)를 제치고 케밥이 1위를 차지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케밥의 위상은 변함이 없다.되네르 케밥은 미국식 햄버거보다도 저렴하면서 동시에 푸짐한 음식으로 독일 사회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항상 허기지고 돈 없는 학생을 비롯해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이나 관광객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손꼽힐 수 있었다. 독일의 전통적인 패스트푸드인 카레 부어스트는 잠시 허기를 달래는 간식에 불과하지만 케밥은 엄연히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했다. 1996년 당시 되네르 케밥 하나 가격은 5마르크, 지금으로 따지면 대략 2~3유로 정도다. 2020년 현재 되네르 케밥은 4유로 안팎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테이크 아웃 가격이다. 식당에서 앉아서 먹는다고 하면 음료수까지 더해 우리 돈으로 1만원 정도에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무시무시한 독일의 외식 물가와 주린 배를 생각하면 케밥만큼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없는 셈이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도 그 시간에 열려 있는 식당이 케밥집밖에 없다는 것도 젊은이들의 선택을 받는 데 큰 몫을 했다. 터키의 케밥이 베를리너들의 솔푸드가 된 사연이다.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재정·조세 악덕 체납자 유치장 감치… 맥주·탁주 세금 종량세로 ●악의적 고액·상습체납자 감치 1월 1일부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국세를 3회 2억원 이상 체납하면 30일 범위 안에서 유치장에 감치될 수 있다. ●노후차 교체 때 개별소비세 감면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한 후 신차(경유차 제외)를 구입하면 6월까지 개별소비세 70%(100만원 한도)를 깎아 준다. ●주류 과세 개편 맥주·탁주 세금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다. 맥주는 출고가 72%에서 ℓ당 830.3원으로, 탁주는 출고가 5%에서 ℓ당 41.7원으로 바뀐다. 세율은 매년 물가에 연동돼 조정된다. 생맥주는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이 20% 경감된다. ●비과세종합저축 과세특례 적용 기한 연장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이자·배당소득을 비과세하는 비과세종합저축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한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준 완화 경영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한다. 사후 관리 기간에 업종 변경 범위를 확대한다. ●동거 주택 상속공제 공제율·공제한도 인상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속재산가액 공제 기준을 5억원 한도 내 주택 가격 80%에서 6억원 한도 내 100%로 변경한다. ●근로·자녀장려금 제도 정비 저소득 가구의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을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인다. 직계존속 부양 가구를 홑벌이 가구에 포함한다. 근로장려금을 신청했다면 자녀장려금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창업자금 증여세 특례 확대 31개 업종이던 과세 특례 범위를 모든 서비스업종으로 확대한다. 특례 대상도 창업 1년 이내, 자금사용 3년에서 창업 2년 이내, 자금사용 4년 이내로 확대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적용 기한 연장 근로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하는데, 2022년까지 제도를 연장한다. ■금융·부동산 주택연금 55세부터 가입… 임대아파트 재난배상보험 의무화 ●주택연금 가입 연령 55세 이상으로 변경 자기 집에 살면서 노후 소득을 보장받는 주택연금 가입 가능 연령이 현재 60세 이상(부부 중 연장자 기준)에서 55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 예대율 산정 방식 변경 은행 자금이 중소기업 대출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산정 방식에서 가계대출 가중치를 100%에서 115%로 올리고 법인 대출은 100%에서 85%로 내린다. ●4조 5000억원 설비투자 촉진 금융지원 내년 1분기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총 4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최저 1.5%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해 1년간 한시 운영하며 대출 만기는 최대 15년, 지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의 신증설 투자다. ●부동산 매매계약 후 30일 이내 거래액 등 신고 2월 21일부터 부동산의 매매계약 등을 하면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현재는 6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다. 신고된 사항이 해제, 무효 또는 취소된 경우에도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다중이용 건축물 준공 후 안전점검 내년 5월부터 다중이용 건축물 등은 준공 후 5년 이내 첫 검사를 받고, 이후 3년마다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20m 이상 건축물을 해체할 땐 해체 계획서를 작성해 허가를 받고 감리도 받아야 한다. ●임대아파트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 가입 내년 1월 7일부터 대규모 재난 발생 때 제3자의 신체와 재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재난배상책임보험’의 의무 가입 대상이 15층 이하 임대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분양·임대)까지 확대된다. ■환경·농식품 조기 폐차 보조금 차등화… 닭·오리·계란 이력제 도입 ●대중교통 차량 실내공기질 관리 강화 내년 4월 3일부터 도시철도·철도·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이 마련되고 차량 내 공기질 측정이 의무화된다. 환경부령 개정안은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PM 2.5) 기준을 차종에 구분 없이 50㎍/㎥로 정했다. 차량 내 공기질 측정도 2년마다 1회(권고)에서 매년 1회(의무)로 바뀐다.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차등화 미세먼지 감축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3.5t 미만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을 조기 폐차한 후 경유차를 제외한 신차를 구매하면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경유차 조기 폐차 때 보조금 70%(1단계)를 지급하고 정해진 기간에 경유차 외 저공해 신차를 구매하면 30%(2단계)를 추가 지급한다. ●축산물이력제 닭·오리·계란으로 확대 소·돼지고기처럼 닭고기·오리고기·계란에도 이력 번호가 표시된다. 사육·도축·포장·판매 등 단계별 거래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공된다. ●공익직불제로 쌀 수급 불균형 완화 농가 소득안정과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을 위해 기존 6가지 직불제가 공익직불제로 통합·개편된다. 공익직불제는 작물과 가격에 상관없이 면적당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농업 활동이 공익을 증진하도록 생태 및 환경 관련 준수의무를 확대한다. 내년 4월 관련 법령 개정을 마치면 시행될 예정이다. ●수산직불금 인상 및 대상지역 확대 정주 여건이 불리한 도서 지역 어가에 지원하는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금이 기존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5만원 인상된다. ■복지·보건·교육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아동수당 만 7세 미만 모두에 지급 내년부터 정부는 만 7세 미만(0∼83개월) 모든 아동에게 보편적 권리로 아동수당을 월 10만원씩 지급한다. 지원 대상은 올해 만 6세 미만에서 내년 7세 미만(247만명→263만명)으로 확대된다.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65세 이상 저소득자에 대한 소득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연금 월 최대 30만원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20% 이하에서 소득 하위 40% 이하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르는 대상이 156만명에서 325만명으로 늘어난다.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대상도 올해 4월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서 내년 1월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9월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월 25만원까지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은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2021년에는 전체 장애인 연금 수급자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대상자 확대 보호종료 2년 이내 아동(4920명)에게 지급됐던 자립수당이 내년부터 보호종료 3년 이내 아동(7820명)으로 확대된다. 또 올해 수당을 받지 못했던 아동보호치료시설 및 아동일시보호시설 보호종료아동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시작한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2학년으로 확대 실시된다. 고등학생 1인당 연간 158만원의 학비를 줄일 수 있다. ●경찰대학 입학 연령 제한 완화 경찰대학 입학 연령 기준이 ‘입학 연도 3월 1일 현재 17세 이상 21세 미만’에서 ‘입학 연도에 17세 이상 42세 미만’으로 변경된다. 단, 입학 연령 상한을 1세 넘은 사람으로서 1월 1일에 출생한 사람은 입학할 수 있고, 제대 군인은 입학 연령 상한 연장이 가능하다. ■여성·가족 돌봄휴가 최대 10일 신설… 임산부에 친환경 농산물 ●자궁·난소·유방·심장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확대 여성생식기(자궁·난소 등) 초음파 검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흉부(유방)·심장 초음파 검사는 하반기부터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 건강보험은 의사가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실시한 검사에 적용된다.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 정부가 임산부에게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1년간 시범 운영된다. 경북·제주 지역과 경기 부천, 대전 대덕 등 전국 14개 시군구에서 내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와 임신부가 신청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 신설 내년 1월 1일부터 노동자는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목적으로 가족돌봄휴가(무급)를 청구할 수 있다. 하루 단위로 연간 최대 10일을 사용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와 가족돌봄휴직(최대 90일)을 합해 연간 90일을 초과할 수는 없다. 돌봄 대상 가족은 부모, 배우자, 자녀였으나 내년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도 포함된다.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 인상 정부에서 지원하는 출산 전후(유산·사산) 휴가급여 월 상한액이 내년 1월부터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기존에는 통상임금 100%를 180만원 한도로 지급했다. ■국방·병무 병장 봉급 33% 인상돼 월 54만 900원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 시행 내년부터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를 한다. 이들은 심사·의결을 거쳐 대체역으로 편입된다.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를 하고, 복무를 마친 후에는 8년 차까지 예비군 훈련을 대신해 교정시설에서 예비군 대체복무를 한다. 개정 내용은 내년 1분기 중에 적용될 예정이며 상반기 중 대체역 편입 신청 접수가 시작된다. ●병사 영창제도 폐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있었던 병사에 대한 영창제도가 폐지된다. 대신 징계 종류로 군기교육, 감봉, 견책 등이 도입된다. 영창 폐지는 국회 심의 중인 관련 법률안의 통과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병사 봉급 33% 인상 내년 1월부터 병사의 봉급이 올해 대비 33% 인상된다. 병장 기준 40만 5700원에서 월 54만 900원으로 인상된다. 군 복무 중 자기개발 활동에 대한 지원금도 5만원 인상된 연간 10만원이 지급된다. ●예비군훈련 보상비 인상 내년 예비군훈련 일정이 시작되는 3월부터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에게 4만 2000원의 보상비가 지급된다. 현재는 3만 2000원이다. 지역예비군훈련 실비는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되고, 교통비와 중식비도 1000원 올려 각각 8000원과 7000원이 지급된다. ●패딩 점퍼 병사 보급 패딩형 동계 점퍼가 내년에 입대하는 모든 병사에게 보급된다. 여름에는 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통풍성이 우수한 컴뱃셔츠가 새로 보급될 예정이다. ●입영 신청 때 입영 일정·부대 확정 내년 7월부터 다음 연도(2021년도) 입영 일자를 선택하면 동시에 입영부대도 전산 분류돼 확정·고지된다. 학사(취업) 등 안정적 일정 관리와 계획성 있는 입대 준비 지원에 도움이 된다. ●예비군을 위한 공기청정기 신규 설치 예비군을 위해 부대 생활관과 식당에 공기청정기 2631대가 신규 설치된다. 국방부는 미세먼지 마스크 지급 일수도 연간 18일에서 50일로 확대해 101만개를 지급한다. ●서류심사에 의한 병역감면 처분 대상에 백혈병 등 확대 내년 1월부터 백혈병 등 악성 혈액질환으로 확진된 사람은 병역판정검사장을 방문해 신체검사를 받지 않고, 서류심사를 통해 병역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질환 확진자는 병무용 진단서, 의무기록 등을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하면 병역판정전담 의사가 제출된 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병역감면 여부를 판정한다. ●AI(챗봇) 기반 언제·어디서나 민원상담·신청 서비스 시행 내년 2월부터 병무청에서 챗봇과 대화로 상담하고 민원 신청도 가능한 대화형 인공지능 민원서비스가 시작된다. 단순 민원은 AI 기반 챗봇이 24시간 365일 대기시간 없이 즉시 상담을 한다. ●병역의무자 여비 중 교통비 지급단가 인상 내년 1월 1일부터 병역의무자 여비 지급항목 중 교통비 단가가 1㎞당 15.68원으로 인상된다. 병역의무자가 병역 이행 때 지급받는 여비 항목은 교통비, 식비, 숙박비다. 이중 교통비는 현행 1㎞당 116.14원에서 131.82원으로 인상된다. ■고용·노동 최저임금 시급 8590원… 50세 이상 재취업 지원 ●최저임금 8590원으로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에서 8590원으로 2.9% 오른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급은 179만 5310원이고, 고용 형태와 국적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 변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사업주 부담 경감을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이 월평균 보수 기준 215만원 이하 노동자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으로 바뀐다.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 내년부터 50~299인 기업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 다만 1년의 계도 기간을 줘 이 기간에 주 52시간제를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 명절·국경일 등 일요일을 제외한 관공서의 공휴일이 민간 기업에도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관공서 공휴일은 민간 기업의 법정 유급 휴일이 아니다. ●기업의 재취업 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5월 1일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50세 이상 비자발적 이직 예정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부담금 기초액 인상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 비율이 의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사업주가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의 기초액이 1월 1일부터 107만 8000원(올해는 104만 8000원)으로 인상된다. ●정년 도달한 노동자 계속 고용하면 장려금 지원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정년에 도달한 노동자의 고용 연장을 위한 제도를 도입한 곳에 대해 2년 동안 노동자 1인당 분기별 90만원을 지원한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 지급 단가 인상 정년을 정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고용 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노동자를 업종별 지원 기준(1∼23%) 이상 고용한 사업주는 노동자 1인당 분기별 3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 술집 막걸리 가격, 9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

    술집 막걸리 가격, 9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

    지난달 대표적인 서민주인 막걸리의 술집 가격이 9년여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19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막걸리 가격은 1년 전보다 2.5% 올랐다. 2010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 상승이다. 통계청은 외식 막걸리 가격을 마트 등에서 파는 공산품 막걸리와는 별도로 조사한다. 공산품 막걸리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0.1%로 되레 하락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0%대 상승폭을 이어 온 외식 막걸리 물가 상승률은 2월(1.1%)부터 9월(1.8%)까지 1%대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2%대로 뛰어올랐다. 같은 달 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1.3%)에 비해 큰 폭의 오름세다. 통계청은 지난 6월 일부 공급업체가 공급가를 10% 내외로 인상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공산품 막걸리 가격은 몇 백원 오르더라도 음식점에서는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식 막걸리 가격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동반 상승한 결과”라면서 “최근 소주나 맥주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KDI “한국경제, 저점 근방에 있다”… 올 성장률 2.0% 전망

    KDI “한국경제, 저점 근방에 있다”… 올 성장률 2.0% 전망

    5월보다 0.4%P 하향 조정… 내년 2.3% 재정집행률 상승에 삼성 투자 긍정 평가 내년 반도체 수요 회복… 수출 증가 예상 미중 무역갈등 변수… 민간 회복 제한적 “정부, 중장기적으로 재정적자 줄여 가야”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0%, 내년 성장률은 2.3%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보다 각각 0.4% 포인트,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다만 현재 우리 경제가 저점 근방에 있어 더이상 경기 부진이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당장은 재정을 풀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KDI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2.0%)는 지난해 11월(2.6%), 올해 5월(2.4%)에 이어 연속 하향 조정됐다. KDI는 남은 4분기 성장세가 소폭 개선되면서 올해 성장률 2%대는 사수할 것으로 봤다. 올해 상반기 -12.3%에 달했던 설비투자 감소폭이 하반기 -1.1%로 축소되고 삼성전자가 4분기에 12조 2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게 근거다. 정부가 예산 이·불용을 최소화하면서 재정집행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면이다. KDI는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내년 세계 경제가 신흥국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3.4%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전제로 삼았다. 내년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설비투자가 올해(-7.0%)와 달리 8.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은 올해(1.0%)보다 높은 3.2%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했다”면서 “대외 부문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 저점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KDI는 내년 내수와 수출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보다 소폭 높은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2.5~2.6%)을 밑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물가안정목표(2.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변수는 국내외 불확실성이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대외 하방 위험이 재차 부각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민간 부문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해 재정정책은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 실장은 “한국은행이 향후 6개월 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만한 여력이 있다”면서 “저금리로 인한 자본 유출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KDI는 “중기적으로는 재정수지 적자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국민 부담률 상승을 통한 총수입 확대가 필요하다”며 증세 논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KDI “올해 성장률 2.0%”…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KDI “올해 성장률 2.0%”…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2.0%와 2.3%로 13일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0.4% 포인트, 0.2% 포인트 낮춘 것이다. 올해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투자 부진이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 성장세가 낮아졌다”면서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지난 2∼3분기에 크게 부각되면서 성장세가 많이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특히 우리 경제가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제 관련 심리지수가 미약하게나마 개선되고 있어 경기 부진이 현 시점에서 더 심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대외 여건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 저점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설비 투자는 올해 7.0%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8.0%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내년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 감소세를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한 토목 부문이 상쇄하면서 3.1% 감소해 올해(-4.1%)보다 감소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1.9%)보다 소폭 높은 2.1%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의 투자수요 확대로 상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수출액은 9.6% 감소하겠지만 내년은 4.0%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올해(575억 달러 흑자)와 비슷한 589억 달러 내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도 올해(0.4%)와 비슷한 0.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취업자 수는 점진적 경기 개선과 정부 일자리 정책이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하는 가운데 올해(20만명대 후반)보다 소폭 축소된 20만명대 초반의 증가폭을 유지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실업률은 내년에 3.5%로 올해(3.8%)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KDI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하방 위험이 재차 부각될 경우 우리 경제의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적으로는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내수 개선을 제약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또 내년에 대외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소폭 확대될 수 있지만, 민간부문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돼 재정정책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더욱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특히 민간부문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큰 폭으로 낮아진 점에 주목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급격한 기술발전이 성장잠재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민간의 인적·물적 자원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원활히 재배치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경제 체질을 더욱 유연한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예상대로 가더라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이라며 “거시정책에서 통화정책 더욱 완화, 재정정책 확장이라는 폴리시믹스(정책 조합)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기준금리를 한 번쯤은 더 내릴 수 있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리커창이 황급히 ‘햄버거 가게’를 찾은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리커창이 황급히 ‘햄버거 가게’를 찾은 까닭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충격파로 중국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사료공장이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등 돼지 관련산업의 붕괴는 차치하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의 급속한 둔화를 막는데 필요한 금리인하 카드마저 꺼내들기 어렵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6.0% 증가에 그치는 등 중국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마당에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인하 카드를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ASF 때문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영국의 경제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댄 왕 애널리스트는 미 경제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통화정책과 관련해 “중국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아니라 돼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지난해 8월 ASF가 발생함에 따라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9월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69.3%나 치솟았다. 이런 까닭에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년 만에 가장 큰 폭이자 중국 정부의 물가 억제선인 3%까지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중국의 9월 CPI 3% 가운데 절반 이상(1.65%포인트)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10월에는 중국 CPI가 3.5%, 연말에는 4%까지 높일 것이라고 중국 투자은행인 국제금융공사(CICC)는 지난 23일 전망했다. 훙량 CICC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동결은 중립적인 통화정책 입장을 반영한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중국의 통화정책에 제약요인이 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PR는 시중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지칭하는데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중국은 최근 이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당초 중국 정부가 올해 경기 둔화에 대응해 지급준비율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온 만큼 LPR의 인하를 예상한 바 있다. 돼지고기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물가상승률이 낮아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비관론이 나올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성장률 둔화보다 오히려 돼지고기 가격급등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으로서는 홍콩시위나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은 간접적이지만 돼지고기값 폭등은 직접적으로 층격을 받는 만큼 돼지고기 가격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3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경고음이 울렸지만, 중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충격은 ASF 쪽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얘기다. 오죽하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4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중국식 햄버거로 불리는 러우자모(肉夾饃) 가게에 들러 돼지고기 가격 동향을 물어봤을까.이런 만큼 중국의 ASF 확산은 중국식 체제의 약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꼬집었다. 권위주의적 중앙정부에 약점을 알리기를 꺼리는 보고체계와 중앙과 지방정부 간의 재정격차가 맞물리면서 ASF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현금이 부족한 지방정부가 ASF 피해 농가를 적극 지원하라는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를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양돈 농가가 마구잡이로 돼지를 도살하거나 감염된 돼지를 전국으로 판매하면서 ASF의 확산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먹고, 돼지를 가장 많이 기르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돼지고기 파동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ASF가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에서 돼지 사육 두수가 반토막 난 것이다.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돼지를 생산할 모돈(母豚)이 대거 살처분 되는 바람에 어미돼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나 급감한 2165만두에 불과하다. 중국 내 돼지 사육 두수도 9월말 현재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1% 감소했다. ASF 확산으로 중국에서 1억 5000만~2억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을 것이라고 서방은 추산했다. 전 세계 돼지 중 4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이 때문에 올해 1~9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6% 늘어난 모두 130만t에 이른다. 돼지 사육두수 급감은 ‘사료 수요 급감→사료 곡물 가격 급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 사육두수 급감에 돼지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연간 옥수수 생산량 중 3분의 1이 돼지사료로 쓰인다. 중국 다롄(大連)상품거래소(DCE)에서 옥수수 선물 1개월물은 5월 이후 가격이 10% 하락해 t당 1859 위안(약 31만원)을 기록했다고 FT가 전했다. 상품 컨설팅업체 섭라인차이나인포메이션(SCI)의 저우준 애널리스트는 “돼지사료 수요가 앞으로 몇달 혹은 몇년 동안 계속 미약할 수 있다”며 ASF로 올해에만 중국의 옥수수 수요가 4000만t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옥수수 거래업체 류지아퉁펑은 올해 ASF가 양돈농가가 집중돼 있는 랴오닝(遼寧)성을 강타하면서 옥수수 수요가 반감했다고 전했다. 류한룽 류지아퉁펑 이사는 “ASF가 우리 사업에 예상보다 훨씬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돼지사료 공장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장시(江西)성 소재 순싱사료의 레이 커진 이사는 ASF 발병 전 1만 3000t이던 돼지사료 월간 판매량이 2000t까지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통계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돼지가 90% 사라진 마당에 어떻게 우리가 사료 생산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하지만 옥수수 거래업체들은 가금류 사육농가에 희망을 걸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체재로 닭고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닭 사료로도 쓰인다. 순싱사료는 올 상반기 가금류 사료 생산이 닭 사료 증가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돼지사료 감소량을 상쇄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SF가 돼지사육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충격을 던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중국 정부는 ‘발등의 불’인 ASF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돼지고기 파동이 홍콩 문제와 무역전쟁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고 후춘화(胡春華) 농업담당 부총리에게 돼지고기 가격 안정책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돼지고기 파동의 ‘컨트롤 타워’를 맡고 있는 후 부주석은 각종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돼지사육 농가를 직접 방문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최근 러시아 북부 접경지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남서부의 쓰촨(四川)성에 이르는 양돈농가와 도축장을 시찰하면서 돼지고기 공급을 늘리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자체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돼지고기는 중국 인민의 주식이기 때문에 돼지고기 부족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닌 정치문제”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돼지고기의 공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그렇지만 돼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부 부처들도 돼지고기 파동을 잠재우기 위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리간제(李干杰) 생태환경부장은 “돼지고기 공급을 늘리는 것은 중대한 정치적 임무”라며 돼지고기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생태환경부는 돼지 사육 금지 지역을 대폭 없애는 등 돼지고기 생산 증대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교통부와 은행보험감독위원회도 뛰고 있다. 교통부는 돼지 운반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은감위도 돼지 사육농가에 대한 대출을 거부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양돈 시설을 확충하려는 돼지 사육농가에 최대 500만 위안(약 8억 3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일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라”

    “일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라”

    경기 고양시의회가 일산 및 구도심에 대한 부동산 규제의 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양시의회는 제23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운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양시 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19일 밝혔다.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고양시 전역은 2016년 11월과 이듬해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 됐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이거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지역의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지정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권을 전매할 때 양도소득세율이 50% 일률 적용되며,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이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으로 강화된다. 또 2주택 이상은 신규 주택 담보대출이 금지되는 등의 각종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삼송·지축·원흥·향동지구 등 서울과 가까운 덕양구 지역과 달리 기존 구도심 및 1기 신도시인 일산의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라,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5월 덕양구에 3기 창릉신도시 건설이 발표되면서 일산지역은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전세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반감이 급상승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지역은 최근 3개월간 경기도 소비자 물가상승률 대비 주택 가격 상승률이 1.3배를 초과하지 않았으며, 월평균 청약 경쟁률과 분양권 전매 거래량도 법적 기준 이하이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할 수 있는 법적 조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재준 시장은 이같은 고양시의회 입장을 담아 국토교통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정부 7개월째 “경기 부진”…수출투자 및 美中불확실성 탓

    정부 7개월째 “경기 부진”…수출투자 및 美中불확실성 탓

    역대 최장 ‘부진’ 평가...생산 증가세는 유지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며 7개월 연속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주 원인이며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 배경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지난 4월호부터 7개월 연속 사용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후 가장 긴 것으로 월별로 차이는 있다. 4~5월까지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을, 6~10월에는 수출, 투자로 한정했다. 기재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가 이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 갈등의 경우 1단계 합의가 있었지만 향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산업활동별 지표별로 광공업 생산은 한 달전보다 1.4%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이 1.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1.9%)와 건설투자(0.3%), 소매 판매(3.9%) 모두 증가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1.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재부는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0.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세,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 9월 국제유가는 사우디 석유 시설 피습 등으로 급등했지만, 관련 시설 조기 복구와 세계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반락했다. 9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7.4% 늘어났다.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감소하다 증가로 전환했다. 온라인 매출액(4.3%), 카드 국내승인액(6.4%)도 1년 전보다 증가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도 24.9% 늘었다. 다만 백화점 매출액(-5.1%)과 할인점 매출액(-7.7%)은 감소했다. 고용은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되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9월 취업자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대비 34만 8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p)하락한 3.1%다.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9월 중순 이후 하락했으며, 환률은 9월 들어 하락(원화 강세)하다 중순 이후 상승(원화 약세)했다. 주택시장은 9월 중 매매가격(0.01%)은 상승했지만 전세가격(-0.03%)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정 집행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중 ‘스몰딜’로 세계경제 안도...최종 합의는 ‘산 넘어 산’

    미중 ‘스몰딜’로 세계경제 안도...최종 합의는 ‘산 넘어 산’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7월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15개월 만에 제한적이나마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1단계 합의’에 성공했다. 전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그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완전한 합의) 아니면 노딜”이라며 중국을 밀어붙였다. 중국도 “미국의 패권에 굴복한다면 역사적 실수를 범하게 된다”며 강하게 버텼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며 재선이 불투명해지자 미국은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다. 중국 역시 경기 침체와 홍콩·대만 독립, 물가폭등 문제 등이 동시에 쏟아져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합의는 양측 간 절박한 이해관계가 절묘히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일단 긍정적 협상 결과가 도출됐지만 향후 난관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AP통신은 “두 나라는 ‘중국이 자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외국 기업에 대해 거래 기밀을 넘겨주도록 강요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포함해 더 어려운 문제들은 차후 협상 때까지 남겨놨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합의는 양국 경제에 타격을 준 무역전쟁에서 가장 큰 돌파구였다”면서도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논쟁거리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요 목표인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자국 산업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만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이슈도 이번 협정이 아닌 별도의 절차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를 마무리짓는 동시에 2단계 합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2단계에서 모든 합의가 끝날 수도 있고 3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완전한 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럼에도 무역협상을 단계별로 쪼개서 진행하기로 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너무도 큰 합의여서 섹션별로, 단계별로 하는 게 더 낫다”고 답했다. 현재 트럼프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잇딴 악재가 쏟아져 재선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유권자에게 조금씩이라도 성과를 보여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자 ‘빅딜’ 카드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에게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농산물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며 “농부들은 땅과 트랙터를 사서 중국 특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주장해 온 포괄적 합의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의 ‘해외 기술 빼앗기’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 역시 해결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비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내용이라고 밝힌 미국산 농산물 구매나 위안화 평가절하 자제 등은 이미 중국이 미국에 약속한 것들”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서명 직전까지 갔던 합의안과 이번 합의안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더 크다”고 답했다. 하지만 류허 중국 부총리는 “협력”이라고만 답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번 합의 최종 조율 과정에서 양측 간 이견이 드러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많았지만 협상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면서도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실질적 합의를 거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과거에도 협상이 진전될 때마다 양측 모두 ‘자국이 손해 봤다’는 주장이 나와 다시 충돌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자신들이 손해라는 주장은 유치한 것으로 중국이든 미국이든 이런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최종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포퓰리즘에 등 돌린 민심… 유럽의 극우당, 전성기는 끝났다

    지난주 그리스 북부의 번화가 메소지온 거리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 일꾼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건물에서 가져갈 수 있는 걸 전부 들고 나와 차에 실었다. 뜯어내다 만 간판엔 ‘황금’(Golden)이라는 글자가 사라지고 ‘새벽’(Dawn)만 남았다. 건물은 최근 몇 년 동안 그리스를 넘어 유럽을 강타했던 신나치 정당 황금새벽당을 상징해 왔다. 하지만 이제 너덜너덜한 깃발과 부서진 간판이 이 극우 정당의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2010년 아테네 시의회 입성, 2012년 국회 진출, 2015년엔 7% 득표율로 제3당까지 올랐던 이 정당은 지난 7월 2.93%를 득표해 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국가 지원금을 받지 못해 건물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가디언, 폴리티코 등 외신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잇달아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고통받던 서민들이 전통적 정당·의회 정치와 유럽연합(EU)에 반감을 가지면서 국수주의, 민족주의, 반세계주의 등을 내세운 극우 정당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극우 정치세력은 소득 불평등과 실업, 이민자 증가와 저숙련 일자리 부족 현상으로 불안에 빠진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줬다.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를 증폭시켜 이들의 효과적인 선거운동 도구가 됐다. 2010년 초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극우 정치세력은 최근 수년 새 급격하게 성장해 2017년 전후로 유럽 대부분 국가 의회에서 의석을 얻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전체의 4분의1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했다. 이들은 지금도 범유럽 정치세력으로 조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 결과는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예시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2015년 서유럽을 관통한 난민 이슈를 타고 인기를 거둔 자유당은 2017년 총선에서 보수 국민당과 연정을 이뤄 부총리, 국회부의장 등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점유율이 약 10% 포인트 떨어지며 무너졌다. 당 대표이자 부총리였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는 자신이 일으킨 부패 스캔들 탓에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참패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는 극우 동맹당을 이끌며 지난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 내무장관과 부총리에 올랐다. 최근까지 인도주의 단체의 난민 구조선을 자국 항구에서 몰아내며 반이민 정책을 강행해 왔다. 그는 EU 회원국 내 다른 극우 정당들과 연합해 유로화에 반대하는 범유럽 연합체 조직을 추진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조기 총선을 통해 총리가 될 생각으로 이탈리아 연정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오성운동은 그가 주장한 조기 총선을 거부하고 중도좌파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당연히 살비니와 동맹당 인사들은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정부에서 물러났다.2012년 프랑스 대선에서 약 18%의 지지율로 파란을 일으킨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결국 당을 주류 정치권으로 끌어올린 뒤 2017년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약 34%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올 초 노란조끼 운동의 격렬한 시위에 힘입어 마크롱 대통령을 흔들었음에도 그의 지지율을 빼앗아 오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 뒤 ‘국민연합’으로 당명을 바꾼 국민전선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정당 중 1위를 차지해 승리한 듯 보이지만 2014년 선거보다 훨씬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게 가디언의 분석이다. 스페인에서 지난 4월 무려 24개 의석을 확보하며 처음 국회에 입성한 극우 복스당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성폭력 관련 법률들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2017년 10월 분리독립이 무산된 카탈루냐 지역에 대해 자치권 회수를 주장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거기까지였다. 사회당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정부 구성에 실패했음에도 인기를 잃지 않고 있으며, 복스당은 여론조사에서 계속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영국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을 격파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의제를 선점했으면서도 지난 6월 자국 보궐선거에서는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추진에 성공, 보수당의 잔류파를 쳐내고 진정한 브렉시트당을 만들길 기대했지만 이 계획도 실행이 어려워졌다. 최근 독일 지방선거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브란덴부르크주와 작센주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폴리티코는 독일 주류 정당들이 지방의회나 국회 어디에서도 AfD에 권력을 주지 않기로 결심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AfD는 11% 정도 득표하며 2017년 총선 득표율(12.6%)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폴란드와 헝가리에선 아직 극우 포퓰리즘이 번창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폴란드를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인종주의적 포퓰리즘과 가톨릭 국가주의, 사회보수주의에도 불구하고 다음 총선에서 과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체코에선 극우 성향의 총리가 공산주의 몰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에 직면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선 진보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럽 유권자들은 극우 포퓰리즘 정책이 빈곤과 사회 불평등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걸 확인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무서운 상승세가 꺾이게 된 공통의 이유다. 시민들은 달콤하게 들렸던 말들이 가짜뉴스였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반자유주의적이고 극단주의로 흐르기 쉬운 정책과 언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이런 인식 전환의 이유는 각 나라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프랑스의 경우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안정돼 여권이 견고한 지지를 받아서다. 오스트리아에선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스에선 황금새벽당 당원 69명이 살인 사건 등 폭력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극단적인 이유도 있지만, 포퓰리즘 정권의 긴축정책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극우 세력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었던 이민자·난민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우선 의제에서 밀려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유럽을 강타한 이상고온현상과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호소 등으로 유럽의 의제가 기후변화 쪽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기존 정치세력은 극우 포퓰리즘을 견제하기보다 녹색 이슈를 선점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극우주의가 다시 팽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불평등, 긴축과 난민에 관한 두려움, 세계화·자동화에 따른 실업 등 포퓰리즘이 들어섰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그대로 남아 분노의 정치에 싹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세력은 주류 정치 무대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더이상 의제를 정하기 위해 권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난민·이민과 같이 언제든 뜨거워질 수 있는 문제에 관해선 이미 의제가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난민과 유로존 내 이민자들을 잘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하던 유럽은 이제 타당한 난민 신청도 허가되기 어려운 진입장벽과 ‘유럽요새’를 강화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흐름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제가 살던 하숙집은 가벽으로 공간을 쪼개 방을 나눠 놓은 곳이었어요. 에어컨은 복도에 딱 한 개라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고, 겨울에는 실내에서 털옷을 껴입어도 이가 덜덜 떨렸어요.”서울에서 10년째 자취 중인 김모(28)씨에게 집은 ‘그냥 잠만 자는 곳’이다. 대학 입학 이후 기숙사, 원룸, 하숙집을 전전한 김씨는 “그동안 ‘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락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며 “비싼 방값에 비해 주거환경의 질은 턱없이 낮았다. 집이라는 단어는 답답함과 짜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열악한 환경에 몰려 주거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등 16개 학생회·학생단체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자취생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유엔은 1986년 모든 시민에게는 안전한 곳에서 안락하게 생활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세계 주거의 날로 정했다.●서울 거주 청년 3명 중 1명은 ‘주거 빈곤’ 청년층 주거 빈곤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인 주거빈곤율은 청년층에서만 ‘역주행’ 중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이슈보고서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에 따르면 서울의 만 20~34세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빈곤 가구 비율이 20.3%, 15.6%, 12.0%로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서울 1인 청년 가구 빈곤 비율이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것은 (반)지하, 옥탑, 고시원 등 최저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 사는 비율이 청년층에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가 발표한 2018 청년 가구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10명 중 1명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비율도 2.4%였다.‘자취생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대학생 천기주(20)씨는 자신을 ‘하우스 푸어’라고 소개했다. 천씨는 “지난해 기숙사에 살 때만 해도 좁은 곳에서 여럿이 사는 게 싫어 자취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런데 기숙사 선정에서 탈락해 하는 수 없이 자취를 시작하니 그 생각이 다 깨졌다”고 말했다. 그는 “개강 직전 남은 방은 창문이 없는 9.9㎡(약 3평)짜리 고시원뿐이었고, 폐쇄회로(CC)TV도 없어 불안했다”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집을 찾아 헤매다 결국 학교에서 버스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수도세와 관리비 10여만원은 별도다. 매달 집이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대가로만 한 학기 기숙사비(70만원)와 비슷한 수준의 돈을 내야 한다. 대학생 김혜린(25)씨는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자립하고 싶다는 마음에 몇 년 전 친구와 같이 자취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처음 집을 구할 때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것보다 심한 곳이 많아 충격이 컸다”며 “보증금 300만원, 월세 33만원을 주고 겨우 계약한 집은 도넛 등 과자를 상온에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개미 떼가 모여들고, 해가 들지 않아 식물이 말라 죽는 곳이었다. 그곳은 아무리 꾸며도 결코 ‘안식처’가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이들처럼 그나마 ‘창문 있는 방’에서 살기 위해선 월세 푸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국토부의 2018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자가점유율(자기 소유의 주택에 자기가 사는 비율)은 18.9%로, 취약층 외 일반 가구(57.7%)는 물론 신혼부부(48%)에 비해서도 훨씬 낮았다. 대신 월세 거주 비율은 51.7%에 달했다.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이 지난 5월 서울지역 대학 자취생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월평균 생활비의 52.7%에 달하는 49만원을 주거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명 중 1명은 최저 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대학생 주솔현(24)씨는 “창문이 A4용지 크기 정도밖에 안 되는 12㎡(약 3.5평)짜리 원룸에서 산 1년은 제일 병원에 많이 갔던 기간”이라며 “환기가 거의 되지 않아 요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매끼를 사 먹었는데 가격이 싼 패스트푸드나 라면을 자주 먹다가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동산 관계자가 ‘학생들은 좁은 데서도 잘산다’고 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교육에서 의식주가 인간의 필수조건이라고 가르쳤으면 우리 같은 자취생이 고시원과 반지하에서 겨우 연명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청년 하우스 푸어 막으려면 적극적 정책 필요” 청년층의 주거 빈곤이 계속되는 건 주거 안정을 통해 안정적 생활을 이어 가는 이른바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소득 대부분을 비싼 월세로 지출하는 탓에 미래에 대한 대비도, 주거환경 개선도 불가능하다. 인천에서 2년째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한모(22)씨에게 ‘개강’은 한 학기의 시작이자 아르바이트가 또다시 시작되는 시기다. 한씨는 “종일 학교 주위 원룸을 보러 다니다 겨우 계약한 방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38만원짜리인 지금의 집”이라며 “월세가 생활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 때문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저축이나 취미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생 조모(28)씨는 “좁은 공간이지만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부모님에게 죄송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입학 때부터 매달 월세 50만원을 부모님에게 받고 있다는 조씨는 “지금까지 주거비만 어림잡아 3000만~4000만원 정도 들었다”고 전했다.청년의 주거환경은 수십년째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맞춤형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다. 정부의 사회 초년생, 청년, 신혼부부 주거 정책에 대해 당사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하는 행복주택의 계약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평균 67%에 그쳤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등의 계약률은 90% 이상이었지만 다른 지역은 20~40%에 불과했다”며 “행복주택이 청년이 거주하기엔 너무 외곽에 있거나 청년 인구 비율이 적은 지방에 지어지는 등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세 보증금을 지원하는 청년 전세 임대주택 역시 한계가 크다. 지원 자격이 까다롭고, 치열한 경쟁 끝에 ‘당첨’된다 해도 지원 금액이 제한적이라 현실 물가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청년 전세자금 대출로 집을 구한 직장인 차모(25)씨는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대출금을 끌어모아 1억원을 만들어도 16.5㎡(약 5평) 정도의 작은 공간만 구할 수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조금 더 넓은 곳으로 가는 대신 교통 인프라를 포기했다”며 “LH 전세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매물도 많아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차씨는 “기껏 당첨돼도 집 같은 집을 구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자 그 뒤로는 ‘어차피 아등바등 돈 벌어도 집은 절대 못 산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돈을 저금하는 대신 ‘욜로’(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방식)하며 살고 싶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근형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거비가 월 소득의 20%를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수도권 지역 자취생 대부분은 소득의 절반을 주거비로 쓰는 게 현실”이라면서 “청년 대상 주거지는 임대료를 월 15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최저 주거기준 이하인 주택은 개선 권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국장은 “행복주택 등 상당수 정책은 중산층 이상이 접근 가능한 정책”이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전·월세 인상률 상한을 도입하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처럼 민간 자본을 이용해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제안도 있다. 영국이 2011년부터 도입한 ‘부담 가능한 주택 프로그램’(Affordable Homes Programme·AHP)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다. 서울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영국은 임대료가 낮은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2020년까지 공공이 민간 공급 주체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가가 재정 부담을 안고 모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민간에 보조금을 줘 새로운 주택 건설을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 역시 1986년부터 저소득층 주택을 짓는 민간 개발자에게 10년간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中경제 덮치는 ‘D 공포’

    中경제 덮치는 ‘D 공포’

    중국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의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의 둔화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디플레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2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PPI는 0.8%로 하락했다. 시장이 예상한 하락 폭(0.9%)보다는 작지만 7월 하락 폭(0.3%)을 크게 웃돈다. 두 달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8월 하락폭은 전달보다 더 커졌다는 점에서 위기의 신호로 읽힌다. 장닝(張寧) UBS 이코노미스트는 “PPI 디플레와 비식품물가 완화는 모두 성장률 모멘텀이 둔화하고 내수가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PI 부진 이어지면 기업들 디폴트 위협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7월에는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 국면에 빠졌던 상황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PI가 마이너스로 들어서면 통상 디플레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PPI 부진이 이어질 경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디폴트(채무불이행)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소비자의 지갑도 얇아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의 월별 지표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적극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9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0%에서 5.7%로 0.3% 포인트 끌어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통계를 못 믿겠다며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3%대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상존한다. 중국 중산층은 벌써부터 ‘경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중산층 사이에서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국 중산층이 좋은 직장과 풍부한 사업 기회, 지속적인 자산가치와 소득 상승, 비교적 용이했던 해외 여행 및 해외 자산 이전 등의 환경이 끝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둥성 선전의 회사원 잭 룽은 “지난해 경기가 안 좋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증거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 위안화 가치 하락 등으로 중국이 어렵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하락 위험에 해외자산 투자 움직임 이에 따라 일부 부자들은 해외로의 자산 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전의 한 민영은행 금융 컨설턴트 애니 천은 “부유한 고객들 모두 중국의 정치·경제적 변화에 대해 걱정한다”며 해외 투자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자산이 없는 부자들은 부를 해외로 옮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외 자산 투자에 신중하던 고객 중 일부가 최근 몇 주 새 생각을 바꿨다”면서 “해외 부동산 거래·보유에 대한 위험이 장래의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보다 낮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2조 1500억 위안(약 3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상당의 감세 정책 등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도 힘에 부치자 이달 들어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9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는 한편 금리 인하까지 추가로 단행할 태세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부채 리스크 관리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는데 중국이 이런 기조와 반대로 지준율과 금리 인하 카드를 동시에 써 돈줄 풀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 와중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중국 전역 확산에 따른 ‘국민 고기’인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80.9%나 치솟았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 만에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 중 95%를 국내에서 조달한다. 과일값도 전년 동기 대비 24% 뛰었다. 중국 정부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10일 돼지고기 사육 농가와 돼지고기 구매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물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는 한 사람이 일정량 이상의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제한하는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각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에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각 정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생태환경부는 각 지방정부에 환경보호를 위해 수년간 실시해 왔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의 철회를 지시했다. 교통부는 돼지고기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고, 은행감독위원회는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을 무조건 허용하라고 은행에 지시했다.●건국일 앞두고 돼지 열병에 민심 이탈 우려 돼지고기 파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중국 전역의 양돈 농장 등을 돌며 돼지고기 증산과 가격 안정을 독촉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 부총리는 “돼지고기의 공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면 샤오캉(小康·중진국) 사회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민심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후 부총리가 맡은 이 임무가 류허(劉鶴) 부총리가 맡은 무역전쟁이나 한정(韓正) 부총리가 맡은 홍콩 시위보다 더 막중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지난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중 무역전쟁도, 홍콩 시위도 아닌 바로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 검색 건수는 무역전쟁 검색 건수보다 무려 69배나 많았다. khkim@seoul.co.kr
  •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 6개월 째 ‘경기 부진’…“수출 투자 부진 지속되지만 디플레 우려는 과해”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에 관해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부진 진단은 6개월 째 계속됐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지난 4월호부터 6개월 연속 사용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후 가장 긴 사용이다. 다만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수출지표가 부진 판단의 대상이었다면, 6∼9월에는 ‘수출, 투자’로 범위가 축소됐다. 7월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 등의 호조로 전월 대비 2.6% 늘어 6월(0.1%)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면서 1.0% 늘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1.2%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1% 늘었다. 다만 소매판매는 0.9%, 건설투자는 2.3% 각각 감소했다. 8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8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보합을 나타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 측면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가 나타났지만, 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며 “다만 일본의 사례를 보며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서는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해 도매가가 급등했지만 소매가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홍 과장은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낮춘 데 대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갈등 등으로 본격적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OECD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고, 한국이라고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하향 폭은 주요 20개국(G20) 평균 수준이고, 2.1%는 G20 중 다섯번째로 높은 성장률 전망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디플레 공포’가 밀려오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디플레 공포’가 밀려오는 중국

    중국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의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의 둔화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디플레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하락했다. 시장이 예상한 하락 폭(0.9%)보다는 작지만 7월 하락 폭(0.3%)을 크게 웃돈다. 두달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8월 하락폭은 전달보다 더 커졌다는 점에서 위기의 신호로 읽힌다. 장닝(張寧) UBS 이코노미스트는 “PPI 디플레와 비식품물가 완화는 모두 성장률 모멘텀이 둔화하고 내수가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7월에는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 국면에 빠졌던 상황에 다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PI가 마이너스로 들어서면 통상 디플레의 전조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PPI 부진이 이어질 경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디폴트(채무불이행)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소비자의 지갑도 얇아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5로 집계됐다. 기준선인 50을 밑돌 경우 경기위축을 뜻한다. 중국 경제의 월별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2%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올해 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적극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9일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0%에서 5.7%로 0.3%포인트 끌어내렸다. 일각에서는 중국 통계를 못 믿겠다며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3%대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상존한다.중국 중산층들은 벌써부터 ‘경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 사이에서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와 경기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전했다. 중국 중산층이 좋은 직장과 풍부한 사업 기회, 지속적인 자산가치와 소득 상승, 비교적 용이했던 해외여행 및 해외 자산 이전 등의 환경이 끝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거주하는 대학강사 엠마 장은 “차가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전조등을 켤 수 없음을 알게 된 것 같은 상황”이라며 “앞길은 어두운 미스터리고 정치,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긴장돼 있다”고 털어놨다. 광둥성 선전의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잭 룽은 “지난해 경기가 안 좋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증거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 위안화 가치하락 등으로 중국이 어렵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만큼 일부 부자들을 중심으로 해외로의 자산이동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선전의 한 민영은행 금융 컨설턴트 애니 첸은 “부유한 고객들 모두 중국의 정치, 경제적 변화에 대해 걱정한다”며 해외 투자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자산이 없는 부자들은 부를 해외로 옮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외자산 투자에 신중하던 고객 중 일부가 최근 몇 주 새 생각을 바꿨다”면서 “해외 부동산 거래와 보유에 대한 위험이 장래의 위안화 가치 하락 위험보다 낮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2조 1500억 위안(약 3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상당의 감세 정책 등 연초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대처가 되지 않자 중국은 이달들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9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는 한편 금리 인하까지 추가로 단행할 태세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부채 리스크 관리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는데 중국이 이런 기조와 반대로 지준율과 금리 인하 카드를 동시에 써 돈줄 풀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국민 육류’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며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8월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한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폭등했다. 지난 7월 상승률 27%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만에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중 95%를 국내에서 조달한다. 과일 값도 전년 동기 대비 24% 뛰었다. 중국 정부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10일 돼지고기 사육 농가와 돼지고기 구매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물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는 한 사람이 일정량 이상의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제한하는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데 이어 각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에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각 정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생태환경부는 각 지방정부에 환경보호를 위해 수년간 실시해왔던 양돈 농장 폐쇄 정책의 철회를 지시했다. 교통부는 돼지고기 운송 트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고, 은행감독위원회는 돼지 농장에 대한 대출을 무조건 허용하라고 은행에 지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양돈 농장이 확장이나 시설 개선에 나설 경우 최대 5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쑤(江蘇)성은 2022년까지 돼지고기 생산량을 600만t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고 양돈 중심지인 산둥(山東)성은 중국 전역에 돼지를 최대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돼지고기 파동 정부 차원의 대응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중국 전역의 양돈 농장 등을 돌며 돼지고기 증산과 가격 안정을 독촉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 부총리는 “돼지고기의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다면 샤오캉(小康·중진국) 사회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1일 건국 70주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민심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후 부총리가 맡은 이 임무가 무역전쟁을 맡은 류허(劉鶴) 부총리, 홍콩 시위를 맡은 한정(韓正) 부총리보다 더 막중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지난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중 무역전쟁도, 홍콩 시위도 아닌 바로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 검색 건수는 무역전쟁 검색 건수보다 무려 69배나 많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부 ‘한국경제 5개월 연속 부진’ 진단… “日 조치로 불확실성도 증대”

    정부 ‘한국경제 5개월 연속 부진’ 진단… “日 조치로 불확실성도 증대”

    정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5개월 연속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수출과 투자가 나란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올해 2분기 경제 상황에 대해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일본 정부 수출규제 조치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주요 지표를 보면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건설투자가 감소했다. 6월 기준 광공업 생산은 5월보다 0.2% 증가 전환했지만, 서비스업이 1.0% 감소로 전환하면서 6월 전체 산업생산은 0.7% 감소했다. 지출에서는 소매판매가 6월에 전달보다 1.6% 감소했고, 건설투자 역시 0.4% 감소세를 보였다. 7월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0% 줄면서 2018년 12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6월 경기동행지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내렸다. 7월 취업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29만 9000명 증가했지만 실업률도 3.9%로 0.2%포인트 올랐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안정세 유지 등에 힘입어 1년 전에 비해 0.6% 상승에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집행을 가속화하고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투자·수출·소비 활성화 등 경제활력 향상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미중 싸움에 한국 수출 감소, 금융위기 때처럼 심각할 수도”

    “미중 싸움에 한국 수출 감소, 금융위기 때처럼 심각할 수도”

    미중 성장률이 각각 1%P씩 하락하면 한국 수출 2.4%P, 1.7%P씩 줄어 들어 日규제까지 겹쳐 대외 불확실성 지속 한은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할 것”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1%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 증가율이 2.4% 포인트, 1.7% 포인트씩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우리나라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및 교역에 관한 불확실성을 키워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된 이후 6월 우리나라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3% 감소했다. 한은은 미국 GDP 성장률에 대한 불확실성이 0.1% 포인트 높아지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2.3% 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한은은 미국 성장률을 전망하는 25~30개 기관들마다 GDP 전망이 제각각 달라 표준편차가 커질 경우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 봤다. 불확실성이 높아져 교역심리가 위축되면 한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기관별 미국 GDP 성장률 전망 표준편차 평균값이 지난해와 비교해 0.1% 포인트 차이가 나면 우리나라 수출물량 증가율은 2.3% 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2000년 IT 버블이 꺼지면서 나스닥지수는 급락했고, 경제의 불확실성도 이때부터 커지면서 한국의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한국 수출 물량은 급감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의 경우 기관별 미국 GDP 성장률 전망에 대한 표준편차는 0.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같은 달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5.2% 급감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이 IT 부문으로 옮겨붙으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수출 물량 회복세가 늦어지고, 단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거시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우려도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한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의 상승 전환, 대출금리 하락 등 가계대출 증가 요인이 있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집값 불안과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지난달 택시료 15.5% 상승… 5년 7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전국 택시료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과 서울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택시요금이 줄줄이 인상된 탓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전국 택시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상승했다. 2013년 12월 15.9%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택시료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인천(21.0%)이었다. 인천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 3월 9일부터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 이어 서울(19.5%), 경기도(19.3%)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2월부터, 경기도는 5월부터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했다. 통계청은 지역별 기본요금, 실제 주행 거리만큼의 지역별 주행요금을 통해 월별 택시료를 산출한다. 따라서 택시 기본요금이 동일하게 올라도 지역별 물가상승률이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7월 택시료 15.5% 올라…5년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7월 택시료 15.5% 올라…5년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인천 21% 가장 많이 올라올들어 매월 상승부산만 유일하게 동결지난 7월 전국 택시료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택시요금이 줄줄이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전국 택시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2월 15.9%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전체 물가는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택시료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인천(21.0%)이었다. 인천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 3월 9일부터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서울(19.5%)이었다. 서울도 2월부터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세 번째는 경기도(19.3%)다. 경기도는 5월부터 역시 3000원에서 3800원으로 기본요금을 올렸다. 수도권 세 지역이 택시 기본요금을 동일한 수준으로 올렸음에도 상승률이 다른 것은 택시료를 기본요금만으로 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통계청은 지역별 기본요금, 실제 주행 거리 만큼의 지역별 주행요금을 통해 월별 택시료를 산출한다. 따라서 택시 기본요금이 동일하게 올라도 지역별 물가상승률이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조사 대상 전국 16개 시도 중 택시료 변동이 없는 곳은 부산이 유일했다. 부산은 2017년 9월 택시비를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린 뒤 동결하고 있다. 연초부터 전국적으로 택시비가 들썩이면서 전국 택시료 상승률은 1월 1.6%를 시작으로 2월 6.9%, 3월 8.6% 등으로 높아지다가, 5월 15.0%, 6월 15.2%, 7월 15.5% 등으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특히 7월 택시료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제주와 충남이 비교적 늦게 택시비 인상 행렬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제주와 충남 아산은 기본요금을 지난달 각각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노딜 브렉시트’로 가는 英… 경제 후퇴·영국연합 붕괴로 이어지나

    [글로벌 인사이트] ‘노딜 브렉시트’로 가는 英… 경제 후퇴·영국연합 붕괴로 이어지나

    “학교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식자재가 바닥 나 급식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영국 주간지 옵저버가 입수해 보도한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위험 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영국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예고한 대로 오는 10월 31일 ‘노딜(아무런 협의 없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일어날 사태를 대외비 문건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아침에 EU 회원국에서 들여오던 식자재에 관세가 부과돼 값이 20%까지 치솟을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가디언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 보고서에 대해 “‘노딜 브렉시트’가 야기할 혼란을 우려하는 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면서 “일반 대중에게 닥칠 위험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EU를 탈퇴하기로 정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이를 완수하지 못해 정치권의 분열만 키웠다. 테리사 메이 전임 총리는 지난해 11월 도출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브렉시트를 두 차례나 연기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결국 물러났다. ●EU 탈퇴 지지 진영서 좌장 역할… 정치 승부수 최근 보수당 대표 경선을 거쳐 새 총리가 된 존슨은 ‘정치적 야망’을 위해 브렉시트 지지를 선택한 인물이다.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둔 당시에도 EU 탈퇴와 잔류를 지지하는 칼럼을 각각 써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U 탈퇴 지지로 마음을 굳힌 그는 결국 브렉시트 지지 진영의 좌장 역할을 맡아 이끌었으며, 이번 당대표 경선 캠페인을 시작하면서도 “(브렉시트) 연기는 코빈(노동당 대표가 정권을 잡는 것)을 의미한다. 연기하면 우리 모두 죽게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완수에 정치적 사활을 내걸었다. 존슨이 총리직에 오름과 동시에 영국 안팎에서 ‘노딜 브렉시트’ 공포가 치솟은 것은 이 때문이다. 노딜 브렉시트는 쉽게 말해 ‘협의 없는 이혼’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관세 부과와 국경 검문은 부활하지만, 아무런 규정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이뤄져야 해 대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국 본토 서쪽에 있는 아일랜드섬 내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엄격한 통행·통관 절차)가 부활하면 1998년 가까스로 봉합된 유혈 충돌의 역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일랜드는 1949년 영연방에서 독립했다. 아일랜드계 구교도(가톨릭)보다 영국계 신교도가 많은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으로 남았는데, 영국이 소수 가톨릭계 주민에 대해 차별적 정책을 취하면서 신·구교도 간 갈등으로 반세기 가까이 피의 역사로 얼룩졌다. ●아일랜드·북아일랜드 ‘유럽의 화약고’ 될 우려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는 벨파스트 협정을 맺어 유혈 분쟁을 종식했다. 양국 간 자유로운 통행·통관을 보장하는 대신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포기하는 것이 이 협정의 핵심이다. 이로 인해 현재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지도상의 경계선만 있을 뿐 사실상 국경이 없어 인적·물적 이동에 아무런 제약 없다. 노딜 브렉시트로 갑작스럽게 다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선이 그어질 경우 아일랜드는 다시 ‘유럽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존슨 총리는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달 30일 아일랜드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어떤 경우에도 양국 국경에서 물리적인 검문·검색을 실시하지 않겠다면서도 “안전장치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메이 전 총리가 EU와 도출한 합의안에 담긴 ‘백스톱’(안전장치·영국의 EU 관세동맹 잔류) 조항이다. EU 탈퇴를 원하는 영국인, 특히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야당인 노동당은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에 안전장치 유지 기한이나 폐기 조건 등을 명시되지 않아 이 조항이 영국의 발목을 영원히 잡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미 ‘백스톱 폐기’를 선언해 왔으며 취임 후에도 이를 재확인했다. EU는 백스톱 조항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증폭됐다. 실제 존슨 내각은 노딜 사태를 대비해 대규모 예산 확보에 나섰다. 재정을 풀어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심산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신임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92일밖에 남지 않은 브렉시트를 앞두고 21억 파운드(약 3조 530억원) 규모의 예비 자금을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브렉시트를 위한 총예산은 63억 파운드로 늘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과 EU 경제에 모두 엄청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지난달 18일 펴낸 보고서에서 노딜 브렉시트를 할 경우 2020년 말까지 경제 규모는 기존보다 2% 축소되면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벨기에, 아일랜드 등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4%, 3.5%, 8%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노딜 브렉시트 이후 비상체제를 이끌어갈 ‘전시 내각’도 만들어졌다. 존슨 총리를 필두로 마이클 고브 영국 정부 국무조정실장, 자비드 재무장관,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 제프리 콕스 검찰총장 6명으로 꾸려졌다. EU와의 추가적 합의 없이 브렉시트를 맞게 될 경우를 전제로 한다.●파운드화 5월 이후 주요 통화 대비 6~9% 하락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은 지난 1일 올해와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5%, 1.7%에서 1.3%로 동일하게 하향 조정했다. 노딜 브렉시트 시에는 추가 성장률 하락, 물가 상승, 파운드화 가치 절하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운드화 가치는 이미 존슨 총리의 취임과 동시에 2017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달 29일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당 달러 환율은 1.22달러까지 밀렸다. BBC는 “다른 주요 통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지난 5월 이후 6~9% 하락했는데, 이는 1985년 플라자합의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나 관광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물가가 올라 외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제조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CNN도 “파운드 급락이 투자 감소와 자본 이탈로 이어지면 설령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을 구성하는 4개국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 메리 루 맥도널드 대표는 지난달 31일 북아일랜드를 방문한 존슨 총리에게 “영국과 EU 사이의 합의 없는 ‘하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북아일랜드가 영국연합(잉글랜드·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웨일스)에서 탈퇴하기 위한 국민투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코틀랜드는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강행 움직임에 반대하며 영국연합에서 분리독립하기 위한 작업에 재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존슨은 영국의 55대 총리가 아니라 잉글랜드의 ‘초대 총리’로 기억될 수도 있다”며 불안한 동거를 이어온 영국연합이 노딜 브렉시트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존슨 총리는 메이 전 총리를 반면교사 삼아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이 전 총리가 도출한 EU와의 합의안은 ‘하드 브렉시트’와 ‘소프트 브렉시트’ 지지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의회 승인을 얻는 데 끝내 실패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론조사 업체 콤레스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선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노딜 브렉시트 후 총선을 치르는 경우에만 보수당이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7월 1~20일 반도체 수출 30.2% 급감

    7월 1~20일 반도체 수출 30.2% 급감

    日규제 여파 본격화되면 더 악화 우려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이 30% 넘게 급감했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영향이 본격화되면 감소세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도 13%가량 감소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3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조업일수가 0.5일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17억 1000만 달러로 16.2%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7월 수출 역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30.2%나 급감했다. 서버와 모바일 등의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데다 단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D램 현물가격(4Gb)은 지난 2월 2.89달러에서 지난달 1.82달러로 4개월 만에 3분의1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월별 반도체 실적 역시 하락세를 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5.3%를 기록했다. 5월(-30.0%) 수치보다는 하락세가 누그러졌지만 관세청 통계로는 이달 들어 더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여파가 국내 재고분 보유 등으로 이번 수출 통계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일본이 수출을 막고 있는 불화수소 등에 대해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내부 비축분이 1~3개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계청과 관세청 수치는 집계 방법이 달라 미세한 차이를 나타내지만 방향성은 동일하다”면서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유제품(-15.6%)과 선박(-24.0%) 수출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승용차(19.5%), 무선통신기기(7.2%) 등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9.3% 줄어든 데 이어 ▲미국(-5.1%) ▲유럽연합(EU·-12.3%) ▲일본(-6.6% ) 등이 감소했다. 중국과 반도체에서 수출 악재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1~20일 수입은 28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0.3% 줄었다. 특히 일본 전체 수입액은 14.5% 줄었고, 세부적으로는 기계류(25.3%)와 정밀기기류(7.3%), 반도체(4.0%)의 감소폭이 컸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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