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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로봇이 건넨 가장 인간적인 작별

    차가운 로봇이 건넨 가장 인간적인 작별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가 시신 염하면서 인간의 죽음 사유천선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깨달아”… 장한새 “애도가 부재한 세상에 질문” 감정이 없는 로봇이 인간의 마지막을 지켜본다. 뼈의 굴곡을 보듬고 몸의 상처가 말하는 삶을 읽고 남겨진 이들의 표정을 관찰한다. 슬픔을 유도하는 말도, 눈물 흘리는 행동도 하지 않는 로봇에게서 삶에 대한 존중과 애도가 전해져 먹먹함이 번진다. 연극 ‘뼈의 기록’이 가진 역설이다. ●5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공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뼈의 기록’은 SF작가 천선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는 자신의 일터인 지하 영안실에서 고독사한 89세 박도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23세 무용수 레나, 하굣길 교통사고로 사망한 11세 서채호 등 다양한 인간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한 번도 영안실을 벗어나 본 적이 없으니 인간 사회를 경험해 본 적도 없다. 이들이 남긴 이름, 피부,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모두 다르고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뼈를 보며 이들의 삶을 추측할 뿐이다. 그러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인간의 온기를 전해준 유일한 친구, 장례식장 청소부 모미의 죽음까지 맞닥뜨리면서 로비스는 영안실을 떠나 우주로 나아가 보기로 결심한다. “인간은 언젠가 우주를 유영할 거야. 이 나비처럼”이라던 모미의 말대로. 단편소설을 90분 안팎의 2인극으로 확장하면서 원작에는 없는 장면을 앞뒤에 넣었다. 2085년 지구인을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는 마지막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이다. 천 작가의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무대화한 장한새 연출은 이에 대해 “로봇이 염을 하는 세상에서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면서 “여전히 인간은 죽음을 초월하고자 하고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이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천 작가는 “죽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죽음 이야기를 많이 쓰면서 나 자신이 죽음을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소설은 소중한 사람이 언젠가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별거 아니야,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말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박도해를 염하는 장면에 나오는 구리금파리 내용은 “꼭 넣었으면 했던 것”이라면서 “인간의 죽음이 또 다른 생명의 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나름의 경외감이었다”고 부연했다. ●강기둥·장석환·이현우 ‘로비스’ 역할 로비스는 강기둥·장석환·이현우가, 모미는 정운선·강해진이 연기한다. 배우들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강기둥의 로비스는 “제작진이 생각한 로비스의 기준이 레벨 1이라면 그는 레벨 3 정도”(장 연출)라고 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장석환이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한다면 이현우는 쓸쓸함을 높인다. 이들이 절제된 움직임과 무뚝뚝한 말로 만든 감각의 여백엔 관객들이 저마다의 상상과 감정을 채워 넣게 된다. 차가운 금속 몸으로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네는 로비스의 여정은 오는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
  • 강남도 하락 전환… 서울 집값 주춤한 새 상반기 착공 속도 낸다

    강남도 하락 전환… 서울 집값 주춤한 새 상반기 착공 속도 낸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투기 규제 움직임 속에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두 달 연속 축소됐다. 서울의 주택 매매심리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정부는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에 ‘가속 페달’을 밟겠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3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월 대비 0.39%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2월(0.66%) 전월 대비 0.25% 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0.27% 포인트 더 낮아졌다. 강남 3구 주택 모두 약세로 전환됐다. 강남구(-0.39%)가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송파구(-0.09%)가 잠실·방이동 위주로 하락했다. 서초구(-0.05%)도 가격이 내렸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제도 종료를 앞두고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늘어나고, 일부 하락 거래가 체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광진구(0.91%), 중구(0.83%), 성북구(0.81%), 영등포구(0.76%), 서대문구(0.74%), 강서구(0.70%), 종로구(0.69%), 구로구(0.67%)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경기(0.26%)는 상승폭이 전월 대비 0.10% 포인트 축소됐다. 다만 안양시 동안구(1.54%), 용인시 수지구(1.38%), 구리시(1.18%) 등은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 상승폭은 줄고 경기·인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은 매매심리지수로 확인됐다. 국토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3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8로 전월 대비 3.5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1월 138.2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은 강세를 나타냈다. 경기는 114.8로 전월 대비 2.2 포인트 올랐다. 인천은 108.0으로 전월 대비 3.8 포인트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대출까지 묶이자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계획한 수도권 내 6만가구 이상 공공주택 착공에 속력을 더 높이기로 했다. 전체 물량의 16%인 1만 가구를 상반기 내에 착공한다. 서리풀 1지구는 지구 지정을 4개월 앞당겼고, 광명 시흥 지구는 감정평가·보상 절차를 4개월 줄인다. 하남 교산은 착공 시기를 최대 3년 당길 예정이다.
  • 송언석 “자리 연연 안 해”… 장동혁 지도부도 쇄신 조짐

    송언석 “자리 연연 안 해”… 장동혁 지도부도 쇄신 조짐

    국민의힘에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6·3 지방선거 이전에 조기 사퇴하고 새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가능성에 맞서 미리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송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제 임기는 6월 16일까지인데 민주당에서 5월 첫 주 새 원내대표 선거를 할 것으로 보여 우리 당도 원내 전략상 대응 차원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는 어떤 자리에도 연연하지는 않는다.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지도부 교체 등 리더십 공백 기간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조기 선출에 뜻을 모으면 이달 내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21일부터 시작되는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고려한 시간표다. 실제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 현실화에 대한 국민의힘의 위기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 때도 상임위원장 자리를 1년 2개월 동안 독식하다 재배분한 바 있다.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후 18개 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맡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에는 반드시 이를 막아야 한다”며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주면 사실상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전 원내지도부가 새로 꾸려지면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도 일부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친장(친장동혁) 핵심 인물들이 자리를 내려놓고 장 대표가 새 인물들을 보강해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빠르게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든 해서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AI가수 욕하면 유죄, 챗봇 욕하면 무죄… ‘인간성’이 판단 가른다

    AI가수 욕하면 유죄, 챗봇 욕하면 무죄… ‘인간성’이 판단 가른다

    실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나“아바타 모욕이 실제 사용자 모욕”버추얼 아이돌에 손해배상 결론사람 관여했는지 알기 힘든 AI 상담성적 수치심 일으키는 문자는 무죄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과도기음주 뒤 자율주행, 현행법상 유죄기술 발전해 운전 주체 바뀐다면향후 음주운전 책임 달라질 수도“새 기술 상용화 땐 새 입법 필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지난해 9월 누리꾼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7차례에 걸쳐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플레이브를 모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A씨는 플레이브가 가상의 캐릭터이며 실제 사용자의 신상은 비공개라 플레이브와 실제 사용자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는 플레이브 멤버 5명에게 각 10만원씩 배상하라”며 플레이브의 손을 들어줬다. 실제 인간이 아닌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인간성’을 인정해 준 것이다. B씨는 서울 종로구 일대의 불법 주정차를 신고하다가 화가 난 나머지 민원 신고용 콜센터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에 욕설을 쏟아냈다. ‘X같은 주차’라고 보낸 것을 시작으로 발언의 수위는 점점 세졌다.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등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 36차례, 욕설은 39차례나 보냈다. 그러나 법원은 2022년 5월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일반인이 채팅을 통한 민원 접수 처리 과정에 AI 상담사 외에 사람 상담사가 관여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AI 등 기술 발전으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과거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새로운 사건이나 법적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무심코 저질러 처벌받게 되거나, 반대로 법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피해가 발생해도 처벌이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선 두 사례는 기술 안에 숨어 있는 ‘실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갈렸다. A씨는 가상의 캐릭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에게 명예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융합된 메타버스 시대에 아바타는 사용자의 자기표현, 정체성, 사회적 소통 수단임을 고려할 때 아바타에 대한 모욕 역시 실제 사용자에 대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지난해 7월 신원 미상의 얼굴과 여성의 나체를 합성한 사진을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C씨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다. 관련법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제작·반포된’ 성적 합성물의 피해자는 실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AI의 발달로 실제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와 구별하기 어려운 가상 인물의 그림을 누구나 쉽게 획득할 수 있게 됐고, 실제 사진과 합성한 사진의 구별도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이 정교해져 AI와 사람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는 상황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AI를 이용해 특정인과 일부만 닮게 만든 가상 인물의 경우처럼 기술과 실제 사람의 동일성의 범주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법적 과도기에 놓인 영역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율주행에 따른 운전자의 법적 책임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의 책임은 운전자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술을 마시거나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차량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는 것은 불법이다. 2023년 5월 경남 사천시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2%인 상태로 주행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D씨는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 중이라 바로 멈추거나 핸들을 원하는 대로 조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율주행 중이어도 브레이크를 밟아서 차량을 멈추는 게 가능하고, 도로 바깥에 차를 세우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2021년 10월 충남 당진에서 있었던 유사한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자율주행 기술단계 0~5단계를 나열하며 “범행 당시 상용화된 자동차에는 자율주행 기술 2단계까지만 적용돼 있어 가해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운전의 주체이므로 음주운전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운전의 주체가 바뀐다면 음주운전의 책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송지은 법무법인 중현 파트너 변호사는 “향후 인간 개입이 완전히 필요 없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현재의 도로교통법으로 운전의 범주를 다 포괄할 수 없어 새로운 입법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호르무즈 밖’ 원유 2억 7300만 배럴 온다

    ‘호르무즈 밖’ 원유 2억 7300만 배럴 온다

    특사 강훈식 “연말까지 원유 석 달치·나프타 한 달치 확보” 대통령 특사로 카자흐스탄 등 4개국을 방문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15일 “올해 말까지 원유 2억 7300만 배럴 도입을 확정 지었고 나프타도 최대 210만t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른 공급선을 통한 대량의 원유·나프타를 확보한 것이어서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강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지난 7일부터 어제(14일)까지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 카자흐스탄, 중동 지역 에너지 공급 국가인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총 4개국을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 확보 방안을 협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 등 특사단이 확보한 원유 2억 7300만 배럴은 경제 관련 비상조치가 없었던 지난해 기준으로는 석 달 이상 쓸 수 있는 분량이다. 나프타 210만t은 약 한 달 치 수입량에 해당한다. 특히 강 실장은 “이번에 확보한 원유와 나프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는 무관한 대체 공급선에서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국내 수급 안정화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금은 돈이 있더라도 구할 수 없는 게 원유와 나프타”라면서 “(원유 도입 가격은) 시장가격을 베이스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12위 원유 생산국으로 호르무즈 해협과는 무관한 경로로 원유를 수출한다. 강 실장은 방문 기간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예방해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담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강 실장은 “중동전쟁 이후 여러 나라에서 특사 파견 등을 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예방을 직접 수락한 국가로는 현재까지 한국이 유일하다고 카자흐스탄 측 정부 고위 인사가 밝혔다”고 전했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에서 18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만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서 벗어나 있는 국가로 연말까지 원유 약 5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160만t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한국에 최우선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것도 성과로 꼽힌다. 사우디 원유의 경우 4~5월에 홍해의 대체 항만을 통해 5000만 배럴을 받는 것을 포함, 연말까지 2억 배럴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우디 측은 나프타 역시 우리나라가 요청한 50만t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실장은 카타르에서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을 만나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강 실장은 “우리 측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는 대로 한국과 체결된 LNG 수출 계약이 적기에 차질 없이 이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카타르 국왕은 “한국과의 약속은 틀림없이 지키겠다. 한국이 최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각국이 선뜻 원유 등의 수출을 약속한 데는 한국 정부가 특사단까지 보낸 점이 특히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기업이 (원유 공급 요청을) 연락하는 경우는 있어도 정부가 특사단을 보내서 정성을 들이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원유 도입의 반대급부로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 실장은 “무리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강 실장은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시행은 하되 가격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을 토론하고 있다”고 했다.
  • “엔비디아·애플 시들”… 1300만원 벌고 국장 돌아온 서학개미들

    삼전닉스·지수추종 ETF로 갈아타RIA통해 평균 3000만원어치 옮겨지난달 23일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출시 이후 서학개미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미국 빅테크주를 팔아 차익 실현한 뒤 국내 대형 반도체주와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타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이 14일 RIA 개설 고객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달 3일 기준 개인투자자가 RIA를 통해 가장 많이 매도한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로 전체의 19.1%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7.8%), 테슬라(7.4%), 알파벳(6.8%), 팔란티어(5.4%) 순이었다. 그간 상승폭이 컸던 미국 인공지능(AI)·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들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 대표 대형주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15.7%)와 삼성전자(15.4%)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KODEX 200(4.1%), TIGER 200(2.5%) 등 코스피 200지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현대차(3.6%)도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 올렸다. 기존 글로벌 빅테크 우량주에 대한 선호가 국내 반도체와 대형주로 옮겨왔다는 분석이다. RIA는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계좌다. 지난해 12월 23일 이전 보유분을 매도하면 시점에 따라 ▲5월 말까지 100% ▲7월 말까지 80% ▲12월 말까지 50%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을 줄이면서 국내 투자로 자금을 옮길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실제 RIA를 활용한 투자 규모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평균 3000만원어치 해외 주식을 RIA로 옮겼다. 입고 한도인 5000만원의 약 60% 수준이었다. 이 중 43.7%가 해외 주식을 매도해 평균 약 1300만원의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구성은 중장년층 중심이었다. 전체의 65.30%가 남성이었고, 연령대별로는 40대(31.4%)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26.2%), 30대(23.4%), 60대 이상(11.9%) 등 순이었다. 20대 이하 비중은 7.1%에 그쳤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 기대감이 반영되며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60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전 거래일보다 159.13포인트(2.74%) 오른 5967.75에 마감했다. 장중 6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3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중 112만 8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6만 3000원(6.06%) 오른 110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새로 썼다.
  • 삼성전자 노조 파업 예고… 생산 차질·주가 하락 우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5월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74% 오른 20만 6500원에 마감하며 20만원선을 회복했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이번 사태가 주가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로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했던 2024년 5월 29일에는 주가가 하루 만에 3.09% 하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은 당시보다 훨씬 큰 규모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주들은 특히 생산 차질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꼽는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산업으로, ‘찰나의 멈춤’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평택 공장 정전 사고 당시 28분 가동 중단으로 약 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2021년 미국 오스틴 공장 전력 중단 사태에서는 정상화까지 한 달이 소요되며 약 5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최대 10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파업 리스크가 단순한 기업 내부 이슈를 넘어 국내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에 공급을 확대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그러나 파업으로 생산이 흔들릴 경우, 어렵게 회복한 경쟁력이 다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공급 불안이 부각되면 신규 수요가 해외 경쟁사로 이동하고,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망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일부 대만 메모리 업체들은 이번 상황을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보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내부 분열도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불만이 커지면서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며 “파업 장기화는 기업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봄·가을 주말 낮, 전기차 충전요금 최대 15% 싸진다

    봄·가을 주말 낮, 전기차 충전요금 최대 15% 싸진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나들이 길에 오르는 전기차 차주들의 충전 부담이 12~15% 가벼워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18일부터 ‘전기차 충전요금 봄·가을 주말 할인’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전력 소비는 적고 태양광 발전량은 많은 봄·가을 낮 시간대에 충전을 유도해 버려지는 전기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할인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3~5월, 9~10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정례적으로 시행된다. 대상은 기후부와 한전이 운영하는 공공 급속 충전기 1만 3000여기와 자가소비용 충전소 9만 4000여기 등 전국 10만 7000여개 충전기다. 자가소비용 충전기 요금은 1킬로와트시(㎾h)당 40.1~48.6원, 공공 급속 충전기는 토요일 48.6원, 일요일·공휴일 42.7원이 각각 할인된다. 할인율은 12~15% 수준이다. 향후 일부 민간 충전사업자도 할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할인 혜택은 회원 카드가 아니라 ‘충전기’ 기준으로 적용된다. 민간 충전사업자 회원이더라도 한전이나 기후부가 운영하는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후부 회원 카드로 민간 충전사업자의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할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전력 생산 구조 변화에 맞춰 ‘남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봄·가을 낮 시간대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지만 냉난방 수요가 적어 전력 소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로 인해 발전소 가동을 줄이는 ‘출력제어’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말에는 산업체 가동까지 줄어 전력 수요가 더 떨어진다. 정부는 이 시간대 전기차 충전을 유도해 전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을 위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도 개편된다. 산업용(을) 요금제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요금을 낮추고 오후 6~9시에는 높이는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한다. 유예 신청 사업장 514곳(전체의 1.3%)을 제외한 전체 사업장에 16일부터 시행된다. 기후부는 개편으로 사업장의 전기요금이 평균 1㎾h당 1.7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6월 1일부터 산업용(갑)Ⅱ, 일반용(갑)Ⅱ·(을), 교육용(을) 등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주택용 요금체계 역시 누진제에서 시간대별 요금제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시간에 더 쓰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력 소비 구조 전반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 [이순녀 칼럼] ‘노동 보호’의 역설, 기간제법만의 문제일까

    [이순녀 칼럼] ‘노동 보호’의 역설, 기간제법만의 문제일까

    정부가 기간제법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6월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전문가 포럼과 사회적 대화를 거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간제법은 기간제·단시간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와 남용 행위를 규제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 약자를 보호하고자 2007년 7월 도입됐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기간제 노동자가 만 2년 근무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하는 조항이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한 달 사이 세 차례나 기간제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토론회에서 “‘2년 지나면 정규직화해라’ 말은 좋은데 전부 1년 11개월짜리 (고용)해 놓고 2년 안 넘긴다. 3, 4년 했으면 좋겠는데 (법 조항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면서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10일 민주노총 간담회에서도 “상시 고용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며 현실적인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제도가 고용 불안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기간제법의 역설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해묵은 과제다. 2년이 되기 전에 고용 계약을 해지하는 편법이 보편적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2024년 말 기준 8.6%에 그쳤다. 지난 정부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사용 사유 제한 없이 기간만 연장하는 것은 비정규직을 오히려 양산할 뿐이라는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는 사용 사유 제한과 예외 축소 등의 방향을 제시했지만 입법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노동자, 사용자, 정부가 모두 법의 허점과 부작용을 알면서도 첨예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2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온 셈이다. ‘실용 정부’를 표방한 이 대통령이 보수·진보 정권 모두 풀지 못한 난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경영계의 요구대로 사용 기간만 늘린다면 ‘4년 이상 고용금지법’으로 이름만 바뀔 뿐이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각자의 이해만 앞세우지 말고,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합리적인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양쪽을 설득해 대타협의 성과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이제라도 정부가 기간제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과 노동자 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를 위한 법이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임금계약, 휴식권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을 별도의 법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자 추정제는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노동자인지 분쟁이 있을 때 지금처럼 노동자가 스스로 입증하는 방식 대신 사용자에게 반증 책임을 지우는 제도다. 정부가 ‘패키지 입법’으로 추진하는 이 법안들은 기간제법과 마찬가지로 노사 양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계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스럽고, 오히려 플랫폼과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경영계는 노동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인건비 부담과 소송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한다. 아예 프리랜서와 특수고용 계약을 줄이는 ‘프리랜서 고용 기피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제법 사례를 볼 때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 어렵다.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되레 노동자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역설은 이제 끝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 두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졸속 입법은 반드시 후과를 낳는다. 시행 한 달 만에 국무총리가 보완 가능성을 시사한 노란봉투법이 그 반면교사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올해로 4·19혁명이 66주년을 맞는다. 지난 3월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는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3·15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 소식을 접하며 평생을 아들 김주열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살다 1989년 세상을 떠난 ‘4월 혁명의 어머니’ 권찬주가 떠올랐다. 그는 3·15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마산의거가 대통령 하야까지 이어지며 4·19혁명으로 승화하는 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60년 3월 15일 전북 남원 출신 김주열은 외가가 있는 경남 마산(현 창원시)에서 마산상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형과 함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이 됐다. 이틀 후에야 이 소식을 들은 권찬주는 3월 18일 아침 서둘러 출발해 오후에 마산에 도착했다. 먼저 마산경찰서로 달려가 “내 아들을 찾으러 왔다”고 울부짖는 그에게 경찰은 “학생들이 인민공화국 만세를 불러 잡으려 하니 산으로 숨어 들어갔다. 산에 가서 찾아보라”고 했다. 권찬주는 “내 아들이 왜 빨갱이란 말이냐”며 항의했다. 경찰서를 나온 권찬주는 사망자가 안치된 시체실과 부상자가 즐비한 병실을 정신없이 찾아 헤맸으나 아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3월 19일 권찬주는 마산일보사에 찾아가 아들의 행방불명 소식을 알렸고 그날부터 중앙 일간지도 아들을 찾는 권찬주의 애끓는 사연을 보도했다. 다음날인 3월 20일에도 아들 소식을 듣지 못한 그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거리를 헤맸다. “내 아들 못 보았소”, “혹시 어디서 시체가 또 나왔다는 말 못 들었소”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었다. 이후 권찬주는 날마다 경찰서, 검찰청, 변호사회, 시청, 정당 사무실을 찾아다녔고 병원을 뒤졌다. 국회 진상조사단도 만났다. 하수구도 들여다보고 인근 산도 헤맸다. 그렇게 “억세게 찾아 나섰더니” 마산 사람들이 모두 그를 알아봤다. 여성들은 권찬주의 끼니를 챙기며 김주열을 찾는 데 함께 나섰다. 그렇게 마산에서 김주열을 찾는 운동이 일어난 와중에 ‘3월 15일 밤 경찰이 시체에 돌을 달아 시청 뒤편 연못에 유기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3월 29일 검찰, 경찰, 자유당과 민주당 관계자, 신문기자, 거기다 500명 넘는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청 뒤편에 있는 연못의 물을 퍼냈지만 시체는 없었다. 한 달 가까이 아들을 찾아 마산 거리를 헤매던 권찬주는 남편이 아프다는 소식에 4월 11일 오전 8시 남원행 버스를 탔다.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나 행방불명이 된 지 27일 만에 눈에 최루탄이 박힌 끔찍한 모습으로 김주열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시체를 인양하는 동안 소식을 들은 마산 시민들이 부둣가로 몰려왔다. 사람들은 ‘김주열이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차마 어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아 어머니가 떠난 후에 바다에 떠올랐다’며 애달파했다. 김주열의 시체가 도립병원으로 운반되자 시민 3000여명이 병원을 에워싸고 범죄를 은폐한 경찰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날 저녁에는 수만 명의 마산 시민들이 관공서를 파괴하며 ‘이승만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4·19혁명에서 처음 등장한 이승만 퇴진 요구였다. 이승만 퇴진을 외친 시민들은 매일 거리에서 아들을 찾아 달라고 호소한 권찬주를 20일 넘게 지켜보며 함께 고통스러워했던 이들이었다. 김주열의 시신이 발견되자 마산 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분노로 들끓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5월 8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권찬주는 “귀여운 자녀들을 잃은 어머니 여러분, 우리 다같이 눈물을 거둡시다. 밝아오는 새나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그리고 자식들이 뿌린 따뜻한 선혈이 남긴 이 민족의 넋이 헛되지 않도록 내일의 새로운 세대를 뒷받침하는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다시 한번 옷깃을 여밉시다”라는 글로 4·19혁명으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해 큰 울림을 주었다. 권찬주는 아들 김주열의 죽음을 “이 나라 민주 발전의 터전이 될 것으로 섭섭하기는 하나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마음에 새겼다. 6월 하순에는 김주열의 백일재를 마친 후 김주열을 찾는 일을 도왔던 언론사와 입원 중인 4·19혁명 부상자를 위로하고자 상경했다. 그해 10월 새싹회가 수여하는 소파상을 수상하는 등 권찬주는 ‘4월 혁명의 어머니’로 국민적 추앙을 받았다. 권찬주는 평생, 심지어 2023년 4·19혁명 유공자로 건국포장을 받을 때조차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로만 기억됐다. 하지만 4·19혁명에는 청년학생들뿐 아니라 권찬주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참여했다는 게 명백한 사실이다. 김주열의 주검이 발견되자 마산에선 여학생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4월 25일에는 200~300여명의 할머니들이 “죽은 학생 책임지고 리 대통령은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 마산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뿐 아니라 권찬주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생태 지식 키운다… 강동 ‘방 탈출’ 학습

    생태 지식 키운다… 강동 ‘방 탈출’ 학습

    서울 강동구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5월부터 확대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구는 한강과 생태공원, 녹지공간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2024년 국립생태원과 협약을 맺고 맞춤형 생태교육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진행한 시범 사업에서 교육 분야를 해양 영역까지 확대해 30개교 5920명이 참여했다. 구는 지난 6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정식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관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생태교육 운영 규모를 300학급으로 늘리고, 기존 초·중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대상을 넓혀 더 많은 학생이 생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기획한 ‘방 탈출’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해 체험 중심 학습 효과를 높이고 해양생물 가치와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구는 이를 통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함께하는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교육 프로그램의 체계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학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함으로써 학교 중심 생태교육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계획이다. 이수희 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생태환경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폭넓은 교육 기회를 마련했다”며 “국립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강동구가 친환경 교육도시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찰, 법왜곡죄 고무줄 수사… 조희대는 직접, 박철우는 공수처로

    경찰, 법왜곡죄 고무줄 수사… 조희대는 직접, 박철우는 공수처로

    朴 등 검사는 공수처에 의무 통보‘고위직’ 曺대법원장은 이첩 안 해법적 빈틈 속 ‘주도권 잡기’ 지적도“명확·구체성 부족… 기관 협력 필요” 경찰이 법왜곡죄 고발 사건 가운데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넘긴 반면 조희대 대법원장 사건은 직접 수사에 나서면서 수사 주체 판단의 기준이 자의적이고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법왜곡죄로 접수된 104건 중 박 지검장과 담당 부장검사를 공수처로 이첩했다. 앞서 시민단체는 검찰이 김정숙 여사의 옷값을 무혐의 처분한데 대해 박 지검장 등을 법왜곡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박 지검장 사건 이첩에 대해 “대상자가 검사로, 의무적 통보 대상에 해당해 공수처로 넘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다른 판·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사안이 복잡하거나 연루된 고발 대상이 추가로 더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에 사건을 넘기지 않고 확인 작업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법 24조 2항에 따르면 검사 외에도 고위공직자도 즉시 통보 대상에 포함되고, 대법원장은 고위공직자에 해당된다. ‘법왜곡죄 1호 사건’으로 조 대법원장이 고발당한 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다. 이병철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면서 경찰과 공수처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공수처도 경찰과 별개로 사건을 수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 조 대법원장 사건을 경찰이 타 기관에 넘기지 않고 직접 검토하는 상황을 두고, 이첩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강제 이첩 의무 대상에서 판사 등이 제외된 법적 빈틈을 이용해 경찰이 ‘수사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률에 이첩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법왜곡죄는 누구도 수사한 적이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혼란이 불가피하다”라면서 “경찰과 공수처 간 중복 수사, 이첩 기준 논란이 계속 불거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법왜곡죄 법안의 명확성과 구체성이 정리되지 않은 문제도 지적된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수사권을 두고 다툴 게 아니라 입법 단계에서 명확하게 기준을 세워줬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이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어서 수사권 중첩 문제가 생긴다”라면서 “경찰과 공소청이 법의 해석과 포석 범위를 놓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름값 뛰어 월매출 30% 폭삭” 한숨…심야 화물차 고속도 통행료 한 달 면제

    20년차 화물 운송기사 오모(52)씨는 ‘유가’ 얘기를 꺼내자마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커진 데다 물동량마저 감소한 탓이다. 오씨는 “한 달 매출이 1000만원은 됐는데 전쟁 이후 700만원으로 30% 정도 줄었다”면서 “매출은 줄었는데 보험료와 차량 할부금은 그대로 나가기 때문에 지금 화물차 기사들 전부 죽을 맛이다”라고 토로했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화물 운송기사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4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90.9원을 기록했다. 전쟁 직전 2월 4주차 전국 평균 1594.1원에서 24.9% 올랐다. 화물업계에선 전쟁 이후 25t 일반 화물차 기준 한 달 유류비가 100만원 이상 증가했다는 말이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화물차 기사들은 월 소득의 3분의 1을 유류비로, 다른 3분의 1을 차량 수리·유지비로 사용한다. 나머지 3분의 1이 기사 손에 떨어지는 순수익인데, 최근 경유 가격 급등으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유류비 부담을 호소하는 화물업계의 하소연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16일부터 한 달간 노선버스와 심야 화물차의 전국 재정고속도로 통행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노선버스는 16일 오전 0시부터 다음 달 15일 자정까지, 심야 화물차는 16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달 16일 오후 9시까지 통행료가 면제된다. 앞서 정부는 화물 운송기사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화물차 할부 금융 원금 상환을 최대 3개월 유예하기로 했다.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을 연장하고 지급 비율을 70%로 상향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기 위한 ‘모두의 카드’ 사용 활성화 사업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해당 사업에는 출퇴근 혼잡시간을 피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급률을 30%포인트 높이고,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기준 금액은 50%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4월 이용분부터 소급 적용되고 5월 중 환급된다.
  • 해외 IB “韓 스태그플레이션 직면”… 정부, 재정으로 대응 총력전

    해외 IB “韓 스태그플레이션 직면”… 정부, 재정으로 대응 총력전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인 1.0%까지 곤두박질칠 거란 전망이 외국 투자은행(IB)에서 나왔다.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전망이란 평가 속에 정부는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앞세워 경제 대응 총력전에 나섰다. 프랑스 IB 나틱시스는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로 0.8%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40여개 기관 중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반까지 끌어내린 건 나틱시스가 처음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동전쟁 이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 낮춰 잡았는데, 이보다 0.7% 포인트 더 낮은 수치다.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전망했다. 나틱시스는 “공급 충격을 고려해 성장 전망을 대폭 낮췄다. 아시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중앙은행이 도울 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영국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0.4% 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 대국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충격은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동전쟁의 영향을 반영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14일(현지시간) 발표할 ‘세계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 1.9%를 하향 조정할 것이 유력한 상태다. 한국은행도 5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향 조정(기존 2.0%)이 예상된다. 하지만 성장이 뒷걸음치는 것을 전제로 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거란 전망을 놓고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전쟁이 연말까지 이어지지 않는 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초교향악단 ‘하이든 전곡 완주’ 임박

    서울 서초교향악단이 지방자치단체 오케스트라로서는 드물게 하이든 교향곡 전곡 연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초구는 서초문화재단과 서초교향악단이 추진 중인 ‘서리풀 전곡 연주 시리즈 – 하이든 교향곡 107곡 전곡 연주 프로젝트’가 오는 7월 공연으로 7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고 13일 밝혔다. 2020년 시작된 이 시리즈는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전곡을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오케스트라가 단일 작곡가의 교향곡 전곡을 장기간에 걸쳐 연주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 공공예술단체도 정통 클래식 역량과 기획력,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를 완주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교향악단은 반포심산아트홀에서 5월 14일 ‘밀리터리’, 6월 18일 ‘드럼 롤’, 7월 9일 ‘런던’ 공연으로 7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전성수 구청장은 “하이든 교향곡 전곡 연주는 서초 문화예술 자산이 빚어낸 뜻깊은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일상 속 품격 있는 공연 문화를 넓혀가겠다”라고 밝혔다.
  • ‘영광 쉼표 여행’ 반값 지원 큰 호응

    전남 영광군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2026 영광 쉼표 여행’ 지원 사업이 신청자 접수 하루 만에 마감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3일 영광군에 따르면 ‘영광 쉼표 여행’은 관광객이 지역 숙박, 식사, 체험 등에 사용한 경비의 50%에서 최대 70%까지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1인당 20만원 소비 시 최대 10만원,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는 5명까지 최대 50만원, 청년 관광객에게는 최대 14만원을 지역사랑화폐로 되돌려 준다. 군은 올해 8월까지 10억원의 예산으로 1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일 4월 신청을 시작하자마자 배정 인원 2000명이 조기 마감됐다. 5월 여행 희망자는 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신청을 받는다. 쉼표 여행의 지원 조건과 신청 방법, 구비서류 등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s://www.yeonggwang.go.kr/trave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쉼표 여행 사업이 관광객에게는 비용 절감 기회를 제공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지역 내 소비를 진작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청계천에 책읽는 야외도서관

    서울시는 23일부터 2026년 ‘서울야외도서관’ 상반기 일정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야외 공간에 책과 의자 등을 비치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독서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으로 2022년부터 시작됐다. 우선 23일에는 ‘광화문 책마당(광화문광장)’과 ‘책읽는 맑은 냇가(청계천)’, 5월 1일에는 ‘책읽는 서울광장’이 문을 연다. 올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도서관’을 확대 운영해 문화교류 기회를 넓힐 예정이다. 여행도서관은 주한 대사관·문화원이 참여해 전시와 체험, 안내, 북 큐레이션 등을 통해 각국의 도서·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매주 운영되며, 올해는 14개국이 참여한다. 23일과 24일에는 각각 온라인으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스위스 소설가 알랭 드 보통과의 만남을 진행한다. 이다혜 씨네21 기자와 정이현 작가가 각각 진행자로 나선다. 25일에는 광화문 책마당에서 공상과학(SF) 소설가 천선란과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상반기(4~6월)와 하반기(9~11월) 매주 금~일 운영한다. 자세한 일정은 ‘서울야외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김건희 “尹, 계엄 사전에 말한 적 없다”… 첫 법정 증언

    김건희 “尹, 계엄 사전에 말한 적 없다”… 첫 법정 증언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전에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여사가 비상계엄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공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대해 말한 적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계엄선포 전후로 관련 언급이 없었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그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또 “박 전 장관이 임명될 때 증인이 관여한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했다. 김 여사는 박 전 장관 취임 전 부부동반 모임 등을 가진 적이 있는지, 2024년 5월 검찰 인사와 관련해 박 전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묻는 내란 특검팀의 질문에도 모두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다만 특검이 “본인이 피의자인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사건 관련해 박 전 장관에게 조언을 구한 사실이 있냐”, “본인이 피의자인 사건 무마를 위해 박 전 장관에게 메시지를 전송해 중앙지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았냐”는 등 질문에는 증언을 거부했다. 김 여사가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은 약 30분 만에 종료됐다. 한편 채해병 특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사건은 채해병 특검의 ‘1호 기소’ 사건이다. 재판부는 다음달 8일에 선고하기로 했다.
  • 당정 “차량 5·2부제 따라… 보험료 인하안 내주 발표”

    당정 “차량 5·2부제 따라… 보험료 인하안 내주 발표”

    당정이 중동 사태에 따른 ‘차량 5·2부제’ 시행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든 점을 반영해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추진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국민의 이동을 제한한 만큼 사고 위험 감소에 따른 비용을 가계에 되돌려주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13일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위 간사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브리핑에서 “운행 거리가 줄어든 만큼 보험료 인하 요인이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보험 당국이 보험료율 인하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다음주 중 구체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수치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차량 5부제만으로 월 6900배럴의 에너지를 절감했고, 2부제 시행으로 월 1만 7000~8만 7000배럴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당정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26조 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의 85%를 오는 6월까지 신속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안정에 무게를 뒀다. 현재 나프타 수입 단가 차액의 50%를 지원하는데, 추경으로 지원 비율을 더 높여 물량 확보를 유도할 방침이다. 국회는 나프타 수입 지원 예산으로 6744억원을 편성했다. 석유 수급 상황은 아직 ‘버티는 수준’이다. 안 의원은 “민간 정유사의 자발적 대체 물량 확보 노력으로 4~5월 원유 확보량이 예년 대비 약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4개 정유사가 비축유 스와프 등을 통해 약 3000만 배럴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생 원료 사용 비율을 현행 40%에서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재생 원료 비율을 최대 100%까지도 쓴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방자치단체별로 3~5개월 치 재고가 있고 이번 주부터 수의계약을 다수 진행해 공급 물량이 늘 것”이라며 “(수급이 여의치 않으면) 일반 봉투를 쓰레기봉투로 표기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이미 내렸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르면 이번 주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와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발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부터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조·판매업자가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면 3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 벌금형 등에 처해질 수 있다.
  • 헬륨·브롬도 공급 불안… K반도체·의약품 긴장

    미국·이란 전쟁이 초래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원유를 넘어 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인 헬륨과 브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첨단 제조 공정 전반이 마비될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3일 발표한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산업 공급망 핵심 품목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 에너지 가격 상승보다 산업 소재 공급에서의 공급망 충격이 먼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원유와 나프타(플라스틱·섬유의 기초 원료) 외에도 헬륨, 브롬 수급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 시 반도체·전자·의약품 등 한국 주력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천연가스 처리 과정의 부산물로 추출되는 헬륨은 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상 냉각재로 쓰인다. 지난해 수입량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했다. 전 세계 헬륨 공급의 30% 이상을 카타르가 맡고 있는데, 최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최대 헬륨 산업단지가 가동을 멈추면서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미세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의 핵심 소재인 브롬화수소도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주요 수입처는 일본이지만 일본이 원료인 브롬 수입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한국의 이스라엘산 브롬 수입 비중은 97.5%에 이른다. 특히 브롬은 난연제와 의약품의 필수 원료이기도 하다. 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38.6%) 의존도가 높은 암모니아 역시 중동 리스크 영향권 내에 있다. 진실 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산지 집중과 해상 병목이 결합된 구조적 공급 충격”이라면서 “단순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평시 확보와 비상시 공급이 결합된 조달 체계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공급 차질은 없다며 낙관론을 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헬륨은 미국산으로 대체해 6월 말까지 반도체 공장이 설 일이 없고, 나프타는 가동률이 4~5월 80%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설명은 현재 재고에 ‘시한’이 있고, 해당 시점을 지나면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해 오히려 시급성을 자인하는 것으로 읽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지도를 신남방·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촘촘히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위해 추진하는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한국 제조업의 설비 가동률이 적정 수준이며, 자본재 수출이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는 점을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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