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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면역세포 지나치게 활성화되며 발생국내 환자 16만명… 남성이 1.5배 많아암·고혈압·고지혈 등 전신질환 위험도식습관 조절·운동으로 체중 유지하고하루 2~3번 보습제 바르고 자극 금물●피부에 은백색 비늘·붉은 발진 나타나 지난 7일은 24절기 중 겨울의 길목이라는 입동(立冬)이었다. 겨울철은 피부 질환 환자들에게 특히나 가혹한 시기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피부질환이 건선이다. 건선 자체의 염증만으로 피부가 건조해진 상황에서 차고 건조한 날씨까지 더해지며 증세가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일조시간이 짧다 보니 환자들이 건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외선에 피부를 노출하기 위해 햇빛을 쬘 시간은 줄어든다. 건선은 피부에 은백색 비늘(인설)로 덮인 붉은 발진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만성 재발성 피부 질환이다. 전 인구의 2~4%에서 발병하고, 아시아인보다 서구인에서 발생 빈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 이내라고 한다. 모든 신체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는 T세포(피부 각질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라고 불리는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 되면서 건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김태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전적 인자도 건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가 모두 건선인 경우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41% 정도이며 부모 중 한 명이 건선이라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14%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밖에도 계절, 피부 자극, 스트레스, 목감기, 흡연과 음주, 비만, 약물 등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분석해 발표한 ‘2014∼2018년 건선 진료환자’ 통계에 따르면 건선 환자는 16만 3531명으로 남성 9만 7134명, 여성 6만 6387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80대 이상은 연평균 8.8% 증가했고, 60대 3.9%, 70대 1.7% 순으로 증가했다. 60대 이상부터 환자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이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이 처음 나타나는 연령은 평균적으로는 남자 35.7세, 여자 36.3세”라면서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8.1%로 가장 많고 30대 17.4%, 10대 14.4% 순인데 완치가 어렵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보통 붉은색 발진과 은백색의 비늘이 특징인 ‘판상건선’을 말한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판상건선이 전체 건선의 80∼90%를 차지한다. 이는 전신의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팔꿈치, 무릎, 두피, 엉덩이에 잘 나타난다. 판상건선 이외에도 젊은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물방울 모양 건선과 겨드랑이·엉덩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각질 없이 붉게 나타나는 간찰부위 건선 등 건선의 형태는 다양하다. ●심근경색 발생률 2~3배 높아져 주의해야 건선은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 흔한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 심장질환, 관절질환, 염증성장질환, 정신질환 등이 있다. 건선질환의 중증도가 높아 전신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심근경색 발생률도 일반적인 위험도를 훨씬 웃돌았다. 건선 중증도가 높은 남성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2.09배 높았고, 여성환자군은 3.23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암 발생률도 정상인에 비교해서 높다. 이민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병원에서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다양한 암 발생 비율이 높았으며 특히 위암의 발생률이 1,3배 정도 높았다”면서 “예전에는 건선은 단순히 피부에만 국한된 피부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동반 질환 여부를 잘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선은 오랜 기간 증상이 나타나고 재발이 잦다 보니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필요하다. 크게 국소 치료(바르는 약)와 전신 치료, 광선 치료로 나뉘는데,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타민 D 유도체 등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를 하고 이것만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자외선을 사용하는 광선치료를 주 2~3회 한다. 광선치료는 어린이나 임산부도 사용이 가능한 안전한 치료법이다. 치료되지 않는 심한 건선인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주사제가 있다. 다만 약값이 비싸다. 심한 건선 환자들만 보험 적용이 된다. ●잦은 샤워·긴 시간 목욕, 피부가 싫어해 건선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식습관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건선은 앞서 말한 대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활 습관 교정과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피부 건조를 막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고 새로운 병변을 막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샤워를 자주 하거나 장시간 목욕을 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다. 되도록 가볍게 샤워하는 것을 권장한다. 건선의 각질을 손이나 목욕 수건으로 억지로 벗겨 내는 등 과도하게 피부를 자극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또한 하루에도 2~3번 이상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마지막으로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선 아토피 피부염은 대부분 유·소아기에 발병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나아지는데 건선은 2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증상도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접히는 부분에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고 건선은 피부 병변이 전신에 걸쳐 분포할 수 있음에도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은 편이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에 일어난 변화를 보면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붉은색 수포가 진물 등과 함께 관찰되고, 건선의 경우 처음에는 선홍색의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부위가 커지고 은백색 비늘을 동반한 경계가 분명해진다”면서 “두 가지는 치료 및 관리법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용성 경기도의원, 청소년수련원 역사문화유적지 탐방 등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인력 확충 촉구

    김용성 경기도의원, 청소년수련원 역사문화유적지 탐방 등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인력 확충 촉구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용성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은 10일 경기도청소년수련원 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김용성 의원은 현재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인력 운영과 관련해 정원 40명의 조직 구성 상 활동운영팀, 활동기획팀의 실무 인력이 10명 내외 로 해당 직원만으로 교육 및 연수활동 등을 전부 수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 항일투쟁 역사탐방 등 중요한 사업들이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긴 했으나, 평상시에도 다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 부족으로 무기계약직 18명, 기간제근로자 5명 등 정원외 인력 23명을 불가피하게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홈페이지 개편으로 1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유사 기관인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홈페이지 및 앱 제작 예산이 2천만원 정도인데 5배나 되는 지나친 예산 측정으로 예산 낭비적인 요소가 있지는 않은지 사업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경기도청소년수련원 양금석 원장은 수련원, 야영원, 캠핑장 등의 분산된 홈페이지가 하나로 통합되며, 예약시스템 등이 추가로 마련될 예정으로 청소년과 학부모 등 주요 고객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되 예산 낭비가 없도록 수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7) 서민 금융생활의 든든한 자양분, 금융교육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7) 서민 금융생활의 든든한 자양분, 금융교육

    A양은 지난 9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금융교육포털에서 교육을 들었다. 보육시설에서 지내다 올해 만 18세가 되어 독립을 앞둔 A양은 평소 신용이나 금융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교육을 들으며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신용관리 방법과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실제로 A양처럼 만 18세 이후 보육시설에서 학생 신분으로 자립하는 청년들은 돈을 스스로 관리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자립지원금을 받아도 금융사기를 당하거나 잘못된 소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녀는 “앞으로 받게 될 자립지원금을 잘 관리하고, 필요시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제도들도 잘 알아봐야겠다”고 교육후기를 남겼다. A양이 그랬듯 금융교육을 통한 간접 경험은 앞으로의 금융생활에 큰 자산이 된다. 취임 이후 필자는 대학교와 고등학교 등 16곳을 직접 찾아 2100여 명의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금융과 신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금융 기초지식부터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등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직접 신용등급을 조회해보며 신용 관리방법들을 이야기해줬다. 학교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내용이다보니 몇몇 학교에서 재강의를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 6월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강의 후기를 롤링페이퍼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고금리 불법사금융과 대출사기 등 서민 금융생활의 위험요소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현명한 금융생활을 해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금융교육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로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대출사기 예방 및 신용도 관리, 대출 등 금융생활에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서민금융진흥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10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금융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고금리 대출 보유율은 49.2%로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보다 11.1% 더 높았다. 또한 금융교육을 듣지 않은 사람 중 55.5%는 소득 대비 지출이 많아, 교육을 들은 사람보다 12.4%가 높았다. 반면, 금융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예·적금 보유비율은 57.4%로 교육을 받은 사람보다 13.1%가 낮았다. 금융교육을 받은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금융생활을 누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정책 서민금융상품 이용자뿐 아니라 청년과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교육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 체험형 보드게임과 청년·시니어 맞춤교안 등을 개발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햇살론유스(Youth)를 이용하고자 하는 청년층은 금융교육을 필수 이수하도록 해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방문교육이 어려워진 올해는 금융교육포털과 유튜브 채널에서 비대면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교육을 듣고 금융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한국장학재단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청년·보호종료아동·예술인 등 금융교육이 필요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금융교육 서비스 강화를 통해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2만 2543명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이중 온라인 금융교육 비중은 85.2%로 전년 동기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도 올해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신용교육을 확대했다.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20종의 맞춤형 교안을 제작해 고용센터와 지역자활센터·교도소·구치소 등에 배포하고, 채무조정 이용자에게 최초 상담에서 완제시까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계별 신용교육 영상을 모바일 알림톡으로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38만 5178명에게 신용교육을 제공해, 채무조정 등으로 신용 관리를 위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서민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했다. 신용도가 낮고 소득이 적을수록 금융을 잘 아는 것이 힘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과 KDI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정책 서민금융 이용자의 약 30%는 ‘금융지식의 부족’을 금융생활 어려움의 원인으로 꼽았다.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서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채무조정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금융교육을 통해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앞으로 청년과 취약계층 등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맞춤형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 지원제도 및 저소득층 긴급복지지원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는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더 많은 서민들이 금융교육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고, 원활한 금융생활을 통해서 보다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금융교육은 서민·취약계층이 재무적 어려움이라는 덫에 빠지지 않게 보호해주고, 성장을 돕는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 전세 갈등 커지는데… 임대주택 공급안은 발표 전부터 ‘허점’

    전세 갈등 커지는데… 임대주택 공급안은 발표 전부터 ‘허점’

    다가구·다세대 매입·임대 후 전세 공급안대상 물량 적고 두세 달 걸려 해결 어려워새 주택임대차보호법 100일(7일)이 지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 상태다. 정부가 전셋값 급등을 막기 위해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은 폭발 직전이고, 아직도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임대주택 공급을 골자로 한 정부 대책은 발표 전인데도 ‘허점’부터 거론되고 있다. 8일 서울신문이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받은 ‘주택임대차 분쟁 상담’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7월 3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계약기간, 수선, 보증금 등 임대차 관련 총분쟁 상담건수는 2만 52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7752건) 대비 42.2%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보증금 분쟁 상담’이 161건에서 798건으로 5배 폭증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5%까지만 올릴 수 있어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린 탓에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져서다. 서울에 사는 세입자 A씨도 이런 이유로 공단 문을 두드렸다. 2018년 10월 2억 3500만원에 2년 전세계약을 맺었던 A씨는 지난 7월 27일 기존 전세보증금의 40%인 9500만원을 올려 계약을 갱신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A씨는 “기존 계약기간이 새 법을 적용받으니 보증금을 5% 이내로 재조정해 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했다. 집주인은 “차라리 내가 실거주할 테니 방을 빼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몇 달간의 갈등 끝에 결국 A씨와 B씨는 공단의 중재로 2년 더 살 수 있는 권리를 다음 계약에 쓰는 대신, 보증금 인상액을 6000만원으로 낮추는 데 가까스로 합의했다. 늘어가는 분쟁 속 전셋값 통계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째 올랐고, 여기서 시작된 전세난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오르면서 5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변동률을 나타냈고, 지방 역시 0.23% 뛰며 통계가 작성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간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수천 가구를 단기간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현재 공실인 수도권의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다시 내놓는 방안이다. 상가를 주거용으로 개조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서울 내 빈집은 3300여 가구에 불과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빈집을 제외한 단독주택은 2400여 가구에 불과해 물량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정부에서 빈집을 매수하고 세입자를 모집하려면 2~3개월은 걸리는데, 집주인들은 인기 없는 외곽 지역의 빌라 정도만 팔려고 내놓을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전세난을 해결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임대차법 100일]전세대책 코앞인데 분쟁 폭발…대책 나오기도 전 ‘허점’

    [임대차법 100일]전세대책 코앞인데 분쟁 폭발…대책 나오기도 전 ‘허점’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100일(7일)이 지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 상태다. 정부가 전셋값 급등을 막기 위해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은 폭발 직전이고, 아직도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임대주택 공급을 골자로 한 정부 대책은 발표 전인데도 ‘허점’부터 거론되고 있다.  8일 서울신문이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받은 ‘주택임대차 분쟁 상담’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7월 3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계약기간, 수선, 보증금 등 임대차 관련 총분쟁 상담건수는 2만 52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7752건) 대비 42.2%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보증금 분쟁 상담’이 161건에서 798건으로 5배 폭증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5%까지만 올릴 수 있어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린 탓에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져서다. 서울에 사는 세입자 A씨도 이런 이유로 공단 문을 두드렸다. 2018년 10월 2억 3500만원에 2년 전세계약을 맺었던 A씨는 지난 7월 27일 기존 전세보증금의 40%인 9500만원을 올려 계약을 갱신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A씨는 “기존 계약기간이 새 법을 적용받으니 보증금을 5% 이내로 재조정해 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했다. 집주인은 “차라리 내가 실거주할 테니 방을 빼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몇 달간의 갈등 끝에 결국 A씨와 B씨는 공단의 중재로 2년 더 살 수 있는 권리를 다음 계약에 쓰는 대신, 보증금 인상액을 6000만원으로 낮추는 데 가까스로 합의했다.  늘어가는 분쟁 속 전셋값 통계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째 올랐고, 여기서 시작된 전세난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오르면서 5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변동률을 나타냈고, 지방 역시 0.23% 뛰며 통계가 작성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간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수천 가구를 단기간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현재 공실인 수도권의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다시 내놓는 방안이다. 상가를 주거용으로 개조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서울 내 빈집은 3300여 가구에 불과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빈집을 제외한 단독주택은 2400여 가구에 불과해 물량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정부에서 빈집을 매수하고 세입자를 모집하려면 2~3개월은 걸리는데, 집주인들은 인기 없는 외곽 지역의 빌라 정도만 팔려고 내놓을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전세난을 해결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코로나 뚫고 활기 찾은 미술계…‘아트부산&디자인’ 성황

    코로나 뚫고 활기 찾은 미술계…‘아트부산&디자인’ 성황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미술행사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한동안 침체했던 미술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지난달 온라인으로만 열려 아쉬움이 컸던 상황에서 부산과 대구에서 잇따라 대면 아트페어가 마련돼 국내외 미술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5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6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디자인’은 연일 방문객이 몰리고, 출품작 판매가 속속 이뤄지는 등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해마다 5월에 개최됐던 행사 일정을 한차례 연기하고, 방역 차원에서 전시 규모와 현장 관람 인원을 대폭 줄였음에도 서울과 부산, 대구 등 각 지역 컬렉터와 갤러리 관계자, 미술계 인사들의 참여 열기로 뜨겁다. 매년 160여개 정도였던 갤러리 부스는 올해 오프라인 60개, 온라인 10개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70개로 축소했다.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리안갤러리, PKM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이 대부분 참여했고, 베를린의 에스더 쉬퍼, 파리의 소시에테, 로스앤젤레스의 커먼웰스앤카운슬 등 해외 유수 화랑은 온라인에 전시장을 차렸다. 지난해 행사때 나흘간 6만명이 다녀갔지만 이번엔 하루 일반 관람객 수를 2000명으로 제한했다.출품작 2000여점 가운데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로 최고가였던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 ‘프랑스의 엘케Ⅲ (Elke in Frankreich Ⅲ)’가 개막 첫 날 판매되는 등 거래 실적도 좋은 편이다. 국제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이 내놓은 이 작품은 서울의 한 컬렉터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화랑이 내놓은 김종학 작가의 소형 신작 20점은 개막과 동시에 매진됐고, 신생화랑 에브리데이몬데이가 선보인 장콸 작가의 작품들도 완판됐다고 아트부산사무국 측이 전했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 미술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반색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규모는 줄었지만 그만큼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행사를 치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도 “국내외 미술계가 기대하는 부산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출발한 아트부산은 9회째인 올해부터 아트부산&디자인으로 이름을 바꿔 디자인 분야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이번 행사에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킨포크,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 사운드플랫폼 오드의 특별 전시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부산을 방문하지 못하는 해외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아트랜드와의 협업으로 작품 문의부터 구매까지 가능한 온라인 뷰잉룸(OVR), 3D 전시 투어, 증강 현실 기술을 통한 작품 체험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온라인 뷰잉룸은 아트페어 행사 중에는 VIP에게만 공개하고, 행사가 끝난 9일부터 20일까지는 누구나 볼 수 있다. 손영희 아트부산&디자인 운영위원장은 “미국 마이애미나 스위스 바젤처럼 아트페어를 통해 부산을 자연과 휴양, 예술이 결합한 문화도시로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대구에서는 제13회 ‘2020 대구아트페어’가 오는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학고재, 이화익갤러리, 갤러리바톤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69개가 참여해 작가 400여명의 작품 3000여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110여 개와 비교해 참여 화랑 수는 줄었고, 부스 공간은 1.5배 가량 확대했다. 대구 출신 작가 60여명을 조망하는 원로·중견 작가전, 대구지역 청년 작가 13명을 집중 소개하는 청년미술프로젝트 등이 특별전으로 마련된다. 안혜령 대구화랑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여는 올해 행사는 양적 발전보다는 질적 향상에 주력했다”며 “올해 미술 행사가 거의 없었는데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사진 부산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박상구 서울시의원 “소방재난본부가 앞장서 불연재 소재 적극 연구·개선하라”

    박상구 서울시의원 “소방재난본부가 앞장서 불연재 소재 적극 연구·개선하라”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가 버젓이 소방서 건물 외장재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대두됐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박상구 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1)에 따르면 서울 소방관서 건축물 외벽이 드라이비트로 건축된 벽면은 총 30개소, 1만 1787m²으로, 축구장 면적의 1.65배에 달한다. 특히 은평 역촌119안전센터, 송파소방서본서, 소방본부 등은 2019년, 2020년까지도 시공 시 드라이비트 외장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이비트 건축공법은 단열재인 스티로폼을 건축벽면에 붙이고 시멘트로 마감하는 방식으로, 값싼 비용으로 단열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과거 많은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됐다. 그러나 화재에는 아주 취약해 지난해부터 9m이상 건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박 의원은 6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라이비트가 소방관서 외벽에 쓰이고 있는 현황을 지적하며 “불연재 소재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시민과, 소방관 여러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있다. 서울시 예산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내 자신도 안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민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는가. 지금도 시민들은 불안을 안고 있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바를 아는 분들이 앞으로 불연재 소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대안 제시를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글로벌 K-배터리 신화에서 정부의 역할

    [기고] 글로벌 K-배터리 신화에서 정부의 역할

    최근 현대자동차,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배터리 국내 주요기업의 연계 움직임, 이른바 K-배터리 동맹이 화제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전기차와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을 상호 연계하는 윈-윈 전략을 발표하였고 해당 기업들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듯 주가는 상승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이 휴대폰·노트북 등 IT 제품용 소용량 배터리에 머물러 있던 2000년대 중반 산업부는 ‘이차전지(배터리) 산업발전 전략(2008.9)’, ‘그린에너지 발전전략 로드맵(2008.10)’을 잇따라 발표하여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의 성장가능성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의 연구개발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은 삼성, LG, SK, 현대 등 대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술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의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 일부에서 오해하듯이 대기업주도로 독자개발된 것이 아닌 것이다. 구체적으로, 에기평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기술개발에 2009년부터 3,544억원을 지원하였다. 특히 핵심 배터리 기술인 대용량·고성능 리튬이온배터리 기술개발에 547억원을 지원하였다. 이를 통해 삼성SDI, LG화학, 현대자동차 등이 기존 노트북, 핸드폰용 소형 배터리 기술기반에서 전기차용 대용량화 기술을 확보하였고, SK에너지, SK모바일에너지, 에코프로 등이 전기차용 배터리의 고성능·저가화 기술을 개발하였다. 또한 전기차용 배터리 뿐만 아니라, ESS용 배터리 개발을 통해 가정·산업용, 송배전용, 주파수 조정용 전력저장 등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산업이 활성화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산업발전전략과 로드맵에 기반한 정부주도의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었기에 기업들의 투자도 뒤따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010년 삼성SDI, 2011년 LG화학, 2012년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양산이 시작되었고, 정부가 지원하는 배터리 분야 연구인력 또한 2008년 148명에서 2017년 829명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산기평)도 2009년부터 2,271억원, 연구재단은 671억원을 배터리 기술개발에 지원해왔다. 3개 기관만 고려하더라도 정부차원에서 최소한 6,486억원이 국내 기업의 배터리 개발에 지원된 것이다. 그 결과, SNE 리서치가 발표한 이코노믹 리뷰에 의하면 금년 1분기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기업 10위 내에 LG화학이 1위, 삼성SDI가 4위, SK이노베이션이 6위로 진입하는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연간 매출액만 21조원, 수주잔액은 300조원에 달한다. 장차 반도체와 같은 주력산업 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에너지산업분야가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량을 국내기업들이 갖추게 된 것은 우리 기업들의 시장개척 노력과 도전적인 경영능력 때문도 있겠지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배터리 기술개발과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기업에 지원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정부차원의 10여 년간 선제적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이 마중물이 되어 490배 이상의 투자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 일본의 기술과 중국의 가격 경쟁력 사이에서 우리 기업이 확고한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전기차와 ESS 화재 발생으로 인해 국내 배터리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화재나 폭발이 없는 안전한 배터리 기술 확보를 통해 성능·가격·안전 3가지 측면에서 모두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점을 조정해야 한다. 전고체 배터리와 초저가·장수명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필요하다. 배터리 소재·부품·장비 중 전략분야는 정부가 지원한다. 왜 자본이 풍부한 기업들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선, 정부 지원의 80% 정도는 중소벤처기업에 가고 대기업은 많지 않다. 그리고, 산업이 성숙한 분야는 기업주도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세계적인 에너지전환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ESS 등 새로운 산업이 각국의 환경정책에 따라 급격히 확대되는 경우 대기업이라고 해도 선제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렵다. 사업화 가능성이 불확실한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기술개발 뿐 아니라 인증·표준화, 규제개선과 관련법규 개정 등 신산업분야 육성에는 민간기업 스스로는 할 수 없는 정부만의 역할이 있다. 기업 공통의 인력양성도 정부 몫이다. 정부와 중소·대기업간 협력과 역할분담은 중요한 과제이며, 산업분야별 성숙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보다 많은 민·관 대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창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책임연구원
  • [박철현의 이방사회] 일하다 죽는다는 모순

    [박철현의 이방사회] 일하다 죽는다는 모순

    사람이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서다. 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거나 꿈을 실현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먹고사는 것’이 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그렇기 때문에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은 아이러니하다. 어떻게든 먹고살려고 일을 해 왔는데 과로사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택배업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에만 9명이 산재로 사망했고 그중 7명은 뇌심혈관계 질환, 즉 과로사였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보통 1년에 2.25명꼴이었던 택배업 종사자들의 죽음이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9명에 달했다는 말이다. 누가 봐도 이상하지만 그들의 노동환경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들의 죽음은 사회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10월 들어 한진택배 소속으로 일하다가 고인이 된 박모씨의 메시지 캡처 화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고, 이를 계기로 택배 상하차 일을 해 봤다는 사람들이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했다. 대중의 비난이 거세지자 대형 택배회사들은 비로소 이런저런 조치를 꺼내 들었다. 오해해선 안 된다. 이들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한 게 아니다. 이미 택배노동자들은 올해에만 여러 명이 죽었다. 정말 큰일이라 생각했었다면 첫 사망자가 나타났을 때 바로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 박씨의 죽음도 그저그런 사고사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며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택배회사를 맹렬히 비난하는 대중들의 태도도 마냥 보기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애초에 총알배송, 당일배송 서비스가 시작된 건 대중이 원해서가 아니던가. 여기 일본도 공사자재를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가 많다. 라쿠텐, 아마존 등의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도착일이 명기되는데 주문일로부터 최소 이틀은 걸린다. 공휴일과 일요일은 배달 자체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반드시 영업일 기준으로 배달소요시간을 명기한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금세 괜찮아졌다. 사회 전체가 이 스타일에 적응돼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가령 공사 발주를 받아 일정을 잡을 때 주문한 물품이 일주일 후에 오니까 그때부터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면 발주처도 고개를 끄덕인다. 발주뿐만 아니다. 현장에선 반드시 휴식시간을 준다. 오전 8시에 모여 두 시간 일한 후 30분을 쉰다. 낮 12시에 새참을 먹고 오후 1시까지 쉰다. 다시 두 시간 일한 후 30분을 쉬고, 오후 5시에 일을 마친다. 잔업을 할 경우 최대 3시간까지 하며 잔업수당은 평소 시급의 1.5배를 책정한다. 내가 잘한다는 게 아니라 이건 당연한 것이다. 또 현장 일꾼들도 이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서로 근로계약을 맺고 노동법을 지켜가며 일을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박씨의 메시지를 읽어 보면 하루에 두세 시간 쪽잠을 자면서 휴식 없이 일했다. 고용보험도 안 들었다. 박씨만 이리 일했을 리가 없다. 수많은 택배노동자들이 이런 생활을 매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일하면 죽는다. 지난주 토요일, 세이노운송이 보내온 자재 도착 알림이 떴다. 어, 무슨 소리지 했다. 원래 토요일 배달이 잘 안 되는데 오후 4~6시에 도착한다는 알림이었다. 현장에서 부리나케 사무실로 달려가 택배를 기다렸다. 정확한 도착시간대를 모르니 오후 4시부터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오후 6시가 지나도 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저쪽에서 알림이 잘못 간 것 같다며 몇 번이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어쩐지 토요일에 잘 배달 안 오는데 미리 확인전화를 할걸 그랬네요. 미안합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안 될 거고, 월요일 오전에 사무실에 있을 테니 그때 가져 오세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는 월요일 오전 10시에 자재를 가지고 왔다. 앳된 용모라 가볍게 물어보니 입사 3년차 스물두 살 정직원이며 하루에 10시간을 일한다고 한다. 월급은 말해 주지 않았지만, 세이노운송의 복리후생에 관해 검색을 해 보니 3년차 고졸 월급이 25만엔(250만원) 정도로 나온다. 사실 이게 정상이고, 이래야 먹고사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당연함’이 통용되는 한국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다시 한번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 주휴수당·퇴직금 규정 골치 아프죠?… “마을노무사가 해결사”

    주휴수당·퇴직금 규정 골치 아프죠?… “마을노무사가 해결사”

    “알바(아르바이트)한테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고요?” “스타트업이라 직원이 겨우 한 명인데 노동법 적용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시급으로 계약한 학원 강사가 갑자기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까 황당합니다.” “동네 안경점인데 근로계약서까지 쓸 필요 있나요.” “가족처럼 지내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안 썼다고 갑자기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어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알쏭달쏭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 등 노동관계법. 하다 못해 구인구직업체에서도 캠페인성 광고를 선보이지만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휴가 규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시가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를 위해 운영하는 ‘마을노무사’는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작성 등 노동법의 기본을 지킬 수 있게 도움을 준다. 2016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매일국어’ 사무실을 장정화 노무사와 함께 방문했다. 매일국어는 초, 중, 고등학생용 인터넷학습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2017년 설립했다. 최근 사업을 확장하면서 직원이 14명으로 늘었다. 이 업체에는 올해 초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프리랜서로 채용했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이상효 재무이사는 “처음에는 너무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근로계약서가 미비했다는 걸 알게 됐다”며 “퇴사한 직원과 원만하게 합의했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근무 여건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근로시간 단축 사업을 담당하던 장 노무사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마침 서울시 마을노무사로 활동하던 장 노무사가 관련 사업을 소개해 줬다. 장 노무사는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부분을 전담해 계획을 짜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과 임금을 점검하는 게 먼저다. 이 이사는 “노무 컨설팅 비용이 부담되던 차에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알게 돼서 다행”이라며 “인생에서 절반이 넘는 시간을 회사에서 소비하는데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 노무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마을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시에서 업체를 배정해 줬지만, 이제는 장 노무사가 추천하거나 발굴하기도 한다. 안경점, 학원, 미용실 등 직원이 10명 미만인 소규모 업체가 가장 많다. 장 노무사는 “가장 기본인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사업장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라면서 “대부분 주휴수당과 퇴직금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동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예방교육,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필수 교육이나 생리휴가 도입 등을 묻는 업체도 있다”고 덧붙였다.전문 악기연주가들이 모인 비영리기관 ‘아카데미 열정과 나눔’은 지난해 연주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직원을 채용하며 노동법을 배워야겠다고 판단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진윤일씨는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알게 됐다. 진씨는 단기간 근로자 임금체계, 연장근무수당, 4대 보험 가입 절차, 법정의무교육까지 상담받게 됐다. 진씨는 “평생 바이올린 연주만 해서 근로계약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는데, 궁금한 내용을 모두 알려 줘서 고마웠다”며 “다른 기관은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했는데 서울시는 비영리기관도 지원해 줘서 편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을노무사는 채용과 임금 계약관련 서류 업무를 가장 많이 한다. 매일국어의 사례처럼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등 직원 관리에 필수적인 서류 작성을 지원해 준다. 임금, 휴게시간, 법정휴일 등 노무관리 방법도 안내해 준다. 2주간 두 차례 방문해 1회차에는 위법사항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며 노무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2회차에는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사업장 상황에 맞게 고용유지지원금, 유급휴가지원비, 소상공인 세제지원, 가족돌봄휴가지원금, 유연근무제 지원금 등 각종 지원금도 안내해 준다. 서울시 마을노무사 상담 실적은 첫해인 2016년 48건에서 지난해 361건으로 3년 만에 7.5배로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상담을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자는 게 마을노무사의 사업 취지”라며 “교육이나 상담을 받을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 소규모 사업장 사업주가 노동법을 몰라서 법을 위반하거나 과태료를 내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무료로 노무컨설팅을 찾아가서 해 준다”고 말했다. 장영민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은 “사업주가 노동법을 잘 몰라 법을 위반하거나 노동자가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며 “사업주와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초과근무수당 상습 불법 수령 땐 최소 ‘정직’

    퇴근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근무기록을 허위 입력하는 방식으로 수차례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은 공무원 A씨. 출장신청을 하고서 실제로 출장은 가지 않고 거주지 인근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제출해 수십만원의 출장여비를 받은 공무원 B씨. 앞으로 이런 부정한 방법을 써서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여비를 상습적으로 타낸 공무원은 최소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는다. 인사혁신처는 초과근무수당 등을 허위로 청구해 받은 공무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3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은 징계기준을 부당수령금액(100만원)과 비위행위의 중대성(심한 비위, 고의성)에 따라 세분화했다. 먼저 부당수령금액이 100만원 미만이고 고의가 없는 과실 정도라면 견책이나 정직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비위 정도가 심하거나 고의로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은 최소 정직, 최대 파면 처분을 받게 된다. 부당수령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처벌 수위가 대폭 올라간다. 과실이라도 강등이나 감봉 처분을 받고,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성이 인정되면 파면이나 강등 처분을 받는다. 공무원 징계 기준은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순으로 수위가 높다. 인사처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체로 과실 부당수령은 견책 정도의 처분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에 대한 일부 공무원의 그릇된 인식과 부적절한 행동이 공직사회 전체에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징계 의결의 엄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 기준 신설과 별도로 부당수령금액에 대한 가산 징수금 범위를 현행 2배에서 5배로 확대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작다고 무시 마라, 쌈 싸고 버무리면 무시무시 밥도둑

    작다고 무시 마라, 쌈 싸고 버무리면 무시무시 밥도둑

    ‘신이 내린 완전식품’, ‘칼슘의 왕’. 멸치에 따라붙는 단골 수식어다. 멸치는 뼈째로 먹을 수 있어 한 마리에 들어 있는 모든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른멸치, 젓갈, 횟감 등 다양한 요리로 일년 내내 식단에 올라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우유의 5배 칼슘… 영양분은 천하장사 멸치는 많게는 수억 마리씩 떼 지어 바닷속을 다닌다. 수산 통계에 따르면 멸치는 우리나라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어종으로 한 해 20만~25만여t이 잡힌다. 멸치 대표어장은 남해였으나 환경 변화로 서·동해안에서도 많이 잡힌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멸치는 여러 수산생물의 주요한 먹이자원이라 바다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해양생물이다. 식품 영양에 관한 각종 연구·분석 자료에 따르면 멸치에는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 있다. 특히 어패류 가운데 칼슘이 가장 많다. 100g당 칼슘 함량이 509㎎으로 같은 양의 우유보다 5배쯤 많다. 단백질 합성과 성장촉진, 에너지 생산 등을 조절하는 핵산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치매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타우린도 많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정상 혈압 유지, 동맥경화 예방 등에 좋다.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가 각각 9.2%와 14.1% 들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기억력 향상 효과도 있다. 항암작용 효과가 있는 니아신 등 다양한 필수 영양분이 고루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5단계로 나눈다. 7.7㎝가 넘는 큰 멸치는 ‘대멸’로 국물 우리는 데 주로 쓴다. 쓴맛이 나지 않도록 내장을 제거한 뒤 프라이팬에 가볍게 볶아 비린내를 없앤 다음 양파껍질, 파뿌리, 무, 다시마 등과 함께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담백한 멸치국물(육수)이 된다. 4.6~7.6㎝ 크기는 ‘중멸’로 고추장 볶음용이나 안주, 조림용 등으로 사용된다. 중멸 마른 멸치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간편한 술안주나 밥반찬이 된다. 3.1~4.5㎝ 사이 멸치는 ‘소멸’로 볶음용과 무침용으로 많이 쓴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멸치를 넣어 볶은 뒤 살짝 데친 꽈리고추를 넣어 양념과 함께 버무리면 맛있고 영양이 듬뿍 든 꽈리고추볶음이 만들어진다. 멸치에 부족한 비타민A를 꽈리고추가 보충한다. 1.5~3㎝의 멸치는 ‘자멸’로 볶음용으로 가장 선호한다. 자멸치에 식용유, 양념, 아몬드 등을 넣고 볶아서 만드는 아몬드멸치볶음은 견과류에 포함된 비타민E와 멸치의 칼슘이 어우러져 아이들에게 좋은 영양식이다. 1.5㎝ 이하로 가장 작은 멸치는 ‘세멸’로 볶음이나 비빔밥, 주먹밥, 이유식을 만드는 데 쓴다. 멸치는 서양에서 안초비(anchovy)라고 부르며 주로 소금에 절여 살만 발라 병조림 등으로 가공해 이용한다.●남해 죽방렴… 부산 기장, 조류따라 그물망 멸치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연안 회유성 어종이다. 남해안 바깥 해역에서 겨울을 지내고 3~4월 남해안 연안으로 회유한 뒤 알을 낳는다. 봄~여름(4~8월)에 산란한 어미멸치는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이동해 성장한다. 암컷 멸치 한 마리가 여러 번에 걸쳐 모두 1700개에서 많게는 1만 6000개쯤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통영은 멸치 조업·생산 중심지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멸치권현망수협이 있다. 권현망은 여러 척이 선단을 이뤄 그물을 끌어 고기를 가둬 잡는 방식이다. 업계는 우리나라 멸치 총어획량의 60% 안팎이 권현망으로 잡히는 것으로 추산한다. 멸치는 성질이 급하고 지방이 많아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고 부패해 잡는 즉시 삶아서 말리거나 급냉동한다. 수로가 좁아 물살이 빠른 남해군 삼동면 지족해협에서는 전통방식인 ‘죽방렴’(竹防簾)으로 멸치잡이를 한다. 죽방렴은 갯벌에 참나무 말목 수백 개를 박고 대나무로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방향으로 V자 모양으로 놓은 원시어장이다. 모든 작업을 손으로 해 어획량이 적은 데다 몸통에 상처가 거의 생기지 않아 신선도를 유지해 가격이 비싸다. 국가중요어업유산, 문화재청 명승 71호, 국가무형문화재 등으로 지정돼 있다. 젓갈용 멸치와 생멸치 요리가 유명한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는 주로 그물을 바닷물의 흐름에 따라 떠다니게 해 고기가 걸리도록 하는 유자망 방식으로 잡는다. 전남 완도군 주변 연안에서는 그물을 고정해 이동하는 멸치떼를 가두는 낭자망 멸치잡이가 유명하다. 권중원 통영 멸치권현망수협 지도과장은 “우리나라 멸치잡이는 어획 방식과 유통경로 등이 다양해 실제 어획량은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은근한 단맛 ‘최상품’… 짠맛 강한 건 하품 멸치의 대표 요리는 생멸치쌈밥과 회무침이다. 남해군, 기장군, 통영시 등 멸치를 잡는 바다 주변의 음식점에 가면 제맛을 볼 수 있다. 남해 미조면과 기장군 대변항에서는 봄마다 멸치축제도 연다. 특히 봄철 대멸치로 요리한 생멸치쌈밥과 생멸치회무침을 한번 맛본 사람은 그맛을 못 잊는다. 음식점 주인들은 “급냉동한 생멸치로 일년 내내 요리를 만들지만 생멸치로 만든 요리보다 맛이 덜하다”고 설명했다.남해군 삼동면에서 멸치요리 음식점 어부림을 15년째 운영하는 문복임(58·여)씨는 “멸치조림은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멸치 비린내를 잡고 멸치액젓과 마늘쫑 등을 넣어 만든다”고 소개한다. 문씨는 “신선한 큰 멸치를 소주로 살짝 씻어 손질한 다음 직접 만든 멸치액젓과 각종 과일 등으로 100일 넘게 숙성시켜 만든 초장으로 양파, 양배추 등과 버무린 멸치회 무침은 손님들이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큰 멸치는 주로 2~6월에, 작은 멸치는 9~10월에 많이 잡힌다. 봄 멸치로 담근 젓갈은 액젓, 가을멸치로 담근 젓갈은 육젓으로 이용한다. 멸치 육질을 모두 걸러 낸 게 액젓이다. 젓갈은 붉은 빛깔이 돌면서 구수한 향이 있는 게 상급으로 전통 발효 조미료다. 김치를 담글 때 멸치젓을 넣으면 김치가 빨리 물러지지 않는다. 마른멸치는 짜지 않고 은근한 단맛이 나면 품질이 좋은 것이다. 짠맛이 강한 멸치는 말릴 때 날씨가 좋지 않아 소금을 많이 사용했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멸치를 가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른 멸치 형태가 구부러져 있으면 잡자마자 바로 삶아 말린 것으로 신선한 멸치로 볼 수 있다. 누렇게 기름기가 도는 멸치는 하품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예비군이 ‘승진’하고 월급의 1.5배 수당 받는 나라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이 ‘승진’하고 월급의 1.5배 수당 받는 나라 [밀리터리 인사이드]

    이스라엘, 장애인·여성·소수민족도 영입예비군은 임금 1.5배…승진도 가능장교, 사병부터 거쳐야…근무 부대 임관징집 여성 비율 60%…기준 까다로워국위 선양해도 ‘병역 면제’ 없어이스라엘은 인구 865만명인 작은 나라이지만, 1948년 건국 이후 1973년까지 4차례의 전쟁에서 완승하면서 중동지역 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주변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가급적 많은 국민을 군에 투입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여성, 예비군을 전력에 투입하는 독특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폐증 환자’도 군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1일 호서대 연구팀이 작성한 ‘이스라엘 군사제도 분석에 의한 대한민국 국군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소속인 ‘9900부대’는 시각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 정보부대입니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이용해 얻은 지형 사진을 분석한 뒤 군사 정보를 얻는 곳입니다. ●자폐증 요원, 사진 분석에 ‘천재성’ 보여 이스라엘군은 2013년부터 새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자폐증 환자를 이 부대에 투입한 겁니다. 자폐증 환자들은 적의 이동과 건물 변화 등의 세밀한 변화를 포착하는데 특유의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하마스와 시리아,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큰 성과를 냈습니다. 자폐증 환자들은 9900부대에 배치되기 전에 군의 사회화 프로그램 ‘로힘 라호크’를 거칩니다. 대상자들은 텔아비브 인근의 ‘오노 아카데믹 칼리지’에서 영상 및 미디어 분석, 지도 분석 등 3개월 과정의 특수 교육을 받은 뒤 타인과의 의사소통 등 추가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투입된 자폐증 요원들은 수많은 위성사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유용한 군사 정보를 추출하는 실전 교육을 받습니다. 목표물의 행동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교육받기도 합니다. 첩보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도 이들의 일입니다.이스라엘군 특수조직 중에는 ‘베두인 부대’도 있습니다. 1500명 규모로, 사막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비유대계 소수민족 부대입니다. 평소 험지와 열사의 기후에 잘 적응해 국경지역 정찰 업무를 맡겼더니 큰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예하 ‘사막정찰 부대’에 속한 베두인들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경로를 사전 차단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베두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도 영주권을 주는 조건으로 군 병력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병사들은 1973년 4차 중동전쟁에서 ‘감청 작전’에 집중 투입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비해 이런 이민자 정책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베두인 부대’도…이민자 적극 유입 이스라엘에는 엄격한 유대교리를 강조하는 강성 유대인 ‘하레디’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복무를 거부해 정부가 면제 특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건국 초기 소수였던 하레디가 최근에는 전 국민의 12%에 해당할 정도로 크게 늘었고, 납세 의무도 거의 지지 않아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병역 의무를 질 수 있도록 ‘하레디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하레디 부대는 일과 시간에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전통적 식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급식체계도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입대자가 급증했고 부대 창설 초기와 비교해 30배의 병력이 충원됐습니다. 중부사령부에 이어 남부사령부와 공군에도 하레디로만 구성된 부대가 잇따라 창설됐습니다.이스라엘에서는 ‘예비군’도 주력군입니다. 현역이 17만 6500명, 예비군이 46만 5000명으로 전체 병력의 72%가 예비군입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2012년 하마스와의 ‘8일 교전’ 등 각종 전쟁과 분쟁에서 예비군이 주력으로 싸웠습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39세 이하 남성, 34세 이하 여성은 ‘제1예비역’으로, 최전방에서 지원병, 공수, 기갑, 공병 등으로 투입됩니다. 제1예비역을 마친 44세 이하 남성은 ‘제2예비역’으로 보병 지원병에 편성됩니다. 의무복무자는 1년에 30일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2박 3일에 불과한 우리와 큰 차이입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1시간 30분 만에 1개 대대급 부대를 소집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동원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예비군도 ‘승진’ 제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 계급이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예비군 승진에 목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예비군도 ‘승진’…수당 등 최대 지원 강도높은 훈련을 받지만 한편으로 혜택도 많습니다. 전역 병사는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공무원과 공채 및 국가시험 가산 특전이 있으며 주택대출 지원도 받습니다. 예비군 수당은 개별 당사자 월 평균 임금의 1.5배를 지급하고, 동원훈련 일정이 연장되면 추가 수당도 줍니다. 만약 직업이 없으면, 실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훈련수당으로 준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하고, 20대 초반에 사회로 복귀해 학업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사회적 지위가 높은 ‘장교’는 매우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반드시 병사, 부사관 단계를 밟아야 하고 각 단계별로 지휘관 평가도 받습니다. 과거 병사로 있었던 부대로 돌아가 소대장으로 임관하기 때문에 장교와 부대원의 결속력이 매우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든 여성이 징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징집되는 비율은 전체 여성의 60% 정도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징집기준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수 여성만 전투병과에 배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행정, 복지, 인사, 교육 등 비전투병과에서 활동합니다. 체육, 예술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위선양을 했다고 해도 병역 면제 혜택은 없습니다. 이런 정책들 때문에 이스라엘은 해마다 병력 부족은 커녕 인력 과잉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넘치는 인력은 어디로 갈까요. 다른 정부 부처에 배치돼 병역 의무를 수행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북한 세포지구서 풀 뜯는 양과 염소

    [포토] 북한 세포지구서 풀 뜯는 양과 염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강원도 세포지구의 축산업을 조명했다. 신문은 “올해에는 4년 전에 비해 고기 생산량이 4.5배로 높아졌다”라며 “젖 생산량은 수천t으로 늘어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량품종의 집짐승(가축)들을 더 많이 육종하기 위한 과학적인 종축생산체계 확립과 배자 이식 기술, 인공수정기술 등의 도입으로 소,양,염소를 비롯한 집짐승이 수십만 마리로 불어났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SK이노, 영업손실 290억원…정유는 흑자전환, 배터리는 아직

    SK이노, 영업손실 290억원…정유는 흑자전환, 배터리는 아직

    석유사업에선 흑자로 전환했지만, 화학사업에서 손실이 뼈아팠다.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증대는 있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매출 8조 4192억원에 영업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석유사업에서 흑자로 전환한 점이 돋보인다. 영업이익 38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715억원 늘었다. 올 상반기 정유업계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서서히 반등하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시황은 약세지만 유가가 전 분기보다 상승한 탓에 재고 이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석유 수요 회복 지연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석유사업 시황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사업에서 영업손실 53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16억원 줄어들며 적자를 기록했다. 납사 가격이 상승하면 재고 이익이 났지만 아로마틱 계열 시황이 나빠서 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가 줄었다. 연료 가격 상승으로 변동비도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레핀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해 490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아로마틱에선 공급 과잉으로 1152억원의 손실을 냈다.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에서는 영업손실 98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이 2.5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149억원 개선된 수치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중국 옌청에 짓고 있는 중국 2공장이 내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9.8GWh 규모 헝가리 2공장을 2022년 1분기에,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9.8GWh 규모 미국 1공장을 2022년 1분기, 11.7GWh 규모 2공장을 2023년 1분기부터 양산 가동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플라스마 기능으로 발 마사지와 피부 미용 기대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플라스마 기능으로 발 마사지와 피부 미용 기대

    발은 걸을 때마다 체중의 1.5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견디는 곳이며,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올려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발의 피로를 풀고, 매일매일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휴심의 발 관리기 ‘세라 피트(THERA FEET)’는 공기 중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플라스마 기능을 더해 발 마사지는 물론 피부 미용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플라스마가 발생하는 오존이 살균 작용을 하고, 음이온과 양이온은 습진·각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또한 LED 레드파장을 발 관리에 적용해 발의 수분·리프팅 케어 등을 할 수 있다. 세라 피트는 발바닥, 발등, 발목, 아킬레스건 주위의 공기압 마사지와 주요 혈점을 눌러주는 1060개의 지압판 및 볼을 내장했다. 온열기능을 갖췄으며 무선충전식으로 장소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신발 한 짝의 무게는 1.3㎏으로 양발에 착용해도 약 2.7㎏에 불과해 마사지기를 사용하면서 보행도 할 수 있다. 휴심 관계자는 “하이힐에 지친 여성의 발, 온종일 서서 일한 발, 티눈·굳은살이 많은 발, 습진·무좀·각질로 고통받는 발 등에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플라스마 기능이 있는 세라 피트 발 마사지는 혈액순환을 촉진해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 각질·피부관리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2030 세대] 주택문제의 해결, 교통에서 답을 찾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주택문제의 해결, 교통에서 답을 찾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19세기 말 유럽은 사회, 경제, 기술, 정치적으로 유례없이 번성했다 하여 벨 에포크 시대, 즉 ‘아름다운 시절’로 표현된다. 하지만 당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심 노동자 가족의 삶은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도시계획가 피터 홀의 ‘내일의 도시’에는 당시 영국 런던을 묘사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썩어서 악취가 나는 한 방에서 두 가족이 거주하며, 천연두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에 노출돼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의 삶이 묘사된다. 전염병의 발생 원인을 찾는 역학조사가 그즈음 런던에서 시작됐으니, 예상 가능한 풍경이다. 당시 런던에서 이런 삶을 살아가는 빈곤층의 비율은 30~40%였으며, 이는 다른 유럽의 대도시, 그리고 뉴욕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고밀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자리 인근에 살며 걸어서 출퇴근할 수밖에 없었던 물리적 제약 때문이었다. 다행히 20세기 들어서 이러한 문제는 급격히 해결됐는데, 그 실마리는 교통이었다. 20세기 초반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이 급격히 발달해 도심 외곽에 살더라도 일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확장된 도시들의 예가 도쿄 23구, 파리 20구 등이다. 서울의 역사도 이와 유사하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에 불과했던 서울의 면적은 20세기 중반 인접 5개 군 일부를 편입하며 약 5배에 가까운 면적 확장이 이루어졌다. 확장된 면적을 커버하기 위해 서울시는 강변도로와 한강다리를 짓기 시작했고, 지하철과 외곽순환도로 등을 만들며 교통혁신을 이끌어냈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서로 한양도성 내에서 살고자 분투했을 것이며, 주거의 질은 벨 에포크 시절 노동자 가족의 삶과 같이 참혹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부분은 그런 ‘20세기 교통의 혁신’이 현재 거의 자취를 감춰 가고 있다는 점이다. 강변도로, 남산터널, 지하철 건설, 한강교량 등 교통인프라는 대부분 20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지고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이렇다 할 신규 교통인프라가 존재하지 않는다. 있더라도 1969년 한남대교는 3년 만에 준공됐는데, 2020년 월드컵대교는 11년이 지나 준공될 예정이니,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강남은 고인물과 같이 수십년째 가장 선호되는 주거지며, 주거지역의 층위는 딱히 변화될 여지가 안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서 조금 더 창의적인 사고로 서울 및 수도권의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을 고민해 봐야 한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망 구축,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 구축, 경전철망 확대다. 한국의 대도시는 여전히 더 많은 교통인프라가 필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차량대수규제(COE)나 혼잡통행료(ERP) 정책 등으로 대중교통망 구축 예산을 마련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혁신적인 생각으로 지속가능한 교통망을 만들며 확장해 나가는 우리나라 도시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한다.
  • 롯데마트, 12월부터 서울·부산 전역 새벽 배송

    롯데마트가 온라인 주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배송 거점화를 추진한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잠실점과 구리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세미다크 스토어’를 29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세미다크 스토어란 배송 전 단계인 팩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물류센터를 말한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영업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처리 능력까지 넓힐 수 있는 것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성장을 대비하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계획대로 매장이 늘어나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이 지금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의왕과 부산의 오토 프레시센터는 새벽 배송 전용센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새벽 배송 지역도 확대한다. 지금은 경기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를 통해 서울 서부권과 경기 일대에서 새벽 배송을 하고 있지만, 12월부터는 서울과 부산 모든 권역과 경기 남부 지역까지 대상 지역이 넓어진다. 롯데마트 측은 “세미다크 스토어 도입으로 신규 고객 확보와 월 구매 횟수 증가 등 온라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대도시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 많아 문 닫은 곳 많아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점포 축소가 흐름이기는 하지만 관건은 ‘질서 있는 폐쇄’ 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 공동 점포 방법 등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롯데마트, 12월부터 서울·부산 전역 새벽 배송

    롯데마트가 온라인 주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배송 거점화를 추진한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잠실점과 구리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세미다크 스토어’를 29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세미다크 스토어란 배송 전 단계인 팩킹에 주안점을 두고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물류센터를 말한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영업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처리 능력까지 넓힐 수 있는 것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성장을 대비하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계획대로 매장이 늘어나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이 지금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의왕과 부산의 오토 프레시센터는 새벽 배송 전용센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새벽 배송 지역도 확대한다. 지금은 경기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를 통해 서울 서부권과 경기 일대에서 새벽 배송을 하고 있지만, 12월부터는 서울과 부산 모든 권역과 경기 남부 지역까지 대상 지역이 넓어진다. 롯데마트 측은 “세미다크 스토어 도입으로 신규 고객 확보와 월 구매 횟수 증가 등 온라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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