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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가 지배한 ‘뉴트로’ 이보다 힙할 순 없었다

    방송가 지배한 ‘뉴트로’ 이보다 힙할 순 없었다

    올해 방송계는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로 시작해 ‘뉴트로’로 끝났다. 온라인에서 먼저 시작된 열풍은 TV로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이 직접 1990~2000년대 드라마와 예능, 가요를 찾아보면서 방송사들도 먼지 쌓인 테이프들을 다시 꺼냈다.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시청자들을 위한 ‘새로운 복고’는 방송가는 물론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됐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 OTT(Over The Top)의 확장은 더욱 강력해졌다. 국내 OTT 업체들도 이에 맞서기 위한 합종연횡에 나섰다. 방송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가운데 콘텐츠 경쟁도 본격화됐다. 역동적인 변화를 겪은 2019년 방송계를 돌아봤다.●옛방·옛드·옛능 열풍…방송 간 경계도 허물어져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온 ‘뉴트로’의 유행은 올해 완전한 대세로 자리잡았다. 예전 방송을 새롭다고 느끼는 20대들과, 어린 시절 콘텐츠를 다시 즐기고 싶어 하는 30~40대들은 1990년대 콘텐츠를 정주행했다. 핑클, GOD 등 1세대 아이돌 가수들을 비롯한 ‘탑골가요’는 가장 ‘힙’한 것으로 공유됐다. 방송사들은 앞다퉈 옛 방송을 재가공했다. SBS TV ‘인기가요’와 KBS TV ‘가요톱10’ 등 90년대 가수들의 방송 출연 모습을 5~10분 길이로 편집해 요즘 트렌드에 맞췄다. 드라마와 시트콤도 소환됐다. ‘순풍산부인과’(1998~2000), ‘청춘의 덫’(1999) 등 디지털화를 거친 프로그램들은 조회수 수십만뷰를 기록했다. 방송사들은 옛 영상을 올리는 채널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MBC의 유튜브 채널 ‘옛날 드라마’는 구독자가 195만명에 육박하고, SBS의 ‘스트로’도 구독자 19만명을 넘는 등 인기가 높다. 가수들은 물론 전지현, 송혜교, 심은하 등 배우들의 20대 초반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종편도 이러한 흐름에 가세했다. 시즌1부터 옛 가수들을 소환한 JTBC ‘슈가맨’은 최근 시작한 시즌3에서 ‘탑골 GD’ 양준일, 가수 최연제, 그룹 태사자 등을 섭외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TV조선의 최대 히트작 ‘미스트롯’은 특유의 복고 감성으로 트로트가 중장년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들이 예전 콘텐츠들을 공유하고 여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즐기고 있다”면서 “새로운 콘텐츠로 인식될 만한 자료들은 여전히 많기 때문에 내년에도 뉴트로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국 간 영역과 경계도 허물어졌다. 다른 방송사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꺼렸던 과거와 달리, 방송사 간 ‘선을 넘는’ 캐릭터들이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EBS의 펭귄 캐릭터 ‘펭수’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탄생한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이 대표적이다. MBC·JTBC·SBS 등 타 방송사의 문턱을 넘나든 펭수는 오는 29일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한다. ‘유산슬’도 KBS와 SBS에 잇따라 출연했다.●OTT 강세 속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가속화 넷플릭스가 불을 댕긴 온라인 플랫폼 경쟁은 올해 본격화됐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외에서 인정받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한국형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유료 가입자 200만명(추정)을 확보했다.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예능 대세’ 박나래와 가수 아이유, 유재석 등 톱스타들을 내세워 만든 자체 콘텐츠는 큰 화제를 모았다.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킹덤’과 유재석이 출연한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등은 시즌2 제작으로도 이어졌다.‘토종 공룡’ 플랫폼도 OTT 경쟁에 가세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은 ‘푹’(pooq)과 ‘옥수수’를 합쳐 ‘웨이브’라는 새 플랫폼을 내놨다. 올해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에 96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23년까지 콘텐츠 개발에만 총 3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디즈니와 애플이 만든 OTT도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등장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일자리 4만 7000개, 5·8·9호선 연장 ‘착착’… 경제 자립도시 강동

    일자리 4만 7000개, 5·8·9호선 연장 ‘착착’… 경제 자립도시 강동

    서울 동남쪽 끝 도시인 강동구는 1979년 구 신설 이래 최고의 격동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시내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잠만 자는 ‘베드타운’에 머물러 왔지만 향후 산업과 생산이 풍부한 ‘자족도시’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당장 2023년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 등 대단위 산업지구가 완성되면 일자리 약 4만 4700개가 새로 생긴다. 현재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3개 지하철 노선(5·8·9호선) 연장 공사가 벌어지는 것만 봐도 이 같은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강동구 고덕동 인근의 재개발·재건축이 완료되는 2024년이면 인구는 지난달 현재 43만명에서 55만명으로 늘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자치구가 된다. 입지 메리트 덕분에 현재 이른바 ‘강남 4구’로 분류되지만 향후 동부수도권 경제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런 천지개벽의 중심에는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있다. 지난 13일 이 구청장의 1호 공약으로 지난 6월 개원한 강동 노동권익센터에서 그를 만나 강동의 개발 비전을 들었다.-고덕비즈밸리, 강동일반산업단지 조성이 한창인데. “강동구는 대규모 택지개발로 조성된 베드타운으로 시작했다. 기업을 유치하거나 일자리를 확충해야 한다는 구민들의 요구가 계속 있었다.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면 동부수도권 경제중심도시, 경제자립도시, 포용적 자족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고덕비즈밸리에는 이케아 등 150개 기업이 입주하고, 유통판매시설과 호텔·컨벤션센터가 조성된다. 강동일반산업단지에는 200개 중소기업이 입주한다.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가 완성되면 경제유발효과 11조원, 직간접적 고용창출 4만 4700명 등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체 입점을 심사할 때 지역 내 고용창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덕비즈밸리에 스웨덴 가구 ‘공룡’ 이케아 입점이 확정됐는데. “2015년 강동구와 이케아가 입주의향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고덕비즈밸리가 있는 고덕동 입점이 확정됐다. 이케아에서는 기존의 창고형 대형 매장과는 차별화된 ‘도심형 이케아’를 선보인다. 2024년 영화관, 쇼핑몰, 사무실이 어우러진 대형 복합시설로 선보인다. 고덕비즈밸리가 올림픽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춘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향후 완공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진입로에 위치해 있어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하남시와 구리시, 남양주시 주민 연 7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의 중심으로 꼽히는 천호대로변 상업지역 복합개발도 추진 중인데. “천호역, 강동역, 길동사거리를 잇는 천호대로변을 상업과 업무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천호대로변 주변은 강동구의 구도심인데 다양한 형태의 스타트업 기업을 유치하는 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복지, 문화 시설도 집중적으로 확충한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건립 사업이 활발한데. “구청장이 되고 나서 내세운 게 ‘더불어 행복한 강동’이다. 지역 간, 계층 간 차별을 없애기 위해 가장 낙후된 천호동에 생활 SOC를 전진배치한다. 가장 먼저 강동구민회관을 수영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체육시설로 굽은다리역 근처에 신축한다. 암사역에는 인생 재설계를 돕는 강동50플러스센터가 들어온다. 둔촌동에 둔촌도서관을 착공하고, 천호2동에 청소년복지관이 들어선다. 천호동 등 저소득층 주거지에는 큰 규모의 생활 SOC를, 고덕동이나 명일동 등 중산층 주거지에는 도로와 도서관을 지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식으로 계획을 세웠다.” -천호동의 구천면로 개발 계획 사업이 화제인데. “구천면로는 강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다. 과거 한양 사대문 안에서 왕십리를 거쳐 경기 광주를 연결하는 길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길인데 그동안 관리가 잘 안 됐다. 구천면로 양쪽에 저소득층 거주지가 밀집해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구천면로를 가장 걷고 싶은 거리, 생활권 중심 거리로 만들려고 한다. 구천면로 전시관 등 역사의 거리도 만든다.”-1호 공약인 노동권익센터가 6월에 개소했는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첫 구 직영 노동권익센터다. 일하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강동구를 만들기 위해 노동, 인권, 일자리,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강동구를 관할하는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이 송파구에 자리해 있어 그동안 강동구민이 이용하기에 불편이 많았다. 변호사, 공인노무사, 심리치료사 등 21명의 정규직 공무원이 노무상담과 심리상담을 돕고 있다. 최저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상담이 가장 많고 체불임금 상담도 종종 있다. 앞으로 강동구는 생활임금제를 준수하는 사업장에 대해 ‘생활임금 적용 사업장’과 ‘청소년 최저임금 준수 사업장’ 인증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하철, 고속도로 등 교통호재가 상당한데. “지하철 5, 8. 9호선 연장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5호선은 내년 하반기에 강일역이 개통되고, 5호선이 분리된 구간인 둔촌동역과 굽은다리역 직결 노선 계획이 추가됐다. 8호선 암사역부터 남양주 별내신도시 구간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8호선이 준공되면 구리, 남양주와 거리가 가까워지는 만큼 암사역이 지금의 천호역처럼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호선은 고덕강일지구와 강남을 한 번에 연결해 주민의 교통편의와 생활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2023년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서울 동남권의 교통중심지가 된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50년내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양…‘노노 케어’도 뚜렷

    50년내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양…‘노노 케어’도 뚜렷

    향후 50년 이내에 노인인구 비율이 46.5%에 이르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찾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핵가족화와 함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가 일반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7년 3929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67년 46.5%로 증가해 15~64세 생산연령인구(45.4%)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는 생산연령인구 6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50년 후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는 세계 최고 노년부양비(100.4명) 수준이다. 반면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017년 약 272만명에서 50년 후 125만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년부양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연령인구의 사회보험료 지출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저출산이 노년부양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인 셈이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현상도 나타났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2017년) 자료 등을 분석한 ‘노인의 가족지원 및 돌봄의 양상’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생존해 있는 65세 이상 노인 중 69.7%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고민 상담과 같은 정서적 지원을 하는 비중도 40%가 넘는다. 반면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28.4%, 정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62.3%로 나타났다. 일상생활능력이 부족한 가족 구성원들을 직접 돌보는 50대 이상 중고령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56.6%는 배우자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6.4%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고 있었다. 통계청은 “가족원을 직접 돌본 50세 이상 중고령자 중 58.6%가 70대 이상 노인”이라며 “가족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노인이 최근에는 배우자나 부모 등 같은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억 2000만 번째 관객이 온다

    2억 2000만 번째 관객이 온다

    올해 영화계는 더없이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연초부터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돌파, 역대 관객수 1위 ‘명량’의 뒤를 잇는 기록적인 흥행을 과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5월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전 세계서 승승장구 중이다. 사상 첫 ‘1000만 영화’ 5편을 배출했고, 극장 관객수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뜨거운 한 해를 보냈던 영화계를 돌아본다.●연간 최다 관객 전망…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일 기준 극장 관객수는 2억 977만 7116명이다. 통상 12월 한 달간 20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든 것을 고려하면 2억 2000만명은 충분히 넘겨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역대 연간 최다 관객은 2017년의 2억 1987만명이었다. 극장가의 활황은 올해 1000만 영화만 다섯 편을 배출한 영향이 크다. 상반기 개봉한 ‘극한직업’(1626만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명), ‘알라딘’(1255만명), ‘기생충’(1008만명)에 이어 지난 7일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10일 기준 1093만명)가 ‘1000만 클럽’ 막차를 탔다. ‘명량’, ‘국제시장’, ‘겨울왕국’, ‘인터스텔라’까지 1000만 영화를 4편 배출한 2014년을 넘어섰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올해는 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스무살이 되는 해”라며 “1인당 한 해에 극장을 4~5번은 찾는 시대이기 때문에 특정 연령층만 잡아도 1000만 관객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 기록은 해묵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재점화하는 계기도 됐다. 지난 1일 한 시민단체는 서울중앙지검에 ‘겨울왕국2’의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기생충’ 칸 넘어 아카데미까지? 가장 화제가 됐던 영화는 단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두 가족의 만남을 소재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을 신랄하게 묘사하면서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박스오피스를 다루는 ‘모조’에 따르면 지난 10월 11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는 12일(현지시간)까지 1943만 달러(약 231억 8776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LA비평가협회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튿날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영화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 감독상 후보에 올렸다. 미국 영화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아카데미상(오스카)에 이어 미국 주요 영화상으로 꼽히는 만큼 내년 2월 아카데미상 수상에 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편 신인 김보라 감독의 ‘벌새’도 베를린영화제 섹션 14+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국내외 영화제 40관왕에 올라 여성 서사의 힘을 보여 줬다.●최고 흥행작 10편 중 5편이 디즈니 영화 ‘영상제국’ 디즈니의 공습이 어느 때보다 거센 한 해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어 ‘겨울왕국2’까지 1000만 관객 영화 5편 가운데 3편을 디즈니가 제작했다. 관객 동원 상위 10위까지 보면 ‘캡틴 마블’과 마블스튜디오가 소니픽처스와 협업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무려 5편이 디즈니 영화다. 이를 두고 디즈니의 독특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마블스튜디오, ‘알라딘’과 ‘라이온 킹’ 등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 영화들은 디즈니스튜디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픽사스튜디오가 각각 제작한다. 디즈니가 자회사를 내세워 장르별로, 시기별로 한국 영화시장을 적절히 공략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겨울왕국2’는 비수기로 꼽히는 4월과 11월에 스크린을 독과점 공략하면서 관객을 극장으로 오게 했다. 내년에도 새로운 마블시리즈를 비롯해 디즈니 실사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어서 영상 제국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내년부터 미국행 韓여행객, 보안 인터뷰 없앤다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행 비행기 탑승 직전에 받던 보안 인터뷰와 추가 검색 같은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진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항공 보안 수준을 높게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승객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6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제8차 한미 항공보안 협력회의에서 미국 교통보안청(TSA)과 이런 내용의 ‘한미 항공보안체계 상호인정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이 아시아 국가와 이런 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한미 양국은 항공 보안 규정 검토와 현장 방문 등 세부 협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합의 내용을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미 TSA는 테러 대응 차원에서 2017년 6월 말부터 미국을 취항하는 전 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승객과 휴대물품 등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연간 345만명에 달하는 미국행 한국인 승객이 공항 체크인 카운터와 탑승구 앞에서 2~3분간 항공사 직원들이 실시하는 보안 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탑승 직전에 기내 반입 소지품에 대한 추가 검색도 실시됐다. 보안 강화 인력 충원으로 연간 200억원을 지출해 온 항공사로서는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한 해 1763명 조기 사망… 숨막히는 ‘잿빛 살인자’ 공포

    서울 한 해 1763명 조기 사망… 숨막히는 ‘잿빛 살인자’ 공포

    농도 10㎍/㎥ 늘면, 고령 사망 14% 증가 추가 대책 없으면 2060년엔 5만명 넘어 인근 지자체·中 등과 협상으로 해결해야국내 주요 도시에서 2015년 1만 1924명이 초미세먼지(PM 2.5)로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가면 2060년에는 조기 사망자가 최대 5만 4000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서울연구원은 11일 ‘서울시 미세먼지 국제협력 실효성 강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창우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이 2015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와 연령 및 특정 사망률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했다. 세종시를 포함한 8개 대도시 가운데 조기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시였다. 2015년 서울시민 1763명이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에 사망했다. 이어 부산 947명, 대구 672명, 광주 657명, 대전 342명, 인천 309명 등이었다. 권역별 9개도 가운데선 경기도 사망자가 2352명으로 단연 많았다.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한 질병으로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이 절반에 가까운 5646명(47.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장질환 3303명, 폐암 2338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637명 순이었다. 보고서는 또 서울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세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 65세 이상 고령자가 초미세먼지 관련 질환(허혈성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서울시민 건강에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을 인용, 한국이 추가적인 대기오염 관리 정책을 실행하지 않으면 초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인한 국내 조기사망자 수는 2060년 최대 5만 4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에서 부유하는 미세먼지의 절반 내외는 국외에서 배출돼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미세먼지의 국외 기여율이 최대 80%까지 상승했다. 실제로 중국은 동북아시아 전체 대기오염 물질 배출 총량 중 90% 이상을 차지했다. 황인창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시 자체의 노력만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서울에서 자체적인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인천, 경기, 충남 등 주변 지자체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한편 중국 등과도 협상을 통해 미세먼지 유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1월 고용률 23년 만에 최고…‘노인 일자리’ 증가 영향

    11월 고용률 23년 만에 최고…‘노인 일자리’ 증가 영향

    보건·복지 13.5만명↑ 숙박·음식점 8.2만명↑제조업 2.6만명↓…20개월째 마이너스 기록60대 이상 취업자 41만명↑·40대 18만명↓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이 61.7%로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4%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였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일자리가 주로 복지·서비스업, 60대 이상 노인에 집중돼 ‘고용 안정’을 낙관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1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8월(45만 2000명), 9월(34만 8000명), 10월(41만 9000명)에 이어 넉 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을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자리 질’ 측면에서는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임금 일자리가 밀집한 복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 5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8만 2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8만 2000명) 등에서 주로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8만 8000명), 건설업(-7만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 6000명) 등에서는 줄었다. 제조업(-2만 6000명)은 20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감소폭이 2만명대로 줄어들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59만 3000명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는 11만 1000명, 임시근로자는 5만 4000명 각각 감소했다.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 모두 감소폭이 전월보다 확대됐다.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만 8000명 증가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9만 6000명 줄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4만 9000명 감소했다. 연령계층별로는 60대 이상(40만 8000명), 20대(7만명), 50대(6만 5000명)에서 늘어났다. 노인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재정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반면 40대(-17만 9000명)와 30대(-2만 6000명)는 취업자가 줄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올랐다. 11월 기준으로 1996년(61.7%) 이후 23년 만에 최고치다. 고용률은 올해 들어 1월(-0.3% 포인트)과 4월(-0.1% 포인트)을 빼고 모든 달에서 1년 전보다 상승했다. 연령계층별로는 40대 고용률(-1.1% 포인트)이 유일하게 하락했다. 40대 고용률 하락폭은 2009년 12월(-1.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청년층 고용률(15~29세)은 44.3%로 1.1% 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4%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86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실업률은 7.0%로 0.9%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달 기준 2012년(6.7%)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5만 3000명 증가한 1624만 5000명이었다. 활동상태별로 보면 쉬었음(31만 4000명) 등에서 1년 전보다 증가했으나, 가사(-13만 6000명), 재학·수강 등(-13만 3000명)에서는 감소했다. 취업 준비자는 73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5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48만 7000명으로 4만 8000명 줄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000억 매출 벤처 22만명 고용 ‘일자리 효자’

    1000억 매출 벤처 22만명 고용 ‘일자리 효자’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벤처기업들이 22만 5000명 이상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그룹과 비교하면 삼성에 이은 고용 규모 2위다. ‘벤처천억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134조원으로 재계 4위에 해당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0일 발표한 ‘벤처천억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벤처기업은 모두 587곳으로, 1년 새 2.6%(15곳) 늘었다. 매출 1조원을 넘긴 업체는 2017년과 같은 11곳이었다. 벤처천억기업의 직원 수는 22만 5422명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5대 그룹 중 삼성(25만명)에만 못 미쳤고 현대자동차(16만 2000명)와 LG(15만 2000명), SK(10만 4000명), 롯데(10만명)보다 많았다. 벤처천억기업의 총매출액은 134조원으로 삼성(267조원)과 SK(183조원), 현대차(167조원)보다 적었지만 LG(126조원)와 포스코(68조원)보다 많았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인 ‘유니콘기업’도 11곳으로 늘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전날 면역치료제를 만드는 에이프로젠이, 지난달 패션 플랫폼업체 무신사가 유니콘기업이 됐다. 세계 6위였던 한국의 유니콘기업 순위는 미국(210곳)과 중국(102곳), 영국(22곳), 인도(18곳)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로 상승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에서 “벤처투자 확대로 더 많은 유니콘기업이 나오도록 힘쓰겠다”며 “2022년까지 20개를 목표로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노동인구 감소율 한국 20년간 세계 1위”

    “노동인구 감소율 한국 20년간 세계 1위”

    한국의 노동인구가 2040년까지 약 2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체 인구는 크게 변하지 않는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대폭 감소한다는 얘기다. 성장 잠재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세계무역기구(WTO)가 최근 발표한 ‘세계 무역보고서 2019’에 따르면 2040년 한국의 노동인구는 지난해보다 1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 세계 평균(17% 증가)과 정반대의 흐름이며 주요 국가와 지역 중 감소율이 가장 컸다. 한국은 같은 기간 고등교육 수준 미만의 비숙련 노동인구 감소율도 5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숙련 노동인구는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도(106%)와 중국(65%), 유럽연합(37%), 미국(35%) 등 대부분의 국가들보다 낮았다. WTO는 한국의 노동인구가 대폭 줄면서 GDP도 2040년까지 6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평균(80%)보다 15% 포인트 낮다. 일본(19%)과 유럽연합(45%), 미국(47%) 등 주요 선진국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인도(226%)와 중국(141%)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뒤처진다. 국내에서도 노동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15∼65세) 추이 및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생산연령인구가 지난해 3765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실업급여 올해 처음으로 ‘8조원’ 넘어설 듯…제조업 ‘한파’

    실업급여 올해 처음으로 ‘8조원’ 넘어설 듯…제조업 ‘한파’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11월까지 7조 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해 처음으로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1월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59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5억원)보다 14.2% 늘었다. 올해 1∼11월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7조 4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면 다음 달 지급액을 합한 올해 총액은 8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구직급여는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돈으로, 일반적으로 ‘실업급여’로 불린다. 올해 구직급여 예산은 당초 7조 1828억원 규모로 편성됐지만 고용부는 지난 8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3714억을 추가했다. 그러나 구직급여 지급액이 빠르게 늘어 다시 예산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자 고용부는 지난 9월과 11월 두 차례 고용보험기금 운용 계획 변경을 통해 구직급여 예산을 7899억원 증액했다. 구직급여가 가파르게 증가한 이유는 정부가 고용 안전망 강화를 목표로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확대하면서 급여 수급 자격을 가진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직급여의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하한액을 높인 것도 지급액 증가세로 이어졌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명)보다 7.5% 증가했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41만 2000명으로 7.3% 늘었다. 1인당 평균 구직급여 수급액은 143만 9000원이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90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1342만 8000명)보다 47만 7000명(3.5%) 증가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된 제조업은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56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만 2000명)보다 1만 3000명(0.4%) 감소했다. 제조업의 가입자는 지난 9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업종의 가입자는 9500명 감소했다. 설비투자 위축 등으로 기계장비 업종의 가입자도 5100명 줄었다. 전자통신 업종의 가입자도 1300명 감소했다. 다만, 전자통신 업종에 속하는 반도체 업종의 가입자는 3300명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서비스업의 가입자는 948만 5000명으로 47만 6000명(5.3%) 늘었다. 서비스업 중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큰 업종은 보건복지(14만 1000명), 숙박음식(6만 8000명), 공공행정(5만 2000명), 전문과학기술(4만 9000명) 등이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이 21만 3000명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14.5%)을 보였다. 보건복지(6만 7000명), 제조업(2만 1000명), 공공행정(2만 1000명) 등에서 60세 이상 가입자의 증가 폭이 컸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증가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3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1만 1000명(-0.3%) 감소했다. 40대에서는 5만명(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번주 구찌, 다음주는 루이비통 가방… 월 7만원이면 골라 든다

    이번주 구찌, 다음주는 루이비통 가방… 월 7만원이면 골라 든다

    매달 일정금액 내면 상품·서비스 제공 디지털 콘텐츠 넘어 가구·음식 등 확장 월령 맞춤 장난감·고가 카메라 대여 매일 두 시간 무제한 ‘정액제 술집’ 도 일본 히로시마에 본사를 둔 랙서스테크놀로지는 ‘랙서스’라는 이름의 회원제 여성용 가방 렌털사업으로 대박을 쳤다. 이 회사는 월 6800엔(약 7만 4000원)을 내면 에르메스, 프라다, 루이비통 등 명품을 비롯해 50개 이상 브랜드 3만여점 가방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바꿔 가며 들고 다닐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여기간은 최소 1주일이지만, 마음에 들면 1년 이상 보유해도 된다. 회원 수가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재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회원 야마모토 유미코(47)는 “현재 펜디 가방을 선택해 저녁모임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엄청나게 갖고 싶었던 가방을 사더라도 얼마 못 가 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서비스를 통해 그때그때 취향이나 쓰임새에 맞게 가방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통상 1개월 단위로 일정금액을 내고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서브스크립션’ 경제가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이란 신문, 잡지의 ‘정기구독’을 뜻하는 영어 단어이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액과금 판매 방식을 뜻하는, 보다 확장된 경제용어로 바뀌었다. 일본에서는 통상 일본식 발음으로 축약한 ‘사브스쿠’로 부른다. 당초에는 음악, 영화·드라마, 전자책,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지만 정액과금 서비스의 무한한 사업성과 확장성을 감지한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가전, 가구는 물론이고 음식,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의류 대여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의 대표업종이다. 도쿄를 거점으로 하는 에어클로짓은 300여종의 브랜드 10만점 이상의 의류를 렌털로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월 6800엔에 3벌까지, 9800엔에 무제한으로 옷을 빌릴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디자인, 색감, 길이 등 고객취향에 맞는 옷을 스타일링해 줌으로써 인기를 얻기 시작, 현재 회원 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자극받아 기존 의류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패션 대기업 스트라이프인터내셔널은 월 5800엔에 3벌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토라나는 0~3세 어린이의 월령에 맞춰 장난감을 빌려주는 ‘토이서브’를 시작했다. 격월 단위로 6가지 장난감을 바꿔 배송하는 서비스로 한달 3340엔을 받는다. 유아기에는 성장과정에 따라 필요한 장난감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많은 부모가 완구의 직접 구매를 아까워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유니참은 지난 7월부터 월 2980엔에 영유아 기저귀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알뜰음주를 선호하는 직장인들에게 맞춰 정액제 술집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자카야 체인 ‘긴노쿠라’는 월 4000엔에 회원이 되면 매일 2시간까지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매일 첫잔 무료’인 290엔짜리 월정액 서비스도 운용하고 있다. 다른 이자카야 체인 ‘도마도마’는 더 저렴한 월 3000엔에 모든 술을 무료로 준다. 비어투고는 월 2496엔에 매일 고급 수제맥주 1잔을 제공하고 있다. ‘GUBIT’라는 스마트폰앱을 통해 월 980엔짜리 쿠폰을 사면 수도권 500여개 GUBIT 제휴 점포에서 처음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라면 전문점 ‘야로라멘’은 월 8600엔에 라면을 하루 1그릇씩 제공한다. 정액제로 의류수선을 해 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패브릭도쿄는 한 달 398엔을 내면 소비자의 체형 변화에 따른 사이즈 보정이나 손상된 바지의 수선 등을 해 준다. 디지털 카메라 같은 값비싼 장비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카메러브는 캐논, 니콘, 소니 등의 카메라와 렌즈 등 600여종을 빌려주는 ‘구패스’를 지난해 11월 시작했다. 비용은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제공하는 기종에 따라 월 5800~2만 9800엔이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627억엔에서 2023년에는 8623억엔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대 이하 ‘경제 성적표’… “이젠 정말 성과로 승부 내야”

    기대 이하 ‘경제 성적표’… “이젠 정말 성과로 승부 내야”

    투자 유도·경제활력 제고 동분서주 불구 대외 악재 겹쳐 성장률 2% 달성 힘들 듯 전문가 “예산 필요한 곳에 제대로 못 써 일부 고용지표 호조는 단기 일자리 기인” 기재부 “관료 출신 리더십 발휘 쉽지 않아”“이제 성과로 말하고, 성과로 승부 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2기 경제사령탑에 오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홍 부총리가 받아든 각종 ‘경제 성적표’는 대내외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취임 직후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470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 집행을 최대한 앞당기고, 기업과 민간, 공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97% 정도 증가해야 성장률 2%를 달성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잡았으나 올해 네 차례나 하향 조정하면서 2.0%로 낮췄다. 홍 부총리가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홍 부총리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친 건 인정할 만하지만 필요한 곳에 제대로 예산을 쓰지 못했다”며 “연말까지 재정 집행을 독려해 성장률 2%를 달성하더라도 이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방식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이끈 1기 경제팀의 발목을 잡았던 일자리 문제는 외연적으로 개선됐다. 취업자 수가 최근 3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했고, 10월 고용률(61.7%)은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15만명 감소했고, 경제 중추인 제조업 일자리도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고용지표가 좋게 나왔지만 정부가 돈을 써서 급조한 단기적인 일자리로 기인한 것”이라며 “30~40대의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고령층 단기 일자리와 공무원 증원에 따른 고용지표 개선은 우리 경제에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혁신 성장’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 사건처럼 기존 산업과 이해관계 조율에 실패하면서 암초에 걸렸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가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경환 전 부총리처럼 정치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관료 출신 부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제정책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정권 초 청와대와 여당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상황이라 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월 74000원 내면 구찌, 루이비통 내것처럼...日 ‘구독’ 경제 팽창

    월 74000원 내면 구찌, 루이비통 내것처럼...日 ‘구독’ 경제 팽창

    일본 히로시마에 본사를 둔 랙서스테크놀로지는 ‘랙서스’라는 이름의 회원제 여성용 가방 렌털사업으로 대박을 쳤다. 이 회사는 월 6800엔(약 7만 4000원)을 내면 에르메스, 프라다, 루이비통 등 명품을 비롯해 50개 이상 브랜드 3만여점 가방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바꿔 가며 들고 다닐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여기간은 최소 1주일이지만, 마음에 들면 1년 이상 보유해도 된다. 회원 수가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재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회원 야마모토 유미코(47)는 “현재 펜디 가방을 선택해 저녁모임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엄청나게 갖고 싶었던 가방을 사더라도 얼마 못 가 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서비스를 통해 그때그때 취향이나 쓰임새에 맞게 가방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통상 1개월 단위로 일정금액을 내고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서브스크립션’ 경제가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서브스크립션이란 신문, 잡지의 ‘정기구독’을 뜻하는 영어 단어이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액과금 판매 방식을 뜻하는, 보다 확장된 경제용어로 바뀌었다. 일본에서는 통상 일본식 발음으로 축약한 ‘사브스쿠’로 부른다. 당초에는 음악, 영화·드라마, 전자책,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지만 정액과금 서비스의 무한한 사업성과 확장성을 감지한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가전, 가구는 물론이고 음식,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의류 대여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의 대표업종이다. 도쿄를 거점으로 하는 에어클로짓은 300여종의 브랜드 10만점 이상의 의류를 렌털로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월 6800엔에 3벌까지, 9800엔에 무제한으로 옷을 빌릴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디자인, 색감, 길이 등 고객취향에 맞는 옷을 스타일링해 줌으로써 인기를 얻기 시작, 현재 회원 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자극받아 기존 의류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패션 대기업 스트라이프인터내셔널은 월 5800엔에 3벌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토라나는 0~3세 어린이의 월령에 맞춰 장난감을 빌려주는 ‘토이서브’를 시작했다. 격월 단위로 6가지 장난감을 바꿔 배송하는 서비스로 한달 3340엔을 받는다. 유아기에는 성장과정에 따라 필요한 장난감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많은 부모가 완구의 직접 구매를 아까워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유니참은 지난 7월부터 월 2980엔에 영유아 기저귀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알뜰음주를 선호하는 직장인들에게 맞춰 정액제 술집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자카야 체인 ‘긴노쿠라’는 월 4000엔에 회원이 되면 매일 2시간까지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매일 첫잔 무료’인 290엔짜리 월정액 서비스도 운용하고 있다. 다른 이자카야 체인 ‘도마도마’는 더 저렴한 월 3000엔에 모든 술을 무료로 준다. 비어투고는 월 2496엔에 매일 고급 수제맥주 1잔을 제공하고 있다. ‘GUBIT’라는 스마트폰앱을 통해 월 980엔짜리 쿠폰을 사면 수도권 500여개 GUBIT 제휴 점포에서 처음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라면 전문점 ‘야로라멘’은 월 8600엔에 라면을 하루 1그릇씩 제공한다. 정액제로 의류수선을 해 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패브릭도쿄는 한 달 398엔을 내면 소비자의 체형 변화에 따른 사이즈 보정이나 손상된 바지의 수선 등을 해 준다. 디지털 카메라 같은 값비싼 장비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카메러브는 캐논, 니콘, 소니 등의 카메라와 렌즈 등 600여종을 빌려주는 ‘구패스’를 지난해 11월 시작했다. 비용은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제공하는 기종에 따라 월 5800~2만 9800엔이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627억엔에서 2023년에는 8623억엔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920년대 경성에도 ‘마용성’이 있었다

    1920년대 경성에도 ‘마용성’이 있었다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주택 공급률이 100%를 넘어선 지 오래지만 보다 나은 주거환경과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다주택자들로 인해 대기 수요는 늘 넘쳐난다. 특히 특정 지역에 대한 선호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강남 불패’에 이어 신흥 강자인 ‘마·용·성’ 신화가 회자되는 이유다. ‘경성의 주택지’의 저자는 주택과 주택지에 대한 열망의 기원을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찾는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주택은 “짓고자 하는 사람과 지어주는 사람만이 존재하는 일종의 주문생산 방식”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경성 인구가 폭증하면서 대규모 주택을 위한 주택지 개발이 본격화했다. 20만명 안팎이었던 인구는 1920년대 25만명, 1930년대 40만명으로 불어났고 1940년대에는 100만명에 육박했다. 1920년대부터 개발자 또는 개발회사가 대규모 필지를 사들여 불특정 다수에게 분양하고, 주택지에 별도의 브랜드를 붙여 신문이나 잡지에 광고를 하거나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방식 등은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부동산 투기 열풍도 거셌다. 주택지로 개발된 땅은 논, 밭, 산, 공동묘지나 빈민 주거지가 대부분이었는데 개발로 인해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원주민들과 격렬한 대립과 충돌이 빚어진 상황 역시 낯설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기 있는 주택과 주택지의 기준은 비슷했다. 주변에 녹지가 있고, 교육·의료·문화시설과 같은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버스나 전차가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가 노른자로 꼽혔다. 이런 이상적인 잣대에 부합하는 3대 주택지가 있었다. 1925년부터 삼판통(현재 후암동 일대)에 개발된 학강 주택지, 1927년 장충동 일대에 개발된 소화원 주택지, 1928~1934년 3차례에 걸쳐 죽첨정(현 충정로 일대)에 개발된 금화장 주택지이다. 국책회사인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에서 개발한 장충단 주택지는 최고급 주택의 각축장이었고, 해방 직후 재벌들의 주택지로 유명했다. 전원주택지였던 신당동, 한강 너머의 이상향이었던 흑석동, 최신 주거문화의 전시장으로 꼽혔던 충정로 등 당대의 주택지 개발 역사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도 매번 ‘퍼준다’고 욕먹는 정책이 있다. 바로 실업급여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서 언제나 논란이 따라다닌다. 과연 실업급여는 부질없는 퍼주기 정책일까. 고용보험제도는 1995년 도입된 뒤 내년이면 25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국민취업지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실업급여 외환위기 때 43만명 받아 진가 발휘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6만 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만 1000명 늘어났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1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일정 부분씩 부담한다.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가 나온다. 종류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이 있다. 실업급여의 95%를 차지하는 구직급여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80일 이상인 직장인(자영업자는 1년)이 실직(폐업)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1일로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지급액과 기간이 다소 바뀌었다. 지급액은 퇴직하기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됐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까지 늘렸다. 일일 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6만 6000원이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원래는 최저임금의 90%에다가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것으로 올해 기준 6만 120원이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낮췄다. 다시 계산하면 5만 3440원이지만 별도 조항을 둬서 하한액이 6만 120원보다 더 낮아지진 않도록 했다. 내년 하한액도 올해와 같다.자발적인 퇴사로는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이직 사유 항목이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성희롱·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회사의 이전으로 통근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등이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올해 내내 구직급여 때문에 진땀을 뺐다. 매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비판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와 구직급여 지급액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행정통계’를 발표하는 날마다 설명자료를 첨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반드시 고용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실업급여의 보장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이 강화하는 청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올 1~10월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6조 8900억원이다. 월평균 689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고용보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보험과 유사한 실업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수준으로는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결론이었다. ●고용보험 임금대체율 선진국보다 낮아 문제 다시 공식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된 1981년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모태)에 실업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1991년 8월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보험제도를 최종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고 후속 작업이 이어졌다. 제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려할 부분은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다. 공무원과 전문가의 열띤 토론과 공방이 계속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용보험법 제정안은 1993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노동부에 고용보험과를 신설하는(1994년) 등 마무리 작업 끝에 1995년 제도가 시행됐다. 초기에는 비관론이 강했다. 뚜렷한 사업실적 없이 적립금만 쌓였다. 그러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1년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만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3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1997년 787억원에서 1998년 7991억원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8년 실업급여 보험료 수입은 5760억원이었는데 보험료를 초과(139%)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물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는 당시의 모든 어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실직자들이 최소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고용부를 이끄는 이재갑 장관은 당시 노동부 고용보험제도 담당 사무관이었다. 사무관이 장관이 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동안 고용보험은 숱한 비판과 변화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대체율 등이 지적됐고 정부는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의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한 사람 중에서 20%(139만명)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지난 6월 기준 2만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은 여전히 고용안전망에서 소외되고 있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45% 정도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내년에 도입하려는 국민취업지원제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고용부가 2009년부터 운영했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매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취성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구직자취업촉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취업지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률 제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했다. 실업급여와 직접일자리 사업에 국민취업지원제까지 합치면 2022년에는 연간 235만명을 포괄하는 중층적인 고용안전망이 갖춰질 거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인 개념의 노동자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많아져 취업지원제 더 필요 국민취업지원제가 ‘총선용 세금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구직자취업촉진법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면서도 “만약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취성패처럼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하는 것보다 규모도 줄고 법적인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258만개 ‘감시의 눈’…中충칭, 사생활이 없다

    258만개 ‘감시의 눈’…中충칭, 사생활이 없다

    CCTV 카메라 밀도 인구 6명당 한 대 상하이·베이징보다 많아… 세계 최고 中 내년엔 CCTV 6억 2600만대 운영 새 휴대전화 등록 때 얼굴 스캔 의무화중국 충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치우 루이는 지역 공원에 설치된 얼굴인식 시스템의 알림을 받았다. 한 남성이 2002년 살인 사건 용의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내용이었다. 충칭시 시스템은 사람들 얼굴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용의자 정보와 60% 이상 일치하면 즉시 인근 경찰관에게 통보한다. 그 남성은 3일 뒤 경찰에 붙잡혀 범행을 자백했다. 충칭시의 사례는 일면 혁신적이고 안전한 범죄 억제 시스템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국제적으로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을 국가기관이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극단적인 예에 해당된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 CNN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 ‘감시국가’를 향해 가고 있다. 중국이 가장 심각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조사업체 컴패리테크에 따르면 세계에서 인구 대비 CCTV 카메라가 가장 많은 도시 10곳 중 1~5위를 포함해 8곳이 중국 도시다. 이 중 세 곳은 인구 1000명당 CCTV가 100대를 훌쩍 넘는다. 충칭 인구밀도는 중국에서만 가장 높지만 ‘CCTV 카메라 밀도’는 세계 제일이다. 인구 1535만명에 카메라 258만대로, 인구 1000명당 카메라가 168대, 6명당 한 대꼴이다. 충칭이 기술 대도시인 선전(1000명당 159대), 상하이(113대)나 수도 베이징(40대)보다 CCTV 밀도가 높은 것은 당국이 이곳에서 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년까지 전국적으로 CCTV 카메라 6억 2600만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1일부터는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할 때 얼굴 스캔에 응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온라인 계정을 정부 공식 아이디(ID)와 연결해야 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인터넷을 통제하는 나라다. 인구 약 65%에 해당하는 8억 5000만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 나라에서 CCTV 카메라와 얼굴인식 기술이 합쳐져 심각한 사생활 침해, 보안 문제가 우려된다. 특히 중국은 서부 신장 지역에 이슬람 극단주의 단속을 명분으로 거리 약 45m마다 얼굴인식 카메라를 한 대씩 설치했다. 카메라는 위구르족을 찍은 영상을 중앙 지휘소로 보내고, 지휘소에선 얼굴과 일상을 분석한다. 국제 인권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수석연구원 마야 왕은 “중국 공안이 가장 훌륭하고 혁신적이라고 주장하는 감시체계는 사생활 보호 대책 없이 개발, 구현되고 있다”면서 “자국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감시는 현대사에 유례없는 깊이와 폭을 자랑한다”고 꼬집었다. 영국 런던은 인구 1000명당 CCTV 카메라가 68대 이상으로, 중국 도시를 제외하면 가장 CCTV 밀도가 높다. 싱가포르는 가로등에 얼굴인식 카메라 10만대를 설치할 예정이며, 시카고 경찰도 3만대 추가 설치를 요청했다. 모스크바는 이런 스마트 가로등을 올해 말까지 17만 4000대 추가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계 최강 감시국가 중국엔 사생활이 없다

    세계 최강 감시국가 중국엔 사생활이 없다

    CCTV에 AI 얼굴인식 접목, 실시간 스캔용의자 정보와 일치하면 경찰에 바로 신고중국 CCTV 밀도 10위 도시 중 8곳 해당충칭 6명 당 한대, 중국 외엔 런던이 최대싱가포르, 모스크바 얼굴인식 가로등 늘려 중국 충칭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치우 루이는 지역 공원에 설치된 얼굴인식 시스템의 알림을 받았다. 한 남성이 2002년 살인사건 용의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용이었다. 충칭시는 이런 시스템으로 사람들 얼굴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용의자 정보와 60% 이상 일치하면 즉시 인근 경찰관에 통보한다. 그 남성은 3일 뒤 경찰에 붙잡혀 범행을 자백했다. 충칭 사례는 일면 혁신적이고 안전한 범죄 억제 시스템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국제적으로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을 국가기관이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극단적인 예에 해당된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 CNN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 ‘감시국가’를 향해 가고 있다. 중국은 가장 심각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조사업체 컴패리테크에 따르면 세계에서 인구 대비 CCTV 카메라가 가장 많은 도시 10곳 중 1~5위를 포함해 8곳이 중국 도시다. 이 중 세 곳은 인구 1000명 당 CCTV가 100대를 훌쩍 넘는다.충칭 인구밀도는 중국에서만 가장 높지만, ‘CCTV 카메라 밀도’는 세계 제일이다. 인구 1535만명에 카메라 258만대로, 인구 1000명 당 카메라가 168대, 6명 당 한 대 꼴이다. 충칭이 기술 대도시인 선전(1000명 당 159대), 상하이(113대)나 수도 베이징(40대)보다 CCTV 밀도가 높은 것은 당국이 이곳에서 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충칭에서 일어난 대부분 범죄가 외지인의 손에 자행됐기 때문에 얼굴인식 카메라가 이를 퇴치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공안은 판단했다. 중국은 내년까지 CCTV 카메라 6억 2600만대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뿐 아니라 지난 1일부터는 휴대전화를 새로 등록할 때 얼굴 스캔에 응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온라인 계정을 정부 공식 아이디(ID)와 연결해야 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인터넷을 통제하는 나라다. 인구 약 65%에 해당하는 8억 5000만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 나라에서 CCTV 카메라와 얼굴인식 기술이 합쳐져 심각한 사생활 침해, 보안 문제가 우려된다. 특히 중국은 서부 신장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속을 명분으로 거리 약 45m마다 얼굴인식 카메라를 한 대씩 설치했다. 카메라는 위구르족을 찍은 영상을 중앙 지휘소로 보내고, 지휘소에선 얼굴과 일상을 분석한다.국제 인권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수석연구원 마야 왕은 “중국 공안이 가장 훌륭하고 혁신적이라고 주장하는 감시체계는 의미있는 사생활 보호 대책 없이 개발, 구현되고 있다”면서 “자국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감시는 현대사에 유례없는 깊이와 폭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안팎에서 이런 광범위한 사생활을 경계하는 목소리와 억제 노력이 있긴 하다. 저장과학기술대 법학과 부교수인 궈빙은 항저우의 한 사파리공원이 시즌 표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얼굴 스캔을 요구하자, 이를 고발했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8월 시내에 얼굴인식 카메라가 설치된 스마트 가로등을 부수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5월 정부 기관의 얼굴인식 금지법을 처음으로 시행했으며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와 버클리, 매사추세츠 서머빌 역시 비슷한 법을 처리했다. 하지만 런던은 인구 1000명 당 CCTV 카메라가 68대 이상으로, 중국 도시를 제외하면 가장 CCTV 밀도가 높다. 싱가포르는 가로등에 얼굴인식 카메라 10만대를 설치할 예정이며, 시카고 경찰도 3만대 추가설치를 요청했다. 모스크바는 이런 스마트 가로등을 올해 말까지 17만 4000대 추가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딸 진술 CCTV 일치” “문제 부풀려져”… 5세 어린이 간 성폭력 법정 다툼 예고

    “딸 진술 CCTV 일치” “문제 부풀려져”… 5세 어린이 간 성폭력 법정 다툼 예고

    피해 아동 부모 “상습적인 성폭력 피해” “가해자 처벌을” 靑 청원 25만명 돌파 가해 아동 부모 “허위사실에 법적 대응”경기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여자아이가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가해 아동 부모와 피해 아동 부모 모두 변호인을 선정하고 법정 다툼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 부모는 지난 1일 청와대 게시판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읽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성남시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을 세상에 알렸다. 이들은 “지난달 4일 딸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친구들이 보는 데서 성폭행을 했다”면서 “하지만 나라 법은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인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매일을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의 자전거 보관소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대한 상습적인 성폭력을 당했다. 이 같은 사건은 교사가 있는 어린이집 내에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도 벌어졌다는 것이 피해 아동 측의 주장이다. 피해 아동 부모는 지난달 4일 딸아이로부터 ‘상습 성폭행’ 경위를 알게 된 배경과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여성가족부 담당 아동 성폭력센터 ‘해바라기센터’ 신고 내용, 딸아이의 병원 진료 및 치료 사실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들은 딸아이의 진술과 일치하는 정황의 장면이 어린이집 CCTV에 촬영된 것을 확인한 순간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우리나이로) 6살 아이가 저지른 행동이라 형사처벌 대상도 안 되고 민사소송을 해 봤자 2~3년 이상 걸리고 우리 아이만 반복된 진술로 상처를 받을 뿐이라고 한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두 차례에 걸쳐 올라온 글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모두 2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의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해 아동 부모의 해명 글은 삭제된 상태다. 운동선수로 알려진 가해 아동 부모의 소속팀 홈페이지에는 비난성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가해 아동은 사건 확인 이틀 뒤인 지난달 6일 퇴소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고졸은 2박3일… 대학생은 8시간만… 인권위 “예비군 훈련제도 재검토를”

    고졸은 2박3일… 대학생은 8시간만… 인권위 “예비군 훈련제도 재검토를”

    “국방부 지정 권한은 위임 입법 한계 일탈” 판검사 등 사회지도층 우대 논란이 제기된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재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위임 입법(국회가 아닌 다른 국가기관에 의한 법규 정립)의 한계를 준수하고 병역의무 수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전면적으로 재정립하라는 의견을 냈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예비군 1∼4년차의 경우 동원 훈련 대상자로 지정되면 군 부대로 입영해 2박 3일간 훈련을 받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같은 예비군 1∼4년차라도 대학생은 훈련 보류대상으로 지정돼 8시간 기본훈련만 받으면 된다. 학생뿐 아니라 국회의원 등도 훈련 보류 대상으로 지정돼 병역의무에 사회지도층을 우대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인권위 조사 결과 2018년 11월 기준 예비군 보류 직종은 학생, 대학 교수 등 56개이며, 전체 예비군(275만명)의 약 24.3%인 67만명이 보류대상이다. 이 중 ‘예비군법’ 등 현행법상 훈련 전부를 면제한 ‘법규 보류’(국회의원, 차관급 이상 공무원 대상)는 11.3%, 국방부 장관의 방침에 따라 동원 및 훈련을 면제한 방침 보류자는 88.7%로 나타났다. 방침 보류자 중 방침 전면 보류자(12.1%)는 우편집배원, 청와대 비서 및 경호원 등이고 방침 일부 보류자(76.6%)는 판사, 검사, 대학 교수 등이다. 인권위는 “구체적 기준 없이 국방부 내부 지침으로 보류 대상을 정하는 것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면서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예비군 훈련 보류제도를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길섶에서] 1937년 중국 겨울/박록삼 논설위원

    중국 난징(南京)은 육조고도(六朝古都)다. 즉, 역사 속 여섯 왕조의 도읍이었다. 뭍에서, 바다에서 물산 풍부한 강남 지역은 정도(定都)에 꽤 좋은 조건을 갖췄다. 다만 국민당 중화민국의 수도였던 점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 꽤 긴 역사를 품고 있음에도 1949년 건국 이후 중국에서 난징이 대도시로 발전하지 않게 된 이유다. 현대사 속 태평천국, 중화민국까지 난징을 수도로 한 나라가 모두 단명(短命)했다는 점은 마오쩌둥으로서 찜찜했을 테다. 어떤 인연이 있는지 이제껏 난징만 7~8차례 찾았다. 몇 년 전에는 아예 1년 동안 지내기도 했다. 난징을 가면 늘 난징대학살기념관을 들른다.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난징에 침략해 35만명이 넘는 양민들을 무참히 학살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총으로 쏴 죽였고, 칼로 베어 죽였고, 그 추웠을 겨울 호수에 밀어 넣어 얼려 죽였다. 갈 때마다 80년 전 한파 속 비명이 귓전을 맴도는 듯해 옷깃을 여미게 된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질척거리는 흙길을 지나야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주변이 우리네 뉴타운처럼 개발돼 아파트가 빼곡하다. 기념관 시설과 주변 환경은 날로 좋아지지만 역사 속 기억은 형해화하지 않을까 슬몃 걱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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