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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실천 기대되는 노 대통령 ‘화합정치’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집권 4년차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동안 벌여온 국정과제들을 잘 갈무리하고, 구석구석 살펴 미진한 부문을 보완하는 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난 주말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만찬을 통해 대화와 화합의 정치를 강조한 것은 새로운 여야관계 정립을 기대케 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라 하겠다.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청와대 외곽의 철조망을 걷어냈는데, 이제 마음도 개방하고 싶다.” “여야간에 막히면 대통령이 초청해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소신을 앞세운 정면돌파를 선호하던 모습을 벗어나 양보와 타협을 중시하는 성숙한 자세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야당 원내대표들도 이런 모습을 긍정 평가했다니 이해찬 전 총리 파문이 대화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는 듯해 국민들로서도 반가울 뿐이다. 노 대통령 발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총리 인선과 탈당, 개헌 문제이다. 새 총리 인선과 관련, 노 대통령은 “대표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야당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추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책임총리제를 견지하면서도 정치적 논란이 될 인사는 피할 뜻임을 밝힌 것이다. 업무능력에도 불구, 끝없이 소모적 정쟁요인을 제공했던 이 전 총리의 전례를 감안할 때 올바른 방향이다. 책임정치 구현 등을 위해 열린우리당 당적을 버리지 않겠다고 한 것도 옳은 선택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은 탈당 같은 형식이 아니라 지키려는 의지와 실천에 달린 문제라 하겠다.“지금 헌법도 잘 운영하면 좋을 수 있으며,(개헌 논의에 앞서)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한 것도 개헌 논의를 주도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올해 참여정부는 지방선거 말고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강조한 대화 정치가 지방선거를 의식한 민심 수습용이 아니라 임기를 마칠 때까지 견지해나갈 국정기조이기를 바란다.
  • [이경형칼럼] 임기4년차, 과욕은 금물

    [이경형칼럼] 임기4년차, 과욕은 금물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4년차에 진입했다.5년 가운데 이제 2년이 남은 셈이다. 단임제의 특성상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임기 초반에 탄력을 받아 상승, 중반쯤 최고조에 올랐다가 4년차부터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법이다. 이런 시기의 국정 수행은 새로운 과제보다는 기존 과제들을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과욕은 금물이다. 더욱이 자만이나, 오기를 부리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5년 단임제의 역대 정권들이 비슷한 시기에 어떤 실패를 했는지를 되돌아보면 이를 알 수 있다.6공화국 노태우정권의 4년차였던 1991년은 수서사건에 이어 시위 중이던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발생하는 등 공안정국 여파로 몸살을 앓았다. 이러한 불행은 바로 전해의 3당 합당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여소야대에서 하루아침에 절대다수 여당으로 변신했지만,‘한지붕 세가족’은 내각제 밀약이 깨지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 얼마나 허망하게 끝났는지를 보여준다. 문민정부 4년차인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은 5,6공 청산 작업에 이어 4·11 총선에서 여당의 수도권 압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한편으로는 OECD에 가입,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며 때 이른 축배를 들었고, 연말엔 노동법을 기습 처리하는 등 권력의 오만함을 드러냈다. 그해 대외채무는 1045억달러에 달했지만, 펀더멘털 강조, 반도체 착시 등으로 IMF 위기가 도래하는 징후조차 포착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의 4년차인 2001년엔 자민련에 민주당 의원을 꾸어주기까지 하면서 2차 DJP 공조를 선언했지만,9개월만에 다시 분열하고 말았다. 언론사 세무사찰을 4개월간 실시하는 등 권력의 칼을 휘둘렀으나,10·25 재·보선에선 한나라당에 완패했고, 결국 ‘게이트 공화국’으로 이어지다 DJ 아들까지 구속됨으로써 레임덕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불과 3대 정권에 걸친 사례들이지만 반면교사로 삼을 대목이 적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찌감치 권력기관을 독립시켜 권력을 분산하고, 청와대와 당을 분리해왔기 때문에 과거 정권에 비해 심각한 권력형 비리나 레임덕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함정은 늘 있다. 정권재창출에 매달리다 보면, 무리수를 두기 쉽다. 앞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후계 정권 창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답시고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대권 주자들을 견제하고 싶은 유혹도 받을 수 있다. 정권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그럴싸한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자제하는 것이 득이 된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여당에 몸담고 있다 하더라도 공정한 심판관에 머물기를 원한다. 불공정한 심판이라고 생각되면 유권자들은 여당 후보에게 그 몇배의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다. 당면 국정 과제들 가운데 노사관계의 재정립이나, 부동산정책, 한·미 FTA 추진 등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것들만 잘 마무리지어도 높이 평가받을 것이다. 최근엔 양극화 해소와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새로운 국정 과제로 제시하면서 해법을 찾고 있다. 단기 처방의 대증요법으로서는 안 된다. 다음 정권에 누가 들어서더라도 계승할 수 있는 장기 보약요법으로 가야 한다. 2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은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으나, 너무 매달릴 일은 아니다. 대선 국면에 이러한 대형 이벤트로 대박을 터뜨리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과욕=실패’로 끝나기 십상일 것이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 사임

    대학의 주인은 누구? 로런스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총장의 사임발표로 미 대학가가 뜨거운 논쟁 속에 빠졌다. ‘하버드의 개혁’을 세게 밀어붙이면서 교수진과 잦은 갈등을 빚어온 서머스 총장이 교수들의 압력에 밀려 21일(현지시간) 퇴임을 결정함에 따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운영의 교수 역할에 대한 논쟁이다. 서머스는 학교 웹사이트에 “임기가 끝나는 이번 학기까지만 총장직을 수행한 뒤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총장직을 연임하는 하버드 관례에 비춰 5년 단임 후 퇴임은 이례적이다. 하버드는 미국 독립보다 140년 앞선 1636년 문을 열었다. 서머스는 1862년 이후 하버드의 최단명 총장이다. 대학측은 즉시 후임 총장 물색에 들어갔다. 오는 7월1일부터 디렉 보크 전 총장이 총장대리직을 맡는다. 서머스의 낙마(落馬)는 인문·자연과학 교수들과의 불화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218대185로 총장 불신임안을 가결한 데 이어 인문·자연과학 교수단은 다시 불신임을 제안해 오는 28일 표결을 준비 중이었다. 교수단의 불신임안은 구속력을 갖지 못하지만 당초 서머스를 지지했던 이사진마저 분규 확산에 부담을 느끼면서 학내 의견 수용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들 교수는 표면적으론 서머스의 독단적인 학교운영과 여성 차별 발언 등을 문제삼았다. 올들어서는 서머스가 윌리엄 커비 학장에 대해 사퇴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서머스의 퇴진결정이 발표되자 80여명의 학생들은 서머스의 연임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교수들도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AP는 전했다. 서머스를 지지하는 교수들은 “그의 업적에도 불구,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에 선 교수들이 분규를 일으켰다.”면서 “재단이 학교운영권을 목소리 큰 교수들에게 넘기고 백기(白旗)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서머스는 2001년 총장 취임 이후 “하버드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현상에 안주하는 것”이라면서 학부과정의 교과과정의 전면적인 재검토, 보스턴의 알스턴 지역으로 캠퍼스 확장 등 개혁프로그램을 추진하다 교수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서머스는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인 28세의 나이에 경제학과 종신교수가 된 수재다.2001년 4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27대 총장에 올랐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클린턴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는 1년간의 안식년을 가진 뒤 경제학과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여야 “개헌하되 내 방식대로”

    열린우리당 조일현·이은영 의원이 15일 ‘21세기 선진한국, 열쇠는 개헌이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불을 붙였다.“개헌은 시대적 요구이며, 그 시기는 지금 당장”이라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비슷한 토론회와 연구모임이 본격화될 움직임도 점쳐지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를 짚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해법은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선거구제 개편 등으로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현행 단임 제도에선 대통령이 뭘 이루겠다는 식으로 과욕을 부리거나 책임감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의원내각제 요소가 강한 현행 제도를 미국식에 가까운 대통령제로 변환하되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가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여소야대 ▲대통령 임기 고정으로 인한 경직성 ▲승자독식 구조의 폐해 등이 현 제도의 문제라며 “의원내각제가 전문성과 경륜, 높은 신뢰성에 기초해 지도자를 검증해 선출할 수 있는 개혁적 제도”라고 주장했다. 다만 많은 국가가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외치·내치를 나눠 맡는 이원정부제를 도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통령제냐, 의원내각제냐는 문제보다는 소선거구제를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개헌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18대 국회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개헌논의는 그동안 여야 일부 의원이 삼삼오오 모여 연구하고 토론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야 지도부가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공론화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 한 인사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끝나고,5·31지자체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개헌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개헌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논리다. 국회 ‘선진헌법연구회’와 ‘권력구조와 정부형태에 관한 헌법연구회’ 등 연구모임도 활발하게 움직일 뜻을 보였다. 다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개헌과 관련해 국민 여론이 높은 조항은 토지공개념 도입”이라면서 “권력구조 개편은 정치권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긴 하지만 국민의 관심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66.9%가 현행 대통령제나 4년 중임제를 원했고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원하는 응답자는 각각 15.9%와 10.9%에 그쳤다고 설명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경형칼럼] ‘탈당’징후 어떻게 봐야 하나

    [이경형칼럼] ‘탈당’징후 어떻게 봐야 하나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 관련 발언으로 야기된 탈당 문제는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언제 다시 활화산으로 변할지 모른다. 현 권력구조의 1987년 헌법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차기 대선 일정에 임박해서 탈당했다. 그것도 여당 대권 후보의 압박으로, 혹은 자식들의 비리로 정치적 궁지에 몰려 당을 떠났다. 노 대통령은 스스로 ‘역발상’의 정치로 숱한 역정을 헤쳐왔다고 한다. 그래서 탈당도 과거 대통령들과 같은 모양으로는 결행하지 않을 것 같다. 6공화국의 노태우 대통령은 대선 3개월 전인 1992년 9월 민자당을 탈당했다. 당시 김영삼 후보는 SK 이동통신허가 반대, 중립내각 구성 요구 등으로 노 대통령을 세차게 밀어붙였다. 그런 YS도 대선 한달전인 1997년 11월 자신을 상징하는 ‘03마스코트’가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에 의해 불태워지는 등의 수모를 당하면서 신한국당을 떠났다. 김대중 대통령도 각종 게이트와 아들의 비리 연루로 2002년 5월 대선 7개월을 남겨두고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했다. 과거 대통령들은 이처럼 당 대선 후보에게 백기를 드는 형국으로 당을 떠났지만, 노 대통령은 분명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본다. 적어도 탈당을 방어용이 아니라, 정치적 공격수단으로 카드화하거나 정치 지형을 새롭게 변경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11일 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 석상에서 노 대통령은 탈당을 그저 ‘고부간 갈등 치유법’으로 에둘러 얘기하면서도 서명파고 뭐고 할 것 없이 일제히 “그것은 아니 되옵니다.”를 연발토록 만들었다. 짐짓 탈당을 카드화하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거듭된 노 대통령의 탈당 관련 발언이 현실화되는 시기는 임기를 1년 반 이상 남겨둔 올 하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5월말 지방선거 후 개헌 논의가 산발적으로 시작되고, 어느 정도 가속력이 붙으면 새로운 권력구조의 ‘2007 헌법체제’수립을 촉진하는 지렛대로 탈당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의 탈당은 여·야당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정파들이 권력의 프리미엄이 없는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어떤 이는 지금 열린우리당의 지지도에 견줘볼 때,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불 보듯하므로 그 수습책의 하나로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정치적 성정에 비춰 결코 수세적인 탈당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역으로 공격적인, 그것도 ‘큰 고기’를 잡는 카드로 탈당을 결행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사실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탕으로 하는 ‘87체제’는 6·10항쟁의 산물로, 민주·반민주 대결 구도에서 반독재를 최고 지향가치로 삼고 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민주화는 거의 완성 단계이고,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양극화 등 정치·사회적 긴장구조는 주로 진보-보수, 또는 좌파­우파라는 문제 해결의 접근, 방법론의 대립에서 비롯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헌정 시스템이 정치·사회적 긴장과 갈등을 더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가를 올 하반기부터는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내년 12월 대선과 내후년 4월 총선은 현행 헌법 아래서 가장 근접한 4개월 차이로 실시된다. 국회의원 임기 단축을 최소화하면서 대통령 5년, 의원 4년 임기를 일치시킬 수 있는 기회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에 다가오는 것이다. 임기 불일치로 금년부터 내리 3년간 해마다 큰 선거를 치러야 할 판이니, 개헌을 한다면 내년이 적기다. khlee@seoul.co.kr
  • 정치권 새해 화두 ‘개헌’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에서 개헌론에 불이 붙고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 단임제는 유례가 없는 것이며 중간평가를 받을 기회도 없다.”고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87년 개헌 때 전두환 대통령이 5년 단임제를 들고 나왔는데 야당은 4년 중임제를 지지했다.”고 말했다고 DJ측이 전했다.4년 중임 대통령제로 개헌을 지지하는 듯하다. 2일에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개헌론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개헌 논의는 향후 국가 발전방향에 맞는 행복권과 기본권, 통일을 대비한 부분까지 포함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받았다. 이 총리는 “내각제도 검토할 수 있고 남북관계와 역사적 문제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적 상황에 맞은 다원적 논의를 주장했다. 대권 유력 후보군인 고건 전 총리도 같은 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8년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기 위한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대선과 총선의 시기를 맞추는 것이 국정안정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원론적인 지지입장을 보였다. 개헌 논의는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본격적인 ‘예열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광장] 정권 재창출과 황우석/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권 재창출과 황우석/이목희 논설위원

    잘나가던 시절의 황우석 교수를 먼 발치에서 보면서 정치를 느꼈다.“언젠가 정계진출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치감각이 돋보였다. 위기에 처한 이후 행적은 더욱 그랬다. 칩거할 때와 나설 때를 본능적으로 조절하는 듯했다. 불법난자 제공 비난은 동정여론을 모아 거의 극복했다.2005년 사이언스논문 조작건으로 확대되자 맞춤형 줄기세포 원천기술 논란으로 초점을 흐려 놓았다. 줄기세포를 도난당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울면서 어떡하든 발을 빼보려는 제럴드 섀튼 미 피츠버그대 교수, 사람 만나길 피하는 안규리 박사. 그들은 상식선의 과학자다. 황 교수의 대응은 일반 학자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전성시절의 3김씨에 버금가는 정치력을 보여주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황 교수로부터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씨가 당선되면 본인을 포함, 연구원들이 미국으로 이사가려고 짐을 쌌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가톨릭 신자인 이회창 후보가 윤리문제로 황 박사 연구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당선됐더라도 황 교수는 꿋꿋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까지 한나라당 인사들이 앞다퉈 황 교수와 친하게 지내려 애쓰지 않았는가. 어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로 황 교수는 과학자로서 생명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그는 결국 흐느끼는 목소리로 서울대 교수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황 교수의 정치력이 한계를 보인 셈이다.AP통신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황우석 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옳은 지적이다. 모든 분야가 성과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가식적이고 과장섞인 언변을 앞세운 정치력이 사회 리더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황교수 사건을 정치쪽으로 확대해 성찰해보자. 개발연대에서 비롯된 한탕주의·조급주의가 아직 기승을 부리는 주요 원인은 역대 정권의 정권재창출 집착 때문이라고 본다. 무리하더라도 일단 약속을 해놓고 표를 끌어모으면 되었다.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했던 공약이 실천되었다면 호남고속철은 물론 영동고속철이 이미 깔려 있어야 한다. 정치인들의 공약(空約)관점에서 보면 황 교수가 5년,10년 뒤에 개발할 기술을 앞당겨 발표한 게 큰 허물이 될 수 없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동남아의 한 국가 정상이 방한, 깜짝 놀랄 발언을 했다고 한다.“임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또 하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두 정상의 만남에 배석했던 인사는 “정말 후진적 발상”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정말 그럴까.5년 단임을 깨진 못했지만 영향력을 이어보겠다는 역대 정권의 시도는 정치후진국 못지않게 처절했다. 무모한 정책은 물론 개헌 추진, 적자론·양자론이 뒤얽힌 대권 후계자 물색과 밀어주기, 정치판의 이합집산 유도까지 방법은 다양했지만 국가 부담으로 귀결되곤 했다. 야당은 여권이 ‘황우석 영웅만들기’로 정권 재창출에 도움을 받으려고 비공식 노벨상준비위까지 가동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자 이번에는 ‘황우석 죽이기’에 나섰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설득력없는 비난에 일반이 귀를 쫑긋하는 배경에는 ‘여권의 모든 행동은 정권재창출로 통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황 교수 파문으로 가슴이 답답하지 않은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를 다독거리는 데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야 하고, 청와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구상이 판 흔들기가 아닌, 차분한 내용이길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씨줄날줄] 제청권/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총리에게 각료 인사권 이양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 총리에 대한 신뢰감 표출이란 분석은 단순하다. 노 대통령이 일상 국정에서 벗어나 큰 구도를 짜고 싶어한다는 관측이 그럴듯하다. 정치적으로는 ‘대국민 학습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할 것이다. 노 대통령이 했던 일련의 정치제안들은 일관성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선거구제 개편, 연정론에 이은 각료 인사권 이양까지 모두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와 연결된다. 당장 실행은 안 되더라도 ‘내각제는 할 만한 제도’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최고권력자는 내가 뽑아야 한다.”는 심리를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유지하거나, 개헌을 하더라도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의견이 월등 많다. 국민 마음을 돌리려면 충분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행 헌법은 짬뽕 형태다.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내각제 요소가 섞여 있다. 그중 하나가 총리의 국무위원(장관) 제청권. 헌법상 제청권 규정은 국무위원 외에 또 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감사위원은 감사원장 제청으로 각각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법관 임명에서는 그래도 제청권이 모양을 갖추고 있다. 행정·입법·사법 3권분립을 강조해온 관행 때문일 것이다. 반면 헌법상 대통령에 소속된 장관과 감사위원 제청권은 내용은 물론 형식면에서 사실상 무시되어 왔다고 봐야 한다. 청와대가 인선내용을 총리에게 사후통보하기 일쑤고, 장관 한두명을 총리몫으로 남겨주면 감지덕지했던 게 지난날의 실상이었다.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총리서리의 제청권은 인정할 수 없다는 풍토가 만들어진 게 10년밖에 안 된다. 지난해 5월 당시 고건 총리는 “물러날 총리의 신임 각료 제청은 편법”이라고 청와대와 맞서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제청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하면 이 총리의 위상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이를 ‘인사권 이양’으로 포장하는 여권 일각의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이다.‘분권형 정치체제’ 필요성을 전파하는 일을 말릴 수 없다. 그러나 국정에 변화를 주더라도 우리 헌법의 내각제 요소는 부차적이며, 골간은 대통령책임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장관 제조공장’은 이제 그만…/곽태헌 경제부 차장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문제있는 장관들이 나올 때마다 인정사정없이 경질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스트레스가 조금은 해소됐는지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뉴스로 경질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장관이 있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개각이 잦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출범 때의 장관중 오인환 공보처장관만 남았다.”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오 장관은 언제부터인가 유일한 출범 멤버라는 ‘희소성’ 때문에 YS와 유일하게 임기를 같이하는 기록을 갖게 된 면도 있다고 한다.YS는 취임 초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YS때와는 달랐다. 문제가 있는 장관이라도 감싸는 편이었다. 남들이 잊을 만하면 다른 인사들과 함께 물타기식으로 문제있는 인사를 정리하는 쪽이었다. 물러나는 쪽을 배려한 셈이지만 DJ시절에도 장관들의 평균 수명은 YS때와 별 차이는 없었다. DJ와 임기 5년을 같이한 장관은 없었지만 색다른 기록은 나왔다.DJ와 같은 전남 목포 출신의 전윤철 현 감사원장은 DJ 임기 5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 장관급 이상 고위직을 차례로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떠나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면에서 DJ에 가깝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03년 2월27일 조각(組閣)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안정된 부처에서 새로운 활력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할 때에는 2∼3년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개혁과 안정이 필요할 때에는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국가정보원의 도청과 관련해 국회에서 “불법 감청할 수 있는 사람은 기껏해야 1000명도 안 된다.”고 정신나간 듯한 답변을 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만 출범 때의 멤버다. 노 대통령은 또 취임 초 기자회견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20개월, 전두환 대통령 때에는 15개월, 노태우 대통령 때에는 13개월, 김영삼 대통령 때에는 11개월,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12개월이었다.”면서 “이래서 장관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몇차례 말했다. 좋은 지적이었지만, 노 대통령 시절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2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YS나 DJ시절보다 나을 게 없는 셈이다. YS때의 장관은 112명,DJ때의 장관은 96명이다. 임기 절반이 지난 노 대통령 시절 장관은 48명이다.YS때 장관급 부처가 가장 많았다. 이처럼 과거정부나 현정부나 마치 ‘장관 제조공장’처럼 된 것은 큰 문제다. 유능한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능력보다는 지역간이나 정파간의 안배로 장관자리를 내주고, 선거에서 낙선한 인사에게 자리를 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아닐까. 또 장관자리를 국회의원선거나 광역단체장선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거나 ‘경력관리용’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뒤 2기를 같이할 일부 장관들을 임명하면서 같이 기자회견을 했다. 물론 장관을 치켜세웠다. 당시 미국에서 연수중 이런 광경을 보고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수석이 간단히 신임장관을 발표하고, 보도자료를 청와대 기자실에 뿌리는 것으로 끝나는 우리와는 달랐다. 미국의 문화가 우리와는 다른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미국은 그만큼 장관들이 자주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처럼 시도 때도 없이 장관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나와서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테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은 5년째 부시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단임으로 끝날 때에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들은 너무 많고,2기까지 연임하는 장관들도 적지 않다. 대통령과 2기를 같이하는 장관이 있다는 것은 뉴스도 아니었다. 권위도 있고, 무게도 있어야 할 장관이라는 자리가 우습게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장관들이 쏟아져도 얘깃거리가 안 될까. 곽태헌 경제부 차장 tiger@seoul.co.kr
  • [이경형칼럼] 내년에 내각제 공론화를

    [이경형칼럼] 내년에 내각제 공론화를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주 임기 후반에 들어가는 첫날 또 ‘바보 노무현’을 연출했다. 연정(聯政)이 뭐기에 권력을 통째로 주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일까. 낡은 지역주의에 의존한 정치 구조와 분열적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말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실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빙빙 둘러 연정이니 선거구제니 하는 것처럼 들린다. ‘권력을 통째로’ 발언 직전에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치제도가 내각제가 아니어서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통해서 재신임을 물을 수도 없다.”고 하는가 하면, 독일의 슈뢰더 총리,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부럽다고도 했다. 또 최근 일련의 언론인들과의 대화에서는 양원제의 필요성을 거론했고.“전반기는 요리를 하는 데 집중했다면, 후반기는 주방시설을 바꾸는 데 전념하겠다.”고도 했다. 현재의 선거구 및 선거제도, 권력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물론 한국정치의 뿌리 깊은 지역구도 정치 문화를 확 바꿔, 새로운 지식정보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맞은 정치문화로 업그레이드시켜보자는 얘기 같다. 그런 의도라면 차제에 분명한 비전과 복안을 당당하게 내놓기를 권한다. 예를 들면, 금년 정기국회부터 각 정당과 의원들이 기존 선거제도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현행 소선거구제와 전국 비례대표제, 의원정수 등을 논의해보자, 그리고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중대선거구제 도입 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병행 채택 등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자고 하는 편이 낫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헌문제를 공론화하여 내각제 전환을 위해 필요하면 2008년 5월까지인 현 국회의원의 임기를 2007년 12월 차기 대선 시기로 앞당기는 등의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따져보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군부독재와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였던 1987년 6·10항쟁의 산물이다. 당시로는 직선제와 단임제 구현이 최고의 선이었고, 국민적 요구였다. 그동안 문민정권이 들어섰고, 영남정권에서 처음으로 호남정권으로 바뀌기도 했으며, 참여정부 등장으로 기득권 세력이 권력에서 밀려나는 등 권력 역전현상도 일어나긴 했지만, 지역주의 정치구도는 지속되어온 게 사실이다. 6·10항쟁 이후 지난 20년간 한국사회는 많이 바뀌었다. 권력의 수직적 사회에서 권력 분산의 수평적 사회로 이행되어 왔고, 이념적 스펙트럼도 크게 넓어졌다. 또 다양한 집단간의 잦은 이해 충돌, 계층간 괴리 확대 등으로 인해 사회통합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한편, 정치 제세력간에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재빨리 해소하는 권력메커니즘의 필요성이 점증되고 있다. 말하자면,5년 단임제 대통령제 권력구조를 본질적으로 재점검할 때가 된 것이다. 지역주의의 극복까지는 몰라도 그 폐해를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데는 대통령제보다는 국회 해산과 총선거가 용이한 내각제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인정한다면, 선거제도 개혁과 내각제 공론화가 지역주의 극복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된다고 본다. 다만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주방시설 개수’를 제1과제로 삼는 것은 국민은 배가 아픈데 등을 긁어주는 격이 된다. 대통령은 물꼬를 터줘 독려만 하고, 구체적인 논의는 정치권에 맡기는 것이 옳을 것이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김광웅 정개협위원장 정부정책 비판

    김광웅 정개협위원장 정부정책 비판

    지난해 총선 때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냈고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17일 현 정부의 혁신사업이 “옳지도 않고 먹히지도 않는다.”며 강력 성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오는 20일 이 대학원 지식·정책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인 ‘노무현 행정부의 정부혁신과 외부평가’라는 제목으로 참여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한 고언을 담은 원고를 자신의 홈페이지(www.finegovt.com)에 미리 공개했다. 그는 원고에서 “본고사 금지 등 교육 3불(不)과 신문사 시장 점유율에 따른 규제 도입 등 언론 정책은 ‘옳지도’ 않고, 부동산 대책과 증시 정책은 ‘먹히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면 규제는 좀처럼 풀지 않으니 누가 비대국가·거대정부라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교수는 “지난 정부에 비해 이 정부는 조직과 인력, 예산을 많이 늘려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년 사이 부채가 58조원으로 지난 정부 5년치에 맞먹고, 청와대의 12개 각종 자문위원회와 안전보장회의 등 기구, 수석실, 각 부처내 기구 등이 늘어났다.”면서 “2년 동안 늘어난 정무직 장·차관만 16자리나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현 정부는 머리가 가분수인 정부”라고 전제한 뒤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5년 3월 현재까지 국무총리실의 정원이 158명에서 227명으로 늘었다.”고 예시했다. 같은 기간 감사원은 892명에서 935명, 부패방지위원회는 139명에서 171명으로 증가했다. 대통령비서실에서도 일반직만 88명이나 늘었다. 김 교수는 “권력기관 상위부처의 인력이 보강됐다.”며 ‘분권형’이 아닌 ‘집중형’ 국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아마추어들이 정부를 키우고 있다.”면서 “대통령 주변의 자문위원회는 대통령의 무한 권위를 앞세워 자문의 영역을 넘고 있으며, 부처를 명령하고 있고, 부처의 집행권역을 넘나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우리나라의 국정관리 수준이 전 세계 209개 국가 가운데 중위권으로,2002년보다 나빠졌다.”며 정부부문 혁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개혁은 때로 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개혁”이라면서 “제발 소란 떨지 말고 자세를 낮추고 최종 결정은 국회가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홈페이지에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권력구조와 정부형태에 관한 헌법연구회’창립총회 기념특강 원고도 공개하고,“사회가 다양화할수록 권력은 분산되어야 하기 때문에,5년 단임 대통령제는 아무래도 마땅치 않다.”며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신설을 제안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 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임기 5년의 반이 지난 셈이다. 마지막 1년을 대선정국으로 보내고, 적지 않을 레임덕 현상까지 감안한다면 실속있는 임기는 불과 1년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단임제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초반에 국정과제나 개혁조치들을 국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때로는 밀어붙여서라도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다. 선거로 탄생한 정권이라면 당연히 초반에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출발부터 기우뚱거리더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작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은 낡은 정치가 사라지고, 사회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양극화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 같다. 정권의 힘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합심해 국정과 민생을 챙기는 데서 나온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여권의 힘은 팀워크에서 나온다. 그런데 참여정부 2년반 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그 자리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여당은 도대체 무얼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당시 민주당의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국민들은 정권을 재창출한 여당이 개혁정치에 앞장서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새 집을 짓겠다며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은 새정치와 개혁정치에 앞장섰어야 했다. 열린우리당 출범 당시는 수가 모자랐다는 변명이 통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탄핵정국의 역풍 속에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에 원내 과반수라는 힘도 실어줬다. 그리고 또 1년2개월이 지났지만 집권여당의 존재는 한없이 왜소하기만 하다. 과반을 1년도 버티지 못한 것은 물론, 과반을 가지고서도 개혁다운 개혁조치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에 한번 물어보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북핵위기는 벗어나고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있는가.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도 실적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것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정혼란과 정책실패를 청와대와 정부 탓으로 돌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4·30 재·보선에서 완패한 이유로 때로는 당정분리나, 당정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 실세장관들이 열린우리당에서 갔고, 문희상 당의장은 청와대에서 왔다. 당내에는 대통령의 직계라고 불리는 정치세력도 있다. 한 배를 탔는데 더이상 당·정·청 협조체제가 뭐가 필요한가. 그런데도 최근에는 총리가 대통령의 측근들을 공격하고, 당에서는 총리를 공격하고, 당내에서는 개혁파와 실용파가 서로 헐뜯는 사태가 빚어졌다. 콩가루 집안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에서는 개혁이니 실용이니,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말만 앞세우는 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말이 개혁파고 실용파지, 개혁도 못하는 개혁파가 있을 수 없고, 실용도 못 챙기는 실용파는 이미 실용파가 아니다. 그 사이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쳤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금껏 보아온 여당 가운데 아마도 가장 무기력한 여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 집권여당이라고 내세울 시간도 물리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차라리 총재단일지도체제로 가든지, 아니면 색깔에 맞춰 ‘헤쳐모여’하는 것이 민생을 덜 피곤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를 위한 ‘4년 중임제’ 개헌/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흔히 정치적 경기변동(political business cycle)이 나타난다. 정권을 가진 여당이 다음 선거에서 재집권하기 위해 선거 전에는 확장정책을 펴고, 선거 후에는 누가 정권을 잡든지 확장정책의 후유증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게 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경기변동이 야기됨을 말해준다. 안정적 정당제도 하에서 각 정당이 집권을 위해 최선의 정책을 펴고, 또 잠시 투표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일시적인 확장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에는 다시 다음 선거에서의 평가에 대비하여 긴축정책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 선진국의 정치제도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정당이 이합집산하고, 또 대통령도 단임제여서 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아 재집권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어 있다. 그러니 내 임기만 무사히 끝내면 되는 것이고, 또 정당조차 안정적이지 못하니 후임자를 위한 고려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펴는 것은 고사하고, 오늘의 단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후유증을 무시한 채 미봉책을 쓰는 일이 비일비재해 왔다. 단임이었지만 유독 7년이라는 긴 임기가 보장되었던 전두환 대통령은 독재형 경제정책을 쓸 수 있었으며, 또 해외 여건이 좋았던 덕에 임기 초에 비해 임기 말에 월등 좋은 경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처음으로 5년 단임제를 적용 받은 노태우 대통령은 좋은 경제 상황에서 취임했으나 자리에서 물러날 때에는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물려 받은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돌입하면서 OECD에 가입하게 했지만, 임기 말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외환위기를 맞게 하였다. 뒤를 이은 김대중 대통령은 극도로 어려운 경제를 이어받았는데 이를 성급히 임기 내에 해결하겠다는 욕망에 소위 카드채라는 문제를 만들어 내었고, 뒤이어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여금 취임 이후 경기 최저점을 맞게 하였다. 이렇듯 7년간 장기집권한 전두환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과거의 대통령들이 후임 대통령에게 어려운 경제 상황을 물려주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단임제 탓이 아닐까? 내가 잘해 본들 평가에 의해 다시 재임할 수 없다면 자기 임기만 끝내고 보면 될 것이 아닌가. 정당도 이합집산을 하니 내가 속한 정당을 위해 내가 잘해야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나중에야 어찌되든 오늘의 문제를 피해가는 미봉책만 쓰면 될 일이 아닌가. 우리는 오래전부터 정치 때문에 경제가 어렵게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 이제 경제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단임제를 고쳐서 중임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다. 한번의 임기를 잘 마치고 평가를 받아 다시 집권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올해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4년 중임할 수 있게 하면 다음부터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를 수 있으며, 또 총선과 대선 사이에 지자체 선거를 시행하여 거의 매년 치러온 선거 횟수를 줄여 잦은 선거에서 오는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중임제와 더불어 도입해야 할 것은 국회의원들이 정당을 옮기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할 뿐 아니라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하는 제도이다. 정당정치에서 국민은 개인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며, 정당들이 일관성 있는 정강정책으로 정치를 해서 국민 평가를 받게 해야 정당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정부는 혁신과 개혁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4년 중임제만한 혁신과 개혁이 또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도약하게 하는 혁신이요 개혁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에 집중해야지 웬 개헌이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치가 잘되어야 경제도 잘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경제를 위해 정치의 틀을 혁신해야 할 때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씨줄날줄] YS·DJ 재평가/이목희 논설위원

    남재희 전 의원은 ‘언론·정치 풍속사’란 저서에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YS는 한마디로 ‘앗싸리(화끈)’하다. 경상도이기에 타고난 다수파이고, 평생을 행운아로 살았기에 너그러운 보수다.” “DJ는 끈질긴 노력가다. 전라도이기에 타고난 소수파. 간고의 세월을 살아왔기에 개혁(진보)적이다.” YS·DJ의 곡절 많은 정치일생을 이처럼 간략하게 압축한 말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나아가 두 사람의 역사적 책무가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영호남의 틈새를 메우는 일이다. 실제 투표현장에서 지역감정이 심화된 데는 YS·DJ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DJ라는 걸출한 정치인은 호남표를 전례없이 결집시켰고, 그 반사이익을 영남권의 YS가 누려왔다. 또한 지금 한국 정치체제 역시 두사람간 암묵적 타협의 산물이다.1987년 대통령직선제와 5년 단임제 개헌이 이뤄졌다. 후보단일화 실패에 앞서 누가 먼저 하건 다른 사람은 5년 뒤에 하자는 생각에서 당시 여권과 이런 절충을 했다. 새시대는 개헌이나 제도개선만으로 오는 게 아니다. 구시대를 만든 주역들이 “우리 역할은 끝났고, 시행착오를 고쳐야 한다.”고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YS와 DJ가 손을 맞잡고 국민앞에 다시 서야 하는 이유다. YS·DJ회동이 성사되고, 의미를 가지려면 두가지 조건 충족이 전제된다. 첫째,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직설적이고 태생적 보수인 YS와 논리적이고 태생적 진보인 DJ가 이제라도 상대의 장점을 평가해야 한다. 영호남뿐 아니라 보수·진보의 대립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는 그들에 대한 재평가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DJ의 국민평가는 그런대로 괜찮지만,YS의 평가가 하위권을 맴도는 현상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재임 첫해 YS는 국정지지도가 90%를 넘나들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들과 측근 비리,IMF 경제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박한 느낌이다. 마침 여야 의원 10여명이 이끄는 ‘민족대통합을 위한 연구모임’이 DJ·YS 재평가를 위한 순회토론회를 새달부터 서울, 영호남 지역에서 갖기로 했다고 한다. 토론회를 통해 DJ·YS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아지고,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치발전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박근혜 “4년중임 개헌 필요 北核 대북특사 용의”

    박근혜 “4년중임 개헌 필요 北核 대북특사 용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4년 중임제의 개헌이 필요하고 그 시기는 차기 대통령 선거 이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4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개헌론과 관련,“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전제를 깔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5년 단임제는 정책의 영속성·책임성 면에서나 충분히 문제점이 드러났고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 차원에서 논의한 바는 없고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지난 2일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박 대표도 가세하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특히 당 혁신위와 비주류 일각에서 제기한 당권·대권 분리 문제에 대해 “제가 제일 먼저 말한 것”이라면서 “현행 당헌·당규에는 대선 6개월까지인데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당권·대권의 조기 분리’를 위해 당헌 당규를 개정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갑자기 대선 전에 후보를 내놓기보다는 당 대표로서 차기 대선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후보를 내놓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도리이고 4·30 재보선도 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최근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와 관련, 그는 “단순히 한반도 안보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운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대북 특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혁신에 대해 박 대표는 “이제까지 당의 합리적 변화와 국민의 뜻을 반영한 개혁을 거부한 적이 없기에 혁신위에서 합리적이고 개혁적 안을 내놓으면 얼마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못박았다.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아직 시간이 남았고 민생·외교안보 등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지금 대권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면서도 “정치를 하는 사람은 꿈이 있듯 저도 꿈이 있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이총리 “개헌논의 내년 하반기 적절”

    이총리 “개헌논의 내년 하반기 적절”

    이해찬 국무총리는 3일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개인적으로도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해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 추진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중진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지금 당장 개헌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참여정부 임기를 3년이나 남겨 놓은 시점에서 대선분위기로 가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뒤 각 당이 대선 준비에 들어가는 하반기부터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두터운 교감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개헌 필요성을 잇따라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개헌론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총리는 토론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우리가 병폐를 많이 겪었고,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4년 연임제로 하거나 다른 형태로 바뀌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헌안의 내용은 복잡한 것은 아니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다만 올해 개헌논의가 시작되면, 정치권 전체가 대선 분위기로 가게 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대해 “앞으로 (공직후보가)2,3명으로 압축되면 본인의 동의를 얻어 재산관계나 금융문제 등 개인정보를 확인해 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대일 배상협상 발언에 대해서는 “정부간 협상은 한·일협정을 통해 한 단계 매듭지어졌으나 피해자 개인의 보상청구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일본도 반성할 것은 반성하면서 한국에 대해 성실하게 임해야 하며,(서로) 발언표현에 집착하고 이로 인해 감정이 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총리는 기조발언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고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것은 모든 계층, 지역, 기업을 위한 것이자 고성장-고분배의 선순환을 위한 것”이라며 “상위계층, 대기업, 수도권 등 좀더 앞서가는 쪽이 양보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정치권 심상찮은 개헌론

    정치권 심상찮은 개헌론

    여야를 망라한 유력 정치인들의 잇따른 개헌 관련 발언이 심상치 않다. 3일에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 총리는 개헌에 대한 패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5년 단임제의 병폐는 많이 겪었다.4년 연임제나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개헌논의가 올해 시작되면 국가 경쟁력 강화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 가면 대선 준비작업을 각 당이 하기 때문에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주목되는 부분은 ‘내년 하반기’로 개헌 논의 시기를 명시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이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올해 개헌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을 자제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 진전된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27일과 2일에는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각각 개헌 논의를 제안했다. 최근 개헌 관련 움직임은 두 가지 면에서 과거와 다르다. 우선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가 주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확률을 좀 더 높이는 요인이 된다. 정치권이 이런 식으로 개헌에 입맛을 다시는 듯한 배경에는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전략이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여권으로서는 정·부통령제로 개헌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를 예컨대 호남과 영남, 혹은 호남과 충청 출신 식으로 배합하면 필승할 수 있다는 논리가 그럴듯하게 거론된다.4년 중임제의 경우 개헌 대상에 현직 대통령을 포함시킬 경우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연임의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개헌을 통해 현행 소선구제를 중·대선거구로 바꾸면 총선에서 영남권 공략에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회 연설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라도 선거의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영남과 수도권 출신 대권주자들의 정·부통령 조합을 구상해볼 수 있다. 반면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헌은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개헌이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많은 편이다. 어느 한쪽이 대선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게 개헌론이기 때문이다. 또 기존 헌법 체제로 대선을 치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선두권의 대선주자들이 반대하면 동력을 받기 힘들게 된다. 소모적인 논쟁으로 확대되면 그 역시 제동 요인이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정권 재창출 계획 없어야 성공한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권 재창출 계획 없어야 성공한다/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5년 단임으로는 4번째 집권자다. 전임 3명의 정치 궤적을 보면 섬뜩하리만치 유사점이 많다. 앞선 대통령이 잘못 간 길을 뻔히 보았으면서 또다시 그 길을 가곤했다. 한두번만 더 되풀이된다면 세계사에서 찾기 힘든 정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취임 초기에는 나름대로 국민적 인기를 업고 변화와 개혁을 추진한다.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부터 후계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퇴임 이후를 보장받기 위해 후계자 교통정리, 정권 재창출에 집중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개헌을 추진해봤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막판에는 대선자금 논란과 측근 및 친인척 비리로 인기가 떨어져 여당에서도 배척받는 존재가 되었다. 결국 당총재직을 내놓고, 이어 탈당하는 수순을 밟는다. 마지못해 중립내각을 구성, 대통령선거에서의 영향력은 어디서도 없었다. 노 대통령이 어제 취임 두돌을 맞았다. 지난 2년에 대한 비난이 만만치 않다. 비판은 경제·남북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정치 일정을 떼어 생각한다면 어느 정권보다 희망이 있다는 역설이 가능하다. 집권 후반기에나 있음직한, 험한 양상이 이미 벌어졌다. 대선자금 수사, 측근 비리, 바닥 인기에다가 탄핵소추까지 경험했다. 당정분리를 내세워 여당 총재직도 맡지 않았다. 이전 정권에서 5년 동안 이뤄진 정치과정의 80%가 2년만에 압축적으로, 또 앞당겨 진행된 셈이다. 과거 예에 비춰 이제 남은 과정은 후계창출 계획과 실패, 당적 이탈, 중립내각이다. 이것까지 채워 전임자의 정치궤적을 그대로 따르느냐, 아니면 신세계를 개척하느냐를 선택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정당은 정권창출이 목표인 조직이다. 단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청와대는 다르다. 청와대가 임기 이후를 염두에 두기 시작하면 정국이 하염없이 꼬인다. 대통령은 특정 정파의 수장이라기보다는 국가 전체를 아우른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과거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돌아보자. 정권이 재창출됐다고 해서 본인과 측근들이 편하게 지냈는가. 재임때의 행적이 옳으면 평가받고, 잘못이 있으면 법의 재단을 받는 것이다. 어떤 후임자도 전임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후계구도 정리문제도 그렇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지원한 것은 퇴임 후를 고려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감옥까지 갔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중에는 후계자를 만들 듯하더니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제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을 열어야 한다.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자유롭게 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줄인 정도로는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다. 임기중에 정권 재창출, 후계구도에 연연하지 않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실현되면 정국 양상은 완전히 바뀐다.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어려워하는 리더십이 생길 수 있다. 집권 3년차 정치행보를 열린우리당 당적을 이탈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떻겠는가. 정권 말기에 밀려서 당을 떠나는 모양과는 180도 다르다. 파격적 정치카드를 능동적으로 던진다면 정국을 어떤 모양으로든 만들어갈 이니셔티브를 쥐게 된다. 여기에 더해 야당 성향의 인사들을 몇명이라도 장관에 기용하면 거국내각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과거 정권 5년의 정치일정이 일거에 소화되고, 이후는 그야말로 정치 신천지가 전개된다. 명분은 경제매진도 있고, 북핵 등 한반도 안보정세도 있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대표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고히 준다면 이번에는 개헌이 가능하다고 본다.4월 재·보궐선거 이후 여당이 과반수를 유지하기 위한 전술적 연정 차원을 넘어서는, 밑바닥에서부터 정치판의 재정리를 선도할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盧대통령 ‘3년차 증후군’ 조심해야 한다더라”

    “盧대통령 ‘3년차 증후군’ 조심해야 한다더라”

    “집권 3년차를 조심하라고 하더라.”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오는 25일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이자 집권 3년차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이런 분기점을 앞두고 여권의 핵심인사들이 과거 정권의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로부터 들은 충고성 메시지다. 이들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집권 3년차 증후군’을 경고한다. 집권 3년차엔 정계개편·남북정상회담 같은 빅 이벤트와 측근 비리 등 악재가 5년 주기로 되풀이됐다는 얘기다. 이들은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사 파문’도 집권 3년차 증후군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靑·여권 “그럴 가능성 없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은근히 신경을 쓰면서도, 집권 3년차 증후군의 가능성은 이제 없다고 단언한다. 과거와는 정치 지형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집권 첫 해에는 워낙 소수정당으로 출발해 어려움을 겪었고,2년차에는 탄핵이라는 시련을 겪었다.”면서 “올해는 긴장 이완보다는 경제살리기와 북핵 해법이라는 명확한 과제를 갖고 해결에 진력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는 집권 초반기부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3년차에 개혁 피로증후군이 나타났던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참여정부는 이제서야 강한 의욕을 갖고 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올해 여당의 기반도 튼튼하고 개혁 로드맵을 바탕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전병헌 열린우리당 의원은 “3년차 현상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헌·정계개편론 ‘모락모락’ 집권 3년차를 전후해 슬슬 흘러나온 개헌론은 참여정부 들어서도 예외는 아닌 것같다. 올들어 벌써부터 정가에서는 개헌론이 나왔다. 내각제든,4년 중임제든 개헌의 최적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야당에서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개헌론을 먼저 공식 제기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이점이 있다. 통치학을 연구하는 연세대의 한 교수는 3년차 증후군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5년 단임제는 흔치 않다.”면서 “집권 전반기에 힘이 확 쏠렸다가 후반에 힘이 빠지는데 그 시점이 대략 2년이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은 총선과 대선이 맞물려 있어 개헌의 최적기”라면서 “이 시점을 놓치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1995년에 김종필(JP)씨를 축출했고, 김대중(DJ)정부 시절에는 2000년 DJP 공조가 파기됐다.”면서 “집권 3년차에다 선거가 있었던 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고 정계의 지각변동 가능성을 예고했다. ●권력형 비리·남북정상회담 ‘정현준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등의 권력형 비리가 터진 시점이 DJ 집권 3년차인 2000년이다. 올해도 청와대에 파견돼 있던 건설교통부 직원의 뇌물수수 사건이 불거져 청와대를 잔뜩 긴장시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참여정부에서 비리는 집권 1년차에 터진데다, 항상 조심하고 있기 때문에 측근비리나 권력형 비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근무경력을 가진 윤호중 열린우리당 의원은 2003년 당시에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 양길승 부속실장의 구속을 의식한듯 “집권 3년차에 나타날 수 있는 측근비리의 ‘예방주사’를 이미 맞았다.”고 진단했다. 김형준 교수는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인 1995년에 지방자치제선거를 실시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에 남북정상회담을 했다.”고 말했다.3년차에는 빅 이벤트를 터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는 25일 취임 2주년 기념식에서 남북정상회담같은 큰 건을 터트릴 것이란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김준석기자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5년 단임’은 과거사 청산 대상/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한국 국민에게 ‘개헌’은 역사적 ‘악몽’과 같은 존재다. 정부수립 이래 아홉차례 개헌이 있었지만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집권 연장용 ‘3선개헌’ 두차례, 그리고 영구 독재를 겨냥한 72년의 ‘유신 개헌’등 끔찍스러운 기억으로만 뇌리 속에 남아 있다. 집권자의 임기 후반이 되면 검은 유령처럼 개헌논의가 대두되고 치밀한 군사작전처럼 어용 언론과 행정조직을 총동원한 국민투표가 진행된다. 당연한 듯 가결되고 그 결과 독재정권이 연장되는 것이 우리 개헌의 역사였다. 그나마 임기7년 대통령 간선제를 현행 임기5년 단임제로 고친 87년 직선제 개헌이 민주화 투쟁의 결실로 헌정사에 남은 유일한 밝은 기록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민주주의 발전, 정치발전이라는 민주화 투쟁의 본뜻을 오롯이 담아내는 데는 실패한 채 정치세력간 현실 타협의 결과로 5년단임제라는 명분없는 권력구조를 탄생시킨 얼치기 개헌이었다. 국민들은 처참한 헌정사의 아픈 기억 탓에 ‘개헌’하면 우선 의심스러운 눈길부터 보내며 개헌의 거론 자체를 터부시하는 정서가 있다. 이런 국민적 ‘개헌 알레르기’를 잘 아는 정치권은 여야 모두 5년단임 헌법을 언젠가는 반드시 개정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먼저 개헌논의를 제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제도 개혁과 과거사 청산에 정치적 승부를 걸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되어오는 현 시점에서 개헌문제 공론화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마침 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연설에서 ‘당리당략을 떠난 개헌문제 연구’를 공식 언급하고 나섰다. 무척 조심스러운 발언이어서 이것이 한나라당의 당론인지 또는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의인지 모호하지만 정치권에 개헌이란 화두를 던져준 것만은 분명하다.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도 헌법의 권력구조 개편문제를 ‘기본 연구과제’로 채택하는 등 진일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 주변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시절 ‘임기 중 개헌’을 언급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여야 모두 개헌문제에 구체적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여와 야 어느쪽, 또는 누가 먼저 제기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역사에, 과거사를 청산하는 데 보다 책임의식을 갖는 지도자들이 당당하게 개헌 공론화에 나설 때가 아닌가 한다.5년단임제 헌법은 민주투쟁의 결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정치세력간 타협의 산물이기도 했다.“5년임기 한번만 하고 반드시 떠난다.”는 권위주의정권 퇴치용 방편이자 3김 정치구도의 반영이라는 반시대적 성격이 내포돼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정치발전, 국정운영의 효율성 등을 중시하지 않고 정치지도자들이 돌아가며 대통령하는데 편리한 제도를 채택해 명분이나 현실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헌법이 됐다. 대선과 총선 시기가 엇갈리는 데서 오는 정치적 불안정, 훌륭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평가방법 부재,‘조기 레임덕’ 현상 등 5년단임이 갖는 문제점들뿐 아니라 반시대적 성격 때문에 ‘5년단임’은 우선적 과거사 청산 대상이며 정치제도 개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임기 중 개헌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속뜻이라면 여권이 하루속히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차피 경제살리기와 개혁작업은 병행 추진될 수밖에 없는 과제다. 과거처럼 정권연장이나 재집권 음모가 내재된 개헌이 아니며 여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바로잡는’ 개헌작업인 만큼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거나 경제살리기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역사적 책임의식 아래 제대로 된 헌법을 만들어 놓고자 한다면 바로 5년 단임의 문제점인 조기 레임덕 현상이 오기 전에, 그리고 양대 선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차기 후보’들 사이에 갈등 소지가 적은 현 시점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든 책임총리제든 권력구조의 핵심부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조속히 이뤄낼 초당파적 기구의 발족이 기대된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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