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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급 공채 내년부터 축소… 2017년 민간 채용 50%

    정부는 23일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세 번째 후속대책 차관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개편과 공직사회 혁신 등의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정부는 공무원 선발과 관련, 5급 공채(구 행정고시) 선발 규모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 2017년엔 5급 공채 대 민간경력채용 비율을 5대5로 조정하기로 했다. 7월부터는 개방형 공모제 내실화를 위한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공직 순환보직제를 개선해 장기 재직 분야의 경우 동일 직위 4년 이상의 전보 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퇴직공직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사(私)기업체 기준을 강화해 현재 3960개 수준에서 1만 3043개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본금 50억원과 연간 거래액 150억원 이상 기업에서 자본금 10억원, 연간 거래액 1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제한 조건도 강화됐다. 정부는 또 ▲행정혁신처로 이관할 안전행정부 세부 기능 ▲국가안전처 등 신설 또는 개편 기관장의 지위 ▲해경의 발전적 기능 재편 방안 등은 심도 있는 검토·협의를 거쳐 내주 초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국가안전처에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대책 특별교부세 배분권을 주는 방안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을 고쳐 실질적·제도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재해대책 특별교부세의 예산 소관과 집행권까지 모두 안행부에서 국가안전처로 이관해 재해대책비 집행의 신속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로 결론 내렸다. 또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1단계로 7월 말까지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단계로 국가안전처 출범 후 민간 전문가 자문단을 가동해 최종 계획을 확정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안전 관련 비정상적인 제도·규정·관행 개선 작업’을 위해 140여개 과제를 선정하고 종합 추진계획을 내주 국무회의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안전의 날 4월 16일 지정’은 유가족 측과 협의해 여론 수렴을 거쳐 내달 말까지 기념일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랍속 ‘인재DB’… 14년간 활용률 5.4%

    서랍속 ‘인재DB’… 14년간 활용률 5.4%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의지를 담은 담화문을 발표한 후, 관료를 배제한 자리를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들이 꿰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공공기관이 임원 임명을 위해 2000년에 만든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경우는 14년간 2000건에도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공기관 임원추천 공모제의 틀을 개혁하지 않으면 전문가를 영입하지 못하고 결국 다른 낙하산을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공공기관이 임원 후보나 임원추천위원 등을 뽑기 위해 국가인재DB를 이용한 경우는 1577건(연평균 112건)에 불과했다. 이는 14년간 전체 이용 건수인 2만 9280건의 5.4%에 그친 것이다. 각종 선발시험위원을 위한 이용건수가 67.9%(1만 9894건)로 가장 많았고,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15.3%·4473건), 개방형 직위(8.1%·2382건) 순이었다. 공공기관에서는 세월호 사고 이후 임원 지원자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벌써부터 나온다. 그간 공공기관은 국가인재DB보다는 공모나 이사회가 직접 추천하는 방식을 더 많이 이용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공모는 들러리를 세울 수 있어 낙하산을 뽑기에 가장 적절한 방식이고, 국가인재DB에서 모르는 사람을 추천하기보다 이사회라도 안면이 있는 사람을 더 믿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가인재DB는 5급 이상 국가공무원 4만 2849명,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대학 조교수 이상, 박사학위 소지자 등 19만 4537명의 비공무원 인재 정보를 담고 있다. 통상 일정 조건 이상을 갖춘 개인이 정보를 홈페이지(hrdb.mopas.go.kr)에 등록하면 안행부가 검증한 후 등재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의 공모제는 들러리가 많고, 정작 전문가들은 공모를 보지 못해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DB에서 일정 대상을 뽑아 먼저 지원 의사를 물어보고 추천하는 방식으로 인재 선발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험 공정성 문제 없지만 학력 차별 우려”

    “시험 공정성 문제 없지만 학력 차별 우려”

    “민간경력채용 5급 사무관들은 공직 경험 없이 중간관리자로 들어와 기존 공무원의 승진 자리를 뺏는다는 생각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년부터 5급 공채(옛 행정고시)가 축소되고 민간경력채용(민경채)이 확대되면서 민경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민경채는 행시 55기와 함께 뽑은 1기를 시작으로 3기까지 2011년 93명, 2012년 99명, 2013년 100명을 선발했으나 2015년부터 채용 규모가 200여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민경채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의 특채 파동으로 각 부처에서 하던 특별채용을 안전행정부에서 통합 실시하며 생긴 제도다. 민경채 1기로 공직에 입문한 한 중앙부처 사무관 A씨를 21일 만나 만 2년간의 공직 생활에 대한 생각과 민경채 제도의 발전에 관한 고민을 들어 봤다. A씨는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고 중앙부처에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민간보다 어려울 것이란 예상은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호봉이 더 떨어져서 당황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민경채에 지원하려면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 10년 이상 관련 직무 경험과 박사학위 또는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적은 경력 인정으로 200만원대 초반의 호봉이 산정되자 충격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소에서 10년 이상 일하던 연구자가 민경채로 사무관이 됐는데 민간 경력을 박사학위를 딴 뒤의 기간만 인정해 준 것이다. 하지만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편견은 편견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경채는 공직적격성평가(PSAT), 경력 심사, 면접으로 이뤄진다. A씨는 “중앙부처에서 전문 계약직으로 일하던 공무원을 이미 내정하고 민경채를 실시했지만, 내정자가 PSAT 점수를 못 받거나 면접에서 불합격해 채용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공정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도 공무원 1명, 외부 심사위원 4명으로부터 면접 심사를 받았다. 문제는 민경채 선발 분야를 중앙부처별로 만들어 내는데 기존 공무원이 어려워하거나 꺼리는 업무 분야를 주로 채용한다는 점이다. 그는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선발됐는데, 기존 공무원들이 법 관련 업무를 모두 맡겨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정부에서 필요한 업무 분야가 한정적이다 보니 행정학과 박사, 변호사·회계사 자격증 소지자 등만 뽑게 돼 결국 학력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씨는 “민경채를 특정 전문직 붙박이로 둬서 한정적 역할만 맡길 것이 아니라 민간에 개방하기 꺼리는 주요 정책 결정직위에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눈에 비친 공직사회의 대표적인 비효율은 의전 문화와 보고 체계다. 특히 고시로 선발된 공무원들은 선배와 후배, 동기로 정리돼 가족과 같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서로 비판하는 것을 ‘조직에 대한 배신’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또 민간에서는 합리적 의사결정이 중시되지만, 공무원은 법대로 해야 하며 대부분의 규정은 일반인이 잘 모르는 시행령과 지침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채에 지원하려는 사람은 관련 법뿐 아니라 시행령까지 꼼꼼하게 읽고 이해해야 하며 사무관의 의무와 책임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꼽는 사무관이 갖춰야 할 능력은 전문 지식, 기획력, 보고서 작성 능력, 관계부처 협력이 가능한 네트워크 등이다. 민경채 경쟁률은 30대1 정도로 5급 공채와 비슷하며, 합격자 평균 나이는 36세로 5급 공채보다 10세 많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고시 Q&A] 대학원 진학 임용유예 가능한가

    Q) 대학의 교직원 생활을 하면서 올해 9월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오는 6월 시행되는 지방직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 대학원 진학을 사유로 임용유예가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또 임용유예 기간에 현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7·9급 공무원시험 최종 합격자는 채용 후보자 명부 유효기간인 2년 범위에서 임용유예가 가능합니다. 참고로 5급 공무원시험 최종 합격자의 경우 현재는 5년 범위에서 임용유예가 가능하지만 내년부터는 7·9급 공채 합격자와 똑같이 임용유예 가능 기간이 최대 2년으로 단축됩니다. 임용유예 가능 사유로는 학업, 6개월 이상 장기요양이 필요한 질병, 임신, 출산, 군 복무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 진학 사유로는 임용유예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학업에 따른 임용유예는 엄격하게 제한돼 있습니다. 대학 학부과정 졸업까지 1년 또는 2년이 남은 경우에만 임용유예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 졸업까지 이수 학점이 8학점 남았다면 이는 최소 1년 동안 임용유예를 하면서까지 학업이 필요한 경우로 인정받을 수 없어 임용유예가 불가능합니다. 여러 학업 형태를 임용유예 조건으로 인정할 경우 전체 공무원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다른 공무원 수험생들의 합격 기회를 박탈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은 임용유예 가능 조건으로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또 직장 생활을 이유로 임용유예를 신청하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gosi@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금천 간부공무원 청렴도 높은 평가

    금천구 간부 공무원의 청렴도가 내부 평가 결과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는 지난달 7일부터 열흘에 걸쳐 5급 이상 46명에 대한 온라인 청렴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균 9.81점(10점 만점)으로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0.07점 올랐다. 공정한 직무 수행, 부당 이득 수수 금지, 건전한 공직 풍토 조성, 청렴 실천 노력 및 솔선수범 등의 분야에서 대부분 점수가 뛰었다. 평가엔 무작위로 선정된 직원 876명이 참여했으며 교통법규 위반, 징계 처분 여부 등의 계량 지표 평가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는 부패 취약 분야 및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청렴 실현을 위한 정책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는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직원 청렴 교육 의무이수제, 청렴 아침 방송과 청렴 혁신의 날 운영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청렴 마일리지 제도, 상시 모니터링, 자치 법규 부패영향평가 등을 강도 높게 시행할 방침이다. 임찬규 감사담당관은 “간부가 앞장서고 모든 직원이 공감, 실천해 구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금천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이젠 현장중시 공직사회 제대로 만들어야/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차관

    [열린세상] 이젠 현장중시 공직사회 제대로 만들어야/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차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잔인한 사월의 아픔과 참담함은 계속되고 있다. 감추고 싶었던 우리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세상에 드러난 현실 앞에서 우리 모두는 당황하고 무력감마저 느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룩한 세계 유일의 국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는 대한민국의 자긍심은 세월호 침몰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우리의 성공담이었던 ‘빨리빨리’라는 압축성장의 잿빛 그림자가 암울하게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세월호 수습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모래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체계적이고 일사불란한 현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직사회는 국민들로부터 무능 집단으로 지탄받고 있다. 개발연대의 주역이었던 공직사회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되었을까. 세월호 참사에 국한된 현상일까? 불행히도 일시적,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100세 시대의 조기퇴직과 미래불안, 글로벌 시대의 전문성 결여, 국회와의 관계변화 등으로 공직사회의 자신감과 책임의식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약화돼 왔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개방, 유통되는 네트워크 사회는 공직사회의 무기력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로 실추된 공직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대로 봉사하는 공직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사회의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중심형 공직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 30여년간 공직사회에 몸담았던 필자로서는 죄인된 참담한 심정으로 유구무언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없어야 한다는 간절함과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일하는 공직자들을 위해 몇 가지 의견을 보탠다. 첫째, 5급 임용시험(소위 행정고시)을 축소,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과거 고시제도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실증적 점검이 필요하다. 5급과 7급 합격자의 학력이나 행정능력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7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 7~10년 이상 소요된다. 몇 년씩 고시준비를 하더라도 합격만 하면 5년 이상이 보상되니 수만명의 청년들이 고시에 매달린다.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청년층의 빠른 사회진출은 장려돼야 한다. 공직자의 퇴직연령도 늘어날 전망이고 보면 고시임용(5급) 후 1급까지 4단계 승진체계를 7급 임용 후 1급까지 6단계로 늘리고, 우수 근무자의 승진연한을 축소해 공직사회의 경쟁을 촉진한다. 7급 임용 후 일정기간의 현장근무를 의무화하고, 승진 시마다 일정기간 현장 근무토록 한다. 둘째, 현장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한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사농공상의 전통은 현장형, 전문형 공무원보다는 보고형, 총론형 공무원을 양산하고 있다. 대형사고가 나면 현장기관은 5~7개가 넘는 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현장에 권한과 책임이 없으니 의사결정은 늦어지고 상부지시는 총론적이고 애매할 수밖에 없다. 현장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 상부보고보다는 사태수습이 우선되도록 한다. 총리실, 예산실, 감사원과 같은 국정조정기관은 자체 신규임용보다는 일정기간 현장근무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채용을 확대해 현장근무를 장려한다. 셋째, 부처 칸막이를 철폐한다. 민간부문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현장중심으로 바뀐 지 오래다. 반면, 공공부문은 채용되기가 어렵지 일단 채용만 되면 만사형통이다. 자기 부처의 조직, 인력, 예산을 늘리고 권한을 확보해야만 존경받는 상사가 될 수 있다. 실·국장 등에 대해 직원인기투표를 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하기도 한다니 공복의식은 온데간데없다. 종합행정이 이뤄지는 현장단위에서 부처 칸막이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부처 간 인사교류를 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넷째, 공직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전문가 임용을 확대하되 철저한 성과평가를 통해서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한다. 현행 1년단위 보직이동을 2+2년 단위(예 : 2년간 농림예산, 2년간 농림정책)로 전환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한다. 국회의원의 등용문은 넓히되 선거를 통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선거구로의 개편도 검토한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아픔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공무원의 삶(公生)이 국민과 더불어 발전하는 삶(共生)이 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 [사설] 공직 정실 채용 막고 퇴출시스템 강화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에서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는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의 수준으로 맞춰 가고, 궁극적으로는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가겠다고 복안을 밝혔다.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준비하기 바란다. 지금도 과장급 이상의 직위를 대상으로 개방형 충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2년 충원한 고위공무원단과 과장급 1587명 가운데 공직사회 내부 승진이나 이동이 1363명으로 86%를 차지했다. ‘무늬만 공모’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정부는 개방형 채용을 내세우지만 교묘한 방법으로 민간인들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 부처별로 선발위원회를 두고 공모제를 시행하면서 민간인들이 공직사회에 들어와서 쉽게 적응하기 힘든 제한된 직급이니 직위를 공모 대상으로 선정하곤 한다. 외부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지원 자체를 힘들게 하는 꼼수를 부려 진입 장벽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의사 등 제한적인 특정 분야 자격증 소지자들을 극소수 채용하는 전철을 밟아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민간 전문가와 비(非)고시 출신들은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왔다. 차제에 역량 있는 민간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현행 개방형 임용제도의 장단점을 세밀히 점검해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공정하게 민간 전문가들을 선발한 뒤 부처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부처별 위원회를 통해 채용하는 방식에 비해 개선된 아이디어라고 평가된다. 다만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채용 시 지연이나 학연, 혈연 등이 작용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가령 박사 학위 등 이른바 스펙 중심의 채용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봉사 정신이나 직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선진화된 채용 시스템이 요구된다. 앞으로 퇴직 공직자들은 다른 기관에 취업하는 것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이런 여건으로 인해 철밥통이 더 견고해지게 놔둬서는 결코 안 된다. 공채든 외부수혈이든 채용 방식에 상관없이 능력이 없으면 퇴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 때문에 전문가들이 공직을 꺼리는 현실도 고려해 대책을 내놔야 한다.
  • [관가 포커스] ‘관피아’ 논란 여파 명퇴 신청 급감

    [관가 포커스] ‘관피아’ 논란 여파 명퇴 신청 급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퇴직 관료가 유관 기관에 재취업하는 ‘관(官)피아’ 논란이 거센 가운데 2014년 상반기 공무원 명예퇴직 신청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관마다 하반기 인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승진대기자의 보직 발령이 늦어지는 등 인사 혼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일 공직사회 혁신과 관련, 퇴직 이후 10년간 취업기간과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 도입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이뤄지던 재취업 주선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난 15일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들이 상반기 (정기)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한 결과 조달청은 4급 이상 명퇴 신청자가 전무했다. 올해 7명이 명퇴했지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에 이뤄진 수시 명퇴로 후속 인사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지난해 16명, 2012년 14명, 2011년 13명이 명퇴한 것과 비교해 외형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사정은 전혀 다르다. 산림청과 중소기업청도 4급 이상 명퇴 신청자가 없었다. 산림청의 경우 지난해 4급 이상 7명, 5급 이하 21명이 명퇴했지만 올해는 5급 이하만 12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중기청도 지난해 4급 이상 명퇴자가 7명이었으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 이전 퇴직한 수시 명퇴자 3명 외에 정기 명퇴 신청자는 한 명도 없었다. 관세사 개업이나 세무사 자격 취득 후 세무법인 취업 등이 가능한 관세청도 상반기 4급 이상 명퇴 신청자는 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16명이 명퇴했다. 한 대전청사 공무원은 “정기 명퇴는 상대적으로 하반기에 많다”면서도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간부들의 명퇴가 급감했고 그나마 창업이나 건강 등 개인 신변에 따른 명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명퇴자가 줄면서 하반기 인사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결원이 없는 데다, 승진대기자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승진 심사가 중단되는 등 심각한 인사 적체가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재취업이 결정돼 명퇴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유관 기관 등의 재취업을 보류하면서 출근하지 못하는 촌극까지 발생했다. 명퇴를 취소할 수도 없기에 당사자나 재직했던 기관이 곤혹스러워한다. 또 다른 공무원은 “충분히 예견됐던 조치다. 강화된 퇴직 공직자 재취업 및 취업제한 대상기관에 대한 정부의 후속 지침이 뒤따를 것”이라며 “조직 차원에서 명퇴가 필요한데, 인사 적체를 해소할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민관 진상조사단 80점 최고…정부조직 개혁 65.5점 최하

    민관 진상조사단 80점 최고…정부조직 개혁 65.5점 최하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에 대해 행정·안전 전문가들은 ‘여야·민간 공동 진상조사 제안’에 대해 80점(100점 만점)으로 최고점을 부여했고 해경을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혁에 대해서는 65.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최하점도 ‘보통’(60점)을 넘어 이번 담화문의 대책 내용이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실효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대책에 대해 11명의 행정·안전 분야 교수에게 이날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전체 대책에 대해 65.5점의 점수를 주었다. ‘만족’에는 못 미치지만 ‘보통’보다는 높은 점수다. 이번 설문은 매우 만족(100점), 만족(80점), 보통(60점), 미흡(40점), 매우 미흡(20점)의 척도 점수를 전체 대책·정부조직 개혁·관피아 척결 대책·공무원 채용 개혁·민관 공동 진상조사·안전대책 등 6개 분야에 대해 주도록 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망라돼 있어 만족스러운 수준의 대책”이라면서 “다만, 국회와 국민에 대한 설득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5급 공채 축소나 해양경찰청 폐지 등의 대책은 표면적으로는 큰 개혁 같지만 실제 긍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형적인 백화점식 나열 대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가장 높게 점수를 준 세부 대책은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공동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부분이었다.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밝히는 한편 은닉 재산까지 찾아내려는 대책에 5명의 전문가가 100점을 주는 등 평균 80점을 주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간 대규모 재난 사고마다 일벌백계를 못하고 흐지부지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법치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5급 공채 시험을 장기적으로 아예 없애겠다는 ‘공무원 채용 개혁’도 74.5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개방형 직위를 감안할 때, 민간경력자 채용을 통해 현재 계급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송창근 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너무 급하게 민간경력자를 50%로 늘리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착륙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 재난 지휘 체계를 만들고 11년째 진전이 없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에 대해 조속히 결론 내는 등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는 69.1점을 주었다. 공무원 취업제한 대상기관을 현재보다 3배로 늘리고, 취업제한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관피아 척결 대책’도 69.1점을 주었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직에 있을 때의 업무 연관성 등을 고려해 재취업 제한 적용범위에 대한 후속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일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관료라 해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까지 막는 것은 아쉽다”면서 “근무기간 동안 청렴도를 지수화해 평가하는 대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해경을 폐지하는 ‘조직 개편’은 65.5점으로 상대적으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소 교수는 “제도의 문제를 마치 조직의 문제처럼 보이게 하는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원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중앙인사위원회가 거대부처인 안행부로 들어갈 때 학계에서는 준독립적 인사 기구를 없앴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면서 “또 가시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해양사고를 다루는 부서를 재난안전처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강일권 부경대 해양환경시스템관리학부 교수는 “해양 안전을 안전처로 옮기더라도 해양안전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룰 하부조직이 필요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공무원 채용 ‘대수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선발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5급 공채를 줄이고 민간경력자 채용을 늘려 ‘1대1’로 맞추는 공무원 임용 혁신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로 ‘채용방식의 획기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5급 공채처럼 한 차례 전형으로 다수를 뽑는 방식은 줄고 필요할 때마다 민간 전문가를 선발하는 수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공개경쟁 채용시험(공채시험) 방식 외에 다양한 채용 제도를 도입해 민간 경력자가 공직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제도가 제대로 적용되고 운영되지 못했을 뿐이다. 현행 공무원 채용 제도는 거의 모든 직급에서 외부 충원이 가능한 구조다. 5·7·9급 공채시험과 더불어 민간 경력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 직위제(과장급 이상 직위 대상),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 제도(옛 계약직 공무원)와 5급 민간 경력자 일괄 채용제, 7·9급 경력경쟁 채용 제도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중 5급 민간 경력자 일괄 채용제(5급 민간 경력 채용·안전행정부 총괄)는 2011년 도입돼 매년 100명 안팎의 민간 분야 경력자를 계약직이 아닌 정년이 보장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민간 경력자 일괄 채용제와 전문 임기제를 통해 외부에서 충원된 5급 공무원은 전체 5급 공무원의 35.3%를 차지한다. 7·9급 경력경쟁 채용은 중앙부처별로 필요한 인원만큼 민간 출신 공무원을 선발하는 제도다. 다만 고위공무원의 ‘개방형 직위’는 총 166개 자리 가운데 현재 공석이어서 공모 중인 4곳을 제외하고 162곳 중 순수 민간인 출신은 11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민간 채용 확대를 법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아울러 사람을 먼저 뽑은 뒤 일을 맡기는 계급제를 현행보다 줄이고, 일에 맡는 사람을 골라 채용하는 직위분류제 요소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난안전 등에 관한 민간 전문가를 언제든 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 한편 5급 공채시험은 2011년 332명(이하 행정·기술직 모두 포함), 2012년 344명, 지난해 353명을 뽑았다. 민간 경력 채용제도 중 5급 민간 경력 채용은 93명, 103명, 96명을 차례로 선발했다. 박 대통령의 구상대로 외부 임용 개방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두 채용 제도 선발 인원을 똑같이 맞춘다면 5급 민간 경력 채용과 7·9급 경력경쟁 채용 선발 인원은 늘고 상대적으로 5급 공채시험을 통한 선발 인원은 현 수준보다 줄어드는 일이 불가피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실상 퇴직후 재취업 물건너가” “행시 없애면 개천의 용도 없어져”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로 정부 부처가 술렁이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직접적인 조직개편 대상 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들도 공무원 개혁과 관피아 철폐 방안 등에 대해 술렁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해수부, 안행부, 해경청 등 이번에 아예 해체되거나 기능이 크게 주는 부처들과는 달리 조직과 기능에 큰 변화가 없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등 경제 부처의 공무원들은 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밝힌 개방형 공무원 확대와 관피아 철폐 방안 등 공무원 사회의 개혁 방향에 대해 내심 걱정하는 목소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주로 퇴직 이후의 진로, 인사 적체 등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재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취업제한 대상 기관이 확대되고, 취업제한 기간도 길어져 퇴직 공무원들이 갈 자리가 없다”면서 “민간 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을 차단하게 된다면 정년 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남아 있는 인력을 활용할 방법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취업금지, 정년 및 인사 제도만 건드려서 해결될 것은 아니고 정부와 민간기관 사이에 이해관계로 형성된 먹이사슬을 끊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 사무관은 “그동안 고위직이 공공기관, 민간협회 등으로 빠지며 빈 자리가 생겨 승진 인사가 가능했는데 앞으로 재취업이 금지되면 인사 적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고위직은 공직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밑에 있는 직원들은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5급 공채 인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앤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경제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부 분야에서 민간 전문가를 채용할 필요가 있지만 5급 공채를 전면적으로 없앤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법시험이 없어진 마당에 행시마저 없어지면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행부 내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조직 개편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더욱 통감하고 있었다. 한 안행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담화에서 드러낸 용단과 별도로 공무원으로서 죄책감을 느끼고, 정부가 백 번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안행부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안행부로 바뀌는 과정에서 ‘안전’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면서 “4대악 근절 정도로만 생각하다 세월호 참사에 속수무책 당했다는 점에서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17개 부처 중에 산하단체가 가장 많은 산업통상자원부는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 담화대로 안전감독·인허가규제·조달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 공무원 임명을 배제하는 한편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에서 소속 기관으로 확대한다면 퇴직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시각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취업연관성을 부서가 아닌 전체 기관으로 넓혔기 때문에 현재 발표대로라면 퇴직 후 3년 내에는 어느 한 군데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라면서 “구체안이 나올 때까지 더 기다려 봐야 되겠지만 대통령이 저렇게 작심하고 말했으면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퇴직을 앞둔 한 고위공무원도 “뭔가 터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제한 범위가 크다”면서 “내부에서는 사실상 재취업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해경 해체·안행부 와해… ‘국가 개조’ 시동

    해경 해체·안행부 와해… ‘국가 개조’ 시동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세월호 사고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양경찰을 전격 해체하고 안전행정부를 사실상 와해시키는 내용의 사고 후속 대책을 제시했다. 또한 정치권과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 구성을 핵심 내용으로 한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사고 34일째인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24분에 걸쳐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고개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해경에 대해 “구조 업무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 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안행부에 대해서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해양교통 관제센터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하도록 했다. ‘관피아’ 문제에 대해서는 “안전감독 업무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며,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 기관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 채용 방식에도 큰 변화를 예고했다. “민간 전문가 진입이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 가겠다”며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담화 직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해체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해경 지휘부 등 민관군 수색 및 구난 체계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민간 잠수사들의 건강관리와 사기 진작에 만전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박3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길에 올랐으며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과 개각 등 세월호 참사에 따른 인적쇄신 조치는 UAE 출장을 다녀온 뒤 단행할 방침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행시 손질 불가피… 내년 선발 축소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5급 공채시험인 ‘행정고시’ 폐지까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행시 출신들이 대부분 주요 국장급 이상 자리를 꿰차고 있는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5급 공채시험의 부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5급 공채시험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인재 쏠림 현상 등을 완화하기 위해 최종 선발 인원 조정 등을 통해 현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1월 14일 응시 원서 신청을 시작으로 5급 공채시험 일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곧바로 시험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겠지만, 내년부터 5급 공채시험을 통한 최종 선발 인원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 5급 공채시험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이듬해 제정된 고등고시령에 따라 ‘행정과’ 시험에서 비롯됐다. 행정과 시험은 1974년 ‘행정고등고시’로 명칭이 바뀌었고, 1953년 신설됐다가 1961년 폐지된 ‘기술과’ 시험은 같은 해 ‘기술고등고시’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이후 두 시험은 2003년 ‘행정고등고시’라는 이름으로 통합됐고 이후 지금과 같은 5급 공채시험으로 불리고 있다. 공무원 수험가에서는 여전히 ‘행정고시’로 통용되고 있다. 1973년 학력 제한 조건이 폐지됐고 2009년에는 연령 상한 조건도 없어지면서 응시 기회가 확대됐다. 또 공무원으로서의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5년부터 5급 공채 시험에 공직적격성평가(PSAT·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영역으로 구성)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정부는 매년 5급 공채시험을 통해 최근 평균 300명 이상의 신입 5급 공무원을 선발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박근혜 눈물 “김영란법 통과돼야”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박근혜 눈물 “김영란법 통과돼야”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양경찰 해체’ ‘국가안전처’ ‘박근혜 눈물’ ‘김영란법’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와 후속 개혁조치를 담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다음은 대통령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34일째가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과 비통함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한 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과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어 버린 혼자 남은 아이, 그 밖에 눈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며 저도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가족들의 여행길을 지켜 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듭니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 그 원인은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 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입니다. 해경의 몸집은 계속 커졌지만 해양안전에 대한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인명구조 훈련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안전행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안전행정부의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안행부에서 분리해서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습니다. 그래서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습니다. 해경을 지휘 감독하는 해수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해수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해서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책임행정을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동안 정부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제도를 바꿔서 정상화화기 위한 개혁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 개혁 작업을 서둘러 진행해서 이런 잘못된 관행들을 미리 끊어버리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아픔을 드리게 된 것이 가슴에 크나큰 회한으로 남습니다.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의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선박 심사와 안전운항 지침 등 안전관련 규정들이 원칙대로 지켜지고 감독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게 선박의 안전관리 권한이 주어지고, 퇴직관료들이 그 해운조합에 관행처럼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선박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와 감독 대상인 해운사들 간에 이런 유착관계가 있는 한, 선박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20년이 다된 노후선박을 구입해서 무리하게 선박구조를 변경하고, 적재중량을 허위로 기재한 채 기준치를 훨씬 넘는 화물을 실었는데, 감독을 책임지는 누구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민관유착은 비단 해운분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기관에 대한 취업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할 것입니다. 현재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이 있지만, 최근 3년간 심사대상자 중 7%만이 제한을 받을 정도로 규정의 적용이 미약한 실정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은 취업제한 심사대상에 들어있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이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이나 협회를 비롯해서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관피아의 관행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재임때 하던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기준도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해서 규정의 실효성을 대폭 높일 것입니다.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는 퇴직이후 10년간 취업기간 및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를 도입할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공직사회는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무사안일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창의성에 기반한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저는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는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보다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채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민간 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 대 5의 수준으로 맞춰가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현재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 민간 전문가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형 충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결국 공무원들만 다시 뽑아서 무늬만 공모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현재 부처별로 선발위원회를 두고 공모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서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서 부처로 보낼 것입니다. 이와 함께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받아온 순환보직제를 개선해서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성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들은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함께 보다 나은 여건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직무유기와 업체의 무리한 증축과 과적 등 비정상적인 사익추구였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은 지난 1997년에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한 계열사를 인수하여 해운업계에 진출한 회사입니다. 17년 전, 3천억원에 가까운 부도를 낸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하여 2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받고, 헐값에 원래 주인에게 되팔려서 탐욕적인 이익만 추구하다 이번 참사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됩니다. 앞으로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서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그런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범죄자 본인의 재산 뿐 아니라, 가족이나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어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보상을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특별법안을 정부입법으로 즉각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크나큰 희생을 당한 분들이 부도덕한 기업과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상받느라 또 한 번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죄지은 사람이나 기업의 잘못을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 하는 기막힌 일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청해진해운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명백히 밝혀내서 그러한 민관유착으로 또 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 주기 바랍니다. 이번 참사에서 수백 명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의 무책임한 행동은 사실상 살인행위입니다. 선진국 중에서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수백 년의 형을 선고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심각한 인명피해 사고를 야기하거나, 먹을거리 갖고 장난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는 그런 엄중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제출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되지 않고, 대형참사 책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참사로 우리는 고귀한 생명을 너무나 많이 잃었습니다.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개혁과 대변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관리하는 기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서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컨트롤타워의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전처를 만들어 각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서 육상과 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형의 재난에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습니다. 육상의 재난은 현장의 소방본부와 지방자치단체, 재난 소관부처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며, 해상의 재난은 해양안전본부를 두어 서해·남해·동해·제주 4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현장의 구조, 구난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각 부처에서 주관하고 있는 항공, 에너지, 화학, 통신 인프라 등의 재난에 대해서도 특수재난본부를 두어 적극 대응할 것입니다. 특히 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로 무장된 특수기동구조대를 만들어 전국 어느 곳, 어떤 재난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군이나 경찰 특공대처럼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골든타임’의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습니다. 국가안전처의 이러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할 것입니다. 안전처를 재난안전 전문가 중심의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선발을 공채로 하고, 순환보직을 엄격히 제한해서 국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공직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범부처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전국의 뜻있는 전문가와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국민 여러분과 재난안전 전문가들의 제안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11년째 진전이 없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도 조속히 결론을 내서 재난대응조직이 모두 하나의 통신망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견고한 공조체제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그동안 많은 고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서 오늘 국민 안전을 위한 대책과 국가개조 전반에 대해 말씀드리기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역사에 지우기 힘든 아픈 상처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정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막중한 책임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로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한 저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좌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 것입니다. 여러분께 약속드린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습니다.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눈물 대국민담화 김영란법·해경 해체 소식에 네티즌들은 “박근혜 대통령 눈물 대국민담화 김영란법·해경 해체, 해체한다고 해결되려나”, “박근혜 대통령 눈물 대국민담화 김영란법·해경 해체, 사과가 너무 늦은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눈물 대국민담화 김영란법·해경 해체, 앞으로가 중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김한길 기자회견 “靑이 책임져야 근본적 대책”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안행부 축소”…김한길 기자회견 “靑이 책임져야 근본적 대책”

    ‘대통령 담화문 전문’ ‘해경 해체’ ‘김한길 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와 후속 개혁조치를 담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해양경찰청을 전격 해체하는 한편 안전행정부의 구난 등 핵심기능을 새롭게 설치할 국가안전처로 이관, 사실상 안행부도 해체 수준의 조직축소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시스템을 책임지고 챙기지 않아 생긴 이번 참사의 대책에서 청와대가 책임지지 않는 것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 재난시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보고 받고 지휘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안에는 성역없는 조사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조사 대상에서 우리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다. 진상조사위에는 유가족 대표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검에서는 국가재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문제와 정부 초동대응 실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 생명을 저버린 정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담당할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대통령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34일째가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과 비통함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한 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과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어 버린 혼자 남은 아이, 그 밖에 눈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며 저도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가족들의 여행길을 지켜 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듭니다.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 그 원인은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 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입니다. 해경의 몸집은 계속 커졌지만 해양안전에 대한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인명구조 훈련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안전행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안전행정부의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안행부에서 분리해서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습니다. 그래서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습니다. 해경을 지휘 감독하는 해수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해수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해서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책임행정을 펼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동안 정부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제도를 바꿔서 정상화화기 위한 개혁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 개혁 작업을 서둘러 진행해서 이런 잘못된 관행들을 미리 끊어버리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아픔을 드리게 된 것이 가슴에 크나큰 회한으로 남습니다.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의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선박 심사와 안전운항 지침 등 안전관련 규정들이 원칙대로 지켜지고 감독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게 선박의 안전관리 권한이 주어지고, 퇴직관료들이 그 해운조합에 관행처럼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선박 안전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와 감독 대상인 해운사들 간에 이런 유착관계가 있는 한, 선박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20년이 다된 노후선박을 구입해서 무리하게 선박구조를 변경하고, 적재중량을 허위로 기재한 채 기준치를 훨씬 넘는 화물을 실었는데, 감독을 책임지는 누구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민관유착은 비단 해운분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서로 봐주고, 눈감아 주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기관에 대한 취업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할 것입니다. 현재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이 있지만, 최근 3년간 심사대상자 중 7%만이 제한을 받을 정도로 규정의 적용이 미약한 실정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은 취업제한 심사대상에 들어있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이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이나 협회를 비롯해서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관피아의 관행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재임때 하던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기준도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해서 규정의 실효성을 대폭 높일 것입니다.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는 퇴직이후 10년간 취업기간 및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를 도입할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공직사회는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무사안일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창의성에 기반한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저는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는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보다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채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민간 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 대 5의 수준으로 맞춰가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현재 과장급 이상의 직위에 민간 전문가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형 충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결국 공무원들만 다시 뽑아서 무늬만 공모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현재 부처별로 선발위원회를 두고 공모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서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서 부처로 보낼 것입니다. 이와 함께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받아온 순환보직제를 개선해서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성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들은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함께 보다 나은 여건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직무유기와 업체의 무리한 증축과 과적 등 비정상적인 사익추구였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은 지난 1997년에 부도가 난 세모그룹의 한 계열사를 인수하여 해운업계에 진출한 회사입니다. 17년 전, 3천억원에 가까운 부도를 낸 기업이 회생절차를 악용하여 2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받고, 헐값에 원래 주인에게 되팔려서 탐욕적인 이익만 추구하다 이번 참사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됩니다. 앞으로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서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그런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범죄자 본인의 재산 뿐 아니라, 가족이나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어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보상을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특별법안을 정부입법으로 즉각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크나큰 희생을 당한 분들이 부도덕한 기업과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상받느라 또 한 번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죄지은 사람이나 기업의 잘못을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 하는 기막힌 일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청해진해운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명백히 밝혀내서 그러한 민관유착으로 또 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합니다.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 주기 바랍니다. 이번 참사에서 수백 명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의 무책임한 행동은 사실상 살인행위입니다. 선진국 중에서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수백 년의 형을 선고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심각한 인명피해 사고를 야기하거나, 먹을거리 갖고 장난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는 그런 엄중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제출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되지 않고, 대형참사 책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참사로 우리는 고귀한 생명을 너무나 많이 잃었습니다.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개혁과 대변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관리하는 기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서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컨트롤타워의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전처를 만들어 각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서 육상과 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형의 재난에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습니다. 육상의 재난은 현장의 소방본부와 지방자치단체, 재난 소관부처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며, 해상의 재난은 해양안전본부를 두어 서해·남해·동해·제주 4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현장의 구조, 구난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각 부처에서 주관하고 있는 항공, 에너지, 화학, 통신 인프라 등의 재난에 대해서도 특수재난본부를 두어 적극 대응할 것입니다. 특히 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로 무장된 특수기동구조대를 만들어 전국 어느 곳, 어떤 재난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군이나 경찰 특공대처럼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골든타임’의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습니다. 국가안전처의 이러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할 것입니다. 안전처를 재난안전 전문가 중심의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선발을 공채로 하고, 순환보직을 엄격히 제한해서 국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공직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범부처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전국의 뜻있는 전문가와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국민 여러분과 재난안전 전문가들의 제안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11년째 진전이 없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도 조속히 결론을 내서 재난대응조직이 모두 하나의 통신망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견고한 공조체제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그동안 많은 고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서 오늘 국민 안전을 위한 대책과 국가개조 전반에 대해 말씀드리기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역사에 지우기 힘든 아픈 상처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정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막중한 책임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로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한 저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좌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 것입니다. 여러분께 약속드린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단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습니다.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전문성 제로 관료들에게 ‘안전 키’ 맡겨서야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이 경악한 일 중 하나가 무능력과 비전문성으로 똘똘 뭉친 공무원 집단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명백한 정부의 실패였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해난사고 수습의 최고책임자인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대책본부 차장인 이경옥 안행부 2차관, 실무 총괄조정관 등이 모두 행정고시 출신으로 해난은 고사하고 일반재난구조 경험도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구조 지시를 총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안행부 안전관리본부 직원 10명 중 4명이 비전문가이고, 해경 10명 중 3명은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도 놀랍다. 미국을 비교하면, 한국의 해경과 같은 미국의 코스트 가드(해안경비대)의 로버트 팝 사령관은 학교 경력을 빼더라도 40년간 바다에서 근무했고, 함정 근무도 6차례나 했다.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FEMA)의 윌리엄 크레이그 푸게이트 청장도 재난·소방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체 한국에는 전문성 제로의 공무원들이 어떻게 재난구조 책임자로 임명된 것일까. 행정고시로 중앙정부 중견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는 한국은 특정 분야의 현장경험이나 임용된 이후에 현장 경험이 거의 평가되지 않는다. 특히 재난구조와 같은 험한 자리나 현장 근무는 한직처럼 기피의 대상이었다. 또한 1~2년에 한 차례씩 순환보직을 실시하는데, 고위공무원 승진에 꼭 필요한 주요 보직을 선호하고 행시 출신들이 한 차례씩 거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안행부의 2012년 인사통계에 따르면 5급 이상 공무원 중 보직 1년 미만은 36.5%, 2년 미만은 76.0%다. 이런 순환보직을 업계와의 유착 방지를 위한 노력이라고 해명하지만, 뒤틀린 승진체계와 삐뚤어진 평등의식이 작용하는 탓이다. 순환보직 관행 탓에 전문적인 공무원 양성뿐만 아니라, 정책실명제 추진도 어렵다. 정책의 기획과 입법, 실행 과정에서 계속 담당자들이 바뀌었기 때문에 정책실패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특히 경쟁력을 높이고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하려고 운영해온 고위공무원단(고공단)은 오히려 전문성 강화와 더 멀어져 큰 폭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교육과 복지분야에 적용되는 전문직 공무원 분야가 확대돼야 한다. 특히 재난구조 등과 같은 분야는 현장경험을 승진의 필요조건으로 규정하고, 순환보직에서 배제하는 대신 임금과 승진체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바로잡아야 한다.
  • [커버스토리-치솟는 국회공무원 인기…빛과 그림자] 입법관료, 의원실의 을!

    [커버스토리-치솟는 국회공무원 인기…빛과 그림자] 입법관료, 의원실의 을!

    여러 가지 이유와 사정 덕분에 젊은 엘리트들이 입법고등고시에 몰리지만, 정작 입법부는 공직사회 특유의 폐쇄적 집단주의에 병들고 있는 징후가 엿보인다. 고시 ‘기수 문화’도 초기 긍정적 효과에서 부정적 현상을 낳으려 한다. 국회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도서관 등 조직 중에 예산정책처가 발간 보고서를 놓고 구설에 오른 것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요즘 국회예산정책처를 두고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비판은 크게 “보고서의 분량은 늘어났는데 심층성은 되레 떨어졌다”는 것과 “국가정책의 줄기는 놔둔 채 잔가지만 건드린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깊이와 날카로움’에 대한 지적 뒤끝에 등장하는 존재가 바로 ‘입법고시 출신’이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들어온 입법 관료들이 예산정책처를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예리함과 심층성이 모두 나빠졌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2004년 문을 연 뒤 해마다 수백권에 이르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대표적 히트 상품은 ‘예산안 분석보고서’와 ‘결산분석보고서’ 시리즈. 두툼한 두 권짜리로 시작해 이제 해마다 열 권이 넘게 나오는 이 보고서는 각종 국가정책에 대한 심층분석으로 눈길을 끈다. 행정부를 진땀 나게 만드는 ‘홈런’도 여러 건이 있었다. 전직 예산정책처 간부 A씨는 “설립 초기와 달리 입법 관료들이 점차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독립성에 대한 고민이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법고시 출신은 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치라고 시키면 그대로 논지를 바꾸는 일이 잦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 외부 계약직 분석관은 4대강 사업에 관해 “긍정적으로 요약하라”는 지시를 상사의 면전에서 거부하며 상당한 신경전을 펼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국회예산처 스스로 독립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주장에 대해 예산정책처 내부 사정에 정통한 B씨는 “상관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인과관계는 없다”고 했다. 그는 “입법 관료 비중이 초창기보다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갈등을 일으킬 정도도 아니고 그게 본질도 아니다”고 말했다. B씨가 보기에 더 중요한 문제는 업무 과다로 인한 인력 유출, 그리고 심층분석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만기친람형 감액의견 보고서 생산’이라고 했다. C씨는 “예전엔 거시적인 사안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걸 중시했다”며 “대체로 2010년부터 정부에 영향력을 키우려면 감액의견을 많이 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예산안 분석보고서가 미시분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체 분석보다는 의원실의 요구에 따라 의정 활동 지원의 비중이 커졌다. 질보다 양, 깊이보단 영향력을 추구하는 노선 변화는 곧 정부 부처와 갈등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감액의견을 제시한 뒤 실제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면 존재감은 커지겠지만 그만큼 고유한 색깔은 옅어진다. 행정부는 시시때때로 예산정책처를 견제하려 한다. 또 절박한 과제인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 C씨는 “‘너희가 왜 보도자료를 내느냐’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 때문에 보고서 발간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도 못 만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예산정책처가 사업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임성근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산정책처 인력 중 5급 이상이 74%나 되는데도 국회예산정책처법 제6조는 5급 이상 인사권을 처장이 아닌 국회의장에게 부여했다”며 “이는 독립성을 존중하도록 한 법 취지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평가국에 대해서도 “감사원과 같은 조직이 국회에 없기 때문에 국회가 국정감사를 실시할 때 사업평가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D씨는 “계약직이나 연구직은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반면 입법 관료들은 기본적으로 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이라며 “국회사무처가 제대로 된 공적 감시는 받지 않으면서 확대된 권한은 누리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입법 관료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청춘별곡] 국회에 살어리랏다 이 한몸 사르리랏다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청춘별곡] 국회에 살어리랏다 이 한몸 사르리랏다

    시간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어느 공무원 시험이나 다를 게 없지만 입법고등고시는 그중에서도 ‘대세’로 꼽힌다. 행정부보다 무게중심이 쏠린 입법부를 무대로 활동하는 전문 관료를 뽑기 때문에 적은 선발 인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전자가 몰린다. 그러나 더불어 폐쇄적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도 높아진다. 입법고시와 국회 공무원의 빛과 그림자를 짚어 봤다. 학생들은 왜 국회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꿈꾸는 것일까. 과거 국회는 행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무조건 통과시키는 ‘통법부’(通法部)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조직 자체가 사회적 이슈의 주도권에서 벗어나 있음은 물론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하지 못해 ‘장관들의 거수기’로도 불렸다. 금배지를 단 정치인들의 놀이터였을 뿐이다. 임병규 국회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이전에는 행정부에서 만든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며 “이 때문에 행정부를 검증할 방법이 적었고 사무처 직원의 개인적인 역량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 신설… 위상 업그레이드 그러나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을 계기로 국회의 위상과 역할의 변화가 시작됐다. ‘전문성 있는 국회’를 목표로 본연의 입법 기능과 예산심의 기능을 심화시켜 나가며 역할이 점차 확대됐다. 실제로 법률안 처리 건수를 보면 15대 국회가 1544건, 16대가 1659건, 17대가 3685건에 이르는 등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2004년 국회예산정책처와 2007년 국회입법조사처가 각각 신설되며 실질적인 위상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이뤄졌다.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부터 정책 제언 기능까지 보폭을 넓히더니, 최근 들어서는 행정부로부터 ‘국회가 갑(甲)이다’라는 볼멘소리를 들을 정도가 됐다. 조직의 크기도 커져 현재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 보좌진 2100명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4367명이나 된다. 한 전직 의원 보좌관은 국회사무처의 위상과 역할이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회는 설렁설렁하고 느긋한 분위기였다. 행정부가 제출하는 예산안과 법률안으로 생색이나 좀 내는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행정부를 견제한다는 자부심과 경쟁심이 감돈다”고 말했다. ●5급→ 4급으로 승진 평균 5~6년 걸려 고시 수험생들에게는 국회 위상 제고와 더불어 입법고시의 복합적인 장점이 선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비교적 빠른 승진과 좋은 근무 여건이다. 입법고시를 준비 중이라는 서울대 재학생 이모(23)씨는 “입법고시 출신들은 보통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데 5~6년 정도가 걸릴 뿐이고, 승진도 수월하다고 들었다”며 “고위 공무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업무도 독립적이라 입법고시를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국회가 이제 선출직 의원들만의 마당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많은 수험생이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정부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최근 정부 부처의 세종청사 이전에 따른 공무원들의 이동이 잦은 가운데 입법고시에 합격하면 서울 여의도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2017년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반사 효과를 이유로 드는 이들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도서관 등 4개 기관이 입법 지원조직으로서 국회 활동을 돕고 있다.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 차원의 독립적 인재를 확보하고 각 기관에 배치해 전문성을 키워 나가고 있다. 입법고시 출신들은 법률안과 예산안의 심의 확정권을 갖는 국회의 최종 결정에 판단근거 및 보고서를 제공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선발, 국회에서 근무하도록 해 국회의 위상을 제고시키고 이것이 다시 응시율과 경쟁률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합격자 절반 여성… 매년 증가세 입법고시 여성 합격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전체 합격자의 약 13%에 불과했던 여성 합격자는 2011년 18.8%, 2012년 38.5%에서 지난해 50%까지 높아졌다. 신장률이 어떤 고시보다 높다. 행정부보다 야근 등 고된 업무가 적을 뿐만 아니라 복지 처우도 비교적 좋기 때문이다. 입법고시에 합격하면 기본 교육인 ‘신임 관리자 과정’을 거쳐 위원회, 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에 배치된다. 이들은 ▲예산안 및 결산심사에 필요한 자료의 수집·분석 ▲법안과 국제조약의 동의,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의안의 검토 보고 ▲의사진행 보좌 및 일반 행정사무 등을 담당한다. 현재 국회에는 총 302명의 입법고시 출신자가 활동하고 있다. 국회사무처에 246명, 예산정책처에 31명, 입법조사처에 15명, 국회도서관에 10명씩 각각 배치돼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청춘별곡] 입법고시, 행정고시와 다른 점은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청춘별곡] 입법고시, 행정고시와 다른 점은

    입법고등고시는 시험 과정과 문제 출제유형 측면에서 ‘행정고시’라 불리는 5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과 유사하다. 필기시험 응시 과목도 겹친다. 이 때문에 5급 공채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입법고시가 이른바 ‘마지막 실전용 모의고사’로 불리기도 한다. 보통 입법고시 시험 일정이 5급 공채시험보다 한 달 정도 앞서기 때문에 본인의 실력을 최종 점검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입법고시는 5급 공채시험과 마찬가지로 총 3개 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제1차 시험은 선택형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영역 문제들로 이뤄져 있다. 제2차 시험은 논문형 필기시험으로 수험생들은 본인이 선택한 직렬별(일반행정, 법제, 재경, 사서) 필수과목 4개, 선택과목 1개에 응시해야 한다. 제3차는 면접시험이다. 하지만 응시 전형이 비슷하다고 해서 두 시험 간의 문제 난이도까지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입법고시에서 수험생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시험이 바로 PSAT다. 입법고시 PSAT는 5급 공채시험의 그것과 영역별 구성이 같다. 영역별로 40문항이 출제되고 100점 만점인 점도 동일하다. 그러나 입법고시 PSAT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수험학원 관계자는 “일반행정 직렬을 놓고 봤을 때 지난해 5급 공채시험 PSAT 합격선은 79.16점이었던 반면 입법고시 PSAT 합격선은 64.17점인데, 이는 입법고시 PSAT 문제가 고득점을 받기 힘들 만큼 난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과”라며 “언어논리 영역에서 지문이 길고 내용이 어려워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낀다. 이는 소수 선발 인원에 비해 응시생이 많이 몰리면서 국회사무처가 변별력을 계속 높이다 보니 빚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최종 선발 인원이 13~25명일 정도로 적은 가운데 입법고시에서 응시자 수가 가장 많은 직렬은 ‘일반행정’이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일반행정 분야 1차 시험 응시 지원 인원은 평균 2183명으로 법제(615명), 재경(981명), 사서(26명) 직렬 평균 응시 지원자 수를 상회한다. 일반행정 응시자들은 2차 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행정학, 행정법, 경제학, 정치학과 마주한다. 이 과목들은 5급 공채시험에서 응시 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직 제2차 시험 필수과목이기도 하다. 1차 시험과 비교했을 때 입법고시 2차 시험은 국가직 5급 공채시험과 난도가 그나마 비슷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윤지훈 합격의법학원 강사는 “경제학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상당히 길고 수준 높은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지만 최근엔 경제학의 기본적인 개념 및 흐름, 경제학 모형을 묻는 문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5급 공채시험 2차 시험 출제 양상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입법고시만의 맞춤형 전략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 만큼 기본적인 개념을 잘 정리하는 쪽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전성시대] 금배지만 좋다더냐… 국회는 ‘신의 직장’

    [커버스토리-입법고시 전성시대] 금배지만 좋다더냐… 국회는 ‘신의 직장’

    국회의 위상 강화에 힘입어 입법고등고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법 관료’로 활동할 날을 꿈꾸며 많은 수험생이 수백대일의 경쟁률을 마다하지 않고 입법고시에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치러지는 제30회 입법고시는 현재 1차(선택형 필기)와 2차(논문형 필기) 시험을 마치고 오는 20~21일 3차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다. 총 22명을 선발하며 23일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2000년 이후 매년 13~25명을 뽑는 입법고시는 경쟁률이 행정고시(5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높다. 행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32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입법고시는 2012년 329대1, 지난해 310대1, 올해 256대1의 압도적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렬별로 ▲일반행정직 3377명 ▲재경 1510명 ▲법제 711명 ▲사서 34명 등이다. 최근에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입법고시로 둥지를 옮기는 경향까지 더해져 경쟁이 말 그대로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입법고시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 사회 구조가 바뀌고 있는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허수아비 ‘통법부’(通法部)라는 별명에서 보듯 과거 입법부는 행정부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예산과 법률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하는 국회 역할이 강조되면서 각종 자료수집과 분석, 예산안 분석과 결산심사, 법안심사와 재정추계 등 국회사무처가 해야 할 업무가 많아졌다. 행정부에 비해 내부 승진이 빠르고 세종시가 아니라 서울에 남아 일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인기 요인이다. 행시보다 시험일이 한 달 정도 이른 것 또한 고시 수험생들에겐 실전을 경험하는 기회로 작용한다. 그러나 국회사무처의 위상이 커지는 만큼 개혁에 대한 요구도 거세다. 이전엔 국회 개혁이 곧 국회의원 비판과 같은 의미였지만 요즘은 입법 관료 조직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공적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통한다. 한 전직 의원 보좌관은 “국회사무처 등이 관료 조직 특유의 폐쇄성과 권위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회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사무처 자료를 얻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싸워야 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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