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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농동엔 도시인문학, 구로동엔 벤처경영학… 도심 멀티캠퍼스 구축”

    “전농동엔 도시인문학, 구로동엔 벤처경영학… 도심 멀티캠퍼스 구축”

    ‘옛 성곽을 끼고 있는 전농동에서 ‘도시인문학’을 배우고 수출탑을 쌓았던 구로동에서 ‘벤처경영학’을 배운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 곳곳을 고등교육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이 서울시립대에서 자라고 있다. 이건 서울시립대 총장은 21일 서울신문과 만나 이 대학 100주년인 2018년을 전후해 구상 중인 중장기 발전계획을 설명했다. 서울 안 유휴지를 활용해 미국 뉴욕주립대처럼 도심 곳곳에 멀티캠퍼스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도시인문학을 특성화해 연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뒤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는 등 서울의 유일한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는 서울시 지원에 힘입어 안정적인 재정운영으로 주목받았다. 역으로 대학 문화를 선도하는 개혁 드라이브가 약했다는 비판을 멀티캠퍼스 구축과 함께 타개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발전계획 완료연도를 2018년으로 정했다.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2018년은 서울시립대가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이때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보자는 게 바로 서울시립대의 중장기발전계획이다. 2012년 취임 후 대학비전회의, 교육비전위원회 등 모두 40여명이 9개월간 여러 차례 회의해 만들었다. ‘서울과 함께하는 새로운 100년’을 슬로건으로 3개의 기본목표와 5개의 전략사업을 선정했으며, 아직 구상단계이지만 서울시 유휴부지를 활용해 멀티캠퍼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멀티캠퍼스는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지을 것인지. -쉽게 말해 50개가 넘는 캠퍼스를 보유한 뉴욕주립대를 생각하면 된다. 현재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메인캠퍼스로 하고 서울 동서남북 각 지역에 서울시민과 같이하는 교육을 위한 중소 규모 캠퍼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립대 캠퍼스는 총 43만㎡ 중 20만㎡를 쓰고 있고, 나머지 23만㎡는 녹지라서 더 이상 건물을 늘려갈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서울시와 협의하에 토지가 나올 때 이를 받아 캠퍼스를 넓혀 갈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의 사정이 유동적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캠퍼스는 반드시 한 곳에 있을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에서 함께하자는 요구도 있는데, 공대 등 필요한 부문만 소규모로 학과나 시설 등을 이전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캠퍼스 확장도 중요하지만 교육과 연구의 역량도 늘려야 하지 않을까. -대학교육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했다. 답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 능동적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연구는 실용적이어야 한다. 서울시가 세운 공립대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도시에 대한 연구를 숙명으로 생각하고 서울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현재 시정연구원, 서울시, 서울시립대가 함께하는 시정연구협의회가 발족 운영 중이며, 서울시가 당면한 도시 문제 9개를 교수진이 연구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하면 특별히 떠오르는 학문 분야가 없다. -서울시립대는 전농동에 자리하고 있는데 ‘전농동’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것이다. 예전에 논밭이었던 전농동의 역사와 맛집 등 정보를 엮으면 여행상품으로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을 더하고 학문적인 연구를 한다면 상당히 재미있지 않을까. 서울시립대는 이처럼 ‘도시인문학’을 강화하려 한다. 도시인문학이란 도시의 특정한 공간을 시간과 엮어내고 스토리를 첨가하는 학문으로, 지금까지 어느 대학도 이런 것을 찾아내고 연구하지 않았다. 이걸 서울시립대가 해보겠다는 거다. →의과대학을 설치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여전히 추진 중인지. -서울시는 공공의료 사업을 펼치고 싶어 한다. 말하자면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위한 병원인데, 이런 병원을 늘려가고 인력을 확충하는 데에는 서울시립대와 공감대가 있다. 다만 시행까지 가기에는 여러 제약이 많다. 보건복지부 등 부처와 의견조율도 해야 하고 여러 단체의 반대도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좀 더 역점을 둬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70만원 수준이던 등록금을 240만원대로 내린 ‘반값등록금’으로 유명해졌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의 지원율이 크게 뛰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초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는 이미지 덕분에 대학이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립대는 그동안 ‘조용한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내실 있는 대학’이라는 사실을 잘 알린 것 같다. 학교 분위기 전체가 바뀐 것은 보이지 않는 큰 효과다. →현재 연 1000만원에 육박하는 사립대의 등록금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는 대학에 대한 국가 재정지원이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등록금 수입이 대부분인 사립대는 반값등록금을 사실상 실현하기 어렵다. 오히려 등록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거다. 하버드대는 한 해 등록금이 6만 달러에 육박한다. 대학들에 세계와 경쟁하라 해놓고 무조건 등록금을 깎자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등록금에 맞는 양질의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논해야 한다. →서울시 예산으로 학교를 운영하자면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일반 사립대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기초 기반 시설만 갖추면 이후부터 학생이 늘수록 재원도 늘어난다. 대학 규모가 크면 교육부 재정지원 등에서도 이점이 많다. 서울시립대는 사정이 다르다. 한 학년 입학정원이 1800명 정도밖에 안 된다. 게다가 공립이기 때문에 규모를 키운다 해도 재정 확대 효과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 공립대학이기에 강력한 정책을 펴기도 어렵다. 사립대의 일부 총장들은 대학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총장의 개혁방향이 옳지 못하다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한국 사회는 소모적 갈등이 너무 많다. 개인이나 집단이 이해관계를 내세우는데, 마치 본인들이 무조건 정당한 것처럼 주장한다. 사실은 조금 양보하면 되는데 상당히 자신들의 이익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대학은 ‘미래를 담는 그릇’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사람들이 나올 곳이다. 대학에서는 사회와 달리 양보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학생들을 배출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더 적합한 것 같다. 사회에 대한 배려가 깊은 이들,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이들이 나오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고, 그런 대학의 총장이 되고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조달청 ‘4대강 담합’ 15개 건설사 입찰 제한

    조달청이 4대강 사업 담합비리 판정을 받은 현대건설 등 15개 대형 건설사에 입찰 제한 조치 등을 통보했다. 이들 건설사는 일정기간 정부기관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조달청은 15일 조달청 계약심사위원회를 열어 4대강 사업 담합비리 사실이 드러난 15개 대형 건설사를 부정당(不正當)업자로 제재했다. 건설사들이 부정당업자 지정 제재를 받으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6개월 또는 2년간 공공 공사 입찰 제한이나 영업 정지 등 징계를 받게 된다. 효력은 23일부터 발생한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 등 6개 건설사는 15개월간, 현대산업개발·경남기업·삼환기업 등 9개 업체는 4개월간 각각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조달청에 이어 한국수자원공사도 4대강 사업에 참여한 10개 건설사에 ‘부정당업자 제재 관련 의견요청’ 공문을 발송,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정당업자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심의할 예정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기관별로 부정당업자 제재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동일 사안일 경우 업체들의 피해를 고려해 제재 기간을 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은 공공공사 입찰 제한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침체된 건설경기 속에 그나마 활력이 됐던 공공부문 참여까지 차단되면서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로 인한 매출 타격이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신인도 하락에 따라 해외 사업 수주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결격 사유 등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2차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은 건설사들은 행정처분 가처분신청과 함께 취소소송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쌍용·LIG 등 담합 건설사 35곳 무더기 징계

    최저가 아파트 건설공사 입찰과 관련해 담합 의혹이 제기된 35개 건설사에 무더기 징계가 내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4일 2006~2008년 LH가 발주한 성남 판교신도시 등 8개 지구의 아파트 건설공사와 관련해 담합을 한 35개 건설사를 부정당(不正當)업자 지정 등 제재 조치했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최근 35개 건설사로부터 받은 해명 자료를 검토한 결과 담합을 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징계 조치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국가계약법령상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으면 6개월 또는 2년간 공공공사 입찰제한이나 영업정지 등 징계를 받게 된다. 하지만 담합이 확인된 35개 중소형 건설사는 LH의 입찰제한 감경조치에 따라 앞으로 3개월 또는 1년 동안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진흥기업, 대보건설, 효성, 경남기업 등 4개사는 오는 22일부터 1년 동안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으며, 한일건설, 쌍용건설, 동양건설산업, 태영건설, 서희건설, 한신공영, 신동아건설, LIG건설, 풍림산업, 요진건설산업, 대방건설, 한양, 케이알산업, 우림건설, 양우건설, 벽산건설, 남해종합개발, 범양건영, 태평양개발, 서해종합건설, 파라다이스글로벌, 신창건설, 대동이엔씨, 세창, 대동주택, 신일, 서광건설산업, 신성건설, 현진, 신원종합개발, 월드건설 등은 22일부터 3개월 동안 공공공사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이들 건설사는 이번 제재 조치로 신인도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향후 해외사업 수주 등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건설사는 제재에 반발,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재 조치 취소 소송 등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역시 4대강 사업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공사와 관련해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중대형 건설사 15곳으로부터 소명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선거 한류’ 전세계 전파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가 창설된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를 세계에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선거 한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A-WEB 창립총회가 세계 120개국 162개 선거관리 기관과 국제기구 대표단 332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A-WEB에는 유럽·미주·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 대륙의 105개국 109개 선거관리 기관과 유엔개발계획(UNDP) 등 13개 국제기구를 비롯해 유엔여성기구(UN WOMEN) 등 26개국에서 40개 비정부기구(NGO)도 참여한다. 총회에서는 의장단을 구성하는 한편 사무처를 두는 국가가 공식 발표된다. 우리나라가 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한 만큼 초대 의장과 사무총장을 국내 인사가 맡고, A-WEB 사무처도 한국에 두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의장에는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이, 사무총장에는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장 자리는 도미니카공화국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총회에서는 또 ‘전 세계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참여적인 선거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증진한다’는 내용의 A-WEB 헌장도 채택된다. 총회는 2년 주기로 개최한다. 이사회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이 가능토록 했다. 사무총장은 4년 임기를 보장하며 최대 두 번까지 연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A-WEB은 1차적으로는 회원국 간 선거 관련 정보나 지식·경험을 교류하는 장이다. 개발도상국이나 후발 민주주의 국가가 선진 선거제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게 된다. 또 각국 정치·선거제도를 비교·연구하는 한편 민주선거 시스템에 대한 국제 기준을 확립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A-WEB 중심 국가로서 국내 투표제도의 해외 전파에 힘쓸 계획이다. 국가별 선거환경에 맞는 전자투표시스템,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 투표용지발급기, 기표대, 기표용구 등 선거장비와 운영기술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원 국가의 국회의원과 정당인 등을 대상으로 입법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선거법과 정당법 등을 마련, 보완하는 것도 지원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2006년 이후 중앙선관위 연수에 초청된 외국 선거관계자들이 우리나라의 신속하고 정확한 투·개표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민주 선거제도를 정착시켰다는 점 때문에 벤치마킹을 하려는 국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앞서 2011년 서울에서 열린 A-WEB 창립포럼에서 기구 창설을 공식 제안했다. 이후 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열린 선거기관협의회 회의와 워크숍 등에 참석해 회원국들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인 끝에 사무처 유치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사무처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들어서며 향후 국제회의와 워크숍 개최 등으로 연간 2725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김용희 선관위 사무차장은 “우리 선거관리 기술은 세계가 공유할 만한 민주주의의 자산”이라면서 “2년에 총회나 한 번씩 하는 ‘선거기관 친목모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정원 여직원 “경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했다”

    국정원 여직원 “경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했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감금 사건’의 당사자인 김모(29)씨가 경찰 조사 당시 허위 진술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감추려 했던 정황이 본인의 법정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외부 조력자 이모씨를 작년 여름 처음 만났다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국정원 외부에서 고용돼 매달 300만원씩 받으면서 심리전단과 함께 사이버 활동을 한 인물이다. 김씨는 경찰 조사 당시 “이씨를 2012년 여름 지인 소개로 2~3번 만나 그에게 ‘오늘의 유머’ 아이디 5개를 만들어줬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검찰 조사에서 “이씨를 2013년 1월 처음 만났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추궁했다. 경찰 조사를 전후해 김씨가 자신의 상사와 변호사, 외부 조력자 이씨를 함께 만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에 관해 “4명이 만나 허위 진술을 하려고 논의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만 경찰 조사에서 (상사인) 파트장의 존재를 숨기려고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가 번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활동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왜 파트장을 숨기려 했느냐”는 검찰 측 신문에 김씨는 “수사 상황이 언론에 많이 노출돼 거짓말을 했다. 검찰 조사에서 사실 관계를 바로 잡으려 했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서 김씨는 강도 높은 검찰 측 신문에 피고인인 원세훈 전 원장의 혐의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대부분 되풀이했다. 김씨는 “(국정원 상부에서) 이슈 및 논지가 선정돼 내려오면 안보 활동이라 믿고 사이버 활동을 했다”며 “원장의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으며 자세한 내용은 직원들이 알아서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오유 게시판에서 한 찬반 클릭에 관해서는 “효율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작년 8~9월 내가 속한 파트에서 테스트 차원으로 해봤던 것”이라며 “11월 이후 찬반 클릭이 많아진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문체부-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갈등

    [이슈&이슈] 문체부-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갈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정부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광주시) “특수법인을 통해 위탁 운영하겠다.”(문화체육관광부) 광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 개관을 앞둔 문화전당 운영 방식을 놓고 딴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의회 등도 위탁 운영 반대에 가세하면서, 이 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문체부가 지난 6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표면화됐다. 이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문체부는 2008~2012년 수차례의 자체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문화전당의 공공성과 재정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 직접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체부는 그러나 지난 6월 11일 “문화전당의 운영 및 사업의 일부는 아시아문화원 등 단체·법인에 위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광주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법인 위탁의 경우 경영의 효율성이 우선시되는 만큼 전당의 본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문체부 소속 기관이 아닐 경우 매년 5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운영비를 마련하기 힘들고, 그에 따른 위상 약화로 대외 협력과 국제 교류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며 개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기 이전에 이런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문체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의회 등이 법인 위탁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의회는 최근 열린 정례회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특수법인 변경계획안 철회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문화전당은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둘 것 ▲전당 5개 원별로 예술·전시감독 등 전당 콘텐츠 개발 책임자를 선임할 것 ▲콘텐츠 계획 수립과정에 시민 의견을 수렴할 것 등을 촉구했다. 시의회 임동호 문화수도특별위원장은 “공공성이 강한 시설인 문화전당의 특수법인화 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이번 건의안을 청와대와 국회, 각 정당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통령소속 정책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지난 8월 13일 광주에서 문화계 인사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융성 실현 및 지역문화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갖고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재단 상임이사는 토론회에서 “정부가 문화전당 운영을 법인에 맡기고, 아예 손을 떼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집행기관의 책임자가 아닌 자문기관의 장으로서 지역의 의견을 충실하고 정확히 수렴해 정부기관에 전달하겠다”며 “문화전당의 운영과 관련된 문제는 광주시민과 정부가 충분히 의견을 모은다면 합리적 결론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예술의전당도 정부기관이 아니라 법인으로 돼 있다”며 “기획공연을 많이 늘리느냐, 자체 공연을 하느냐에 따라 자립비율이 달라지지만 60∼70%의 독립채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공무원노조와 광주미협, 지역문화호남교류재단, 광주예술인회 등 각급기관과 단체들은 잇따라 반대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성명 등을 통해 “아시아문화전당의 성공적 개관과 운영을 위해 문체부가 마련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철회하고, 당초대로 정부 조직에 의한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전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과 광주전남문화연대, 광주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은 앞서 지난 7월 18일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반대 의견서를 문체부에 제출했다. 금기형 문체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문화도시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전당시설은 국가시설이지만 공무원보다는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법인화를 추진한 것”이라며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독일 세계 문화의 집도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등 문화시설의 법인화는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와 지역예술계는 문화전당 운영 초기에는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시는 이미 법제처 심의에 들어간 관련 법안 개정안이 그대로 상정될 것으로 보고 국회 통과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정책협의회에서 그동안 지역에서 제기됐던 이 같은 개정안 반대 목소리를 설명하고, 법안 통과 저지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문체부가 해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 이전에 우리 시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문화전당이 재정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정부 소속 기관으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개관을 목표로 옛 전남도청 자리에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 공정률은 58%에 이른다. 부지 12만 8000여㎡에 연면적 17만 3000여㎡ 규모이다. 전당에는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이 들어선다. 아시아 문화의 원형을 찾고 각종 콘텐츠를 개발하는 인프라로 활용된다. 광주시내 전역에서 이뤄지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04~2023년 국비와 민자 등 5조 3000여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문화전당 건립 운영과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역량 강화 사업 등을 포함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중소기업의 창조적 경제 활동을 돕는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가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벤처기업협회 등 9개 중소기업단체장과 김상헌 NHN(네이버)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 등 9개 기업 대표, 곽수근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등 49명이 참여한다. 김광두 원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싱크탱크”라면서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창조경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관계부처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영 중소기업 발굴 및 전파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제고사업 확대 ▲투자중심의 창조금융 문화 주도 ▲중소기업 창조인재 장기 재직 유도 ▲중소기업 투명경영 확산 등 5개 계획을 민간과 협의하며 실천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5년 내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포스코의 현장혁신(QSS) 사업을 450개 중소기업에 전파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창조적인 사업 아이디어에 금융 지원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과 손잡고 현재 융자 중심의 자금조달 문화를 투자 중심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출범식에 참여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확산위의 제안에 따라 중소기업 기술 이전 박람회를 연 2회 정례화하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및 융복합분야의 ‘손톱 밑 가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기 융복합애로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가 경제민주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일”이라면서 “중소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하고 묘하게 복제해서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든지, 유망 벤처기업을 대기업이 정당하지 않은 가격을 주고 강제 인수합병하는 등의 행위는 창조경제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의 걸림돌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창조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금융기관 인력이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모든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부처 간 칸막이가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진보’를 반납한 진보/진경호 논설위원

    북한 공산체제와 맞선 한국 사회는 진보세력에게 ‘재앙의 땅’이었다. 조선공산당, 인민당 같은 진보결사체가 일제강점기 때부터 없지 않았으나 미 군정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궤멸됐고, 명맥을 유지한 조봉암의 진보당도 이승만 정부에 의해 해체됐다. 이후 사회대중당, 혁신당 등이 잠깐 등장했으나 5·16 쿠데타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러곤 30년 가까운 암흑기를 맞았다. 많은 진보인사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었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철저히 짓밟혔다. 1987년 6월 진보세력에게 봄이 왔다. 제정구·예춘호의 한겨레민주당과 이우재·장기표·이재오 등의 민중당이 13, 14대 총선을 통해 제도정치권을 두드렸다. 그러나 잔설이 두터웠다. 반공 교육으로 무장한 대중은 마음을 열지 않았다. 세상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1, 2세대의 시련과 좌절을 딛고 진보진영이 국회에 둥지를 트는 데는 그로부터 12년이 더 걸렸다. 서울신문 기자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등이 주도한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10개 의석을 차지하며 제3당의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이도 잠시, 4년 뒤 18대 총선에서 민노당은 5개 의석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으로 갈라진 뒤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라는 선거공학의 힘을 빌려 13개 의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곧바로 선거 부정과 종북 논란을 고리로 한 당 주도권 다툼 속에 사분오열되고 말았다. 세상은 문을 열었지만 그들은 수구화된 진보의 울타리 안에서 나올 줄 몰랐다. 스스로 무너졌다. 통합진보당과 갈라선 진보정의당이 그제 정의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대 총선 참패 후 당명이 말소됐던 진보신당도 같은 날 노동당으로 개명했다. 앞다퉈 ‘진보’를 떼어냈다. ‘사회’ ‘평등’ ‘해방’처럼 좌파를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들어간 당명 후보들도 모두 배척했다. 진보 스스로 ‘진보’를 반납했다. 정치학자 모리스 듀베르제는 저서 ‘정치의 관념’에서 “소련이든 미국이든 20년 뒤의 국가 발전 청사진은 다를 게 없다”는 말로 정치에 있어서 이념의 무의미성을 지적한 바 있다. 먼 사례를 따질 것도 없다. 진보의 가치를 선점한 보수의 재집권, 박근혜 정부를 낳은 한국 정치가 듀베르제의 모델이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진보정치는 더 넓은 광장으로 나서야 한다”고 다짐했다. 수없이 외쳤건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실천해 본 적 없는 구호다. 수구적 진보가 아닌, 진취적 진보의 새 길을 찾기 바란다. 진보정당의 무덤에 함께 묻어 버리기엔 진보의 가치가 소중하지 않은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사설] 박근혜정부 5개월 민심의 주소 면밀히 살펴야

    나흘 뒤면 현 정부가 출범한 지 150일이 된다. 5년 임기의 10분의1에 못 미치는 짧은 기간이기는 하나 국정의 새 틀과 목표를 세우고 실천방안들을 마련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이 5개월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것이다. 그제 서울신문이 창간 109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는 그런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눈여겨봐야 할 몇 가지 함의를 담고 있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다. 응답자 2030명 중 62.5%가 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기 초반 잇따른 인사 파동으로 40%대 초반으로 지지도가 주저앉았던 것과 비교하면 제법 만회한 셈이다.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이 잘할 것이라고 답해 국민들의 기대 심리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정부가 면밀히 살펴야 할 대목은 지지도의 세부 내용이다. 외교(지지도 62.6%)와 대북정책(59.6%)에 있어서는 후한 점수를 받았으나 인사(19.7%), 교육(21.7%), 경제(24.1%), 민생(29.0%)에 있어서는 그러지 못했다. 한마디로 활발했던 외치(外治)가 부진했던 내치(內治)를 덮어준 셈이다. 한·미, 한·중 정상회담과 북의 도발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을 통해 대외정책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부각된 반면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회생 등에 있어서는 체감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하반기가 중요하다. 그동안 마련한 각종 정책과제들을 어떻게 실천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3%에도 못 미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이 급선무다. 하반기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안이한 인식도 문제지만, 그런 전망치로도 일자리 창출과 영세서민의 생계 안정을 도모하기는 힘들다. 경제팀 교체를 포함한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 향후 중점과제로 경제(59.3%), 민생(41.9%)이 첫손에 꼽힌 사실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정치권, 특히 민주당의 각성과 분발도 요구된다.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은 40.5%를 얻은 반면 민주당은 18.3%에 그쳤다. ‘안철수 신당’(19.2%)이 등장하면 13.6%로 추락하며 2위 자리까지 내줄 것으로 조사됐다. ‘을(乙)을 위한 정당’을 외치고 있건만 정작 우리 사회의 을이라 할 저소득·저학력층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 체제를 꾸리고, 별별 당 쇄신안도 내놓았건만 별무소득이다. 127명이라는 적지 않은 국회의원을 지닌 제1야당의 부진은 우리 정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은 정국 대응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외투쟁을 불사한 지금의 대여 공세가 정부여당에 대한 생산적 견제가 아니라 국정 발목잡기로 비쳐지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성숙한 대안정당의 면모를 하루속히 찾기 바란다.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소모적 NLL 논란인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6월 임시국회 내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이은 국가정보원의 대화록 공개로 이전투구를 벌인 것도 모자라 국가기록원 원본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까지 이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이젠 더 이상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민생을 먼저 돌보겠다는 다짐이 빈말이 안 되도록 여야는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규명하는 선에서 소모적인 NLL 논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국정원이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NLL 공방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그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면서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열람을 제안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열람’ 요구에 한 술 더 떠 ‘공개’로 맞불을 놓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열람만 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하면 논란이 증폭되니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정상회담의 음원과 녹취록 등도 공개하자”고 했다. 그간의 싸움에도 성이 안 차 이제 제2 라운드 정쟁을 벌이자는 여야를 보니 한심하기만 하다.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에는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 이때도 열람은 제한적으로 가능하지만 공개는 못한다. 그러니 실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도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여야는 마치 말만 하면 대화록 공개가 가능한 양 당리당략에서 못 벗어난 채 제 주장만 앞세우니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개를 반대한다”며 당 지도부와도 엇박자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 내내 NLL 공방 등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여론은 여와 야 모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야 공히 정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행복’(새누리당), ‘을(乙) 지키기’(민주당) 등을 외치면 뭐하나. 실제 관련 민생 법안이나 경제 민주화법 챙기기에 나몰라라 한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선 공약 민생입법 처리도 51개 중 9개만 처리했고, 을 지키기 입법도 35개 중 고작 3개만 통과됐다. 민주당은 어제 7월 국회 개원을 주장했다. 민생법안은 소홀히 다루면서 다시 정치 공세의 장을 열겠다는 속내가 아니길 바란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NLL 대화록을 놓고도 실체적 진실을 떠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싸움을 벌여온 여야가 아닌가. 7월 한달 또 대화록 정쟁에만 올인해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을 속터지게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 ‘의사당 폭력’ 의원직 상실…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의사당 폭력’ 의원직 상실…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앞으로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폭력행위’는 단 한 차례만으로도 의원직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의원 특권 중 하나로 지적됐던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 업무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국회 정치쇄신 특별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채택했다. 특위는 입법권 및 의결권이 없어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은 운영위를 비롯한 관련 5개 상임위에서 다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앞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조찬 회동에서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함에 따라 법안 통과에 큰 장애물은 없어 보인다. 법안에는 ‘국회 회의 방해죄’가 신설돼 형법상 폭행죄보다 높은 형량으로 처벌된다. 이 조항을 어겨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의원은 5년간 또는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의원 겸직 및 영리 업무 금지에 따라 대학교수직은 의원 임기 개시 전에 반드시 사직해야 한다. 반면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겸직 금지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아 합의에 실패했다. 특위는 “우리 헌법의 의원내각제 요소 존중과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국무총리 등까지 겸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 사안은 앞으로 국회 운영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 특권으로 지적됐던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전직 의원 연금)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9대 국회의원부터 지원금을 폐지키로 하고, 앞으로 관련 법이 시행되는 날 현재 지원금을 수급한 전직 의원들에게만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는 일부 조정이 이뤄졌다. 당초에는 인사청문 대상 공직에 ‘대통령실장, 국무조정실장, 국민권익위원장, 정부조직법상 처·청장’ 등을 포함시키기로 했으나 통치 행위를 보좌하는 대통령실장까지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실장은 제외키로 했다. 특위는 오는 9월 말 활동 기한 종료 전까지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 나머지 과제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현대차 파견법 위헌 소송 기각을” 21개 로스쿨 학회원들 공동성명

    전국 21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공익인권법학회 회원들이 현대자동차가 낸 ‘옛 파견법 위헌 헌법소원’ 공개 변론을 3일 앞두고 현대차를 비판하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로스쿨 인권법학회들은 1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불법 파견 사용자 현대자동차의 위헌 주장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헌재가 공개 변론에서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법은 2007년 7월 개정 전까지 유지된 옛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고용의제)이다. 이 조항은 ‘2년 이상 일한 파견근로자는 원청에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것으로, 파견근로자 남용을 막고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앞서 현대차는 파견법에 따라 파견근로자라도 2년 이상 일한 사람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2005년 2년 이상 일한 최병승(38)씨 등 비정규직 노조원 101명을 해고했다. 이에 최씨 등은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불법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옛 파견법의 고용의제 조항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계약 자유와 사적 자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지난해 11월 최씨는 정규직 전환을 결정받았지만 “비정규직 전체가 정당한 대접을 받을 때 고공농성을 풀겠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이어 온 울산 현대차 인근 고공 철탑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21개 로스쿨 인권법학회의 회원들은 이에 대해 “현대차는 이 조항이 적용돼 파견근로자들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되자 ‘경영의 효율성 저하’를 이유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법의 제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다가 법을 제대로 적용받아 그동안 방기해 왔던 책임을 부담할 상황이 되자 법의 효력을 부인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흡하나마 근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조항을 위헌이라며 효력을 부인하고자 하는 것은 이 나라의 헌법과 법률이 오로지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경영의 효율성만을 내세워 법제도를 좌지우지하며 근로자들을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을 헌법재판소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로스쿨은 모두 25개이지만 4개 로스쿨은 의결 정족수 미달 등의 이유로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국책사업·지역개발 이행도가 종합평가 좌우”

    민선 5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공약 이행 평가 등급을 가른 것은 대형국책사업 및 지역개발 공약 이행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약 이행 성과는 재정자립도나 지자체 단체장의 재선 여부, 소속 정당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과거 자치단체장들의 주장과 달리 조사 결과 이들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먼저 전라남도의 경우 대형국책사업 공약 이행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합평가에서 지자체 중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요인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공약 이행을 위한 소요 예상 재정을 기준으로 상위 5개 공약을 살펴보면 전라남도는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와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등 대형 국책 사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기 위해 실제 집행된 재정 비율은 계획했던 재정의 각각 0.02%, 0.01%에 불과했다. B등급을 받은 인천광역시 송영길 시장의 ‘서해안 경제대동맥 건설’은 공약 당시에는 15조원이 넘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었으나 실제 집행된 재정은 1890만원에 불과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합평가에서 가장 높은 급인 SA 등급을 받은 지자체 중의 하나인 부산광역시는 비교적 지역개발 공약 이행률이 높았다. 가장 예산을 많이 차지하는 공약으로 꼽힌 ‘산업단지 조기 확충’과 ‘동남권 광역교통망 확충’의 집행 비율은 각각 70.3%, 34.9%를 기록했다. 재정자립도가 공약 이행 성과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지난 3일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경기도, 울산광역시, 인천광역시의 순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았다. 반면 이번 조사 결과 서울시, 경기도, 울산광역시는 종합평가에서 SA등급보다 못한 A등급을 받았고,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B등급에 머물렀다. 지자체단체장의 연임 여부와 공약이행 성과의 상관성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는 초선이지만 종합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중요한 것은 재정자립도나 재선과 초선의 차이가 아니라 공약의 실현가능성 여부와 단체장의 공약 추진에 대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檢 “수사 막판 추가ID 국정원 직원으로 확인땐 원세훈 선거법 위반 기소”

    檢 “수사 막판 추가ID 국정원 직원으로 확인땐 원세훈 선거법 위반 기소”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여직원 김모씨와 이모씨 등 기존 국정원 직원들 외에 수사 막판 추가로 파악된 아이디(ID)들의 소유자가 국정원 직원으로 드러나면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소수의 직원들이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 정치 댓글을 단 것은 개별 행위로 볼 수 있어 원 전 원장을 선거법으로 기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7일 ‘오늘의 유머’, ‘뽐뿌’, ‘보배드림’, ‘일베저장소’, ‘디시인사이드’ 등 진보·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 15개의 댓글·게시글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사 막바지에 추가로 확보된 댓글의 아이디들이 국정원 직원의 것인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하고 있는 아이디들은 원 전 원장의 대선·정치 개입 지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해당 아이디들이 국정원 직원들 것으로 파악되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아이디들이 국정원 직원들 것으로 확인되고 이들의 ‘선거·정치 댓글’이 수십 개만 파악되면 원 전 원장의 직접 지시를 입증할 수 있다”면서 “이는 다수의 국정원 직원들이 원 전 원장의 지시로 일괄적으로 대선 과정에서 선거와 정치 관련 댓글을 달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경우 선거법 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4월 18일 수사 착수 이후 15개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게시글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직원 김씨, 이씨 외에 국정원 직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수백 개와 수천 건의 ‘선거·정치 댓글’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여당 선거운동원 출신 보조요원과 아르바이트생 수십 명을 뽑아 수백만 원의 활동비를 주고 작업을 돕도록 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이디들을 확인한 결과 대다수가 국정원 직원들 게 아니었다”면서 “국정원 직원들 것으로 드러난 아이디나 댓글 수가 적어 현재로선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원 전 원장까지 치고 들어가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아이디 부족’ 카드를 내미는 것은 봐주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증거법상 국정원 직원들의 아이디가 충분히 있어야 된다는 건 동의하지만 공소시효 만료를 코앞에 두고 아이디가 부족해 선거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원칙적으론 선거법 위반 적용 여부를 9일까지는 매듭지어야 한다.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19일이고, 정당이 공무원의 선거운동 혐의를 고발한 경우 공소시효 만료 10일 전까지 기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발한 쪽에서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한 것으로 판단, 관할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 처분이 정당한지 가려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제도다. 다만 재정신청이 제기돼도 검찰이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 신청은 기각된다. 검찰이 9일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야당이 10일 재정신청을 할 경우 공소시효는 그날로 정지되고, 검찰은 추가로 30일을 더 수사할 수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아이폰 ‘인텔 칩’ 사용했는데… 인텔, 삼성과 특정특허 미계약

    아이폰 ‘인텔 칩’ 사용했는데… 인텔, 삼성과 특정특허 미계약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단의 핵심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특허료 지불에 관한 문제다. 논란이 된 삼성전자 보유의 7706348 특허는 스마트폰이 데이터를 보낼 때 전송 속도와 형식을 안전하게 기지국에 알려주는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로, 스마트폰에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애플 제품 역시 이 기술을 사용했는데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ITC가 ‘특허 침해’라는 결론을 낸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C는 애플의 아이폰4·아이패드2 등 5개 제품이 모두 이 특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애플이 해당 제품들을 만들 때 모두 인텔에서 생산한 칩을 사용했는데 인텔은 삼성전자와 특허 사용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텔은 기존에 삼성전자와 특허 사용계약을 맺은 인피니언이란 업체의 모바일 사업부를 2009년 인수하고 애플에 해당 칩을 공급해 왔다. 그런데 ITC는 기존에 삼성전자와 인피니언이 맺은 특허 사용 계약이 인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봤다. ITC는 반면 퀄컴의 칩이 사용된 아이폰4S 등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 특허료를 지불한 제품을 사용할 때는 다시 특허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애플의 ‘특허소진론’을 받아들인 것이다. ITC의 판단에 따라 특허 침해 소지가 있는 애플 제품들은 미국이 ‘수입 금지’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IT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팍스콘 공장 등 해외에서 조립되는 해당 제품의 수입 금지를 건의할 수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6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아이폰이 주로 해외에서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수입 금지 조치는 곧 북미 시장 내 ‘유통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된다. 업계에서는 ITC의 판단에 영향을 받는 애플 제품이 대부분 구형이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판단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기업 이미지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모방한다는 카피캣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애플이 그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8월로 예정된 또 다른 ITC 판결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ITC는 이미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예비판정을 내놓은 상태다. ITC가 최종판정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경우 양사 모두 수입 금지 조치를 당할 수도 있어 실익은 없고 상처만 남는 꼴이 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최장집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해야”

    최장집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해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양당제를 비판하며 다당제 유지를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안 의원의 신당이 독자 세력으로 남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결선투표제는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 혹은 40%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선거제도를 말한다. 최 이사장은 지난 25일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 미래재단이 주최하는 강연에서 “양당제는 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부정적인 정당체제, 담합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상적인 건 정당이 4~5개로 경쟁적 체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제 하에서 다당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보수적 세력은 하나의 정당으로 대표되는데, 야당은 그러지 못한 상태라 대선 때 경쟁구도가 2자경쟁, 3자경쟁이 되면 (야당 측이)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같은 날 수습 노무사들의 모임인 ‘노동자의 벗’ 강연회에서 “안 의원의 정치조직화든 활동이든 이런 것에서 노동문제가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 정치권과 사회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오래”라며 “이(노동) 문제가 중요한 정치 의제가 돼야 한다는 것은 최장집 교수님의 원래 소신이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안 의원실은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교육목적 이용 허락의 대가” vs “저작권자조차 불분명”

    “교육목적 이용 허락의 대가” vs “저작권자조차 불분명”

    ‘수업 목적 보상금’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간의 힘겨루기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학 교재 등의 무분별한 복제를 막기 위해 2011년 4월 ‘저작물 보상금’ 고시안을 마련하자 이에 반발한 대학들은 지난 1월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최종판단이 다음 달 11일로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대학들은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 대학들은 꼼짝없이 매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국 410여곳의 대학에서 내놓아야 할 보상금은 매년 수십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문체부는 고시를 통해 대학이 수업을 목적으로 저작물을 사용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대학가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저작물 침해행위에 제동을 걸었던 셈. 고시안에 따르면 대학은 교재·논문 등을 복사해 배포하거나 강의시간에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저작물의 분량’(종량제) 또는 ‘학생수’(포괄제)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건별로 복제를 일일이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포괄제가 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가 위탁한 보상금 수령단체인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KORRA)는 애초 학생 1인당 연간 보상금을 4474원 수준(포괄제)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액수가 너무 높다”는 대학들의 반발에 따라 1879원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보상금 약정을 한 대학은 경찰대, 육사, 한예종 등 일부에 불과하자 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저작물 복제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라며 서울·성균관·한양·경북·명지전문·서울디지털대 등 6개 대학에 선별적 소송을 차례로 제기했다. 이들의 저작물 이용 빈도가 다른 대학에 비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 가운데 경북대를 제외한 5개 대학은 문체부의 시행령이 원천적으로 무효이기에 보상금을 낼 수 없다며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저작권자가 불분명하고, 교육목적의 공유를 허용하는 추세와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갈등은 얼핏 저작권료를 놓고 벌이는 감정싸움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국내 저작권 체계가 허술한 탓에 쉽게 매듭이 지어질 수 없는 복잡한 구조적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높다. 안효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KORRA가 보상금만 내면 대학이 마음놓고 저작물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KORRA는 모든 저작권자의 권리를 신탁하고 있지 않고, 복사·전송 외의 복제·배포·방송 등의 권리에 대해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초·중·고교 교과서 게재 저작물의 보상금을 징수하는 KORRA가 2005~2009년 징수한 108억원의 보상금 중 67억원(62%)에 대해선 저작권자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분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반면 김동현 KORRA 사무국장은 “보상금은 교육목적 사용에 대한 이용 허락의 대가로, 저작권 신탁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또 미분배 보상금은 법률상 3년이 경과한 후 KORRA가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미분배 보상금을 활용해 대학 원서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전문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KORRA는 소송과 별개로 추후 대학가의 모든 복사기에 복사 내용을 파악해 저작권료를 매기는 시스템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관의 저작물 복제에 대한 보상이 어떤 방식으로든 체계화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이 저작물의 복제는 불가능하다. 교재 등 복사 사용료는 건당 2달러 안팎이다. 호주는 학생 1인당 연간 38호주달러(약 4만 1500원)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포괄제를 채택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은 지속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추진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의 불길은 다시 타올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구의원 417명 지역발전 이끌고 친목 다지고

    구의원 417명 지역발전 이끌고 친목 다지고

    서울시 25개 자치구의회 의원들이 체육대회를 통해 건강을 다지며 지방의회 발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는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013년 서울시 구의회 의원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체육대회는 25개 구의회 417명의 의원들이 지역과 정당을 떠나 한마음으로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현안 사항을 돌아보고, 각 의회·의원 간 정보 교환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박용모(송파구의회 의장)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결연한 의지가 모아질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최금손(광진구의회 의장) 수석부회장과 김정숙(강동구의회 의장) 사무처장 등 협의회 의장단과 구의회 의장, 구의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노현송(강서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과 김인배 전국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 회장,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보냈다. 체육대회에서는 지방의회 발전을 위한 정부와 중앙 정치권의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 협의회장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당공천제 폐지, 불합리한 의정비 현실화, 지방분권 확대, 재정 불균형 해소 등 지방의회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들이 산적했지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를 위해 외치는 우리의 함성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인사권 독립과 정당공천제 폐지 등에 대해 정치권 일부에서 입법발의와 공론화 등이 있어 다행스럽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려는 일부 중앙 정치권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체육대회는 의원들 간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5개 권역으로 팀을 나눠 진행했으며, 100m 달리기, 400m 계주와 배구, 승부차기 등의 경기가 열렸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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