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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이는 국제 압박… 北, 친서로 돌파구

    쪼이는 국제 압박… 北, 친서로 돌파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이들 모두를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남북 관계를 개선해 보고자 하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여사에게 보낸 친서에서 “다음해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해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현 회장에게는 “회장 선생이 평양을 방문하면 반갑게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친서 형식을 통해 유화 공세를 펴는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풀어 가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미 관계는 ‘소니 해킹’ 사건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고 북·중 관계 역시 삐걱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립을 면하기 위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자 친서를 전달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친서에는 “선대 수뇌분들의 통일 의지와 필생의 위업을 받들어 민족 통일 숙원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표현도 있다. 다분히 과거를 의식한 표현이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가져온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가 김대중평화센터 측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는 내년을 남북 관계 개선의 대통로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김 비서는 금강산 관광과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이 여사와 현 회장이 조화를 보낸 데 대한 감사 표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제안한 고위급 접촉에 대해 북측이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의 친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친서는 그야말로 인사를 전한 것 이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부 차원의 대화는 외면한 채 민간을 상대로 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다만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지만 김 비서의 발언이 정확하게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도 국제사회의 고립과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기회를 활용해 남북 간 대화 제의와 대북 제재 해제 촉구를 통한 위기 탈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반도 훈풍의 기회… 러 중재 아닌 남북이 정상회담 주도를”

    “한반도 훈풍의 기회… 러 중재 아닌 남북이 정상회담 주도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내년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동시에 초청하면서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렸다. 서울신문은 21일 10명의 전문가와 통화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대체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부가 기회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대통령 “기회 되면 김정은과 대화를”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와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등은 모두 박 대통령이 기회가 된다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합국 승전국 지도자가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 박 대통령이 못 갈 이유가 없다면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든 아니면 정상회담이든 남북 지도자들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서 김 제1위원장과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보다는 오히려 우연히 만나는 것이 더욱 좋다”라며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수훈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게 주요 20개국(G20) 행사 같이 국제행사가 아닌 러시아의 전승 기념행사로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거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북한이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김 제1위원장의 방러와 관련해 조율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시기가 내년 5월이라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 제1위원장이 지금으로서는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북한의 최고위 지도자는 다자 외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를 떠나 일단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결정한다면 김 제1위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일단 러시아로 가기로 결정했다면 당연히 김 제1위원장을 만나야 한다”라며 “다자외교 무대에서 마치 조문 외교 등이 성행하듯이 박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김 제1위원장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남북 관계에 새로운 훈풍이 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대 장 선임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보를 고려할 때 제3국인 러시아에서 남북 간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박 대통령이 국제회의장에서 김 제1위원장과 악수하고 사진 찍고 짧은 만남이라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울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 그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신 교수는 남북 정상이 만난다면 인도주의 협력문제를 비롯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5·24조치 해제, 핵 문제와 같은 모든 분야의 얘기들을 터놓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향후 공식적인 남북정상회담 약속도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강 교수는 “러시아에서 만난 만큼 우선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나 철도, 가스관 문제 등 경제적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남북·러의 정상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유 교수는 “청와대로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G20에서도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정부가 러시아 전승기념행사에 참석하면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에 손을 들어주는 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남북·러 3국 정상이 만나서 가스관, 철도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위한 물밑 접촉도 필요 인제대 김 교수는 러시아가 남북을 동시에 초대한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적이 있다”라며 “정상회담을 위해서 러시아에 중재역할을 맡기기보다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신뢰회복을 통한 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조 교수는 정상회담이 카메라 앞에서 사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물밑 접촉을 통해 상호 간에 관심사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탈출구를 찾고 있는 마당에 만남을 위한 만남을 하게 된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장 선임연구원은 “회담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면 실패한다”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남북 간 대화 채널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찬일 소장은 북한과 통할 수 있는 메신저를 서울과 평양에서 적극 활용해 모스크바에서 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희망했다. 반면 경남대 이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긴 하지만 정상회담은 다자무대가 아닌 별도의 양자무대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를 위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긴 하겠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가나다 순)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이수훈 경남대 정외과 교수,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전병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박지원 “北, 대화 재개에 강한 의지”

    박지원 “北, 대화 재개에 강한 의지”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주기를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개성을 방문해 추모 화환을 전달했다. 박 의원은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뒤 “북측의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이 여사께서 조화를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깊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언제든지 좋은 날 꼭 평양을 방문해 편히 쉬다 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원 부위원장은 북측 총정치국장 등이 남한을 방문, 여러 인사를 두루 만나고 돌아온 지 3일 만에 돌출행위가 나타나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 부위원장은 대북 삐라를 직접 언급하며 이런 돌발행위가 없어야 남북 간에 신뢰 회복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또 “원 부위원장은 내년이 6·15선언 15주년이 되니 이를 계기로 남북이 화해협력을 다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북측이 대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5·24 경제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하신 것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일각에서 제기된 남북 관계 개선의 역할설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예의를 표하는 것이고 확대 해석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물론 박 의원 자신도 방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조심스러워하지만 일부에서는 박 의원의 방북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인 이 여사의 방북이 무산된 뒤 추진된 점이나 평소 박 의원이 남북대화 복원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새누리당 보수 강경파 의원인 김진태·하태경 의원 등은 박 의원의 방북에 대해 “박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북을 자처하는 사람”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을 조선시대 동지를 전후로 명나라와 청나라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 파견하던 사신을 뜻하는 동지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류통일 “내년 광복 70주년… 남북 돌파구 필요”

    류통일 “내년 광복 70주년… 남북 돌파구 필요”

    미국을 방문 중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내년이 광복 70주년인데 남북 관계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대행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셔먼 부장관 대행이 이산가족 문제를 강조하면서 앞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이 도울 것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류 장관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통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헌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평화통일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가변성이 존재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상정하고 있고 추진하려는 것은 평화통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류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셔먼 부장관 대행과 면담을 갖고 한국 정부의 통일 구상을 설명했으며, 셔먼 부장관 대행은 “박근혜 정부의 통일비전과 드레스덴 구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한국 정부의 통일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미 중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5·24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검토한 바에 따르면 국제사회 제재와 5·24조치가 크게 겹치지 않는 것 같다”며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면 5·24는 해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강산(관광 재개)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5·24 해제·이산가족 연계…정부, 포괄적 협상 모색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그동안 북한이 우리 측에 요구했던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대화가 이뤄지면 우리가 원하는 사안과 북한이 원하는 사안들이 모두 협의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24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회담이 열려 남북 양측 간 여러 가지 의견 교환이 이뤄지면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기본적으로는 남북이 아직 서로 불신이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3년 차를 바라보고 있지만 남북대화가 너무 없다. 이것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한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평가해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 내에서는 이산가족 문제,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관계의 현안들을 북측과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측이 원하는 사안들을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천안함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5·24조치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원칙적 문제”라며 남북 간 돌파구 마련이 여전히 쉽지 않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 내 외교안보부처 간에도 대북 ‘포괄적 협의’ 방안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 통일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지금 핫이슈인 5·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 나가야 한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5·24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면 남북이 서로 회담 테이블에 와서 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가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류 통일 “北 비료 지원 고려”…5·24 완화 수순?

    류 통일 “北 비료 지원 고려”…5·24 완화 수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일정 기준에 부합되면’이란 전제를 달긴 했지만 북한에 대한 지원 의사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넓은 의미에서 5·24 조치 해제 또는 완화를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발언의 성격과 의미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열린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협력 추진 방향’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투명성만 담보된다면 북한 농업·산림 지원 사업에 소규모 비료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대북 지원을 언급한 것이어서 경색된 남북 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2010년 5·24 조치에 따라 대북 지원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차원으로만 한정하면서 쌀·옥수수 같은 식량과 비료 지원을 그동안 사실상 금지해 왔다. 민화협이 지난 3월 초 대북 비료 지원을 추진했을 때도 류 장관이 직접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정부의 금지 방침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3월 말 드레스덴 선언에 농축산 협력이 주요 제안으로 포함되면서부터 이 같은 방침은 조금씩 바뀌어 가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통일준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마을 단위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비료 지원’을 언급했고, 류 장관도 지난달 21일 민화협 강연에서 “(드레스덴 선언을) 하게 되면 비료 지원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 장관의 진전된 발언은 정부가 실행 중인 대북 제재 조치인 5·24 조치 해제 등 그동안 남북 관계의 걸림돌로 여겨진 장애물들을 넘어설 것으로 풀이된다. 또 드레스덴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차원과 함께 북한 인권 및 핵 문제와 인도적 사안은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6월 우리 측이 제안한 의약품 지원을 드레스덴 사업이라고 거부한 바 있어 대북 지원이 실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개성공단 활성화되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이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으면서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의 유턴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중 개성공단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앞세워 대중국 수출에서 타국보다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로 유턴한 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할 경우 ▲수출 무관세에 따른 중국 시장 진출 ▲한류와의 시너지 효과 ▲고급 인력과 저렴한 인건비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 현지보다 물류비가 올라도 저렴한 인권비에서 경쟁 상대보다 가격 우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침체돼 있던 개성공단도 한·중 FTA로 제2의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선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와 근로자 부족 등 현안 해결과 함께 정부의 대북 5·24 제재 조치의 해제 또는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공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 국제화’가 절실하지만 그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기고] 실질적 통일준비를 위한 개선방안/홍원식 피스코리아 상임대표·법학 박사

    [기고] 실질적 통일준비를 위한 개선방안/홍원식 피스코리아 상임대표·법학 박사

    ‘통일대박론’의 공론화 속에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의 성공적 기능을 위해 몇 가지 진언하고자 한다. 먼저 지금까지의 ‘시혜적 통일관’의 발전적 수정 없이 통일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나 세계적 전문가들이 볼 때, 특히 통일의 실질적 파트너인 북한 입장에서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시각이다. 북한과 단절된 남한은 대륙과 분리된 ‘섬나라’ 또는 ‘맹지’와 다르지 않다는 냉철한 통일관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총체적 경제위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적 대안으로 제시된 ‘통일대박론’. 그 실현을 앞당기며 ‘통준위’가 예측한 ‘G2 대한민국’이 되는 길은 중국(TCR)·시베리아(TSR)·몽골(TMGR)·만주(TMR) 횡단철도를 ‘남북통합철도(TKR)’로 통합한 ‘5T철도혁명’ 시대를 열 때 그 가능성이 증폭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세계적 전문가들도 공인하는 세기적 철도혁명이 이뤄질 뿐 아니라 항구적 극일의 길도 함께 마련돼 민족적 공익은 극대화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북한을 돕기 위한다는 식의 시혜적 통일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남한이 ‘G2’로 도약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은 통일이라는 ‘생존을 위한 통일관’을 보편화해야 할 때다. 다음은 ‘통준위’가 전제로 하는 ‘1국가 통일방안’의 비현실성이다. 역대 정부가 표방한 국가연합 또는 북한의 느슨한 연방제 속에서 ‘2국가 2체제’가 초기 통일 모델로서 보다 현실적이다. 1국가 통일방안은 흡수통일과 사실상 동의시돼 북한을 자극할 뿐 실질적인 통일논의 자체를 막는 구조모순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더불어 남북 간 통일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환경조성’의 선행을 간과하고 있다. 5·24조치의 조속한 해제와 후속 대처를 통해 통일논의 환경의 실질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통준위’가 소임을 다한 조직으로 남으려면 양극단의 이념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이념적 통일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남북경제 통합모델과 함께 남북이 하나였던 임시정부 헌법이념(삼균주의)과 같은 ‘제3의 통일헌법이념’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가야 한다. 제3의 통일헌법이념을 통해 제시될 수 있는 ‘중립국 한반도’ 모델은 이념논쟁으로 민족적 역량을 소모하는 시대를 끝내고 민족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항구적 통일방안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5·24 해제, 北에 선물 주듯이 할 순 없어”

    정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비쳐지는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우선적 해결 요구와 관련해 ‘정부가 마치 북한에 선물을 주듯이 다 해 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앞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포괄적 논의를 통해 이를 해결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치면서 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고위 당국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관계 경색을 보면 이유가 다 있고 사안마다 역사적인 배경이 다르다”며 “우리 정부가 마치 선물을 주듯이 다 해줄 순 없고 일단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기습에 뒷북… “2차회담 주도권 뺏겼다” 우려

    북한이 지난 15일 열린 군사당국자 접촉 협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고위급 접촉의 전도가 위태롭다”고 압박을 가하면서 남북한이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형국이다.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건 및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결국 오는 30일로 제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비밀주의 행보로 일관하다 북한의 기습적 공개에 따라 뒤늦게 시인하는 등 주도권을 뺏기고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측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리 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귀측에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북측은 입장 변화가 없었고 이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가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의 전제조건이라는 우리 정부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밤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의 전말을 기습적으로 공개한 것은 남북회담의 진행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2011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과 가진 남북 비밀접촉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접촉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심지어 남측 대표가 자신들에게 돈 봉투를 내밀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우리 정부가 이를 부인하자 북한은 녹음기록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반발 수위를 높여 놓은 상황이라 만약 탈북자 단체들의 삐라 살포 등이 이어진다면 남북 관계가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의 방한 이전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16일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가 엄한 시선으로 차후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관계 호전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남북한은 회담의 의제와 격을 놓고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15일 서해에서 교전수칙을 수정하자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이를 무력화하려 했다. 하지만 회담 상황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석연치 않은 내용이 적지 않았다. 2차 고위급 접촉의 성사를 위해 합의도 안 된 남북 간 회담 내용을 전부 밝히기 어렵다는 설명이지만, 북한의 ‘입’을 통해 회담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현 대북정책의 난맥상과 전략부재를 보여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NSC)의 무능과 통일부의 미약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황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북 판문점 군사접촉] 천안함 폭침 주도 김영철 등장… NLL·대북전단 입장차 확인

    [남북 판문점 군사접촉] 천안함 폭침 주도 김영철 등장… NLL·대북전단 입장차 확인

    남북한 군 당국이 15일 판문점에서 비공개 군사 접촉을 가진 것은 정부가 오는 30일 개최하자고 제의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앞둔 사전 정지 작업이자 일종의 전초전 성격을 지닌다. 여전히 큰 상호 입장 차를 확인했지만 남북 군 당국이 3년 8개월 만에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조율했고, 무엇보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접촉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7일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간 함포 사격을 주고받은 사건이다. 북한이 이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여겼다는 방증으로 북한은 우리 함정이 북측 함정을 조준해 격파사격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접촉이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라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북한 수뇌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번 접촉은 소장급 장성이 수석대표를 맡아 온 기존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과 달리 북측 수석대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측근 김영철 정찰총국장(대장)이라는 점이다. 김 제1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측 대표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으로 김 안보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중용한 군내 대표적인 정책통이다. 남북 협상의 베테랑들이 포함된 남북 대표단이 5시간 가까이 군사 문제를 포함해 남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에 차기 회담 등의 일정에 대한 별도의 합의 사항은 없었다”면서도 “남북 상호 간에 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진지하게 협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양측 입장 차가 있어 좁히지 못한 채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접촉의 핵심 의제인 서해 NLL과 대북전단 살포, 상호 비방 중단 문제는 애초에 한번의 군사 접촉으로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특히 북한이 이날 우리 함정의 진입 금지를 요구한 ‘서해 경비계선’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이다. 북한은 현재의 NLL에서 훨씬 남쪽으로 경비계선을 설정해 놓고 자신들이 지정한 두 개의 수로로만 입·출항할 것을 주장해 왔다. 정부는 이 같은 요구가 NLL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북한은 이날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취해진 5·24제재 조치 해제도 요구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변인은 “우리 측은 천안함, 연평도 문제에 대해 북측 책임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며 원칙론을 견지했음을 시사했다. 5·24조치 해제를 위해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남북한의 논의와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향후 예정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은 이미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고, 오늘 접촉의 결과는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나 NLL에서의 군사 대결 등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2차 고위급 접촉 전망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군사 접촉… ‘5·24’ 해제 탐색전

    남북한 군 당국이 15일 판문점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충돌과 대북전단 문제 등을 놓고 비공개 군사 접촉을 가졌다. 남북 군사당국자 간 만남은 2011년 2월 이후 3년 8개월 만으로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둔 시점에 만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측이 지난 7일 서해 함정 간 총포 사격과 관련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긴급 접촉할 것을 제의했다”면서 “우리 측은 이에 동조해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10분까지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비공개로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차기 일정이나 별도 합의 사항은 없었다”고 밝혀 양측이 입장 차만 확인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 등에 대한 책임론도 언급돼 5·24조치 해제 논의의 탐색전 성격이 아니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변인은 서해 경비계선 내 우리 함정의 진입 금지와 전단 살포 중단 등 북한의 요구에 “우리 측은 북측이 서해 NLL을 존중하고 준수할 것과 자유민주주의의 특성상 민간단체의 풍선 날리기와 언론을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날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김기웅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문상균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준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군부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영철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을 단장으로 리선권 국방위 정책국장과 곽철희 국방위 정책부국장이 참석했다. 한편 정부는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명의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차 고위급 접촉을 30일에 개최할 것을 지난 13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5·24 조치의 미래, 北에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5·24 대북 제재의 변화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2차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금 핫이슈인 5·24 조치 문제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 있는 대화’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요지부동이던 5·24 조치의 해소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한 권부 3인방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이 지난달이었다. 하지만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따른 교전과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군이 고사총 사격을 가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은 긴장감을 다시 걷어내는 효과를 거두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박 대통령의 통일준비위 발언은 북한의 시각에서도 기대치를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끊임없이 5·24조치의 해제를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5·24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의 중단, 대북 신규투자의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지원 사업의 보류,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항해 불허,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등 5개 항을 담고 있다. 5·24 조치가 취해지면서 북한이 직면한 경제적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진다. 그러니 북한도 박 대통령의 5·24 관련 언급을 솔깃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은 대북 전단 살포에도 “지역 주민의 반발과 우려를 고려하겠다”면서 “필요한 경우 ‘안전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남북 관계 발전의 양대(兩大) 걸림돌을 일거에 해소할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으니 북한은 오히려 어리둥절한 느낌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북한은 신중해야 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처럼 우리의 전향적 움직임에 북한 또한 전향적으로 자세를 가다듬지 않는다면 화해의 끈은 언제 또다시 끊어져 버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5·24 조치가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데 따른 제재라는 사안의 본질을 덮으려 해선 안 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5·24 조치를 철회하는 것은 스스로 대북정책 기조를 흔드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5·24 조치를 해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명분을 마련하려는 우리 정부에 변함없이 등 돌린 모습으로 일관해선 안 된다. 이런저런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소통의 마지막 끈만큼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남북 모두에서 엿보이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북한 문제에서 원칙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흔치 않은 양보라고도 할 수 있는 통일준비위 발언은 진일보한 남북관계의 촉매로 작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이제 남북이 본격적인 화해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지는 북한의 뜻에 달렸다. 5·24 조치의 해제는 그 출발점일 뿐이다.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남북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해 놓았다. 북한은 바람직스러운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北 대북전단 총격 이후] 朴 “전쟁중에도 대화 필요”… 北 도발에도 2차접촉 성사 의지

    [北 대북전단 총격 이후] 朴 “전쟁중에도 대화 필요”… 北 도발에도 2차접촉 성사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최근 북한의 도발과 공세에 ‘전향적인 제안’으로 대응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 남북 교류를 봉쇄해 온 5·24 조치를 공식 석상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언급하며 2차 고위급 접촉 시 의제로 올려놓자고 전격 제안한 것이다. 포괄적 대북 제재인 5·24 조치가 남북대화의 본격적 물꼬의 최대 장애물이란 인식과 함께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화의 판을 근본적으로 깨자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북한에 적극적인 대화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으로 ‘공’이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형국이 됐다. 앞서 북한은 고위급 3인방의 전격 방남(訪南)으로 남북 간 대화모드를 조성한 뒤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고위급 회담 개최의 공을 우리 쪽에 떠넘겼다. 이날 박 대통령이 5·24 조치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천명함과 동시에 통일부가 전단 살포 제지까지 시사함으로써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고위급 회담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물론 우리 정부의 ‘통 큰 제안’이 고위급 접촉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5·24 조치를 논의의 의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말 그대로 의제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라는 한 당국자의 말처럼, 5·24 조치 논의 과정에서 협상이 깨질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북한은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서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이 대화 재개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5·24 조치 논의는 논의대로 진행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등의 현안은 현안대로 추진하는 방법을 도출해 낼 여지도 없지는 않다. 한편으로 박 대통령은 임기 중반 대북 기조의 큰 틀도 정리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박근혜 정권 임기 내 대북정책은, 이날 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준위에 “남북관계를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거나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해 주셔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정부의 대북 기조를 새롭게 구체화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박 대통령의 5·24 조치 언급에 대해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통일 준비를 할 경우 야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화를 강조하고 5·24 조치를 해제할 의향을 비춘 것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진일보한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인 결단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며 “접경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뉴스 분석]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치열한 눈치작전

    지난 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 간 사격전으로 남북이 기존에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제대로 개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3인방의 방한으로 달아올랐던 화해 무드는 돌연한 남북 간 사격전으로 급속히 냉각된 상태다. 북한은 12일 2차 고위급 접촉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전단 살포의) 주모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이라며 “괴뢰패당의 처사로 북남 관계가 파국에 빠지게 된 것은 물론 예정된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도 물거품이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이날 발표한 ‘남북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 전단을 계속 살포할 경우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은 이미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돌발변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대북 민간단체들이 여전히 전단 살포 강행을 주장하고 있어 남북 간 무력 충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가 있으면 필요시 안전 조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입장이 적용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혀 향후 정부가 전단 살포를 제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사격 직후 북한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추가 도발 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당초 정부가 염두에 둔 고위급 접촉 의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대화 정례화 등으로 요약됐다. 이와 함께 5·24 조치 해제 등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략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입씨름’만 하다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물론 판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많다. 북 매체들은 이날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기를 소원한다면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부터 갖춰야 한다. 아직 선택의 기회는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노동신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기사가 보이지 않는 점, 다른 대남 비방 기사가 없는 점으로 미뤄 아직은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방향은 13일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올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등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전단 살포 땐 파국” 예고한 北 초강경 대응… 대화 무드에 찬물

    [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전단 살포 땐 파국” 예고한 北 초강경 대응… 대화 무드에 찬물

    북한이 10일 남측 보수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직접 무력으로 대응하며 남북 관계가 또다시 급격하게 출렁이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3인방의 방한으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기대됐던 남북 관계는 방한 닷새 만에 일어난 이번 ‘삐라발(發)’ 돌발 변수로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이미 이날 무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었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북 전단 살포를 허용·묵인하면) 북남 관계는 또다시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이 북한의 당 창건일이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는 등 북한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대북 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란 점도 북한이 실제 무력 대응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을 비판하는 내용이 더 노골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날 대북 전단의 내용도 북한을 더욱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던 정부도 대북 전단 살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단 살포가 북한의 군사대응으로 현실화되면서 정부가 구두로만 민간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의 무력 대응은 ‘경고 사격’의 성격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도발 수위를 원점 타격 등의 수준으로 높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양에서의 지시가 없었더라도 북한군으로서는 당 창건일에 자기 쪽으로 대북 전단이 날아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오늘 총을 쏜 군이 아닌 다른 군도 이제 민간단체가 전단을 살포하면 경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남북 관계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됐던 2차 고위급 접촉의 개최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13일로 예정된 청와대의 제2차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 및 2차 고위급 접촉 개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우리 정부에서 5·24조치 해제 원칙에 전혀 변함이 없다는 등의 언급이 나오면서 남북 대화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이 줄어드는 것도 이번 대북 전단 사격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 개최가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고위급 접촉은 남북이 합의한 사안이니 합의한 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북한의 출구전략 시작됐다/조민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

    [시론] 북한의 출구전략 시작됐다/조민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

    평양은 지금 출구를 찾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제3차 핵실험으로 자초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포위망을 뚫어야 하는 절박한 국면에 처해 있다. 아시안게임 피날레를 정치 무대로 뒤바꾼 북한 권력 실세 3인의 방남(訪南)은 북한의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벤트였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황병서를 앞세운 3인의 전격 방남으로 7년간 굳게 닫혔던 남북관계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다. 과연 깜짝 방남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동아시아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이는 북한의 진정성과 선택적 결단에 달린 문제다. ●병진노선의 딜레마 북한은 핵무력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간다는 ‘병진노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경제발전은 외부의 지원과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며,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대북 경제 제재가 풀리기는 어렵다. 미국은 ‘전략적 인내’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해 냉랭한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말 북·일 교섭은 기대만큼 진전되지 못했으며, 러시아는 대북 지원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전략적 위상의 한계를 안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한 달 내내 미국과 유럽을 누비며 대서방 외교에 주력했다. 강석주 국제담당 비서의 유럽 4개국 순방과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 외교 활동에도 불구하고 성적표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북한은 대외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에 서울을 출구로 삼아 포위 국면을 빠져나와야 한다. 아시안게임 무대를 활용한 ‘깜짝 쇼’는 이처럼 수세적 국면 속의 공세적 기회 포착으로 이해된다. ●‘작은 통로’와 ‘오솔길’ 남북 간 신뢰의 수준은 대단히 낮다. 박근혜 대통령의 ‘작은 통로’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신뢰를 쌓아 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오솔길’론으로 화답했다. 우리는 북한이 내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측의 청와대 예방 의사 타진에 북측이 거부함으로써 마치 남북대화의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북측의 노회한 태도에 한 방 먹은 셈이다. 남북대화에서 청와대가 맞상대로 전면에 나선다면 북측의 노림수에 빠져드는 게임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화 틀 마련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5·24 조치’의 해제냐, 유지냐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5·24 조치’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갇혀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과거 정부의 조치가 현 정부를 얽매는 올가미가 돼서는 곤란하다. ‘5·24 조치’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정책의 원칙 위에서 상황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면 그만이다. 환경협력의 통로, 민생의 통로를 열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 북한이 서울을 교두보로 삼아 피(被)포위 국면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 태도 없이 소기의 목적 달성을 노린다면, 이는 어리석은 작태일 뿐이다. 물론 우리는 우방국과 굳건한 공조 위에서 북한 비핵화 전략을 추진해야 하지만,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긴장 국면을 해소하면서 ‘작은 통일’의 첫걸음을 떼야 할 때다. 제2차 고위급 회담에서는 당장 이산가족 문제부터 풀면서, 작지만 지속 가능한 교류협력 사안을 찾아 남북관계의 다변화,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 오솔길을 지나 대통로로 나아가는 북한의 활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 우리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남북대화 정례화로 가는 길은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데에 있다. 북한 최고위층의 건강과 관련, 평양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 내부사정이 한반도 긴장국면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 [국감 하이라이트] 與의원도 “5·24조치는 껍데기”… 남북 교류 확대 촉구

    [국감 하이라이트] 與의원도 “5·24조치는 껍데기”… 남북 교류 확대 촉구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5·24 대북 조치의 전향적 해제를 정부에 촉구했다. 5·24 조치는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을 중단한 것을 일컫는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 평화 통일 조성을 위한) 드레스덴 선언과 5·24조치는 상충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어머니의 마음처럼 통 크게 치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책임론과 관련해 김 의원은 “(북한이) 문제아고 거짓말해 온 건 알지만 버릴 수 없는 자식처럼 넘어가 줘야 미래가 있고 평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5·24조치는 다른 제재와 달리 법률도 아닌 대통령 선언으로 취해졌는데 이미 형해화됐다”면서 “점점 더 껍데기만 남을 것 같은데 그럴 바에는 걷어 버리는 게 어떠냐”고 했다. 이날 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국내 기업과 강원 고성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피해는 2조 2000억원이 넘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이런 주장에 힘을 더했다. 심재권 의원은 “이미 우리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나 일부 방북 허용 등으로 5·24조치를 어느 정도 우회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5·24조치를 우호적으로 해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5·24조치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측의 사과 등 어떤 형태로든 연계해서 풀어야지, 그냥 풀면 우리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정부가 분위기에 휩쓸리면 안 된다. 그냥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북측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5·24조치를 못 푸는 것 아니냐”고 제동을 걸었다. 윤상현 의원 역시 “우리 스스로 대북 지렛대를 없애는 것은 자칫 전략적 실책이 될 수 있다”고 동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군의 유무선 통신망 감청’이 이슈가 됐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무사령부가 군 유선전화와 무선통신 전체에 대해 연중 감청을 해 왔다. 국방부 장관실과 기자실도 언제라도 기무의 감청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통신비밀보호법 7조 1, 2항에 근거한 과도한 행정권의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2년 이후 현재까지 4개월짜리 대통령 승인을 여덟 차례 받아 국가 안보 목적의 감청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국감에서 “법률에 의거해 감청 활동을 군 전용 통신망에 대해 하도록 돼 있다. 이것을 담당하는 부서가 ‘청파반’”이라며 합법적인 감청임을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5·24 원칙 재고 없다”

    “5·24 원칙 재고 없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8일 최근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의 방한과 2차 고위급 접촉 움직임을 계기로 거세지고 있는 5·24조치 해제 논란 등과 관련, “북측 고위급 방문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자는 생각은 분명히 있지만 그동안 견지한 대북정책 원칙을 재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5·24조치와 금강산관광 문제 등은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해봐야 할 문제”라며 “고위급이 왔다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5·24조치의 원인인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우선이라는 신중론을 견지하면서도 향후 고위급 접촉이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 장관은 “5·24조치를 커다란 숙제인 것처럼 바라보는 데 일정 부분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보면 5·24 문제가 극복 못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위급 접촉이 개최되면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 얘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관련 협의차 방한한 레 르엉 밍 아세안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하는 데 아세안 측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하고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아세안의 지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간 ‘사격전’과 관련해 우리 측에 항의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통문이 안보실로 접수됐지만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北 NLL 도발 왜

    남북 2차 고위급접촉이 10월 말~11월 초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정부가 우려했던 돌발상황은 벌써 한 차례 현실화됐다. 정부 앞에 놓인 1차적인 과제는 접촉 성사 시까지 돌발변수 관리다. ‘공’은 남측으로 왔지만, ‘키’는 여전히 북한이 쥐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구본학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국 김정은의 의지 문제”라고 단언했다. 구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는 단절됐고, 중국과 관계는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것일 수 있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대화 정례화 등을 의제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의제를 북한이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북한은 인도지원이나 인권문제보다는 5·24조치 해제와 같은 경제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핵과 인권문제에서 우리 정부가 기존 원칙을 지키고, 특히 5·24조치 등 당면한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북한이 이를 부정적인 신호로 보고 고위급 접촉을 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벌써 이산가족 상봉을 의제로 삼는 모습”이라며 “이산가족 상봉도 필요하지만,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의제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연속극’보다는 ‘단막극’처럼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면서 “현재 분위기는 좋지만, 돌발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앞으로의 돌발변수는 북한이 어떤 스탠스를 갖고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민관이 특사처럼 남쪽과 대화하자고 하고, 며칠 뒤 군은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것을 보면 내부에서 노선이나 권력 투쟁이 발생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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