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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진화하는 지자체 민원행정/류찬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진화하는 지자체 민원행정/류찬희 사회2부장

    초등학교 다닐 때다. 면사무소 직원이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았다. 어떤 면장은 마을 전담제를 실시해 아침마다 직원들이 마을을 찾게 했다. 이들의 역할은 주민 민원접수와는 상관없는 마을길 청소, 병해충 방제, 퇴비증산, 쥐잡기운동 독려 등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민들의 민원을 듣기보다는 일방적인 정책 홍보였다. 대개 이런 일은 독려에 그치지 않고 마을별 경쟁을 붙였다. 주민들을 반 강제적으로 동원하는 일도 잦았다. 교통·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였으니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어려웠다. 민원 결과는 늘 흐지부지됐다. 공무원이 민원을 깔아뭉개도 드러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최근 민원이 부쩍 늘었다. 과거 통제사회처럼 주민들이 민원을 속에 담아두지도 않는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를 건다. 서울에서만 민원전화 상담서비스인 ‘120다산콜센터’를 통한 민원이 하루 4만건을 넘는다. 민원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사이버 신문고’가 발달하면서 민원은 즉각 대응으로 바뀌었고, 피드백도 잘 이뤄진다. 경북 김천시는 2008년부터 읍·면지역 민생현장을 직접 찾아가 민원을 처리해주는 ‘찾아가는 현장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건축 등 생활민원처리반과 이·미용 봉사, 집 청소, 건강마사지 이동전문 봉사반, 가전제품·농기계 수리 봉사반까지 갖췄다. 영천시는 밤까지 근무하는 ‘별빛민원실’을 운영키로 했다. 바쁜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 등 평일 근무시간에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서다. 서울 광진구는 구청 공무원을 태운 차량이 월·수·금요일엔 주택가를 돌고, 화·목요일은 지하철역으로 출동하는 ‘찾아가는 현장민원실’을 운영 중이다. 아예 24시간 민원실 문을 여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365·24 언제나 민원실’이 대표적이다. 국·공휴일에도 24시간 300여종의 각종 민원을 처리해준다. 문턱 높은 행정관청을 찾아 굽실거릴 때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소외계층을 배려한 민원도 눈에 띈다. 서울 영등포구청 1층 민원실에는 ‘아름다운 배려 창구’가 있다. 장애우들이나 노인·임산부들이 번호표를 받지 않고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창구다. 다산콜센터의 수화상담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민원 서비스의 진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 행정처리 민원에서 벗어나 재테크, 세무상담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아파트 입주단지를 찾아가 전입신고는 물론 취득·등록세 신고,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서 등 각종 민원서류를 현장에서 발급해 준다. 경기도가 오는 29일부터 전철 안에서 민원을 처리해주는 ‘민원열차’를 운영하기로 해 화제다. 경기도는 서비스 구간을 확대하고 인근 지자체 주민의 민원도 해결해 줄 계획이다. 민원서류 출력은 물론 일자리와 무한돌봄 등 사회복지 상담, 생활민원,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주민들을 만족시키는 민원행정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지자체가 많다. 며칠 전 자동차 명의 변경 등록 때문에 서울시 한 구청을 찾았다. 최고의 시설을 갖췄고, 담당 공무원도 많았다. 안내 전담 직원까지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내실이 문제였다. 안내 공무원의 친절한(겉으로는 매우 친절했다) 설명대로 서류를 내밀었지만 창구를 네 군데나 돌아야 했다. 복잡한 민원도 아니고 서류가 미비된 것도 아니어서 나중에는 화가 날 정도였다. 지나치게 담당자를 세분화한 나머지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주민 행복지수는 주민 안전, 행정 편리성, 신속한 민원 서비스 등에 달려 있다. 민원 행정이 잘 이뤄지면 주민행복지수도 올라간다. 그래서 자치단체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행정도 민원처리라고 한다. 좋은 시설, 이색 민원서비스도 좋지만 내실 있는 민원 서비스가 우선이다. 무한감동 민원행정, 아무리 진화해도 모자람이 없는 서비스이다. chani@seoul.co.kr
  • 김덕룡, 中서 ‘남북정상회담’ 접촉?

    김덕룡, 中서 ‘남북정상회담’ 접촉?

    북한의 대남 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이 최근 중국 선양(瀋陽)에서 우리 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을 갖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고 고위 대북 소식통이 17일 밝혔다. ●김덕룡, 3박4일 일정 상하이 출국 대북 5·24조치 이후 남북 민화협 관계자들이 만나 남북관계에 대해 협의한 것은 처음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 민화협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지난주 말 선양에서 우리 측 민화협 이운식 사무처장 등이 북측과 비밀리에 회동, 남북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북측은 ‘남북관계를 잘 풀어 나가고 싶다. 대통령 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접촉에서는 또 대북 지원 및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특히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지원·정상회담 등 의견 오가 북측이 민화협 관계자들을 선양으로 급파, 우리 측과 전격 회동한 것은 최근 북측이 남북 적십자회담을 통해 쌀 50만t, 비료 30만t 지원을 요청하고,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개최를 요구하는 등 대화 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북측이 김 의장의 ‘큰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김 의장이 최근 민화협 창립 12주년 기념식을 전후로 대북 지원 및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을 제안한 만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중국 내 민화협 지회 결성 행사 및 포럼 참석을 이유로 상하이로 출국했다. 베이징을 거쳐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김 의장이 방중기간 동안 북 민화협 측과의 접촉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북 민화협 측은 당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지난 12~14일 광저우를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과도 만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및 2005년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에서 안상수 전 시장이 북측과 합의했던 대북 지원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접촉을 취소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번주까지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세요”

    기존 변동부 주택담보대출에서 코픽스 연동 대출로 수수료 없이 갈아탈 수 있는 기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최근 코픽스 지수가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어 기존 대출자들은 전환을 고려해 볼 만하다.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오는 29일까지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기존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 연동 대출로 전환해 준다. 신한은행만 올 연말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은행권은 당초 8~9월까지였던 전환 기간을 이달 말로 한 차례 연장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개 대출받은 지 3년이 지나면 면제되지만 그 전까지는 대출 잔액의 0.5~2% 정도를 내야 한다. 대출 기간이나 액수에 따라 수백만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올 초 은행권이 내놓은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계속 낮아지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7월 3.10%, 8월 3.16%를 기록하던 코픽스는 지난 15일 발표된 9월 기준으로는 3.09%로 떨어졌다. 잔액 기준으로도 7월 3.89%, 8월 3.88%에 이어 9월 기준 3.84%로 하락했다. 잔액기준 코픽스의 경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픽스는 CD에 비해 금리상승기에도 금리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코픽스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 수준이다. 신규 대출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6개월 변동 신규취급액 기준의 경우 국민은행 3.84~5.24%, 우리은행 3.79~5.01%, 신한은행 3.84~5.44%, 하나은행 4.1~5.6% 정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北 권력세습 보도의 아쉬움/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北 권력세습 보도의 아쉬움/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냉전이 끝난 때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으로 잡는다면 대략 20년이 넘은 셈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또는 자유주의)의 승리임에 큰 이견이 없는 이 냉전의 종식은 그러나 자본주의 진영에도 많은 폐해와 후유증을 남겼다. 냉전식 보도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적에 대한 정보를 봉쇄하고, 언론을 심리전의 수단으로 삼는 이 보도는 그만큼 진실을 가리고 적대심을 기르는 데 일조했다.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본 적이 있는 남북한 역시 이러한 냉전식 보도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대를 이어 충성하는 북한의 세습 권력구조와 ‘기쁨조’로 상징되는 그들의 비윤리적 행태는 보도될 때마다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남북정상이 만난 지 또한 한참 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런 행태가 남아 있다면 이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핵문제와 천안함 사건 이후 해빙 무드가 급격히 엷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주간에는 마침내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북한 권력의 3대 세습과 그 세습의 이론을 창시한 황장엽의 죽음이 같이 발생해 북한 보도가 봇물을 이루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는 했지만 막상 밝혀진 권력의 3대 세습은 큰 충격을 주었고, 5일장을 생중계하다시피 한 황장엽 역시 삶 자체가 드라마여서 타살가능성, 암살조 같은 가십까지 자연스럽게 보였다. 여기에 다른 언론의 일이기는 했지만, 북한에 대한 진보진영 사이의 해묵은 논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서울신문 10월 11일 자의 권력 세습 기사는 이러한 냉전식 한계가 보기에 따라 여전함을 잘 드러내 준다. ‘대북 소식통’과 AP(연합뉴스)에 대부분 의존한 이 보도는 기존보다 고성능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사진까지 하나 곁들여 ‘봉건적 세습과 군사적 위협’을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CNN의 전 세계 생중계(조선중앙TV)가 없었다면 냉전 때의 행태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10월 12일 자 통일부 비판(9면)은 이러한 보도의 한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한다. 북한과 인적·물적 교류를 단절한 5·24 조치 이후, 통일부는 북의 후계자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인물정보조차 확인이 안 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이는 언론의 대북 보도가 다양한 창구를 활용할 수 없고 일부 허용된 정보만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북의 세습놀음에 마냥 입을 다문다면 맹목적 종북 노선이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민노당을 비판한 10월 13일 자의 관련 사설은 이 사설 자체보다 다른 언론의 입장을 더 떠오르게 한다. 이 언론은 이를 통해 사상 검증까지 하겠다고 나설 태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노당도 과거의 지하당이 아닌 국민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당(公黨)이다. 만약 이견이 있다면 민노당에도 충분히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사설만을 본 사람이라면 민노당이 무슨 입장인지 자못 의아스러울지 모른다. 서울신문은 정작 이를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권력세습을 다시 한 번 반추해 보면, ‘그렇다면 우리는?’이라는 자문이 떠오르게 된다. 우리의 경우에도 정치권력에 못잖은 기업권력들이 이미 3대 세습을 마무리 짓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11일 자 서울신문의 칼럼 ‘열린 세상’은 이 점을 통렬히 지적한다. 때마침 벌어진 태광의 변칙상속 폭로도 이를 뒷받침한다. 만약 북한이 원활하게 세습을 끝낸다면 그들 또한 한반도의 반을 좌우하는 ‘권력’임에 틀림없다. 세습이든 봉건적이든 대화 상대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미국 역시 소련의 인권문제를 격렬히 비판했지만 언제든지 협상의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 정부 또한 그럴 것이다. 비판이나 조롱만으로는 상대를 설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남북 민항 직통전화 다시 가동

    대북 ‘5·24조치’ 이후 단절됐던 남북 민항 직통전화인 관제 통신망이 18일 다시 가동됐다. 북한이 지난 16일 이를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이뤄진 것으로 최근 대남 대화 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지난 16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평양비행구역지휘소와 인천비행구역관제소 간 북남 민항 직통전화를 18일 오전부터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오 전 9시쯤 남북 간 시험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남북 간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할 때 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되는 관제 통신망은 지상망 2회선, 보조망인 위성망 1회선 등 총 3회선이 있다. 북측은 5·24조치 직후인 25일 “남조선 선박, 항공기들의 영해·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고, 이어 항공 관제통신 지상망 2회선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이 때문에 외항사들은 북측 비행정보구역을 지날 때 위성망 1회선을 이용해 왔으나 두 차례 불통되는 등 지상망 차단이 상당한 불편을 야기해 왔다는 것이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지상망 복원은 외항사를 위한 조치로, 우리 항공의 북측 영공 통과는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상망 재개에 이어 우리 측 항공기의 북측 통과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다면 국토해양부 등과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북 소식통은 “민항 통신망이 재운행되고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해 끊겼던 판문점 연락관 라인 등이 다시 연결될 경우 남북 간 연락 인프라가 갖춰져 대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통일부 어디 갔나

    ‘통일 및 남북 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기타 통일에 관한 사무 관장.’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명시된 통일부의 임무다. 그러나 남북 대화·교류·협력 정책은 지난해 3월26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5·24조치로 고정됐다. 5·24조치의 핵심은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의 단절이다. 대화와 교류, 협력을 추구해야 할 통일부가 5·24조치를 방패 삼아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통일 정책도 뒷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언급하자 부랴부랴 차관을 단장으로 한 통일재원논의추진단(TF)을 구성했으나 회의는 겨우 2~3차례 열렸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11일 “이명박 정부의 통일부는 존재감이 없다.”며 “통일부가 과연 정책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통일부가 5·24조치를 내놓은 뒤 청와대 눈치를 보며 수동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다.”며 “김일성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는 등 한반도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통일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의 존재감 상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무용론까지 제기, 폐지 및 외교통상부로의 흡수가 추진되다 겨우 살아나 2008년 2월 1실3국1단으로 조직이 대폭 축소됐다. 이후 2009년 5월 통일정책실·정세분석국이 설치되면서 예산도 늘었지만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정책 부재가 역할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5·24조치를 내놓은 뒤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금강산관광 재개 요구에 부딪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뒤 본격화된 통일세 논의도 통일부가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뒤늦게 예산 40억원을 들여 통일 관련 외부 용역을 준다고 한다. 통일부가 수십년간 해왔다는 중장기 통일정책이 무색할 정도다. 19억원의 예산을 받아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북한의 정치·경제 상황 등을 계량화한 ‘북한정세지수’ 개발 사업도 표류하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정세지수는 통일연구원이 하는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정세지수를 개발해 발표할 경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대북 소식통은 “정부가 예산만 받고 사업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북 정책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의 정보 부재 및 부족한 대민 서비스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후계자 공식화가 이뤄진 노동당 대표자회에 따른 북한인물정보가 통일부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수정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이 당 대표자회 직후 홈페이지 정보를 모두 바꾼 것과 대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홈페이지 인물정보를 수정하려면 2주 정도 걸린다.”고 해명했지만 내년도 정세분석 예산을 올해보다 516%나 올려 요구한 상황에서 이 같은 변명은 궁색해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상 바꾸는 건 어렵지만 어린생명 구하긴 쉬워”

    “세상 바꾸는 건 어렵지만 어린생명 구하긴 쉬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차이가 생명을 구하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케빈 젠킨스(54) 월드비전 총재는 11일 서울 영등포동 월드비전 홍보관에서 열린 창설 6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한국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관대한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혜국서 지원국으로 바뀐 첫 국가 그가 총재로 있는 월드비전은 6·25전쟁 때 한국의 고아와 남편을 잃은 여성을 돕고자 설립된 국제구호단체로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국은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처지가 바뀐 첫 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 월드비전은 미국·캐나다·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로 국외 원조를 하는 기구로 급성장했다. 젠킨스 총재는 월드비전은 인도주의적으로 가난하고 굶주린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도주의에 정치가 개입돼서는 안 되며, 어린이와 그 가족을 돕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그 나라 정부를 당황하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어린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방침도 밝혔다. 박창빈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천안함 사태의 정부 후속 대책인 5·24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북한 지원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근본적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개혁사업 등을 추진하고, 나아가 월드비전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인 북한 어린이와 후원자 간의 1대1 결연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1대1 결연 사업은 가난한 나라의 한 어린이에게 부자 나라의 후원자가 돈을 주는 차원 이상으로, 어린이가 속한 가족과 지역사회가 살 만한 곳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 지역에 교육·보건·전기·식수문제 등 포괄적 지역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北어린이와 1대1 결연사업 추진 젠킨스 총재는 30여년 동안 에어캐나다 같은 이윤을 추구하는 대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왔다. 하지만 2000년부터 캐나다 월드비전에서 이사로 일했으며, 지난해 총재로 부임했다. 젠킨스 총재는 “나는 분명히 성공적인 사업가였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월드비전으로 왔고 지금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드비전은 비영리 기구이지만 100개 나라에서 4만명의 직원이 활동하는 큰 조직이기 때문에 내 경험이 월드비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日킬러 양朴 “이번에도 매운맛”

    지난 5월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싸늘하게 침묵했다. 일본으로선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가진 마지막 홈경기였다. 기분 좋게 승리하고 결전지에 입성하려던 일본은 ‘양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주영(AS모나코)의 발끝에 무너졌다. 태극전사의 중추로 기대를 받던 양박이 일본전에서 사이좋게 한 골씩 터뜨린 것. 짜릿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기세를 이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란 새 역사를 썼다. 그리고 5개월여 뒤 12일 다시 격돌하는 일본전에서도 양박이 매운 맛을 보여 준다. 박지성-박주영은 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캡틴’ 박지성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한·일전 의미 이상으로 중요하다.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얼마나 펼쳐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한·일전’으로 5월 경기를 꼽은 박주영은 “젊은 선수들이라고 (한·일전에) 부담감이 없는 게 아니다. 19살 때부터 한·일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승리 후 자신감이나 발전할 수 있는 부분 등에서 어떤 경기보다 의미가 크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이영표(알 힐랄)까지 가세한 해외파 10명은 오전·오후 두 차례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 패턴을 점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北 금강산 사과해도 관광재개 허용 못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5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안은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고 근본적 해결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면서도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사과하더라도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현 장관은 ‘금강산 관광을 위한 3대 선결조건을 북한이 충족한다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느냐.’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의 질문에 “금강산 관광 문제는 북한의 동결·몰수 조치와 그 이후 천안함 사태까지 모든 것들이 포괄적으로 연계돼 있다.”면서 “3대 조건을 충족시키더라도 대북 교역을 중단한 5·24조치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오이석기자 window2@seoul.co.kr
  • 北 ‘후계 구축기’ 對南전략 카드 뭘까

    북한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우리 측을 상대로 대화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면서 ‘김정은 후계 구축’과 맞물려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주목된다. 북측의 대화 공세는 지난달 초 우리 측의 대북 수해 지원 제안에 “쌀을 달라.”고 역제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북측은 44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고 알려진 상황이었다. 수해 지원을 둘러싼 남북 간 밀고 당기기에 이어 북측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며 이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안했다.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 측의 제안을 북측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측의 선(先) 제의는 이례적인 것이었다. 북측은 이어 전단 살포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협의하자며 군사실무회담도 제안했다. ●北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접촉도 제한 남북은 3차에 걸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난항을 거듭하다가 오는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렸던 군사실무회담은 양측의 이견만 확인하며 결렬됐다. 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지난 2일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오는 15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과 관련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3일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인 사안과 금강산관광 등 경제적인 사안을 엮을 수 있다고 보고 합의했지만, 군사회담은 여전히 자기들의 주장을 고수했다.”면서 “김정은 후계구축 시기에 대남정책을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온건파’ 김양건 2개 요직 진출 주목 당 대표자회를 통해 이뤄진 고위급 인사에서도 북측이 김정은 후계구축 과정에서 대남 전략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비서국 비서라는 2개의 요직으로 승진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 부장은 상대적으로 ‘온건 대화파’로 분류되는 만큼 대남 유화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천안함 사태 후 우리 측의 5·24조치와 국제사회 및 미국의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자 이를 풀기 위해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으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대장 칭호에 이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군 실적 쌓기 및 대내 단속을 위해 대남 무력 도발 등 공세를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대남 강경파이자 천안함 폭침사건 주동자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김정은이 진입한 당 군사위 위원으로 선임됐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데다가 군사위 위원 직도 유지하게 돼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강산 면회소·호텔서 각 100명씩

    금강산 면회소·호텔서 각 100명씩

    남북은 1일 개성에서 열린 제3차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오는 30일부터 11월5일까지 6박7일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남북 각 100명씩 참가한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인도적 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해 오는 26~27일 개성에서 적십자 본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은 적십자 실무접촉 및 상봉 장소 협의를 위한 별도 접촉을 갖고 상봉 일정 및 규모, 장소 등에 합의했다.”며 “오늘부터 이산가족 상봉 참가자 선정을 위한 추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30일부터 11월1일까지 북측 방문단의 재남가족 상봉을, 11월3일부터 5일까지 남측 방문단의 재북가족 상봉을 갖기로 했다. 상봉 규모는 예전과 같이 남북 100명씩이며, 장소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오는 5일 200명씩 생사확인의뢰서를 교환하고 18일 회보서를 교환한 뒤 20일 최종 명단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또 행사 5일 전 선발대를 파견한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북측에 상봉 장소 문제를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며 북측이 이번 상봉행사만큼은 아무런 조건 없이 면회소에서 실시하는 것에 동의했다.”면서 “다만 북측이 면회소를 비롯한 금강산관광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국자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측은 당국 간 접촉문제는 추후 관계당국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에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 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는 박왕자씨 피격사건의 진상규명 등 3대 선결과제와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5·24조치 등 남북관계 전반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북은 지난 두 차례 실무접촉에서 상봉 장소를 둘러싸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우리 측은 금강산 면회소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면회소를 사용할 수 없다면 북측에서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북측은 면회소를 사용하기에 앞서 동결·몰수를 풀기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를 계속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3차 접촉에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을 별도로 수용해 합의가 이뤄졌다.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경우 남북 모두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남북관계 개선돼야 6者 재개” 쐐기

    미국은 23일(현지시간)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전제조건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베이더 보좌관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더 보좌관은 다만 “우리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의 슬픔을 어떤 식으로든 다루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것은 어떤 형태의 다자 간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나타내는 행동이나 징후들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입장 표명이 없이는 6자회담 재개 국면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결정은 한국 정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최근 한국 정부 내에서 다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우리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관심을 모은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지난 15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주최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5월24일 발표한 단호한 대북정책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대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은 천안함 사과가 전제돼야 하고, 6자회담 재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경협이 가능하려면 북한의 천안함 문제 인정과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이산상봉 볼모 금강산관광 재개 ‘속셈’

    24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2차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결국 ‘꼼수’를 드러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최하자는 우리 측의 제안에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면회소가 몰수·동결됐으니 금강산관광을 먼저 재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0일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자며 실무접촉을 먼저 제의했던 북측의 의도는 금강산관광 재개 요구를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주의·민족주의적 사안을 볼모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는 속셈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北 “면회소 사용 별도협의할 문제”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접촉에서 우리 측은 면회소를 사용할 수 없다면 북측에서 구체적인 상봉 장소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는데 북측도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면 면회소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북측이 면회소를 사용하고 싶으면 몰수·동결을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금강산관광을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시켜 해결하려는 의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지난 7일 나포했던 대승호 송환에 이어 10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했을 때만 해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북측은 1차 실무접촉부터 ‘저의’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상봉 장소를 명시하지 않고 ‘금강산 지구 내’라고 밝히면서, 면회소 사용 문제는 북측 대표단 권한밖의 사항으로 “해당 기관에서 별도 협의할 문제”라고 주장한 것이다. 북측의 꼼수는 지난 20일 “상봉장소 문제를 별도로 협의하기 위해 지난 2월 관광재개 실무접촉에 나갔던 관계일꾼 2명을 내보내려고 하니 남측에서도 그에 상응한 관계자들이 함께 나와라.”는 통지문을 보내오면서 확실해졌다. 우리 측은 북측이 요청한 ‘관계일꾼’을 추가로 보내지 않는 대신 적십자 실무접촉의 우리 측 대표가 당국의 위임을 받고 협의하겠다고 답신했다. 양측의 기싸움 속에서 열린 2차 실무접촉은 결국 불발로 끝났다. 대북 소식통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피해가 큰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볼모로 관광 재개를 노리는 것 같다.”며 “금강산관광 문제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선결과제’ 해결뿐 아니라 5·24조치 후 남북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달 추가접촉도 장담 못해 북측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공식화함에 따라 10월1일 개최될 추가접촉 전망도 불투명하다. 우리 측은 3차 추가접촉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의 연장으로 보고 있지만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자 접촉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3차 실무접촉이 일주일 뒤로 다시 잡히면서 1차 접촉에서 의견 접근을 봤던 10월21~27일 상봉 일자도 미뤄질 전망이다. 상봉 규모와 장소 등이 정해진 뒤 이산가족 명단 교환 등 준비 기간이 1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할 때 11월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행안부, 우수시책 발표·전시회

    서울시 노원구의 구술전자민원시스템은 민원인이 양면모니터를 이용해 글 대신 말로 민원신청 서식을 채우고 전자 서명패드에 서명만 하면 신청이 완료되는 민원서비스다. 일명 ‘일꾼시스템’이다. 지난해 9월부터 구 19개동 주민센터에서 활용 중이다. 건당 신청서 작성 및 처리 시간이 10~20분에서 2분 이내로 단축돼 처리속도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시 기장군은 365일 매일 오후 10시까지 군수실을 개방하는 ‘잠들지 않는 군수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농복합지역에서 생업에 바쁜 군민들의 늦은 시간 방문민원을 군수가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올해 7월8일 시작한 이후 50일간 813명이 방문해 494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올해 2월 문을 연 경기도의 ‘365·24 언제나 민원실’은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일반민원은 물론 여권발급·교부, 일자리지원센터 상담까지 이뤄진다. 경기 안산시의 ‘Wonder~Full 25시 민원감동센터’에선 전국 최초로 24시간 민원서류를 발급해 호평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지자체의 우수 민원시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15일 전남 순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우수 민원시책 발표 및 체험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전국 16개 시·도, 228개 시·군·구 민원담당과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서필언 행안부 조직실장은 “전국 민원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회에서 다른 기관의 앞선 민원행정을 직접 체험하고 벤치마킹해 지자체별 실정에 맞는 맞춤형 민원 시책을 전파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KB투자증권-대·중소형주 편입 인터넷 펀드

    KB투자증권-대·중소형주 편입 인터넷 펀드

    ●KTB 스타셀렉션 증권투자신탁(주식) 국내 업계 대표 펀드매니저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 최민재 KTB자산운용 이사,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상무,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등 4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 상품이다. 연 1.96%의 신탁보수와 투자액의 1%에 해당하는 선취수수료가 있는 인터넷 전용상품이다. 단일스타일 주식형펀드와 달리 현재 대형혼합·성장형 스타일에 총자산의 59%를 배분하고, 대형가치 스타일과 중소형가치 스타일에 각각 25%, 15%의 자산을 배분해 운용 중이다. 설정 이후 현재까지 총 3차례 자산배분 리밸런싱이 있었으며,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매니저 선정과 리밸런싱을 할 계획이다. 수익률은 올 5월24일 기준으로 21.56%, 변동성은 17.51%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가 12.11%의 수익률과 19.11%의 변동성을 기록한 데 비하면 매우 양호한 실적이다. 문의 KB투자증권 고객지원센터 1599-7000.
  • 개성공단 체류자 900명으로 확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5·24조치로 축소됐던 개성공단 체류인원이 다음 주부터 500여명에서 900명까지로 늘어난다. 최근 남북간 적십자 접촉 등 분위기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해지는 조치여서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현재 550명 안팎에서 800~900명 수준으로 확대, 다음 주부터 적용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공단 입주 기업들이 체류인원 축소에 따라 생산과 품질 관리 등의 어려움 및 직원들의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해 왔고, 신변 안전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체류 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확대 조치로 개성공단 체류인원은 5·24조치 이전의 90% 수준까지 회복하는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체류인원을 늘려도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진출 및 투자 확대를 금지하는 5·24조치의 원칙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관계 새국면] 이산상봉 정례화 초점…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노크’

    대한적십자사가 13일 북한이 지난 10일 제안한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 협의를 위한 실무접촉에 대해 “17일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하고 북측이 이를 신속하게 수용하면서 남북 접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적십자 접촉은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해 8월에 이어 2번째로,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조치 후 악화된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한적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우리측이 먼저 적십자회담을 제의,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에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먼저 제안한 만큼 실무접촉에서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북측이 어떤 제안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측이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오는 추석에 즈음하여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그동안 북측의 요청에 의해 1년에 1~3차례씩 열렸으며, 지난 17차례 열리는 동안 추석 즈음에 개최된 적은 3차례밖에 없었다. 따라서 북측이 먼저 제안한 이상 실무접촉 등 준비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한적측의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이 수해 지원 및 대승호 송환, 이명박 대통령의 제2 개성공단 발언 등으로 서로 화답하는 분위기를 틈타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아 북측의 의도를 신중하게 파악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막상 북측과 테이블에 앉으면 예상치 못한 요구들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인 만큼 의제는 상봉 관련으로 국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정례화하는 방안과 함께 이명박 정부 들어 북측에 계속 요구해온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종하 한적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고령화 추세인 이산가족 상봉 수를 늘리려면 정례화보다 상시화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특수 이산가족”인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인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매년 2~3명씩 상봉 가족에 포함돼온 만큼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에 신경을 써온 만큼 이번에 상봉 포함 인원을 2배 정도로 늘리자고 요청하는 등 기존 회담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면서 “북측이 언급한 인도주의 협력사업의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상봉 정례화뿐 아니라 인원 확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서 진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유화제스처·南 화답… ‘천안함 출구’ 열리나

    北 유화제스처·南 화답… ‘천안함 출구’ 열리나

    정부가 대북 수해 구호용 쌀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해 옴에 따라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남북이 적십자 채널을 통해 대화를 재개하면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2일 방한, 우리 측 당국자들과 만나 6자회담 관련 협의를 할 예정이어서 남북관계에 부는 훈풍이 6자회담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南 “인도적 지원” 속 탐색전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 등 유화적인 제스처에 대해 “우리는 북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다.”며 “우리가 견지해온 원칙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 후 5·24조치를 고수하면서도 인도적인 지원이라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특히 최근 대북 수해 구호 물자 지원을 제의했고 북한이 쌀을 달라고 역제안하자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북측도 남북관계 전환을 시도하고 나아가 6자회담 재개 등을 통해 살 길을 찾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소식통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에 이어 보즈워스 대표가 움직이면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 협상 전에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北 대화공세로 국면전환 시도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가 천안함 사태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은 대화의 기미가 조금 있을 뿐 대화보다는 제재에 쏠려 있는 기존 국면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한 언급(제2 개성공단 등)과 관련, “북한의 천안함 사건 사과 등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원론적인 언급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가 아닌 단발성 상봉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유화 제스처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화공세로 해석하면서 보즈워스의 방한에도 불구하고 현 국면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보즈워스의 방한은 천안함 사건 이후 흐트러진 5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北 실질적 태도변화가 관건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남북이 속도를 내면서 서로 탐색전을 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국면 전환 및 6자회담 재개 등을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우리 측도 천안함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고, 북측도 남측의 진정성을 시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치밀한 계산 하에 동포애적으로 우리 측이 거부할 수 없는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후 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6자회담은 중국 측에 일임하고 남북관계는 선제적으로 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반도 ‘천안함 출구’ 열리나] ‘채찍과 당근 전략’ 약발 받나

    [한반도 ‘천안함 출구’ 열리나] ‘채찍과 당근 전략’ 약발 받나

    대북 ‘채찍과 당근’(제재와 대화) 전략 효과 발휘하나? ‘대북 수해물자 지원 제의→북한의 쌀 지원 요청 역제안→대승호 송환’ 등 막혔던 남북관계가 움직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음주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동북아 순방도 예정돼 향후 남북간 상황 전개와 북핵 6자회담 진전이 선순환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 당국자는 8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조치 범위 내에서 대북 수해 구호물자 지원을 제안했으며, 북한이 이를 받아들여 역제안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이 천안함 관련 사과를 하는 등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대북 제재와 대화라는 ‘투트랙’ 접근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남북관계와 6자회담 재개 등 북핵문제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한·미는 당분간 ‘채찍과 당근’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미 정부의 대북 추가 제재조치 발표 등에 따른 북측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남북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정상회담 결과만 본다면 북측의 태도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미 제재가 이뤄지면서 대화에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배경이다. 이와 함께 한·미는 최근 협의에서 6자회담 재개 등 북핵문제가 진전되려면 남북관계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천안함 사태 해결이 6자회담 재개의 직접적 전제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미측은 천안함 문제를 둘러싼 남북문제를 중시하고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쌀지원, 시멘트 검토, 중장비 거부”

    “쌀지원, 시멘트 검토, 중장비 거부”

    정부는 북한의 수해복구 물자 요청과 관련, 쌀과 시멘트의 지원은 긍정적으로 검토하지만 굴착기 등 중장비는 보내지 않기로 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대북 쌀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시멘트를 조금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다른 것(중장비)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동차(트럭), 굴착기 등 중장비를 지원할 경우 군수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장관은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관련, “5·24조치 이후 큰 틀에서 대북정책 기조를 변경한 바 없다. (대북지원을 통한) 천안함 출구전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이와 별도로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허용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규·김정은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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