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5·24조치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패싸움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일반고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 쿤밍 테러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1
  • [사설] 북, 박근혜 정부 남북협력 구상에 화답하라

    한반도의 어제 하루 모습은 지금 남북이 직면해 있는 복잡다기한 상황을 한눈에 보여줬다. 오전 금강산에선 60여년을 헤어져 지낸 남북 이산가족들이 이틀간의 상봉 일정을 마치고 기약할 수 없는 재회를 다짐하며 석별의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이곳으로부터 서남쪽으로 200여㎞ 떨어진 연평도 서해 상에서는 북한 경비정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세 차례나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무력시위를 벌여 남북 간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가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구상을 통해 대통령 직속 기구로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 체계적인 남북통일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북 간 화해의 몸짓과 무력 대치, 통일 한반도를 향한 담론이 뒤엉킨 하루였던 셈이다.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북은 일단 신뢰 회복을 향한 첫 걸음을 무사히 뗐다. 키리졸브 한·미 군사훈련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산상봉 행사가 별 탈 없이 마무리된 것은 북측의 전향적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마땅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정작 남북이 넘어야 할 산은 이제부터일 것이다. 일각에선 당장 북측이 5·24조치 해제나 대규모 식량 지원과 같은 ‘청구서’를 꺼내들 것으로 보기도 한다. 천안함 폭침 등 무력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들이다. 쉬운 일부터 풀어나가는 남북 간 지혜가 요구된다. 어제 대통령 담화에 담기지는 않았으나 정부는 남북 간 신뢰 확대와 북한 비핵화 진전에 맞춰 다각도의 남북 간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갈 구상을 갖고 있다. 여기엔 북한 농·수·축산업 지원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 나진~하산 개발 프로젝트, 남-북-러 철도망 구축,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 입체적 계획이 망라돼 있다고 한다. 남북 간 협력의 열쇠는 북이 쥐고 있다. 조속히 고위급 접촉이 재개돼야 하며, 북은 화해·협력의 두 번째 단추를 꿰는 데 적극 호응해야 한다. 섣부른 도발 위협으로 대화에 찬물을 끼얹거나 무리한 요구로 높은 담장을 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완성 땐 사실상 남북 경제통일 시대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완성 땐 사실상 남북 경제통일 시대로”

    전성훈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내정자는 13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 “신뢰프로세스가 완성되면 남북한은 사실상 경제통일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전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전 내정자는 이날 ㈔한반도통일연구원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대북 5·24조치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뢰프로세스는 박 대통령의 ‘3단계 통일구상’을 실현하는 수단이자 행복한 통일로 나아가는 가교”라며 “정치통일을 마지막에 둔 것은 상이한 체제의 대립이라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직시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동포의 ‘먹는 문제’를 해결한 후에 정치통일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3단계 통일구상은 박 대통령이 2007년 4월 서울외신기자클럽 연설에서 밝힌 ‘평화정착→경제통일→정치통일’로 이어지는 통일 청사진을 말한다. 아울러 전 내정자는 “신뢰프로세스는 신뢰와 균형, 통합, 진화의 개념을 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뢰는 국정 전반을 포괄하는 큰 틀의 철학 개념이며, 균형은 특히 국방·통일·외교에 적용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또 통합에 대해서는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통합, 내부적으로는 남남 갈등을 줄이고 통일 관련 이견을 줄이는 내부통합을 다 아우르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진화에 대해서는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은 버려 진화된 대북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북·중 경제교류가 확대된 점을 거론하며 “5·24조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단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산상봉 대가 ‘중대 제안’ 기싸움… 회의·정회 반복 마라톤회담

    이산상봉 대가 ‘중대 제안’ 기싸움… 회의·정회 반복 마라톤회담

    12일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은 14시간 넘게 자정을 훌쩍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관계 개선을 놓고 전개된 남북 간 주도권 경쟁이 이번 접촉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된 모습이다. 남북은 양측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합의 결과에 반영하고 공동 보도문을 최종 도출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접촉에 대해 “상호 관심사를 경청했다”고 했지만 7년 만에 열린 고위 당국 간 만남답게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폭 1m 30㎝가량의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탐색전’으로 오전 회의를 시작했다. 특히 과거 남북회담을 진두지휘했던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차세대 대남 협상가로 불리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등의 노련한 북한 측 대표단은 자신들의 의제를 수용시키기 위해 우리 대표단을 상대로 압박의 수위를 높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전 회의가 탐색전이었다면 오후 회의부터는 서로 의제를 내놓고 본격적인 장기전에 들어갔다. 일단 이산가족 상봉 행사 추진과 관련해 행사의 차질 없는 추진을 원하는 우리 측 요구에 북한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미 군사연습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던 상봉 행사는 날씨 등의 악조건이 아니라면 성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대가로 ‘중대 제안’ 등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상호 군사훈련 중단과 비방·중상 중지 등 큰 틀의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이번 접촉을 제안하면서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핵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가능하다는 기본 입장과 더불어 인도적 지원의 전향적 확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제안의 수용에 대해서는 어느 범위까지 가능한지를 놓고 남북이 이견을 좁히기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5년과 현 정부 1년 이후 사실상 첫 만남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예상됐다”면서 “구체적인 합의를 기대하기보다 다음 접촉을 약속하는 정도로 합의해도 최선”이라고 말했다. 모두 5시간 넘는 정회 동안 우리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최종 지침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회가 수차례 있었던 것은 그만큼 남북이 최종 합의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받아주지 못하니 정회를 해서라도 하나의 양보라도 받아내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북한이 신경질이 나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지만 이제는 김 제1위원장의 압박 때문에 (자신들의 의제를) 관철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접촉 주체 청와대 직접 지목… 남북관계 중대 분수령

    북한은 지난 8일 오후 5시 서해 군통신 채널을 통해 고위급 접촉을 전격 제의했다. 우리 정부가 남북 간 접촉을 공식 발표한 건 사흘 뒤인 11일 오후 5시로 만 72시간 동안 남북은 비밀 협의를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정부는 이번 당국 간 회담의 공식 명칭을 ‘고위급 접촉’으로 규정했다. 이는 합의 도출의 정치적 부담이 있는 공식 회담보다는 격(格)을 낮추되 2, 3차 등 후속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이번 고위급 접촉 제안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확인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주장해 온 국방위원회 ‘중대 제안’ 등의 수용을 압박하는 등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이 고위급 접촉 주체로 ‘청와대’를 지목한 건 남북 간 현안에 대한 청와대 의중을 직접 확인하는 동시에 상호 합의가 필요한 의제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기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으로 대표되는 청와대가 대북 접촉의 전면에 나선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흔하지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남북 간 접촉이 향후 남북관계의 개선이냐, 악화냐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북한이 오는 24일 시작되는 키리졸브 등 한·미 군사훈련을 이번 접촉의 주요 의제로 삼아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돼 결렬될 경우 그 책임을 청와대로 전가시킬 수 있다. 이번 고위급 접촉이 남북 간 현안 전반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된다는 점에서 탐색전 양상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국방위 간부와 인민군 대좌를 대표단에 포함한 것에서는 군사적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의 핵심 관심사인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도 논의될 여지가 있다. 아울러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13일 방한에 앞서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대화 의지를 부각시키고,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방중 환경을 우호적으로 조성하는 대외적 성격도 짙다는 평가다. 우리 측은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향후 정례화 방안을 주요 의제로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핵 해결이 관계 개선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접촉을 통해 남북이 ‘의제 보따리’는 풀어 놓되, 구체적인 합의보다는 2차 접촉 등 후속 대화를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상호간 뿌리 깊은 이견만 재확인된다면 관계 냉각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미 훈련 중단 등 요구 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앞으로 대결 국면으로 가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자칫 이산가족 상봉을 틀어버리는 상황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라시아 철도 성공 5·24조치 해제가 우선”

    “유라시아 철도 성공 5·24조치 해제가 우선”

    중국 훈춘(琿春)과 단둥(丹東)에서 만난 현지인과 중소 사업가들은 유라시아 철도의 성공이 ‘5·24 조치’ 해제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5·24 조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한 일종의 제재조치로, 남북교역 중단과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2007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야생화 사업을 해온 이정수(44)씨는 “현재는 북한 물건이 중국에 들어갔다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바뀌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는 비효율적인 상황”이라면서 “유라시아 철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5·24 조치의 해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훈춘에서 중소 여행사를 운영하는 김모(45)씨도 “박근혜 대통령 말대로 통일은 ‘대박’인 게 맞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5·24 조치를 해제해 민간교류가 자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켜 통일 비용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둥 지역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단둥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5·24 조치라는 것이 북한으로의 현금 유입을 막는 것인데 그 자리를 중국이 대체하고 있어 북한 입장에서는 손실이 없다”면서 “경제 주도권만 중국에 빼앗기고 있는 셈이고 유라시아 철도 등을 통해 빨리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국기업들이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에 참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이번 투자 허용은 5·24 조치 해제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北 겉으론 1인 지배 강화… 민심 이반에 통치기반 약화될 수도

    [北 장성택 전격 처형] 北 겉으론 1인 지배 강화… 민심 이반에 통치기반 약화될 수도

    ‘장성택 처리’를 처형으로 마무리하면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1인 지배체제는 외견상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북한 엘리트층의 내부 동요와 민심 이반 등이 확산되면서 김 제1위원장의 통치 기반이 오히려 약화되거나 체제 불안의 징후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북한 내부 불안을 희석하기 위한 대남 도발 등 대외 강경 행보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왼쪽) 동국대 석좌교수는 13일 “장성택 제거를 통해 절대 군주의 위상을 과시한 김정은의 통치 기반이 표면적으로는 강화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숙청 불안감이 커지고 복지부동으로 인해 체제 효율성도 매우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통치술이 변수가 된다”면서도 “당장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더라도 북 체제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어느 순간 임계점에 이르면 급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성택 처형 사태가 장기적인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장성택이 직책을 갖고 과도한 권력을 형성하면서 김 제1위원장 등 반대 세력에 반격을 당한 것”이라며 “1997년 심화조 사건과 마찬가지로 2~3년 장성택 일당을 솎아내는 숙청 작업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긴장 정책 구사와 남북관계 경색 가능성은 양면적인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체제가 철권통치의 강경 노선을 예고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동요가 커질수록 대남 도발을 일으켜 관심을 남쪽으로 돌리는 책임 전가 전술을 펼 것”이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부터 남북 간 긴장 수위가 고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처형된 장성택이 남한에 편승했다고 비판받는데 북한에서 누가 남쪽과의 협력을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대남관계가 앞으로 지뢰밭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현익(오른쪽)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양면적인 대남 전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최대 과제인 경제 문제 해결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강경 기조를 예단할 수 없다”며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등을 요구하고 남한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대남 선전선동 강화할 듯… 일각선 “영향 제한적”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 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향후 남북관계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 부위원장은 장거리 로켓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반대한 것은 물론 경제개혁 조치와 특구 조성 및 외자 유치를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을 도모한 인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실각 원인이 노선투쟁에 따른 것이라면 남북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의 실각 배경으로 내부 권력투쟁, 노선갈등, 개혁개방 과정에서 이권이 재분배되면서 소외된 세력의 집단반발 등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북한의 정책결정 과정 자체가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지면서 남북관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장성택으로 대표되는 경제와 평화를 강조하는 세력이 자주·존엄 및 선군(先軍)을 강조하는 세력의 조직적인 공격에 직면한 노선투쟁의 결과라면 악영향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체제 불안 시기마다 결속을 도모하기 위해 외부와의 갈등을 조장하고 도발을 감행해 온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런 점에서 장성택 실각 이후 남북관계는 올해 초 3차 핵실험 직후처럼 악화할 수도 있다. 북한이 대남 선전선동과 비방 공세를 계속하면서 남북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이 알려진 것처럼 경제를 잘 아는 인물이고, 그의 실각으로 군부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도발 가능성은 물론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교수는 “김정은이 경제 개혁과 개방드라이브를 거는 데 장성택이 속도 조절을 얘기하면서 제동을 걸었다는 일각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남북관계가 속도를 낼 수도 있다”면서 “장성택을 희생양으로 삼아 개혁·개방 정책에 제동을 거는 과거 관료들과 노장층에 대한 세대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성택의 실각은 분명 남북관계에 부정적 요인이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실각은 최룡해와의 권력 투쟁에서 밀렸다기보다는 김정은의 홀로서기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북한 권력 수뇌부에서 균형추가 강경으로 돌아서겠지만, 경제살리기는 체제 유지의 차원이기 때문에 돌이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강산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등 우리 정부가 돌파구를 어떻게 열어 가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온도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러 정상회담] 대북 ‘5·24조치’ 탄력 적용 가능성 고조

    [한·러 정상회담] 대북 ‘5·24조치’ 탄력 적용 가능성 고조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남한 기업의 북한 내 신규 투자를 금지한 ‘5·24’ 조치의 탄력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형평성 차원에서 개성공단 이외 북한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의 우회적인 투자 요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5·24 조치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계기로 사실상 ‘우회로’가 열린 만큼 조금씩 예외를 둬가며 다른 사안에도 5·24 조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5·24 조치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간접투자도 무조건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해당 사업의 성격,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북한의 태도 등을 종합 검토해 판단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우리 기업들이 현장실사를 할 수 있도록 방북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나진-하산 물류 협력 사업 양해각서(MOU)’ 체결 문제를 거론했다. 이 사안을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는 방증이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은 합작회사를 설립해 2008년부터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 54㎞ 구간을 개·보수하고 나진항을 현대화하는 복합 물류 사업이다. 정부는 이번 MOU를 통해 합작회사의 러시아 측 지분 일부를 코레일과 포스코, 현대상선 등 3개사 컨소시엄이 2100억여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MOU는 러시아 측이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구상)’ 등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얻고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對北투자 허용·남북경제특구 확대 검토

    정부가 앞으로 여건이 조성될 경우 남북 간 경제협력을 재개하고 대북 투자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제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7일 확정했다. 이는 남북 관계가 진전될 경우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고 남북 경협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은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대북정책의 방향을 담은 것으로, 2차 기본계획에는 북핵 등 안보 문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한의 태도에 따라 대화, 협력을 확대 추진할 수 있다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반영됐다. 남북 경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는 ‘교역 재개→기존 경협사업 정상화→신규 경협사업 승인’ 등 단계적으로 대북 투자 허용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남북 관계 상황을 봐 가며 개성공단을 확대하는 것 외에 추가로 다른 지역에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남북경제특구 개발 계획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아직 부지 선정 등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특구를 추가 개발할 여지도 있기 때문에 기본계획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현재 5·24조치 해제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제를 기술한 부분은 지난 9월 25일 공개한 초안보다 어조가 강해졌다. 당시 정부는 북핵 불용 원칙을 10대 추진 과제 다섯 번째 항목인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 추구’안에 작은 제목으로 포함시켰지만 확정안에서는 10대 추진 과제의 큰 제목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서해평화협력지대 조성 등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1차 기본계획(2007년 11월 작성)의 핵심 추진 과제는 대부분 빠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남북 관계 때문에 1차 계획은 교류 협력과 대화, 10·4선언 이행과 관련한 사업 위주였지만 2차 계획에는 실질적 통일 준비와 관련된 과제를 균형 있게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며 2차 계획은 2017년까지 유효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5년 만의 면피성 만남/이현정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5년 만의 면피성 만남/이현정 정치부 기자

    기다림은 길고 만남은 아쉬웠다. 2007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빈손으로 쫓겨난 금강산 기업인들은 생활고에 지쳐 5년간 20여 차례 통일부 장관실 문을 두드린 끝에 지난 23일 류길재 장관과 마주 앉았다. 금강산 관광 주무부처의 수장이 금강산 기업인들을 만난 건 관광 중단 이후 처음이었다. 긴 기다림 끝에 성사된 면담인 만큼 기대감은 컸다.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영세업체 모임인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는 이날 면담에서 당장의 생계와 직결된 대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참석자들이 전한 류 장관의 발언은 통일부의 공식발표와 상당한 온도 차를 보였다. 한 참석자는 류 장관이 금기협의 추가 대출 요구에 대해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거론하고는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기업인들 입장에선 5년간의 기다림 끝에 다시 기약 없는 정부의 약속을 받아든 셈이다. 정부는 관광 중단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금강산 협력업체들에 총 115억원의 특별대출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투자금액의 5.8%밖에 대출이 안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강산 기업인들을 추가 지원하게 되면 정부는 형평성에 맞춰 5·24조치로 피해를 입은 남북경협기업들도 지원해야 한다. 사정은 딱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는 민간 기업 피해를 모두 세금으로 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금기협 면담 과정에서 보여준 통일부의 태도다. 통일부는 금기협과의 면담을 비공개에 부쳤다. 금기협 관계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모두발언도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방침은 면담 당일에서야 금기협에 통보됐다. 금기협 관계자는 “왜 우리가 장관과 만나는 것조차 감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기협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너무 공개적으로 하면 금강산 관광을 당장 재개하는 듯한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줄 수도 있어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면담 전날인 22일 류 장관이 서울외신기자클럽과의 간담회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 있다”고 발언한 것이 당장 관광을 재개하는 것처럼 비쳐 부담스러웠다는 게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면담 직후 예정된 금기협 기자회견도 통일부가 남북회담본부 밖에서 진행할 것을 요구해 20여분간 기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회담본부 밖은 사람이 서 있을 여유공간이 없는 차도다. 결국 회담본부 건물을 사진에 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기자회견은 정원 쪽을 등지고 진행됐다. 면담 의미의 확대해석을 막는 데 급급한 정부의 태도에 금기협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 상처를 입어야 했다. 근본적 해결책은 관광 재개다. 그렇다고 마냥 관광 재개만 기다리기에는 기업인들의 사정이 절박하다. 파산과 가정파탄으로 자살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진정성 있게 경청하는 자세와 실질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제도개선 협의 ‘헛바퀴’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 지 7일로 3주가 지났지만 남북이 합의한 제도개선 협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전처럼 공장만 돌아가고 있을 뿐 개성공단 ‘시즌 2’의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한 상태다. 남북은 연내 전자출입체계(RFID)를 도입, 일일단위 상시 통행을 실시하고, 역시 연내를 목표로 개성공단에 인터넷과 이동통신을 시범 공급하기로 했다. 통관의 경우 ‘전수 검사’ 대신 50%의 화물만 검사하는 ‘선별 검사’ 방식을 도입하는 쪽으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3통(통행, 통신, 통관) 분과위원회는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예정됐던 3통 분과위를 돌연 연기한 뒤 차기회의를 미루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어진 북한이 제도 개선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제도개선 합의를 완전히 도출하지 않고 공단을 재가동하는 바람에 ‘갑’의 자리를 북한에 내주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분과위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일부 늦어지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무것도 진행되는 게 없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기술적 문제만 남았기 때문에 연내 제도 개선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 경색 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내 제도 개선 실행이 불투명해진 게 아니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개성공단 국제화의 첫걸음이나 다름없는 공동투자설명회(31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부는 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개성공단에 신규 대북 투자를 금지한 ‘5·24조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키로 방침만 정하고 구체적인 기준은 세우지 못했다. 아직 해외 기업 모집 공고 등 관련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국내 기업은 (신규 투자가) 안 되는데 외국계 국내 기업은 가능한, 그런 부분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논리가 물고 물리기 때문에 단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국제화에 ‘5·24조치’ 탄력 적용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한 외국 기업 투자 유치 등과 관련해 2010년 3월 천안함 사태 이후 신규 대북 투자를 금지한 ‘5·24 조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 투자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 추진 문제가 5·24 조치와 상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6일 “‘5·24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부는 2011년 중단된 개성공단 내 공장 건축 공사 재개,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신축, 도로 개·보수 등을 허용하는 등 개성공단 등과 관련해서는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 바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외국 기업의 신규 투자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5·24 조치에 저촉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국내 기업에 맞춰진 개성공단 관련 법과 제도를 고려해 외국 기업의 직접 투자보다 한국 법인을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을 유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 공동 투자설명회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적어도 개성공단에 있어서는 5·24 조치가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 연기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론한 대남 비난 재개 등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박 대통령을 ‘괴뢰 집권자’라고 지칭하는 등 비난 공세를 이어 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류 통일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해결 과정을 시금석 삼겠다”

    류 통일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해결 과정을 시금석 삼겠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1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3대 선결 조건(진상 규명, 재발 방지, 신변 안전 보장)을 북측과 논의하면서 개성공단 해결 과정을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내외신 간담회에서 ‘금강산 문제도 개성공단 수준에서 남과 북을 재발 방지 주체로 명시해 풀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남북 관계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준거로 적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재발 방지 문제 역시 남북 공동 보장 방식으로 풀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기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무엇보다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 관광 재개의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즉각 “남북 간 현안 문제를 남북이 공동으로 대화를 통해 협의·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원론적 언급으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자체를 남북 공동 책임론으로 풀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류 장관은 또 “금강산 관광 재개 조건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고 말했다. 5·24조치의 단계적 해제 문제에 대해선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문제를 하나씩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수해 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의 피해 상황 등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현 남북 관계를 “불신이 매우 높으며 어떤 의미에선 신뢰가 아예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 상태”라고 평가한 뒤 “우리가 주도해 신뢰에 입각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설명서는 34쪽 분량의 소책자 형태로 제작됐다. 정부는 기존 대북정책 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되 새로운 방안을 추가하지는 않았다. 3단계(신뢰 구축→사회·경제적 인프라 협력→비핵화 진전과 연계한 대규모 지원) 남북 협력 확대 등 구체적 로드맵을 담은 소위 ‘액션플랜’도 담기지 않았다. 류 장관은 “신뢰가 핵심이기 때문에 단계별로 도식화하는 것은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판문점 실무회담’ 역제의 배경은?…北, 어떻게 나올까

    ‘판문점 실무회담’ 역제의 배경은?…北, 어떻게 나올까

    북한의 개성공단 방문 허용 입장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역제안한 가운데 그 배경과 북측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4일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오는 6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공식 제의했다. 앞서 3일 오후 북한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개성공단 기업인과 관리위원회 관계자의 방북 허용 입장을 남측에 전달했다. 같은 날 오전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계·전자부품 업체들이 공단에 남아 있는 설비 장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전격 밝힌 데 대한 조치였다. 정부가 북측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역제안한 것은 당국 간 회담으로만 개성공단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정부의 기존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진정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풀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포석도 함께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제안대로 기업인과 관리위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할 경우 개성공단이 4월 파행 상태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식의 정상화를 이룰 수는 있지만 이런 해결 방식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가운데 개성공단 문제를 정상화할 경우 앞으로 언제든 북한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인식이다. 정부가 이날 판문점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의제로 예시한 데에는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개성공단 문제 논의를 위한 회담 제의를 북한이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이 다시 역제안을 해올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정부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이 실무적으로 풀어야 할 상황이어서 북한도 실무회담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경협의 마지막 끈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북한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지난달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담화문을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하고 이를 통해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5·24조치 해제 등 남북관계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려 한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경제난 해소와 각지에 외자 유치를 통해 조성하려는 경제개발구의 성공을 위해 남북 문제를 풀어갈 필요성이 북측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 유관국과 관계 개선 및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국가의 남북대화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또 이번 제의를 거부하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다시 잡기 요원하고 실무회담은 수석대표의 격 문제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실무회담에 북한이 응한다고 해도 개성공단 문제의 해결이나 추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를 일종의 ‘북한 길들이기’와 북한의 변화를 위한 장으로 활용하면서 북한에 대한 요구 수위를 높여가면 남북 간 실무회담은 한두 차례로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남북 당국회담이 불발된 이후 조평통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행보를 ‘북한에 대한 무장해제와 체제 변화’를 노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당국회담 무산] 남북 연락채널 닷새 만에 또 ‘불통’

    남북 당국회담 무산으로 대화의 물꼬가 막히면서 판문점 연락채널도 재가동 닷새 만에 다시 불통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우리 측 연락관이 오전 9시와 오후 4시 각각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한 측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7일 재가동한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11일에도 우리 측이 건 전화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판문점 채널을 차단했었다. 당시는 사흘 전 우리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라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없었다. 앞서 전날 북한은 우리 정부에 남북당국회담을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북남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아직 채널이 끊겼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며 “내일 다시 전화를 받을 수도 있으니 완전 단절 여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연락사무소 연락관들은 통상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쯤 업무개시 통화를, 오후 4시쯤 마감 통화를 해왔다. 또 주요 사안이 있을 때는 이 채널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아 왔다. 판문점 채널이 끊기면 당분간 남북 사이의 대화 단절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우리 측이 2010년 5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북 제재조치인 5·24조치를 단행하자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폐쇄했다가 2011년 1월 복원했다. 이보다 앞선 2008년 11월에도 우리 정부의 유엔총회 대북인권결의안 공동제안에 반발해 차단했다가 2009년 8월 25일 복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5·24조치 3년… 남북경협 봄날은 언제 오나

    5·24조치 3년… 남북경협 봄날은 언제 오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취한 5·24 대북 제재 조치가 시행된 지 24일로 만 3년이 됐다.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전면 불허하는 것은 물론 남북교역 중단과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대북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5·24 조치를 해제하거나 완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5·24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유도하며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다만 장기간의 경협 중단으로 기업들이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5·24 조치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선 인수위 시절 단계적인 완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유일하게 남아 있던 개성공단을 통한 교류마저 끊어졌다. 지난 3년간 개성공단 사업을 통한 남북교역액은 남북교역 총액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99% 이상을 차지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난달 남북교역액은 3월에 비해 90% 가까이 줄어 1990년대 중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물론 5·24 조치는 잠정 조치인 만큼 앞으로 한반도 정세 및 남북관계 개선 등 새판짜기가 이뤄질 경우 완화 또는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5·24 조치를 비롯한 대결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방송은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구실로 전면대결 선언이나 다름없는 5·24 조치를 취했다”면서 “정권이 바뀐 지금도 반공화국 대결 소동이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생각나눔] 남북문제 출구 인천에서 열리나

    지자체 차원의 교류가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송영길 인천시장의 남북교류사업 강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제2 개성공단’ 격인 강화교동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인천발전연구원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임산부·영유아 지원과 공동방역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저돌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북 대화론자인 송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 시는 말라리아 공동 방역과 농·산림업 분야 남북교류 사업을 강화하고자 세부 계획을 마련했다. 교류사업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위기가 풀릴 때를 대비해 두자는 취지다. 시는 이들 사업을 2005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2010년 5·24조치 이후는 한 차례만 진행했다. 이들 사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크거나 북한의 민생문제와 관련된 것은 적극 모색한다는 것이다. 특히 말라리아 공동방역은 해주 등 황해도 지역의 모기가 접경지인 인천 강화군 등으로 날아와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남북에 모두 필요한 사업이다. 북한 산림녹화사업의 경우 인천에 유치한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해 관련 국제기구와 협력하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은 2011년부터 중국 단둥에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해 축구화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이 사업마저도 위태로웠으나 현재 북한 근로자 28명이 정상 근무하고 있다. 강화교동평화산업단지는 강화군 교동면 3.45㎢에 인천시가 공장을 설립하고, 북한이 근로자를 파견해 운영한다는 구상으로 단계별로 추진된다. 현재로서는 실현성이 크지 않지만 시는 중·장기적으로 정부협의 등 평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인천시의 ‘드라이브’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정치·군사적인 측면의 부하가 걸린 정부보다는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자자체가 방역사업, 산림녹화 등 부담 적고 실용적인 측면의 교류를 진행함으로써 경색된 남북 문제의 출구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정부 방침이 강경하더라도 지자체는 유연하게 북한과 접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개성공단 기업에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

    정부가 24일 고사 위기에 몰린 개성공단 123개 입주기업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지원대책은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 긴급 경영안전자금 지원 등 정책자금을 통해 조업중단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입주기업들을 응급 처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통일부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의 규모와 지원 대상 등 세부적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특별대출 총규모는 지난해 5·24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서 피해를 입은 기업에 지원된 569억원과 비슷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청도 17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전자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25개 입주기업의 160억원 규모의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입주기업에 조기 지급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입주기업의 대기업 납품거래 해지 상황을 점검하며 납품기일을 연장해 주는 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입주기업의 고용 유지를 위해 실업급여 지급, 재취업 지원 등 대책을 수립했고 안전행정부는 개성공단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지 않는 대신 취득세 등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지방세 징수유예 등으로 이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입주기업 대책을 중간 발표한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입주기업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조 단위에 달한다”며 “정부가 특별대출을 검토한다고 하지만, 공단이 중단된 상태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5·24조치 철회 - 특사 파견 놓고 여야 ‘대북 결의안’ 시각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 가는 가운데 여야가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대북 결의안’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결의안에 ‘대북 특사 파견’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 조치 철회’ 주장이 담겼기 때문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촉구 결의안’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의안에는 “3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 당국의 핵무기 개발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과 함께 “정부는 특사 파견 등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와 “천안함 폭침 사건 발생 이후 내려진 대북조치(5·24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5·24 조치는 2010년 5월 24일 정부가 남북교류, 우리 국민 방북 불허, 북한에 개성공단을 제외한 신규투자 불허 등의 조치를 내린 것을 말한다. 새누리당은 특사 파견과 5·24 조치 철회 주장에 강하게 반대했다. 외통위 소위 위원인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양쪽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어서 논의하기조차 힘들었다”면서 “차라리 ‘개성공단 재개 촉구 결의안’이었으면 논의를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핵도발 위협에 대화 제의도 거절하고 있는데 난데없는 대북 특사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천안함 3주기] 천안함 또다른 그늘… 단절된 경협

    북한에서 모래 등을 들여와 판매하던 인천의 A사는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로 매출이 끊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했다. 막대한 돈을 들인 북한의 채취 설비는 고철이 됐다.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B사의 사업자는 남북교역 중단 이후 공장 현황 등을 살피기 위해 북측 사업 파트너를 만났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북측이 그간의 설비 관리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금액은 이 사업자가 기존에 투자한 금액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개성공단을 뺀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북 경협 사업자들은 3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자산이 경매에 넘어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이혼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3년을 지냈다. 천안함 사건의 또 다른 ‘그늘’이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규모 추산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수십억원 수준이다. 2011년 국회 남북경협 실태조사단은 업체당 평균 38억 8000만원, 2012년 대한 상공회의소는 업체당 평균 19억 4000만원, 대북업체 모임인 남북경협 활성화 추진위원회는 업체당 평균 50억원으로 추산했다. 남북경협 기업 실태조사단이 자체 확보한 명단에 기초해 2011년 3월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017개 업체 가운데 400여개 업체가 연락이 닿지 않거나 폐업 상태였다. 일반교역과 위탁가공업체들은 거래선을 해외로 전환할 수 있지만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은 북한에 공장 등 고정 투자 자산이 있어 피해가 더 컸다. 남측 사업자가 투자한 공장과 설비 등을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가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자기 사업장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개성공단 역시 후발업체들은 신규 투자 규제로 누적 적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5·24조치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단행한 조치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방북·신규투자 불허 등을 담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