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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북정책 원칙과 유연성의 불편한 진실/유호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과

    [열린세상] 대북정책 원칙과 유연성의 불편한 진실/유호열 고려대 교수 북한학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되었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 수석대표 회담이 이미 2차례 개최되었고 조만간 2차 미·북 간 회담도 성사될 전망이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운영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에 대해 보완책을 주문하였다. 7대종단의 대표단 역시 평양을 방문하여 북측과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왔다. 러시아 천연가스 송유관의 북한지역 통과 등 남북한-러시아를 잇는 새로운 경협이 가시권에 들어오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이러한 일련의 변화 조짐을 놓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 근간인 ‘비핵-개방-3000’이나 원칙 있는 대북 접근이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연한 상호주의, 신축성 있는 접근, 실용적 대북정책 등 변화를 암시하는 수식어가 언론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나 혼선을 초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통일부장관이 교체되고, 싫든 좋든 조기에 선거 정국으로 접어든 이상 정부로서는 신속히 입장을 정리해야 그마나 레임덕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하고자 할 때 핵심은 천안함 폭침 이후 발표된 5·24조치의 존치 여부일 것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시인, 사과, 책임자 처벌 등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으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규모 식량원조나 경협을 통해 북한의 비위나 맞추고 적당히 화해협력의 모양새를 갖추려 했던 방식은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시킬 수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도 하다. 반면 정책의 원칙보다 당면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소위 유연한 접근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면서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대화를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되 이를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5·24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함으로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 남북관계를 활성화하려는 복안인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우리 입주업체의 민원을 청취하는 형식을 빌려 개성공단 내 건축이나 금융제재 완화, 개성과 개성공단 간 도로 보수, 통근 버스 운행 등 5·24 조치를 완화하는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이처럼 원칙을 고수하며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노력은 남북관계의 경색에 대한 안팎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국 북한이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지 않더라도 임기말까지 원칙을 고수할 경우 차기 정부에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점에서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유연한 접근은 남북관계의 경색과 이로 인한 한반도 정세의 긴장국면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나 북한의 태도나 반응에 그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타협책이다.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칙의 고수가 역사적 접근이라면, 유연성은 보다 정치적이고 정무적 판단에 기초한 접근법이다.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할 때 장단점이 있듯이 유연한 접근 역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의 전환기에서 원칙과 유연한 접근이 혼동되거나 무분별하게 혼용되어서는 안 된다. 원칙과 유연성을 단순 합성하여 중간자적 입장에서 문제를 풀려고 할 경우 자칫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하며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되면 안 된다. 유연한 접근은 방법이자 전략이다. 원칙만 있고 전략이 없어서도 안 되지만 원칙 없는 전략은 더더욱 위험하다. 대북정책은 어느 한 정권의 임기 내에 완성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인도적 지원 확대, 사회문화 교류협력과 개성공단 활성화 등 새롭고 유연한 접근이 지난 3년반 동안 지속된 원칙의 일관성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단계적이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갖고 차분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개성공단은 경제·평화공동체 상징 5·24조치 탄력적인 적용 필요”

    30일 개성공단을 5시간 남짓 방문하고 온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의 어려움을 실감했다.”는 말로 대북정책 기조의 전환을 예고했다. 지금의 남북 간 교착상태가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 인식을 담아냈다. 홍 대표는 오전 8시 10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하기에 앞서 “실무 방문이긴 하지만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는 것은 정치인의 책무”라고 밝혔다. 방문을 마친 뒤에는 “이번에는 실무 방문이었지만 기회가 있으면 정치적 방문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로부터 현황을 보고받고 폐기물 처리장, 종합지원센터 등 공단 시설을 둘러본 뒤 입주 기업 2곳의 생산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공단에 가보니 입주 업체들이 남북 경색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공단 가동률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방북 결과와 관련해 “개성공단에 한해서는 5·24 조치가 더욱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이에 대해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비장한 표정으로 출경한 그는 오후 3시 환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발표한 내용들이 5·24 조치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어떻게 해결할 건가. -5·24 조치 중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성 있게 조치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면서 평화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한해서는 5·24 조치에 좀 더 탄력적으로 대처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 →개성공단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 등 추가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 있나. -오늘은 실무 방문이었다. 기회가 있으면 정치적 방문도 고려할 수 있다. 문제는 북측의 성의 있는 태도다. →한나라당 대표로 처음 방북했는데 심경이 어땠나. -2007년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자격으로 개성공단 기술교육센터 착공식에 갔다 온 일이 있다. 당시에는 공단이 참으로 황량했는데 어느 정도 공단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봤다. 현재 공단 입주율이 37%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입주율을 높이는 데 좀 더 역점을 둬야겠다. →이런 입장에 대해 사전에 정부와 교감이 있었나. -정부와 교감이 없으면 방북 승인이 날 수 있었겠나(웃음). 도라산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의 눈] 새 통일장관이 해야 할 일/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새 통일장관이 해야 할 일/김미경 정치부 기자

    요즘 외교·안보가의 모든 눈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류우익 전 주중국 대사에게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도 대화 상대”라며 북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해 온 류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대북 정책에 긍정적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다수의 대북 전문가들도 “이명박 정부가 남은 1년 4개월 동안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류 장관 후보자가 내정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통일부는 현 정부 들어 북한과 대립각을 세워 왔고 지난해 5·24조치 단행 등 대북 강경책을 고수해 오히려 통일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년 6개월간 주중 대사를 역임한 것 외에는 외교안보정책 관련 경험이 없는 류 후보자가 통일부의 존재 의미와 역할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다. 또 “남북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유연성을 낼 부분이 있는지 궁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통일부가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신임 통일장관 임명은 내년에 예상되는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변화를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을 비롯, 미국과 러시아는 대선이 예정돼 있고 중국도 최고위 지도자의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를 앞두고 대외활동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정책을 주도해야 하는 통일장관은 ‘창조적 마인드’를 갖고 적극적인 정책 운용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종료 2개월 전에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의 교훈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임기 말 무리한 레거시(유산) 쌓기에 연연하기보다는 남북 관계 개선 및 비핵화 진전 등 북한의 진정한 변화 유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북·러 회담 단기적 성과 어려워 6者재개 북·미 남·북 대화 중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경제 협력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6자회담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러시아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남북 간 신뢰 구축 및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단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우려 정부 당국자는 22일 “지난 3월 북·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러시아 측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를 북측에 전달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 측이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역할과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는 러시아의 역할보다 북·미, 남북 간 대화 진행 과정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6자회담 재개에 단기적인 성과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자회담 재개 등 비핵화는 북·미 관계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에 북·미 간 접점을 찾는다면 이번 북·러 회담이 6자회담 과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미 간 해결이 지연될 경우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新) 냉전구조를 굳히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남·북·러 가스관 및 철도 연결, 송전선 구축 등 3대 경협에 대한 전망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한반도 정세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장기과제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대 경협 전망도 신중론 우세 한 대북 소식통은 “북·러 경협이 진전되려면 러시아의 대북 투자가 필요한데 러시아 국내법상 북한의 구소련 채무(90억 달러 규모)가 해소돼야 가능하다.”며 “남·북·러 가스관 사업도 기업 간 협력은 가능하겠지만 5·24조치가 유효한 상황에서 당국 의지가 포함된 구체적인 논의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새달 3일 남북경협정책토론회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는 6월 3일 오후 2시 국회헌정기념관에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김동철 의원과 공동 주최로 ‘5·24조치와 남북경협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제10차 남북경협정책토론회를 연다.
  • “北 변화 유도 못하고 효과 미진… 지원 늘려 대화물꼬 터야”

    “北 변화 유도 못하고 효과 미진… 지원 늘려 대화물꼬 터야”

    북한과의 교역 중단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가 발표된 뒤 1년이 지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5·24 조치는 ‘목적 달성에 실패한 전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번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북·중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우리 정부가 인도적 지원 확대를 통해 대화 재개에 나서는 등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24 조치는 당초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시인, 사과 등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이뤄졌으나,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점에서 전문가들은 ‘효과가 미진했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을 고립시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했으나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갔다. 차라리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칙 있는 대북관계를 모색하는 정부로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민족 내부의 혈연적 성격이 강한 남북한 관계에서 인도적 지원이 축소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정부 고위당국자가 밝힌 ‘3억 달러 효과’ 논란에 대해서는 5·24 조치로 인해 남측이 입은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남북교역 중단으로 인한 일반 교역, 위탁, 임가공업체의 손실, 개성공단 축소, 항공기 우회 등을 계산하면 북한의 10배 이상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고,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항공기 우회로 인해 미주노선의 경우 1회 30분, 4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1년간 40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더 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상만 중앙대 교수도 “연간 3억 달러의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의 대중국 교역으로 대체됐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24 조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즉각 해제하기보다 인도적 지원 확대를 통한 대화 재개 방안을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사과를 원하는 국민정서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해제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우리 스스로 5·24 조치에 얽매여선 안 된다.”고 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기보다는 한편으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대화를 통해 5·24조치를 풀어야 한다.”면서 “정치상황에 변화가 오더라도 최소한의 남북교류는 지속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규모 식량을 인도적 지원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연한 대처도 주문했다. 이상만 교수는 “김정일 방중으로 북·중 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면 5·24의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커지기 전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윤 회장은 “정부의 원칙 일관성에 피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주도적으로 대화를 재개하는 통 큰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조원 교수도 “북한도 남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므로 남북 양측 모두 대화의 수요는 있다.”면서 “퇴로가 막힌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 교수는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이 이뤄지고 북·중관계를 바탕으로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성숙되면 남측이 대화에 따라가는 형국이 될 수 있다.”면서 “낮은 급의 대화 접촉을 늘려 가면서 최후에 정상회담에서 재발 방지와 미래지향의 상향식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를 전망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를 전망하다

    새해 들어 북한의 대남 대화 공세가 거세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잊은 듯, 남북 간 회담을 무조건 개최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만큼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이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8개월 만에 재개하고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등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와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2월 11일, 개성공단 관련 회담을 2월 9일 갖자고 제의한 1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대화에 대한 통일부의 대책과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정부중앙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대담=이도운 정치부장 ●대북정책 →북한의 대화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도발이 있었고, 북한이 연초 공동사설과 연합성명·담화·통지문 등을 통해 무조건적 대화를 하자고 한다. 지난해 그렇게 엄청난 사태를 저질러 놓고 그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면서, 그러나 무조건적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국제관계나 심지어 개인관계도 진정성을 읽을 수 있어야 대화를 한다. 과연 북측이 우리한테 소위 말하는 무조건적 대화를 하자는 것이 형식과 내용면에서 진정으로 그것을 읽을 수 있느냐에 회의를 갖고 있다. 우리는 남북 간 대화를 한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또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그리고 남북 간 가장 중요한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대화가 레토릭일 수도 있지만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면 안 된다. 대화의 결과가 생산적이어야 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과거는 잊고 그러다가 또 도발하고, 또 대화하자고 해서 없던 것으로 해서는 남북관계 발전이 힘들다. →연평도 포격 등과 관련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도발에 대한 시인과 책임 있는 사과 등 그동안 요구한 차원이다. →정부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응하면 바로 대화가 이뤄지나. -그 논의를 대화하자고 제의했으니 다른 전제 조건이 없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논의해서 다음 대화 단계로 간다고 이해하면 된다. 미국도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해야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비핵화에 대한 것은 진정성이 확인되고 대화해서 생산적인 결과를 가질 수 있다면 또 후속 대화에서 다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년업무보고에서 제시된 북한의 변화 유도는 어떻게 가능한가. -북한이 바람직하게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우리가 해 나가야 한다.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하지 못하면 남북관계 발전이 어렵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유도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이뤄가야 한다. →북한 주민을 북한 정권과 분리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는 건가. -예를 들면, 인도적 지원에 있어 북한 주민들이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돼야 한다. 분배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더 적극적으로 북한 주민을 지원할 수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도 강화돼야 한다.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제대로 가고 있는지 논란이 많았다. 수혜를 받아야 할 주민들에게 제대로 혜택이 가도록 강화해 나가겠다. →인도적 지원도 연평도·천안함·비핵화 문제가 선결돼야 하나. -순수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 안보상황과 관계없이 한다고 정부가 말해 왔다. 지난번 적십자회담 이틀 전에 연평도 도발이 있었다. 이런 사태는 매우 엄중하다고 보고 있다. 일단은 인도적 지원이 중단됐지만, 정신은 그렇게 갖고 있다. 다만 상황은 사실상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에 고려하기 어려운 정도의 상황이라고 말씀드린다. 그 문제는 역시 천안함·연평도 문제 등 북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대화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떤 메시지인가. -남북대화는 문을 닫고 할 것이 아니라 열어 놓는다는 기본 입장을 가져왔다. 연평도 포격 등 엄청난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과연 상대방이 남북관계를 제대로 살려 나가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대화의 문은 원칙적으로 열어 놓겠지만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이 여러개인데 비공식 등 다양한 채널을 열어 놓는 것인가. -정부는 논평에서 연평도 문제 등에 대한 당국 간 대화를 얘기했다. 이는 매우 구체적인 제의이자 표현이다. 백(비공식) 채널을 말할 시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당국 간 대화를 제의했으니 지켜봐야 한다.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은 유효한 것인가. -아직 유효하다. 또 그렇게 나가야 남북관계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지 않고 남북관계 발전을 이룰 수 있나. 북한이 대외적으로 나와 국제사회와 발을 맞추지 않고 미래가 있겠나. 남북이 협력하지 않고서 발전할 수 있나. 그런 과정을 통해 북한의 소득을 일정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식량문제 해결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일정 수준의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다. 북한은 우리 정책이 강경하다고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강경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외개방이 아닌 정책이 바람직한 정책이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우리 정책의 진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본격 가동되지 않고 있지만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정부는 이 정책 기조를 계속해서 끌고 갈 것이다. →북한의 비핵·개방 대가로 약속한 3000달러 소득은 약하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는 소득 3000달러로 가기 위해 수십 년간 노력했다. 1960~70년대 어려움을 거쳐 1980년대 후반에서야 이뤘다. 전세계 저개발국, 개발도상국도 자력으로 이 수준에 간 국가는 많지 않다. 더욱이 북한 사정을 보면 높은 수준이다. 또 2000달러든 3000달러든 거쳐야 5000달러로 가고 1만달러도 간다. 3000달러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중간 목표이지만 이 자체로도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힘들다. ●남북관계 →위키리크스에 남북정상회담 접촉이 나온다.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나. -위키리크스에 대한 공식 언급은 하지 않겠다.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상황 변화에 따라 정상회담을 나중에 생각할 수 있나. -회담이라는 것은 실무급이 잘되면 고위급도 되고, 이것이 잘되면 최고위급으로도 갈 수 있다. 가능성 자체를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회담의 수준 문제는 다 열려 있는 것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우리가 제시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돼야 한다. →연평도 도발 이후 개성공단 철수론이 나온다. 정부의 대책은.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국민 신변의 안전 문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국민의 신변 안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개성공단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은 없지만 안전 문제에 가장 신경을 쓸 것이다. 그런 문제에 대해 북한이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5·24조치가 지속되고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나. -5·24조치 재검토를 가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가기 까지는 5·24조치가 지속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있다. 풀어야 하지 않나. -지난해 11월 25일 적십자회담이 예정돼 있었고, 이산가족 정례화 등을 합의하려고 했었다. 만약 회담이 열렸다면 이산가족 문제에 관해 남북이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북한이 이틀 전 연평도 도발을 해 회담이 무산됐다. 연평도 등 문제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꺼낼 상황은 아니다. →금강산관광 재개도 같은 맥락인가. 달리 고려할 문제가 있나. -지난해 초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해 남북이 논의했는데 실무회담이 중단되자 북한이 금강산지구의 우리 자산을 동결·몰수까지 했다.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켰다. 금강산관광 문제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도 있어 이산가족 문제와는 다른 내용과 심각성을 갖고 있다. 우리 입장은 이미 지난해 북측에 자세히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에 대해 사과,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 또 신변안전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북한 정세 →북한 정세와 관련,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 -표면적으로 봐서는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초기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시기적으로도 지난해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북한이 공식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정은으로) 승계했다고 공식화한 바는 없지만 여러 가지 직책을 부여하는 것으로 봐서 공식화를 거치는 단계인 것으로 본다. 정부도 이에 맞춰 정책을 세우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설이 있는데 어느 정도인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의 공개활동 횟수가 모두 161회로, 역대 가장 많았다. 장성택·김경희 등이 가장 많이 수행했다. 정상적인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 논란이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나. -정부가 그런 것을 고려하거나 했다는 것은 전혀 없다. 일부에서는 흡수통일 얘기도 하는데 정책으로 고려하거나 해 본 적이 없다. 일관되게 평화통일을 지향한다. 대통령도 8·15경축사에서 평화·경제·민족공동체라는 3대 공동체 구상을 밝혔다. ‘비핵·개방·3000’도 남북이 ‘윈윈’하자는 것이다. 상생공영하자는 것인데 뒤집어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북한 스스로가 폐쇄와 고립에서 나와야 한다. 평화적인 남북관계 추구가 어느 시점에서 점진적·단계적 평화통일로 갈 것이다. →정부가 흡수통일을 말할 수 없겠지만 역사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이 어렵다. 북한이 몰락하면 한국이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는데. -흡수통일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통일이라는 것은 민족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바람직한 정치모델을 찾는 것이지 전쟁·무력에 의한 통일은 안 되지 않겠는가. 정부는 평화적이고 민족이 모두 살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추구한다. ●북핵 문제 →북한이 원심분리기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북한에 경수로 건설이나 핵무기 개발 기술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의 평가는 무엇인가. -북한 스스로 시설을 밝혔는데 그런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스스로 비핵화를 얘기하면서 우라늄 농축을 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정부는 6자회담이 제대로 되기 위해, 남북대화를 잘하기 위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공언한 것처럼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남북관계도 풀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길이다. →6자회담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무용론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면 6자회담이 가장 유효하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6자회담이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을 못하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반추할 필요는 있다. 현실적 대안으로 6자회담을 유효하고 작동시켜야 할 메커니즘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북한이 회담에서 나갔기 때문에 적어도 북한의 선조치가 필요하고 이런 것들을 하겠다는 확약이 필요하다.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서 하는 6자회담은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남북대화에서 먼저 실마리가 찾아져야 된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했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이뤄지고, 안 했다고 해서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미·중이 북핵문제를 포함한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고, 문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포인트는 될 수는 있지만 남북대화는 남북이 계기를 마련하고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고, 엊그제 대변인 논평에서 (당국 간 대화를) 밝힌 바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야 한다. →대변인 논평과 관련,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나. -예단하지는 않겠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와야 되겠다. ●통일 정책 →통일세 등의 논의에 대해 통일부가 준비하는 것은. -통일 재원 마련 등 공동체사업 연구 착수보고대회를 했다. 2개월 후 중간보고를 받고 4월쯤 마무리될 것이다. 정부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상반기 중 정부 안을 공식적으로 발표, 법제화해 나가려고 한다. 통일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 주변국가 가운데 남북통일을 원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는 말도 있다. 동의하나. -독일 통일의 경우 영국·프랑스도 비밀문서를 보면 마지막 순간까지 반대했다고 한다. 통일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에서 항상 변화하는 것이다. 주변국들도 상당한 결단이 필요하다. 첫째는 남북이 착실히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어느 단계에서 남북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고 이런 단계가 되면 충분히 주변국으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가야 할 길이다. 비관만 할 것은 아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주변 세력들도 이해할 것이다. →국내 입국한 탈북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역할은. -이들의 정착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자리도 늘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한다면 남북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진정성 보려 당국 회담 제의”

    “北 진정성 보려 당국 회담 제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남북대화와 관련,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남북 간 가장 중요한 문제인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당국 간 대화를 제의했다.”며 “다른 전제조건은 없으며, 이런 부분을 대화해서 생산적인 결과를 가질 수 있다면 다른 문제들은 후속 대화에서 다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서울신문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북측의 이른바 무조건적 대화 제의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진정성을 읽을 수 있느냐에 회의를 갖고 있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생산적이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대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천안함·연평도·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 “예단하지는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등 한반도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남북대화에서 먼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공통인식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했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이뤄진다고 보는 것은 아니고, 남북대화는 남북이 계기를 마련하고 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남북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천안함 사태로 인한 5·24조치 이후 멈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현 장관은 “순수 인도적 지원은 정치·안보상황과 관계없이 해 왔는데 지난해 11월 적십자회담 이틀 전 연평도 도발이 있었다.”며 “일단 인도적 지원이 중단됐지만 정신은 그렇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다만 사태가 엄중하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역시 천안함·연평도 등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선(先) 천안함·연평도·비핵화 문제 해결-후(後) 인도적 지원 재개’ 입장을 피력했다. 현 장관은 5·24조치의 재검토 시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가기까지는 5·24조치가 지속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현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에 대해 “지난해 11월 25일 적십자회담이 열렸다면 남북이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꺼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금강산관광 문제는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도 있어 이산가족 문제와는 다른 내용과 심각성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실무회담에서 밝힌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진상규명, 신변안전 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회담이라는 것이 실무급이 잘되면 고위급도 되고 최고위급으로 갈 수도 있다.”며 “(정상회담) 가능성 자체를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으나 다만 현 단계로서는 진정성 확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 남북대화 ‘핑퐁게임’ 北 다음 수는?

    “진실의 순간이 왔다.” 남북이 새해 들어 당국 간 회담 개최 등 대화 재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현재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에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한 뒤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에 이어 10일 통지문을 보내 당국 간 회담과 적십자회담 날짜까지 제의하자,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당국 간 만남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남북이 각각 당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밝혔으나 내용이 전혀 달라 ‘핑퐁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밝힌 당국 간 회담은 장관급회담 또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관련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남기구인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제안할 사안이 아니다.”며 “장관급 등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북측이 적십자·금강산관광 관련 회담을 계속 제의하는 것은 쌀·비료 등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것”이라며 “북측이 제안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려면 천안함·연평도·비핵화 관련 책임과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공동체 기반조성사업’ 착수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연평도 도발 조치와 비핵화를 협의할 당국 간 만남과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사안에 대한 접근에 대해 “정부는 그것을 두 가지로 분리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국 간 회담의 의제를 구체화해 다시 제안하거나, 우리 측이 제시한 의제를 분리해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진의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진정한 대화를 원하면 회담을 열어 모든 것을 협의하자는 식의 절충안을 가지고 나올 수도 있고, 남측을 비난하며 추가 도발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12일부터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다시 개통하고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것을 재개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5·24조치 이후 경협협의사무소 업무가 없어 인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화공세 수위 높이는 北…정부 “태도 봐가며 대응”

    대화공세 수위 높이는 北…정부 “태도 봐가며 대응”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1일 북한 신년공동사설)→‘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하자.’(5일 북한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중단된 적십자회담과 금강산관광·개성공단회담을 1월 말 또는 2월 상순 열자.’(8일 북한 조평통 대변인 담화) 북한의 대남 대화 공세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년사설을 통한 대화 제의가 지난 8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는 당국 및 적십자·금강산관광·개성공단회담 제의로 구체화됐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도 미세 조정돼 주목된다. 북 조평통은 대변인 담화에서 “만나 보지도 않고 진정성을 운운하며 여러 가지 조건부를 앞세우는 것 자체가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당국 간 회담 등 모든 회담 재개를 구체적으로 제의했다. 특히 당국회담의 급과 장소, 날짜를 합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했으며 적십자회담 등은 개성에서 1월 말 2월 상순에 개최하자고 제시했다. 담화는 또 “폐쇄된 판문점 북남 적십자 통로를 다시 열며, 개성공업지구의 북남 경제협력협의사무소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며 지난해 5·24조치 이후 북측이 일방적으로 조치한 폐쇄·동결을 풀겠다고 밝혔다. 북측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정부는 “향후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조평통 담화는 연합성명의 연장선상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로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회담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전통문 발송 등 북측의 추가 움직임을 봐 가며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설과 연합성명에 대한 평가절하 입장에 비하면 신중한 기조로 바뀌었지만, 통일전선부 산하 외곽 단체로 대남 선전선동을 맡아온 조평통 담화에 대해 정부가 공식 대응할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조만간 군이나 당, 조선적십자회 등을 통해 당국 간 또는 적십자·금강산관광 등 회담을 공식 제의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은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차례 열렸던 적십자회담도 북측의 제의로 개최됐으나 북측이 대규모 쌀·비료 등을 요구,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을 요구한 우리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6자회담 재개 관련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 측의 비핵화 및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와 경제난 탈피를 위한 북측의 지원 요청이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구체적인 회담 제의를 정부가 검토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북핵 문제 등을 의제로 하자며 회담을 역제의해도 북측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변화유도·통일준비… ‘투트랙 정책’

    통일부가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2011년 업무계획의 핵심은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와 ‘통일에 대비한 준비’다. ‘북한 주민 우선’ 정책과 통일을 위한 재원 확보 등을 명시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통일세 준비를 언급한 뒤 통일 공론화가 본격화되면서 불거진 북한의 붕괴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 가능성, 이에 따른 흡수통일 논란이 다시 한번 제기될 만하다. 그러나 통일부 업무계획 어디에도 북한의 붕괴 또는 흡수통일이라는 단어는 없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일관되게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반으로 삼아 정책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흡수통일 가능성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통일부가 제시한 과제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견인하고, 북한 당국의 책임성·진정성을 견인하며, 북한 주민 우선의 대북정책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우선시된 북한의 근본적 변화는 비핵화가 골자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비핵평화·대외개방·민생우선이라는 ‘3대 북한 변화 구상’을 내놨는데, 이명박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의 연장선이다. 통일부는 또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를 구현하기 위해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로드맵 논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북한 당국과 주민을 분리,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 북 당국에는 여전히 ‘5·24조치’가 적용되고, 제대로 된 남북대화를 추진할 것이며, 위장평화공세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 인권 개선 방안으로는 북한인권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인권재단 설립 및 대내외 인권단체 지원 등이 언급됐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다. 북한 주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도 현실성이 부족하다. 통일부가 구체적 묘안은 없지만 북한의 변화 유도를 앞세운 것은 최근 이 대통령의 잇단 ‘북한 변화’ 발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대통령 코드에 맞추려고 너무 힘을 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 후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흡수통일 등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반면 “통일부는 경제부처가 아니다.”라며 본연의 역할인 통일 대비에 주력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내년 상반기 중 통일 재원 확보 구체안을 마련, 입법화를 추진하고 ‘통일준비 5대 공론화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 준비가 북한의 변화 유도보다 뒤에 언급되면서 청와대와 통일부가 엇박자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2010년,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당근’도 없이 ‘채찍’ 소리만 요란한 한해였다.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조사가 5월 20일까지 이어졌고, 조사 결과 발표 뒤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6·2 지방선거가 열려 지방권력의 교체를 가져왔고, 6월 29일에는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논란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9월 27~28일에는 북한 김정은 3대 세습이 표면화됐고, 11월 초 방북한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북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한반도의 핵 위기가 다시 부각됐다. 11월 11~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미처 평가하지도 못했는데,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졌고 한·중 간의 외교적 갈등이 부각됐다. 또 12월 3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1년 내내 이어진 4대강 사업 논란도 모두 정치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안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부 기자들은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었고, 그것은 올해 우리나라가 정치, 안보, 외교적으로 큰 도전을 받은 한해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절망에서 희망의 싹이 트고, 위기에서 큰 기회를 엿본다고 한다. 우리에게 다가왔던 2010년의 도전들이 2011년에 새로운 국가 발전의 비전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 취지에서 출입처별로 가장 중요한 취재원을 소재로 삼아 2010년을 마무리하고 2011년을 여는 송년 칼럼을 썼다. MB는 누가 뭐라 해도 서민적 누가 뭐래도 이명박 대통령(MB)은 서민적이다.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식당에 들러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동행한 참모진이나 기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다. 부지런한 것도 타고났다. MB식 해외출장에 출입기자들은 체력이 다 바닥이 났다. 군더더기 일정은 다 빼고 강행군 일정을 잡는다. 거리가 멀어도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스케줄을 잡는 경우가 많다. 드디어는 밤 12시에 출발, 왕복 비행기에서 이틀밤을 새우는 ‘1박 4일’ 출장까지 등장했다. 출장이 너무 힘들어 모 신문 기자는 ‘카카오톡’에 ‘1박 4일 금지’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가졌다는 건 국민에겐 행운이다. 그런데 서민적인 대통령이 이렇게 열심히 뛰었는데도, 올 한해 MB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8·8 개각 후유증, 총리실 민간인 사찰, 예산안 파동 등 드러난 악재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이유는 따로 있다.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은 하는데,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공정사회’를 목청 높이 외쳤지만, 받아들이는 쪽은 “글쎄…”라는 반응이 더 많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 때도 행동은 없고 말만 많았다. 새해에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좋은 평가를 못 얻는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소신·일 ’로 밀어붙이는 金총리 김황식 총리는 ‘곱게 늙은’ 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준다. 지방 세족(世族)의 막내아들로 곱게 자란 데다 공직 생활도 승승장구하다 보니 세상의 신산(辛酸)한 맛을 보지 않은 이력 때문이다. 이는 곧잘 ‘성골’(聖骨)로만 살아온 ‘무색무취’한 인물이라고 폄하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김 총리는 뚜렷한 소신을 보여준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에 청와대에서 지급한 ‘대포폰’이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만약 대포폰 사용이 국가기관에 의해 이뤄졌다면 극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원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은 의원의 소신 있는 행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이를 남용해 개인의 명예훼손을 하라고 만든 제도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소신이 지나쳐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취임 초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료로 지하철 탑승권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김 총리는 조금 거창해 보이는 ‘자유’와 ‘평등’, ‘박애’를 추구한다. 자유는 자본주의, 평등은 사회주의 이념체계인 만큼 상호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두 개념을 완충시키기 위해 ‘박애’를 넣었다는 것이다. 박애는 나눔·배려로 해석된다. “일로써 말하겠다.”는 총리가 2011년 새해, 세 개념이 충돌하지 않도록 어떻게 절충해 낼지가 관심거리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마음에 안드는 질문엔 역공세 정치부장의 즐거움이자 부담 가운데 하나는 정부 및 정치권의 고위 인사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기회 또는 ‘의무’였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민주당의 정세균·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대대표,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를 한 차례씩 인터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는 권익위원장 및 장관 시절 한 차례씩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재미있었던 인터뷰는 여당의 실세라는 이재오 장관과 야당의 실세라는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대담이었다. 실세이기 때문인지 그들의 답변에는 거침이 없었고, 그 때문에 인터뷰 기사의 파장도 컸던 것 같다. ‘최고의 대변인’으로 일컬어졌던 박희태 의장의 답변은 노회했고, 정세균 대표의 말에는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은 솔직하고 담백했다. 너무 많은 말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사에 쓸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손학규 대표는 공세적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는 역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이회창 대표나 검사 출신 안상수 대표의 답변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핵심을 짚었다. 내년에도 더욱 다양한 정치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도운 정치부장 dawn@seoul.co.kr 현 장관式 남북관계 ‘새 집’ 기대 지난 8월 초, 1년간 해외연수 후 귀국해 다시 만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표정은 밝았다. 2009년 2월 취임 후 ‘북한을 잘 모르는’ 국제정치학자 출신의 통일장관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딛고 일어선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함 사태 후 통일부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5·24조치’로 통일부가 오랜만에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 강경정책의 중심에는 현 장관이 우뚝 서 있었다. 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꼬이고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서 이 구상은 “무대책의 기다림 전략”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현 장관은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현 장관은 최장수 통일장관 자리를 넘보고 있다. 관가에서는 “현 장관이 대통령과 독대도 자주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한다.”는 후문이 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는 뒤진다는 평가다. 현 장관은 최근 한 학술회의 축사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집’을 짓는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가 지을 ‘새로운 집’은 무엇일까. 2011년, ‘현인택 호’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김춘추·인조의 용기’서 오락가락 인조(仁祖)는 결국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그 겨울날의 추위는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언 땅에 머리를 찧는 인조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은 쉽지 않다. 김춘추(金春秋)는 반도의 귀퉁이에서 군사를 일으켜 삼국 통일의 길을 열었다. 승리의 환호는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지만 김춘추의 심중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의 스코어보드는 인조를 패자로, 김춘추를 승자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스코어보드는 인간세(人間世)의 모든 국면을 담아내지 못한다. 패자는 살상을 줄임으로써 나라를 보존했고, 승자는 적에 버금가는 피를 흘렸다. 그러므로 인조의 치욕을 용기라 부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 우리는 심각하게 용기에 대해 생각했다. 군함이 공격받고 섬이 폭격 당하고 중국이 방자하게 나올 때, 우리는 응징의 용기로 충천했으나 한편으로는 참는 것도 용기라고 자위했다. 우리는 김춘추의 용기와 인조의 용기 사이에서 오락가락했고, 결국 인조의 용기를 택했다. 그런데 해가 저무는 지금, 김춘추의 국력을 갖고서도 인조의 용기에 기댄 게 아닌가 하는 이물감(異物感)을 떨칠 수 없다. 인생을 연극이라고 할 때 우리가 부조리극을 연기한 것은 아닐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강군·야전형 군인’ 육성 말로만 지난 3월 천안함은 북한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침몰했고, 11월 연평도는 ‘상식 밖의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부와 군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속은 시원치 않다. ‘강군’과 ‘야전’을 말로만 강조해 온 우리 군의 자화상이다. 역대 국방장관들은 늘 ‘강군’과 ‘야전’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국방부는 장관들의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어 왔다. 6·25 전쟁의 뼈아픈 기억으로 우리 군은 늘 강군 육성을 계획했다. 얼마 전 초야로 돌아간 김태영 전 장관 역시 그랬다. 돌아보면 김 전 장관은 재임 중 군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장관 재임 중에도 국방부는 많은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여야 의원들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결국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고 장관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다. 그리고 뒤이어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했다. 국방부는 또다시 계획을 내놨다. 계획을 뜯어 보니 행정화·관료화된 문화를 없애고 전투 훈련에 집중한다는 것으로 외모는 다르지만 유전자는 같다. 2011년 새해, 김 장관이 지난 60년간 세운 우리 군의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年 5000만弗짜리 외화벌이인데…” 北 노심초사

    “年 5000만弗짜리 외화벌이인데…” 北 노심초사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신변안전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북측 당국자들이 최근 우리 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찾아 공단 폐쇄 가능성을 우려하며 계속 유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유일한 현금 유입 통로인 개성공단마저 문을 닫을 경우 최악의 상황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북측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최근 우리 측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수차례 방문, 공단 폐쇄 여부에 대해 질의하며 공단이 문을 닫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안다.”며 “개성공단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측보다 북측에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측이 폐쇄를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우려하는 배경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이날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121개 업체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는 모두 4만 5700여명으로, 2007년 말 2만 2500여명에서 3년 만에 2배로 급증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은 2004년부터 해마다 5%씩 올라 지난 8월 기준 60달러이며 월 평균임금은 매년 10% 안팎으로 상승, 올해 90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일반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이 3000~4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20배가 넘는다. 따라서 올해 개성공단 북측 전체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임금은 모두 4935만 6000달러나 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4만 5700여명의 가족까지 고려하면 10만명이 훨씬 넘는 북한 주민들이 개성공단에서 받는 임금으로 먹고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서 우리 측의 현금 지원이 끊겨 개성공단이 유일한 현금 유입 채널인 상황이다. 연평도 도발 이후 입주기업들이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가, 우리 측 정치권 및 정부 일각에서 제기된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에 북측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 체류업체들도 월 생산액이 지난 9월 2600만 달러를 넘는 등 그동안 이뤄진 투자와 생산액을 고려할 때 피해가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덕룡, 中서 ‘남북정상회담’ 접촉?

    김덕룡, 中서 ‘남북정상회담’ 접촉?

    북한의 대남 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이 최근 중국 선양(瀋陽)에서 우리 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을 갖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고 고위 대북 소식통이 17일 밝혔다. ●김덕룡, 3박4일 일정 상하이 출국 대북 5·24조치 이후 남북 민화협 관계자들이 만나 남북관계에 대해 협의한 것은 처음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 민화협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지난주 말 선양에서 우리 측 민화협 이운식 사무처장 등이 북측과 비밀리에 회동, 남북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북측은 ‘남북관계를 잘 풀어 나가고 싶다. 대통령 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접촉에서는 또 대북 지원 및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특히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지원·정상회담 등 의견 오가 북측이 민화협 관계자들을 선양으로 급파, 우리 측과 전격 회동한 것은 최근 북측이 남북 적십자회담을 통해 쌀 50만t, 비료 30만t 지원을 요청하고,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개최를 요구하는 등 대화 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북측이 김 의장의 ‘큰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김 의장이 최근 민화협 창립 12주년 기념식을 전후로 대북 지원 및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을 제안한 만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중국 내 민화협 지회 결성 행사 및 포럼 참석을 이유로 상하이로 출국했다. 베이징을 거쳐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김 의장이 방중기간 동안 북 민화협 측과의 접촉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북 민화협 측은 당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지난 12~14일 광저우를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과도 만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및 2005년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에서 안상수 전 시장이 북측과 합의했던 대북 지원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접촉을 취소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 민항 직통전화 다시 가동

    대북 ‘5·24조치’ 이후 단절됐던 남북 민항 직통전화인 관제 통신망이 18일 다시 가동됐다. 북한이 지난 16일 이를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이뤄진 것으로 최근 대남 대화 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지난 16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평양비행구역지휘소와 인천비행구역관제소 간 북남 민항 직통전화를 18일 오전부터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오 전 9시쯤 남북 간 시험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남북 간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할 때 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되는 관제 통신망은 지상망 2회선, 보조망인 위성망 1회선 등 총 3회선이 있다. 북측은 5·24조치 직후인 25일 “남조선 선박, 항공기들의 영해·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고, 이어 항공 관제통신 지상망 2회선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이 때문에 외항사들은 북측 비행정보구역을 지날 때 위성망 1회선을 이용해 왔으나 두 차례 불통되는 등 지상망 차단이 상당한 불편을 야기해 왔다는 것이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지상망 복원은 외항사를 위한 조치로, 우리 항공의 북측 영공 통과는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상망 재개에 이어 우리 측 항공기의 북측 통과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다면 국토해양부 등과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북 소식통은 “민항 통신망이 재운행되고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해 끊겼던 판문점 연락관 라인 등이 다시 연결될 경우 남북 간 연락 인프라가 갖춰져 대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통일부 어디 갔나

    ‘통일 및 남북 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기타 통일에 관한 사무 관장.’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명시된 통일부의 임무다. 그러나 남북 대화·교류·협력 정책은 지난해 3월26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5·24조치로 고정됐다. 5·24조치의 핵심은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의 단절이다. 대화와 교류, 협력을 추구해야 할 통일부가 5·24조치를 방패 삼아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통일 정책도 뒷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언급하자 부랴부랴 차관을 단장으로 한 통일재원논의추진단(TF)을 구성했으나 회의는 겨우 2~3차례 열렸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11일 “이명박 정부의 통일부는 존재감이 없다.”며 “통일부가 과연 정책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통일부가 5·24조치를 내놓은 뒤 청와대 눈치를 보며 수동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다.”며 “김일성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는 등 한반도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통일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의 존재감 상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무용론까지 제기, 폐지 및 외교통상부로의 흡수가 추진되다 겨우 살아나 2008년 2월 1실3국1단으로 조직이 대폭 축소됐다. 이후 2009년 5월 통일정책실·정세분석국이 설치되면서 예산도 늘었지만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정책 부재가 역할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5·24조치를 내놓은 뒤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금강산관광 재개 요구에 부딪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뒤 본격화된 통일세 논의도 통일부가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뒤늦게 예산 40억원을 들여 통일 관련 외부 용역을 준다고 한다. 통일부가 수십년간 해왔다는 중장기 통일정책이 무색할 정도다. 19억원의 예산을 받아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북한의 정치·경제 상황 등을 계량화한 ‘북한정세지수’ 개발 사업도 표류하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정세지수는 통일연구원이 하는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정세지수를 개발해 발표할 경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대북 소식통은 “정부가 예산만 받고 사업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북 정책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의 정보 부재 및 부족한 대민 서비스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후계자 공식화가 이뤄진 노동당 대표자회에 따른 북한인물정보가 통일부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수정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이 당 대표자회 직후 홈페이지 정보를 모두 바꾼 것과 대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홈페이지 인물정보를 수정하려면 2주 정도 걸린다.”고 해명했지만 내년도 정세분석 예산을 올해보다 516%나 올려 요구한 상황에서 이 같은 변명은 궁색해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상 바꾸는 건 어렵지만 어린생명 구하긴 쉬워”

    “세상 바꾸는 건 어렵지만 어린생명 구하긴 쉬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차이가 생명을 구하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케빈 젠킨스(54) 월드비전 총재는 11일 서울 영등포동 월드비전 홍보관에서 열린 창설 6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한국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관대한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혜국서 지원국으로 바뀐 첫 국가 그가 총재로 있는 월드비전은 6·25전쟁 때 한국의 고아와 남편을 잃은 여성을 돕고자 설립된 국제구호단체로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국은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처지가 바뀐 첫 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 월드비전은 미국·캐나다·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로 국외 원조를 하는 기구로 급성장했다. 젠킨스 총재는 월드비전은 인도주의적으로 가난하고 굶주린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도주의에 정치가 개입돼서는 안 되며, 어린이와 그 가족을 돕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그 나라 정부를 당황하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어린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방침도 밝혔다. 박창빈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천안함 사태의 정부 후속 대책인 5·24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북한 지원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근본적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개혁사업 등을 추진하고, 나아가 월드비전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인 북한 어린이와 후원자 간의 1대1 결연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1대1 결연 사업은 가난한 나라의 한 어린이에게 부자 나라의 후원자가 돈을 주는 차원 이상으로, 어린이가 속한 가족과 지역사회가 살 만한 곳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 지역에 교육·보건·전기·식수문제 등 포괄적 지역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北어린이와 1대1 결연사업 추진 젠킨스 총재는 30여년 동안 에어캐나다 같은 이윤을 추구하는 대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왔다. 하지만 2000년부터 캐나다 월드비전에서 이사로 일했으며, 지난해 총재로 부임했다. 젠킨스 총재는 “나는 분명히 성공적인 사업가였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월드비전으로 왔고 지금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드비전은 비영리 기구이지만 100개 나라에서 4만명의 직원이 활동하는 큰 조직이기 때문에 내 경험이 월드비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北 금강산 사과해도 관광재개 허용 못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5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안은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고 근본적 해결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면서도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사과하더라도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현 장관은 ‘금강산 관광을 위한 3대 선결조건을 북한이 충족한다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느냐.’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의 질문에 “금강산 관광 문제는 북한의 동결·몰수 조치와 그 이후 천안함 사태까지 모든 것들이 포괄적으로 연계돼 있다.”면서 “3대 조건을 충족시키더라도 대북 교역을 중단한 5·24조치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오이석기자 window2@seoul.co.kr
  • 北 ‘후계 구축기’ 對南전략 카드 뭘까

    북한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우리 측을 상대로 대화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면서 ‘김정은 후계 구축’과 맞물려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주목된다. 북측의 대화 공세는 지난달 초 우리 측의 대북 수해 지원 제안에 “쌀을 달라.”고 역제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북측은 44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고 알려진 상황이었다. 수해 지원을 둘러싼 남북 간 밀고 당기기에 이어 북측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며 이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안했다.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 측의 제안을 북측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측의 선(先) 제의는 이례적인 것이었다. 북측은 이어 전단 살포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협의하자며 군사실무회담도 제안했다. ●北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접촉도 제한 남북은 3차에 걸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난항을 거듭하다가 오는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렸던 군사실무회담은 양측의 이견만 확인하며 결렬됐다. 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지난 2일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오는 15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과 관련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3일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인 사안과 금강산관광 등 경제적인 사안을 엮을 수 있다고 보고 합의했지만, 군사회담은 여전히 자기들의 주장을 고수했다.”면서 “김정은 후계구축 시기에 대남정책을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온건파’ 김양건 2개 요직 진출 주목 당 대표자회를 통해 이뤄진 고위급 인사에서도 북측이 김정은 후계구축 과정에서 대남 전략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비서국 비서라는 2개의 요직으로 승진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 부장은 상대적으로 ‘온건 대화파’로 분류되는 만큼 대남 유화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천안함 사태 후 우리 측의 5·24조치와 국제사회 및 미국의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자 이를 풀기 위해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으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대장 칭호에 이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군 실적 쌓기 및 대내 단속을 위해 대남 무력 도발 등 공세를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대남 강경파이자 천안함 폭침사건 주동자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김정은이 진입한 당 군사위 위원으로 선임됐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데다가 군사위 위원 직도 유지하게 돼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강산 면회소·호텔서 각 100명씩

    금강산 면회소·호텔서 각 100명씩

    남북은 1일 개성에서 열린 제3차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오는 30일부터 11월5일까지 6박7일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남북 각 100명씩 참가한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인도적 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해 오는 26~27일 개성에서 적십자 본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은 적십자 실무접촉 및 상봉 장소 협의를 위한 별도 접촉을 갖고 상봉 일정 및 규모, 장소 등에 합의했다.”며 “오늘부터 이산가족 상봉 참가자 선정을 위한 추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30일부터 11월1일까지 북측 방문단의 재남가족 상봉을, 11월3일부터 5일까지 남측 방문단의 재북가족 상봉을 갖기로 했다. 상봉 규모는 예전과 같이 남북 100명씩이며, 장소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오는 5일 200명씩 생사확인의뢰서를 교환하고 18일 회보서를 교환한 뒤 20일 최종 명단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또 행사 5일 전 선발대를 파견한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북측에 상봉 장소 문제를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며 북측이 이번 상봉행사만큼은 아무런 조건 없이 면회소에서 실시하는 것에 동의했다.”면서 “다만 북측이 면회소를 비롯한 금강산관광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국자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측은 당국 간 접촉문제는 추후 관계당국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에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 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는 박왕자씨 피격사건의 진상규명 등 3대 선결과제와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5·24조치 등 남북관계 전반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북은 지난 두 차례 실무접촉에서 상봉 장소를 둘러싸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우리 측은 금강산 면회소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면회소를 사용할 수 없다면 북측에서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북측은 면회소를 사용하기에 앞서 동결·몰수를 풀기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를 계속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3차 접촉에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접촉을 별도로 수용해 합의가 이뤄졌다.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경우 남북 모두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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