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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희망의 씨앗돼야 한풀이식 행사 의미없어”/ 5·18 동지회 상임의장 김준태 시인

    ‘이제 5·18은 무덤이 아닙니다.둥근 씨앗입니다.배달겨레 씨종자입니다.’ 시인 김준태(55)씨가 올해로 23돌을 맞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바친 헌시의 일부이다.이 시에서처럼 그는 5·18을 항상 ‘희망’으로 노래한다. ‘아아,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중략)…(‘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중에서) 그가 5·18을 주제로 쓴 시는 500여편에 달한다.‘5월 시인’이란 별명이 항상 그를 따른다.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통일을 꿈꾸는 색주가’ ‘아아 광주여,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등이 그것들이다. 지금도 난립한 5·18단체의 통합을 위해 ‘5·18민주유공자항쟁동지회’ 상임의장직을 떠맡고 있다.5·18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시인인지도 모른다. ●‘건준' 참여로 총살당한 아버지 그의 시 정신과 이력은 우리나라 역사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에서 잉태된 듯싶다.일제 때 할아버지는 일본 오사카의 탄광노무자로 징용됐다. 아버지는 남태평양 남양군도에 끌려갔다.천신만고 끝에 전장을 탈출한 아버지가 6·25전쟁 와중에 여운형이 이끌던 ‘건국준비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향의 한 산골짜기에서 총살형을 당했다.당시 시인의 나이는 3살.6·25를 거쳐 군복무 시절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는 80년대는 5월 항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그의 시와 삶의 여정에는 전쟁과 대립에 대한 증오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그는 대학시절인 스무살 때 고(故) 조태일 시인이 주관하던 시전문지 ‘시인’을 통해 김지하 등과 나란히 등단했다. 20대 당시 그의 시를 관통하던 주제는 ‘고향’ ‘대지’(흙)였다.시집 ‘참깨를 털면서’는 70년 개발독재시대 이농현상과 땅,고향에 대한 사랑과 감정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낸 초기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80년 초 광주의 전남고교에서 독일어 교사로 재직 중 5·18을 맞는다.그의 운명은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 ‘참여시인’으로 바뀐다.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으로 살벌한 군부독재 시절 그는 ‘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란 107행짜리 장편 시를 발표한다.이 시가 80년 5·18 항쟁기간 중 ‘전남매일’ 1면에 실리면서 ‘필화’를 겪게 된다.이 시는 원문이 외신을 탔고 ‘민중 선동혐의’로 계엄당국의 수배조치가 내려졌다.해당 신문사는 폐간되고 만다.그 역시 사랑하는 제자들을 뒤로한 채 한달여 동안 잠적했다.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는 그는 잠시 집을 방문했다가 주변에 잠복 중이던 보안사 요원에게 붙잡혔다.한달여 동안 각종 고문과 협박 등으로 교육청이 아닌 보안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교단을 떠난다. ‘현실을 외면하는 문학은 살아 있는 문학이 아니다.’ 그는 호구지책으로 시내 학원 강사로 전전하는 동안에도 역사와 민주와 통일을 노래한 시들을 쏟아냈다.지금까지 시집 12권과 산문,평론,5·18항쟁 창작 오페라,콩트 등 모두 23권을 펴냈다. ‘역사는 소금 뿌린 생선이 아니라 펄펄 살아 뛰는 생선’이란 그의 지론처럼 역사와 통일,민족문제 등에 천착한 시기였다.시대정신을 외면하고는 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3년여 학원강사 생활을 마친그는 전남 영암의 한 중학교를 거쳐 광주과학고로 전입했으나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교사’ 생활이 이어졌다. 교단을 영원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그는 88년 신생 지방지였던 전남일보 문화부장으로 입사한다.그는 언론인으로서 5·18의 원인과 경과·결과 등을 총괄하는 ‘광주·전남 현대사’를 기획,일부 왜곡된 5월정신을 바로 잡는다.1944∼1961년의 이 지역 항쟁사 등을 담아냈다. ●“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 ‘오늘날의 사초(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한다.’는 그는 광주매일로 자리를 옮겨 ‘정사 5·18팀’을 만든다.프랑스,미국,베트남 등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혁명현장 등을 돌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뒤 5·18 특집 시리즈를 내고 그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IMF위기 때 잘려나가는 동료 기자들을 보고 스스로 언론 현장을 떠난 그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지금은 조선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쓰는 것과 가르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는 5·18을 통해 ‘출세’를노리는 일부 인사들과 다르게 살아왔다.그래서 금기시되곤 했던 5월단체 등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5·18기념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그는 “언제까지 한을 붙들고 살풀이하는 식의 행사가 되풀이돼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추모제도 없애고 시민 누구나가 하나되는 공동체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그는 ‘5월정신이 남남(극우-진보) 및 남북화해와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앞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강연과 집필활동에 열중할 것이라고 다짐한다.‘우리 후세에게 좋은 세상,전쟁과 갈등이 없는 나라를 물려주는 게 꿈’이란다. 글·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한화갑·정동영씨 광주서 호남민심잡기

    민주당 신·구주류의 대표주자격인 한화갑 전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이 15일 광주를 방문,‘호남민심 잡기’에 나섰다.특히 두 의원은 사흘 뒤 5·18 기념행사를 의식한 듯,‘개혁신당 창당’과 ‘민주당 지키기’가 5·18정신의 ‘적자’라고 각각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대 행정대학원 최고정책과정 특강에서 “정동영·정동채·신기남·천정배 의원 등 당내에서 호남을 탈피하고 영남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호남출신”이라면서 “호남에서 피나는 싸움을 해야,탈(脫)호남을 해야 영남에서 표를 얻는다고 하는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이어 “신문을 보면 신주류가 세몰이를 한다고 하는데 한국판 문화혁명도 아니고…”라면서 “정치개혁은 순리대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신주류가 5·18행사에 참석해서 분당 선언을 하는 것은 국민통합과 통일,민주화라는 5·18정신에 맞지 않다.”면서 “그동안 5·18정신에 무임승차해온 사람은 5·18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앞서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원,전남도의원 등 지지자 70여명과 함께 5·18묘지를 참배했다. 반면 정 고문은 개혁신당의 창당이야말로 5·18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조선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 초청받은 그는 “5·18정신은 정치개혁,정당개혁이라는 개혁과제의 완수를 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제4세대 신당은 민주당의 희생 위에서 탄생했지만,‘5·18 개혁정신’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신당은 범개혁세력이 총결집할 수 있도록 지구당위원장 사퇴 등 모든 기득권을 버릴 것”이라며 ‘헤쳐모여식’ 개혁신당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광주 홍원상기자 wshong@
  • [오늘의 눈] 상생으로 승화하는 5·18

    광주 5·18국립묘역에 하얀 국화송이가 늘고 있다.뇌리에서 잊혀져 있다가도 장미가 울타리를 넘는 5월마다 묘역은 광주의 한(恨)을 가슴에 묻은 유족이나 시민들 곁으로 진행형으로 다가선다. 영령들이 가신 지 23년째인 올해 이곳 묘역은 절망과 한에서 상생의 장으로 승화하고 있다.15일 부산 출신 국회의원 10명이 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부산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10명도 동행했다.영·호남 지역갈등의 골이 파일 대로 파인 이후 영남쪽 의원들이 대거 참배하기는 처음이다.이들은 기념탑 참배 이후 묘역을 순례하고 유영봉안소(영정 384위 안치)를 찾았다.‘묘지참배’라는 추모사에서 “낡은 지역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동·서 화합을 통해 21세기 화합의 새 조국을 만들자.”며 참배가 정권 차원이 아닌 순수한 마음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헌화했고 17일에는 민주당내 유력 대통령 주자였던 이모 의원도 묘지를 찾는다.이달 들어 이곳을 다녀간 국회의원만도 10여명이다.18일 기념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40명 안팎이 참석한다.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도 묘역에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한다.민주당 내 ‘열린개혁 포럼’의 ‘5·18 정신에 입각해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존중키로 했다 한다.올 초에는 5공 때 경호실장을 지낸 장세동씨가 대선출마에 앞서 묘역을 찾아 용서를 빌었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2번이나 묘역을 찾았다. 그동안 광주만의 아픔을 상징하던 5·18 국립묘지가 이제는 모든 이를 보듬어 안는 화해의 마당으로 자리잡고 있다.여·야 정치인들도 이번에 헌화하면서 다시 한번 국가의 백년대계를 다지는 각오를 추슬렀으면 한다. 남기창 전국부 기자kcnam@
  • 보러갑시다

    ◈뮤지컬 ■ 신기한 수프 26일부터 무기한 수∼금 오후3시,토·일 오후 3시·6시 라트어린이극장(02)540-3856.로저 린드 연출.한국 전래동화와 음악을 차용해 만든 어린이용 영어뮤지컬. ■ 지하철 1호선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7시 학전그린소극장(02)763-8233.김민기 번안·연출.옌볜 처녀의 서울 체험기.최근 홍콩 아트페스티벌에 초청돼 전회 매진 기록.극단학전. ■ 가무악극 규방난장 7월31일까지 화∼금 오후5시,토 오후 2시·5시,일 오후2시 삼청각 일화당(02)399-1111.조태준 극·연출.바느질에 사용되는 일곱가지 도구들을 의인화한 전통 놀이마당. ■ 야단법석 30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4시 연강홀(02)929-2138.홍인호 작,서상규 연출.음악을 좋아하는 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를 소재로 한 타악뮤지컬. ◈클래식 ■ 2003 교향악축제 30일까지(25일 제외)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21일 KBS교향악단,22일 코리안심포니,23일 대전시향,24일 전주시향,26일부산시향,27일 광주시향,28일 수원시향,29일 인천시향,30일 부천시향, ■ 독일가곡의 밤-김청자·김자희·이현정 세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 21일 오후7시30분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02)583-6295.피아노 김도석. ■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화음’(畵音) 24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005-0114.소프라노 박정원. ■ 코리아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정기연주회 24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87-0678. ■ 강충모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 9 25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751-9606. ■ 베이스 이연성 독창회 25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피아노 마리나 벨루소바,첼로 아나톨리 피브넨코,춤 윤나영,해설 이경화. ■ 후고 볼프 현악사중주단-빈 26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하이든,박준상,브람스,후고 볼프.제1바이올린 박제희는 박준상의 아들. ◈콘서트 ■ 박화요비 콘서트 22일 오후7시,23일 오후6시 올림픽역도경기장(02)574-6882. ■ 신촌블루스 콘서트 21∼23일,28∼30일 오후7시30분 정동극장(02)552-7251. ■ 이문세 독창회 22일 오후7시,23일 오후5시,29일 오후 2시30분·7시,30일 오후5시 한전아츠풀센터 1544-0737. ■ 이정열 콘서트 29일까지 수∼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30분.일 오후6시 대학로 하이텔씨어터(02)3671-2001. ◈무용 ■ 현대무용단 탐 정기공연 26일 오후7시30분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3277-2584.김예림의 ‘마녀정원’,성미연의 ‘패리더2-최후의 만찬’. ◈국악 ■ 한국음악,그 영원의 소리-한국의 풍류음악 ‘가즌회상’ 완주 21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 ■ 우리민요의 밤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720-7278.이은주 박송희 안숙선 신영희 이은관 이춘희 성우향 이호연 백인영 원장현 장덕화 등 출연. ◈연극 ■ 19 그리고 80 4월20일까지 화·목·금 오후7시30분,수·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3시 설치극장정미소(02)3673-2001.콜린 히긴스 작,장두이 연출.80세 할머니와 19세 청년의 사랑을 통해 본 삶의 아름다움.월간객석. ■ 기차 4월2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연우소극장(02)764-8760.박정의 구성·연출.시골역에 버려진 마술사 부부의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이야기.극단초인. ■ 남자들 30일까지 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2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15-9192.이수진 구성,손진책 연출.정신과의사 정혜신씨의 중견남성 심리에 관한 퍼포먼스. ■ 늘근도둑이야기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이상우 작·연출.두 늙은 도둑이 펼치는 정치,제도,이데올로기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단차이무.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30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02)762-4604.이근삼 작,고승길 연출.악극단출신 노배우의 고단한 삶을 통해 노년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형상화.극단세미. ■ 깡통시장블루스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 3시·6시 인켈아트홀2관(02)742-7753.에두와르도 데 필리포 원작,김노운 연출.전쟁 와중의 서민 생활을철저한 자료수집과 고증으로 그려낸 리얼리즘 연극.극단애플시어터.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3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아리랑소극장(02)762-0010.위성신 작·연출.중년부부,오래된 연인,동성애커플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2인극 페스티벌. ■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 30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인켈아트홀(02)765-1638.서현철 작·연출.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전개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블랙코미디.극단작은신화. ◈미술 ■ 이신자 섬유작업 50년전 4월5일까지 대한민국 예술원 미술관(02)596-6216.한국섬유예술 1세대 작가의 섬유예술 세계.김영순·김영자·노은희 등 찬조출품. ■ 류희영 개인전 23일까지 갤러리현대(02)734-6111.현대적 감각의 색면추상 작품. ■ 차영순 작품전 29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비단종이 바탕에 금사(金絲)를 새겨 넣은 섬유예술작품. ■ ‘흑백의 모놀로그’전 27일까지 갤러리상(02)730-0028.흑백의 이미지와 감성의 세계.김일용·박성태·박영근·황혜선·정인엽·이정임·홍장오·윤종석 등 출품. ■ 이남규 10주기전 4월6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한국 서정추상의 한 축을 이룬 작가의 추상화와 유리그림.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작품. ■ 마인드 스페이스전 5월18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잃어버린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상·설치작품.
  • 요즘 어떻게/ 광주항쟁 산 증인 송기숙 前 전남대 교수

    “광주는 그가 있어 광주였다.”(시인 고은),“교육 민주화의 맨 앞줄에 선 사람”(평론가 백낙청),“한 대학에서 함께 숨쉰다는 것 자체가 설렘”(전남대 독문과교수 김용대). 3년 전,36년 동안 가르치던 일을 접고 물러난 송기숙(68·전 전남대교수·국문학)에 대한 평가다.대학가에서는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이 시대의 스승이자 사회운동가,소설가 등 삼위일체로 지난한 삶을 버텨왔다고 서슴없이 말한다.지인들은 어쭙잖은 옛날의 명성을 팔아 돈과 권력에 자신을 내맡긴 배반의 역사를 경험했던 현실에서,들고 날 때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 실천하는 지성인으로 자리를 내줬다. 임 2년 전인 98년부터 광주에서 가까운 전남 화순에 거처를 마련하고 부인 김영애(65)씨와 못다한 오붓함을 즐기고 있다.알맹이 없는 형식에 넌더리를 내는 그이기에 정년 퇴임식도,명예교수직도 마다했다.글을 쓰면서 지인들과 한 달에 한 두번 맥주집에서 만나 소회를 푼다.황석영의 ‘황구라’처럼 그의 별명도 ‘송구라’다.양의 동서를 넘나드는 천변만화로 좌중을 압도하는입담이 걸쭉하다. ●나무꾼은 불이 나면 불부터 꺼야 현대사에서 70년대는 유신독재,80년대는 군부독재로 점철됐다.교정과 거리는 최루가스로 뿌옇고 교단은 무너지고 감옥은 학생들로 넘쳐났다.그는 이 때 두번에 걸쳐 2년 동안 투옥된다.유신독재가 독이 올라 있을 즈음인 78년 6월27일.“교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자체에 모욕감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떨쳐 일어선 그는 ‘교육지표’ 사건 주동자로 붙잡힌다. 백낙청에게 부탁해 기초한 선언문을 연세대 해직교수인 성내운에게 전달하고 동료교수 50여명의 서명을 받아 해외 언론과 대학가에 배포한 죄목이다.선언문 내용은 국가주의적 교육사상을 더 이상 강요하지 말라는 것.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의 지지 성명과 전국 대학가 시위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됐다.훗날 이 사건은 교육현실의 모순과 교육사상의 흐름을 되짚는 이정표로 자리매김된다.스스로도 “참 대단한 사건이었다.광주민중항쟁의 전사(前史)”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 때 해직되면서 6년만인 84년에야 교단에 돌아온다.두번째 체포는 80년 광주민중항쟁 때 학생수습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한 죄목이다.이 대목에서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 절반 가량 태운 뒤 말문을 열었다.“분을 삭이지 못할 때였지.일주일 내내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어.오죽이나 술을 마셨으면 고은 선생이 ‘소주 1000병’이란 별명을 나에게 붙였겠어?” 그는 지독한 애주론자다.말술을 먹고도 건강한 비결을 선친의 덕으로 돌렸다.어쩌면 술만이 지쳐 있던 그의 심신을 지탱해줬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이야기 내내 곧추세운 노익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서 그의 젊은 날 혈기가 묻어나온다.“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기를 펴고 살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승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는 5·18 민중항쟁 이후 관련 연구소를 만들어 자료를 정리하고 책으로 엮어냈다.영·호남 지방사회연구회 연합회(현 지역사회학회)도 교수 200여명으로 구성해 지역의 벽을 깨뜨리고자 했다.또 94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맡아 문단에서 할 일을 밀어붙였다.오늘의 교육풍토를 묻자,대번에 위기상황으로 진단했다.대학에서는 교양과목 대신 영어회화가 차지하고 있고 기능인만을 길러내면서 보편적 가치가 홀대받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초등학교는 민주 시민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기본자질을 가르치는 데 뒷전이라고도 했다.교수란 모름지기 사람답게 살면서 시대에 맞는 가치를 찾아 의로운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하지만 우울한 터널에서 빛을 보듯 그는 20∼30세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찾았다.그는 컴퓨터 도사다.하루에 2시간 가량 인터넷 바다로 들어가 축약된 언어,막힘 없는 쌍방식 토론에 미소짓는다.심지어 이들이 내뱉는 거친 언어도 카타르시스 순기능으로 이해했다.“컴퓨터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류로 올라서면 지역감정이 눈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들의 격의없는 토론과 건강함을 이유로 들었다.투쟁의 역사가 적잖은 한총련이 일본의 적군파(赤軍派)류로 전락하지 않고 균형감각을 찾아가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젊은이들에게는 개인적 관심보다 사회적 관심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은 역사적 시각이 바탕이다 기숙은스스로도 교수냐,작가냐의 물음에는 즉답을 망설인다.평론가 임환모씨가 “그의 작품은 현실과 인간적 진실 사이의 대립을 바탕에 깔고 전일적 인간에의 열망을 강하게 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시피 때로는 글로써 저항했고,때로는 교육변혁 현장의 맨 앞줄에 섰다. 그는 64년 평론가로 출발했으나 66년 이후 소설가로 각인된다.작품마다 민중의 저력을 담았다.‘자랏골 비가',‘암태도',‘녹두장군'(12권),‘5월의 미소' 등 분단의 애환을 담은 단편작은 가짓수에서 단연 으뜸이다.현장을 중시하는 그가 녹두장군을 쓸 때 일화를 들려줬다.백산전투에 참가한 농민군이 1만명이었으나 전주봉기에서는 그 절반으로 줄었다. 역사학자 누구도 이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백산전투는 음력 4월 말로 보리가 필 때다.민중의 배고픔이 극에 달할 때였다.전주전투는 보리죽이라도 먹을 수 있을 때였다.”라고 결론을 내려 지금도 학회에서 정설로 통한다.‘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도 민중의 한이 스며 있다.풀죽으로 연명하다 보면 변이 굵어져 실제로 똥구멍이찢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역사적 인과관계를 두고 글을 쓴다.그는 얼마전 틈틈이 써오던 단편집 2권의 퇴고를 마쳤다.앞으로 2년을 잡고 국내 설화(說話)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설적 재미로 덧칠하는 일에 매달리고자 한다.설화에는 민족정신과 의식이 녹아 있고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아름다운 존재로 기억되고 있는 그는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화순 남기창기자 kcnam@
  • 정찬용 인사보좌관 문답 “盧 인사철학 실무에 연결”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 내정자는 6일 “당선자의 인사철학,즉 개혁성과 투명성,국민참여 정신을 실무레벨과 연결시키겠다.”며 “공직에 들어가 일해본 적이 없지만,성심을 가지고 충분히 상의하면 함께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사정책의 문제점은 “인사 검증작업이 개인적 노력이나 존안자료에 의존한 점”이라며 “널리 인재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지역안배의 원칙이 타당하다.”며 “주류와 비주류 사회가 같이 연결돼야지 주류에게 집에 가라는 일은 안된다.”고도 했다. 신계륜 인사특보는 정 내정자가 발탁된 이유에 대해 “노무현 당선자는 평소 정 내정자의 개혁성과 도덕성,그리고 NGO 대표로서의 상징성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앞으로 중앙인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면서,인사제도 개선과 정무직 인사개선을 위한 기초조사를 통해 대통령을 보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 내정자는 노 당선자와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다고 말한 뒤 지난 1월2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토론회에서 잠깐 만나 ‘언질’을 받았지만,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호남출신으로 영남에서 17년 4개월 동안 거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서울대 언어학과 대학원 재학시절이던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쯤 징역을 살고 출소했을 때 거창고 설립자인 전영창 교장의 제안으로 거창고에서 교사생활(75∼79년)을 한 뒤 거창 YMCA총무로 일한 것이다.98년부터는 광주 YMCA사무총장을 했고,지난 16대 총선 때는 광주·전남시민단체연대 대표를 맡아 광주지역 낙선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특히 ‘마지막 5·18 수배자’로 불렸던 윤한봉씨의 미국 밀항을 적극 돕기도 했다. 그는 기존의 사회적 주류들의 우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노 당선자가 세상의 흐름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됐듯이 나도 당선자와 비슷한 유의 사람”이라는 답변으로 갈무리했다. 한편 인수위 주변에서는 노 당선자가 지방순회를 통해 ‘초야(草野)의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 인선에서도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새해 시정] 박광태 광주시장

    “광주를 지식과 산업이 어우러진 첨단산업도시로 육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습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9일 “산업적으로 후발지역인 광주에 광(光)산업과 디자인·첨단부품·소재 등 지식정보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서남권을 대표하는 중심도시로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박 시장은 “광산업은 반도체 시장 규모와 맞먹는 미래산업으로 떠오른 만큼 이 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겠다.”며 “2012년 광산업 엑스포 유치를 위해 새 정부와도 정책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광산업을 광주의 전략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발벗고 뛰었던 경험을 살려 광집적화단지와 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물질,티타늄 특수합금 부품,발광다이오드(LED) 개발 등을 통해 지역산업의 첨단화를 앞당기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와 관광·레저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그는 “문화·관광,스포츠·레저,민주·인권 등을 축으로 한 3대벨트를 조성하겠다.”며 “기존 비엔날레와 김치축제,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공간 등을 잘 활용하면 광주가 ‘문화 수도’로 발돋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이를 위해 5월18일을 시민의 날로 지정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주분교 유치,야외음악당 건립,2003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한국지부 총회 유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무등산·어등산 생태보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푸른 광주 21’ 등 시민단체와 함께 에코 챌린지(Eco-Challenge)운동을 전개하며,빛고을 ‘나무 100만그루 심기’와 솔라시티(태양열 에너지 도시) 건설을 위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평동 외국인 전용단지에 환경 관련 기기 제조공장을 유치하고,대통령 공약 사항인 국립 식물원과 동물원 건립도 추진한다.전남도청 이전에 따른 도심활성화 대책과 도로 교통망 확충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동구 중앙초등학교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세우고 인근 ‘예술의 거리’를 활성화해 도심공동화를 막기로 했다.도심교통난 해소를 위해 공사 중인 지하철 1호선과 제2순환도로,평동산단 진입로 2구간의 개통을 앞당길 방침이다. 박 시장은 “지하철 시대에 대비해 현행 시내버스 노선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도심교통을 고속도로 및 국도와 연결하기 위해 제3순환도로 건설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인과 장애인,저소득층 주민의 생활 안정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그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5만여평의 부지에 노인 건강문화타운을 건립,노인들에게 건강과 재활,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며 “여성 및 소외계층에 대한 취업 알선과 보육시설 확대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 4만 7000여명에 대한 생계비와 자녀 학비 등의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그는 “직원들이 변화에 뒤지지 않도록 의식개혁과 경영마인드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선택2002/군소후보 TV합동토론 - 정책공약·쟁점싸고 열띤 공방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사회당 김영규(金榮圭),국태민안 호국당김길수(金吉洙),무소속 장세동(張世東) 후보는 12일 밤 TV합동토론회에서 주요 정책공약과 쟁점을 놓고 저마다 독특한 논리와 공약을 내세우며 스스로가 국정 책임자로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한동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타 후보와 공평하게 토론하지 못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TV합동토론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뒤 “지난 3일과 10일 제가 주요 후보 합동토론에 출연하지 않자 후보직을 사퇴했느냐는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화려한 경력에 비해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2년2개월간 국무총리로 봉직하면서 생긴 정치적 공백으로 인기도가 낮아진 것 같다.”면서“그러나 이미 총리로 봉직하면서 국민들에게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영규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사회당은 자본이 사람을 지배하는 사회를 넘어 차별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정통 사회주의 정당”이라며 정당 홍보에 주력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사회주의 이념을 뿌리내리기 위한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수정하려는민노당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길수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서민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싶어 출마했다.”면서 “정신문화가 깨지고 도덕성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종교인의 출마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불교계에서 추대된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왔을 뿐”이라고 답했다. 무소속 장세동 후보는 “정치폐해를 타파하고 국가기강을 회복시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그는 현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집안에서 이방 저방 다닐 수 있는 것은 걸레밖에 없다.”며 ‘철새 정치인’을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로 눈길을 끌었다.장후보는 “역사는 한 사람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라면서 “역사에는 올바른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운 김재천기자 jj@
  • ‘법의 날’ 4월25일로 변경

    ‘법의 날’이 5월1일에서 4월25일로 변경되고,‘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의 주관부처가 행정자치부에서 국가보훈처로 바뀔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을 입법 예고했다. 행자부는 지난 1964년부터 5월1일에 기념식을 해온 ‘법의 날’은 미국 법의 날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규정함으로써 법제사적인 의의가 없는 데다 ‘근로자의 날’과 중복돼 행사의미가 상대적으로 위축돼 왔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대신 우리 고유의 법제사적 의의를 고려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법률이라고 할 수 있는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인 4월25일을 법의 날로변경해 국민의 준법정신 앙양과 기념행사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개정취지를 설명했다.또 지난 1월26일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7월27일 시행되면서 유공자에 대한 보상·예우 등 관련 업무가 국가보훈처로 이관됨에 따라,현재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의 주관부처를 행자부에서 국가보훈처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소설가 문순태씨 5년만에 소설집 ‘된장’ 펴내 - 토속정서로 그린 ‘恨의 미학’

    “광주 사람인 내가 어떻게 5·18민주화운동과 분단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겠는가.그러나 이제는 한 걸음 물러서 전라도와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토속적 정서를 그려보고 싶었다.” 5년 만에 일곱번째 소설집 ‘된장’(이룸)을 들고 독자를 찾은 소설가 문순태(61·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거대 담론에 발이 묶여 있었다.”며 “이제는 남성적이라는 속성을 가진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정서,여성적인 세계관과의 균형잡힌 조화를 모색할 때”라고 ‘된장’의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소설가 문순태의 이름에는 저항의 이미지가 깊게 배어 있다.그 자신 “그동안의 내 소설은 5·18까지를 포괄하는 분단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말한다.그러나 이런 ‘문순태 문학’이 작금에 이르러 반전을 꾀하고 있다.우리가 처한 상황을 비켜가거나,외면하는 식의 방향전환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정체성을 살피는 진지한 모색이다.바로 토착정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이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그의 ‘된장’론은 담박하고 정감있다.그에게 있어 된장은 ‘한국의 정신’에 가장 잘 부합하는 조화와 통합의 상징이다.맵고 짜거나 신맛을 풀죽이고 아우르며 독특한 맛을 풀어내는 된장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지키고 존속시켜야 할 전통을 가장 잘 함축한 문화코드라는 것. 실제로 작품 중에서 된장은 서로 단절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짱짱한 매개이자 상징이다.이를테면 우리가 애써 외면하기까지 했던 전통정서가 바로이 된장을 통해 부활하며,가부장적 혈연관습,이를테면 남자라야만 대를 잇는다는 전근대적 관념도 이 된장을 만나서 시원하게 해체되고 만다. 실제로 10대 종손으로,보수적 가풍의 집안에서 자란 작가는 자신의 외아들이 딸아이 하나를 둔 뒤 더 이상 애를 낳지 않으려는 것을 이제는 받아들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된장’은 남동생이 우물에서 빠져 죽은 뒤 부모의 이혼과 미국 이민,뒤이어 ‘결국은 아들을 삼켜버린 우물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끌어 안으려는 어머니’의 귀국,그리고 그 우물물을길어 담그는 된장의 의미는 삶을 대하는 용기와 열정,가슴시리도록 처연하고 아름다운 문순태의 한(恨)의 미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역시나 버거운 삶을 사는 딸에게 들려주는 어머니의 애잔한 고백은 이 시대의 모든 딸들에게 하나의 잠언 같은 것이다.“괴롭고 슬픈 기억은 묻어 둔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잊기 위해서는 이겨내야만 한다.” 어머니의 말은 이어진다.“내가 이 집에 눌러 살자면 이 집에서 겪었던 모든 고통을 내 것으로 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처음에 우물을 다시 파기 시작했을 때는 에미도 겨우 아문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것만 같아서 견디기 어려웠다.그렇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물을 길을 때마다 우물에 빠진 순철이를 건져 올리는 기분이란다.이제 순철이는 이 집에서 에미와 함께 있단다.” 그의 작품세계는 ‘고향의 정서’와 ‘역사성’이 두 개의 완강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된장’은 작가 자신이 “작품을 써놓고는 나도 놀랐다.”고할 정도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의지의 소산이다.이전의 작품들이 알게 모르게 역사성에 경도됐었다면,이번 작품은 토착정서를 깊게 천착하고 있다. 그는 “최근의 소설이 대부분 개인의 일상적 체험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아니라 도시적 삶을 일방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일부이긴 하나 평단의 시각도 일견 여기에 매몰돼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문학계의 이상기류를 지적하기도 했다. 평론가 박철화씨는 “생명을 억압하는 모든 것에 대한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을 그려온 문순태는 그 작가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한 평가의 바깥에 있어왔다.”면서 “이는 그가 가진 토속적 지방색 때문이기도 하나 많은 경우 중앙집권적 문단제도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박씨는 “이제 문순태는 전체를 되돌아보는 완숙한 시선으로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혹은 잊은 세계를 되찾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그것은 결국 변질되지 않는 ‘우리의 오롯한 본디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오늘의 눈] ‘5·18정신 승화’ 지금부터 시작

    광주 5·18묘지가 22년만에 광주만의 차별화가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극복하고 27일자로 ‘국립 5·18묘지’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반란,폭도들이란 멍에를 뒤집어 쓰고 청소차에 실려 이곳에 묻혔던 민주영령들이 비로소 완전하게 명예를 회복,법적·제도적으로 광주항쟁이 마무리된 셈이다. 물론 발포자가 가려지지 않았으며,학살 주범들이 형식적인 재판을 받은 뒤 지역주의를 등에 업고 힘을 쓰고 있기는 하다.그러나 이제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은 빛고을 광주의 ‘5월 정신’을 이어가는 일일 것이다. 광주 민중항쟁은 한마디로 군부독재와 불의에 맞선 순수한 민중항쟁이었다.최초로 민중들이 민족사의 주체로 올라선 결정적 디딤돌이었다.청문회 등 우여곡절을 거쳐 97년 5월,5·18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자위적 무장투쟁의 합법성’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 저항권에 기초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인정됐다. 여기에 10일 동안의 공권력 공백과 철저한 고립 속에서도 광주에서는 불상사 한 건 없었고 앞다툰 수혈로 나눔의 공동체 정신을 보여줬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해마다 장미가 피면 5·18묘역에는 한맺힌 절규가 되풀이된다.지난해 방방곡곡에서 이곳을 찾은 참배객은 55만여명이었다.이 묘역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민주정신의 산 교육장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 묘역의 운영에 관한 업무와 관리는 광주시에서 국가보훈처로 넘어갔다.5·18관련자가 숨지면 이곳에 묻히고 ‘행불자’로 확인되면 묘비도 세울수 있다.또 자손들도 입학과 취직,진료 등에서 혜택도 받게 돼 위안이 되고있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에 이어 공수부대의 무차별살상으로 광주항쟁이 촉발됐다.정부의 4차 보상이후 사망 154명,행방불명 70명,부상 3193명 등 모두 4312명(중복자 제외)인 것으로 집계됐다.97년 마무리된 광주 북구 운정동 산 34일대의 5만 280평 묘역에는 사망자 333기의 묘지가 조성돼 있다. 하지만 아직도 ‘폭도들의 반란’이라고 매도했던 언론들은 반성은커녕,남의 일처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이제 이들이 입을 열 차례라고 본다. 남기창 전국팀 기자kcnam@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보훈문화가 충만한 사회

    몇해 전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된 적이 있다.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4형제중 3명이 전사하고 막내인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한 과정을 그리면서 전쟁의 참화를 생생하게 묘사했다.8명의 대원들이 한 명의 군인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일등병 한 명의 생명이 여덟명의 그것보다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 미국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국이 참가한 전쟁에서 전사한 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이 떠올랐다.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선 것은 이처럼 국가의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과 국가를 신뢰하는 국민의 애국심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국가보훈처장으로 재직하기 전 30여년간을 군에서 복무하면서 월남전에도 참전했으며 야전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군 생활중 동료나 부하가 전투나 직무수행중 유명을 달리하거나 심한 부상을 당해 본인은 물론 유가족까지 고통을 겪는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어제까지 동고동락했던 전우가 갑자기 주검이 되어 실려 오는 경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울분과 슬픔에 잠기곤 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해교전에서 우리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고귀한 목숨을 조국을 위해 바쳤다.이들의 희생은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우리 삶의 터전인 국가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숭고하고 값진 것이다.우리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8월5일은 보훈처가 창설돼 국가보훈업무가 제도화의 길로 들어선 지 41주년이 되는 날이다.사람으로 치면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의 나이를 갓 넘긴 나이다.그동안 보훈업무는 어려움 속에서도 양적·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해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보장하는 데 나름대로 기여해 왔다.올해도 ‘보훈 속에 하나되는 공동체 구현’이라는 정책목표 아래 보훈보상을 내실화하고 보훈대상의 범위 확대 등 외연을 넓혀 나가고있다.또한 오는 27일 광주 5·18묘지,다음달 1일에는 마산 3·15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된다.그리고 경북 영천과 전북 임실에 있는 호국용사묘지도 국립묘지로 격상한다. 그러나 지난 5월 국가보훈처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2020명을 대상으로 보훈의식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87.3%가 국가유공자가 국가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분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는 대답은 32%로 낮았다.또한 호국·보훈의식도 49.4%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대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의견은 25.6%에 그쳤다.이처럼 갈수록 보훈의식이 약화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 나라가 쓰러지는 것은 물질적인 여건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적 자원에 기인한다.”고 말한 바 있다.‘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때 번영을 구가했던 로마제국도 결국 도덕적 타락과 정신문화의 약화로 멸망했다.이는 바로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그 민족의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뜻한다.물론 정신문화의 중심에는 자신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하고 남을 배려하는 건전한 보훈정신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훈처 창설 41주년을 앞두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진정으로 예우하고 존경하는 보훈문화가 충만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재달/ 국가보훈처장
  • [월드컵 다시보기] (2)4강신화의 효과

    ■“1년치 국가예산 만큼 벌었다” ‘1년치 국가 예산을 벌었다.’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처음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룩함으로써 새로운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월드컵 이후 대규모 거리응원과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당초 기대했던 경제적인 효과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국가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홍보면에서 계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과를 거둬 ‘경제 8강’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확보한 것이 큰 수확이다. ◇경제 효과 100조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월드컵 개최와 한국팀의 4강 진출로 우리가 거둔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올해의 국가 예산에 버금가는 액수다. 연구원은 이번 월드컵 개최로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10% 정도 개선됐다고 가정하면 200조원에 이르는 한국 수출상품의 가치가 10% 올라간다고 내다봤다. 또 월드컵 개최로 국가 이미지 개선효과가 5년 정도 앞당겨졌다고 볼 때 총 100조원의 효과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측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등 경제규모는 세계 12∼13위이지만 주관적인 국가 이미지는 30위권 수준이었다.”며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국가 이미지가 경제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700만여명의 붉은 물결이 뿜어낸 한민족의 정신과 저력은 과거의 ‘할 수 있다(Can-Do Spirit)정신'을 ‘레드 스피리트’로 한단계 승화시켜 ‘레드 이코노미’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월드컵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효과를 따지기에 앞서 이를 얼마나 국가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제고로 연결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錫) 경제연구센터장은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한국의 이미지를 널리 알린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대외 신인도·국가 브랜드 ‘껑충’= 월드컵 기간에 서울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등 전국에서 벌어진 길거리 응원에서 한국 국민이 보여준 열정과 질서의식은 코리아의 역동성과 시민의식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영국의 BBC 방송은 “평화적이면서도 열광적인 응원문화가 한국의 브랜드로 정착됐다.”고 지난 14일 보도했었다.이 평가는 각국의 외신에서도 여실히 보여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대외 이미지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일례로 현대자동차의 일본내 인지도가 월드컵 전인 2월에는 32%였으나 6월에는 67%로 높아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와 함께 월드컵 기간에 해외 주요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초청해 수출마케팅 행사를 가지면서 수출과 외국인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체계가 구축됐다. 특히 월드컵 개막행사 등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하면서 IT 최강국의 이미지를 높였다. 골드만삭스 증권은 “역사적으로 월드컵 주최국이 승리하면 해당국가 경제에 상승효과가 있었다.”면서 “월드컵 출전국이 세계 국내총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국가의 축구실력과 경제력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항공·호텔·관광업계는 울상= 문화관광부는 월드컵 기간의 외국인 관광객이 45만명에 그쳤다고 추산했다.이에 따라 항공·호텔·관광업계는 월드컵 기간 내내 울상을 지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간에 15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40억∼5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의 특급호텔도 예년보다 10∼20% 낮아진 예약률에 만족해야 했다.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풍성한 경품행사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이 TV를 보거나 거리로 나가는 바람에 대부분 매출 감소를 겪었다. 박건승기자 ksp@ ■사회통합/ 학연·지연 녹인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분전하는 모습과 붉은 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는 광경을 보고 국민 모두가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다.월드컵 축제는 오랜만에 온 국민이 하나되는 효과를 가져왔다.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성숙된 모습을 전세계에 자연스럽게 알리는 성과를 안겨주었다. ◇국민통합 효과= 지난 4일 한국-폴란드 경기가 시작될 당시 붉은악마 응원단의 수는 전국적으로 50만명 정도였다.주로 서울 광화문 등 서울시내 11곳 정도에 모여 응원을 했다.그러나 지난 25일 대독일전이 열렸을 때에는 전국 250여곳으로 700만명이 쏟아져 나왔다.경찰이 집계한 250여곳이란 적어도 1만명 이상이 모인 곳을 말하며 동네 뒷동산,학교 운동장,마을회관 앞 등 남녀노소가 붉은 옷을 입고 모일 수 있는 어디든 둘러앉아 ‘대∼한민국’을 외친 곳까지 합치면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다.폴란드전부터 추산하면 줄잡아 2000만명이 응원전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장 관중석이나 길거리 응원 열기가 가득했던 곳에서는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말끔하게 청소하고 뒷정리를 하는 시민의식을 보여줬다.차량 2부제 참여율은 전국적으로 평균 90%를 넘었다.외국인들에게는 ‘열정과 질서’라는 분명한 이미지를 남겼다. 한양대 한태선(사회학) 교수는 “국민의 단합된 모습은 지난 몇십년 동안 수많은 정치·사회적인 부정적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된 ‘집단무의식’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에너지를 뿜어냈다.”면서 “길거리 응원은 전통적 잔치문화의 재현이었다.”고 평가했다. 성신여대 강석훈(경제학) 교수는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박혀 있는 지연·학연·혈연 등의 ‘연줄 문화’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이름조차 생소한 어린 선수들을 발탁,주변의 험담에 개의치 않고 결국 세계적인 선수로 길러낸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외교적 성과= 나라에서 큰 경사를 치르다 보니 김대중 대통령도 바빴다.월드컵 폐막식이 아직 남아 있지만 김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개막식 이후 전·현직 국가정상 10여명을 만났다.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이 그들이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수십년에 걸쳐 이룰 외교적 성과를 한꺼번에 일궈냈다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반면 기대가 컸던 중국의 한류 열풍은 중국 축구팀의 초반 성적 부진에다 중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상품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하는 바람에 기대에는 못미쳤다.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경제 도약과 외교안보적 입지구축을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고 보고 ‘포스트 월드컵’의 묘수를 찾느라 분주하다. ◇국가브랜드 제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단국가가 주는 정치·군사적 리스크는 크게 줄고 싸구려 수출국이라는 이미지도 상당히 벗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 가운데 현대자동차 ‘란트라’가 있다.소나타·엘란트라·아반떼 등을 합친 통합브랜드로 크게 성공했으나,이 란트라를 일본 자동차로 알고 있는 그리스인들도 많다. 현대측이 굳이 한국산이라고 강조하지 않는 데에는 경우에 따라 국가브랜드가 제품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KOTRA의 민경선 해외조사팀장은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제품 이미지에 결합시키는 것을 꺼렸던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코리아 브랜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대경제연구원 박동철 거시경제실장은 “차기 정권까지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국가브랜드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센터장은 “단기적인 경제효과보다는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좋은 국가 이미지를 널리 알리게 된 것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10개 개최도시 변화 월드컵 개최도시가 다시 태어나고 있다.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응원하면서 이웃사랑과 애향심을 키웠고 문화적 자긍심도 갖게 됐다.교통망·체육시설 확충 등 실질적인 지역발전도 이뤄냈다.대한민국에 서울 말고도 다른 아름다운 도시가 많음을 해외에 알리는 효과도 거두었다.차량 2부제 자율동참,자원봉사,서포터스 활동등을 통해 선진시민다운 기량을 발휘하고 자신감도 얻었다.프로축구단 창단 움직임 등을 통해 지역 체육 진흥도 기대된다. ◇이미지 개선= 제주도는 국내외 매스컴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이란 찬사를 들음으로써 관광도시로서 이미지를 개선하고 도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대구시는 범어 네거리에서 길거리 응원전 등을 통해 보수성을 탈피,대구의 역동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점을 내세운다.월드컵 기간 중 패션쇼를 잇따라 개최,대구를 패션의 도시로 각인시킨 것도 성과다. 전주시는 전통문화도시 이미지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적 자긍심= 수원은 월드컵 개최로 문화·관광 인프라가 크게 늘고 화성(華城)을 주제로 한 각종 문화예술행사 개최로 문화적 자긍심을 높였다고 자평한다.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 인천의 문학경기장∼문학플라자∼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중앙공원∼인천시청 구간은 명실상부한 ‘인천 문화벨트’로 자리잡았다.월드컵 인천경기가 끝난 뒤에도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이 즐겨찾는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발전 도모= 간선도로 교통망 확충 등 지역발전은 이번 월드컵이 가져온 가장 큰 가시적인 성과라는 지적이다. 서울의 경우 환경친화적인 월드컵 공원 등으로 아름다운 도시로 재탄생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서북부권인 마포구 상암동에 월드컵 경기장과 월드컵 공원을 세워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한강 야경은월드컵이 가져온 또 다른 선물이다.한강을 가로지르는 18개 다리 가운데 동호·동작·성산·원효대교 등 9곳이 화려한 조명으로 서울의 야경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대전엑스포 개최로 지역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겼다는 대전은 이번 월드컵 개최로 다시 10년 이상 지역발전을 앞당겼다고 보고 있다.국가대표팀이 이탈리아와 16강전을 이곳에서 치르면서 대덕연구단지의 벤처기업 경쟁력도 높였다고 분석한다. ◇주민통합과 자신감= ‘4강 신화’를 이룬 광주는 국민·사회 통합을 소중한 성과로 꼽는다.1980년 5·18 이후 최대 인파인 20여만명이 함께 응원한 금남로는 한국민주화의 상징거리이지만 한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겐 배타적인 장소로 인식됐다.그러나 대구·부산·서울·대전 등지에서 이곳으로 몰려든 붉은악마들이 광주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데모’의 거리가 온국민이 함께 한 ‘감격’과 ‘환희’의 장소로 탈바꿈한 셈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영·호남 등 다른 지역 출신들이 토착민과 한데 섞여 ‘뜨내기 의식’이 강했던 지역주민을 하나로 묶는 효과를 거둔 게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체육진흥 효과도= 부산은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등 아시안 게임의 홍보효과가 극대화됐다고 자평한다.또 생활축구 육성 등을 위해 기장군 일광면일대 5만여평에 천연 잔디구장 등 11면과 선수숙소,시민들의 오락활동과 스포츠관광을 위한 유희시설 등 복합시설인 ‘부산그라운텔’을 완공하기로 했다. 울산도 축구전용구장을 포함한 옥동 체육공원을 조성,체육시설을 늘렸다. 또 달아오른 축구 열기 덕택에 서울 대구 등지의 지역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여론이 높아 월드컵경기장의 사후 활용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전국종합·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
  • [市.道지사 당선자에 듣는다] 박광태 광주시장

    ***“첨단·문화의 ‘光산업도시' 건설”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후보경선 파문으로 우여곡절 끝에 광주시의 최고책임자 자리에 오른 박광태(朴光泰·59·민주) 당선자는 “후보 교체과정에서 많은 실망을 안겨줬는데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첨단산업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활력 넘치는 광주를 만들어 시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잡음을 의식한 듯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어 상처난 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대화합을 이루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자는 “행정은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그 밖의 민원처리는 정무부시장 위주로 맡길 것이며 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지역의 각종 행사에 ‘낯 내밀기’나 자잘한 결재를 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중앙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확보와 외자 유치 등 굵직한 사안을 챙기는 것이 급선무”라며 ‘경제 시장론’을 강조했다.그는 자신이 10여년간 국회 ‘산자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는 광(光)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박 당선자는 이와 관련,“2003년까지 총사업비 4020억원 규모의 광산업 1단계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2단계사업의 정부예산을 조기에 확보해 2010년에는 광주를 세계 5대 광산업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승용차 생산라인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전자부품 소재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평동 외국인기업 전용단지를 동북아 국제산업투자협력의 거점지구로 육성하고 기업의 조기 입주 및 정착을 지원해 고용창출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소기업·소상공인·벤처기업 등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이들에게 창업자금 지원을 위해 현재 2곳에 설치된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추가로 유치하고 금남로 일대 등 벤처기업 육성 촉진지구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지역의 특색을 주민 소득원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박 당선자는 이곳의 의(義),예(藝),미(味) 등 ‘3향(三鄕)’의 문화예술 유산을 상품화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문화예술과 첨단산업을 접목한 콘텐츠 산업을 개발,육성하고 영상·게임·멀티미디어 등 문화벤처산업의 구심체 역할을 하게될 ‘광주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만들기로 했다.무등산 주변의 시가(詩歌)문화유적지를 복원,정비해 ‘전통문화 관광단지’로 조성하고 광주비엔날레와 김치축제등을 세계적인 문화 이벤트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녹색도시를 만드는 데 시민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태양에너지 도시건설사업(Solar City)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영산강·황룡강·광주천을 테마별 수변생태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도심철도 폐선부지는 보행자 위주의 푸른 길과 자전거 도로로 활용,시민들에게 도심 속의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현재 운행대수의 10%에 불과한 천연가스(CNG) 버스를 연차적으로 확대,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는 도시계획과 관련 “충장로 등 기존 도심권은 역사·문화·예술 중심지로,상무신도심은 행정·업무·유통지구 등 2대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의 동·서축은 현 80m 광로를 중심으로 기존 도심과 상무신도심을 연결하고 남·북축은 담양∼우회고속도로∼나주로 연결되는 새로운 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지하철은 현재 건설중인 1호선을 마무리한 뒤 2,3호선은 경전철 및 지상고가철 등으로 당초 계획을 변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6·13지방선거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전남도청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청이전과 그에 따른 도심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전에 반대한다.”며 “전남지사 당선자 등과 조만간 만나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5·18행사를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와 NGO들이 참여하는 국제 규모의 이벤트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동학농민혁명과 광주학생독립운동,5·18민주화운동등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통해 ‘나눔의 정신’을 시민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자는 “노인·청소년·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삶의 질과 복지향상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구별로 육아 전담시설을 확충하고 순회 간호사제도 도입,장애인 직업기술교육과 자활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다. 글·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참전군인 18만명에 명예수당

    정부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았으나 월드컵 분위기 등에 눌려 자칫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범정부 차원에서 보훈의식을 높이고 보훈정책 지원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건국 이후 처음으로 호국·보훈관계 장관회의를 가졌다.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이재달(李在達)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교육부총리,행자·통일·외교·국방·복지·문화부·기획예산처장관 등이 참석해 보훈정책의 내실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총리는 “6월에 월드컵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열린다고 호국·보훈에 대한 의미와 국민적 관심이 낮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부처간의 협력을 당부했다.특히 총리실 산하에 ‘호국보훈정책추진기획단’을 신설,효율적인 보훈정책이 추진되도록 배려했다. 이재달 보훈처장은 회의에서 오는 10월부터 70세 이상 참전군인 18만 2000명에게월 최고 6만 5000원을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을 신설,지급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지금까지는 만 65세이상 생계곤란자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했다. 보훈대상자의 생활지원을 위해 월 60만원에 불과한 기본연금을 12% 인상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에게 매월 21만∼42만원 지급하던 장애수당을 해마다 인상하고 당뇨병을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정,진료비 지원과 유족연금 혜택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북 영천,전북 임실의 호국용사묘지와 광주의 5·18묘지,경남 마산의 3·15묘지를 국립묘지로 승격시켜 정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5년까지 서울 근교 수도권에 5만기 규모의 호국용사묘지를 조성,국립묘지를 모두 8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가보훈처 이종성(李鍾鼎) 기획관리관은 “보훈사업은 국가유공자의 위국·헌신정신을 국민의 애국심으로 승화시켜 정의가 넘치는 국가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보훈시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70세 이상 참전 군인들의 재산상태도 고려하지 않고 전원에게 예산에서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선거를겨냥한 선심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선택 6.13/ 전북지사 후보 정책 집중비교

    최근 호남지역의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이와는 달리 전북지사 선거 판세는 민주당 강현욱(姜賢旭)후보가 독주중이다.한나라당 나경균(羅庚均)후보와 무소속 손주항(孫周恒)후보가 강 후보를 얼마나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세 후보는 각자 자신의 강점과 상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필승전략을 수립,표심 공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나 후보는 패기,강 후보는 풍부한 행정경험,손 후보는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는 소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도정= 세 후보 모두 투명 행정·조직 활성화·열린 도정을 강조하고 있다. 나 후보는 공정·투명한 도정을 위해 모든 도민이 참여하는 행정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전국 최하위권인 재정자립도를 끌어올리고,공무원 처우를 개선하며,공정한 인사를 통해 ‘살기좋은 전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또 부정부패의 온상인 각종 입찰제도를 개선,비리의 사슬을 끊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강 후보는 “도청조직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공무원의 사기가 조직활성화의 요체인 만큼 도청 조직을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있는 생산적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인력은행식 프로그램을 가동하고,기능과 직능에 따른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며,투명하고 객관적인 종합행정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손 후보는 “능력 위주의 인사를 실시하고,농정·환경·여성·문화 분야를 맡는 정무부지사를 두어 도정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도정은 지사가 전적으로 책임짐으로써 공직자들이 소신껏 업무를 추진토록 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경제 활성화= 낙후된 지역발전 계획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후보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나 후보는 핵심 3대 공약으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립·추진 ▲동북아 경제권대두에 따른 지역적 수용체제 구축 ▲지역발전 장기 비전과 전략수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권역별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첨단산업벨트,생명산업 및 관광벨트,국제 생산·교역 및 해양관광벨트,전통문화벨트 등을조성해 지역발전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도시 기능을 특화해 개성있는 친환경적 지역 정주기반을 형성하고,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지식기반산업도 육성키로 했다. 강 후보는 “전북이 환황해권 중심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막강한 경제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10대 비전을 제시했다. 군산 자유무역지역과 신 공항,신 항만을 경제특구로 지정,대 중국 수출기지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또 지역 신용보증재단을 설립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을 향상시키고,민자와 외자 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후보는 “전북권 경제특구를 추가 지정하고 ‘불 꺼진 군산항’의 부활을 위해 집중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고 역설했다. 전주 신 공항 건설사업을 마무리짓고 ‘300만 전북도민 상주 인구시대’와 ‘5조원 예산시대’를 이루겠다고도 공약했다. ●문화·예술·관광= 나 후보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확보와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문화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또 지역별로 다양한 관광자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특화개발하고 국제경쟁력이 있는 전통문화를 활성화 시킨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강 후보는 “전주∼남원간 국도 변에 50만평 규모의 릴레이식 종합민속촬영 군락을 만들어 논스톱 촬영환경을 조성,영상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면세점 설치,전북관광 홍보 전문인력 양성,향토음식특성화,서부해안권과 동부산악권을 연계하는 테마관광코스·생태체험관광코스 개발도 제시했다. 손 후보는 “전주에 백제 견훤의 왕도를 복원하고,전북을 역사+문화+예도+교육+관광의 명소로 만들어 각국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람과 사람’,‘예술인과 기업인’등이 인연을 맺도록 하고 전북 프로스포츠팀창단,서예박물관,석공예박물관,자연박물관,해저 청자문화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굴뚝 없는 문화벤처사업’을 육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새만금사업= 한때 논란을 빚었던 새만금사업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적극적인 개발구상을 갖고 있다. 나 후보는 “새만금지구를 생태영농·복합휴양권·국제교역 업무지구로 개발하겠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자신이 ‘강만금’으로 불릴 만큼 새만금 개발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있다고 강조했다.만경강 유역 수질오염을 최소화,새만금 내부 개발을 촉진하고 새만금 신항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새만금 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새만금사업을 마무리,전북을 명실상부한 서해안시대의 주역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종합= 세 후보 모두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사정책·지역발전·새만금사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다. 공정한 인사로 흐트러진 도정을 바로잡고,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잘 사는 고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공업화에 뒤떨어진 전북의 미래를 위해 문화·예술·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설계’도 비슷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인물평 ●나경균 후보는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5·18광주민주항쟁에 동참했다가 계엄법 및 포고령 위반 혐의로 7개월간 옥고를 치렀다.‘청년 도전정신’이 강한 개혁적인 인물로 민주당 텃밭에서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만큼 ‘패기’가 넘친다.법학박사로 도덕적이고 청렴하다는 평이다. 환경,지방행정 분야의 공부를 많이 했고,인권운동과 시민운동에 앞장서 왔다.행정경험은 없지만 ‘준비된 지사’의 자격을 갖추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무소속과 한나라당 후보로 김제에서 국회의원에 2차례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강현욱 후보는 관선 전북지사를 역임했고,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전문가’.역대 전북지사 중 가장 뛰어난 행정력과 기획력을 갖췄다는 평.농림수산부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행정의 합목적성과 균형감각을 잃지 않아 ‘행정 9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95년 도지사 선거에서 유종근 후보에게 패했지만,96년 15대 총선에서는 군산지역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호남에서 유일하게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손주항 후보는 ‘백전노병’으로 불린다.16세에 외숙인 고 진직현 제헌국회의원선거운동을 도우면서 정치에 뛰어들었고,1961년 26살 때 전국 최연소 도의원에 당선될 만큼 현실 정치에 밝은 인물. 73년 무소속으로 나서 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또 78년에는 10대 국회의원에 옥중당선 되는등 40여년간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 온 ‘전북 정치사의 산증인’이다.구속과 석방이 반복되는 역경 속에서도 민주화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을 잃지 않아‘인간 기관차’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 5·18 영령 넋 기리며…

    5·18민주화운동 22주년인 18일 광주에서는 정부기념식을 비롯한 다채로운 추모 및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5·18묘지에서 열리는기념식에는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후보,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고재유(高在維) 광주시장,5·18유족 등 각계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다. 오후 3시에는 동구 금남로 1가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5·18민중항쟁 정신계승 국민대회,부활제 등이 열리며 5·18기념문화관에서는 제3회 광주인권상 시상식도 이어진다.또 각 종교단체들이 주관하는 추모행사도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앞서 17일 오전 10시 5·18묘지에서 유족·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제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어 오후 7시부터는 전남도청 앞 특설무대에서 1만여명의 시민·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5·18전야제가 열렸다.3시간 남짓 진행된 전야제는 횃불시위·차량시위·계엄군진압 등 80년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재연행렬과 해원 상생굿,북춤,풍물 등이 어우러진 ‘대동한마당’ 등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 한편 이날 5·18묘지에는 국내외 참배객 1만여명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금남로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는 사진작품 전시회,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려 추모 분위기를고조시켰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광주시 북구는 광주인구의 3분의 1차지

    광주시 북구는 5개 자치구 중 인구가 48만여명으로 광주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첨단과학산업단지와 무등산 일대의 시가(詩歌)문화권,5·18묘지,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 산업 및 문화시설이 산재한 ‘광주의 관문’이다.때문에 북구 발전은 광주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구청장의 역할이 그 어느곳보다 중요하다. 차기 북구청장은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오주 광주시의회 의장과 김재균 북구청장의 맞대결로 압축된다. 경선과정에서 김 구청장이 제기한 ‘불공정’시비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경선 승리 분위기를 본선에까지 끌고간다는 게 오 의장의 전략이다. ‘경제 북구,복지 북구’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북구 경제 활성화’가 광주의 발전을 선도한다는 점을강조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전시행정보다는주민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역점을 두고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뤄 나가겠다는 포부다. 2대에 걸친 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오씨는 선이 굵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민주당 경선이 ‘원인무효’라며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낸 김 구청장은 조만간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이번 경선 참여자 일부가 당적이 없고 한 거주지에서 여러 명이 선거인단으로 구성됐다는 것이 이의를 제기한 내용이다. 오 의장에 비해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 구청장은 지난 4년동안 무난하게 구정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있다.특히 북구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현행 지방자치제가 안고 있는 제도상의 한계 속에서도 ‘주민참여 활성화’와 ‘광주정신 확립’등을 이뤄냈다는 것이다.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현안을 완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적임자라며 유권자를 접촉하고 있다.그는 ▲깨끗한 지방정치 구현 ▲주민자치 활성화 ▲‘문화북구’정책 계승,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5·18묘지 관리권 ‘줄다리기’

    5·18묘지의 국립묘지 승격을 앞두고 광주시와 국가보훈처가 관리업무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는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이 공포,발효됨에 따라 광주시는 그동안 맡아오던 5·18묘지관리사무소 등의직제를 폐지하고 업무를 보훈처로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이 법률이최근 공포됨에 따라 5·18묘지가 공포일 기준 6개월 만인 7월27일부터 국립묘지로 승격된다.이에 따라 5·18묘지 관리업무는 국가보훈처로 이양된다. 보훈처는 4·19묘지 등 국립묘지 관리 기준을 준용해 5·18묘지 관리를 맡기로 하고 이에 대한 인수작업에 들어갔다.그러나 광주시는 “5·18테마공원 등 자치단체가 추진해야 할사업이 많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묘지 관리권 이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는 대신 ▲광주시 위탁 관리 ▲광주시가 한시 관리후 국가보훈처 이양 ▲관련법 시행령에 따른 국가보훈처 이양 등3개안을 마련,보훈처와 협의중이다. 시는 “묘지 관리를 국가보훈처로 즉시 이양할 경우 연간 10억원의 관리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나 다른 국립묘지처럼 참배객 안내 등 단순한 관리기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30주기인 2010년까지 한시적 관리후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한시 관리후 이양 방안이 채택될 경우 관련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5월 단체 등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반면 보훈처는 국립묘지를 자치단체가 위탁관리한 선례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보여 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광주시의 5·18관련 직제 및 인력은 5·18협력관실의 지원·정신선양·기념사업의 3개팀 12명,5·18묘지관리사무소 11명,5·18기념문화센터 22명 등 모두 4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교육·취업·의료 지원 등의 지원업무는 보훈처로이관되며,기념문화관·기념공원·자유공원 관리 및 전남도청 이전부지의 기념광장 조성 등의 업무는 시가 계승한다. 시 관계자는 “묘지관리 업무를 위탁받지 못할 경우 직제폐지 등에 대비,인력관리 대책 등을 마련중”이라고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광주시-보훈처 5·18업무 ‘줄다리기’

    ‘광주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조만간 공포·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5·18묘지관리사무소 등 업무 관장을둘러싸고 광주시와 보훈처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민주유공자 예우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는 그동안 맡았던 묘지관리와 추모사업 등 업무 분장에 대해 국가보훈처와 협의에 들어갔다. 보훈처는 관련법의 시행령을 마련하기 위해 시에 5·18관련 조직·예산·보상현황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광주시는 그러나 관련 조직과 업무를 모두 보훈처에 이양할 경우 직제와 인원 축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어협의 및 조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시가 맡고 있는 관련 업무는 ▲5·18묘지관리사무소 ▲5·18지원협력관 ▲5·18공원관리사무소 등 3개 직제로,모두 4급(서기관)이 관할하고 있다.이 가운데 5·18공원관리사무소장직은 6월30일까지 한시 정원으로 묶여 있어 ‘민주유공자 예우법’ 시행과 함께 폐지된다. 지원·정신선양·기념사업의 3개 팀을 두고 있는 5·18지원협력관도 보상업무등이 끝난 만큼 직제 조정이 불가피하다.5·18묘지관리사무소 역시 보훈처가 직접 맡게 될 전망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5·18묘지관리사무소는 4·19국립묘지관리사무소를 준용,국가직 5급(사무관)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령이 완비되지 않은 만큼 행정자치부 등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이들 관련 기구가 갑자기 없어질 경우인사적체 등에 따른 내부 반발이 예상돼 보훈처와 협의 과정에서 일부 업무를 계속 맡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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