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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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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안양시 신청 ‘5급 개방형직원 채용관련 도 감사결과’ 재심의 ‘기각’

    경기도, 안양시 신청 ‘5급 개방형직원 채용관련 도 감사결과’ 재심의 ‘기각’

    최대호 안양시장이 5급 개방형직원(홍보기획관) 채용과 관련 경기도 감사 결과에 재심의를 신청했으나 기각 처리됐다. 경기도는 “당초 처분(지난 감사결과)이 관계법령, 양형기준, 관련자 간 형평 등에 모두 적합하다”며 안양시 재심의 신청을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11일 경기도와 시에 따르면 도 감사실은 지난해 11월 음경택 안양시의회 의원 등이 제기한 ‘안양시 부적정한 개방형 직위 채용에 대한 조사’에 대해 ‘경력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부정채용’이라는 감사결과를 시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부정 채용된 홍보기획관 정모씨의 채용 취소와 채용업무를 소홀히 한 담당자 조치도 요구했다. 하지만 최 시장은 “인사는 시장의 고유권한이고 채용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감사결과에 반발해 지난 4월 도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최 시장은 신청서에서 “홍보기획관 정씨의 개방형직원 채용과 관련 구(區)문화체육팀장의 근무경력을 인정한 것은 부정적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채용 업무를 담당한 인사담당 팀장과 채용업무 담당자에 대한 처분요구(훈계)는 부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도는 안양시의 개방형 직위 채용과 관련 행정안전부, 고문변호사 3인 등의 법률자문을 거쳐 4개월 동안 감사를 진행했다. 이어 “구문화체육팀장 직위는 홍보기획관 관련분야가 아니며 시청홍보계획 수립 및 총괄 등을 담당하는 시 홍보기획관의 관련분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감사결과를 냈다. 안양시가 채용공고한 홍보기획관 경력요건 기준에 따르면 관련분야에서 3년(1095) 이상 근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기획관 정씨의 경력 중 구문화체육팀장 966일이 인정되지 않아 경력이 32일 부족해 부정채용에 해당한다. 시는 홍보기획관 정씨의 경력으로 문화체육팀장 996일, 총무과 기획공보팀장 118일, 의회사무국 홍보팀장 497일, 홍보실 공보팀장 448일 등 2059일을 포함하고 있는 자료를 도에 냈다. 음 의원 등은 안양시가 도에 재심의를 신청하자 “안양시장이 상급기관의 감사결과에 반발 경기도 행정에 반기를 드는 것이 적절한가?”라 물으며 “상급기관의 행정지시에 반발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공무원에게 업무지시를 할 수 있겠느냐”라고 최시장을 비난했다. 최근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념일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난을 산 최 시장은 이번 도에 신청한 재심의가 기각 처리되면서 정치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홍보기획관의 채용과 관련해 최 시장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행보가 주목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로켓포 쏴서라도”… 전두환 재판서 나온 헬기 사격

    “로켓포 쏴서라도”… 전두환 재판서 나온 헬기 사격

    軍상황일지·보급품·관련자 진술 등 제출 헬기용 벌컨포탄 1500발도 항공대 지급 “사단장이 무장헬기 조종사 호출” 증언도 “헌혈하는 사람에게 헬기가 총 쏴” 회고 ‘로켓포를 쏴서라도 때려라.’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장한 군 헬기가 사격을 강행했다는 정황을 입증하는 기록물이 10일 ‘전두환 형사재판’에 등장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 심리로 열린 전두환(88)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3차 공판기일에는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 등 시민 6명이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담을 쏟아냈다. 정 전 회장은 육군 항공대 상황일지,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보급지원현황 자료, 계엄군의 진술 기록 등을 토대로 1980년 5월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다. 정 전 회장이 공개한 자료에는 군 헬기가 항쟁에 참여한 시민을 사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자료는 육군 1항공여단 상황일지로 1980년 5월 27일 오전 5시 10분 상황에 대해 ‘전과 폭도사살 2명’이라고 기재됐다. 1항공여단은 전남도청에서 항전하던 광주 시민을 진압하고자 계엄군을 광주 도심에 다시 투입한 상무충정작전의 지원부대다. 정 전 회장은 전교사가 광주에 투입한 헬기에 지급한 보급품을 기록한 군 자료도 공개했다. 1980년 5월 전남북 계엄분소였던 전교사는 20㎜ 벌컨포탄 1500발을 항공대에 지급한 것으로 기록됐다. 정 전 회장은 무력 진압 지시를 받았다는 계엄군 증언을 담은 자료도 챙겨 왔다. 자료에는 1980년 5월 22일 오전 10시쯤 육군 31사단장이 505항공대 소속 500MD 무장헬기 조종사를 호출해 ‘로켓포를 쏴서라도 때려라’며 출동 명령을 내렸다는 증언이 담겼다.관련 자료를 공개한 정 전 회장은 옛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이뤄진 1980년 5월 21일 오후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옛 전남매일신문사 앞쪽에서 동명동 집에 가려고 남동과 서석초등학교 방면으로 갔다”며 “당시 공중에서 헬기가 빙빙 돌며 ‘땅땅땅’ 총 쏘는 소리가 들려 근처 나무 밑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증언에 나선 최윤춘(56)씨는 1980년 5월 광주간호원보조양성소에 다니며 광주기독병원으로 실습을 나갔다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최씨는 “헬기가 낮게 날더니 ‘다다다’ 총소리가 났다. 맑은 날이었는데 마른 땅에 빗방울이 튀듯 바닥에 총알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의사 가운을 입고 긴급 환자를 이송하는 차에도 총을 쏘던 시절이었다. 헌혈하는 사람에게 헬기에서 총을 쏘는 게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총소리가 빈번했고 총상 환자가 넘쳐났다”고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3일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文 “민주주의 커지려면 불평등 해소해야”… 당정청 “늦어도 7월 추경 집행”

    文 “민주주의 커지려면 불평등 해소해야”… 당정청 “늦어도 7월 추경 집행”

    기념식 불참 황교안 “文정권 비민주적”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0일 국회에서 확대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늦어도 7월 중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집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정청은 이날로 47일째 국회 계류 중인 추경안을 7월에 집행하려면 국회 심사 기간 2주를 감안해 이번주 내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추경안 처리 방안과 민생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민주당은 처음으로 최고위원 전원이 당정청 회의에 참석해 민생 대책의 위중함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를 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제처럼 돼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대한민국 말고 또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시급한 추경과 민생 입법, 경제활력 대책에 한 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당정청은 6월 국회 우선 처리 민생 법안도 추렸다. 당정청은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또 택시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민생법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최저임금법,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관련법, 5·18민주화운동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로페이에 40%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하고, 영세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 지원 등 추가 대책을 8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또 헝가리 유람선 사고 대응,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대북 식량 지원 등 현안에 당정청 간 긴밀한 소통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 상황도 공유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2주년을 맞아 “민주주의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인권기념관이 세워질 서울 용산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 돼 대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물론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초월회 오찬에도 불참하며 대화를 거부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본인들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5·18 망언 규탄 서울 여의도 농성장 방문

    최대호 안양시장, 5·18 망언 규탄 서울 여의도 농성장 방문

    경기도 안양시는 지난 8일 최대호 안양시장이 5·18 역사왜곡 처벌을 규탄하는 서울 여의도 농성장을 방문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시장은 “최근 5·18과 관련해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본인의 뜻이 아니었지만 죄송하다”며 “광주민주항쟁운동을 가슴 속에 새기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어 “5·18 묘역을 참배하고자 곧 광주를 방문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농성 중인 유가족과 5·18 관계자들은 최 시장에게 “5·18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최 시장은 ‘5·18 민주항쟁은 꺼지지 않는 촛불혁명이자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계인들에게 희망이 불씨가 됐던 크나큰 사건”이었다며 “결코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욕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시장은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지역의 한 축제에서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불러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안양시민들의 비난을 샀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5.18 기념일 ‘황금복면 공연’ 파문 확산.

    최대호 안양시장, 5.18 기념일 ‘황금복면 공연’ 파문 확산.

    최대호 경기도 안양시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황금복면 차림’으로 신인가수 등단 공연을 벌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지역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 시장의 적절치 못한 행위에 대해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야당 시의원의 규탄 성명발표, 시민단체의 청와대 국민청원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안양시의회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기념일에 추태를 부린 최대호 시장은 ‘안양시민에게 사죄’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18때 복면가왕 춤판 벌인 최 시장을 즉각 출당 조치“하라는 글을 올리면서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음경택 등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최근 성명에서 “최 시장은 자숙해야 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지역의 한 축제에서 황금복면으로 변장과 변복을 하고 무희들 율동과 함께 신인가수 등단을 언급하며 노래를 하는 추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음 의원 “현직시장이 시 예산이 들어간 공적행사를 자신의 신곡발표회로 악용하고 음반판매를 홍보하는 등 사적용도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이날 환복까지 하며 총 3곡의 노래를 발표했다. 손 연구원장도 지난 3일 “현충일 등에는 술과 가무를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최 시장을 비난했다. 그는 “5.18정신은 민주당 안에서는 강령처럼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왔다”며 “최 시장의 이런 행위는 5.18에 대한 개념과 인식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적한 시 현안을 해결하려면 하루 24시간 일해도 부족한데 시장이 그러 일을 하고 다닐 때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기부행사에 참석한 최 시장에게 한 시민이 “5.18 기념일에 춤추고 노래한 시장은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져 모금행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최 시장의 광주 국립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 참석 여부도 논란에 휩싸였다. 손 연구원장은 “최 시장이 지난달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말했으나 이후에 전화도 받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요청한 참석 증거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일 5.18기념식에 참석했던 도당 관계자가 ‘최대호 시장이 기념식에 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시에서 배포한 ‘주간행사 계획’에도 최 시장의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일정은 아예 없었다. 부시장이 참석하는 ‘2019 성년의 날 기념 전통 성년식’(16시)과 시장 참석 ‘제7회 안양여성축제 개막식’ 두 개의 공식일정만 있었을 뿐이다. 지난달 18일 안양·군포·의왕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주최로 군포시 산본에서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과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행사에서 사회자는 “최대호 안양시장은 광주 5.18행사에 참석하느라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고 불참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2시간 후인 오후 6시부터 안양시 평촌공원에서 열린 안양문화재단 주최 행사에 최 시장은 황금가면을 쓰고 흰색 무대복 차림에 검은색 망토를 두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동영상을 통해 이 모습을 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며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 시장의 5.18 공연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최대호 시장은 4일 기자실을 방문 5.18 공연과 관련해 “국민여러분과 특히 광주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려 깊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됐던 광주 국립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최 시장은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손 원장은 최 시장의 사과에도 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과 함께 ‘징계청원’하고, 청와대 앞 시위를 예정되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할머니의 힘! 장터 골목에 모이다 - 광주 말바우 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할머니의 힘! 장터 골목에 모이다 - 광주 말바우 시장

    # 할머니 장터 골목, 광주 말바우 시장의 명물 거리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 우리 삶에 가는 곳마다 숨어 있는 고수가 있다” -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 제6권’ 부제> 지나온 삶의 내공과 무공(?)이 가히 넘볼 수 없는 경지까지 다다른 할매들이 모인 시장 골목이 있다. 원래 고수들이 그러하듯 모양새는 초라하다. 시멘트로 골목과 벽을 만든 재래 시장 한 켠에서 세상살이 무림(武林) 강호들인 할매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그렇다. 인생의 상수(上手)는 할매다. 삶의 고수(高手)도 할머니다. 당신들이 만든 삶의 뒤안길, 광주 말바우 시장 할머니 장터 골목이다.여행의 하수(下手)는 외관만 보고, 중수(中手)는 글자를 읽으며 상수(上手)는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빛고을, 광주를 제대로 느끼려면 일상을 만날 수 있는 전통 시장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좋다. 현재 광주에는 총 22군데의 전통 시장이 있다. 동구의 대인시장, 서구의 양동시장, 풍향동의 서방시장, 학동의 남광주시장 등이 규모면에서는 이름나 있으며 최근에는 송정역시장도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청춘남녀들의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이중에서도 말바우 시장은 인간미 가득 넘치는 전통 시장으로 광주에서는 단연 첫 손에 꼽을 수 있다.광주 북구 우산동에 자리 잡은 말바우 시장은 광주 전통 시장 중에서 ‘유일하게’ 시골의 5일장처럼 매번 돌아가며 2,4,7,9일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총 한 달에 12번 장이 서는 정기 시장이다. 말바우 시장은 규모도 상당해서 약 2만 여 평의 부지에 500여 개의 상설 점포와 800개가 넘는 시장 간이 노점 등이 있어 하루 방문객만 3만 명 이상이 넘는 중대형급 시장으로 분류된다. # 광주 유일의 5일장, 직접 키운 신선한 농산물이 한 곳에말바우 시장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전해오는 데 그중 처음은 의병 김덕령 장군의 말이 바위 위로 발굽을 내딛자 바위가 말 발굽모양으로 움푹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말바우라는 설과 지금의 말바우 시장 앞 동문로가 넓혀지기 전 말(馬)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말바우라고 불렸다는 설, 바위 모양이 네모난 말(斗) 모양이었다는 설 등이 지금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다.어찌되었던 광주의 말바우 시장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시장의 구석구석 펼쳐져 있는 할머니들의 죄판 때문이다. 광주 인근 담양, 순창, 곡성, 나주, 화순 등지에서 첫차를 타고 온 ‘할매’들이 직접 키운 싱싱한 채소류와 콩 등을 포함하여 고추 모종에서부터 가지, 오이, 상추, 양파 등 각종 파릇파릇한 모종 노점들이 시장 골목골목 쌓여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여기에 더해 약초, 울금, 함초, 연근, 굼뱅이, 지네, 강아지, 자라, 뻥튀기 등등 생소한 구경거리도 가득하다. 특히 새마을 금고 양 옆 시멘트 골목과 제일볼링장 주차장 왼편 골목, 동신자동차학원 담벼락에 자리 잡은 할머니 장터 골목은 말바우 시장의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직접 텃밭에서 따온 애호박 몇 덩이와 한 줌도 안 되는 고추, 오이, 참외 몇 개씩을 신문지 위에 가지런히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하다.다 팔아도 만 원이 안 되는 고추 모종 한 움큼을 가지고도 할머니들은 오늘 하루 재미있게 세상 구경을 나온 셈이다. 저마다 세월을 낚고 있는 셈이니 전통의 고수인 강태공의 공력보다 결코 뒤지지는 않아 보인다. 이렇게 지나온 세월은 힘이 있다. 고단한 세월을 함께 건너온 힘센 할머니들끼리의 묘한 연대감은 말바우 시장 장터 골목이 끝나는 큰길까지 이어진다. 할머니 장터 골목 100미터는 광주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힘찬 100미터가 분명하다. <광주 말바우 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광주를 방문한다면, 광주의 구도심을 가보고자 한다면 2. 누구와 함께? - 나이드신 부모님께 함께 3. 가는 방법은? -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 190-9 - 버스 : 518, 석곡87, 일곡180, 운림54, 두암81, 금남55, 용봉83, 충효187, 문흥80, 풍암06, 송암47, 문흥39, 지원15, 운림35, 봉선27, 일곡28, 송정19, 일곡38, 19-1, 22-1, 23-1,24-1, 19-2, 20-2, 21-2, 22-2, 25-2,160 4. 감탄하는 점은? - 골목 골목 뻗어 있는 노점들, 싱싱한 채소류 및 농작물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광주 구도심의 중심 시장답게 활기차다. 대중교통 이용 6. 유명한 농산물은? - 각종 모종들, 콩 종류, 싱싱한 채소류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매일팥죽, 옛날팥죽, 가마솥 추어탕, 고흥횟집, 득량만 횟집 - 광주 말바우 시장에서 팥칼국수를 팥죽이라고 부르며, 일반적인 팥죽은 동지죽이라 부른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malbawoomarket.modoo.at/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광주 국립박물관, 시립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광주 말바우 시장은 여전히 시골 5일장의 느낌을 가진 곳이다. 장이 서는 날은 교통 정체가 극심해서 될 수 있는 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할머니 장터 골목에서 구입한 농산물은 가격대비 가성비 최강!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文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보수층 ‘묻지마 폭로’에 날 세웠다

    文 “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보수층 ‘묻지마 폭로’에 날 세웠다

    “국민 지지 얻어 국정 담당하려는 정당” 정체불명 보도 확산시킨 한국당에 불만보수 외교원로도 우려 등 심각하다 판단 집권 중반기 공직 기강 다잡기 측면도“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 줄 것을 요청합니다.” 29일 국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누설과 그를 비호한 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비판 수위는 전에 없이 수위가 높았다.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안타깝다”고 한데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며 한국당을 비판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 야권 협조가 시급한 현안들을 감안하면 정무적으로 발언 수위를 낮춰야겠지만 한국당의 행태가 ‘기본’ ‘상식’조차 갖추지 못했고 국익·안보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웠다는 판단 아래 원칙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 발언으로 협치는 더욱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정쟁의 도구라든지 당리당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과의) 대화는 대화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내에서는 현 정부 들어 북미, 남북 관계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민감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기사가 정체불명의 ‘외교소식통 발(發)’로 보수언론에서 생산되고 한국당에서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에 대한 깊은 우려가 담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숙 전 유엔 대사,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등 보수 성향 외교 원로들과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지는 등 한국당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느슨해진 공직 기강의 고삐를 죄야 할 필요성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한미 정상 통화 유출 외에도 외국 주재 대사의 ‘갑질’ 의혹과 한국·스페인 차관급 회의장에 구겨진 태극기 등 공직 기강 해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책임론도 거론되지만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제를 파악하고 수습하는 게 급선무이며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는 추후 문제”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315일 만에 풀려난 주모(62) 씨의 딸이 감사편지를 보내왔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무사귀환을 위해 수고해주신 외교부 공직자에 대한 감사 인사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유럽 순방 보고를 하러 온 강 외교부 장관과 10여명의 외교부 직원에게 이 편지를 읽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격려의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외교부가 리비아 건처럼 다른 일도 제대로 하라는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5.18기념일 ‘황금가면’ 쓰고 노래 부른 최대호 안양시장에 비난 쏟아져

    5.18기념일 ‘황금가면’ 쓰고 노래 부른 최대호 안양시장에 비난 쏟아져

    최대호 경기도 안양시장이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개최된 ‘안양 여성축제 페스티벌’에서 백댄서의 율동과 함께 황금가면을 쓴 변복차림으로 노래를 불러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 시장은 신인가수 등단을 언급하며 다른 복장으로 환복까지 하며 총 3곡의 신곡발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안양시의회 음경택 의원에 따르면 안양시에서 예산 1억원을 들여 개최한 공식 행사인 여성축제를 현직 시장이 자신의 신곡발표회로 악용하고 음반판매를 홍보 하는 등 사적용도로 이용한 것은 적절하지 못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 시장은 축제 당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양여성축제 복면 속 가수가 누구인지 아느냐’고 퀴즈를 내고 복면사진 등 여러 장을 올리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음경택 시의원을 비롯한 안양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정론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대호 시장은 국민과 안양시민에 사죄하고, 황금복면과 변복으로 신곡발표를 제안한 공직자를 공개하고 인사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음 의원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 시장이 축제에서 변복을 하고 노래를 부른 이날은 광주시 민주묘지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기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각료. 정당대표 등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적으로 기념식과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었다”며 “최 시장의 부적절한 행위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가 기념일에 대한 개념과 인식부족에서 오는 무지의 결과”라며 비난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전남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심복례(79)씨의 남편 김인태씨는 1980년 5월 20일 광주교도소 부근에서 사망했다(당시 47살). 큰아들의 밀린 하숙비 7만 5000원을 내기 위해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의 진압봉에 맞아 죽은 것이다. 남편이 광주 다녀온다고 떠난 지 한참 지나서 광주시청에서 전화로 사망 소식이 왔다. 밭에 거름을 주러 갔는데 마을회관에서 스피커 방송이 나왔다. 얼른 마을회관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김인태 사망’이라는 소식이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심씨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전화받은 다음날 애들 새벽밥을 해 먹이고 서둘러 광주로 향했다. 해남에서 똑딱선 배를 타고 목포로 간 다음 차편으로 광주시청에 갔다. 시청에서는 망월동으로 안내했다. 남편의 관에는 태극기가 덮여 있었다. 당시 심씨 나이는 40살. 아들 넷과 딸 둘을 남겨 두고 남편은 떠났다. 하늘이 무너졌다. 망월동에서 남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 사진을 찍었던 모양이다. 극우 논객 지만원은 1980년 광주에서 찍힌 사진 속의 심씨를 지목해 ‘139번 광수’(5·18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 부대원)로 이름 붙이고, 김정일 첫째 부인 홍일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육남매를 키우며 고단한 삶을 살던 양민에게 간첩 누명을 씌운 것이다. 2015년 10월 20일 심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사자 4명과 함께 지씨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심씨는 2018년 10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지씨의 여덟 번째 공판에 참석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심씨는 재판 참석차 서울로 가기 전부터 분이 치민 나머지 입안이 헐 정도였다. 법정에서 심씨는 분노에 치를 떨며 “신분 확인을 하고 나를 간첩으로 만들어 놓은 거냐?”고 물었으나 지씨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간첩으로 몰아세우는 악랄한 세월이다. 내가 나 아닌 엉뚱한 인물로 규정당할 때의 당혹감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달리던 청년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흠칫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황교안, 합장 논란 사과 “절에 잘 가지 않아 절차 이해 부족”

    황교안, 합장 논란 사과 “절에 잘 가지 않아 절차 이해 부족”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합장’ 논란과 관련해 불교계에 공식 사과했다. 황 대표는 “제가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불교계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공개된 당 공식 채널 ‘오른소리’에서 방송된 ‘정미경 최고의 마이크’에서 “불교 등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이에 따른 행동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황 대표는 부처님오신날 등 불교 행사에서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가 종교적으로 편향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불교계 지적에 대해 그는 “저는 크리스천으로 계속 생활해 왔고 절에는 잘 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절에 갔을 때 행해야 할 절차나 의식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잘 배우고 익히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할 지 묻자 “지금은 결정된 것이 없고 한국당의 총선 압승에만 관심이 있다”면서도 “당이 꼭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며 지역구 출마 가능성도 열어놨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악수를 건너뛰었을 때 서운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속마음을 잘 안 드러내는 사람이라서 지금도 그렇게 하겠다. 보신 분들이 평가하실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정 최고위원이 그런 일을 겪었다면 어땠을 것 같은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황 대표는 또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소회에 대해서는 “기념식에서 광주 시민들에게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느라 바지 밑단에 무엇이 묻었던 것도 몰랐다”며 “민생대장정을 하면서 경제·민생을 바꿔 달라는 국민들을 보면서 울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부분이 있어서 좋은 분을 삼고초려를 해 모셔오기도 싶지 않을 것 같다”며 “앞으로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 이십고초려를 해서라도 꼭 필요한 분들이 당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보수 외연 확장을 위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함께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과 뜻을 같이한다 해도 ‘이 외투는 다 던져주기 싫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라며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덜 어려운 통합부터 시작해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또 ‘가장 짜증 날 때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을 둘러싼 군 복무 면제 의혹을 예로 들면서 “잘못된 팩트에 대해 해명을 하고 고쳐주면 모두 수긍하다가 6개월, 1년 뒤 똑같은 질문을 한다”며 “저는 군 복무를 면탈한 것이 아니라 군대에 가고자 했으나 못 간 것이다. (반복된 질문과 해명에) 저도 상처를 받지만 아파서 군대를 못 간 사람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부가 ‘5·18 美 기밀문서’ 확보하라” 靑청원

    5·18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기밀문서를 한국 정부가 나서서 확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된다. 제39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지난 24일 기밀문서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절차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행사위가 공개를 요청한 자료를 보면 미 국무성과 중앙정보국(CIA)에서 이미 공개한 문서 중 삭제 조항이 없는 원본, 백악관 정책결정회의·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황실, 국방부 등이 1979~1980년 작성한 한국·광주 관련 기밀문서, 용산 주둔 한미연합사령부·미 제8군과 미 국방부 간에 오고간 전문, 한미연합사 주요 회의록 원본, 한국 주둔 미 공군과 미 태평양 사령부 간 오고간 전문, 광주 주둔 미군기지와 용산 주둔 미군사령부 간에 오고간 전문과 상황일지, 한국 주재 미 대사관 내부 회의록 등 10여건에 이른다. 행사위는 지금까지 공개된 미국 자료는 대부분 국무부 소유로 국한돼 있고 공개된 자료마저 상당 부분 삭제돼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989년 우리나라 국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당시 미국은 한국 군부의 권력 장악과 쿠데타 음모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5·18과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5·18 진상을 파헤치고 있는 탐사보도 전문 프리랜서인 팀 셔록(68) 미국 기자가 1996년 ‘체로키 파일’로 불리는 2000여건의 미국 정부기관 비밀해제 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과 5·18이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행사위 관계자는 “국내에선 5·18 관련 자료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왜곡·삭제된 것으로 밝혀진 만큼 미국이 작성한 기록을 토대로 진실을 캐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청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각 부처 장관, 대통령 수석비서관, 특별보좌관 등)의 답변을 받게 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군, 정부와 입장 달라야” 황교안 발언 항명 유도하나

    군에 대한 문민통제는 한국 사회의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5·16 군사정변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일부 정치 군인이 정권을 장악해 국민에게 총부리를 돌리면서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어두운 역사의 경험 탓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전방을 방문해 “군은 정부, 국방부의 입장과도 달라야 한다”고 한 주장은 제1 야당 대표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반헌법적 발언이다. 황 대표는 지난 23일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내 GP(감시초소) 철거 현장을 방문해 “정부의 안보 의식이 약해져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며 “남북군사합의(9ㆍ19 군사합의)를 조속히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술 더 떠 “군은 정부, 국방부의 입장과도 달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이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을 따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철통같은 안보태세의 시작은 상명하복이다. 황 대표의 주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군에 항명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평생 법률가로 살아왔다고 자처하는 이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또한 그가 폐기하자고 하는 ‘9·19 군사합의’는 남북 양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실효적 조치를 담고 있다. 황 대표의 발언은 평화체제 확립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부정하는 구시대적 냉전 사고를 노골화했다는 점에서도 심각성이 크다. 한국당은 추가경정예산 등 민생법안 처리는 나몰라라 한 채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이라는 범죄를 공익 제보라고 감싸는 등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골적인 ‘우클릭’ 행보는 극우세력 결집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건전한 안보의식을 가진 국민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 검찰, 전두환 재판 헬기사격 관련 시민 6명 추가증언 듣기로

    다음달 10일 이어지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헬기사격과 관련 6명의 시민이 추가로 증언대에 선다. 광주지검은 25일 5·18민주화운동 기간에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추가로 증언할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증언자 가운데 신모씨는 당시 동생과 함께 대인시장 인근에서 자취하면서 5·18 기간동안 수차례 도청 집회에 참가하면서 금남로 일대에서 헬기사격을 봤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배모씨도 1980년 5월21일 도청 인근에 나갔다가 같은날 오후 동구 불로동 다리에서 사격을 하며 자신을 향해 선회하는 헬기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증언이 정확하다고 판단, 추가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직 5월단체 회장도 추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재판에서 자체 선정한 증인 21명 가운데 5명을 선정해 1차 증언을 들었다. 검찰은 또 국회 등에서 5·18 당시 전두환씨의 광주행 등을 밝혔던 김용장씨의 증언을 법정에서 듣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미 육군 방첩부대인 501정보여단 광주파견대 군사정보관으로 재직했던 김씨는 지난 17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광주지검에 참고인으로 나가 80년 5월21일 전 당시 보안사령관이 광주로 내려와 회의를 주재했다는 정보를 미군에 보고한 일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80년 5월21일 낮 광주에서 계엄군이 UH-1H 소형 헬기를 타고 M60 기관총을 쐈고, 27일 광주천 상류에서도 헬기에서 위협사격을 했다는 사실도 미군에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씨의 증언 내용에 대해 사실 관계를 밝히기 위해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노인 비하’ 하태경, 하루 만에 사과… “정치권 막말 자성 계기돼야”

    ‘노인 비하’ 하태경, 하루 만에 사과… “정치권 막말 자성 계기돼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인신공격성 노인 비하 발언을 한 하태경 의원이 23일 하루 만에 공식 사과했다. 동료 정치인을 향한 막말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하 의원의 막말이 도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의 당 운영 문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을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손 대표를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 역시 혁신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로부터 탈선할 수 있다는 충언을 하려던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전날 하 의원은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긴급 안건 상정을 거부한 손 대표의 면전에서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손 대표의 민주화 운동 경력을 겨냥해 “한 번 민주투사가 대통령이 되면 독재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한번 민주투사가 당 대표가 되면 당 독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가 있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표한 바 있다. 하 의원의 사과 이후에도 일부 바른미래당 당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 의원의 의원직과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을 향한 막말을 사과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하 의원의 경우처럼 상대 정치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당 인사들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을 사과하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난 11일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달창’(달빛창녀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즉각 사과한 것이 그 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16일 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비유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한센병 환우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미친 것 같다”고 말해 검찰에 고발됐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 15일 황 대표의 광주행을 놓고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로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이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했다. 하 의원의 이번 발언 파문을 두고 최근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막말을 자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하 의원의 발언은 노인층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사과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라며 “정치인들은 막말이 국민들로 하여금 한국정치를 불신하게 하고 결국 기득권이 유리해져 사회 개혁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하 의원의 발언으로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에서 노인층 유권자에게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사과는 사과이고 당에서 엄중히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18전도사 재미교포 서유진씨 5·18구묘역 안장

    아시아와 미주 등 전 세계인을 상대로 5·18정신을 전파한 서유진 전 아시아인권위원회 특별대사가 5·18구묘역에 안장된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미국에서 숨을 거둔 서씨는 평생을 5·18을 알리는데 바치면서 ‘5·18 전도사’로 불린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5·18기념재단, 5·18 3개 단체,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5·18구묘역 안장심의위원회’는 서유진씨의 5·18구묘역 안장을 만장일치 결정했다. 5·18 사적 24호로 지정된 5·18구묘역은 5·18 당시 희생자들이 처음 묻혔던 곳이다. 안장심의위는 서씨가 1980년 직후부터 5·18의 진실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안장을 의결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광주지역 인사들이 구성한 ‘서유진 선생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유족과 협의 후 조만간 서씨의 유골을 항공편으로 옮겨 안장할 예정이다. 서씨는 전북 완주군 삼례 출신으로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해 광주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하지만 5·18 이후 광주 오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982년부터 미주 민주회복통일연합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국외에서 ‘5·18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신군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던 고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에서 망명하던 시절 지근거리에서 함께하며 투쟁했다. 1992년에는 귀국해 1994년부터 광주시민연대에서 활동했다. 5·18정신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1998년부터는 홍콩에 본부를 둔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의 특별대사로 활동하면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 현장에서 인권 증진 활동을 펼쳐왔다.서씨는 5·18 광주정신 세계화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오월 어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씨는 최근까지 광주에 머물다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간 지 이틀만에 세상을 떠났다. 서씨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바실 페르난도(2001년 광주인권상 수상자) 아시아인권위 전 대표는 추도 성명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이틀 전, 한국 군사독재를 물리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서유진 선생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서유진 선생과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광주가 민주주의로의 길을 열어 세계적인 인권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유남점씨와 두 자녀가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18 시민단체, 美 정부 비밀정보 공개 청원 진행

    일부 정치권에 이어 시민 사회단체들도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미국의 비밀자료 공개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위는 공개해야 하는 10여건의 자료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미국 국무성·중앙정보국(CIA)에서 이미 공개한 문서 중 삭제 조항이 없는 원본, 백악관 정책결정회의·국가안전보장회의(NSC)·백악관 상황실·국방부 등이 1979~1980년 작성한 한국·광주 관련 기밀문서, 용산 주둔 한미연합사령부·미 8군과 미 국방부 간에 오고 간 전문, 한미연합사 주요 회의록 원본, 한국 주둔 미국 공군과 미국 태평양 사령부 간 오고 간 전문, 광주 주둔 미군기지와 용산 주둔 미군사령부 간에 오고 간 전문과 상황일지,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 내부 회의록이다. 행사위는 지금까지 공개된 미국 자료는 대부분 국무부 소유로 국한돼 있고 공개된 자료마저 상당 부분 삭제돼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989년 국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당시 미국은 한국 군부의 권력 장악과 쿠데타 음모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5·18과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미국 팀 셔록 탐사전문기자가 1996년 ‘체로키파일’로 불리는 2000여건의 미 정부기관 비밀해제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과 5·18이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5·18 연구자 사이에서는 미 정부가 1973~1983년 아르헨티나 비델라 군사정권을 비호한 내용이 담긴 비밀문서를 아르헨티나 정부에 제공해 진상규명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식적인 루트를 밟아 5·18 관련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노무현 서거 10주기] ‘바보 노무현’ 평생의 꿈… 허물어지는 지역구도, 망언 정치는 여전

    [노무현 서거 10주기] ‘바보 노무현’ 평생의 꿈… 허물어지는 지역구도, 망언 정치는 여전

    종로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 세 번 낙선 “정치인이 바보처럼 살면 나라 잘될 것” 대통령 땐 한나라당에 대연정 제안까지 김부겸 대구 당선 ‘묻지마 투표’에 종언 퇴행 정치인 선거로 퇴출이 과제로 남아“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 하는 것이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라고 간곡하게 용서를 청했다. 반쪽 정권을 극복하려면 여당이 꼭 전국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왈칵 눈물이 났다. 찔끔이 아니고 펑펑 쏟아졌다.”(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1999년 2월 9일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반년, 총선을 1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당시 노무현 의원은 16대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듬해 4월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서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에게 큰 표 차로 졌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 여섯 번 중 네 번을 떨어졌고 부산에서만 세 번째 졌다. “안 되는구나”라고 낙담했지만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었다.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서 떨어진 미련한 그를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으로 불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는 바보가 아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볼 때 가치 있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 ‘바보처럼’ 살면 나라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기간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온 힘을 쏟았고 급기야 2005년 선거제도 개편을 전제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정치연합에게 내각 구성권한을 이양한다는 ‘대연정’ 구상까지 던졌다. 지역구도를 두고는 우리 정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바보 노무현’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 지역주의의 공고한 벽은 많이 낮아졌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선을 할 만큼 기반이 탄탄했던 경기 군포를 버리고 2012년 ‘보수의 아성’ 대구로 내려갔다.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두 번 떨어졌지만 결국 2016년 4·13 총선에서 대구에 깃발을 꽂았다. 노 전 대통령조차 넘어서지 못했던 부산도 4·13 총선에서 민주당에 5석을 허락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23년 만에 시장에 당선됐다. 부산시 의원 47명 중 41명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부산 기초단체장 16명 가운데 13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경남지사(김경수)와 울산시장(송철호)까지 민주당이 부·울·경을 석권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서는 민주당 소속 장세용 후보가 대구·경북(TK)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이 TK에서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낸 것은 20년 만이다. 그렇다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던 지역구도가 허물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망령은 여전히 떠돌고 있다. 시민의 정치의식은 성숙해졌는데 정치인들이 지역주의에 기대 생명을 이어 가려는 행태도 눈에 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망언’ 파문 이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쟁점화를 시도하거나 황교안 대표가 5·18 39주년 기념식에 굳이 광주행을 강행한 것과 관련, 지역주의를 부추겨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다가올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려면 유권자가 눈을 부릅뜨고 퇴행적 정치인을 걸러내야 한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정당별 최종 비례대표 의석을 권역별 득표율 기준으로 배분하는 선거제 개혁안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홍준표 “문 대통령, 5·18 때 사법시험 올인…세월호, 해난사고에 불과”

    홍준표 “문 대통령, 5·18 때 사법시험 올인…세월호, 해난사고에 불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사법시험에 올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가리켜 “해난사고에 불과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주 4·3 사건과도 자유롭고 싶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도 자유롭고 싶다”면서 “해난사고에 불과한 세월호 사건에서도 자유롭고 싶고, 나와 아무런 해당 사항 없는 독재의 멍에에서도 자유롭고 싶다”고 밝혔다. 또 “내가 관여치 않은 박근혜 탄핵 문제에도 자유롭고 싶고, 탄핵팔이들의 이유 없는 음해로부터도 자유롭고 싶다”면서 “도대체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역사적 사건들에 묶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는 일에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문 대통령이 거론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그 분은 사법시험에 올인하지 않았던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연설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 정치판이 이제 그만 흑백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미래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좌파의 뻔뻔함을 넘고, 우파의 비겁함을 넘어 바람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전 대표의 지적은 사실 비아냥에 가깝다.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문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기념사 초안을 보고받고 “기념사를 더 통렬하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참모들이 이유를 물으니 문 대통령은 “내가 광주 5·18의 발단이 된 서울역 회군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5·18 소식은 유치장에서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에 학생 20만명이 모인 자리에 경희대 제적 5년 만에 복학했던 문 대통령도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군 투입설이 퍼지자 학생들은 동요했고, 결국 총학생회 회장단은 해산을 결정했다. 훗날 이 결정은 ‘서울역 회군’으로 불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민단체,미국의 5·18관련 자료 공개 촉구

    일부 정치권에 이어 시민 사회단체도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미국의 5·18비밀자료 공개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위는 미국이 공개해야 하는 10여건의 자료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미국 국무성·CIA에서 이미 공개한 문서 중 삭제 조항이 없는 원본, 백악관 정책결정회의·국가안전보장회의(NSC)·백악관 상황실·국방부 등이 1979~1980년 작성한 한국·광주 관련 기밀문서, 용산 주둔 한미연합사령부·미국 제8군과 미국 국방부 간에 오고 간 전문, 한미연합사 주요 회의록 원본, 한국 주둔 미국 공군과 미국 태평양 사령부 간 오고간 전문, 광주 주둔 미군기지와 용산 주둔 미군사령부 간에 오고간 전문과 상황일지,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 내부 회의록 등이다. 행사위는 그동안 공개된 미국 자료는 대부분 국무부 소유로 국한돼 있고 공개된 자료마저 상당 부분이 삭제돼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정부는 1989년 국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당시 미국은 한국 군부의 권력 장악과 쿠데타 음모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5·18과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미국 팀 셔록 기자가 1996년 ‘체로키파일’로 불리는 2000여건의 미국 정부 기관 비밀해제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과 5·18이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5·18 연구자 사이에서는 미국정부가 1973~1983년 아르헨티나 비델라 군사정권을 비호한 내용이 담긴 비밀문서를 아르헨티나 정부에 제공해 진상규명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식적인 루트를 밟아 5·18 관련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국회의원과 민주평화당 천정배 국회의원 등도 최근 보도자료와 포럼 개최 등을 통해 이같은 한국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5·18행사위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미국의 5·18비밀자료 공개 촉구 광주전남 시도민 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이번 회견에는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5·18시국회의,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진보연대 등 5월 단체, 광주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청와대, 황교안 “진짜 독재자의 후예” 발언에 “말이 그 사람 품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 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청와대가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 대변인은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보통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라는 말을 한다”면서 “그 말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가진 연설에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 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면서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반발한 것은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 연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 사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5·18 관련 망언으로 논란을 촉발시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그들을 감싸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망언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월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해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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