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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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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배에 총상을 입고 실려온 환자가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데 창자가 밖으로 흘러 나왔어요. 그걸 씻어서 봉합수술을 한 뒤 그대로 뉘어 놓았지요. 환자는 링거(수액)를 맞으면서도 탈수 때문이인 지 응급실 바닥을 손으로 치면서 물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지요. 그런 상태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그는 싸늘한 시신으로 변했습니다”(1980년 5월 광주 적십자병원 중환자실 수간호사 박미애씨(67)) “넘쳐나는 환자들로 피가 부족했다. 젊은 간호사와 직원들은 팔을 걷어부치고 모두 헌혈에 동참했다”(1980년 5월 광주 기독병원 간호감독 안성례씨(82))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내 대형 병원에서 총상 등을 입은 시민들을 치료한 간호사 10명이 당시 체험을 구술한 책이 나온다. 20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당시 활약했던 간호사들의 구술 증언을 담은 ‘5·18의 기억과 역사 10: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간호사 편’(사진)이 출판된다. 책은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총상을 입은 환자들이 몰리면서 전쟁 같은 상황에 놓인 가운데서도 헌신적으로 치료했던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구술사연구방법론 방식으로 면담 후 정리한 첫 결과물이다. 이 증언집에는 총상으로 죽어가는 시민을 살리기 위한 절박한 이야기, 헌혈 등 의료공간에서 간호사들이 펼친 활약상을 담았다. 구술록은 일선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헌혈했던 간호사 중 광주기독병원(곽명자·소연석·안성례), 광주적십자병원(박미애·이추), 전남대학교병원(노은옥·손민자·이진숙), 조선대학교병원(나순옥·오경자) 등 1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광주시간호사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2011년 간호사들의 구술을 청취해 자료로 정리해 놨다가 이번 5·18 40주년을 맞아 책으로 발간했다. 구술록 자료 정리를 했던 정호기 박사(전남대)는 “앞으로 더 많은 증언을 채록해 객관적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의료진이 마주했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기록을 남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주호영 “5·18은 현대사 불행” 심상정 “광주서 朱 제일 환영”

    주호영 “5·18은 현대사 불행” 심상정 “광주서 朱 제일 환영”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를 거치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미래통합당과 정의당이 20일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취임 인사차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심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 본관 정의당 대표실을 찾았다. 심 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맞으며 “엊그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행사 때 광주에서 주 원내대표가 환영을 제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주 원내대표는 광주를 방문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5·18 망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 주 원내대표는 심 대표의 환대에 “5·18은 현대사의 기록인데 40년 동안 해결 못 된 채 갈등이 반복됐다”며 “현대사의 불행을 빨리 정리하고 국민통합,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광주를 방문해보니 ‘5월에서 미래로’라는 문구가 있더라. 방향이 바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행사장에서 본 ‘미래로’와 통합당 당명에 담긴 ‘미래’가 가리키는 지점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협력도 제안했다. 심 대표는 “더이상 5·18이 정치의 볼모가 돼선 안 된다”며 “법적으로 다 정리된 문제고, 정의로운 문제를 볼모로 붙잡고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21대 국회에서는 초반부터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4·3과 함께 (5·18을) 역사의 자리에 세워놓고, 우리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심 대표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황교안 대표를 예방했을 때는 양측 모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당시 심 대표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천무효 해야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황 대표는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고 맞섰다. lkh2011@seoul.co.kr
  • 민주당, 오늘 최고위서 윤미향 거취 논의…결론 내릴 듯

    민주당, 오늘 최고위서 윤미향 거취 논의…결론 내릴 듯

    20일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기억연대 운영 관련 의혹을 받는 윤미향 당선인의 거취를 논의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윤 당선인에 대한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전했다. 당초 민주당은 윤 당선인 의혹에 선을 긋고 정의연이 그동안 해 온 활동을 평가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부풀리면서 당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아직까지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의중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에게 “정의연이 그동안 굉장히 오랜 시간 활동해 왔는데 이게 훼손돼서는 안된다. 언론보도를 보면 아직 그렇게 심각하게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만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데다 당내 부정적인 여론 역시 고개를 들고 있어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당 지도부에 윤 당선인 관련 문제의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통합당 5·18 망언 사죄 계기로 당 쇄신에 적극 나서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제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해 기념식에 참석하고 과거 당 일부 인사들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에 대해 유족에게도 사과했다. 이를 두고 당내외에서는 통합당 쇄신작업에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통합당 지도부가 이제 비대위 구성 등 당내 현안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광주 방문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대대적인 당 쇄신 작업에 나설지를 온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통합당은 직시해야 한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통합당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이 당을 혁신하기에 주변 여건도 나쁘지 않다. 보수정당의 추락을 부추겼던 계파 논란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던 친박(친박근혜) 세력은 이번 총선을 거치며 사실상 소멸된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4일 옥중서신을 발표했지만 총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존재감이 급락했다.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등 진박계의 몰락과 정당 이탈 등 친박계의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친이(친이명박)계도 소수만 원내에 진입해 계파 힘이 축소됐다. 김무성계, 유승민계 등 중진 의원들도 정작 본인들이 불출마해 당내에 미칠 힘이 제한돼 있다. 통합당 지도부가 이런 호기를 맞아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 그러려면 총선 당시 약속대로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가 통합당과의 합당 원칙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영구 폐기’를 들고 나오는 등 시간을 끄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한국당과 합당해 177석에 이르는 거대 ‘슈퍼여당’에 맞선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대여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수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40년 전 광주 어머니들은 계엄군에 맞서 싸우는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뭉쳐 건넸다. 흰 쌀밥에 소금으로 간을 한 주먹밥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생명’이나 다름없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1980년 5월 18~27일 10일간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 버틴 나날이었다.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등지에서 장사하던 아주머니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로변과 주택가 골목 등지에 솥단지를 내다 걸고 밥을 했다. 아주머니들은 “밥 먹고 힘내 이겨내자”며 밥을 뭉쳐 나눠 줬다. 광주의 ‘주먹밥’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 지역에서 주먹밥이 ‘나눔’과 ‘연대’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통하는 이유다.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즈음해 주먹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 협동조합은 ‘주먹빵’을 만들어 ‘1980년 5월’의 공동체 정신을 나누고 있다. 5·18이 음식으로 부활한 격이다. 광주시도 이런 의미가 깃든 주먹밥과 주먹빵을 지역 대표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레시피 개발과 판매점 확대에 나섰다. 자치구도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먹밥 메뉴를 개발·보급하는 등 힘을 보탠다.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 ‘밥콘서트’ 19일 낮 12시쯤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 ‘밥콘서트’에는 20~30대로 보이는 남녀 2명이 ‘5180 주먹밥세트’를 시켜 놓고 자리를 잡았다. 상추와 튀김, 김가루를 묻힌 주먹밥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한 손님은 “주먹밥세트는 당근·오이·삼겹살 등 식재료가 한데 섞이면서 맛도 좋지만 색깔도 예쁘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눌러 댄다. 밥콘서트는 모두 16종의 주먹밥 메뉴와 차돌박이편백찜, 불고기뚝배기 등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판매한다. 대표 메뉴인 5180 주먹밥세트는 매일 주먹밥 2종류와 상추튀김, 멸치국수, 떡볶이, 샐러드 등이 곁들여진다. 가격은 5180원(부가세 제외)이다. 무등산나물주먹밥, 주먹밥과 달걀로 눈사람 모양을 꾸며낸 낙지볶음주먹밥, 여럿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플라워주먹밥, 아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돈가스주먹밥 등도 있다. 밥콘서트는 지난 2월 초 문 연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다. 그러나 이틀 만에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청년 셰프 권영덕(31) 대표는 “주먹밥을 광주 상징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뛰어들었으나 감염병 여파로 손님은 크게 늘지 않는다”며 “그러나 미래를 보고 새로운 메뉴 개발과 맛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아시아문화전당·충장로·오피스 빌딩 등과 이웃해 젊은층이 많이 오가 이들의 입맛 공략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2만여명이 오가는 호남의 관문 호남고속철(KTX) 광주송정역사 2층 대합실에도 주먹밥을 파는 ‘광주주먹밥·오백국수’점이 있다. 특히 외지인들이 드나드는 만큼 광주 주먹밥을 전국으로 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수를 곁들인 주먹밥세트가 주메뉴다.최근 광주를 다녀간 김희택(57·서울 동작구)씨는 “서울행 열차 출발 시간이 빠듯해서 주먹밥을 시켜 먹었다”며 “김가루와 멸치·참치·깨소금·참기름 등이 섞인 주먹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에서는 주먹밥이 간편 대용식으로 인기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3월 중순,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는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새벽부터 몰려들었다. 코로나19 극복에 고군분투하는 대구 의료진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보내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들은 1980년 5월에 그랬던 것처럼 맛깔스런 주먹밥 도시락 518개를 만들었다. 반찬은 연잎줄기 나물·제육볶음·바나나·방울토마토·삶은 브로콜리였다. 도시락엔 ‘힘내요 대구! 응원해요 광주!’란 응원 엽서를 동봉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40년 전보다 고급 재료가 훨씬 많이 들어가 맛도 뛰어나고 당시 나눔과 연대의 정신까지 담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11종과 시민공모 20종의 레시피를 개발해 8곳에 보급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한 이후 ‘상상과 나눔’이 깃든 주먹밥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과 100인 토론회를 갖고 주먹밥, 상추튀김, 무등산보리밥, 송정리떡갈비, 오리탕, 육전, 계절한정식 등 7개 종목을 대표음식으로 선정했다. 같은 해 6~7월 전문가가 참여, 11종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힘난다찰주먹밥, 힘난다주먹밥, 묵은지불고기주먹밥, 깍두기볶음주먹밥, 떡갈비주먹밥, 매콤낙지주먹밥, 애웁닭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멸치주먹밥, 햄꽃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다. 이어 주먹밥 레시피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공모전과 전문점 1곳·판매점 8곳을 지정했다. 올해부터는 광주디자인진흥원 주도로 이미지 브랜드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문점을 육성하고 판매업소를 확대한다. 전일빌딩 245 4층에 주먹밥 체험관을 운영하고 ‘광주마케팅 청년트럭’의 주먹밥 판매 등도 지원한다. 또 포장 디자인과 창업 컨설팅 지원, 주먹밥 페스티벌, 온·오프라인 홍보 등으로 주먹밥을 널리 알린다.●마을협동조합, 오월주먹빵도 출시 ‘오월주먹빵을 아시나요.’ ‘5·18 스토리’를 입힌 주먹빵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밀·보리 주산지인 광주 광산구 본량 마을 주민들은 지난 3월 ‘본빵협동조합’을 구성했다. 33명이 4900만원을 모았다.지역에서 나는 우리밀과 보리를 소비하고, 빵을 판 수익금은 마을 축제비용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의 한 제빵사가 재능기부로 제빵기술을 익히면서 모두 4종류의 빵을 개발했다. 마을 인근 건물을 임대해 제빵기를 들여놓고 훈련을 거듭했다. 3개월 만인 지난 6일 처음으로 ‘오월주먹빵’을 만들어 냈다. 빵 속은 양파와 느타리버섯 등을 다져 넣었다. 겉은 씹는 맛이 날 정도로 적당히 딱딱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 제빵과 재료 준비 작업에는 보통 주민 조합원 5~10명이 번갈아 가면서 참여한다. 오월주먹빵은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 측은 이날 하루 동안 주먹빵 700개를 만들어 675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8개들이 한 세트가 2만원, 낱개는 2500원이다. 광산구 공익지원센터가 빵에 스토리를 입히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센터는 최근 처음 출시된 빵에 ‘오월주먹빵’이란 이름을 붙였다. 주먹빵 포장지에는 5·18 당시 가슴 먹먹한 사연을 새겨 넣었다. “쫓아오는 공수부대를 피해 건물 2층 미용실로 뛰어들었다. 미용실 주인은 ‘내 아들’이라며 공수부대원을 쫓아냈다. 아주머니가 수협건물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얼굴이라도 뵐 생각에 농성동 집으로 갔다. 속옷을 갈아입고 아버지께 큰절을 드리고 나오려는데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다. ‘어디를 가는 것이냐’ ‘엄마를 찾아서 금방 올게요’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등이다 공익지원센터는 사연 33개를 한국현대사료연구소가 1990년 발간한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에서 뽑아냈다. 노란색 포장지마다 한 문장씩을 새겨 넣었다. 빵 8~10개들이 1세트를 사면 사연이 각각 다른 포장지가 눈에 띈다. 구매자에겐 빵 외에 ‘오월서한’ 33개 전부를 정리한 사연 묶음집, 5·18민중항쟁 10일간 시간대별 기록 등도 함께 배달된다. 광주의 오월을 알리는 자료가 빵 포장지에 담겨 자연스레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공익지원센터 홍보팀 김창헌씨는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할 때 마을사업설명회, 참여자 모집, 서류 보충 등 허드렛일을 지원했다”며 “오월주먹빵 판매가 잘되면 노인 부업과 자녀 일자리 마련 등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민주화에 헌신한 그대 이름으로… 전남대 ‘민주길’ 열렸다

    민주화에 헌신한 그대 이름으로… 전남대 ‘민주길’ 열렸다

    ‘옥중 고문 사망’ 당시 총학생회장 박관현,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등 민주 열사 기려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진원지인 전남대에 항쟁 40년 만에 ‘민주길’이 열렸다. 전남대는 19일 5·18 흔적과 ‘5월 투쟁’ 과정에서 스러져 간 ‘민주 열사’들의 자취를 한데 모아 정의·인권·펑화 등 3개 주제별 탐방 산책로를 개장했다고 밝혔다. 민주길은 교내 11곳의 민주화운동 기념공간과 상징물들을 ‘정의의 길’, ‘인권의 길’, ‘평화의 길’로 연결한 5㎞의 산책로이다. 이날 오전 5·18 사적지 1호인 정문에 들어서자 비가 세차게 내린 탓에 우산을 쓴 사람들이 띄엄띄엄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제1노선은 학교의 중심축으로 정의의 길(1.7㎞)이다. 정문~박관현의 언덕~윤상원의 숲~김남주의 뜰~교육지표마당~벽화마당~전남대 5·18광장~박승희 정원~용봉관(옛 본부)을 거쳐 다시 전남대 정문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이 구간엔 1980년 당시의 구호와 유인물 등을 새긴 바닥도판 30여개가 깔려 있다. 박관현은 1980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으로 5월 17일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조치 이후 피신해 있다가 1982년 4월 검거됐다. 같은 해 9월 5년형을 선고받고 옥중 단식과 고문 후유증 등으로 다음달인 10월 숨졌다. 이 학교 출신인 윤상원은 1980년 5월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가 27일 계엄군의 ‘상무충정작전’ 때 총에 맞고 숨졌다. 영문학과 출신인 김남주는 19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자 전국 처음으로 지하신문인 ‘함성’을 제작해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제적당했다. 이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잿더미’, ‘진혼가’ 등의 시를 발표했고, 1979년 남민전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광주교도소에 수감됐다가 9년여 만에 석방됐으나 1994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박승희는 1991년 4월 ‘고 강경대 열사 추모 및 노태우정권 퇴진 결의대회’ 중 분신해 산화했다. 학생들은 그의 유서에 따라 1990년대 후반쯤부터 교내에 ‘승희 꽃밭’을 만들고 매년 코스모스를 심고 있다. 정의의 길 구간에는 김남주 홀(인문대 1호관), 윤상원 홀(사회과학대) 등 열사를 추모하는 기념비와 상징물이 곳곳에 있다. 캠퍼스 동측에 조성된 제2노선은 인권의 길(1.8㎞)이다. 전남대 5·18광장~용봉열사 정원~오월열사 정원~후문~용지(연못)~정문으로 이어진다. 제3노선은 학내 서편에 조성된 평화의 길(1.5㎞)로, 경영대 교차로~윤한봉의 정원~수목원~정문으로 연결된다. 기념물과 기념공간에는 안내문·지도·이미지 등이 담긴 공간 안내판을 국문과 영문으로 표기해 탐방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해찬 “좀더 지켜보자”… 진영 “위법 땐 합당한 조치 취할 것”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출구전략을 찾는 데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윤 당선자를 당장 제명까지 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까진 윤 당선자가 당선자 자격을 내려놓거나 당에서 제명까지 해야 할 결정적 문제는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지도부와 이야기하며 “당장 조처를 취하긴 어렵다. 상황을 더 지켜보자”라는 내용으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19일 통화에서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리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제명하거나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윤 당선자가 직접 의혹을 해명하는 게 먼저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0일 최고위에서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지도부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명했다. 구체적 조치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당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윤 당선자의 정의연 이사장 시절 회계 부실 처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연에 22일까지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가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자 등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까지 공식화하며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 추진은 통합당이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적 분노와 심각성을 인지했고, 21대 국회에서 (진실 규명을) 놓치지 않고 해 나가겠다는 의지표명”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압박했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1 이상 동의로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조사가 이뤄지려면 본회의 과반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이 동참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통합당이 협상용 지렛대로 국정조사 추진을 거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한국당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당선자를 주축으로 통합당과 진상 규명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청년들의 교과서 밖 5·18… 기억을 공유하고 오월을 기록하다

    청년들의 교과서 밖 5·18… 기억을 공유하고 오월을 기록하다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5·18민주화운동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리는 청년들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스스로 5·18민주화운동을 알릴 플랫폼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책을 썼다. 청년들은 역사적 사건의 발생 순서를 외우라고 강요하는 수업방식은 후지다고 입 모아 말했다. 영화와 전시처럼 교과서 밖 세상에서 만난 5·18이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였다고 했다. 미래세대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이들은 답을 알고 있다. ‘518NOW’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뜻 깊게 보낼 방법을 고민하던 서울 청년들이 모인 단체다. 문화기획을 연결고리로 만난 11명의 청년들은 플랫폼(518now.kr)을 만들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를 알리고, 5·18민주묘지 버스정류장에 있던 토지 매매 광고를 5·18민주화운동 광고로 바꾸기 위해 모금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다양했다. 유지원(23)씨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 연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인주(26)씨는 영화 ‘화려한 휴가’, ‘26년’ 등을 보고, 장은지(25)씨는 광주를 여행하다가 5·18민주화운동에 빠졌다. 이들은 딱딱한 교과서 속 5·18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보거나 직접 겪은 경험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탁율민(34)씨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학습 기억을 떠올려 보면 교과서 장면보다는 매년 5월 18일마다 학교에서 묵념을 하고, 부모님과 민주묘지를 지나치면서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씨는 “청소년 시기에 글로만 정보를 받아들이면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콘텐츠로 5·18민주화운동에 접근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성 2인조 독립큐레이터 ‘장동콜렉티브’ 김소진(25)씨와 이하영(25)씨는 5·18민주화운동이 얼마나 잔혹했는지에 집중하기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이뤄 낸 정의로운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시작한 ‘오월식탁’ 프로젝트는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오월식탁은 90년대생 청년들이 광주 할머니 5명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머니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들어 먹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서울기록원에서 전시 중이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새롭게 2명의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를 선보인다. 광주에서 자란 김씨가 그날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5·18민주화운동을 익숙하게 배웠던 것과 달리 충남 홍성 출신인 이씨는 5·18민주화운동을 잔인한 일로 기억했다. 이씨는 “6살 때 사진전시실에서 그날의 사진을 보고 잔혹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중학생이 된 후 광주 비엔날레에서 희생자의 눈을 감겨 드리는 전시를 보고 나서 비로소 두려움을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배웠던 5·18민주화운동은 숫자와 화살표로 기억한다”며 암기식 교육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씨는 “앞으로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해 나갈 사람들은 우리 세대인 만큼 더 많은 또래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젊은 세대들도 5·18민주화운동을 상관없는 옛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삶과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회사원인 오지윤(31)씨와 권혜상(29)씨는 광주와는 연고가 전혀 없는 수도권 청년이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2년간 12명의 20~30대 청년들에게 ‘광주’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 내용을 엮어 지난달 ‘요즘. 광주. 생각.’이란 책을 펴냈다. 회사 선후배인 둘은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생겼다. 오씨와 권씨는 “청소년 시절 배웠던 5·18민주화운동은 시험을 위한 공부였다”면서 “역사 교육이 고조선, 청동기 시대 등 고대사를 자세히 배우고 4·19, 5·18, 6·10과 같은 현대사는 대충 훑고 지나가지 않나”라고 회상했다.영화 ‘택시운전사’는 무엇이 달랐을까. 권씨는 “서울에 살던 외부인이 광주에 들어가 5·18을 겪는 이야기여서 수도권 사람으로서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씨는 “사건의 잔혹함보다 시민들의 자발성, 연대의식 등 긍정적인 가치를 부각시킨 영화라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5·18 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오씨는 “지금까지는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미래세대가 스스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새기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다양한 관점의 5·18 영화… 청소년들 올바른 역사 이해에 도움”

    “다양한 관점의 5·18 영화… 청소년들 올바른 역사 이해에 도움”

    “미래 세대가 5·18 기억하는 게 중요 영화 통해 나·우리 시대 돌아봤으면”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 교육희망자료로 영화·다큐 영상을 1순위로 꼽았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015~2019 청소년 인식조사에서 영화·다큐 영상을 교육희망자료 1위로 꼽은 청소년들이 5년 연속 70%를 넘었다. 서울신문은 ‘부활의 노래’(1991), ‘반성’(2019)에 이어 올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세 번째 영화인 ‘아들의 이름으로’를 제작한 이정국(63) 감독을 만나 청소년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상 매체가 중요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물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40주년을 맞아 관련 트라우마를 치유해 가는 내용이다. 안성기, 윤유선 등이 출연해 중년의 대리운전 기사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을 위해 대리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 본인도 23살 때 해양경찰로 군복무를 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멀리서나마 바라본 경험이 반영됐다. 이 감독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래 세대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잘 모른다. 특히 요즘엔 왜곡된 정보가 활개치면서 이를 그대로 믿는 경우도 많다”면서 “올바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통해 자신과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영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데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더 설득력 있게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영상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을 영화로 다룬다면 그 입장에서 자신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가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져 역사를 계속 보여 주는 것처럼 앞으로 5·18민주화운동도 더 많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개막하는 영화제 ‘시네광주 1980’은 청소년이 보면 좋을 5·18민주화운동 영화로 네 작품을 추천했다. ‘김군’(강상우 감독, 2018), ‘우리가 살던 오월은’(박영이 감독, 2020), ‘봄날’(오제형 감독, 2018), ‘외롭고 높고 쓸쓸한’(김경자 감독, 2017) 등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교사들이 말하는 교과서 속 5·18과 대안 교재엔 민주화운동 단편적 나열돼 한계 사건 깊게 다루는 ‘계기수업’ 통해 보완 문답식 인정교과서로 생생한 역사 습득 “40년째 왜곡·막말 바로잡아야 인식 변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돼 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10대 대부분은 5·18민주화운동을 과거 사건으로 여겼다. 5·18의 역사적 의미를 묻는 말에는 한참을 망설였다.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야 할 학교는 5·18 영령이 남긴 민주 정신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걸까. 해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씨는 원주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신이 태어나기 한참 전에 일어난 5·18을 옛날 사건으로 느끼는 건 당연하다”며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이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은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교과서에는 5·18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돼 있다”며 “학생들에게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 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계기수업이 부족한 교과서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 광주·전남 지역 학교들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선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다’며 눈치를 주면 아무래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역 특색과 교사 개인의 역량을 살린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계기수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배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가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5·18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며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40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5·18 왜곡과 막말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드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를 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혐오,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택시운전사’ ‘1987’ 보고 왜곡 사례 찾고… 올해는 랜선 교육

    ‘택시운전사’ ‘1987’ 보고 왜곡 사례 찾고… 올해는 랜선 교육

    지난 16일 강원 원주시 북원중 교사 이희정씨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유튜브에 8분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영화 ‘택시운전사’와 ‘1987’을 통해 1980년 광주의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는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영상·자료 수집과 판단용 학습지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여전히 등교 개학을 하지 못하면서 올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수업도 예년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교사들은 현장 체험학습이나 대면 교육이 아닌 온라인 강의와 학습 자료로 수업을 하고 있다. 이씨는 영상에서 5·18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빨갱이’라고 하는 등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전남 순천시 별량중 교사 박래훈씨는 지난 14일 ‘5·18 왜곡 사례 찾기’, ‘헬기 사격 진실은’, ‘역사 왜곡 어떻게 대응할까’ 등을 주제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극우 인사 지만원씨의 글과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에 나온 주장을 제시하고, 학생이 스스로 사실인지 거짓인지 자료를 수집해 판단할 수 있는 학습지를 제공하는 식이다. ●계기수업 토론에 온·오프라인 80여명 참석 박씨는 전남 지역 교사들과 함께 수업을 점검하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해 계기수업을 할 수 있을지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박씨는 “5·18민주화운동 인정교과서 집필 작업을 같이한 동료 교사가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지를 만들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공개수업을 진행했다”며 “현장에 30명, 온라인으로 50여명의 교사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해찬 “좀더 지켜보자”… 진영 “위법 땐 합당한 조치 취할 것”

    최고위원 “제명보다 직접 의혹해명 먼저” 통합당 “윤미향 국정조사” 압박수위 높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출구전략을 찾는 데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윤 당선자를 당장 제명까지 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까진 윤 당선자가 당선자 자격을 내려놓거나 당에서 제명까지 해야 할 결정적 문제는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지도부와 이야기하며 “당장 조처를 취하긴 어렵다. 상황을 더 지켜보자”라는 내용으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19일 통화에서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리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제명하거나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윤 당선자가 직접 의혹을 해명하는 게 먼저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0일 최고위에서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지도부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명했다. 구체적 조치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당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윤 당선자의 정의연 이사장 시절 회계 부실 처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연에 22일까지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가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자 등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까지 공식화하며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 추진은 통합당이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적 분노와 심각성을 인지했고, 21대 국회에서 (진실 규명을) 놓치지 않고 해 나가겠다는 의지표명”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압박했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1 이상 동의로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조사가 이뤄지려면 본회의 과반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이 동참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통합당이 협상용 지렛대로 국정조사 추진을 거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한국당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당선자를 주축으로 통합당과 진상 규명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코로나가 바꾼 교실…5·18 수업도 유튜브로

    코로나가 바꾼 교실…5·18 수업도 유튜브로

    지난 16일 강원 원주시 북원중 교사 이희정(34)씨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유튜브에 8분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영화 ‘택시운전사’와 ‘1987’을 통해 1980년 광주의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는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여전히 등교 개학을 하지 못하면서 올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수업도 예년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교사들은 현장 체험학습이나 대면 교육이 아닌 온라인 강의와 학습 자료로 수업을 하고 있다. 이씨는 영상에서 5·18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빨갱이’라고 하는 등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전남 순천시 별량중 교사 박래훈(42)씨는 지난 14일 ‘5·18 왜곡 사례 찾기’, ‘헬기 사격 진실은’, ‘역사 왜곡 어떻게 대응할까’ 등을 주제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극우 인사 지만원씨의 글과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에 나온 주장을 제시하고, 학생이 스스로 사실인지 거짓인지 자료를 수집해 판단할 수 있는 학습지를 제공하는 식이다.박씨는 전남 지역 교사들과 함께 수업을 점검하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해 계기수업을 할 수 있을지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박씨는 “5·18민주화운동 인정교과서 집필 작업을 같이한 동료 교사가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지를 만들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공개수업을 진행했다”며 “현장에 30명, 온라인으로 50여명의 교사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현직 역사교사 3인이 말하는 “5·18 교육 이렇게 하자” 단순 서술 아닌 스스로 묻고 답해야‘주먹밥’처럼 나눔과 배려 가치 연결 교사도 적극적 학습하되 독선 경계해야왜곡·막말 처벌하는 정부 역할도 필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이들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10대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되어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많은 청소년이 민주화 운동을 과거의 일로 여겼고, 내용도 제대로 몰랐다. 현재 학교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주고 있을까. 미래 세대에게 5·18을 포함한 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이씨는 강원도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교과서 단편 서술 한계…스스로 생각하는 수업 필요” 근무 지역도 기간도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으로 “학교 수업에서 단순히 과거 기록을 전하는 데서 벗어나 현재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어나기도 전이니 당연히 옛날 사건으로 느껴지겠지만,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면서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부분에서 5·18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한 흐름인데도 시민들의 역량이 축적되는 과정을 알 수 없고,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면서 “민주화 운동끼리 연결 지점이 없어 피해 내용 중심으로 서술된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면서 “단순 사건 나열만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민주화 운동은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교육할 수 있는 계기수업의 역할이 필요하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5·18 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서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안 맞다’며 눈치를 주거나, 일괄적으로 강요하는 교육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업을 준비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독선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고 소통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계기수업 격차 커…지역 특색 살려야 이씨는 “지역과 교사 개인마다 역량이 차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히려 이런 특색을 살려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져야 한다”면서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 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전문성을 보장하도록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나서서 배워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 스스로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 응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면서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40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왜곡과 막말 등에 대해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다 드러났다고 하지만, 당장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런 역할을 다 해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고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지역 차별적인 인식이나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면서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를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영화로 5·18 배우고 싶다는 청소년들에게 5·18 영화감독이 건네는 말

    영화로 5·18 배우고 싶다는 청소년들에게 5·18 영화감독이 건네는 말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이정국 감독 인터뷰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 교육희망자료로 영화·다큐 영상을 1순위로 꼽았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015~2019 청소년 인식조사에서 영화·다큐 영상을 교육희망자료 1위로 꼽은 청소년들이 5년 연속 70%를 넘었다. 서울신문은 ‘부활의 노래’(1991), ‘반성’(2019)에 이어 올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세 번째 영화인 ‘아들의 이름으로’를 제작한 이정국(63) 감독을 만나 청소년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상 매체가 중요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물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40주년을 맞아 관련 트라우마를 치유해 가는 내용이다. 안성기, 윤유선 등이 출연해 중년의 대리운전 기사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을 위해 대리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 본인도 23살 때 해양경찰로 군복무를 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멀리서나마 바라본 경험이 반영됐다. 이 감독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래 세대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잘 모른다. 특히 요즘엔 왜곡된 정보가 활개치면서 이를 그대로 믿는 경우도 많다”면서 “올바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통해 자신과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영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데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더 설득력 있게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영상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을 영화로 다룬다면 그 입장에서 자신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가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져 역사를 계속 보여 주는 것처럼 앞으로 5·18민주화운동도 더 많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개막하는 영화제 ‘시네광주 1980’은 청소년이 보면 좋을 5·18민주화운동 영화로 네 작품을 추천했다. ‘김군’(강상우 감독, 2018), ‘우리가 살던 오월은’(박영이 감독, 2020), ‘봄날’(오제형 감독, 2018), ‘외롭고 높고 쓸쓸한’(김경자 감독, 2017) 등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내가 ‘5·18 덕후’가 된 이유…각자의 방식으로 ‘오월’을 기억하는 청년들

    내가 ‘5·18 덕후’가 된 이유…각자의 방식으로 ‘오월’을 기억하는 청년들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5·18민주화운동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리는 청년들이 있다.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에 태어나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스스로 5·18민주화운동을 알릴 플랫폼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책을 썼다. 청년들은 역사적 사건의 발생 순서를 외우라고 강요하는 수업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영화와 전시처럼 교과서 밖 세상에서 만난 5·18이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였다고 했다. 미래세대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이들은 답을 알고 있다.5·18 40주년 행사 한눈에…11명의 청년 모임 ‘518NOW’ ‘518NOW’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뜻 깊게 보낼 방법을 고민하던 서울 청년들이 모인 단체다. 문화기획을 연결고리로 만난 11명의 청년들은 플랫폼(518now.kr)을 만들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를 알리고, 5·18민주묘지 버스정류장에 있던 토지 매매 광고를 5·18민주화운동 광고로 바꾸기 위해 모금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다양했다. 유지원(23)씨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 연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인주(26)씨는 영화 ‘화려한 휴가’, ‘26년’ 등을 보고, 장은지(25)씨는 광주를 여행하다가 5·18민주화운동에 빠졌다. 이들은 딱딱한 교과서 속 5·18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보거나 직접 겪은 경험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탁율민(34)씨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학습 기억을 떠올려보면 교과서 장면보다는 매년 5월18일마다 학교에서 묵념을 하고, 부모님과 민주묘지를 지나치면서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씨는 “청소년 시기에 글로만 정보를 받아들이면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 “감정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콘텐츠로 5·18민주화운동에 접근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그날의 공동체의식에 주목…독립큐레이터 ‘장동콜렉티브’ 여성 2인조 독립큐레이터 ‘장동콜렉티브’ 김소진(25)씨와 이하영(25)씨는 5·18민주화운동이 얼마나 잔혹했는지에 집중하기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이뤄낸 정의로운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시작한 ‘오월식탁’ 프로젝트는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오월식탁은 90년대생 청년들이 광주 할머니 5명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머니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들어 나눠 먹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서울기록원에서 전시 중이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새롭게 2명의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를 선보인다. 광주에서 자란 김씨가 그날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5·18민주화운동을 익숙하게 배웠던 것과 달리 충남 홍성 출신인 이씨는 5·18민주화운동을 잔인한 일로 기억했다. 이씨는 “6살 때 사진전시실에서 그날의 사진을 보고 잔혹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중학생이 된 후 광주 비엔날레에서 희생자의 눈을 감겨 드리는 전시를 보고 나서 비로소 두려움을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배웠던 5·18민주화운동은 숫자와 화살표로 기억한다”며 암기식 교육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씨는 “앞으로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해나갈 사람들은 우리들이니까 더 많은 또래와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청소년들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상관없는 옛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삶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청년들은 광주를 어떻게 기억할까? 직접 들었다…오지윤·권혜상 작가 회사원인 오지윤(31)씨와 권혜상(29)씨는 광주에 연고가 전혀 없는 수도권 청년이다. 오씨와 권씨는 2017년부터 2년간 12명의 20~30대 청년들에게 ‘광주’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 내용을 엮어 지난달 <요즘. 광주. 생각.>이란 책을 펴냈다. 회사 선후배인 둘은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생겼다. 오씨와 권씨는 “청소년 시절 배웠던 5·18민주화운동은 시험을 위한 공부였다”면서 “역사 교육이 고조선, 청동기 시대 등 고대사를 자세히 배우고 4·19, 5·18, 6·10과 같은 현대사는 대충 훑고 지나가지 않나”라고 회상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무엇이 달랐을까. 권씨는 “서울에 살던 외부인이 광주에 들어가 5·18을 겪는 이야기여서 수도권 사람으로서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씨는 “사건의 잔혹함보다 시민들의 자발성, 연대의식 등 긍정적인 가치를 부각시킨 영화라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새로운 5·18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미래 세대가 스스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새기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文대통령 “5·18 ‘先고백 後용서’는 남아공 모델 염두”

    文대통령 “5·18 ‘先고백 後용서’는 남아공 모델 염두”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사에서 밝힌 ‘국가폭력 가해자 진실고백→용서와 화해’ 프로세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실과 화해위원회 모델을 고려한 것이라고 청와대가 19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어제 밝힌 프로세스가 남아공의 진실과 화해위원회 모델을 고려한 것이라고 참모들에게 설명했다”면서 “위원회는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당시 국가범죄와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하는 기구로, 대상자 7000여명 중 상당수가 처벌받았지만 849명이 진실을 고백하고 사면을 받았다. 당시에는 공소시효를 배제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 5·18 진상조사가 이뤄질 텐데 공소시효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국회의 몫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공소시효 배제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진실고백을 전제로 사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답을 하기가 이른 거 같다”면서 “무엇보다 가해자가 보이고 있는 태도가 진실을 고백할 자세가 돼 있는지가 의문이기 때문에 진실 고백이 있은 다음에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5·18 당시 발포 명령의 배후 의혹이 짙은 전두환씨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전날 “발포 명령을 내린 사실이 없는데 뭘 어떻게 사죄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남아공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보복 없는 과거 청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5년 12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는 노벨평화상(1984년)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아파르트헤이트 기간 자행된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했다. 위원회는 2년여의 활동 기간 중 진상을 파헤치는 것은 물론, 가해자가 진심으로 죄를 뉘우칠 경우 사면을 진행했다.한편 강 대변인은 전날 문 대통령의 5·18 기념사 중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칼에 이곳 전남도청에서 쓰러져간 시민들은 남은 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 믿었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라는 대목과 관련, 고 윤상원(사망 당시 30) 열사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당시 계엄군에 의해 고립되고 언론 통제를 당했을 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분이 윤상원 당시 시민군 대변인인데 계엄군이 전남도청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기 하루 전인 26일 외신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늘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열사는 다음날 새벽 계엄군 총에 맞아 사망했고, 발견 당시 몸에는 3도 화상과 자상까지 있었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40주년 기념사로 (윤 열사의 죽음에)응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태년 “1000억 넘는 전두환 추징금, 사후에도 추징할 길 열겠다”

    김태년 “1000억 넘는 전두환 추징금, 사후에도 추징할 길 열겠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거짓된 주장을 못 하도록 역사 왜곡 처벌법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19일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이 5·18 법적 책임과 관련“사실이 아닌데 어떻게 사죄하느냐”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뻔뻔한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전 전 대통령은)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 주범이고 5·18을 둘러싼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북한개입설도 당시 신군부에서 나왔다”고 했다. 이어 “5·18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 학살 책임자가 끝까지 죄를 부정하며 활개를 치도록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진상조사위 활동이 과거처럼 미완으로 끝나지 않게 전폭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환수할 방안을 찾고, 필요하다면 전씨 사후에라도 추징할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광폭 행보 이낙연 “당 대표 출마 여부 곧 결정”

    광폭 행보 이낙연 “당 대표 출마 여부 곧 결정”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18일 민주당 광주·전남 당선자 12명과 오찬을 갖는 등 식사정치를 이어 갔다.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당 안팎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본격적으로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광주 상무지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한 후 “(당 대표 결정 시기를) 너무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일이기 때문에 빨리 정리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꾸 유불리로 따지는 것은 마땅치가 않다”며 “어느 것이 옳은 것인가, 뭐가 더 책임 있는 것인가 하는 그런 국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 대표 출마에 관해 본격적인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오찬을 주선한 이개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 관련 이야기는) 5·18 영령들 앞에서 적절치 않다고 이 위원장이 미리 말했다”고 밝혔다. 다른 당선자들도 “지역 현안과 5·18 관련 법을 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는 이날 오찬의 의미가 가볍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4·15 총선에서 광주·전남 후보들은 앞다퉈 ‘이낙연 마케팅’을 펼쳤다. 이날 자리에 모인 당선자들은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장은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내리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거쳐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낙선자와 연달아 회동하는 등 당내 접촉면을 계속 넓히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몸 낮춘 통합당, 5·18 망언 거듭 사죄… 1년 전과 완전히 달랐다

    몸 낮춘 통합당, 5·18 망언 거듭 사죄… 1년 전과 완전히 달랐다

    주호영 ‘임 행진곡’ 제창·민주묘지 참배 “당에서 딴소리해서 상처드린 것 죄송” 민주는 기념식 후 현장서 최고위 개최 “5·18 정신 계승… 역사왜곡처벌법 처리” 초청 못 받은 한국당도 민주묘지 참배 安 “5·18, 헌법 전문에” 개헌특위 제안여야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18일 일제히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광주 일정에 집중하며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다. 미래통합당은 과거 일부 의원의 5·18 망언에 대해 거듭 사죄하는 등 몸을 한껏 낮췄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광주로 총출동해 금남로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후 인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언젠가 개헌을 한다면 5·18민주화운동은 3·1운동, 4·19혁명과 함께 헌법 전문에 계승해야 할 역사로 남아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더이상 5·18에 대한 왜곡과 날조가 우리 사회를 좀먹게 놔둬선 안 된다”며 “5·18 역사왜곡처벌법(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광주를 찾았다. 주 대표는 기념식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껏 제창했다. 통합당 관계자들을 제지하려는 광주시민들의 모습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주 원내대표는 기념식 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현장에서 만난 5·18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그는 “5·18의 의미와 성격에 관해서는 법적으로 다 정리된 것”이라며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잘못된 것이다. 거듭 저희가 죄송하고 잘못했다”고 과거 통합당 일각의 망언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통합당의 태도는 1년 전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소속이던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망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 황교안 대표는 공식 사과 없이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광주시민들로부터 비난과 물세례를 받았다. 정부 공식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한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도 이날 단체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한국당은 기념식 참석을 타진했으나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기념식 참석 인원을 대폭 축소하면서 출입 비표를 받지 못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5·18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이뤄지고 국민 통합의 계기로 자리잡게 하는 방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광주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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