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48시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그림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관중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기절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20년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32
  • “원자로 바닥 뚫릴 수도… 체르노빌급 사태 대비해야”

    “원자로 바닥 뚫릴 수도… 체르노빌급 사태 대비해야”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일본은 물론 전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대해 여러가지 가설과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원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다. 프랑스의 핵안전 전담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ASN) 산하 방사능보호 및 핵안전연구소(IRSN)는 16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해 현재 시도 중인 여러가지 해결 방안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냉각에 실패할 경우 이번 사태는 앞으로 48시간 내에 중대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RSN은 지난 15일 오전 2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된 뒤 피해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노심이 완전히 녹아내린 상태로 모의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모의 실험 결과 노심 용융에 따라 방사능 수치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이 시간당 50m㏜(밀리시버트), 반경 100㎞지역은 시간당 1m㏜, 도쿄 북부지역은 시간당 0.1m㏜로 예측됐다. IRSN의 인체안전보호국 책임자인 파트릭 구르믈롱 박사는 “2호기의 연료봉 용융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 없지만 계속 녹아내려 원자로 바닥까지 뚫릴 수도 있다.”며 “현재 가장 심각한 4호기가 제외된 채로 모의실험이 진행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욱 우려스러운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4호기 상황과 관련, IRSN의 티에리 샤를 원전 안전국장은 “4호기의 사용후 연료 보관 수조가 말라 버리면 결국 노심용융으로 진행되고, 이 경우 지금까지보다 훨씬 많은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다.”며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대규모의 방사능 유출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당국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4등급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외국 핵안전 당국은 훨씬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 ASN은 6등급으로 평가했으며 미국의 핵문제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ISIS)는 7에 가까운 6등급이라고 발표했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48시간에 日 운명이… 320人 ‘후쿠시마 결전’

    48시간에 日 운명이… 320人 ‘후쿠시마 결전’

    차려입은 건 ‘특수’라는 이름이 붙은 헬멧과 방호복, 안면 마스크뿐이었다. 그러나 단 몇분 만에도 1년 노출 한도를 수십배 넘어서는 방사능 앞에서 이들 장비는 결코 특수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녹아내리는 원자로 곁에 섰다. 사선(死線)이었다. 핵 재앙을 막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17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펼쳐졌다. 일본의 명운을 건 작업이었다. 그 중심에 생명을 걸고 나선 320명의 원전 작업자들이 있었다. 헬기를 동원한 바닷물 투입이 실패하면서 이제 원전과 일본의 운명은 이들에게 달렸다. 오후 자위대의 ABM 대형소방차까지 동원돼 원전에 물을 뿌려대며 달궈진 연료봉의 온도를 내리려 했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들을 더 비장하게 원전 속으로 뛰어들게 했다. 4호기 냉각수가 고갈상태여서 핵 분열 위험성마저 높아지고 있고 1~3호기 원자로에서도 방사능이 거세게 뿜어나오고 있지만, 이들 320명은 특별작업팀으로 자원하고 나섰다. 한 미국 원전 전문가는 “그들의 작업은 자살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이 무너지면 동일본은 핵 폐허가 된다.”는 핵 재앙의 갈림길에서 그들은 방사선 피폭과 목숨이 보장되지 않는 ‘최후의 결사대’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프랑스 원자력 산업 연구기관인 ‘방사능 방어 및 핵안전 연구소’(IRSN)의 티에리 샤를 안전국장은 “앞으로 48시간이 중대 고비”라고 지난 16일 말했다. “13일 이후로 어떤 대책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들 320명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도 17일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방사능 대량 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냉각수 온도 상승이나 고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한 확실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에서 1억 2000만명의 일본은 속수무책으로 이들 320명의 활약에 기대고 있다. 헬기를 동원한 바닷물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사능 측정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작전 이전에 시간당 3782m㏜(밀리시버트)였던 측정치는 작전 이후에 시간당 3754m㏜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전력선 복구가 1차 성공하면서 원자로에 부분적으로 냉각수 공급을 18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은 비관론 속에서도 한줄기 가능성을 마련했다. 일단 1~3호기 원자로 핵 연료봉의 냉각수 투입 기능을 되살릴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320명의 사수대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미국과 IAEA 등도 총력 지원에 나섰다. 미군은 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동원, 4호기 내부의 상황 변화 감시에 나선다. IAEA는 로봇과 무인조종자동차를 조만간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국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방사능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그레고리 야즈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장은 이날 미 하원 에너지·통상 소위원회에 출석해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봉을 보관하던 수조의 물이 고갈됐다.”고 밝혔다. 야즈코 위원장은 “방사능 수치도 매우 높은 상태로, 정상화 작업의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관적으로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카다피 차남 “48시간 내 끝낸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부대가 15일(현지시간) 동부 지역 교통 요충지 아즈다비야를 손에 넣으면서 반군 거점인 벵가지도 함락 위기에 놓였다. 카다피의 차남이자 정권 2인자인 세이프 알이슬람은 16일 유로뉴스 TV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이 끝나간다. 모든 것이 48시간 내에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들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합의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도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벵가지는 함락될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알이슬람은 반정부 세력이 이끄는 국가위원회를 인정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빌려준 대선 자금을 돌려달라.”고 엄포를 놓았다. 벵가지 주민들은 카다피군이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할 것을 권고하는 전단을 뿌렸다고 밝혔다. 반정부 세력이 이끄는 국가위원회는 굳건한 벵가지 사수 의지를 내보였다. 살레 벤사우드 전 농무부 차관은 “카다피는 벵가지를 탈환하지 못할 것이고 주민들도 그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다피군에 함락된 아즈다비야에서 반정부군은 퇴각했으며 주민들은 동쪽에 있는 도시 투브루크와 이집트 국경도시 살룸 등을 향해 피난길에 올랐다. 지난 11일 동안 카다피군은 해안가 도시들을 잇따라 재탈환하며 전세를 뒤집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미스라타에서도 중무장한 정부군의 포격으로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 달째 접어든 리비아 내전이 처음 예상과 달리 카다피 쪽으로 우세해지고 바레인 정부가 유혈진압으로 반정부 세력을 옥죄면서 튀니지·이집트가 성공시킨 중동 민주화 바람이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김균미·정서린기자 kmkim@seoul.co.kr
  • “아빠 곧 따라 갈거야… 먼저 한국 가 있어”

    15일 오후 2시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 앞 버스에서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먼저 떠나는 가족들과 이들을 떠나보내는 아빠들이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차편이 한정돼 센다이에 남아야 하는 가장들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가족들을 배웅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4학년 아들 딸을 한국으로 먼저 보낸 김인권(45)씨는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가족들을 향해 “아빠도 곧 뒤따라 갈 테니 한국에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김씨가 언제 한국으로 들어가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차편이 부족해 영·유아와 보호자, 노약자부터 공항으로 이송하고 있어 김씨의 차례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족들이 먼저 안전한 한국으로 간다면 불안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될 것 같다.”면서 “나도 하루빨리 교통편을 마련해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30년 경력의 뱃사람 현대철(57) 선장은 16명의 필리핀인 선원들을 데리고 15일 자정 도쿄로 떠났다. 닷새 전 쓰나미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필리핀 선원들을 모두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다. 현 선장이 탄 글로비스 머큐리호는 지난 11일 센다이항에 정박해 있다가 변을 당했다. 한순간에 밀려오는 쓰나미 물결에 6000t급 배도 종이배처럼 무력하게 육지로 떠밀려 올라갔다. 현 선장은 “이런 끔찍한 일을 함께 당했는데 다른 국적이라도 선원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 “다행히 우리는 회사에서 제공해준 차편을 이용해 안전하게 도쿄로 돌아가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도 하루빨리 상처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다이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 돌아온 사람도 있다. 황기욱(40) 도호쿠대학 약학과 교수는 제자들을 위해 위험천만한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원전 3호기가 또다시 폭발한 후쿠시마 지역을 뚫고 학교가 있는 센다이까지 장장 48시간 동안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진 발생 당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까닭에 화를 면할 수 있었던 황 교수는 그곳에서 외신으로 접한 일본 소식에 깜짝 놀랐다. 황 교수는 다음날로 짐을 싸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 후쿠시마 공항을 거쳐 다시 택시를 타고 센다이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지인들은 ‘위험천만한 곳을 뭐하러 일부러 찾아가느냐.’면서 황 교수를 말렸다. 모두가 여진과 방사능을 피해 멀리 달아나려고 하는 판에 그는 남들이 모두 ‘사지’라고 부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황 교수는 “부모님과 떨어져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내가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위험한 곳에 학생들만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센다이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美, 사우디에 리비아 반정부군 무기지원 요청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리비아 반군에게 무기를 공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서방국가의 군사개입 작업이 이미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사우디에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군에 무기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사우디 정부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7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반정부군이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 지대공 미사일을 필요로 한다는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사우디는 198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과 싸우는 반군을 무장시켜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한 바 있다. 더구나 압둘라 국왕은 1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암살 공격을 받아 개인적인 원한도 있다.미국 대신 사우디가 군수품을 지원한다면 워싱턴은 군사 개입을 부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1일 ‘분노의 날’ 시위를 앞둔 사우디의 시위대 탄압을 비난할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군수품은 48시간 내 벵가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리비아 공군기지나 벵가지 공항을 거쳐야 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존 케리(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과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회담 후 “아랍연맹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또다시 중동국을 공격할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역풍을 경고하고 있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미 국방부의 전략수립가들이 육·해·공을 망라한 옵션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정부 당국자는 NYT에 “전파방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만으로도 리비아 정부와 정부군 간의 통신을 교란할 수 있으며 이런 작전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소탕 작전처럼 훈련을 전담하는 소규모의 특수작전팀을 리비아로 보내는 안이나 반정부군에 줄 무기를 공중 투하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영국의 반정부군 지원설도 나온다. 이날 리비아 현지방송이 공개한 전화통화 녹취에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자 현 국가위원회 의장은 영국 정부와 연락을 이어주는 반정부 인사가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자, “우리는 경무기가 필요하다. 이집트를 통해 이를 구입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녹취가 진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리비아에서는 도청이 흔하다고 전했다.한편 유엔은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을 설득해 인도주의적 실사팀을 수도 트리폴리에 보내기로 한 데 이어 7일 리비아 난민 지원을 위해 1억 6000만 달러의 긴급 구호기금 편성을 요청했다. 전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압델리라 알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리비아 사태를 전담하는 특별 대사로 임명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의 김정일 생일선물/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김정일 생일선물/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역시 중국과 북한은 ‘그날’을 거르지 않았다. 이집트의 독재자 무바라크가 시민의 힘에 굴복해 퇴진한 지 채 48시간도 지나지 않은 13일 중국은 부총리급인 멍젠주(孟建柱)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을 북한에 보내 3대 세습을 진행 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9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화면에 비친 생일선물은 영화 등이 담긴 DVD 4장과 만경봉을 닮은 수석, 서우타오(壽桃·장수를 비는 복숭아) 도자기 등 세 가지였지만 김 위원장은 헤아릴 수 없는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 듯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생일 하루 뒤인 17일 정월 대보름 밤 류훙차이(劉洪才) 중국대사 등 평양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위한 연회를 베풀어 아들인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정·군 최고지도자들과 함께 직접 관람했다. 정월 대보름은 중국에서도 위안샤오제(元宵節)로 가장 중요한 명절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2009년과 2010년 김 위원장의 생일을 한달여 남겨둔 시점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북한에 보내 현안 논의와 함께 생일을 미리 축하해 왔다. 이번에는 생일 직전이었다는 점, 직급도 한 단계 상향됐다는 점 등이 다르다. 그만큼 중·북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멍 부장은 김 위원장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화려한 수사(修辭)까지 동원했다. 14일 김 위원장 부자와 만난 그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고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추대돼 조선 혁명의 계승문제가 빛나게 해결된 데 대해 열렬히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습 문제가 완성됐다는 점을 축하한다는 뜻이다. 김정은을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멍 부장이 마흔살 가까이 어린 김정은과 파안대소하는 사진은 이제 중국이 김정은과의 ‘정상외교’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중국과 북한은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해 더할 수 없는 밀월을 구가했다.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고, 양국 간 교역액은 30% 넘게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잇단 도발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북한의 최대 후원자 역할을 맡아 두둔하기에 바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 부주석 등 중국의 최고지도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선배 혁명가들이 만들어 놓은 중·북 전통 우호관계를 세대를 이어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부주석은 특히 “위대한 항미원조전쟁(한국전쟁의 중국 명칭)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며 6·25에 대한 세계사적 평가를 뒤집기까지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중의 이런 밀월관계를 감안하면 머지않은 시기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8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아버지와 나이가 같은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악수하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반적인 외교관계로 해석하기 힘든 북·중관계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희귀한 생일선물을 보내고, 권력 세습의 완성을 축하하는 한편 김정은을 대화 파트너로 삼는 건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6·25에 참전해 10만명 넘는 전사자를 낸 입장에서 북한과의 혈맹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마오쩌둥의 통치행위에 대한 부정일뿐더러 전사자 후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듯도 싶다. 하지만 중국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국민의 선거로 뽑히지 않은 권력, 그것도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권력 세습을 공식적으로 축하한다는 건 중국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은 비록 아전인수 격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기관지를 통해 ‘민주화’가 세계적·시대적 조류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명실상부하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북한의 세습정권이 무너졌을 때 과연 오늘 김 위원장에게 건넨 ‘생일선물’의 의미를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stinger@seoul.co.kr
  •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숨은 영웅 석해균(58) 선장이 총알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30일, 온 국민은 죽음의 문턱에서 어서 돌아오라며 빌고 또 빌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지난 21일 해군 특수전여단(UDT)이 펼친 구출작전 당시 입은 중상 탓에 의식불명의 몸으로 돌아온 석 선장은 30일 새벽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3시간 10분간에 걸쳐 긴급수술을 받았다. 귀국해서는 첫번째, 오만에서 받은 것까지 합치면 세번째로 오른 수술대였다. 유희석 아주대 병원장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 2~3일이 고비”라면서 “귀국 전에 비해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낙관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부 총상 부위와 오른쪽 겨드랑이부터 허벅지까지의 광범위한 근육 및 근막이 괴사했다.”면서 “패혈증 및 혈액응고이상증(DIC)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였다.”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31일 기준으로 48시간을 더 지켜봐야 영웅의 생환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석 선장은 기도에 삽관하는 시술의 영향으로 향후 1~2일 사이에 폐렴을 일으킬 우려까지 있어 의료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아프리카 오지인 오만에서 귀환하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또 다른 작전이었다.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챌린저604)’로 불리는 전용기를 타고 11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 끝에 지난 29일 오후 10시 33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어렵사리 고국 품에 안긴 석 선장은 들것에 실린 채 천천히 내려졌다. 위중한 상태를 고려해 매우 조심스럽게 다룬 나머지 오후 11시를 넘겨서야 구급차는 병원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석 선장 몸은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다수의 의료장비가 부착된 상태였다. 전용기에 동승했던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 등 의료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행 도중 석 선장에게 안정제와 수면제를 투여하며 수면 상태를 유지시켰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그와 재회한 부인 최진희(58)·차남 현수(31)씨는 줄곧 눈물만 흘렸다. 국민들은 해군 부사관 12기 출신인 석 선장을 두고 “영웅이 사라진 시대에 국민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라.”고 기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해적들 중형 피하기 어려울 듯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 중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에 대한 사법처리 일정과 그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부산지방검찰청 등에 따르면 해적 5명이 다음 달 1일 공군 수송기 편으로 국내로 압송되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현행범 체포로 간주돼 검찰은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경찰은 이들 해적을 최장 10일간 구속 상태에서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은 최장 20일간 추가 수사를 거쳐 기소하게 된다. 해적들은 이 과정에서 국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법조계는 해적들의 경우 해상강도죄와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 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선박위해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돼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위해법은 운항 중인 선박을 납치한 사람에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상강도죄는 해상에서 선박을 강취하거나 선박에 침입해 재물을 강취한 사람을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특히 해적들이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 입증되면 해상강도치상죄에 해당돼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의 엄벌을 받게 되고, 만약 석 선장이 치료 도중 목숨을 잃는다면 해적들은 사형 또는 무기에 처하는 해상강도치사죄를 적용받는다. 이와 관련, 해적 수사를 앞두고 있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소말리아어 통역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어와 소말리아 현지어에 능통한 사람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해경청 관계자는 “해적 수사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통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사가 장기화되고 잘못하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부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아시안컵]조광래호 조커 활용하라

    [아시안컵]조광래호 조커 활용하라

    ‘조광래호’ 사실 불안 불안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바레인·호주전, 이란과의 8강전에서 끊임없이 공격했다. 하지만 골은 생각처럼 쉽게 터지지 않았다. ‘공격 축구’, ‘패싱 게임’을 내세웠기 때문에 강호들을 상대로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팬들은 골을 못 넣는 상황에서 ‘역습 한방에 실점하면 어쩌나.’ 하는 익숙한 불안감에 애태우며 경기를 관전해야 했다. ●빠른 공수전환 덕 수비안정 하지만 한국은 이상하리만치 쉽게 점수를 내주지도 않았다. 세트피스나 파울에 의한 페널티킥이 아니면 완벽한 찬스를 상대에 제공하지도 않았다. 모든 선수가 공격에 전념하고 있는 듯했지만 제대로 된 역습 기회를 허용하지도 않았다. 어찌된 일일까. 대표팀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늘 지적받아 왔던 고질적인 문제인 수비 불안을 이번 대회에서는 노출하지 않았던 걸까. 해답은 빠른 공수 전환에 있었다. 골키퍼와 최후방 수비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모두 상대 진영에서 공격에 전념하고 있다가도, 공이 상대편에 넘어가는 순간 재빨리 자기 진영으로 넘어왔다. 물론 상대의 반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는 중원 2선을 책임지고 있던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가 발 빠르게 차단했다. 상대가 우여곡절 끝에 이 두 ‘스토퍼’를 뚫는다 해도 문제는 없었다. 재빨리 자기 진영으로 넘어온 한국 선수들이 이미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전방부터의 강한 압박에 상대는 빨리 한국 진영으로 넘어올 수 없었다. 이는 모두 선수들의 막강한 체력 때문에 가능한 필승 전술이었다. 하지만 25일 열리는 결승 진출의 마지막 관문인 일본과의 4강전은 지금까지의 어떤 경기보다 힘든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강해서가 아니다. 이란전 120분 동안 연장 혈투를 치르면서 태극전사들의 체력은 바닥났고, 회복할 기간은 48시간도 안 되기 때문이다. ‘수비의 핵’으로 떠오른 이용래는 이란전에서 무려 15㎞ 가까이 뛰었다. 게다가 최후방에서 노련하게 수비를 지휘했던 중앙수비수 이정수(알 사드)마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일본도 주전 중앙수비수 요시다 마야(VVV-펜로)가 출전하지 못하지만, 일본이 하루를 더 쉬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손실이 더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의 경기 운영의 ‘묘’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일전이다. 선발 요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체력을 비축한 벤치멤버들을 적절히 투입하는 교체 전술이 필요하다. ●체력비축한 벤치멤버 적절히 투입 먼저 득점을 올려 앞선 상황에서 이용래, 기성용이 체력적 부담을 노출한다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한 조용형(알 라이안)이나 대인방어가 좋은 홍정호(제주)의 투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동점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란전과 마찬가지로 윤빛가람(경남)을 ‘조커’로 투입할 수 있다. 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중원 2선으로 내리고 손흥민(함부르크)이나 김보경(세레소오사카)을 전방에 내세우는 것도 수비 균형을 유지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여러 묘수가 있겠지만 어쨌든 교체카드는 세장. 11명의 태극전사들 모두에게 ‘박지성급’의 투혼이 절실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보험 개선안 살펴보니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부담하는 수리비용이 최대 10배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도 증가한다. 내년 1분기에는 지금보다 보험료가 10%가량 싼 서민보험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을 29일 발표했다. 개선안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차량수리 때 자기부담금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키로 했다. 차 수리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와 애꿎게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율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기부담금 5만원으로 가입한 보험가입자(전체의 88%)가 교통사고를 내고 자차수리비를 보험처리하면 사고 때마다 수리비가 얼마인지 상관없이 운전자는 5만원만 내고 보험사가 나머지를 전액 지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50만원 한도에서 수리비의 20%를 운전자가 부담하게 된다. 최대 10배까지 자기부담금이 늘어난다. 또 현재 범칙금 납부자만 보험료 할증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과태료 납부자도 할증대상에 포함된다. 해마다 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에 반영하는 신호위반, 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이력의 집계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 위반 항목 및 횟수에 따라 보험료가 5~20% 늘어난다.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부담 증가분은 법규 준수자의 보험료 할인에 전액 사용된다. 현재 12년 이상 무사고로 보험료를 최고 60%까지 할인받는 장기 무사고 운전자 160만명은 향후 6년간 추가적으로 무사고를 유지하면 70%까지 할인된다. 정부는 또 외국산 차량사고로 피해자가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보험사가 외국산 차량 대신에 동급 국산차를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나이롱 환자’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허위·과잉진료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가 하는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한다. 경미한 상해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48시간 이상 입원할 경우 보험회사가 이를 점검하고 해당병원이 입원 필요성을 재판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건강보험 진료수가와 일원화하는 문제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교통범칙금 인상을 검토하고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도 추진한다. 보험료를 10%가량 할인하는 서민보험 상품도 출시된다. 생계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자동차나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부양가족이 있는 서민(35세 이상)이 갖고 있는 소형차 및 1t 이하 트럭이 대상이다. 이기욱 보험소비자연맹 팀장은 정부 방안에 대해 “보험업체의 사업비 낭비를 줄이고 병원 및 정비업계에서 막대한 금액이 새나가는 것을 막을 근본대책이 빠져 있다.”면서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려는 보험사의 의도가 반영된 대책”이라고 비난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美 의회는 자리비운 의원 공개한다는데…

    새해부터 미국 의회가 새롭게 바뀔 전망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된 공화당의 개혁조치 때문이다. 내년 1월 5일 새로 출범하는 미국 하원의 운영규칙안에 따르면 20여개 상임위원회는 소속 의원들의 회의와 청문회 참석 기록을 24시간 내에 하원 웹 사이트 등 온라인으로 공개해야 한다. 미국 국민들은 누가 회의에 참석했는지,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또 상임위원장은 표결 사흘 전에 모든 법안을 온라인에 게시해 의원들은 물론 국민과 언론이 알 수 있도록 하고 표결 결과는 48시간 내에 공개토록 했다. 이 조치로 미국 유권자들은 지역구 의원이 중요한 현안에 어떤 입장이었는지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하원이 이러한 개혁에 나서는 것은 차기 의장인 존 베이너 의원의 소신과 관련이 깊다.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한 봉사를 보다 제대로 할 것인지에 관해 고민하는 미국 의회와 의원을 둔 미국민들이 부럽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저력도 이런 것에서 나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전기톱과 해머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의원들은 격투기처럼 치고받고 때리는 데에만 선수일 뿐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도 없다. 우리나라 의원들이 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것은 더이상 뉴스거리도 안 된다. 대한민국 국회도 당장 미국 하원의 조치를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의원들이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 있다면 미국 하원의 조치를 따라야 할 것이다. 베이너 하원의장 내정자는 모든 의원의 수당을 5% 깎는 것도 추진 중이다. 의회가 미국 재정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보탬을 주려는 뜻이라고 한다. 참 부러운 일이다. 우리 국회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나라가 어수선했던 이달 초 의원 세비를 5.1% 올리는 내용이 포함된 국회 예산안을 의결했다. 사사건건 싸우는 여당과 야당이 세비를 올리는 데에는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뭘 잘한 게 있다고 세비를 올리는지, 강심장이 따로 없다. 우리나라 함량미달 의원들을 바꾸려면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 유권자는 불성실한 의원, 무능력한 의원, 무책임한 의원들을 2012년 총선에서 확실히 걸러내야 한다.
  • 48시간 동안 캐리커쳐 그려 기네스기록

    푸에르토리코의 한 화가가 가장 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캐리커쳐를 그려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식음을 전폐한 채 캐리커쳐 그리기에 몰두, 대기록을 세운 화제의 인물은 현지 일간지 프리메라 오라의 캐리커쳐 전문화가이자 푸에르토리코 캐리커쳐협회장을 맡고 있는 모르간 윌베르.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캐리커쳐 그리기를 시작해 꼬박 48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 18일 오전 9시 작업을 끝낼 때까지 그가 그려낸 캐리커쳐는 무려 635장. 기네스기록을 위한 행사는 푸에르토리코의 라스아메리카스 공원에서 열렸다. 그가 캐리커쳐 부문 기네스기록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원에는 얼굴을 제공(?)하기 위해 주민 수백여 명이 줄을 섰다. 한 남자는 “대기록 수립을 돕기 위해 새벽 2시부터 줄을 서 캐리커쳐 순서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대회는 기네스 규정에 따라 1시간 작업, 5분 휴식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휴식시간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합산해 가져도 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시간마다 5분을 쉬거나 2시간 작업 후 10분을 내리 쉬어도 된다. 윌베르는 48시간 작업시간 중 20분, 5분, 40분 등 3번 휴식을 취했다. 그는 “작업시간 내내 공원에 긴 줄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기록 경신을 도와준 주민들의 협조와 호응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윌베르는 22일 기네스로부터 기록공인증명서를 받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어산지 철창 밖으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어산지 철창 밖으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영국 법원이 내부 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그림)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지만 본격적인 법정 싸움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보석 여부와 관계없이 스웨덴 사법 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이 14일(현지시간) 어산지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자 스웨덴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이에 따라 상급 법원인 런던 지방법원은 향후 48시간 이내, 즉 16일까지 보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항소가 기각될 경우 어산지는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 3000만원) 중 20만 파운드를 현금으로 내면 즉각 풀려날 수 있다. 어산지의 변호사인 마크 스테판은 “현재 보석금의 절반가량이 모였고, 최종 심리까지 나머지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씨 9/11’ ‘식코’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도 2만 달러(약 1만 2000파운드)를 보태기로 했다. 하지만 보석금이 ‘현금’이 아닌 수표로 준비될 경우 어산지는 현금화가 될 때까지 일주일을 더 구금 상태로 있어야 한다. 법원이 스웨덴 검찰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엿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 검찰은 그 어떤 판사도 어산지가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항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법원은 보석을 허가하면서 전자태그 부착, 거주지 제한, 통금 시간 준수 등의 엄격한 조건을 달고 여권을 압수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보석을 허가하더라도 스웨덴 사법 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가 어산지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이 심리에서 송환이 결정될 경우 그가 외교 문서 등 국가 기밀을 공개한 것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어산지 변호인단은 판단하고 있다. 어산지의 활동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 새로운 폭로 전문 사이트인 ‘오픈리크스(openleaks.org)’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전직 위키리크스 직원들의 어산지에 대한 비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위키리크스에서 사퇴한 돔샤이트-베르크는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를 개인 숭배의 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모금한 돈의 사용처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지금 어산지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어산지는 우리 내부에서 그에 관해 뭔가 폭로하면 화를 냈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를 폭로하고 있는 25개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한편 이날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인터넷 통제를 시도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에서부터 영국은 사망자 56명, 부상자 700명을 낳은 2005년 런던 자살 폭탄 테러 이후에도 테러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갖가지 폭로가 이어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연말 술자리 ‘S라인 음주법’ 기억하세요

    연말 술자리 ‘S라인 음주법’ 기억하세요

    망년회 시즌이다. 최근 들어 체감경기가 썩 좋지 않은 탓에 전반적으로 연말 모임을 축소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모임은 많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치러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다 보면 12월 한 달을 나는 동안 체중이 3∼5㎏ 정도 붇는 것은 일도 아니다. 전문의들은 “연말에는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적을 뿐더러 잦은 모임으로 칼로리 섭취량도 늘어 쉽게 체중이 증가한다.”면서 “따라서 계획적으로 술자리를 맞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말 회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망년회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이 쉴 틈을 주지 않는 것. 한 달 혹은 주중에 한두번 과식했다고 바로 살이 찌거나 체중이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번 알코올에 노출된 간은 최소 48시간의 휴식, 즉 휴간기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모임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음 후에는 평소와 달리 음식을 아예 섭취하지 못하거나 폭식하는 등 일종의 섭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이 일정기간 반복되면 체중 증가는 물론 소화기 계통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연말 모임은 그야말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음식 섭취 자체를 억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모임 분위기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해 생기는 조직 내부의 갈등 우려도 만만찮은 스트레스 요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식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코티솔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 경우 지방의 생성과 축적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스스로 유연하게 마음을 가져 음식이나 술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최선이다. 더러는 살찐다며 회식 중 술만 마시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등에는 음식 대신 술만 마신다는 이른바 ‘술다이어트’에 대한 내용이 떠돌고 있지만 이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위와 간에 더 강한 자극을 준다. 비만 걱정하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것. 때문에 연말 모임에서는 무조건 안주를 피하기보다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주를 먹는 게 좋다. 물론 기름기가 많은 육류나 튀김, 열량이 많은 면류보다 생선회나 야채, 과일 등 칼로리가 낮고 부담이 덜한 안주가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된다. 또 홍합탕이나 두부무침, 골뱅이 등은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해 몸을 보호하는 데 좋고,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도 낮아 뱃살 관리에 제격이다. 최근 술자리에서 유명 연기자 이름을 딴 ‘손○○ 게임’ 등의 게임을 하면서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술 먹기 게임은 음주량을 늘려 육체적·정신적 후유증을 낳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술은 일반적으로 고열량 식품에 해당된다. 소주(50㏄)는 한 잔에 90㎉, 막걸리(200㏄)는 110㎉, 맥주(500㏄)는 180㎉ 정도이며 여기에 안주가 더해지면 섭취 열량은 생각보다 많아진다. 게다가 술을 연거푸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여유마저 없어 더 빨리 취하는 데다 취기 때문에 포만감을 못 느껴 열량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흔히 과음한 다음날 해장국을 먹으면 술이 깬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짬뽕·라면·감자탕·뼈해장국 등 해장음식은 나트륨 함량도 높고 자극적이어서 숙취 해소는커녕 오히려 위장장애나 비만의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몸에 도움이 되는 콩나물국·북어국처럼 담백한 해장음식을 먹거나 녹차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녹차는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음주 후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을 배출시키고 신진대사를 좋게 한다. 또 구기자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비만 전문 윈클리닉 윤철수 대표원장
  • 檢, 정치권 반발 정면돌파 ‘초강수’

    청원경찰법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고인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민주당 최규식·강기정 의원실 회계담당자와 보좌관 등을 체포한 것은 정치권의 반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검찰이 “통상적인 수사절차”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지난 5일 11명의 현역 국회의원 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11일 만에 의원의 ‘심복’이라 할 수 있는 회계담당자들을 잡아들인 것은 그만큼 수사에 자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하겠다는 점을 보다 확실하게 한 것이다. ‘왜 민주당 의원만이냐.’는 시선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실 5명과 자유선진당 의원실 1명 등 6명의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다 조사를 받았다.”고 받아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은 일단 이들을 통해 후원금의 성격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 뒤 주 후반부터 의원들을 상대로 한 ‘2라운드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몇몇 의원들은 검찰 소환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가 그리 어려운 수사는 아니라고 보고 가급적 이달 안으로 수사를 종결지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가성이 확인된 서너 명 안팎의 의원들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검찰이 16일 체포한 최규식·강기정 의원실 회계책임자 등이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 신분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검찰은 48시간 내에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이 우물쭈물하지 않고 관련 의원의 심장부를 바로 친 것은 정치권이 힘을 합쳐 여러 통로로 대응할 경우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은 청목회 로비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이 민감하게 여기는 ‘수사권’과 ‘수사 예산’을 손보겠다고 압박했다. 한나라당 의원 측 회계 담당자들이 잇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지만 “절대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청목회 회장 최윤식(56)씨의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자료를 통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법원으로부터 곧바로 의원실 및 후원회 관계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다. 검찰은 특히 일부 의원 후원회 관계자가 개인계좌에 청목회 후원금을 입금하고 명단을 받아 정식 후원금인 것처럼 감추려 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확인했다. 청목회 간부가 뭉칫돈을 직접 들고 올 경우 의원 관계자가 적법한 범위인 10만원씩 쪼개 입금하라고 설명한 부분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뇌물죄에 대해서도 “모든 조사를 마친 뒤 사실관계에 따라 법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달랑 방망이 한 자루…몽골의 ‘야구 희망가’

    달랑 방망이 한 자루…몽골의 ‘야구 희망가’

    가지고 온 건 달랑 두 가지였다. 희망과 방망이 한 자루. 아시안게임 야구 A조에 편성된 몽골 대표팀 얘기다. 사연이 길고도 깊다. 몽골에서 광저우까지 오는 데 48시간이 걸렸다. 교통비가 없어 기차를 타야 했다. 지난 12일 오후 현지에 도착했지만 훈련은 못 했다. 14일은 중국과 첫 경기. 가운데 낀 하루 동안 훈련해야 하지만 너무 피곤했다. 아무도 일어나지 못해 배정된 훈련시간을 놓쳤다.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중국과 첫 경기에서야 그라운드를 처음 밟아 봤다. 몽골 대표팀은 딱 12명으로 구성됐다. 모두 20대다. 가장 나이 많은 외야수 문크사칸은 29세다. 최연소는 18세 내야수 자브크란이다.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야구 역사가 짧아서다. 대부분 대학에 들어가 처음 야구를 배웠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이 생기면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 야구로 취직할 방법도, 야구를 계속할 장소도, 야구를 같이할 사람도 없다. 야구가 좋아 던지고 휘두르지만 시한부다. 열정만 있고 상황은 너무 안 좋다. 당연히 돈도 없고 지원도 없다. 야구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장비를 갖춰야 한다. 나무 방망이는 여러 번 때리면 갈라지고 깨진다. 야구공도 싸진 않다. 글러브는 기워서 그럭저럭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몽골에선 알루미늄 방망이만 쓴다. 방망이 하나면 모든 팀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 비싼 나무 방망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몽골 대표팀 감독은 몽골 야구협회장이기도 하다. 야구를 아는 지도자가 전혀 없어서 ‘일인이역’을 맡았다. 그나마 야구 말고 다른 데 더 신경 써야 한다. 현지 도착 뒤 이틀 동안 한국-일본-타이완 대표팀을 돌며 방망이 지원을 부탁하고 다녔다. 세 나라가 방망이 몇 개씩을 내줬고 일단 경기는 치를 수 있게 됐다. 첫 상대 중국은 야구 약소국이다. 그러나 몽골이 상대하기엔 버거웠다. 초반부터 맹폭당했다. 1회 4점, 2회 9점, 3회와 5회 1점씩 내줬다. 0-15. 5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기본적인 포구나 중계 플레이가 전혀 안 됐다. 그래도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은 울지 않았다. 문크사칸은 “유튜브로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언젠가 저런 무대에서 뛰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방망이는 부러질 수 있지만 희망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광저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이라크 100명 사망… 獨총리실에 소포폭탄 도착

    [지구촌 테러공포 확산] 이라크 100명 사망… 獨총리실에 소포폭탄 도착

    전 세계가 테러 공포에 질렸다. 예멘발 폭탄 소포가 발견된 지난달 29일 이후 우편물로 위장한 폭발물들이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있다. 최근 테러 경보에 떨고 있는 유럽 주요국들의 정상들을 정조준 하는가 하면 2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20여곳 의 동시 테러로 한꺼번에 100여명이 숨졌다. ●‘소포 폭탄’ 공포에 휘청거리는 유럽 AP통신은 2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수신인으로 한 그리스발 소포 폭발물이 볼로냐 공항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소포는 보안 관계자들이 개봉하는 과정에서 작은 폭발과 함께 불이 붙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독일 총리실에도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도착했다고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발표했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포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폭발장치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소포는 지난달 31일 그리스발 UPS를 통해 발송된 것으로 일반 우편물들 사이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벨기에 총리 회담차 독일을 떠나 있었다. 앞서 1일 그리스 경찰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수신인인 폭발물 소포를 아테네에서 사전에 적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현재 각국 지도자와 공관을 노린 소포형 폭탄은 그리스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가 발견됐다. 아테네 소재 스위스,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현지 공관 8곳이 소포 폭탄 테러의 타깃이 됐다. 세계 지도자와 공관을 겨냥한 폭탄소포 11개를 적발한 그리스 항공 당국은 우편물 및 소포의 국외 발송을 48시간 동안 중단키로 했다. 영국, 독일, 스위스,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 이어 2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도 예멘에서 발송된 항공 우편물과 화물의 자국 내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라크, 필리핀, 이집트 등도 테러 비상 테러 공포는 유럽권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곳곳으로 테러가 무차별 확산됨에 따라 각국 당국은 보안을 강화하고 위험지역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톨릭 교회 무장 괴한 인질 사태로 58명이 사망한 지 이틀 만인 2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내 21곳에서 또 다시 동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날 폭탄 테러는 주로 시아파 주민들이 거주하는 바그다드 동쪽 후세이니야와 북쪽 카드히미야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라크 당국은 테러 발생 지역인 바그다드 동부 지역을 봉쇄하고 인근 지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바그다드 교회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알카에다 연계 조직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이집트 콥트교(이집트 재래 기독교)가 억류 중인 이슬람 교도 여성 2명을 풀어주지 않으면 이라크 내 기독교인을 몰살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이라크와 이집트 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필리핀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에 따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필리핀 여행시 쇼핑몰 방문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에서도 2일 박스 커터 칼날들이 발견돼 미 연방수사국(FBI)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예멘 AQAP 소탕 작전 돌입 한국석유공사의 예멘 송유관 폭발 사건까지 이어지자 미국 정부와 예멘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소탕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소포 폭탄과 한국송유관 공격의 배후로 추정되는 AQAP 소탕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예멘 정부는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대대적 군사 작전에 돌입했으며, 한국석유공사 송유관 테러는 정부의 군사 작전에 대한 AQAP의 반격일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은 전했다. 황수정·유대근 기자 sjh@seoul.co.kr
  • ‘젖니’ 생명연장의 ‘보물상자’

    ‘젖니’ 생명연장의 ‘보물상자’

    최근 예치과 네트워크의 자매회사인 메디파트너㈜가 세계 최대의 치아줄기세포은행 바이오이든(BioEDEN)과 제휴, 국내에서 치아줄기세포를 보관·배양하는 ‘치아줄기세포은행’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삼 치아줄기세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치아줄기세포는 6∼13세에 자연스럽게 빠지는 아이들의 젖니(유치)에서 추출하는데, 심장과 뼈·연골·근육·장기 등 다양한 인체조직으로의 증식과 분화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치아줄기세포는 배양 능력이 뛰어나 성인이 된 이후 자신의 치아 치료에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부모까지 이식에 따른 재생효과가 나타나 가족들이 모두 활용할 수도 있다. ●치아줄기세포란 인체 장기나 뼈, 연골, 각종 조직 등으로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는 면역체계를 개선하거나 부상이나 질병으로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세포를 대체할 수도 있어 ‘만능 세포’로 불린다. 이 중에서도 버려지는 젖니에서 추출하는 치아줄기세포는 치수(치아 내부의 부드러운 결합조직) 속에 다량 존재하며, 증식과 분화능력이 탁월해 다른 세포보다 활용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치아줄기세포는 일반 줄기세포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제대혈에는 백혈병 등 혈액 관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혈액생성 줄기세포(조혈모세포)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반면, 치아줄기세포는 심장병·알츠하이머·파킨슨병의 치료는 물론 뼈·연골·치아 생성에 유용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보다 밀도 및 생착력 등이 훨씬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활용하나 치아줄기세포은행에서는 전국의 치과에서 치아의 보관을 의뢰받으면 뽑은 치아를 즉시 미국 바이오이든 연구소로 보낸다. 이후 48시간 내에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이를 배양·보관해 나중에 손상된 치아 치료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선택제인 젖니 보관서비스는 경비와 검사료를 포함한 10년 보관료가 220만원 수준이다. 메디파트너 줄기세포연구소 김종우 소장은 “지금까지 뽑아 버려왔던 젖니를 배양·보관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활용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조바니에 파올로병원의 안과 클리닉 파올로 라마 박사팀은 최근 세계적 권위의 의학전문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98∼2007년에 모두 106명의 환자에게 자가줄기세포 이식치료를 한 결과, 82명이 정상 시력을 되찾았으며, 14명은 부분 정상상태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영국에서는 10세 어린이에게 자가 줄기세포로 증식된 기도를 이식하는 수술이 처음으로 성공하기도 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 지상의 리더십 - 33번의 환호 피녜라 대통령 ‘감동 100배’ 극비 프로젝트 “와, 이것 좀 보세요. 광산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 동영상이군요. 정말 특별한 순간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네요.” 칠레 광부 구출 작업이 시작된 13일(현지시간) 땅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이 화면으로 긴급 전송되자 CNN방송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갑자기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입을 닫았다. 지하 622m로 내려간 캡슐 동영상이 느닷없이 공개됐을 때 생방송 중이던 세계 뉴스 앵커들은 하나같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명의 취재진에 칠레 당국은 지하 상황을 생중계할 비디오 카메라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덕분에 세계 언론은 칠레가 기획한 ‘감동 시나리오’에 그대로 허가 찔렸다. CNN방송은 “(사전 예고 없이 전 세계에 공개된 지하 동영상은) 달 착륙이나 걸프전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방송 이벤트였다.”고 흥분했다. ‘광부들의 생환 스토리’를 생중계하면서 칠레가 거둔 마케팅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CNN 등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춘 방송이 시종 구조장면을 생중계한 데 따른 국가 브랜드의 광고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힘들다. 69일 만의 생환이 안겨 주는 감동의 이면에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기획력’으로 무장한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부들의 생존 사실을 알리는 쪽지가 탐침봉에 매달려 올라온 것은 지난 8월 22일. 광부들이 쓴 쪽지를 보여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세계에 약속한 그날 이후 피녜라 대통령은 코피아포 광산을 국가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깜짝 카드를 줄기차게 내밀었다. 맨처음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잡았던 구출 시기를 11월 초, 이달 말에 이어 다시 최초 예상일보다 두달여 빠른 지난 12일로 앞당기면서 세계 언론들이 연일 코피아포발 속보를 싣게 만들었다. 지구촌 언론을 의식한 흔적도 역력했다. 지상으로 구출된 광부들이 말쑥하게 면도까지 끝내고 나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69일 생환 드라마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썼던 ‘피녜라호(號)’의 위기관리 능력은 그래서 더욱 뜨겁게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셈.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칠레 억만장자 대통령의 3대 성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난, 8개월 전의 대지진에 이어 이번 구출작전까지 취임 이후 맞닥뜨린 3가지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하의 리더십 - 69일간의 희망 영웅 우르수아 “가족을 위한 위대한 싸움” 33명의 매몰 광부 가운데 자청해 마지막에야 ‘죽음의 막장’에서 나온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 절망 속에 있던 매몰 광부들 사이에 유대와 단결을 이끌어낸 그의 지도력은 33인이 비극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광명의 동아줄을 놓치지 않게 했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매몰 광부들의 생존이 알려지지 않아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됐던 최초 매몰 17일 동안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동료 광부들에게 희망을 일깨우며 질서와 절제 속에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내하게 했다. 그는 동료들이 48시간에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을 나눠 먹으며 버티도록 했다. 구조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에 대비한 것이다. 안전모에 달린 전등 사용도 엄격히 제한했다. 식수 확보를 제외하고는 불도저 등 중장비 사용도 못하게 했다. 대피소의 부족한 산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광부들의 다양한 이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팀을 나눠 경계와 휴식을 번갈아 하도록 해 체력을 아꼈다. 한 팀이 잠자리에 들면 다른 팀은 갱도 추가 붕괴나 지하수 유출 등의 유사시에 대비토록 ‘불침번’을 세웠다. 주변 청결을 위한 청소와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도 규칙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시켰다. 우물 세 개를 파서 식수를 조달하기도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 열광팬이자 노래를 잘 부르는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쾌한 노래를 부르고 합창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의 치료와 심리 건강 유지를 살피도록 했다. 우르수아는 13일(현지시간) 구출 캡슐에서 나온 직후 “우리는 힘과 정신력을 갖고 있었고 싸우길 원했다. 가족을 위해 버텼다.”면서 “이는 위대한 일이었다.”고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효과적인 대응 - 22시간의 환희 광부 심리안정 배려속 굴착 경쟁시켜 급물살 ‘우리는 모두 살아 있다.’ 칠레의 산호세 광산 붕괴 17일 만에 매몰 광부들이 전해온 쪽지에서 기적은 시작됐다. ‘희망의 끈’을 발견하자 칠레와 국제사회는 저력을 발휘하며 기적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칠레 국민이 남미인 특유의 흥분을 절제하며 침착하게 대응할 때 세계는 69일간 구조 작업을 도우며 기적의 조각을 함께 맞춰갔다. 칠레의 초기 대응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광부의 심리 안정을 유도하고자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점이다. 땅 위와 아래를 잇는 유일한 보급 통로를 통해 화상 카메라를 내려 보낸 뒤 지상의 소식을 수시로 전하며 광부들을 위로했다. 특히 사고 발생 41일째인 지난달 14일에는 매몰 광부인 아리엘 티코나의 아내가 출산하는 장면을 녹화 영상을 통해 전했다.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며 광부들은 생에 대한 집념을 이어갔다. 또 전화와 영상장치를 통해 가족들과 자주 연락을 취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4개월로 예상됐던 구조기간을 두 달 가까이 줄인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칠레 정부는 각국에서 온 토건 기술자에게 3개의 구출 통로를 동시에 파내도록 경쟁시켰다. 이 가운데 미국 굴착기 기사인 제프 하트(40)가 작업한 ‘플랜 B’ 통로가 가장 빨리 완성돼 신속하게 구출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국경을 초월한 지원 또한 구조 작업에 큰 보탬이 됐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앞선 기술을 전수해 구조캡슐 ‘피닉스’ 고안에 도움을 줬고 일본 역시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칠레에 보내는 등 온정을 나눴다. 스티브 잡스가 보내온 아이팟이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달한 묵주 등도 광부들에게 힘이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68일간 이어진 불사조 33인의 생존기는 지난 8월 5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834㎞ 떨어진 코피아포시 인근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가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매몰됐다. 보름이 넘도록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자 광부들이 모두 사망한 것 아니냐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퍼져 나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사고 발생 17일 만인 8월 22일 드라마가 시작됐다. 혹시나 하며 수백 미터 지하 붕괴현장으로 기약 없이 찔러 보던 탐침봉에 하얀 종이쪽지가 매달려 나왔다. ‘대피소에 모두 33명이 있다. 우리는 무사하다.’ 막장이 붕괴되자 서둘러 갱도를 통해 아래쪽 대피소로 달려가 목숨을 건진 광부들이 지상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이들은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수아 지도 아래 48시간마다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으로 버티며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17일을 버텼다. 붉은 글씨로 적힌 쪽지는 이후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8월 26일 구조팀은 대피소로 연결한 구멍을 통해 소형 카메라를 내려보냈다. 광부들은 이 카메라로 피신처 곳곳을 보여 주며 자신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비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지름 12㎝ 금속 캡슐을 통해 광부들에게 물과 음식, 의약품이 공급됐다. 광부들은 가족과 편지 교환도 할 수 있게 됐다. 칠레 독립기념일인 9월 18일에는 갱도를 꽃으로 장식하고 국기를 게양한 뒤 국가를 부르며 고기와 생선, 채소로 만든 성찬도 즐겼다. 지상에 있는 의료진은 광부들이 지나치게 살이 찔 경우 구조용 통로를 통과할 수 없을까 우려했다. 광부들은 하루 2200㎉로 열량을 제한한 규칙적인 식사로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다. 아울러 구조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고안한 운동 계획에 따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체력과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눈길을 끈 것은 비디오게임기와 캠코더, 소형 홈시어터, DVD, MP3가 포함됐다는 것이었다. 언제 구출될지 모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칫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매몰 광부 가운데 한 명인 아리엘 티코나는 9월 15일 친척이 녹화해준 비디오 영상을 통해 부인이 딸 에스페란사를 낳는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며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에스페란사란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이다. 갑론을박 끝에 담배도 공급됐다. 당초 칠레 정부는 구출 예상 시기를 크리스마스 즈음이라고 했다가 곧 11월로, 다시 10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구조가 임박하자 광부들은 구조순서를 정하는 데서도 서로 동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런 끈끈한 동료애야말로 이들이 함께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작업조장을 뽑고 전체를 둘로 나눠 한 조가 잠을 잘 때 다른 조는 일을 하거나 여가활동을 했다. 간호사 출신 광부가 동료들을 돌보고,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광부는 오락 활동을 맡는 분업체계를 구축했다. 마침내 지난 9일 구조용 드릴이 매몰 지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12일 밤 11시 2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20분) ‘불사조’라는 이름이 붙은 구명 캡슐이 칠레 국영 구리 회사 코델코 소속 광산구조 전문가를 태우고 지하로 향했다. 17분 만에 광부들이 캡슐을 기다리는 갱도 지하 622m 지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13일 0시 11분 첫 번째 구조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명 캡슐을 타고 지상에 올라왔다. 69일 만의 생환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