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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최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는 호주 국영 방산업체 ‘호주잠수함공사(ASC·Australian Submarine Corporation)’ 조선소에서 호주 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호바트(HMAS Hobart)함의 인수식이 거행됐다. 63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인 이 구축함은 비록 미국 등 강대국의 이지스 구축함보다 덩치는 작지만, 나름대로 호주 해군이 10여 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방공 구축함 사업의 결실이었고,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군함이었다. 그러나 이 구축함의 인수 소식을 접한 호주 국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크기는 ‘미니’, 가격은 ‘더블’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자국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미치는 나라가 거의 없는 나라다. 한동안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와는 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뉴질랜드와는 대단히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듯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없는 호주가 이지스함을 포함한 고가의 무기체계들을 사들이며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이다. 호주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자국 안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공군력 현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 획득 사업은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구형함 위주로 구성된 호주해군 함대는 중국의 신형 미사일이나 항공기 공격에 취약했고,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함대를 지키기 위한 전투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호주는 지난 2005년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을 약간 변경한 디자인을 제시한 미국의 깁스 앤 콕스(Gibbs & Cox)였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 해군의 F100급 디자인을 제시한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였다. 미국의 제안은 알레이버크급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만재배수량 8100톤짜리 대형 구축함이었고, 스페인의 제안은 이보다 훨씬 작은 6000톤급 호위함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얹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미니 이지스함’ 개념이었다. 전체적인 성능을 놓고 보자면 미국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대형 선체에 64기에 달하는 미사일 수직발사관, 대구경 함포, 2개의 근접방어기관포(CIWS) 등 호주 해군이 주력 전투함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능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1척에 1조 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스페인이 제시한 설계안은 6000톤이 조금 넘는 선체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탑재하되, 미사일 발사관과 유도장치, 무장 등이 일부 축소된 디자인이었다. 종합적인 전투 능력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설계안보다 떨어졌지만, 1척에 6000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호주 해군이 마련한 예산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호주 국방부는 수년 간의 검토 끝에 스페인 설계안을 채택하고, 2010년부터 F100급 구축함을 바탕으로 개발한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작업에 착수했다. 이 구축함의 건조는 호주 국내에 있는 조선소들이 맡았다.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영국계 방산업체 BAE 시스템즈 조선소를 비롯해 애들레이드(Adelaide)의 호주 국영 방산업체 ASC, 뉴캐슬의 민간업체 포르각스(Forgacs) 조선소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거대한 선체를 모듈로 나눠 각각의 조선소에서 제작한 뒤 애들레이드에서 최종 조립해 배를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착공식에 참석한 그레그 컴벳(Greg Combet) 당시 호주 국방·물자 및 과학부장관은 “호바트급 이지스함 건조 사업으로 3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으며, 200여 명의 견습생들이 첨단 함정 건조 경력을 쌓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기대가 국민적 분노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각 조선소에서 제작된 블록을 최종 조립을 위해 ASC 조선소로 옮겼으나, 막상 조립을 하려고 하니 각 블록들의 규격이 맞지 않아서 조립 자체가 불가능한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미 만들어진 각 블록은 전부 해체되고 처음부터 다시 블록을 제작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 황당한 사건의 조사를 맡은 호주국가감사국(ANAO·Australian National Audit Office)은 사건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스페인 측이 제공한 설계도면 자체에 오류와 결함이 많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첨단 함정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호주 국내 조선소들은 자신들에게 제공된 설계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도면대로 블록을 제작했던 것도 문제의 원인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각각의 블록은 완전히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작됐다.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사업은 각 지역 조선소에 일감을 나눠주기 위해 블록 조립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어떤 조선소는 길이 단위로 인치법을, 어떤 조선소는 미터법을 사용했고, 서로 사용한 길이 규격이 다르다보니 각 블록의 크기와 접합부가 전혀 맞지 않았다. 선체 블록을 도크에서 대강 맞춰 보니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용골 부분이 불쑥 튀어나오는 등 도저히 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기획·설계 단계의 문제에 더해 호주 조선소의 저조한 생산성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이 구축함 건조 사업의 주계약자였던 호주잠수함공사(ASC)는 국영기업이었지만 강성노조가 장악해 모든 군함의 도입 가격을 기획단계의 몇 배로 올리고 납기일도 몇 년씩 늦추기로 악명이 높았던 조선소였다. 지난 2014년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의회에서 “나는 그들이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당초 1척에 6000억 원 수준으로 계획되었던 호바트급 구축함의 가격은 2조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되었다. 호주국가감사국이 추산한 호바트급 구축함 3척의 도입 비용은 약 87억 호주달러, 약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1척당 2조 5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의 4배 이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호주 여론은 들끓었다. 1척에 2조 5000억 원이라면 미 해군의 1만 4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USS Zumwalt)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1만 톤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1척에 약 1조원이고,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1만 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7DDG가 1척에 2조 2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함정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호주의 6000톤짜리 미니 이지스함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고비용 저효율 ‘마이너스의 손’ 사실 호바트급 구축함의 ‘재앙’은 사업 전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이런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자국 국방장관이 공개석상에서 ASC의 비효율적인 건조 능력에 대해 비난할 만큼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 해군 주력 잠수함인 콜린스급(Collins class)이다. 호주는 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1987년 스웨덴 코쿰스(Kockums)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3000톤급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척에 8억 달러라는, 당시 원자력 잠수함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가격으로 건조된 이 잠수함은 건조 단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호주 국영 방산업체인 ASC는 건조 단계에서부터 기술자문인 코쿰스의 조언과 경고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기술 부족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국산화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부르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결국 분노한 코쿰스는 사업에서 손을 놔버렸고 ASC가 주도해 완성시킨 잠수함의 완성도는 문자 그대로 재앙 수준이었다. 규격에 안 맞는 프로펠러를 달았다가 떼어내고 다시 다는가 하면, 동력계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계속 일어났고, 잠수 중 선체로 물이 새어 들어왔다. 잠수 상태에서 잠망경을 올리면 항해가 거의 불가능해질 정도로 난류(Turbulent flow)도 발생했다. 이러한 난류는 수중에서 잠수함의 선체를 요동치게 만들뿐만 아니라 소음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잠수함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결국 해외 방산업체들의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6척의 잠수함은 개량에 들어간 비용까지 합쳐 1척 평균 8000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납품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 미달인 이 잠수함에 분노한 호주해군은 도입 10년도 채 되지 않아 대체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은 몇 배나 바가지를 쓰면서 결함투성이의 군함을 만드는 호주의 ‘마이너스의 손’ 흑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해군 최대의 군함인 캔버라급(Canberra class) 헬기상륙함은 동형인 스페인 해군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rlos I)의 2배 가격으로 건조되었음에도 시운전 단계부터 선체 균열과 누수, 엔진 출력을 높이면 발생하는 추진축의 과도한 진동 문제 등 국가감사국이 밝혀낸 결함만 1만 4000여 가지에 달했다. 현용 호주해군 주력 전투함인 안작(ANZAC)급 호위함의 경우 독일의 메코 200(MEKO 200)형 호위함의 설계를 들여와 자국에서 건조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상당수의 무장과 센서를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 동일 함정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1.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기술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국산화가 요구된 점, 강성노조가 장악한 국영 조선소들의 느슨하고도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납기일이 늦춰지고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노조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풍토는 890억 호주달러(약 7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호주 국방부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은 “나는 ASC가 잠수함이 아니라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는 독설을 날리는 한편, “국내 조선업계의 비효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규 군함 도입은 해외 직구매로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지만, 이 같은 발언이 노조의 미움을 사면서 존스턴 장관은 결국 장관 자리에서 쫓겨났다. 존스턴 장관이 경질된 후 호주 국방부는 12척의 잠수함 구입에 43조원을, 9척의 호위함과 20여 척의 초계함을 획득하는데 33조원의 비용을 투입할 것이며, 신규 획득되는 군함들은 모두 호주 국내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업 기획 단계에서 공개된 사업비용조차 해외 국가들이 도입하는 유사 규모 군함들보다 몇 배나 비싼 수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빗발치는 가운데 호주 군사전문가들과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이번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혈세를 낭비할지 수군대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中 A주 MSCI 편입… 국내증시 자금 유출 ‘경고등’

    中 A주 MSCI 편입… 국내증시 자금 유출 ‘경고등’

    시총 7조弗… 세계 두 번째 규모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가 4수 끝에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큰 타격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론 부정적인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 주가지수 업체 MSCI는 21일 중국 A주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운용을 할 때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인 지표다. 중국 당국은 A주 시장을 국제 기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개방했다. 지난해 말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 데 이어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것은 중국의 통화와 주식이 모두 국제화됐음을 뜻한다. 중국 A주 시장은 시가총액 7조 달러(약 8004조 5000억원) 규모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단 내국인 위주 거래로 세계 자본시장과 괴리돼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A주 시장을 국제 기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개방했다. 중국 증권가는 MSCI 편입에 따라 중국 증시로 자본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MSCI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단기자금 유입량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 증시는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흥시장 안에서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MSCI를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글로벌 자금은 약 11조 달러(약 1경 2543조원), 이 중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조 8000억 달러(약 1900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우리 증시에서 유출될 자금 규모를 약 6000억~4조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이날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1.70포인트(0.49%) 내린 2357.53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코스피가 출렁일 만큼 급격한 자금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주 편입 규모가 크지 않고 실제 편입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실제 신흥시장 지수에 반영되는 것은 내년 6월부터이며 편입 이슈는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예상됐다”고 말했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가 100% 편입된다면 국내 증시에서 최대 34조원까지 유출될 수 있으나 이는 수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라면서 “한국과 대만의 경우 시총 100%가 편입되기까지 각각 6년과 9년이 걸렸고 중국도 그 정도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기업 심야 전기요금 인상 추진… 산업용에 ‘메스’

    대기업 심야 전기요금 인상 추진… 산업용에 ‘메스’

    4인 가구 전기료 50% 인상 땐 월평균 2만6500원 오르는 셈 문재인 대통령의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 방침에 맞춰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대기업이 많이 쓰는 심야 전기요금이 우선 타깃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기업 반발과 산업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난색을 보였던 정부가 본격적인 요금체계 개편에 메스를 댄 것으로 보인다.산업부 관계자는 19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전기 사용 패턴을 들여다보면서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산업용에는 계시별(계절별, 시간별)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이 많이 쓰지 않는 심야 시간대 전력을 일정 부분 현실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야 시간대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로, 철강과 반도체 등 주로 대기업이 진출한 업종들이 이용한다. 낮 시간대 전력을 많이 쓰는 중소기업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전체 전력 판매량의 56.1%(2억 7882만㎿h)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가 등 일반용 (21.9%)과 주택용(13.7%)보다 3~4배가량 사용량이 많았다. 반면 전력 판매단가는 산업용이 107.11원으로 주택용(121.52원), 일반용(130.41원), 교육용(111.51원)보다 훨씬 저렴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폭염 속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목소리가 나왔을 때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값싼 전기요금 때문에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었는데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수출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탈원전 추진으로 10년간 주택용 전기요금이 78% 인상된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 각각 14조원, 43조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면서 “이를 전기요금 인상률로 환산하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79.1%, LNG는 25.5%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하게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50%만 오른다고 하면 도시에 사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평균 5만 3000원에서 7만 9500원으로 약 2만 6500원이 인상되는 셈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988서울’처럼 2018평창, 국민화합·국가융성 계기 될 것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988서울’처럼 2018평창, 국민화합·국가융성 계기 될 것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100억 세계인의 눈길이 한국에 있는 인구 4만 3200명의 도시로 쏠린다. 바로 ‘눈과 얼음의 축제’로 불리는 동계올림픽 무대를 펼치는 강원 평창군이다. 면적 1463.8㎢로 전국 84개 군 가운데 세 번째다. 1000만 인구를 뽐내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비하면 2.5배를 조금 밑돈다. 이곳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멀리 출장을 떠나면 한나절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며 혀를 끌끌 찬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했을 때만 해도 다른 나라에선 “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이젠 “믿을 수 없는(incredible) 변화를 이뤘다”며 눈을 의심한다. 때마침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국가와 어깨를 견주는 월드챔피언십으로 성큼 올라선 덕분에 벌써부터 기대를 키웠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끌 이희범(68) 대회조직위원장을 만나 준비 과정과 심경, 삶의 여정을 들여다봤다.“공학을 배운 사람으로 수치를 좋아하는 성격이 공직생활에 큰 도움을 준 게 사실입니다.”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10층 문화체육관광부 외신지원센터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이 대회 D-282”라고 말문을 열더니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행정고시(12회 수석 합격)를 거쳐 공직자로 30년을 보냈다. 대학에 입학한 1967년을 전후로 전자공학 붐이 일어 그리 고민하지 않았다. 시대적 흐름을 타고 전공분야를 골랐다. 그리고 노벨상을 꿈꿨다. 해외 유학은 필수 코스로 받아들여지던 때다. 하지만 외아들로서 홀어머니를 두고 떠날 순 없었다. 나라를 위한 일을 찾다가 행시로 진로를 바꿨고 뒤늦게 행정대학원에 진학했다. 경찰관으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부친의 뒤를 이은 셈이다. “정치에 휘둘리지 말라”는 모친의 당부도 가슴에 되새겼다. 오는 16일이면 취임 한 돌을 맞는 이 위원장은 “처음엔 스포츠와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반대에 부딪혔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전혀 무관하진 않다. 바로 마음에 간직한 소신 탓이다. 그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내년을 기준으로 30년 전인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때처럼 국민 화합과 국운 융성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운을 뗐다. 당시 그룹 ‘코리아나’의 노래로 세계를 사로잡은 대회 공식 주제곡 이름처럼 ‘손에 손잡고’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알리며 국력을 뽐낸 성과를 가리킨다. 어언 30년 뒤엔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스포츠의 ‘아시아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는 국가로 기록될 것이라는 확신도 내보였다. 내년 평창을 시작으로 2020년 일본 도쿄, 2022년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 및 하계 올림픽이 잇달아 개최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최근 우리들에게 덮친 국가적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려면 올림픽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동계올림픽은 지금까지 23번 열렸다. 개최국은 11개였다. 특히 유럽에서 8개국으로 주도했다. 유럽 외엔 미국, 캐나다, 일본 3개국뿐이다. 체육계에 밝지 않은 위원장이라는 말에 맞설 근거는 또 있다. 올림픽이 비단 스포츠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문화, 경제, 환경,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아우르는 종합 이벤트라는 점이다. “위원장은 경기만 아니라 대회를 꾸리고 조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직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요즈음 평생에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체육인들이 엄청난 인적 교류망을 가졌다는 데도 놀랐다며 손을 내저었다. 국제 외교력과 맞닿았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역시 1980년 올림픽을 치른 뒤 주요 2개국(G2)으로 미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었다”고 되뇌었다. 2022년 여름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동계체육 인구를 현재 100만명에서 3억명으로, 568곳인 스키장을 1500곳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프로젝트에 얽힌 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지난 1년을 숨가쁘게 달린 사이에 나타난 바람직한 모습을 셋으로 요약했다. 테스트 이벤트 26개 대회를 무사히 마친 게 세계에 내로라하는 당당한 자신감을 선물했다. 먼저 모두 113개 기관에서 나온 조직위 직원 1200여명이 시행착오를 딛고 개최에 대한 두려움을 싹 없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구 수준을 맞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장을 둘러본 IOC 위원들이 “100% 만족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흑자를 달성했다는 사실을 손꼽았다. 북한 아이스하키팀을 맞고도 오히려 잔치 분위기를 연출한 것처럼 안전하다는 사실까지 지구촌에 재확인했다. 이른바 ‘국정 농단’ 스캔들 때문에 오해를 받은 것도 숨길 수 없다. 이 위원장은 “최순실 하면 1순위로 평창올림픽을 떠올린다는데,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무관하다는 점을 깨우쳤다고 본다”며 “잘못된 계약을 단 하나라도 발견했다면 내놓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모에 따라 농단의 타깃이 됐을지 모르지만 비리의 온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국정 농단을 탓하며 조직위를 겨냥해 “공기업에 손을 벌리지 말라”고 공기관 참여까지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위원장은 “올림픽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맞섰다. 예산 중 34%를 국내 기업 후원으로, 30%를 IOC와 글로벌 스폰서 지원금, 나머지를 입장권 판매 등 경기장 수입으로 메우는 게 보통이라는 논리를 폈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전력과 철도, 공항 등 공공기관 참여가 활발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새 정부에서 맞이하는 첫 국제행사인 만큼 반드시 성공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올림픽 유치로 끝나지 않고 세계화하는 게 국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주 52시간 근무 시대를 맞아 스포츠·레저 관련 산업이 43조원 시장 규모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들에게 최대 관심사인 건강을 개인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대규모 국제행사를 지휘하는) 조직위원장은 아주 명예로운 자리”라며 “장관과 위원장 중 다시 자리를 맡으라면 위원장을 선택하겠다”고 새삼 각오를 다졌다. 그는 2002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떠났다가 2003년 12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산업부 장관을 지냈다. 이공계 출신이어서인지 숫자를 꿰뚫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만 올림픽(1만 6000명)과 패럴림픽(6400명)을 합쳐 2만 2400명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과는 괜찮다. 모두 9만 1000여명이나 몰려 오히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통·번역 자원봉사자 경쟁률은 17대1이나 됐다. 해외 145개국에서 지원자가 1만 3000명을 웃돌았다. 러시아 2800여명, 미국과 중국 각 1300여명이다.그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4대 스포츠 빅이벤트를 유치한 세계 다섯 번째 국가라는 것으로 정리했다. “국토 면적으로 따지면 세계 126위라는 점에서 보면 대단하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다만 흑자 올림픽으로 기록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무리 잘 치러도 적자를 낸다면 ‘실패’라는 낙인을 피하지 못한다는 우려다. 세입 2조 5000억원, 세출 2조 8000억원으로 잡았는데, 모자라는 3000억원이 문제라고 봤다. 따라서 올림픽 권을 발행하는 등 균형재정을 이룩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 묘안을 짜내고 있는 만큼 곧 복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현장을 보려고 30시간을 비행해야 하는 브라질을 세 차례 왕복했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서울을 오가고, 많게는 하루에도 두 차례씩 평창과 서울을 오가기도 하는 아주 바쁜 일이라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는지를 물었다. 오전 중 서울에 갔다가 평창으로 돌아와 회의를 갖고, 다시 서울로 옮겨 회의한 뒤 평창에서 저녁 일정을 치르는 식이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딱히 이렇다 할 비결도, 즐기는 스포츠도 없단다. 조직위 관계자는 “워낙 시간을 쪼개기 힘들어 아무래도 헬리콥터 한 대를 배치해야 할 것 같다”고 역시 신중한 얼굴로 말했다. 조양호(68·한진그룹 회장) 전임 조직위원장 시절을 떠올린 것이다. 평창에서 서울을 다녀오려면 자동차로 거의 5시간을 내달려야 한다. 이 위원장은 “지금 하는 일이나 직전에 맡았던 대기업 대표, 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국립 서울산업대 총장도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며 “전문지식을 떠나 무엇보다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직 경험에 대해선 “초기인 1980년대 인허가 위주의 산업정책을 기술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작으나마 한몫을 한 것으로 자부한다”며 “예컨대 통신기기를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꾸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설립을 뒷받침해 공학도로서 긍지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전자산업 발전 추이에 큰 관심을 쏟던 1970년대 말기엔 대통령이 주재하는 무역진흥확대회의, 수출진흥회의에 올릴 안건 서류를 작성하는 중책을 짊어졌다”며 살짝 웃었다. 그는 다시 서울올림픽 얘기로 돌아가 “방송 중계권과 선수촌 분양을 통해 1300억원, 기념주화 판매와 국민 성금으로 568억원을 벌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통합에도 밑바탕을 마련했다”며 “경기력에서도 4강 실력을 자랑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이른바 ‘8-4-8’(금, 은, 동메달 숫자) 전략으로 4강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평창 사무실 근처에 혼자 지낸다”며 “말하자면 홀아비 신세인데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이라 애국심 하나로 버틴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조금 걱정되는 게 있다”며 짧은 한숨을 뱉었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말로 끝을 맺었다. “내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송한수 체육부장 onekor@seoul.co.kr ●이희범 위원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제12회 행정고시,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경희대 경영학 박사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차관, 장관 ▲서울산업대 총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STX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
  • 文 향해 파상공세… 安 “리더십 부족” 李 “주변엔 기득권자뿐”

    文 향해 파상공세… 安 “리더십 부족” 李 “주변엔 기득권자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탈당했는데 직접 만류하거나 설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안타깝다고만 했다. 정치에 입문하시고 나서 손학규·박지원·안철수 전 대표 모두 당을 떠났다. 모든 책임이 문 후보께만 있지는 않지만, 당의 실제적 리더로 통합적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안희정 충남지사→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변에 인정하기 어려운 기득권자가 모인다. 주차장에서 청원경찰을 동사시켰다는 논란이 된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부산영화제 ‘다이빙벨’ 영화 (상영금지) 압력을 행사한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의) ‘악덕 노조’(발언)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분들 그만 받으시고 청산하시면 안 되겠나.”(이재명 성남시장→문 전 대표)1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지상파 3사와 YTN, OBS 등 5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안 지사는 “문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 또한 가진 의문에 대해 질문한다”며 포용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안 지사는 “당내에서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대한민국 지도자가 되면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통합하겠나”라고 물었다.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표 탈당 때) 중간에서 많은 분이 만류하는 노력을 했다. 김 전 대표의 방식이 정당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 당 방식과 많이 다른 것 같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안철수 전 대표 등의 탈당은) 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당 혁신에 반대하는 분들이 당을 떠난 것”이라며 “우리 당은 혁신해 냈고, 정권교체의 주체가 되는 정당으로 성장하지 않았나”라고 응수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측의 ‘세 불리기’와 맞물려 논란이 된 캠프 인사들을 일일이 지목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안 맞다”라면서 “사람에게 부패 기득권자나 친재벌 딱지 붙이는 것은 우리가 늘 들어 왔던 종북 좌파 딱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중도나 합리적 우파, 보수까지는 확장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표 측은 토론회가 끝난 뒤 “장경진 부산시 부시장은 경제 담당으로 영화제와 무관하고, 진익철 전 구청장은 청원경찰의 죽음과 무관하며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은 기소됐다”고 해명했다. 문 전 대표도 방어에 치중했던 앞선 두 차례의 토론과 달리 안 지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정당정치 소신과 이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 공약을 따져 물었다. 먼저 “안 후보는 정당정치를 강조하지만, 대연정은 민주당 당론이 아니다. 그런 독단적인 주장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잘라 말한 뒤 “대통령으로서 내각권을 의회와 논의한다는 것이어서 당선자로서 당에 제안할 수 있다. 국민 70% 이상이 연정에 대해 동의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안 후보 공약을 보면 국공립대학 등록금 무상을 말했다. 당의 총선 공약은 국공립·사립 구분 없이 반값등록금인데 정책을 당에 맡기겠다는 주장과 모순 아니냐”고 거듭 물었다. 안 지사는 “후보, 대통령이 되면 당과 협의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에게도 “일정 연령대에 속한 2800만명에게 1인당 연간 100만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28조원이 소요된다. 어린이까지 포함해서 1인당 연간 30만원씩 토지 배당을 주면 15조원이 더 들어 총 43조원이 든다”며 “국방 예산보다 더 많은 돈으로, 19%가 좀 안 되는 조세부담률을 22% 수준으로 올려야 감당할 수 있는 재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시장은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을 올리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 (소요재원을) 계산해 보니까 10조원쯤 든다”며 재원 마련의 현실성과 관련, 역공을 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제 주도권 질문 시간이니 (먼저) 대답하셔야 한다”며 받아넘겼다. 그러자 이 시장은 “기본소득은 장애인, 29세 이하 청년, 아동, 학생들, 그다음에 노인, 장애인, 농어민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취약계층들로 아동수당 형태로 할 것이냐, 기초연금을 올리는 형태로 할 거냐, 별 차이가 없다”면서 “국가 예산이 올해 400조원인데 대통령 재량 예산이 142조원으로 이걸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토목 예산에 쓸 것이냐, 아니면 자원외교 이런 데 쓸 것이냐 선택할 수 있는 건데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런 재원 대책 중 하나로 역시 법인세 인상을 강조하시면서 현행 최고세율이 22%인데 한꺼번에 8% 올려서 30%로 높이겠다고 했다.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거듭 따졌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은 기존 예산을 조정하는 것이어서 (법인세) 증세와 관련 없다. 법인세도 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440개 기업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탄핵 이후 분열된 국론을 묶고, 시대적 과제이기도 한 ‘청산’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놓고도 차별성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을 향해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하지만, 반대로 안정감이 없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집권하면 국민 통합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선공을 폈다. 이 시장은 “부패와 기득권 세력을 청산하고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사회가 돼야 나라가 통합된다. 통합은 봉합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대연정’을 주장해 온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에게 “국가 대개혁과 적폐 청산 수단은 대연정이 아닌 소연정이라고 주장하는데, 정작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와 손을 잡지 않겠다고 한다. 적폐 청산의 복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문 전 대표는 “국민 동의를 받으며 함께 나간다면 다른 야당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야당끼리만 힘을 모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 지사는 “국민 다수도 연정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김대중 대통령도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와 ‘DJP 연합’을 결성해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jh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러·日 경협 순풍… LNG 함께 개발

    아베 ‘쿠릴열도 반환’ 총력 일환 일본 정부가 러시아 최대 민간 가스생산기업 ‘노바테크’가 북극해에서 진행할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자금을 지원하고 일본 대기업이 출자하는 방식이다.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세계 최대 LNG 소비국인 일본으로서는 LNG 조달을 다양화, 안정화할 수 있게 된다. 교도통신은 11일 “러시아 측에서도 사업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 일본 측은 이를 중점 경제협력 사업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바테크는 러시아 기단 반도에 있는 거대 가스전에서 2023년에 가스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1500만t 이상으로 예상된다. 총사업비는 4조엔(약 43조원) 규모로 러시아 측이 51%를 출자하고 49%는 러시아 이외에서 출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 사업에 대한 참여는 두 나라 정부 간의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될 분위기다. 아베 신조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및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의 반환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이 같은 경제협력은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국제제재와 일·러 관계 개선 추진은 별개로 진행할 것임을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에 통보하고 양해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12월 일본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이 있는 쿠릴 4개 섬 반환을 포함해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증세 없는 복지, 일본을 보라/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증세 없는 복지, 일본을 보라/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전년 대비 4.6% 높아진 130조원으로, 경제개발 예산으로 분류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은 6.1% 감소하고 연구개발(R&D)은 1.6%밖에 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정부 예산안은 복지와 일자리에 초점을 맞춘 편성이라 할 수 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 3.7%는 정부가 가정한 내년 경상 경제성장률 4.1%에 비하면 낮은 것으로 균형재정 의지를 보인 긴축적 예산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정수지는 28조 1000억원이 적자이고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0.4% 수준인 682조 7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증세 반대 원칙을 고수한다는 전제하에서 적자재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정부 지출은 증액하면서 이에 상응한 충분한 세수를 확보하지 않는 것은 비판받을 소지는 있지만, 세금을 올리지 않는 것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정부는 재정 적자 폭을 줄이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고, 국가 부채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아직은 낮다. 그러나 2012년 말 443조원이던 국가 채무가 5년 만에 240조원이 더 증가하는 2017년이라는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당장 증세를 하면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비 투자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침체 상태를 알리고 있고, 가계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면에서 증세는 그렇지 않아도 풍전등화의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복지지출을 줄일 수도 없고 북핵 등 안보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방비를 감축하기도 어렵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각 정파가 백가쟁명식 주장을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 누가 정권을 잡고 있다 해도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20여년 전 일본도 우리와 유사한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받았지만, 최종 선택은 증세 없는 복지 확대였고, 그 결과 국가 부채가 GDP의 200%를 훌쩍 넘어 버린 ‘부채 대국’ 이 됐다. 그러나 일본의 선택을 단순히 특정 정파의 선심성 정책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두 해도 아니고 20여년간 정부가 매번 국민의 뜻에 반하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특정 세대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 없는 선택일 수 있다. 개인과 가계는 복지를 받으니 좋고, 기업은 세금을 더 내지 않아서 좋다. 정부는 국가 구성원 각각의 뜻을 거스르지 않아서 좋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선택이다.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 해서 문제라 하지만, 일본을 보더라도 20년 내내 부채를 계속해서 미래로 떠넘겼지만 초저금리,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눈만 꾹 감으면 현세는 별일 없이 돌아간다. 일본의 성공사례(?)를 보고 있는 우리도 겉으로는 국가 부채를 걱정하면서도 일본과 동일한 길을 가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인 시점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현 상황에서 무책임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일본과 한국은 왜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저성장’에 있다. 저성장 상태만 아니면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증세 없는 복지’라는 선택을 대책 없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저성장을 이해하고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까지 경제적 풍요를 만들어 온 현재의 성장 패러다임만으로는 20년 이상 지체하고 있는 일본 같은 침체 경로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사실 우리는 우리 문제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고 해결 방안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눈앞에 보이는 미래를 제약하는 법과 제도 그리고 잘못된 프레임들을 과감하게 깨고 나와야 하지만, 자기는 문제 없고 다른 사람만 문제라는 식의 남 탓 논리 때문에 한 걸음도 진전하기 어려울 뿐이다. 경제 사회 곳곳의 문제들에 대한 개별적인 해결책들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전체 그림을 그리고, 구성원 각각이 모두 한발씩 양보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총체적인 국민 대타협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 ‘규제 족쇄’ 푼 37곳 활력… 규제효과는 반감 우려

    ‘규제 족쇄’ 푼 37곳 활력… 규제효과는 반감 우려

    삼성-카카오 동일 규제 탈피… 3년마다 기준 재검토해 반영 총수 사익편취 금지 등 5兆 유지… “산업별 차등 적용 필요” 지적도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2008년 이후 8년 만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 규모와 경제 여건의 변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2007년 말 1043조원이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말 1559조원으로 49.4% 늘었고, 같은 기간 대기업집단 자산 합계도 1162조원에서 2338조원으로 101% 증가했다. 대기업집단 자산 평균도 14조 7000억원에서 36조원으로 144% 늘었다. 그런데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2008년 5조원으로 상향된 뒤 그대로다. 이러다 보니 자산 총액 348조 2260억원인 삼성과 그 70분의1인 5조 830억원의 카카오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상황이 됐다. 재계를 중심으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기준 손질 의사를 밝힌 뒤 44일 만에 지정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이로써 이제 막 성장 가도에 올라선 카카오와 셀트리온 등은 벤처투자 금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축소, 공공발주 사업 참여 제한 등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기준은 완화되지만 총수일가 사익 편취 금지, 공시 의무 등 사후규제 기준은 현행 5조원이 유지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사후 규제는 신사업 진출, 사업영역 확대 등 경영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위집단에 적용돼도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 5조 7000억원의 하이트진로의 경우 대기업집단에서는 빠지지만 공정위가 진행 중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는 계속된다. 하지만 규제 기준을 산업별로 세분화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공정거래법상 기준을 따르고 있는 현행 38개 법령에 따른 규제는 그 목적과 산업의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현재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7개 집단, 618개 계열사가 상호출자 등의 규제에서 벗어남에 따라 경제력 집중이 심화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돼도 준대규모점포 제한 등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는 적용되기 때문에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각 법령의 규제 완화가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도 충분한 분석을 거쳤기 때문에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보복성 지방재정 개편 철회” 경기시장 3명 단식농성

    “보복성 지방재정 개편 철회” 경기시장 3명 단식농성

    “지방자치 죽이기에 맞서겠다” 이재명 시장 무기한 단식 돌입 염태영·채인석 시장은 24시간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추진과 관련해 경기도 자치단체장 3명이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 3명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방자치 죽이기에 맞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 시장은 ‘광화문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안은 실험적인 정책들을 추진해 온 일부 자치단체를 손보려는 보복성 정책으로, 재정 통제력 강화를 넘어 지방자치 뿌리를 파헤치는 것이 궁극적 의도”라며 “행정자치부의 칼끝은 지방자치와 분권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 청년 배당 등 3대 무상복지에 대한 정부의 보복이라는 것이다. 기자회견문은 이들 외에 정찬민 용인시장, 최성 고양시장, 신계용 과천시장 등 시장 6명 명의로 작성됐다. 단식 농성은 3명이 시작했다. 이 시장은 무기한, 염 시장과 채 시장은 24시간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 이 시장은 단식 농성장에 집무용 천막까지 설치했다. 나머지 시장들은 1인 시위를 이어 갈 예정이다. 이들은 “지방재정 악화의 원인을 마치 6개 불교부단체의 책임으로 몰아붙이는데 재정자립도 50% 미만인 기초자치단체가 95.5%에 이르게 된 비참한 현실이 과연 소수 불교부단체의 탓이냐”며 “32조원의 교부세와 43조원의 보조금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자치단체의 쌈짓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는 언어도단”이라고 성토했다. 행자부는 지난 4월 22일 시·군 자치단체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재정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안이 시행되면 인구 500만명의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 예산은 시별로 최대 2695억원, 총 8000억원이 줄게 된다. 불교부단체는 재정 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경기도 6개 시를 말한다. 이 때문에 6개 지자체는 단체장과 시의원, 시민단체 등의 릴레이 1인 시위와 대규모 서명운동, 대규모 상경 집회 등을 벌였으며 오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반발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지방재정개편 반발’ 경기도 시장 3명 광화문 단식농성

    ‘지방재정개편 반발’ 경기도 시장 3명 광화문 단식농성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추진과 관련, 경기도 자치단체장 3명이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 3명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방자치 죽이기에 맞서 단속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 시장은 ‘광화문 단식농성을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안은 실험적인 정책들을 추진해온 일부 자치단체를 손보려는 보복성 정책으로, 재정 통제력 강화를 넘어 지방자치 뿌리를 파헤치는 것이 궁극적 의도”라며 “행정자치부의 칼끝은 지방자치와 분권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은 이들 이외에 정찬민 용인시장, 최성 고양시장, 신계용 과천시장 등 시장 6명 명의로 작성됐다. 단식농성은 3명이 시작했다. 이 시장은 무기한, 염 시장과 채 시장은 24시간 단식농성에 들어간다. 이 시장은 단식농성장에 집무용 천막까지 설치했다. 나머지 시장들은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정부안은 실험적인 정책들을 추진해온 일부 자치단체를 손보려는 보복성 정책으로, 재정 통제력 강화를 넘어 지방자치 뿌리를 파헤치는 게 궁극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등 3대 무상복지에 대한 정부의 보복이란 것이다. 이들은 “지방재정 악화의 원인을 마치 6개 불교부단체의 책임으로 몰아붙이는데 재정자립도 50% 미만인 기초자치단체가 95.5%에 이르게 된 비참한 현실이 과연 소수 불교부단체의 탓이냐”며 “32조원의 교부세와 43조원의 보조금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자치단체의 쌈짓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는 언어도단이다”고 성토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4월 22일 시·군 자치단체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재정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안이 시행되면 인구 500만명의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 예산은 시별로 최대 2695억원, 총 8000억원이 줄게 된다. 불교부단체는 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경기도 6개 시를 말한다. 이 때문에 6개 지자체는 단체장과 시의원, 시민단체 등의 릴레이 1인 시위와 대규모 서명운동, 대규모 상경집회 등을 벌였으며 오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반발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부동산 침체 땐 건설사 충격 2008년보다 클 것”

    “부동산 침체 땐 건설사 충격 2008년보다 클 것”

    금융위기 이후 회복됐던 국내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경기가 침체될 경우 건설업체들이 받게 될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경고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는 ‘건설업계 주택사업 리스크, 금융위기 악몽 재현될 것인가’ 보고서에서 급격한 분양 물량 확대 등으로 건설업계가 과거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을 다시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가계부채 부담이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843조원 수준이던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1207조원으로 급증했다. 가계부채 확대는 금리 인상 등 확장적 통화정책의 출구전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최근 정책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도 주택 구매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고, 전국 주택 청약경쟁률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이스신평이 국내 10개 건설사의 사업 재무실적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개 대형건설사의 건축·분양매출은 38.9%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내외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사업 위험 정도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김창현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노출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확대됐다”며 “주택 손실이 현실화된다면 손익 및 재무구조에 미치는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린 구글, 닫힌 애플 넘어 세계 1위로

    열린 구글, 닫힌 애플 넘어 세계 1위로

    개방·혁신 통해 미래 산업 개척… 애플은 아이폰만 집착하다 굴욕 헨리 체스브로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2003년 기업 내부뿐 아니라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들이는 혁신이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다. 2일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제치던 순간, 많은 이들은 체스브로 교수가 말한 ‘개방형 혁신’을 다시 떠올렸다. 검색엔진 업체로 출발한 구글이 아이폰이라는 21세기 최고 발명품을 만든 애플을 넘어선 힘은 개방이라는 것이다. ‘열린’ 구글이 ‘닫힌’ 애플을 끌어내렸다는 비유와 맥을 같이한다. 이날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6%나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5700억 달러(약 686조원)로 늘어났다. 5346억 달러(약 643조원)에 그친 애플을 제치고 ‘세계 대장주’ 자리에 오른 것이다. 장 종료 직후 발표된 구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7.8%나 증가한 21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2013년 3분기 이후 시총 1위를 내리 고수하던 애플은 2년여 만에 쓸쓸히 왕좌에서 내려왔다. 1년 전만 해도 구글의 시총은 3600억 달러로 애플(69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애플이 매출 증가 한계에 부딪힌 아이폰에만 집착한 사이, 구글은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유튜브, 지도,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무인자동차와 드론배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80% 이상을 장악했다. 사람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서로 달랐지만, 손가락으로 클릭하는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였다.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애플도 iOS라는 탁월한 운영체제를 갖고 있었으나 아이폰 등 자사제품에만 공급하며 고립됐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계한 타사 PC에 밀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 재현됐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모든 것을 개방한 구글이 절반만 오픈한 애플을 따라잡았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기업은 대부분 플랫폼을 열어젖힌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글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을수록 수익이 나는 회사가 된 반면 기기를 팔아야 하는 애플은 낮을수록 유리하다”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 구글과 애플 시총 역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4) 현지 기업의 공세에 맞서라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4) 현지 기업의 공세에 맞서라

    삼성, LG, 현대차 등은 인도에서 고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1991년 인도 소비시장 개방 뒤 선발 주자로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미국, 영국, 일본 등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인도인들과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를 지켜 온 결과다. 최근 한국 기업들 앞에 추가된 또 다른 경쟁자는 인도 현지 기업들이다. 전자의 마이크로맥스, 자동차의 타타와 마힌드라 등 토종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한국 대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한층 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도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커피데이, 기업공개(IPO)로 1억 7000만 달러(약 1983억원)를 모으다.’ 지난 10월 카페커피데이의 상장 결과를 포브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던 상장답게 흥행은 성공적이어서 1.8대1의 공모 경쟁이 벌어졌다. 카페커피데이가 모은 공모가액은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의 커피 체인점인 필즈커피가 벤처 투자자로부터 끌어모은 투자금(약 160억원)의 12배에 달했다. 이 금액은 인도 외식산업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인도의 전국레스토랑연합회에 따르면 인도의 외식산업은 2013년 43조원에서 2018년 71조원 규모로 5년 동안 약 65% 성장할 전망이다. 카페커피데이의 인도 내 점포 수는 1550개로 인도에 진출한 세계적인 외식업체인 도미노 피자(921개), 서브웨이(531개), 맥도날드(213개)의 점포 수를 상회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을 주고객으로 둔 필즈커피처럼 카페커피데이도 인도판 실리콘밸리인 벵갈루루에서 1996년 탄생했다. 이어 2001년까지 벵갈루루 인근에 18개 지점을 내고 현재 인도 전역에 1550여개 매장을 뒀다. 서울신문이 카페커피데이 1호점을 지난달 21일 찾았다. 150여년 전부터 커피 농장을 소유한 가문 출신인 V G 싯다르타가 1호점을 개장했을 때 이곳의 커피 한 잔 값은 25루피로 주변 가게에서 팔던 필터 커피보다 5배 더 비쌌다. 하지만 고객들이 자유롭게 쓰도록 개인용 컴퓨터 2대를 배치하고, 가족끼리 들러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신경을 쓰자 고객이 늘었다고 한다. 고객 중엔 사업가와 프리랜서들이 특히 많았다. 인도 토종 재벌인 타타와 손잡고 진출한 스타벅스가 75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커피에 대한 선호가 다소 커졌고, 이에 따라 카페커피데이 메뉴 가격(카푸치노 79루피·약 1380원)이 스타벅스의 가격(카푸치노 120루피·약 2100원)보다 다소 저렴해지는 변화가 있었지만 인도인의 취향을 공략한다는 카페커피데이 전략엔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2개 층(연면적 185㎡)으로 이뤄진 1호점 안은 연인, 부부, 친구 등 다양한 조합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고객과 상담하는 사업가도 여럿 있었다. 1호점 점장인 지노 조세프는 스타벅스가 카페커피데이에 위협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메뉴판을 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음료 말고도 햄버거, 샌드위치, 탄두리 치킨 등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 저렴하게 한곳에서 식사, 음료, 디저트를 해결하려는 인도인을 공략하는 등 인도에 최적화된 시스템은 자신들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조세프는 “카페커피데이의 오랜 고객들이 스타벅스로 옮겨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매장에서 만난 프리랜서 성격 교정 상담가 스네하 사텐드라 역시 “스타벅스가 1분 거리에 있지만 카페커피데이에 계속 올 생각”이라면서 “점원들이 친절하고 오래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토론을 좋아하는 인도인들이 3~4시간씩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어도 토종 기업인 카페커피데이에선 그러려니 한다는 설명이다. 글 사진 벵갈루루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늘부터 클릭 몇 번으로 주거래 은행 계좌이동… 800조원 ‘머니 무브’가 시작됐다

    오늘부터 클릭 몇 번으로 주거래 은행 계좌이동… 800조원 ‘머니 무브’가 시작됐다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 만에 주거래 은행 계좌를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자동이체변경서비스)가 30일 시행된다.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은행을 바꿀 때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신청 정보도 ‘세트’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통신사, 보험사 등에 일일이 연락을 해 알리지 않아도 손쉽게 은행을 갈아탈 수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29일 금융결제원은 자동이체 조회·해지 서비스(1단계)에 이어 30일부터 변경 서비스(2단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약 243조원의 수시 입출금 계좌에서 ‘머니 무브’(Money Move)를 일으킬 수 있는 본격적인 계좌이동제가 시작되는 셈이다. 자동이체 건수(26억 1000만건) 기준으로는 799조 8000억원이다. 이론적으로는 적게는 240조원, 많게는 800조원이 일단 ‘이동 대상’인 셈이다. 2단계에서는 통신·보험·카드사의 자동납부 계좌를 변경할 수 있다. 부모님 용돈, 동창회비 등 자동송금 계좌 변경(3단계)은 내년 2월부터 가능하다. 금융결제원 경기 분당센터에 마련된 시연회장에서 기자가 직접 계좌를 옮겨 봤다. 우선 자동이체 통합관리 시스템인 페이인포(www.payinfo.or.kr)에 접속해야 한다. 첫 화면 상단과 중간에 떠 있는 ‘자동이체 변경’ 버튼을 클릭하면 서비스 이용 동의 화면과 본인 확인 창으로 연결된다. 자동이체 조회·해지를 할 때와 똑같이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하다. 본인 확인이 끝나면 자신이 보유한 계좌 정보가 나타난다. 주거래 계좌부터 잊고 있던 계좌까지 전부 한 화면에 뜬다. 여기서 변경을 원하는 계좌를 선택하고 ‘자동납부 상세 조회’ 버튼을 누르면 자동이체 내역을 알 수 있다. A카드사, B통신사 등 요금청구 기관명과 자동납부 신청 일자, 변경 소요 시간 등이 자세하게 표시돼 있다. 이 가운데 계좌를 옮기고 싶은 항목이 있으면 해당 항목을 선택한 뒤 ‘변경 신청하기’를 누르면 된다. 그런 뒤 갈아탈 은행명과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다시 한번 본인 확인을 하면 주거래 계좌가 ‘주르륵’ 옮겨진다. 계좌 변경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조회는 오후 10시까지다. 다만 변경 신청을 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변경이 완료되기까지는 통상 일주일이 걸린다. 출금 작업 등의 이유로 변경이 거절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자 서비스 신청을 통해 최종 결과를 받아 보는 게 좋다. 변경이 된 것으로 착각하고 기존 계좌를 해지했을 경우 미납·연체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변경 취소는 신청 당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은행 창구에서의 변경이나 인터넷뱅킹 변경은 내년 2월부터 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차이나 쇼크에 대처하는 법/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차이나 쇼크에 대처하는 법/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중국 금융시장의 재채기가 세계 금융시장에 몸살을 불러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위안화 평가 절하와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차이나 쇼크’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중국을 ‘싼 인건비, 단순 조립, 그저 그런 짝퉁으로 승부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긴장감을 더해 주는 지표들은 많이 있다. 우선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시장 선두그룹에 오르는 전략이 돋보인다. 지난 4월에는 중국 국영 화학기업 켐차이나가 세계 5위 타이어 업체 이탈리아 피렐리를 손에 넣었으며, 최근에는 국영 반도체 회사 쯔광그룹이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타진했다고 한다. 기술개발에 대한 관심도 엄청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1조 3312억 위안(약 243조원)으로 전년 대비 12.4%나 늘었다. 또 2014년 한 해에만 약 440만건에 이르는 특허·디자인·상표가 출원되는 등 지적재산권 공세도 어마어마하다. 지난 5월에는 ‘중국제조 2025’라는 이름의 계획을 발표했다.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항공우주,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제조업을 고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미 하이얼과 화웨이의 세계 시장 진출 속도를 보더라도 제조업과 수출로 성장한 우리나라에 중국의 이 같은 전략은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너무 단순한 대답 같지만 결국은 ‘기술혁신’에 달렸다. 융합형 R&D를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조금이라도 벌리는 한편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철강, 디스플레이, 반도체는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시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소재부품 업체들은 스마트 융합 제품을 개발해 중국 내 대기업·중견기업 고객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강점이 있으면서 중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바이오, 뷰티, 한류 콘텐츠 등의 분야도 키워서 시장을 분점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제조업 효율 자체보다도 5000년 역사를 관통하는 우리 문화와 철학, 그리고 가족 중심의 무형 자산들이 스며 있어야 가능하다. 물론 중국 시장은 매우 거칠다. 지역별로 규제의 수준이나 내용이 달라, 넓은 땅덩이만큼 변수가 많다. 벤처·중소기업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진입하면 자칫 판매 허가를 받아 내는 데만 수개월을 허비하거나 특허 공세 먹잇감이 되는 등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보력과 협상력이 다소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을 위해 전기전자, 바이오, 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초기술보다는 당장 중국 내 수요를 겨냥할 수 있는, 시장화가 가능한 기술개발 위주다. 이달부터는 상하이산업기술연구원과 손잡고 한·중 공동R&D 및 사업화를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등 양국의 우호 관계가 날로 돈독해지는 시점에 산업기술 분야에서도 협력과 상생의 진전을 볼 수 있게 돼 더욱 의미 있게 생각된다. 중국에서는 한 손에는 자금을, 한 손에는 기술을 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휘저으며 게임의 법칙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우리 기업들이 독보적 기술력과 문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도전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날도 머지않았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대륙 곳곳에서 성공의 팡파르를 울리면서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날을 기대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화부른 중국의 무모한 위안화 정책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 금융정책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마저 하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세계 증시와 국제 유가가 도미노처럼 연쇄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공포) 장세’가 되풀이되고 있다. ●5% 가까운 위안화 평가절하에 신뢰도 추락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2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중국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련의 모순된 정책들이 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바람에 글로벌 시장이 널뛰기 하는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좀 더 시장친화적 환율 체제로 바꾸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사흘 동안 위안화 가치를 5% 가까이 떨어뜨리는 통화가치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달 9일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이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는 외환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발언을 한지 이틀 만에 단행된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 금융시장에 대해 갖는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변동성도 급격히 높아졌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예상치 못한 위안화 평가절하의 충격으로 급락을 거듭하면서 한때 300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3조 달러 외환 쏟아붓고 통화파생상품 달러 예치 조치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외환 시장에 빈번하게 개입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면서 시장에 더 큰 자율성을 부과하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중국 금융당국은 약세를 보이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3조 6500억 달러(약 4343조원)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가운데 일부분을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선물환 및 옵션·스와프 등 통화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거래금액의 20%를 최소한 1년 이상 달러로 예치(무이자)하는 조치를 통해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중국 증권당국 역시 마찬가지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산하의 중국증권금융공사는 지난주 블루칩(우량주) 매수를 위해 국유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이른바 ‘국가대표팀’을 꾸려 증시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에는 증권금융공사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상장사들의 인수·합병(M&A)과 자사주 매입, 배당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규제 완화와 자금 제공 등의 측면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지그재그식’ 금융정책들이 결국 시장의 변동성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중국 경제는 현재 심한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 국민총생산에서 소비의 비중은 너무 낮고, 투자의 비중은 너무 높은 편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를 지탱하려면 고성장을 유지해야 하는데, 중국의 성장은 정체됐고 투자 수익도 급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투자를 줄이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 정부가 성장의 과실을 폭넓게 배분해 가계를 안정시키는 개혁에 나서야 풀 수 있다는 얘기다. ●”지도층, 시장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있다” 중국 정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몇 가지 개혁조치를 내놓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은 중국 증시가 아직도 정부의 개입에만 의존하는 후진적인 수준이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국제적 반발을 불러일으켜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인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승부수를 걸었던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돌연 이를 뒤집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면서 “이는 가격을 자신들 마음대로 정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중국 지도층이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영업자 대출 600조 육박”… 생계용 많아 위기에 취약

    “자영업자 대출 600조 육박”… 생계용 많아 위기에 취약

    가계빚 부실의 핵심 고리 가운데 하나가 자영업자 대출이지만 정작 금융 당국은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별도의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민간 신용평가사 추산에 따르면 이미 600조원에 육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가계빚(1130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지금부터라도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증가율의 2배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가계부채가 8.9% 늘었을 때 자영업자 대출은 16.9% 증가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해 6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이 499조원이라고 집계했다. 최근 1년 새 가계대출 증가율이 9%이니 두 배인 18%를 적용하면 588조원이 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가계대출 증가율 9% 적용) 544조원이다. 최소 45조원에서 최대 89조원이 불어났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나이스평가정보 측은 “자영업자 통계를 새로 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8월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자영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이나 생계비로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자영업자 대출을 방치하면 그 부실이 그대로 은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영업자가 부도를 내면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도미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의 가장 취약고리가 자영업자 대출”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자영업자 대출 통계는 한국은행이 2013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밝힌 451조원이다. 그나마 2013년 3월 말 기준이다. 한은 측은 “자영업자가 사업자 명의가 아닌 가구주 명의로 가계대출을 받을 경우 용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손을 놓고 있기는 금융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올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243조원이 갖고 있는 통계의 전부다. 가계대출에 섞여 있는 자영업자 대출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대출 통계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 가계부채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영세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늘어나면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영업자 대출 600조 육박”… 생계용 많아 위기에 취약

    “자영업자 대출 600조 육박”… 생계용 많아 위기에 취약

    가계빚 부실의 핵심 고리 가운데 하나가 자영업자 대출이지만 정작 금융 당국은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별도의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민간 신용평가사 추산에 따르면 이미 600조원에 육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가계빚(1130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지금부터라도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증가율의 2배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가계부채가 8.9% 늘었을 때 자영업자 대출은 16.9% 증가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해 6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이 499조원이라고 집계했다. 최근 1년 새 가계대출 증가율이 9%이니 두 배인 18%를 적용하면 588조원이 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가계대출 증가율 9% 적용) 544조원이다. 최소 45조원에서 최대 89조원이 불어났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나이스평가정보 측은 “자영업자 통계를 새로 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8월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자영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이나 생계비로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자영업자 대출을 방치하면 그 부실이 그대로 은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영업자가 부도를 내면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도미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의 가장 취약고리가 자영업자 대출”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자영업자 대출 통계는 한국은행이 2013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밝힌 451조원이다. 그나마 2013년 3월 말 기준이다. 한은 측은 “자영업자가 사업자 명의가 아닌 가구주 명의로 가계대출을 받을 경우 용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손을 놓고 있기는 금융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올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243조원이 갖고 있는 통계의 전부다. 가계대출에 섞여 있는 자영업자 대출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대출 통계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 가계부채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영세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늘어나면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산가들도… 가계빚에 짓눌린다

    자산가들도… 가계빚에 짓눌린다

    가계빚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자산가들도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의 4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거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아 빚을 갚고 있다. 금리가 2% 포인트 오르고 집값이 10% 떨어지면 위험가구는 112만 가구에서 155만 가구로, 위험부채 143조원에서 240조원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30일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 중 부채 상환에 쓰이는 비율이 2014년 4분기 37.7%로 전년 동기보다 1.1% 포인트 높아졌다. 중산층인 소득 3~4분위에서만 이 비율이 높아졌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는 1.7% 포인트(36.3%→38.0%), 소득 상위 60~80%인 4분위는 6.2% 포인트(38.0%→44.2%)나 늘었다. 중산층이 미래의 불확실성, 퇴직 이후의 불안감 등으로 소득이 생기는 대로 빚을 갚고 있는 것이다.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은 주로 빚을 갚는 데 쓰였다. 한은이 9개 국내 은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7월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중 대출금 상환에 쓰인 비중은 17.1%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더해진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는 이 비중이 31.2%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도나 소득 측면에서 우량한 대출자 중심으로 늘어났다. 신규 취급액 중 신용등급 1~4등급의 고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4.3%에서 87.2%로 높아졌다. 연소득 3000만~8000만원인 대출자가 대출 증가액의 50.4%를 차지했다. 이는 중산층 이상에서도 한계가구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이 40% 이상인 가구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전체 한계가구 중 소득 3분위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62.4%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가계부실위험지수를 새로 적용했다. DSR에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 비율(DTA)을 더한 개념이다. DSR이 40%, DTA가 100%를 넘으면 위험가구로 평가했다. 이 위험지수는 원금을 갚지 않아 DSR은 낮지만 DTA는 높은 가구, 원금 일시 상환으로 DSR은 높지만 DTA는 낮은 가구 등 특이가구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이를 적용해 본 결과 지난해 기준 위험가구는 10.3%, 위험가구가 가진 금융부채인 위험부채는 19.3%다. 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위험가구는 12.7%, 위험부채는 27.0%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집값이 10% 내리면 위험가구는 12.0%, 위험부채는 25.4%로 상승한다.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발생하면 위험가구는 14.2%, 위험부채는 32.3%로 껑충 뛴다. 전체 금융부채의 3분의1가량이 위험부채가 되는 것이다. 조정환 금융안정국장은 “금리 및 주택가격 충격 발생 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고자산가, 자영업자, 자가가구의 부실 위험도 일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고소득층은 충격에 대한 흡수력이 양호한 반면, 고자산 보유 계층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호모 스마트쿠스’ 디지털 감옥을 탈출하라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호모 스마트쿠스’ 디지털 감옥을 탈출하라

    스마트폰을 통해 창출되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오는 2017년 4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보스턴컨설팅그룹)된다. 국민 10명 중 8명이 하루 평균 3시간 39분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호모 스마트쿠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KT경제경영연구소)도 나온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질주는 한편으로 짙은 그림자를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4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4.2%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청소년의 중독 비율은 30%에 육박한다. 청소년과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의 단편적·즉각적인 정보에만 익숙하다 보니 종합적인 사고 능력이 떨어지고, 향후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 기관과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의 폐해를 시정하려는 노력이 뒤따르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함께 국립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헬프콜 청소년전화(☎1388)로 신청하면 1~7주 동안 이곳에서 숙식하며 ‘디지털 디톡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학기 중엔 수업 일수로 인정을 받는 데다 참가 기록이 학교생활기록부(NEIS)에 남지 않는다. 10만~20만원의 식대보조금만 내면 된다. 장윤영 인터넷드림마을 캠프운영부장은 “각종 상담과 대안적인 여가활동, 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바람직한 가치관을 갖고 자아실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캠프 입소가 여의치 않으면 학교를 다니면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청소년전화로 전화하면 전국의 시·군·구 200여곳에 산재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해준다. 스마트폰 중독 정도가 중증인 경우 병원 치료를 알선해준다. 부모 상담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있으면 자녀의 중독 여부에 상관없이 일단 상담을 받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스마트폰 사용을 놓고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분에도 마찰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전반적인 양육 방식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광역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독자적인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인 ‘아이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은 물론 진단·상담 등을 진행한다. 전화(☎1899-1822)나 인터넷(iwill.or.kr)으로 접수하면 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도 전문 상담기관인 인터넷중독대응센터를 설치해 내방 상담이나 전화, 메신저, 화상·문자 채팅, 게시판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화(☎1599-0075)나 인터넷(iapc.or.kr)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성인, 유아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일부 지역 가정상담센터나 종합사회복지관 등도 인터넷 중독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예방교육, 특히 스마트폰을 갓 쓰기 시작하는 유아기에 대한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진행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올해 3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한 동화와 놀이교구를 배포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통학버스를 놓치는 모습 등을 담은 동화책이다.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퍼즐을 맞춰 보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도록 하고 있다. 중독 특성과 발달단계 등을 고려한 특강식 예방교육도 운영된다. 또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예방하는 스마트미디어 청정학교 14곳을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연세대와 함께 ‘바른 ICT 연구소’를 설립했다. 스마트폰 등 ICT 부작용의 원인과 해법을 연구해 건전한 ICT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게 설립 취지라고 한다. 이 회사는 유치원 등을 찾아가 어린이에게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리는 ‘바른 ICT 키즈교실’ 프로그램도 펼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정보화진흥원 등과 함께 디지털 기기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리는 ‘바른 ICT 청소년 캠프’를 열고 있다. KT는 전국의 ‘IT서포터스팀’에서 스마트폰 및 게임 중독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전문강사가 학교에서 스마트 기기의 역기능 예방 교육을 제공하는 ‘스마트 ICT스쿨’ 프로그램에 지난해 25만명의 유아와 청소년이 참가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체험하는 ‘스마트 런 캠프’에도 128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올바른 ICT 이용문화 확산을 위한 스마트 ICT 콘텐츠 공모전도 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를 대상으로 SNS의 역기능을 환기시키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SDS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의 역기능 예방 활동인 ‘스마트 브리지’ 사업을 펴고 있다. 매년 60여명의 사내 임직원 강사를 양성하고,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해 중독 자가진단, 동영상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스마트보안관’과 ‘아이스마트키퍼’ 등 애플리케이션(앱)은 가정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중독 예방 방법이다.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이들 앱을 내려받으면 보호자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유해사이트 차단과 함께 학교 폭력 등에 관해 전문 상담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의 ‘T청소년안심팩2’, KT의 ‘올레 자녀폰 안심 서비스’, LG유플러스의 ‘자녀폰 지킴이’ 등도 비슷한 앱이다. 반면 게임사들은 중독 문제 대처에 소극적이다. 특히 최근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들은 중독 치유를 위한 사회적 공헌에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게임 중독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면서 “이들이 참여해야 스마트폰의 역기능 문제에 종합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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