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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플러스] 성남 산하기관 일자리나누기 동참

    성남시 공무원들이 자발적 봉급반납을 통한 고용창출에 나선 데 이어 시 출연기관들도 일자리나누기에 동참한다. 성남문화재단은 27일 성남시의 고용확대 방침에 동참하기 위해 간부급 이상 직원들은 기본급의 3%, 일반 직원들은 초과근무수당 5시간에 해당하는 수준의 금액을 반납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성남산업진흥재단 역시 간부급과 일반직 직원들이 각각 기본급의 3%를 반납하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추진하는 등 시의 일자리 창출 재원 마련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비상경제대책에 따른 고용창출 인원이 당초 예상됐던 하루 400명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시 환경미화원 6400명 ‘형광연두’근무복으로 교체

    서울시 환경미화원들이 ‘형광연두색’ 근무복을 입고 도심 거리를 쾌적하게 수놓고 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환경미화원 6400명이 새로운 디자인의 근무복을 입고 23일부터 거리 미화에 나서고 있다.새 근무복은 밝은 계열의 녹색을 사용해 환경미화원들을 안전사고의 위험에서 보호하고, 땀 흡수 및 방수 기능을 강화해 착용감이 쾌적하도록 제작됐다. 그간 근무복 위에 별도로 착용하던 야광색 안전밴드도 초고휘도 반사테이프를 상·하의에 붙여 안전도 및 편의성을 높였다. 또 심미성 및 통일성을 통해 집단구성원으로서 정체성도 고취시킬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미화원 근무복은 ‘세계디자인 수도’에 걸맞은 서울의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거리의 환경 위생작업도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문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PKO파병 확대 추진

    정부가 세계 분쟁 지역에서 유엔 차원의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평화유지군의 파병 지역과 규모 확대를 추진 중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돼 온 ‘신속 PKO 파병법’ 제정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파병 규모를 현재 400명에서 7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현재 350명 규모의 동명부대가 파견된 레바논에서 평화유지군 수요가 늘고 있어 오는 7월 파병 연장과 함께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유엔의 PKO 참여 요청이 많아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소말리아 등에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의원입법인 ‘신속 PKO 파병법’이 상반기 중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법 제정으로 연간 파병 규모가 정해지고 국회 동의 시간이 단축되면 현지 조사단 파견과 군대 훈련 등을 거쳐 평화유지군 파병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27일쯤 레바논을 방문, 현지 PKO 참여 상황을 점검하고 확대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속 PKO 파병법’ 제정에 맞춰 PKO 상비부대를 연간 1000명 규모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소식통은 “1000명 중 300~400명 정도가 추가로 파병되고 나머지 병력은 훈련을 하거나 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융권도 대졸초임 삭감

    금융권의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동참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임직원의 급여 삭감 및 반납에 이어 대학을 나온 신입사원의 초임을 깎은 곳도 나왔다. 대졸 초임 삭감은 아직 기업은행 한 곳뿐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지만 시중은행에 가까워 다른 시중은행의 가세가 주목된다. 이번 기회에 은행권의 고임금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노조의 반발이 변수다. 기업은행은 22일 올해 채용 예정인 총 200여명의 정규직 신입행원 초봉을 20% 깎아 400명의 청년인턴을 뽑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대졸 초임은 3700만원대에서 2900만원대로 내려간다. 이달 말 상반기 인턴지원 신청서를 받는다. 우리금융그룹도 이날 10개 계열사 임원들의 급여를 10% 추가 삭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 등 모든 계열사 부점장급 간부직원 1400여명의 1년치 급여 5%를 일괄 반납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도 대졸 초임을 깎기로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가운데 대졸 초임 삭감을 결의한 곳은 아직 없다. 임원이 아닌, 일반직원들의 급여 반납도 많지는 않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권 대졸 초임이 너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은행만 초임을 삭감하면 인재 쏠림 현상이 생길 수 있어 은행연합회에서 은행권 전체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자활 지렛대 희망플러스통장

    자활 지렛대 희망플러스통장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만 있다면 참을 수 있어요. 지난 1년 남짓 저를 지탱해준 버팀목이 바로 희망플러스통장이에요.” 40대 ‘모녀 가장’인 김보영(41·가명)씨는 요즘 희망에 부풀어 있다. 남편 없이 혼자 딸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의류 공장과 커튼 가게에서 밤낮없이 제봉일을 하면서 매월 20만원씩 꼬박꼬박 저축하고 있다. 김씨는 서울시복지재단이 희망플러스통장 제도를 도입한 2007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3년 뒤 적립금을 타면 옷 수선 가게를 차릴 계획”이라며 “딸에게는 더 이상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눈물로 다짐했다. ●3년 꾸준히 저축하면 원금이 두배 그녀는 1년여 동안 한 달도 빼먹지 않고 매월 20만원씩 적립했다. 내년 말이면 적립금의 두 배인 1440만원의 목돈을 받는다. 김씨 모녀에게는 이 돈이 ‘경제적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종잣돈이 될 것이다. 김씨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돈도 중요하지만 희망과 기회가 더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희망플러스통장에 가입한 뒤 바로 그 희망을 보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복지재단은 저소득층 100명에게 통장을 만들어주었다. 이 통장은 열심히 일해도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저축을 지속하면, 시와 민간기업이 이 저축에 매칭펀드로 참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복지 정책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가 매월 5만~20만원씩 적립하면 만기인 3년 뒤에 원금의 2배인 최고 1440만원을 되돌려준다. 게다가 가입자의 경제적 독립 의지를 심어주는 교육프로그램까지 운용한다. ●1년 통장유지율 세계 최고수준 가입자들의 만족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와 비슷한 제도를 운용 중인 미국이나 타이완의 경우, 1년 이상 저축을 지속하는 가입자가 7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희망플러스통장은 당초 가입자 100명 가운데 불과 2명만이 중도에 하차, 98%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중도하차한 2명도 건강이 악화돼 지방으로 주소지를 옮기면서 자격이 상실됐고, 나머지 한 사람도 자녀의 신용카드 빚을 갚아주느라 10개월간 꾸준히 적립한 원금을 아깝게 헐고 만 것이다. 시범사업이 이처럼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자 시와 복지재단은 올해 참가자를 1500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1차로 지난달 31일 신청접수를 마감한 결과, 1000명 모집에 3061명이 신청, 3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일 만큼 치열했다. 또 근로노숙인 34명에게도 가입 기회를 주기로 했다. 시와 복지재단은 가입자를 늘려 달라는 저소득층의 요청이 쇄도하자 오는 5월 2차 참가자 400명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일자리 창출과 복지를 시정의 우선순위로 꼽는 오 시장은 21일 복지재단 교육장에서 열리는 희망플러스통장 간담회에 참석해 가입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실업대란속 중등 교원 채용도 ‘최악’

    실업대란속 중등 교원 채용도 ‘최악’

    극심한 청년실업 속에 2009년도 교원 신규 채용을 위한 임용고시 합격률이 최저를 기록했다. 16개 시·도 교육청의 80%가 선발 정원을 축소하면서 3년 만에 중등 교원 공채 합격률은 8%에서 5%로 추락했다. 1년 만에 임용고시 지원자는 1만명 이상 늘고, 합격정원은 700명가량 줄었다. 특히 교원 부족에 허덕이는 초중등 특수학교 교원은 아예 충원을 하지 않는 등 수급 현황이 심각해 특수교육 파행이 우려된다. ‘선생님’을 꿈꾸던 사범대 졸업생들은 기업에서조차 ‘기피대상 1호’로 지목되면서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경기도 합격률 3.9% 가장 낮아 16일 서울신문이 교육과학기술부와 16개 시·도 교육청에 ‘2007~2009년 초중등 교원 임용고시 현황’을 정보공개 분석한 결과, ‘중등교원’ 임용고시 합격률은 2007년 8.3%에서 2009년 5.5%로 수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 교육청 16곳 가운데 13곳(서울·전남·경남 제외)이 많게는 400명 이상 선발인원을 감축했다. 교원임용 현황에 따르면 2009년도 중등임용고시 지원자수(응시인원)는 7만 7022명에 달한 반면 합격자는 5.5%인 4267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6만 6993명) 대비 지원자는 1만명 이상 늘고, 합격자는 697명(합격률 8.3%)이 줄어든 수치다. 중등 교원 공채는 2007년에도 6만 6672명이 지원, 3년 연속 지원자가 상승했다. 반면 합격자 수는 2007년(5520명)보다 1253명이나 급감했다. 특히 2만 4000여명이 몰린 경기도(935명 선발)는 합격률이 3.9%로 가장 낮았고, 서울은 5.4%, 대구·울산 5.6%, 부산·경남 6%로 합격인원이 적었다. ●특수학교 채용 급감…교육 파행 우려 특히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학교는 정원 감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한두 명 뽑는 자리도 아예 없애 버려 특수교육 파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전북과 울산은 2008년 초등교원 임용에서 특수학교 교원을 각각 30명과 23명 뽑았으나 2009년에는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인천(중등)은 10명에서 2명으로, 충북(중등)은 14명에서 4명, 대전은 12명에서 5명, 서울(초등)은 39명에서 16명으로 줄였다. 3명을 선발하던 제주(초등)도 이번 선발에서는 특수교육 교원을 제외시켰다. 이는 장애학생들을 일반학생들과 통합교육시키는 최근 흐름과 정반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교과부는 ‘교육복지대책’을 통해 장애학생의 교육을 위한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을 2595억원의 예산을 들여 1500개 증설하기로 했다. ●예비 선생님들 절망…“사범대가 싫어요” 유례 없는 채용 축소에 사범대 졸업생 등 수험생들은 절망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교원 명퇴 급증으로 숨통이 트일까 기대했던 터라 충격이 더 크다. 게다가 이들은 특히 대기업과 학원 등에서마저 외면받고 있다. 올해 졸업을 앞둔 지방 국립 B대 사범대생 신모(28)씨는 “기업과 학원에선 임용시험에서 탈락한 낙오자로 보거나 임용되면 곧 이직할까봐 채용을 꺼리고 있다.”면서 “회계·기술 등의 지식이 없는 데다 공인영어점수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취업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답답해했다. 임용고시 삼수생 이모(29)씨는 “임용 적체가 심해 80~90%는 3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한다. 그 외 선택의 폭이 거의 없다.”고 한숨쉬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윌 스미스, 경제 가치 ‘10점 만점에 10점’

    윌 스미스, 경제 가치 ‘10점 만점에 10점’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할리우드에서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배우로 선정됐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조니 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친 결과이기에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포브스는 12일(한국시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스타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스타(Most Bankable Star)를 선정했다. 이 언론은 영화 제작자, 감독, 투자자 등 150명에게 지난 2달 간 1400명의 후보 배우들을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지금까지의 관객동원, 투자유치 능력, 흥행성적, 배우의 네임 밸류 등 사항이 복합적으로 평가됐고 스미스는10점 만점에 10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스미스는 영화 ‘맨 인 블랙’(Man In Black),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 등 8편의 영화가 세계적인 흥행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역대 박스오피스 수입은 총 52억 3940만 9825달러를 기록해 그의 이름값을 높여왔다. 영화 ‘캐리비안 시리즈’의 조니 뎁은 지난 해 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스미스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했다. 조니 뎁,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배우들이 10점 만점에 9.89점을 기록해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톰 행크스, 조지 클루니, 덴젤 워싱턴, 맷 데이먼, 잭 니콜슨이 각각 10위 안에 랭크됐다. 사진=세븐 파운즈 스틸컷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GM 1만명 감원·급여 삭감

    미국의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올해 1만명의 사무직 직원을 감원하고 직원 급여도 삭감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는 GM이 작년 12월 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의회에 제출했던 자구계획에 따른 것이며, GM은 의회의 요구에 따라 오는 17일까지 개선된 자구계획을 제출해야만 한다.이번 감원은 대부분 오는 5월1일자로 단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GM의 사무직 직원 수는 7만3000명에서 6만300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감원규모는 지역별로 시장 상황과 직원 규모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며 미국 내에서는 3천400명이 감원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비용절감과 함께 감원 후 남는 사무직 직원들에 대해서도 급여를 삭감할 방침이다.급여삭감은 5월1일부터 연말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며, 미국에서는 간부직이 기본급의 10%, 다른 직원들은 3.0∼7.0%씩 삭감된다. GM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어려운 용단은 전 세계 경기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일 뿐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위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11%나 줄어들면서 일본 도요타에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자리를 넘겨주는 등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겨울이 다 지나도록 세상은 너무 춥다. 철거민 참사, 연쇄살인…. 온몸이 시리도록 각박해진 세상풍경이 서글프다. 절절 끓는 온돌 바닥과 따뜻한 얘기가 있는 사랑방이 더욱 그리울 때다. 하지만 우리 곁 사랑방이던 동네 목욕탕은 대부분 사라졌다. 푹푹 찌는 한증막 안에서 듣던 옆집 아들 결혼 소식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열탕 속에서 주고받던 아낙들의 안부인사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4시간 사우나, 불가마 찜질방이 들어서면서 동네 목욕탕은 외면당한 지 오래다. 팍팍한 세상, 사우나와 찜질방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더 훈훈한 동네 목욕탕, 그 역사 깊은 사랑방을 찾아가 시린 몸을 녹여 봤다. 글ㆍ사진·동영상 강병철 조은지기자 bckang@seoul.co.kr ‘목욕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40년 넘게 서울 종로구 계동을 지켜온 ‘중앙탕’ 낡은 간판에 불이 켜졌다. 새벽 5시20분. 이발사이자 종업원인 박희원(59)씨가 1층 현관을 열고 부지런히 비질을 하며 영업준비를 시작한다. 1층 여탕과 2층 남탕을 오가며 탕에 물을 튼다. “남탕이나 여탕이나 다를 게 없어요.” 박씨는 자연스럽게 여탕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낡은 파이프에서 콸콸콸 힘차게 물이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기운이 금세 탕 안에 가득차며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확 피어오른다. 박씨는 텅 빈 여탕을 가로지르더니 물 온도를 잰다. 그의 손이 온도계였다. 물을 휘휘 몇 번 젓던 박씨는 온수 수도꼭지를 더 돌린다. 28년간 이 일을 해온 그의 손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 탈의실 바닥은 뜨끈뜨끈하다. 어젯밤 깨끗이 빨아놓은 주황색 수건들은 뽀송뽀송 말랐다. 박씨는 방바닥에서 바싹 마른 수건들을 걷어 욕탕 입구에 올려놓는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 ‘중앙탕’ 1968년 개업 모습 그대로 새벽 5시40분. 첫 손님이 왔다. 눈 뜨자마자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동네 할머니다. 박씨는 “매일 이 시간에 오시는 분이에요. 수십년 한결같은 아침 단골들이 계시니 빨리 문을 열어야죠.”라고 한다. 목욕비는 4000원, 손님들은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툭 던지고 들어간다. 외상손님도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단다. “아이고, 이따가 드릴게.”라는 한마디에 무사통과다. 서로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라 돈 떼먹을 리는 만무하다. 6시쯤 문을 밀고 들어선 한 손님이 박씨에게 슬그머니 2000원짜리 김밥을 건넨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샀는데 잡숴보셔.” 하지만 한 줄 김밥 중 박씨 입으로 들어가는 건 반도 안 된다. 하나 둘 오는 손님마다 박씨는 김밥 한 알씩을 권한다. 눈인사만 던지고선 탈의실로 급히 들어가는 손님도 있었다. ‘월간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손님이다. “한 달 동안 목욕탕을 마음대로 쓰는 건데, 매번 계산하는 것보다 1000원이 싸다.”고 박씨는 귀띔한다. 이 목욕탕 손님 중 10여명이 자기집 목욕탕처럼 쓰고 있다. 정액권 손님들은 목욕탕표나 신분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아침 8시. 날이 밝을 때까지 이렇게 왔다 간 손님은 10여명이었다. ●가족 같은 손님이 모이는 사랑방 최위희(94) 할머니를 모시고 온 손녀 홍영주(26)씨가 먼저 들어간 엄마 목욕비라며 한 명분을 더 계산하고 들어갔다. 최씨 할머니 3대는 김이 그득한 탕 속에 나란히 몸을 담갔다. 할머니와 손녀는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이곳으로 목욕을 다닌 터라 찜질방은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자신이 손녀인 양 홍씨에게 목욕을 맡긴다. 멋모르고 여탕을 뛰어다니던 손녀는 어느새 할머니 등을 밀어줄 만큼 든든하게 자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나 찜질방도 많지만 홍씨는 이 목욕탕을 최고로 친다. 다른 목욕탕은 불편하고 여기 와야 내 집처럼 편안하단다. “할머니랑 엄마랑 이곳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어요. 여기가 우리집 여자들의 사랑방인 셈이죠.” 오전 11시. 5년간 폐암으로 병원생활을 하던 남편이 3일 전 세상을 떴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아주머니가 들어섰다. 어제 삼일장이 끝났다고, 그동안 씻지도 못했다고 먼저 말을 텄다. 탈의실에 앉아 있던 아낙들은 “살리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안됐네. 약한 사람이 고생 많았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위로를 보탠다. 낮 12시10분. 사우나에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 셋이 탈의실 평상에 벌거벗은 채로 모여 앉았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 차 있지만 따로 냉커피를 타 마신다. 공짜 커피를 곁들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김정미(45)씨는 “매일 오다시피 해요. 낮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탕 안에서 둘이 얘기하는데 거들면서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까요. 찜질방에선 어디 그러기 쉬운가.” 손님들끼리 어울려 밥솥에 점심을 지어먹기도 한다. ●“단골손님들 때문에 문 못닫아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적잖이 놀랐어요.” 목욕관리사(때밀이) 이정단(55·여)씨의 말이다. “서울 시내에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니…. 손님들이 변치 않고 찾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죠. 손님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평일엔 20~30명쯤, 주말에는 50명 정도 오세요. 여긴 모녀끼리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때밀이 값요? 때만 밀면 1만 5000원, 전신마사지하면 4만원, 할머니들이 한 번 밀어보고 나면 손맛이 있다면서 계속 찾으시네요.” 목욕탕 사장 담란향(66·여)씨는 “이사 가도 목욕은 이곳으로 오는 손님이 꽤 된다.”고 했다. 한때 장사가 잘 안 돼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손님 중 열에 여섯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목욕비로 1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절대로 없애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목욕탕을 찾은 소병룡(77)씨는 “예전엔 욕조 갖춰 놓은 집이 어디 있었나. 지금이야 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지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가야 몸도 풀리고 제대로 ‘목간’했다는 기분이 들지.”라고 말했다.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다녔지. 찜질방에서 가끔 아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동네 목욕탕처럼 재밌지는 않지. 누가 죽었다더라는 소식도 듣고, 이런저런 사연 듣는 재미에 다니는 거라네.”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욕탕은 주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유지비, 매출액 안따지고 장사한 지 오래” 한때 목욕탕 운영은 ‘동네 재벌’의 상징이었다. “한창 손님이 몰릴 땐 옷장이 부족해서 바구니에 옷을 담아놓고 손님을 받았어요.” 담 사장은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20대 젊은 나이에 목욕탕을 시작해 서른 여덟에 남편과 사별, ‘때 돈’을 벌어 아들 셋, 딸 둘을 혼자 키웠다. 그때 두 살배기였던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됐다. 1970년대만 해도 중앙탕 반경 500m 주변에 목욕탕 6곳이 더 있었다. 그러던 것이 24시 사우나, 대형 찜질방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결국 이곳 하나만 남았다. 한때 일요일엔 400명 넘게 손님이 몰리곤 했지만 이젠 휴일에도 많아야 50여명 선이다. “낙원상가 쪽으로 대형 찜질방들도 생겼고, 서울 외곽으로 목욕 원정 가는 손님들도 생겼어요.” 동네 터줏대감 자리를 찜질방에 넘겨주는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동네 목욕탕 장사로 목돈을 만지는 시대도 지났다. 400환으로 시작했던 목욕비는 지난해에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다. 더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그러면 찜질방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논리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한다. 낡은 수도꼭지, 깨진 타일 그대로의 시설이지만 손님들이 개의치 않기에 믿는 구석도 있다. “물세는 한달에 40만~50만원, 기름은 난방유를 때는데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하나? 사실 한 달에 몇 드럼 들어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운영한 지 오래 됐어요. 한 달 매출액도 따지지 않고 장사하는데요 뭐. 어쨌든 마지막 손님이 끊길 때까지 이 사랑방을 지킬 거예요.” 동네 목욕탕은 오늘도 정과 인심의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 목욕탕 변천사 사람은 씻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씻는 방법은 늘 변해 왔다. 1970년대는 동네 목욕탕의 전성기였다. 온수 샤워 시설을 갖춘 집이 드물었고 목욕탕을 가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할 ‘주기적’ 행사였다. XX탕, OO탕, 단출한 이름으로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목욕탕은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들로 북적였다. 목욕탕을 나서는 아이들 손에는 빨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 있고, 입구에서 여탕으로 들어간 아내와 엄마를 기다리는 풍경도 익숙했다. 80년대 들어 시내 중심가를 필두로 ‘사우나’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핀란드 사우나라 불리는 건식사우나를 비롯해 습식사우나, 폭포식 냉탕 등의 시설을 갖춘 고급 목욕탕이 들어섰다.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시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피로를 푼답시고 점심시간을 이용, 사우나에 드나들며 땀을 뺐고 벌건 얼굴로 오후 근무를 시작하곤 했다. 90년대, 목욕탕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목욕탕은 갖가지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맥반석, 옥사우나는 물론 참숯, 한방쑥, 황토, 녹차를 이용한 시설이 등장했다.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정부의 1회용품 사용규제가 있기 전까지 비누, 수건은 물론 칫솔, 샴푸 등도 무상 제공됐다. 수면실, 헬스실을 갖춰 덩치를 키웠고 24시간 영업은 기본이 됐다. 2000년대엔 찜질방 시대가 열렸다. 남녀가 버젓이 함께 모여 땀을 빼는 찜질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황토방, 보석방, 얼음방은 물론 노래방, PC방, 헬스방, 마사지방까지 더해진 대형 찜질방은 기업 형태가 됐다. 고작해야 2층 건물이던 동네 목욕탕은 ‘종합오락 찜질방 빌딩’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용산사망자 아들 “아버지가 테러범?” 공개된 정조의 ‘299통 편지’ 비밀은 9급 공채에 30대가 몰린다 현인택 ‘동문서답’ 청문회 화왕산 억새 태우다 4명 사망 고3 시기별 수능 전략 제주女교사,1~2일전 살아있었다
  •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겨울이 다 지나도록 세상은 너무 춥다. 철거민 참사, 연쇄살인…. 온몸이 시리도록 각박해진 세상풍경이 서글프다. 절절 끓는 온돌 바닥과 따뜻한 얘기가 있는 사랑방이 더욱 그리울 때다. 하지만 우리 곁 사랑방이던 동네 목욕탕은 대부분 사라졌다. 푹푹 찌는 한증막 안에서 듣던 옆집 아들 결혼 소식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열탕 속에서 주고받던 아낙들의 안부인사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4시간 사우나, 불가마 찜질방이 들어서면서 동네 목욕탕은 외면당한 지 오래다. 팍팍한 세상, 사우나와 찜질방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더 훈훈한 동네 목욕탕, 그 역사 깊은 사랑방을 찾아가 시린 몸을 녹여 봤다. 강병철 조은지기자 bckang@seoul.co.kr ‘목욕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40년 넘게 서울 종로구 계동을 지켜온 ‘중앙탕’ 낡은 간판에 불이 켜졌다. 새벽 5시20분. 이발사이자 종업원인 박희원(59)씨가 1층 현관을 열고 부지런히 비질을 하며 영업준비를 시작한다. 1층 여탕과 2층 남탕을 오가며 탕에 물을 튼다. “남탕이나 여탕이나 다를 게 없어요.” 박씨는 자연스럽게 여탕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낡은 파이프에서 콸콸콸 힘차게 물이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기운이 금세 탕 안에 가득차며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확 피어오른다. 박씨는 텅 빈 여탕을 가로지르더니 물 온도를 잰다. 그의 손이 온도계였다. 물을 휘휘 몇 번 젓던 박씨는 온수 수도꼭지를 더 돌린다. 28년간 이 일을 해온 그의 손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 탈의실 바닥은 뜨끈뜨끈하다. 어젯밤 깨끗이 빨아놓은 주황색 수건들은 뽀송뽀송 말랐다. 박씨는 방바닥에서 바싹 마른 수건들을 걷어 욕탕 입구에 올려놓는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 ‘중앙탕’ 1968년 개업 모습 그대로 새벽 5시40분. 첫 손님이 왔다. 눈 뜨자마자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동네 할머니다. 박씨는 “매일 이 시간에 오시는 분이에요. 수십년 한결같은 아침 단골들이 계시니 빨리 문을 열어야죠.”라고 한다. 목욕비는 4000원, 손님들은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툭 던지고 들어간다. 외상손님도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단다. “아이고, 이따가 드릴게.”라는 한마디에 무사통과다. 서로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라 돈 떼먹을 리는 만무하다. 6시쯤 문을 밀고 들어선 한 손님이 박씨에게 슬그머니 2000원짜리 김밥을 건넨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샀는데 잡숴보셔.” 하지만 한 줄 김밥 중 박씨 입으로 들어가는 건 반도 안 된다. 하나 둘 오는 손님마다 박씨는 김밥 한 알씩을 권한다. 눈인사만 던지고선 탈의실로 급히 들어가는 손님도 있었다. ‘월간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손님이다. “한 달 동안 목욕탕을 마음대로 쓰는 건데, 매번 계산하는 것보다 1000원이 싸다.”고 박씨는 귀띔한다. 이 목욕탕 손님 중 10여명이 자기집 목욕탕처럼 쓰고 있다. 정액권 손님들은 목욕탕표나 신분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아침 8시. 날이 밝을 때까지 이렇게 왔다 간 손님은 10여명이었다. ●가족 같은 손님이 모이는 사랑방 최위희(94) 할머니를 모시고 온 손녀 홍영주(26)씨가 먼저 들어간 엄마 목욕비라며 한 명분을 더 계산하고 들어갔다. 최씨 할머니 3대는 김이 그득한 탕 속에 나란히 몸을 담갔다. 할머니와 손녀는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이곳으로 목욕을 다닌 터라 찜질방은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자신이 손녀인 양 홍씨에게 목욕을 맡긴다. 멋모르고 여탕을 뛰어다니던 손녀는 어느새 할머니 등을 밀어줄 만큼 든든하게 자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나 찜질방도 많지만 홍씨는 이 목욕탕을 최고로 친다. 다른 목욕탕은 불편하고 여기 와야 내 집처럼 편안하단다. “할머니랑 엄마랑 이곳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어요. 여기가 우리집 여자들의 사랑방인 셈이죠.” 오전 11시. 5년간 폐암으로 병원생활을 하던 남편이 3일 전 세상을 떴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아주머니가 들어섰다. 어제 삼일장이 끝났다고, 그동안 씻지도 못했다고 먼저 말을 텄다. 탈의실에 앉아 있던 아낙들은 “살리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안됐네. 약한 사람이 고생 많았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위로를 보탠다. 낮 12시10분. 사우나에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 셋이 탈의실 평상에 벌거벗은 채로 모여 앉았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 차 있지만 따로 냉커피를 타 마신다. 공짜 커피를 곁들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김정미(45)씨는 “매일 오다시피 해요. 낮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탕 안에서 둘이 얘기하는데 거들면서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까요. 찜질방에선 어디 그러기 쉬운가.” 손님들끼리 어울려 밥솥에 점심을 지어먹기도 한다. ●“단골손님들 때문에 문 못닫아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적잖이 놀랐어요.” 목욕관리사(때밀이) 이정단(55·여)씨의 말이다. “서울 시내에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니…. 손님들이 변치 않고 찾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죠. 손님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평일엔 20~30명쯤, 주말에는 50명 정도 오세요. 여긴 모녀끼리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때밀이 값요? 때만 밀면 1만 5000원, 전신마사지하면 4만원, 할머니들이 한 번 밀어보고 나면 손맛이 있다면서 계속 찾으시네요.” 목욕탕 사장 담란향(66·여)씨는 “이사 가도 목욕은 이곳으로 오는 손님이 꽤 된다.”고 했다. 한때 장사가 잘 안 돼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손님 중 열에 여섯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목욕비로 1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절대로 없애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목욕탕을 찾은 소병룡(77)씨는 “예전엔 욕조 갖춰 놓은 집이 어디 있었나. 지금이야 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지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가야 몸도 풀리고 제대로 ‘목간’했다는 기분이 들지.”라고 말했다.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다녔지. 찜질방에서 가끔 아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동네 목욕탕처럼 재밌지는 않지. 누가 죽었다더라는 소식도 듣고, 이런저런 사연 듣는 재미에 다니는 거라네.”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욕탕은 주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유지비, 매출액 안따지고 장사한 지 오래” 한때 목욕탕 운영은 ‘동네 재벌’의 상징이었다. “한창 손님이 몰릴 땐 옷장이 부족해서 바구니에 옷을 담아놓고 손님을 받았어요.” 담 사장은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20대 젊은 나이에 목욕탕을 시작해 서른 여덟에 남편과 사별, ‘때 돈’을 벌어 아들 셋, 딸 둘을 혼자 키웠다. 그때 두 살배기였던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됐다. 1970년대만 해도 중앙탕 반경 500m 주변에 목욕탕 6곳이 더 있었다. 그러던 것이 24시 사우나, 대형 찜질방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결국 이곳 하나만 남았다. 한때 일요일엔 400명 넘게 손님이 몰리곤 했지만 이젠 휴일에도 많아야 50여명 선이다. “낙원상가 쪽으로 대형 찜질방들도 생겼고, 서울 외곽으로 목욕 원정 가는 손님들도 생겼어요.” 동네 터줏대감 자리를 찜질방에 넘겨주는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동네 목욕탕 장사로 목돈을 만지는 시대도 지났다. 400환으로 시작했던 목욕비는 지난해에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다. 더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그러면 찜질방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논리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한다. 낡은 수도꼭지, 깨진 타일 그대로의 시설이지만 손님들이 개의치 않기에 믿는 구석도 있다. “물세는 한달에 40만~50만원, 기름은 난방유를 때는데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하나? 사실 한 달에 몇 드럼 들어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운영한 지 오래 됐어요. 한 달 매출액도 따지지 않고 장사하는데요 뭐. 어쨌든 마지막 손님이 끊길 때까지 이 사랑방을 지킬 거예요.” 동네 목욕탕은 오늘도 정과 인심의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사람은 씻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씻는 방법은 늘 변해 왔다. 1970년대는 동네 목욕탕의 전성기였다. 온수 샤워 시설을 갖춘 집이 드물었고 목욕탕을 가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할 ‘주기적’ 행사였다. XX탕, OO탕, 단출한 이름으로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목욕탕은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들로 북적였다. 목욕탕을 나서는 아이들 손에는 빨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 있고, 입구에서 여탕으로 들어간 아내와 엄마를 기다리는 풍경도 익숙했다. 80년대 들어 시내 중심가를 필두로 ‘사우나’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핀란드 사우나라 불리는 건식사우나를 비롯해 습식사우나, 폭포식 냉탕 등의 시설을 갖춘 고급 목욕탕이 들어섰다.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시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피로를 푼답시고 점심시간을 이용, 사우나에 드나들며 땀을 뺐고 벌건 얼굴로 오후 근무를 시작하곤 했다. 90년대, 목욕탕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목욕탕은 갖가지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맥반석, 옥사우나는 물론 참숯, 한방쑥, 황토, 녹차를 이용한 시설이 등장했다.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정부의 1회용품 사용규제가 있기 전까지 비누, 수건은 물론 칫솔, 샴푸 등도 무상 제공됐다. 수면실, 헬스실을 갖춰 덩치를 키웠고 24시간 영업은 기본이 됐다. 2000년대엔 찜질방 시대가 열렸다. 남녀가 버젓이 함께 모여 땀을 빼는 찜질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황토방, 보석방, 얼음방은 물론 노래방, PC방, 헬스방, 마사지방까지 더해진 대형 찜질방은 기업 형태가 됐다. 고작해야 2층 건물이던 동네 목욕탕은 ‘종합오락 찜질방 빌딩’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법원, 사이코패스엔 일반 양형+α

    법원이 사이코패스에게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 재발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서울신문이 5일 사이코패스 테스트(P CL-R)를 양형 자료로 활용한 판결문 35개를 분석한 결과 전체 피고인 43명 가운데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진단된 사람은 17명이었고 이들은 무기징역 등 높은 형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이코패스 성향이 짙은 피고인이 형량을 줄여달라고 항소한 사건은 예외없이 기각됐다. RCL-R를 자료로 활용하는 재판부는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김상준)와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부장 고종주)이다.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20개 문항으로 나열한 PCL-R는 40점 만점으로 미국은 30점 이상, 한국은 24점 이상을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한국 범죄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 연구에서는 평균 점수가 15.4점이었다. 강호순은 두 차례 테스트에서 27점과 28점,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38점이 나왔다. 강모(41)씨는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해 1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과 4범으로 강도강간죄로 처벌을 받은 적도 있었다. 심리검사 결과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테스트(K-SORAS)에서 22점(만점 30점), PCL-R에서 35점이 나왔다. 강씨는 법정 최고형(22년6개월)에 가까운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여섯 살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54)씨는 PCL-R에서 29점, K-SORAS에서 19점을 받아 징역 5년형과 함께 3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달라는 명령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 전과가 있었는데 출소한 다음날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다. 재판부는 “형량만 높여 재범을 방지하기 어렵다.”면서 “출소하고 나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초등학교 주변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PCL-R 점수가 낮아 사형을 면한 피고인도 있었다. 7년8개월간 여성 127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49)씨는 테스트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인 16점을 받았다. 재판부는 “극도로 악한 성향이 뚜렷하다고 보이지 않아 교화·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PCL-R, K-SORAS 등 심리진단보고서를 양형 자료로 활용하는 김상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어 2007년 3월부터 심리전문위원에게 의뢰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사이코패스 경향이 높은 피고인이 왜곡된 범죄 의식을 바로잡고 충동 조절 능력을 익히도록 교정 당국이 치료적, 과학적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전철聯, 용산농성 초기부터 개입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가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이 남일당 철거농성 계획 초기부터 개입, 공모한 정황을 2일 확보했다. 검찰은 용산 4지구 철거민대책위원회 이모(37·구속)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전철련이 주도하는 의식화 교육 및 다른 지역 농성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이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기 전 멀리 떨어진 인천 도화 지역에서 망루 설치를 연습하고, 회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는가 하면 화염병과 염산병 등의 제작 준비를 총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남경남 전철련 의장 등 전철련 중앙조직이 이번 농성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점거농성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았더라도 인화성 물질을 병에 부어 넣었다면 남 의장은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남일당 점거 직전 사당동 정금마을에서 열린 사전집회에 참여했을 뿐이라 남 의장을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신부 등 성직자 130명과 철거민·유족 등 2000여명(경찰추산 4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참사 희생자 추모미사가 충돌없이 끝났다. 앞서 한국기독교협의회(KNCC)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된 ‘용산참사기독교대책회의’는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공정하고 책임있는 수사를 할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기독교대책회의는 오는 5일에는 서울 연건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목요기도회’를 열 계획이며, 불교계도 추모법회를 열 예정이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2009 대기업 임원인사 트렌드 살펴보니

    2009 대기업 임원인사 트렌드 살펴보니

    철저한 성과주의, 조직 슬림화, 글로벌 인재·연구개발 인력 전진 배치….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특징이다. 올해 삼성 등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에는 예외없이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깔려 있다. 일약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보르도 TV신화’의 주역으로 3년 연속 디지털TV 세계 1위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 2년 만에 CEO로 승진했다. ●실적 좋은 임원 CEO로 전격 발탁 구자영 SK에너지 P&T 사장은 신설된 SK에너지 총괄사장에 발탁됐다. 재계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라며 놀랐다. SK에 영입된 지 1년도 채 안돼 국내 최대의 정유회사를 이끄는 ‘선장’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사장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모든 계열사 CEO를 유임시키며 ‘안정’을 택한 LG도 디스플레이 사업을 흑자로 돌린 전자의 강신익 부사장과 휴대전화 사업의 수익률을 크게 높인 안승권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원 재임기간, 입사 기수 등은 이제 더 이상 최고경영자 승진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과가 가장 중요한 승진 잣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인재와 젊은 세대,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우대한 것도 공통된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임원인사 승진폭을 지난해 117명에서 올해는 91명으로 크게 줄였지만, 불황 속에도 연구·개발분야는 승진한 사람이 27명으로 지난해(24명)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LG도 신규 임원 87명 가운데 20%(17명)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선임했다. 불황이지만 연구·개발쪽을 강화하는 것은 선두그룹을 유지하는 한편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해외영업전문가 등 글로벌 인재를 우대하는 것도 경기회복기를 대비한 장기전략이다. 삼성의 경우 사장단 인사에서 1948년 12월 이전 출생자는 부회장 승진자를 제외하고는 예외없이 옷을 벗었다. 10% 이상의 임원이 퇴출되고 임원 평균 나이도 48세로 전보다 한 살 젊어졌다. 사장·부사장이 맡던 지역별·사업별 책임자 자리가 부사장·전무, 심지어 상무급으로 넘어가면서 조직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기업 임원 인사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4·4분기 1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적자를 냈기 때문에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회복기 이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영권 승계 사전 포석도 ‘재벌 3세’들의 경영권승계를 위한 사전포석도 감지된다. 현대 기아차그룹이 최재국·서병기 부회장을 갑작스럽게 퇴진시킨 것 역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려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경영 환경의 투명성 문제 등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 김선웅(변호사) 소장은 삼성 인사와 관련,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기획조정실(옛 구조본) 출신들이 주요 계열사 CEO나 최고재무관리자(CFO)로 배치됐다는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측면에서 앞으로 더 투명하게, 그룹 경영보다 독립적인 기업경영을 해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S 등 일부 그룹에서 오너 그룹이 부상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너 그룹이 정신력을 강화해 준다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임직원들을 책임진다든가 해야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규모 줄고 현장인력은 늘고 임원 감축과 동시에 조직을 대폭 슬림화하고 고객우선·현장중심으로 바꾼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본사직원 1400명 중 1200명을 현장에 전진배치했다. 조직은 크게 완제품·부품 양날개로 단순화했다. 의사결정과정을 줄이고 ‘발로 뛰는 조직’을 정착화시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SK브로드밴드도 118개의 대팀제로 운영되던 것을 85개 팀으로 줄였다. 부서간 중복업무를 피하기 위한 시도다. 시장의 목소리에 즉각 부응하기 위해 현장을 강화하고 마케팅전문가를 대거 발탁했다는 것이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삼성만 해도 지금껏 일본식으로 연구·개발을 강조해 엔지니어 출신들이 주도하던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애플이나 아이팟처럼 수요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기 위해 마케팅과 종합하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홍희경기자 sskim@seoul.co.kr
  • 글로벌 해고 한파…美 하루 6만여명 감원 발표

    설 연휴기간 해고 한파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세계 최대 건설중장비 생산업체 캐터필러, 제약업체 화이자, 거대 IT기업 IBM, 금융기업 ING와 가전업체 필립스 등이 대대적인 감원계획을 줄줄이 발표했다고 27일 AP 등이 보도했다. 미국·유럽부터 인도,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적이다. 세계 IT업계는 이달 들어서만 해고 인원이 8만명을 넘어섰다고 중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이 이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이래 IT업계에서만 모두 19만 6000명이 감원된 것으로 추산된다. IBM은 지난주 미국 내 직원 2800여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에릭슨,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3대업체의 추가 감원계획도 각각 5000명, 6000명, 5000명에 이른다.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전체 직원의 12%에 이르는 3400명을 줄이겠다고 했다. 캐터필러는 전체 직원의 18%에 달하는 2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4·4분기 순익이 32%나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도 전체 인력의 14%인 8000명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했다. 넥스텔의 감원은 모든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3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ING는 총 13만명의 종업원 중 7000명을 줄이고 미헬 틸만트 최고경영자도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ING는 지난해 4분기 손실 규모가 33억유로(약 5조 7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분기에 14억 7000만유로의 순손실을 낸 필립스는 6000명 감원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에서는 외국기업을 포함, 지난 26일 하루 동안 발표된 감원인원만 6만여명에 이른다. 금융위기로 지난 한 해 2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는 미국에선 올해도 추가로 200만개가 더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2대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서킷시티는 파산으로 3만 400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미국 최대의 주택용품 판매업체인 홈데포도 전체 고용인력의 2%인 7000명을 감축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의 상위 12개 자동차업체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감원 규모가 총 2만 5000명이라고 보도했다. 소니는 8000명, 일본 IBM은 1000명, 산요전기는 500명을 각각 감원할 방침이다. 인도 타타 철강의 자회사인 철강회사 코러스는 영국에서 2500명 이상 등 전 세계에서 35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삼성전자 임원 70% 물갈이 ‘인사 혁명’ 조직 슬림화·현장중심 개편

    삼성전자 임원 70% 물갈이 ‘인사 혁명’ 조직 슬림화·현장중심 개편

    ‘관리의 삼성’에서 현장과 스피드를 중시하는 ‘효율의 삼성’으로.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21일 전체 임원 3분의2 이상을 물갈이했다. 상무 이상 임원 820여명 가운데 550명 정도의 보직이 바뀐 셈이다. 1969년 회사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인사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장·부사장이 맡았던 사업부문 책임자 직급을 일부는 부사장·전무로 낮추기도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검증된 ‘최정예 승부사’들을 영업일선에 전면배치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책임자 직급이 낮아지고, 조직이 줄어들면서 옷을 벗는 임원도 크게 늘었다. 물러나는 임원이 그룹 평균은 10%, 삼성전자는 2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사 인력 1200명 현장배치 현장과 스피드경영을 강조하면서 삼성전자는 본사 인력 1400명 가운데 1200명을 생산현장으로 전진배치했다. 본사에는 경영지원·법무·홍보·IR(투자설명)·감사팀 등 5개팀 직원만 남는다. 신속하게 전략수립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인사팀까지 현장에 배치하는 등 스태프 조직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조직은 크게 2개 부문 10개 사업부로 재편했다. 부품과 제품 2개 부문은 앞으로 별도의 회사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실적도 따로 발표한다. 업(業)의 성격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대형거래선과의 관계도 고려됐다. 예컨대 노키아를 삼성전자 시각에서 보면 반도체나 LCD 등 ‘부품’ 쪽에서는 고객이지만, 휴대전화라는 ‘완제품’ 분야에서는 경쟁사이다. 때문에 거래선과의 신뢰구축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 별도 운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최지성 사장이 맡았던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장에는 ‘애니콜 신화’의 일등공신이었던 신종균 부사장이 전격기용됐다. 박형건 부사장이 맡았던 스토리지 사업부장에도 반도체 전문가인 변정우 전무를 전진배치했다. 북미총괄에는 퇴진한 오동진 사장 후임에 휴대전화 영업마케팅 책임자였던 최창수 부사장을 기용했다. 조원국 부사장이 맡았던 상생협력실장에는 구매전략팀 조성래 상무가 후임자로 발탁됐다. ●모든 계열사 고객중심체제로 삼성생명, 에스원 등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현장과 고객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생명은 9개 실·본부체제를 7개로 축소했다. 삼성투신운용은 마케팅부문을 통합하고 직판영업팀과 채권운용4팀 등을 신설했다. 에스원도 조직을 ‘고객중심의 현장조직 운영’과 ‘기획 및 마케팅 기능 강화’에 맞췄다. 제일기획은 광고주에게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매체와 오프라인 매체에 대한 서비스 통합형 조직을 구축하는 한편 마케팅 현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영업과 국내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7 본부 4실 1연구소를 8본부 4실 1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중동 지역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중동총괄을 중동본부로 키웠다. 다른 계열사들도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 사장 주재 전략회의를 열어 신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잡 셰어링 기업 세제혜택 준다

    정부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는 민간기업과 근로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의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공공기관 신입사원 연봉 등에 대한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을 삭감하되, 일자리를 유지한 기업과 근로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세제 혜택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손비 처리 확대 등을 통한 세금 감면과 세금납부 기한 연장 등이, 근로자에게는 추가 소득공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재정부 관계자는 “잡 셰어링을 한 노사에 대해 세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면서 “세부안은 지식경제부와 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한 뒤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잡 셰어링에 참여하는 기업 인건비의 20~50% 정도를 추가로 손비(비용)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법인세 인하나 삭감한 인건비의 일부를 세액공제하는 방안은 재정 부담이 커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또한 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잡 셰어링 제도 시행을 위해 최근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신규채용 인원과 신입사원 연봉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잡 셰어링 가이드라인이나 지침 등을 공공기관에 곧 내려보낸다는 방침이다. 오는 3월까지는 구체적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정부가 구상하는 공공기관 잡 셰어링은 신입사원 초봉을 줄이는 대신 그만큼 일자리를 더 만든다는 것이다. 산술적으로 10%의 임금을 줄이면 그만큼 인원을 더 뽑을 수 있다. 2007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인력 1만 3947명을 기준으로 하면 잡 셰어링을 통해 1400명 정도를 더 뽑을 수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日 반도체업계 대대적 구조조정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반도체 업계가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불어나는 적자에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도시바를 비롯, 후지쓰·NEC 등 5대 반도체사의 2008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영업적자는 무려 5000억엔(약 7조 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정보기술(IT)산업의 거품 붕괴로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2년 3월의 결산 수준에 가까운 수치다.결국 히타치제작소 그룹의 반도체회사인 르네사스는 다음달 말까지 정규직 300명, 3월까지 비정규직 1000명을 감원키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의 생산을 30% 줄인 데다 3월까지 비정규직 1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후지쓰와 NEC도 3월까지 비정규직을 각각 400명과 12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엘피다 메모리도 지난해 9월부터 D램 생산을 10%정도 감축하면서 추가 감원도 추진하고 있다. 5개 반도체 업체 이외에 산요전기도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2000억엔가량의 적자가 예측되는 가운데 1200명을 감축할 방침이다. 산요전기는 해외 공장도 7곳에서 4곳으로 줄인다.hkpark@seoul.co.kr
  • 인턴세대 ‘메뚜기 인생’

    인턴세대 ‘메뚜기 인생’

    정부와 기업이 정규직이 아닌 인턴(실습사원)을 점차 늘려 가는 추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의 ‘인턴세대(Generation Praktikum)’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1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취업준비자가 5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구직자 5명 중 1명이 인턴으로 잠시 일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 여건 등은 턱없이 열악하다. 질높은 노동력에 비해 열심히 일해도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에 그칠 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급증하는 인턴세대를 질높은 새로운 취업계층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펙´ 위해 인턴까지 교육 인턴세대들은 자신을 ‘교육만 받는 세대’,‘메뚜기 인생’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서도 영어·학점·경력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온갖 교육을 받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인턴이라는 또 다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원 졸업예정자인 이모(30)씨는 “향후 10년은 정규직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평생 ‘메뚜기 인생’으로 살게 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김모(26·여)씨는 “취업을 위해 ‘대학 5학년’을 다니고, 3개월간 기업체에서 인턴 생활을 했지만 직장을 잡지 못해 결국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 인턴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청년실업이 늘어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부터다. 1999년에는 노동부에서 기업인턴 지원제도를 마련했고, 이 중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인턴세대는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한시적 공공근로자’나 ‘단기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청년실업 타개책의 일환으로 행정인턴 정책을 내놓자 기업들이 정규직 신규인력을 늘리기보다 5주~3개월의 단기 인턴을 늘리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인원감축을 할 때 명예퇴직보다는 인턴을 줄이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기업들이 업무교육 비용 등의 부담으로 신규직원을 뽑지 않는 경향은 계속될 것이고, 정부도 당장의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인턴정책을 계속 펼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근본 대책 필요 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은 현재 2만 5000명의 행정인턴을 채용하고 있으며, 정부가 임금의 절반을 지원하는 2만 5000명 규모의 중소기업인턴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시가총액 순으로 10대기업을 놓고 볼 때 지난해 삼성전자 등 5개 기업이 1986명의 인턴을 채용했고, 인턴제도가 없던 국민은행 등 3개 기업이 올해 2100명을 모집하기로 하는 등 기업체도 인턴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서울신문이 취업포털 커리어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753명의 구직자(20~35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이 되기 위해 인턴을 경험했거나 지원했던 이들은 400명(53.2%)에 달했다. 인턴을 해본 적이 있는 252명 중 인턴 경력이 한 번인 구직자가 158명(62.7%)으로 가장 많았으나 2회 이상도 94명(37.3%)이나 됐다. 5회 이상의 인턴경력을 가진 구직자도 12명(4.8%)이나 있었다. 인턴을 경험한 252명 중 ‘인턴 근무 중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46명(57.9%)이 ‘그렇다.’고 답해 적어도 2명 가운데 1명이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근수당을 받지 못한 경우도 66명(45.2%)이었다. 커피타기 등 심부름만 한 경우는 50명(34.2%), 인격모독을 당한 구직자는 20명(13.7%)이었다. 14명(9.6%·모두 여성)은 성희롱까지 경험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청년실업자를 방치하는 것보다 ‘88만원 세대’라도 늘리는 것이 낫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인턴들이 ‘좋은 일자리’로 전환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보다 근본적인 실업대책과 예산배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이재연기자 kdlrudwn@seoul.co.kr
  • KDI 경인운하 재조사 보고서 분석

    KDI 경인운하 재조사 보고서 분석

    국토해양부가 14일 공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인운하사업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재조사 보고서’에서 경인운하의 경제성(B/C,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1월9일자 1·3면 보도> KDI가 경인운하 사업 편익으로 2조 585억원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으로 뜯어 보면 부동산 가격 상승분 7956억원, 화물처리 및 하역비 절감 비용 4869억원이다. 절감 편익도 운하 물동량이 많다는 가정하에 계상된 것이다. 운하에서 발생하는 직접 이익(화물수송+교통완화+레저)은 전체 편익의 38%에 불과하다. KDI의 경제성 재조사 수치는 치수 편익을 빼면 경제성이 없는 0.9 수준으로 국토부가 지난해 자체 보완보고서에서 제시했던 1.52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국토부의 재조사 보고서 공개로 논란은 더 커지게 됐다. KDI도 이날 경인운하 사업을 민간 투자로 추진할 경우 전체 투입비용 대비 15%가 적자인 ‘마이너스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일 국토부가 경인운하 재추진을 선언하면서 “민자 사업이 경제성이 없는 게 아니라 시기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국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치수 편익 뺀 경제성은 ‘마이너스’ KDI는 보고서에서 세가지 시나리오별로 경제성을 산정했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 완료를 전제하고 분석한 경제성은 1.022~1.141, 부대시설 비용을 사업에 포함하면 0.963~1.030, 그리고 방수로로 인한 치수 편익을 뺄 경우 운하의 경제성은 0.889~0.906으로 경제적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 KDI가 제시한 경제성 수치 중 가장 높은 1.065도 방수로 2단계 사업비용 4790억원을 제외했을 때 나온 것이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 자체가 홍수 방지를 위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수 편익을 뺀 경인운하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방수로 사업비가 포함될 경우 경제성에 치수 편익을 적용하는 건 타당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KDI가 치수 편익으로 인용한 건설교통부의 2004년 연구조사 결과가 과다 계상됐다는 점에서 치수 편익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방수로폭이 20m에서 40m, 그리고 80m로 넓어져도 추가 치수편익이 이에 정비례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라는 지적이다. 경인운하 경제성 수치는 KDI(2003) 0.922~1.153, 네덜란드 연구기관 DHV(2005) 1.54~1.76, 국토부(20 08) 1.52, KDI 재조사 보고서 1.065로 조사 때마다 제각각 산정됐다. ●부동산 지가 상승 반영 KDI는 경인운하의 배후단지 조성 사업비로 6300억원을, 이에 따른 토지조성 편익을 7956억원으로 산정했다. 토지조성 편익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생기는 이익이다. 전문가들은 땅값 상승을 공공사업의 편익에 포함시키는 건 경제성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새만금 사업에서도 정부가 지가 상승에 따른 편익을 포함시켜 논란을 불렀다. 또 터미널 배후단지의 토지 분양가는 3.3㎡ 당 인천 250만원, 김포 277만원으로 계상해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싸게 산정됐다고 지적한다. 분양가를 낮추면 경인운하 경제성은 1미만으로 떨어진다. KDI 박현 공공투자관리센터장은 “나대지인 지역을 운하 배후단지로 개발하면 토지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만큼 토지 가치가 증가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경제성에 반영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일부 편익 실현 가능성 낮아 KDI가 각각 2258억원, 2611억원으로 산정한 재항비용(항만에서 물류대기에 따른 비용)과 하역절감 비용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2011~2020년 17석 규모의 신규 항만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인운하의 절감 편익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항만으로 화물 처리가 충분하면 운하의 화물처리 규모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KDI는 여객 수요로 2011년 59만 9000명, 2020년 62만 1000명, 2030년 63만 40 00명으로 전망해 편익에 추가했다. 국토부가 추산한 92만명, 97만명, 104만 5000명에 비해 크게 준 것이지만 이마저도 장밋빛 수치라는 지적이다. 안동환 윤설영기자 ipsofacto@seoul.co.kr
  • [생각나눔 NEWS] 녹색뉴딜사업 등 정부 공공일자리 質 논란

    “공공부문 청년인턴이 일자리냐. 한 달에 110만원 준다고 청년 실업이 해소되지 않는다.”(김문수 경기도지사) “질(質) 낮은 빵을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빵을 먹느냐.’라고 말하는 격이다.”(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 공공부문 청년인턴제나 녹색뉴딜 사업 등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정책에 대해 ‘단순 아르바이트에 불과하고, 질 낮은 고용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경기 침체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눈물 젖은 밥상을 걷어차면 안 된다.’고 항변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자리 창출을 신(新)성장 동력 발굴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의 기회로 살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급 일자리만 대량 양산” 11일 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 한 해 채용 계획인 청년인턴은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1만 7400명, 중앙부처·지방공기업 6567명 등 모두 2만 4000명이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점이다. 청년인턴의 하루 일당은 3만 8000원으로 월급은 98만 8000원이다. 이조차도 채용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하다. 지난 8일에는 여당 출신인 김문수 지사까지 나서 “공공부문 청년인턴제는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 한 달에 110만원 주고 11월까지 일한다고 해서 청년 실업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부 “질 낮은 빵이라도 필요” 이에 대해 정부는 당장 사회안전망 차원의 일자리가 시급한, 냉혹한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안정적이고 높은 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인턴이나 건설 등의 일자리라도 우선 마련하는 게 불가피하다.”면서 “공공 일자리의 질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질 낮은 빵을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그런 빵을 어떻게 먹느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무책임한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부문 일자리가 ‘안정적인 직장’이 될 때 경기 회복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들고 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조금씩 회복돼 일자리 숫자가 정상을 되찾고 내수 역시 살아날 것”이라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마련된 공공부문 일자리가 유지되면 국가 재정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고용이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말이다. ●“일자리 정책 성장과 복지 향상 기회” 그러나 일자리 숫자 등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 IT(정보기술) 산업과 마찬가지로 신성장 산업을 선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자리를 만든다면 경기 회복기 때 우리 경제를 끌고 갈 새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토목이 아닌 사회서비스 분야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건설분야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 투입 때 만들어지는 취업자 숫자)는 16.6으로 사회·기타서비스(24.9) 분야보다 크게 낮다. LG경제연구원 윤상하 선임연구원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건설 부문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민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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